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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구하려고 고생하는 거지 ‘알바’ 같은 단기 일자리를 얻으려는 게 아니잖아요.” 지난해 초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2년째 공기업 입사시험을 준비 중인 강모 씨(30)는 “정부가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실업률을 낮추려고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건 보여주기식 정책일 뿐”이라고도 했다.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청년실업난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용 통계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 동향에서 청년 확장실업률이 역대 최악으로 상승한 것은 숨어 있는 실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 구직 무력감 커지며 ‘취업 포기자’ 증가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 공대를 졸업한 정모 씨(29)는 2년간 취업 준비를 해오다 최근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 정 씨는 취업준비생에게 상당한 스펙으로 통하는 ‘쌍기사’(두 개 이상의 기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다. 토익 점수도 높은 편이지만 매번 취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 씨는 “더 이상 취업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청년실업률은 올 3월에는 1년 전보다 0.8%포인트 하락하며 반짝 개선됐다가 4월에는 다시 0.8%포인트 상승하며 악화됐다. 통계청은 이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의 신분이 3월에는 취준생, 4월에는 실업자로 바뀐 분류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생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로 분류되지만 원서 접수 이후 실업자로 바뀐다. 구직활동을 하면 실업률 산정 대상에 포함되는 경제활동인구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시생 변수’에도 불구하고 만 15∼29세 중에서 공식 실업자뿐만 아니라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다른 직업을 물색하는 ‘사실상의 실업자 비중’(청년 확장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데다 주부 학생 심신장애자가 아닌 사람 중에서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역대 최다라는 점에서 통계청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3040 고용 부진 장기화 조짐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경제의 허리 격인 30, 40대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4월 취업자 수는 30대에서 9만 명 줄었고 40대에서는 18만7000명 감소했다. 고용률도 1년 전과 비교하면 30대와 40대가 각각 0.2%포인트, 0.8%포인트 떨어졌다. 30대 고용률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고 40대 고용률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2개월째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도 주 17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가 많다. 주당 1∼17시간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6만2000명(25.5%) 증가한 178만1000명이었다. 이는 1982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통계청은 “20대 초반 청년층이 음식점업에 대거 유입된 데다 10만 개가량 늘어난 공공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초단기 일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당 36∼52시간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2만1000명(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 일자리 지탱해온 보건복지 분야도 둔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목표인 15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3월 25만 명에서 4월 17만1000명으로 줄었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분이 재정 투입을 통해 지탱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정도 수준도 사상누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4월 보건복지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2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월 23만7000명, 3월 17만2000명 증가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고용을 늘리려고 올 1분기(1∼3월) 재정을 대폭 투입해 돌봄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고령층 일자리를 늘렸다. 하지만 4월부터 조기 집행 효과가 축소되며 일자리 증가세도 주춤하고 있다. 공공 부문 중심 일자리 정책의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 1, 2월 10만 명 이상씩 늘던 농림어업 일자리 증가폭도 지난달 1만3000명으로 급감했다. 정부 관계자는 “농림어업으로 유입되는 인구 자체가 줄고 기존에 무급가족 종사자로 있던 농림 어업 취업자가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침체로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7만6000명 줄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4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쉬는 20대도 역대 최대 규모인 31만 명을 넘었다.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만 15∼29세 청년실업률은 작년 4월보다 0.8%포인트 오른 11.5%였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높다. 앞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청년 고용률이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이 아주 낮아졌다”고 했지만 실제 청년 고용 사정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3월에 있었던 지방직 공무원 시험 접수가 올해에는 4월로 바뀌면서 작년에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 있던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뒤 대거 실업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편의점 등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찾고 있거나, 취업 의사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 등을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이 25.2%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1월 이후 모든 달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전체 실업률은 4.4%로 4월 기준으로 2000년(4.5%) 이후 가장 높았다. 취업자 증가폭은 17만1000명으로 3개월 만에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정부가 세계 3대 축제인 2030년 세계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 유치가 결정되면 약 50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국무회의에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및 유치 추진계획’을 보고해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가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2030년 열리는 세계박람회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박람회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불린다. 한국은 아직 등록박람회를 유치한 적이 없다. 1993년 대전엑스포는 주제와 규모가 제한된 전문박람회였고 2012년 여수엑스포는 등록박람회보다 규모가 작은 인정박람회였다. 등록박람회는 5년 주기로 6개월간 열리며 주제와 전시면적에 제한이 없는 가장 큰 규모의 엑스포다.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로 국가관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박람회는 개최국이 직접 국가관을 지은 뒤 참가국에 무료 임대하는 방식이다. 정부와 부산시는 7월까지 등록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한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하반기에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등록엑스포 유치 여부는 2021년 신청을 마치면 이듬해 BIE의 현지 실사를 거쳐 2023년 11월 최종 결정된다. 러시아 프랑스 등 6, 7개국이 박람회 유치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2030년 세계박람회의 관람 인원은 총 5050만 명으로 예상되며 43조 원의 생산유발과 50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에는 약 140개 국가가 참가했으며 2200만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 예정지는 부산 북항 일원 309만 m²다. 부산은 박람회가 끝난 뒤 해당 부지를 전시·컨벤션 산업에 사용하고 조선, 해운, 물류를 잇는 해양금융 중심지로 키울 계획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개최국이 결정될 때까지 중앙 정부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전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부산=조용휘 기자}

한국전력이 1분기(1∼3월)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연료비가 오른 데다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떨어지는 등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14일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629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손실(―1276억 원)에 비해 적자 폭이 5023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업손실은 한전이 분기 단위로 계열사를 연결해 결산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한적의 적자가 커진 것은 국제 연료가격이 올라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 구입비가 늘어서다. 1분기 전력구입비는 전년과 비교해 약 7000억 원 증가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발전 가동을 자제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에 집중한 것이 적자의 주된 원인이다. 발전 자회사의 석탄발전량은 지난해 1분기 60.2TWh(테라와트)에서 올해 53.6TWh로 떨어졌다. 반면 국제 연료가가 오르며 발전용 LNG 가격은 같은 기간 13.4%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원전 이용률이 올라 탈원전이 영업손실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원전 이용률이 낮은 점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1분기 원전 이용률은 75.8%로 지난해 1분기(54.9%)보단 높아졌지만 대규모 흑자를 냈던 2013∼2017년 원전 이용률이 연평균 최고 8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전의 실적 부진에도 정부는 요금 인상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분기(4∼6월)에는 LNG 가격이 떨어지는 등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 부담을 늘리는 요금 인상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실패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5월 초순 수출이 1년 전보다 6%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관세 인상의 충격이 실물경제에 반영되면 한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은 130억3300만 달러(약 15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억 달러(6.4%) 줄었다. 이 기간 올해 조업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일 많았다. 이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년 만에 13.6% 감소했다. 한국의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올 4월까지 감소세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인 반도체 수출이 이달만 31.8% 줄어든 데다 중국 수출도 16.2% 감소했기 때문이다. 4월 1∼10일 기준 ―19.7%였던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이달 들어 더 확대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점점 더 줄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가 시장에 본격 반영되면 수출 부진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2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한국의 수출이 0.14%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인상으로 중국 기업의 수출이 줄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도 함께 감소해 한국이 타격을 받는 구조다. 미국은 앞서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25%를 예고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도 정해진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와 관련해 ‘둔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4월과 5월에는 ‘부진’으로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KDI는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생산 측면에서도 주요 업종이 부진하면서 제조업 가동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 여건이 나빠지는데도 정부는 현 경기에 대해 낙관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다수 기관이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관세 부과 조치가 한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시점을 한 달로 보는 것은 한국의 희망이 반영된 분석일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기업이 틈새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송충현 기자}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실패한 미국이 전면적인 대중 관세전쟁에 한 발 더 다가섬에 따라 세계 경제가 교역 축소와 경기 악화의 악순환에 빠져들 조짐이다. 특히 미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관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류허 부총리를 필두로 한 중국 협상단은 10일 오전(현지 시간) 워싱턴 USTR 청사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류 부총리는 지난달 초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방도 없이 미국을 떠났다. USTR는 협상 종료 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2000억 달러와 별개로) 3250억 달러에 이르는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는 성명서를 내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은 앞서 10일 0시 이후 중국에서 수출되는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내 두 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되면 합의(결과)는 중국에 더 나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무역전쟁에 대한 긴장의 수위를 높이자 세계 경제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4월호’에서 미중이 서로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면 첫해 양국 교역 규모가 25∼30%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0.6%포인트, 중국은 0.5∼1.5%포인트 감소하고 전 세계 성장률도 0.2%포인트 안팎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중국 수출 부문에 대한 거대한 부정적 충격이 파급효과를 일으켜 전자·화학제품 같은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는 일본과 한국을 때릴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26.8%이며 대중 수출품에서 중간재 비율은 80%다. 한국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총수출이 연간 8억7000만 달러(약 1조179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막판 타결이 되지 않고 갈등 양상이 길어진다면 기업 투자 지연, 금융 불안 등의 요인이 더해져서 수출과 경기 전반에 2차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달 이후 3.72% 하락했다. 주요 신흥국 중에서 금융위기설이 거론되는 터키를 빼면 가장 많이 떨어졌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변종국 기자}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원화 가치가 주요 신흥국 가운데 사실상 가장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계속 주고받으면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수출 등 실물경제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10일까지 3.72% 떨어졌다. 주요 신흥국 중에는 정치 불안과 외환보유액 부족에 시달리는 터키(―7.4%)에 이어 하락폭이 두 번째이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아르헨티나(―3.49%)보다 더 떨어졌을 뿐 아니라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 위안화(―1.7%)보다 낙폭이 배 이상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10일(현지 시간)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자 장중 1180원 선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은 물론 미중 무역갈등이지만 그보다는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 저하 등 구조적인 문제가 시장에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가 1분기(1∼3월) 마이너스(―0.3%) 성장률을 낸 데다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나오는 등 실물경제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우려까지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당국도 시장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12일 금융감독원 주재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13일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내외 사정으로 환율이 오르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내부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은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쏠림 등 이상 징후에 대해선 늘 대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조만간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선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상승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위안화 절하를 선택하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에서는 환율 움직임이 앞으로는 조금씩 안정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경제가 더 위축되는 결과가 이어진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우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에 연쇄적으로 피해가 올 수 있다. 만약 두 나라의 분쟁이 격화돼 세계 경제 자체가 가라앉을 경우 중간재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의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과 UBS 등 투자은행들은 무역 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향후 1년 동안 0.2∼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본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비중은 38.9%로 대만(40.6%) 다음으로 높다. 이미 1분기 한국의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었다. 한국무역협회는 “전자부품, 철강, 화학제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기업의 투자 지연 등 간접 영향까지 감안할 경우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유류세 인하폭이 15%에서 7%로 축소된 지 이틀 만에 전국 주유소 10곳 중 8곳이 휘발유 판매가를 즉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를 시행할 때는 주유소 4곳 중 1곳만이 휘발유 판매가를 바로 내렸다.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길 때는 천천히 내리는 반면 인상 요인이 생길 때는 급속도로 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단체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지 이틀째인 8일 오후 2시 현재 휘발유 가격을 올린 주유소는 전체 1만1450곳 중 8936곳(78.2%)이었다고 밝혔다. 유류세 상승분인 65원 미만으로 휘발유값을 올린 주유소가 65.3%, 65원 이상 올린 주유소가 12.9%였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인상폭은 L당 33.2원이었다. 전국에서 휘발유 가격을 가장 많이 올린 주유소는 경기 광명시의 SK에너지로 전날과 비교해 L당 350원 인상됐다. L당 가격을 150원 이상 올린 곳도 5곳에 이르렀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50대 택시기사 박모 씨는 2년 전만 해도 월 소득이 200만 원을 넘었지만 요즘엔 150만 원을 겨우 번다. 생활비가 급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얼마 전부터 연체되기 시작했다. 한 달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을 빼고 매달 10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다 보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박 씨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 사정이 어려워지니 서비스업인 우리도 타격을 입고 있다”며 “차라리 다 포기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로 고전하는 서민들이 카드회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빚을 냈다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카드론이나 약관대출 등 2금융권 여신은 저소득층이 급전 마련을 위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불황기에 늘어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런 대출에 부실이 생긴다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가 서민층부터 본격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기가 더 꺾이면 제조업이나 자영업 침체가 발생하는 지방을 중심으로 금융 부실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카드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부실률 동반 상승 지금 금융권에서는 카드회사와 저축은행, 지방은행 등 2금융권 곳곳에서 대출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7개 카드사의 올해 3월 말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은 카드사별로 1.10∼2.55%였다. 지난해 같은 시기 연체율(0.86∼2.23%)보다 모두 상승했다. 이에 대해 일부 카드사는 “법인 신용판매 등 저수익 자산을 줄여 연체율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연체율 상승에는 서민들이 그만큼 빚을 갚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7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지난해 말 1조3714억70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16.5%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최근 많이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여신 기준)은 지난해 말 평균 5.99%로, 전년(5.38%)보다 0.61%포인트 올랐다. 부실채권 비중이 10%를 넘는 저축은행도 2017년 7개였는데 작년에는 9개로 늘었다. 심지어 경북의 한 저축은행은 이 비중이 50%를 넘었다. 최근 2년간의 실적통계가 있는 전국 신협 886곳을 보면 부실채권 비중이 지난해 말 평균 1.99%로 2%에 육박했다. 전년(1.71%)에 비해 0.2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로 저축은행 대출은 자영업자들이,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2금융권에서 부실 비중이 높아지는 건 그만큼 밑바닥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부실 대출이 많아지는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 경우 대출의 벽이 높아져 사채시장으로 밀려나는 서민들이 늘어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2금융권의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자니 서민들이 대부업과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조업 침체 지역은 자영업자 위험 제조업 침체의 골이 깊은 지방에선 자영업자의 연체가 늘고 있다. 전북 군산에서 식재료 공장을 운영하는 문모 씨(44)는 지역 경기 침체로 연 매출이 3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도 매달 300만 원의 운영비를 대지 못해 은행 대출을 일으켰고 지금은 그 한도가 다 차버려 연리 24%인 일수를 쓰고 있다. 문 씨는 “주변 사람들이 대거 실직해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도 10년 넘게 운영한 공장 문을 차마 닫질 못해 대부업체와 사금융을 쓰며 버틴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지역의 한 신협 임원은 “지역이 비어가고 금융회사들도 개점휴업 분위기”라며 “기업들의 임금체불이 심각해 사람들이 제도권 금융회사들에서 사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같은 2금융권 내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부실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도권 우량 저축은행과 지방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은행 부실 우려도 있어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저신용자에 대한 지원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에 경기가 더 안 좋아지면 연체가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늘어날 수 있다”며 “신용등급 8등급 이하 서민들을 구제할 정책 금융상품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은아 achim@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관세청은 환경호르몬이 들어간 학용품(사진) 약 13만 점을 적발해 수입 통관을 차단했다고 3일 밝혔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3월부터 2개월간 국가기술표준원과 수입 어린이 제품에 대해 안전성 분석을 벌인 결과다. 적발된 제품을 살펴보면 캐릭터 연필세트가 6만9000점으로 가장 많았고 연필과 도형자 등이 함께 포장된 문구세트(3만3000점), 다트총(2만3000점) 순이었다. 이번에 적발된 제품에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보다 최대 220배 넘게 검출됐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넣는 화학 첨가제다. 피부에 접촉하거나 먹으면 아토피와 생식기관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적발 제품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가격이 저렴해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캐릭터 연필은 보통 표면이 물감으로 칠해져 있지만 이번에 적발된 제품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수지필름으로 연필 본체를 둘러싼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불법 유해 물품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협조해 반송, 폐기, 수사·고발의뢰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테슬라’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최근 대학가에서 이 단어는 전기자동차 브랜드나 비운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아닌 ‘소맥’(소주+맥주 칵테일)의 한 종류로 더 자주 불린다. 국산맥주 ‘테라’와 ‘참이슬’을 섞어 만든 신종 폭탄주다. 중장년들이 식당에서 소맥을 시키며 “사장님 여기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을 외칠 때 대학생들은 캠퍼스 주변 식당과 주점에서 “테슬라 주세요”라고 한다.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주종은 ‘소맥’임이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주세법 개정을 준비하면서 소주와 맥주 가격도 큰 영향을 받게 됐다. 국산맥주 값은 내려가는 반면 소주 값이 오르면서 소맥 비율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 소맥 시장에 불어닥친 태풍 소맥의 ‘재료’인 소주와 맥주를 만드는 주류업계에서는 주세법 개정이 뜨거운 이슈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할 주세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 소주와 맥주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술을 즐기는 주당이라고 해도 주세법 체계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주세법 개정은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가격’과 직결돼 있다. 세금이 달라지면 당연히 소비자가격도 변하므로 관련 업계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주세법 개정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루의 시름을 달래주는 약으로, 우정과 사랑에 칠하는 윤활유로 마셨던 소맥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주세법 개정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해 7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맥주 과세체계 개선 공청회’를 열면서부터다. 당시 공청회에서는 현재의 과세 체계로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의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려우니 주세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암호문 같은 주세주세법을 알기 위해선 ‘종가세(從價稅)’와 ‘종량세(從量稅)’의 개념부터 짚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술은 종가세로 세금이 붙는다. 물건의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술의 원가가 1000원이고 세율이 30%라면 이 술에는 300원의 세금이 붙는다. 반면 종량세 방식이라면 술의 양이나 도수에 따라 세금을 물린다. 우리나라는 1949년 주세를 처음 만들 때 종량세 방식으로 주세를 과세하다가 1968년부터 종가세로 전환됐다. 비싼 술에는 세금을 많이 물리고 싼 술에는 세금을 적게 물려 세 부담의 형평성을 꾀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한국 칠레 멕시코 등 5개 나라만 종가세 방식이고, 미국 영국 독일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대체로 종량세 방식이다. 다음은 세율. 맥주와 소주의 경우 세율은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합해 112.96%로 같다. 출고가와 세금을 더해 소비자가격이 만들어지니 소맥 한 잔을 마실 때 절반 정도는 국고에 기여하는 셈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이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비교하며 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는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과세표준(세금 부과 기준 금액)이 달라서다. 국산맥주는 원가에 이윤을 붙인 출고가를 과표로 보고, 수입되는 맥주는 관세청에 신고하는 가격을 과표로 본다. 이 때문에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수입업체들이 일부러 신고가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업계는 수입맥주의 신고가를 500mL당 500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산맥주의 출고가는 500mL당 1100원 정도다. 신고가와 출고가에 세금을 매긴 판매가격은 수입맥주가 상대적으로 싸질 수밖에 없다. 수입맥주 네 캔에 1만 원이 가능한 이유다.○ 국내 업계 역차별 시정되나그러니 소비자들은 수입맥주 쪽으로 기울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0년 502만 달러였던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처음 3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국산맥주 출고량은 2014년 206만 kL에서 2017년 182만 kL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주세법 개정을 통해 침체된 국내 주류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제맥주, 고급소주 등 새롭게 떠오른 주류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주세법 개편안의 핵심은 맥주는 양에 따라 종량세를 매기고, 소주 등 증류주는 도수에 따라 종량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1L당 835원의 종량세를 도입하면 캔맥주 500mL 기준 국산맥주는 363원가량 싸진다. 반면 수입맥주는 89원가량 오른다. 국산맥주는 싸지고 수입맥주 값도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다.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대형마트 등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5000원대에 판매돼 온 수제맥주의 가격은 1000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출고가격이 저렴했던 생맥주는 소폭이지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 유탄 맞은 소주업계 반발 복병은 소맥의 뇌관인 소주. 기획재정부는 당초 지난달 말 전 주종에 종량세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소주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며 난관에 부닥쳤다. 정부 당국자의 말이다. “소주업체들은 그간 가격이 비싸 세금을 많이 물던 위스키 가격이 떨어지면 소주와 경쟁이 심해진다며 반발합니다. 소주랑 위스키는 경쟁 구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업계 생각은 다르더라고요.” 주류업계 관계자는 “종량세가 처음 이슈가 된 게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형평성 때문인데 왜 잘 지내고 있던 소주까지 건드는지 모르겠다”며 “소주는 위스키, 과일향 소주는 와인과 경쟁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동일한 상품에 각기 다른 세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업계의 민원을 고려해 올해 맥주부터 우선 종량세를 시행한 뒤 추후 소주 등 다른 주종에도 적용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 ○ “주세 바꾸면 일자리 늘 것” 정부가 주세법 개정에 나서는 궁극적인 이유는 술 산업이 육성되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제맥주협회는 2022년까지 약 4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한다. 만약 종량세가 맥주 외에 소주 등 증류주 시장에도 적용된다면 비싼 가격 탓에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고급소주도 일본의 사케 시장처럼 고급화, 다양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업계의 반발’에 밀려 주춤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일 피지에서 열리는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량세를 이번에 꼭 해야 하는지도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모호한 홍남기식 답변이다. 최근 정부의 행보를 보면 정부가 무결점에 대한 강박에 시달린다는 인상을 받는다. 가령 많이 먹고도 살 안 찌는,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역설과 같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주세법만 해도 정부는 서민 부담을 줄이고, 기존 업계는 다치지 않고, 세수는 유지한 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불가능한 과제 사이에서 헤매다 보니 정책의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빈 수제맥주협회장은 “지금도 국내에서 사업을 접고 해외로 나가는 수제맥줏집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정책을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경제에 필요한 과제가 있다면 정부가 강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강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자리에 목마른 건 정부만이 아니다. 때론 과감한 ‘원샷’이 필요할 때도 있다. 에필로그 일부 주당 중에는 도수에 따라 소주 세금이 달라지면 가뜩이나 순해지는 추세인 소주가 더 ‘밍밍’해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소주 도수가 조정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소주 도수를 낮추려면 단순히 물만 타는 게 아니라 소주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첨가물 등 새로운 레시피가 필요해 보통 작업이 아니다”며 “당장 도수를 낮추진 않으니 소주파들은 걱정을 놓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국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원전이 미국에서 설계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미국은 물론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수출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APR1400)를 미국 내에서 사용하도록 인증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이 다른 나라가 개발한 원전에 대해 설계 인허가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APR1400은 한국의 주력 원전인 OPR1000을 개량한 모델로 한국 원전 중 최초로 수출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적용됐다. 국내에선 신고리 3∼6호기에 설치된 원전 모델이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발전용량이 1000MW(메가와트)에서 1400MW로 크고 수명도 40년에서 60년으로 길다. 한수원은 2014년 NRC에 APR1400 표준설계에 대한 설계인증을 신청했고 2018년 표준설계인증서를 받았다. 표준설계는 원전을 지을 때 건설부지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일부 분야를 뺀 모든 설계를 의미하며 NRC가 안전성을 입증하면 15년간 효력이 이어진다. 한수원 관계자는 “앞으로 미국에 APR1400을 수출할 때 기술검사를 안 받아도 되는 길이 열렸다”며 “미국 규제를 통과한 만큼 유럽 등 다른 해외 시장에 수출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계 인허가는 이달 말 미국 연방 관보에 30일간 게재된 뒤 7월 말 법률로 공표된다. 한수원은 모든 법제화 과정이 끝나면 경영진이 미국을 방문해 설계인증서를 받을 계획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도전이 성공한다면 명실상부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기업들이 과감하게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시스템반도체 투자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1.5배 이상 큰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 팹리스(설계 전문)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삼성 국내 공장 방문은 2015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단지 기공식 참석 이후 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밝혔다”며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내수시장을 위해 공공 분야부터 열겠다”며 “2030년까지 2600개, 2400억 원 이상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문 대통령이)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생에 대해서도 늘 잊지 않겠다”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믿음”이라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국세청은 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543만 가구를 대상으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신청을 받는다고 30일 밝혔다. 가구 유형별로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연간 소득 기준은 단독가구 2000만 원 미만, 홑벌이가구 3000만 원 미만, 맞벌이가구 3600만 원 미만이다. 자녀장려금의 연소득이 4000만 원 미만이면 받을 수 있다. 근로, 자녀장려금 모두 재산 기준은 2억 원 미만으로 같다. 올해 근로·자녀장려금 신청 대상은 재산 기준 완화 등으로 지난해 307만 가구보다 236만 가구 늘었다. 국세청은 4월 25일부터 우편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가구에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해당 가구는 홈택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세무서를 방문해 장려금을 신청하면 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회사는 노조 대의원과 친해지려고 술도 사준다. 대의원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노조의 힘은 회사가 준 셈이다.” “아파트에서조차 동대표가 잘못하면 주민이 민원을 내지만 노조에선 집행부와 의견이 달라도 조합원이 아무 말 못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월 말부터 두 달 동안 울산, 전북 전주, 부산 강서, 경북 북부권, 인천 남동, 부평 등 전국 6개 한국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 노조 집행부와 노동자 30명을 만나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나온 말들이다. 경제 환경의 변화로 대기업조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 역시 안팎으로부터 변신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현대차 노조가 2025년까지 잉여인력이 20∼30% 생길 것으로 보고 지난달 사측에 특별고용안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발로다. 그럼에도 이번 취재에선 노조가 그동안의 폐쇄성과 정파주의에 함몰돼 자기만의 성(城)을 쌓고 있다는 내부의 자성이 많았다. 현대차 조합원 A 씨는 “예전 노조는 노동자집단 전체를 대변하려 노력했지만 지금은 취업 비리로 노조 간부가 구속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다른 조합원은 “노조 안에 파벌이 여러 개여서 선명성 경쟁을 하다 보니 각자 강경투쟁을 선택하게 된다”고 했다. 과거 고속성장 과정에서 굳어진 노사 간 ‘적대적 공생’에 노조가 안주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기업 1차 협력사 노조 간부 A 씨는 “노조가 파업을 하면 경영진은 원칙 대응을 말하면서도 뒤로는 임금이나 복지 혜택으로 노조를 달래 온 게 관행이었다. 그래서 파업이 습관화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기업들의 사정이 악화되면서 과거의 관행을 끊어야 하지만 사측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노조는 어떻게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할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결국 하청업체에 전가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측이 하청업체의 희생을 전제로 자사 노조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는 구습을 끊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완성차 업체 1차 협력사인 인천 모기업의 노조지회장 B 씨는 “완성차 노조가 임금을 올리면 그 부담이 우리한테 온다. 하청업체도 월급을 올리려 하면 원청업체가 ‘그럴 여유 있으면 공급단가를 낮추라’고 하기 일쑤”라고 했다. 본보는 완성차 노조 간부와 직접 통화해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거나 업계 관계자를 통해 노조원과의 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현대차와 르노삼성차, 협력사 등의 현직 노조 간부 6명, 전직 노조 간부 4명, 일반 노조원 20명이 취재에 응했다.전주=송충현 balgun@donga.com / 울산=김준일 / 인천=최혜령 기자}

“노조가 도덕적으로 옳다거나 모든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노조 안에 당(黨·파벌)이 5, 6개나 있는 공장도 있어요. 정치판이죠.” 동아일보 취재팀은 이달 초 현대자동차의 한 공장 앞 식당에서 노조원 6명과 자리를 같이했다. 서로에 대한 경계가 조금 누그러지자 한 조합원이 빈 잔에 술을 채우며 말했다. “우린 차를 만드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노조 때문에 신차를 제때 투입하질 못합니다. 먼저 차를 만들고 나서 노사가 협상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노조 집행부 간부와 노조원들은 취재팀에 노조의 구태를 지적하면서도 자신들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적극 해명했다. 본보의 노조원 심층 인터뷰는 노동개혁을 어렵게 하는 노조 내부의 원인과, 노조원들이 사회에 느끼는 아쉬움을 동시에 소개함으로써 노동개혁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노조원들이 노조의 정치집단화를 우려한 것은 한국 사회의 노사관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치 노조’가 흔드는 노사관계 현대차 노조는 매년 무리한 요구를 내걸고 사측은 이를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의 협상에서 노조는 기술직과 단순노무직 구분 없이 일률적인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사측은 “임금을 과도하게 올리면 경영 위기가 온다”고 맞선다. 파국 직전에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상안에 사인한다. 결과만 보면 노사가 당초 요구에서 조금씩 양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너스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노조는 인사와 경영에 한 걸음씩 더 개입한다. 노조원들은 이를 두고 노조 집행부가 ‘정치 논리’에 따라 꾸려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 회사에 여러 노조 파벌이 있고 이들이 조합원 표를 얻어 당선되기 위해 서로 경쟁합니다. 이번 협상에서 회사로부터 자장면 한 그릇만 받으면 되는데 표를 얻기 위해 자장면 곱빼기를 요구하는 식입니다. 그럼 다음 선거 땐 자장면 곱빼기에 군만두라도 더 달라고 하는 쪽이 인기를 얻는 식이지요.”(노조 관계자 A 씨) 노조 집행부가 회사 인력구조의 선순환을 위해 임금 인상이나 복지 확충 대신 신입직원을 늘리는 협상을 염두에 두다가도 결국 현 노조원 개인의 주머니를 채우는 쪽으로 전력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는 대기업 노조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노동귀족으로 불리는 것은 정치집단으로 변질된 노조가 회사 측과 담합하며 기득권의 장벽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노조원들은 수십 년을 한 직장에서 일한 자신들의 노고를 ‘귀족’이란 말로 비하하는 사회적 편견을 서운해했다. “화이트칼라의 고임금은 정상적이고 블루칼라의 고임금은 비정상이냐”고 반문하는 노조원도 있었다. 이달 4일 만난 현대차 전주공장의 노조원 B 씨는 친구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자신을 노동귀족이라고 한다며 씁쓸해했다. 울산의 한 현대차 관련 노조 관계자는 “집에 있는 식구들, 애들 이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공장에 살다시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직원들이 특근, 잔업을 해 돈을 버는 현실을 인정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대차 노조원 C 씨는 “1990년대만 해도 현대차 노조는 노동자 전체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어떤가, 우리만 생각하지 않나”라고 했다.○ 노조 없인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노조원 스스로 느끼는 모순과 비판 여론에도 20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한 것은 노조를 ‘일자리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 구조조정 한파로 동료들이 직장을 잃고 가족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기업이 강조하는 상생에 대한 신뢰가 줄었다는 노조원도 적지 않았다. 인천 공단의 한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은 “노조가 없으면 해고 시 노무사나 정부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며 “노조가 복직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원들은 갈등적 노사관계를 풀려면 노사가 모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견해차로 다툴 순 있어도 서로를 아예 망가뜨리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 집행부의 간부를 지냈던 D 씨는 노조의 역할을 ‘윤활유’에 비유했다. “노조는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자판기가 아닙니다. 회사와 노동자의 윤활유가 돼야죠. 회사가 망하면 노조도 망한다는 걸 이젠 노동자도 알 필요가 있어요.”울산=김준일 jikim@donga.com / 인천=최혜령 / 전주=송충현 기자}

청년과 취약계층 창업자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야간에 운영하지 않는 매장을 카페 등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질병 예방 서비스의 범위도 넓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3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1건의 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심의 결과는 실증특례 5건, 임시허가 2건, 정책권고 2건, 규제 없음 확인 2건 등이다. 실증특례는 제한된 범위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검증할 수 있고 임시허가는 일시적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해주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도로공사가 신청한 ‘휴게소 식당 주방 공유를 통한 청년창업 매장’은 실증특례를 받았다.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오후 8시 이후 식당 영업이 끝나는 점을 고려해 같은 장소에서 청년 창업자 등이 영업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현재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접객업으로 영업신고된 장소에서는 다른 사업자가 영업신고를 할 수 없다. 심의위는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와 안성 휴게소(부산 방향)에 한해 2년간 주방공유를 통한 청년창업을 허용했다. 테라젠이텍스와 메디젠휴먼케어, DNA링크 등 3개사는 1차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과한 마크로젠처럼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질병예방 서비스를 실증특례 받았다. 탈모, 혈당, 혈압 등 12개 항목 외에 비만관리, 대장암 등을 추가로 검사할 수 있다. 이 밖에 굴착기 등 실제 장비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을 이용한 교육 시뮬레이터도 건설기계 운전 실습훈련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휘발유 판매가격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데다 지난해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인하됐던 유류세가 다음 달 7일부터 단계적으로 오르며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7.9원 오른 L당 평균 1441.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둘째 주(1451.7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휘발유 가격은 2월 둘째 주 1342.7원을 나타낸 이후 10주 연속 상승세다. 4월 넷째 주 경유 가격은 1328.9원으로 역시 지난해 12월 둘째 주(1341.1원) 이후 가장 높았다. 다음 달 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줄어들면 국내 휘발유 가격이 평균 1500원 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지난해 11월 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해 온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31일까지 연장하되 세금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7일부터 L당 휘발유는 65원, 경유는 46원 오른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는 9월부터는 추가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58원, 41원 더 오르는 등 기름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이달 둘째 주 1502.7원으로 이미 1500원 선을 넘어섰고 넷째 주엔 1537.8원까지 올랐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뜻하는 양회(兩會)에서 수소충전소 건설 등을 뼈대로 하는 4차 산업혁명 대비전략이 제시됐다. 미래 먹거리 시장을 두고 한중 양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 조은교 부연구위원은 28일 ‘2019년 중국 양회, 산업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정보통신과 바이오 신소재 등을 아우는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에너지 설비 및 수소 충전소 건설’이라는 문구가 중국 정부 업무보고서에 처음 언급돼 중국이 수소자동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임을 시사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중국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기술을 혁신하고 산업 육성과 내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한국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중국이 투자를 확대하면 한국 기업과 경쟁이 심해지는 반면 시장이 넓어지는 효과가 동시에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현재 kg당 7000원인 수소 가격을 2030년까지 4500원으로 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은 정부의 수소차 보조금 덕분에 수소 가격이 경유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대량 생산과 공급망 확대로 가격을 대폭 내리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공사가 1월 정부가 내놓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바탕으로 전문가 그룹과 함께 연구 분석한 결과다. 로드맵에 따르면 공사는 2030년까지 4조7000억 원을 투자해 수소차와 수소발전에 쓰이는 수소 보급망 강화사업 등에 나선다. 우선 4854km에 이르는 전국의 천연가스 배관망과 공급관리소 403개를 활용해 2030년까지 수소 생산시설 25개를 마련할 방침이다. 생산시설에서 만든 수소를 전국으로 운송하기 위한 전용 배관망 700km도 만들기로 했다. 수소의 대량 공급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수입을 2030년 연 30만 t에서 2040년 연 120만 t으로 확대한다. 현재 kg당 6500∼7000원 수준인 수소 가격을 2030년 4500원으로 낮추고 2040년에는 3000원까지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급 관리와 유통 관리로 운송거리에 관계없이 단일 가격으로 수소를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공사는 이런 수소사업 로드맵을 통해 약 5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김영두 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수소산업이 차세대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