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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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12~2026-03-14
건강100%
  • “혈압 오르기 전부터 뇌 손상 시작”… 고혈압-인지저하 연결고리 발견

    고혈압은 혈압이 눈에 띄게 상승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복잡한 뇌 손상 과정을 촉발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와일 코넬 의대(Weill Cornell Medicine) 연구진은 최근 전임상 연구에서 고혈압이 뇌혈관, 뉴런(신경세포), 백질을 조기에 손상하는 세포·분자 수준의 변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왜 고혈압이 혈관성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인지장애의 주요 위험 요인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혈압 상승 전부터 내피세포와 인터뉴런에 문제 발생연구진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인 앤지오텐신Ⅱ를 생쥐에 투여해 고혈압을 유도한 후 3일과 42일째 각각 뇌세포 변화를 분석했다. 고혈압 유도 3일 후 혈압 상승은 없었다. 하지만 뇌혈관 내피세포, 신경세포 간 정보를 조정하는 인터뉴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미엘린을 만드는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에서 유전자 발현이 급격히 바뀌는 조짐이 나타났다.내피세포는 에너지 대사가 줄고 노화 표지가 증가하는 등 ‘조기 노화 현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외부 유해 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혈뇌장벽(BBB)이 약화할 위험도 커졌다.신경세포에서 흥분성과 억제성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인터뉴런 역시 손상돼 신경회로의 균형이 무너졌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에서 관찰되는 신호 장애와 유사한 양상이다.또한 신경섬유를 감싸 정보 전달을 돕는 미엘린을 만드는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유지와 복구 기능도 떨어지면서 백질 건강에 악영향이 감지됐다.투여 42일 후에는 유전자 발현 변화가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났으며, 고혈압과 함께 인지 저하가 뚜렷해지고, 미엘린 형성과 신호전달 기능 손상뿐 아니라 신경세포 미토콘드리아 기능에도 장애가 발생했다.왜 혈압을 낮춰도 인지 기능은 회복하지 않을까?고혈압은 인지장애 위험을 1.2~1.5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하는 많은 고혈압 약물은 혈압 강하에는 효과적이지만, 뇌 기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혈압을 낮춰도 뇌 기능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은 오래된 의문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즉, 고혈압이 혈관 압력을 높이기 전, 이미 혈관과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압력 외 요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이러한 초기 손상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미다.로사탄, 초기 손상 일부 되돌려…새 치료제 개발 가능성연구진은 임상에서 널리 사용하는 앤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혈압 강하제)인 로사탄(Losartan)을 생쥐에 투여한 결과, 내피세포와 인터뉴런의 초기 변화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고 밝혔다. 몇몇 인간 대상 연구에서도 ARB 계열 약물이 다른 혈압약보다 인지 건강에 더 유익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어, 신경 보호 효과를 가진 고혈압 약물 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전망했다.“고혈압, 뇌 조기 노화 요인”…예방이 우선연구 책임자인 코스탄티노 이아데콜라 교수는 “고혈압이 뇌에 일으키는 변화 규모가 예상보다 컸고,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며 “뇌세포의 조기 노화를 이해하는 것이 인지 저하 예방 전략 개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그는 “고혈압은 심장과 신장에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지만, 적절한 고혈압 치료로 예방할 수 있다”며 “고혈압 치료는 인지 기능과 무관하게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와일 코넬 의대에 따르면, 연구진은 현재 고혈압이 유도하는 소혈관의 조기 노화가 어떻게 인터뉴런과 희소돌기아교세포의 문제로 이어지는지 연구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고혈압이 뇌 인지 기능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예방하거나 되돌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다.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에 지난 14일(현지 시각)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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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만 되면 식욕 폭발? 알고보니 뇌와 호르몬의 합작품

    가을을 두고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사람이 살찌는 계절은 겨울이다.겨울이 오면 기온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뇌와 호르몬, 식욕 시스템 전체가 ‘겨울 모드’로 전환된다. 낮이 짧아져 햇빛 노출이 줄어들고, 추위가 심해지면 몸은 본능적으로 더 많은 열량을 원하고, 이는 고열량 음식을 향한 강한 욕구로 이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추운 계절에 평균적으로 체중이 0.45~0.9㎏ 증가한다.과학 전문 매체 스터디 파인즈 등을 참조해 겨울에 식욕이 폭발하는 이유와 예방법을 정리했다.▣ 겨울엔 왜 식욕이 폭발할까?1) 체온 유지 본능이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갈망 유발기온이 떨어지면 신체는 본능적으로 심부 체온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물학적 욕구로 인해 핫초코, 햄버거처럼 즉각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가공식품이 당긴다. 당과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은 섭취 후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화돼 혈류를 타고 뇌와 근육 등 신체 각 부위로 전달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2) 햇빛 부족 → 세로토닌·도파민 감소→ 탄수화물 폭식겨울에는 햇빛이 줄어들면서 비타민 D 합성이 충분히 안 된다. 비타민 D 결핍은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감소로 이어진다. 이러한 화학물질이 부족하면 피로, 계절성 우울증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 탄수화물은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한다. 날이 어두워지면 빵과 라면이 더욱 당기는 이유다. 영국 의사 크리스털 와일리(Dr. Crystal Wyllie)는 “이건 단순한 배고픔이 아니라, 뇌가 기분을 보상하기 위해 음식을 요구하는 과정”이라고 스터디 파인즈에 설명했다.3) 식욕 호르몬의 계절적 변화호르몬 변화는 겨울철 체중 증가의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다. 배고픔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추운 계절에 증가한다. 반면, 포만감을 주는 렙틴은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거나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 줄어든다. 겨울철은 신체 활동이 적은 편이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사람들은 식사 후 충분히 먹었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겨울철 폭식을 줄이는 과학적 방법1) 천천히 식사하기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은 음식을 먹을지 20분이 지나야 분비된다. 조금씩 천천히 먹어 렙틴이 분비되면 과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2) 섬유질 풍부한 음식부터 먹기섬유질은 소화 속도를 늦추고 혈당을 안정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 잎채소, 견과류, 콩류 등이 대표적이다.3) 카카오 함량 70% 이상 다크 초콜릿 섭취코코아 함량 70% 이상의 다크 초콜릿은 쓴맛이 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신체 음식 섭취를 줄이도록 신호를 보낸다. 연구에 따르면 85% 다크 초콜릿 냄새만 맡아도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다.4)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섭취아침에 단백질을 충분히 먹으면 하루 전체 식욕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아침에 먹으면 좋은 고단백 식품으로는 달걀, 그릭 요거트, 코티지치즈, 훈제 연어, 통곡물 토스트 등이 있다.또한 연어, 고등어, 호두 등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렙틴 민감도를 높여 배가 부르다는 몸의 신호를 더 잘 느끼게 해준다.5) 작은 접시 사용해 뇌의 착시 효과 활용같은 양이라도 작은 접시에 담으면 양이 많아 보이는 시각적 착시로 인해 덜 먹게 된다. 이는 잘 알려진 심리학적 식사 조절 전략이다.6) 식사 전 물 마시기식전 30분 물 500㎖를 섭취하면 식욕 감소, 총 섭취 열량 감소,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따뜻한 차를 마셔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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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술 3잔, 사망률 최대 50% 출혈성 뇌졸중 11년 먼저 닥친다

    퇴근 후 저녁을 먹으며 소주잔을 기울이거나,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며 맥주 캔을 따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큰 위험이 따른다. 하루에 술을 석 잔 이상 마시는 습관성 ‘과음자’는 더 젊은 나이에 더 치명적인 뇌출혈을 겪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공식 학술지인 온라인판에 지난 5일(현지 시각) 게재되었다.더 치명적인 뇌출혈이란 출혈성 뇌졸중으로도 부르는 뇌내출혈을 가리킨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출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파열되어 혈액이 새어 나와 주변 뇌 조직을 손상하는 경우를 말한다. 전체 뇌졸중의 약 15~20%를 차지한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의 최대 50%가 사망하며, 30%에겐 심각한 장애를 남기고, 단 20%만이 1년 후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나머지 80%를 차지하는 다른 유형의 뇌졸중은 허혈성 뇌졸중으로, 혈관에 혈전(핏덩이)이 생기거나 막힘이 생겨 뇌 일부로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 부족으로 뇌세포가 죽는 경우다. 흔히 뇌경색으로도 표현한다.교신 저자인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MGH) 뇌졸중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에딥 구롤(Edip Gurol) 박사는 “하루 평균 세 잔의 알코올을 섭취한 사람들은 안 마신 사람들에 비해 평균 11년 더 젊은 나이에 뇌출혈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연구 개요하버드 의대와 협력관계인 대규모 비영리 의료·연구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자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MGH에 입원한 외상 이외의 원인으로 뇌출혈을 겪은 환자 1600명을 분석했다.CT 스캔으로 뇌출혈의 크기와 위치를 평가하고, MRI 스캔으로 뇌의 미세혈관 손상 여부를 확인했다.이 중 약 7%의 환자가 “하루 세 잔 이상”의 음주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연구진은 하루 세 잔을 과음으로 정의했다.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국제 기준은 10g)에 해당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4.5도 맥주 355㎖, 12도 와인 148㎖, 40도 위스키 44㎖, 17도 소주 104.4㎖에 해당한다.따라서 355㎖ 맥주 3캔(500㎖ 2캔), 소주 6~7잔(소주 한 병(360㎖)의 87%인 313.2㎖), 와인 3잔(한병(750㎖)의 약 60%인 444㎖ ) 이상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과음자’로 분류된다.■ 주요 결과과음 그룹(하루 세 잔 이상)은 음주하지 않은 그룹보다 평균 발병 연령이 64세로 11년 더 젊었으며, 출혈 크기가 약 70% 더 컸다.또한 뇌 깊은 곳에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뇌의 액체가 채워진 공간(뇌실)까지 출혈이 퍼질 확률이 2배 높았다.하루 2잔 정도의 음주도 뇌출혈이 더 이른 시기에 발생할 위험과 유의미하게 연관되었다.■ 원인 추정: 혈압 상승 + 혈소판 감소연구진은 과도한 음주가 혈압을 높여 뇌의 작은 혈관들을 손상하고, 이에 따라 혈관 벽이 약해져 새거나 터질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또한, 과음한 사람들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혈소판 수치가 낮았고, 혈압이 높았으며, 뇌의 미세혈관 손상 소견이 더 많았다.이러한 변화는 뇌출혈의 주요 위험 요인이며 치매,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와도 연관이 있다.즉, 과음은 혈압 상승으로 혈관을 약하게 만들고, 혈소판 감소로 지혈 능력을 떨어뜨려 ‘이중 위험’으로 뇌출혈 위험을 크게 높인다.■ 출혈성 뇌졸중 위험군은 누구?뇌출혈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하지만 18세에서 50세 사이에 발생하는 ‘젊은 뇌졸중’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평균 발병 연령이 지난 12년 동안 43.6세에서 42.9세로 낮아졌다. 젊은 층의 비만, 당뇨병, 고혈압이 증가한 탓이다.고혈압은 뇌졸중 외에도 만성 신장 질환, 심장질환, 동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관리가 필수다.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염분 섭취를 줄이는 등 식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술, 일주일에 석 잔 이하로구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음이 뇌출혈을 더 빠르고 심각하게 만든다는 명확한 근거가 확인됐다”라며 “뇌와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주를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끊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지어 뇌출혈 위험이 낮은 사람이라도 일주일에 세 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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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한 식단’, 추위 노출된 듯 지방 태워 체중 감소… 비만 치료 새 희망”

    추위에 덜덜 떠는 일은 결코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매력적인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되면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쾌적한 온도에서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여러 연구에서 냉기에 노출되면 사람과 쥐 모두에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몸에 저장된 연료를 태워 열을 생성하는 자연적인 과정을 열 생성이라고 한다.그런데 두 가지 아미노산을 줄이는 식단만으로도 추위에 노출될 때 나타나는 지방 연소 효과를 모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체중 감량 치료제 개발의 잠재력을 지녔다.과학자와 제약회사들은 오랫동안 체온을 실제로 낮추지 않고도 동일한 열 발생 메커니즘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즉, 몸이 ‘추운 상태’라고 느끼게 만들어 지방을 태우는 것이다.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를 주도한 남덴마크대학교 생화학·분자생물학(BMB)부의 비만 연구원 필립 루퍼트(Philip Ruppert) 박사와 얀-빌헬름 콘펠트(Jan-Wilhelm Kornfeld) 교수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온도 대신 식단으로 열 발생을 촉진하는 방법을 탐구했다.▣ 두 가지 아미노산,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연구진은 메티오닌(Methionine)과 시스테인(Cysteine) 두 가지 아미노산에 주목했다.쥐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에서, 연구진은 이 두 아미노산의 먹는 양을 줄이면 섭씨 5도에서 지속적으로 냉기에 노출된 것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에너지 소모와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의 함량이 적은 먹이를 먹은 쥐들은 냉기에 노출된 쥐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에너지를 소모했다.7일간 식단을 조정한 결과, 메티오닌과 시스테인 섭취를 줄인 쥐들이 일반 먹이를 먹은 쥐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메티오닌과 시스테인, 동물성 단백질에 풍부콘펠트 교수는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쥐들은 다른 쥐들과 동일한 양의 먹이를 섭취했고, 활동량도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열 생성은 20% 증가했다. 이 때문에 몸무게가 더 많이 감소했는데, 더 먹거나 더 많이 운동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더 많은 열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들어 있다. 반면, 건강한 노화를 돕는 채소, 견과류, 콩류 같은 식물성 식품에는 적게 들어 있다. 따라서 육류, 달걀, 유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와 비건은 자연스럽게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을 적게 섭취한다.▣ 피하 지방 연소… 체중 감량 된다는 의미연구진은 증가된 에너지 소모가 체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도 조사했다. 결과는 피하에 존재하는 베이지색 지방(beige fat) 저장소에서 일어났다. 냉기에 의한 열 생성과 식이로 인한 열 발생 모두 이 베이지색 지방에서 지방이 연소되었다. 루퍼트 박사는 “베이지색 지방은 열 생성이 냉기에 의해서든 식단에 의해서든 구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베이지색 지방의 열 생성 원리베이지색 지방세포는 차가운 기온이나 운동 할 때 나오는 아이리신 같은 특정 호르몬에 반응해서 세포 내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열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UCP-1을 다량 만들어 낼 수 있다. UCP-1은 미토콘트리아가 백색 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하도록 한다. 잉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백색 지방이 소모되면 체중이 줄어든다.이번 연구에서는 메티오닌·시스테인 제한 식단이 추위에 노출된 것과 같은 효과를 냄으로써 같은 기전을 유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만 치료 응용 가능성남덴마크대학에 따르면, 연구진은 비만 문제를 겪는 사람이 특별한 노력 없이 에너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비만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탐구할 계획이다. 또한,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을 적게 함유한 기능성 식품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콘펠트 교수는 “예를 들어, 위고비(체중 감량 약물) 복용 환자가 동물성 단백질을 제외한 식단으로 바꾸면 체중 감소 효과가 추가될 수 있는지 연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제한점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수행했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가 인간에게 나타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따라서 이 결과는 식단이 인간의 열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식단이 실제 환경에서 인간에게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는 지 밝혀야 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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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가공식품 많이 먹는 젊은 여성, 대장암 전 단계 용종 위험 45% 높아

    초가공식품(UPFs)을 많이 먹는 젊은 여성일수록 대장암의 전 단계 병변인 선종(adenoma)이 나타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는 최근 50세 미만에서 대장암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주목받고 있다.■ 초가공식품 많이 먹는 그룹, 선종 위험 45% 증가에 13일(현지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는 1989년 시작된 ‘미국 간호사건강연구 II(NHS II)’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여자는 1947~1964년생 여성 간호사 2만 9105명으로, 1991년 이후 4년마다 식습관을 조사받고 2번 이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추적 관찰은 2015년 6월까지 이뤄졌고, 그때 모두 50세에 도달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참여자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가 가장 많은 그룹(하루 9.9회)은 가장 적은 그룹(하루 3.3회)에 비해 50세 이전 대장 선종 발생 위험이 45% 증가했다. 다만 다른 유형의 용종인 톱니형 병변(serrated lesion) 발생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초가공식품 섭취는 주로 공장 생산 포장 빵과 시리얼이나 소시지 같은 아침 식사용 식품, 소스류, 잼·누텔라·버터·크림치즈 등 식품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조미료, 당류 또는 인공감미 음료에서 비롯됐다.공동 저자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계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위장병 전문가 앤드루 챈(Andrew Chan) 박사는 “선종은 대부분 암으로 진행하지 않지만, 젊은층에서 발견되는 대장암의 상당수가 바로 이 선종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왜 초가공식품이 위험한가? 가능한 몇 가지 기전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대장암 또는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러 과학적 메커니즘이 위험 증가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초가공식품은 고지방·고당·고나트륨 제품이 많아 비만·제2형 당뇨병 등 대사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대장암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가공식품 제조 공정에서 포함되는 여러 첨가물과 정제된 탄수화물 등은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초가공식품 중심 식단은 식이섬유가 적고 첨가물이 많아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와 장 점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특히 초가공식품에 제조에 많이 사용하는 오메가-6 지방산 함량이 높은 씨앗 기름(seed oils)이 조기 대장암 위험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고 탬파 종합병원 암센터의 가네시 할라데(Ganesh Halade) 박사가 CNN을 통해 지적했다. 할라데 박사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젊은층 대장암 증가, 식습관 변화와 연관 가능성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피오나 오스건(Fiona Osgun) 건강정보부 책임자는 이 연구가 암 위험 자체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식습관이 장에서 일어나는 암의 초기 변화를 어떻게 촉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 역시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이번 연구는 ‘젊은층에서 왜 대장암이 빠르게 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가 잠재적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관찰 연구의 한계상 초가공식품이 대장암 혹은 그 전 단계인 용종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입증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초가공식품 비중을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남성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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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시한폭탄’ 소아 고혈압, 20년 동안 두 배 증가”

    전 세계적으로 아동과 청소년 고혈압 환자가 지난 20년간 거의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원인 세 가지는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운동 부족, 소아 비만 급증이다.영국 의학 저널 에 실린 이번 메타 분석은 21개국에서 40만 명 이상의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96개 연구 자료를 종합한 것이다. 분석 결과 고혈압 유병률은 2000년 3.2%에서 2020년 6.2%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이는 세계적으로 약 1억 40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인이 되기 전에 이미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 치명적이고 평생 지속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연구진은 아동·청소년의 고혈압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비만을 지목했다. 적정 체중 아동의 고혈압 유병률이 3% 미만이지만, 비만 아동은 약 19%에 달했다.아직 고혈압에 이르지 않았지만, 정상보다 높은 혈압을 가진 고혈압 전(前) 단계 상태인 아동·청소년은 전 세계적으로 8.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기(7%)보다 청소년기(11.8%)에 높은 혈압으로 문제를 겪을 위험이 컸다.논문 공동 저자인 중국 저장대학교 의대 송페이즈(宋佩芝) 박사는 고혈압 증가는 주로 불건강한 식습관, 신체 활동 감소, 소아 비만 증가 때문에 촉발됐다고 밝혔다.먼저 소아 비만. 송 박사는 소아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 염증, 혈관 기능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으므로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고 CNN에 설명했다.또한 나트륨 섭취량 증가와 초가공 식품 섭취 비중 증대와 같은 식이 요인, 낮은 수면의 질. 유전적 소인 등도 고혈압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아울러 요즘 아이들이 과거 세대보다 활동량이 적고,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약 1만 5000종의 인공 화합물로 구성돼 영원히 존재하는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합물(PFAS)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송 박사는 설명했다.영국 왕립 소아과학·아동보건학회(The Royal College of Paediatrics and Child Health) 스티브 터너 회장은 “어린이 고혈압의 급증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주된 원인은 예방이 가능한 소아 비만”이라고 가디언을 통해 경고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그는 “의료 현장에서도 이미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고혈압뿐 아니라 과거에는 어린이에게 거의 없던 제2형 당뇨병, 천식, 정신건강 문제 등이 비만과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터너 회장은 또한 “지속적인 고혈압은 심혈관계 및 장기 손상을 유발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며 “건강한 아이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공중보건 위기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송 박사는 “부모가 자녀의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과일, 채소, 통곡물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염분과 당 섭취를 줄이면 고혈압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또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장려하고, 스마트폰이나 TV 등 화면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가디언을 통해 조언했다.송 박사는 이어 가족 중 고혈압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정에서 아이의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게 좋다며 조기 발견은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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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슘 보충제가 치매 위험 3~7배 높인다?…“전혀 아냐” 15년 추적 연구

    “칼슘 보충제가 치매 위험을 3~7배 높일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가 9년 전 발표되면서 많은 노년층 여성이 혼란에 빠졌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되레 뇌 건강을 해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커졌다. 이제 그런 걱정 없이 뼈 건강에 신경 써도 될 것 같다.최근 호주에서 수행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 “칼슘이 치매를 유발하지 않는다”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14.5년간 1460명 추적 결과, 치매 발생률 차이 없어호주의 세 대학, 에디스코완·커틴·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교의 과학자와 의사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70~80대 여성 1460명을 대상으로 하루 1200㎎의 칼슘을 5년 간 복용하게 한 뒤, 약 10년 동안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연구 기간에 269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칼슘 복용군(128명)과 위약군(141명)의 발생률이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의학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칼슘 보충제는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APOE ε4), 흡연, 나이, 심혈관 질환, 식습관, 체중, 약물 복용 여부 등을 모두 보정해도 결과는 같았다. 이전 연구, 무엇이 잘못 됐나?2016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연구진은 칼슘 보충제 복용 여성의 치매 위험이 3~7배 높다고 보고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호주 연구자들에 따르면, 당시 결과는 ‘참가자 선정의 왜곡’이라는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스웨덴 연구는 약국 기록만으로 칼슘 복용자를 구분했는데, 이들은 이미 골다공증이 있거나 뼈가 약한 사람들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칼슘 복용자의 골절률은 비복용자의 약 두 배(41% vs 21%)였다.골절은 그 자체로 치매 위험 요인이다. 골절 후 장기간의 입원, 움직임 제한, 신체 활동 감소 등이 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스웨덴 연구에서 관찰된 치매 위험 증가는 칼슘 때문이 아니라, 칼슘을 복용할 수밖에 없었던 골절 같은 건강 상태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스웨덴 연구의 칼슘 복용자는 98명에 불과했고, 그중 치매 환자는 단 6명뿐이었다. 표본이 지나치게 적어 통계적 신뢰성이 떨어졌다.반면 이번 호주 연구에서는 이런 오류를 철저히 피했다. 연구진이 직접 칼슘 보충제와 위약을 나눠주고, 매년 남은 알약을 회수해 복용률을 정확히 기록했다. 참여자도 무작위로 배정해 두 집단의 건강상태를 비슷하게 맞췄다. 손색없는 무작위 대조시험을 진행한 것.인지 손상과 혈관 손상 우려, 모두 근거 없어이전 연구들 중 일부는 칼슘이 혈관에 침착돼 뇌 혈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호주 연구진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여성(178명)을 따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에서도 칼슘과 치매의 관련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 3년 차에 시행한 경동맥 초음파 검사(혈관 벽 두께 및 플라크 측정)에서도 칼슘군과 위약군의 차이는 없었다. 또한 5년 차에 실시한 기억력 검사에서도 두 그룹의 점수는 거의 같았다. 연구진은 “칼슘이 뇌혈관을 손상시키거나 인지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근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참고로 참가자들은 식사를 통해 평균 하루 960㎎의 칼슘을 섭취했다. 칼슘 보충제를 포함하면 총 2160㎎ 정도로 늘었다. 연구진이 섭취량 기준(1610㎎)을 기준으로 나눠 비교했을 때, 총 칼슘 섭취량이 많거나 적어도 치매 발생률은 비슷했다.칼슘, 뼈 건강의 핵심 영양소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한계도 인정했다. 모든 참가자가 백인 호주 여성이었기 때문에, 남성이나 다른 인종, 혹은 젊은 층에도 같은 결과가 적용되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칼슘 복용을 5년간만 추적했으며, 이후에도 계속 복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칼슘이 노년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골절 감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준다. 하루 1200㎎의 칼슘을 5년간 복용하더라도, 이후 10년 넘게 치매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을 복용하더라도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을 해칠 걱정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연구진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70세 이상 여성 5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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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요’는 의지력 부족 탓? 뇌가 살찐 상태를 정상으로 기억하기 때문

    살을 빼려면 덜 먹고 더 움직여야 하는데, 의지력이나 노력 부족으로 살을 빼지 못한다고 보는 ‘비만 낙인’이 수십 년 동안 통용됐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점점 더 분명히 밝혀내고 있다. 비만은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뇌가 만든 생존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최근 국제 학술지에 중추신경계(CNS)가 신경내분비 신호를 어떻게 통합하여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전이 어떻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비만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리뷰 논문이 게재됐다.연구를 주도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크리스토퍼 클레멘센(Christoffer Clemmensen) 부교수와 발데마르 브림네스 잉게만 요한센(Valdemar Brimnes Ingemann Johansen) 박사과정 연구원이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연구 결과를 쉽게 설명하는 글을 기고했다.■ 살을 빼기 어려운 이유? 의지의 문제가 아닌 지방을 지키려는 뇌의 문제연구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조상인 초기 인류에게 체지방은 생명줄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다른 동물들과 생존 경쟁을 벌이던 시절, 체지방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 비축 창고’였다. 너무 마르면 굶어 죽고, 너무 많으면 움직임이 둔해져 사냥이나 도망이 어려웠다.짧게는 수십만 년, 길게는 수백만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의 몸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어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하지만 현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음식은 넘치고, 주로 앉아서 생활하며, 움직임은 선택 사항이 됐다. 과거 생존을 돕던 체중 방어 시스템이 이제는 역으로 체중 감량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체중 감량 후 ‘요요 현상’은 뇌의 자동 방어 반응체중이 줄면, 몸은 이를 생존 위협으로 인식한다. 그 결과, 식욕 자극 호르몬 그렐린이 급증하고, 포만감을 주는 렙틴이 감소하며, 에너지 소비량도 줄어든다.다시 말해, 뇌는 ‘이대로 가면 굶어 죽는다’라고 판단하여 체중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려는 강력한 반응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이를 ’체중 기억‘(weight memory)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 후 감량한 체중을 되찾게 된다. 뇌가 그 수준을 ’정상 체중‘으로 인식해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줄었던 체중이 다시 불어났다고 의지력 부족이라고 평가할 순 없다. 이는 우리 몸의 생물학적 시스템이 체중 감소를 막기 위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만 년 동안 정교하게 진화한 뇌의 시스템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비만 치료제, 몸의 방어 시스템을 잠시 속이는 것연구진은 셀에 게재한 논문에서 인체의 중추신경계가 장·지방·간·췌장에서 오는 호르몬 신호를 통합해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는 ‘신경내분비 지도(neuroendocrine map)’를 제시했다.그중에서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 같은 호르몬은 뇌에 “배가 찼다”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이를 모방한 비만 치료 약물(예: 위고비, 마운자로)은 뇌의 식욕 회로를 조절해 임상시험 결과 체중의 15~20%를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유효한 것은 아니다.부작용 때문에 복용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고, 아예 체중 감량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도 있다. 또한 약을 끊으면 생물학적 방어 시스템이 다시 활성화되어 체중이 돌아오는 경우도 흔하다.■ ‘요요 현상’ 없는 체중 감량 약물 개발 가능성연구진은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뇌의 신호를 제어함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이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최근 비만과 신진대사 관련 연구와 약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적정 체중’보다 ‘좋은 건강’을 목표로연구진은 “적정 체중이 반드시 건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체중이 조금 많더라도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 정신적 안정 등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심혈관·대사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체중 감량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진화의 산물로 뇌가 정교하게 작동하기에, 어쩌면 지는 게 당연한 게임이다.그렇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극단적인 다이어트보다는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충분한 수면은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되고, 가벼운 걷기라도 혈당과 심혈관 건강을 개선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생활 습관은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보답을 가져다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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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 못 자면 달리기 부상 위험 2배↑”…취미 러너도 수면이 ‘보호막’

    건강 증진, 스트레스 해소, 재미 등을 목적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일반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국내 달리기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달리는 재미에 푹 빠진 셈이다.달리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운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인대와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이 만만찮아 부상 위험이 높은 편이다. 취미로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의 약 90%가 평생 한 번 이상 부상을 겪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 달리기 애호가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개요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과대학교의 스포츠 심리학자 얀 드 용거(Jan de Jonge) 교수 연구팀은 425명의 일반인 러너를 대상으로 수면 패턴과 부상 발생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연구 참가자들은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수면 장애 여부를 기준으로 네 가지 수면 유형으로 분류됐다.첫째, 안정적 수면자: 충분한 수면 시간과 안정적이며 연속적인 수면 패턴둘째, 수면 부족자: 수면 시간 부족. 아침 기상 후 개운하지 않거나 낮에 피로감과 기분저하 경험셋째, 효율적 수면자: 유전적 요인 등으로 4~6시간 수면만으로도 충분히 회복 가능넷째, 단절 수면자: 수면이 자주 끊기거나 밤중에 깸주요 결과연구 결과, 수면 부족자는 안정적 수면자보다 부상 발생 위험이 1.78배 높았으며, 12개월 동안 부상을 겪을 확률은 68%로 나타났다. 반면, 효율적 수면자와 단절 수면자는 수면 부족자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수면을 다차원적 요인(multidimensional factor)으로 고려하여 부상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초 연구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단순히 수면 시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수면의 질과 수면 장애까지 함께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수면, 부상 위험을 줄이는 핵심 요소”더 용거 교수는 전날 밤 8시간 안팎의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부상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달리기와 같은 운동에서 수면은 부상 예방과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많은 러너가 훈련 거리, 영양, 회복 전략에 집중하고 수면은 뒷전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수면이 단순한 회복 수단이 아니라 부상 위험을 줄이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수면 부족이 부상 위험을 높이는 이유수면 부족이나 방해는 신체의 조직 회복 능력, 호르몬 조절, 집중력 유지 능력을 떨어뜨려 부상 위험을 높인다. 특히 잠들기 어려움, 밤잠 도중 자다깨다 반복,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느낌 등을 경험하는 러너는 부상에 취약했다. 반대로 규칙적인 수면과 양질의 수면을 취한 러너는 부상 발생률이 낮았다.“하루 7~9시간 자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 제한”성인은 일반적으로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권장된다. 달리기 취미를 가진 성인이나, 더 많은 수면 시간이 필요한 청소년은 추가적인 낮잠을 통해 신체와 뇌의 회복을 도와야 한다.수면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잠들기 전 스마트폰 등 화면 사용 제한,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줄이기, 조용하고 시원한 수면 환경 조성 등을 추천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빛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더 용거 교수는 “수면의 양과 질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가 기본”이라며 “수면은 단순한 회복 수단이 아니라, 취미로 즐기는 스포츠에서 부상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예측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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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개 국어 이상 사용자, 뇌 노화 늦다…“다중언어=뇌 건강의 비밀”

    구사하는 언어가 많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뇌 기능과 인지 능력 유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국제 학술지 에 게재된 유럽 27개국 51~90세 중·노년 8만 6149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모국어만 사용하는 단일 언어 사용자는 가속 노화를 겪을 위험이 다중 언어 사용자에 비해 2배 더 높았다. 반면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그 확률이 단일 언어 사용자의 절반(54%)에 불과했다.연구진은 또한 다언어 구사 능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으며, 할 줄 아는 언어가 많을수록 그 효과가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환경적, 정치적 차이를 보정한 후에도 유효했다.가속 노화란 실제 나이(연대기적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생체 지표나 뇌의 기능 상태로 볼 때의 나이)가 더 많은 상태다. 이는 나이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를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예를 들어 다언어 사용자 100명 중 10명이 가속 노화를 보인다면, 단일언어 사용자는 100명 중 20명 정도가 같은 현상을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설문 데이터를 분석, 실제 나이와 건강·생활 습관 기반으로 예측한 나이 사이의 차이를 뜻하는 생물행동적 연령 격차(biobehavioral age gap)를 추정했다. 예측 나이가 실제보다 많으면 생물학적 노화가 빠른 가속 노화, 적으면 천천히 늙는 지연 노화로 간주했다. 설문 항목 중 긍정적 요인으로 기능적 능력과 교육, 인지 기능 등이 포함됐고, 부정적 요인으로는 심혈관 질환, 감각 손상 등이 포함됐다.논문 공동 저자인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신경과학자 아구스틴 이바네즈(Agustin Ibanez) 연구원은 “일상에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 활동이 생물학적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유로뉴스에 말했다.이바네즈 연구원은 “여러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양한 뇌 기능을 운동시키는 것과 같다. 주의력을 관리하고, 간섭(방해)을 억제하며, 언어 규칙을 전환하는 과정은 모두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는 신경망을 강화한다“라고 덧붙였다.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의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 부교수이자 치매 연구자인 에투 마우(Etu Ma’u)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이중언어 또는 다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뇌를 더 활발하고 자극된 상태로 유지하여 뇌 건강에 이롭다는 오랜 추정을 확인해 주었다고 자국 공영방송 라디오 뉴질랜드(Radio New Zealand)에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마우 박사는 “40세 이후 10년마다 평균적으로 뇌 용적이 약 5% 감소하며, 뇌의 노화는 평생에 걸쳐 축적되는 손상과, 그 손상에도 불구하고 뇌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인지 예비력 간의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인지 예비력은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그는 “뇌를 자극하는 모든 활동이 인지 예비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뇌 노화를 늦추어 인지 예비력을 향상시키며, 구사 언어의 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마우 박사는 또한 “이번 연구는 방대한 규모와 정교한 모델링을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수록 뇌가 더 젊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며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뇌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몇 년 더 젊게 나타났는데, 이는 곧 뇌가 더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모국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보다 뇌 나이가 더 높았고, 세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그 효과가 더욱 뚜렷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마우 박사는 “치매는 일생 동안 축적되는 점진적 손상의 결과이며, 동시에 인지 예비력과 회복탄력성을 키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노화 관련 질환을 예방하려면 개인적인 차원뿐 아니라 환경적인 차원에서도 일찍부터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 시절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뇌를 활성화하고 자극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며 “뇌를 자극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결코 늦은 때는 없다”라고 덧붙였다.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2개 이상의 다언어 구사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춘다는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 또한 언어 사용 정도와 생물학적 노화 사이의 정확한 메커니즘도 향후 연구에서 밝혀야 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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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 다른 과일과 섞어 먹으면 손해…플라바놀 흡수 ‘뚝’

    건강을 위해 영양성분이 풍부한 여러 과일과 채소, 요구르트 등을 함께 갈아 스무디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바나나는 빼야 한다는 것이다.바나나가 섞이면 다른 식재료에 들어있는 플라바놀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플라바놀(Flavanols)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s)의 한 종류로, 사과, 배, 포도, 베리류, 감귤류, 콩류, 견과류, 코코아, 차 등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이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바놀은 혈관 기능 개선 및 혈액 순환 촉진, 혈압 감소,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감소 효과가 있다.바나나에 풍부한 폴리페놀 산화효소(PPO), 플라바놀 흡수 방해문제는 바나나에 풍부한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에 있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이 효소는 사과나 바나나의 껍질을 제거하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다양한 과일과 채소에 존재하지만, 특히 바나나에 풍부하다.국제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와 영국 레딩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플라바놀 흡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주요 결과연구진은 베리류로 만든 스무디에 바나나를 함께 갈아 넣자 플라바놀 흡수율이 84%나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바나나+베리 스무디, 베리 스무디 중 하나를 먹었다. 더욱 명확한 비교를 위해 두 그룹 모두 플라바놀 보충제도 복용했는데, 바나나 추가 스무디를 먹은 사람들보다 베리류 스무디를 먹은 사람들의 체내 플라바놀 수치가 훨씬 더 높게 측정됐다.미국영양식이학회는 하루 400~600㎎의 플라보놀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노령층은 플라바놀 결핍 시 인지 기능 저하, 심혈관 기능 악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레딩대학교의 건터 쿠넬레(Gunter Kuhnle) 영양·식품과학과 교수(공동 저자)는 “플라바놀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노인의 경우 인지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플라바놀을 가장 잘 섭취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제1 저자인 UC Davis 영양학과 하비에르 오타비아니(Javier Ottaviani) 교수는 “바나나 한 개를 추가했을 뿐인데, 베리 스무디 속 플라바놀 농도와 체내 흡수된 플라바놀 양이 이렇게 빠르게 감소한 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라고 말했다.바나나는 그 자체로 훌륭한 과일이다. 다만 플라바놀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플라바놀 흡수를 높이는 스무디 만들기 팁연구진은 맛과 식감을 좋게 하면서 플라바놀 흡수율도 높이고 싶다면, 플라바놀이 풍부한 과일을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처럼 폴리페놀 산화효소 활성도가 낮은 과일과 함께 섞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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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진 환자, 매일 목욕해도 괜찮다… 주 1회와 증상 차이 없어”

    습진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샤워나 목욕을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기 쉽다. 증상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기 때문이다.최신 연구에 따르면, 샤워나 목욕을 매일 하든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하든 증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영국 노팅엄대학교가 주도하고, 사우샘프턴대·브리스톨대·버밍엄시티대·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협력해 2022년부터 수행 중인 5년짜리 대형 프로젝트인 ‘신속 습진 연구’(Rapid Eczema Trial)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연구 방법연구진은 영국 전역에서 참여한 습진 환자 438명(어린이 포함)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쪽은 일주일에 6회 이상 목욕 또는 샤워를 했다. 다른 그룹은 주 1~2회 목욕 또는 샤워를 했다.참가자들은 4주 동안 기존에 사용하던 치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목욕이나 샤워 빈도에 따른 자신의 습진 상태를 매주 기록했다.주요 결과4주간의 실험이 끝난 후 분석한 결과, 두 그룹 간 습진 증상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즉, 목욕 또는 샤워를 하루에 한 번 하든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하든 습진 증상에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노팅엄대 의대 임상시험 부서의 수석 통계학자이자 논문 제1 저자인 루시 브래드쇼(Lucy Bradshaw)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습진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다. 이제는 본인에게 맞는 목욕 빈도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그동안 연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던 실제 생활의 궁금증에 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공동 저자인 브리스톨대 의대 매튜 리드(Matthew Ridd) 교수는 “목욕이나 샤워를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가는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문제”라면서, 많은 습진 환자가 의료진에게 이 질문을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제는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다음 단계는 ‘스테로이드 크림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주제의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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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퍼지는 ‘만성 콩팥병’, 전 세계 사망 원인 9위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CKD)을 앓는 성인 인구가 1990년 이래 두 배 이상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장이 점차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체액을 걸러내는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세계적인 권위의 의학 학술지 에 최근 실린 이번 연구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은 1990년 전 세계 사망 원인 27위였으나, 2023년에는 9위로 올라섰다.연구 개요전 세계 204개 나라 및 지역의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990년부터 2023년까지의 만성 콩팥병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전 세계 성인 7억 8800만 명(약 14%)이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1990년의 12%대 초반에서 증가한 수치다.2023년 전 세계 20세 이상 성인 150만 명, 만성 콩팥병으로 숨져만성 콩팥병으로 2023년 숨진 사람은 약 150만 명에 달한다. 1990년 인구 10만 명당 24.9명에서 2023년 26.5명으로 상승했다.이 같은 증가는 전 세계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비만 등 공통 요인의 증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질환에 대한 인식과 진단율이 높아진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만성 콩팥병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점을 이번 연구는 강조한다.2023년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심혈관 질환 사망은 전 세계 심혈관 질환 사망의 약 12%를 차지, 심혈관 사망 위험 요인 중 7위로, 당뇨병이나 비만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만성 콩팥병,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조용한 위협’콩팥병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병을 인식했을 때는 이미 투석이나 장기 이식이 필요한 단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연구진은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14가지 세부 위험 요인을 규명했다. 그중 당뇨병, 고혈압, 비만이 건강 수명 손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만성 콩팥병은 조기에 질환을 발견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이 존재하며,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신약들도 최근 여럿 개발되고 있다.연구 결과 대부분의 환자는 질병의 초~중기 단계(1~3기)에 있었다. 이는 조기 검진 프로그램과 혈당·혈압 관리 치료를 잘 받으면 심혈관 사망 위험을 낮추고, 비용 부담이 큰 신장 이식이나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만성 콩팥병 진행 과정건강한 콩팥은 매일 혈액에서 150리터 이상의 체액을 걸러내며, 노폐물과 독소를 소변으로 배출하고, 단백질 등 중요한 성분을 혈액 속에 남겨두는 역할을 한다.또한 콩팥은 적혈구 생성을 돕고, 무기질(전해질) 균형을 조절하며, 뼈 건강 유지에도 관여한다. 만성 콩팥병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사구체신염, 다낭성 신질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선천성 기형, 요로 폐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초기 단계(1~2기)에선 신장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증상이 없다.중등도 단계(3기)에선 신장 기능이 감소하며,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기 시작해 피로, 부종, 배뇨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말기 단계(4~5기)에선 신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정도에 따라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만성 콩팥병은 일반적으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따라서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 혈압과 혈당 조절,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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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 금지? “안전하며 재발위험도 낮춰”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유발해 뇌졸중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흔한 심장 리듬 장애인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A-Fib)을 겪는 사람들에게 카페인 함유 커피가 안전하며, 재발 위험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의사들은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카페인이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커피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해 왔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와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카페인이 든 커피를 하루 한 잔 마신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 재발률이 39% 낮았다고 밝혔다.심방세동 병력이 있었으나 치료해 현재는 발작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의 효과를 조사한 4년간의 임상시험 결과는 9일(현지 시각) 미국심장협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으며, 에도 게재되었다. UCSF 심장내과 전문의이자 논문 교신 저자인 그레고리 마커스(Gregory Marcus) 교수는 “커피는 심방세동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신체 활동량을 높인다”며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해 혈압을 낮추고, 그 결과 심방세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커피에 함유된 여러 성분이 항염증 작용을 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심방세동은 최근 비만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함께 늘고 있으며, 평생 3명 중 1명이 겪을 수 있는 질환으로 추정된다.연구 개요‘커피를 끊으면 심방세동을 피할 수 있을까?’(Does Eliminating Coffee Avoid Fibrillation?·DECAF) 라고 이름을 붙인 이번 연구는 카페인 커피 섭취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조사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연구에는 지속성 심방세동 또는 이와 유사한 상태인 심방조동(atrial flutter)을 가진 커피 애호가 200명이 참여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모집한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세, 남성 141명·여성 59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전기충격으로 심장 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전기적 심율동 전환술(electrical cardioversion)을 받을 예정이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6개월 동안 매일 카페인 커피 또는 에스프레소 한 잔 이상을 섭취했으며, 다른 그룹은 커피와 카페인 함유 음료를 완전히 금지했다.주요 결과6개월 연구 기간에 111명(56%)이 심방세동 또는 심방조동 재발을 경험했다. 커피를 마신 그룹의 재발률은 47%로,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의 64%보다 낮았다. 첫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린 기간도 커피 섭취 그룹이 더 길었다.연구진은 커피를 마신 그룹은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 재발 위험이 39% 낮았다고 보고했다. 위험 감소 요인으로는 커피의 항염 효과 외에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다른 건강에 해로운 음료를 덜 섭취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공동 제1 저자인 크리스토퍼 X. 웡(Christopher X. Wong) 박사(UC샌프란시스코·애들레이드대·로열애들레이드병원)는 “결과가 놀라웠다”며 “의사들은 오랫동안 심방세동 환자에게 커피를 줄이라고 조언했지만, 이번 임상시험은 커피가 단지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연구의 한계와 시사점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의 운동 습관이나 식단의 차이를 추적하지 않았다. 마커스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운동량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현재 심방세동 발작을 겪고 있지 않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마커스 교수는 “부정맥 발작이 진행 중인 사람에겐 카페인이 심박수를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욕 마운트 시나이 퍼스터 심장병원의 심장 전문의 요한나 콘트레라스(Johanna Contreras)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커피가 심방세동을 예방한다는 것보다, 하루 한 잔의 커피가 심방세동을 겪는 사람들에게 해롭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NBC 뉴스에 말했다. 그는 “엄격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카페인에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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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40분 걷기, 위·췌장·대장암 위험 뚝”… 하버드 30년 추적 연구

    중간 강도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소화기 관련 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하버드대학교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미국 성인 23만여 명을 3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40분 빠른 걷기 수준의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소화기암 발생 위험이 17%, 소화기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 연구 결과는 최신 호에 실렸다.■ 하루 40분 빠른 걷기면 충분… 무리한 운동은 효과 비슷연구진은 32년간의 추적 관찰기간에 참여자 23만 1067명(36~55세) 가운데 6538건의 소화기계 암 진단과 3791건의 암 관련 사망을 확인했다.소화기계 암이란 구강, 인두(식도와 입 사이), 식도, 위, 소장, 결장, 직장 등 소화관과 함께 췌장, 담낭, 간 등 소화 보조기관 암을 합친 것이다.참가자들의 운동량은 대사당량(MET·Metabolic Equivalent Task)’ 단위로 환산했다. MET는 신체 활동 시 소모하는 에너지량을 휴식 시 에너지 소비량(1 MET=3.5㎖/min/㎏)과 비교해 나타내는 지표다.그 결과, 주당 17 MET-시간, 즉 하루 약 40분 정도의 빠른 걷기(시속 5~6km)에 해당하는 운동을 주 6일 이상 꾸준히 유지한 사람에게서 가장 큰 암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자전거를 예로 들면 중간 속도로 하루 30분 5일 이상, 달리기는 주당 약 2시간.반면, 운동량을 거의 3배(주당 50 MET-시간, 하루 약 1시간 45분 빠른 걷기 5일 이상 또는 하루 1시간 달리기 5일 이상)로 늘려도 추가적인 이익은 거의 없었다.즉, 무리한 고강도 운동이 아니라,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등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소화기계 암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꾸준한 운동이 만드는 ‘항암 체질’운동이 왜 암 예방에 도움이 될까.연구진은 지속적인 신체 활동이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며, 면역 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이 과정에서 혈중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CRP)이 낮아지고, 암세포가 성장하기 어려운 대사 환경이 조성된다.■ “30년간 꾸준히 한 사람, 가장 큰 효과”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운동 습관을 2년마다 조사하며 최장 32년간의 변화를 추적했다.그 결과, 단기간의 격렬한 운동보다 장기간 일정한 수준의 활동을 꾸준히 지속한 사람이 가장 큰 예방 효과를 보였다.꾸준히 신체 활동 지침(주 7.5 MET-시간 이상)을 실천한 그룹은 운동량이 적은 그룹보다 소화기암 위험이 17% 낮았다. 특히 대장암, 췌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에서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운동은 ‘건강보험’… 일상에서 실천을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주요 보건 기관의 운동 지침을 준수하면 항암 등 건강 전반에 큰 개선 효과가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바로 주당 150분 이상의 중동도 유산소 운동을 하되 2일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연구의 교신 저자인 에드워드 L. 지오반누치(Edward L. Giovannucci) 교수(영양학 및 역학)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에 걸친 꾸준한 신체 활동이 암 예방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며, “운동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과학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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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로 우울증 달랜 대가? “뇌에 독 돼 치매 위험 껑충”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에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 전력이 없던 사람이라도 우울증 진단 후 기분 전환 등의 이유로 새롭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진단 후 금연을 이어간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컸다.삼성서울병원, 삼성생명과학연구소, 한림대성심병원, 숭실대학교 공동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2012년 사이에 새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남녀 129만 530명을 2020년까지 평균 4.2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 중 5만 8885명(4.56%)이 추적 기간 동안 치매 진단을 받았다.연구진은 우울증 진단 후 흡연 상태에 따라 △비흡연군 △흡연 시작군 △금연군 △지속 흡연군 등 네 그룹으로 나누어 치매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그 결과, 지속 흡연군(14만 1791명)의 치매 발생 위험은 비흡연군(107만 3517명)에 비해 1.34배(34% 높음)였다.금연군(4만 8411명)과 흡연 시작군(2만 6811명)도 각각 1.26배, 1.25배로 위험이 컸다.이 같은 경향은 치매 유형별 분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지속 흡연군이 1.32배로 가장 높았고, 금연군과 흡연 시작군도 각각 1.26배의 위험을 보였다.또한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동맥경화 등 뇌혈관 손상과 관련이 깊은데, 지속 흡연군이 1.52배, 금연군이 1.47배로 높았다. 진단 후 흡연 시작군의 위험도는 1.14로 나타나 통계적을 무의미 했다. 이는 평생 흡연량과 더 큰 연관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연구팀은 “우울증 진단 이전의 흡연량이 많았던 사람도, 이후 금연을 유지하면 향후 치매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감도 분석에서도 우울증 진단 이전의 총 흡연량은 치매 발생 위험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즉, 과거 얼마나 피웠는가보다 ‘우울증 이후에도 계속 피우는가’가 더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다만 이번 연구가 평생 흡연량이 아닌, 우울증 진단 이후 추적관찰 기간의 흡연량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나타난 착시일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흡연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흡연은 뇌혈류를 감소시켜 신경세포에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담배 연기의 독성 물질이 뇌 신경에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우울증으로 이미 뇌 환경이 취약한 상태에서 이러한 변화가 겹치면 치매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이전 연구에 따르면 흡연과 우울증은 각각 혈관 내피세포 기능 장애, 동맥 경직, 혈전 위험 증가 등의 기전을 통해 혈관 손상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치매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 또한 두 요인은 모두 전신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를 촉진하여 신경퇴행 과정을 가속화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최신호에 실렸다.관련 연구논문 주소: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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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먹을 때 소주 홀짝홀짝, 뇌출혈 11년 일찍 찾아온다

    매일 500cc 맥주 2캔이나 소주 6~7잔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출혈(뇌내출혈)이 평균 10년 이상 빠르게 발생하며, 출혈량이 더 많고 손상 정도도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과 협력관계인 대규모 비영리 의료·연구 네트워크인 매스 브리검 제너럴(Mass General Brigham) 연구자들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 입원한 뇌출혈 환자 1600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온라인판에 5일(현지 시각) 발표했다.치명적 질환 뇌출혈, 과음이 발생 시기 앞당겨연구의 교신 저자이자 신경학자인 에딥 구롤(Edip Gurol) 박사는 “뇌출혈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이고, 종종 삶을 바꾸는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라며 “과음은 단순히 뇌출혈의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뇌혈관을 장기적으로 손상시켜 훨씬 이른 시기에 중증 출혈을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뇌출혈(뇌내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이라고도 함)은 뇌 내 혈관이 파열될 때 발생한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의 최대 50%가 사망하고, 30%는 심각한 장애를 겪는다. 구롤 박사에 따르면 뇌출혈을 겪은 사람 중 1년 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20%에 불과하다.연구진에 따르면. ‘하루 3잔’으로 정의한 과음자는 평균 64세에 뇌출혈이 발생했지만, 비과음자는 평균 75세로 11년 차이를 보였다. 또한 과음자의 뇌출혈은 출혈 크기가 약 70% 더 컸고, 뇌 깊은 부위나 뇌실(뇌척수액으로 채워진 공간) 까지 출혈이 퍼질 위험이 2배 높았다. (참고로 ‘출혈이 크다’라는 의미는 뇌 속에 고인 피의 양이 많다는 의미다. 뇌출혈이 생기면, 손상된 혈관에서 혈액이 뇌 조직 안으로 새어 나와 덩어리(혈종)를 형성한다. CT나 MRI로 혈종의 부피를 계산해 출혈 크기로 표현한다)하루 3잔의 의미연구에서 말하는 하루 3잔은 미국 표준 음주량을 기준으로 정의했다.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국제 기준은 10g)에 해당하며. 이는 일반적으로 4.5도 맥주 355㎖, 12도 와인 148㎖, 40도 위스키 44㎖, 17도 소주 104.4㎖에 해당한다. 따라서 355㎖ 맥주 3캔(500㎖ 2캔), 소주 6~7잔(소주 한 병(360㎖)의 87%인 313.2㎖), 와인 3잔(한병(750㎖)의 약 60%인 444㎖ ) 이상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과음자’에 해당한다.과음자, 뇌의 미세혈관 손상·혈압 상승 정도 더 심각과음자들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혈압이 높고, 혈소판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MRI 검사에서 뇌의 미세혈관 손상 흔적이 더 자주 발견됐다. 이 손상은 치매, 기억력 저하, 보행 장애뿐 아니라 뇌출혈 재발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연구진은 “과음은 혈압을 높여 뇌 속 작은 혈관을 망가뜨리고, 그 결관 혈관 벽이 약해져 쉽게 터진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혈과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 감소로 인해 출혈이 멈추기 어려워지면서, 뇌출혈이 더욱 커지고 회복 가능성도 작아진다고 덧붙였다.“술 줄이면 뇌와 심혈관 모두 보호 가능”구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과음이 뇌출혈을 더 빠르고 심하게 만든다는 명확한 근거가 확인됐다”라며 “뇌와 심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주를 가능한 줄이고, 일주일 3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하루 3잔은 위험신호연구 대상자 1600명 중 약 7%가 과음자로 집계됐으며, 이들은 비음주자보다 뇌출혈 위험뿐 아니라 뇌 노화와 인지 저하 위험도 컸다. 구체적으로 치매 및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된 백질 고강도 병변 위험이 3배 이상 높았으며, 고혈압으로 인한 만성적 손상 형태인 소혈관 병이 나타날 확률도 2배 높았다.연구의 한계와 향후 과제이번 연구는 단일 병원에서 수행해 표본 다양성이 적고, 주로 백인 환자이며, 음주량을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해 정확도에 한계가 있으며,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지 않았다는 점 등의 한계가 있다.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인종과 연령층을 포함한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음주 수준이 뇌혈관 노화, 치매, 허혈성 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을 더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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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10명 중 7명 근시… 하루 2시간 햇빛이 ‘눈 건강 백신’”

    우리나라 청소년의 근시(近視)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74.9%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7명 이상이 안경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단순히 안 보이는 문제를 넘어,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기에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 40년 만에 시력 이상 6배 증가대한안과학회는 6일 ‘2025 눈의 날 팩트시트’를 발표하며 “근시는 조기 진단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번 팩트시트(핵심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의 시력 이상(최소 한쪽 눈 교정 전 시력 0.7 이하) 비율은 30.8%, 초등학교 4학년 53.6%, 중학교 1학년 64.8%, 고등학교 1학년은 74.8%에 달했다.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40여년 전 9%, 30여년 전 25%, 20여년 전 47%, 10여년 전 48%, 2024년 57%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교육부 학교건강감사 표본조사) 고도근시(-6.0디옵터 이상) 비율도 5~18세 청소년의 6.9%로 보고됐다.(2016~17 국민건강 영양조사)■ 근시는 왜 생길까근시는 눈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못하고 그 앞쪽에 초점이 형성되는 시력 이상이다.이는 눈의 길이(안축장)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력이 과도하게 강해질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해 먼 곳이 흐릿하게 보이고, 조절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안구 성장으로 인해 고도근시로 진행될 수 있다.■ 방치하면 망막박리·녹내장 위험 급증근시, 특히 고도근시는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근시 환자는 일반인보다 망막박리 위험이 약 8배 높다. 고도근시 환자는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녹내장 위험이 최대 4.6배,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는 백내장 발생 위험이 최대 5.5배 높아진다.대한안과학회 유정권 기획이사(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는 단순한 굴절 이상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라며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 30cm 거리 유지근시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다.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책을 가까이 보는 습관, 부족한 야외활동이 대표적이다.전문가들은 하루 2시간 이상 햇빛을 쬐는 야외활동을 권장한다.햇빛은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 길이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또한 독서 시 책과 눈 사이는 30~35cm, 컴퓨터 화면은 50c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45분 이상 연속 근거리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안저검사로 진행 차단근시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학회는 6세 이상 어린이·청소년은 매년 1회, 성인(40세 이상)은 최소 연 1회 이상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눈 내부를 촬영하는 안저검사는 망막, 시신경, 맥락막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근시는 개인의 시력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실명률을 좌우할 공중보건 과제”라며 “조기에 시력을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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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헐적 단식, 총칼로리 안 줄이면 건강 개선 효과 無”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간헐적 단식 가운데 시간제한 식사 (Time-Restricted Eating·TR)은 하루 동안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10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최소 14시간 이상 단식하는 식사법이다. 하루 8시간만 먹고 16시간을 공복으로 유지하는 ‘16:8’ 방식이 대표적이다.다이어트와 혈당 개선,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많은 사람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하지만 먹는 양을 줄이지 않고 식사 시간만 제한한다면 기대만큼의 신진대사·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연구진 “섭취 열량 같다면 대사 지표 변화 없어”독일 인간영양연구소(DIfE)와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Charité - Universitätsmedizin Berlin)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총 섭취 칼로리가 동일한(isocaloric) 조건에서 식사 시간을 제한해도 인슐린 감수성이나 혈당, 혈중 지질 등 대사 건강 지표에는 변화가 없었다”라고 밝혔다.이 연구는 ‘크로노패스트(ChronoFast) 연구’의 일환으로, 비만 또는 과체중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식사하는 조기 식사 제한(eTRE) 그룹과,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 식사하는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으로 나뉘어각각 2주간 실험을 진행했다.식사 시간만 다를 뿐, 총칼로리와 영양 구성은 동일하게 유지했다. 즉 ‘하루 세 끼를 일정 시간대에 먹을 때’와, ‘같은 양을 8시간 안에 몰아서 먹을 때’의 차이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주요 결과: 생체 리듬은 바뀌지만 대사 건강은 그대로실험 결과, 체중은 조기 식사 제한(eTRE) 그룹에서 평균 1.08㎏,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에서 0.44㎏ 감소했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인슐린 감수성, 혈당, 중성지방, 염증 지표 등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또한 후기 식사 제한(lTRE) 그룹에서는 체내 생체시계(circadian clock) 가 평균 40분 정도 늦춰졌고, 그로 인해 참가자들의 취침·기상 시간도 약 15분가량 뒤로 밀리는 등 생체 리듬 변화가 확인됐다.샤리테 의대 교수이자 DIfE 분자대사·정밀영양학과장인 올가 라미히(Olga Ramich)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간헐적 단식이 혈당이나 지방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것은 대부분 식사 시간제한과 함께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줄어든’ 경우였다”라며 “이번 연구처럼 칼로리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는 대사적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의 배경: ‘간헐적 단식’ 효과 논란그동안 동물 실험에서는 식사 시간제한이 체중 증가를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서도 혈당, 중성지방, 혈압이 개선되고 체지방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이런 연구들은 대부분 총칼로리 섭취량을 정확히 통제하지 않았거나, 참가자들의 식사·수면·활동량 변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즉, 식사 시간을 줄이면서 ‘먹는 양도 줄어든 것’이 실제 효과의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이번 크로노패스트 연구는 이러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의 섭취 칼로리·영양소·활동량을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실험을 설계했다.■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라미히 교수는 “간헐적 단식의 건강 효과가 식사 시간 자체보다는 총 섭취 칼로리 감소에서 비롯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에서 보고된 긍정적 효과는 음식 섭취 시간을 제한한 것보다는 섭취 열량 감소나 체중 감량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라미히 교수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더라도, 단순히 시간을 조절하기보다는 총열량과 영양 균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시사점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무의미하다”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체중 감량, 대사 및 심혈관 건강 개선 등의 효과를 보려면 단순히 식사 시간만을 조절하는 것보다 ‘총열량 관리’와 ‘균형 잡힌 식사’가 더 중요하다는 점 시사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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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아 법랑질, 한 번 닳으면 끝? “재생 기술 개발…내년 제품화 목표”

    손상된 치아 법랑질을 재생하고, 건강한 법랑질을 강화하며, 잠재적 충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생체모사 소재가 개발돼 내년 시판을 목표로 제품 개발이 진행 되고 있다.영국 노팅엄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 약학대학과 화학·환경공학과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단백질 기반 젤은 현재 치과에서 불소 도포 치료를 하는 방식처럼 간단히 치아 표면에 바를 수 있는 형태다. 그러나 이 젤은 불소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유아기에 법랑질이 형성될 때 이를 유도하는 천연 단백질의 핵심 기능을 모방하여 작용한다.에나멜질이라고도 부르는 법랑질은 치아 맨 바깥층의 하얀색을 띠는 부분으로, 단단한 물성을 가져 치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대학 측이 밝힌 작동 원리는 이렇다.젤을 바르면 치아 표면에 얇고 견고한 층이 형성되며, 치아 속 미세한 틈과 균열을 채워 넣는다. 이후 이 층은 ‘에피택셜 광물화’(epitaxial mineralization)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타액 속 칼슘과 인산 이온을 흡수하여 새로운 광물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지지대(scaffold)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새롭게 형성된 광물은 기존 치아조직에 통합되어 자연 치아 법랑질의 구조와 물성을 회복하게 된다.또한 이 신소재는 노출된 상아질(dentin) 표면에도 적용할 수 있어, 상아질 위에 법랑질 유사 층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치아 과민증 완화나 보철물의 접착력 강화 등 다양한 치과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7억 명이 충치를 포함해 여러 구강 질환을 앓고 있는데, 법랑질 퇴화가 주요 원인이다. 감염, 과민성 증가, 치아 상실 등 주요 치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당뇨병·심혈관 질환과 같은 더 심각한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 법랑질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까지 효과적으로 법랑질을 다시 자라게 하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존 불소 바니시나 재광화(석회화 물질이 치아에 쌓여서 이전에 녹은 부분을 메우는 현상) 용액 등은 단지 증상 완화에 그친다.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의 제1 저자이자 약학대학 연구원인 압샤르 하산(Abshar Hasan) 박사는 “법랑질은 물리적, 화학적, 열적 자극으로부터 치아를 평생 보호하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라며 “우리가 개발한 소재는 손상된 법랑질이나 노출된 상아질에 적용했을 때, 법랑질 결정이 질서정연하게 성장하도록 유도해 자연 상태의 법랑질 구조를 회복시킨다”라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칫솔질, 씹기, 산성 음식 섭취 등 실제 구강 환경을 모사한 조건에서 재생된 조직의 기계적 강도를 시험한 결과, 새로 형성된 법랑질이 건강한 법랑질과 거의 같게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다(Alvaro Mata) 약학대학 생체공학·생체재료학과 교수는 “이 기술은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를 고려해 설계된 안전하고 빠르며 확장할 수 있는 기술로서 다양한 제품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법랑질 손실이나 상아질 노출로 고통받는 모든 연령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연구진은 현재 한 바이오 기업과 협업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내년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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