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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적’ 이란과의 일전을 앞둔 신태용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조기 소집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까. 9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수원과 제주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신 감독은 “만약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조기 소집을) 도와준다면 감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기 소집이 이뤄져도 K리그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뽑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협조가 이뤄지면 K리그 선수들에게 문은 더 열려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 대표팀은 경기 3, 4일 전에 소집되지만 이보다 일주일 전에 조기 소집이 이뤄지면 신 감독은 이란전에 대비해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세트피스 전술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다. 당초 신 감독은 다음 달 2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28일 소집할 계획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존 일정보다 일주일 빠르게 소집을 하게 되면 대표팀 명단 발표도 14일로 조정된다”고 말했다. 조기 소집 성사를 위해서는 K리그 구단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조기 소집 시에는 다음 달 26, 27일 예정된 K리그 경기의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협회가 조기 소집을 요청하면 이사회 또는 구단 대표자 회의를 통해 일정 변경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인 서정원 수원 감독이 “(조기 소집과 관련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도울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K리그 관계자들도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당면 과제에 협조할 분위기다. 다만 조기 소집이 불가능한 해외파가 절반이 넘으면 굳이 빨리 소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빠르고 쉼 없는 스케이트, 엄청난 활동량으로 모든 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하라.’ 2014년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백지선 감독(50)은 선수들에게 건넨 시스템북에서 팀 정체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강한 체력이 필수인 백 감독의 전술을 수행하기 위해 선수들은 요즘 11주에 걸친 ‘지옥 체력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6일 오전 10시 서울 태릉선수촌의 체력단련장인 월계관. 아침 식사를 마친 선수들에게 ‘지옥문’이 열렸다. 5월 1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체력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 선수 27명(귀화 선수 제외)은 이달 3일 태릉선수촌으로 훈련 장소를 옮겼다. 웨이트트레이닝이 시작되자 월계관에는 신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100kg에 달하는 바벨을 들어올리거나, 스쾃을 하는 선수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트레이닝복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훈련에 집중하던 선수들은 동료가 힘든 기색을 보이면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잘하고 있다”고 외치며 서로 독려했다. 베테랑 선수도 열외는 없다. 훈련 도중 바나나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던 김기성(32)은 “하루 훈련이 세 타임이나 돼서 힘들다. 잘 버텨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해 퍽을 빼앗은 뒤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하는 ‘벌떼 하키’를 추구한다. 백 감독 부임 전만 해도 대표팀은 지상에서 전문적인 체력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이 부족했다. 이에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박용수 코치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5년 미국 트레이닝 전문업체 ‘엑소스(EXOS)’의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필요한 근력과 순발력을 기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들은 올해로 3년째인 체력 훈련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진강호 대표팀 트레이너는 “매년 훈련 시작 전에 체력을 측정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근력 등 출발점(훈련 시작 시 측정량)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한국이 2위로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승격을 이뤄낸 것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김상욱(29)은 “우리보다 체격이 큰 서양 선수들을 3피리어드까지 괴롭힐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1년 전 벤치프레스(100kg)를 전혀 들어올리지 못했던 그는 11주 훈련이 끝났을 때 8회를 들어올리는 등 상체 근력이 크게 향상됐다. 조민호(30)는 ‘체력 훈련 모범생’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체력 훈련을 거치며 벤치프레스 횟수가 10회 늘었고, 하체 파워를 측정하는 수직 점프도 12.8cm 증가했다. 1시간 반에 걸친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오후에는 핸드볼 경기장에서 체력 훈련을 이어갔다. 4kg짜리 메디신볼을 반복적으로 던지는 훈련과 셔틀런(왕복달리기)의 일종인 왕복 훈련을 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이날 선수들은 1분 안에 10m, 20m, 30m를 순차적으로 전력 질주한 뒤에 걸어서 돌아오는 훈련을 5세트 반복했다. 선수들은 1세트를 마칠 때마다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표치를 완수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고통이라도 참아내겠다는 각오다.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뒤부터 빙상 훈련(약 1시간)도 병행하고 있다. 지상 체력 훈련을 실시한 지 7주 만에 얼음판에 서는 것이다. 하루 두 차례 체력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이지만 빙판에 들어설 때는 웃음을 되찾았다. 이날 선수들은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해 슈팅 훈련과 미니 게임을 했다. 조민호는 “오랜만에 빙상 훈련을 하다보니 넘어지는 선수들도 있었다”면서 “지상 체력 훈련보다는 빙상 훈련이 재밌는 것 같다. 땅보다 얼음 위가 편하다”며 웃었다. 백 감독은 올해 체력 훈련에 앞서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성과(1부 리그 승격)를 기적이라고 한다. 우리가 흘린 땀과 노력, 결과에 대한 믿음을 이어간다면 올림픽에서 더 큰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백지선호’는 평창 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꿈꾸며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 체력을 다진 대표팀은 28일부터 해외 전지훈련(러시아, 체코)에 들어간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정성규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4일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유소연 선수(27) 아버지가 서울시에 2001년부터 16년간 내지 않던 지방세 3억1600만 원 등을 완납한 사실이 알려졌다. 4월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유 선수 아버지 집을 수색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당시 지방세 1000만 원 이상 체납자 가운데 고가의 대형주택 거주자와 해외 출입국이 잦은 사람 등을 대상으로 가택수색을 벌였다. 값비싼 집에 살고 있는 유 선수 아버지도 대상이었다. 38세금징수과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드러난 사례다. 38세금징수과의 38은 ‘모든 국민은 납세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38조에서 따왔다. 이 과의 사무실 벽에는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는 큼직한 글귀가 붙어 있다. 38세금징수과는 지난해 7월 방영된 OCN 드라마 ‘38 사기동대’로 명성을 얻었다. 세금 징수 공무원 백성일 과장(마동석)과 사기꾼 양정도(서인국)가 합심해 고액 체납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쳐 세금을 받아낸다는 이야기다. 바로 이 과를 모델로 했다. 38세금징수과는 지난달 미국까지 진출했다. 베테랑 직원 두 명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로 파견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체납자 575명을 찾아 나섰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재외국민등록을 신고한 체납자 28명의 거주 정보를 확보했다. A 씨는 한국의 재산을 정리한 뒤 취득세 6000만 원을 내지 않고 이민을 왔다. B 씨 역시 10년 전 부동산을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 5000만 원을 미납하고 바다를 건넜다. 이들 체납자 가운데는 세금 체납 사실을 모른 경우도 있었다. 또 미국에 오면 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물론 한국 공무원이 미국에서 가택수색을 할 순 없었다. 그러나 체납자에게 경각심을 주고 홍보효과를 높이기에는 충분했다고 보고 있다. 자신들이 체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앞으로 고국을 드나들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고지했기 때문이다. 38세금징수과가 세금을 낼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각인시켰다는 얘기다.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납세의무가 소멸되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서울시는 2011년 법무부 출입국 관리시스템과 연계해 ‘고액 체납자 출입국 자동 확인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액 체납자의 출입국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해외로 이주한 고액 체납자가 입국하면 즉각 출국금지된다. 영주권자면 6개월간, 시민권자는 3개월간 출국금지를 시킬 수 있다. 영원히 한국에 오지 않을 작정이 아니라면 포위망은 점점 더 좁혀지는 셈이다. 김태수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서울시와 자치구의 지방세 체납자는 65만 명에 달한다. 38세금징수과 직원 1명이 담당하는 체납자는 약 1600명. 현실적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체납자들은 별장의 아궁이나 골프장 클럽하우스 금고, 유령 해외법인 등에 재산을 숨길 만큼 지능적이다. 시민 제보가 절실하다. 서울시 은닉재산시민제보센터에 고액 체납자 관련 제보를 하면 나중에 징수한 세금에 따라 최대 1억 원까지 포상금을 받는다.● 유소연 “부친 욕설 문자 사과” 한편 5일 유 선수는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해 “많은 분들의 응원과 사랑을 받는 스포츠 선수로서 아버지의 일로 많은 분들께 큰 노여움과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유 선수의 아버지가 지방세를 완납한 뒤 담당 38세금징수과 조사관에게 욕설 섞인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한 사과였다.노지현 isityou@donga.com·정윤철 기자}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스폰서사인 국제특송기업 DHL 코리아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한 새로운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DHL 코리아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 한라그룹 본사에서 새로운 내용의 후원 계약 체결식을 갖고, 기존 파트너십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합의했다”고 5일 밝혔다. 2015년 7월 협회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후 항공 및 통관 서비스 등 대표팀의 해외 원정과 관련된 물류 서비스를 지원해왔던 DHL 코리아는 기존의 특송 서비스에 더해 훈련 기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협회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유소년 체험 교실 등 아이스하키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DHL 코리아는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를 묵묵히 후원해온 지원군이다. 2015년 10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로아이스하키챌린지에 출전하는 남자 대표팀의 장비 배송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 DHL 코리아는 2016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등 총 9차례에 걸쳐 유럽 원정에 나서는 각급 대표팀의 화물(총중량 16톤)을 운송했다. DHL코리아는 2015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카자흐스탄과의 친선 경기를 포함해 총 5차례에 걸쳐 국내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를 대상으로 고객 초청 행사를 개최해 국내 아이스하키 인기 몰이와 저변 확산에 공헌했다, 한병구 DHL 코리아 대표는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전방위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해외 원정이 잦고 화물이 많은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을 고려할 때 DHL과의 파트너십 강화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눈높이 리더십’ 신태용 감독(47)이 한국 축구를 위기에서 구해낼 소방수로 낙점됐다. 대한축구협회는 4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신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호곤 협회 기술위원장은 신 감독의 선임 배경으로 ‘소통 능력’을 꼽았다. ‘슈틸리케호’의 문제로 선수와 지도자 간의 소통 부족을 꼽은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은 활발한 소통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단기간에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응집력을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탁으로 신 감독은 ‘세 번째 대표팀 소방수’가 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강) 땐 전임 감독이 위독해 팀을 맡았고,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16강) 때는 전임 감독이 아시아 대회에서 성적을 내지 못하고 흔들리자 부름을 받았다. 이번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이 부진하자 축구협회가 ‘불통’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 그를 다시 선택한 것이다. 신 감독의 계약 기간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협회는 A조 2위로 본선 직행(각조 1, 2위) 티켓 확보가 불투명한 한국(승점 13)이 최종예선을 3위로 마쳐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더라도 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현재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 한국의 승점 차는 1이다. 대표팀은 8월 31일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열세인 이란(1위)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이란전 승리를 위해서는 평가전과 최종예선에서의 잇따른 부진으로 침체된 선수들의 분위기를 바꾸고, 자신감을 끌어올릴 지도자가 필요하다. 신 감독은 자신의 지도 철학에 대해 “언제나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대화와 스킨십을 통해 선수의 심리를 파악해 팀 운용에 활용한다. 리우 올림픽 때는 선수들과 함께 사우나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등 ‘동네 형님’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선수들은 “신 감독님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선수들을 지도할 때는 ‘아빠’ 같은 모습으로 다가섰다. 그는 축구 선수인 큰아들 신재원(19)에게 20세 이하 선수들의 문화 등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러한 신 감독의 노력 덕분에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등 개성이 강한 선수들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자유로운 행동을 허용해 주는 대신 그라운드 위에서 그런 자유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뛰어달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대표팀 후보군에 속한 다양한 선수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표팀은 각각 팔과 무릎을 다친 손흥민(25·토트넘)과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이란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팀의 핵심인 두 선수가 빠질 경우에 대비한 선수 등 새 대표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후보군 선정 작업을 빠르게 완료해야 한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해 대표팀 코치를 맡은 경험이 있다. 또한 올림픽 대표팀 등을 이끌면서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을 실전에 활용했다. 카타르전(6월 14일)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던 황희찬(21·잘츠부르크)과 이창민(23·제주) 등은 신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했던 선수들이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이 여러 대표팀을 맡으면서 지속적으로 현장 감각을 유지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공격적 축구를 중시하며 다양한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하지만 신 감독이 맡았던 대표팀은 화려한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고, 포메이션의 잦은 변화가 조직력 약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8강전에서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골을 내줘 0-1로 무릎을 꿇었고,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는 공격적 전형을 사용했다가 포르투갈에 1-3으로 패했다. 김 위원장은 “두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은 신 감독이 지도자로서 더 강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 감독도 수비 약점을 알기 때문에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신 감독이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최종예선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하늘을 바라보며 불끈 쥔 그의 오른손에는 한글로 ‘아빠’라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또 오른손 검지에는 ‘네가 꿈꾸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한 아버지의 말을 잊지 않기 위해 ‘just be’라는 문구의 문신을 새겼다. 눈가가 촉촉해진 그는 “아버지가 힘을 줬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마지막 퍼트를 할 때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면서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아버지가 우승 장면을 보게 해주세요’라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골프장(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재미교포 대니엘 강(25·미국)은 우승의 기쁨을 2013년 암으로 작고한 아버지 강계성 씨에게 바쳤다.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12세때 골프에 입문했다. 대니엘 강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지난해 챔피언 브룩 헨더슨(12언더파·캐나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2년 L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138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합치면 144번째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우승 상금은 52만5000달러(약 6억 원). 최종 4라운드 10번홀에서 보기를 하며 주춤했던 그는 11∼14번홀 4연속 버디를 낚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8번홀(파5)을 남기고 헨더슨과 공동 선두였던 그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대니엘 강에 앞서 먼저 홀아웃한 헨더슨은 18번홀에서 약 8m짜리 이글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 버디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대니엘 강은 “마지막 홀에서 투온을 했을 때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0대 때인 2010, 2011년 연속으로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낸 그이지만 프로 데뷔 후에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마추어 시절 자신의 캐디를 맡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도 겪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손목에 붕대를 감고 출전했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대니엘 강은 2015년 ANA 인스피레이션 대회 당시 식사를 하다 식당에 있던 몇몇 남성에게 우발적인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거듭된 시련 속에서도 대니엘 강은 가슴속에 묻어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지금은 아버지와 떨어져 있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매일 느끼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이번 주에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한글로 적었어요. 생전에 아버지는 내게 ‘나를 믿어’라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오늘 아침에는 반대로 내가 아버지에게 ‘나를 믿어요. 내가 해낼게요’라고 속삭였어요.” 마지막 라운드 한때 공동 선두였던 최운정(27·볼빅)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3위로 마친 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환갑을 바라보는 아버지 최지연 씨(58)가 캐디를 한 최운정은 경기를 마친 뒤 동반 플레이를 펼친 대니엘 강에게 “축하해”라고 말하며 포옹을 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해외 리그에서 뛰다 국내 무대로 돌아온 선수들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능 미드필더’ 이명주(27)를 영입한 FC서울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클래식 챔피언 서울은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에 빠지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경기 조율 능력과 득점력을 갖춘 이명주는 서울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명주는 2012년 포항에서 K리그에 데뷔했는데 당시 사령탑이 현재 서울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다. 황 감독과 이명주는 두 차례 축구협회(FA)컵 우승 등을 달성했다. 포항에서 뛸 당시 이명주는 K리그 80경기에 출전해 17골 19도움을 기록했다. 포항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14년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으로 이적했던 이명주는 3년 만에 K리그로 복귀했다. 황 감독은 “기복이 없는 이명주가 팀에 합류해 기쁘다. 그를 공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명주는 다음 달 2일 클래식 선두 전북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다가 3위로 떨어진 제주는 미드필더 윤빛가람(27)의 영입으로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제주에서 뛰다가 2015년 12월 옌볜FC(중국)로 이적한 그는 임대 형식으로 친정팀에 복귀했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옌볜에서 25경기에 출전해 8골을 터뜨리는 등 골 감각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그는 “과거에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 제주에 많이 남아 있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는 다음 달 2일 전남(9위)과 방문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클래식 경기부터 비디오 판독 판정을 도입한다. 당초 연맹은 다음 달 22일부터 비디오 판독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전반기에 오심 논란이 계속되면서 도입 시기를 조금 앞당겼다. 비디오 판독은 득점 상황, 페널티킥 판정, 레드카드에 따른 퇴장, 징계 조치 오류 등 4가지 경우에만 적용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27·사진)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진행하는 ‘7전8기 가족의 기적 만들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바보의나눔은 29일 “2010년부터 홍보대사를 맡아온 김연아가 캠페인 홍보 포스터와 영상 촬영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은 중증·희귀난치성 질환 환아와 가족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바보의나눔은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이어가려 2010년 설립된 전문모금기관이다. 바보의나눔 관계자는 “중증·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의 가족들이 장기 입원 등에 따른 비용 문제로 치료를 중단하는 위기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금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의 ‘슛도사’ 스테픈 커리(29·골든스테이트·사진)가 필드 위에서 ‘샷도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는 29일 “커리가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서 열리는 엘리 메이 클래식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고 밝혔다. 2016∼2017시즌 NBA에서 경기당 3점 슛 성공 개수 1위(4.1개)를 기록하는 등 정확한 슛이 장기인 커리는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12월호 표지모델로 커리를 선정했던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고교 시절 3년 동안 골프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커리의 베스트 스코어는 67타다. 커리는 지난달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은퇴 후 골프 선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커리는 “웹닷컴 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창피한 경기가 되지 않도록 페어웨이를 잘 지키면서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웹닷컴 투어에 따르면 그동안 야구 등 다른 종목 선수 23명이 2부 투어 정규대회에 출전했지만 컷을 통과한 선수는 없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북이 ‘라이언 킹’ 이동국(38)의 활약을 앞세워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전북은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방문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전북의 승리를 이끈 선수는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이었다. 전날까지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10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8경기는 교체 투입됐다. 마지막 선발 출전은 5월 6일 대구전이었다. 전성기에 비해 체력이 떨어진 탓에 매 경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동국이지만 노련미를 바탕으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반 5분 이동국은 상대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발로 트래핑한 뒤 동료에게 패스하는 것처럼 속임 동작을 했다. 이 때문에 포항 수비수들은 이동국을 향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했고, 슈팅 공간을 확보한 이동국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전반 23분에는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히 성공시켰다. 시즌 2, 3호 골을 터뜨린 이동국은 자신이 보유한 K리그 통산 개인 최다 골 기록을 195골로 늘렸다. 전북은 후반 11분 포항 손준호에게 골을 내줬지만 후반 37분 에두가 승리를 확정 짓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10승(5무 2패) 고지에 올라선 전북(승점 35)은 선두를 질주했다. 한편 수원은 1골 2도움을 기록한 염기훈의 활약에 힘입어 대구를 3-0으로 꺾었다. 염기훈은 수원에서만 70도움을 기록해 단일클럽 개인 최다 도움 1위에 올랐다. FC서울과 전남, 강원과 광주는 2-2로 비겼다. 제주와 인천은 1-1로, 울산과 상주는 0-0으로 비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는 자신이 왜 남들보다 앞서 뛰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1947년 4월 19일 낯선 미국의 유서 깊은 도시 보스턴 땅을 밟은 서윤복의 심장은 뛰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이겨서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내 사명일 것 같았다. 물론 내 이름이 드러나 나쁠 것도 없었다. 나라 없는 설움도 크지만 나라가 있어도 알려져 있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후일 한 잡지에서 회고했듯이 ‘이겨서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던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서윤복 전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2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지기도 전인 당시 시민들과 미군정청 직원들의 모금을 통해 어렵게 여비를 마련해 출전했다. 군용기와 여객기를 갈아타며 5일 만에 어렵게 현지에 도착했다. 엄격한 스승이었던 고 손기정(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 당시 그의 감독이었다. 손기정의 신발을 빌려 신고 출전한 그는 레이스 도중 개가 달려들어 넘어졌으면서도 2시간 25분 39초의 당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7년 시작한 세계 최고(最古)의 대회다. 그는 이 대회 최초의 동양인 우승자였다.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고인이 처음이다. “한국의 완전 독립을 염원하는 동포들에게 이 승리를 선물로 바친다”는 것이 그의 우승 소감이었다. 동남아와 일본 등을 거치는 화물선을 얻어 타고 출항 18일 만에 인천항에 도착한 그는 큰 환영을 받았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모금을 통해 환영회를 열었고 민족지도자 김구 선생은 ‘족패천하(足覇天下·발로 천하를 제패하다)’라는 휘호를 써줬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늘어선 인파 속에 ‘뚜껑 없는 차’를 타고 환영을 받았다. 그는 보스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농부들을 만났을 때였다고 했다. 오랫동안 남의집살이를 하며 나라 없는 백성이라고 무시받았던 그들이 그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그때 잡았던 그 농민들 손의 감촉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듯 뜨거운 민족애는 그를 한평생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다. 고인은 1923년 서울에서 출생해 숭문고와 고려대 상대를 졸업했다. 고려대 재학 중 교내 대회에서 우승했던 고인은 학업에 전념할 생각으로 육상부의 입단 제의를 고사했지만 선배들의 권유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936년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 전국 방방곡곡에 마라톤 바람이 불었던 것도 고인이 마라토너의 꿈을 꾸게 한 계기였다. 그는 생전 “손기정 씨처럼 되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인들이 입던 헌옷을 입고 동대문에서 구한 헌 스파이크 운동화 밑창의 징을 빼고 리어카 바퀴의 고무를 잘라 덧댄 신발을 신고 뛰었다. 그는 1948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환경은 열악했다. 고인이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의 쾌거를 기려 ‘마라톤 제패송’을 제작해 배포했던 동아일보는 서윤복 등 런던 올림픽 마라톤 참가자들을 위해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마라톤 제패송 가사를 공모할 때는 전국에서 170편이 응모했다. 서윤복의 런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동아일보 직원들도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고인은 대한육상연맹 이사, 전무, 부회장 등을 거치며 40여 년간 한국 육상을 위해 봉사했다. 1961년부터 17년 동안 서울시립운동장장, 1978년부터 4년 동안 대한체육회 이사로 전국체전위원장직을 수행했다. 국민훈장 동백장, 체육훈장 거상장, 문화포장 등을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2013년 그를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했다. 이날 빈소에는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함기용 전 대한육상연맹 부회장(87),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2), 양재성 대한육상연맹 고문(80) 등 많은 육상·체육 관계자들이 찾았다. 함 전 부회장은 “손기정 선배가 베를린에서 우승했을 때는 우리 민족이 일제하에서 같이 울었어. 서윤복 선배가 보스턴에서 우승했을 때는 해방된 민족으로서 울고 웃었지. 위대한 스포츠의 별이었지”라고 말했다. 그는 “서 선배는 그만큼 국가를 믿었고 투철한 국가관이 있었어. 그래서 우승한 거야”라고 말했다. 양 고문은 “고인은 생전에 마라톤 재건을 위해 신경을 엄청 쓰셨어. 한국 마라톤은 항상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 본인도 제패를 했었고. 그런데 마라톤이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며 걱정을 하셨어. 그래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국내에 출전시키라고 했었지”라고 말했다. 한국 마라톤이 다시 한 번 영광을 누리기를 소망했던 마라톤의 거목은 94년에 걸친 인생 레이스를 마쳤다. 유족으로는 부인 용영자 씨와 1남 2녀가 있다. 장례는 대한체육회장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9시. 02-3010-2292이승건 why@donga.com·정윤철 기자}

“클럽과 대표팀에서의 성적과 경험, 전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소통 능력이다. 대표팀 감독은 많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맡을 김호곤 신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66)이 새 감독의 조건으로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협회는 26일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의 후임으로 김호곤 협회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8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2년에는 프로축구 K리그 울산 감독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다. 협회의 선임 발표 뒤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김 위원장은 “대표팀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기술위원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난관을 잘 돌파할 수 있는 감독을 뽑겠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위인 한국(승점 13)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1에 불과하다. 한국은 본선 직행 티켓(각 조 1, 2위) 확보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용수 전 위원장은 사퇴하면서 월드컵 최종예선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 등 차기 대표팀 감독의 조건을 거론했다. 이로 인해 몇몇 국내 지도자가 하마평에 올랐었다. 김 위원장은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과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 등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지도자들에 대해 “모두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은 열려 있다. 백지 상태에서 선임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베테랑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꼭 경험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감독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백지 상태에서 감독 후보 선정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김 위원장이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 최종예선의 다음 고비인 9차전 이란전(8월 31일)까지 준비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 감독은 찾기 힘들다.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국내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 신임 기술위원들을 선정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새 감독 선임을 논의할 기술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44분. 수원에 2-3으로 밀려 패색이 짙던 강원의 임찬울이 상대 문전으로 강한 크로스를 올렸다. 수원의 조원희가 크로스를 걷어내기 위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볼은 조원희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수원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고개를 숙였고, 행운의 동점골을 얻은 최윤겸 강원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원과 강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수원은 조나탄이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수원은 전반 26분 강원 이근호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곽광선(전반 29분)과 유주안(전반 44분)이 골을 터뜨려 전반을 3-1로 앞섰다. 강원은 후반 32분 이근호의 두 번째 골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수원은 경기 막판까지 육탄 방어를 펼치며 강원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조원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리를 놓쳤다. 서 감독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경기가 잘 흘러갔는데 마지막에 비겨서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에 최 감독은 “비겼지만 이겼다는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은 4위, 수원은 6위를 기록했다. 6·25전쟁 67주년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상주의 경기에서는 2015년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부상한 김정원 하재헌 중사가 시축을 했다. 상주(8위)는 서울(7위)을 2-1로 꺾었다. 전북(1위)은 대구(10위)와 2-2로 비겼다. 전날 열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기에서는 김종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이 성남과 1-1로 비겨 18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 6무)을 이어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분산 개최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단일팀 구성과 올림픽 개막식 동시 입장 제안에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과 올림픽 기간 동안의 북한 마식령 스키장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경우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북한은 출전권이 없다. 출전권이 없는 북한 선수들을 포함시켜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승인과 출전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2014년 세라 머리 감독(29·캐나다) 부임 이후 올림픽 본선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려온 일부 한국 선수의 출전이 좌절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지금까지 평창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준비를 해왔는데 북한 선수의 합류로 인해 짐을 싼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23명의 엔트리를 확대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IIHF가 출전국들 간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승인에 난색을 표할 수 있다. 단일팀 구성이 팀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한때 세계 13위까지 올랐던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현재 25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4월 강릉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맞대결에도 한국(세계 22위)이 북한을 3-0으로 꺾었다. 단일팀을 만들 경우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장소 선정 문제 등으로 인해 팀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무산될 경우 남북이 개막식에 동시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종목이 있어야 한다. 올림픽 출전을 기대할 만한 북한 선수는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렴대옥-김주식 조(세계 29위) 정도다. 3월 핀란드에서 열린 피겨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위에 그쳐 평창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한 이들은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출전권 획득에 재도전한다. 한국도 페어 종목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서 나란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단일팀 구성이 결정되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출전권 1장의 반납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란이 일고 있다. 관계자들은 “올림픽 경기를 치르려면 사전에 국제스키연맹(FIS)의 시설 공인을 받아야 하며 테스트 이벤트를 통한 실전 점검도 필수다. 마식령 스키장은 이런 절차가 전혀 없었고 올림픽 개막까지 시간도 촉박해 현실적으로 (분산 개최 장소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분산 개최는 늦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식령 스키장을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실제 분산개최 효과보다는 남북이 협력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체제 선전을 위해 이용하던 대표적인 장소다. 분산 개최로 마식령 스키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종석 기자}
포르투갈이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의 활약에 힘입어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첫 승을 거뒀다.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탈세 혐의로 기소되고, 이적설에 휩싸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호날두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변함없는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그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헤딩슛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승리한 포르투갈(승점 4·1승 1무)은 멕시코(승점 4·1위)에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를 기록했다. 결승골 득점과 함께 경기 내내 화려한 돌파를 선보인 호날두는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호날두는 “우리 팀은 젊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우연히 유럽 챔피언이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개최국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 6개 대륙별선수권 챔피언이 참가해 ‘미니 월드컵’으로 불린다. 포르투갈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8개국은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 상위 2팀이 4강에 진출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자신의 주 종목(50m 권총)이 폐지된 진종오(38·kt)가 혼성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 참가한 진종오는 21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새롭게 도입된 사격 종목인 10m 공기권총 혼성에 출전하고 싶다. 그동안 남자 10m 공기권총에 계속 출전해왔기 때문에 혼성에서도 내가 하던 대로만 하면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 올림픽 종목을 발표했는데 사격은 남자 종목인 50m 권총과 50m 소총복사, 더블 트랩이 폐지되고 10m 공기권총과 10m 공기소총, 트랩이 혼성으로 신설됐다. 이는 국제사격연맹(ISSF)이 IOC가 장려한 올림픽 여성 참가 비율 50%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변경 종목을 선정한 것을 IOC가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동안 진종오는 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경험이 풍부하고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남자 개인전과 혼성 종목의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혼성 종목 국가대표 선발은 국내대회 10m 공기권총 개인전 성적 등을 토대로 남녀 상위 3명씩을 선발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21일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는 241.2점을 기록해 한승우(kt·242.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앞으로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의 연습 비율을 7 대 3 정도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m 권총 연습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 종목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선 여전히 정식 종목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종오가 혼성 종목에 나설 경우 파트너가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진종오는 ‘여자 사격선수 김장미(우리은행)가 파트너로 함께 총을 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말에 “파트너로 언급해줘 고맙다. 아직 혼성 종목을 연습해 보지 않아 어떤 파트너가 좋은지 가이드라인을 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혼성이어도 내 몫만 철저히 해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밝게 웃으며 포부를 밝힌 진종오지만 50m 권총 종목 폐지에 대한 심경을 밝힐 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는 “월드컵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함께 폐지 움직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완장을 차기도 했었다”며 “우리가 괘씸했는지…. (IOC가) 폐지 시기를 앞당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는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이 50m 종목에 강세를 보인 것이 폐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2024년 올림픽 때는 50m 권총 종목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올림픽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이적설에 휩싸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붙잡기에 나섰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사진)은 20일 “호날두의 이적설은 언론을 통해 들었다. 최근 호날두를 만나지 못해 이적설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날두는 우리 팀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탈세 혐의 등) 자신을 둘러싼 상황 때문에 화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호날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하고 있다. 레알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끝나는 대로 호날두를 만나 잔류를 설득할 예정이다. 페레스 회장은 “호날두는 여전히 레알과 계약이 돼 있는 선수다. 그는 우리 팀에 매우 중요한 선수이며 영향력도 크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과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는 직접 호날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팀에 남아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레알에서 뛰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호날두는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470만 유로(약 186억 원)를 탈세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 포르투갈 언론은 “호날두는 자신이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 그는 자신이 스페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날두는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뜻을 구단과 팀 동료들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호날두가 레알이 자신의 법정 싸움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날두가 레알을 떠날 경우 차기 행선지에 대한 다양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호날두가 친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나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 슈퍼리그 팀들도 호날두의 영입을 꿈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레스 회장은 “아직 호날두를 영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팀은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명 킬러웨일즈가 국내 아이스하키 팀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령탑 출신 감독을 영입했다. 대명은 19일 “NHL 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케빈 콘스탄틴 감독(59·미국·사진)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라고 밝혔다. 콘스탄틴 감독은 1985년 미국 주니어 리그에서 지도자로 데뷔했고, 1991년에는 20세 이하 미국 남자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1993년에 새너제이 샤크스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NHL 무대를 밟은 콘스탄틴 감독은 피츠버그 펭귄스(1997∼2000년), 뉴저지 데블스(2001∼2002년) 등을 지휘했다. 대명에 따르면 콘스탄틴 감독의 NHL 통산 승수는 159승이며, 플레이오프 진출 6회를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5년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US오픈에서는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프로 데뷔 초창기에는 미국을 떠나 낯선 유럽과 아프리카를 돌며 ‘향수병’과 싸웠다. 마침내 고국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정상에 선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첫 메이저 정상에 오른 ‘필드의 유목민’ 브룩스 켑카(27·미국)는 “역대 대회 우승자들과 나란히 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놀랍다. 드디어 진정한 영예를 얻었다”며 활짝 웃었다. AP통신은 “힘든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스타덤에 올랐다”고 표현했다. 켑카는 1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골프장(파72)에서 끝난 메이저 대회 제117회 US오픈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둔 그는 역대 최고 상금인 216만 달러(약 24억5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또한 그는 2011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세운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대회 전 세계 랭킹 22위였던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10위까지 올랐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켑카는 유럽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켑카는 PGA투어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쌓고 세계 랭킹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유럽 2부 투어에서 활약한 그는 카자흐스탄, 케냐, 인도에서 열린 마이너 대회에도 참가하며 실력을 키웠다. 일본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한 대회에서 켑카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에이전트에게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4년 유럽 1부 투어 터키항공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탄 그는 초청 선수로 PGA투어에 출전해 상위권에 들기 시작했고 2015년 피닉스오픈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인내 끝에 우승을 차지한 켑카가 18번홀을 떠나는 모습은 바비큐파티를 위해 잔뜩 장을 봐서 나오는 사람처럼 흥분돼 보였다”고 묘사했다.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5위(307.6야드)인 ‘장타자’ 켑카는 이번 대회에서 장타력과 함께 퍼팅의 안정감이 살아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켑카는 브라이언 하먼(미국)과 공동 선두였던 최종 4라운드 13번홀(파3)에서 2.4m짜리 파 퍼팅을 성공시키며 타수를 지킨 뒤 14∼16번홀 연속 줄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켑카는 세계 랭킹 1위로 평소 헬스클럽에서 함께 운동할 만큼 가까운 사이인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의 조언이 승부처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어젯밤 존슨이 전화를 걸어와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오늘 14번홀부터 그 조언을 떠올리며 경기를 펼쳤다”고 고마워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령탑의 무덤’으로 불리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각국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가운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13일)에서 0-2로 패해 경질설에 시달렸던 삼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재신임을 받았다. 이란에 패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은 한국(2위·승점 13)을 제치지 못해 3위에 머물렀다.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본선 직행(각조 1, 2위)을 위해선 사령탑부터 바꿔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는 “바바얀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팀을 이끌 것이다”라며 경질 논란을 잠재웠다. 조 2위 싸움 중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9월 5일 최종예선 최종전(10차전)에서 맞붙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A조 1위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일찌감치 본선 준비에 돌입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평가전 계획 등이 담긴 ‘월드컵 준비 계획안’을 공개했다. 그는 이란축구협회와 함께 ‘8000만 국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심장 박동’이라는 월드컵 슬로건도 선정했다. 한국은 이란과 8월 31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최종예선과 평가전에서의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아온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감독은 교통사고로 구설에 올랐다. B조 일본(승점 17)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이상 승점 16)에 승점 1이 앞선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15일 도쿄에서 차량 접촉 사고를 냈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접촉 사고를 낸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지만 감독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