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에선 외과에 지원하는 의사가 가장 많고 경쟁률도 치열하다. 업무 강도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고된 수술에 따른 보상이 우리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취업정보업체에 따르면 외과 의사의 중위소득(모든 외과 의사를 소득에 따라 줄 세울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은 2015년 기준 35만2220달러(약 4억 원)로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일부 외과 수술의 건강보험 수가를 높였다. 내년에도 수술비를 올릴 계획이지만 큰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건강보험 당기 재정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고 2026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외과 전문대학’이나 ‘외과 전문대학원’을 만들어 의대 정원의 일부를 외과에 할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인기 진료과목을 전공하는 대신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일정 기간을 해당 분야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자는 얘기다. 정부가 이르면 2022년 전북 남원시에 설립할 공공 의학전문대학원의 정원 일부를 비인기 전공에 할당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정부는 공공 의전원 학생 전원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수료하면 10년간 의료 취약지에서 의무 복무하게 할 계획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2007년 소아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 과목의 의사 수가 부족해지자 이들 과목 지원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줬다. 도치기(회木)현은 산부인과 전문의를 목표로 하는 의대생에게 연 300만 엔(약 3048만 원)의 장학금을 주고, 장학금을 받은 기간의 1.5배를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게 했다. 외과 및 흉부외과 지원자 몫의 의대 정원을 따로 두는 게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의무 복무를 마친 의사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 의사의 길을 택해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상욱 아주대병원장은 “인구에 비해 외과 의사의 수가 부족한 지역의 대학병원에 외과 및 흉부외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려주고, 장학금 지원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사실혼 부부도 난임 시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 한해 지원하는 난임 시술 대상을 사실혼 부부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복지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지원 자격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해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는 약 20만 쌍에 이른다. 정부는 2017년 10월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 횟수를 기존 체외수정 4회에서 체외수정 7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로 늘렸다. 지원 대상도 ‘기준 중위소득’ 130% 이하에서 180% 이하로 확대했다. 회당 최대 지원금은 50만 원이다. 하지만 법적 혼인관계가 아닌 경우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경제적 이유로 혼인신고를 못한 저소득층 부부라면 1회 평균 359만 원(신선배아 체외수정 기준)에 이르는 난임 시술 비용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동거 부부에게도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는 프랑스처럼 지원 문턱을 낮추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현행 만 44세 이하인 난임 여성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45세 이상의 난임 여성도 혜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난임 여성들은 갈수록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를 고려해 건강보험 적용 나이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로 나뉜 횟수 제한 칸막이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진료하던 환자의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가족이 고인의 의사자 지정을 신청했다. 1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지난주 서울시에 임 교수의 의사자 지정 신청서를 냈다. 임 교수의 부인은 신경정신의학회에 “남편의 의로운 죽음이 잊히지 않고 의사자로 지정되면 가족, 특히 어린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동료 직원들을 먼저 대피시켜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막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자 지정은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심사위는 복지부에 신청이 접수된 지 90일 이내(휴일 제외)에 의사자 지정 여부를 의결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심사위를 조속히 열어 의사자로 지정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의사자 유족에게는 2018년 기준 2억15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은 의료급여 혜택을 받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는 학비가 면제된다. 한편 신경정신의학회는 의료인의 안전과 정신질환자 관리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국회에는 폭력성이 강한 환자를 보호자가 아닌 법원 판단으로 입원시키는 ‘사법입원제’ 도입 등을 포함해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법안이 33개나 발의돼 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국민 누구나 정신질환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지역사회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응급상황에서 의료인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하반기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응급검사나 처치,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종합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과 한방병원의 2, 3인실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1일 발표했다. 건보 보장 항목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 도입 후에도 지속되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진료 중 건보가 적용되는 항목이 늘어난다. 그동안 기도 확보에 이용하는 후두마스크를 비롯해 응급환자 체온 감시, 혈소판 약물반응 검사, 응급초음파 등 응급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각종 검사와 조치 중 260여 개 항목에 건보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컸다. 7월부터는 이들 항목에 건강보험이 순차적으로 적용돼 응급환자 부담이 줄어든다. 종합병원 이상 2, 3인실에 적용되던 건보 혜택이 7월부터는 중소병원이나 한방병원의 2, 3인실로 확대된다. 복지부는 “약 1만8000개 병상의 환자 부담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5월에는 부비동염(축농증)이나 시신경 등을 검사하기 위한 안면 부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검사, 10월에는 간경화, 간염, 췌장염, 흉부 MRI 검사에 건보가 적용된다. 50만∼70만 원에 달하는 MRI 비용이 20만∼30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암, 심혈관, 뇌혈관질환에만 건보가 적용된다. 전립샘과 자궁 초음파 검사도 7월부터 건보가 적용돼 환자 부담금이 기존 6만∼16만 원에서 2만∼5만 원으로 낮아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 중에 입술이나 입천장이 갈라져 있는 선천적 기형인 구순구개열 치아교정과 한방 추나요법에도 건보가 적용된다”며 “두 치료법의 치료비가 각각 3500만 원에서 1000만 원 내외로, 5만 원에서 2만 원 내외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에는 또 국가폐암검진이 도입돼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약 31만 명이 2년마다 폐암검진을 받게 된다. 검진 비용의 90%를 건보 급여로 지급하기 때문에 검진자는 1만 원만 내면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전체 의료비의 33.3%에 이르는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0.3%이다. 복지부는 취약계층의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7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의 근로소득에서는 20만 원을 추가 공제해 준다. 보호시설에서 나온 아동에게는 다음 달부터 월 30만 원의 자립수당이 지원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올해는 기존 제도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내실화해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캡틴은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봤다. 마을은 최강 빌런(악당) ‘타목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목이 타는’ 타목스는 이번 주 초대형 초미세먼지(PM2.5) 군단을 이끌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은 다름 아닌 당신의 신체다. 캡틴은 결심했다. 더 이상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으리라!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조만간 재개될 타목스의 공격을 무력화하리라!#레벨1 캡틴은 가장 먼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동굴에 은거한 현자를 찾아갔다. 비록 지금은 깊은 내상을 입고 동굴에서 숨어 지내지만 한때 초미세먼지 군단과 온몸으로 맞서 싸운 무림의 고수다. 현자는 캡틴에게 물병을 건넸다. 롤플레잉 게임(RPG)에 자주 나오는 ‘빨간 물약(체력 회복제)’과 달리 투명한 액체였다. 한 모금 들이켠 캡틴은 버럭 화를 냈다. “이건 그냥 물이잖아! 당신 사기꾼이지?” 씩씩대는 캡틴에게 현자가 타이르듯 말했다. “물을 하루에 10컵 이상 마시면 기관지에 들러붙은 초미세먼지를 가래나 소변 형태로 쉽게 배출할 수 있다네. 나도 진작 그렇게 했다면 이런 신세는 안 됐을 걸세.” 현자는 미역 등 해조류는 위장 속 중금속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폐와 뇌의 혈관을 정화하는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도 일러줬다. 캡틴은 무릎을 꿇고 다른 비법을 청했다. 현자가 꺼낸 ‘방어구(방어에 쓰는 도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였다.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주는 비장의 아이템이었다. 캡틴은 고개를 갸웃했다. “마스크라면 저도 있습니다.” 캡틴은 지난 일주일간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낸 너덜너덜한 마스크를 꺼냈다. 현자가 혀를 끌끌 찼다. “자네는 신문도 안 보나? 지난해 4월 동아일보 취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새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94.2% 걸러내지만 하루 사용한 뒤 세탁한 마스크는 그 비율이 63.8%로 뚝 떨어졌다네.” 현자는 캡틴에게 새 마스크와 함께 △집에 들어가기 전 옷 털기 △가습기 곁에 두기 △레인지후드 틀기 등이 적힌 생명 연장 아이템을 건넸다. 그러자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이 2단계로 올라갔다.#레벨2 이제 타목스와의 결전을 기다리던 캡틴에게 현자가 ‘보급 상자’를 내밀었다. 거기엔 생리식염수와 인공눈물이 들어 있었다. “결전이 길어져 힘이 빠질 때 유용할 걸세.” 보급 상자에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있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H13 등급)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였다. 타목스를 꺾을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자는 ‘표준 사용 면적’ 5m², 10m², 15m²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캡틴은 곧바로 10m²를 선택했다. 그의 방 면적이 10m²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동굴 바닥에 켜켜이 쌓인 초미세먼지를 닦던 현자가 캡틴의 얼굴을 향해 물걸레를 내던졌다.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타목스를 무찌를 수 있는 게 아니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지!” 한국소비자원은 공기청정기의 표준 사용 면적이 실제 사용 면적의 최소 1.3배 이상은 돼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현자의 가르침은 뜻밖이었다. “초미세먼지 군단이 몰려오면 공기청정기에만 의지하지 말고 하루 세 번, 10분씩 창문을 열도록 해라.” 공기청정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를 가끔 밖으로 빼줘야 하는 데다 생명게이지를 높이려면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데, 조리 때 엄청난 초미세먼지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환기 전후 창틀과 방충망,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야 한다는 것!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은 드디어 3단계로 뛰어올랐다.#레벨3 ‘만렙(최고 레벨)’의 경지에 오른 이상 타목스의 공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캡틴은 대문을 박차고 나왔다. 마스크는 기본, ‘산업용 방독면’에 ‘휴대용 공기청정기’까지 ‘풀템(아이템을 모두 갖춘 상태)’한 캡틴의 손에는 타목스의 공습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간이 측정기가 들려 있었다. 캡틴은 지하철역, 학교, 식당,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이 측정기를 빼어 들었다. 만약 초미세먼지 군단이 숨어 지내는 장소가 발견되면 즉시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 연락해 “공기 질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다그쳤다.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준다는 각종 제품에 대한 검증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선 소홀히 할 수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표방한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53개 중 27개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적발했다. 캡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런 ‘가짜’ 미세먼지용 제품의 온라인 장터 접속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총력전에 나선 타목스는 중국 등에서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전열 정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주말 우리에겐 더없이 반가운 봄비 소식이 있어 타목스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돌아온다. 반드시! 답답한 마음에 캡틴은 다시 현자를 찾아갔지만 동굴엔 아무도 없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디선가 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캡틴이여, 나는 미래에서 온 너란다. 나처럼 동굴에 갇히지 않으려면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 지금 마을을 소중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언젠가 찾아올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의 자유도 만끽할 수 없을 테니….”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캡틴은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봤다. 마을은 최강 빌런(악당) ‘타목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목이 타는’ 타목스는 이번 주 초대형 초미세먼지(PM2.5) 군단을 이끌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은 다름 아닌 당신의 신체다. 캡틴은 결심했다. 더 이상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으리라!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조만간 재개될 타목스의 공격을 무력화하리라! #레벨1. 캡틴은 가장 먼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동굴에 은거한 현자를 찾아갔다. 비록 지금은 깊은 내상을 입고 동굴에서 숨어 지내지만 한때 초미세먼지 군단과 온몸으로 맞서 싸운 무림의 고수다. 현자는 캡틴에서 물병을 건넸다. 롤플레잉 게임(RPG)에 자주 나오는 ‘빨간 물약(체력 회복제)’와 달리 투명한 액체였다. 한 모금 들이킨 캡틴은 버럭 화를 냈다. “이건 그냥 물이잖아! 당신 사기꾼이지?” 씩씩대는 캡틴에게 현자가 타이르듯 말했다. “물을 하루에 10컵 이상 마시면 기관지에 들러붙은 초미세먼지를 가래나 소변 형태로 쉽게 배출할 수 있다네. 나도 진작 그렇게 했다면 이런 신세는 안 됐을 걸세.” 현자는 미역 등 해조류는 위장 속 중금속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폐와 뇌의 혈관을 정화하는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도 일러줬다. 캡틴은 무릎을 꿇고 다른 비법을 청했다. 현자가 꺼낸 ‘방어구(방어에 쓰는 도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였다.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주는 비장의 아이템이었다. 캡틴은 고개를 갸웃했다. “마스크라면 저도 있습니다.” 캡틴은 지난 일주일간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낸 너덜너덜한 마스크를 꺼냈다. 현자가 혀를 끌끌 찼다. “자네는 신문도 안 보나? 지난해 4월 동아일보 취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새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94.2% 걸러내지만 하루 사용한 뒤 세탁한 마스크는 그 비율이 63.8%로 뚝 떨어졌다네.” 현자는 캡틴에게 새 마스크와 함께 △집에 들어가기 전 옷 털기 △가습기 곁에 두기 △레인지후드 틀기 등이 적힌 생명 연장 아이템을 건넸다. 그러자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이 2단계로 올라갔다. #레벨2. 이제 타목스와의 결전을 기다리던 캡틴에게 현자가 ‘보급 상자’를 내밀었다. 거기엔 생리식염수와 인공눈물이 들어 있었다. “결전이 길어져 힘이 빠질 때 유용할 걸세.” 보급 상자에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있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H13 등급)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였다. 타목스를 꺾을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자는 ‘표준 사용 면적’ 5㎡, 10㎡, 15㎡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캡틴은 곧바로 10㎡를 선택했다. 그의 방 면적이 10㎡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동굴 바닥에 켜켜이 쌓인 초미세먼지를 닦던 현자가 캡틴의 얼굴을 향해 물걸레를 내던졌다.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타목스를 무찌를 수 있는 게 아니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지!” 한국소비자원은 공기청정기의 표준 사용 면적이 실제 사용 면적의 최소 1.3배 이상은 돼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현자의 가르침은 뜻밖이었다. “초미세먼지 군단이 몰려오면 공기청정기에만 의지하지 말고 하루 세 번, 10분씩 창문을 열도록 해라.” 공기청정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를 가끔 밖으로 빼줘야 하는 데다 생명게이지를 높이려면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데, 조리 때 엄청난 초미세먼지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환기 전후 창틀과 방충망,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야 한다는 것!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은 드디어 3단계로 뛰어올랐다. #레벨3. ‘만렙(최고 레벨)’의 경지에 오른 이상 타목스의 공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캡틴은 대문을 박차고 나왔다. 마스크는 기본, ‘산업용 방독면’에 ‘휴대용 공기청정기’까지 ‘풀템(아이템을 모두 갖춘 상태)’한 캡틴의 손에는 타목스의 공습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간이 측정기가 들려 있었다. 캡틴은 지하철역, 학교, 식당,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이 측정기를 빼들었다. 만약 초미세먼지 군단이 숨어 지내는 장소가 발견되면 즉시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 연락해 “공기 질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다그쳤다.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준다는 각종 제품에 대한 검증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선 소홀히 할 수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표방한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53개 중 27개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적발했다. 캡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런 ‘가짜’ 미세먼지용 제품의 온라인 장터 접속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총력전에 나선 타목스는 중국 등에서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전열 정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주말 우리에겐 더 없이 반가운 봄비 소식이 있어 타목스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돌아온다. 반드시! 답답한 마음에 캡틴은 다시 현자를 찾아갔지만 동굴엔 아무도 없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디선가 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캡틴이여, 나는 미래에서 온 너란다. 나처럼 동굴에 갇히지 않으려면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 지금 마을을 소중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언젠가 찾아올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의 자유도 만끽할 수 없을 테니….”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중 이자와 배당, 임대소득 등으로 연간 3400만 원을 넘게 버는 고소득 직장인이 1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득월액 보험료’를 내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는 17만97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직장 가입자 1685만6396명의 1.06%에 해당한다. 소득월액 보험료는 월급 외에 이자, 배당, 임대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이 3400만 원을 넘을 때 부과하는 건강보험료다. 소득월액 보험료 상한액인 월 318만 원가량을 본인부담금으로 내는 ‘초고소득 직장인’은 38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급 외 소득이 연간 6억2949만 원 이상인 경우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원급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직장 가입자는 매달 자신의 근로소득에 보험료율 6.46%를 곱한 건강보험료만 내면 된다. 하지만 금융 자산이나 고가 부동산을 통해 추가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개인별 부담 능력에 맞는 보험료를 부과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소득월액 보험료 납부 대상은 기존 ‘연간 7200만 원 초과’에서 지난해 7월부터 ‘연간 3400만 원 초과’로 확대됐다. 2022년 7월부터는 이 기준이 ‘연간 2000만 원 초과’로 더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6일 헌법재판소는 소득월액 보험료를 내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71조 2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건강보험료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들은 1인당 평균 1만4029달러(약 1583만 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의 90% 이상은 한국 의료 기술에 만족했다. 하지만 ‘의료 한류’의 성장을 위해선 병원 식단과 통역 등 지역 특성에 맞춰 편의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는 90.5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환자의 93.3%는 ‘다시 한국 의료기관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위에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94.8%에 달했다. 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1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국적별로는 러시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94.4점으로 가장 높았고, 독립국가연합(CIS·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92.5점, 미국 91.8점, 중국 90.1점 순이었다. 일본 환자들의 만족도는 84.0점으로 가장 낮았다. 직원 서비스(92.7점)와 병원 편의(92.3점)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진료비(85.8점)와 의사소통 및 환자 존중(89.8점) 부문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국인 환자의 43.4%는 쇼핑 등 여행을 겸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한국에서 평균 1만4029달러를 썼다. 이 중 의료비 지출은 6885달러로 4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항공과 숙박에 3302달러, 관광과 식사에 1459달러를 지출했다. 김혜선 복지부 해외의료사업지원관은 “2017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약 32만 명에 이른다”며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21년까지 한 해 외국인 환자를 80만 명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거 실화예요?” 4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A패스트푸드점. 동아일보 취재진이 초미세먼지 측정기기를 가동하자 주변에 있던 대학생들의 눈이 커졌다. 측정기기에 나타난 패스트푸드점의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15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다. 이 수치를 확인한 신준영 씨(20)는 옷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다시 꺼내면서 “마스크를 쓰고 햄버거를 먹어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패스트푸드점 바로 앞 도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93μg으로 실내보다 높았지만 실내라고 ‘청정지역’은 아니었다. 오히려 실내 역시 ‘매우 나쁨(76μg 이상)’ 수준이어서 사실상 실외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을 여닫으면서 외부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상황에서 공기청정기가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반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239μg까지 치솟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부에서 들어온 초미세먼지에 터널 등에서 날리는 초미세먼지가 더해져 지하철역 승강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환경부는 7월부터 지하철 역사 내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50μg 이하로 신설한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 지하철 운영 사업자는 이에 맞춰 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조절해야 하며 이를 어기다 적발될 경우 최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당장 50μg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기준을 넉 달 만에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지난달 27일부터 엿새째 이어진 이날은 각 학교의 개학이 겹쳐 학부모들의 걱정이 더 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미세먼지 대응 방법은 이민이 답인가요?’ ‘공기청정기를 추가 구매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3월에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몰려오는 것은 이례적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2월 말부터 기승을 부린 적은 드물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초미세먼지 배출원이 어디에 있는지 향후 면밀한 분석을 해봐야 한다”면서 “마치 서해상에 다리가 하나 만들어져 그걸 타고 마구 넘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한때 m³당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수원시가 203μg, 충남 천안시가 194μg, 인천 남구는 177μg까지 치솟았다. 5일 초미세먼지 농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4일 ‘보통’ 수준이던 제주와 경남 역시 5일 ‘나쁨’ 이상일 것으로 예보했다. 6일은 제주만 ‘보통’으로 회복하고 다른 지역은 여전히 ‘나쁨’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2015년 초미세먼지 예보 이래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를 기록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는 2018년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등 10개 시도 부단체장들과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조 장관은 “현 상황이 엄중하다. (지난달 15일) 미세먼지특별법을 시행한 뒤 차량 운행 제한과 사업장·공사장의 조업시간 조정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만큼 각 시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보다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을 강구 중”이라며 “다른 부처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지만 강제 휴업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강은지 kej09@donga.com·박성민 기자}

4년째 난임 치료를 받고 있는 장모 씨(39·여)는 지난달 길을 걷다가 설움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렸다. 난임 주사를 맞기 위해 회사 근처 병원들을 찾아다녔지만 세 곳에서 일제히 거절 당했기 때문이다. 장 씨는 “매일 같은 시간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말이 떠올라 마음이 초조했는데, 찾아간 병원마다 난색을 표하니 제 처지가 너무 서러웠다”며 “결국 반차를 내 대학병원에 가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스스로를 ‘주사 난민’이라고 부른다. 난임 여성들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에 앞서 4∼8주가량 배와 엉덩이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배에 놓는 주사는 배란을 돕는 과배란 유도제다. 이 주사는 그나마 투약이 쉽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혼자 화장실에서 주사를 놓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주사 투여법을 소개한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문제는 수정란의 착상을 돕는 포로게스테론 주사다. 이는 엉덩이에 놓는 근육주사여서 스스로 투여하기가 어렵다. ‘돌주사’로 불릴 만큼 엉덩이가 딱딱하게 굳어 고통이 심하고 잘못 놓으면 자칫 하반신 마비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난임 치료 병원이 가까우면 상관없지만 멀다면 난임 치료 병원에서 발급한 주사 의뢰서를 들고 주사액을 구입한 뒤 동네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난임 전문 병원 71곳 중 29곳은 강남구와 송파구 등 5개 구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난임 환자들이 동네 병원을 찾지만 동네 병원에선 주사액 투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난임 여성의 몸은 아주 예민한 상태여서 다른 병원에서 처방한 주사를 시술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난임 환자인 강모 씨(34·여)는 “주사 의뢰서에 ‘부작용은 본 병원에서 책임진다’고 써 있어도 동네 병원에선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사비는 비급여여서 병원마다 가격이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5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주사 난민’ 처지인 난임 여성들은 접근성이 좋아 직장 여성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건소에서 난임 주사를 놓아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보건소에서 난임 주사를 놓는 데 대한 찬반 의견을 묻자 한 달여 만에 5000여 명이 찬성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달 중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치구 차원에서 난임 여성의 요구를 반영해 자구책을 마련한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보건소는 지난달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지역 내 병원 12곳을 홈페이지에 공지해 지역 난임 여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장은 “일선 의료기관에서 타 의료기관의 처방을 시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난임 여성들의 불편이 큰 만큼 일선 보건소와의 업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육아휴직을 마치고 4월 복직하는 김영은 씨(36·여)는 최근 지역 맘 카페에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중 어디가 나으냐’라는 글을 올렸다. 댓글 대다수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천했다. 급식의 질이나 운영 측면에서 더 믿을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댓글에 김 씨는 더 좌절했다. 임신 넉 달째 일찌감치 집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를 신청했지만 1년 반이 지나도록 대기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 결국 내키지 않아도 아파트 내 가정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야 할 형편이다. 김 씨는 “국공립 어린이집 당첨을 왜 ‘로또’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려 달라는 부모들의 요구에 맞춰 매년 국공립 어린이집을 550개씩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25% 수준인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공공보육 이용률을 2년 뒤인 2021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보육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준은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으로 강화된다. 보육의 질을 높이고 보육교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보조교사 1만5000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정부가 공공보육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공공보육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은 전체 어린이집 3만9181곳 중 3531곳으로 9%에 불과하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은 14.2%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국공립 유치원 이용 아동을 합쳐도 공공보육 이용률은 25%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7%)에 크게 못 미친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80%를 웃돈다. 공공보육 시설의 양적 확충뿐 아니라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중 정부가 직영하는 곳은 2.7%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민간 어린이집을 장기 임차해 국공립으로 전환한 뒤 민간에 다시 위탁하고 있다. 권혜진 나사렛대 아동학과 교수는 “부실급식이나 회계 비리 등의 문제를 근절하려면 위탁 운영자인 원장이나 법인의 자격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고혈압은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젊을수록 건강을 과신해 위험신호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26.9%로 나타났다. 남성이 32.3%로 여성(21.3%)보다 취약하다. 30대는 11.3%, 40대는 19.2%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이는 2007년 30대 7.5%, 40대 15.7%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다른 연령대에선 유병률이 비슷하거나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혈압은 건강에 더 신경 쓰라고 우리 몸에서 보내는 ‘적신호’다. 방치할 경우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질환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위험도 그만큼 크다. 꾸준히 혈압이 수축기 때 135mmHg, 이완기 때 85mmHg을 넘는다면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두통과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 다른 증상까지 겹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자신도 고혈압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고혈압이라고 반드시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바꿔 먼저 혈압을 안정시킨 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해도 무방하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한 체중 감량으로 혈압이 안정화되는 경우도 많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짠 음식을 피하고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도 줄이는 것이 좋다.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혈압이 정상 범위(수축기 120mmHg 이하, 이완기 80mmHg 이상)에 있는지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응급실에 실려 오는 젊은 심·뇌혈관 환자 중 자신이 고혈압인 것을 몰랐거나 알고도 치료를 미룬 경우가 많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젊은층은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집에 사는 가구가 114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5.9%에 이르는 규모다. 현황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8’ 따르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2006년(16.6%) 이후 2014년(5.4%)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2016년 5.4%를 기록했지만 2017년 5.9%로 증가했다. 현행 최저주거기준 면적은 1인 가구 14㎡, 4인 가구는 43㎡다. 이는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저소득 1인 가구 비중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1인 가구 비중은 28.6%로 전체 가구 형태 중 비중이 가장 컸다. 상대적 노인빈곤율(같은 연령대 소득 중간값의 50% 이하 비중)은 42.2%로 전년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노인 100명을 소득 순위대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선 사람의 소득보다 절반 이하로 버는 노인이 10명 중 4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저소득 노인의 생계 지원을 위해 정부는 4월부터 소득 하위 20% 노인들에게 월 3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하위 20% 기준은 1인 가구일 때 소득인정액이 월 5만 원 이하, 부부 가구는 월 8만 원 이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8·여)는 15년간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둘 예정이다. 결혼 8년 차지만 임신이 안 돼 아이 갖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2013년부터 6차례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난임 관련 치료에 쓴 돈만 4000만 원이 넘는다. 남편 사업이 어려웠을 땐 치료비를 대느라 친정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그 사이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다 보니 자궁과 관절에 무리가 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아이를 갖겠다는 희망만은 버릴 수 없었다. 김 씨는 “엄마가 되기 위해 직장도, 노후 대비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난임 부부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임 시술 지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20만 명이 넘는 난임 환자들에게 정책 체감도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7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시술 종류에 따라 지원 횟수가 정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장 내 난임 휴가 및 휴직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토론방에는 이런 문제를 개선해 달라는 난임 부부의 청원이 1만5000건 넘게 올라 있다. 비싼 난임 치료비는 가계를 짓누른다. 건강보험은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에 한해 지원된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도 체외수정 본인부담금은 102만∼114만 원에 이른다. 검진비, 약값 등을 더하면 많게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예상치 못한 염색체 검사나 후유증 치료까지 받게 되면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올해부터 난임 시술의 비급여 지원을 늘렸다. 기존에는 신선배아 시술 4회까지 1회당 최대 50만 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가 추가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원을 10번 모두 받는 여성은 드물다. 8번째 난임 시술을 준비 중인 이모 씨(42)는 난소 기능이 떨어져 동결배아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여성의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시술별 횟수를 정해놓다 보니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동결배아 3회 시술을 신선배아 1회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자 몸에 잘 맞는 시술을 집중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임 치료를 받다 보면 회사에 눈치가 보여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적지 않다. 난임 휴가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술 때마다 보통 5∼7회 정도는 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난임 휴가 일수는 1년에 3일로 제한돼 있다. 정모 씨(37)는 “난자를 채취하고 바로 출근했다가 복수가 차오르고 빈혈이 와 길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난임 부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외수정 시도가 5회를 넘어가면 출산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투입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임 정책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시술 전 진단비용 등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프랑스는 난임 시술 지원 횟수가 10회로 우리나라와 같지만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소장은 “난임 상태에 따라 중증도를 평가해 지원 방안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8·여)는 15년간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둘 예정이다. 결혼 8년차지만 임신이 안 돼 아이 갖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2013년부터 6차례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난임 관련 치료에 쓴 돈만 4000만 원이 넘는다. 남편 사업이 어려웠을 땐 치료비를 대느라 친정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그 사이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다보니 자궁과 관절에 무리가 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아이를 갖겠다는 희망만은 버릴 수 없었다. 김 씨는 “엄마가 되기 위해 직장도, 노후 대비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난임 부부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임 시술 지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20만 명이 넘는 난임 환자들에게 정책 체감도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7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시술 종류에 따라 지원 횟수가 정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장 내 난임 휴가 및 휴직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토론방에는 이런 문제를 개선해 달라는 난임 부부의 청원이 1만5000건 가까이 올라 있다. 비싼 난임 치료비는 가계를 짓누른다. 건강보험은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에 한해 지원된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도 체외수정 본인부담금은 102만~114만 원에 이른다. 검진비, 약값 등을 더하면 많게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예상치 못한 염색체 검사나 후유증 치료까지 받게 되면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올해부터 난임 시술의 비급여 지원을 늘렸다. 기존에는 신선배아 시술 4회까지 1회당 최대 50만 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가 추가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원을 10번 모두 받는 여성은 드물다. 8번째 난임 시술을 준비 중인 이모 씨(42)는 난소 기능이 떨어져 동결배아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여성의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시술별 횟수를 정해놓다 보니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동결배아 3회 시술을 신선배아 1회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자 몸에 잘 맞는 시술을 집중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임 치료를 받다보면 회사에 눈치가 보여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적지 않다. 난임 휴가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술 때마다 보통 5~7회 정도는 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난임 휴가 일수는 1년에 3일로 제한돼 있다. 정모 씨(37)는 “난자를 채취하고 바로 출근했다가 복수가 차오르고 빈혈이 와 길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난임 부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외수정 시도가 5회를 넘어가면 출산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투입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임 정책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시술 전 진단비용 등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프랑스는 난임 시술 지원횟수가 10회로 우리나라와 같지만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소장은 “난임 상태에 따라 중증도를 평가해 지원 방안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회사원 정모 씨(38·여)는 최근 둘째 낳기를 포기했다. 더 이상의 ‘경력 단절’이 부담스러워서다. 정 씨는 첫아이 출산과 초등학교 입학 후 총 1년 6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육아에만 전념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집 장만에 노후를 대비하려면 맞벌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정 씨는 “결혼 전에는 남편과 최소 둘은 낳자고 얘기했는데, 이젠 하나라도 잘 키우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우리나라 기혼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비와 소득 불안정 등 경제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자녀수는 2.16명이지만 실제 자녀수는 평균 1.75명에 그쳤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의 84.8%는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출산 계획이 없다는 기혼 여성들에게 출산을 포기한 이유를 묻자 △자녀 교육비 부담(16.8%) △양육비 부담(14.2%) △소득과 고용 불안정(7.9%)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6.9%) △주택 마련 곤란(1.3%) 등이 주된 이유였다. 출산 계획이 없는 기혼 여성의 절반가량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든 것이다. 기혼 여성들의 출산 의지는 35세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었다.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5~29세가 46.3%, 30~34세가 55.9%였지만 35~39세에선 82.3%로 치솟았다. 40세 이상에서는 90%를 넘었다. 갈수록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출산을 고려하는 시기가 짧아지면서 향후 저출산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큰 셈이다. ‘자녀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은 49.9%로 절반에 그쳤다. 2015년 60.2%에 비해 10.3%포인트나 줄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아이가 행복하기 힘든 사회(25.3%)’라는 점을 ‘출산기피’의 첫 이유로 꼽았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24.2%), 자녀 양육 곤란(11.3%)이 그 뒤를 이었다. 이소영 보사연 연구위원은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기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을 정부가 없애줘야 한다”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경제적 불안과 고용 차별 등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애인 비율이 국민 전체 자살률의 2.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이 발표한 ‘2016년 장애와 건강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6.8명으로 같은 해 전체 자살률 25.6명의 2.6배에 달했다. 인구 10만 명당 장애인 사망률은 2813명으로 전체 사망률 549.4명의 5.1배로 나타났다. 장애인 사망 원인 1위는 암(20.5%)이었고, 뇌혈관 질환과 심장 질환, 폐렴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경제 활동 제약으로 인한 빈곤과 고용 시장에서의 차별이 주요 원인이었다. 2017년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자살 45건을 분석한 결과 58%는 ‘만성적 빈곤과 직장 문제’가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조사에서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는 장애인은 각각 11.0%, 13.4%로 나타나 정신건강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 상태도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24.1%에 불과해 비장애인(42.5%)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위암 판정을 받은 비율은 비장애인의 2배에 달했다. 장애인은 진료비 부담도 컸다.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479만 원으로 국민 1인당 진료비 146만 원의 약 3.3배였다. 만성신부전증 등 신장 장애일 때 평균 2623만 원, 뇌병변 장애인은 평균 878만 원을 썼다. 장애가 있는 노년층의 연평균 진료비는 586만 원으로 2012년보다 약 25%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애인의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국민연금을 매달 2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가 2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월 200만 원을 받는 수급자는 22명으로 지난해 말 10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는 전년도 물가변동률을 반영한 국민연금 수급액 인상 시기가 기존 4월에서 1월로 당겨진 데 따른 것이다. 최고액 수급자는 서울에 사는 A 씨로 월 207만6230원을 받는다. A 씨는 1988년 1월부터 25년 동안 총 7269만3000원의 보험료를 냈다. 이어 2013년 1월부터 월 137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급 시기를 늦추는 대신에 최대 연 7.2%의 이자가 붙는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해 수급액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월 100만 원 이상 노령연금 수급자는 20만1592명으로 국민연금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전체 수급자의 94.7%는 여전히 월 100만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무원연금 등과 비교해 국민연금이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기에 미흡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2017년 기준 공무원연금 퇴직급여 수급자는 평균 월 240만 원, 최고액 수급자는 월 720만 원을 받는다. 이날 관련기사에는 두 연금의 격차를 언급하며 “국민연금을 폐지하거나 공무원연금과 통합해 달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두 연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은 매달 소득의 9%를 보험료로 내는 반면 공무원연금은 보험료율이 17%에 이른다. 공무원연금은 평균 가입기간이 27.1년으로 국민연금(17.1년)보다 길다. 장호연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139만 명가량도 특례자로 포함돼 있어 평균 수급액이 낮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학원생 허모 씨(26·여)는 2년 전 떠나보낸 ‘별이’를 아직 잊지 못한다. 5년간 사귄 남자친구는 아이를 가졌다는 말에 “병원비에 쓰라”며 30만 원을 내밀었다. 임신 사실을 눈치 챈 엄마도 아이를 지우길 원했다. 대학원 진학을 앞둔 허 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피임기구를 쓰지 않겠다던 남자친구에 대한 원망과 자책 때문에 1년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별이’처럼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 간 생명이 한 해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약 136명, 10분에 한 명꼴로 인공임신중절(낙태) 시술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피임 문화 확산으로 낙태 건수는 2010년보다 약 60% 감소했다. 하지만 낙태 사실을 밝히기 꺼리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드러나지 않는 낙태 시술은 훨씬 많을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3792명 중 19.9%가 낙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는 낙태를 고려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임신한 여성 10명 중 3명은 낙태를 고민했거나 실제 낙태를 한 셈이다. 이는 보사연이 지난해 15∼44세 여성 1만 명을 온라인 설문조사 한 결과다. 정부 차원에서 낙태 조사가 이뤄진 건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가임기(15∼44세) 여성 1000명당 연간 낙태 시술 건수는 2005년 29.8건에서 2010년 15.8건으로 낮아진 데 이어 2017년 4.8건으로 급감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2017년 한 해 동안 이뤄진 총 낙태 건수는 4만9764건이다. 낙태율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피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피임을 안 했다’는 응답은 7.3%로 2011년 19.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가임기 여성 수 자체가 2010년 이후 7년 동안 8.5% 감소한 것도 낙태율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낙태를 결정한 이유는 세대별로 달랐다. 20대는 △학업이나 직장생활 지장(51%) △경제적 불안(48.7%)을 주요 이유로 꼽은 반면 30대 이상은 자녀 계획(54.1%) 때문에 낙태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모은다. 응답자의 75.4%는 낙태를 한 여성과 시술한 의사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낙태죄를 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2012년 헌법소원에서는 합헌과 위헌 의견이 4 대 4로 나뉘어 합헌 결정이 났다. 낙태죄가 위헌 결정이 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위헌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해외는 한국보다 낙태에 관대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25개국은 본인 요청에 의해 낙태가 가능하다. 30개국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낙태할 수 있다. 한국은 모자보건법상 △본인·배우자의 유전적 질환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이나 인척 간 임신 △임부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경우에만 임신 24주 안에 낙태가 허용된다. 이를 어긴 여성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낙태죄 처벌과 낙태율은 상관관계가 없다”며 “낙태가 음성화돼 여성의 건강을 해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죄 폐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의료인들마저 근무 중 과로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 ‘돌연사’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심혈관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과로로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급성 심장정지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환절기에는 큰 일교차로 심장이 느끼는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 심장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도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외출 시 주의해야 한다. ○ 한 해 2만여 명 ‘예고 없는 죽음’ 돌연사는 의학적으로 정확한 수치가 잡히지 않는다. 다만 급성 심근경색 등 갑자기 심장이 멈춰 숨지는 경우를 대개 돌연사로 분류한다. 보건당국은 한 해 2만 명가량이 돌연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자살로 목숨을 끊은 사람(2017년 기준 1만2463명)보다 많은 수치다.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나이에 따라 나뉜다. 대개 40대 이상에서는 심장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협심증과 급성 심근경색이 심장 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젊은층에서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흔히 발견된다. 가장 위험한 것은 ‘건강 과신’이다. 심장 혈관은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좁아지기 때문에 대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가벼운 구토에 그치거나 소화가 안 되는 것으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위험 신호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혈전이 달라붙어 혈관을 막으면 가슴을 쥐어짜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노태호 가톨릭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혈관이 좁아지면 가슴이 뻐근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쁜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에 따라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돌연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연세대 의대 정보영 교수팀이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한 환자 160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10μg(마이크로그램) 올라갈 때마다 부정맥 위험은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몸 안에 들어온 미세먼지가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몸의 밸런스를 깨뜨리면 부정맥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급성 심장정지, 골든타임은 ‘4분’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술과 담배, 기름지고 짠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심장 기능을 평가해 하위 35%가량을 돌연사 ‘위험군’으로 구분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평소에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미 심장마비가 발생했다면 4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4분을 넘기면 뇌가 손상돼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이후 병원에 옮기더라도 손쓸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다행히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2006년 2.3%에서 2017년 8.7%로 높아졌다. 뇌기능 회복률도 같은 기간 0.6%에서 5.1%로 올라갔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 활용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존율은 여전히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12.7%)과 울산(11.4%) 등 대도시와 경북(4.1%)과 전남(5.1%) 등 지방의 생존율 격차도 크다. 최근에는 많은 아파트단지와 공공장소에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돼 있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기도를 확보하고 119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로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태호 교수는 “병원 도착 전 심폐소생술로 응급처치를 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환자를 발견한 가족이나 주위사람의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