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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1층 주사실 캐비닛 위엔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서랍을 여니 주사제 앰풀에 주삿바늘이 꽂힌 채 나뒹굴었다. 일회용 주사제를 여러 환자에게 나눠 쓴 흔적이다. 수술 도구를 소독할 때 쓰는 고압 증기 멸균기는 녹이 슬어 있었다. 사무장병원을 조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2017년 3월 충남 A요양병원 조사를 나갔다가 마주한 광경이다. 입원실 상태는 더 참혹했다. 환자가 맞는 포도당 수액은 사용기한이 10개월가량 지나 있었다. 의료용품 보관함에서 나온 멸균 증류수와 의료용 장갑 등 256개 의료용품 가운데 사용기한이 지나지 않은 건 한 개도 없었다. 이 요양병원은 2015년 9월 개원했는데, 영양 수액의 유통기한은 2014년이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수액을 싼값에 사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건보공단은 의사 박모 씨(53)를 대리 원장으로 앉히고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건보 진료비 42억 원을 빼돌린 임모 씨(58)를 경찰에 넘겼다.○ 사무장병원의 주요 타깃, 요양병원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면허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투자비 회수를 위해 제대로 된 의료 인력이나 시설을 갖추지 않고 진료비를 부풀리는 데만 집중해 과잉진료 등 각종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다. 특히 사무장병원 중 가장 심각한 곳은 ‘사무장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은 본래 외과 수술 등을 받은 뒤 회복을 위해 입원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요양병원이 적은 비용으로 오래 입원할 수 있어 노인들의 ‘장기 숙소’처럼 활용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는 노인 요양원에 입소하려면 치매 등 질환의 중증도를 인정받아야 하는 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요양병원은 등급 없이도 입원할 수 있는 점도 노인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요양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환자를 등급별로 구분해 하루 일정액의 치료비(약 4만2390∼7만6250원)를 일괄 지급하는 ‘일당 정액수가제’를 적용받는다. 의료 행위마다 진료비를 매기는 일반 병원의 ‘행위별 수가제’와는 다르다. 요양병원에선 세부적인 진료 명세를 청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진료비나 약제비를 아끼면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다. 요양병원이 사무장병원의 주요 타깃이 되는 이유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기관 1531곳 중 요양병원은 277곳으로 18.1%다. 하지만 이들이 빼돌린 돈은 모든 불법 개설 기관의 부당 청구액 2조5490억4300만 원 중 절반이 넘는 1조3368억9200만 원이다.○ 사무장 요양병원 사망자, 일반 병원의 7배 의료계에선 사무장 요양병원들이 환자를 사실상 빈사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과다 투여하는 일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환자들이 난동을 부리면 간병 부담이 커지는 만큼 향정신성 의약품을 불필요하게 많이 투약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 내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2012년 5145명에서 2017년 2배가 넘는 1만2396명으로 증가했다. 환자를 ‘돈벌이’로만 인식하는 사무장 요양병원의 ‘야만성’은 지난해 1월 45명이 화재로 숨진 경남 밀양시 세종요양병원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병원 행정이사 우모 씨(60·여)는 장례식장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간호사들에게 “환자의 인공호흡기 산소 투입량을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무장 요양병원이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사무장 요양병원 내에서 숨진 환자는 병상 100개당 연평균 165.9명으로 일반 병원(21.9명)의 7배 수준이었다. 환자들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가정해 분석한 ‘중증도 사망비’도 사무장 요양병원이 일반 병원보다 11.6% 높았다.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서울시가 보건소에서 난임 주사 시술을 지원한다. 서울의료원에는 난임센터를 설치해 난임 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열린 ‘민주주의 서울 간담회’에서 “보건소뿐 아니라 동네 병원 어디서나 쉽게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 병원에서 난임 주사 투여를 거부하는 바람에 병원을 떠돌아 다녀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박 시장이 직접 답변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난임 여성들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4~8주가량 배와 엉덩이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배 주사는 배란을 유도하는 과배란 유도제다. 수정란 이식 후 착상을 유도하고 유산을 방지하는 프로게스테론 주사는 엉덩이가 딱딱하게 굳고, 잘못 놓으면 하반신 마비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일반 병원에서는 다른 병원에서 처방한 주사라는 이유로 투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난임 치료 병원이 가까우면 문제가 없지만 멀다면 난임 치료 병원에서 발급한 주사 의뢰서를 들고 주사액을 구입한 뒤 동네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난임 전문 병원 71곳 중 29곳은 강남구와 송파구 등 5개 구에 몰려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난임 여성들은 정부의 난임 시술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여성은 “난임 시술 한 번에 400만¤500만 원이 든다”며 “횟수와 나이 제한으로 난임 시술비를 지원 받을 수 없는 부부들에게 서울시가 지원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의료원에 제대로 된 전문 인력을 확보해 시설을 제대로 갖춘 난임센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난임 치료 지원 횟수와 나이 제한 완화는 보건복지부도 고민하고 있다”며 “중앙 정부의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면 서울시라도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병원 1층 주사실 캐비닛 위엔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서랍을 여니 주사제 앰플에 주사바늘이 꽂힌 채 나뒹굴었다. 일회용 주사제를 여러 환자에게 나눠 쓴 흔적이다. 수술 도구를 소독할 때 쓰는 고압 증기 멸균기는 녹이 슬어있었다. 사무장병원을 조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2017년 3월 충남 당진시 W요양병원 조사를 나갔다가 마주한 광경이다. 입원실 상태는 더 참혹했다. 환자가 맞는 포도당 수액은 사용기한이 10개월가량 지나있었다. 의료용품 보관함에서 나온 멸균 증류수와 의료용 장갑 등 256개 의료용품 가운데 사용기한이 지나지 않은 건 한 개도 없었다. 이 요양병원은 2015년 9월 개원했는데, 영양 수액의 유통기한은 2014년이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수액을 싼값에 사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건보공단은 의사 박모 씨(53)를 대리 원장으로 앉히고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건보 진료비 42억 원을 빼돌린 임모 씨(58)를 경찰에 넘겼다.● 사무장병원의 주요 타깃, 요양병원 비의료인이 의료인의 면허를 빌려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투자비 회수를 위해 제대로 된 의료 인력이나 시설을 갖추지 않고 진료비를 부풀리는 데만 집중해 과잉진료 등 각종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다. 특히 사무장병원 중 가장 심각한 곳은 ‘사무장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은 본래 외과 수술 등을 받은 뒤 회복을 위해 입원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요양병원이 적은 비용으로 오래 입원할 수 있어 노인들의 ‘장기 숙소’처럼 활용되고 있다. 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는 노인 요양원에 입소하려면 치매 등 질환의 중증도를 인정받아야 하는 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요양병원은 등급 없이도 입원할 수 있는 점도 노인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요양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환자를 등급별로 구분해 하루 일정액의 치료비(약 5만~9만 원)를 일괄 지급하는 ‘일당 정액수가제’를 적용 받는다. 의료 행위마다 진료비를 매기는 일반 병원의 ‘행위별 수가제’와는 다르다. 요양병원에선 세부적인 진료 명세를 청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진료비나 약제비를 아끼면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다. 요양병원이 사무장병원의 주요 타깃이 되는 이유다. 치매와 뇌졸중 등으로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노인 환자가 주로 입원하다 보니 기본적인 위생조차 지키지 않아도 신고나 고발을 피할 수도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기관 1531곳 중 요양병원은 277곳으로 18.1%다. 하지만 이들이 빼돌린 돈은 모든 불법 개설 기관의 부당 청구액 2조5490억4300만 원 중 절반이 넘는 1조3368억9200만 원이다.● 사무장 요양병원 사망자, 일반 병원의 7배 의료계에선 사무장 요양병원들이 환자를 사실상 빈사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과다 투여하는 일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환자들이 난동을 부리면 간병 부담이 커지는 만큼 향정신성 의약품을 불필요하게 많이 투약한다는 뜻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 내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2012년 5145명에서 2017년 1만239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환자를 ‘돈벌이’로만 인식하는 사무장 요양병원의 ‘야만성’은 지난해 1월 45명이 화재로 숨진 경남 밀양시 세종요양병원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병원 행정이사 우모 씨(60·여)는 장례식장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간호사들에게 “환자의 인공호흡기 산소 투입량을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희생자가 많았던 이유도 병상을 무분별하게 확장하면서 비상구를 틀어막고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장 요양병원이 환자의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사무장 요양병원 내에서 숨진 환자는 병상 100개당 연평균 165.9명으로 일반 병원(21.9명)의 7배 수준이었다. 환자들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가정해 분석한 ‘중증도 사망비’도 사무장 요양병원이 일반 병원보다 11.6% 높았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담배 광고를 보면 실제 무슨 맛일까 궁금해져요.”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앞 편의점에서 만난 정모 양(12)은 “편의점에 갈 때마다 담배 광고에 시선이 꽂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편의점 계산대 뒤로 만화나 유명 영화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담배 광고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한 담배 광고물에는 ‘최상의 맛과 향’, 또 다른 담배 광고물에는 ‘산뜻하고 풍부한 맛’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청소년들이 학교 주변 편의점 등에서 담배 광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소매점의 담배 광고물은 1년 새 50% 이상 늘어 청소년 흡연율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청소년 흡연율은 2016년 6.3%까지 떨어졌지만 이듬해 6.4%, 지난해에는 6.7%로 소폭 올랐다. 25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주변 담배 소매점 1곳당 담배 광고 게시물 수는 평균 22.3개로 전년 14.7개보다 7.6개나 늘었다. 편의점만 놓고 보면 1곳당 담배 광고는 평균 33.9개나 됐다. 이는 지난해 9∼10월 서울시 초중고교 200곳의 교육환경보호구역(학교 주변 200m) 내 담배 소매점 1011곳을 조사한 결과다. 서울 지역 한 학교당 주변 담배 소매점은 평균 7곳이었다. 상업시설이 인접한 한 학교 주변에는 담배 판매처가 27곳이나 됐다. 담배 소매점 중 91%는 담배 광고를 하고 있었다. 현행법상 소매점 내부의 광고물은 영업 공간 밖에서 보여선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담배 광고물을 설치한 소매점의 72%는 광고물을 밖에서 볼 수 있었다. 담배 광고 차단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 셈이다. 유해성을 숨기거나 담배의 맛 또는 향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광고 내용도 문제다. 일부 광고들은 ‘유해성분 90% 감소’ ‘풍부한 맛, 부드러운 목 넘김’ 등의 문구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판매점주들도 이런 담배 광고의 유해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설문 응답자 544명 중 189명(34.7%)은 담배 광고가 흡연 호기심을 유발한다고 답했다. 77.2%는 학교 주변 200m 안 소매점에서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데 찬성했다. 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소매점 밖으로 노출된 담배 광고를 적극 단속하겠다”며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려면 국회 계류 중인 학교 주변 담배 광고 및 진열 금지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자다가 숨을 제대로 못 쉰다고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합니다. 수술을 해야 하나요?” 경기 부천시에 사는 김모 씨(67)는 평균 8시간 이상 자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다. 숨이 멎은 줄 알고 아내가 깜짝 놀라 깨운 적도 여러 번이다. 김 씨는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돌연사할 수 있다는 친구 말에 덜컥 겁이 났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 5명 중 1명은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약 1억 명이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이 중 90%는 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한다. 동아일보는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건강 토크쇼 ‘톡투 수면무호흡증’을 열었다.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인 김지현 단국대 의대 신경과 교수와 대한수면의학회 보험이사인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행사는 200여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일부가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방치하면 치매-뇌중풍 위험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가 심해진 뒤 저호흡, 무호흡 증세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호흡량이 50% 이상 감소하면 위험하다. 병원에선 이런 증상이 1시간에 5번 이상인 동시에 낮에 졸림증이 있거나 무호흡이 수면 시간당 15번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와 운전 중 사고와 같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7시간을 자더라도 3, 4시간 잔 것과 같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계속 방치할 경우 치매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신홍범 원장은 “자다가 숨이 막히면 혈압이 급격하게 오른다”며 “자칫 뇌에 실핏줄이 터지면 뇌중풍(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심장·뇌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일반인보다 2배나 높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비만과도 관련이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된다. 수면무호흡증은 개인 문제를 넘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지현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교통사고를 낼 확률이 6∼10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 이럴 때는 수면무호흡증 의심해 봐야 수면무호흡증은 숨을 멈춘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기도 하지만 소리가 나지 않다보니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도 잘 모를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게 좋다. 오래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거나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 낮 졸음이 심한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개 △코골이가 심하거나 △목둘레가 두껍고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일 때 수면무호흡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 남자는 30∼50대에, 여성은 50대 중후반에 수면무호흡증이 빈번히 나타난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8시간 이상 자면서 뇌파, 안전도(눈 움직임),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검사다. 지난해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돼 약 10만 원대인 본인부담금(20%)만 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뒤엔 대개 양압기 처방을 받는다. 공기를 기도 속으로 밀어 넣는 방식이다. 양압기 사용 부담도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 적용 전에는 적게는 50만∼60만 원, 많게는 200만∼300만 원을 주고 양압기를 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매달 1만∼2만 원만 내면 대여해 쓸 수 있다. ○ 비만이면 발생 확률 4배 높아 이날 건강 토크쇼에는 수면무호흡증 검사 및 치료 경험이 있는 방송인 샘 해밍턴 씨가 참여했다. 그는 글로벌 수면전문기업의 수면질환 캠페인 홍보대사다. 해밍턴 씨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뒤 현재 운동과 양압기 치료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관리하고 있다”며 “처음 일주일은 양압기 착용이 쉽지 않았는데, 잘 적응하고 꾸준히 치료하면서 코골이, 무호흡 증상이 모두 좋아졌다”고 말했다. 양압기 치료 외에 수술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수술의 경우 재발하기 쉽고, 고령층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비만인 경우 수면무호흡증 발생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4배가량 높은 만큼 체중을 줄이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 중 ‘청년 면접수당’을 도입하기로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마쳤다. 18∼39세 도민이 취업 면접을 보면 집안 형편을 따지지 않고 면접 1회에 현금 5만 원(최대 30만 원)을 주는 사업이다. 여기에 투입할 예산은 총 150억 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차비라도 쥐여주는 부모의 마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제도에 찬성한 비율은 46.4%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사업이 지난해 한 해에만 489건이나 새로 생겼다. 여기에 쓰이는 예산만 43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17일 복지부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지난해 신설된 지자체의 복지사업은 모두 722건으로, 이 중 67.7%인 489건이 현금이나 지역화폐(상품권)를 직접 주는 방식이었다. 지자체의 현금성 복지사업은 과열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특정 지자체가 결혼장려금을 내세워 전입을 유도하면 경계를 맞댄 이웃 지자체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부랴부랴 비슷한 제도를 신설하는 식이다. 지난해에만 ‘돌맞이 축하금 50만 원’ 등 6건의 현금성 복지사업을 신설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우리도 현금 지급보다 보육시설 등 인프라를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당장 주민을 뺏기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지자체 간 현금 복지 경쟁은 자칫 ‘인구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현금 복지는 정부가 일괄적으로 하고, 지자체는 지역민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 제공형 복지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조건희 기자}
미국에선 외과에 지원하는 의사가 가장 많고 경쟁률도 치열하다. 업무 강도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고된 수술에 따른 보상이 우리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취업정보업체에 따르면 외과 의사의 중위소득(모든 외과 의사를 소득에 따라 줄 세울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은 2015년 기준 35만2220달러(약 4억 원)로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일부 외과 수술의 건강보험 수가를 높였다. 내년에도 수술비를 올릴 계획이지만 큰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 건강보험 당기 재정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고 2026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외과 전문대학’이나 ‘외과 전문대학원’을 만들어 의대 정원의 일부를 외과에 할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인기 진료과목을 전공하는 대신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일정 기간을 해당 분야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자는 얘기다. 정부가 이르면 2022년 전북 남원시에 설립할 공공 의학전문대학원의 정원 일부를 비인기 전공에 할당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정부는 공공 의전원 학생 전원에게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대신 수료하면 10년간 의료 취약지에서 의무 복무하게 할 계획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2007년 소아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 과목의 의사 수가 부족해지자 이들 과목 지원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줬다. 도치기(회木)현은 산부인과 전문의를 목표로 하는 의대생에게 연 300만 엔(약 3048만 원)의 장학금을 주고, 장학금을 받은 기간의 1.5배를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게 했다. 외과 및 흉부외과 지원자 몫의 의대 정원을 따로 두는 게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의무 복무를 마친 의사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술 의사의 길을 택해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상욱 아주대병원장은 “인구에 비해 외과 의사의 수가 부족한 지역의 대학병원에 외과 및 흉부외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려주고, 장학금 지원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사실혼 부부도 난임 시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 한해 지원하는 난임 시술 대상을 사실혼 부부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복지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지원 자격 등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해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는 약 20만 쌍에 이른다. 정부는 2017년 10월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올해부터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 횟수를 기존 체외수정 4회에서 체외수정 7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로 늘렸다. 지원 대상도 ‘기준 중위소득’ 130% 이하에서 180% 이하로 확대했다. 회당 최대 지원금은 50만 원이다. 하지만 법적 혼인관계가 아닌 경우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경제적 이유로 혼인신고를 못한 저소득층 부부라면 1회 평균 359만 원(신선배아 체외수정 기준)에 이르는 난임 시술 비용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동거 부부에게도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는 프랑스처럼 지원 문턱을 낮추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현행 만 44세 이하인 난임 여성의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45세 이상의 난임 여성도 혜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난임 여성들은 갈수록 결혼이 늦어지는 추세를 고려해 건강보험 적용 나이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로 나뉜 횟수 제한 칸막이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진료하던 환자의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유가족이 고인의 의사자 지정을 신청했다. 1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지난주 서울시에 임 교수의 의사자 지정 신청서를 냈다. 임 교수의 부인은 신경정신의학회에 “남편의 의로운 죽음이 잊히지 않고 의사자로 지정되면 가족, 특히 어린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당시 위급한 상황에서 동료 직원들을 먼저 대피시켜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막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자 지정은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심사위는 복지부에 신청이 접수된 지 90일 이내(휴일 제외)에 의사자 지정 여부를 의결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심사위를 조속히 열어 의사자로 지정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의사자 유족에게는 2018년 기준 2억15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은 의료급여 혜택을 받아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는 학비가 면제된다. 한편 신경정신의학회는 의료인의 안전과 정신질환자 관리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국회에는 폭력성이 강한 환자를 보호자가 아닌 법원 판단으로 입원시키는 ‘사법입원제’ 도입 등을 포함해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법안이 33개나 발의돼 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국민 누구나 정신질환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지역사회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응급상황에서 의료인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국회가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하반기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이뤄지는 응급검사나 처치,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된다. 종합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과 한방병원의 2, 3인실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1일 발표했다. 건보 보장 항목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 도입 후에도 지속되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진료 중 건보가 적용되는 항목이 늘어난다. 그동안 기도 확보에 이용하는 후두마스크를 비롯해 응급환자 체온 감시, 혈소판 약물반응 검사, 응급초음파 등 응급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각종 검사와 조치 중 260여 개 항목에 건보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컸다. 7월부터는 이들 항목에 건강보험이 순차적으로 적용돼 응급환자 부담이 줄어든다. 종합병원 이상 2, 3인실에 적용되던 건보 혜택이 7월부터는 중소병원이나 한방병원의 2, 3인실로 확대된다. 복지부는 “약 1만8000개 병상의 환자 부담이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5월에는 부비동염(축농증)이나 시신경 등을 검사하기 위한 안면 부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검사, 10월에는 간경화, 간염, 췌장염, 흉부 MRI 검사에 건보가 적용된다. 50만∼70만 원에 달하는 MRI 비용이 20만∼30만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암, 심혈관, 뇌혈관질환에만 건보가 적용된다. 전립샘과 자궁 초음파 검사도 7월부터 건보가 적용돼 환자 부담금이 기존 6만∼16만 원에서 2만∼5만 원으로 낮아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반기 중에 입술이나 입천장이 갈라져 있는 선천적 기형인 구순구개열 치아교정과 한방 추나요법에도 건보가 적용된다”며 “두 치료법의 치료비가 각각 3500만 원에서 1000만 원 내외로, 5만 원에서 2만 원 내외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에는 또 국가폐암검진이 도입돼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약 31만 명이 2년마다 폐암검진을 받게 된다. 검진 비용의 90%를 건보 급여로 지급하기 때문에 검진자는 1만 원만 내면 된다. 이를 통해 국내 전체 의료비의 33.3%에 이르는 가계 직접부담 의료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0.3%이다. 복지부는 취약계층의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7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의 근로소득에서는 20만 원을 추가 공제해 준다. 보호시설에서 나온 아동에게는 다음 달부터 월 30만 원의 자립수당이 지원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올해는 기존 제도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내실화해 정책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캡틴은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봤다. 마을은 최강 빌런(악당) ‘타목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목이 타는’ 타목스는 이번 주 초대형 초미세먼지(PM2.5) 군단을 이끌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은 다름 아닌 당신의 신체다. 캡틴은 결심했다. 더 이상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으리라!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조만간 재개될 타목스의 공격을 무력화하리라!#레벨1 캡틴은 가장 먼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동굴에 은거한 현자를 찾아갔다. 비록 지금은 깊은 내상을 입고 동굴에서 숨어 지내지만 한때 초미세먼지 군단과 온몸으로 맞서 싸운 무림의 고수다. 현자는 캡틴에게 물병을 건넸다. 롤플레잉 게임(RPG)에 자주 나오는 ‘빨간 물약(체력 회복제)’과 달리 투명한 액체였다. 한 모금 들이켠 캡틴은 버럭 화를 냈다. “이건 그냥 물이잖아! 당신 사기꾼이지?” 씩씩대는 캡틴에게 현자가 타이르듯 말했다. “물을 하루에 10컵 이상 마시면 기관지에 들러붙은 초미세먼지를 가래나 소변 형태로 쉽게 배출할 수 있다네. 나도 진작 그렇게 했다면 이런 신세는 안 됐을 걸세.” 현자는 미역 등 해조류는 위장 속 중금속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폐와 뇌의 혈관을 정화하는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도 일러줬다. 캡틴은 무릎을 꿇고 다른 비법을 청했다. 현자가 꺼낸 ‘방어구(방어에 쓰는 도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였다.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주는 비장의 아이템이었다. 캡틴은 고개를 갸웃했다. “마스크라면 저도 있습니다.” 캡틴은 지난 일주일간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낸 너덜너덜한 마스크를 꺼냈다. 현자가 혀를 끌끌 찼다. “자네는 신문도 안 보나? 지난해 4월 동아일보 취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새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94.2% 걸러내지만 하루 사용한 뒤 세탁한 마스크는 그 비율이 63.8%로 뚝 떨어졌다네.” 현자는 캡틴에게 새 마스크와 함께 △집에 들어가기 전 옷 털기 △가습기 곁에 두기 △레인지후드 틀기 등이 적힌 생명 연장 아이템을 건넸다. 그러자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이 2단계로 올라갔다.#레벨2 이제 타목스와의 결전을 기다리던 캡틴에게 현자가 ‘보급 상자’를 내밀었다. 거기엔 생리식염수와 인공눈물이 들어 있었다. “결전이 길어져 힘이 빠질 때 유용할 걸세.” 보급 상자에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있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H13 등급)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였다. 타목스를 꺾을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자는 ‘표준 사용 면적’ 5m², 10m², 15m²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캡틴은 곧바로 10m²를 선택했다. 그의 방 면적이 10m²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동굴 바닥에 켜켜이 쌓인 초미세먼지를 닦던 현자가 캡틴의 얼굴을 향해 물걸레를 내던졌다.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타목스를 무찌를 수 있는 게 아니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지!” 한국소비자원은 공기청정기의 표준 사용 면적이 실제 사용 면적의 최소 1.3배 이상은 돼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현자의 가르침은 뜻밖이었다. “초미세먼지 군단이 몰려오면 공기청정기에만 의지하지 말고 하루 세 번, 10분씩 창문을 열도록 해라.” 공기청정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를 가끔 밖으로 빼줘야 하는 데다 생명게이지를 높이려면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데, 조리 때 엄청난 초미세먼지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환기 전후 창틀과 방충망,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야 한다는 것!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은 드디어 3단계로 뛰어올랐다.#레벨3 ‘만렙(최고 레벨)’의 경지에 오른 이상 타목스의 공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캡틴은 대문을 박차고 나왔다. 마스크는 기본, ‘산업용 방독면’에 ‘휴대용 공기청정기’까지 ‘풀템(아이템을 모두 갖춘 상태)’한 캡틴의 손에는 타목스의 공습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간이 측정기가 들려 있었다. 캡틴은 지하철역, 학교, 식당,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이 측정기를 빼어 들었다. 만약 초미세먼지 군단이 숨어 지내는 장소가 발견되면 즉시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 연락해 “공기 질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다그쳤다.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준다는 각종 제품에 대한 검증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선 소홀히 할 수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표방한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53개 중 27개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적발했다. 캡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런 ‘가짜’ 미세먼지용 제품의 온라인 장터 접속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총력전에 나선 타목스는 중국 등에서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전열 정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주말 우리에겐 더없이 반가운 봄비 소식이 있어 타목스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돌아온다. 반드시! 답답한 마음에 캡틴은 다시 현자를 찾아갔지만 동굴엔 아무도 없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디선가 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캡틴이여, 나는 미래에서 온 너란다. 나처럼 동굴에 갇히지 않으려면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 지금 마을을 소중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언젠가 찾아올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의 자유도 만끽할 수 없을 테니….”조건희 becom@donga.com·박성민 기자}

캡틴은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봤다. 마을은 최강 빌런(악당) ‘타목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목이 타는’ 타목스는 이번 주 초대형 초미세먼지(PM2.5) 군단을 이끌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은 다름 아닌 당신의 신체다. 캡틴은 결심했다. 더 이상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으리라!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조만간 재개될 타목스의 공격을 무력화하리라! #레벨1. 캡틴은 가장 먼저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동굴에 은거한 현자를 찾아갔다. 비록 지금은 깊은 내상을 입고 동굴에서 숨어 지내지만 한때 초미세먼지 군단과 온몸으로 맞서 싸운 무림의 고수다. 현자는 캡틴에서 물병을 건넸다. 롤플레잉 게임(RPG)에 자주 나오는 ‘빨간 물약(체력 회복제)’와 달리 투명한 액체였다. 한 모금 들이킨 캡틴은 버럭 화를 냈다. “이건 그냥 물이잖아! 당신 사기꾼이지?” 씩씩대는 캡틴에게 현자가 타이르듯 말했다. “물을 하루에 10컵 이상 마시면 기관지에 들러붙은 초미세먼지를 가래나 소변 형태로 쉽게 배출할 수 있다네. 나도 진작 그렇게 했다면 이런 신세는 안 됐을 걸세.” 현자는 미역 등 해조류는 위장 속 중금속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폐와 뇌의 혈관을 정화하는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도 일러줬다. 캡틴은 무릎을 꿇고 다른 비법을 청했다. 현자가 꺼낸 ‘방어구(방어에 쓰는 도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였다.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주는 비장의 아이템이었다. 캡틴은 고개를 갸웃했다. “마스크라면 저도 있습니다.” 캡틴은 지난 일주일간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낸 너덜너덜한 마스크를 꺼냈다. 현자가 혀를 끌끌 찼다. “자네는 신문도 안 보나? 지난해 4월 동아일보 취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새 마스크는 초미세먼지를 94.2% 걸러내지만 하루 사용한 뒤 세탁한 마스크는 그 비율이 63.8%로 뚝 떨어졌다네.” 현자는 캡틴에게 새 마스크와 함께 △집에 들어가기 전 옷 털기 △가습기 곁에 두기 △레인지후드 틀기 등이 적힌 생명 연장 아이템을 건넸다. 그러자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이 2단계로 올라갔다. #레벨2. 이제 타목스와의 결전을 기다리던 캡틴에게 현자가 ‘보급 상자’를 내밀었다. 거기엔 생리식염수와 인공눈물이 들어 있었다. “결전이 길어져 힘이 빠질 때 유용할 걸세.” 보급 상자에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있었다.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H13 등급) 헤파(HEPA)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였다. 타목스를 꺾을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현자는 ‘표준 사용 면적’ 5㎡, 10㎡, 15㎡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캡틴은 곧바로 10㎡를 선택했다. 그의 방 면적이 10㎡이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동굴 바닥에 켜켜이 쌓인 초미세먼지를 닦던 현자가 캡틴의 얼굴을 향해 물걸레를 내던졌다. “공기청정기가 있다고 타목스를 무찌를 수 있는 게 아니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지!” 한국소비자원은 공기청정기의 표준 사용 면적이 실제 사용 면적의 최소 1.3배 이상은 돼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현자의 가르침은 뜻밖이었다. “초미세먼지 군단이 몰려오면 공기청정기에만 의지하지 말고 하루 세 번, 10분씩 창문을 열도록 해라.” 공기청정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를 가끔 밖으로 빼줘야 하는 데다 생명게이지를 높이려면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데, 조리 때 엄청난 초미세먼지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환기 전후 창틀과 방충망,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야 한다는 것! 캡틴의 초미세먼지 방어 레벨은 드디어 3단계로 뛰어올랐다. #레벨3. ‘만렙(최고 레벨)’의 경지에 오른 이상 타목스의 공격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캡틴은 대문을 박차고 나왔다. 마스크는 기본, ‘산업용 방독면’에 ‘휴대용 공기청정기’까지 ‘풀템(아이템을 모두 갖춘 상태)’한 캡틴의 손에는 타목스의 공습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간이 측정기가 들려 있었다. 캡틴은 지하철역, 학교, 식당, 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이 측정기를 빼들었다. 만약 초미세먼지 군단이 숨어 지내는 장소가 발견되면 즉시 해당 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 연락해 “공기 질 관리에 신경을 쓰라”고 다그쳤다. 초미세먼지 군단을 막아준다는 각종 제품에 대한 검증도 마을을 지키기 위해선 소홀히 할 수 없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표방한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53개 중 27개를 허위 및 과장 광고로 적발했다. 캡틴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런 ‘가짜’ 미세먼지용 제품의 온라인 장터 접속 차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주 총력전에 나선 타목스는 중국 등에서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동안 전열 정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주말 우리에겐 더 없이 반가운 봄비 소식이 있어 타목스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돌아온다. 반드시! 답답한 마음에 캡틴은 다시 현자를 찾아갔지만 동굴엔 아무도 없었다.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디선가 현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캡틴이여, 나는 미래에서 온 너란다. 나처럼 동굴에 갇히지 않으려면 방어 레벨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 지금 마을을 소중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언젠가 찾아올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의 자유도 만끽할 수 없을 테니….”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중 이자와 배당, 임대소득 등으로 연간 3400만 원을 넘게 버는 고소득 직장인이 1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득월액 보험료’를 내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는 17만97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직장 가입자 1685만6396명의 1.06%에 해당한다. 소득월액 보험료는 월급 외에 이자, 배당, 임대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이 3400만 원을 넘을 때 부과하는 건강보험료다. 소득월액 보험료 상한액인 월 318만 원가량을 본인부담금으로 내는 ‘초고소득 직장인’은 38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급 외 소득이 연간 6억2949만 원 이상인 경우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임원급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직장 가입자는 매달 자신의 근로소득에 보험료율 6.46%를 곱한 건강보험료만 내면 된다. 하지만 금융 자산이나 고가 부동산을 통해 추가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건보료를 내야 한다. 개인별 부담 능력에 맞는 보험료를 부과해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소득월액 보험료 납부 대상은 기존 ‘연간 7200만 원 초과’에서 지난해 7월부터 ‘연간 3400만 원 초과’로 확대됐다. 2022년 7월부터는 이 기준이 ‘연간 2000만 원 초과’로 더 하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6일 헌법재판소는 소득월액 보험료를 내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 71조 2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건강보험료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적절히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들은 1인당 평균 1만4029달러(약 1583만 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의 90% 이상은 한국 의료 기술에 만족했다. 하지만 ‘의료 한류’의 성장을 위해선 병원 식단과 통역 등 지역 특성에 맞춰 편의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의 만족도는 90.5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환자의 93.3%는 ‘다시 한국 의료기관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위에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94.8%에 달했다. 이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1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국적별로는 러시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94.4점으로 가장 높았고, 독립국가연합(CIS·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92.5점, 미국 91.8점, 중국 90.1점 순이었다. 일본 환자들의 만족도는 84.0점으로 가장 낮았다. 직원 서비스(92.7점)와 병원 편의(92.3점)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지만 진료비(85.8점)와 의사소통 및 환자 존중(89.8점) 부문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외국인 환자의 43.4%는 쇼핑 등 여행을 겸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한국에서 평균 1만4029달러를 썼다. 이 중 의료비 지출은 6885달러로 4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항공과 숙박에 3302달러, 관광과 식사에 1459달러를 지출했다. 김혜선 복지부 해외의료사업지원관은 “2017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약 32만 명에 이른다”며 “더 많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21년까지 한 해 외국인 환자를 80만 명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거 실화예요?” 4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A패스트푸드점. 동아일보 취재진이 초미세먼지 측정기기를 가동하자 주변에 있던 대학생들의 눈이 커졌다. 측정기기에 나타난 패스트푸드점의 실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15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이었다. 이 수치를 확인한 신준영 씨(20)는 옷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다시 꺼내면서 “마스크를 쓰고 햄버거를 먹어야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패스트푸드점 바로 앞 도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93μg으로 실내보다 높았지만 실내라고 ‘청정지역’은 아니었다. 오히려 실내 역시 ‘매우 나쁨(76μg 이상)’ 수준이어서 사실상 실외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을 여닫으면서 외부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상황에서 공기청정기가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반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239μg까지 치솟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부에서 들어온 초미세먼지에 터널 등에서 날리는 초미세먼지가 더해져 지하철역 승강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환경부는 7월부터 지하철 역사 내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50μg 이하로 신설한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등 지하철 운영 사업자는 이에 맞춰 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조절해야 하며 이를 어기다 적발될 경우 최대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당장 50μg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기준을 넉 달 만에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지난달 27일부터 엿새째 이어진 이날은 각 학교의 개학이 겹쳐 학부모들의 걱정이 더 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미세먼지 대응 방법은 이민이 답인가요?’ ‘공기청정기를 추가 구매했다’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3월에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몰려오는 것은 이례적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2월 말부터 기승을 부린 적은 드물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초미세먼지 배출원이 어디에 있는지 향후 면밀한 분석을 해봐야 한다”면서 “마치 서해상에 다리가 하나 만들어져 그걸 타고 마구 넘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한때 m³당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수원시가 203μg, 충남 천안시가 194μg, 인천 남구는 177μg까지 치솟았다. 5일 초미세먼지 농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4일 ‘보통’ 수준이던 제주와 경남 역시 5일 ‘나쁨’ 이상일 것으로 예보했다. 6일은 제주만 ‘보통’으로 회복하고 다른 지역은 여전히 ‘나쁨’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면 2015년 초미세먼지 예보 이래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를 기록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장기 연속 ‘나쁨’ 일수는 2018년 3월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도권과 충청권 등 10개 시도 부단체장들과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조 장관은 “현 상황이 엄중하다. (지난달 15일) 미세먼지특별법을 시행한 뒤 차량 운행 제한과 사업장·공사장의 조업시간 조정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 만큼 각 시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보다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을 강구 중”이라며 “다른 부처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지만 강제 휴업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강은지 kej09@donga.com·박성민 기자}

4년째 난임 치료를 받고 있는 장모 씨(39·여)는 지난달 길을 걷다가 설움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렸다. 난임 주사를 맞기 위해 회사 근처 병원들을 찾아다녔지만 세 곳에서 일제히 거절 당했기 때문이다. 장 씨는 “매일 같은 시간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말이 떠올라 마음이 초조했는데, 찾아간 병원마다 난색을 표하니 제 처지가 너무 서러웠다”며 “결국 반차를 내 대학병원에 가 주사를 맞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스스로를 ‘주사 난민’이라고 부른다. 난임 여성들은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시술에 앞서 4∼8주가량 배와 엉덩이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배에 놓는 주사는 배란을 돕는 과배란 유도제다. 이 주사는 그나마 투약이 쉽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혼자 화장실에서 주사를 놓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주사 투여법을 소개한 영상이 여럿 올라와 있다. 문제는 수정란의 착상을 돕는 포로게스테론 주사다. 이는 엉덩이에 놓는 근육주사여서 스스로 투여하기가 어렵다. ‘돌주사’로 불릴 만큼 엉덩이가 딱딱하게 굳어 고통이 심하고 잘못 놓으면 자칫 하반신 마비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난임 치료 병원이 가까우면 상관없지만 멀다면 난임 치료 병원에서 발급한 주사 의뢰서를 들고 주사액을 구입한 뒤 동네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난임 전문 병원 71곳 중 29곳은 강남구와 송파구 등 5개 구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난임 환자들이 동네 병원을 찾지만 동네 병원에선 주사액 투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난임 여성의 몸은 아주 예민한 상태여서 다른 병원에서 처방한 주사를 시술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난임 환자인 강모 씨(34·여)는 “주사 의뢰서에 ‘부작용은 본 병원에서 책임진다’고 써 있어도 동네 병원에선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사비는 비급여여서 병원마다 가격이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5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주사 난민’ 처지인 난임 여성들은 접근성이 좋아 직장 여성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보건소에서 난임 주사를 놓아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보건소에서 난임 주사를 놓는 데 대한 찬반 의견을 묻자 한 달여 만에 5000여 명이 찬성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달 중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치구 차원에서 난임 여성의 요구를 반영해 자구책을 마련한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보건소는 지난달 난임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지역 내 병원 12곳을 홈페이지에 공지해 지역 난임 여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장은 “일선 의료기관에서 타 의료기관의 처방을 시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난임 여성들의 불편이 큰 만큼 일선 보건소와의 업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육아휴직을 마치고 4월 복직하는 김영은 씨(36·여)는 최근 지역 맘 카페에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중 어디가 나으냐’라는 글을 올렸다. 댓글 대다수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천했다. 급식의 질이나 운영 측면에서 더 믿을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댓글에 김 씨는 더 좌절했다. 임신 넉 달째 일찌감치 집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를 신청했지만 1년 반이 지나도록 대기자 수가 줄지 않고 있다. 결국 내키지 않아도 아파트 내 가정 어린이집에 딸을 보내야 할 형편이다. 김 씨는 “국공립 어린이집 당첨을 왜 ‘로또’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정부가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려 달라는 부모들의 요구에 맞춰 매년 국공립 어린이집을 550개씩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25% 수준인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공공보육 이용률을 2년 뒤인 2021년 4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보육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준은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으로 강화된다. 보육의 질을 높이고 보육교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보조교사 1만5000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정부가 공공보육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공공보육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은 전체 어린이집 3만9181곳 중 3531곳으로 9%에 불과하다.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비율은 14.2%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국공립 유치원 이용 아동을 합쳐도 공공보육 이용률은 25%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7%)에 크게 못 미친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80%를 웃돈다. 공공보육 시설의 양적 확충뿐 아니라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중 정부가 직영하는 곳은 2.7%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민간 어린이집을 장기 임차해 국공립으로 전환한 뒤 민간에 다시 위탁하고 있다. 권혜진 나사렛대 아동학과 교수는 “부실급식이나 회계 비리 등의 문제를 근절하려면 위탁 운영자인 원장이나 법인의 자격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고혈압은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젊을수록 건강을 과신해 위험신호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7일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 고혈압 유병률은 26.9%로 나타났다. 남성이 32.3%로 여성(21.3%)보다 취약하다. 30대는 11.3%, 40대는 19.2%가 고혈압을 앓고 있다. 이는 2007년 30대 7.5%, 40대 15.7%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다른 연령대에선 유병률이 비슷하거나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혈압은 건강에 더 신경 쓰라고 우리 몸에서 보내는 ‘적신호’다. 방치할 경우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질환은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사망에 이를 위험도 그만큼 크다. 꾸준히 혈압이 수축기 때 135mmHg, 이완기 때 85mmHg을 넘는다면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두통과 어지럼증, 호흡 곤란 등 다른 증상까지 겹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자신도 고혈압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고혈압이라고 반드시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바꿔 먼저 혈압을 안정시킨 뒤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해도 무방하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한 체중 감량으로 혈압이 안정화되는 경우도 많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짠 음식을 피하고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도 줄이는 것이 좋다.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혈압이 정상 범위(수축기 120mmHg 이하, 이완기 80mmHg 이상)에 있는지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응급실에 실려 오는 젊은 심·뇌혈관 환자 중 자신이 고혈압인 것을 몰랐거나 알고도 치료를 미룬 경우가 많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젊은층은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집에 사는 가구가 114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5.9%에 이르는 규모다. 현황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비중이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8’ 따르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은 2006년(16.6%) 이후 2014년(5.4%)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2016년 5.4%를 기록했지만 2017년 5.9%로 증가했다. 현행 최저주거기준 면적은 1인 가구 14㎡, 4인 가구는 43㎡다. 이는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저소득 1인 가구 비중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1인 가구 비중은 28.6%로 전체 가구 형태 중 비중이 가장 컸다. 상대적 노인빈곤율(같은 연령대 소득 중간값의 50% 이하 비중)은 42.2%로 전년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노인 100명을 소득 순위대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선 사람의 소득보다 절반 이하로 버는 노인이 10명 중 4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저소득 노인의 생계 지원을 위해 정부는 4월부터 소득 하위 20% 노인들에게 월 3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하위 20% 기준은 1인 가구일 때 소득인정액이 월 5만 원 이하, 부부 가구는 월 8만 원 이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8·여)는 15년간 다닌 회사를 곧 그만둘 예정이다. 결혼 8년 차지만 임신이 안 돼 아이 갖기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2013년부터 6차례 체외수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난임 관련 치료에 쓴 돈만 4000만 원이 넘는다. 남편 사업이 어려웠을 땐 치료비를 대느라 친정에 손을 벌리기도 했다. 그 사이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다 보니 자궁과 관절에 무리가 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받았다. 하지만 아이를 갖겠다는 희망만은 버릴 수 없었다. 김 씨는 “엄마가 되기 위해 직장도, 노후 대비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난임 부부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난임 시술 지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20만 명이 넘는 난임 환자들에게 정책 체감도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7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시술 종류에 따라 지원 횟수가 정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장 내 난임 휴가 및 휴직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토론방에는 이런 문제를 개선해 달라는 난임 부부의 청원이 1만5000건 넘게 올라 있다. 비싼 난임 치료비는 가계를 짓누른다. 건강보험은 시험관 시술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 등 총 10회에 한해 지원된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도 체외수정 본인부담금은 102만∼114만 원에 이른다. 검진비, 약값 등을 더하면 많게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예상치 못한 염색체 검사나 후유증 치료까지 받게 되면 경제적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올해부터 난임 시술의 비급여 지원을 늘렸다. 기존에는 신선배아 시술 4회까지 1회당 최대 50만 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가 추가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지원을 10번 모두 받는 여성은 드물다. 8번째 난임 시술을 준비 중인 이모 씨(42)는 난소 기능이 떨어져 동결배아 시술을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여성의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시술별 횟수를 정해놓다 보니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동결배아 3회 시술을 신선배아 1회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자 몸에 잘 맞는 시술을 집중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임 치료를 받다 보면 회사에 눈치가 보여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적지 않다. 난임 휴가나 휴직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술 때마다 보통 5∼7회 정도는 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난임 휴가 일수는 1년에 3일로 제한돼 있다. 정모 씨(37)는 “난자를 채취하고 바로 출근했다가 복수가 차오르고 빈혈이 와 길에서 쓰러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난임 부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체외수정 시도가 5회를 넘어가면 출산 성공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투입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임 정책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은 시술 전 진단비용 등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한다. 프랑스는 난임 시술 지원 횟수가 10회로 우리나라와 같지만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소장은 “난임 상태에 따라 중증도를 평가해 지원 방안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