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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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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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94%
선거3%
미국/북미3%
  • “사드 발사대-포대 분리 운용기술 개발 진행중”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은 13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가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2017년부터 검토돼 온 것으로 앞으로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사실상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17년 3월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때부터 미 국방부는 사드 운용 방식 변화를 검토했으며, 예산 배정과 관련 기술의 개발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서 운용하게 되면 (미사일 방어의) 커버 범위를 더 늘릴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을 더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는 훌륭한 미사일 방어체계이지만 그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방어 반경과 거리가 필요한지의 문제”라며 “예를 들면 (사드 포대나 발사대를) 남쪽으로 배치하고 이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으로 방어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던 시기에 그는 주한미군사령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2017년부터 이야기해 왔던 제안에 대해 이제 예산 지원이 이뤄지기 시작하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런 움직임이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다면 이런 논의가 필요 없는 시점이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사드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중국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사드 관련 예산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논의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그 내용은 협상의 주제가 아니다”고 답변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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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켈리 “김정은 핵포기 안해… 우릴 갖고 놀아”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사령관 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관이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준비를 마쳤을 수 있다”며 미사일 방어 능력의 개선을 촉구했다.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오쇼너시 사령관은 13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북한의 엔진 시험은 과거보다 훨씬 개량된 ICBM을 시험 발사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2017년 수소폭탄뿐만 아니라 북미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2개의 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정책을 검토하기 위해 열렸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12일 한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 시사매체 애틀랜틱에 따르면 켈리 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장이 우리를 한동안 갖고 노는 것(play us) 이외에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 그는 꽤 효과적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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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휘청거리는 새… ‘중도 대안’ 블룸버그 지지율 급상승

    미국 민주당 레이스 초반에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향하고 있다. 블룸버그 후보는 민주당 내의 중도 온건파를 잡을 수 있는 히든카드로 거론돼 온 잠룡(潛龍)이다. 그는 ‘대선 풍향계’ 격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과감히 포기하고 3월 3일 ‘슈퍼 화요일’부터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배정된 선거인단 수가 적은 초반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고 후반부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500억 달러(약 60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세운 5억 달러(약 6000억 원)의 선거자금 집행 계획을 착착 실행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TV와 인터넷, 슈퍼볼 광고에 3억44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쏟아부으며 지지율을 순식간에 10%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11일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17%의 지지율로 버니 샌더스(25%), 조 바이든 후보(2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블룸버그의 ‘잭팟’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바이든 후보가 잇따라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이 블룸버그 후보에겐 호재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아온 바이든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그를 지지하던 표심이 대안 후보를 찾기 시작한 것. △70대의 경륜 △백인 남성 △중도 성향의 정책 등에서 바이든 후보와 비슷한 블룸버그 후보에게로 중도층의 표가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NYT에 따르면 블룸버그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는 직원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캠프 본부 인력 400명과 18개 주 사무소의 직원 40명씩을 포함해 모두 2100명에 이른다. 다른 후보들이 뉴햄프셔에 집중하는 동안 그의 캠프는 30개가 넘는 주에서 선거 관련 행사를 1200여 차례나 진행했다. 최근에는 부자 증세를 담은 세제개혁 공약을 발표하며 중산층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심상치 않은 그의 화력에 당내 주자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는 9일 뉴햄프셔 유세 중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억만장자가 되거나 억만장자를 빨아먹어야 하는 나라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국이냐”고 비판했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후보, 부자로부터 후원을 받는 피트 부티지지 후보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다. 샌더스 캠프의 부책임자인 아리 레이빈하브트도 “돈으로 선거를 사는 것은 부패한 미국 정치 시스템 그 자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블룸버그 후보가 2015년 “살인자의 95%가 16∼25세 남성이며 소수민족이라는 전형적인 특징이 있다”고 발언했던 녹음 파일이 최근 공개되자 트위터에 이 파일과 함께 “블룸버그는 완전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쓴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의 부상이 중도 표심을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좌파 성향의 사회주의자인 샌더스 후보의 승리를 돕는 결과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과 블룸버그,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 등의 ‘중원 싸움’으로 표가 분산돼 득표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들은 아예 선거인단 배정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최근 몬머스대와 퀴니피액대가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제한선을 여유 있게 넘는 후보는 샌더스뿐이다.맨체스터=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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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부 “사드 발사대 이동 시험할 것”

    미국 국방부가 미 본토와 괌, 한국 등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성능 개선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사드의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10일(현지 시간) ‘2021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에 따르면 MDA는 7곳에 배치된 사드의 포대 및 훈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1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가 완료되면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용해 주한미군이 어떤 새로운 능력을 갖추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를 원격조종하거나 (방어 범위를) 늘리기 위한 역량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사드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대를 뒤에 놓거나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2021년에도 또 다른 테스트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군 측은 이미 한국군에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거나 패트리엇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하는 계획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경북 성주기지의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발사대를 평택 등 북쪽으로 이동시키려 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드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북한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군 관계자는 “(사드) 성능 개선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면서도 “국내에서 발사대 이동 배치 등 문제에 대해 우리 군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미 육군은 내년도 국방예산에 성주 사드기지의 개발 비용으로 4900만 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육군은 관련 자료에서 “비용을 한국이 내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복수의 한국 정부 당국자는 “방위비 협상에서 사드가 거론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규진 기자}

    •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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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방부, 사드 성능 개선에 예산 1조 배정…발사대 이동도 추진

    미국 국방부가 미국 본토와 괌, 한국 등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성능 개선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사드의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언급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10일(현지 시간) ‘2021회계연도 예산안 브리핑’에 따르면 MDA는 7곳에 배치된 사드의 포대 및 훈련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10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MDA는 “우리는 한반도의 미사일 방어 능력 통합을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주한미군 연합긴급작전요구(JEON)가 완료되면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용해 주한미군이 어떤 새로운 능력을 갖추게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3가지 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겠다”며 사드 발사대와 포대 분리를 거론했다. 힐 청장은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를 원격조정하거나 (방어 범위를) 늘리기 위한 역량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것”이라며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사드 운용의) 유연성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대를 뒤로 놓거나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고,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요구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테스트가 예정돼 있고 2021년에도 또 다른 테스트 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군 측은 이미 한국군에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거나 패트리엇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하는 계획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경북 성주기지의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떨어뜨려 발사대를 평택 등 북쪽으로 이동시키려 할 경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드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북한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간에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사드) 성능 개선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면서도 “국내에서 발사대 이동 배치 등 문제에 대해 우리 군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맨체스터·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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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샌더스… 뉴햄프셔 경선 박빙 승리

    11일(현지 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의 두 번째 관문인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이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을 1.5%포인트 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는 부티지지 후보가 샌더스 후보를 0.1%포인트 차로 이겨 당분간 두 후보의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NN 등에 따르면 12일 미 동부 시간 오전 8시(한국 시간 12일 오후 10시) 현재 개표가 97% 완료된 가운데 샌더스 후보가 25.9%를 얻어 부티지지 후보(24.4%)를 앞섰다. 이어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60)이 19.8%,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1)이 9.3%를 획득했다. 뉴햄프셔와 맞닿은 버몬트가 지역구인 샌더스 후보는 2016년 뉴햄프셔 경선에서 60.1%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이번에는 부티지지 후보의 돌풍이 여전하고 클로버샤 후보까지 선전해 간신히 1위를 지켰다. 아이오와의 아쉬움을 설욕하긴 했지만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동력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햄프셔는 미 50개 주 중 일반인 참여가 가능한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첫 지역이다. 당원만 투표하는 코커스에 비해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잘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맨체스터=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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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찜찜한 1위… 부티지지 희망찬 2위… 클로버샤 깜짝 3위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의 초판 판세에서 ‘강경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과 ‘온건 진보’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의 양강 구도가 뚜렷하다. 당초 선두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1)은 눈에 띄게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샌더스 vs 부티지지 초접전 CNN에 따르면 11일 민주당의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샌더스 후보는 25.9%로 부티지지 후보(24.4%)에게 신승했다.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는 부티지지가 샌더스를 0.1%포인트 차로 이겼다. 1승 1패씩 주고받은 셈이다. 두 사람은 지지층과 강약점이 판이하게 다르다. 젊은 세대·저소득층·노조원은 샌더스를, 고소득·고학력자는 부티지지를 지지한다. 워싱턴포스트(W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날 연소득 5만 달러 미만 유권자의 38%, 본인 혹은 가족이 노조원인 사람의 30%가 샌더스를 지지했다. 반면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사람은 3분의 1이 부티지지를 선호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후보는 1981년 정계 입문 이후 약 40년간 무상 의료 및 교육 공약을 고수하고 있다. 양극화에 지친 청년들이 열광적으로 그를 지지한다. 이날 WP 조사에서 30세 미만 유권자 중 51%가 “샌더스를 찍었다”고 했다. 20%인 부티지지의 2.5배가 넘는다.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한 그의 공약을 두고 좌파 대중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란 비난도 끊이지 않는다. 중도층 포섭이 어려워 본선 경쟁력도 의문이다. 후보자 중 최고령인 데다 지난해 심장수술을 받아 건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4년 전 뉴햄프셔 경선에서 60.1%를 얻어 2위를 22%포인트 차로 앞섰던 그가 이번엔 불과 1.5%포인트 차로 1위를 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고소득·고학력자가 선호하는 ‘백인 오바마’ 부티지지 후보는 하버드대 졸업 등 ‘엄친아’ 이미지, 뛰어난 연설 능력, 아프가니스탄전 복무 경험, 노회한 워싱턴 정가에 물들지 않은 신선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하지만 성소수자인 탓에 민주당의 전통 지지 기반인 흑인 및 히스패닉 유권자를 사로잡기 힘들고 샌더스와 마찬가지로 본선 경쟁력이 의문이란 지적을 받는다. 개신교도 흑인과 라틴계 가톨릭은 가족과 이성 결혼의 가치를 중시한다.○ 백인 여성 지지 클로버샤 깜짝 3위 이날 이변은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60·미네소타)의 깜짝 3위다. 아이오와 경선에서 5위였던 그는 이날 1, 2위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슬로베니아 이민자 후손인 그는 예일대와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한 검사 출신 3선(選) 의원이다. 변호사 남편과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고 무상 의료를 반대하는 실용 노선을 추구한다. 이념, 나이, 성적(性的) 취향 등에서 큰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후보로 꼽힌다. 지난달 최대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분열에 빠진 민주당과 미국 전체를 통합할 수 있다’며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7일 TV 토론에서도 인상적인 말솜씨를 선보였다. CNN은 아이오와 때 깜짝 1위를 한 부티지지에 빗대어 “제2의 부티지지가 탄생했다”고 평했다. 고령층, 백인 여성, 기독교도의 지지가 높다. 클로버샤 후보의 지역구인 미네소타, 이웃 위스콘신은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경합지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던 위스콘신은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0명이 걸린 지역이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위스콘신의 승리를 자신해 유세 중 이곳을 찾지 않았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위스콘신을 가져갔고 백악관에도 입성했다. 부티지지와 클로버샤 후보의 선전은 민주당 중도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선 시작 전 온건 진보 성향, 높은 대중적 인지도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에서 선전할 것으로 평가됐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표가 비슷한 노선의 부티지지, 클로버샤 후보에게 분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달 3일은 선거인단 수 1, 2위인 뉴욕(55명), 텍사스(38명) 등 무려 14개 주의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이다.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날부터 경선에 합류한다. 역시 온건 진보 성향인 블룸버그의 가세로 중도 표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위기 지난해 4월 출마 발표 후 최근까지 민주당 후보 중 독보적인 전국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5위로 밀렸다. 아이오와(4위)보다 더 나쁘다. 그는 부통령 8년과 상원의원 36년의 경력,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가톨릭임을 내세워 흑인 및 라틴계 지지를 얻었다. 중도 유권자를 사로잡을 사람은 자신뿐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자신해왔다. 하지만 노회한 이미지, 그와 외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 성·인종 차별에 관한 각종 구설수 등이 악재로 작용해 2번의 경선에서 모두 참패했다. 바이든 캠프 측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의 백인 비율이 모두 90%를 넘는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다양성을 대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경선 당시 첫 11개 주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며 “초반 승부는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어 만회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날 몬머스대가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지난달 30%의 절반인 16%에 그쳤다. 그는 뉴햄프셔 투표가 끝나자마자 지지자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29일 경선이 치러지는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했다. 흑인 인구가 많은 주에서 사활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뉴햄프셔 인근 매사추세츠에서 재선 상원의원을 지낸 워런 후보도 4위에 그쳤다. 역시 아이오와보다 한 계단 낮다. WP는 “워런이 판세를 뒤집을 만한 지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일한 아시아계 후보였던 대만계 기업인 앤드루 양(45), 마이클 베넷 상원의원(56·콜로라도)은 저조한 지지율로 이날 중도 사퇴했다. 집권 공화당 후보 선출이 확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오와와 마찬가지로 뉴햄프셔에서도 손쉽게 1위를 차지했다. 맨체스터·콩코드=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최지선 기자}

    •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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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트럼프 지지자 ‘역선택’ 가능성도

    11일 미국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10일 양당이 현지에서 뜨거운 세 대결을 벌였다. 공화당 후보 선출이 확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민주당의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개표 지연, 5일 상원의 최종 부결로 끝난 탄핵 정국 등을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아이오와 때처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이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탄핵 사기로 지지율 최고” 민주당 조롱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州) 최대 도시 맨체스터의 한 체육관에서 유세를 갖고 “민주당은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기에 바쁘다. 표를 셀 줄도 모른다”며 개표 지연 사태를 꼬집었다. 그는 상원의 탄핵 무죄를 이끌어낸 공화당 의원들을 ‘전사’라고 치하했다. 또 역대 최저 실업률 등 경제 치적과 안보 성과를 자랑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만2000여 명이 들어찬 유세장은 “USA”와 “4년 더!”를 외치는 지지자의 환호로 떠나갈 듯했다. 이들은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이른 아침부터 우산을 쓰고 행사장 입장을 기다렸다. 바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연설 장면을 지켜본 이는 1000명이 넘었다.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썼다. 행사장 밖에서 ‘트럼프’ 팻말을 든 로버트 엠피 씨(57)는 “어떤 민주당 후보가 이 많은 대중을 끌어들일 힘이 있나. 미 경제를 강하게 만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부패한 민주당 정치인들이 탄핵 사기로 내게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선물했다”고 썼다. 특히 하원의 탄핵 조사를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가리켜 “고맙다 낸시”라고 조롱했다.○ 샌더스와 부티지지 경쟁 속 단합 촉구 목소리 인구 약 136만 명의 뉴햄프셔는 백인 비중이 93%에 달한다. 적은 인구, 높은 백인 비율로 미국의 다양성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반인 참가가 가능하고 비밀투표인 프라이머리의 특성상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꼽힌다. 특히 당원만 참가할 수 있고 공개투표로 치러진 3일 아이오와 코커스가 공정성 시비로 얼룩져 뉴햄프셔 결과가 민주당 후보 선출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뉴햄프셔 유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햄프셔와 맞닿은 버몬트가 지역구인 샌더스 후보는 이날 ‘트럼프를 이기는 버니(Bernie beats Trump)’란 구호를 내세우며 자신이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임을 강조했다. 부티지지 후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소외계층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를 심판해야 한다”고 외쳤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재선 저지를 위한 단합을 촉구했다. 샌더스 후보 지지자인 대니얼 로페즈 씨(20)는 “트럼프의 인종주의 및 분열 정책으로 망가진 미국을 돌려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늦기 전에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부티지지 후보를 지지한다는 실비아 부도앤 씨(57)는 “이렇게 엉망인 대통령이 없다.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라면 민주당 후보 누구라도 찍어주겠다”고 했다. 샌더스 후보는 보스턴글로브, WBZ-TV, 서퍽대가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27%의 지지율로 부티지지 후보(19%)를 앞서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경선 실시 이후 처음으로 전국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일부러 경선에 참가해 샌더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나온다. 중도온건 성향의 부티지지 후보보다 강경 진보인 샌더스 후보가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쉬운 상대라는 계산에서다.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미 동부 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한국 시간 11일 오후 10시∼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그러나 전체 301개 선거구 중 3개는 이날 0시부터 투표를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맨체스터=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

    •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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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년 핵무기 예산 20% 증액… “집권2기 청사진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및 우주 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해외 원조 등을 큰 폭으로 줄이는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미 언론이 9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됨에 따라 전염병 예산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4조8000억 달러(약 5728조8000억 원) 규모의 2021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예산안은 행정부의 역점 사업이 반영돼 대통령의 ‘비전 성명서’로 불린다. 특히 내년 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곧장 가동할 ‘집권 2기’의 청사진을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으로 전년 대비 0.3% 늘어난 7405억 달러를 책정한 점이 눈에 띈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국방부의 핵무기 전달체계를 근대화하는 예산이 289억 달러(약 34조3700억 원), 이를 수행할 국가핵안보국(NNSA)의 예산 198억 달러가 반영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세계 최고의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핵무기 현대화보다 국제 군축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2024년까지 우주인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 예산도 13% 늘려 잡았다. 보훈부와 국토안보부도 예산이 각각 13%, 3% 늘었다. 반면 국방 분야 이외의 지출은 전년 대비 5% 삭감된 5900억 달러가 반영됐다. 해외 원조 예산도 21% 삭감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은 9% 줄었지만 전염병 대응을 위한 예산(43억 달러)은 유지된다. 주택도시개발부 예산도 15% 삭감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백악관의 예산 절감 방안도 논란거리다. 백악관은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4조4000억 달러 줄일 계획인데, 삭감 대상의 약 45%가 사회안전망 관련 예산이다.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비 보조) 처방 약값에서 1300억 달러,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및 장애인 의료비 보조) 및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영양 지원) 등에서 2920억 달러 등 의무 지출 프로그램에서 약 2조 달러를 줄일 방침이다. 백악관은 2025년 만료되는 감세안을 2035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감세 2.0’ 계획도 이번 예산안에 반영했다. 재선이 되면 중산층 감세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백악관이 마련한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유용한 선거용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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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러시아 겨냥 핵무기 내년 예산 대폭 증액…해외원조 대폭 삭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및 우주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해외원조 등을 큰 폭으로 줄이는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미 언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됨에 따라 전염병 예산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4조8000억 달러(약 5728조8000억 원) 규모의 2021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예산안은 행정부의 역점 사업이 반영돼 대통령의 ‘비전 성명서’로 불린다. 특히 내년 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될 경우 곧장 가동할 ‘집권 2기’의 청사진을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으로 전년 대비 0.3% 늘어난 7405억 달러를 책정한 점이 눈에 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국방부의 핵무기 전달체계를 근대화하는 예산이 289억 달러(약 34조3700억 원), 이를 수행할 국가핵안보국(NNSA)의 예산 198억 달러가 반영됐다. 이는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세계 최고의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핵무기 현대화보다 국제 군축협상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2024년까지 우주인을 다시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예산도 13% 늘려 잡았다. 보훈부와 국토안보부도 예산이 각각 13%, 3% 늘었다. 반면 국방 분야 이외의 지출은 전년 대비 5% 삭감된 5900억 달러가 반영됐다. 해외 원조 예산도 21% 삭감됐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예산은 9% 줄었지만 전염병 대응을 위한 예산(43억 달러)은 유지된다. 주택도시개발부 예산도 15% 삭감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백악관의 예산절감 방안도 논란거리다. 백악관은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4조4000억 달러 줄일 계획인데 삭감 대상의 약 45%가 사회안전망 관련 예산이다. 메디케어(노년층 의료비 보조) 처방 약값에서 1300억 달러,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및 장애인 의료비 보조) 및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영양지원) 등에서 2920억 달러 등 의무지출 프로그램에서 약 2조 달러를 줄일 방침이다. 백악관은 2025년 만료되는 감세안을 2035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감세 2.0’ 계획도 이번 예산안에 반영했다. 재선이 되면 중산층 감세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백악관이 마련한 예산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유용한 선거용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예산안의 주요 내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표심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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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햄프셔 2차전… ‘터줏대감’ 샌더스냐, ‘깜짝스타’ 부티지지냐

    70대 노장이 ‘뉴햄프셔 아성’을 지킬까, 30대 ‘떠오르는 별’이 무너뜨릴까.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30대 정치 신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이 1위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두 번째 경선 무대인 뉴햄프셔로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와 맞닿아 있어 대표적인 ‘샌더스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는 4년 전 이 지역에서 22%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가 바짝 따라붙거나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 팽팽한 접전을 이루고 있다. 두 사람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다른 후보들과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아이오와에서 확인된 신(新)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선거 통계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뉴햄프셔에서 샌더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68%로 가장 높지만 최근 부티지지 후보가 25%까지 올라왔다. 8일 CNN방송이 뉴햄프셔대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28%, 부티지지 후보가 21%를 기록했다. 같은 날 보스턴글로브-서퍽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티지지 후보의 이 지역 지지율은 25%로 샌더스 후보(24%)를 앞섰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부티지지 후보가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이다.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부티지지 후보(26.2%)가 0.1%포인트 차이로 샌더스 후보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급상승하는 부티지지 후보의 인기는 뉴햄프셔의 유세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폴리티코는 뉴햄프셔 메리맥에서 진행된 그의 타운홀 미팅은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일부는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부티지지 후보가 공략하고 있는 대상은 대학생과 퇴역 군인, 중도 성향 부동층 등이다. 이들은 2012년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돌아섰던 유권자들이다. 그는 “나는 워싱턴이 귀 기울이지 않는 수많은 미국인과 지역사회, 중소도시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이 자리에 있다”고 역설했다. 부티지지 상승세에 샌더스 후보는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7일 뉴햄프셔 행사에서 부유한 후원자들이 부티지지를 후원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억만장자들이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정치적 삶을 통제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날 AP통신 등은 아이오와에서 이변을 일으킨 부티지지 후보가 코커스 다음 날인 4일부터 나흘간 400만 달러(약 48억 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도 8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 없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 부티지지는 흑인 사회를 통합하지 못한다”며 공격에 동참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시장으로서)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개목걸이를 전산화하는 정책이었다. 그런 사람이 후보로 결정되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망한다”며 부티지지 후보가 소도시 시장 출신이라는 점을 조롱했다. 샌더스와 부티지지 후보에 연연하지 않는 전략도 이어졌다. 아이오와에서 3위를 기록한 워런 후보는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평생 동안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이겨 왔다”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워런 후보의 전략을 “다른 후보들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3월 3일 ‘슈퍼 화요일’을 노리며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을 포기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8일 워싱턴주 스포캔에 선거 캠페인 사무소를 열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정미경 기자}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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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굴레’ 벗은 트럼프 재선가도 탄력… 공화당도 똘똘 뭉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소위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야기한 대통령 탄핵안이 5일 미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4일 하원의 탄핵 조사가 시작된 지 4개월여 만에 탄핵 굴레에서 벗어나 재선 캠페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극심한 국론 분열 등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 100명은 이날 대통령의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했다. 군사원조 중단 등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압박했다는 권력 남용 혐의는 52 대 48, 탄핵 조사의 증인 소환 및 자료 제출을 가로막았다는 의회 방해는 53 대 47로 ‘무죄’ 결정이 내려졌다. 집권 공화당 53명, 야당 민주당 45명, 친(親)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이 각각 당론대로 표결한 결과다. 표결은 약 25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에 이어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세 번째 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지만 최종 면죄부를 받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이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백악관에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재선 가도 날개 백악관 집무실에서 표결 장면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부결 직후 종신 대통령을 희망하는 듯한 동영상을 담은 트윗을 올렸다. 재선 유세용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에서는 ‘2020’이란 숫자가 2024, 2028 등으로 바뀌다 ‘영원(Eternity)’을 뜻하는 ‘E’로 끝난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그가 과거에도 연임만 가능한 미 헌법을 넘어 그 이상 집권할 수 있다는 농담을 종종 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트윗에서 “6일 낮 12시 탄핵 사기에 대한 미국의 승리를 말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의 재선 가도 역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아이오와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를 연다. 또 11일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앞둔 뉴햄프셔 등 민주당 경선이 열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맞불 유세’도 벌이기로 했다. 여론조사 갤럽이 4일 공개한 조사에서 그의 국정 지지율은 2017년 1월 취임 후 가장 높은 49%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의 관계가 빈약한 편이었다. 집권 4년 차인데도 국경장벽 설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폐지 등 핵심 공약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가 행정부에 과도하게 의지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탄핵 부결로 공화당 전체가 그의 공약 달성 및 재선을 위해 질주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대통령 측근은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출석 저지를 주도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어마어마한 정치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전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원고를 찢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구제불능 어린아이 같았다. 분노발작(tantrum)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때 종종 쓰는 단어 ‘분노발작’을 차용해 되갚아준 셈이다.○ ‘앙숙’ 롬니는 탄핵 찬성 이날 밋 롬니 상원의원(73·유타)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공화당 53명 중 유일한 ‘유죄’표를 던졌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그는 미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찬성표를 던진 최초의 여당 상원의원이다. 두 사람은 모두 기업가 출신이지만 2012년과 2016년 공화당 경선을 거치면서 원수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당시 “롬니는 공화당 사상 가장 멍청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롬니 의원도 4년 후 “트럼프는 사기꾼이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맞섰다. 둘의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롬니 의원을 초대 국무장관으로 고려하는 듯하다 석유 기업가 출신 렉스 틸러슨을 장관으로 뽑으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일각에서는 롬니의 이날 반대가 2024년 대선 출마 등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롬니 의원을 민주당의 비밀 자산이라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리트윗하며 공화당 제명을 주장했다.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롬니가 대통령이 되지 못해 훼방을 놓고 있다. 민주당원인 그를 상원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거들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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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원 트럼프 탄핵안 최종 부결…면죄부 받고 재선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안이 5일(현지 시간)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정운영 및 재선 캠페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24일 하원의 탄핵조사 개시 이후 134일, 지난해 12월 18일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지 49일 만이다. 상원은 이날 오후 4시 100명의 상원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두 가지 혐의에 대한 탄핵안을 각각 공개 표결에 붙였다. 그 결과 권력 남용 혐의는 무죄 대 유죄가 52대 48, 의회 방해는 53대 47로 모두 ‘무죄’ 결정이 내려졌다. 공화당 53명, 민주당 47명이 각각 당론대로 표결한 결과로, 공화당에서는 밋 롬니 의원 한 명만 권력남용 혐의에 대해 ‘유죄’에 표를 던졌다.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그의 대통령직을 박탈하려면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2 이상(67명)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화당이 똘똘 뭉쳐 탄핵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탄핵안의 최종 부결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던 결과였다. 공화당은 앞서 지난달 31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을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던 증인들의 채택안도 부결시켰다. 이날 상원에서 최종 무죄 결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재선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미국의 귀환(The Great America Comeback)’을 주제로 진행한 그의 전날 국정연설은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향후 정책 공약 및 성과 과시로 채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이오와주 유세에 이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 선거)를 하루 앞둔 10일에는 이 곳에서 대중 연설에 나서는 등 유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된 직후 트위터에 “내일(6일) 정오에 백악관에서 탄핵 사기에 맞선 국가의 ‘승리’에 대해 공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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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마침내 동맹국들이 방위비 공평 분담”… 北언급은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미 의회 하원에서 진행한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의 밑그림을 공개하는 국정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취임 이후 3번의 연설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는 재차 강조했다.○ 외교 현안 중 북한만 언급 안 해 ‘위대한 미국의 귀환(The great American comeback)’을 주제로 진행한 연설에서 그는 “우리는 마침내 동맹국들이 공평한 몫을 지불하도록 돕고 있다. 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로부터 4000억 달러 이상의 분담금을 걷었고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한 동맹국의 수는 2배 넘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있고, 일본과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 이슬람국가(IS),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쿠바 등 외교안보 현안들을 돌아가며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2018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압박했고 지난해 연설에서는 북-미 회담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대선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피부에 와닿는 경제적 치적을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일자리 증가, 규제 철폐, 세금 감면 등을 거론하면서 “전임 행정부 8년간 30만 개 일자리, 6만 개의 공장이 없어졌지만 이번 행정부 3년간 350만 개 일자리, 12만 개 공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국경장벽 건설 등 반(反)이민 정책, 2016년 대선 공약에 따라 중동에서 전쟁을 끝내고 해외주둔 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있다는 점도 홍보했다.○ ‘앙숙’ 펠로시와 신경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역대급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할 때부터 펠로시 의장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고 펠로시 의장이 악수를 청하자 무시해버렸다. 펠로시 의장은 78분간의 연설이 끝날 무렵 연설문을 쫙쫙 찢어버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펠로시 의장은 ‘왜 연설문을 찢었냐’는 질문에 “그것은 거짓된 선언서”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의 상의에는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때 착용했던 ‘곤봉’ 브로치가 달려 있었다. 곤봉은 입법부의 권위를 상징한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일제히 여성인권 운동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혐오 발언에 반발할 때 민주당 여성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주의가 미 건강보험을 망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상의료 공약 등을 통해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대선후보 주자들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들이 건강보험체계를 파괴하려 한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석에선 “바로 당신”이라며 야유가 쏟아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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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 오바마’ 美대선판 흔들다

    미국 야당 민주당 대선후보군 가운데 3, 4위권으로 평가받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의 중간집계 결과 깜짝 1위에 올랐다. 인구 약 10만 명 소도시의 재선 시장이 이력의 전부인 30대 동성애자가 워싱턴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쟁쟁한 70대 경쟁자들을 제쳤다. 그가 2008년 아이오와 경선에서 ‘대세’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꺾고 1위에 오른 뒤 여세를 몰아 백악관에 입성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례를 재연할지 관심이 쏠린다. CNN에 따르면 미 중부 시간 5일 오전 1시(한국 시간 5일 오후 4시) 현재 개표가 71% 진행된 상황에서 부티지지 후보는 26.8%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당초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은 25.2%에 그치며 2위에 머물렀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1)이 18.4%로 3위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은 15.5%로 4위로 처지면서 대선 가도에 비상이 걸렸다. 부티지지 후보는 1982년 중부 인디애나의 소도시 사우스벤드에서 몰타 출신 이민자 부친과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사회에서 소수인 성공회 신자이다. 명문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를 거쳤고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8개 언어를 구사한다. 매킨지 컨설팅 등에서 근무하다 2012년 29세에 사우스벤드 시장에 당선됐다. 2014년 약 7개월간 휴직한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해군 정보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최초의 민주당 대선 후보다. 2018년 중학교 교사 ‘남편’과 결혼했다. 부티지지 후보는 ‘연설의 달인’ 오바마 전 대통령에 버금가는 뛰어난 대중 연설 능력을 자랑한다. 명문대 졸업,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 등도 비슷해 종종 ‘제2의 오바마’ ‘백인 오바마’로 불린다. 2008년 당시 오바마 후보가 아이오와에 집중했던 것처럼 부티지지도 최근 석 달간 사실상 아이오와에서 살다시피 하며 구석구석을 누볐다. 샌더스 후보와 워런 후보가 부유세 신설, 전 국민 무상의료 등 강경한 진보 성향 일색인 공약을 내세운 것과 달리 부티지지가 온건 중도 노선을 유지한 것도 부동층과 백인 중도층을 잡는 데 주효했다. 의료보험에 대해서는 현 체계를 유지하되 공적 보험을 제한적으로 도입하자는 ‘퍼블릭 옵션’을 주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가 노선이 유사하고 지명도가 훨씬 높은 바이든 후보에게 큰 차이로 앞선 것은 기성 정치에 신물을 내며 세대교체를 바라는 표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74)은 물론 민주당의 주요 후보들이 모두 70대인 상황에서 30대 ‘젊은 피’인 그가 참신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앞세울 수 있었다는 의미다. 부티지지는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1일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이 실시되는 뉴햄프셔에서 샌더스 후보(29%)에 이어 17%의 지지율을 기록해 돌풍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7월 16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2일 코커스가 예정된 네바다주에는 보수 성향 개신교도 흑인, 라틴계 가톨릭 유권자들이 많다. 동성애자인 부티지지 후보의 고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50개 주, 538명의 선거인단 중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 등 주요 주의 경선이 동시에 열리는 다음 달 3월 ‘슈퍼 화요일’에는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가세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다.디모인=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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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티지지 1위 ‘아이오와 이변’…정치 신인 ‘돌풍’ 일으키나

    ‘개표 참사’를 빚은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깜짝 이변이 일어났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중간개표 과정에서 기존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70대 노장 정치인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것. 30대 정치 신인의 무서운 약진이 앞으로 9개월 간 이어질 대선 판세를 초반부터 뒤흔들고 있다. 부티지지 후보는 코커스가 시작된 지 22시간 만인 4일(현지 시간) 오후 5시 처음 공개된 중간집계 결과(개표 62% 상황) 26.9%의 대의원 득표율로 후보 순위의 가장 위에 올랐다. 당초 승리가 유력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5.1%)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3%로 3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15.6%로 4위에 머물렀다. 특히 바이든 후보의 경우 전국 평균 지지율 1위를 바탕으로 대세론을 앞세워왔음에도 막상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상위 3순위도 들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민주당의 개표 과정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아 이 순위는 발표된 지 7시간이 지나도록 그대로 유지됐다. 부티지지가 전국 유권자들의 머리에 대선주자로 이름을 각인시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세를 시작한 부티지지 후보는 중간집계 결과를 전해 듣고 “1년 전 명성도 돈도 없는 4명의 직원들이 단지 큰 신념만 가지고 시작한 캠페인이 미래를 위한 더 나은 비전과 함께 현 대통령 교체를 위한 레이스에서 선두를 차지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올해 38세인 부티지지 후보는 하버드대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퍼드에서 유학했고, 스페인어와 아랍어까지 모두 7개 언어를 구사하는 수재다. 불과 29세 나이에 사우스벤드 시장에 당선된 이후 80%의 압도적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7개월 간 휴직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 해군 정보장교로 자원해 참전한 스토리로 주목받았다. ‘차세대 주자’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감에 경선 토론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적이고 화려한 언변까지 더해지면서 ‘백인 오바마’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그는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인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낸 것 외에는 정관계에서 특별한 이력이 없는 게 흠. 경험이 부족해 아직 대선주자로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8년 ‘남편’과 결혼한 동성애자라는 점도 보수층의 표를 얻지 못하는 결정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부티지지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초반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는 석 달 전부터 아이오와를 수시로 드나들며 사활을 건 유세를 펼쳤고, 광활한 옥수수밭이 펼쳐진 시골 구석구석까지 훑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샌더스나 워런 후보의 급진적 공약과 달리 온건한 그의 정책 기조가 부동층과 중도 표심을 끌어모으는 데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결과는 3일 아이오와 코커스 현장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디모인 시내의 제55선거구 코커스가 진행된 캐피탈 스퀘어에서 만난 엘리자베스 마스텔러 씨는 “이미 2달 전에 피트로 마음을 정했다”며 “사이코 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젊고 힘 있는 후보는 피트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1라운드에서 15%를 득표하지 못해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2라운드에서 대거 부티지지 후보 쪽으로 몰려가는 모습도 그의 돌풍을 예감케 했다. 다만 아이오와에서의 바람이 7월 민주당 최종 경선까지 같은 강도로 몰아칠지는 미지수다. 당장 22일 코커스가 예정된 네바다주는 보수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이 많아 동성애자인 부티지지 후보가 고전하는 지역이다. 29일 프라이머리가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우 바이든 후보의 ‘방화벽(firewall)’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근까지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 비율이 높다. 디모인=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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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오와 당원대회 개표 대혼란… 美민주당 준비 부족 ‘망신’

    3일 미국 야당 민주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가 개표 결과 발표 지연이라는 사상 초유의 파행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을 대항마를 뽑기 위한 첫 일정에서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민주당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치러진 첫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겠다는 계획 자체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공정성 논란, 일부 후보의 불복 가능성 등 거센 후폭풍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 강화하려다 참사 민주당은 아이오와 1681곳의 기초 선거구에서 미 중부 시간 3일 오후 7시(한국 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코커스를 실시했다. 하지만 집계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4일 오전 7시(한국 시간 4일 오후 10시) 현재 단 한 곳의 개표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2016년 2월 1일의 아이오와 민주당 코커스 때 당일 오후 11시에 개표가 90% 이상 완료됐던 것과 대비된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당원들만 참석하며 이들이 학교 강당, 교회 등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주당은 각 후보의 최종 대의원 확보율 외에도 올해부터 당원들의 첫 후보 선택(1차 득표율), 최종 선택(2차 득표율)까지 총 3가지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0.3%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버니 샌더스 후보 측이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각 후보의 1, 2차 득표 수까지 알려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결과다. 이에 올해부터 득표율이 15% 미만인 후보의 지지자들은 이른바 ‘15% 규칙’에 따라 2차에서 원래 지지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이런 ‘헤쳐모여’ 결과를 재집계해 최후 승자를 가리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이날 오후 11시 30분경 “세 항목 간 불일치가 발견됐다. 해킹이나 외부 침입 때문은 아니다”라며 결과 발표를 미뤘다. 개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작업으로 개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알 수 없다. 민주당은 공정성 강화를 통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준비 부족으로 참사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올해 최초로 도입된 ‘위성 코커스’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해외 및 아이오와가 아닌 주에 거주하는 당원이 다른 지역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부재자 투표다. 이 외 개표 결과를 알려주는 앱도 심각한 오작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번거로운 절차와 복잡한 집계 방식 때문에 파행이 예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거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도 당 지도부가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의미다.○ 일부 후보 불복 가능성 주요 후보와 지지자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일부 후보 진영에서는 벌써부터 “개표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불복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샌더스 후보 측에 열세로 알려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측에서는 “이날 상황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정도의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샌더스 후보의 1위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측이 일부러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누군가는 무책임한 실수에 책임을 져야 한다’(CNN), ‘총체적 붕괴’(폴리티코) 등 언론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폐쇄적 선출 방식,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결정하는 번거로운 절차 등을 이유로 코커스 자체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발표 지연과 별개로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는 샌더스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3일 코커스 직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후보의 지지율은 23%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19.3%)을 앞섰다. 샌더스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느낌이 아주 좋다”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당초 샌더스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바이든 후보는 예상보다 더 큰 부진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제55선거구 등 일부 지역 1차 투표에서 15% 득표에 미달해 2차 투표에서 배제되는 굴욕을 겪었다. ○ 트럼프 “완전한 재앙” 조롱 집권 공화당 측은 이날 참사를 선거전에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민주당 코커스는 완전한 재앙”이라며 “그들이 이 나라를 이끌었을 때처럼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조롱했다. 이어 “50억 달러(약 6조 원)짜리 오바마케어 웹사이트를 기억하라. (웹사이트 구축에는) 그 비용의 2%만 썼어야 했다”며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브래드 파스케일 본부장은 “민주당은 역사상 가장 엉망진창인 창조물로 자신들의 코커스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이 그 과정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런 사람들이 보건체계 전체를 운영하고 싶어한다고?”라고 조롱했다. 경선 관리의 문제를 계기로 민주당의 국정 운영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디모인=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최지선 기자}

    •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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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더스 무서운 추격세… 민주당 경선 초반 바이든과 양강구도

    《11월 3일 미국 대선을 꼭 9개월 남겨둔 3일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에서 2020년 대선의 막이 올랐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은 이날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각각 당원대회(코커스)를 개최하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출이 확정적이나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승자는 미 중부 시간 3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4일 오후 1시)쯤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길 사람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뿐이다.” “본선 경쟁력을 감안하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 3일 미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중부 아이오와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각각 당원대회(코커스)를 개최하며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정적인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총 11명의 후보 중 샌더스와 바이든 후보가 초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 택시 운전사는 “민주당 경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심리로 워싱턴에 발이 묶여 있던 양당 주요 인사, 각국 취재진 2600명도 이날 아이오와에 집결했다. 인구 21만 명의 소도시 디모인 전체가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1일 현지의 한 유세장을 찾은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병적인 거짓말쟁이,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강경 진보 성향으로 골수 민주당 지지자에게 인기가 높은 그는 당원만 참석하는 코커스의 특성상 참여율이 높을수록 온건 중도파인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자신이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친구와 가족을 데려와 달라.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와 정의를 믿는 많은 이들이 나오면 내가 이길 것”이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비슷한 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도 다른 유세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나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두 노장의 경쟁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전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달 26∼29일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샌더스 후보는 27%로 26%의 바이든 후보를 1%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후보가 지난해 4월 출마 선언 후 줄곧 전국 지지율 1위를 고수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아이오와에서 49.9%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0.3%포인트 뒤진 49.6%의 샌더스 후보를 물리쳤고 결국 민주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오와 민주당원 중 아직 약 3분의 1이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며 부동층 판세가 승자를 좌우할 것으로 점쳤다. 두 후보의 아이오와 지지율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5%),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9%),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7%)을 크게 웃돌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11일 비(非)당원의 참여도 가능한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도 계속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국가 운용 단일 건강보험제도 ‘메디케어포올’, 대학 무상교육, 부유세 등 강력한 진보 성향 공약을 내걸고 20, 30대 젊은이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정책과 유사한 공약으로 백인 중도층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당내 경선에서는 샌더스 후보, 본선 경쟁력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좀더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샌더스의 약진으로 사회주의 찬반 논란도 불붙고 있다. 냉전과 매카시즘 광풍을 거친 미국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개석상에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일이 금기(禁忌)로 여겨졌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주의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으나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이미 아이오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에 급진적인 민주당 사회주의자들을 물리치겠다”며 ‘사회주의’란 단어를 10번 반복했다. 그는 4일 연두교서 발표 때도 사회주의를 언급하며 보수 성향 공화당 유권자를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대선은 50개 주를 대표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 이상을 차지하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간접선거다.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306명을 얻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232명)에 압승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디모인=김정안 특파원}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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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대장정 본격화…샌더스 돌풍에 ‘사회주의’ 논쟁도

    3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치러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대선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가릴 민주당의 첫 경선 무대이자 장기적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외교안보 및 통상 정책을 흔들 수 있는 대선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후보들은 2일 아이오와주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총력 유세대결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심리가 이어지면서 워싱턴에 발이 묶여있던 상원의원 후보들까지 주말에 모두 아이오와로 집결하면서 유세현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전 세계 2600명의 기자들도 미디어 등록을 마쳤다. ●바이든 VS 샌더스 격돌 “여러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웃기는 트위터가 믿어지십니까? 기이하지 않습니까?” 1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 고등학교 체육관.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500명의 청중 사이에서는 “미친 거죠(crazy)!”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바이든 후보는 “이건 그 수준을 넘어서는 위험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나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슷한 시각,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같은 주 인디애놀라 심슨칼리지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꺾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단합돼 있다. 어느 후보가 이겨도 그를 지지할 것”이라며 손을 치켜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병적인 거짓말쟁이”, “인종주의자이자 성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서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적임자임을 내세우는 두 70대 노장의 유세 경쟁은 순위 다툼만큼이나 치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지난 1월26~29일 민주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후보는 27%로 조 바이든(26%)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상황. 오차범위 내 수준의 근소한 차이여서 사실상 공동1위이긴 하지만 지난해 대선출마 선언 이후 줄곧 전국 평균 지지율 1위를 달려온 바이든 후보로서는 대세론을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추격이다. 접전을 이어가는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엘리자베스 워런(15%), 마이클 블룸버그(9%), 피트 부티지지(7%)을 크게 웃도는 것. 샌더스 후보는 아이오와주 및 일주일 뒤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리는 뉴햄프셔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와 NBC방송이 각각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샌더스 의원은 1위를 기록했다. 70대 백인 후보들 간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샌더스 돌풍에 ‘사회주의’ 논쟁 재점화 샌더스 후보가 이처럼 약진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사회주의 논쟁도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의료보험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과 대학 무상교육, 부자 증세 같은 그의 진보적 공약은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강하게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부유세 등의 언급 없이 오바마 정부 시절의 정책과 유사한 공약으로 백인 중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본선 경쟁력까지 관리해야 하는 샌더스 후보 캠프로서는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 캠프 측은 “(상대의 공격을) 일단 경청한 뒤 ‘공평한 기회’를 중시하는 그의 취지를 잘 설명한다‘는 식의 대처 방법을 적은 포스터를 벽에 붙여놓았을 정도다. 지난달 30일 아이오와주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이 시작되자마자 ”올해 11월에 우리는 급진적인 민주당 사회주의자들을 물리칠 것“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사회주의‘라는 10번 반복하며 샌더스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예정된 연두교서에서도 이를 집중적으로 다시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샌더스가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사회주의자 대통령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주의적인 내용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붙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디모인·프린스턴=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

    • 20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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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몽골-카자흐, 中국경 폐쇄… 아베 “후베이성 외국인 입국금지”

    ‘여행 말라’ 경보, 감염자 입국 금지, 항공편 전면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과 연결되는 육로와 하늘길을 끊고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오고 미국에서 최초로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보고 되는 등 확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美 “중국 여행 가지 말라”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중국과 맞댄 국경 4200km의 25개 국경 중 16개 구간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양국 간 국경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폐쇄된 상태였지만 이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미 CNN은 전했다. 카자흐스탄과 몽골도 중국으로 통하는 모든 구간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날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탈리아는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중단했다. 확진자는 중국인 관광객 2명으로, 로마 병원에 격리됐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건 이탈리아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는 우한 폐렴에 방역망이 뚫리면 경제에 치명타를 입게 돼 발 빠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와 베트남도 중국인 관광객 대상 비자 발급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하면서 “현재 중국에 있는 미국인들은 중국 출국을 고려하고, 공무원들은 필수적인 업무가 아니면 중국 출장을 연기하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 여행경보는 통상적인 예방을 하라는 1단계, 주의를 더욱 기울이라는 2단계, 여행을 재고하라는 3단계,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최고 4단계로 나뉜다. 중국행 자체를 법적으로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여행금지령을 내린 셈이다.○ 러시아 영국 이탈리아에서 확진 환자 첫 확인 지난달 31일 감염자가 17명으로 늘어난 일본은 감염자 입국 거부, 우한 귀국자 선박에 격리 등 초강경 조치를 내놨다. 3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당분간 입국 신청일 전 14일 이내에 후베이성에 머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 또는 후베이성이 발행한 중국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31일 세 번째 전세기로 149명을 우한에서 수송했다. NHK는 이들 중 8명이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을 보여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은 우한 폐렴 감염이 확인된 경우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는 ‘지정 감염증’ 조치를 당초 7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1일로 앞당겼다. 교도통신은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시민 중 일부를 94개 객실을 갖춘 선박에 격리 수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언젠가 귀국자 전원을 격리시킬 수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은 31일 우한에 거주하는 자국민과 일부 외국인 110명을 전세기로 이송했다. 프랑스도 전세기편으로 우한에서 자국민 200여 명을 이송했다.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도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을 데려올 예정이다. 중국 밖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31일 우한 폐렴 확진 환자 2명이 처음으로 나왔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확진 환자가 각각 2명 확인됐다. 뉴질랜드에서도 처음으로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 사례가 발견됐다. 환자는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우한 폐렴에 감염된 60대 시카고 환자의 남편이다. 미국에서는 여섯 번째 우한 폐렴 환자이자 사람 간에 감염된 미국 내 첫 사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 기자}

    •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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