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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리츠(REIT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국내외 경제 활동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의 가치도 흔들리고 있어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롯데리츠는 4990원, NH프라임리츠는 4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의 주가는 공모가(5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롯데리츠는 올해 들어 주가가 19%, NH프라임리츠는 21% 떨어졌다. 다른 상장 리츠인 신한알파리츠(―10%)와 이리츠코크랩(―24%)도 같은 기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외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악화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리츠 재간접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7.6%다. 리츠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중에는 손실률이 30%를 넘는 상품도 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16.0%)이나 국내 주식형(―20.4%)보다 충격이 큰 것이다. 리츠는 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소득이나 매매차익 등의 수익을 배당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되자 꾸준한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주목받으며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주가는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자 리츠가 투자한 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특히 타격이 극심한 호텔, 백화점 같은 유통 매장을 담은 리츠의 경우 매출 하락에 따른 임대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다양한 적금 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 중인 ‘우리 원(WON) 적금’은 지난해 8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상품이다. 우대 조건 없이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올해 3월 12일까지 6만계좌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의 최대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 저축한도는 50만 원이다. 기본 금리는 적립방식에 따라 정액 적립식은 연 2.3%, 자유 적립식은 연 2.2%다. 우대금리 0.2%포인트는 우리 원(WON)통장을 통해 신규 가입된 뒤 만기 해지할 경우 챙길 수 있다. 우리은행은 모든 은행 계좌를 전산으로 연결하는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 횟수와 금리를 연동시킨 ‘우리 원(WON)모아 적금’도 판매하고 있다. 가입기간은 6개월이며 최대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는 1%이지만 △우리은행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해 만기 때까지 매월 2회 이상 우리은행 입출금통장에 입금 시 2.00%포인트 △우리은행 상품·서비스에 대한 전화와 문자메시지(SMS) 수신을 동의하고 만기까지 유지 시 0.5%포인트 △만기 때 우리 오픈뱅킹 서비스에 타행 계좌가 등록되어 있으면 0.5%포인트 등 총 3.00%포인트를 우대금리로 챙길 수 있다. 월 30만 원 이내로 입금할 수 있으며, 총 판매한도는 10만계좌로 소진 시 별도 안내 없이 판매가 종료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만 18세 이상부터 만 30세 이하만을 위한 적금 상품인 ‘스무살 우리적금’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2018년 8월 첫선을 보였으며 20대의 자산 형성을 위해 최대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본금리는 가입 기간에 따라 △1년 2.2% △2년 2.3% △3년 2.4%이며, 우대금리로 최대 1.1%포인트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비대면 채널로 상품에 가입한 뒤 우리은행 계좌를 결제계좌로 등록한 우리카드를 매월 10만 원 이상 사용하고, 자동이체로 매월 지정금액을 적립하면 된다. 최대 가입금액은 20만 원이다. 이달 12일까지 41만7000계좌가 판매됐다. 우리은행 통장으로 급여나 연금을 받거나 공과금 납입, 신용카드 대금 결제 등을 하는 주거래 고객을 위한 ‘우리 슈퍼(SUPER) 주거래적금’은 최대 금리 2.9%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최대 3년이며, 기본금리는 1.4∼1.6%다. 우리은행에서 첫 거래를 하거나 급여 이체, 공과금 이체, 우리카드 결제, 우리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받으면 최대 1.3%포인트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객들이 0.1%포인트라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우대금리를 손쉽게 챙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 전반에 대면 접촉 없이 소비 활동을 하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객들에게 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업무를 해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언택트’를 활용해 비대면 채널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비대면 채널을 계좌 조회나 이체와 같은 단순 업무 처리 중심에서 상품 가입 통로로 바꾸기 위해서는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온라인 전용 상품을 만들어 금리를 더 높게 주거나 수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리는 19일부터 변동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언택트 고객 유치를 위해 전면에 내세운 상품은 적금이다. 지점 방문을 통해 가입하는 것보다 우대이율을 높게 주는 사례가 많다. 또한 모바일 이용자의 연령이 지점 방문객보다 상대적으로 낮고, 직관적인 이해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단순하고 재미있는 콘셉트를 가진 상품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전용 상품으로 저축 방법, 우대이율, 부가서비스 등을 가입자가 직접 설계하는 ‘KB 내맘대로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적금 설계 과정을 피자 만들기로 이미지화해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최대 0.6%포인트의 우대 금리와 함께 3년 정액적립식으로 가입하면 연 2.65%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적금 부가서비스로 휴대전화 수리비용 보상보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보장, 교통사고 또는 여행 보험 등을 고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인 ‘쏠’로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적금 3종을 판매하고 있다. ‘선물하는 적금’은 신규 가입금액을 타인이 선물해주면 조건 없이 연 2.7%를 적용해주며, ‘작심3일 적금’은 6개월 동안 같은 요일마다 소액을 저축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쏠플레이 적금’은 게임을 하며 우대금리를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우리은행도 복잡한 우대금리 부과 조건 없이 최대 연 2.5%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WON적금’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수요가 많은 신용대출을 위해 대출 절차를 간편하게 만든 온라인 전용 상품들도 여럿 선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원큐 비상금대출’은 신용등급 조회만으로 1년 만기(최장 10년까지 연장), 최대 300만 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특히 소득 증빙이 어려운 주부나 영세 자영업자 등이 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90초 이내에 한도 조회를 한 뒤 2분이면 대출 실행까지 이어진다. NH농협은행의 ‘올원 직장인대출’도 NH농협은행 앱에서 언제든 한도와 금리 조회, 대출 실행을 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직장 재직 여부와 추정소득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한도와 금리를 산출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KB국민은행도 온라인 전용으로 별도 회원 가입 없이도 한도 조회와 대출 신청이 가능한 ‘KB 스타 신용대출’을 내놓았다. 은행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별도의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온라인 전용 상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모바일 직접 판매 플랫폼을 통해 판매 수수료를 다른 상품 대비 크게 낮춘 ‘보이는 ELF(주가연계펀드)’ 시리즈를 판매해왔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수수료를 낮추거나 더 높은 수익률을 주는 모바일 전용 펀드 및 ELS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점을 찾는 대신 비대면으로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금융사들도 언택트 상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개인 성향과 특성을 반영한 인공지능 챗봇 ‘쏠메이트 오로라’를 운영 중이며, 하나은행은 음성 ARS 안내와 모바일 화면을 결합해 노년층이나 외국인들이 보다 쉽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 ARS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언택트’에 대한 선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디지털 중심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던 만큼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긴급 처방전을 선제적으로 꺼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돈 살포가 먹혀들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추가로 나올 대책이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2.93% 폭락하자 외신들은 “코로나19 사태는 이제 연준의 능력 범위를 넘어섰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달 초 연준이 예고 없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을 때도 주가는 폭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돌파에 효과를 발휘했던 유동성 공급 정책이 현 시점에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의 최종 대부자인 연준의 역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넘어선 ‘슈퍼 양적완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하는 자산은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에 한정돼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자금난에 빠진 회사의 채권, 나아가 주식까지 사들이는 걸 ‘슈퍼 양적완화’라고 설명했다. 에릭 로즌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강연에서 “의회가 동의한다는 전제 아래 연준이 매입할 수 있는 자산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2008년 도입된 기업어음(CP) 매입기구의 재가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운용했던 긴급 대출인 ‘기간입찰대출창구’를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연준이 기업의 회사채를 직접 인수해 링거를 놓듯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유동성을 주입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각국이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서 비롯된 실물 경제 타격이 위기의 원인인 만큼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성명을 통해 “재정적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 조율된 동시다발적 글로벌 재정정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전 세계에 1조 달러(약 1240조 원)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용으로 개발된 유동성 정책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약발’이 떨어진 유동성 대책 대신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8500억 달러(약 1055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방안을 승인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급여세 감면 등을 통해 경제에 현금을 공급하고, 항공업계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 패키지 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해 “연방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항공사들이 이르면 5월 말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패키지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근로자들에게 ‘유급 병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1000억 달러 규모의 또 다른 부양책과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상원의원들에게 “이번 주 안에 경기 부양 패키지가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최지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1% 밑으로 내려간 건 사상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은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25%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낮췄다. 한은은 그동안 금리를 0.25%포인트씩 조정해 왔으나 이번에는 0.5%포인트를 일괄 인하했다.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고심하던 한은은 미국이 15일(현지 시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제로(0) 금리’로 낮추자 곧바로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글로벌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낮춘 것은 ‘9·11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0.5%포인트), 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10월(0.75%포인트)뿐이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에도 역대 최저였던 기준금리는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을 뿐 아니라 한국 경제는 0%대 금리라는 사상 초유의 환경을 맞게 됐다. 금융 및 부동산 시장, 기업과 가계의 투자 및 소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한국에도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게 됐다. 당장 기업과 가계의 채무 부담이 줄고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먼저 0%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시기가 나쁘지도 않다. 그러나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작지 않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은 기존에 발표된 32조 원 규모의 정부 부양책과 더불어 ‘재정·금융 패키지’를 통해 경기 하강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성장 전망 자체가 의미 없는 상황”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임시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 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 실물 분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생산·소비 분야 타격이 금융 시스템을 뒤흔들면 실물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기존 성장률 전망치(2.1%) 달성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1%대 또는 그 이하가 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금은 성장률 전망이 의미가 없고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1% 성장률도 버겁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향후 경기에 대해 냉정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사태에서 글로벌 경제가 일시적 충격 후 V자 반등을 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U자,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침체가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도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 “근본적인 경기 침체 대응엔 역부족” 한은이 역대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막상 경기 부양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시장의 심리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유동성을 원하는 곳에 직접 공급하지 못하는 통화정책의 특성상 부동산 시장만을 자극하거나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로 인한 경기 침체에 근본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사실상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 완화뿐 아니라 재정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급된 돈이 실물로 가게 하지 못하면 실물경제는 디플레이션,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양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금통위는 이날 성명에서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또는 채권 매입 등 양적 완화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여기서 더 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부작용만 커지거나 자본 유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형민·송충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생산과 소비, 금융 등 글로벌 경제 전반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유럽발(發) 입국 금지 조치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지면서 미국 증시가 크게 주저앉았으며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도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1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가 개장 직후 낙폭이 8%를 넘어서며 1,700 선까지 붕괴되는 패닉 현상이 벌어지자 미국 9·11테러 발생 다음 날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18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정지)를 발동했다. 장중 한때 500 선이 붕괴된 코스닥시장에도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두 증시에서 같은 날 서킷브레이커 조치가 시행된 건 사상 처음이다. 코스피는 62.89포인트(3.43%) 하락한 1,771.44, 코스닥지수는 39.49포인트(7.01%) 빠진 524.00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226.0원까지 오르며 2016년 3월 이후 4년 만에 장중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원화 가치 하락). 투자자들이 현찰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자산인 채권마저 내다팔아 주가, 환율, 채권 값이 동시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일어났다. 이날 주가 하락은 전날 미국 주요 지수가 1929년 대공황 시기에 맞먹는 하락세를 보인 게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실물경제의 충격이 누적된 데다 위기 극복을 기대할 만한 대안 부재, 여기에 인적 이동 제한이라는 미증유의 조치까지 겹치면서 공포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도 패닉 상태다. 전례 없는 수요 위축 상황에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정유사 에쓰오일마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평균 가동률이 50∼7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생산 기반도 악화되고 있다. 백화점은 1∼3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사람들이 거리 외출까지 삼가면서 매출 감소 현상은 가두 대리점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이건혁 gun@donga.com·서동일·조윤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보다 공포 심리가 훨씬 빠르게 퍼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투자자문사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르데니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서 시작된 소비와 생산 등 실물경제의 위기가 세계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전염병 확산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어 금융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앞다퉈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책 발표 때만 잠시 시장이 진정됐다가 다시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9일 4.19% 하락한 코스피는 10일 하루 반짝 상승한 뒤 사흘 연속 하락하며 일주일 동안 13.17% 떨어졌다. 코스피는 13일 1,771.44로 마감해 2012년 7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날 약 1조24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한 주 동안 5조12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일주일 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223조3840억 원에 이른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6.0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대만 자취안지수(―2.8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23%), 홍콩 H지수(―0.78%)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일각에선 세계 경제의 보루인 미국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더 큰 진폭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1920년대 대공황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는 9.99% 폭락했는데, 이는 1987년 경기 과열 우려로 주가가 22.6% 폭락한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치다. 역대로는 5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이번 주 들어 다우지수는 12일까지 18.03%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대공황 시기이던 1929년 10월 중 3차례 10% 이상 하락률을 보였다. 금융위기 이상의 피해가 거론되는 건 국가와 지역 간 이동 통제가 생산과 소비 기반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그동안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제조업 공급 체인 손상, 소비 위축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발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에 인적 교류까지 영향을 받자 전문가들마저 혼란에 빠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칼럼니스트 핀바 버밍햄은 “입국 금지 조치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측정하려는 전문가들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백신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만큼 ‘경제 셧다운’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스티븐 두다시 IHT 웰스 매니지먼트 회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지금 금융시장은 논리적이고 수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미지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의 부양책 발표 예상에 유럽과 미국 증시가 소폭 올랐지만 불안한 반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가 1,1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SK증권은 “과거 금융위기 사례들을 보면 주가가 평균 50%가량 떨어졌다”며 코로나19 사태 전 코스피가 2,200 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100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확률은 이제 적어도 80%다. 미국 정부가 5000억 달러 또는 1조 달러의 재정 지출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해결해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건혁 gun@donga.com·최지선 기자}

세계 주식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한국 주식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8% 넘게 하락하며 장중 1,700선이 무너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맞선 각국 정부의 대책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투매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며 1,684.56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1,700선 밑으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약 1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8개를 제외한 전 888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선물이 급락하자 이날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이다. 앞서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닥지수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동안 지속되자 매매거래 일시 중단 조치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세계 증시가 침체 우려로 급락하던 2016년 2월 12일 이후 약 4년 1개월 만이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당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1% 하락한 516.63까지 떨어졌다. 원화 가치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30분 현재 원 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7원 오른 1221.2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 증시 폭락은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영향이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주가는 9.99% 폭락한 21,200.62까지 떨어졌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9.51%, 9.43% 내렸다. 앞서 폐장한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등의 증시가 12% 넘게 내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각국이 내놓은 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으면서 세계 경제가 사실상 공황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린 ‘빅 컷’을 단행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순자산 매입 규모를 1200억 유로 더 늘리기로 했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의심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실행에 대한 불신에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선반영하며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서로를 응원합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택에서 격리 중이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계열사 및 협력사 임직원 7500여 명에게 격려 물품을 전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모두가 힘을 모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활짝 웃으며 마주하자”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18개 계열사 및 자회사 임직원 중 자가 격리 중인 2500여 명, 재택근무 중인 임산부 1800여 명과 협력사 직원, 근무자 교대를 하지 못해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인 출장자들의 국내 가족들에게도 격려 물품을 전달했다. 격려 물품에는 감염 예방 용품 및 건강 보조식품, 생활용품, 삼성 각 계열사 대표이사의 격려 편지 등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임직원 부모의 거주지 3만여 가구에도 순차적으로 물품 전달을 시작했다. 삼성 경영진은 임직원 부모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떨어져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물품을 담았다”고 썼다. 삼성 측은 자가 격리 중이거나 확진자가 오히려 ‘잠재적 가해자’라는 인식 탓에 움츠러들고 있어 응원하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격려 물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예방 및 극복을 위한 다른 기업들의 지원 소식도 이어졌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16일부터 전국의 경영주를 위한 ‘특별 추가예산’을 편성해 긴급지원에 나섰다. 매달 20억 원 규모로 △신선식품 폐기지원금 추가 30% 확대 △정산금 50% 최대 12일 조기지급 등을 진행한다. 세븐일레븐은 13일부터 한 달 동안 판매된 세븐카페 매출액 일부를 모아 후원물품을 꾸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기부하기로 했다. 롯데호텔은 대구 지역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롯데호텔 내 베이커리인 델리카한스에서 구운 단팥빵 2000개를 대구파티마병원에 전달했다. 지난달부터 3차례에 걸쳐 대구경북 지역에 삼다수 21만 병을 지원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이날 대구와 제주지역 취약계층에 위생 용품 및 생필품으로 구성된 구호 물품과 도시락을 전달했다.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협의회도 경기 고양시 한국화훼농협을 방문해 화분 약 10만 개를 구입해 사회 각층에 기부하는 ‘꽃 소비 촉진 캠페인’을 개최했다. 국내 게임 개발사 엑스엔게임즈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구호활동으로 성금 1억 원을 11일 기부했다.서동일 dong@donga.com·김은지·이건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 등의 영향으로 각국 증시가 또다시 대폭락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개장 직후 7% 폭락하며 15분간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정지)가 발동됐다. 9일에 이어 사흘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다시 발동된 것이다. 미국 증시는 전날에도 5.86% 내렸다. 12일 유럽 각국 증시도 오후 11시 반(한국 시간) 현재 10% 안팎 폭락했다. 코스피도 장중 5% 넘게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73.94포인트(3.87%) 하락한 1,834.3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5년 8월 이후 4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선물가격이 급락하자 오후 1시경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하는 사이드카(매매호가 일시 제한)를 발동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 10월 이후 8년 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9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주식은 10조 원어치에 이른다. 이날 일본(―4.41%), 홍콩(―3.42%)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이번 주 들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10% 이상 하락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미국 뉴욕 증시가 일주일에 2번이나 거래 정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코로나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실물경제 위축 우려에 미국의 유럽발 입국 차단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교역 감소와 기업 실적 악화,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까지 더해지며 충격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2020년 3월은 인류 역사에 경기 후퇴의 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도 증시가 기록적인 급락을 보인 뒤 소폭 반등했다가 다시 깊게 추락하는 전형적인 경제위기형 패턴을 보이고 있다. 11일 미국 증시가 6% 가까이 폭락한 것이 12일에는 아시아, 유럽 증시로 급락세가 전이됐고 12일에 다시 미국 증시가 폭락 개장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각국의 시장 불안이 도미노처럼 퍼지면서 연쇄 폭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물리적인 이동 제한이 걸리고 경제 활동이 올스톱하면서 세계 경제가 사실상 ‘동시 셧다운’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혹은 그 이상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이유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제 코로나19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인플루엔자 사태를 넘어 20세기 최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었던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최악의 경우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9조 달러(약 1경800조 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 달러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GDP의 약 10%가 날아가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 금융사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랙먼 최고투자책임자는 “많은 사람이 증시의 바닥을 묻는데, 난 이제 겨우 절반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리만 베흐라베시 IH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효과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지만 위기 진화에는 실패했다. 유럽도 이미 제로금리라서 추가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 그 대신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저금리로 은행들에 대출을 해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도입하고 순자산 매입 규모를 1200억 유로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먼저 받은 한국의 상황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0%로 낮췄다. 각 기관이 속속 한국의 성장률을 1% 안팎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올해 0%대 성장률도 각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1월(100.0)보다 0.4 하락한 99.6으로, 자료 집계가 완료된 25개국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정부는 추락하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 안정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장기주식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유관기관들이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세종=최혜령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계 경제를 ‘생존 모드’로 몰아넣었다. 완만한 반등을 예고했던 2020년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1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진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감소→생산 감소→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는 기존 경로에 ‘인적 이동 제한’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더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코로나 장벽’에 갇힌 세계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혹은 그 이상의 경기 침체(Recession)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미국이 유럽발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 세계가 방역 빗장을 걸고 잠그고 있지만 공포는 장벽을 뛰어넘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19거래일 동안 20.3% 떨어지며 약세장에 돌입했다. 11일 미국 증시가 6%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는 아시아, 유럽 증시로 급락세가 전이됐다. 잠시 반등했다가도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락하는 전형적인 위기 패턴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이제 코로나19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 대신 최악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었던 1918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코로나19의 글로벌 거시경제 영향’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올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9조 달러(1경800조 원)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GDP가 88조 달러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GDP의 약 10%가 날아가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 금융사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랙먼 최고투자책임자는 “많은 사람이 증시의 바닥을 묻는데, 난 아직 이제 겨우 절반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정책 효과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지만 위기 진화에는 실패했다. 나리만 베흐라베시 IH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선제적으로 받은 한국의 상황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12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사스, 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확산 시에는 주가와 금리가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코로나19는 (13거래일이 넘은) 3월 들어서도 직전 수준보다 낮다”며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추락하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 안정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장기주식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유관기관들이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CCI)는 1월(100.0)보다 0.4 하락한 99.6으로, 자료 집계가 완료된 25개국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이건혁기자 gun@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며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9년여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가격으로 1분 이상 지속되자 오후 1시 4분경 사이드카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5분 동안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해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1년 10월 4일 이후 약 8년 6개월만이다. 가장 최근 사이드카 발동된 건 2011년 12월 1일이었으나, 이때는 증시 과열에 따른 급등을 막기 위해 이뤄진 조치여서 이번과는 정반대 상황이었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추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날 코스피는 오후 1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14% 하락한 1,829.08로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5.23%까지 빠지며 1,808.56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6000억 원어치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3800억 원어치, 19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하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5.25% 하락한 564.32로 거래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4.5% 안팎 하락하며 약세다. 중국은 1%대, 홍콩은 3%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 하락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여파로 풀이된다. 코로나19와 관련돼 예상됐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된 것으로, 그만큼 각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금융감독원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최근 마스크와 손 소독제 긴급 구입을 이용한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사기범은 먼저 “○○만 원 결제가 승인됐다. KF94 마스크 출고 예정이다”라는 가짜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피해자가 놀라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곳에 전화를 걸면 사기범은 “명의가 도용됐으니 경찰에 연결해 주겠다”고 한다. 이후 경찰을 사칭한 사기범은 돈을 안전 계좌로 이체하라고 요구한 뒤 이를 가로채거나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게 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는 식이다. 사기범들은 가족이나 친구 등을 사칭해 마스크 또는 손 소독제 구입비를 보내달라는 메신저 피싱을 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보낸 곳이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즉시 삭제하고, 결제 업체명은 인터넷에 검색해 정식 업체인지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통화가 연결되더라도 송금을 하거나 앱 설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도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가 7개월 만에 장중 1,900 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증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66포인트(2.78%) 떨어진 1,908.2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2월 17일(1,883.9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낙폭이 3%를 넘어서면서 1,90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700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은 4조6500억 원 규모다. 기관도 이날 465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8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4.58%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도 4.04% 내렸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6조5849억 원이 감소했다. 코스닥지수는 24.36포인트(3.93%) 하락한 595.61로 마감하며 지난해 8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600 선이 깨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하루 시총 8조8464억 원이 감소했다. 개장 후 보합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퍼지면서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대책 브리핑에 이유 없이 불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급여세 인하 등의 대책이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전형적인 약세장이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일본(―2.27%), 중국(―0.94%), 대만 증시(―1.06%)도 약세를 보였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가 7개월 만에 장중 1,900선 밑으로 내려가는 등 증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66포인트(2.78%) 떨어진 1,908.2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2월 17일(1,883.9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 때 낙폭이 3%를 넘어서면서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700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은 4조6500억 원 규모다. 기관도 이날 465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800억 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4.58%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도 4.04% 내렸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6조5849억 원이 감소했다. 코스닥지수는 24.36포인트(3.93%) 하락한 595.61로 마감하며 지난해 8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600선이 깨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 하루 시총 8조8464억 원 감소했다 개장 후 보합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퍼지면서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대책 브리핑에 이유 없이 불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급여세 인하 등의 대책이 의회를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전형적인 약세장이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일본(―2.27%), 중국(―0.94%), 대만 증시(―1.06%)도 약세를 보였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이상 징후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초대형 경제위기)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징후가 잇따르고 있다. 생산, 소비, 금융의 동시다발적 복합 위기에 화들짝 놀란 세계 각국은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방어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급여세(근로소득세) 인하, 중소기업 대출, 시급 노동자 지원 등의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0일 중소기업 등에 4300억 엔(약 4조9000억 원)을 지원하는 긴급 대응책을 내놓았다. 중국도 ‘신(新)인프라’ 투자 확대 가속화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유럽에서는 독일이 124억 유로(약 16조9000억 원) 규모의 공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탈리아도 추가경정예산으로 75억 유로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위기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국가 간 교역 축소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연결되고, 그 결과 실물경제가 다시 위축되는 악순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중국의 성장으로 위기를 돌파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금융위기는 돈 풀기로 극복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로 번져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김동혁 기자}
신용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현금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잔돈을 받지 않아도 되고 이전보다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는 가게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제의 편리함과 도난 방지, 이용 시 거부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한 만족도 조사에서 신용카드는 80.8점을 받아 현금(79.5점), 체크·직불카드(76.5점)보다 높았다. 지난해 10∼12월 전국 19세 이상 성인 2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2014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신용카드의 만족도가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 조사에서 현금 선호도가 높았던 건 식당, 시장,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 등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거절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57.6%), 현금(21.6%), 체크·직불카드(17.9%) 순이었다. 응답자들이 지갑 속에 보유한 현금은 평균 5만3000원으로 나타났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파티는 11년 만에 끝났다.” 미국 매체 CBS는 9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지수가 7% 넘게 폭락한 뒤 이렇게 전했다. 미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딛고 2009년 이후 장기 호황을 구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전쟁의 충격에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과소평가했다는 반성과 함께 금융위기를 넘어선 위기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정치 및 경제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복잡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어 위기 극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환자로 치면 다중골절 상태라고 진단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동산 금융 문제에서 비롯했다. 반면 이번 위기는 세계 경제의 실물과 금융 모두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가 휩쓴 중국과 한국의 실물경제가 마비상태로 치닫고, 이탈리아를 필두로 한 유럽 경제도 그 초입에 들어서 있다. 알리안츠그룹의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실물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 체인이 망가졌다. 이는 금융부문의 갑작스러운 위기로 시작된 2008년과 다른 점”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 미중 간 무역전쟁과 저성장의 장기화로 약해진 상태다. 특히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린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매체 NBC는 “지난해 3분기 말 금융사를 제외한 미국 기업의 빚은 10조1000억 달러로 2013년 7조1000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 기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빚을 늘려왔고, 미국은 최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양적 완화를 이어가며 시장의 버블을 키웠다”고 했다.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정부나 통화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소진 상태라는 것. 골드만삭스는 9일 뉴욕 증시 폐장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0) 금리로 되돌아가고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2008년 이후 이미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금리 상황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춰봤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지만 엿새 만에 뉴욕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한 게 단적인 사례다. 실물부문을 떠받칠 재정 여력도 충분치 않다.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채 안 됐고,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 위안(약 680조 원)을 풀었다가 지금까지 유동성 과잉으로 고생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간 공조도 현재로선 비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석유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이다 유가 30% 하락 사태를 야기했고,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전염병 차단을 위해 앞다퉈 국경을 닫아걸고 있어 공조를 위한 공간적 기반마저 막히고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