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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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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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5~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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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터 vs 생계터… 어촌 레저보트 갈등

    21일 오후 경북 영덕군 구계항. 휴가철을 맞아 소형 레저보트를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바다를 찾은 시민들은 당황했다. 500kg이 넘는 무거운 동력보트를 띄우려면 바다와 이어진 완만한 경사로(슬립웨이)에서 차량을 후진해 트레일러를 물가에 댄 뒤 보트를 내려야 한다. 그런데 폭 6m 경사로의 초입에 차량이 접근할 수 없도록 두 개의 쇠사슬이 설치되고 끝부분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결국 시민들은 배를 대지 못해 쩔쩔매다가 항구를 떠났다. 구계항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경북 울진군 직산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폭 3m의 경사로에 자물쇠로 잠긴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이날 낚시를 하려고 1t 소형 보트를 끌고 동해안을 찾은 우모 씨(61)는 결국 출항에 실패했다. 우 씨는 “오전부터 항구 세 곳을 돌았는데 다 막혀 있었다”며 “황금 같은 주말 하루를 이렇게 날리니 황당하다”며 돌아섰다. 본보 취재팀은 이날 휴가철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해안 항구 6곳을 찾았다. 이 가운데 다섯 곳의 경사로는 자물쇠 장치를 비롯한 불법 구조물, 폐어선, 돌덩이로 가로막혀 있어서 레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서해안과 남해안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한다. 경사로를 막는 주체는 어민이다. 낚시 인구가 늘고 동력보트가 대중화돼 바다를 찾는 레저 인구가 늘어나자 어민들로서는 ‘바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어민들은 항구를 열어놓으면 불편이 많다고 주장한다. 수십 명씩 몰려와 아무 데나 주차하고 쓰레기를 버리는가 하면, 바다 위에 작은 배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어민 박모 씨(47)는 “바다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의 생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어민들의 ‘텃세’가 지나치다고 맞섰다. 보트 낚시를 즐기는 박모 씨(44)는 “세금과 보험료를 내면서 배를 타는데 아예 출항을 막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사로가 막힌 항구를 피해 보트들이 한 곳으로 몰리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다. 어민과 레저인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덕군, 울진군 등 지자체 관계자는 “양쪽 주장에 다 일리가 있어 중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섣불리 한쪽 편을 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근본적 이유는 급증하는 레저 수요를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취득한 인원은 21만여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47% 늘었다.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3만2000여 대에 이른다. 그러나 시설을 제대로 갖춘 마리나항(해양레저시설)은 전국적으로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별도의 레저시설이 아닌 항구에 경사로가 있는 게 갈등의 주원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 레저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영덕·울진=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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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사슬로 굳게 잠긴 항구…휴가철 레저보트 둘러싸고 어민과 갈등

    21일 오후 경북 영덕군 구계항. 휴가철을 맞아 소형 레저보트를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바다를 찾은 시민들은 당황했다. 500kg이 넘는 무거운 동력보트를 띄우려면 바다와 이어진 완만한 경사로(슬립웨이)에서 차량을 후진해 트레일러를 물가에 댄 뒤 보트를 내려야 한다. 그런데 폭 6m 경사로의 초입에 차량이 접근할 수 없도록 두 개의 쇠사슬이 설치되고 끝부분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결국 시민들은 배를 대지 못해 쩔쩔매다가 항을 떠났다. 구계항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경북 울진군 직산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폭 3m의 경사로에 자물쇠로 잠긴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이날 낚시를 하려고 1t 소형 보트를 끌고 동해안을 찾은 우모 씨(61)는 결국 출항에 실패했다. 우 씨는 “오전부터 항구 세 곳을 돌았는데 다 막혀있었다”며 “황금 같은 주말 하루를 이렇게 날리니 황당하다”며 돌아섰다. 본보 취재팀은 이날 휴가철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해안 항구 6곳을 찾았다. 이 가운데 다섯 곳의 경사로는 자물쇠 장치를 비롯한 불법 구조물, 폐어선, 돌덩이로 가로막혀 있어서 레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서해안과 남해안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한다. 경사로를 막는 주체는 어민이다. 낚시 인구가 늘고 동력보트가 대중화돼 바다를 찾는 레저인구가 늘어나자 어민들로서는 ‘바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어민들은 항구를 열어놓으면 불편이 많다고 주장한다. 수십 명씩 몰려와 아무데나 주차하고 쓰레기를 버리는가 하면, 바다 위에 작은 배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어민 박모 씨(47)는 “바다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어민들의 ‘텃세’가 지나치다고 맞섰다. 보트 낚시를 즐기는 박모 씨(44)는 “세금과 보험료를 내면서 배를 타는데 아예 출항을 막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사로가 막힌 항구를 피해 보트들이 한 곳으로 몰리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다. 어민과 레저인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덕군·울진군 등 지자체 관계자는 “양쪽 주장에 다 일리가 있어 중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섣불리 한쪽 편을 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근본적 이유는 급증하는 레저 수요를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취득한 인원은 21만여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47% 늘었다.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3만2000여 대에 이른다. 그러나 시설을 제대로 갖춘 마리나항(해양레저시설)은 전국적으로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별도의 레저시설이 아닌 항구에 경사로가 있는 게 갈등의 주원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 레저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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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해고승무원 280명중 180명 12년 투쟁끝 코레일 복직

    21일 오전 4시. 전날부터 시작된 18시간 동안의 밤샘 협상 끝에 코레일 노사 양측은 정규직 전환 및 본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2006년 코레일 자회사에서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본사 역무직으로 직접채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사인했다. 12년 동안 이어진 갈등이 A4용지 세 장 분량의 합의서와 부속합의서로 봉합된 순간이었다. 해고 승무원인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이날 오후 천막농성을 하던 서울역 서부광장에서 “이 자리는 항상 우리에게 투쟁의 장이었다. 우리가 옳았기 때문에 이것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며 울먹였다. 특별채용 대상은 2006년 해고 승무원 280여 명 가운데 해고 이후 코레일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없으면서 2008∼2011년 코레일을 상대로 진행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코레일 노사는 180명 정도가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과거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한 경력(2년)을 인정받아 자회사가 아닌 코레일 소속 6급 사무영업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인턴, 채용시험 등의 선발 과정을 거친 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코레일 사원증을 목에 건다. 김 지부장은 22일 통화에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주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제야 기쁜 마음이 들곤 한다”고 했다. 김 지부장이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번 합의가 그들에겐 ‘절반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4년 코레일 산하 홍익회 소속의 계약직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레일의 다른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 소속으로 신분이 바뀐 뒤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본사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2006년 5월 해고됐다. 이후 이들은 ‘자회사의 고용조건 등은 코레일이 정해서 내려 보낸 것으로 자회사의 실체가 없다’며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해 1, 2심에서 승소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선 해당 건이 파기 환송됐다.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코레일과 직접고용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코레일이 승무원으로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서에는 해고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고용하지만 승무직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토록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객 안전 업무와 관계없는 용역 근로자들을 본사가 아닌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다른 공기업에까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현직 KTX 승무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향후 코레일 노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2006년 당시 해고 통보를 받았다가 이후 자회사 소속 승무원으로 개별 복직한 70여 명은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게 “자회사 취업 경력이 있으면 특별채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안은 불합리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지부장은 “현직 승무원과 우리 모두 승무 업무를 직접고용 대상으로 바꾸기 위해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며 “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승무원 정규직 채용을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레일이 이번 특별채용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우회적으로 무력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KTX 해고 승무원 판결을 ‘재판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있긴 하지만 이번 본사 특별채용이 사실상 사법부 판결을 일부 부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문 중 코레일이 승무원을 직접고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내용은 없다”며 “더구나 이번에 특별채용되는 해고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복직’이 아닌 ‘경력직 특별 신규채용’ 형태로 선발되는 데다 승무원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만큼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이란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강성휘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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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벌 안받는 ‘무법 10대’… 계획적 폭행-사기 부쩍 늘었다

    ‘보호관찰 2년.’ 지난해 9월 또래 여중생을 피범벅이 되도록 구타하고 이를 촬영한 이른바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당시 만 13세로 촉법소년이었던 공범 A 양에게 최근 내려진 법원의 처분이다. 당시 A 양 등 4명은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1시간 넘게 공사자재, 의자, 유리병 등으로 100여 차례 때렸다.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우는 피해자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공분을 샀다. 하지만 A 양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 없이 2년 동안 보호관찰관과 정기 면담만 하면 전과도 남지 않는다.○ 어른 닮아가는 촉법소년 범죄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면죄부를 받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 지난달 26, 27일 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으로 끌고 가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하는 데 가담한 청소년 10명 중 1명인 B 양(13)도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벌을 피했다. 경찰에서 바로 서울가정법원으로 송치된 B 양은 향후 보호관찰 처분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촉법소년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9%(3167명→3416명) 늘었다. 촉법소년 3416 명 중 65.7%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마지막 나이인 13세였다. 대부분 중학교 1학년인 13세의 범죄는 지난해보다 14.7% 늘어났다. 범죄 유형은 형사 처벌 대상인 14세 이상 청소년과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단순 절도는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반면 폭력은 21% 늘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중고물품 판매 사기 같은 지능사범은 33.7%나 증가했다. 촉법소년들의 범죄수법도 성인 못지않게 교묘하다. 수도권에 사는 중학교 1학년 C 양(13)은 4월 같은 학교 여학생의 평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혼내줘야겠다며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자신이 만나자고 하면 거부할 수도 있어 피해자와 친분이 있던 다른 친구를 이용해 전화로 피해자를 지하철역으로 유인했다. 이후 미리 공모한 중1 남학생 3명과 함께 피해자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 가해자 모두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성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올 상반기 179명에 달했다. D 군(13)은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학원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또래 여학생을 몰래 찍다가 적발됐다. 최현아 경찰청 청소년계장은 “요즘 청소년이 신체와 정신 모두 조숙해지면서 어른의 범죄 방식을 따라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13세 미만으로 낮춘다 만 9세 이하인 ‘범법소년’의 범죄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이 옆자리 학생을 연필로 찔러 연필이 요추에 5cm 박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 아동이 발표를 마치고 앉으려는 순간 짝꿍이 옆자리 의자에 연필을 갑자기 갖다댄 것이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입원한 아이가 앉아 있을 수도 없을 만큼 크게 다쳤고 트라우마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범법소년의 범죄는 아예 사건 접수조차 되지 않아 수사를 할 수 없다. 촉법소년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법무부는 올해 안에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으로 소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벌어진 10대들의 집단 폭행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범죄라도 혐의가 중하다면 구속 수사 등 엄중히 다루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조동주 djc@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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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드루킹 “노회찬에 4600만원 줬다” 특검서 진술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로부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46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는 김 씨가 노 의원에게 돈을 주려고 한 적은 있지만 전달하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검찰은 2016년 7월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김 씨가 진술을 뒤집은 데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A 씨의 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차례 특검팀에 비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A 씨는 당초 이 같은 진술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경공모’에서 자금 담당을 한 ‘파로스’ 김모 씨(49)와의 대질신문 끝에 ‘드루킹’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김 씨는 2016년 경찰 수사를 받을 때 회원들로부터 걷은 4600만 원이 노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띠지에 묶인 5만 원권 다발’ 사진을 제출했다. “전달하려고 하다가 실패해 현금을 보관 중”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특검팀 조사에서 돈다발 사진은 A 씨가 빌려준 4200만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을 속이기 위해 허위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파로스’ 김 씨도 노 의원에게 돈이 전달된 사실을 처음엔 부인했다. 그러나 ‘드루킹’ 김 씨의 부인 최모 씨가 돈이 전달된 구체적인 경위를 특검에서 밝히자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고 한다. 최 씨의 진술이 수사의 핵심 단초가 된 셈이다. 최 씨와 ‘파로스’ 김 씨 등의 진술에 따르면 노 의원에게 전달된 4600만 원 중 2000만 원은 2016년 3월 ‘드루킹’ 김 씨의 사무실이었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드루킹’ 김 씨가 노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 나머지 2600만 원은 열흘 뒤 ‘파로스’ 김 씨가 경남 창원시 노 의원의 국회의원 선거사무실에서 노 의원 부인의 운전사 장모 씨를 통해 전달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김 씨가 자신이 만든 ‘경공모’의 회원 A 씨에게 돈을 빌린 뒤 계좌에 입금해 정치자금 전달 증거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김 씨의 변호인이었던 도모 변호사를 이날 새벽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공모’ 회원인 도 변호사는 김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도 변호사는 김 씨가 A 씨의 돈을 빌려 증거를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노 의원의 고교 동창인 도 변호사가 증거만 조작한 게 아니라 김 씨와 노 의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노 의원은 “김 씨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한편 특검팀은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드루킹’ 김 씨에게 500만 원을 받은 한모 씨(49)의 집과 차량을 이날 압수수색했다.김동혁 hack@donga.com·김은지·정성택 기자}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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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 없는 ‘근로자’ 대학원생은 괴로워

    3년 차 대학원생 이연우(가명·25) 씨는 올해도 휴가 없이 여름을 보낼 예정이다. 이 씨가 일하는 연구실은 주 6일·연중무휴 근무가 원칙이다. 휴가도, 주말도 없이 일하는 이 씨에게는 ‘랩(laboratory)실 지박령(특정 장소에서 떠나지 못하는 영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현수(가명·24) 씨의 연구실은 명목상 1년에 7일 휴가를 준다. 하지만 정 씨가 지난해에 실제로 쓴 휴가는 딱 하루다. 담당 교수가 연말에 휴가를 가장 많이 쓴 학생을 콕 집어 핀잔을 주기도 했다. 퇴근 후에는 물론이고 쉬는 날에도 업무 지시가 이어져 휴무를 해도 별 의미가 없다. 대학원생들은 ‘우리는 교수의 지도를 받는 학생이자 교수의 지시를 받는 노동자’라고 주장한다. 개인 연구 외에 수업 조교 업무, 교수 출장 보조, 장비 구매와 서류 처리 등 각종 일거리를 도맡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법정 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외국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대학원생의 휴가를 최대 4주(미국 프린스턴대), 최소 3주(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등으로 명문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교수들에게 재량권이 있어 제대로 쉬지 못하는 학생이 태반이다. 포스텍 대학원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요청을 반영해 ‘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KAIST도 지난해 ‘연구환경실태조사’의 일부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두 학교대학원생의 1년 휴가일수는 평균 각각 7.7일, 7.28일에 불과했다. 정부는 대학원생들의 ‘근로자적 지위’를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대학원생 4000여 명의 근로계약에 착수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별 대학의 사정이 모두 다르고 교수들의 반발이 있어 확산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전국대학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우리가 휴가를 가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노동’이 없으면 연구실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학원생이 근로자임을 인정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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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원 씨 “김지은, 새벽 4시 부부침실 들어와”

    “부인입니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 성폭행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에 부인 민주원 씨(54)가 처음으로 증언대에 섰다. 재판이 첨예하게 진행되면서 안 전 지사가 부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운 것이다. 1시간 안팎의 증인신문 때 민 씨는 피고인석의 남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안 전 지사도 민 씨와의 시선을 외면했다. 민 씨는 “안 전 지사”라는 직책 대신 “남편” “피고인”으로 지칭했다. 그러나 재판 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피해자 김지은 씨(33)를 돕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증인들이 김 씨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 “부부 침실 침입” 주장에 “복도서 대기” 반박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은 김 씨가 부부 침실에 새벽에 침입한 이른바 ‘상화원 리조트 사건’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지난해 8월 18,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주한 중국대사 부부를 휴양지인 충남 보령시 상화원 리조트에 초청해 만찬을 한 후 숙소에서 잠든 때였다. 민 씨는 “김 씨는 1층에, 우리 부부는 2층에 묵었다. 잠귀가 밝은데 나무 복도가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며 “김 씨가 새벽 4시경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우리 부부의 자는 모습을 몇 분간 내려다봤다. 같이 잠에서 깬 남편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묻자 ‘앗’ 하며 뛰어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민 씨는 “그전에도 김 씨가 남편을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날은 김 씨가 좀 위험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민 씨는 “얼마후 피고인에게 ‘당신을 위험에 빠뜨릴 것 같으니 조심하라’고 말했고, 피고인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를 교체할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 뒤 김 씨의 보직은 정무비서로 바뀌었다. 검찰은 반대신문을 통해 민 씨 주장을 반박했다. “상식적으로 비서가 새벽에 들어온다면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 맞냐”며 민 씨를 추궁했다. 민 씨는 “몸집이나 머리 모양 등 실루엣을 보고 확신했다”고 재반박했다. 검찰이 “그때 왜 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민 씨는 “일방적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인사권자나 공무원이 아닌 평범한 주부”라고 답했다. 재판부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당시 숙소의 구조와 조명 위치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재판 뒤 김 씨 측은 “같은 건물에 투숙한 중국 교포 여성이 안 전 지사에게 ‘옥상에서의 2차를 기대한다’고 보낸 문자가 본인에게 와 혹시 모를 상황을 막으려고 방 앞에서 대기한 것뿐”이라는 취지의 반박자료를 냈다. ○ 남편 얘기에 울컥…재판부에 제지당하기도 민 씨는 재판에서 김 씨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피해자를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민 씨는 2017년 7월 처음 만나기 전, 아들을 통해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피해자의 의도성에 불쾌했다고 했다. 민 씨는 “지난해 7월 말 김 씨가 아침에 ‘지사님’이라고 부르면서 달려오는 모습을 처음 본 적이 있다. 홍조 띤 얼굴이 마치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여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여자들은 다 안다. 직감이라는 게 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고, 매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곧바로 “감정적인 평가를 자제해 달라”며 민 씨를 제지했다. 민 씨는 안 전 지사를 15년 동안 지지해온 이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다가오는 지지자들 중 유독 여성의 접근을 꺼린 것으로 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비서’로 불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민 씨는 “상화원 사건 이후로도 남편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때 감정이 북받친 듯 갑자기 울먹이기도 했다. 안 전 지사 부부는 대학 1학년 때부터 교제를 시작해 1989년 결혼했고, 안 전 지사가 세 차례나 수감됐을 때도 곁을 지켜 정치권에선 둘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라고 부른다. 카카오톡 대화 기록만 100쪽에 달할 만큼 김 씨와 가깝게 지내온,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청년팀장으로 일한 성모 씨(35)도 증언했다. 그는 “평소에는 김 씨가 자기가 지탱하고 기댈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안 전 지사를) ‘하늘’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하늘이어서 거역할 수 없었다’는 김 씨의 방송 인터뷰를 반박한 것이다. 검찰 측 증인 2명은 비공개로 재판이 진행됐으며, 재판부는 “법원의 사실인정은 공개 재판뿐만 아니라 비공개 재판에서 조사된 증거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진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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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우 원장, 고려대에 1억 기부

    “학창 시절 받은 고마운 마음, 이제 모교에 갚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경기 안산시 김정우외과의원 김정우 원장(55·왼쪽)이 모교인 고려대에 의대 지정기금 1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는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기부식을 열었다. 김 원장은 “학창 시절 3년간 받은 장학금이 그때 돈으로 150만 원에 이르는데 한 학기 등록금이 72만 원이던 시절이니 상당히 큰돈이었다. 모교는 나를 만들어 주고 키워준 곳”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한자리에서만 20년째 병원을 운영 중이다. 갑상샘암 명의로 입소문이 나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든다. 지금까지 김 원장이 진료한 암 환자만 1800명에 이른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학창 시절 받은 장학금을 떠올리며 후배들을 위해 내어주신 기부금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의대의 발전을 위해 (기금을) 소중히 쓰겠다”고 답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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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측근 “김지은, 안희정에 격의없이 대해”… 檢 “수행비서 매뉴얼에 81가지 수칙 담겨”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가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 전 지사는 증인으로 나온 참모들이 “(안 전 지사는) 경청하는 리더였고 경선 캠프 분위기도 수평적이었다”고 하자 감정이 북받친 듯 방청석을 등진 채 앉아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는 신형철 전 비서실장(37) 등 안 전 지사의 핵심 측근들이 증언대에 섰다. 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난해 대통령 선거)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는 검찰 측 주장을 의식한 듯 경선 캠프와 충남도 비서실의 분위기가 위계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할 때 ‘하게체’를 썼고 회의도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평소 안 전 지사와 격의 없이 지내며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로 일한 어모 씨(35)는 “김 씨가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격의 없이 대거리를 해 놀란 적이 있다. 김 씨가 전임 수행비서와는 달리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지난해 12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길 당시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 씨는 “수행비서직 인수인계를 할 때 김 씨가 너무 울어서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해외 출장이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 씨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가도 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의 증언에 대해 “김 씨가 수행비서로 일하는 동안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보안 유지를 요구받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날 추가로 공개한 ‘충남도 수행비서 매뉴얼’에는 ‘비밀엄수(입눈귀)’, ‘철저히 리더만을 위한 판단’ 등 81가지 수칙이 담겨 있다. 검찰은 또 한 증인이 “김 씨가 일하는 동안 한 번도 피해를 호소한 적이 없고 티도 내지 않았다”고 말하자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렵게 참다가 나중에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박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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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가기 힘들어”… 무단횡단 비극 부르는 ‘횡단보도 200m 룰’

    5일 오전 3시 40분경 부산 부산진구 지하철 서면역 인근 중앙대로에서 한 20대 여성이 서모 씨(24)가 몰던 차량에 치였다. 여성은 중상을 당했다. 사고가 난 곳은 왕복 7차로 도로의 한가운데였다.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60km. 경찰은 20대 여성이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변에 횡단보도는 없었다.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는 사고 현장에서 남쪽으로 355m 떨어져 있다. 그 대신 지하상가가 조성된 지하보도가 있다. 부산의 중심을 통과하는 큰 도로이지만 횡단보도는 없다. 신호등 옆에 ‘무단횡단 사고 잦은 곳’이라는 표지판만 달려 있었다.○ ‘무단횡단’의 유혹이 낳은 비극 1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무단횡단 사고 9590건이 발생했다. 562명이 목숨을 잃었다.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1명 이상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숨진다. 무단횡단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보행자의 안전 불감증이다. ‘신호를 기다리기 귀찮아서’ ‘돌아가기 힘들어서’ 같은 이유 때문이다. 2, 3개 차로만 건너면 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부근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이유다. 현재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200m 간격으로 횡단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주거지역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횡단시설에는 횡단보도뿐만 아니라 육교나 지하보도도 포함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의 횡단보도 사이 최단거리는 동서로 610m, 남북으로 650m다. 두 횡단보도 중간의 지하상가가 횡단시설 역할을 해 ‘200m 간격 규칙’을 지켰다. 하지만 이러한 규칙이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 불감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20대 여성 2명이 숨지거나 다친 광주 무단횡단 사고 당시 횡단보도는 현장에서 각각 210m, 290m 떨어져 있었다. 그 대신 근처에 육교가 있었다. 차량들은 최소 500m 구간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다. 반면 보행자는 멀리 돌아가야 한다. 또 어린이와 고령자 등 교통 약자는 육교와 지하보도를 건너기가 쉽지 않았다.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다. 광주 사고 당시 두 여성을 친 차량의 운전자는 시속 80km로 달리고 있었다. 해당 구간의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60km다. 시야가 좁아지는 야간에 두 여성의 무단횡단을 미리 알아채기 힘든 점이 있지만 운전자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본보가 올해 1∼5월 무단횡단 사고에 대한 법원 판결 214건을 분석한 결과 운전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건 9건뿐이었다. 모두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고 차로를 올바르게 주행하는 등 교통법규를 완벽하게 지킨 경우다.○ ‘무단횡단’ 인식부터 바꿔야 도로교통법에서는 보행자가 반드시 횡단시설을 이용해 도로를 건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도 1차로 도로나 도심의 이면도로처럼 횡단시설이 없는 곳도 많다. 이 경우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가장 짧은 거리로 횡단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적용된다. 하지만 도로의 규모나 차량 통행 상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조항이 왕복 8차로나 10차로짜리 넓은 도로를 보행자가 마음껏 가로지르며 건널 수 있도록 한 건 아니다. 다만 무단횡단에 대해 현행 도로교통법에 불명확한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단횡단하면 안 된다’ 교육에만 기댈 수 없다는 의견이다. 가장 필요한 건 횡단시설 확충이다. 정부는 2016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횡단시설 간 간격을 국지도로와 집산도로에는 100m까지 단축할 수 있게 했다. 이 도로들은 주택가와 상업지역처럼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과 간선도로를 잇는 왕복 1, 2차로짜리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이보다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육교와 지하보도 등을 모두 감안해 간격을 정한다. 순수한 횡단보도 확대에 걸림돌이다. 서울 종로와 명동 강남역 등에 횡단보도를 늘리는 것도 고객 감소를 우려한 지하상가 상인의 반발로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앙분리대처럼 무단횡단 방지 시설을 늘리고 현재 3만 원인 과태료를 인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행자가 무단횡단 유혹을 단념하도록 해야 한다.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고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이 필요한 만큼 보행자 스스로 무단횡단에 나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서형석 기자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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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습 폭행 혐의’ 한진家 이명희 전 이사장, 불구속 검찰 송치

    한진그룹 임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온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이 10일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이 전 이사장에게 특수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후 보강수사를 진행했지만 추가로 확인된 피해자들이 진술을 피하고 (이 전 이사장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은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택 경비원에게 전자가위를 던지고 운전기사를 발로 차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14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이 전 이사장이 저지른 범행은 총 24건, 피해자 수가 11명에 이른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6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다시 구속의 기로에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조 회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여 이르면 이달 중으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그룹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거치며 이른바 ‘통행세’를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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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부인, 김지은 연애사 알려달라 요구”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재판에서 안 전 지사의 부인이 김 씨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안 전 지사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구모 씨(29)는 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구 씨는 올 3월 5일 김 씨의 최초 폭로 직후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꾸려 캠프 내 다른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구 씨는 이날 법정에서 “3월 (폭로) 방송이 나간 직후 안 전 지사의 부인인 민 여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김 씨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구 씨는 “민 여사가 ‘안희정이 정말 나쁘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어쩌겠느냐’면서 이같이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구 씨는 또 김 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에게 어려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수사 결과 김 씨는 이 무렵 해외 출장지에서 안 전 지사와 원치 않은 성관계를 맺거나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 씨는 “당시 (김 씨가) ‘그림자 같다’, ‘나는 없는 사람인 것 같다’거나 ‘욕이 계속 나오려 하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구 씨와 카카오톡 대화를 하며 ‘(일을 관두면) 한국에서 못 살 것 같다’, ‘못해먹겠다고 하고 나오면 내가 취업이 되겠느냐’고 언급한 사실도 이날 재판에서 공개됐다. 안 전 지사 측은 “김 씨가 지난해 12월 수행비서에서 물러나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을 때 지인들에게 ‘버려지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김 씨가 수행비서직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안 전 지사는 재판에 나왔지만 김 씨는 방청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씨는 당초 모든 공판을 방청할 계획이었지만 6일 2차 공판에서 13시간에 걸친 증인신문 후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증인신문 도중 안 전 지사의 ‘헛기침’ 소리에 특히 힘겨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수행비서로 일할 당시 안 전 지사가 심기가 불편하거나 필요한 게 있을 때마다 헛기침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2차 공판 당시 법원은 김 씨를 보호하기 위해 안 전 지사가 앉은 피고인석 앞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증인석과의 거리는 2m 남짓이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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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1만9000명 “문재인은 응답하라”

    “자칭 페미(페미니스트) 대통령은 당장 응답하라!” ‘몰래카메라(몰카)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이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지하철 혜화역까지 약 1km에 걸친 4차로 도로 위에 여성들이 모였다. 주최 측은 오후 6시경 참가자가 약 6만 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최 측 추산으로 1차 집회(약 2만 명), 2차 집회(약 4만5000명) 때보다 많다. 이 추산대로면 여성을 주제로 한 단일 시위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경찰은 3차 집회 참가자를 1만9000여 명으로 추산해 차이를 보였다. 여성들은 분노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서 “남성 가해자 옹호 말고 구속하라”, “여성 경찰청장 임명하라” 등을 요구했다. 특히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 대해 “편파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유세를 펼쳐 우리의 표를 가져간 ‘남(男)대통령’은 경솔한 발언을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일부 참가자와 남성들 사이에 욕설과 막말이 오가는 등 마찰을 빚는 모습도 보였다. 집회에 반대하는 남성들이 경찰과 잠시 대치하기도 했다. 또 개인방송 진행자로 보이는 일부 남성이 현장을 촬영하다 참가자의 비난이 쏟아지자 현장을 떠났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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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카 수사 성차별…대통령은 응답하라!” 여성들 분노의 시위

    “자칭 페미(페미니스트) 대통령은 당장 응답하라!” ‘몰래카메라(몰카) 성차별 수사’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이번에는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지하철 혜화역까지 약 1㎞에 걸친 4차로 도로 위에 2만 명에 가까운 여성들이 모였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9.2도였지만 구름도 별로 없어 체감온도 30도를 웃돌았다. 그러나 1차 집회(약 1만 명), 2차 집회(약 1만5000명) 때보다 훨씬 많은 1만9000여 명(경찰추산)이 참가했다. 여성들은 분노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서 “남성 가해자 옹호 말고 구속하라”, “경찰 고위직에 여성 임명하라” 등을 요구했다. 이번 집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사건에 대해 “편파수사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집회 주최 측은 성명서를 통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유세를 펼쳐 우리의 표를 가져간 ‘남(男)대통령’ 문재인은 경솔한 발언에 사과하라”라며 비판했다. 또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와 남성 행인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가 지나던 남성을 향해 욕설이나 혐오성 발언을 했다가 해당 남성이 거세게 항의해 충돌이 예상되자 경찰이 나서서 말렸다. 반대로 일부 남성이 집회 현장을 촬영하다 참가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급하게 현장을 떠났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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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재판서 ‘안희정은 사냥꾼’ 비유 부적절” 사과

    ‘덫을 놓은 사냥꾼.’ 2일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1차 공판 때 검찰은 안 전 지사를 이렇게 비유했다. 하지만 검찰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했다. 검찰이 재판 중 검사의 발언을 놓고 사과한 건 이례적이다. 서울서부지검(지검장 이동열)은 3일 “안 전 지사 재판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비법률적 용어를 사용해 관계자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검찰은 전날 재판에서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 김지은 씨(33)에게 숙소로 맥주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상황을 설명하며 “피고인이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상황을 연출하고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이날 사과 표명은 지휘부의 자체 결정으로 이뤄졌다. 이동열 지검장(52·사법연수원 22기)은 담당 검사들에게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재판에 임하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표현이 다소 거칠었다. 전후 맥락을 모른 채 그 표현만 들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사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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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덫 놓은 사냥꾼” 법정서 안희정 몰아붙인 검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와 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수행비서 김지은 씨(33)가 2일 같은 법정에 앉았다. 김 씨가 3월 5일 방송에 출연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한 지 119일 만이다. 피고인석의 안 전 지사와 방청석 맨 앞줄 김 씨 간 거리는 4m. 하지만 두 사람은 재판이 진행되는 2시간 내내 한 차례도 상대편을 쳐다보지 않았다. 김 씨는 정면의 재판부를 응시하다 고개를 숙여 재판 내용을 메모했고, 안 전 지사는 눈을 감거나 책상을 내려다봤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그가 저질렀다는 성폭행 범죄의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면서 그를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에 비유했다. 또 김 씨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안 전 지사를 비판하며 ‘권력형 성범죄자가 보이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즘적 태도’라고 했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지사는 검사가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동안 착잡한 듯 안경을 벗고 두 눈을 감았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맥주나 담배 심부름 명목으로 김 씨를 부른 뒤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 스위스 출장지와 서울에서 김 씨를 호텔방으로 불러 “나를 안게” 등의 말을 하며 성관계를 요구했고, 김 씨는 응하지 않거나 여러 번 거절의사를 나타냈지만 안 전 지사는 강제로 김 씨의 몸을 만지며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안 전 지사는 KTX 내부나 관용 차량 등에서도 김 씨의 동의 없이 입을 맞추거나 은밀한 신체 부위를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수행비서 신분이었던 김 씨를 자신의 숙소로 불러들인 행위가 “사실상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김 씨가 자신의 직속상관이자 차기 대권주자인 안 전 지사에게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을의 처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매뉴얼’을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매뉴얼에는 ‘(수행비서가) 항상 담배, 라이터 등을 소지해야 하고 화장실에 가거나 목욕을 할 때도 휴대전화를 비닐로 싸서 소지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김 씨와의 성관계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강제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차기 대선 후보라는 지위가 위력이 될 수는 없다”며 “피해자는 무보수로 대선 캠프에 들어온 스마트한 여성인데 이런 주체적인 여성에게 어떻게 위력을 행사하고 수차례 성폭력을 지속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김 씨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외국 판례 등을 검토하고 전문가를 외부 위원으로 지정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에 대한 2차 공판은 6일 비공개로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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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수사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 무혐의 판단땐 ‘불기소 종결’

    그동안 경찰은 대부분의 형사사건을 수사하면서도 검사의 수사를 돕는 보조자로 간주되어 왔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은 경찰을 명실상부한 수사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경찰이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를 맡고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경우 수사를 자체 종결할 수 있도록 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경찰의 수사권 남용 등 부작용에 대비해 검찰의 사후 통제 장치도 함께 보강됐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 합의안을 발표하며 “검경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하며 견제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 시작부터 끝까지 맡는다 지난해 12월 A 씨는 수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혐의로 60대 남성 B 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서울의 한 경찰서에 사건을 내려보냈다. 경찰은 지휘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록을 검토한 검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도록 지휘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 지휘에 불복하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정부 합의안이 적용되면 이 같은 검경의 엇박자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사건 접수는 가능하다. 하지만 경찰에 넘긴 뒤 지휘는 불가능하다. 1차적 수사권은 전적으로 경찰이 행사한다. 고소인과 피고소인 조사, 증거 확보 등 모든 수사를 경찰이 맡는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결론까지 내린다. 검찰이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 경찰이 B 씨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 수사 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을 때다. 검찰은 기소 여부를 판단하거나 영장 청구에 필요할 경우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해당 경찰의 직무 배제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물론 송치 후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검찰은 2차 수사를 할 수 있다.경찰은 수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도 있다. 그때는 검찰에 사건자료 사본 등을 보내면 된다. 경찰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검찰은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특수 사건’의 경우 검찰과 경찰 모두 1차 수사가 가능하다. 뇌물과 정치자금 직권남용 같은 부패 범죄, 사기 또는 횡령 같은 경제 범죄, 금융·증권 범죄와 선거 범죄 등이다. 양측이 동시에 수사에 착수한 경우 검찰이 우선권을 갖는다.○ 검경 간 ‘상호 견제’에 무게 정부 합의안대로면 경찰 권한이 강해지는 건 분명하다. 합의안에 여러 견제장치가 포함된 이유다. 경찰 수사에서 인권 침해나 권한 남용이 의심되면 검찰은 사건기록 송부와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 수사가 종결되면 반드시 사건 당사자에게 결과를 알려야 한다. 결과에 불복하면 경찰서장 등에게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망 사건 발생 시 경찰이 ‘사망자의 실수’를 이유로 수사를 종결했다면 유가족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사건은 즉각 검찰로 송치된다. 이번 합의안에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에 대한 조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내용이 추가됐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구하지 않으면 고등검찰청 산하 영장심의위원회(가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 경찰이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는데 이 경우에도 경찰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스폰서·수사 무마 청탁’ 비리로 논란이 됐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 수사 당시 검찰은 계좌 추적 영장 신청을 기각하면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것을 지시해 논란이 일었다. 이런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막기 위해 정부 합의안에는 검사 또는 검찰 직원의 범죄 혐의로 경찰이 각종 영장을 신청할 경우 지체 없이 이를 법원에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을 일반경찰과 수사경찰로 분리한 것도 경찰 권한이 비대해지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경찰청 산하 국가수사본부(가칭)가 사건 수사를 맡는다. 경찰청은 행정 업무에 대해서는 지휘를 할 수 있으나 수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수사권 조정과 함께 지방경찰이 생활안전과 교통 등을 맡는 자치경찰제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내년 중 서울과 세종 제주에서 시범실시하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권기범 kaki@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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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수사중 새 혐의 나오면 그것만 떼어내 경찰에 줘야 하나”

    검찰과 경찰은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 합의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공식 입장을 통해 “수사·기소 분리의 사법 민주화 원리가 작동하는 선진 수사구조로 변화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환영하며 표정 관리에 나섰다. 반면 검찰은 내부적으로 불만이 들끓었다.○ 검사들 “누더기 합의안” 강력 반발 서울지역 검찰청의 부장검사는 “경찰이 통상 무혐의로 불기소 의견을 내는 경우가 40%였던 만큼 앞으로 40% 사건은 경찰이 결정하는 상황이 됐다”며 “경찰이 사법기관이 된 것 아니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부장검사는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게 마련인데, 검찰이 수사할 수 없는 혐의가 나오면 그것만 떼어내 경찰에 보내줘야 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정부 합의안이 구체적이지 않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평검사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할 경우 검찰이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를 하더라도 경찰이 안 들어주면 그만”이라며 “조정안에는 실효성을 보장할 구체적인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사들은 합의안 곳곳에 구멍이 많아 국회에서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검사나 검찰청 직원의 범죄 혐의에 대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은 지체 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합의문 내용에 대해 검찰에서는 “영장 청구 요건을 따져야 되는데 검사나 검찰청 직원에 대한 영장이라는 이유로 ‘지체 없이’ 청구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박철환 부산지검 형사1부장이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글을 올리자 법무부 검찰국의 한 검사는 “나도 합의안을 한 번도 못 봤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지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문무일 검찰총장은 퇴근길에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국가가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성숙됐다. 그만큼 문명국가다운 형사사법체계를 새로이 구축해야 한다”고 합의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선 경찰 “선물 보따리 받은 것 같다” 경찰은 이번 합의안을 “견제 균형을 토대로 한 수사제도로의 전환”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수직적 관계였던 검찰과 경찰이 명목상의 협력 관계로 규정된 데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선물 보따리를 받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영장청구권이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수사 지휘를 폐지한다고 했지만 지금도 검사에게 수사 지시를 받는 건 영장 신청 단계에서뿐”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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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투 폭로뒤 실직 40명중 1명만 복직… 생활고에 또 운다

    《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용기를 내면 끝날 줄 알았다.’ 성폭력 피해를 본 여성들이 고심 끝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선택한 이유다.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 끝이 보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19일 ‘전국 미투 생존자 연대’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 40명 가운데 원래 직장에 돌아간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일자리를 잃은 채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끝없는 법정 투쟁에 매달리고 있었다. 미투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옥’을 경험하고 있었다. 》  이은서(가명·28·여) 씨에게 직장생활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직장 상사의 성희롱 탓이다. 그는 업무를 가르쳐준다며 다가와 이 씨의 팔과 어깨 등을 만졌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어느 날에는 “단둘이 출장 가자”고 제안했다. 견디다 못한 이 씨는 올 4월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이슈가 한창일 때다. 이 씨는 자신의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기대가 깨진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미투 이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회사는 인사 발령을 냈다. 대상은 가해자가 아니라 이 씨였다. 하던 일과 관련 없는 엉뚱한 부서였다. ‘회사를 나가라’는 뜻이었다. 이달 초 이 씨는 회사에 병가를 냈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저축한 돈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 가해자 고소를 위해 알아본 변호사 선임비용만 1000만 원이 넘었다. 재취업을 하고 싶어도 자신의 미투가 걸림돌이 될까 봐 무섭다. 올 3월 ‘전국 미투 생존자 연대’가 발족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기 위해 결성된 모임이다. 현재 참여 중인 피해자는 약 40명. 평범한 회사원과 공공기관 직원, 프리랜서나 계약직 근로자 등 다양하다. 그러나 미투 이후 다니던 직장으로 돌아가거나 같은 일을 다시 맡은 사람은 19일까지 한 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폭로 후 다니던 직장에서 휴직하거나 사실상 반강제로 퇴직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30대 여성 A 씨는 1년 넘게 복직하지 못했다. 그는 상사의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휴직했다. 2015년 5월 상사의 성희롱을 내부에 알린 뒤 아무 조치가 없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조치를 권고했다. 해당 기관은 A 씨를 독방에 혼자 근무하게 했다. A 씨에게는 ‘고문’처럼 느껴졌다. 다른 상사나 동료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그렇게 2년 가까이 버티다가 결국 휴직을 선택했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는 최소한의 선택권도 갖지 못한다. 한 공공기관에서 파견계약직으로 일하던 채희정(가명·35·여) 씨는 2014년 회식 자리에서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정규직이었다. 채 씨는 상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 한 달 뒤 회사는 채 씨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2년 계약이 보통이지만 채 씨는 1년 만에 쫓겨났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피해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심리치료비와 소송비까지 마련해야 한다. 보통 성범죄 피해자 한 명이 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비용은 회당 5만∼20만 원. 성폭력 가해자를 고소한 구은영(가명·33·여) 씨도 2년 넘게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고 있다. 2주에 한 번 다니는데 한 달에 약 10만 원이 든다. 그는 법원과 변호사 사무실을 오가느라 재취업도 못 했다.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치료비를 마련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소송비용이다. 만약 가해자가 무고나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할 경우 변호인 선임비용은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필요하다. ○ 법과 제도 모두 그들을 외면했다 성폭력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장치는 제법 갖춰져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런 장치를 활용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고소 후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형사합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합의금을 쉽게 요구하지 못한다. 가해자가 흔히 내세우는 ‘꽃뱀’ 주장 탓이다. 형사배상명령은 법원에 신청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형사재판 선고와 함께 배상을 받게끔 하는 제도다. 그러나 실제 배상액은 매우 적다. 배상이 각하되는 경우가 흔하다. ‘온전한 피해 보상’과 거리가 멀다 보니 피해자도 외면하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막대한 비용과 패소 부담 탓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성범죄 손해배상액은 보통 100만∼500만 원에서 결정된다. 피해자가 입은 실제 손해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공무원 박모 씨(36·여)는 유죄가 확정된 성추행 가해자를 상대로 2016년 22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에서 인정된 건 100만 원에 불과했다. 도리어 가해자 측 소송비용 300만 원가량을 물어줬다. ‘마이너스 200만 원’ 판결인 셈이다. 형사고소 후에는 법무부 산하 검찰청 피해자지원실을 통해 치료비나 긴급생계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소가 확정돼야 지급이 가능하다. 피해 입증도 쉽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입증이 비교적 명확한 강간 피해자와 달리 추행 피해자들은 이런 지원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최지선 기자}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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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참조기를 ‘영광굴비’로 둔갑…650억 원어치 챙긴 일당 적발

    중국산 참조기를 국산 영광굴비로 속여 팔아 수백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검사 이준엽)는 중국산 참조기 약 5000t을 전남 영광산 굴비로 속여 판매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유통업자 박모 씨(60·구속 기소) 등 15개 업체 관계자 17명을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영광굴비는 일반적으로 전남 영광군 칠산바다에서 잡힌 조기를 말린 것이다. 국산 수산물의 원산지는 지역 표기 없이 ‘국산’이라고 표기하는데, 이들은 중국산 참조기를 국산으로 둔갑시킨 뒤 영광굴비라고 속여 판매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가짜 영광굴비’를 소비자 가격 기준 650억 원어치 이상 판매했다. 가짜 굴비의 절반 이상을 판매한 A 업체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약 9년 간 가짜 굴비를 팔았지만 적발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산 참조기 수입량이 연간 2만7000t인 걸 감안하면 수사로 밝혀진 물량 외 추가 물량도 영광굴비로 둔갑돼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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