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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의 연승 행진이 37경기에서 멈췄다. 시비옹테크는 3일 끝난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알리제 코르네(32·프랑스·37위)에게 0-2(4-6, 2-6)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 2회전까지 37연승을 기록 중이던 시비옹테크는 2월 16일 두바이 챔피언십 8강전에서 진 이후 약 5개월 만에 패배했다. 37연승을 달리는 동안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을 포함해 6개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여자 테니스 37연승은 1997년 마르티나 힝기스(41·스위스) 이후 2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상대 선수들이 “차원이 다른 테니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정도로 당분간 적수가 없을 것처럼 보이던 시비옹테크도 잔디코트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2018 윔블던 주니어 챔피언 출신이다. 하지만 성인 무대 진출 후 잔디코트에선 지난해 윔블던의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달 우승한 프랑스 오픈은 클레이코트, 1월 4강까지 올랐던 호주 오픈은 하드코트다. 시비옹테크는 경기 후 “대개 코트에 다시 설 땐 계획이 있고 뭘 바꿔야 할지 아는데 이곳(윔블던)에선 그걸 몰라 혼란스러웠다”며 “잔디코트에선 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벌어진다”고 했다. 세계 1위를 꺾은 코르네는 “8년 전 이 코트에서 세리나를 이겼을 때가 떠오른다. 나에겐 행운이 깃든 코트”라고 했다. 코르네는 2014년 윔블던 대회 때도 1번 코트에서 ‘테니스 여제(女帝)’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를 꺾은 적이 있다. 당시 세계 1위가 윌리엄스였다. 코르네는 “좋은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데 나도 그런 것 같다”며 “난 이가의 팬이다. 여자 테니스를 대표하는 선수를 이겨서 기쁘다”고 했다. 라파엘 나달(36·스페인·4위)은 남자 단식에서 로렌초 소네고(27·이탈리아·54위)를 3-0(6-1, 6-2, 6-4)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나달은 3세트 경기 도중 네트 앞에서 소네고에게 훈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나달은 기자회견에서 “계속 거슬리게 해서 그랬다. 좋게 얘기하긴 했지만 (소네고를 네트로 부른 건) 잘못이었다. 내 실수”라고 했다. 외신은 소네고가 공을 치는 순간뿐 아니라 공이 상대(나달) 코트로 넘어간 뒤에도 괴성을 지른 것을 두고 나달이 항의했다고 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먼드 듀플랜티스(23)가 ‘21세기 인간새’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듀플랜티스는 1일 자신의 조국인 스웨덴의 스톡홀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WA) 2022 다이아몬드리그 결선에서 6m16을 넘으면서 실외 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5m63, 5m83, 5m93, 6m03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으면서 우승을 확정한 듀플랜티스는 바를 6m16까지 올렸다. 육상 역사상 실외에서는 아직 아무도 넘어본 적이 없는 높이였다. 1차 시기에는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 깔끔하게 바를 넘으면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듀플랜티스는 “공중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안 보였다. 그저 바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엄청 집중했던 기억만 난다. 그러고 나선 (땅에 도착해) 얼간이처럼 뛰고 있었다”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스톡홀름에서 많은 응원을 받아서 훨씬 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듀플랜티스가 2020년 9월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운 6m15가 실외 최고 기록이었다. 듀플랜티스는 역시 다이아몬드리그 결선에서 이 높이를 뛰어넘으면서 세르게이 붑카(59·우크라이나)가 1994년 세운 세계기록(6m14)을 26년 만에 깨뜨렸다.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붑카는 선수 생활 동안 총 35차례(실외 17회, 실내 18회)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인간새’로 불렸던 선수다. 현재 실내 세계기록 보유자도 2020 도쿄 올림픽 챔피언인 듀플랜티스다. 그는 올해 3월 21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6m20을 뛰어넘으면서 역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1cm 높였다. 최근 2년간 실내외 세계기록을 6차례 경신한 듀플랜티스는 또 지난해 8월부터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15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듀플랜티스는 이제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실외선수권 우승에 도전한다. 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유럽선수권, 세계실내선수권에서도 모두 금메달을 수집한 그의 완벽한 커리어에는 세계실외선수권 금메달 딱 한 자리만 비어있다. 듀플랜티스는 “유진에서 뭔가 특별한 걸 이뤄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듀플랜티스는 장대높이뛰기 선수로서는 최적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아버지 그레그 씨는 1992년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5위를 한 장대높이뛰기 선수 출신이고 어머니 헬레나 씨도 스웨덴 육상 국가대표를 지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팀과 계약한 100세 노인이 있다. 마치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작처럼 들리지만 소설이 아닌 실화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산하 트리플A 팀 버펄로는 로이 키니언(100)과 하루짜리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독립기념일(7월 4일)을 맞아 기획한 ‘깜짝 이벤트’였다. 키니언과 버펄로의 첫 인연은 그가 스무 살이던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버펄로는 고교 시절 타율 0.741을 기록한 유격수였던 그를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에 초청했다. 키니언은 당시 야구부와 농구부 주장을 모두 맡아 두 팀을 모두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끌면서 예비 스포츠 스타로 각광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키니언은 나라를 위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겠다며 트라이아웃 참가 기회를 포기했다. 4년간 해군에서 복무한 그는 육지에서는 자동차 정비를 맡았고 해상에서는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한 수륙양용 함선 ‘쇼숀’에 승선했다. 종전 후 제대한 그는 35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 부품을 공급하는 ‘해리슨 라디에이터’의 감독관, 관리자로 근무했다. 다만 야구를 아예 놓지는 않았다. YMCA와 동네 리틀리그에서 뛴 세 아들에게 직접 야구를 가르친 것. 버펄로는 트라이아웃 초청 80주년을 기념해 뒤늦게 그와 계약을 맺었다. 앤서니 스프래그 단장은 “마이너리그 단장이 미국 영웅을 현역 로스터에 올릴 수 있는 일이 흔한 기회는 아니다. 키니언이 이 계약으로 영원히 우리 팀의 일원이 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키니언은 4일 시러큐스와 맞붙는 안방경기에 시구자로 나설 예정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톰스 로스톡스 라트비아 국방연구소 안보전략연구센터장(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간 군사 갈등이 일어나면 러시아는 먼저 수바우키 회랑을 장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바우키 회랑은 친(親)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서 리투아니아 남쪽을 지나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로 이어지는 100km 길이 지역이다. 발트3국, 특히 리투아니아 영토인 수바우키 회랑이 ‘신(新)핵냉전’ 시대에 우크라이나에 이어 ‘제2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는 이 때문에 발트3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둔군 규모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톡스 센터장은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크게 잃은 러시아가 당장 발트3국을 침공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인 발트3국과 무력 충돌을 하면 나토가 빨리 지원해줄지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 전시 상황에서는 군 지원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원이 늦어진 나토군이 수바우키 회랑을 되찾더라도 이미 (러시아군의) 전쟁범죄에 노출됐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에 집중하면 유럽 내 주둔군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유럽이 자체 방위력 증강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對)러시아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윔블던 테니스 대회 전통에 따르면 애슐리 바티(26·호주·사진)는 28일 대회 경기장인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 센터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은 센터 코트에서 1회전 경기를 치르는 게 135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 전통이기 때문이다. 바티는 지난해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0·체코·세계랭킹 7위)를 꺾고 메이저 대회 개인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바티는 영국 런던이 아니라 미국 뉴저지로 향한다. 그리고 테니스 라켓 대신 골프채를 잡는다.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아이콘스 골프 시리즈’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 바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는 해리 케인(29) 등 다른 종목 전·현직 선수들과 ‘월드’ 팀을 이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7) 등이 속한 ‘미국’ 팀과 대결을 벌인다. 바티는 올해 1월 호주 오픈에서 호주 선수로는 44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뒤 3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까지 114주 연속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바티는 “테니스라는 아름다운 스포츠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벽히 바쳤다. 최정상의 수준에 머물기 위해 필요한 육체적 추진력이나 정서적 욕구가 모두 고갈됐다”고 말했다. 바티가 테니스를 떠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윔블던 주니어 단식 챔피언 출신인 바티는 2014년에도 테니스 코트를 떠나 프로 크리켓 선수로 3년간 활약한 적이 있었다. 바티가 은퇴를 선언하자 호주 여자 크리켓 국가대표팀 주장 멕 래닝(30)도 “바티가 합류를 원한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티는 골프에서도 핸디캡 4의 실력자다. 지난해 11월 프로 골퍼 게리 키식(30)과 약혼해 호주 브룩워터 골프장 주변에 살고 있는 바티는 최근 이 골프장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기도 했다. 201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개막 행사에서 바티의 시타를 보고 “스윙이 엄청나다. 나 놀리는 거냐”며 칭찬하기도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6일까지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총 358경기를 치러 시즌 전체 일정(720경기)의 49.7%를 소화했다. 시즌 반환점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최고 관심사는 SSG가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다. 와이어 투 와이어는 원래 경마에서 시작점과 결승점을 얇은 철사(wire)로 표시하는 데서 유래했다.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1등으로 달리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되는 것이다. 현재는 다른 종목에서도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1위 자리를 지키면 같은 표현을 쓴다. SSG는 올 시즌 개막일인 4월 2일 창원에서 NC에 4-0으로 승리하면서 공동 1위에 오른 뒤로 26일까지 86일간 73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하루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프로야구 역사상 개막 이후 이렇게 오래 1위 자리를 지킨 건 올해 SSG가 처음이다. 단, 시즌 중간부터 따지면 2017년 KIA가 개막 10번째 경기를 치른 그해 4월 12일부터 시즌 종료일(10월 3일)까지 134경기, 175일 동안 1위를 내놓지 않은 게 최장 기록으로 남아 있다. SSG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이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평균자책점 1위(1.43) 김광현(34)의 활약을 앞세워 ‘최강’ 자리에 오른 SSG 다음으로는 키움과 LG가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3위 LG가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거두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렸지만 2위 키움도 똑같이 7승 3패를 기록하면서 2위 자리를 지켜냈다. SSG와 키움은 3경기, 키움과 LG는 1.5경기 차다. 반면 4위 KIA는 LG에 3.5경기 뒤져 ‘단번에’ 순위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부터는 중하위권 싸움이 한창이다. 시즌 초반 상위권에 자리하다 8위까지 미끄러진 롯데도 5위 KT에 2.5경기 뒤져 있을 따름이다. 그러나 9위 NC는 롯데와 4경기, 10위 한화는 NC와도 4.5경기 차라 순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한화가 올해도 10위에 그치면 롯데와 함께 역대 최다(9번) 최하위 기록을 공유하게 된다. 개인 기록 부문에서는 역대 최고령 타이틀리스트 탄생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롯데 이대호(40)는 현재 타율 0.3509(265타수 93안타)로 0.3514를 기록 중인 이정후(24·키움)를 0.0005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대호가 추월에 성공하면 2013년 LG 이병규가 세운 역대 최고령(38세 11개월 10일) 타격왕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역대 최고령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삼성 오승환(40)도 18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 고우석(24·LG)을 3개 차로 뒤쫓고 있다. KT 박병호(36)가 리그 최다 홈런왕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22홈런으로 2위 김현수(34·LG)보다 홈런 8개가 많은 박병호가 시즌 홈런 레이스를 1위로 마치면 개인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오른다. ‘라이언 킹’ 이승엽(46)도 홈런왕 등극은 5번뿐이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콜로라도가 21년 만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 트로피 ‘스탠리컵’을 들어올렸다. 콜로라도는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애멀리 아레나에서 열린 NHL 챔피언결정(7전 4승제) 6차전에서 ‘더블 디펜딩 챔피언’ 탬파베이에 2-1 승리를 거두고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콜로라도가 NHL 정상에 오른 건 1996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우승으로 스탠 크롱키 구단주(75)는 역시 본인 소유인 로스앤젤레스 램스가 2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스탠리컵까지 품게 됐다. 반면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탬파베이는 콜로라도의 돌풍을 막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가 받는 콘 스미스 트로피는 만장일치로 콜로라도의 3년 차 수비수 케일 매카(24·캐나다)에게 돌아갔다. 콜로라도 주장 가브리엘 란데스코그(30·스웨덴)는 경기 후 ESPN 인터뷰에서 콜로라도의 우승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매카가 어디 있을 텐데 찾아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규시즌 최고 수비수에게 돌아가는 노리스 트로피 수상자이기도 한 매카는 이번 플레이오프 20경기에서 8골 21어시스트로 팀 내 최다인 29포인트를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노리스 트로피와 콘 스미스 트로피를 같은 시즌에 모두 차지한 건 매카가 세 번째다. 선수 시절 팀의 두 차례 우승과 모두 함께했던 조 새킥 단장은 “최고의 팀을 꺾었으니 이제 우리도 탬파베이처럼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NHL에서는 뉴욕 아일랜더스가 1980∼1983년 세운 4연속 우승이 최다 시즌 연속 우승 기록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나를 ‘희대의 망작(the biggest draft bust)’이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불러도 좋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던 마크 어펠(31·필라델피아)은 2018년 야구를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그때까지 한 번도 MLB 무대를 밟지 못한 상태였다. 필라델피아가 샌디에이고 방문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둔 26일까지도 어펠의 MLB 경력은 제로(0)다. 단, 비행 일정이 꼬이지만 않았다면 그는 이미 MLB 데뷔전을 치렀을 것이다. 어펠은 스탠퍼드대 3학년이던 2012년에도 전체 8순위로 지명받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던 오른손 투수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데뷔 첫해에는 한 번도 싱글A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에는 더블A, 2015년에는 트리플A까지 올랐지만 MLB 문턱은 높기만 했다. 어펠을 1순위로 지명했던 휴스턴은 2016년을 앞두고 그를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했다. 2016년에도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17년에는 40인 로스터에서도 빠졌다. 2018년을 다시 재활로 시작해야 하는 신세가 되자 그는 야구를 떠났다. 이후 대학 전공(공학)을 살려 다른 길을 찾던 그에게 ‘나는 재활을 싫어했을 뿐 야구는 정말 사랑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3년 만에 야구장으로 돌아온 그는 올해 트리플A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61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25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MLB 콜업 소식을 들었다. MLB 구장으로 향하는 길도 쉽지 않았다. 어펠은 원래 뉴저지를 출발해 샌디에이고에 도착하는 직항 노선을 탈 예정이었지만 운항이 취소됐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 예정보다 3시간 늦은 오후 4시가 돼서야 구장에 도착했다. 방문팀 감독 사무실에서 계약을 마친 그는 전체 1순위 지명 이후 3306일 그리고 1번의 비행 취소 끝에 드디어 자신의 이름이 적힌 MLB 유니폼을 받아들었다. MLB 역사상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도 한 번도 MLB 무대를 밟지 못한 건 스티븐 칠콧(1966년), 브라이언 테일러(1991년) 그리고 어펠 등 세 명뿐이다. 어펠은 이제 이 명단에서 자기 이름을 지울 준비를 마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외신읽기가 어렵다구요? 국제부 기자 어깨너머에서 외신을 본 경력만 3년. 광복이가 놓치기 아쉬운 훌륭한 외신만 엄선해 전해드릴게요. 바쁜 일상 속 짬을 내 [광복이 외신클럽]을 완독해내신 당신을 위해 매 회 귀염뽀짝한 동아일보 인턴기자 광복이의 일상도 함께 공개합니다! ※‘광복이’는 생생한 글로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매주 한 번씩 등장하는 국제부 임보미 기자의 반려견(부캐)입니다 요즘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일 것입니다. 젤렌스키는 2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11명의 유럽 정상들과 ‘마라톤 통화’를 했습니다.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공식 EU 회원국 후보 지위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젤렌스키는 다음 주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7월에는 아프리카연합(AU) 총회에서도 연설에 나섭니다. 말 그대로 전 지구를 상대로 우크라이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올레나 젤란스카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부인의 삶도 하루아침에 달라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 가족은 러시아 용병단의 암살리스트 1,2 순위에 올랐습니다. 살면서 온 가족이 살해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죠. 젤란스카 여사는 최근 이코노미스트 자매지 1843 매거진, 가디언 등 영국 주요 언론과 심층 인터뷰에 나서 러시아 침공으로 완전히 달라진 일상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9살 난 아들에게도 익숙해진 대피전쟁이 시작되던 날 새벽, 젤란스카 영부인은 멀리서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습니다. 단순한 폭죽소리는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침대에는 혼자였고요. 옆방으로 뛰어가 보니 남편은 이미 넥타이까지 맨 정장차림이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젤란스카 여사가 묻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작됐어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현실을 믿기 어려운 순간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전화할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고 긴급 안보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키이우 중심부 대통령 기지로 떠났습니다. 9살 난 아들, 17살 된 딸에게 현실을 말해줘야 하는 것은 젤란스카 여사의 몫이었습니다. 젤란스카 여사는 ‘절대 울면 안 된다’고 스스로 되뇌며 자녀들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깨있었고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젤란스카 여사는 공습소리가 가까이 들릴 때마다 아이들과 관저 지하실로 피신했습니다.“비현실적인 느낌이었죠. 무슨 퀘스트를 깨야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데 아이들한테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으니 온종일 이상한 미소를 짓고 다녔어요. 경호원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서요.”젤란스카 여사는 그날 밤에야, 아주 잠시,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안전가옥으로 피신하라고 했습니다. 서로 포옹을 하거나 눈물을 흘릴 사치(?)를 부릴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을 보내고 나서야 다시는 남편을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많은 우크라이나 가정처럼, 대통령 가족 역시 갑자기 이산가족이 됐습니다. 공습경보가 울릴 때면 젤란스카는 아이들을 데리고 지하 방공호로 내려갔다 올라오길 반복했습니다. 젤란스카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어린 아들이 낮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하루는 깜빡 잠에 들었다가 아들이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엄마, 대피해야해요.”○영부인이라는 희한한 자리이전까지 국제사회에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으로만 알려졌던 남편은 전쟁이 벌어진 뒤 자유세계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습니다. 매일 전 세계로 퍼져나간 그의 연설은 그를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젤란스카 여사는 하루아침에 달라진 남편의 모습에 별로 놀랄 구석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는 늘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를 좀 더 느끼게 된 것일 뿐이다. 남편은 늘 누군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마다 해내던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이 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배우였으니 연기를 잘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있는데 젤란스카만큼 솔직한 사람도 없다. 난 그 사람 얼굴만 봐도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여러분도 그러실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젤란스카 영부인은 ‘영부인’이라는 역할이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이상한 자리라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남편의 직업에 따라 결정되는 이 자리는 공식적인 권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얼평’(외모평가)은 물론 무엇을 입는 지까지, 모든 게 끊임없이 대중의 평가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젤란스카 영부인은 영부인의 자리가 주는 ‘소프트 파워’는 누릴만한 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젤란스카 여사는 키이우에서 ‘퍼스트 레이디, 젠틀맨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행사 때는 터키, 브라질 등 전 세계 10명의 영부인이 참가했고 젤란스카 영부인은 올해는 온라인 형식으로 개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결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남편 칭찬에는 인색한 부인 “연설 길이 좀 줄였으면 더 좋았을 것” 대통령 부부는 전쟁이 벌어진 뒤 두 달 넘게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젤란스카 여사 역시 다른 국민들처럼 남편의 얼굴을 매일 저녁 SNS에 올라오는 연설 영상으로만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젤란스카는 남편의 연설이 좋았지만 길이를 절반 정도로 줄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소신도 밝혔습니다. 그는 “볼로디미르는 내가 자기한테 너무 뭐라고 한다고, 제대로 칭찬하는 법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는 일화도 전하며 남편에게 다소 엄격한 조언가임을 드러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일 연설에 나서면서 남편이 수염을 정돈하지 못한 채 카메라 앞에 서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TV 속 수염이 덥수룩한 남편의 모습은 예전(배우시절)에는 영화촬영을 마치고 휴가지에서 편하게 있을 때나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시상황에서 수염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어린 아들은 평화로운 나라에서 성인이 되길 젤란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주변국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국가의 잠재력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미래를 논하기조차 너무 버겁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로서는 모든 우크라인들은 일단 살아남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동부전선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잔혹행위 역시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평범한 일상은 먼 얘기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 두 번 밖에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젤란스카 여사 역시 다음 세대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주검이 된 자녀를 맞이해야 하는 부모들입니다. 젤란스카는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 자신의 상황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곧 18살이 되는 딸은 9월 키이우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딸은 전쟁 속 성인이 됐지만 젤란스카는 아들이 어른이 될 즈음에는 우크라이나가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먼 꿈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젤란스카 여사는 “아들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군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게 가장 무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절대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를 보냈어요. 흥남에서 배에 태운 한국인 1만4000명을 거제에 내려주고 있어요. 화물선이라 앉을 곳도, 화장실도 없는데…. (3일간의 항해 동안) 아기 5명이 태어났어요. 배에서 죽은 아이들은 부모들이 바다로 던졌고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투입됐던 미국 민간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3등 기관사 멀 스미스 씨(94)는 당시 부모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22일(현지 시간) 한국전쟁유업재단에 따르면 스미스 씨는 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배 안에 있던 한국인들은 물과 음식을 애타게 필요로 했지만 우리도 가진 게 얼마 없어 아이들 위주로 줘야 했다. 나눠줄 초코바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 했다”며 더 돕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플로리다에 사는 그는 현재 생존해 있는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 두 명 중 한 명이다. “피란민들이 끝도 없이 밀려왔습니다. 1만4000명을 태웠죠. 우리 배는 선원이 48명밖에 없었고 물, 음식도 50인분 정도밖에 없었어요. 한국인들은 나흘간 물도, 음식도, 화장실도 없이 견뎌야 했습니다. 한겨울인데 난방도 안 됐고…. 상상이 되나요?” 스미스 씨는 인터뷰 내내 “배 안에서 우는 피란민을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한국인들의 강인함에 놀랐다고 했다. “당시 가족을 잃고 모든 게 망가지는 처참한 상황이었을 텐데 그런 현실 앞에서도 사람들의 의지가 정말 대단했어요.” 당시 스미스 씨는 상선에서 기관사로 일을 막 시작한 신참이었다. 그가 탄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물자를 날랐다. 인천상륙작전이 시작되자 민간 상선들은 미군 물자 수송에 투입됐다. 미군 사령관은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중공군이 남하하고 있으니 군인과 민간인의 철수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스미스 씨는 당시 철수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가족에게 쓴 크리스마스 편지를 낭독하며 재단과의 인터뷰를 마쳤다. ‘사람들을 태우러 흥남부두에 갔을 때 한 아버지가 칼에 찔린 딸을 땅에 묻지 못해 두 손에 시신을 든 채 쩔쩔매고 있었어요. 그분이 배에 잘 타셨는지 모르겠네요. 모든 분이 안전하게 탈출했기를 바랄 뿐이에요.’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거기(러시아) 가는 표는 없습니다.” 21일 오전 8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 인근 중앙역. 출근 시간임에도 역사는 비교적 한산했다. 기자가 매표소에서 “칼리닌그라드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표를 달라. 러시아로 꼭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자 매표소 직원 지타 씨는 ‘놀랍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요즘은 러시아행 표가 없다”고 했다. 기자가 “왜 없냐”고 계속 따지자 역 경비를 서던 경찰 에스코모 씨는 “우리 정부가 그렇게 정했으니 그냥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보던 한 시민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발트해로 연결돼 러시아 유일의 부동항 기지가 있다. 러시아 발트함대의 주둔지다. 특히 러시아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이곳에 배치했다. 스웨덴,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위협한 곳이 칼리닌그라드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및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리투아니아에 둘러싸여 있다. 이 때문에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곳을 둘러싼 나토와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돼 왔다. 19일 리투아니아가 자국을 지나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열차 운행을 금지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20일 성명에서 “화물 운송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러시아는 국익 보호를 위해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에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화물 운송 금지가 유럽연합(EU)의 제재를 근거로 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산 석탄과 철강 수입을 금지한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본토에서 해당 화물을 싣고 자국을 통과해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열차의 통행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의 조치를 “노골적으로 적대적” “도발적”이라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의 조치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EU 제재 때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EU 제재 역시 불법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에 군사적 보복 조치를 시사하면서 리투아니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유럽에서 자칫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제2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리투아니아 내 반(反)러시아 정서도 높아졌다. 빌뉴스 시내 관공서를 비롯해 주택가 곳곳에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려 있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며 나토에 발트해 주둔 병력 증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친러 국가 벨라루스에서 칼리닌그라드로 이어지는 리투아니아-폴란드 국경 사이 약 100km지역을 일컫는 ‘수바우키 회랑’을 러시아가 첫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미 폴리티코가 분석했다. 러시아가 확전을 선택할 경우 칼리닌그라드로 직접 연결되는 육지 회랑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부터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수바우키 회랑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표현했다. 나토는 회원국이 공격 받으면 군사 개입하는 집단안보 체제이지만 인구 280만의 소국 리투아니아를 위해 나토가 위험을 감수할지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있어 수바우키 회랑은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도 불린다.빌뉴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콜롬비아 대선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62)가 19일 개혁을 요구하는 젊은층을 등에 업고 승리해 사상 첫 좌파 대통령이 탄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당선인은 결선 투표 득표율 50.47%로 부동산 재벌 로돌포 에르넨데스 후보(47.27%)에게 약 70만 표를 이겼다. 페루 칠레 온두라스 등 ‘경제 불평등 타파’를 외친 좌파 세력이 최근 연달아 집권한 남미에서 대표적인 미국 우방국이자 보수 국가인 콜롬비아도 좌파 정권 대열에 합류한 것. 남미 12개국 중 브라질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라과이를 뺀 8개국 정부가 좌파다. 중남미에선 ‘핑크타이드’(온건 좌파 정권의 잇따른 집권) 열풍이 거세다. 페트로 당선인은 마약 코카인 제재, 대(對)베네수엘라 외교, 무역정책 등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이견을 드러내 양국 관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사회적, 인종적 불평등으로 쪼개진 콜롬비아의 개혁을 열망한 젊은이들이 결집해 페트로를 당선시켰다고 해석했다. 디지털로 연결돼 ‘틱톡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10%대 인플레이션, 20%대 청년실업률, 40%대 빈곤율 해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더 수준 높은 교육, 좋은 일자리를 요구하며 전국적 반정부 시위도 주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대선 유권자 중 28세 이하 비율이 약 4분의 1(약 900만 명)로 역대 최다였다. 대선 직전 여론조사에서도 페트로 당선인은 18∼24세 유권자 68%, 25∼34세 유권자 61%의 지지를 받았다. 페트로 당선인은 석유 수출과 불법 마약시장에 의존하는 경제 체제가 부익부빈익빈을 공고히 한다며 신규 석유 개발 전면 중단, 사회(복지)프로그램 확대, 부자 증세를 공약했다. 또 당선되면 빈곤 해소를 위한 경제비상사태 선포를 예고했다. 대지주와 재벌은 토지와 기업 국유화를 우려하고 있다. 다만 양극화된 정치 지형에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낮다. 무장 반군의 역사가 긴 콜롬비아에서는 페트로 당선인의 게릴라 활동 이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18세 때 민주화와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한 도시 게릴라 ‘M-19’에 가입해 10년간 활동했다. M-19는 대형 슈퍼마켓 트럭에서 우유를 훔쳐 빈민에게 나눠주는 등 의적(義賊)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1985년 사법부 건물을 점령해 인질극을 벌이며 군경과 대치하다가 사상자 94명이 난 근대 이후 콜롬비아 사상 최악의 유혈사태를 벌였다. 당시 페트로 당선인은 수감 중이었다. M-19는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어 1990년 해산한 뒤 평등 인권을 기치로 한 정당으로 변모했다. 페트로 당선인은 상원의원으로 정치인 길을 걸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콜롬비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62)가 19일(현지 시간) 승리해 사상 첫 좌파 대통령 탄생을 확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당선인은 득표율 50.47%로 부동산 재벌 출신 루돌포 에르넨데스 후보(47.27%)에 신승을 거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오랫동안 사회적, 인종적 불평등으로 쪼개져 있는 나라의 변혁을 요구한 젊은이들이 페트로의 당선을 이끌었다고 해석했다. 디지털로 연결돼 ‘틱톡 세대’로 불리며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더 수준 높은 교육, 좋은 일자리를 부르짖으면서 10%대 인플레이션, 20%대 청년실업률, 40%대 빈곤율 해소를 요구했다. 이번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의 25%를 차지한 28세 이하 유권자는 약 900만 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대선 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개혁을 내세운 페트로 당선인은 18~24세 유권자 68%, 25~34세 유권자 61%의 지지를 받았다. 페트로 당선인은 석유 수출과 불법 마약시장에 의존하는 콜롬비아 경제 체제가 부익부빈익빈을 공고히 한다며 신규 석유 개발 전면 중단, 사회(복지)프로그램 확대, 부자 증세를 통한 경제 재건을 약속했다. 다만 이 공약이 실현될지는 회의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군 세력 폭력의 역사가 긴 콜롬비아에서는 무장 게릴라 활동을 했던 당선인의 이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18세 때 수도 보고타 외곽 지역의 빈곤에 충격을 받고 도시 게릴라 ‘M-19’에 가입해 10년간 활동했다. M-19는 1970년 군부 독재자 구스타보 로하스 피니야가 이끄는 국민대중연합(ANAPO)의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대학생과 활동가들이 민주화와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결성한 무장 단체다. 대형 슈퍼마켓 트럭에서 우유를 훔쳐 빈민에게 나눠주는 등 의적(義賊)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했다. M-19는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같은 다른 반군 세력에 비해 폭력성은 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1985년 사법부 건물을 점령해 인질극을 벌이며 정부 군경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94명의 사상자를 낳기도 했다. 근대 이후 콜롬비아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난 유혈사태로 기록됐다. 당시 페트로 당선인은 M-19 활동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이어서 이 사태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후 M-19는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어 1990년 해산한 뒤 평등 인권을 기치로 한 정당으로 변모했다. 페트로 당선인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정치 커리어를 쌓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실체 규명에 나선다. NASA는 9일(현지 시간) 현재까지 공개된 미확인비행현상(UAP·UFO를 지칭하는 미군 용어) 정보를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등으로 분석해 UAP 이해를 돕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NASA는 이를 위해 독립적인 연구팀을 구성해 9개월간 연구하기로 했다. NASA는 관찰된 UAP 사례가 워낙 제한적이어서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가 국가안보와 NASA 설립 목표 중 하나인 항공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확인비행물체(UFO) 실체 규명에 나섰다. NASA는 9일(현지 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공개된 미확인비행현상(UAP·UFO를 지칭하는 미군 용어) 정보를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등으로 분석해 UAP 이해를 돕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NASA는 이를 위해 별도 연구팀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NASA는 관찰된 UAP 사례가 워낙 제한적이어서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가 국가안보와 NASA 설립 목표 중 하나인 항공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주 NASA 과학임무 담당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NASA는 과학적 발견 방법이 UAP 문제에도 효과적일 것이라 믿는다”며 “미지의 대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과학의 정의이자 우리가 하는 일이고 이를 위한 수단과 적절한 인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NASA는 지난달 미 하원 정보위원회 대테러·방첩소위원회 UAP 청문회에서 미 국방부가 발표한 대로 UAP가 지구 밖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외신읽기가 어렵다구요? 국제부 기자 어깨너머에서 외신을 본 경력만 3년. 광복이가 놓치기 아쉬운 훌륭한 외신만 엄선해 전해드릴게요. 바쁜 일상 속 짬을 내 [광복이 외신클럽]을 완독해내신 당신을 위해 매 회 귀염뽀짝한 동아일보 인턴기자 광복이의 일상도 함께 공개합니다! ※‘광복이’는 생생한 글로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매주 한 번씩 등장하는 국제부 임보미 기자의 반려견(부캐)입니다‘발가벗은 채 울부짖던 소녀는 닉 우트(후잉 콩 우트)의 카메라 정면으로, 그리고 역사 속으로 뛰어 들어왔다.’AP 통신은 8일, 정확히 50년 전에 찍힌 자료사진 한 장을 조명했습니다. ‘네이팜탄 소녀’라고 불리는 이 사진은 1972년 6월 8일, 베트남 남부에 네이팜탄이 떨어졌던 날 찍혔습니다. AP 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곧 전 세계 신문 1면에 실렸고 이 기자는 언론 최고 권위상인 퓰리처상까지 받았습니다. 50년이 흐른 지금까지 이 사진은 베트남 전쟁은 물론 모든 전쟁의 희생자들이 겪는 고통을 상징하게 됐습니다. 사건 50주년을 맞아 이번 주 외신에는 유독 이 사진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진의 주인공 판티 킴푹 씨가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전 세계에 ‘네이팜탄 소녀’로 알려진 그의 기고문 제목은 ‘50년이 지났고 난 더 이상 네이팜탄 소녀가 아니다(It’s Been 50 Years. I Am Not ‘Napalm Girl’ Anymore.)’였습니다.※‘50년이 지났고 난 더 이상 네이팜탄 소녀가 아니다(It’s Been 50 Years. I Am Not ‘Napalm Girl’ Anymore.)’ ―킴푹 킴 파운데이션 창립자 NYT 기고문 발췌아마 그날 찍힌, 폭발 후 다른 아이들과 달려가고 있는 제 사진을 보셨을 겁니다. AP 사진기자로 일했던 닉 우트가 찍은 사진입니다. 베트남 전쟁의 가장 유명한 이미지 중 하나가 됐죠. 닉은 그 놀라운 사진으로 제 인생을 영영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명의 은인이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은 직후 그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저를 담요에 싸 저를 응급실에 데려가줬습니다. 영원히 감사할 일입니다.하지만 저는 때때로 그를 미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고 그 사진도 정말 싫어하게 됐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는 어린 소녀고 발가벗었는데 왜 그런 사진을 찍었을까? 우리 부모님은 왜 날 보호하지 않았을까? 왜 그 사진을 인화했으며, 다른 형제, 사촌들은 다 옷을 입고 있는데 왜 나만 발가벗고 있었을까?’ 사진 속 저는 못나보였고 그게 부끄러웠습니다.자라면서 사라져버리고 싶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제 몸 3분의 1에 남은 화상의 상처, 만성적 통증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몸에 남은 손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수치스러웠습니다. 상처를 옷으로 가려봤지만 불안과 우울감은 심각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저를 놀렸고 이웃은 물론 부모님에게도 전 연민의 대상이었습니다. 점점 더 나이를 먹으며 아무도 저를 사랑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그러는 사이 그 사진은 점점 더 유명해졌습니다. 제 마음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제 삶의 길을 찾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80년대부터 언론 인터뷰 요청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은 저 경험을 듣고 그 사진에서 의미를 찾기를 원했습니다. 거리로 뛰쳐나오던 그 아이는 전쟁 공포의 상징이 됐습니다. 저는 제가 그저 ‘피해자’로 비춰질까 두려웠습니다. 사진은 말 그대로 순간을 포착합니다. 하지만 사진 속 살아남은 사람들, 특히 어린아이들은 계속해 남은 삶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단순한 상징이 아닙니다. 우리도 같은 사람이고, 일자리를 찾아야하고, 연인도, 포용해 줄 지역사회도, 배우고 양육될 곳도 필요합니다.전 성인이 되고 캐나다로 망명한 뒤에야 마음의 평화를 찾았고 사명도 깨달았습니다. 신앙, 남편, 친구들의 도움 덕입니다. 이후 전 세계 전쟁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에게 심리·의료 지원을 하는 재단의 설립에 참여해 희망을 나눴습니다. 마을에 폭탄이 쏟아지고, 집이 무너지고, 가족들이 죽고, 무고한 이들의 사체가 거리에 늘어져있는 모습을 보는 게 어떤 건지 저는 압니다. 수많은 사진과 뉴스로 기록됐던 베트남 전쟁이 남긴 참상이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모습은 오늘날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또 최근 미국 교내 총기난사 사건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벌어지는 전쟁처럼 시체가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난사도 전쟁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살육의 사진을, 특히 아이들의 사진을 퍼뜨린다는 건 너무한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모습들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결과를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면 전쟁의 현실에서 회피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제가 텍사스 유밸디 교내총기사건 유가족을 대신해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총기난사가 지나간 여파가 어떠한 지를 보여줘야만 세상에 끔찍한 현실을 제대로 알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폭력에 고개를 들어 맞서야 합니다. 그 첫 단계는 직시입니다. 저는 몸에 전쟁의 결과(상처)를 지니고 다닙니다. 정신적, 물리적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벗어나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9살 소녀 시절 제 사진이 지닌 힘에, 또 그 이후 저라는 사람이 걸어온 여정에 이제 감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제대로 기억도 못하는 과거의 공포는 이제 모두의 공포가 됐습니다. 이제는 제가 평화의 상징이 된 것에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 사진 때문에 제가 겪어야 했던 어려움도 물론 많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그래도 저는 닉이 그 순간을 포착해줘서 기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그 사진은 늘 인간이 저지른 형용할 수 없는 악행을 상기시켜줄 것입니다. 여전히 저는 평화, 사랑, 희망, 용서가 그 어떤 무기보다 늘 강하다고 믿습니다.킴푹이 찍힌 이 사진은 전쟁 사진에 대한 수전 손택의 에세이 ‘타인의 고통(Regarding the Pain of Others)’에서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베트남 전쟁 이후 비로소 정말 유명한 사진 중에는 인위적으로 구성된 것이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 권위였다. 베트남 전쟁의 공포를 잘 드러낸 1972년 후잉 콩 우트가 찍은 사진에서는 네이팜탄이 떨어진 마을에서 아이들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이런 건 포즈를 취해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영역의 사진이다.하지만 손택은 타인의 고통이 관음증적으로 소비되고 마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발췌“연민은 쉽게 변하는 감정이다. 행동이 이어지지 않으면 이런 감정은 곧 사그라진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생긴 감정과 보고 듣게 된 지식으로 과연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이냐이다. ‘우리’와 ‘그들’-그런데 우리는 누구고 그들은 누구일까-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느끼게 되면 사람들은 금방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무감각해 진다. (중략)“우리가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은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낀다. 연민을 느낀다는 것은 곧 우리가 결백하다는 것, 동시에 우리가 무기력하다고 외치는 것이기도 하다. 선한 의도라도 이런 태도는 무례한 것일 수 있다. 우리의 특권이 저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봐야 한다. 마치 누군가의 부가 다른 누군가의 궁핍을 내포하듯 말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휘저어 놓는 고통스런 이미지들은 최초의 자극만을 제공할 뿐이니.”CNN은 느리긴 하지만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과 2대 도시 하르키우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영토에 장악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은 도시와 달리 평지가 많은 지형으로 러시아군의 공격에 더 취약합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장거리미사일 등 더 강력한 무기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미국은 정밀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드미트로 세니크 우크라이나 외교부 차관 역시 최근 방한 당시 인도주의적 지원만 고수해온 한국 정부에 “지금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지원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키이우를 사수한 뒤 러시아와 동부지역에서 벌이는 전투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은 전쟁 초기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게 사실입니다. CNN은 “치솟는 에너지 가격, 물가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게 바로 푸틴이 믿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니콜라이 페트로프 러시아 안보리 위원장은 최근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더 이상 ‘마감기한’을 쫓지 않는다며 푸틴이 전쟁 타임라인에 대해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인들은 벌써 세계에 퍼져가는 ‘전쟁 피로감’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 거의 모든 행사에 화상 연설로 참석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타임지 선정 영향력있는 100대 인물 기념 갈라 행사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장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무기와 제재는 러시아발 코로나22에 대항하는 백신”이라고 비유하며 “돈바스 지역 전체의 운명이 현재 격전이 이어지고 있는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다시 마주한 질문. 사진 한 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킴푹 킴 파운데이션 설립자의 NYT 기고 나흘 전 우트 전 기자(은퇴)도 사진 50주년을 기념해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를 했는데요. 그 누구보다 가까이서 킴푹의 고통을 목격하고 또 기록했던 그에게, 이 사진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요.※‘사진 한 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런 사진을 찍어봐서 안다(A single photo can change the world. I know, because I took one that did.)’―닉 우트 WP 기고 중 발췌전쟁의 참상을 직접 보는 것은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관점을 갖게 해준다. 전쟁 속 죽음, 폐허 속에도 인간의 회복력은 이를 뚫고 나와 밝게 빛났다. 나는 지금 어려운 시기 서로를 돕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사진을 볼 때마다 이를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 이런 낙관에 기대, 러시아 군인들이 무고한 우크라이나 소녀가 위험에 처한 모습을 마주한다면, 그들이 한때 내가 느꼈던 그 자극을 느껴 총을 내려놓고 인류애를 발휘하길 바란다.나는 내 사진이 전 세계에 불러일으킨 감정과 담론들이 자랑스럽다. 진실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만일 사진 한 장이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면, 또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 사진기자들이 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방한 중인 드미트로 세니크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사진)이 7일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을 면담한 뒤 한국 정부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한국 정부가 군사장비를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차관 면담 뒤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가능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세니크 차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무기 지원이 시급하다고 (이 차관에게) 요청했다”며 “한국이 재정적, 군사적 지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간 군사적 지원을 피한 채 인도주의적 지원만 해온 한국 정부의 기조에 대해 세니크 차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인도주의적인 측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전쟁을 끝내는 게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막는 일이다. 전쟁 여파로 인한 식량난도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무기 지원이 곧 인도주의적 지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세니크 차관은 “한국의 전후 재건과 경제 발전은 좋은 사례 연구감”이라며 한국 정부와 기업에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참여도 요청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세계은행이 7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4.1%에서 2.9%로 크게 낮췄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코로나19 등으로 고전하던 각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로 안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 투자 약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WP는 세계경제가 이런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저성장과 고물가가 합쳐진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처음이라고 평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1월 3.7%에서 2.5%로 낮췄다. 중국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5.5%)에 못 미치는 4.3%에 그칠 것으로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미 악화일로였던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 무역과 금융 네트워크에 손상을 입혀 식료품 물가가 더욱 상승하면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료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에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각국에 식료품, 연료 등의 비용 지원이나 부채탕감 정책을 펼 것을 권했다. 세계은행은 특히 개발도상국이 전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도국의 경우 이미 1인당 국민소득이 펜데믹 이전보다 5%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물가상승이 지속되면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수요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은행은 이러한 기조가 특히 신흥시장의 경기 악화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도국의 경우 외국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천문학적인 부채를 지고 있다. 특히 흔히 빈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의 약 4분의 1이 국가부채를 변동금리로 부담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신용을 긴축하면 가뜩이나 자금난에 처한 이들 빈국의 상환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은행은 오늘날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기가 70년대와 완전히 같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석유 값이 2~4배로 뛰었던 70년대 오일쇼크에 비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오늘날 석유 값 상승은 80년대 석유 가격 상승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려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 왕조, 소비에트 연방 시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도로와 지하철역 이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전했다. 서부 리비우에서 1000개 넘는 관련 도로명의 수정 작업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이 모스카렌코 리비우 부시장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는 우리는 문화적 전선도 지키려한다”며 “살육자(러시아)들과 어떠한 공통점도 남겨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모스카렌코 키이우 부시장은 “도로명을 바꾼다고 해서 ‘이 사람이 대단한 걸 만들지 않았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이들의 작품이 식민화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이러한 노력이 일고 있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이미 소비에트 연방 몰락 이후에도 많은 동유럽 국가에서 전체주의 정권 시절 붙여진 거리명과 세워진 기념비를 없애는 열풍이 인 바 있다. 다만 과거에는 ’상징적‘이었던 작업이 이제 러시아의 침공으로 더욱 대대적인 ’식민지 청산‘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북서부 도시 루츠크 역시 도시 전역 100여개의 도로명을 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대부분의 주민이 러시아어를 쓰는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는 1794년 러시아제국 시절 도시를 세운 캐서린 대제의 기념비를 제거할 지를 두고 지역 정치인들이 논박을 벌이고 있다. 수도 키이우 시의회 역시 ’레오 톨스토이‘ 지하철역의 이름을 우크라이나 시인이자 반체제인사 ’바실 스투스‘의 이름을 따는 것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 중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찬성한 벨라루스의 수도명을 딴 ’민스크‘ 역의 이름도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한 폴란드를 기념하며 폴란드 수도명을 따 ’바르샤바‘ 역으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NYT는 부계가 우크라이나계인 작곡가 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처분을 두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음악학자들은 차이코프스키의 작업물이 우크라이나 민속음악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역사학자들은 최근 이러한 움직임을 우크라이나의 잃어버린 역사에 기여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조명하는 기회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비우 이반 프랭코 대학 역사학자 바실 크멧은 소비에트 시절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서적을 몰래 지킨 사서 페디르 막시멘코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들을 러시아인들을 대체할 이름으로 추천했다. 크멧은 “나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문화는 그에게 많은 것을 빚졌다. 그가 지킨 것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매우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최근 연달아 벌어진 총기사고로 미국 의회에서 총기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도 각종 총기난사로 15명이 목숨을 잃고 60여명이 다쳤다. 다만 의회가 논의 중인 총기 규제 법안 중 그나마 통과가능성이 높은 신원조회 강화가 방지할 수 있는 총기난사 사고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가 1999년 이후 4명 이상 사망한 난사사고(105건) 중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총기 구매 가능 연령은 21세로 상향 △총기구매자 신원을 조회 확대 △총기보관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화 △대용량 탄창 구매 금지)으로 달라졌을 사건이 있는 지 분석해보니 상원 통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신원조회 확대는 4건의 사고 방지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NYT는 하원이 다음주 표결할 예정인 잠재적 사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지를 규제하는 ‘적기법’이 제대로 시행될 경우 난사사고 방지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였지만 상원에서 강한 반대에 직면에 실제 통과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총기난사 연달은 충격에도, 주말 사이에만 난사사고로 15명 사망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4일(현지시간) 자정쯤 필라델피아 유흥가에서 두 남성 간 다툼이 무차별 난사로 이어져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총 5정의 총이 발견됐다. 2정은 반자동식 권총이었고 그 중 하나는 대용량 탄창이 있었다. 킴 케네디 필라델피아 시장은 성명을 내고 “또 다시 뻔뻔하고 비열한 총기사고로 소중한 모숨을 잃었다”고 규탄했다. 이후 세 시간도 지나지 않은 5일 새벽 2시 42분경에는 테네시주 채터누가 술집 인근에서도 총기난사가 발생해 3명이 죽고 14명이 다쳤다. 팀 켈리 채터누가 시장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이렇게 서서 총기 얘기를 하는 것도 지친다”며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P에 따르면 4일 애리조나 피닉스 쇼핑몰에서도 총격으로 14세 소녀가 죽고 8명이 다쳤다. 5일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졸업 파티에서도 총기사고로 10대 6~7명을 포함해 8명이 총격을 입었고 성인 1명이 사망했다. 이어 아리조나 술집에서도 총기사고(2명 사망, 2명 부상), 미시간 길거리에서도 이른 새벽에 벌어진 총격사고(3명 사망)가 이어졌다.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이날 CNN에 출연해 “그 어느 때보다도 의회가 행동에 나서야할 때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할까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기규제 입법안을 두고 “솔직히, 우리 민주주의와 연방정부에 대한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의회 논의 중인 총기규제법안, 통과 가능성 높으면 실효성은 낮은 딜레마 NYT가 콜럼바인 고교 총기사건(1999년) 이후 벌어진 총기난사사건(가해자 제외 4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경우) 105건을 전수 분석해 현재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조치들이 총기난사사고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를 추정했다. 현재 의회에서 논의 중인 모든 조치를 다 취해 이를 막았다고 가정하면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의 3분의 1(약 35건)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가 신원조회 없이 총을 구매하거나, 총을 훔치거나, 대용량 탄창을 사용했거나, 가해자가 21세 이하였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사건들로 인한 사망자수 합은 446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총기소유가 보편적인 나라에서 총기난사사고 3분의 1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라고 평했다. 가렌 윈테뮤트 UC데이비스 총기사고예방연구소 소장은 “100% 효과가 있는 정책은 없다. 하지만 실질적 변화를 일으킬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마저도 창반양론이 강하게 나뉘는 터라 상원에서 총기규제 관련 법안이 모두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NYT는 특히 실제 피해를 가장 줄이려면 총기 도난 방지나 총알 10개 이상을 장전할 수 있는 대용량 탄창의 판매 금지가 필요. 하지만 해당 법안이 상원을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햇다. 현재로서는 신원조회강화 정도가 통과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만 가해자가 신원조회강화를 거치지 않고 얻은 총기로 난사사고를 일으킨 경우는 전체(105건)에서 4건에 그쳤다. 또 워낙 총기를 구하기 쉬운 구조라 미성년자가 총을 불법적인 루트로 얻거나 성인의 경우 별다른 제한 없이 총기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NYT는 실질적으로 난사사고를 줄이는 데에는 공격용무기로 불리는 반자동소총을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상원은 1994년 공격용무기의 판매를 금지. 하지만 이 법안이 10년 뒤 일몰법으로 폐기된 후 총기판매는 급증했다. NYT가 분석한 총기난사 사고의 3분의 1은 이런 반자동소총을 사용됐다. 하원이 다음주 표결을 할 예정이고 상원에서도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적기법(잠재적 사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지를 규제)’ 역시 제대로 시행될 경우 총기난사 사고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분석한 난사사고 중 69건(46%)에서 가해자가 사고 이전에 자신의 공격의사를 누군가에게 밝힌 적이 있으며 36%는 이전에 자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력이 있었다. 다만 실효성이 높은 규제법일수록 상원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현실적인 걸림돌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