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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백종원이 되려는 청년들의 꿈을 정부가 지원합니다.’ 내년 예산안에는 청년 창업, 노인 복지, 생활 안전을 지원하기 위한 이색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2020 예산, 이런 사업도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에 ‘청년 외식창업공동체 공간 조성’ 사업을 신설하고 예산 10억 원을 배정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평소 잘 쓰지 않는 유휴공간을 이용해 공유주방 5곳을 만든 뒤 외식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이 이 주방을 쓸 수 있도록 임차료, 인테리어비, 교육 홍보비 등을 3년 동안 지원하는 것이다. 공유주방 1곳을 5개 안팎의 외식업체가 사용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내년 초 공모를 거쳐 3월경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 축구리그에 참여하는 일반 학생이나 소외계층 학생 가운에 축구 유망주를 선발해 해외 선진구단에 입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나도 슛돌이다’ 사업을 추진한다. 현역 및 은퇴 선수를 초청해 강연하고 축구 클리닉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노약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지능형 로봇을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보행보조로봇, 치매예방로봇, 근력증강로봇 등을 국내 로봇기업에서 구입해 복지관과 요양시설에 보급할 예정이다. 관련 예산은 올해 78억 원에서 내년 309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국립공원 안전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에 2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앰뷸런스 드론’ 32대를 국립공원에 배치한다. 드론으로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조난자 수색과 구조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배달용 오토바이를 전기이륜차로 교체할 수 있도록 예산 14억 원을 들여 배터리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음식 배달에 주로 쓰는 생계형 오토바이는 하루 평균 100km 이상 주행해 연료비가 많이 드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세계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뉴노멀(New normal)시대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당국의 대응이 도전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차관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변화의 물결에 휘말리면서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한 750억 달러 상당의 관세 부과와 미국의 관세율 인상 맞대응으로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이 한국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에 따라 국내 금융 시장이 일시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를 견딜 수 있는 복원력과 정책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된 아우디폭스바겐과 포르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두 회사가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했으면서도 친환경 경유차로 광고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일 환경부는 두 회사가 국내에 수입해 판매한 차량 8종 1만261대에서 기기 조작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경유차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요소수가 부족해 차량에 충전 경고등이 들어오는 때부터 요소수 분사량이 감소하도록 조작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친환경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것처럼 허위로 광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동안의 광고 자료를 수집하는 동시에 환경부에 배기가스 배출 관련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 2분기(4∼6월) 소득 하위 20% 가구가 정부에서 받는 공적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10%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수입의 뼈대가 돼야 할 근로소득이 쪼그라든 채 정부 지원에 주로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부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체 소득계층에서 소득증가율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25일 통계청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의 가계동향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국 1분위 가구의 월평균 명목 공적이전소득은 48만200원으로 근로소득(43만8700원)보다 4만1500원(9.5%) 많았다. 일자리에서 얻는 소득보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사회수혜금과 세금 환급금 등 공적 지원으로 얻는 소득이 더 많은 것이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51만8000원이고 공적이전소득은 40만4000원이었다. 일을 해서 버는 소득이 공적이전소득보다 11만 원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올 2분기 근로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2%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공적이전소득은 18.8% 증가했다. 1년 만에 저소득층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정부는 1분위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에 대해 고령화와 무직 가구 증가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실제 1분위 가구 중 60세 이상 고령가구 비중은 63.8%로 지난해 2분기보다 2.5%포인트 늘었다. 또 고용시장에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면서 1분위 무직가구 비중 역시 지난해 2분기 54.4%에서 올해 2분기 54.8%로 확대됐다.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저소득층의 공적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많아지는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정부는 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령화 등은 구조적으로 개선이 어렵고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공적이전소득 증가를 성과로 내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나이가 들어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노인의 경우 시장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한국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 지원으로 소득 분배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인용해 소득 분배에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소득 1분위의 소득이 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해 1∼5분위 모든 가구에서 소득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고령화와 가구 분화로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더 줄어들 수 있어 정부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근로장려세제, 한국형 실업급여 등 지원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지원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적이전소득만으로 저소득층의 생계를 지탱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이 크게 줄면 정부가 나서 도울 필요가 있지만 근로소득이 어떤 정책 때문에 감소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재정만 투입하는 건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1분위의 근로소득이 6개 분기 연속 감소한 점을 정부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박효목 기자}

올 2분기(4~6월) 소득 하위 20% 가구가 정부에서 받는 공적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10%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수입의 뼈대가 돼야 할 근로소득이 급감한 반면 정부 지원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부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체 소득계층에서 소득증가율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25일 통계청과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의 가계동향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국 1분위 가구의 월평균 명목 공적이전소득은 48만200원으로 근로소득(43만8700원)보다 4만1500원(9.5%)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에서 얻는 소득보다 정부를 통해 얻는 소득이 더 많다는 의미다. 공적이전소득은 국민연금,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사회수혜금과 세금 환급금 등을 뜻한다. 지난해 2분기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51만8000원이고 공적이전소득은 40만4000원이었다. 올 2분기 근로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15.2% 감소했고 같은 기간 공적이전소득은 18.8%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근로소득이 공적이전소득보다 11만 원 가량 많았지만 1년 만에 소득 구성비가 역전된 것이다. 정부는 1분위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에 대해 고령화와 무직가구 증가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1분위 가구 중 60세 이상 고령가구 비중은 63.8%로 지난해 2분기보다 2.5%포인트 늘었다. 또 고용시장에서 임시일용직이 크게 줄면서 1분위 무직가구 비중 역시 지난해 2분기 54.4%에서 올해 2분기 54.8%로 확대됐다.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정부는 공적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앞지르는 상황을 거스르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령화 등은 구조적으로 개선이 어렵고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가 공적이전소득 증가를 성과로 내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나이가 들어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노인의 경우 시장에서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은데다,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한국의 특성상 정부의 공적이전소득을 통해 소득 분배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인용해 소득분배에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소득 1분위의 소득이 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해 1~5분위 모든 가구 단위에서 모두 소득이 올라간 형태가 됐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고령화와 가구 분화로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더 줄어들 수 있어 정부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근로장려세제(EITC), 기초 수급자 자격, 한국형 실업 급여에 인식을 더욱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공적이전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만으로 저소득층의 생계를 지탱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소득이 크게 줄면 정부가 나서 도울 필요가 있지만 근로소득이 어떤 정책 때문에 감소했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재정만 투입하는 건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1분위의 근로소득이 6개 분기 연속 감소한 점을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이달 들어 20일 동안 한국이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이 13% 남짓 줄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금액도 8%가량 감소했다. 한일 무역갈등 여파가 서서히 수출입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기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87억8500만 달러)보다 13.3% 줄어든 249억4700만 달러였다. 8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7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시기(19억9000만 달러)보다 13.6%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줄면서 수출 감소폭이 커졌다. 한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수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시기와 겹친다. 이달 20일까지 한국에서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줄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수입액도 8.3% 감소했다. 다만 이런 감소폭은 이달 1∼10일(수출 ―32.3%, 수입 ―18.8%)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월말로 가면 실적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경제보복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산업부와 한국기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소재·부품 분야의 1∼5월 수출액은 1145억2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소재와 부품의 대중 수출이 18.8% 줄어든 영향이 컸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일본산 수입차 판매가 30% 이상 줄었다.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 맥주는 3위로 전락했고 유니클로, ABC마트 등 일본계 유명 브랜드의 국내 신용카드 매출액도 반 토막 나는 등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브랜드 수입차는 2674대가 팔리면서 6월(3946대)보다 32.2% 줄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17.2%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 민간에서 벌어졌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정부의 공식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약 52억7500만 원)로 전달(790만4000달러)보다 45.1% 줄었다. 2009년 이후 줄곧 수입 맥주 1위를 지키던 일본 맥주는 지난달 벨기에(456만3000달러), 미국 맥주(444만3000달러)에 이어 3위로 밀렸다.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전달보다 49.5%, 미국 맥주는 95.7% 늘었다.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의 대체재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소비재 분야에서도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주요 신용카드사의 ABC마트 유니클로 무인양품 DHC 등 4개 일본 브랜드 가맹점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102억3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49억8000만 원으로 반 토막 났다. “한국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본사 임원의 망언으로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 원으로 70.1% 쪼그라들었다. 무인양품도 58.7%, ABC마트는 19.1% 줄었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창구인 플랫폼 업체나 쇼핑몰은 선제적으로 일본 극우 업체 상품을 골라내고 있다. 여가 플랫폼 업체인 야놀자는 일본 ‘아파(APA) 호텔’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파 호텔은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당시 선수단 공식 숙소에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논란이 된 업체다. 모토야 도시오 아파 호텔 회장은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서적(근현대사학 이론)을 저술하는 등 일본 내 대표적 극우 기업인으로 꼽힌다. 앞서 e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지마켓은 최근 자회사 ‘DHC테레비’가 혐한 방송을 해 물의를 빚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장윤정·김재형 기자}

일본산 수입차 판매가 30% 이상 줄었다. 10년간 수입 맥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온 일본 맥주는 3위로 전락했고, 유니클로, ABC마트 등 일본계 유명 브랜드의 국내 신용카드 매출액도 반토막나는 등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브랜드 수입차는 2674대가 팔리면서 6월(2674대)보다 32.2% 줄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도 17.2%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 민간에서 벌어졌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정부의 공식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약 52억7500만 원)로 전달(790만4000달러)보다 45.1% 줄었다. 2009년 이후 줄곧 수입 맥주 1위를 지키던 일본맥주는 지난달 벨기에(456만3000달러), 미국 맥주(444만3000달러)에 이어 3위로 밀렸다. 벨기에 맥주 수입액은 전달보다 49.5%, 미국 맥주는 95.7% 늘었다.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의 대체재를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소비재 분야에서도 불매 운동의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주요 신용카드사의 ABC마트 유니클로 무인양품 DHC 등 4개 일본 브랜드 가맹점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102억3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49억8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 “한국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본사 임원의 망언으로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 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 원으로 70.1% 쪼그라들었다. 무인양품도 58.7%, ABC마트는 19.1% 줄었다.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창구인 플랫폼 업체나 쇼핑몰은 선제적으로 일본 극우 업체 상품을 골라내고 있다. 여가 플랫폼 업체인 야놀자는 일본 ‘아파(APA) 호텔’ 관련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이날 밝혔다. 아파 호텔은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단 공식 숙소에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논란이 된 업체다. 모토야 도시오 아파 호텔 회장은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서적(근현대사학 이론)을 저술하는 등 일본 내 대표적 극우 기업인으로 꼽힌다. 앞서 e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지마켓은 최근 자회사 ‘DHC테레비’가 혐한 방송을 해 물의를 빚은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정부가 하반기(7∼12월) 16조5000억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속도를 낸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안에 소재 부품 장비 산업 관련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1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재정을 마중물로 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원천기술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중 공공임대주택 건설 5조1000억 원, 도로 5조9000억 원, 철도 5조2000억 원 등 SOC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세종∼안성 고속도로 등 총사업비 7조2000억 원 규모 9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한다. 안산∼인천 고속도로 등 5개 사업(4조3000억 원)은 올해 중 설계에 착수한다. 춘천∼속초(2조1000억 원),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 원) 등 대규모 철도 사업의 기본계획 발주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조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중요성이 높아진 중소기업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과 소재 부품 장비 분야 R&D에 내년부터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한 곳당 평균 1년간 1억 원 수준인 지원금은 최대 3년간 20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날 홍 부총리는 일본 정부에 수출 제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적 보복 조치로 불확실성이 많이 늘어난 데다 양국 간 교역도 위축 양상을 보일 우려가 크다”며 “부당한 수출 제한 조치를 원 상태로 돌릴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 규제 대책 민관정협의체에서 홍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에 소재 부품 관련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밝힌 관련 산업 지원 예산 규모 1조 원의 2배 수준이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새샘·김호경 기자}

“7명의 총재산은 265억3619만 원, 2주택자 4명, 강남3구 주택 보유자 3명….” 8·9 개각에서 지명된 장관급 후보자 7명의 재산이 한국 가구의 평균 자산의 9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구당 자산은 4억1569만 원으로 추산됐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장관급 후보자들의 재산 수준이 최상위 계층인데 서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겠냐” “수익형 부동산, 로또 분양 등 활용 가능한 재태크 방법이 모두 망라돼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재산 형성 과정이 인사청문회 최대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7명 중 5명이 다주택자거나 강남 유주택자 14일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들 장관급 후보자 중 다주택자거나, 서울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후보자는 5명이었다. 7명 중 가장 재산이 많은 후보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2채 등 10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후보자는 부인과 공동명의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S아파트 같은 동에 전용면적 139m²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각각 공시지가 기준으로 9억4400만 원, 10억2400만 원으로 총 19억6800만 원이다. 76억 원이 넘는 자산을 소유한 최 후보자의 배우자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상가(3억1594만 원), 경기 부천시 춘의동 공장(50억4687만 원)도 보유하고 있다. 전체 106억4719만 원의 재산 중 70%가량인 73억3081만 원을 부동산에 투자한 셈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최 후보자 배우자의 유산 상속 과정에서 탈세한 것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관료 출신인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9억2800만 원)과 세종시(2억900만 원) 등에 84m² 평형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차관 출신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도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3억400만 원)와 경기 과천시 중앙동(10억7385만 원)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지만 이달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아파트 172m² 청약에 당첨됐다. 펜트하우스인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20억 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하고 최소 5억은 현금 보유 7명 중 4명은 수억 원대의 상가와 빌딩 등 임대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한 것도 특징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아내 명의로 7억9000만 원 상당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상가를 소유하고 있고 조성욱 후보자는 1억9719만 원 상당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상가(4분의 1 지분)와 1억2211만 원 상당의 경기 안양시 아파트형 공장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은 후보자의 경우 부인이 서울 강남구 논현로 빌딩을 형제들과 분할해 갖고 있다. 또 7명은 본인과 가족이 현금을 최소 5억 원 이상 가지고 있는 ‘현금 부자’들이었다. 조국 후보자 가족은 총 34억4345만 원의 예금·보험을 소유해 7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후보자는 32억2494만 원을, 조성욱 후보자는 20억4632만 원, 은 후보자는 11억150만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신고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현금자산 6억6091만 원을 소유하고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각각 5억1956만 원, 5억7127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고야 / 세종=김준일 기자}

정부가 하반기(7~12월) 16조5000억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속도를 낸다. 아울러 내년도 예산안에 소재·부품·장비산업 관련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1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다. 재정을 마중물로 경기를 부양하는 한편 원천기술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중 공공임대주택 건설 5조1000억 원, 도로 5조9000억 원, 철도 5조2000억 원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세종~안성 고속도로 등 총 사업비 7조2000억 원 규모 9개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올해 안에 착공한다. 안산~인천 고속도로 등 5개 사업(4조3000억 원)은 올해 중 설계에 착수한다. 춘천~속초(2조1000억 원), 남부내륙철도(4조7000억 원) 등 대규모 철도사업의 기본계획 발주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조기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중요성이 높아진 중소기업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과 소재·부품·장비 분야 R&D에 내년부터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한 곳당 평균 1년간 1억 원 수준인 지원금은 최대 3년간 20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날 홍 부총리는 일본 정부에 수출 제한조치를 원상회복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경제적 보복 조치로 불확실성이 많이 늘어난 데다 양국 간 교역도 위축 양상을 보일 우려가 크다”며 “부당한 수출제한조치를 원 상태로 돌릴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협의체에서 홍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에 소재부품 관련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밝힌 관련 산업 지원 예산 규모 1조 원의 2배 수준이다.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이새샘기자iamsam@donga.com}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일본 및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면서 8월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지고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여파가 가시화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이 더 가파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48억200만 달러)보다 22.1% 줄어든 115억3200만 달러였다. 이달 10일까지 조업일수는 8일로 지난해보다 0.5일 줄어든 영향이 적지 않았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7.2% 줄었다. 올해 1월부터 8월 1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3288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했다. 8월 수출이 감소세로 출발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2% 줄어드는 등 글로벌 반도체 수요 위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수출 주력품목인 석유제품(―26.3%), 자동차(―6%) 등의 수출도 부진했다. 이달 1∼10일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2.3% 줄었다. 석유제품과 자동차 부품 부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수입액도 18.8% 줄었다. 다만 이번 수출입 실적에 일본 수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품목 가운데 수입액이 줄어든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이지만 이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지 일본의 직접적인 수출 규제품목인 반도체 소재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일본 불매운동 관련 소매품의 수입액 비중도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10일은 샘플이 적기도 하고, 일본 수출입의 경우 추세적으로 계속 좋지 않은 흐름에 놓여 있던 것이어서 수출 규제와 연관짓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달 1∼10일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금액은 28.3%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중국과의 교역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19.5%), 유럽연합(―18.7%) 등 주요 지역에 대한 수출도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8월 초순 전체 수입액은 141억8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줄었다. 기계류(―22.9%), 원유(―17.1%) 등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 4곳이 2004년부터 현대자동차 르노삼성 등 한국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팔면서 거래처를 짬짜미로 나눠 가지는 담합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재 시기를 조율하던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을 계기로 곧바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4일 공정위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얼터네이터(자동차 내 발전기)와 점화코일(자동차용 변압기)을 팔면서 거래처를 사전에 나누고 견적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일본 미쓰비시전기,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스, 덴소, 다이아몬드전기를 적발해 과징금 92억 원을 부과했다.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 법인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 일본 업체들은 2004년 말부터 2014년까지 각자 납품할 한국 완성차 업체를 사전에 나눴다. 가격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미쓰비시전기는 르노삼성차 QM5 모델에 얼터네이터를 납품하고, 덴소는 현대차 그랜저HG 모델에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자기 몫이 아닌 완성차 업체가 부품 견적을 요청하면 일부러 높은 가격을 써내는 식으로 납품 담합을 해왔다. 덴소, 다이아몬드전기, 미쓰비시전기는 한국GM 말리부 점화코일 입찰에서 덴소가 거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입찰 가격을 담합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전 세계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처를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얼터네이터 업체들은 앞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에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한국에서도 제재를 받게 됐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일반 산업단지에도 환경 규제 때문에 화학 업종은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소재·부품 산업 육성을 선언한 만큼 대단위 산업단지 일부를 아예 화학 소재 공장들에 할애해줬으면 합니다.” 4일 당정청이 일본 수출 규제 대응방안에 대해 한 화학 관련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예산, 금융, 세제, 인력 지원도 필요하지만 규제 개선 등 관련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정부와 정치권이 제거해달라는 호소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정청 “가용 자원 총동원” 이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예산 법령 세제 금융 등 가용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최근 국회에서 처리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2732억 원 규모의 특별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한편 내년 본예산에도 최소 1조 원 이상의 관련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2021년 일몰 예정인 소재부품전문기업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장비 분야로도 확대하고 상시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제 혜택 및 규제 완화도 늘어난다.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에 대해 자금과 세제, 규제 완화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기로 했다. 핵심 전략 품목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하게 늘리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전문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공공 연구소의 인력을 파견하고 해외 전문 인력 유치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 우수 인력 근로소득세 면제 한도 확대도 이런 차원에서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신규 자금 3조8000억 원을 공급해 중소기업 특별보증, 연구개발(R&D), 수입 다변화 등을 지원키로 했다. 기존에 마련된 경제활력제고 특별자금과 경영안정자금 등 2조9000억 원도 피해 기업에 투입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전공 교수는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품목의 물량 확보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가 업계에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당장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인력 양성 부분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 인력을 민간에 지원하는 취지는 좋지만 정부출연연구소의 인건비가 높은 편이어서 인건비 지원 등의 대책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 못 푼 기초산업 문제 이번에는 풀어야 부품·소재·장비산업의 대외 의존도가 특히 높은 이유는 해당 업종의 특성 때문이다. 일본은 반도체산업 육성 당시 소재산업을 함께 키웠지만 한국은 생산 조립에 초점을 맞췄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결국은 시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개별 소재 시장의 규모 자체가 작은데 R&D를 하겠다고 기업들이 수조 원을 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전자 분야 일본 소재 산업은 이른바 ‘니치마켓’에 속한다. 전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야 R&D 투자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세계 전자산업은 미국이 두뇌를, 일본이 소재, 한국 중국이 조립하는 식으로 분업화해 발전해 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충남 금산에 있는 C&B산업은 일반 플랜트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지만 2011년 R&D를 통해 99.99999999%(텐나인) 고순도 불화수소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이 회사는 다시 생산 추진을 검토했지만 결국 불화수소 시장에 뛰어들지 않기로 했다. C&B산업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공장 부지 문제였다. 화학 관련 공장, 특히 불산을 다루는 공장은 정말 짓기가 어렵다.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규제뿐 아니라 주민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자금이었다. 상용화를 위해 공장 장비를 사고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데 100억 원 가까이 드는데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이 정도의 자금을 투자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개별 기업에만 맡겨서는 기술 개발이 쉽지 않은 이유다. 반면 일본은 1980∼1990년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던 당시 정부가 소재·부품을 함께 육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학 분야는 일본 기업들의 ‘업력(業歷)’을 따라가기 어렵더라”고 했다. 대기업의 까다로운 인증 테스트 관문을 넘으려면 실제 대기업에서 쓰는 첨단 설비가 갖춰진 환경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정부가 한국나노기술원 등을 통해 반도체 소재 및 장비 테스트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지만 장비가 실제 현장보다 10년 이상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근 교수는 “현실성 있는 한국형 테스트베드를 꾸리려면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대기업 참여하에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이덕환 교수는 “이번 기회에 소재·부품 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와 관련법들을 정비하는 계획도 시급히 내놔야 한다”고 했다.김현수 kimhs@donga.com·김지현 / 세종=김준일 기자}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 4곳이 2004년부터 현대차 르노삼성 등 한국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팔면서 거래처를 짬짜미로 나눠가지는 담합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제재 시기를 조율하던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을 계기로 곧바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4일 공정위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얼터네이터(자동차 내 발전기)와 점화코일(자동차용 변압기)을 팔면서 거래처를 사전에 나누고 견적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일본 미쓰비시전기,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 덴소, 다이아몬드전기를 적발해 과징금 92억 원을 부과했다.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 법인은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 일본 업체들은 2004년 말부터 2014년까지 각자 납품할 한국 완성차 업체를 사전에 나눴다. 가격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미쓰비씨전기는 르노삼성차 QM5 모델에 얼터네이터를 납품하고, 덴소는 현대차 그랜저HG 모델에 납품하기로 합의했다. 자기 몫이 아닌 완성차 업체가 부품 견적을 요청하면 일부러 높은 가격을 써내는 식으로 납품 담합을 해왔다. 덴소, 다이아몬드전기, 미쓰비시전기는 한국 GM말리부 점화코일 입찰에서 덴소가 거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입찰가격을 담합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전 세계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거래처를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얼터네이터 업체들은 앞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에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한국에서도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2013년부터 총 10건의 자동차 부품 관련 국제 담합 사건을 처리했으며, 일본 업체는 10건의 사건에 모두 연루됐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제조업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제조업생산능력이 3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간 소비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생산과 소비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7% 줄어 5월(―0.3%)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생산은 4.6% 늘었지만 자동차(―3.3%) 화학제품(―2.9%)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6월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101.3으로 2016년 4월(101.1) 이후 가장 낮았다. 이 지수는 설비, 인력, 노동시간 등 조업 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실적을 의미한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노동시간이 줄어든 데다 설비투자가 5월 7%가 넘는 감소세를 보인 데 이어 6월에도 0.4% 증가에 그치며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제조업생산능력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197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분기(4∼6월) 72.2%로 1분기(1∼3월·71.8%)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다. 1980년 이후 연간 기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3% 아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에 따라 올해 가동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분기 기준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미래 생산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설비투자가 오랜 기간 부진함에 따라 제조업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민간소비는 1.6% 감소하며 지난해 9월(―1.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중·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 소비를 활성화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실제 효과로는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신차 대기 수요가 자동차 구매를 미루고 있고, 5월에 더위가 일찍 와 냉방가전제품 등을 미리 구매한 것이 6월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미래의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이 두 지표는 작년 6월부터 올 3월까지 최장기간(10개월) 같이 떨어지다가 4, 5월 등락이 엇갈렸지만 6월 들어 다시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6월 지표에는 7월 2일 시작된 일본 수출 규제 조치가 반영되지 않았다. 제조업 위기는 7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무역 측면에서 수출 규제는 악재”라며 “향후 전망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산과 소비 부진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및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경기 부진이 대외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한국의 민간 활력도는 다른 국가보다 더욱 떨어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문제, 주 52시간 근로제 등 정부 정책이 민간 활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은 2일로 예상되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여부와 관련해 “확률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배제 결정에 대비해) 소재·부품 리스트를 세밀하게 다듬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오늘은 우리가 아프지만 내일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재·부품 산업 구조 변화의 전환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을 향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서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앞으로 소재·부품 산업의 국산화 및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또 일본의 수출 보복 예상 품목의 국산화와 관련해 “6개월 혹은 1년 내 하고자 하는 것도 있고, 길게 잡으면 5년까지의 기간을 생각하는 품목도 있다”며 “최소한 (소재·부품 산업 국산화의) 일관된 노력을 5년까지는 갖고 가야겠다는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실장은 일본이 어떤 품목에 대해 추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본에) 우리의 패를 보여주는 것이 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소재·부품 산업에 대한 지원이 굉장히 중요한 항목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준일 기자}

“제가 인터뷰를 하면 대개 1시간을 넘기는데, 오늘은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30분 내로 끝내는 게 목표다.” 청와대 정책 컨트롤타워인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인터뷰석에 앉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한일 갈등의 분수령이 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가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인터뷰에서 몇 차례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요청했다. 자신의 말이 알려지면 일본에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스스로 정한 시간을 훌쩍 넘긴 100분 동안 한일 관계, 향후 정책 기조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해 본 오늘 인터뷰 제목이 있다. ‘오늘은 우리가 아프지만, 내일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 정부의 조치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재·부품 산업의 열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만약 일본이 (2일) 결정을 내린다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말씀드릴 것이다.” ―일본의 1차 타깃이 삼성전자, 2차 타깃은 현대자동차라는 관측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예측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에 우리의 패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단행한다면 단기적인 피해, 우리 기업들의 불편함이 왜 없겠나. 하지만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기업과의 소통은 잘되고 있나. “범정부적으로 정한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현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의 현실적, 잠재적 능력을 파악한다. 둘째, (소재·부품 산업의) 폐쇄적 수직계열화 체계를 열린 생태계로 바꾸기 위해 과거와 다른 접근을 한다. 셋째, 정부-기업 간 긴밀한 소통채널을 만든다는 것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를 예상한 ‘롱리스트’를 언급했는데….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6개월, 1년 이내 단기적으로 안정화시켜야 할 품목, 최대 5년 정도까지 성과를 내야 할 품목 등 여러 단계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 ―그 기간을 감내해야 하는 게 문제인데…. “치러야 할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낙관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비용을 치러 얻을 이익은 굉장히 클 것이다.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소재·부품 국산화 등) 이런 논의를 안 했을 것이고 대책도 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변화 시도를 위한 계기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삼성을 ‘슈퍼 애국자’라고 했는데…. “과거 삼성 사장단 회의에 가서 한 말이 있다. ‘나는 삼성을 사랑한다. 다만 사랑하는 방식이 독특할 뿐이다’라고 했다. 삼성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부분이 엄청나지만, 그 기여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치고 달라져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달라졌다고 보나. “많이 달라졌다. 이유야 어찌 됐든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자사주 40조 원을 불태웠고, 순환출자를 없앴다.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을 생각하면 세 가지 다 불가능한 일, 결코 하지 않았을 일이다.” ―취임 직후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인정했는데…. “새로운 균형으로 옮겨 가는 건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2017년, 2018년 두 자릿수 인상이라는) ‘오버 슈팅(over shooting)’을 했다. 다만 시장의 수용성을 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 안정화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걸 조정한다고 해서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실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그간 내가 기업 총수들에게 요청했던 말이 있다. ‘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라’고 했다. 내 역할도, 목표도 그거다. 또 시장이 정책의 불확실성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김준일 기자}

자유무역의 보루 격인 세계무역기구(WTO)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WTO 분쟁해결기구의 최종심인 상소기구 위원 선임에 응하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한국 등을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빼지 않으면 미 무역대표부(USTR) 단독으로라도 개도국 대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1995년 출범한 WTO는 24년 동안 다자주의 원칙에 따라 상품, 서비스, 지식재산권을 포괄하는 교역 자유화를 추진해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자국 중심주의에 본래 기능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상소기구 위원 선임 반대와 개도국 대우 축소라는 양날의 칼로 WTO를 미국 입맛에 맞도록 바꾸고 있다. 주로 중국을 타깃으로 한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 등 무역의존도가 큰 나라에 불똥이 튀고 있다. 한국으로선 일본의 경제 보복에 미국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의 WTO 흔들기에 다른 나라와 공동보조를 취하며 맞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WTO의 무역분쟁 조정과 해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은 7명으로 구성된 상소기구가 맡는다. 현재 인도, 미국, 중국 출신 위원 3명만 남아있다. 결원인 4명의 후임자는 미국의 반대로 충원이 안 되고 있다. 12월 10일이면 남아 있는 인도, 미국 출신 위원 임기도 끝난다. 내년 11월 30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중국 출신 위원 1명만 남는다. 위원 3명이 1건을 심리하는 구조여서 올해 말 이후 상소기구 기능이 정지된다. WTO는 회원국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돼 있어 미국이 반대하면 상소기구 위원을 선임할 수 없다. 미국은 위원 선임을 반대하면서 “WTO 규범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 2001년 WTO 가입 이후 국제교역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덕분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미국은 자국 변호사들이 포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1심 패널에서 승소했다가 상급심에서 패소하는 경우가 늘자 상소기구를 문제 삼았다. 한국이 일본의 수출 규제를 WTO에 제소할 경우 1심 격인 패널 절차는 일반적으로 1년가량 소요된다.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인 만큼 어느 쪽이 패소하더라도 상소기구에 2심이자 최종심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상소위원 선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절차를 진행할 상소위원이 부족하다. 한국은 미국이 제기하는 개도국 지위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은 올해 1월부터는 부자 나라들이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개도국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당장 미국이 강제로 개도국 지위를 박탈할 수 없다고 해도 향후 WTO 농업 협상 과정에서 반대하면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상소기구의 판결을 회원국이 따르지 않아도 제재 방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은 2013년 2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가 2016년 9월 WTO에서 패소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높은 관세를 매겼다. 결국 올해 2월 한국이 WTO에 보복관세를 신청하자 미국은 3월 말에야 반덤핑 관세를 철회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10곳 중 4곳은 순이익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 비율은 4년째 증가하고 있다. 28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74만215개 중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라고 신고한 곳은 28만5718개(38.6%)로 집계됐다. 전년(26만4564개)보다 8% 늘었고,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순이익 0원 이하 기업이 늘어난 것은 법인 수가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기업 실적이 악화된 때문이다. 실제로 법인세 신고 기업 중 순이익이 0원 이하인 기업의 비율은 2014년 36.9% 이후 2015년부터 4년 연속 올라 지난해 가장 높았다. 기업 이익 창출에서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000만 원 이하인 기업은 9만93개로 전년(8만5468개)보다 5.4% 늘었다. 법인세를 신고한 전체 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이익이 없거나 이익이 1000만 원 이하인 셈이다. 반면 지난해 1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린 법인은 2654개로 전년(2394개)보다 10.9% 증가했고, 순이익 1000억 원 초과 및 5000억 원 초과 기업은 전년 대비 25.7%, 43.1% 늘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