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박종민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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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박종민 기자입니다.

blick@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경제일반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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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산업자, 부장검사에 줬다는 금품은 시계 등 수천만원”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A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A 씨가 현직 부장검사 B 씨에게 고가의 시계 등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올 4월 구속 수감된 A 씨를 수사하면서 다이어리와 녹취파일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다이어리에는 검사와 경찰 등의 이름과 함께 금액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파일에는 금품 제공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전후 상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증거를 바탕으로 A 씨로부터 B 부장검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포함해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B 부장검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고가의 시계 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은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의 B 부장검사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A 씨는 수사 초기에는 B 부장검사,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C 씨와 관련된 진술을 적극적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진술을 일부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수감 생활을 함께한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였던 D 씨로부터 여권과 야권의 정치권 인사 등을 소개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A 씨가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건넨 금품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 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인사들에게 고가의 명절 선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지난해 2월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제공했으며, TV조선의 앵커 E 씨에게는 중고차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일간지 기자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A 씨는 체육 관련 단체장 취임 행사를 했는데, 이 행사에는 이 전 위원과 E 씨가 참석했다. E 씨는 이 자리에서 “A 회장은 사업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까지 하고 있다. 일복도 많고, 재복도 많은 분”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평소 명함을 여러 장 들고 다니며 자신을 “선박 사업가” “1000억 원대를 상속받은 재력가” 등으로 소개한 A 씨의 사업체는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본사조차 불분명한 곳이 있었다. A 씨와 사업을 했던 관계자는 “돈이 매우 많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어디서 돈을 벌었는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권기범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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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부장검사에 금품’ 수산업자, 사기혐의 복역중 특사로 출소

    현직 부장검사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수산업자 A 씨(43·수감 중)가 2016년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사실이 29일 밝혀졌다. 2017년 5월 형이 확정된 A 씨는 약 7개월 뒤 복역 도중 이례적으로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나 또다시 사기 행각을 벌였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올 4월 구속 기소된 A 씨는 2008∼2009년 36명에게서 약 1억6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2016년 6월 기소됐다. A 씨는 자신을 ‘법률사무소 사무장’이라고 소개하고 “파산 선고와 면책 결정을 받아주겠다” “집안에 검찰 관계자가 있어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며 수백만 원씩을 받아 챙겼다. A 씨는 약 7년간 도피 생활도 했다. A 씨는 항소했지만 2017년 5월 18일 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 A 씨가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미결수용 상태에서 규율 위반 행위를 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A 씨는 2017년 12월 말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이었다. A 씨는 출소 뒤 약 6개월 만에 다시 사기 행각을 시작했다. 2018년 6월∼올 1월 서울과 대구 등을 오가며 투자금 명목으로 7명에게 모두 116억 원을 받았다. A 씨는 “선박 사업에 투자하면 선주가 될 수 있고, 수산물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몇 달 만에 3, 4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투자를 권해 한 번에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을 받아냈다. 약 10개월간 한 사람에게서만 30여 차례에 걸쳐 86억 원을 받은 적도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이들에게 자신을 ‘1000억 원가량 상속받은 재력가’로 속였다. 경북 포항의 구룡포 인근에 어선 수십 척과 인근 건물, 고급 수입 차량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것이다. A 씨는 3억 원 이상의 수입 자동차 벤틀리를 보유하고 있었고, 피해자의 법인 명의로 또 다른 수입 자동차를 할부로 빌려 몰고 다녔다고 한다. 이후 피해자가 “투자금을 돌려 달라”고 항의하며 차량을 회수해 가자 A 씨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 뒷조사를 하느냐.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전직 기자에게 고급 골프채를 건네고, 방송사 앵커에게도 금품을 줬다고 진술해 경찰은 전직 기자와 방송사 앵커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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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장검사에 금품 줬다는 수산업자 “경찰대 출신 총경과도 친분”

    현직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수산업자 A 씨는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B 씨와도 친분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경찰은 B 총경이 A 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사건 청탁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출신 총경급 간부와도 친분” B 총경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올해 초 A 씨와 두 차례 밥을 먹었다. 한 번은 내가 계산하고, 다른 한 번은 A 씨가 샀다”고 말했다. B 총경은 또 “그 이후로 연락한 적이 없다. 부정한 거래가 오갈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남부지검 C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A 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C 부장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지만 금품 액수와 돈을 건넨 명목 등에 따라 혐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경찰 관계자는 “(C 부장검사의) 수수 내용, 받은 물건에 대한 것은 앞으로 확인을 거쳐야 할 부분이 있다”며 “혐의가 바뀔 부분도 있어 수사가 진전되는 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C 부장검사를 입건한 뒤 C 부장검사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직권남용이나 뇌물수수 등 직무 관련 범죄로 바뀌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경찰은 A 씨가 선박운영 업체와 축산물 업체 등 3, 4곳의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C 부장검사와 B 총경 등을 만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또 “지방에서 선박 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치인 가족 등을 상대로 5억 원 이상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올 4월 A 씨를 구속 수감했으며, A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직 부장검사 등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만에 검사 사무실 첫 압수수색 경찰이 현직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경찰청이 1991년 옛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한 뒤 30년 만에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2012년 이른바 ‘조희팔 사건’, 2016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 당시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수차례 반려해 경찰이 반발한 전례가 있다. 올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돼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지 못하고, 보완 수사만 요구하게 됐다. 그 전에는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검찰 관련 사건 등의 압수수색 영장이나 계좌추적 영장, 구속영장 등을 반려하면서 법원에 청구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경북경찰청이 대구지검 의성지청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당시는 오락실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누설하고 금품을 수수한 검찰 수사관 수사를 위한 것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인 지난달에는 경찰이 검사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를 통한 현직 검사 등의 제약회사 수사 누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사가 기각했다. 경찰은 서울고검의 영장심의위원회에 영장 청구의 적정성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이 누구든지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하면 영장 발부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대 출신 변호사는 “10년 넘게 경찰에 근무했지만 검사가 동료 검사의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내어준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경정급 간부는 “예전에는 검사와 관련되기만 해도 사건 관련 영장 발부가 잘 안 됐다. 압수수색 집행까지 이뤄졌다고 하니 수사권 조정으로 ‘정말 많이 변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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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금품받은 혐의로 부장검사 사무실 압수수색

    경찰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뒤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27일 밝혀졌다. 경찰이 최근 검찰 측에 수사 개시 통보를 하면서 부장검사는 25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지방 소재 검찰청의 부부장검사로 이례적으로 강등 발령이 났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이틀 전인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의 A 부장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A 부장검사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의 피의자인 수산업자 B 씨를 조사하면서 “현직 부장검사, 총경급 경찰 간부 등과 친분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 측이 A 부장검사에게 1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계좌로 이체한 사실도 파악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약속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 부장검사는 주변에 “부정한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는 A 부장검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부장검사는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남부지검 소속이다. 경찰, 부장검사 불러 추가 금품 여부 추궁 檢, 경찰에 보완지시 없이 영장 청구警, 총경급 등 로비 대상자 추가 조사경찰은 A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은 보완수사 지시 없이 곧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경찰이 부장검사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기존엔 경찰이 검사를 상대로 영장을 신청할 때 검사가 영장을 반려해 경찰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2년 이른바 ‘조희팔 사건’ 당시 경찰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검사의 영장 기각으로 압수수색을 하지 못했다. 최근엔 검사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를 통한 검찰의 제약회사 수사 누설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직 검사 등과 관련한 녹취에 대한 영장이 반려되자 영장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한 뒤 A 부장검사를 최근 불러 수산업자 B 씨로부터 금품 등 경제적 이득을 받은 사실이 더 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부장검사 외에도 B 씨가 친분이 있다고 지목한 총경급 경찰 간부 등 로비 대상자가 더 있는지에 대한 수사도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소속 검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 A 부장검사가 처음은 아니다. 형사6부 소속이던 C 부부장검사는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7·수감 중)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라임 펀드 사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C 부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들에게 530여만 원어치 술을 사줬다”고 주장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C 부부장검사는 기소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100만 원 이하 접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 A 부장검사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찰에 이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경찰이나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은 검사 등의 범죄를 인지하는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알려야 한다. 공수처장이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이첩을 요청하면 경찰은 이에 응해야 한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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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 꼼짝마”… 땅속까지 쫓아가는 사기꾼들의 저승사자

    《경찰 공식 직제에는 없는 조직이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라 불리는 이들은 이름 그대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리고 수년째 도망 다니는 악질 사기범들의 뒤를 쫓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힘겨운 여건에도 올 1월부터 장기 수배자 46명을 잡아들인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을 만나 봤다.》 “어디서 담배 냄새 나는 것 같지 않아?” 지난해 12월 오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수배자 A 씨를 붙잡기 위해 은신처 수색에 나선 서울 마포경찰서 김찬조 반장(39)의 ‘촉’이 발동했다. 아무도 없는 빌라 베란다에서 미세하게 담배 냄새가 났다. 그 순간 위층 베란다로 이어지는 배관이 김 반장 눈에 들어왔다. ‘젊은 남성이면 어렵지 않게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빌라 관리실에 위층에 입주자가 있는지 문의했더니 ‘공실’이란 답을 들었다. 관리실 도움을 얻어 빈집에 잠입한 김 반장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담배 냄새가 점점 짙어졌다. 이내 다다른 안방 문은 잠겨 있었지만, 살짝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굳게 잠긴 방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기를 40여 분. “다 끝났다. 이제 나오라”는 김 반장의 말에 포기한 A 씨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마포서를 비롯해 4개 수사기관에서 수배를 내리고 추적해 왔던 그의 도주는 약 5개월 만에 끝이 났다.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현장에 가도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현장 수사관의 ‘촉’이죠. 물론 그건 다양한 경험과 실전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 김 반장이 이끌고 있는 팀 이름이다. ‘사기추적전담반’이라고도 불리는 이 팀은 사실 직제에는 없는 비공식 조직이다. 주로 수사 도중에 종적을 감춰 수배가 내려진 사기 혐의 피의자들을 뒤쫓는다. 물론 우선순위는 있다. 피해 금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많은 사건의 수배자 가운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신병 확보가 시급한 경우를 급선무로 한다. 마포서 전담반은 김 반장과 최재혁 수사관(34) 둘뿐이지만, 1월부터 46명의 수배자를 붙잡았다. 이들이 사라져 수사가 중단됐던 사건 78건이 다시 진행됐다. 2012년 선보인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은 현재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가운데 20여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악성 사기범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오늘도 전담반은 쉬지 않고 수배자를 쫓고 있다.○ “우리는 ‘미라’를 쫓고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 쫓는 장기도주 수배자 중에는 경찰이 ‘미라’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여러 경찰서에서 수배 중이며, 몇 년째 수사망을 피해 다니는 이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라들은 도피 중에도 계속해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하루라도 일찍 붙잡아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김 반장이 붙잡은 B 씨는 ‘최상급 미라’라고 할 수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B 씨는 2013년경 지인에게 소개받은 피해자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대출받아 화물차를 구입하고 렌트 수익을 올려 할부금을 갚아주겠다”고 꼬드겼다. 명의를 빌려주는 즉시 500만 원도 주고, 나중에는 화물차를 팔아 대금의 절반도 나눠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B 씨는 애초에 화물차를 사지도 않았으며, 피해자들 명의로 수천만 원씩 대출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같은 수법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린 B 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 두 차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사기를 저질러 마포서와 대구경찰서 등 12곳에서 수배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그의 도피는 7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말 마포서 전담반은 B 씨를 검거 제1순위 가운데 한 명으로 올렸다. 김 반장은 “종적을 감춘 사이 그가 저지른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하나둘씩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포폰과 현금만 사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거처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 B 씨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담반은 갖은 노력 끝에 B 씨에게 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를 찾아냈다. 그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앞에서 B 씨와 두세 번 접선했다”는 단서를 건넸다. 김 반장은 “이런 한마디를 듣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을 접선하는 것”이라며 “단서를 찾자마자 무작정 대구로 향했다”고 했다. 전담반은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20여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피해자에게 사진을 보내 “이 가게가 맞느냐”고 확인하자 한 곳을 지목했다. 해당 가게 주변에 주차한 차량 수십 대의 번호판을 일일이 조회한 김 반장은 낡은 흰색 승용차 한 대가 B 씨 부인 소유라는 걸 알아냈다. 그건 단지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끝을 알 수 없는 잠복이 이어졌다. 김 반장은 몰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B 씨의 오래전 면허증 사진을 꺼내 구석구석 눈에 담았다. “수시로 사진을 꺼내 보는 건 ‘살이 많이 빠지진 않았을까, 오히려 살이 쪘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계속 상상하는 겁니다. 오죽하면 휴대전화에 가족보다 수배자 사진이 더 많겠어요.” 김 반장의 노력은 하늘에 닿았다. 며칠째 잠복하던 전담반 앞에 드디어 B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전체를 볼 순 없었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그대로였다. “B 씨 맞으시죠?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단호한 전담반 앞에 신출귀몰했던 B 씨도 체념한 채 순순히 따라나섰다. ○ “감사 인사 한마디에 피곤 싹 풀려”전담반이 항상 장기도주 수배자만 쫓는 건 아니다. 다른 수사부서의 요청을 받아 급히 검거해야 할 피의자를 추적할 때도 적지 않다. 6월 마포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지게차를 몰던 C 씨는 후진 중 8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사고 직후 피해자가 이송된 병원을 찾아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는 돌연 자취를 감춰버렸다. C 씨는 도주 직전 최 수사관과 통화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최 수사관은 “피의자 신병을 안전하게 확보해 올바른 처벌을 받도록 인도하는 것도 전담반의 역할”이라며 “즉시 C 씨의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했다”고 했다. C 씨는 도주 직후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새로 개통한 전화신호는 전북 부안에서 포착됐다. 출장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부안으로 간 전담반은 모텔과 고시원 약 60곳을 탐문했다. 길거리 폐쇄회로(CC)TV와 시내버스 블랙박스 70여 개를 뜯어봤다. 최 수사관은 “C 씨는 가방에 즉석밥과 물만 가지고 다니며 노숙을 했다고 한다”며 “숙박업소도 씻을 때만 잠시 이용하고 이 틈을 타 머리를 빡빡 미는 등 추적에 혼선을 줬다”고 전했다. 전담반은 10여 일간 탐문과 잠복 끝에 폐가 상태로 방치된 C 씨의 고향집에서 그를 찾아냈다. 갑작스러운 출장에 옷 한 벌로 버티고 패스트푸드로 삼시 세끼를 때웠던 전담반은 폐가 창문 너머로 누워 있는 C 씨의 두 발을 발견한 순간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한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수배자가 장소를 이동하면 그동안 해온 탐문과 잠복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야 해요. 참고 버티는 만큼 결과로 돌아오는 것이 추적 수사의 묘미죠.” 필사적인 수배자들을 쫓는 게 일상이다 보니 전담반도 노하우가 늘어났다. 중국집 배달원에게 음식이 잘못 배달된 것처럼 연기를 부탁하거나 직접 방문판매원으로 위장해 연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수배자의 모바일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수시로 확인하며 개를 키우지는 않는지, 동거인이 있는지, 사진의 배경은 어딘지 꼼꼼히 살펴본다.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도, 모텔 방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의 길이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편집증은 직업병이 됐다. 김 반장은 “가끔 수배자들의 스토커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남모를 고충 역시 많다. 수배자의 은신처 문을 두드리기 전에는 극도의 긴장 상태가 이어진다. ‘혹시 흉기를 들고 숨어 있지는 않을까?’ ‘문을 너무 성급히 열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지는 않을까?’ 찰나의 순간에도 오만 가지 걱정이 뇌리를 스친다. 모텔 문을 강제로 뜯었다가 허탕을 치고 자비로 수리비를 물어준 적도 허다하다. 한번 출장을 떠나면 이삼 일은 기본, 길게는 열흘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가족 앞에선 항상 죄인이 된다. 고된 추적을 버티는 힘은 피해자들이 건네는 감사 인사 한마디다. 피해자들은 금전적 여유가 없어 절박한 이들이 많다. 김 반장과 최 수사관은 “피해 금액을 변제받지 못해 피폐해져가는 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검거 뒤 피해자가 보내온 감사 문자에 그간의 고충을 잊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전했다. “사기를 치고 돈을 빼돌린 수배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돈을 탕진하며 먹잇감을 물색하고 있을 겁니다.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는 물론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긴급생활비 확인 주소’ 누르지 마세요… 돈 빼가는 문자피싱 극성 비대면사회 틈타 사이버범죄 급증“긴급생활비 지원사업이 접수됐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이버범죄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문자메시지와 함께 악성바이러스를 심은 인터넷주소(URL)를 함께 보내는 ‘스미싱(문자메시지 피싱)’도 교묘하게 수법을 바꿨다. 기존에는 택배 조회나 결혼식 초대장을 가장했다면 최근엔 긴급생활비 지원 조회, 확진자 정보 조회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자메시지로 피해자들을 울리고 있다. 생계가 막막한 자영업자가 ‘긴급생활비’라는 말에 속아 URL을 누르면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돼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소액결제가 이뤄져 금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사회’로 바뀐 일상도 사이버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사이버범죄 발생 건수는 23만4098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약 29.7%나 급증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중고거래 사기, 사이버금융범죄 등 사이버 피싱 범죄다.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범죄 가운데 85.3%를 차지하는 19만959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 31.4% 늘었다. 국가수사본부는 “인터넷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이 확장되고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자 비대면 업무 환경을 노린 ‘랜섬웨어’ 피해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랜섬웨어란 기업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고 데이터를 전부 빼낸 뒤 수억 원대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범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2019년 39건에서 지난해 127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형택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장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지난해부터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 등이 늘어났다”며 “보안이 취약한 개인컴퓨터(PC)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해당 PC가 회사 서버에 접속할 때 기업 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비용 문제로 보안·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던 중소기업의 피해가 컸다”며 “개개인은 정기적인 업무파일 백업을 하고, 기업은 선제적으로 보안을 강화해야 랜섬웨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 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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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든든한 국민 지킴이…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47)가 선정됐다. 1994년 하사로 임관한 그는 27년 군 생활 동안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구조작전,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한진텐진호 구출작전 등 군의 여러 주요 작전과 여섯 차례 해외 파병에 지원해 헌신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준위는 올해 2월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덴만 일대로 이동해 선박 좌초로 막힌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해왔다. 그는 “개인의 상이 아니며 UDT 전체를 대표해 받은 영예로운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청해부대 4번째 파병… “생명 구하는 희생, 본질은 사랑이죠” 大賞 김정호 준위 목숨을 건 잠수였다. 30cm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과 물속에서 태풍을 맞는 듯한 높은 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저체온증이 오는 3도의 수온. 구조작전은 잇단 강풍에 중단되기 일쑤였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해상은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당시 상사)의 말처럼 “잠수를 하기엔 너무나 거친 환경”이었다. 당시 김 준위는 48시간 동안 여섯 차례나 심해로 뛰어들었다. 동료들과 가까스로 천안함 함수에 부표를 설치했지만 그는 함미에서 수중 작업 도중 어지럼을 호소하다 결국 실신한 뒤 감압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던 19년 선배 한주호 준위는 끝내 스스로 올라오지 못했다. 작전 중 처음 겪는 동료의 사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그를 괴롭혔다. 지금도 15년을 동고동락한 한 준위와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한다. 천안함 승무원 구조작전을 마친 그해 휴식 없이 청해부대 6진 파병에 지원한 뒤 김 준위는 2011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함교를 장악한 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라는 외침에 선원들이 환하게 웃던 그때 그 모습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후로도 그는 2015년 청해부대 18진, 2017년 25진에 자원해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퇴치 및 선박 보호 임무를 완수했다. 악명 높은 UDT 훈련 속에서 항상 ‘팀’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그는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청해부대 34진으로 아덴만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4월 27일 위성전화 통화에서 “천안함 구조 때 아찔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며 “생존해 있을 전우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구조작전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네 번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 올라 우리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8월 중순 귀국한다. 빈틈없는 경계로 밀입국 중국인 2명 적발 지난해 9월 5일 오전 1시 반경. 수 km 밖 해상에 정박된 선박 주변에서 육지로 접근하는 미세한 열점(熱點) 2개가 감시장비에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민석 육군 53보병사단 125연대 4대대장(중령)은 즉각 예상 접안 지역에 병력을 출동시켰다. 열점 형태와 이동 경로를 볼 때 외부 세력의 침투임을 직감한 것. 상부 보고와 해경과의 공조 작전도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져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선원 2명은 조기에 검거됐다. 김 중령은 “적이 반드시 내 구역으로 침투해 온다는 각오로 부대원들과 대비태세에 구슬땀을 흘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격오지 부대의 지휘관 및 참모를 맡아 작전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최전방 경계부대의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북한군이 우리 군에 소초 총격 도발을 했을 때 즉각 응사 및 경고방송을 지시했다. 2015년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 때는 군단 지휘통제반장으로 최초 상황 조치에 기여했다. 2007년엔 부대원의 부모를 노린 송금 사기 사건을 발견해 조치한 공로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생활범죄 수사 베테랑… 793건 맡아 922명 검거 ‘우산, 카메라 삼각대, 택배 상자, 자전거….’ 언뜻 보면 특별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물건일 수 있다.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전욱창 경감(57)은 지난 3년간 이런 물건들을 애타게 찾아다녔다. 전 경감은 앞서 춘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으로 생활범죄 793건을 맡아 총 922명을 검거했다. 전 경감은 30여 년의 경찰 생활 가운데 20년을 형사과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강력사건을 해결하던 그는 처음 생활범죄수사팀으로 발령받아 피해액 500만 원 이하 소액 사건을 맡자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를 이 잡듯 뒤져 사라진 물건이나 돈을 찾아주면 활짝 웃는 민원인을 보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대학 캠퍼스에서 33회에 걸쳐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을 훔친 남성, 영세시장 상가에 침입해 김치 등을 훔친 노인 등. 그가 해결한 사건들은 사소하지만 일상과 가까웠다. 전 경감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베스트 형사팀장’으로 선정됐다. 전 경감은 “민원인의 사연이 담긴 소중한 물건을 언제든 찾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행복드림 상담실’ 제안… 가정학대 예방 앞장 “그늘 속 위기 가정을 발굴해 변화시키는 것이 제가 뛰는 이유입니다.” 올해 5년 차 ‘학대예방경찰관(APO)’인 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최은해 경위(47)는 지난해 7명의 아이를 쓰레기더미 집에서 구출했다. 폭력 가해자가 변해야 가정폭력을 끊을 수 있다는 뜻에서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가해자를 위한 ‘화목한(가해자) 상담실’은 2019년 최 경위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25명의 가해자와 소통했던 최 경위는 적극적 개입을 통해 가정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있었다. 위기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상담소 ‘행복드림 상담실(상담 Car)’도 최 경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8년 전북경찰 베스트 APO에 선정된 최 경위는 “당시 구했던 생후 2개월 아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2년 차 APO였던 최 경위는 납치 피해자였던 한 여성에게 생후 2개월 아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 심장이 안 좋은 아기에게 병원을 알아봐주는 등 여러 지원을 물색해 아이를 살렸다. 최 경위는 “APO로서 전문성을 높여 아동학대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1000번 넘게 화재 현장출동… “시민 구조가 천직” 2019년 8월 늦은 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에 접수됐다. 구조2팀장이던 김창수 소방위(41)가 대원들과 함께 도착했을 땐 이미 2층까지 불이 번진 상황이었다. 불길을 잡아가며 현장에 진입해야 했지만 당장 주민들의 안전 확보가 시급했다. 김 소방위는 소화호스를 펼 겨를도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김 소방위와 대원들은 곳곳을 수색해 전신 화상을 입은 채 계단에 쓰러져 있던 80대 어르신을 포함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당시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는 4층까지 번졌지만 김 소방위 등의 발 빠른 대응으로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2004년 소방관이 된 김 소방위는 그동안 1000번이 넘게 현장에 출동해 시민들을 구조해왔다.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2014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2018년 고양저유소 화재 때도 김 소방위는 몸을 돌보지 않고 싸웠다. 낙상과 골절 등 수많은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천직은 화재 현장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1050억 상당 마약 밀반입 해결한 ‘해경 자존심’ “고향을 위해 일하는 베테랑 형사가 되겠다는 꿈에 점점 가까워져 행복을 느낍니다.”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계장 이경열 경감(50)은 제복을 입은 26년 중 무려 20년을 수사와 형사만 담당한 수사 전문가다. 범인 검거에 따른 특진만으로 경감에 이른 이 경감은 해양경찰청의 주요 사건 때마다 현장을 지켰다. 2016년 베트남 선원들이 한국인 2명을 살해한 광현호 살인 사건, 올 2월 발생한 1050억 원 상당의 마약 밀반입 사건 등 해경의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해왔다. 이 경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을 꼽기도 했다. 그는 “선원으로 위장 파견돼 배 위에서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자며 조사를 진행했을 때가 떠오른다”며 “당시 현지와의 외교 분쟁 우려로 파견 이틀 전에 관용여권을 일반여권으로 바꿀 정도로 급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된 업무였지만 법원에서 직접 작성한 실황조서를 증거로 채택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했다.바위섬 동굴 고립 다이버 2명 구하다 순직 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 정호종 경장(당시 34세)은 지난해 6월 7일 홍도 인근 해상에서 순직했다. 바위섬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려다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전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해경 구조선은 거친 너울성 파도로 좌우로 크게 흔들려 바위섬에 접안하지 못했다고 한다. 구조대원 2명이 수경과 잠수복, 오리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동굴에 들어갔다. 이들은 가까스로 다이버들을 만났지만 들고 갔던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아 구조에 실패했다. 정 경장은 포기하지 않고 구명줄을 들고 동굴에 다시 진입했다. 하지만 또다시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빠져나오기로 판단하고 다이버들을 안심시키면서 곁에 머물렀다. 하지만 체력을 다 쓰고 탈진 증상을 보이던 그는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해 물속으로 사라졌다. 해경은 지난해 12월 9일 통영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정 경장의 흉상 제막식을 엄수했다. 순직 당시 순경이던 고인의 업적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의암호 구조활동 중 순직… 음주차량에 큰 부상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소속인 고 이종우 경감(당시 53세)은 지난해 8월 6일 오전 11시경 춘천시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정을 조종해 출동했다.이 경감은 인공수초섬 결박을 위해 출동한 춘천시 환경감시선 직원 등을 구하려다가 순찰정이 전복돼 순직했다. 이틀 뒤 사고 지점에서 3km가량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다. 동료들은 “자신의 안위보다 주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던 의로운 경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조보라 순경(29·여)은 지난해 11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도주 차량에 매달렸다가 떨어졌다.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입원과 통원치료를 계속했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올 1월 조 순경은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현장에 복귀했다. 병가 연장이 가능했지만 경찰로서 시민을 돕는 보람이 그를 이끌었다. 복귀 뒤엔 목표였던 수사경찰이 됐다. 지구대에서 익산서 여성청소년과로 자리를 옮겨 사회적 약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자신의 몸 내던져… 인명구조-대민지원 헌신 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 정석후 소방장(40)은 2018년 6월 20일 수성구의 한 식당 철거 현장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소방장은 불이 시작된 식당 배전반에 접근하다가 2만2900V 특고압전기에 감전됐다. 사고로 정 소방장은 신체의 17%에 2∼4도의 화상을 입었다. 1년 이상 입원해 피부 이식, 인대 수술 등 11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 고 김종현 소방교(당시 29세)는 2011년 7월 27일 속초시 교동의 한 건물에서 고양이를 구조하다가 추락해 순직했다. 김 소방교는 대민 지원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처음엔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거부됐다. 하지만 정식 재판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고 김국환 소방장(당시 29세)은 지난해 7월 31일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접하고 긴급 출동했다. 물에 빠진 피서객을 발견한 김 소방장은 급히 다가갔으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피서객과 김 소방장도 숨을 거뒀다.■ 이렇게 심사했습니다위험 무릅쓰고 국민보호 임무 수행 높이 평가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승헌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훈 채널A 뉴스A에디터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한 심사위원장은 최종 심사를 마친 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보호, 국민 생활 안전 확보 등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업무에서 필요한 제도를 만들고 정비하며 체계화한 노력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단은 각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자들의 공적 사항을 분석한 뒤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최종 심사를 진행했다. 국민 위한 헌신-봉사… 수상자 명단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10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 해양경찰,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 12명을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7월 1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대상(상금 3000만 원)김정호 준위(해군 특수전전단)○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김민석 중령(육군 53보병사단)전욱창 경감(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수사과)최은해 경위(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김창수 소방위(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이경열 경감(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조보라 순경(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위민소방관상(상금 각 1000만 원)정석후 소방장(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고 김종현 소방교(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고 김국환 소방장(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특별상(상금 1000만 원)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통영=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춘천=이인모 imlee@donga.com / 익산=박영민 기자 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속초=이인모 / 순천=이형주 기자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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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화재 넉달전 277건 결함 발견…“스프링클러-방화셔터 불량”

    17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화재 넉 달 전 소방시설 점검에서 277건에 달하는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스프링클러나 경보기 작동 불량, 방화셔터 결함 등 주요 소방시설에서 다수의 결함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가 대규모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200건 이상 지적사항이 나온 것은 명백한 관리 소홀”이라고 지적했다.○ 소방시설 대부분에서 277건 결함 발견 21일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시설 등 종합정밀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2월 점검에서 지적받은 사항은 총 277건에 달한다. 소화설비(소화기기, 스프링클러), 경보설비(화재탐지, 비상방송설비), 피난설비(유도등, 완강기), 기타 설비(방화셔터, 방화문) 등 대부분의 소방시설에서 크고 작은 결함이 나왔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건 거의 다 받았다. 특히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결함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스프링클러 설비 관련 지적사항이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발생 시 연기와 열을 감지해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는 감지기 불량이 26건이었다. 스프링클러를 고정해 주는 지지대가 탈락되거나 스프링클러의 살수 거리가 짧아 사각지대가 생긴 경우도 있었다. 화재 위험이 높은 식당 내 조리실 스프링클러 감지기에 결함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스프링클러가 8분가량 늦게 작동했다”는 취지의 현장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여러 지적사항 중에서도 스프링클러 관련 지적사항은 특히 문제다. 만약 오작동으로 인한 제품 손상을 막기 위해 수신기를 꺼놓는 등 인위적인 조작까지 있었다면 초기 화재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시 확산을 막아주는 방화셔터 불량도 26건 지적됐다. 이 교수는 “방화셔터 감지기에 불량이 있었다면 셔터가 내려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열과 연기가 확산돼 다른 층으로 불이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쿠팡 물류센터는 화재 당일 약 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가 이후 갑자기 재확산되면서 건물 상층부까지 불길이 번졌다. 경찰은 지하 2층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지는 과정에서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 소방, 쿠팡 측 서면으로 시정 여부 점검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소방시설이 설치된 건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는 정기적으로 점검해 인근 소방본부장이나 소방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이에 따라 2월 1일부터 10일까지 용역업체를 통해 소방점검을 실시한 뒤 같은 달 22일 이천소방서 소방특별조사팀에 결과를 제출했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이 물류센터는 1년에 2회 소방시설 점검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천소방서는 지적 사항 277건에 대해 9일 시정 조치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2월 제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3월에 시정 명령을 내렸고 이후 3개월 동안 대부분 개선이 됐다는 것이다. 소방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쿠팡 측으로부터 소방 설비 관련 사진을 서면으로 제출받아 확인이 이뤄졌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자체 규정에 따라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서면으로 대체한 것에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진으로 현장 점검을 대체하면 미흡할 수밖에 없다. 소방관이 눈으로 보며 소방설비를 작동시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인력에 한계가 있어 모든 건물에 소방관이 나가 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이천=공승배 ksb@donga.com / 박종민·조응형 기자}

    • 202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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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시간만에야 큰불 잡힌 물류센터… “미로구조 화 키워”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퍼져 나갔다. 만 하루를 넘긴 18일 오후에서야 큰 불길을 잡았지만 여전히 잔불은 남아 있는 상태다. 물류센터 안에 있던 1620만 개의 배송 상품, 포장재 등 가연성 물질이 불씨를 키웠다. 열기와 미로 같은 내부 구조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물류센터 안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작은 불길까지 잡히면 안전진단을 거쳐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연성 물질 많아 내부 불씨 안 잡혀”불이 난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종일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살수차 20여 대가 쉴 새 없이 물을 뿌려도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건물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매캐한 탄내가 진동했다. 전날 오전 5시 반경 시작된 불은 18일 오후 4시가 돼서야 큰 불길이 잡혔다. 물류센터 안에는 5만3600m³ 부피의 배송 상품, 종이 상자, 비닐, 스티커 같은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선반에 쌓인 물건 등이 무너져 내렸고, 여기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물류센터를 집어삼켰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안쪽의 불을 끄기 위해 쉽게 들어가지 못한 것은 내부 열기가 250도를 넘어선 데다 내부 구조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바닥 곳곳에는 물건을 옮기고 쌓아두는 컨베이어벨트와 선반이 놓여 있었다. 검은 연기로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물류창고 내부는 소방대원들에게는 미로나 다름없었다. 화재 당시 물류센터에서 있었던 쿠팡 직원은 “선반과 물건으로 가득한 건물 내부는 일주일 이상 다녀야 어떤 구조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물류센터 같은 창고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해마다 1400건가량이다. 올해도 17일 현재 715건이 발생해 23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지난해 수도권 물류센터에서만 두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다.○ 건물 붕괴 우려… 19일 안전진단 예정소방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물류센터의 붕괴다. 이틀간 불이 난 탓에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중앙 철제 구조물이 휘어진 것을 발견했다. 18일 오후 안전진단 전문가 3명이 붕괴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불길이 거세 접근조차 못했다. 소방당국은 19일 오전 물류센터 안으로 진입해 잔불을 끈 뒤 붕괴 가능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소방당국은 쿠팡 측이 평소 화재 대비에 미흡했다는 정황을 발견했다. 올 2월 덕평물류센터 측이 자체 소방 점검을 했는데 ‘소화전 사용표지 미부착’ 등 100여 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이다. 쿠팡 측은 “지금은 시정조치를 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작업장에 먼지가 심하게 쌓여 전기장치에서 누전, 합선 같은 화재 위험이 높아 근로자들이 계속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꾸려 화재경보기 울림, 스프링클러 작동, 방화문 설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은 진술을 한 직원들의 이야기가 엇갈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동 정밀 감식은 이르면 21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18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다.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를 수습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천=공승배 ksb@donga.com·박종민 / 지민구 기자}

    •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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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화재, 큰 불은 잡았다… 건물 붕괴 우려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퍼져나갔다. 만 하루를 넘긴 18일 오후에서야 큰 불길은 잡았지만 여전히 잔불은 남아 있는 상태다. 물류센터 안에 있던 다량의 가연성 물질이 불씨를 키웠다. 물건을 쌓아놓은 미로 같은 구조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물류센터안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잡히면 전문가들의 안전진단을 거쳐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연성 물질 많아 내부 불씨 안 잡혀”불이 난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종일 시꺼만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살수차 20여 대가 쉴새없이 물을 뿌려도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건물에서 1㎞ 이상 떨어진 곳까지 매캐한 탄내가 진동을 했다. 전날 오전 5시 반경 시작된 불은 18일 오후 4시가 돼서야 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이 화상카메라로 측정한 건물 안 열기는 250도를 넘었다. 물류센터 안에는 종이 상자, 비닐, 스티커 같은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선반에 쌓여있던 물건이나 포장재 등이 무너져내렸고, 여기에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물류센터를 집어삼켰다. 소방대원들이 물류센터 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복잡한 내부 구조 탓이다. 바닥 곳곳에 물건을 옮기고 쌓아두는 컨베이어벨트와 선반이 놓여있었다. 검은 연기 때문에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소방대원들에게 물류창고는 미로나 다름없었다. 화재 당시 물류센터에서 있었던 쿠팡 직원은 “선반과 물건으로 가득한 건물 내부는 1주일 이상은 다녀야 어떤 구조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물류센터 같은 창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해마다 1400건가량이다. 올해도 17일 현재 715건이 발생해 23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지난해 수도권 물류센터에서만 두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다.● 건물 붕괴 우려… 오늘 안전진단 예정소방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물류센터의 붕괴다. 이틀 간 불이난 탓에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중앙 철제 구조물이 휘어진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안전진단 전문가 3명이 붕괴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불길이 거세 접근조차 못했다. 소방당국은 19일 물류센터 안으로 진입해 잔불을 끈 뒤 붕괴 가능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화재경보기 울림 △스프링클러 작동 △방화문 설치 여부 등은 소방당국과 경찰, 지방자치단체가 합동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다. 한 화재 전문가는 “건물 붕괴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안전진단이 끝난 뒤 빠르면 21일부터 현장 감식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쿠팡 측이 평소 화재 대비에 미흡했다는 정황을 발견했다. 올 2월 덕평물류센터 측이 자체 소방 점검을 했는데 ‘소화전 사용표지 미부착’ 등 100여 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이다. 쿠팡 측은 “지금은 시정조치를 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작업장에 먼지가 심하게 쌓여 전기장치에서 누전, 합선 같은 화재위험이 높았다”며 “근로자들이 계속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18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다.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를 수습하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이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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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숨진 20대’ 상해진단서 확보하고도 ‘증거불충분’ 종결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20)는 경찰이 부실한 대응으로 구조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17일 “A 씨 상해 고소 사건을 맡은 영등포경찰서가 범죄 일시,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에 송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A 씨 가족은 두 번이나 가출 신고를 했고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상해진단서도 확보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종결 과정이 적절했는지 감찰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족이 A 씨의 피해를 안 건 지난해 11월 4일이다. A 씨는 피의자 김모 씨(20) 등과 한 집에 살았는데, 한겨울 반팔로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훔치다 적발돼 경찰이 서초경찰서 양재파출소로 임의 동행했다고 한다. 파출소 측은 김 씨 등이 “A 씨를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폭행 흔적 등이 있어 A 씨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A 씨를 대구 집으로 데려온 가족은 이틀 뒤 김 씨 등을 대구 달성경찰서에 상해죄로 고소했다. 달성서는 같은 달 22일 피해자를 조사해 “네 차례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달성서는 이날 김 씨의 주거지 관할인 영등포서에 사건을 넘기고 진술서류도 보냈다. 올 1월 26일 A 씨 가족은 상처 사진 등을 영등포서 형사과로 전송했다. 경찰은 전치 6주 상해진단서도 받았다. 영등포서는 1월 24일 피의자 조사 뒤 3개월이 지나도록 A 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김 씨 등은 “폭행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대질조사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 확인 등 보강수사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없었다. 경찰은 4월 17일에야 A 씨에게 대질조사 출석을 요구했다. 김 씨 등은 3월 31일 대구로 찾아가 강제로 A 씨를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데려가 감금한 상황이었다. A 씨는 17일 경찰과의 통화에서 “지방에 있다”고 했으며 5월 3일 두 번째 통화에선 “고소를 취하한다”고 한 뒤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하지만 A 씨는 감금 상태에서 가해자들이 시키는 대로 답했을 가능성이 높다. 4월 30일 A 씨 가족은 달성서에 다시 가출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A 씨 답변에 의존해 위치추적 등을 하지 않았다. 영등포서는 지난달 27일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했다. 경찰은 살인죄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 씨 등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살인’ 혐의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의 법정 최고형보다 가중 처벌할 수 있다.박종민 blick@donga.com·김태성·이소연 기자}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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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늑장수사로 마포 오피스텔 감금피해자 구조타임 놓쳐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20)는 경찰이 부실한 대응으로 구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A 씨는 경찰에 “가해자인 친구 김모 씨(20) 등 2명에게 4차례 폭행당했다”고 진술했으며, A 씨 가족은 A 씨가 김 씨 등에게 감금돼 있을 당시 가출 신고도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상해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인 상해진단서와 상처를 입은 사진까지 확보해놓고서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수사를 종결했다. 추가 증거를 확보하려는 보강수사도 하지 않았다. 올 1월 가해자 김 씨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놓고도 3개월이 지난 4월에야 A 씨에게 대질조사 출석을 요구하는 등 곳곳에서 A 씨를 구할 ‘골든타임’을 놓쳤다.● 폭행 증거 있는데 ‘증거불충분’ 서울경찰청은 17일 “A 씨 상해 고소 사건을 맡은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범죄 일시 및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검찰에 송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A 씨 가족에게서 2번이나 가출 신고를 받은 데다, 피해자 진술과 상해진단서를 모두 확보한 상태였다. 폭행 증거와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종결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종결 과정이 적절했는지 감찰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족들이 A 씨의 폭행 피해를 처음 알게 된 건 지난해 11월 4일이다. 당시 서울에 머물던 A 씨는 김 씨 등과 한 집에 머물렀는데, 한겨울 반팔 차림으로 거리를 떠돌다 서초경찰서 양재파출소로 임의 동행했다고 한다. 파출소 관계자는 김 씨 등이 “A 씨를 데려 가겠다”고 했지만, 몸에 폭행 흔적들이 보여 A 씨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후 A 씨를 대구 집으로 데려온 가족들은 이틀 뒤 김 씨 등을 대구 달성경찰서에 상해죄로 고소했다. 달성서는 같은 달 22일 아버지와 동석하고 피해자 조사를 진행해 “친구 집에 살면서 4차례 맞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폭행 상황과 횟수 등이 구체적인 진술이었다. 달성서는 이날 가해자인 김 씨의 주거지 관할인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사건을 넘기고 진술 서류도 보냈다. 올 1월 26일에는 A 씨 가족들이 상해진단서와 상처 사진 등을 영등포서 형사과로 전송했다. ● 3개월 지나서야 대질수사 요청 그런데 영등포서는 1월 24일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무슨 이유에서인지 3개월이 지나도록 A 씨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김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폭행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사건 일시와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대질조사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 확보 등 보강수사도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없었다. 경찰이 뒤늦게 4월 17일에야 A 씨에게 대질조사 출석을 요구했다. 김 씨 등은 이 직전인 3월 31일 A 씨가 머무는 대구로 찾아가 강제로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데려가 감금한 상태였다. A 씨는 17일 경찰과 통화에서 “지방에 있다”고 답변을 피했으며, 5월 3일 두 번째 통화에서는 “고소를 취하 한다”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감금된 상태에서 김 씨 등이 시키는 대로 답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4월 30일 A 씨 가족은 달성서에 또 다시 가출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A 씨의 답변에 의존해 위치추적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 A 씨 상해 고소 사건을 맡은 영등포서는 보강 수사 없이 지난달 27일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종결했다. 이달 1일 김 씨 등이 거처를 옮긴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앞에선 제대고 걷지도 못해 가해자들이 부축해 집에 들어가는 A 씨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A 씨는 1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형법상 살인죄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 씨 등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살인’ 혐의로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의 법정 최고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특가법상 보복범죄 가중처벌에 의한 살인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할 수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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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우는 ‘그림자 아이들’… 첫째-둘째 남고 동생은 추방 위기

    “이젠 제 이름으로 네이버 회원 가입도 할 수 있대요. 하지만… 동생들은 어떡하죠. 언젠간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데. 저희 이대로 헤어져야 하나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한국말밖에 모른다. 김치가 들어가면 다 좋고, 콩국수는 ‘최애’다. 아, 그리고 방탄소년단(BTS). 세계를 휩쓴 우리 오빠들. 같은 한국인이라 자랑스럽다. 그런데 세상은 날 달리 부른다. ‘그림자 아이’라고. 영락없는 중학생 현지(가명·15). 한 번도 한국인이 아니라 생각한 적 없다. 꿈은 한국 최고의 특수 분장사. 하지만 언제나 마음 한편이 아리다. 아버지가 불법 체류자라 자신도 미등록 체류 아동이다. 현지는 택한 적 없는데, 다른 존재여야 했다. 사이트 계정 하나 만들 때도 남의 것을 빌려야 했다. 휴대전화도 내 명의가 아니다. 봉사활동도 서류를 몇 장씩 떼야 했다. 하지만 다 참아낼 수 있다, “너 어른 되면 강제 추방될 거야”란 말만 빼면. 그런 현지에게 4월 19일은 잊지 못할 날이다. 법무부가 ‘국내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이란 걸 발표했다. 심사만 통과하면 한국에서 이대로 살 수 있단다.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현지는 마냥 신나지 않다. 큰딸 현지에겐 남동생 둘과 여동생이 있다. 현지와 둘째는 구제 대상이지만, 셋째와 막내가 제외됐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비자 자격 조건으로 △한국 출생, 15년 이상 체류 △2월 28일 기준 초등학교 졸업 △신청일 기준 국내 중고교 재학이거나 고교 졸업만 대상으로 했다. “애들한테 뭐라 하죠. 전 여기 살 수 있는데 동생들은 크면 떠나야 하는 이유를. 꿈이 많은 애들인데. 초등학생이라 안 된다는 걸 이해할까요.” 물론 법무부 구제대책은 선의에서 나왔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도 마련을 권고하자 법무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하지만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많아야 500명뿐이다. 그림자 아이들은 추정 1만3239명(2017년 기준). 겨우 약 3.8%일 뿐이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 대책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그림자 아이들을 대해 온 태도에 비춰보면 고무적이다. 하지만 실제 수혜 아동은 적어 연령 제한 등의 조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15년 살아야 불법체류 구제”… 첫째-둘째 남고 동생은 추방 위기 “독도는 당연히 우리나라 땅이지. 뭐 그런 걸 물어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민준이(가명·12)는 엄마의 질문이 이해가 안 간다.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니. 한국 영토라는 거 유치원 어린애들도 다 아는데. 그걸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일본이 밉다. 또 하나 이해가 안 가는 말이 있다. ‘미등록 체류 아동.’ 어렴풋이 느끼긴 했다. 베트남에 사는 할머니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 아빠 엄마도 한국말이 다소 서툴다. 내 친구들이랑 나는 다르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괜찮다. 난 한국인이니까. 하지만 엄마는 아직 민준이에게 하지 못한 말이 하나 더 있다.○ 그림자 아이 96%가 대상에서 제외“요즘 민준이의 최고 관심사는 수학여행이에요. 내년에 중학생 되면 제주도 갈 수 있느냐고 계속 물어봐요. 학교 다니면서 계속 체험학습에서 빠졌거든요. 등록번호가 없어 보험 가입이 안 되는 바람에. 근데 어디서 법무부 구제 대책이 생겼다는 걸 들었나 봐요. 이젠 자기도 가도 되냐고 하는데. 넌 1년 어려서 자격이 안 된다는 걸 어떻게 얘기할지….” 부모가 불법체류자라 미등록 체류 아동이 되는 ‘그림자 아이들’. 2019년 9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그림자 아이 2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미등록 체류 아동들의 강제 추방을 막아 달라”며 진정을 했다. 이듬해인 2020년 4월 인권위는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심사 기준에 따라 (그림자 아이들의) 체류 자격을 부여할 제도를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그 결과로 올해 4월 19일 나온 것이 법무부의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 대책’이다. 법무부는 “최대 500명 정도가 조건부 구제 대책의 자격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봐도 이 숫자는 너무 미흡하다. 전국의 미등록 체류 아동은 2017년 기준으로 최대 1만3239명에 이른다. 500명만 가능하다는 건 약 96.2%는 ‘신청 자격 미달’이란 뜻이다. 게다가 신청 자격엔 ‘불법체류하는 부모가 과태료를 완납해야 한다’는 조항도 달려 있다. 법무부는 적게는 900만 원부터 많게는 3000만 원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격이 되는 약 3.8%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체 대책이 나온 지 약 2개월이 지난 6월 14일까지 체류 자격을 신청한 아동은 21명뿐이다. 법무부는 “2021년 2월 기준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동의 연령은 최소 12세로 ‘국내에 15년 이상 거주’ 조건을 감안해 충분한 신청 기간을 부여하겠다”며 “2025년 2월 28일까지 접수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더라도 올해 2월 이전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모든 그림자 아이는 제외된다.○ “공정한 심사로 체류 자격 부여해야”“우리 아이는 둘 다 발달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어요. 한국말도 또래들에 비해 어눌하죠. 겨우겨우 적응하며 살고 있는데, 그런 애들이 필리핀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겠어요.” 초등생 A 군(12)과 B 군(11)의 어머니는 하루하루가 버겁다. 매달 치료비와 약값만 40만 원이 든다. 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라 한국에서 치료를 받다 보니 많이 좋아진 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이번 구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지 나이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법무부가 ‘초등학생 이하 아동은 고국에 돌아가면 현지 적응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한다”며 “아이들 각자의 상황을 고려해서 제도를 융통성 있게 적용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법무부 측은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건부 구제 대책에 대해 “국내 출생 아동 모두를 대상으로 상시 시행하면, 아동을 수단으로 불법 이민이 증가할 수 있다. 초등학교를 마치기 전에 본국으로 귀국하면 적응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해 기준을 삼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권고 당시 “법무부는 부모가 자녀를 이용해 체류하는 사례가 늘고 국경 관리 및 체류 질서의 근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나, 이는 현실화되지 않은 가정적 우려로 이를 이유로 피해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전문가도 “미등록 체류 아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 퇴거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이 체류를 원할 경우엔 공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서 체류 자격을 부여하도록 상시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부는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향후 아동의 인권과 급증하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신청 등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제도 개선 방향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천만원 과태료 내야 가족 체류자격 준다는데, 무슨 수로…” 4년전 ‘그림자 아이들’ 세상에 알린 페버씨 인터뷰 “가족 중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6명 생활비도 빠듯할 지경인데, 과태료 수천만 원을 어찌 마련하겠어요.” ‘그림자 아이들’을 세상에 알린 페버 씨(22)는 이제 더 이상 그림자 아이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드리워진 그림자 아래서 힘겨워하고 있다. 16일 전화를 받은 그는 대뜸 한숨부터 지었다. 법무부가 4월 발표한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페버 씨는 “가족 모두 체류 자격을 얻길 꿈꿔왔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페버 씨는 2017년 4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이지리아로 추방 명령을 받았다. 2008년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가 체류 기간을 연장받지 못해 강제 출국당한 뒤 줄곧 불법체류(미등록) 상태로 지냈다. 결국 열일곱 살에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쫓겨날 위기에 처했지만, 당시 그의 사연이 2017년 5월 동아일보에 보도된 뒤 극적인 전환을 맞았다. 국민적 관심이 커지며 보호소에서 석방됐고, 이듬해 법원에서 추방 명령 취소 판결도 받았다. 이후 페버 씨는 학생비자를 얻어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한 뒤엔 취업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일하며 산다. 하지만 페버 씨의 다른 네 형제는 여전히 불법체류자다. 누나(23)와 셋째(19), 넷째(17), 다섯째(14)는 모두 이번에 법무부가 제시한 조건은 갖췄다. 모두 한국 출생으로 15년 이상 체류했고, 국내에서 초중고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했다. 하지만 ‘미등록 체류 외국인인 부모의 과태료 완납’ 조건이 발목을 붙잡았다. “저는 다행히 해결했지만, 어머니는 2008년 아버지가 강제 출국된 뒤 지금까지 미등록 체류 신분으로 한국에서 지내왔어요. 과태료가 3000만 원 정도라는데 저희에겐 너무 큰 돈이에요. 모은 돈이 없고 대출도 받기 어렵거든요. 너무 막막합니다.” 과태료를 마련해 납부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 미성년자 자녀에게 체류 자격이 주어지면, 부모 역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는 순간 체류 자격은 사라지고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막내가 5년 뒤면 성인인데, 그때 어머니가 무조건 한국을 떠나야 하는 거죠.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성인이 되자마자 부모님이 떠나면 어떡하냐’고 물어보니, ‘그러면 같이 가라’고 하더군요. 정식으로 비자 받아서 다시 들어오라고 하지만, 언제 올지, 돌아올 수나 있을지 기약이 없어요. 한국 정부에서 조금만 배려해주길 바랄 뿐입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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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 극단 선택” 신고에 위치추적으로 살린 경찰

    “도와주세요.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아요.” 13일 오후 5시 36분경 서울서부경찰서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들어왔다. “친구 A 씨(19)가 극단적 시도를 할 것 같다”는 B 씨(19)의 전화였다. 사건을 접수한 서부서 응암지구대 안만엽 경위(59)는 “근무교대를 하며 이전 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 받은 사건을 떠올리고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1시 46분에도 ‘두 친구(A, B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 같다’는 C 씨(19)의 신고가 접수된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C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와 B 씨를 만나 설득해 돌려보냈다. 급히 출동한 안 경위와 파트너 조계명 경위(51)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A 씨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A 씨가 B 씨에게 말한 장소와 위치추적으로 파악된 곳의 위치가 달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신고 약 40분 만에 응암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A 씨의 흔적을 찾아냈다. 조 경위는 “발견 당시 모텔 방문이 청테이프로 겹겹이 밀봉돼 있어 쉽게 열리지 않았다”며 “살려야겠다는 일념에 방문을 계속 발로 찼다”고 말했다. 조 경위와 안 경위의 필사적인 노력 끝에 문이 열렸고 극단 선택을 시도한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치료를 받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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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용구, 폭행사건 2~3일 뒤 당시 秋법무 보좌관과 수차례 통화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상자들 또한 모두 외압 또는 청탁 행사를 부인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청탁이나 외압 등은 없었다는 것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의 9일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다. 올 1월부터 5개월 가까이 진상조사를 한 경찰은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장 C 총경을 포함한 수사라인 4명의 휴대전화 데이터가 일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100% 복원하지 못했다. C 총경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직원 E 씨 등은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을 지난해 11월 9일 인지했지만 진상조사단은 “중요 사안이 아니다” “보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 윗선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그대로 공개했다. 경찰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은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의 경찰 처분 과정에 대한 정밀한 인사검증 없이 차관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초서장 등 4명 휴대전화 증거인멸, 복원 못 해진상조사단은 C 총경을 비롯해 형사과장인 L 경정, 형사팀장인 K 경감, 수사 담당자인 J 경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 등을 포렌식했다. 이 전 차관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C 총경 등 서초서 경찰 4명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삭제 정황이 나타났다. K 경감은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안티포렌식 애플리케이션까지 설치했다. 이렇게 삭제된 내용 중 일부는 포렌식을 통해서도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 총경과 L 경정 등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변호사”라는 내용을 차례로 접하고도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서초서 생안과 D 경위는 서울청 생안계에 가해자인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내용을 메신저로 알렸다. 이날 오전 택시기사 S 씨를 불러 조사를 한 J 경사는 오후 1시 51분 이 전 차관의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에서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단순 폭행죄로 바꾸는 내용의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서울청 직원은 오후 2시경 D 경위에게 사건 진행 경과를 파악한 뒤 ‘형사과로 사건이 인계되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보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장은 변호사의 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접수됐을 경우 절차에 따라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청에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경찰청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내사 사건 처리 절차를 수사 단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선 대책을 내놨다. ○ 청와대 사건 인지하고도 차관 임명 강행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폭행 사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이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이때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통화가 외압이나 청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서 간부들이 이 전 차관의 신상 등을 내부에서 파악하고 공유한 지난해 11월 9일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마감일이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 전 차관은 최종 추천 명단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12월 1일 추 전 장관은 청와대에 이 전 차관을 신임 차관에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그 다음 날 임명을 강행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수사 담당자 한 명만을 송치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찰 지휘라인을 통해 외압이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나 수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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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靑, 이용구 폭행 알고도 법무 차관으로 임명”

    서울경찰청의 진상조사로 청와대와 법무부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차관 임명 전에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9일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은 지난해 11월 6일 발생했고,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2월 2일 차관으로 임명됐다. 올 1월부터 이 전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의 진상을 조사한 서울경찰청은 청와대가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법무부는 같은 달 9일 이전 폭행 사건을 인지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전 차관은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같은 달 9일 법무부는 이 전 차관을 추천 대상자에서 제외했다. 이 전 차관 사건이 내사 종결된 같은 달 16일 이후 청와대는 이 내용을 파악했지만 지난해 12월 2일 이 전 차관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했다. 경찰은 9일 “사건 처리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 9일 오전 7시 서울 서초경찰서 생활안전과 소속 D 경위는 서울경찰청 생안계 직원 E 씨에게 내부 메신저로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전 차관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보고했다. 같은 날 오전 서초경찰서장 C 총경과 형사과장 L 경정, 형사팀장이었던 K 경감, 담당 수사관 J 경사 등 수사라인과 서초서 정보계 직원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등 윗선이나 청와대, 법무부 등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내사 종결한 J 경사를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곧 송치할 예정이다. 이용구, 폭행사건 2~3일 뒤 당시 秋법무 보좌관과 수차례 통화 靑, 폭행 알고도 李차관 임명 정황… “정밀 인사검증 없이 강행” 비판진상조사단, 5개월 조사결과 발표, “담당 경찰이 단순폭행으로 처리”말단 1명만 檢송치 ‘꼬리자르기’… 서초서 간부들, 폭행사건 사흘뒤李 공수처장 후보 거론 알고도… 경찰청 보고 안한 것 의혹 남아“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상자들 또한 모두 외압 또는 청탁 행사를 부인하였습니다.” 지난해 11월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청탁이나 외압 등은 없었다는 것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의 9일 수사결과 발표 내용이다. 올 1월부터 5개월 가까이 진상조사를 한 경찰은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장 C 총경을 포함한 수사라인 4명의 휴대전화 데이터가 일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를 100% 복원하지 못했다. C 총경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계 직원 E 씨 등은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을 지난해 11월 9일 인지했지만 진상조사단은 “중요 사안이 아니다” “보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 윗선으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그대로 공개했다. 경찰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을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전 차관은 8일 또는 9일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이 전 차관 폭행 사건의 경찰 처분 과정에 대한 정밀한 인사검증 없이 차관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초서장 등 4명 휴대전화 증거인멸, 복원 못 해 진상조사단은 C 총경을 비롯해 형사과장인 L 경정, 형사팀장인 K 경감, 수사 담당자인 J 경사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 등을 포렌식했다. 이 전 차관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이나 외압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C 총경 등 서초서 경찰 4명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삭제 정황이 나타났다. K 경감은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안티포렌식 애플리케이션까지 설치했다. 이렇게 삭제된 내용 중 일부는 포렌식을 통해서도 복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 총경과 L 경정 등은 지난해 11월 9일 오전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변호사”라는 내용을 차례로 접하고도 상급 기관인 서울경찰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서초서 생안과 D 경위는 서울청 생안계에 가해자인 이 전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내용을 메신저로 알렸다. 이날 오전 택시기사 S 씨를 불러 조사를 한 J 경사는 오후 1시 51분 이 전 차관의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혐의에서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단순 폭행죄로 바꾸는 내용의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 서울청 직원은 오후 2시경 D 경위에게 사건 진행 경과를 파악한 뒤 ‘형사과로 사건이 인계되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보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장은 변호사의 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접수됐을 경우 절차에 따라 시도경찰청이나 경찰청에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경찰청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내사 사건 처리 절차를 수사 단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개선 대책을 내놨다. ○ 청와대 사건 인지하고도 차관 임명 강행법무부는 지난해 11월 9일 이전, 청와대는 같은 달 16일 이후 폭행 사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청와대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이 같은 달 8일 또는 9일에 추 전 장관의 정책보좌관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도 이때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통화가 외압이나 청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서 간부들이 이 전 차관의 신상 등을 내부에서 파악하고 공유한 지난해 11월 9일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마감일이었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 전 차관은 최종 추천 명단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12월 1일 추 전 장관은 청와대에 이 전 차관을 신임 차관에 임명해줄 것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그 다음 날 임명을 강행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수사 담당자 한 명만을 송치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경찰 지휘라인을 통해 외압이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추가 조사나 수사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권기범 kaki@donga.com·유원모 기자 / 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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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박덕흠 특혜수주 의혹’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 압수수색

    피감기관으로부터 관급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소속 박덕흠 의원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31일 오후 4시경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박 의원을 부패방지법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 자료 등을 분석해 박 의원과 그의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서울시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공사 주주와 신기술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소속이던 박 의원은 같은 달 23일 탈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은 고발장에 적힌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이라며 “입수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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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상화폐 범죄 2년새 5배로… 경찰, 금융범죄전담팀 확대

    “코인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3배로 불려 준다기에….” 중국 국적인 식당종업원 김모 씨(49)는 2월 초 단골 미용실 원장의 권유로 7500만 원을 A사에 투자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에서 일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원장은 처음엔 “600만 원을 넣으면 1년 안에 원금의 3배를 벌 수 있다”고 했다. 초기엔 실제로 10만 원 상당의 ‘코인’이 차곡차곡 되돌아왔다. 코인이 뭔지는 몰라도 돈이 불어나는 재미에 김 씨는 예금과 전세금, 남편의 월급까지 투자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A사는 돌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좌의 입·출금을 막고 “돈을 돌려 달라”고 해도 외면했다. 김 씨는 “중국에 있는 아들이 결혼할 때 보내주려고 모은 돈”이라며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한다”며 울먹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유사수신 등 혐의로 A사 관련자 14명을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A사는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 이상 불려준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관련된 추산 피해자만 6만 명이 넘고 피해 규모도 3조850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발생한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의 2배를 웃돈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서민들의 쌈짓돈까지 빼앗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2건이던 가상자산 범죄 단속 건수는 지난해 333건으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A사와 같은 수법의 범죄는 곳곳에서 벌어진다. 2월 말 가정주부 B 씨도 “코인에 투자하면 8개월이면 원금의 250%를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현혹돼 한 업체에 5000만 원을 넣었다. 해당 업체 역시 처음엔 수익금을 꼬박꼬박 주다가 3개월 정도 뒤부터 의심스러운 낌새를 보였다고 한다. 추가 투자를 막고 매달 주겠다던 수익금도 주지 않았다. 결국 B 씨는 5월 이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현재 그에게 남은 것은 휴지조각에 불과한 1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뿐이다. 5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업체로부터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경찰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용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경기 남부와 부산 등 주요 시도 경찰청에 ‘금융범죄전담수사팀’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제출한 자료에서 “경찰청 내 가상자산 수사를 지원하며 자료 분석 등을 전담할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2022년에 사이버범죄 전문수사관 75명 증원을 목표로 하는 관련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현재 정부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수익을 약속하며 가상화폐에 투자를 종용하는 유사수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거래소를 통하는 일반적인 가상화폐 거래 방법에서 벗어나 터무니없는 수익을 장담하는 권유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blick@donga.com·김수현 기자}

    •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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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상화폐 범죄 2년새 5배로 늘어…경찰 “전문수사관 75명 증원”

    “코인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3배로 불려 준다기에….” 중국 국적인 식당종업원 김모 씨(49)는 2월 초 단골 미용실 원장의 권유로 7500만 원을 A사에 투자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에서 일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원장은 처음엔 “600만 원을 넣으면 1년 안에 원금의 3배를 벌 수 있다”고 했다. 초기엔 실제로 10만 원 상당의 ‘코인’이 차곡차곡 되돌아왔다. 코인이 뭔지는 몰라도 돈이 불어나는 재미에 김 씨는 예금과 전세금, 남편의 월급까지 투자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A사는 돌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계좌의 입·출금을 막고 “돈을 돌려 달라”고 해도 외면했다. 김 씨는 “중국에 있는 아들이 결혼할 때 보내주려고 모은 돈”이라며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한다”며 울먹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유사수신 등 혐의로 A사 관련자 14명을 입건했다”이라고 최근 밝혔다. A 사는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 이상 불려준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관련된 추산 피해자만 6만 명이 넘고 피해규모도 3조8500억 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발생한 가상화폐 관련 범죄 피해액의 2배를 웃돈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며 일반 서민들의 쌈짓돈까지 빼앗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2건이던 가상자산 범죄 단속건수는 지난해 333건으로 2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다. A사와 같은 수법의 범죄는 곳곳에서 벌어진다. 2월 말 가정주부 B 씨도 “코인에 투자하면 8개월이면 원금의 250%를 벌 수 있다”는 지인에 현혹돼 한 업체에 5000만 원을 넣었다. 해당 업체 역시 처음엔 수익금을 꼬박꼬박 주다가 3개월 정도 뒤부터 의심스러운 낌새를 보였다고 한다. 추가 투자를 막고 매달 주겠다던 수익금도 주지 않았다. 결국 B 씨는 5월 이후 한 푼의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현재 그에게 남은 것은 휴지조각에 불과한 1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 뿐이다. 5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업체로부터 C 회사로부터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경찰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용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경기남부와 부산 등 주요 시·도 경찰청에 ‘금융범죄전담수사팀’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제출한 자료에서 “경찰청 내 가상자산 수사를 지원하며 자료 분석 등을 전담할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2022년에 사이버범죄 전문수사관 75명 증원을 목표로 하는 관련 안을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현재 정부에서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거액의 수익을 약속하며 가상화폐에 투자를 종용하는 유사수신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거래소를 통하는 일반적인 가상화폐 거래 방법에서 벗어나 터무니없는 수익을 장담하는 권유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남양주=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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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의대생 친구 범죄 의심 근거 못 찾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22)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손 씨와 함께 있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수사한 상황에선 손 씨의 사망에서 범죄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체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이 손 씨와 관련해 공식 수사 결과를 내놓은 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 이후 32일 만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사 미흡’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A 씨 가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와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손 씨의 시신 발견 전에 3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발견 뒤에 4회 더 조사받았다. 법 최면 수사(2회)와 프로파일러 면담(1회)도 포함됐다. A 씨와 A 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A 씨의 데이터 사용 기록 등을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종 당시 A 씨가 입은 의류를 감정했으나 혈흔이나 DNA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이후 행방이 묘연한 A 씨의 휴대전화도 계속해서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누나를 비롯해 4인 가족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태블릿PC, 차량 블랙박스 등 7대의 기기를 포렌식했으나 데이터 삭제 기록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경 낚시꾼들에 의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강력 7개 팀 등을 투입해 폐쇄회로(CC)TV 영상 126개와 당일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있다.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 법 최면 등 2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에 쏟아지는 관심 등을 고려해 그간 제기된 의혹 중 24개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인 손현 씨(50)는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은 해명을 하지 말고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구구절절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애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왔다. A 씨가 손 씨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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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한강 의대생, 현재 범죄 관련성 없어”…유족 “해명 말고 해결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22)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손 씨와 함께 있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수사한 상황에선 손 씨의 사망에서 범죄와의 관련성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체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이 손 씨와 관련해 공식 수사결과를 내놓은 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 이후 33일 만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사 미흡’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A 씨 가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와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손 씨의 시신 발견 전에 3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발견 뒤에 4회 더 조사받았다. 법 최면 수사(2회)와 프로파일러 면담(1회)도 포함됐다. A 씨 부모도 합쳐서 3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A 씨와 A 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A 씨의 데이터 사용내역, 기지국 접속 정보 등을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종 당시 A 씨가 입은 의류를 감정했으나 혈흔이나 DNA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이후 행방이 묘연한 A 씨의 휴대전화도 계속해서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누나를 비롯해 4인 가족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태블릿PC, 차량 블랙박스 등 7대의 기기를 포렌식했으나 데이터 삭제 내역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경 낚시꾼들에 의해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4, 25일 이틀간 신고 됐던 실종자 63명 가운데 남성의 소재는 모두 파악했다. 실종자가 아닌 사람 중에도 물에 들어간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추가 목격자 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초경찰서는 강력 7개 팀 등을 투입해 폐쇄회로(CC)TV 영상 126개와 당일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있다.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 법최면 등 2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에 쏟아지는 관심 등을 고려해 그간 제기된 의혹 가운데 24개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인 손현 씨(50)는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은 해명을 하지 말고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애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왔다. A 씨가 손 씨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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