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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택가. 좁은 골목을 15분가량 걸어 도착한 박강훈(가명) 씨의 집 현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현관문 너머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이틀 전인 28일 오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사회복지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 안에서 싸늘한 박 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불이 켜진 전기밥솥에는 먹을 사람이 없는 밥이 담겨 있었다. 보온 시간으로 볼 때 박 씨는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마지막 식사를 한 것으로 추정됐다. 범죄 정황은 없었다. 경찰은 검안의 소견을 바탕으로 박 씨가 25일경 급성 심장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박 씨의 유족을 수소문하고 있지만 30일까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박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40대였다.○ 한파 속 홀로 숨진 ‘고위험 가구’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기초생활수급자의 안타깝고 외로운 죽음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 두기가 강조되면서 주변과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채 홀로 임종을 하고 뒤늦게 주검으로 발견되는 고독사 사례가 적지 않은 것.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고시원 공용 화장실에서는 80대 고시원 주민 김장용(가명)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했다. 전날부터 화장실 문이 계속 잠겨 있었던 것으로 볼 때 김 씨는 27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고시원 측에 따르면 김 씨는 2016년부터 이 고시원에 월세 20만 원을 내고 혼자 살았다. 다른 가족과 교류도 거의 없었다고 해 경찰이 김 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종로구가 김 씨의 ‘무연고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이 고시원에서는 24일에도 혼자 살던 70대 주민 1명이 방 안에서 혼자 숨을 거뒀다. 2011년부터 거주해온 70대 강모 씨였다. 연락을 받고 찾아온 자녀가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다. 김 씨와 강 씨도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코로나19로 사회적 단절 심화고독사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더 악화되고 있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일부 복지 서비스가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탓이다. 서울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에서도 지병이 있는 1인 가구 등을 고독사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가구’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위험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대면 모니터링을 비대면 모니터링과 병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위험 가구는 휴대전화가 없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28일 숨진 채 발견된 김 씨도 이달에는 지자체 연락을 받지 못했다. 지자체 복지 담당자는 휴대전화가 있는 고시원 직원을 통해 김 씨의 건강상태 등을 간접적으로만 확인했다. ‘고위험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교류 프로그램도 사실상 중단됐다. 종로구 주민센터 관계자는 “문화 체험과 한식 조리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었는데 코로나19로 2년째 멈춘 상황”이라며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교류를 활발하게 이어가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고독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감염병 사태를 핑계로 우리 복지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창문을 사이에 두고 안부를 확인하거나, 현관문만 열고 1, 2m가량 떨어져 잠시 대화하는 등 비대면 관리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너무 늦었지만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편지를 씁니다.” 지난달 12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에 한 남성이 찾아와 노란색 봉투를 건넸다. 이 남성은 자신을 “미국에 있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이 건넨 봉투 안에는 재미동포 A 씨(72)의 사연이 적힌 편지와 1000달러짜리 수표 두 장이 들어 있었다. A 씨는 편지에서 2000달러를 “50년 전 얻어먹은 홍합 한 그릇의 보답”이라고 설명했다. 편지에 따르면 A 씨는 1970년대 중반 강원도 농촌에서 서울로 와 신촌 근처에 살던 고학생이었다. 어느 추운 겨울 밤, A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신촌시장 뒷골목에서 홍합을 파는 상인을 마주쳤다. A 씨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상인에게 “홍합을 한 그릇 먹을 수 있겠느냐”며 “돈은 내일 가져다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 상인은 A 씨에게 선뜻 따뜻한 홍합 한 그릇을 내주었다. 하지만 당시 사정이 좋지 않던 A 씨는 다음 날에도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후 A 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시간이 흘러 은퇴할 때가 됐지만 당시 내지 못한 홍합 값이 마음에 걸려 줄곧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한다. A 씨는 “지난 50년간 친절하셨던 그 아주머니에게 거짓말쟁이로 살아왔다”며 “이제 제 삶을 돌아보고 정리해가면서 너무 늦었지만 어떻게든 아주머니의 선행에 보답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편지에 수표와 함께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너무 작은 액수라 부끄럽지만 그 아주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속죄의 심정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전달받은 경찰은 A 씨의 요청에 따라 2000달러를 환전한 226만6436원을 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마봄협의체)에 28일 기부했다. 마봄협의체는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와 노인, 장애인, 1인 가구 등에게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서대문구 산하 단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너무 늦었지만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편지를 씁니다.” 12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에 한 남성이 찾아와 노란색 봉투를 건넸다. 이 남성은 자신을 “미국에 있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이 건넨 봉투 안에는 재미동포 A 씨(72)의 사연이 적힌 편지와 1000달러짜리 수표 두 장이 들어 있었다. A 씨는 편지에서 2000달러를 “50년 전 얻어 먹은 홍합 한 그릇의 보답”이라고 설명했다. 편지에 따르면 A 씨는 1970년대 중반 강원도 농촌에서 서울로 와 신촌 근처에 살던 고학생이었다. 어느 추운 겨울 밤, A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신촌시장 뒷골목에서 홍합을 파는 상인을 마주쳤다. A 씨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상인에게 “홍합을 한 그릇 먹을 수 있겠느냐”며 “돈은 내일 가져다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 상인은 A 씨에게 선뜻 따뜻한 홍합 한 그릇을 내주었다. 하지만 당시 사정이 좋지 않던 A 씨는 다음날에도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후 A 씨는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시간이 흘러 은퇴할 때가 됐지만 당시 내지 못한 홍합 값이 마음에 걸려 줄곧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한다. A 씨는 “지난 50년간 친절하셨던 그 아주머니에게 거짓말쟁이로 살아왔다”며 “이제 제 삶을 돌아보고 정리해가면서 너무 늦었지만 어떻게든 아주머니의 선행에 보답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 씨는 편지에 수표와 함께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너무 작은 액수라 부끄럽지만 그 아주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속죄의 심정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전달받은 경찰은 A 씨의 요청에 따라 2000달러를 환전한 226만6436원을 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마봄협의체)에 기부했다. 마봄협의체는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와 노인, 장애인, 1인 가구 등에게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서대문구 산하 단체다. 황영식 신촌지구대장은 “어려운 시기에 이런 기부문화가 더욱 퍼져 많은 분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성탄절인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에서 불이 나 건물 2층에 살던 80대 노부부가 숨졌다. 불이 난 건물의 주인이었던 노부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물에 입주한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자 임대료를 할인해주는 등 선행을 베풀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서울 마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1시 14분경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인근의 한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 2층에 살던 80대 부부가 숨졌다. 남편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부인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을 거뒀다. 소방 관계자는 “할아버지는 다리 한쪽이 무릎 아래로 없는 상태이고, 할머니는 거동이 약간 불편한 상태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소방은 불이 2층에서 시작돼 3층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 내부 마감재가 나무 재질이어서 불이 빠르게 번졌고 소방대원들이 내부에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건물 1층에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입점해 있었지만 영업 시작 전이었고, 3층에도 입주자가 있었지만 외출한 상태여서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은 화재 발생 약 1시간 만에 진화됐다. 동아일보 기자가 화재 현장을 둘러보니 2층 흰색 외벽이 검게 그을려 있었고, 그을음은 3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의 창틀은 녹아내려 아래쪽으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소방당국은 경찰과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인근 상인들은 노부부를 “붙임성 좋은 이웃”이라고 기억했다. 화재 건물 인근에서 장사를 해온 A 씨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2, 3년 전부터 거동을 불편해하셨지만 꾸준히 외출하시며 이웃들과 교류하던 분들”이라며 “어르신들 사는 곳 수도관이 고장 나는 등 어려움에 처하면 주변 상인들이 선뜻 나서서 고쳐줄 정도로 사이가 가까웠다”고 했다. A 씨는 노부부의 선행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A 씨는 “카페가 있던 자리에서 장사하던 세탁소가 코로나19 이후 사정이 어려워지자 임대료를 선뜻 깎아주시던 분들”이라며 “결국 세탁소가 문을 닫게 되자 자기 일처럼 많이 안타까워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근처에 있는 마트 직원도 “2, 3일에 한 번씩 오셔서 1.5L 생수를 6개씩 사가시곤 했다”며 “붙임성이 좋으셔서 자녀 얘기나 날씨 얘기 등을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노부부는 더 좋은 곳에 거처를 마련해 주겠다는 자녀들의 제안을 마다하고 “익숙한 동네가 좋다”며 건물에서 계속 거주했다고 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성범죄자 조두순(69·사진)이 둔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오후 8시 47분경 경기 안산시 소재 조두순의 집에 20대 남성이 침입해 조 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20대 남성은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을 조두순의 집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일을 마치고 주차를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소리를 지르자 치안센터에 있던 분들과 잠복 중이던 형사 6, 7명이 뛰어 올라갔다”며 “조두순을 망치로 때린 사람은 현행범으로 검거됐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12일 출소한 조두순은 안산보호관찰소의 일대일 보호관찰을 받으며 24시간 위치추적을 받고 있다. 경기남부청 소속 기동대원들이 2명씩 짝을 지어 조두순이 사는 동네 주변을 24시간 순찰하고 있다. 조두순은 올 1월부터 배우자와 함께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 총 100여만 원을 매월 복지급여로 받으며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안산=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 씨(43·수감 중)에게 무상으로 차량을 제공받아 이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김무성 전 의원(사진)이 검찰에 송치됐다. 16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 전 의원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로 판단해 불송치했다. 김 전 의원이 지난해 5월까지 김 씨로부터 제공받아 이용한 3대의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 세단 S560과 제네시스 G80, 기아 카니발이다. 김 전 의원 측은 “벤츠는 친형이 김 씨에게 사기를 당한 금액의 담보 차원으로 받아 뒀던 것”이라며 “나머지는 합당한 대금을 지불하고 탔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 전 의원은 2019년 10월 김 씨로부터 제네시스 G80을 제공받아 무상으로 이용하다 지난해 3월부터 이용료를 지불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차량은 김 전 의원의 부인이 최근까지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차량을 보관한 경위와 보관 장소, 이용 횟수 등을 들여다봤다”며 “나머지 두 차량을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씨가 김 전 의원에게 고가의 넥타이를 선물한 사실도 파악했지만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인 100만 원을 넘지 않아 국회에 과태료 처분을 통보하기로 했다. 9월 경찰은 김 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현직 검사,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등 언론인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 전 의원까지 검찰에 송치되면서 김 씨의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는 모두 마무리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성범죄자 조두순(69)이 둔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오후 8시 47분경 경기 안산시 소재 조두순의 집에 20대 남성이 침입해 조 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 20대 남성은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을 조두순의 집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일을 마치고 주차를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소리를 지르자 치안센터에 있던 분들과 잠복 중이던 형사 6, 7명이 뛰어 올라갔다”며 “조두순을 망치로 때린 사람은 현행범으로 검거됐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12일 출소한 조두순은 안산보호관찰소의 1대1 보호관찰을 받으며 24시간 위치추적을 받고 있다. 경기남부청 소속 기동대원들이 2명씩 짝을 지어 조두순이 사는 동네 주변을 24시간 순찰하고 있다. 조두순은 올 1월부터 배우자와 함께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 총 100여만 원을 매월 복지급여로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안산=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금지 조치를 어기거나 피해자에게 살해 위협을 하면 경찰에 즉시 체포돼 최장 한 달간 유치장에 구금될 수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토킹범죄 현장대응력 강화 대책’을 15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앞으로 모든 스토킹 사건을 ‘주의’ ‘위기’ ‘심각’의 3단계로 분류해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스토킹으로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스토킹범죄 대응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왔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 관련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사건 초기부터 경찰서장 등 관리자가 위험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대응한다. 우선 스토킹 행위로 피해자로부터 한 번이라도 신고를 당하면 ‘주의’ 단계가 적용된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시키고, 긴급응급조치를 적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해자는 피해자 본인 또는 집 등에 100m 이내로 접근할 수 없으며 전화 통화나 메시지 전송도 금지된다. 가해자가 신고를 당한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스토킹을 하면서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주거 침입 등 범죄를 저지를 경우 ‘위기’ 단계로 올라간다. 가해자가 스토킹 피해자나 가족 등 주변인을 협박하면 ‘주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위기’ 단계가 적용된다. 이 경우 가해자는 즉시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돼 피의자로 입건된다. 스토킹 가해자가 흉기 등을 휴대했거나 피해자에게 살해 위협을 할 경우 ‘심각’ 단계로 분류돼 경찰이 즉시 가해자 검거에 나선다. 위기 단계로 분류된 피의자가 긴급응급조치나 잠정조치를 위반했을 경우에도 심각 단계로 상향된다. 경찰은 피의자를 검거하면 최장 한 달까지 유치장에 구금하고 구속영장도 신청하기로 했다. 지난달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35)은 피해 여성에게 전화 연락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잠정조치를 어기고 살해 협박을 했음에도 경찰에 입건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심각 단계의 경우 주 3회 이상, 위기 단계는 주 2회 피해자를 모니터링하겠다”며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스토킹과 신변보호 대상 사건을 관리하는 민감사건전담반도 편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있는 31개 일선 경찰서는 이달 말까지 스토킹 등 범죄에 대한 특별 전수조사도 진행한다. 이번 대책이 기존에 있던 매뉴얼을 단계별로 구체화하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14일 신상이 공개된 이석준(25)은 스토킹 행위로 신고된 전력이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피해 여성의 가족을 살해하는 강력범죄를 저질렀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강력범죄는 긴급성과 응급성을 띠는 만큼 즉시 대응이 중요한데, 일선 경찰서에서 하루 한 번의 회의를 통해 스토킹범의 단계를 나누는 것이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경찰이 디지털성범죄를 통해 제작한 불법촬영물을 시청하거나 구매한 수요자에 대해서도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성착취물 제작자와 공급자뿐 아니라 수요자 또한 신상공개 요건에 부합한다면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불법촬영물을 소지하거나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성착취물의 공급 차단뿐만 아니라 수요 또한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무조정실 주재로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범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 부처에서도 경찰이 제시한 안건 검토에 착수했다. 그동안 경찰은 성착취물의 제작자와 공급자 위주로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해왔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박사방’ ‘n번방’ 등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주범과 공범들을 검거하고 현재까지 관련자 8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경찰청은 내년까지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에 피해자 얼굴인식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피해자가 동의해 제출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피해자조차 알지 못했던 불법촬영물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피해자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피해 영상물을 신고하면 추적시스템이 영상물을 즉시 분석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피해자지원단체 등에 통보하고 영상의 삭제·차단을 지원하는 ‘원스톱’ 신고체계도 구축될 예정이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해적에게 납치돼 극한 상황에 몰려 있던 우리 국민들은 국군 전투복을 보는 순간 ‘이제 살았다’며 마음을 놓았다고 합니다. 우리 제복이 앞으로도 신뢰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 보호에 헌신하겠습니다.”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47)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때 마주했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의 얼굴이 아직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준위는 “당시 태극기가 새겨진 UDT 전투복을 보고 환하게 웃던 선원들의 표정은 지금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작전 현장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1994년 하사로 임관한 김 준위는 군 생활 동안 여명작전 외에도 천안함 피격사건 구조작전(2010년), 한진텐진호 구출작전(2011년) 등 주요 작전과 여섯 차례 해외 파병에 지원해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김 준위는 6개월 전만 해도 청해부대 34진으로 파견돼 시상식 참가가 어려웠지만, 근무지가 국내로 바뀌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김 준위는 “하늘, 땅, 바다를 모두 누비는 UDT는 전투복, 잠수복, 낙하산 장비를 번갈아 가며 입는다. 모든 제복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제복 공무원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10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해양경찰청이 추천한 후보 중 대상 1명과 제복상 5명, 위민경찰관상 2명, 위민소방관상 3명, 특별상 1명 등 모두 12명에게 시상했다.“숭고한 뜻 기억해줘 감사”… 상패속 아들 이름 어루만지며 눈물 군인-경찰-소방관 등 12명 수상… 유명 달리한 4명은 유족이 참석작전 중 부상 입은 수상자도 많아… “돌아와줘 고맙다는 동료 말에 뭉클” “동생이 순직한 지 약 1년 만이었던 올 6월에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직도 동생을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린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대종 씨(37)는 행사장 화면에 나오는 동생 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당시 34세)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정 경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정 씨는 지난해 6월 동생의 실종 소식을 들었던 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정 씨는 “아닐 거다, 아닐 거다 하면서 통영에 도착하고 난 뒤 순직한 동생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때는 가족을 챙기느라 다 슬퍼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정 경장은 목표의식이 뚜렷해 하고자 하는 일에 끝까지 도전해 결국 해내는 동생이었다. 정 씨는 “(동생이) 운동을 좋아하고 잘했다. 수영 강사와 다이버 등으로도 활동했었고, 특수 구조를 위한 준비도 했었다. 그러다 사람을 구조하는 일에 보람을 느껴 경찰의 길을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정 경장은 지난해 6월 7일 경남 통영 홍도 인근 해상 바위섬 동굴에서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는 작전에 투입됐다. 구명줄을 들고 동굴에 진입한 정 경장은 다이버들을 대신해 파도를 맞아가며 곁을 지키던 중 탈진 증상을 보이다 물속으로 사라졌다. 정 씨는 “동생이 집에서 출퇴근을 했는데, 아직도 동생의 방이 집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우리 가족들에게 동생은 여전히 곁에 남아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날 수상한 12명의 경찰과 소방관, 군인 중 4명은 정 경장처럼 작전이나 근무 중 순직한 이들이었다. 아들과 동생, 남편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가족들은 안타까움과 자랑스러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고 김국환 소방장(당시 29세)은 지난해 7월 전남 구례군 피아골 계곡에서 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아들의 상패를 받아든 어머니 김순면 씨(59)는 눈물을 훔치며 상패에 새겨진 아들의 이름을 어루만졌다. 아버지 김도근 씨(68)는 “오랜만에 아들의 사진을 보니까 너무 보고 싶다. 지금도 저녁이 되면 그냥 집으로 올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 고 김종현 소방교(당시 29세)는 2011년 고양이를 구조하다 추락해 순직했다. 대민 지원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거부됐다가 재판을 거쳐 2014년 현충원에 안장됐다. 부인 박은주 씨(39)는 “10년이 지났지만 남편의 동료들은 남편을 몸을 사리지 않던 소방관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위민경찰관상을 받은 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당시 54세)은 정(情)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부인 손정희 씨(51)는 “근무 중 집에 가지 못하는 시민을 발견하면 차비를 주기도 하고, 밥을 못 먹는 사람이 있으면 밥값을 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 경감은 지난해 8월 6일 춘천시 의암호에서 춘천시 환경감시선 직원 등을 구조하는 작업을 수행하던 중 순찰정이 전복돼 순직했다. 수상자들은 작전 중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경우가 많다. 위민소방관상을 받은 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 정석후 소방장(40)은 3년 6개월간의 휴직을 마치고 내년 1월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18년 6월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 철거 현장에서 불이 나 출동했던 정 소방장은 배전반에 접근하다 특고압전기에 감전돼 전신 17%에 2∼4도의 화상을 입었다. 정 소방장은 “‘돌아와 줘서 고맙다’는 동료의 말이 가장 뭉클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위민경찰관상을 받은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조보라 경장(28)은 지난해 11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도주 차량에 매달렸다 떨어지면서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코 부근에 흉터가 남아 있다. 조 경장은 “그때는 저도 모르는 제 안에 있던 사명감이 발휘가 된 것 같다. 내가 희생함으로써 또 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넘는 경찰 생활 중 20년을 형사과에서 일한 베테랑 형사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전욱창 경감(57)은 지난 3년간 춘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으로 일하며 피해액 500만 원 이하의 생활범죄 793건을 맡아 총 922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 경감은 “상금 일부를 근무했던 경찰서와 시도청 경찰 등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제복상 수상자인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이경열 경감(50)은 20년간 수사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형사다. 이 경감은 2016년 광현호 살인 사건, 올해 2월 발생한 1050억 원 상당 마약 밀반입 사건 등 굵직한 해경 사건을 맡아 왔다. 이 경감은 “오랜만에 입은 경찰 정복이 어색하다”면서도 “제복을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金총리 “제복 공무원 덕분에 안전한 삶 누려” 제복상 시상식에 격려의 축전… “자긍심 갖도록 처우 개선 노력” “제복을 입은 분들의 가슴속에 있는 이웃과 국민을 향한 따뜻한 사랑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3일 열린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 이 같은 축전을 보내 수상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김 총리는 축전에서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대상 수상자 김정호 해군 특수전전단 준위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어 “수상자로 선정된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자세히 읽었다. 제복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업무 중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과 고 김종현 소방교, 고 김국환 소방장, 고 이종우 경감에 대해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은 기념사에서 지난 10년간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영웅들에 대해 “이분들 덕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영예로운 제복상’은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으며 이후 10년간 125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김 사장은 이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12명의 이름과 사연을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우리 사회 영웅들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기억하겠다. 순직한 분들을 비롯한 수상자들과 오늘도 현장을 지키는 제복 공무원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영예로운 제복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제복 공무원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확신하며 심사를 진행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했다”며 “각 기관의 업무 특성과 위험도도 심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단에는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와 인요한 국제진료센터 소장,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승헌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훈 채널A 뉴스A에디터가 참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 이흥교 소방청장,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이영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태길 한화그룹 사장, 송지헌 현대중공업 전무, 금동근 두산 전무, 김준영 현대백화점 상무 등이 참석했다.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대상김정호 준위(해군 특수전전단)◇제복상김민석 중령(육군 53보병사단)전욱창 경감(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수사과)최은해 경위(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김창수 소방위(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이경열 경감(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위민경찰관상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조보라 경장(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위민소방관상정석후 소방장(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고 김종현 소방교(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고 김국환 소방장(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특별상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심사위원한덕수 전 국무총리(심사위원장)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경찰이 디지털성범죄를 통해 제작한 불법촬영물을 시청하거나 구매한 수요자에 대해서도 신상을 공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성착취물 제작자와 공급자뿐 아니라 수요자 또한 신상공개 요건에 부합한다면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불법촬영물을 소지하거나 구입, 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성착취물의 공급 차단뿐만 아니라 수요 또한 억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무조정실 주재로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과 범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 부처에서도 경찰이 제시한 안건 검토에 착수했다. 그동안 경찰은 성착취물의 제작자와 공급자 위주로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해왔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박사방’, ‘n번방’ 등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주범과 공범들을 검거하고 현재까지 관련자 8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경찰청은 내년까지 ‘불법촬영물 추적시스템’에 피해자 얼굴인식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피해자가 동의해 제출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피해자조차 알지 못했던 불법촬영물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피해자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피해 영상물을 신고하면 추적시스템이 영상물을 즉시 분석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피해자지원단체 등에 통보하고 영상의 삭제·차단을 지원하는 ‘원스톱’ 신고체계도 구축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제 걱정 때문에 아이의 접종을 말리는 게 맞을까요.” 경기 성남시에서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학부모 A 씨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최근 아들의 방을 정리하다 책상 달력에 적힌 메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들이 A 씨에게 알리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해 놓은 것. 백신 접종 당시 고열과 몸살에 시달렸던 A 씨는 아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말고 좀 지켜보자”고 했다. A 씨는 “아들에게 왜 말 없이 백신을 예약했느냐고 물어보니 ‘여자친구가 접종하겠다고 해서 따라서 예약했다’고 한다”며 “걱정이 앞서면서도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혹시 소외될까 봐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정부가 31일까지 소아·청소년(12∼17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추가 사전 예약을 받는 가운데 접종 대상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 크다.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차로 자녀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계도기간이 끝나 13일부터 방역패스가 의무적용되는 시설 가운데는 카페와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PC방 등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소아·청소년들은 내년 1월까지 이곳에 출입할 수 있지만 2월부터는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포함돼 접종을 완료하지 않으면 출입할 수 없다. 지난달 말 백신을 맞은 이모 양(16)은 일주일 가까이 부모를 설득한 끝에 접종을 허락받았다. 이 양의 아버지는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백신 접종을 반대했다. 그때마다 이 양은 아버지에게 “반 친구들의 3분의 2가 접종을 받고 있다. 내 주변 친구들은 다 백신을 맞았다”고 항변했다. 이 양은 “친구들과 예쁜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다같이 카페에 가려면 백신을 꼭 맞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교생 김모 양(17)은 최근 아버지 모르게 백신을 맞았다. 김 양의 아버지는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아 다른 가족의 접종도 만류했다고 한다. 김 양은 어머니를 설득해 아버지 몰래 백신을 접종받아야 했다. 김 양은 “아버지가 많이 허탈해했지만 카페나 학원에 갈 수 있다는 게 저에겐 큰 의미였다. 아버지는 끝까지 접종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10월 18일부터 16, 17세를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는 12∼15세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거주불명자와 재외국민을 제외한 소아·청소년 약 277만 명 가운데 약 145만 명(52.3%)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 중 103만 명(37.2%)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으로 고교 1, 2학년에 해당하는 16, 17세 접종 완료율은 60.2%다. 반면 12∼15세(초6∼중3)는 7.7%에 머물고 있다. 충남 서산시의 한 고교 교사는 “반별로 접종 완료 학생이 늘고 있고 정부가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 적용을 발표하면서 1, 2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도 접종 희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희망자 중 부모의 반대로 접종 예약을 하지 못한 학생들도 꽤 있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은 필요하지만 개인 선택에 맡겨야 한다”며 “학원 등 청소년 대상 시설에 방역패스가 적용되고, 학교 방문 접종을 시행하는 등 정부 정책에 따라 또래 사이에서 미접종자 낙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안명옥 전 의원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동문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 전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후보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캠프에서 코로나19 민생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안 전 의원은 9일 낮 12시 인천 연수구의 한 일식집에서 자신이 졸업한 A 여고 합창단 출신 동문 10여명과 만남을 가졌다. 현행 방역수칙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6명을 초과해 사적모임을 가질 수 없다. 이날은 A 여고 합창단 동문회의 총회 겸 식사자리였고 이들은 대형 테이블 1개에 마주보고 모여 앉아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함께 했다. 안 전 의원은 A 여고 총동문회장과 동문 합창단 단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일찍 자리를 옮긴 안 전 의원은 오후 2시경 국회에서 열린 한국여성의정 이사회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경에는 동문들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한동안 코로나 상황은 안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건강 각별히 돌보시기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안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최재형 감사원장 캠프에서 코로나19 민생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8월 임명 당시 안 전 의원이 공동 명의로 낸 성명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이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입만 열면 자화자찬했던 K방역은 국민들의 희생 위에서 정권의 낯만을 세우려 했던 기만극이었음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안 전 의원은 한국 여성인권진흥원 이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을 지냈다.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대해 안 전 위원은 “합창단 총회 자리가 있다며 참석해 달라고 부탁해 갔더니 6명씩 자리가 구분돼 있지 않아 당황했다”며 “자리를 뜰 수 없다고 생각해 잠깐 식사만 하고 나왔다. 방역수칙을 어긴 점은 죄송하다”고 해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현금처럼 쓰는 포인트를 싸게 살 수 있다’며 고객을 모은 뒤 돌연 서비스를 축소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빚은 머지플러스 권모 대표와 공동운영자로 알려진 친동생 권모 씨가 9일 법원에 출석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앞서 검경은 권 대표 등 운영진 2명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대표는 이날 2시경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며 “구체적인 환불 시점 등 (피해보상) 계획이 있느냐”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권 씨 남매는 2018년 2월경부터 금융당국에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개 이상의 업종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선불전자지급수단)를 발행해 전자금융거래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수천억 원 상당의 포인트를 돌려막기 식으로 판매하고 머지플러스와 관계사의 법인 자금 수십억 원 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사기 및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권 대표 남매 외에도 삼성전자 전무 출신인 권모 이사를 입건해 조사했지만 머지플러스 사업을 주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지난주까지 밤 12시까지 문을 열었는데 어제와 그저께는 오후 11시에 닫았고 오늘은 오후 10시에 닫게 될 거 같아요.” 서울 성동구에서 20여 년 동안 감자탕 전문점을 운영해온 김모 씨(58)는 8일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긴 했지만 요즘 손님이 줄어 영업 종료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 24시간 가게를 운영했던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따라 영업종료 시간을 앞당겼다가 지난달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밤 12시까지로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손님이 줄어 며칠 새 매출이 40% 급감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졌지만 김 씨처럼 자체적으로 영업시간을 줄이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7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단체 회식은 대부분 취소됐고, 사적모임 제한 인원도 수도권 기준 6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방역패스 도입으로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까지 생기자 영업시간을 스스로 단축하는 분위기다.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 번화가의 한 소곱창집은 최근 밤 12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정부가 6일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한 이후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곱창집 직원 최모 씨(55)는 “당장 이번 주 토요일(11일)에 예정됐던 예약이 거의 다 취소됐다. 8인 이상 모임 예약 10건 정도가 빠졌다”며 “사장님은 사적모임 6인 제한에 따라 줄어든 매출을 따져보고 더 일찍 문을 닫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A 씨(55)는 홀 운영을 중단하고 점심 장사를 쉬기로 했다. 종업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식당이라 주방과 카운터를 오가며 손님들의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A 씨는 “아직 계도기간이지만 시험 삼아 체크 해봤더니 너무 정신이 없었다”며 “매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홀 영업과 점심 영업을 포기하고 주력인 야간 배달에 집중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축소 보류보다 더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정부가) 영업시간은 묶지 않았다고 생색내는 것같이 느껴졌다”며 “영업시간의 자유는 당연한 권리다. 업종을 불문하고 똑같이 적용되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B 씨는 “하던 장사도 단축하는 판인데 24시간 영업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자영업자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시해 달라”고 했다. 20개 자영업자 단체가 모여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499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정부 여당을 향해 실질적인 코로나19 피해 보상안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도 국민이다. 차별정책 즉각 철회하라’, ‘집합금지 중 임차료 관리비, 고정비 전액 보상하라’ 등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국회 쪽을 향해 “각성하라”고 외쳤다. 전강식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은 “전체 자영업자 중 15%는 3개월 치 손실보상금으로 받은 돈이 고작 10만 원”이라며 “정부가 3개월 치 보상금으로 지급한 돈은 아르바이트생 4시간 시급도 안 되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김춘길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장은 “그간 빚더미에 짓눌린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흥주점 업주가 8명에 이른다”면서 “24개월 중 17개월간 영업을 못하게 해놓고 3개월 치만, 그것도 턱도 없는 금액을 보상하는 건 업주들에게 나가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고 성토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25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풍제약이 ‘을’의 위치에 있는 원료 납품업체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풍제약 측이 금융당국에 덜미가 잡힐 위기에 놓이자 납품업체가 추징금을 내는 등 책임을 떠안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단가 부풀려 어음 빼돌린 뒤 돈세탁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09년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를 설립한 A 씨는 2015년경까지 신풍제약과 거래하며 비자금 조성을 도왔다. A 씨가 신풍제약 측의 요청에 따라 납품 원료의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은 실제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만 A 씨에게 지급하고 나머지는 빼돌려 비자금으로 축적하는 식이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신풍제약 B 전무가 비자금 조성을 담당했다고 한다. B 전무는 실제 단가보다 부풀려진 액수에 대해선 A 씨에겐 어음 사본만 주고, 원본은 어음할인업자 C 씨에게 전달해 현금화하도록 했다. C 씨는 어음을 현금화한 뒤 여러 계좌를 이용해 세탁한 자금을 B 전무에게 전달했다. C 씨는 신풍제약에 근무하다 1997년경 퇴사해 어음업체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 측은 납품 대금을 부풀림에 따라 A 씨가 더 내야 하는 세금을 보전해주기도 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관계자는 “A 씨가 세운 여러 업체를 통해 조성된 신풍제약의 비자금이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와 경기 안산시 공장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각 위기 놓이자 납품업체에 책임 전가A 씨는 2009년과 2011년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원료 단가를 허위로 높인 사실이 적발됐다. 하지만 책임은 A 씨에게 돌아갔다. A 씨의 지인은 “A 씨가 혼자 비자금을 조성한 것처럼 꾸며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숨겼다”며 “거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거액의 추징금을 내고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한다. 2016년 A 씨가 자신의 업체를 한 통신장비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비자금 조성 관련 단서가 드러났다. 인수합병을 앞두고 진행된 회계실사에서 장부에 기재된 30억 원 상당의 어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A 씨는 해당 업체 측이 신풍제약에 문제를 제기하려 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부족한 어음을 직접 충당하는 조건으로 매각을 성사시켰다. 이 때문에 A 씨는 매각 대금을 고스란히 회사에 재투자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지인은 “B 전무가 A 씨에게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면서 회사 매각 후 다시 원료 납품을 하면 매년 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 약속을 믿고 신풍제약에 원료 샘플을 보냈지만 신풍제약 측은 거래를 회피했다고 한다. A 씨는 납품 요청이 3년 가까이 거부되자 2019년 신풍제약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지부진해 결국 소를 취하했다. A 씨는 세무서, 국민권익위원회,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도 비자금 조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추징금 납부 등 불리한 전력이 있어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지난해 말 사망했다. B 전무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를 아느냐” “비자금 조성 의혹을 해명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어음할인을 맡았던 C 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무성 전 의원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김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이던 지난해 4월 김 씨로부터 메르세데스벤츠사의 고급 세단 S560을 제공받아 장거리 운행 등에 이용하고, 제네시스 G80과 카니발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빌려 탄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은 “벤츠는 친형이 김 씨에게 사기를 당한 금액의 담보 차원으로 받아 뒀던 것”이라며 “나머지는 합당한 대금을 지불하고 탔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다. 김 전 의원을 내사하던 경찰은 올 9월 한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김 전 의원을 청탁금지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김 전 의원을 불러 약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전 의원의 고발 혐의 중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의원이 제공받은 차량의 종류와 대여 기간을 고려할 때 가액이 청탁금지법 위반 기준인 1회 100만 원, 1년 300만 원을 넘어섰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앞서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차량을 제공받은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는 “차량 사용료를 정상적으로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받아들이지 않고, 박 전 특검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어려서부터 심장질환이 있어서 백신 접종을 포기한 것인데 이제 저 같은 미접종자는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인 대학생 하모 씨(23)는 최근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방침에 대해 “연말 약속은 모두 취소하고, 밥은 혼자 먹어야 하나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이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등 5개 업종에서만 시행됐던 방역패스가 식당과 카페,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PC방 등 업종에도 적용된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미술관 등 예매 관람이 일반적인 업계에는 미접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장까지 방역패스가 확대된다는 정부의 방역 강화 발표 이후 방역패스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계도 기간을 고려해 13일부터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티켓을 취소하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확대보다는 병상을 확충하고 고령층 중환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패스가 효과를 보려면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접종자의 감염이 많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확진자 중 80%의 감염 경로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강한 조치를 짧고 굵게 시행해 시간을 벌며 병상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맞아 귀국하려 했던 교민과 유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최근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하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게 항공편 중단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아프리카 지역의 유일한 직항편인 에티오피아 항공편에 대해 4일부터 2주간 운항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내가 검진을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급히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3일 만에 입국을 포기했다”며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가지 못해 아내 약이 다 떨어져 가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방학을 맞아 13일 입국할 예정인 미국 유학생 이모 양(17)은 예약해놓은 항공권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3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 양은 “방학이 20일뿐인데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한국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혹시나 미국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학업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휴가를 내고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직장인 황모 씨(25)는 “코로나로 2년 만에 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공항 출발 약 5시간 전인 1일 저녁에 ‘해외 입국자 10일간 자가 격리’ 보도를 접했다. 회사 복귀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 씨(29)는 지난달 위드 코로나 이후 잡아놨던 동창 모임, 회사 송년회 등 연말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강화된 방역조치로 모임 인원이 6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연말을 함께 보내기로 한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의 약속 5개를 모두 취소했다”며 “6명까지 모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다 같이 모이기로 한 상황에서 4명을 제외하는 것이 곤란해 아예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어려서부터 심장질환이 있어서 백신 접종을 포기한 것인데 이제 저 같은 미접종자는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인 대학생 하모 씨(23)는 최근 정부의 ‘백신 패스’ 확대 방침에 대해 “연말 약속은 모두 취소하고, 밥은 혼자 먹어야 하나 걱정”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이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등 5개 업종에서만 시행됐던 백신 패스가 식당과 카페,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PC방 등 업종에도 적용된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미술관 등 예매 관람이 일반적인 업계에는 미접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장까지 백신패스가 확대된다는 정부의 방역 강화 발표 이후, 백신패스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계도기간을 고려해 13일부터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티켓을 취소하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확대보다는 병상을 확충하고 고령층 중환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패스가 효과를 보려면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접종자의 감염이 많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확진자 중 80%의 감염경로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강한 조치를 짧고 굵게 시행해 시간을 벌며 병상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위드 코로나를 맞아 귀국하려 했던 교민과 유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최근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하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게 항공편 중단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아프리카 지역의 유일한 직항편인 에티오피아 항공편에 대해 4일부터 2주간 운항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내가 검진을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급히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3일 만에 입국을 포기했다”며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가지 못해 아내 약이 다 떨어져 가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방학을 맞아 13일 입국할 예정인 미국 유학생 이모 양(17)은 예약해놓은 항공권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3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 양은 “방학이 20일 뿐인데 10일 간 자가격리을 해야 한다면 한국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혹시나 미국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학업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휴가를 내고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직장인 황모 씨(25)는 “코로나로 2년 만에 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공항 출발 약 5시간 전인 1일 저녁에 ‘해외 입국자 10일 간 자가 격리’ 보도를 접했다. 회사 복귀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 씨(29)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잡아놨던 동창 모임, 회사 송년회 등 연말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강화된 방역조치로 모임 인원이 6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연말을 함께 보내기로 한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의 약속 5개를 모두 취소했다”며 “6명까지 모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다 같이 모이기로 한 상황에서 4명을 제외하는 것이 곤란해 아예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3교대로 근무하던 소방지휘팀 팀장 근무를 2교대로 재편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일 기준 서울 동대문소방서 소속 직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27명이다. 확진자 중에는 소방서장과 현장 출동 대원 3명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화재 시 가장 먼저 출동하는 현장대응단 지휘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여파로 지휘팀장들의 경우 당초 3교대에서 2교대로 근무를 재편성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소방 관계자는 “2교대는 한 팀이 하루 24시간을 근무하고 다음 날을 쉬는 근무 체계”라며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소방 근무의 특성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동대문소방서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출동을 하지 않는 내근 직원 40명 가운데 6명만 상황실 등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34명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해 5000명을 넘어서면서 일선 소방서와 경찰서 등 직원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곳에서도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치안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 기관에서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는 지난달 23일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돌파감염 사례다. 서초서는 밀접접촉자가 있는 방범순찰대 소속 67명을 포함해 형사과와 지능범죄수사과, 경제범죄수사과 등 핵심 부서 직원 100여 명이 자가 격리됐다. 일부 직원들의 자가 격리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66명이 격리된 상태다. 확진자 다수가 경제범죄수사과에서 나와 이들이 맡고 있던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사건에서 지연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민원이 들어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10월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지구대에서도 경찰관 11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한 팀에서 전체 인원 15명 중 11명이 확진됐다. 이들 중 8명은 백신 접종 완료자였다. 이 지구대는 총 66명이 4개 팀으로 나뉘어 교대 근무를 한다. 다수 인원이 자가 격리를 하게 되면서 이 팀을 뺀 나머지 3개 팀이 주야간 순찰과 현장 출동 등 업무를 대신해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찰차에 같이 탑승해 동네 구석구석을 돌고 식사도 함께하다 보면 쉽게 감염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로 ‘팀 단위 순환근무’를 하는 경찰과 소방의 경우 직원 1명이 확진되면 종일 함께 근무한 팀 전체가 자가 격리에 들어간다. 단체 자가 격리로 1개 팀이 업무에서 빠지면 다른 팀의 업무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대면 조사나 민원 업무, 현장 출동이 잦아 확진 사실을 모르고 근무할 경우 민간으로 전파될 수 있다. 정부는 경찰과 소방 등을 우선 접종 대상인 ‘사회필수인력’으로 지정해 백신 접종률을 높게 유지해 왔다.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경우도 기존 접종 권장 기간인 ‘2차 접종 이후 5개월’에서 ‘4개월’로 한 달 앞당겨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과 소방은 직원들의 부스터샷 접종 및 신청 현황을 따로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 소방관 A 씨는 “본부에선 부스터샷 접종을 직원들 자율에 맡겨두고 별다른 공지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 팀은 팀장이 강조해 전원 접종을 예약했지만, 옆 팀은 한 명도 신청하지 않는 등 팀마다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