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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 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골프를 쳤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델라웨어주 사저 근처 윌밍턴 컨트리클럽에서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과 2015년 사망한 아들 보의 장인인 사돈 론 올리비에와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러시아 제재, 난민 정책에 관한 논란 등 바쁜 한 주를 보낸 뒤 골프를 치며 휴식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9%를 넘기는 등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잠시 긴장을 풀어도 좋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정계에서 손꼽히는 골프 실력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골프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윌밍턴 컨트리클럽과 필드스톤 골프클럽 등 2곳의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예고 없이 골프장에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을 보고 코스에서 골프를 치던 사람들은 라운딩을 잠시 멈추고 구경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골프를 즐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클럽에서만 임기 중 300회 이상 골프를 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군부대 내 골프 코스나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하와이에서 골프를 즐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무실 내에서도 골프를 쳤다고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코스 기록이 아직 그대로예요.” 올해 1월 취임 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골프를 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웃으며 이렇게 기자들에게 말했다. 17일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사저 근처 월밍턴 컨트리클럽에서 스티브 리체티 백악관 선임고문과 2015년 사망한 아들 보의 장인, 즉 사돈인 론 올리비어와 골프를 쳤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AF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의 정상 회담, 러시아 제재, 난민 정책에 관한 논란 등 바쁜 한 주를 보낸 뒤 좋아하는 골프를 치며 휴식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59%를 넘어 가는 등 순조로운 분위기에서 잠시 긴장을 풀어도 좋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계에서 손꼽히는 골프 실력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이나 골프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윌밍턴 컨트리클럽과 필드스톤 골프클럽 등 2곳의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예고 없이 골프장에 등장한 바이든 대통령을 보고 코스에서 골프를 치던 사람들은 경기를 잠시 멈추고 구경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골프를 즐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 클럽에서만 임기 중 300회 이상 골프를 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군부대 내 골프 코스나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하와이에서 골프를 즐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무실 내에서도 골프를 쳤다고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이탈리아의 유명 TV 프로그램의 남녀 진행자가 방송 도중 눈을 가로로 찢는 등 동양인 비하 행위를 했다가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13일 이탈리아 지상파 채널 카날5에서 방송된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시아 라 노티치아’에서 남녀 진행자인 게리 스코티(65)와 미셸 훈지커(44)는 동양인이 잘 하지 못하는 발음을 흉내 내면서 두 눈을 가로로 찢으며 웃었다. 스코티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 ‘라이(RAI)’의 중국 베이징 지국을 소개하던 중 양손으로 눈을 찢으며 ‘RAI’를 ‘LAI’로 연달아 발음하며 웃었다. 훈지커 또한 눈을 찢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동양인이 알파벳 ‘R’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편견이 담긴 전형적인 비하 행위였다. 이 방송은 약 47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내부를 고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다이어트 프라다’에 이 장면이 등장한 후 둘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이탈리아인으로서 부끄럽다’ ‘방송에서 정식 사과하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소셜미디어에도 ‘#아시아인 혐오를 멈추라(#StopAsianHate)’는 해시태그가 널리 퍼지고 있다. 배우 겸 모델인 훈지커, 과거 하원의원을 지낸 스코티는 모두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적극 옹호해 왔던 터라 둘의 행태에 분노를 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훈지커는 14일 인스타그램에 “고의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에 매우 민감한 시점임을 알고 있다. 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한 출연자가 흑인 아동을 향해 ‘검둥이(N****)’란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외교 관계자 10명을 추방하는 등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15일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32개 러시아 개인 및 단체와 6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에 파견된 러시아 외교 관계자 10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추방된 외교 관계자 중에 러시아 정보 당국 관계자도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 같은 제재 조치의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미국 대선 개입 시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일에는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한 인사 7명과 정부 기관 10여 곳을 제재한 바 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며 “이는 러시아의 악의적인 국외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국립보건원 등 9개 미국 공공기관과 MS, 인텔 등 100여 개 기업을 상대로 한 해킹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AP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당시 바이든 후보에 대한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대규모로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기밀 해제된 미국 국가정보국(DNI) 보고서에는 이러한 작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 제재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외교부는 “이번 미국 제재에 러시아 정부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와 ‘심각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kimmin@donga.com·신아형 기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 30% 넘게 급등하며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하지만 한국, 미국 등 중앙은행 수장들은 가상화폐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가치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14일(현지 시간) 코인베이스는 신주를 발행하는 일반 기업공개(IPO)와 달리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곧바로 상장하는 ‘직상장’으로 나스닥시장에 입성했다.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는 장 초반 429.5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결국 직상장 공모가에 해당하는 준거 가격(250달러)에 비해 31.3% 급등한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857억8000만 달러(약 95조7000억 원)로 불었다. 코인베이스가 2018년 자금을 유치했을 때 기업가치 80억 달러로 평가받은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이상으로 치솟은 셈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증시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돼 100개 이상 국가에 5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두고 있다. 코인베이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재산도 약 19조 원으로 늘었다.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날 코인베이스 주식을 2592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에 동참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코인베이스 주식은 4866만 달러어치이며, 이 중 2274만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하면서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팔, 테슬라, 스타벅스 등 미국 기업이 가상화폐 결제 기능을 탑재하고 제도권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메가 트렌드’의 첫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 외에도 미국 크라켄, 이스라엘 이토로 등 가상화폐 거래소가 상장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반사 효과로 15일 국내 증시에서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 등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상장 첫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워싱턴경제클럽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며 결제 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에도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커 가치저장 수단으로 유용하지 않다. 달러화보다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가상화폐)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고, 또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투자자들에 대한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국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가상화폐 투자설명회를 통한 투자 사기에도 유의하라고 강조했다.박희창 ramblas@donga.com·김민·김자현 기자}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 상장 첫날 30% 넘게 급등하며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하지만 한국, 미국 등 중앙은행 수장들은 가상화폐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가치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14일(현지 시간) 코인베이스는 기업공개(IPO)를 거치지 않고 직접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시장에 직상장했다. 직상장 공모가에 해당하는 준거 가격(250달러)에 비해 31.3% 상승한 32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인베이스는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 429.5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857억8000만 달러(약 95조7000억 원)로 불었다. 코인베이스가 2018년 자금을 유치했을 때 기업가치 80억 달러를 평가받은 것을 고려하면 3년 만에 기업가치는 10배 이상으로 치솟은 셈이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증시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는 2012년 설립돼 전 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 56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두고 있다. 이날 코인베이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재산도 약 19조 원으로 늘어났다.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날 코인베이스 주식을 2592만 달러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에 동참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코인베이스 주식은 4866만 달러어치이며, 이중 2274만 달러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하면서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팔, 테슬라, 스타벅스 등 글로벌 기업이 가상화폐 결제를 기능을 탑재하고 제도권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메가 트렌드’의 첫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 외에도 미국 크라켄, 이스라엘 이토로 등 가상화폐 거래소가 상장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코인베이스 반사 효과로 국내 증시에서는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 한화투자증권 등의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의 상장 첫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워싱턴경제클럽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며 결제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에도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커 가치저장 수단으로 유용하지 않다. 달러화보다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가상화폐)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에는 제약이 아주 많고 또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투자자들에 대한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국내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가상화폐 투자 설명회를 통한 투자 사기에도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김민기자 kimmin@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한국의 부채 부담이 향후 폭발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 시간) 안드레아스 바우에르 IMF 한국 미션단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부양책을 펴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고령화 변수를 고려할 때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향후 재정 정책은 좀 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해 한국인의 사망률이 출산율을 앞지르고 내국인 인구가 자연 감소하기 시작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블룸버그는 2050년 한국 인구의 40%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유엔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바우에르 단장은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과 탄탄한 제조업, 양질의 노동력이 당분간은 부채를 견디게 해주겠지만 향후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IMF가 공개한 재정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53.2%에서 2026년 69.7%로 16.5%포인트 상승한다. 5년간 부채비율 증가 폭은 선진국 35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일본의 부채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이 국가들은 향후 5년간 부채 비율이 감소한다”고 전했다. 바우에르 단장은 고용 안전망과 함께 고용 유연성 강화 등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규제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한국의 부채 부담이 향후 폭발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 시간)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한국 미션 단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부양책을 펴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고령화 변수를 고려할 때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향후 재정 정책은 좀 더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해 한국인의 사망률이 출산율을 앞지르고 내국인 인구가 자연 감소하기 시작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블룸버그는 2050년 한국 인구의 40%가 65세 이상으로 예측되며 이는 유엔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바우어 단장은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과 탄탄한 제조업, 양질의 노동력이 당분간은 부채를 견디게 해주겠지만 향후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이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IMF가 공개한 재정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53.2%에서 2026년 69.7%로 16.5%포인트 상승한다. 5년간 부채비율 증가폭은 선진국 35개국 중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일본의 부채 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이들 국가들은 향후 5년간 부채 비율이 감소한다”고 전했다. 바우어 단장은 고용 안전망과 함께 고용 유연성 강화 등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규제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IMF가 이날 발표한 아시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경제는 7.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앞서 발표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3.6%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즉시 중단을 권고했다. FDA와 CDC는 13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얀센 백신 접종자 중 6명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권고 중단 조치를 내렸다. FDA와 CDC에 따르면 얀센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발생한 6명은 모두 18∼48세 여성으로 접종 후 2주 내에 증상이 발현했다. 이 중 한 명은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위독한 상태다. FDA와 CDC는 얀센 백신 접종 후 나타난 혈전증은 뇌정맥동혈전증(CVST)으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얀센 백신은 2월 27일 FDA의 긴급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FDA와 CDC는 얀센 백신과 혈전증 간 연관성에 대해 합동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존슨앤드존슨은 유럽 내 얀센 백신 배포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얀센 백신 600만 회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도입 일정 및 물량을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얀센 제조사인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내 공급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국내에는 2분기(4∼6월) 중 50만 회분만 공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얀센 백신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얀센의 혈전 부작용 논란이 길어질 경우 국내 백신 도입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정부가 6월까지 도입을 추진 중인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물량은 약 271만 회분이다. 세 가지 백신의 전체 계약물량은 8600만 회로, 계약 당시 정부 발표대로면 모두 2분기 중 도입이 시작된다. 하지만 도입이 이뤄져도 3% 정도만 먼저 들어오게 된다.김민 kimmin@donga.com·김소영 기자}

2017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5000만 달러(약 5062억 원)에 팔린 뒤 행방이 묘연했던 그림 ‘살바토르 문디’(사진)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의 초호화 요트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그림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루브르)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품임을 확인해 전시할 예정이었지만, 루브르와 사우디 측의 갈등으로 공개가 무산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브르는 살바토르 문디를 2019년 말 다빈치 500주기 기념전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정밀 분석 결과 나무 패널이 다빈치의 다른 작품에 쓰인 호두나무와 같고, 물감 속 유리 가루도 일치했다. 문제는 사우디 측이 살바토르 문디를 루브르의 최고 명물 ‘모나리자’ 바로 옆에 전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루브르는 살바토르 문디와 모나리자를 나란히 전시하기 위해 특수유리 보호장치 안에 있는 모나리자를 꺼내서 이동시킨다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사우디 측은 모나리자 옆이 아니면 대여해주지 않겠다고 완강한 태도로 맞섰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살바토르 문디는 다빈치 500주기 특별전에 등장하지 못했다. 이후 그림은 왕세자 소유의 초호화 요트에 계속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그림이 지난해 말까지 홍해 인근 신도시 네옴의 요트 정박지에 있던 왕세자의 요트 안에 걸려 있다가 최근 사우디 내부의 비밀 장소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미술 전문가는 오래된 그림이 습기와 염분이 가득한 바닷가 요트 속에서 상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한국계인 엘리엇 강(한국명 강주순·59·사진)이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및 비확산 담당 차관보에 지명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 대행을 맡고 있는 그를 상원 인준이 필요한 차관보에 공식 지명할 예정이라고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상원 인준을 거치면 한국계로는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제외하고 국무부 내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엘리엇 강은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대와 노던일리노이대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국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핵무기 확산 방지, 군비통제 등 국제 안보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북핵 6자회담 논의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부친은 한국 공군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인 강호륜 공군 준장(1925∼1990)으로 알려져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정부가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가운데 대만의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가 이중 한 기업인 파이티움(Phytium)의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1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해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TSMC가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 발표날인 이달 8일 전까지 받은 주문만 마무리하고 더 이상 파이티움에게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티움은 중국의 컴퓨터 회사로 이 회사가 만든 슈퍼컴퓨터는 중국 남서부 비밀 군사시설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대기권 통과 시 열 측정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앞서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파이티움이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대만을 겨냥할 수도 있는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파이티움이 만든 슈퍼컴퓨터는 미국 회사가 설계하고 TSMC가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WP 보도 다음날인 8일 미국 정부는 중국의 슈퍼컴퓨터 관련 7개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TSMC 측은 SCMP의 보도에 대한 코멘트는 거절했으며 “우리 기업은 항상 법과 규칙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파이티움 또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즉시 중단을 권고했다. FDA와 CDC는 13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얀센 백신 접종자 중 6명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권고 중단 조치를 내렸다. FDA와 CDC에 따르면 얀센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발생한 6명은 모두 18¤48세 여성으로 접종 후 2주 내에 증상이 발현했다. 이 중 한 명은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위독한 상태다. FDA와 CDC는 얀센 백신 접종 후 나타난 혈전증은 뇌정맥동혈전증(CVST)으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얀센 백신은 2월 27일 FDA의 긴급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FDA와 CDC는 얀센 백신과 혈전증 간 연관성에 대해 합동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존슨앤드존슨은 유럽 내 얀센 백신 배포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얀센 백신 600만 회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도입 일정 및 물량을 확정하지 못했다. 다만 얀센 제조사인 미국의 존슨앤드존슨은 미국 내 공급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국내에는 2분기(4¤6월) 중 50만회분만 공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 얀센 백신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얀센의 혈전 부작용 논란이 길어질 경우 국내 백신 도입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정부가 6월까지 도입을 추진 중인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물량은 약 271만 회분이다. 세 가지 백신의 전체 계약물량은 8600만 회로, 계약 당시 정부 발표대로면 모두 2분기 중 도입이 시작된다. 하지만 도입이 이뤄져도 3% 정도만 먼저 들어오게 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17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당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였던 4억5000만 달러(약 5062억 원)에 팔린 뒤 행방이 묘연했던 그림 ‘살바토르 문디’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의 초호화 요트에 걸려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 그림은 지난해 말까지 홍해 인근 신도시 네옴의 요트 정박지에 있던 왕세자의 요트 안에 걸려 있었다. 이 요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해 밖을 벗어나지 못하다 최근 정비를 위해 네덜란드 조선소로 보내졌다. 요트가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 이 그림은 사우디 내부의 비밀 장소로 옮겨졌다. 사우디와 프랑스가 살바토르 문디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 정황도 포착됐다. 사우디 측은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2019년 말 다빈치 사망 5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시회를 열었을 때 이 그림을 대여해주는 조건으로 루브르의 최고 명물 ‘모나리자’ 바로 옆에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루브르박물관은 살바토르 문디와 모나리자를 나란히 전시하기 위해 특수유리 보호장치 안에 있는 모나리자를 꺼내서 이동시킨다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사우디 측 역시 모나리자 옆이 아니면 대여해주지 않겠다고 완강한 태도로 맞섰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살바토르 문디 역시 다빈치 사망 500주년 특별전에 등장하지 못했다. 이후 왕세자 소유의 초호화 요트에 계속 걸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술 전문가는 오래 된 그림이 습기와 염분이 가득한 바닷가 요트 속에서 상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07년부터 14년째 좌파 대통령이 집권 중인 중남미 에콰도르 대선에서 금융인 출신의 우파 기예르모 라소 기회창출당 후보(66·사진)가 중도좌파 경제학자 안드레스 아라우스 희망을위한연합 후보(36)를 꺾었다. 2013년, 201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라소 후보는 3수 끝에 최고권력자가 됐다. 11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라소 후보는 98% 개표 상황에서 52.5%를 얻어 아라우스 후보(47.5%)에게 5%포인트 앞섰다. 엘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은 라소 후보를 ‘당선인’으로 지칭하고 있다. 라소 후보는 5월 24일 레닌 모레노 대통령의 뒤를 이어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2월 1차 투표 때는 아라우스 후보가 32.7%를 얻어 라소 후보(19.7%)를 크게 앞섰지만 경제난과 방역 실패 등으로 민심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구 약 1800만 명의 에콰도르는 11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5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7.8%를 기록했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6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는 등 경제난도 심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 공영방송 BBC가 9일 세상을 떠난 필립 공의 추모 영상을 황금시간대에 틀어 시청자들의 항의가 폭주하고 시청률도 폭락했다. 10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BBC One과 BBC Two 채널은 금요일인 9일 밤 모든 방송 스케쥴을 취소하고 사전 녹화된 필립공 헌정 영상을 24시간 동안 내보냈다. 그런데 황금시간대인 금요일 밤에는 40년 가까이 방영 중인 연속극 ‘이스트엔더스’와 1968년 방송을 시작한 가드닝 정보 프로그램 ‘가드너스 월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터셰프’의 최종회 등이 방송될 예정이었다. 인기 프로그램들의 방영이 취소되고 필립공 헌정 영상이 나오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거나, 텔레비전을 끈 것으로 드러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채널인 BBC One의 시청률은 이날 평소보다 6% 가량 떨어졌다. BBC Two의 성적은 더 참혹했다.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평소 시청자의 3분의 2가 떨어져나가 34만 명만이 이 채널을 봤다. 잉글랜드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프랑스와 친선 경기를 방송하려던 BBC Four도 중계를 취소하고 BBC One을 시청하라는 안내 방송만 띄웠다. BBC 웹사이트에서도 항의가 폭주했다. 이에 BBC는 필립공 추모 영상에 관한 불만을 접수하는 온라인 폼을 별도로 만들었다. 가디언은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의견이 폭주하는 데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접수된 의견을 BBC는 14일 공개할 예정이다. BBC의 전폭적인 추모 방송과 그에 따른 대처는 영국의 좌·우 진영 모두에게 비판을 받았다. 노동당 소속 정치인이자 전 환경부 장관인 크리스 멀린은 트위터에 “BBC가 필립공 추모 영상을 북한의 국영방송처럼 내보낸 것은 큰 실수”라며 “공공의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지금 수신료를 지불한 시청자들을 더 질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보수 진영의 싱크탱크 ‘보우그룹’의 이사장 벤 헤리스 퀴니는 “BBC가 좌파에 관한 불만에 대해서는 별도 창구를 만드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공영방송이 공정하지 못한 것은 분명해보인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의 남편 필립 공(사진)이 9일(현지 시간)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사망했다. 지난달 3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6월 100세 생일을 앞두고 숨졌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해 74년을 해로한 그는 역대 영국 국왕의 배우자로 살았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이다. 왕실은 공식 성명을 통해 “여왕이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깊은 슬픔을 담아 알린다. 그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둘 사이에는 찰스 왕세자(73), 앤 공주(71), 앤드루 왕자(61), 에드워드 왕자(57) 등 3남 1녀가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애도 성명을 낭독했다. 여왕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인 필립 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덴마크 영국 러시아 왕가의 피가 흐르고 있으며 1939년 영국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3세였던 여왕을 만났다. 당시 여왕이 그에게 반했고 적극 구애했다. 필립 공은 여왕을 ‘양배추’란 애칭으로 불렀다. 그는 그리스 정교회 신자였고 누나 넷은 모두 독일 남성과 결혼했다. 매형들이 나치 지지자란 주장까지 제기돼 여왕과의 결혼이 쉽지 않았다. 그는 1947년 초 그리스 왕실 내 직위와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한 후 같은 해 11월 결혼했다. 종교도 성공회로 바꿨고 이름 역시 어머니의 성(姓) 바텐베르크를 영어로 바꾼 ‘마운트배튼’으로 정했다. 그는 종종 ‘나는 헌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 ‘내 역할의 전례가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주인 여왕을 존중하는 의미로 항상 부인의 세 발자국 뒤에서 걸었고 왕위 계승자인 아들 찰스 왕세자보다 수입, 정부 기밀문서 접근권 등이 적었다. 자식들이 자신의 성이 아닌 왕가의 성 ‘윈저’를 쓰는 것도 아쉬워했다. 필립 공은 부인이 여왕에 오른 1952년부터 2017년까지 65년간 왕실 공무를 맡았다. 637차례 해외를 방문했고 5500번의 연설을 했으며 780여 개 단체의 대표 혹은 후원자 역할을 했다.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개막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종종 설화도 일으켰다. 1984년 케냐를 방문했을 때 현지 여성에게 “여자가 맞느냐”고 했고 1986년 중국 방문 때 동양인의 찢어진 눈을 언급했으며 수차례 영국의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도 비하했다. 후손의 삶도 평탄치 않았다. 자식 넷 중 에드워드 왕자를 빼면 모두 이혼 경험이 있다. 1997년 맏며느리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올해 초 해리 왕손(37)과 흑백 혼혈인 메건 마클 왕손빈(40)은 왕실과 결별했고 지난달 왕실의 인종차별을 폭로했다. 왕실은 고령의 필립 공이 충격을 받을까 봐 인터뷰 내용을 그에게 알리지 않으려 애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례 절차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당초 왕실이 런던에서 윈저성까지 수백 명의 군인이 엄호하는 가운데 군중이 지켜보는 성대한 장례식을 계획했으나 방역 문제로 왕실에서도 극소수 인원만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 영국에서는 장례식에 최대 30명만 참석할 수 있고 참석자는 마스크를 쓴 채 2m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를 지닌 주(州)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받을 수 없다.” 미국 수정헌법 2조의 내용이다.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 바로 다음에 총기 보유권을 언급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은 오래전부터 총기 보유의 중요성을 인정해 왔다. 서부 개척을 통해 광대한 국토를 보유하게 된 역사, 각각 개별 국가나 다름없는 50개 주가 모인 연방정부 체계 등도 헌법에 총기 보유권이 등장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대량 살상을 가능하게 하는 초현대식 무기가 속속 등장하고 잇따른 총기 난사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규제를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16일 아시아계 6명 등 총 8명이 숨진 남동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같은 달 22일 10명이 숨진 콜로라도주 볼더 식료품점 사태 후 규제를 촉구하는 의견이 거세다. 문제는 대형 총기 사건이 나거나 선거가 있을 때마다 총기 규제가 단골 의제로 등장하지만 실질적인 해법이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8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소비자가 부품을 사들여 직접 제작하는 소위 ‘유령총(ghost gun)’ 단속, 군사 무기와 대형 탄약클립의 사적 소지 금지, 총기 제조사 면책 폐지, 위험인물의 총기 소지 금지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행정명령 발표 불과 몇 시간 후에 남부 텍사스주에서 또 총격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번 행정명령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주장했던 온라인 총기 판매 금지, 고성능 총기 판매 금지 등에 비해 규제 강도가 낮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은 왜 고질적인 총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전 세계 총기의 40%가 미국서 유통 미국에는 전 세계 총기의 40%인 4억 정이 있다. 미 인구(3억3000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총기까지 합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이 21세 미만의 음주를 금하면서도 18세 이상의 총기 구매를 허용하는 것 또한 총기에 대한 쉬운 접근을 가능케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미국인들이 신변 안전을 위해 총기를 대거 구매한 것도 총기 범람에 영향을 미쳤다. 독립 연구기관 스몰암스애널리틱스&포어캐스팅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총기 판매량은 2280만 정으로 2019년(1390만 정)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생애 최초로 총기를 소지한 사람도 840만 명에 달했다. 총기 판매 급증으로 미 전역에서 탄약 부족이 두드러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총이 넘쳐나니 총기 범죄 사망자 또한 당연히 많다. 미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세계 각국의 10만 명당 총기 범죄 사망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미국은 4.12명으로 한국 일본(이상 0.02명), 캐나다(0.50명), 러시아(0.72명)보다 훨씬 높았다. 치안이 불안하고 양극화가 심한 중남미 엘살바도르(35.50명), 베네수엘라(32.75명), 온두라스(21.22명) 등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75년 이후 현재까지 총격으로 숨진 미국인은 150만 명 이상이다. 1776년 건국 후 미국이 벌인 모든 전쟁에서 숨진 사망자(140만 명)를 뛰어넘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총기 사망자는 3만8390명이다. 매일 105명이 총격으로 숨진 셈이다. 총기 관련 사건 사고 중 자살, 우발적 사고 등과 달리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단연 ‘총기 난사(mass shooting)’다. 대표적인 예가 1999년 4월 콜로라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10대 백인 남학생 두 명이 이유 없이 900여 발을 난사해 동료 학생 12명, 교사 1명이 숨졌고 이들 스스로도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미 전체에 엄청난 상흔을 남겼고 아직도 학내 총기 사건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07년 한국계 학생 조승희가 버지니아공대에서 32명을 죽인 사건,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젊은 남성이 학생과 교사 26명을 사살한 사건 등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총기 소지=자유’ 인식 강해 미국에서는 총을 자기방어의 수단 겸 자유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 2017년 여론조사 회사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 총기 소유자의 3분의 2가 “자기방어를 위해 총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무기가 없는 무방비 상태가 본인과 가족들에게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총기 난사로 인한 희생자가 많아질수록 자위권 행사를 위해 총기를 보유하려는 사람 또한 많아진다는 의미다. 정부 권력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강한 점도 자위권 주장에 영향을 미쳤다. 외교안보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4일 “지난 수십 년 동안 정부와 자국민 사이의 상호 신뢰가 감소할수록 무기 소유 비율은 높아졌다. 시민들은 총기 소유 권리를 보장받음으로써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자유주의가 지배 이념으로 자리 잡은 미국에서 헌법이 명시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개인 자유 침해, 헌법 훼손으로 여겨진다는 의미다. 사냥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조사 회사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사냥 인구는 1500만 명이 넘는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총기 소지자 중 63%가 ‘자기 보호’를, 40%가 ‘사냥’을 그 이유로 꼽았다(복수 응답). 총기를 소유한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총에 노출된다. 특히 최근에는 사냥에도 군사용 살상 무기인 AR-15, AK-47 등 반자동 소총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 우려를 낳고 있다.○ 전미총기협회(NRA)의 막강한 영향력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세력의 중심에 이익단체 전미총기협회(NRA)가 있다. 남북전쟁 당시 활약했던 북군 장교들이 1871년 설립했고 현재 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막강한 이익단체로 군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로널드 레이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등 공화당 출신 대통령은 물론이고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조차 회원이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본사를 둔 NRA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이 단체는 선거철이 되면 주요 후보자를 총기 소지권 옹호 정도에 따라 ‘A’부터 ‘F’까지 6단계로 등급을 매긴다. 총기 보유를 강하게 반대하는 F등급 후보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낙선운동을 벌인다. 각종 총기 규제 법안이 번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 또한 많은 정치인이 NRA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공화당 내에서도 NRA 지지를 얻으려는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다. 2014년 중간선거 당시 7선 하원의원으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였던 워싱턴 정계의 실력자 에릭 캔터 의원은 버지니아주 당내 경선에서 NRA, 티파티 등 보수 단체가 지원하는 무명의 데이비드 브랫 후보에게 패했다. 지난해 6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뉴욕주 검찰은 전·현직 NRA 지도부가 거액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NRA 해체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NRA는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텍사스에서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파산보호를 신청한 후 비영리단체로 거듭날 뜻을 밝혔다. 텍사스에는 40만 명이 넘는 NRA 회원이 있다.○ “규제하면 총기 범죄 더 늘어”vs“방치하면 공멸” 공화당과 민주당은 총기 규제를 둘러싸고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규제를 강화하면 일반인의 총기 접근권이 약화돼 잠재적 범죄자들이 공격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주장한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지난달 콜로라도 총격 사건 직후 열린 법사위 청문회에서 “총격이 벌어질 때마다 이 멍청한 위원회를 열어서 무더기 법안을 제안하지만 그중 살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없다. 민주당의 목적은 살인을 멈추는 게 아니라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한 시민에게서 총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틀랜타 연쇄 총격 참사 13일이 흐른 지난달 29일 공화당이 다수당인 조지아주 상원 또한 온라인으로 총기면허를 간편하게 갱신하고, 여행자의 총기 휴대를 허용하는 내용의 총기 규제 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총기 제조업체나 사격연습장을 폐쇄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항도 담겼다. 반면 민주당은 서부 개척시대 때 만들어진 수정헌법 2조를 21세기에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총기 구매자의 신원, 정신병력 등을 철저히 점검함으로써 사전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람이 총기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맞선다. 현 상황을 방치하면 모두가 피해를 본다며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할 뜻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연이은 총격 사건을 개탄하며 “이것은 공중보건 위기이자 유행병(epidemic)이다.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며 “어느 누구도 100발 총이 필요하지 않다”고 질타했다. 그는 콜로라도 식료품 총격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에도 “1시간은커녕 1분도 더 기다릴 수 없다. 생명이 달린 문제”라며 의회에 총기 규제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공화당이 총기 보유가 헌법상 권리라며 규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상원 100석 중 50석을 양분하고 있다. 2018년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2019년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총기 규제 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당시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무조건 규제를 강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정부가 나를 지켜주는 게 아니라 총이 나를 지켜준다고 여기는 미국인이 적지 않다. 한국에서는 정부 정책에 순응하거나 이해하려는 정서가 있지만 미국인은 이를 간섭과 통제로 여길 때가 많다”고 진단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또한 “미국의 한 도시에서 집에 있는 총기를 가져오면 50달러를 주겠다며 총기 회수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사람들이 낡은 총을 가져와서 이 돈을 받은 후 그걸로 새 총을 사는 바람에 유명무실해졌다”며 이런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탁상공론식 규제를 하면 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민 kimmin@donga.com·김예윤·신아형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의 남편인 필립 공이 9일(현지 시간)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사망했다. 향년 100세. 지난달 3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끝내 숨졌다. 1947년 여왕과 결혼해 74년을 해로한 그는 역대 영국 국왕의 배우자로 살았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인물이다. 왕실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여왕은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을 깊은 슬픔을 담아 알린다. 필립 공이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제1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 등 정계 인사도 애도를 표했다. 둘 사이에는 찰스 왕세자(73), 앤 공주(71), 앤드루 왕자(61), 에드워드 왕자(57) 등 3남 1녀가 있다. 여왕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인 필립 공은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덴마크, 영국, 러시아 왕가의 피가 흐르고 있으며 1939년 영국 다트머스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당시 13세였던 여왕을 처음 만났다. 당시 여왕이 한눈에 그에게 반했고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필립 공은 여왕을 ‘양배추(cabbage)’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1940년 영국 해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둘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 당시 필립 공은 그리스 정교회 신자였다. 또 그의 누나 넷은 모두 독일 남성과 결혼했는데 매형들이 나치 지지자란 주장이 제기돼 둘의 결혼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셌다. 이에 필립 공은 1947년 초 그리스 왕실 내 직위와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했으며 같은 해 11월 결혼했다. 종교도 성공회로 바꿨고 이름 역시 어머니의 성(姓) 바텐베르크를 영어로 바꾼 ‘마운트배튼’으로 정했다. 자식들이 자신의 성이 아닌 왕가의 성 ‘윈저’를 쓰는 것에 내내 아쉬움을 표했다. 필립공의 왕실 내 위치도 애매했다. 생전 그가 “나는 헌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거나 “내 역할의 전례가 없었다”고 표현한 것처럼, 영국에서는 군주인 여왕의 배우자가 갖는 공식적인 직위가 없다. 그는 군주를 존중하는 의미로 항상 여왕의 세 발자국 뒤에서 걸었고, 왕위 계승자인 아들 찰스 왕자보다 수입도 적었으며 정부 기밀문서 접근도 아들이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가정에서는 가장이었던 그는, 자녀들을 가정교사에게 맡겼던 왕실의 관례를 깨고 학교에 입학시켰다. 아침이면 자신이 직접 계란을 굽고 여왕은 차를 끓이도록 했다. 이는 “아이들에게 평범한 가정 생활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필립 공은 부인이 여왕에 오른 1952년부터 2017년까지 65년간 왕실 공무를 맡았다. 637차례 해외를 방문했고 5500번의 연설을 했으며, 780여 개 단체의 대표 혹은 후원자 역할을 했다.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개막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직설적이고 즉흥적인 성격, 잦은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1984년 케냐를 방문했을 때 현지 여성에게 “여자가 맞느냐”고 했고, 1986년 중국 방문 때 영국인 유학생에게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실눈이 될 수 있다”며 동양인을 비하했다. 수차례 영국의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도 비하했다. 2001년 유명 가수 엘턴 존의 왕실 공연 뒤 감상을 묻자 “마이크를 껐으면 좋겠다”고 혹평했다. 98세였던 2019년 안전벨트도 매지 않은 채 자동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고령자의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운전면허를 포기했다. 필립 공은 여왕보다 앞설 수도 없고 아내 뒤에서 마냥 숨죽여 살 수도 없는 자신의 고충이 크다고 내내 토로했다. 후손도 속을 썩였다. 자식 넷 중 에드워드 왕자를 빼면 모두 이혼 경험이 있다. 1997년 맏며느리 다이애나 왕세자빈(1961~1997)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올해 초 해리 왕손(37)과 흑백 혼혈인 메건 마클 왕손빈(40)은 왕실과 결별했다. 지난달 왕손 부부가 왕실의 인종차별을 폭로했을 때 그는 입원 중이었다. 당시 왕실은 고령의 그가 충격을 받을까 우려해 인터뷰 내용을 그에게 알리지 않으려 애썼다고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국 전역이 록다운 중인 상황에서 장례식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포스 브리지’(Forth Bridge)라는 코드네임으로 계획된 필립공의 장례식은 당초 수천 명이 참석하고, 런던부터 윈저성까지 수백 명의 군인이 엄호하는 가운데 행진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잉글랜드 장례식에는 최대 30명이 참석할 수 있고,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서로 2m 이상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이는 여왕이 로열 패밀리 중 극히 일부만 초청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익명의 관계자는 “왕실이 장례식 과정에 절대 군중이 모여들지 않도록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 원인은 과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보안관실은 기자 브리핑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LA카운티 보안관 알렉스 빌라누에바는 “사고 당시 우즈가 약 시속 140km로 달리고 있었으며, 곡선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안관실은 2월 23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6주간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우즈의 차량은 사고 내내 가속 페달을 밟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관실은 가속 페달의 압력이 99%에 달했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우즈가 페달을 헷갈려 사고가 난 것으로 봤다. 사고 당시 우즈의 SUV는 곡선 구간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의 도로 경계석과 충돌했다. 이 때 속력은 시속 135~140km였다. 그 다음 도로 밖 나무를 시속 120km로 들이받은 SUV는 공중으로 떠오른 뒤 풀숲에 전복했다. 우즈는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현장에서 약물이나 음주 흔적이 없었고 안전띠를 매고 있었다. 보안관실은 우즈를 소환하거나 과속에 대한 기소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른 것으로, 과속 혐의를 적용하려면 목격자나 경찰관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목격자가 없는 단독 운전자가 과속을 할 경우 처벌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우즈 또한 동승자 없이 혼자 운전했기 때문에 이에 해당된다. 우즈는 이날 트위터에 “나를 도우러 와주고 911에 전화해준 선량한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보안관실과 소방관·구급요원에게는 “현장에서 나를 돕고, 안전하게 병원에 가도록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계속해서 회복과 가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보내주신 격려와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