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이정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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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책의 흐름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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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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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 넘어선 美 코로나 사망… 백악관 “최대 20만명 숨질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철저히 시행해도 사망자가 최대 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16만4359명, 3173명이다. 사망자는 곧 3위 중국(3305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코로나19로 인한 미 사망자가 2001년 9·11테러(2977명) 때보다 많아졌다고 전했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지난달 30일 NBC방송에서 “모든 미국인이 현재 필요한 조치를 완벽하게 따른다고 해도 10만∼20만 명이 숨질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60만∼22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에 영향을 준 워싱턴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4월 15일 정점을 찍어 일일 사망자가 2271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환자 증가세가 둔화돼도 8월 4일경 누적 사망자가 최소 8만2141명, 최대 16만2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가을에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여름에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50개 주 중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나온 주만 24개다.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해군병원선 ‘컴포트’호의 예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전역의 의료진은 지금 뉴욕으로 와서 도와 달라. 100만 명의 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약 8만 명인 주 의료 인력으로는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옮겨갈 수 있다며 “(지금 도와주면) 은혜를 갚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N95’ 마스크 소독 장비의 긴급 사용, 15분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검사 기술 등을 승인했다. 포드와 GE헬스케어는 “향후 100일 안에 인공호흡기 5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추가 규제도 속속 발표됐다. 수도 워싱턴과 인근 메릴랜드, 버지니아주는 이날 주민의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위반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 90일간의 구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택대피령을 내린 주는 28개로 늘어났고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약 4분의 3이 집에 갇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카고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사회적 거리 두기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약 8조 달러(약 9752조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중단하면 심각한 보건 및 경제적 비용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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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코로나 조정관 “美, 완벽 대응해도 10~20만 명 사망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철저히 시행해도 사망자가 최대 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 현재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16만4253명, 3167명이다. 사망자는 조만간 3위 중국(3305명)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30일 NBC방송에 “모든 미국인이 현재 필요한 조치를 완벽하게 따른다고 해도 10¤20만 명이 숨질 수 있다. 또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160만~22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벅스 조정관의 발언에 영향을 준 워싱턴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다음달 15일 정점을 찍어 일일 사망자만 2271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환자 증가세가 둔화돼도 8월 4일경 누적 사망자가 최소 8만2141명, 최대 16만2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가을에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여름에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 다시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체 50개주 중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나온 주만 24개다. 특히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3개주 환자만 8만5000명을 넘어 미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대 피해지역 뉴욕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해군병원선 ‘컴포트’호의 예인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 전역의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엄청난 눈물, 비탄이 있다. 지금 뉴욕으로 와서 도와달라. 100만 명의 힘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약 8만 명인 주 의료인력으로는 폭증하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N95’ 마스크 소독장비의 긴급 사용, 15분 만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검사 기술 등을 승인했다. 포드와 GE헬스케어는 “향후 100일 안에 인공호흡기 5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규제도 속속 발표됐다. 수도 워싱턴 인근의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는 이날 주민의 자택대피령을 내렸다. 위반 시 최대 5000달러의 벌금, 90일 간의 구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택대피령을 내린 주는 28개로 늘어났고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약 4분의 3이 집에 갇혔다. 아직 대피령을 내리지 않은 22개 주지사 또한 동참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카고대 연구 결과를 인용, ‘사회적 거리두기’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가 약 8조 달러(약 9752조 원)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단하면 심각한 보건 및 경제적 비용이 뒤따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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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 20만명 사망’ 경고에… 트럼프 “사회적 거리두기 한달 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련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의 시한을 4월 30일까지로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를 위해 당초 가이드라인 시한이었던 3월 30일이 지나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의 거센 확산 속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은 앞으로 2주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할 경우 최대 220만 명의 미국인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연구진의 전망을 언급하면서 “사망자 수를 10만 명 밑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잘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미국 경제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던 기존 발언에 대해서는 “상황이 좋아지면 그렇게 될 수 있고, 그러기를 바란다는 희망적(aspirational) 생각을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6월 1일까지는 미국이 정상화의 길에 들어서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직접 발표했던 가이드라인은 10명 이상 모임 금지, 불필요한 여행 자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백악관은 15일간의 가이드라인 적용 기간이 끝난 뒤 코로나19 위험도를 지역별로 상중하로 나눠 순차적으로 통제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모두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섣부른 조치 완화를 우려하는 여론의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29일 14만2793명으로 전날보다 2만 명 가까이 늘어났고, 사망자 수는 2500명에 근접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서 CNN방송 인터뷰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지속하지 않을 경우 미국인의 10만∼2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 시한 연장을 발표한 뒤 “현명하고 신중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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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흔드는 ‘팬데믹 위기’…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광화문에서/이정은]

    벌써 3주째다.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처럼 갇혀버린 답답한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워싱턴의 세미나와 콘퍼런스, 업무 오·만찬과 미팅은 전부 취소됐다. 식당과 바, 커피숍이 모두 문을 닫아버려 사람을 만날 장소조차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별로 자택대피령과 통금 같은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면서 수도인 워싱턴도 이미 유령도시가 됐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초등학생 두 아들과 삼시 세 끼를 챙겨 먹는 것도 일이다. 두 아이는 여름방학을 포함한 8월 말까지 5개월간 학교에 못 간다. 학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초중고교가 문을 닫는다는 주 정부의 발표에 학부모들은 이른바 ‘멘붕’이 됐다. 사재기 행렬에 동참하지 못해 평소 3배 값을 주고 간신히 주문한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아직도 감감무소식. “그래도 의료대란 아우성 속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지역보다는 낫다”며 서로를 위로한다.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유럽의 다른 선진국들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상황이 악화되는 속도는 미국이 더 빠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뒤늦게 취한 대응 조치는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드러나고 있고, 그 경제적 사회적 파장도 확산일로다. 우왕좌왕 허둥지둥 대처 속에 미국 사회의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다. 망가진 의료체계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을 부풀리는 최악의 요인으로 꼽힌다. 검사를 받으려면 복잡한 절차와 길고 긴 대기 라인이 기다리는 현실, 의료진과 의료장비의 부족으로 제때 치료를 못 받고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 수천∼수만 달러의 치료비를 각오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감염 자체만큼 공포스럽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이웃은 “지금은 병원에 가도 치료를 못 받으니 다른 병으로 아프면 절대 안 된다”며 건강을 신신당부했다. 경제가 받는 충격파의 강도도 상상 이상이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사상 최대인 328만 건으로 치솟으며 말 그대로 그래프를 뚫어버리다시피 했다. 실업자 수가 곧 14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암울한 추산치가 나온다. 아시아나 유럽에 비해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의 경우 회사에서 잘리면 순식간에 금융채무 불이행자에 홈리스가 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허약한 사회안전망의 구멍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 곳곳의 뇌관들은 또 어떤가. 경제 불황이 심화되면서 도시 곳곳에 폭동이 벌어지고, 인종차별주의와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 고립과 단절 속에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섣부른 통제 완화 조치에 나설 경우 되레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앞에서는 한숨만 나올 뿐. 전대미문의 ‘팬데믹 위기’ 앞에서 미국은 이처럼 속수무책이다. 전쟁을 겪으며 쌓아온 전시 전략이 무용지물이다. 미국학을 연구해온 학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예상보다 너무 참담하다”는 반응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쇠퇴가 본격화할 수도 있겠다”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온다. 감염병이 21세기 글로벌 체제의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는 결정적인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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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확진자 8만5000명… 中 넘어 세계 최다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만5000명을 돌파해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됐다. 1월 21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65일 만이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확진자 수는 전일 대비 1만7168명 증가한 8만5749명으로 중국(8만1340명)을 앞질렀다. 사망자는 268명 증가한 1304명이다. 이달 19일 1만 명을 돌파한 지 1주일 만에 8만 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최대 도시 뉴욕이 속한 뉴욕주 환자가 3만9140명에 달한다.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책임자는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의 환자 급증세도 예사롭지 않다”고 밝혔다. 의료진 및 의료용품 부족도 심각해 이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산소호흡기 1개를 환자 2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 허술한 초동대처가 현 상황을 야기했다며 “코로나19는 트럼프의 베트남전”이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다음 달 12일 부활절 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풀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전 세계 감염자는 54만9381명으로 50만 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는 2만4000명을 넘어섰다. 환자 수 급증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에 27일 뉴욕증시도 하락 출발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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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DC “뉴욕 확산세, 美 전역서 벌어질수도”

    26일(현지 시간) 미국이 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국이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현실 인식 △보건당국의 초동대처 실패와 취약한 의료체계 △최대 도시 뉴욕 중심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 “미국 내 독감 사망자만 수만 명”이라며 코로나19의 위험을 얕잡아보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따뜻한 4월에 바이러스가 죽을 것’ ‘미 제약사가 곧 백신을 개발할 것’ 등 성급한 낙관론도 제기했다. 초동대처도 허술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달 초까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하루 검사 능력이 400건에 불과해 하루 1만 건을 검사하는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강국에 걸맞지 않은 의료체계도 문제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독일(4.3명), 프랑스(3.2명), OECD 평균(3.4명)보다 적다. 간호사 역시 7.86명으로 독일(12.9명), 영국(9.91명), OECD 평균(9.0명)을 밑돈다. 의료용품 부족도 심각하다. 뉴욕에서만 최소 3만 대의 산소호흡기가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 대수는 약 8000대에 불과하다.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뉴욕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된 것도 화를 키웠다. 뉴욕주에서는 이달 1일 첫 환자가 발생했지만 25일 만에 약 4만 명에 육박한다. 주 전체 인구(1950만 명)가 많고 인구밀집도가 높아 급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시민의 절반인 약 420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는 영안실이 부족해 냉동트럭을 임시 영안실로 쓰는 일까지 벌어졌다. 간호사 카이어스 켈리 씨가 발병 열흘 만인 24일 숨진 사실도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뉴욕에서 환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뉴욕포스트는 그의 동료 3명이 쓰레기봉투로 만든 방역복을 입은 사진을 1면에 게재하며 의료진의 열악한 처우를 비판했다. 켈리 씨의 다른 동료도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의료진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 등으로 잘못 진단된 환자, 검사를 받지 않은 사망자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실제 감염자가 훨씬 많고 환자 급증세 역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하루에만 약 10만 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NYT는 CDC 비공개 자료를 인용해 최악의 경우 1억6000만∼2억1400만 명의 미국인이 감염되고, 20만∼170만 명이 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앤 슈캣 CDC 수석 부국장은 더힐에 뉴욕의 확산 사례가 향후 몇 주간 미 전역의 다른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뉴욕에서 보고 있는 것은 다른 지역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알려주는 경고”라고 밝혔다. 최근 환자가 급증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등이 거론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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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첫 발병지 ‘中’ 제치고 최대 감염국 됐다…확진 8만5000명 넘어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6일(현지 시간) 8만5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이 폭발적인 증가세 속에 첫 발병지인 중국을 초월해 확진자 수 1위 국가로 기록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존스홉킨스대와 USA투데이 집계(자정 기준)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5840명으로 2위인 중국(8만1782명)을 넘어섰다. 이달 19일 1만 명을 돌파한 이후 일주일 만에 8만 명 이상으로 치솟았다. 사망자 수는 1296명으로 전날보다 250명 이상 늘어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여러 차례 방역을 비롯한 대응에 실패한 결과 이제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고 전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재 미국 확진자 급증은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전 세계에서 인구가 들어와 밀집하는 메트로폴리탄 도시들이 견인하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하루동안 6400명 이상 증가하며 확진자가 3만7258명에 달했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100명 증가한 385명으로 집계됐다. 자택대피령과 야간 통금령 등의 통제 조치를 공격적으로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있는 것. LA도 465명의 환자가 새로 나오며 캘리포니아주 전체 감염자가 3006명으로 올라갔고,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도 673명이 늘며 총 환자 수가 2538명이 됐다. 코로나19 환자가 없었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지난달 말 150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대형 야외축제 ‘마디그라’ 이후 한 달 사이에 2305명까지 늘어났다. 미국 내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그래프가 급속히 가팔라지면서 감염자 수가 기존의 예상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0명 미만이었으나 19일 1만 명→21일 2만 명→22일 3만 명 등 하루에 1만 명 이상씩 증가하는 무서운 확산세로 26일(현지 시간) 8만5000명을 돌파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주말까지 1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마무리될 때쯤 뉴욕 시민의 절반(420만 명)이 감염돼있을 것”이라는 추산까지 내놨다. 오하이오주에서도 에이미 액턴 보건부 국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한 오하이오주 인구의 1%(10만 명)는 걸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미 전역으로 진단키트를 대거 배포하며 공격적인 검사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초반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인구 밀집지역인 대도시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번진 탓도 있다. 뉴욕은 전 시민에게 가택대피령과 야간 통금령이 내렸고, 이용자가 없다시피 한 지하철을 하루 2차례씩 소독하며 뒤늦게 방역에 나섰지만 확산 차단에는 역부족이다. 현지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위험 축소에 급급하며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뉴욕 등 주요 도시들은 병상과 물자, 인력 부족 상황에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2000만 개의 마스크와 6000개의 인공호흡기, 260만 개의 가운, 1460만 개의 의료용 장갑을 병원들에 배포했다”고 밝혔지만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하루 동안 13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퀸스 지역의 엘름허스트 병원에는 시신을 안치해놓을 영안실이 부족해지면서 임시 영안실로 쓰기 위한 냉동트럭이 동원됐다.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911(응급전화) 신고는 24일과 25일 뉴욕에서 연속 6400건을 넘어서며 2001년 9.11테러 때보다 많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치료에 매달리던 의료진 가운데 잇따라 확진자가 나타나는데다 최근 36세 간호사가 발병 열흘 만에 사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의료진 사이에서도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4월 중에는 비즈니스 재개를 비롯해 일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그는 이날 50개주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주 정부에 배포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제한 조치를 강화, 유지, 경감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국의 카운티를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이 자료와 수치에 따라 다음 단계 대응을 결정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15일 간의 가이드라인은 30일 만료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코로나19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전”이라며 “부적절한 대통령 개인적인 고집과 욕심에 의해 악화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생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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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호흡기 90만개 필요한데… 美 병원 보유량은 16만개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한국에 마스크, 인공호흡기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의료물품 부족 실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미병원협회(AHA)에 따르면 현재 주요 병원은 집중치료를 위한 고성능 인공호흡기 6만2000개, 일반 인공호흡기 10만 개 등 총 16만2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전체의 연간 생산량도 5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가 현 속도로 퍼지면 최소 9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므로 호흡기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위상, 3억3000만 인구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적은 숫자라는 지적을 받는다. 미국 내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에서만 최소 3만 개의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낸시 포스터 AHA 부회장은 “어느 지역에서 얼마의 용품이 부족한지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일단 환자가 많은 곳에 인공호흡기를 집중 배치하고 구형 호흡기도 다시 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은 개당 2만5000∼5만 달러에 이르는 인공호흡기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 쩔쩔매고 있다. 신형 호흡기를 구입한다고 해도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시키는 데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태 초기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면서 연방정부가 50개 주의 의료용품 수요 및 공급을 조사하고 배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연방정부는 전략국가비축 물자용으로 1만3000개의 구형 인공호흡기를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주 정부에서 구체적인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까지도 이 물량을 거의 배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부 워싱턴과 오리건주가 일부 물량을 공급받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 산업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포드자동차는 이날 3M, GE헬스케어 등과 손잡고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협력해 플라스틱 안면 보호경을 주당 10만 개씩 생산하기로 했다. 또 자사 3차원(3D) 프린터 시설을 이용해 일회성 인공호흡기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 역시 경찰, 응급 구조대원, 소방관, 의료시설 종사자 등을 위해 매달 100만 개 이상의 보호용 안면 마스크를 제조해 기부하기로 했다. GE헬스케어, 필립스, 벡턴 딕킨슨, 메드토닉 등 의료용 중장비를 만드는 회사들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은 채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행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함에 따라 생산량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 역시 최근 2000개의 인공호흡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뉴욕주는 건설현장의 먼지 방지 용도로 만든 N95 마스크를 의료진에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인터뷰에서 지난 8일간 미국이 진행한 코로나19 확진 검사 건수가 한국보다 많았다는 점을 자랑하며 “미국 검사가 더 좋고 정교하다”면서 행정부의 대응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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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만 명 인공호흡기 필요할 수도”…美 의료용품 얼마나 모자라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시장은 미쳤다”며 불만을 토로한 데 이어 24일(현지 시간) 한국에 진단키트를 비롯한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미국 내 부족 현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의료기술 선진국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의료비 부담과 열악한 대중의료 서비스 등으로 갑자기 폭발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하는 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뉴욕 등지에서는 병원마다 의료진이 마스크 등 최소한의 보호장비조차 구할 수 없다며 아우성을 치는 상황. 대응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증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인공호흡기 등 장비도 태부족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3일 CNN방송에서 “우리는 3만 개의 인공호흡기가 필요한데 연방정부는 500개 수준의 지원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공호흡기나 마스크 등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더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병원 관계자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요와 공급의 차이는 수만 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낸시 포스터 미국병원협회 부회장은 “어느 정도의 물량 공급이 충분한 수준인지는 지금 알기 어렵다”며 “인공호흡기를 확진가가 급증하는 지역 내 종합병원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옮기고 구형 모델도 다시 쓰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병원협회(AHA)에 따르면 미국의 병원들은 집중치료를 위한 인공호흡기 6만2000개, 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인공호흡기는 10만 개 가량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확산 속도에 따라 9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E헬스케어와 필립스, 벡턴 딕킨슨, 메드토닉 등 의료용 중장비를 만드는 회사들은 구체적인 수량은 국가보안 사항이라는 이유로 언급하지 않은 채 “생산량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공호흡기 생산 물량은 연간 총 5만 개 수준. 국방물자생산법(DPA)이 발동되면서 생산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공급 숨통이 트일 때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장비 생산에 필요한 부품들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 부품 공급망이 과부하가 걸린 상태여서 원활한 생산이 쉽지 않다. 일부 병원들은 2만5000달러~5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의 새 장비를 사들일 여력이 없거나 새 장비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요구되는 교육 등에 대한 투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폭발적 증가 시점에 수요가 한시적이라는 점도 이들을 망설이게 하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반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면서 연방정부가 주별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때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국가비축물자(Strategic National StocKpile)용으로 1만3000개의 구형 인공호흡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 정부에서 구체적인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최근까지도 거의 풀지 않았다. 뒤늦게 오레온주와 워싱턴주가 여기서 일부 공급받았으나 두 주의 의료진은 모두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에 진단 키트를 요청한 것도 의료 물품과 장비 부족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소식통은 “글로벌 차원의 협조 차원이지 한국만 특정해서 요청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한국의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검사와 방역 시스템 등 코로나19 대응이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가 함께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폭스뉴스와 진행한 화상 타운홀 형식의 인터뷰에서는 지난 8일간 미국이 진행한 코로나19 검사가 한국보다 많았다는 점을 자랑하며 “우리 검사가 더 좋고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정례브리핑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꺼내며 “우리가 8일 동안 한국의 8주간 검사보다 더 많이 진행한 것은 엄청난 전환”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미국의 검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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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염자 무서운 확산세에도…‘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시사한 트럼프, 왜?

    “미국은 멈춰서는 나라가 아니다. 조만간 경제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매우 빨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들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 방향과 강도, 시기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섣부른 통제 완화는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과 치명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경제활동 정상화 시도를 강행할 태세다. ●트럼프 “미국 경제 멈추게 할 수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르면 이달 말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의 제한 조치들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문제 자체보다 치료법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감염 자체에 따른 피해보다 감염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는 취지다. 그는 “세계 1위인 미국 경제가 멈추게 놔둘 수는 없다”, “미국 내 1억6000만 개의 일자리 중 상당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이 경기 불황으로 고통받게 된다”는 등 발언을 쏟아냈다. 언제 제한 조치를 해제할 지에 대해선 “3, 4개월보다 훨씬 더 빨리”라고만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된 생활수칙을 학습해왔다”며 “통제를 완화하더라도 이제는 다들 잘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지역과 도시를 나열하며 “경제활동을 중단하지 않고도 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각 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통제 조치들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과는 거꾸로 가는 정책 방향이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이날 4만3734명으로 전날보다 8664명이나 늘어났다. 버지니아주는 여름방학을 포함한 8월 말까지 모든 학교의 휴교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모든 식당과 바, 체육관 같은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지시켰다. 미시간, 인디애나, 오레곤주 등이 필수 업무가 아니면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자택 대피령’ 발령에 속속 동참했고, 사우스캐롤라니아주는 3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시켰다. 세계적으로는 15억 명 이상이 격리 상태라고 AFP는 추산했다. ● 거센 찬반 논쟁 불붙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해온 의료 전문가들은 통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정상화시키는 데 안달이 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감염병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반대한다는 간접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파우치 소장이 (내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했다”고 답했다. 그는 “의사들은 몇 년 간 전 세계를 다 멈추게 하자고 주장하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통제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한 것은 경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실업률이 2분기에 30%로 치솟고 GDP가 50%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도 22일 미국 경제가 연율 기준으로 2분기에 3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망 걱정하다가 굶어죽을 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는 이런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지난주 후반부터 통제 완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에 대한 논쟁도 시작됐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이날 기명 칼럼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반대하는 주장들을 소개하며 “논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이 주장들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존 이오아니디스 스탠퍼드대 메타연구혁신센터 박사는 “코로나19 사망률이 1% 또는 그 미만이라면 엄청난 사회적·금융적 결과를 초래할 세계 폐쇄는 완전히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재무부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경제학)는 “혼란의 대부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래한 것으로, 정책 대응에 의한 게 아니다”라며 “현 단계에서 이것을 달러 대 생명의 문제로 가져가야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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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확진자 하루새 8170명 급증… 중대 재난지역 3개주로 확대

    미국에서 하루에 80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확산 속도에 미국 정부는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군까지 투입했지만 확산세를 꺾지 못하는 상황이다. 23일 오후 10시(한국 시간) 기준 미국의 확진자는 3만5070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8170명 늘었다. 중국 본토,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458명이다. 감염병 전문가인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공중보건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사태 초기 미국의 진단 검사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 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숨겨져 있던 환자들이 많이 발견됐다”고 이유를 풀이했다. 그는 “진짜 환자 수는 3만5000명보다 많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비교적 적은 지역에서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NBC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라는 지시를 지키지 않는다. 이번 주에 상황이 더 나빠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22일 확진자가 많은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또 캘리포니아에 2000개, 뉴욕과 워싱턴에 각각 1000개 등 총 4000개의 병상을 갖춘 응급 진료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미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일리노이, 코네티컷 등 주요 주가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이날 루이지애나와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테네시 주도(州都) 내슈빌까지 자택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집에 갇힌 미국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1000만 명이라고 NPR방송이 전했다. 의료용품 부족도 심각하다. 환자가 많은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는 상당수 의료진이 마스크와 장비를 재사용하고 있다. 일부 의료진은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 ‘현장은 전시 상황’이라며 절박함을 표출했다. 소셜미디어에도 ‘#GetMePPE(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주세요)’란 해시태그가 넘쳐난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열흘 안에 의료장비가 부족해진다. 더 많은 인공호흡기를 구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죽는다”고 호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도 인공호흡기 등 의료물자 생산에 돌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법안에 대한 상원의 절차투표는 이날 부결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 △중소기업 지원 및 실업보험 강화 △병원 재정 지원 등에 약 2조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민주당은 노동자 보호가 미흡하고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해야 한다며 자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4∼6월) 급격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어떤 부양책이든 속히 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이 30%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2분기 GDP가 50% 감소하고 실업률이 30%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3일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규모에 제한 없이 매입하고 회사채 등도 최대 3000억 달러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개인과 기업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연준이 전례 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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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뉴욕·캘리포니아·워싱턴 3개 주 ‘중대 재난지역’ 선포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3개 주를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뉴욕을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조치를 이날 승인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을 승인했다.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연방정부로부터 수십 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48시간 이내에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부족한 의료 물자 또한 대거 공급된다. 이 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 주요 자동차기업들도 정부의 국방물자생산법(DPA) 발동에 따라 인공호흡기 등 의료물자 생산에 돌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3개 주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 2000개, 뉴욕과 워싱턴에 각각 1000개 등 총 4000개의 병상을 갖춘 응급 진료소도 설치한다. 육군 공병대가 진료소 설치 작업을 도울 예정이다. 지방정부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섰다. 루이지애나와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테네시 주도(州都) 내슈빌은 이날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집에 갇힌 미국인의 수가 1억100만 명에 달한다고 공영 NPR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환자 수는 좀처럼 감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의 감염자와 사망자는 3만3276명, 사망자는 417명이다. 하루 만에 감염자가 7000명 가까이 급증했다. 집권 공화당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또한 상원의원 중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와 접촉했던 밋 롬니 상원의원 등이 줄줄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워싱턴 정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의 정보제공이 부족했다며 “중국에 화가 좀 나 있다. 내가 시 주석을 좋아하고 중국을 존중하는 만큼 화가 났다. 그들은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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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규모 부양책 상원 부결…‘죽음의 계곡’ 넘을 수 있을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약 2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법안이 22일(현지시간) 민주당 반대로 상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올해 2분기(4~6월) 미 경제 성장률이 30%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규모 기업 도산과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한 경기부양책마저 정치권에서 발목이 잡히자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 상원에서 이날 실시된 경기부양 법안 절차 투표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47표씩 나오면서 법안 상정에 제동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법안이 상정되려면 상원의원 60명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추진하는 이 경기부양 법안은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 중소기업 지원, 실업보험 강화 등 약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담고 있다. 상원의원들과 행정부 관리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두고 초당적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흘간 협상을 벌였지만 이날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이 노동자 보호와 기업 구제금융에 대한 제한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이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과 담보 보증과 관련해 재무부가 수혜자 선별 등에 대한 폭넓은 권한을 갖도록 돼 있는 부분을 놓고 “재무부에 지나치게 재량권을 주는 것으로 사실상의 비자금(slush fund)”라며 반대했다. NYT는 “상원의원들과 보좌진들은 합의안 타결을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경기부양 법안이 이날 합의안을 마련하고 23일 표결에 부쳐진 뒤 다음 주중 시행되는 시나리오를 기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발목이 잡히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행정부가 추진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이 초기에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뉴욕 증시가 급락하는 충격이 일어난 바 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선물은 가격 제한폭인 5%까지 떨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경제가 급락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책이 조속히 의회를 통과해 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코로나19 위기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30%에 그치고 실업률은 12.8% 상승하고 소비는 31%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다만, 3분기에는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미 GDP가 2분기에 각각 14%, 2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셧다운’ 때문에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50% 하락하고 실업률이 30%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불러드 총재는 “3분기가 전환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4분기와 내년 1분기는 꽤 견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를 대량 기업 도산이나 해고 없이 넘길 수 있다면 4분기와 내년 초 ‘V자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불러드 총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많은 일을 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면서 2분기 2조5000억 달러의 소득 상실을 대체하고 미국 경제가 회복하도록 하기 위해 강력한 재정 대응을 요청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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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시장 “열흘 내 의료장비 부족사태 직면할 것”…마스크도 동날 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미국도 마스크 대란에 직면했다. 확산 속도가 빠른 뉴욕의 경우 열흘이면 의료진 마스크도 동날 판이라는 아우성이 나오는 상황이다.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른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의료진이 마스크와 장비를 재사용하고 있으며 트위터 같은 SNS에서 #GetMePPE(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주세요)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마스크 기부를 요청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SNS와 칼럼 기고 등을 통해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 “현장은 완전히 전시 상황”이라며 절박함을 표출해왔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잇단 방송 인터뷰에서 “열흘 안에 의료장비들이 부족해질 것”이라며 “더 많은 인공호흡기를 구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죽는다”고 호소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의료장비와 물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이를 국유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그는 “다른 주들과 마스크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1개에 85센트였던 마스크를 이제는 7달러에 사고 있다”며 “연방정부는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장비와 물품 생산을 명령하고 이를 국유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기술 선진국인 미국이 이런 부족현상을 해결하지 못해 쩔쩔매는 이유는 무엇보다 불안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들이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데 따른 것. 질병통제예방센터(CDC)전문가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초반부터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며 마스크를 사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권고했는데도 약국은 물론 아마존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사실상 동이 났다. 마스크는 크게 아픈 사람만 쓴다는 인식이 강한 미국인들은 막상 평상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으면서도 불안감에 이를 쟁여놓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제조국인 중국이 국내 수요부터 감당하느라 수출물량이 급감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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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주말 1만2500명 확진… “4조달러 유동성 공급”

    미국에서 주말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2000명 이상 늘어나는 등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누적 사망자 수는 약 7500명으로 늘면서 중국 본토(3261명)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22일 오후 9시(한국 시간) 현재 미국의 확진자 수는 2만6900명으로 주말 새 1만2543명 늘어났다. 확진자 규모는 중국 본토,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아졌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20일(현지 시간) 확산의 중심 지역인 뉴욕주를 ‘중대 재난 지역(Major Disaster)’으로 선포했다. 전염병 때문에 중대 재난 지역이 선포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민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100% 재택근무를 하라고 명령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뉴욕주 인구의 40%에서 최대 80%가 감염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대 4조 달러(약 5019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부양책에는 미국의 4인 기준 모든 가정에 가구당 3000달러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21일 하루 1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4825명으로 전날보다 793명(19.6%) 급증했다. 확진자(5만3578명)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9.0%로 세계 평균 4.3%의 2배가 넘고, 같은 서유럽 국가인 독일(0.4%)의 22배에 달한다. 상황이 악화되자 유럽 각국 정부는 시민 이동 제한 및 격리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22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월요일부터 약국과 식료품 상점 등 생활에 필수적인 상점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사업장을 폐쇄하기로 했다”며 “이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정부의 강제 이동금지령 적용을 받는 6억 명을 포함해 35개국 약 10억 명이 격리 상태”라고 전했다. 유럽의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한국 정부는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전원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검역 과정에서 유증상자는 검역소 격리시설에서, 무증상자는 지정된 8개 임시생활시설에서 검사를 받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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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주 100% 재택근무령… 사실상 봉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확진자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5월 말까지 최대 65만 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의 경제·문화 중심인 뉴욕주는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갔다.○ 미국 인구 4분의 1 ‘자택 격리’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20일(현지 시간) 50개 주 가운데 뉴욕주를 첫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연방정부 재난구호기금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자연재해로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감염병 때문에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뉴욕주의 확산세가 심각하다. 미국의 확진자 규모가 주말 새 1만2543명 늘어나며 세계 4위로 올라선 중심에는 뉴욕주가 있다. 뉴욕시(6211명)를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뉴욕주는 21일 확진자가 1만2315명까지 늘어났다. 뉴욕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의 6%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미국 내 전체 2만6900명의 46%에 달한다. 뉴욕주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와 물품은 물론 병상과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며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주 전체를 대상으로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식료품이나 약품 구입, 꼭 필요한 업무 등 목적 외에는 아예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젊은층도 안전하지 않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조치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각 주정부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일리노이주도 이날 J B 프리츠커 주지사 명의로 외출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미 캘리포니아주가 4000만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같은 명령을 내린 것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미국인 8400만 명 이상이 사실상 집에 갇혔다.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을 갖지 말라는 강한 권고의 형식이지만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이 명령을 어기면 벌금 부과는 물론 체포 및 구금까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 당국은 뉴욕 등지의 호텔과 대학 기숙사를 임시 병동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등 연방정부의 추가적 대응 조치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 “2차대전 이후 최대 희생자 나올 수도” 이런 전례 없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실제로는 훨씬 많고, 확산세가 5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20일 뉴욕타임스의 코로나19 사례 데이터베이스와 인구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실제 감염자는 현재의 11배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감염자 중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수준이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제 감염자가 22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적절한 방역 대책을 통해 확산 속도를 절반으로 낮춘다고 해도 중부 내륙까지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번지면서 2개월 뒤인 5월에는 65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다만 학교의 전면적인 휴교와 단체 모임 금지, 환자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즉시, 전국적으로 철저하게 진행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컬럼비아대 제프리 샤먼 환경건강과학과 교수는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로는 가장 재앙적인 상황일 수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험하지 못한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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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 재개… ‘코로나 협력’으로 대화 물꼬 모색

    북한이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협력을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격 공개하면서 친서 외교를 재가동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7개월 만에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전술단거리탄도미사일)’를 발사한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전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며 냉온탕 전략을 이어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22일 오전 개인 명의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조미(북-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비루스(바이러스) 방역 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21일(현지 시간)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관여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재개된 북-미 정상 친서 외교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북-미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협상팀은 북한의 도발을 막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 역시 방역 협력 이슈로 대북제재 공조를 느슨하게 하면서 정치적 부담이 덜한 우회로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 재개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김 부부장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도 주목을 끌었다. 청와대를 비방한 담화에 이어 대미 메시지까지 보폭을 넓히면서 김 부부장이 국가안보실장급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 그간 대남 담화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미 담화는 외무성이 주로 맡아 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사실상 북한 내 2인자로서 가장 확실하게 김정은을 대변하고 있다”며 “김정은 입장에서는 직계가족이자 여성이라는 점 등이 김여정을 더 신뢰할 수 있는 요소다. 전형적인 가족 정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공개 전날(21일) 전략무기 시험 도발로 대미 위협을 병행했다. 이날 평북 선천에서 쏜 발사체는 미군 코드명 ‘KN-24’인 북한판 에이태킴스다. 지난해 8월 두 차례 발사가 오작동에 대비해 모두 동해안 지역(함흥, 통천)에서 이뤄진 반면 이번엔 북한 서쪽 끝 지역에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완전히 가로질러 함북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까지 날려보냈다. 김 위원장은 시험사격을 참관하며 “개발 중인 전술 및 전략무기 체계들은 방위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당의 전략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 증원전력에 대한 원거리 타격이 주목적임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는 21일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관련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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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 재난지역 선포’ 뉴욕주 사실상 봉쇄상태…주지사 “80% 감염될 수도”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미국의 경제·문화 중심인 뉴욕주가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갔다. 5월 말까지 최대 65만 명이 감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 인구 4분의 1 ‘자택 격리’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20일(현지 시간) 50개 주 가운데 뉴욕주를 첫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연방정부 재난구호기금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자연재해로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감염병 때문에 중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뉴욕주의 확산세가 심각하다. 뉴욕시(6211명)를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뉴욕주는 21일 현재 확진자가 1만2315명까지 늘어났다. 뉴욕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의 6%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미국 내 전체의 2만6784명의 46%에 달한다. 뉴욕주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와 물품은 물론 병상과 의료진 부족을 호소하며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주 전체를 대상으로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식료품이나 약품 구입, 꼭 필요한 업무 등 목적 외에는 아예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젊은층도 안전하지 않은 만큼 책임감을 갖고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조치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의 감염자 수는 중국 본토,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이에 각 주 정부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일리노이주도 이날 J B 프리츠커 주지사 명의로 외출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물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미 캘리포니아주가 4000만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같은 명령을 내린 것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미국인 8400만 명 이상이 사실상 집에 갇혔다. 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을 갖지 말라는 강한 권고의 형식이지만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이 명령을 어기면 벌금 부과는 물론 체포 및 구금까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 당국은 뉴욕 등지의 호텔과 대학 기숙사를 임시 병동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등 연방정부의 추가적 대응 조치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최대 희생자 나올 수도” 이런 전례 없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실제로는 훨씬 많고, 확산세가 5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20일 뉴욕타임스의 코로나19 사례 데이터베이스와 인구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실제 감염자는 현재의 11배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감염자 중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수준이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제 감염자가 22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적절한 방역 대책을 통해 확산 속도를 절반으로 낮춘다고 해도 중부 내륙까지 본격적으로 코로나19가 번지면서 2개월 뒤인 5월에는 65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다만 학교의 전면적인 휴교와 단체 모임 금지, 환자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즉시, 전국적으로 철저하게 진행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컬럼비아대 제프리 샤먼 교수는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로는 가장 재앙적인 상황일 수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험하지 못한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202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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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업에 방역물자 생산명령… 메르켈 “2차대전 이후 최대 도전”

    각국 정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세계대전급 위기로 규정하고 전시(戰時)에 준하는 국가위기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이라며 민간업체에 의료 물품 생산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사태가 심각하다. 통일 이후, 아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20일부터 수도 런던을 봉쇄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6일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전쟁 중”이라는 말을 6차례 반복했다.○ 트럼프 “코로나19라는 적에 맞서자” “‘중국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진전 사항을 알리겠다.”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첫 발언부터 ‘전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에 맞서 사실상의 전시 체제에 들어갔음을 천명한 순간이다. 그는 코로나19를 ‘보이지 않는 적(invisible enemy)’으로 부르며 “가장 힘든 적은 보이지 않는 적이지만 우리는 예상보다 빨리 이를 물리칠 것이고 완전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 물품 생산의 확대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면서 대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행정부가 제정한 법으로, 전쟁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으로 군수용 물품 생산에 민간업체들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해군 병원선 2척을 뉴욕 동부 및 미국 서부 연안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각 병원선에는 1000개의 병상이 갖춰져 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500만 개의 군용 N95 마스크와 2000개의 산소호흡기를 보건당국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야전 병원이 필요한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2891명이 늘면서 9415명으로 급증했다. 의회에서는 마리오 디아즈벌라트(공화·플로리다), 벤 매캐덤스 하원의원(민주·유타)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유럽, 방역물품 생산에 민간기업 동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은 전국 봉쇄령, 국경 폐쇄, 상점 운영 중지 등 사실상 전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럽 전체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어서면서 중국 본토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영국은 치안 유지 및 임시병동 설립을 위해 런던을 중심으로 군 병력 2만 명을 긴급 대기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영국에서 이런 대규모 군 병력이 치안 유지에 투입되는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독일 역시 공공시설, 일반 상점 폐쇄, 종교행사 금지 등 전례 없는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민간 지원까지 요청하고 있다. BBC와 더 선 등에 따르면 존슨 내각은 롤스로이스와 다이슨 등 60여 개 제조사에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의료장비 생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고, 호텔의 임시병동 활용 및 은퇴한 의사들의 현장 복귀도 지시했다. 프랑스는 루이뷔통의 모기업인 프랑스 그룹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가 16일부터 프랑스 내 자사 향수 화장품 제조시설에서 손세정제를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 스코틀랜드 주류회사 브루독 등도 손세정제나 알코올을 대량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모든 민간 운영 병원을 국유화하고, 민간 의사와 의료기기들을 공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의대 4학년 학생들도 코로나19 치료 현장에 투입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7500억 유로(약 1037조 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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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봉쇄령, 국경 폐쇄…中보다 확진자 많아진 유럽 ‘특단 비상조치’

    “‘중국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진전 사항을 알리겠다.”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첫 발언부터 ‘전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에 맞서 사실상의 전시(戰時) 체제에 들어갔음을 천명한 순간이다. 유럽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가장 큰 도전”(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리는 전쟁 중”(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지도자들의 발언과 함께 군 병력과 물자를 동원하는 특단의 조치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코로나19라는 적에 맞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 물품 생산의 확대를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면서 대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행정부가 제정한 법으로, 전쟁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권한으로 군수용 물품 생산에 민간업체들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해군 병원선 2척을 뉴욕 동부 및 미국 서부 연안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각 병원선에는 1000개의 병상이 갖춰져 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500만 개의 군용 N95 마스크와 2000개의 산소호흡기를 보건당국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야전 병원이 필요한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처(FEMA)의 대응 등급을 최고 수준인 1단계로 격상하고, 사람들의 이동 제한을 위해 캐나다와의 국경을 30일간 폐쇄한 조치 등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보이지 않는 적(invisible enemy)’으로 부르며 “가장 힘든 적은 보이지 않는 적이지만 우리는 예상보다 빨리 이를 물리칠 것이고 완전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에 따르면 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18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 내 확진자 수는 하루 만에 2891명이 늘면서 9415명으로 급증했다. 사망자 수는 150명에 이른다. 의회에서도 마리오 디아즈벌라트(공화·플로리다), 벤 매캐덤스 하원의원(민주·유타)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유럽, 방역물품 생산에 민간기업 동원 유럽 일부 국가는 전국 봉쇄령, 국경 폐쇄, 상점 운영 중지 등 사실상 전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유럽 전체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어서면서 중국 본토보다 많아진 상황이다. 영국은 치안 유지 및 임시병동 설립을 위해 런던을 중심으로 군 병력 2만 명을 긴급 대기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영국에서 이런 대규모 군 병력이 치안 유지에 투입되는 건 영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이르면 20일 ‘런던 봉쇄’라는 극단의 조치까지 준비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학교에 대한 휴교령을 발표하면서 “수일, 수주 내에 더 과감하고 더 빠르게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역시 공공시설, 일반 상점 폐쇄, 종교행사 금지 등 전례 없는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며 “(각종 제한은) 생명을 구해야 하는 지금 순간에 필수 불가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들 나라는 민간 지원까지 요청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존슨 내각은 자동차 업체 등 60여 개 제조사에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의료장비 생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고, 호텔의 임시병동 활용 및 은퇴한 의사들의 현장 복귀도 지시했다. 현지 언론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전투기 엔진 장갑차 부품 등 군 장비 제작을 민간 기업에 요청한 것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루이뷔통의 모기업인 프랑스 그룹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가 16일부터 프랑스 내 자사 향수 화장품 제조시설에서 손세정제를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 스코틀랜드 주류회사 브루독 등도 손세정제나 알코올을 대량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폭증하는 확진자 때문에 축구장에 천막을 설치해 임시 병실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7500억유로(약 1037조 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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