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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취임하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59·사법연수원 23기)과 호흡을 맞출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 진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3년차 사정(司正) 드라이브를 이끌 ‘윤석열호 검찰’의 핵심 요직에 윤 신임 총장의 연수원 동기들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무일 검찰총장(58·18기)보다 연수원 5기수 후배인 윤 신임 총장의 연수원 동기들이 사실상 ‘집단 지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신임 총장의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배성범 광주지검장(57·23기)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검사장은 윤 신임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지만 대학은 1년 후배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사정 작업을 현장에서 이끌 최일선 사령탑이다. 전임자인 윤 신임 총장이 지휘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과 정보 경찰의 선거 개입 사건 등의 공소 유지를 맡아야 한다. 배 검사장은 2014∼2015년 국무총리실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의 부단장을 맡았다. 그 뒤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창원지검장 등을 지냈다.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57·23기)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장은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검찰 개혁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검의 2인자이자 검찰총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대검 차장에는 강남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50·23기)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강 검사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과 서울고검 차장 등을 지냈다. 배, 강 검사장은 각각 마산고와 진주 대아고를 졸업한 경남 출신이다. 검찰총장의 연수원 동기들이 검찰과 법무부 요직을 차지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정상명 검찰총장 재직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정 총장은 취임 직후 첫 인사에서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임승관 대검 차장 등 사법연수원 7기 동기를 검찰 내 요직에 기용한 적이 있다. 윤 신임 총장의 연수원 3년 선배인 김오수 법무부 차관(56·20기)은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차관이 검찰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빠른 것도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기존 검찰 인사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경력이 있는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55·25기)과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54·24기)은 일선 지검장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윤, 조 검사장은 그동안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후보군으로 꼽혀 왔다. 법무부는 윤 신임 총장의 취임식이 열리는 25일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르면 이번 주말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후속 인사는 이르면 다음달 초 공개될 예정이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김동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한 검찰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책임자인 SK케미칼 및 애경산업 전 대표 등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2011년 피해가 발생한 지 8년 만이다. 이들 기업은 유해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출시했고,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 안전성 검증 없었던 ‘예고된 비극’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약 8개월의 수사 끝에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68)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60)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차 수사로 22명이 기소된 데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모두 5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공식 피해자는 19일 기준 6476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만 1421명에 이른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 18명은 유해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가습기 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2016년에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후 유해성에 대한 학계 조사 결과가 축적되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이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에 의뢰해 흡입독성 시험을 의뢰했지만 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은 2000년 가습기 살균제 사업을 인수해 2002년부터 애경산업과 공동으로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필러, 이마트, GS리테일 등의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SK케미칼은 고객들로부터 혹시 인체에 유해한 것이 아니냐는 문의를 받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흡입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공급한 SK케미칼 전 직원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원료였던 PHMG는 2016년 수사에서 유해성이 확인됐지만 당시 SK케미칼 직원들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되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재수사 결과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소개하고 관련 실험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직적 증거 인멸… 공무원도 가세 기업들은 문제가 불거진 뒤 적극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의 박철 윤리경영부문장(52·구속)을 비롯한 이 회사 임직원 5명은 2013년 정부 부처의 조사가 시작되자 서울대의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숨겼다.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62·구속) 등 애경산업 임직원들은 2016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 환경부 서기관 최모 씨(44)가 애경산업에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와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 건강영향 평가 결과 보고서’ 등 각종 내부 문서를 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도 포착됐다. 최 씨는 대가로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애경산업 직원에게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료들을 삭제하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건과 관련된 기업인 소환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돈을 받고 로비 활동을 벌인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양모 씨(52)도 구속 기소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다른 성분을 사용한 제조업체와 옥시 영국 본사, 외국인 임직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기업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실하게 조사했다며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당시 공정거래위원장) 등 직원 16명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동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한 검찰이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책임자인 SK케미칼 및 애경산업 전 대표 등 34명을 재판에 넘겼다. 2011년 피해 발생한 지 8년 만이다. 이들 기업은 유해성을 검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출시했고,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내부 자료를 넘긴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안전성 검증 없던 ‘예고된 비극’…재수사로 34명 기소 2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약 8개월의 수사 끝에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68)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60)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6년 1차 수사 때는 21명이 기소된 데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모두 5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정부가 추산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19일 기준으로 6476명이다. 이 가운데 1421명이 사망했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 16명은 유해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가습기 메이트’ 등을 제조·판매하면서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소비자들을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2016년 당시에는 CMIT·MIT와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후 유해성에 대한 학계 조사 결과가 축적되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유공이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에 의뢰해 흡입독성 시험을 의뢰했지만 시험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가습기 살균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서울대의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와 연구노트 등에 따르면 안전성 검증을 위해 추가 시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2000년 유공으로부터 가습기 사업을 인수해 2002년부터 애경산업과 제조·판매 업무를 재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정성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고객들로부터 혹시 인체에 유해한 것이 아니냐는 문의를 받고도 회사 측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흡입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공급한 SK케미칼 전 직원 4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PHMG는 2016년 수사에서 유해성이 확인됐지만 당시 SK케미칼 직원들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해 수사를 피했다. 하지만 검찰 재수사 결과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소개하고 관련 실험도 진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조직적 증거인멸…공무원도 가세 기업들은 문제가 불거진 뒤 증거인멸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케미칼의 박철 윤리경영부문장(52·구속)을 비롯한 이 회사의 임직원 5명은 2013년 정부부처의 조사가 시작되자 서울대의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숨겼다.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62·구속) 등 애경산업 임직원들은 2016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 환경부 서기관 최모 씨(44)가 애경산업에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와 ‘CMIT/MIT 함유 가습기 살균제 건강영향 평가 결과보고서’ 등 각종 내부문서를 준 혐의(공무상비밀누설)도 새롭게 포착됐다. 최 씨는 대가로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는 애경산업 직원에게 “검찰 수사가 시작될 거 같으니 압수수색에 대비해 자료들을 삭제하라”며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건과 관련된 기업인 소환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돈을 받고 로비활동을 벌인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양모 씨(52)도 구속기소됐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아쉬운 뜻을 나타났다. 특조위는 “진상규명 방해 행위자를 적발해 기소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도 “다른 성분을 사용한 제조업체와 옥시 영국 본사, 외국인 임직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김동혁기자 hack@donga.com}

22일 오후 1시 30분경 이상원 변호사(50·사법연수원 23기)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을 접견했다. 이 변호사는 약 2시간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처음에 “이런 보석 조건이면 못 나간다”며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특히 재판부가 보석 조건으로 내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그 친족을 만나서는 안 된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건이 두루뭉술해서 아내도 못 만난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1시간 넘게 변호사가 설득하자 양 전 대법원장은 결국 보석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변호인을 통해 보석 보증금 3억 원을 납부한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 5시 5분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보증금 납부와 재판 관계인과의 접촉 금지 외에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 4가지 보석 조건을 더 내걸었다. 성남시 자택으로 주거지를 제한하고, 소환을 받은 때에는 정해진 곳에 출석, 도망 또는 증거 인멸 행위 금지, 3일 이상 여행 또는 출국할 경우 사전에 법원에 허가를 구할 것 등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조건은 올 4월 보석 허가로 석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보석 조건과 사실상 동일하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통상적으로 보석을 허가할 때 지정하는 조건에 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만기가 다음 달 10일이어서 그 전에 구속 취소를 하지 않고 직권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구속 만기 뒤 석방되면 피고인에게 아무런 제한을 둘 수 없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재판부에 “조건부 보석 대신 구속 취소를 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정한 보석 조건에 대해 피고인과 검찰 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양 전 대법원장은 여전히 구속 만기를 앞두고 조건부 보석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판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보석 결정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은 “조건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조건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조건은 외출 및 통신 제한, 법원에 대한 보석 조건 준수 보고 의무 등 사실상 ‘자택 구금’ 수준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법원 판단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만나더라도 감시를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아파서 병원에 간다며 재판에 안 나와도 어쩔 수 없게 됐다”고 재판 지연을 우려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올 1월 24일 구속 수감된 양 전 대법원장은 앞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은 검찰이 신청한 212명의 증인 중 4명에 대한 증인신문만 마쳐 아직 초기 단계다. 1회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올 3월 25일부터 첫 증인신문이 이루어진 이달 10일 전까지 검찰과 피고인 측은 증거 능력을 다투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검찰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이 석방된 이후 재판이 더 지연될 것을 우려해 향후 주 2회 재판을 주 3회로 늘려 달라고 재판부에 건의했다. 김예지 yeji@donga.com·김정훈·황성호 기자}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김종범)는 고 장자연 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종승 씨(50)를 위증 혐의로 22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2009년 4월 조선일보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된 사건의 재판에 출석해 위증을 한 혐의다. 김 씨는 2012년 11월 법정에서 “장 씨가 숨진 이후에야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누구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가 방 사장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2007년 10월 무렵 장 씨를 방 사장에게 소개하려고 모임에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가 법정에서 “2008년 10월 TV조선 방정오 전 대표를 우연히 만났고, 장 씨는 인사만 하고 떠났다”고 말한 것도 검찰은 허위 증언으로 판단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62)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를 처음으로 적용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20일 새벽 기각됐다. 김 대표와 같은 혐의로 청구된 삼성바이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54)와 재경팀장 심모 상무(51) 등 2명의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 관련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만 삼성 측 임직원 8명을 구속했다. 하지만 올 5월 김 대표가 분식회계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청구한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약 두 달 동안 보강 수사를 통해 김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교사 외에 분식회계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김 대표 등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20일 “주요 범죄 성부(成否)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3명의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이 분식회계 혐의의 성립 여부를 검찰 시각대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향후 검찰 수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2015년 삼성바이오가 상장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회계기준을 바꿔 삼성바이오의 장부상 가치를 약 4조5000억 원 늘린 것이 분식회계라고 봤다. 반면 삼성바이오 측은 “국제 회계처리 기준에 부합하는 적법한 회계처리이며, 기업 가치를 고의로 부풀린 분식회계가 아니다”고 맞서왔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 1시간 뒤에 “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 (김 대표에 대한) 세 번째 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임직원 8명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고, 분식회계와 관련해선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과의 허위진술 공모가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 분식회계의 위법성과 고의성 등에 대한 추가 증거를 모으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대표는 영장심사에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전무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했고, 김 대표에게도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김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한 첫 영장이 기각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법원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유근형·김동혁 기자}

권익환 서울남부지검장(52·사법연수원 22기)이 15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검찰을 떠나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 중 7번째다. 22기 중에선 처음이다. 권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검찰 생활에서 매순간순간들이 하나같이 소중했던 추억이었다”고 적었다. 권 지검장은 그중에서도 “외부 위원회에 파견돼 사법개혁 논의에 참여하며 검찰의 역할을 고민했던 일, 법무부에 근무하면서 검찰의 입장을 대변해 국회 의원회관 복도를 뛰어다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권 지검장은 “현재 검찰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검찰가족이 합심해 국민 한 분 한 분께 정성을 다 하면 현재의 위기를 의연하게 극복하고 검찰이 수사의 주재자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권 지검장은 6년 뒤 서울지방검찰청에 발령을 받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법무부 혁신기획과장과 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에는 대통령민정2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서울남부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권 지검장은 목포 도시재생 사업 구역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을 부동산실명법과 반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달 불구속 기소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동남아시아 출신의 이주여성이 이혼한 경우 체류자격을 엄격하게 적용해 사실상 국내에서 내쫓는 관행이 대법원 판결로 앞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혼이 사실상 추방을 뜻하는 상황에서 이주여성들은 그동안 폭력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쉽사리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최근 전남 영암군에서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의 진일보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10일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N 씨는 2015년 7월 만 19세의 어린 나이에 17세 연상의 한국 남성 정모 씨와 결혼하고, 그해 12월 입국했다. ‘코리안드림’의 기대가 산산이 깨지는 데는 불과 몇 달도 걸리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요구로 임신 중에도 가족의 가게에서 일하다 이듬해 2월 유산까지 했다. 고부갈등으로 내쫓기다시피 집을 나온 N 씨는 2016년 7월 이혼소송을 했고, 이듬해 법원에서 승소했다. 이혼 후 N 씨는 ‘결혼이민 체류자격’ 연장을 신청했으나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이를 불허했다. 이혼의 책임이 남편에게 더 많다는 사실만으론 부족하고, 남편에게 100% 귀책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N 씨는 부당하다며 출입국관리소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 2심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하급심에서 좁게 해석한 체류자격 인정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혼인 파탄이 어느 한쪽의 100% 잘못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드물다는 것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결혼이민 체류자격의 입법 취지는 한국인 배우자의 귀책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 외국인에 대해 인도적 측면에서 체류를 허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결혼이주여성의 연장 신청을 거절하려면 이혼의 주된 책임이 이주여성에게 있다는 것을 행정당국이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주여성들은 한국의 제도와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폭행을 당해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지 못한 채 가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감안했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발생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폭행사건을 언급하며 결혼이주여성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대법원은 “(이주여성이)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면 여권을 빼앗거나 체류기간 연장에 동의해주지 않겠다거나 쫓아버리겠다고 협박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학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10일 재한베트남공동체 회장과 주한 베트남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고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의 피해 사례를 청취했다. 주한 베트남대사관에선 이번 사건과 관련한 현지 여론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결혼이민자의 비자와 체류 등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피해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재 hoho@donga.com·황성호 / 영암=이형주 기자}
“국회에서 거의 성안(成案)이 다 된 법을 저희(검찰)가 틀린 거라는 식으로 폄훼하거나 저항할 생각이 없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59·사법연수원 23기)는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윤 후보자는 “검찰개혁 논의가 입법 과정에 있고 결정 권한은 국회와 국민에게 있다”면서 이렇게 답변했다. 하지만 윤 후보자는 “검경이 대등하다고 해서 서로 의견이 다르면 어떻게 조정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지휘권 유지에 무게가 실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검경 간 의견이 다르면 궁극적으로는 소추권자의 의견이 우선할 것”이라며 “검찰의 본질적 기능은 소추 기능”이라고도 했다. 국회 패스트트랙 법안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이다. 윤 후보자가 여당 등이 추진하는 법안과 사실상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이어서 검찰총장에 임명된 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윤 후보자는 수사권 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개념인 수사 지휘라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 지휘는 검경의 커뮤니케이션”이라며 “검경 간 협력관계가 잘 이뤄지는 것이 수직적 지휘보다 형사법 집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윤 후보자는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느냐 않느냐는 문제보다 부여한다면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경찰에) 시정조치 요구를 하게 되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해석을 놓고 검경 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며 “그게 명확하지 않다 보니 서로 의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선거 범죄 등 시효가 짧은 경우에는 한정된 시간 내 사건 마무리가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에 대해 윤 후보자는 “국가의 부패 대응 역량의 총합이 커진다면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며 찬성했다. 그는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부패 대응 역량이 강화되고 제고된다면 검찰이 꼭 (직접 수사를) 해야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약조직범죄수사청과 같이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떼어내 별도의 특별수사청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 윤 후보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성했다. 윤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검찰의 주인이자 의뢰인은 국민”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 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국가 전체적으로 부정부패 대응 능력의 총량이 지금보다 약화돼선 안 된다.” 8일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59·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5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자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논의 중인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A4용지 1410쪽 분량의 답변서에서 “국가적 중대사건의 경우 등 검찰 직접 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면서 “부정부패 대응 능력이 현재보다 약화되지 않는다면, 다른 기관에서 특별 수사를 담당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고,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형사 사법절차는 시행착오를 겪어 보고 고쳐도 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설계되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핵심 권한인 영장 청구권을 경찰에 부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윤 후보자는 “강제 수사를 위한 영장 청구는 기소에 준하는 처분이므로 검사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경찰의 1차 수사 종결권에 대해서도 “국민 권익과 직결된 형사 사법 시스템은 한 치의 시행착오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회적으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윤 후보자는 “충성의 대상은 국가와 국민일 뿐이고 특정 개인의 이해나 의사에 따라 공직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또 “법에 따라 일했을 뿐 항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른바 항명 파동으로 고검 검사로 좌천됐을 때 그만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윤 후보자는 “후배 검사들에게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버팀목이 되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주적이 어디인가’라는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 발언을 했다.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선동 사건에 대해 윤 후보자는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 의원의 내란선동 혐의를 유죄로 확정했고, 헌재는 통진당 해산을 명령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 간첩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냐’는 질의에는 “간첩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고 알고 있다. 국가안보 위협 활동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의에 윤 후보자는 “검사로서 법을 집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급진적 변화보다는 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중시한다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보수에 가깝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선 “검사로서 유능하고 책임감이 강한 검사”라고 평가했다. 또 2016∼2017년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만약 검찰총장이 되면 사법연수원 19∼22기 선배 검사들이 용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검사들이 공직에서 쌓아온 식견과 경륜이 국민과 검찰에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이 되면 “퇴직 후엔 변호사로서 공익활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이지훈·황성호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 심사 서류를 조작해 판매 승인을 받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3일 최종 확정했다. 취소 일자는 9일이다. 판매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고의적인 조작이나 은폐는 없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인보사는 세계 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았지만 허가 과정에서 핵심 성분을 속인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 드러나 올 5월 ‘허가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달 청문 절차를 진행했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취소 결정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 품목 허가가 취소되면 1년간 동일 성분으로 재신청할 수 없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 안전성에는 큰 우려가 없다”며 허가 취소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비롯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인보사 허가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일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의 권모 전무와 최모 한국지점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와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등을 압수수색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황성호 기자}

‘김대업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에 있는 한 호텔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한국 경찰 권효상 경감(33)은 호텔 로비에서 휠체어를 탄 남성을 발견했다. 권 경감이 6개월간 행방을 쫓아왔던 김대업 씨(57)였다. 2002년 대선 당시 ‘병풍(兵風) 사건’을 일으켰던 바로 그 김대업 씨다. 김 씨는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2016년 10월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3년 가까이 이어진 도피생활 탓인지 검게 그을린 김 씨의 얼굴은 도피 전과 꽤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권 경감은 휠체어를 보고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현지 첩보활동을 통해 그가 허리는 약간 구부정해졌고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권 경감은 현장에 함께 있던 필리핀 이민청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호텔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던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와 휠체어를 밀어주던 한국인 남성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급하게 택시를 잡는 등 도주하려는 낌새를 보였다고 한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2일 “말라테의 한 호텔에서 필리핀 이민청과 코리안데스크가 공조해 김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해외로 도피한 한국인 범죄자 검거나 한국인이 피해자인 사건의 범인 검거를 지원하기 위해 외국의 경찰청으로 파견하는 경찰관이다. 필리핀에는 2012년 처음 파견됐다. 현재 필리핀에 6명의, 베트남에 4명의 코리안데스크가 있다. 김 씨는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이던 이회창 씨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팀이 은폐했다는 허위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 허위 제보로 김 씨는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했다. 김 씨는 또 강원랜드와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 시설의 폐쇄회로(CC)TV 사업권을 따게 해주겠다며 한 업체로부터 2억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2016년 검찰에 고소를 당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 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검찰은 2017년 1월 경찰청 외사수사과와 필리핀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씨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1월 김 씨가 말라테에 자주 나타난다는 첩보가 권 경감의 귀에 들어온 것이다. 김 씨를 국내로 데려오기까지는 2,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2013년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형의 집행유예는 김 씨가 해외로 도주하면서 취소돼 징역형으로 바뀌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징역형 집행을 먼저 할지 법무부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희 jetti@donga.com·황성호 기자}

술자리에서 ‘테슬라’가 인기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아니라 하이트진로가 올 3월 출시한 맥주 ‘테라’와 이 회사의 소주 ‘참이슬’을 섞은 폭탄주를 말한다. 1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테라는 지난달 말 기준 누적 300만 상자(약 9000만 병)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만 100만 상자가 팔렸다. 테라는 출시된 지 40일 만에 100만 상자가 팔렸는데, 이는 국내 맥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출시된 뒤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주력 상품이었던 ‘하이트’는 100만 상자를 판매하는 데 약 두 달이 걸렸다. 하이트진로 측은 테라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출시한 지 보름 만에 생산량을 2배로 늘렸다. 5월 중순에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전국 주류 도매상들에게 테라의 공급 지연을 사과하고, 빠른 시일 안에 생산을 정상화하겠다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상품 개발자들이 세계를 돌며 깨끗한 원료를 찾은 보람이 있다”면서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사용해 라거 특유의 청량감을 살린 게 소비자에게 먹혀들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1996년 주력 상품인 하이트를 무기로 맥주 시장 1위를 달성한 뒤 2012년 오비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은 2015년 8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7000억 원대로 주저앉았다. 하이트진로 측은 현재 맥주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이 40%대로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도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대표 상품 ‘카스’의 신선함을 알리기 위해 전국 대형마트에 제품 제조일자를 보여주는 디지털 전자시계가 달린 매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이트진로는 올해 말부터 맥주 시장 점유율 30% 중반대를 회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류업계에선 하이트진로 등 국산 맥주를 만드는 기업의 매출이 내년엔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초 당정협의를 통해 국산 맥주의 세금을 종가(출고가 기준 과세)에서 종량세(알코올 도수에 따른 과세)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500mL짜리 국산 맥주도 이르면 내년에 수입 맥주처럼 4캔에 1만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퀸즈에일’을 선보인 지 6년 만에 출시한 테라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학가와 도심 등 주요 상권이 무대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와! 이게 뭐야?” 지난달 29일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파머포유’ 농장에 들어서자 창농캠프 참가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이 농장의 주요 작물은 표고버섯.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탁자엔 톱밥과 겨가 담긴 플라스틱병에서 표고버섯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나무에서 기르는 방식보다 향이 덜해 아이들도 좋아한다. 이 농장의 주인은 한승욱(36), 이지현 씨(32·여) 부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들은 2년 전 괴산으로 내려왔다. 바쁜 직장 일 때문에 결혼 후 오히려 함께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내려오기 1년 전부터 귀농해서 재배할 작물을 공부했다. 괴산에 내려온 직후 4개월 동안은 인근 농장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배웠다. 한 씨는 “하루를 온전히 내 계획대로 꾸릴 수 있다는 게 귀농생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 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으려는 듯 메모를 했다. 지난달 29, 30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가 주최한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에서 열렸다. 청년 창농캠프는 올해가 4번째다. 당장 귀농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부터 주말농장을 꿈꾸는 직장인까지 31명의 참가자가 함께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이날 가장 인기를 끈 곳이 파머포유였다. 귀농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수익성에서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다. 파머포유는 대기업 회사원의 월급과 비슷한 규모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현금유동성도 장점이었다. 보통 1년 단위로 수입이 들어오는 다른 작물과 달리 표고버섯은 대략 한 달 단위로 수익이 결산됐다. 이 씨는 “매달 지출금을 막아야 했는데, 한 달 단위로 돈이 들어오는 표고버섯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귀농 초보자를 위한 체험의 시간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감물느티나무장터’에서 양배추를 따고, 콩 심기 체험을 했다. 감물느티나무장터는 2002년 귀농한 이우성 씨(52)가 운영하는 체험형 유기농장이다.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을 주목한 것은 이 지역에 최근 젊은 귀농인구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인 데다 지자체의 노력도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괴산군은 최근 3년간 해마다 약 1700명이 귀농해 정착했다. 군청에선 귀농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업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주택 구입도 일부 지원한다. 귀농지원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엔 아예 귀농귀촌팀을 신설했다. 이번 캠프는 첫째 날 괴산군의 다양한 농가를 방문한 데 이어 저녁 시간엔 ‘행복한 시골살이 특강’, ‘선진농가 선배들과 즉문즉답’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튿날엔 이 지역 영농법인 ‘흙살림’에서 친환경 농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년 창농캠프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농업의 희망을 발견한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북 문경시에서 농업을 희망하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온 박명선 씨(38·여)는 “나도 귀농을 한 지 5년 차이지만 수익 보장이 안 되면 참 답답한 게 농업”이라면서 “아들에게 다양한 농업 현장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주민경 씨(19·여)는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귀농을 꿈꾸고 있는데, 오늘 본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괴산=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와! 이게 뭐야?” 29일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파머포유’ 농장에 들어서자 창농캠프 참가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이 농장의 주요 작물은 표고버섯.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탁자엔 톱밥과 겨가 담긴 플라스틱병에서 표고버섯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나무에서 기르는 방식보다 향이 덜해 아이들도 좋아한다. 이 농장의 주인은 한승욱 씨(36), 이지현 씨(32·여) 부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들은 2년 전 충북 괴산군으로 내려왔다. 바쁜 직장 일 때문에 결혼 후 오히려 함께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내려오기 1년 전부터 귀농해서 재배할 작물을 공부했다. 괴산에 내려온 직후 4개월 동안엔 인근 농장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배웠다. 한 씨는 “하루를 온전히 내 계획대로 꾸릴 수 있다는 게 귀농생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한 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메모를 했다. 지난달 29~30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가 주최한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에서 열렸다. 청년 창농캠프는 올해가 4번째다. 당장 귀농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부터 주말농장을 꿈꾸는 직장인까지 31명의 참가자가 함께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이날 가장 인기를 끈 곳이 파머포유였다. 귀농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수익성에서 전망이 좋았기 때문이다. 파머포유는 대기업 회사원의 월급과 비슷한 규모의 월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현금유동성도 장점이었다. 보통 1년 단위로 수입이 들어오는 다른 작물과 달리 표고버섯은 대략 한 달 단위로 수익이 결산됐다. 이 씨는 “매달 지출금을 막아야 했는데, 한 달 단위로 돈이 들어오는 표고버섯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귀농초보자를 위한 체험의 시간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감물느티나무장터’에서 양배추를 따고, 콩 심기 체험을 했다. 감물느티나무장터는 2002년 귀농한 이우성 씨(52)가 운영하는 체험형 유기농장이다. 청년 창농캠프가 괴산군을 주목한 것은 이 지역에 최근 젊은 귀농인구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로 거리인데다 지자체의 노력도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괴산군은 최근 3년간 해마다 약 1700명이 귀농해 정착했다. 군청에선 귀농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농업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주택 구입도 일부 지원한다. 귀농지원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엔 아예 귀농귀촌팀을 신설했다. 이번 캠프는 첫째 날 괴산군의 다양한 농가를 방문한데 이어 저녁 시간엔 ‘행복한 시골살이 특강’, ‘선진농가 선배들과 즉문즉답’ 등을 통해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이튿날엔 이 지역 영농법인 ‘흙살림’에서 친환경 농업 트렌드를 파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년 창농캠프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농업의 희망을 발견한 참가자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북 문경시에서 농업을 희망하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온 박명선 씨(38·여)는 “나도 귀농을 한 지 5년차지만 수익 보장이 안 되면 참 답답한 게 농업”이라면서 “아들에게 다양한 농업 현장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주민경 씨(19·여)는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귀농을 꿈꾸고 있는데, 오늘 본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괴산=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사용자위원의 불참으로 파행을 맞으면서 법정 의결기한을 넘겼다. 최임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들은 전날 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하지 않고, 시급과 함께 월급을 고시하기로 한 결정에 반발해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안타깝다”며 “논의에 충실하게 임하는 게 위원의 사명이기에 (사용자위원의) 조속한 복귀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초 최임위는 최저임금의 법정 의결기한인 이날까지 논의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었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임위에 심의 요청을 한 지 90일 이내에 의결을 마쳐야 한다. 올해 고용부 장관은 3월 29일 최임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의 불참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오늘까지가 법정 의결기한인데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파행으로 최저임금의 의결기한을 넘겼지만 다음 달 중순까지 논의를 이어가더라도 법적 문제는 없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32번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법정 기한을 지킨 경우는 8번뿐이다. 지난해엔 7월 14일 새벽에 결정됐다. 최저임금의 최종 확정고시일은 8월 5일이다. 행정절차에 20일가량이 걸려 7월 중순까지만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효력을 인정받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사용자위원은 서울에서 별도 회의를 갖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사용자위원들은 다음 주 회의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법상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나머지 출석 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위원들이 회의를 거부하면 오히려 노동계의 바람대로 최저임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무산되자 중소기업계에선 하소연이 쏟아졌다. 27일 제주에서 열린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한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젠 최저임금이 아니라 보통임금이라고 해야 할 판”이라며 “지불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최저임금을 주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세종=박은서 clue@donga.com / 제주=황성호 기자}

CJ그룹은 내년에 3개 이상 사업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CJ그룹의 목표에서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빼놓을 수 없는 사업부문이다. 글로벌 그린 바이오 시장은 동물의 성장을 돕는 사료용 아미노산 개발 부문이 있다. 여기에 핵산, 글루탐산나트륨(MSG)처럼 맛과 향을 좋게 하는 식품조미소재 등이 있다. 최근엔 건강식품 등에 쓸 수 있는 기능성 아미노산 시장도 떠오르고 있다. 그린 바이오 시장은 향후 막대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야지만 시장의 유동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여러 변수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기초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신, 트립토판 등 5개 분야에서 1위에 올라 있다. 이같은 성과를 내기 전엔 힘든 과정도 있었다. 3년 전,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라이신의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가격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됐던 것. CJ제일제당은 전체 사료용 아미노산 시장의 다양한 제품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라이신의 의존도를 낮췄다. 그 결과 2013년 전체 바이오 사업 매출에서 60%가 넘었던 라이신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40%대로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고수익 제품군인 트립토판과 핵산 등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형성장과 수익성 모두 개선됐다. 활발한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향후 생산 기반을 더욱 늘려 시장 영향력을 키울 계획이다. 미국에 총 5000만 달러(약 579억 원)를 투자해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말레이시아에도 공장 증설작업을 마무리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중소기업중앙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들이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민경아 힘내! 우리가 함께할게’ 캠페인을 제안했다. ‘민경’은 서민경제의 줄임말이다. 26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중기중앙회 주최로 열린 ‘2019 리더스포럼’의 개막식에서 중소기업 단체들은 이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13번째 열린 이번 포럼에는 ‘초연결 시대와 공동의 미래’라는 주제로 중소기업 관계자 600여 명이 참여했다. 캠페인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고, 지역특산품을 사주자 등의 내용이다. 중앙회는 소상공인의 경영을 돕기 위해 노란우산공제의 대출이자를 내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공공기관의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제언하기로 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굳이 공장을 이전할 필요가 없다”면서 “남북관계 때문에 드러내진 않고 있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제주=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저가형 샐러드 시장이 뜨고 있다. 적게는 5000원대 샐러드로 간편하게 한 끼를 즐기는 사람들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평소 채소 섭취가 적은 이들이 주된 고객이다.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에 따르면 샐러드 시장은 최근 3년(2016∼2018년) 동안 연 평균 17.1% 성장했다. 저가형 샐러드 업계에선 2013년 10개 미만이던 샐러드 브랜드가 지난해 100여 개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샐러드 브랜드의 주된 고객들은 1인 가구와 대학생, 젊은 직장인이다. 올 초 33개인 매장을 연내에 90개까지 확대할 예정인 샐러드 브랜드 ‘샐러디’의 경우 상당수 매장이 1인 가구 밀집지역에 있다. 또 다른 샐러드 브랜드인 ‘투고샐러드’나 ‘스윗샐러드’도 각각 대학가와 도심에 매장이 많은 편이다. 이건호 샐러디 대표는 “1인 가구 증가 속도와 샐러드 시장 증가 속도가 비슷하다”며 “이들도 건강을 점차 챙겨 나간다는 조사 결과가 많아 이를 바탕으로 주요 타깃 및 매장 전략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샐러드라고 해서 채소만 있는 건 아니다. 이 업체들은 ‘목살 스테이크’ ‘닭다리살 스테이크’ 등 단백질 섭취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고기를 넣은 메뉴도 두루 갖춰 놓았다. 채소와 육류가 적당히 어우러져 한 끼 식사로 충분한다는 입소문에 샐러드 가게를 찾는 남성 고객도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남성 소비자 비중이 약 40%에 이른다. 샐러드 시장이 점점 커지자 식음료 대기업들도 샐러드를 주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하와이 전통 음식인 ‘포케’를 콘셉트로 한 샐러드를 선보였다. GS25는 3월 가격이 1900원인 ‘위드 샐러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한 끼 식사로 샐러드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어나자 최근 ‘베리&리코타치즈 샐러드’를 출시했다. SPC삼립은 최근 세계 각국의 음식을 샐러드로 맛볼 수 있는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2017년 샐러드와 샌드위치용 채소를 생산하는 식재료 가공센터를 350억 원을 투자해 만들기도 했다. 최근엔 샐러드 전문점의 노하우를 담은 ‘피그인더가든 볼샐러드’를 선보였다. 편의점 등에서 4800원에서 판매 중인 ‘세계미식여행 샐러드’로는 분짜(쌀국수면과 돼지고기 완자를 넣은 베트남 요리) 소스에 실곤약과 돼지고기를 더한 ‘베트남식 분짜볼’, 참치, 지단, 곡물, 비빔드레싱 등과 섞어 즐길 수 있는 ‘비빔밥 볼샐러드’ 등이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샐러드는 패스트푸드처럼 간편하지만 건강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해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소용량 및 간식용 샐러드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그냥 버리긴 아까운 옷들이어서 누군가 잘 입어주면 좋을 것 같아 갖고 왔어요.”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1층에 마련된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 부스를 찾은 주부 권모 씨(44)의 말이다. 권 씨는 자신의 옷과 모자 등 5점을 기부했다. 현대백화점의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은 고객들에게 기부 받은 옷을 모아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하는 활동이다. 현대백화점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한 옷이 팔리는 만큼의 별도의 기부금을 조성해 환경 보호 관련 공익사업에도 쓰고 있다. 올해는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식물을 공급하는 데 쓸 예정이다.○ 계열사별 특성 살린 참여형 캠페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홈쇼핑과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기 때문에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는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별 특성을 살린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라이프 리사이클은 대표적인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이다. 2015년 시작해 올해도 현대백화점의 전국 모든 점포(15개)에서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6만여 명이 참여해 약 37만 점의 물품을 모았다. 올해는 14∼16일 총 3일 동안 5600명의 고객이 4만여 점의 옷을 기부했다. 아름다운 가게에 따르면 옷과 같은 기부물품 약 37만 점을 재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1651t이나 줄일 수 있다. 소나무 59만 그루를 새로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주고, 백화점 측은 선착순으로 상품권도 지급해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의 아이스팩도 무료 수거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 홈쇼핑업계에서 처음으로 ‘아이스팩 무료 수거 재활용 캠페인’을 시작했다. 홈쇼핑이나 온라인몰에서 식품 구입 시 고객들이 아이스팩 분리수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점에 착안한 캠페인이다. 고객이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 원하는 수거 날짜를 현대H몰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택배업체에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비용은 현대홈쇼핑이 부담한다. 현대홈쇼핑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아이스팩도 수거 대상이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손상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재활용된다. 고객들의 호응은 기대를 웃돌았다. 올 5월까지 3만3000명의 고객이 참여해 52만 개의 아이스팩이 수거됐다. 캠페인이 인기를 끌어 일부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는 자발적으로 단체 수거함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는 관내 지역센터 17개소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올해는 총 100만 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가 곧 선보일 ‘허니콤 수거 프로젝트’도 비슷한 방식이다. 가구업계에선 완충용 포장재로 ‘폴리스티렌’을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티로폼이다. 폴리스티렌은 자연에서 완전 분해될 때까지 500년이 걸린다. 현대리바트는 폴리스티렌 대신 재생종이로 만들어진 ‘허니콤’을 이달 말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사용된 허니콤을 수거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품 전용 친환경 운반상자 도입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소기업인 시스팩과 개발한 기술을 앞세워 환경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이달 말에 도입할 예정인 친환경 운반상자 ‘H그린박스’가 그 사례다. 면세점업계에선 통상 시내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공항까지 운반할 때 파손을 막기 위해 비닐로 된 완충재인 ‘에어캡’을 사용하는데, 이를 대체하는 것이다. H그린박스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수출용 물류상자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외부 충격을 견디도록 돼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주류와 화장품을 제외한 제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 상자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에어캡 사용량을 60%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그린박스가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공항 측의 골칫거리인 에어캡 처리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연간 약 69만 장의 에어캡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김준영 상무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환경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