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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을 대표하는 거장 렘브란트의 1636년 작품 ‘기수((旗手)’를 1억 7500만 유로(약 2330억 원)에 매입할 예정이라고 BBC 등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844년부터 유대계 금융재벌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프랑스에서 소유해 왔으며 네덜란드는 자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상징하는 이 작품을 사들이기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이 그림은 1568~1648년 네덜란드가 스페인과 ‘80년 전쟁’이라 불리는 독립 전쟁을 벌였을 때 참전했던 렘브란트 본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당시 30세였던 렘브란트는 그림 속에서 기수의 복장을 입고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전쟁에서 이긴 네덜란드는 독립을 쟁취했고 활발한 무역 등을 통해 부흥기를 누렸다. 매입 자금은 예산 1억5000만 유로에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과 렘브란트협회가 각각 내놓은 1000만 유로, 1500만 유로를 더해 마련했다. 의회 승인을 거쳐 매입이 끝나면 몇몇 국가를 순회 전시한 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이 된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미국 CNN 방송이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51)를 해고했다. 그가 앵커 지위를 이용해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뉴욕 주지사를 지낸 형 앤드루(64)의 성추문 무마에 개입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CNN은 지난달 30일 이미 쿠오모에 대한 무기정직 처분을 내리고 외부 법률회사에 그의 행위가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검토를 맡겼다. CNN은 4일 성명을 통해 “외부 법률회사와 검토한 결과 쿠오모를 즉시 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해고와 관계없이 그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사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예일대와 포덤대 로스쿨을 졸업한 쿠오모는 2013년 CNN에 합류했다. 매일 오후 9시 ‘쿠오모의 프라임타임’이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때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매일 직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전국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앤드루를 이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시켜 형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쿠오모는 형이 사퇴하기 전부터 사건 무마에 형 못지않게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 뉴욕 검찰 또한 지난달 말 “그가 성추행 피해자의 관련 정보를 직접 수집했고 형의 입장문도 써줬다. 사건에 관한 다른 언론사의 보도 동향 또한 형의 보좌관과 공유했다”고 공개했다. 쿠오모는 해고 직후 성명을 통해 “이런 식으로 CNN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며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줄곧 자신의 행위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머리가 아닌 마음 깊은 곳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감정은 어떨 때 일어나는 걸까요. 어려운 것을 성취했거나, 경쟁에서 이기거나,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을 때의 기쁨이 과연 우리의 마음까지 뒤흔들 수 있을까요.오히려 아주 짧은 순간의 기억.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 노을을 지켜본 추억, 친구들과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며 마음껏 웃음을 터뜨린 기억,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은 떡볶이의 맛. 이런 것들을 떠올릴 때 머리가 쌓아 놓은 장벽은 와르르 무너지고, 마음은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립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아, 그 때 생각나. 너무 좋았어”하며 행복함을 느낍니다.저는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마들렌, 밀란 쿤데라의 소설 ‘불멸’에서 나온 여인의 손짓을 이런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때로는 이성이 요구하는 성취보다 사소하고 평범한 순간이 더 위대한 힘을 발휘하고, 불멸로 남는다는 것을요. 오늘 만나볼 그림은 이런 찰나의 순간을 불멸로 남기기를 시도한 작가의 작품입니다. 거꾸로 매달린 다리먼저 그림을 보겠습니다. 바닥에 깔린 카펫의 붉은 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위로 살짝 걸쳐진 발을 따라 시선을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거대한 욕조가 보이죠. 욕조 속에는 누군가의 다리가 두둥실 떠 있습니다. 그리고 욕조를 따라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창문 옆에 놓인 잡동사니들이 들어옵니다.제가 이 그림을 본 순서대로 설명을 해 보았는데요. 이렇게 작가가 펼쳐 놓은 시선을 따라가면서 저는 정말 대담하고 독특한 매력을 가진 그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캔버스의 절반을 커다란 욕조와 다리가 차지하고 있거든요.가장 어색한 것은 마치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다리의 모습입니다. 무심코 보면 자연스러운 듯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상해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그런데 이 어색함을 감춰주는 것은 극도로 배제된 색채이죠. 무채색에 가까운 표현으로 욕조는 조금 가볍게, 그리고 카펫의 화려한 색으로 이 어색함을 더욱 덜어 주고 있습니다.작가는 어떤 사람 이길래, 이런 이상한 구도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려 한 걸까요?욕조 속 여인그림 속 여인을 통해 작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에르 보나르는 욕조 속 여인의 모습을 많이 남겼는데요. 그 여인은 바로 보나르의 아내 마르트 드 멜리니입니다.두 사람은 1893년 처음 만나 멜리니가 세상을 떠난 1942년까지 5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보나르의 그림들 속 등장하는 여인 대부분이 멜리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보나르는 멜리니를 모델로 여러 차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는 흔히 생각하는 예술가와 뮤즈의 낭만적이기만 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 보나르는 두 번에 걸쳐 다른 사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인 르네 몬채티와는 결혼을 이야기하는 사이까지 가게 되는데요. 몬채티는 보나르를곁에 두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1925년 보나르는 마음을 바꿔 멜리니에게 돌아가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소식을 알게 된 몬채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죠.단순한 시각으로 본다면 보나르와 멜리니의 관계가 마치 금이 간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두 사람은 그 뒤 오랜 시간 함께하며 결국 끝까지 서로의 곁을 지켰습니다.보나르가 특히 욕조 속에 있는 멜리니를 많이 그린 이유는 그녀의 건강 문제 때문입니다. 다양한 질환을 앓았던 멜리니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매일 약물에 목욕을 했습니다. 게다가 멜리니가 사람들을 싫어하는 탓에 말년에는 두 사람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보나르는 1932년 동료 화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멜리니가 “여전히 사람들을 혐오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최대한 사람을 피하는 것이 치료 방법”이라며 “그래서 나는 완전히 고립된 채로 지내고 있고, 그림 테크닉을 연구하고 올리브를 수확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합니다.불안한 순간이 아름답다아픈 연인과 고립된 삶. 약간은 우울한 기분이 감돕니다. 그런데 이러한 불안정한 순간을 보나르는 캔버스에 그려내며 그것을 다른 차원으로 승화했습니다. 보나르의 마법은 바로 ‘유머’입니다.앞서 본 ‘욕조 속 누드’의 엉뚱함이 이 그림에서 더 극적으로 드러납니다. 고개를 숙인 여인, 얼굴을 쑥 뺀 강아지, 그리고 그 아래 와인병. 보통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식탁과 의자와 사람과 동물이 잘 보이도록 구별해서 그릴 것 같은데, 보나르는 이들을 기이하게 연결시켜 화면의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아니 이렇게도 구도를 만든다고?”라고 허탈한 웃음이 나올 것 같은 그림이죠.보나르의 친구들도 그가 유머러스한 사람이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보나르의 친구이자 화가겸 작가 오렐리앙 뤼네-포는 이렇게 썼습니다. “보나르는 유머가 넘쳤다. 그의 무심한 듯 능청맞은 유쾌함과 재치는 그림 속에서도 드러났는데, 장식적 요소에 담겨 있는 엉뚱한 날카로움이 그러했다.”그러니 무언가 정적이고 고요한 순간에도 보나르는 멜리니의 욕조 속 다리, 강아지의 주둥이처럼 슬쩍 꼬집을 만한 것을 찾아내고 거기서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학교 앞 떡볶이 냄새, 매일 볼 수 있는 노을, 데굴데굴 구르는 나뭇잎과 같은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보여준 것이지요.이런 보나르의 예술을 피카소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에게 보나르에 대해 묻지 말라”며 이렇게 말합니다. “보나르는 선택할 줄을 모른다. 하늘을 그릴 때면 처음엔 하늘과 비슷한 푸른색을 칠해놓고는 여기저기 보라색을 더해 얼버무린다. (…) 결과물은 ‘선택장애’의 꽃다발이다.”그러면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던지죠. “그림은 그런 식으로 그리는 게 아니다. 그림은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힘을 쥐는 것, 대상을 정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연이 좋은 조언을 해주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여기서 피카소와 보나르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즉 피카소는 ‘떡볶이 냄새 같은 사소한 것을 은은하게 그리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고, 누가 봐도 힘이 넘치는 것을 그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육즙이 줄줄 흐르는 스테이크나 시뻘건 마라탕을 이야기하는 것이겠지요. 욕망의 화신 피카소다운 평가입니다.둘 중 누구 한 사람만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요. 피카소가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걸 보면 지금까지는 그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고소하고 달콤한 마들렌 냄새의 아름다움을 줄줄 풀어 놓을 수 있었던 보나르의 그림이 오늘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두 작가의 그림을 비교해보면서 오늘은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나를 정말로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대어 희화화하고 친중국파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시 주석과 닮은 모습으로 그린 작품들이 이탈리아 미술관에 등장했다. 중국 당국은 이 전시를 막으려 압박을 가했지만 시도가 무산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NYT에 따르면 이러한 초상화를 포함한 중국의 현대미술가 바디유초(35·사진)의 개인전이 이탈리아 북부 소도시 브레시아의 ‘산타 줄리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중국은 가깝(지않)다―반정부 예술가의 작품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3일 개막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비판하면서 작가의 피로 그린 회화 작품 ‘시계(watch)’도 전시됐다. 곰돌이 푸는 시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시 주석을 조롱할 때 이 캐릭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바디유초의 전시회 소식이 알려지자 주이탈리아 중국대사관은 브레시아 시장에게 전시 취소를 요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중국대사관은 메일에 “(바디유초의 작품이) 반중국적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며 “전시를 강행하면 이탈리아와 중국의 우호적 관계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시와 미술관은 전시회를 강행했다. 에밀리오 델 보노 시장은 “이 전시는 중국을 나쁘게 비추는 것이 아니며 사회 비판은 예술의 기능”이라며 “브레시아시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측으로부터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국 출신으로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디유초는 중국의 유명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의 조수로 일했다. 2018년 홍콩에서도 중국을 비판하는 작품을 전시하려다 상하이에 있는 가족이 중국 정부로부터 협박을 받자 그만두기도 했다. 수년 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가명을 사용했기 때문에 ‘중국의 뱅크시’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2019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얼굴을 공개했다. 바디유초는 전시 개막 이후 AFP통신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나의 예술을 중국 정부의 거짓말을 드러내고 그들을 비판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며 “이는 당국의 압박에도 중국 시민이 얼마나 용감하게 맞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바디유초의 전시는 내년 2월 13일까지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곰돌이 푸에 빗대어 희화화하고 친중국파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시 주석과 닮은 모습으로 그린 작품들이 이탈리아 미술관에 등장했다. 중국 당국은 이 전시를 막으려 압박을 가했지만 시도가 무산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NYT에 따르면 이러한 초상화를 포함한 중국의 현대미술가 바디유초(35)의 개인전이 이탈리아 북부 소도시 브레시아의 ‘산타 줄리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중국은 가깝(지않)다-반정부 예술가의 작품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13일 개막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비판하면서 작가의 피로 그린 회화 작품 ‘시계(watch)’도 전시됐다. 곰돌이 푸는 시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시 주석을 조롱할 때 이 캐릭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바디유초의 전시회 소식이 알려지자 주이탈리아 중국 대사관은 브레시아 시장에게 전시 취소를 요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중국 대사관은 메일에 “(바디유초의 작품이) 반중국적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며 “전시를 강행하면 이탈리아와 중국의 우호적 관계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시와 미술관은 전시회를 강행했다. 에밀리오 델 보노 시장은 “이 전시는 중국을 나쁘게 비추는 것이 아니며 사회 비판은 예술의 기능”이라며 “브레시아시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측으로부터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국 출신으로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디유초는 중국의 유명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의 조수로 일했다. 2018년 홍콩에서도 중국을 비판하는 작품을 전시하려다 상하이에 있는 가족이 중국 정부로부터 협박을 받자 그만두기도 했다. 수년 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가명을 사용했기 때문에 ‘중국의 뱅크시’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2019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얼굴을 공개했다. 바디유초는 전시 개막 이후 AFP와 인터뷰에서 “나는 나의 예술을 중국 정부의 거짓말을 드러내고 그들을 비판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며 “이는 당국의 압박에도 중국 시민이 얼마나 용감하게 맞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바디유초의 전시는 내년 2월 13일까지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대만이 한국 등 7개국에서 기술과 인력, 부품 등을 비밀리에 조달해 중국과 맞서기 위한 현대식 디젤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대만은 2025년까지 1척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국영 조선소 CSBC에서 잠수함을 건조하기 시작했다. 전체 건조 계획은 8척이다. 로이터통신은 이 과정에서 대만이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기술과 부품 등을 은밀하게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잠수함의 전투 시스템 부품과 음파 탐지기 등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대만에 지원했다. 영국 정부는 잠수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지난 3년간 대만에 부품,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또 영국 해군 제독 출신 인물이 전문 인력을 모집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만은 한국과 호주, 인도, 스페인, 캐나다 등 5개국 출신의 기술자와 전직 해군 장교를 고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만은 지난 20년간 현대식 디젤 잠수함을 구매하고자 했으나, 각국이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팔겠다는 나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디젤 잠수함 제조를 중단한 지 오래됐다. 이에 대만은 2017년 잠수함 건조에 착수했다.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산은 최대 160억 달러(약 19조 원)로 전해졌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당국이 잠수함 건조를 위해 외부 세력과 결탁하고 있다”며 “대만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선택”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어 “각국은 대만 독립을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은 현재 잠수함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2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쓰던 것으로 훈련용이다. 나머지 2대는 1987년 네덜란드가 만든 잠수함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흑인 최초로 프랑스 유명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의 수석디자이너가 됐던 버질 아블로(사진)가 암 투병 끝에 28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41세. 2013년 자신의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설립한 그는 케이블 타이를 운동화 장식으로 사용하는 과감한 실험으로 ‘밀레니얼세대의 카를 라거펠트(샤넬의 전 수석디자이너)’로 불렸다. 아블로의 유족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2년 전 희귀 심장암인 심장혈관육종 진단을 받았으나 본인이 알리지 않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아블로는 1980년 미국 일리노이주 록퍼드에서 아프리카 가나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위스콘신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2009년 ‘펜디’의 인턴으로 패션계에 입문했다. 그는 ‘폴로랄프로렌’의 인기 없던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한 후 자신만의 독특한 프린트 디자인을 입혀 비싼 가격에 되팔았다. 가구 브랜드 IKEA, 에비앙 생수, 맥도널드 등과도 협업했으며 2018년 루이비통에 스카우트됐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그룹 회장은 성명을 통해 “천재 디자이너, 선구자였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고 애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흑인 최초로 프랑스 유명 패션 브랜드 루이뷔통의 수석 디자이너가 됐던 미국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암 투병 끝에 28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41세. 2013년 자신의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설립한 그는 케이블 선을 운동화 끈으로 사용하는 과감한 실험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칼 라거펠트(샤넬의 전 수석 디자이너)’로 불렸다. 아블로의 유족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2년 전 희귀 심장암인 심장혈관육종 진단을 받았으나 본인이 알리지 않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아블로는 1980년 미국 일리노이주 락포드에서 아프리카 가나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위스콘신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후 2009년 ‘펜디’의 인턴으로 패션계에 입문했다. 그는 ‘폴로 랄프로렌’의 인기 없던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한 후 자신만의 독특한 프린트 디자인을 입혀 비싼 가격에 되팔았다. 가구 브랜드 IKEA, 에비앙 생수, 맥도날드 등과도 협업했으며 2018년 루이비통에 스카웃됐다. 래퍼 카니예 웨스트, 가수 비욘세, 방송인 킴 카다시안, 배우 티모테 샬라메,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등이 그의 옷을 입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그룹 회장은 성명을 통해 “천재 디자이너, 선구자였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또한 “패션을 예술, 음악, 정치, 철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디자이너였다”고 평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당신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스포츠 스타나 유명인, 혹은 일반인 까지도 인터뷰를 하다가 ‘엄마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자주 목격합니다.엄마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내가 탯줄로 연결되었던 세상의 유일한 사람. 때로는 그 연결 고리에서 숨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또 애틋한. 한 마디 말로는 정리하기 힘든 그런 복잡한 존재가 바로 엄마일 것 같습니다.한 작가가 어릴 적 자신과 엄마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있습니다. 우선 그림을 먼저 볼까요.○ 하얗게 칠해진 꽃무늬 치마왼쪽이 당시 8살이었던 작가,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엄마입니다. 그런데 보통 엄마라고 하면 떠올리는 따스하고 포근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마치 조각상 속에 갇힌 듯 뻣뻣한 자세를 하고 있고, 또 소년의 오른쪽 팔과 엄마의 왼쪽 팔이 닿을 듯 말 듯, 전혀 접촉하고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또 눈길을 끄는 것은 엄마의 검은 눈동자가 눈에 비해 굉장히 크게 묘사되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작가가 원래 사람의 눈을 이런 식으로 그린 걸까, 확인하기 위해 소년의 눈과 비교해 보면 엄마의 눈동자가 훨씬 더 크고 흐릿하게 묘사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그럼 소년의 엄마가 원래 이런 눈을 갖고 있었던 걸까? 다행히 이 그림과 비교할 수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한 번 보겠습니다.이 사진이 작가가 보고 그린 원본입니다. 엄마의 눈이 좀 더 크지만 소년의 눈보다 더 또렷하죠. 사진과 비교해보면 마치 동공이 풀린 듯 비정상적으로 크게 묘사됐다는 걸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왜 엄마의 눈을 이렇게 그린 걸까요?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원본 사진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이 사진에서 보는 사람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바로 엄마의 옷입니다. 꽃무늬가 빽빽하게 그려진 옷을 사진 속 엄마는 입고 있지요. 그런데 그림을 다시 볼까요.엄마의 치마는 무늬가 모두 사라진 흰 색으로 거칠게 칠해져 있습니다. 밝은 색 덕분에 화면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긴 합니다. 이 흰 덩어리를 두고 엄마의 팔, 소년의 옷과 손에 쥐고 있는 꽃의 색이 정해졌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또 가장 특이한 것은 엄마의 손입니다. 치마 위에 가지런히 놓였던 손은 마치 붕대가 감긴 듯 동그란 원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가 엄마를 왜 이렇게 묘사했을까요. 여기에는 비극적인 사연이 있습니다.○ 잡을 수 없는 손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아르메니아 출신의 미국 작가 아실 고르키(1904~1948)입니다. 그가 10대였던 1915년, 고르키의 엄마는 아들의 품에서 굶주린 채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엄마와 아들 그리고 세 자매는 집을 잃고 길거리를 전전하던 부랑자였습니다.그 원인은 1915~16년에 있었던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입니다. 고르키의 가족은 당시 오스만투르크 제국 접경지대에 살았는데, 이 때 오스만 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강제 이주 시킵니다. 고르키의 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피하기 위해 1908년 미국으로 떠난 상태였습니다.당시 오스만제국은 영국군이 침략해오자 반란을 막겠다는 이유로 아르메니아인을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으로 이주 시켰고 이 과정에서 100만 명이 넘는 아르메니아인들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과정에 있었던 고르키 또한 집을 떠나야만 했고, 1년 뒤 어린 소년의 품에서 엄마가 숨을 거두었던 것이지요.세상을 떠나기 전 엄마는 소년 고르키를 대리석 의자에 앉혀 놓고 “너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어머니가 생각했던 가장 아름다운 것이 ‘시’였고, 아들이 그런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랐던 것입니다.그런 엄마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래서 꽃무늬 치마를 하얗게 칠해버린 걸까요. 어쨌든 소년 고르키는 엄마의 말을 잊지 않고 사명처럼 여기며 예술가가 됩니다. 1920년 미국으로 떠난 고르키는 다시 만난 아버지로부터 엄마의 사진을 건네받게 됩니다. 떨어져있었던 아버지에게 가족들의 안부를 전하려 엄마가 보낸 사진이었습니다. 고르키는 뭉크가 누이의 마지막 모습을 평생에 걸쳐 그렸던 것처럼, 엄마의 모습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그렸습니다. 비록 세상을 떠나 손을 잡을 수도, 눈을 맞출 수도 없지만 영원히 그리운 엄마를 계속해서 그림 속에서 만났던 것이지요.○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고르키는 미국으로 이주한 뒤 마치 과거를 지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원래 이름 보스타니크 마누그 아도이안을 지우고 ‘아실 고르키’라는 이름을 새로 지은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물론 새로 지은 이름에서도 그는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놓지 않습니다. ‘아실’은 러시아어로 쓰다(bitter)는 뜻이고, 고르키는 러시아의 작가 막심 고르키에서 따온 것입니다. 비극이 준 쓴 맛을 이름으로 새긴 다는 것도 평범하지 않습니다.고르키는 뉴욕에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지만, 작품에 걸맞는 충분한 평가를 받진 못했습니다. 고르키 자신도 도시의 삶에서 끊임없는 외로움을 느낀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자신의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많은 친구를 만나도, 수천 명의 사람들 사이에 둘러 싸여 있어도 나는 언제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은 영원히 빼앗겨버린 엄마, 그리고 집과 고향에 관한 것이었겠지요.그림만은 열심히 그렸던 고르키는 결혼한 뒤 아기를 키우기 위해 버지니아주로 이주하고 이곳에서 자연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때 그의 그림 또한 변화를 맞게 되는데요. 이전에는 세잔과 피카소의 영향을 받은 입체파 스타일에 가까웠다면, 점차 물감이 눈물처럼 흐르는 등 작가의 심상을 더욱 과감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잔과 피카소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위 그림을 그릴 무렵 고르키는 이렇게 털어 놓습니다. “나는 어릴 적 고향에서 쫓겨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의 가장 생생한 기억들은 그 고향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 때 나는 빵 냄새를 맡을 수 있었고, 처음으로 붉은 꽃을 보았으며 달을 보았다. 이 기억들이 나중에 형태가 되고 색채가 되었다.”결국 엄마를 비롯한 어린 시절의 행복을 평생 그리워했고, 그 때의 기억을 끊임없이 변주하며 작품을 하고 있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그 곳을 말이죠.고르키의 삶을 보며 지금도 유럽 곳곳을 전전하고 있는 난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체로 보면 골칫거리지만 개개인의 삶을 보면 커다란 비극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고르키의 삶과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집은 안락하고 소중한 곳인데 그것을 떠나야만 하고,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삶은 무엇인지….누군가는 예술을 화려한 장식, 유리장 속 보석과 같은 아름다움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고르키와 같은 작가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개개인이 갖고 있는 삶의 다양한 감정들이 시시각각 자아내는 정직한 리듬입니다. 그가 평생 떨칠 수 없었던 슬픔을 흐르는 물감에 풀어냈듯이 말이죠. 단순한 예쁨이 아닌 진한 아름다움. 오늘 고르키의 그림 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오늘은 10만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애도해야 하는 아주 슬픈 날입니다.” 25일(현지 시간) 독일과 폴란드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무거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하며 “접촉에 대한 제한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때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서고 일일 신규 확진자가 7만5961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자 총리직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가 직접 비상조치 필요성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 중남미 등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새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면서 2019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보고된 지 2년을 앞둔 세계 각국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럽에선 확진자 폭증세로 ‘끔찍한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5일 기준 프랑스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증가율은 181%, 스페인은 132%에 이른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의 확산세는 더욱 가파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5∼21일 보고된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243만 명으로, 세계 전체의 67%에 이른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3명 중 2명은 유럽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AFP통신에 따르면 25일 기준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50만 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비상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프랑스는 26일부터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고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부스터샷 대상으로 정했다. 정부가 3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체코는 술집과 클럽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크리스마스 행사를 취소했다. 오스트리아는 22일부터 20일간 전면 봉쇄령(lock-down)에 나섰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각국의 뒤늦은 대응을 지적하며 “정부의 대응이 실패할 때 유일한 비상 브레이크는 비참한 봉쇄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일주일간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9만2800명으로 전주 대비 18% 증가했다. 하루 평균 입원 환자 역시 약 5600명으로 전주보다 6% 늘었다. 여기에 뉴욕 맨해튼에서 25일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2년 만에 재개되는 등 연말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유럽 수준의 폭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범미국보건기구(PAHO)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24일 “유럽의 감염세가 미국에서 몇 주 뒤 그대로 나타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 시작된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방역 조치의 빗장이 풀린 데다 겨울철을 맞아 실내 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8월 19일 65만 명에서 10월 16일 40만 명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5일 현재 55만 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의 사전 출판사인 콜린스가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24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NFT 사용 빈도수는 올해 들어 1만1000% 증가했다. 콜린스는 NFT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예술과 기술, 상업의 독특한 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라며 시대적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콜린스 사전은 NFT를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디지털 인증서로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 같은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콜린스는 이 밖에 추기(cheugy·유행이 지난, 쿨하지 못한), 기후 불안(climate anxiety), 가상화폐(crypto),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ing·재택과 출근을 유연하게 하는 근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등 총 10개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지난해 콜린스가 선정한 단어는 ‘봉쇄(lockdown)’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의 사전 출판사인 콜린스가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24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NFT 사용 빈도수는 올해 들어 1만1000% 증가했다. 콜린스는 NFT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예술과 기술, 상업의 독특한 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라며 시대적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콜린스 사전은 NFT를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디지털 인증서로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 같은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올해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의 디지털 작품 컬렉션 NFT는 600만 달러(약 71억 원)에 판매됐고 화제가 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특정한 문화 요소나 콘텐츠) ‘재난 소녀’(Disaster Girl) NFT는 47만3000달러(약 5억 원)에 팔려 주목을 받았다. 콜린스는 이밖에 츄기(cheugy·유행이 지난, 쿨하지 못한), 기후 불안(climate anxiety), 가상화폐(crypto), 더블백스드(double-vaxxed·백신 2차 접종 완료), 하이브리드 근무(hybrid working·재택과 출근을 유연하게 하는 근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네오대명사(neopronoun·성별중립적 인칭 대명사), 핑데믹(pingdemic·코로나19 관련 긴급 알림을 여러 명이 동시에 받는 현상을 팬데믹에 빗댐), 리젠시코어(regencycore·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으로 유행한 리젠시 시대 의상) 등 총 10개를 올해의 단어로 꼽았다. 지난해 콜린스가 선정한 단어는 ‘봉쇄’(lockdown)였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중국 정부가 5월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채굴장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라과이 등 세계 곳곳에서 ‘채굴 붐’이 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채굴업자들이 중국에서 급처분된 채굴 기계를 저렴하게 인수해 이들 국가로 옮기거나 중국 회사가 채굴장을 해외로 옮기는 등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조치 후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14개 글로벌 기업은 채굴 기계 최소 200만 대를 중국 밖으로 이동시켰다. 미국의 가장 큰 채굴 기업 중 하나인 비트디지털은 국제 운송 회사와 계약을 맺고 약 2만 대의 채굴기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빼내고 있다. 이날도 비트디지털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채굴기 1000대가 뉴욕항을 통해 들어오기로 했다고 FT는 전했다. 비트디지털의 샘 타바 최고전략책임자는 “아직 중국에 남아 있는 372대는 수명을 다해 폐기할 예정”이라고 FT에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채굴 회사 헛8는 5월 이후 수많은 중국 회사로부터 채굴기 매입을 요청받았다. 헛8는 6월 중국의 한 채굴 회사로부터 채굴기 2만5000대를 인수했다. 중국 회사들의 ‘처분 러시’로 7월 채굴기 가격은 5월 대비 41.7%나 떨어졌다. FT가 14개 글로벌 가상화폐 채굴 기업이 5월 이후 중국에 있던 채굴기를 어디로 옮겼는지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20만5000대로 가장 많았고 카자흐스탄(8만7849대), 미국(8만7200대), 캐나다(3만5400대), 파라과이(1만5500대), 베네수엘라(7000대) 등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에서 채굴업자들이 속속 빠져나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도 달라지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대체금융센터 연구에 따르면 8월 해시레이트(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연산능력) 점유율은 미국(35.1%), 카자흐스탄(18.1%), 러시아(11.2%), 캐나다(9.6%) 순이었다. 중국은 5월 44%에서 7월 0%로 급감했다. 미국은 특히 2019년 전력의 20%를 풍력에너지로 생산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발달한 텍사스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6월 트위터에 “텍사스는 가상화폐 산업에 열려 있다”며 채굴을 장려했다. 중국과 인접한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채굴 기업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석탄이 풍부하고 건축 규제가 느슨하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 회사 비트푸푸는 채굴기 8만 대를, 비트마이닝은 7849대를 카자흐스탄으로 옮겼다. 또 러시아 채굴 회사 비트리버는 채굴기 20만 대를 중국에서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채굴 기계 70만여 대가 중국의 창고에 처박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모델들은 베네수엘라, 파라과이처럼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채굴기를 1대씩 놓고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채굴 회사 닥터마이너의 공동 설립자 후안 호세 핀토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작은 채굴장을 운영하는 수천 명이 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 정부가 5월 가상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채굴장을 폐쇄하는 등 대대적 단속에 나서자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라과이 등 세계 곳곳에서 ‘채굴 붐’이 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채굴업자들이 중국에서 급처분된 채굴 기계를 저렴하게 인수해 이들 국가로 옮기거나 중국 회사가 채굴장을 해외로 옮기는 등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조치 후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14개 글로벌 기업은 채굴 기계 최소 200만 대를 중국 밖으로 이동시켰다. 미국의 가장 큰 채굴 기업 중 하나인 비트디지털은 국제 운송 회사와 계약을 맺고 약 2만 대의 채굴기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빼내고 있다. 이날도 비트디지털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채굴기 1000대가 뉴욕항을 통해 들어오기로 했다고 FT는 전했다. 비트디지털의 샘 타바 최고전략책임자는 “아직 중국에 남아 있는 372대는 수명을 다해 폐기할 예정”이라고 FT에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채굴 회사 Hut8는 5월 이후 수많은 중국 회사로부터 채굴기 매입을 요청받았다. Hut8는 6월 중국의 한 채굴 회사로부터 채굴기 2만5000대를 인수했다. 중국 회사들의 ‘처분 러시’로 7월 채굴기 가격은 5월 대비 41.7%나 떨어졌다. FT가 14개 글로벌 가상화폐 채굴 기업이 5월 이후 중국에 있던 채굴기를 어디로 옮겼는지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20만5000대로 가장 많았고 카자흐스탄(8만7849대), 미국(8만7200대), 캐나다(3만5400대), 파라과이(1만5500대), 베네수엘라(7000대) 등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에서 채굴업자들이 속속 빠져나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도 달라지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대체금융센터 연구에 따르면 8월 해시레이트(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연산능력) 점유율은 미국(35.1%), 카자흐스탄(18.1%), 러시아(11.2%), 캐나다(9.6%) 순이었다. 중국은 5월 44%에서 7월 0%로 급감했다. 미국은 특히 2019년 전력의 20%를 풍력 에너지로 생산하는 등 재생에너지 산업이 발달한 텍사스주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6월 트위터에 “텍사스는 가상화폐 산업에 열려 있다”며 채굴을 장려했다. 중국과 인접한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채굴 기업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석탄이 풍부하고 건축 규제가 느슨하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 회사 Bitfufu는 채굴기 8만 대를, BIT Mining은 7849대를 카자흐스탄으로 옮겼다. 또 러시아 채굴 회사 비트리버는 채굴기 20만 대를 중국에서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채굴 기계 70만여 대가 중국의 창고에 처박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전기를 많이 먹는 구형 모델들은 베네수엘라, 파라과이처럼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일반 가정에서도 채굴기를 1대씩 놓고 가상화폐를 채굴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채굴 회사 닥터마이너의 공동 설립자 후안 호세 핀토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작은 채굴장을 운영하는 수천 명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기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인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과 태권도복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태권도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태권도와 국기원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이번 방문은 현지에 사는 미국 교포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명예 단증을 받은 후 “대단히 영광이다. 태권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요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훌륭한 무도”라며 “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 국회의사당에 태권도 도복을 입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달식 도중 공개된 별장 내 사진도 화제가 됐다. 별장 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 밖에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난 모습 등 재임 기간 중 촬영한 6장의 사진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진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발간할 사진집의 일부라는 관측도 나왔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달 7일 퇴임 후 첫 저서인 ‘우리가 함께 한 여정(Our Journey Together)’을 발간한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집에는 그의 재임 기간 전반을 아우르는 사진이 담길 예정이다. 책 가격은 74.99달러(약 9만 원)이며 친필 사인이 포함된 판본은 229.99달러(약 27만 원)에 사전 판매 중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기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인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과 태권도복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태권도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태권도와 국기원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의 이번 방문은 현지에 사는 미국 교포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명예 단증을 받은 후 “대단히 영광이다. 태권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요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훌륭한 무도”라며 “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 국회의사당에 태권도 도복을 입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달식 도중 공개된 별장 내 사진도 화제가 됐다. 별장 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9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는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밖에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난 모습 등 재임 기간 중 촬영한 6장의 사진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 사진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곧 발간할 사진집의 일부라는 관측도 나왔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달 7일 퇴임 후 첫 저서인 ‘우리가 함께 한 여정(Our Journey Together)’을 발간한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집에는 그의 재임 기간 전반을 아우르는 사진이 담길 예정이다. 책 가격은 74.99달러(약 9만 원)이며 친필 사인이 포함된 판본은 229.99달러(약 27만 원)에 사전 판매 중이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김민기자 kimmin@donga.com}

지난주 국제 미술계에는 새로운 기록이 쓰여졌습니다. 멕시코 출신 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이 남미 작가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세웠는데요.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3490만 달러(약 412억 원)에 낙찰된 작품은 바로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디에고와 나’입니다.재밌게도 칼로의 작품 이전까지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던 남미 작가는 그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입니다. 리베라가 록펠러 가문의 의뢰로 그린 ‘경쟁자들’이 그 주인공으로, 2018년 976만 달러(약 115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프리다의 그림 속에도 이 디에고의 얼굴이 등장하는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죠. 프리다는 남편 디에고를 왜 이렇게 그렸던 걸까요?○ 이마에 그려진 애증의 얼굴정면을 응시하는 칼로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머리카락은 마치 목을 조르듯 헝클어져 얽혀 있고요.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습니다.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아무래도 칼로의 짙은 눈썹 위 이마에 그려진 디에고 리베라의 얼굴입니다. 마치 나를 눈물짓게 하지만, 뇌리에 깊이 박혀 떨쳐낼 수 없다는 듯한 묘사네요. 프리다와 디에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이 그림을 그리기 10년 전인 1939년. 프리다와 디에고는 10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결혼 당시 이미 유명한 화가였던 디에고가 미술학교 학생이었던 프리다의 재능을 알아보며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습니다.그러나 이미 두 번의 결혼을 했던 디에고는 프리다와 결혼 후에도 그녀에게 충실하지 않았습니다. 디에고가 유명 배우는 물론 프리다의 여동생 크리스티나와도 관계를 맺으면서 결혼 생활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달했습니다. 프리다 또한 다른 남자를 만나며 관계는 파국에 이르게 됩니다.이런 모든 일을 겪고 난 뒤 ‘디에고와 나’가 그려집니다. 애정 관계로만 비추어 본다면 프리다의 눈물과 머리카락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서로를 등진 사이를 왜 굳이 그렸을까, 그것도 이마 위에 아주 잘 보이게 묘사한 이유는 뭘까.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 “코끼리와 비둘기의 만남”두 사람이 결혼할 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그림은 결혼 직후 프리다가 자신과 남편을 그린 것입니다. 팔레트와 붓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거대한 디에고 리베라의 모습이 인상적이죠. 한 손에는 디에고의 손을, 다른 손에는 숄을 붙잡고 디에고 쪽으로 고개를 기울인 프리다는 ‘큰 작가’를 믿고 의지하는 모습입니다. 그림을 보면 이 때까지만 해도 디에고는 프리다에게 거대한 존재였던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파티에서 디에고를 알게 된 22살의 프리다는 그에게 자신의 그림이 화가로서 재능이 있는지 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디에고는 후에 프리다의 그림에 대해 “표현에 독특한 에너지가 있었고, 캐릭터가 정확했으며, 혹독할 정도로 솔직했다”며 “그녀가 진정한 예술가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회고합니다.이렇게 예술로 통하게 된 두 사람은 1929년 결혼합니다. 프리다의 엄마는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디에고와의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프리다의 가족들은 체구 차이도 엄청난 두 사람에 대해 “코끼리와 비둘기의 만남”이라고 말했다네요. 그러나 아버지는 신체적 제한으로 일도 할 수 없고 비싼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프리다가 유명 화가인 디에고를 만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결혼 후 프리다는 디에고를 따라 멕시코는 물론 미국으로도 다니며 넓은 세상을 보게 됩니다. 프리다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였던 디에고가 결과적으로 화가로서 그녀의 성장에도 기여했음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프리다는 미국에서 유창한 영어와 재치로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벽화 의뢰를 받은 디에고를 따라 디트로이트를 방문했을 때, 프리다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디에고도 그림을 잘 그리지만, 진짜 큰 화가는 바로 나에요.” ○ 엇갈린 시선 사이, 디에고와 나코끼리처럼 큰 사람이었지만, 어느 순간 미워졌고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세계를 함께 공유했던 사람. ‘디에고와 나’에서는 그런 애증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된 곳이 바로 ‘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프리다의 짙은 눈썹을 두고 좌·우로 엇갈린 두 사람의 시선이 보이시나요? 그리고 이 두 시선의 정점에서 세 번째 눈만이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이와 관련해 프리다 칼로가 남긴 재밌는 발언이 있습니다. ‘디에고와 나’가 그려진 1949년은 디에고 리베라가 화가로 활동한 지 5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디에고는 멕시코의 ‘국민 화가’였기 때문에 그의 화업 50년을 기념한 전시가 열렸죠.이 때 프리다는 디에고에 관한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는데요. 이 글에서 프리다는 디에고를 20년 된 파트너이자 동지라고 이야기 합니다.“사람들은 나에게 디에고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를 기대할지 모른다. 또 디에고 같은 남자와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털어놓길 바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강둑에 물이 흐른다고, 흙이 비가 온다고, 원자가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고통 받지 않듯이 나와 디에고의 만남은 그렇게 자연스러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사람의 동반자라는 어렵고 불투명한 역할을 통해 나는 균형을 얻었다. 빨간색 속의 초록 점과 같은 균형 말이다.”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관계없이 그녀는 모든 일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녹색이 있어야 빨간색이 돋보이고, 빨간색이 있어야 녹색이 돋보이듯 관계에 있었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자연의 섭리처럼 받아들인다고 털어 놓고 있죠. 이런 삶의 통찰 끝에 거대한 코끼리였던 디에고는 작은 점이 되어 프리다의 머리 위에 자리하게 되었음을 ‘디에고와 나’가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이 그림을 그리고 5년 뒤 프리다는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 후 시간이 지나며 프리다가 “내가 더 큰 화가”라고 장난처럼 던졌던 말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데요. 디에고가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사회주의 벽화를 그렸던 반면, 프리다는 개인적인 삶을 솔직하게 자신만의 언어로 그렸다는 점이 시대적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디에고 또한 프리다의 그림 속에 남아 불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겠죠.이마에 남편을 얹은 생애 마지막 초상에서 프리다는 이런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붉은 색을 껴안는 초록색. 초록색을 포용하는 붉은색. 나와 정 반대를 흐르는 물처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아는 마음이 나를 더 큰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것. 사랑은 영원한 핑크빛이 아닌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그 모든 과정이라는 것….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국 박물관이 소장한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반환을 놓고 영국과 그리스 간 신경전이 다시 벌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각상을 돌려달라는 그리스 총리의 요구에 “조각상 반환은 박물관이 결정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16일 가디언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존슨 총리에게 영국 박물관의 대표적 소장품 중 하나인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을 돌려달라고 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존슨 총리가 “진정한 헬레니즘 문화 애호가”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파르테논 조각상을 돌려주면 그리스에서 한 번도 반출된 적 없는 문화재를 전시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문화재를 향한 그리스인들의 마음은 이해하나 이는 전적으로 영국 박물관 이사회의 권한이며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존슨 총리의 입장은 앞서 그리스 언론에 말한 내용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3월 그리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파르테논 조각상은 엘긴 경이 오스만제국의 허락을 받고 합법적으로 반출한 것”이라며 “1816년 영국 의회가 반출 과정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다”고 했다. 영국 박물관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이 합법적으로 반출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도 고지하고 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반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불 지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1802년 엘긴 경이 떼어내 영국으로 가져온 조각상은 영국 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품 중 하나로 ‘고대 문화의 모나지라’라고도 불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은 양국 간 경쟁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경쟁의 방향과 ‘게임의 룰’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하듯 호주ABC뉴스는 회담에 임한 양국 정상을 두고 “미중 갈등(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책임 있는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의 협력을 약속했지만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현안들을 놓고는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대만 문제 두고 설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거론한 건 대만 문제였다. 그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만해협에서 급격히 높아진 군사적 긴장감이 돌발적인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막으려면 미국의 의도부터 중국에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200대 가까운 전투기와 군용기를 대만의 항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을 향한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는 그러나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나 현재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대해선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다만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 후 언론과 전화 간담회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조치가 설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공격과 관련한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독립, 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만해협 등지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으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중국은 대만 측의 태도에 따라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시 주석의 메시지 곳곳에는 노골적인 표현과 강도 높은 경고가 담겼다. 시 주석은 무역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그리고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만의 독립과 관련된 시도를 ‘불장난’으로 표현하며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自焚·자분)”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표현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현안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비판과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신장과 티베트, 홍콩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고, 인도태평양의 자유롭고 열린 항행 문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회담 테이블에 모두 올렸다. 첨예한 이슈들을 놓고 두 정상은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는 날 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며 “전화와 달리 화상으로 진행하는 회담에서 두 정상은 상당한 (발언) 주고받기(back and forth)를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도 의견 교환두 정상은 다만 의도하지 않았던 충돌은 피하고 경쟁에 집중하자는 큰 틀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탐색전도 함께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에게 “우리 두 지도자는 양국 경쟁이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며 ‘상식의 가드레일’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의 당선이 확정됐을 때 시 주석이 축하 전화를 해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며 “매우 자애로운(very gracious) 전화였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또 “다음번에는 내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이던 2011년과 2013년 베이징을 방문해 당시 각각 부주석, 주석 신분이던 시진핑을 만난 적이 있다. 이날 시 주석은 “나의 오랜 친구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미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언론들이 거론해왔던 의제였다. 두 정상은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함께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점을 교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이 교육 방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가 출연한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1969년 공영방송 PBS로 처음 방송된 이후 52년 만이다. 15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추수감사절인 25일 HBO Max로 방영될 세서미 스트리트 스페셜에 일곱 살 한국계 미국인 여자아이 캐릭터 ‘지영’이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오렌지색 티셔츠에 데님 조끼를 입고 머리를 발랄하게 묶은 지영은 전자기타 연주와 스케이트보드 타기가 취미다. 할머니와 떡볶이 같은 한국 음식 요리하기를 좋아해 친구들에게도 한국 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영은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를 지닌 두 글자를 조합해 이름을 짓는다”며 “내 이름의 ‘지’는 지혜를, ‘영’은 용기를 뜻한다”고 했다. 지영 캐릭터는 최근 미국의 인종 혐오에 대항하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은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계기로 인종과 문화 다양성을 다뤄야겠다는 결심이 있었다”면서 “이 맥락에서 아시아계 캐릭터를 출연시키는 것은 당연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인형극인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지영의 캐릭터는 한국계 미국인 인형극 배우인 케이틀린 김(41)이 연기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