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희

조건희 차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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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사건이 되는 지점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becom@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칼럼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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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3%
미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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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의사 ‘왓슨’, 7초 만에 추천 항암제-생존율 술술∼

    17일 오전 8시 반 인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 유방암 1기로 수술한 A 씨(47·여)의 추가 치료법을 논의하기 위해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전문의 6명이 모였다. ‘인간 의사’ 외에 또 다른 ‘의사’도 초대됐다. 전용순 유방클리닉 교수가 “자, 의료용 인공지능(AI) 왓슨에게도 물어볼까요?”라며 PC 버튼을 눌렀다. 7초 후 왓슨이 추천하는 호르몬요법, 항암제 16건의 목록과 기대 생존율, 우선순위가 화면에 나타났다. A 씨는 왓슨이 추천한 항암제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와 여성호르몬 억제제 ‘타목시펜’의 투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안희경 혈액종양내과 교수의 보충의견에 따라 먼저 유전자 검사를 받은 뒤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IBM의 암 치료용 AI인 ‘왓슨 포 온콜로지’로 치료법을 추천받은 국내 환자가 곧 200명을 돌파한다. 길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왓슨 이용 환자가 198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결장·직장암 환자가 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 51명, 폐암 43명, 위암 32명이 뒤를 이었다. 왓슨이 암 환자에게 치료법을 추천하는 과정은 인간 의사와 비슷하다. 환자의 나이와 체내 종양 분포, 중증도, 과거 진료 기록 등 정보를 고려해 그간의 진료 경험, 의료계가 내놓은 연구 자료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치료법 후보는 항암요법, 호르몬요법, 수술, 방사선치료 등 4가지 분류에 따라 제시한다. 생존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법은 초록색, 차선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노란색,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 건 붉은색으로 표시한다. 왓슨의 강점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122건씩 새로 발표되는 방대한 분량의 암 논문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활용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왓슨은 이미 의학 전문지와 교과서 490여 종에 담긴 1500만 쪽 분량의 암 치료 관련 연구 자료와 미국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MSKCC)의 진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왓슨의 추천이 인간 의사와 엇갈릴 때도 있다. 왓슨은 의사가 확인하지 못한 해외 연구 결과를 참고할 수 있고, 의사는 환자의 운동 능력, 경제력,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 AI가 고민하지 않는 변수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술한 대장암 2기 환자 B 씨(85)는 인간 의사를 택했다. 왓슨은 환자가 고령인 점을 감안해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를 추천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B 씨가 평소 건강관리를 잘했고 수술 예후가 좋은 점을 고려해 더 강력한 항암요법인 ‘폴폭스’를 권했다. B 씨는 폴폭스를 택했고, 현재 부작용 없이 치료를 받고 있다. 1월 위암 수술을 받은 C 씨는 왓슨의 손을 들어줬다. 의료진은 왓슨이 최선과 차선으로 각각 제시한 항암제가 치료 효과 측면에서는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순위 치료제를 권했다. 하지만 C 씨는 고심 끝에 “효과가 더 좋은 치료법을 택하겠다”며 비싼 1순위 치료제를 택했다. 길병원 측은 “환자 대다수가 왓슨의 조언을 ‘최종적인 진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기존 진료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던 환자도 왓슨의 의견이 인간 의사의 것과 같다는 점을 확인하면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길병원이 집계한 왓슨 이용 환자들의 평균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5점이었고, “왓슨을 이용한 뒤 진료 결과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거나 더 강해졌다”는 응답 비율은 100%였다. 왓슨 도입 후 달라진 점 중 하나는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긴장도가 높아졌다는 것. 길병원은 의료진이 왓슨과 다른 치료법을 추천할 땐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했다. 한 의사는 “기존엔 경력이 적은 주니어 의사가 시니어 의사의 권위에 압도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왓슨 앞에선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난상토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1월엔 부산대병원이, 이달 16일엔 건양대병원이 길병원에 이어 왓슨을 도입했다. 현재 왓슨은 결장·직장, 유방, 폐, 위, 자궁암만을 진단할 수 있지만 4월엔 난소암이 추가되고 연말엔 방광, 전립샘, 혈액암(백혈병)까지 추가돼 암종 85%를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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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유아 가구, 소득 23% 양육비 써

    두 살, 네 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엄마 이모 씨(34)의 ‘전쟁’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의 ‘육아’ 카테고리에는 5초에 1건꼴로 육아용품 판매 글이 올라온다. ‘저건 너무 낡았어. 이건 중고치곤 비싸고…. 찾았다!’ 새것 같은 영아용 카시트를 3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누르는 찰나, ‘판매완료’ 표시가 뜬다. 이 씨는 “특별히 명품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고 최대한 아끼려고 노력하는데도 아이 뒷바라지를 하고 나면 월급의 절반은 없어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씨처럼 5세 이하 영유아를 둔 가정은 월평균 가처분소득의 4분의 1을 양육비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정책연구소는 2015년 7월∼지난해 6월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정 1010가구를 설문하고 309가구의 가계부를 뜯어본 결과, 세금, 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등을 제외한 월평균 가처분소득 399만2000원 중 양육에 쓴 돈이 94만4000원(23.6%)이라고 19일 밝혔다. 첫째 아이가 4세 이상인 가정은 월평균 양육비가 98만2000원, 1∼2세인 가정은 97만5000원으로 특히 부담이 컸다. 영유아 자녀가 1명인 가정은 87만8000원을, 2명인 가구는 106만6000원을 각각 썼다. 양육비는 빈부 격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월 소득 550만 원 초과 가구는 129만 원을 써, 소득 200만 원 이하인 가구(50만8000원)의 2.5배였다. 연구진이 육아 대표 품목 21개에 대한 품질 대비 물가체감지수(높을수록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뜻)를 조사한 결과 육아 서비스 비용 중 가장 높은 것은 산후조리원 이용료(181.6점)였다. 무상보육 제도 시행 후 어린이집 이용료 부담은 121.4점에서 117.1점으로 줄었지만 산후 관리 비용은 늘었다는 뜻이다. 돌잔치와 앨범 제작비 부담(170.8점)도 2013년(167.4점)보다 커졌다. 최근 여성가족부 조사에선 ‘돌잔치 간소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이 97%나 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돈 잔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재 중에선 유모차(155점)와 완구류(152.9점)의 부담이 컸다. 학계에서도 과도한 양육비 부담이 저출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저출산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증가에 따라 육아비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가구당 자녀 수가 점점 감소하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선진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 가정의 월평균 소득 대비 영유아 양육비 비율은 소득 수준에 따라 12∼24%였고 식비와 보육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 15∼21%, 호주 9∼13% 등이다. 박진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무상보육 실시로 전체적인 서비스 이용 만족도는 줄어들고 가계 부담은 늘어났다”며 “양육수당을 자녀 수와 나이,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 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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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용 AI, 암 치료 시 선택 아닌 필수 될 것”

    “머지않아 인공지능(AI)의 도움은 암 치료 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겁니다.”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하는 과정을 주도한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정밀의료추진단장(신경외과 교수)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는 왓슨의 도입을 ‘실험적인 시도’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얼마 안 가 의료 현장에서 불가결한 조력자로 자리 잡을 거란 뜻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AI가 필수가 될 거라고 보는 이유는 뭔가. “암 치료를 바둑에 비유하면 암 세포는 매순간 새로운 수를 내놓는 강력한 적수다. 그를 상대해야 하는 환자는 초읽기에 몰려 생명이 위태롭고, 의사는 다면기에 응하듯 여러 환자를 동시에 돌봐야 한다. 의사가 암 환자 1명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 연구·조사에만 평균 16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지만 현재는 시간에 쫓겨 불가능하다. 환자와 의사를 도울 강력한 ‘훈수자’인 AI의 역할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왓슨 도입 후 가장 큰 성과는 뭔가. “의료용 AI의 궁극적 목표인 ‘의료 민주화’에 한발 다가선 것이다. 국내 암 진료비의 80% 이상은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에서 쓰인다. 암 치료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탓에 적지 않은 지방 환자가 이른바 ‘3분 진료’를 받기 위해 수 개월간 진료 예약을 기다려야 한다. 환자가 거주 지역 내에서 최상급에 준하는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이 같은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제로 왓슨 도입 후 암 환자 커뮤니티에선 서울 내 대형 병원 대신 왓슨의 판단을 받아 보고자 문의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환자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다는 우려도 있다. “환자의 이름, 주민번호 등 개인 정보는 의료법에 따라 길병원 내부에서만 보관한다. 왓슨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것은 환자를 특정할 수 없는 증상, 나이 등 비식별 정보뿐이다. 일각에선 ‘왜 굳이 외국 제품을 이용하느냐’고 비판하는데, 토종 AI가 개발될 때까지 새로운 시도를 멈출 순 없다. 또 왓슨은 외제 컴퓨터단층촬영(CT)·양성자단층촬영(PET) 장비와 달리 유지·보수비를 들일 필요도 없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달라. “우선 기존에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 기록, 각종 의료 영상 등 ‘비정형 정보’를 왓슨이 인식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정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는 사람이 일일이 변환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규모 입력이 불가능하다. 다음은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정밀 의료를 실현하는 거다. 현재는 암이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기 바쁘지만 앞으론 미리 예측해 표적 치료제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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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안 죽는 식중독균 주의보…‘이것’ 알아둬야

    10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쉽게 죽지 않는 식중독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에 의한 식중독 환자가 연간 600명 수준인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식품안전 당국은 이미 가열 조리된 음식을 차게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2016년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총 97건 발생해 334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중 1825명(54.6%)은 일교차가 큰 3~5월에 집중됐다. 이는 노로 바이러스, 병원성대장균에 이어 세 번째로 잦은 식중독 원인에 해당한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에 감염되면 8∼12시간 후 설사·복통 등 증상에 시달리다가 자연히 회복된다.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는 생장과정 중 열에 강한 포자를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100도로 1시간 이상 가열해도 쉽게 사멸하지 않는다. 음식을 60도 이하 상온에 천천히 식히면 조리 시 죽지 않고 숨어있던 포자가 깨어나 증식하고 독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5년 5월 경기의 한 대학 체육대회에서 일어난 식중독 사건은 상온에서 10시간 보관한 도시락에서 증식한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가 원인이었다. 식약처는 △육류 등 식품은 가급적 조리 후 2시간 내에 섭취하고, △보관 시 따뜻하게 먹을 음식은 60도 이상, 차갑게 먹을 음식은 빠르게 식혀 5도 이하에서 보관할 것을 권했다. 음식을 식힐 땐 여러 개의 용기에 나눠 담고, 싱크대에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채운 후 큰솥이나 냄비를 담그고 규칙적으로 젓거나 급속 냉각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관했던 음식을 섭취할 땐 75도 이상으로 재가열해야 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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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학하자… 잠잠하던 독감 다시 기승

    초중고교 개학 이후 아동·청소년 사이에서 인플루엔자(독감)가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이 공동 구축하기로 한 학교 내 독감 세부 감시체계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둘째 주(5∼11일) 전국 표본감시 병·의원을 찾은 학령기(7∼18세) 독감 의심환자 비율이 외래환자 1000명당 11.2명으로 전주(5.9명)보다 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18∼24일) 195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줄곧 감소하다 11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겨울 독감 유행 곡선은 1, 2월에 주춤했다가 3, 4월 다시 치솟는 ‘M자’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2010∼2011년 겨울 이후 이처럼 M자 패턴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현재 주로 유행하는 것은 B형 독감 바이러스다. 5∼11일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양성으로 확진된 독감 의심환자 검체 9건 중 7건이 B형이었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B형 독감은 4월 이후까지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을 지켜 독감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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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에 ‘독감’ 주의보…개학 후 2배로 늘어 ‘초긴장’

    초중고교 개학 이후 아동·청소년 사이에서 인플루엔자(독감)가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3월 둘째 주(5~11일) 전국 표본 감시 병·의원을 찾은 학령기(7~18세) 독감 의심환자 비율이 외래환자 1000명당 11.2명으로 전주(5.9명)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학령기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넷째 주(18~24일) 195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줄곧 감소세였다. 보건당국은 방학 이후 잠잠했던 초중고교 내 독감 유행이 개학을 맞아 다시 시작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0~6세 영유아 독감 의심환자 비율도 전주(8명)보다 늘어난 9.5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 연령대에선 6.1명에서 7.1명으로 늘었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독감 유행은 3월 개학 이후 다시 시작해 4월 이후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집단생활을 할 땐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등을 지켜 독감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이 2013년 9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국내 20세 이상 성인 138만 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감시망을 가동한 결과 환자 1명을 진단·치료하는 데 들어간 사회·경제적 비용이 평균 95만 원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전체 성인인구에 대입하면 연간 1375억 원 가량이 성인 독감 감염에 의해 소비되는 셈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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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치명적 바이러스’ 실험실 국내 첫 설치

    에볼라 등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를 다루는 ‘생물안전 4등급(BL4)’ 실험실이 국내에 설치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인체에 치명적이고 치료·예방이 어려운 제4(최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BL4 실험실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보건의료행정타운에 완공해 조만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BL4 실험실에서 다룰 수 있는 바이러스는 에볼라, 급성 출혈열인 라사열 등 감염 시 치사율이 높고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20여 종이다. 정부가 기존에 갖추고 있던 BL3 실험실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제3위험군 병원체만을 취급할 수 있어, 에볼라 환자가 생겨도 미국, 캐나다 등 해외 20여 개국에 있는 실험실에 검체를 보내 정밀 진단을 맡겨야 할 형편이었다. 실제 2014년 국내 한 제약사가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견하고도 국내에 BL4 실험실이 없어 미국에 실험을 의뢰했다. 정부가 BL4 실험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신종 감염병을 자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고 신약 개발,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생물무기 대응법 연구까지 가능해져 ‘방역 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관련 시설은 테러에 대응한 국가보안목표시설로 지정돼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공개돼 있지 않다.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엔 좀비가 창궐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자가 바이러스 연구소 건물을 스스로 폭파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설이 작동을 멈추면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이 풀려나 바깥세상에 감염병이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질병관리본부의 BL4 실험실엔 폭파 기능은 없지만 유사시 모든 바이러스를 과산화수소 등 화학약품과 고압증기로 한순간에 폐기하는 안전 절차를 두고 있다. 실험실에 들어갈 땐 공기의 압력으로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는 양압(陽壓)복을 착용해야 하고, 나올 땐 화학 샤워를 거쳐야 한다. 내진 설계가 적용됐고 3, 4개월마다 시설 전체를 폐쇄해 훈증 소독한다. 실험실에 드나들 수 있는 연구관은 극소수다. 차관급인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에게도 출입 인가가 나지 않았다. 직접 실험·연구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관들은 전부 해외 BL4 실험실에서 1개월 이상 훈련을 받았다. 건축비 240억 원 외에도 매년 수십억 원이 교육·유지·보수비로 쓰인다. 하지만 보건당국 일각에선 해외에서 유행하는 신종 바이러스를 들여와 BL4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데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직 국내에 퍼지지도 않은 바이러스를 연구용으로 반입하면 국민 불안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BL4 실험실은 각종 감염병 유입에 대비한 가상 시나리오 훈련만 이뤄지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감염병이 유입된 뒤에야 연구를 시작하면 늦다”며 “검체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데이터를 축적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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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조건희]17년 전 멈춘 정신장애 기준

    수도꼭지를 틀었다 잠갔다, 틀었다 잠갔다. A 씨(39·여)는 똑같은 행동을 수십 차례 반복한 끝에 마침내 찬물을 얼굴에 묻혔다. 거품을 낼 때도 비누를 들었다 내려놓기를 하염없이 반복했다. 세수를 마치는 데 30분 넘게 걸렸다.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강박장애 증상이다. A 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년 넘게 이런 증상에 시달렸다. 더 큰 문제는 용변이다. 요의가 와도 화장실에 갈지 고민하다가 참지 못하고 방 안에서, 거리에서 속옷을 적시기 일쑤다. 혼자 옷을 갈아입지 못하니 A 씨의 어머니 채모 씨(63)가 하루 세 번 기저귀를 갈고 씻겨준다. 날이 더우면 피부가 짓무르는 걸 피할 수 없다. 한번은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서성이는 A 씨를 따라 외간 남자가 집 안까지 들어온 적도 있다. ‘그때 혹시 내가 집에 없었더라면….’ 채 씨는 차마 그 이후를 상상하기가 두려웠다. 채 씨는 딸을 돌보는 일보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를 생각하는 게 더 고통스럽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누가 애를 돌보나. 부모가 돼서 그러면 안 되는데, 정말 몹쓸 생각인데, 기도할 때마다 빌어요. (딸이) 나랑 같은 날 가게 해달라고….” A 씨는 전국 2만4069명의 강박장애 환자 중에서도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다. 국내 최고의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A 씨를 치료하기 위해 10여 년간 노력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주치의는 A 씨가 스스로 밥을 먹거나 청결을 유지할 수 없고 적절한 대인관계를 맺을 능력도 없다고 판단해 ‘정신장애 1급’에 해당한다는 소견서를 써줬다. 장애인으로 등록하면 활동보조인을 지원받거나 관련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A 씨는 장애인 등록을 3차례 거부당했다. 현행 정신장애 판정기준은 조현병, 분열형정동장애, 양극성정동장애, 반복성우울장애 등 4가지 중한 정신질환 환자만 등록 대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질환은 ‘회복 가능성이 낮고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장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 기준은 A 씨처럼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강박장애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2000년에 만들어진 뒤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정신장애 기준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이런 사정을 잘 안다. 다만 현행 기준은 전문가의 의견과 한정된 복지 예산을 고려해 결정된 것이고, 보다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엔 심장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주인공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았다가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에 좌절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이 마주치는 어떤 공무원에게도 악의는 없다. A 씨가 마주한 세상은 어땠을까. 역시 악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17년 전 상황에 멈춘 복지제도는 A 씨에게 길이 아닌 벽이 됐다. 그사이 어머니는 “나를 이 세상에서 거둘 때 아이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기에 이르렀다. 조건희 정책사회부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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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맛에 둔감하면 과음한다? 혀에 숨은 ‘미각 유전자’ 분석해보니

    맛을 느끼는 수용체 유전자의 염기 순서가 과음 성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맛에 둔감하게 반응하게 하는 유전자를 가졌으면 과음할 위험이 높고, 쓴맛에 둔감하면 과음 위험을 낮추는 식이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연구팀은 한국인 1829명의 음주 성향과 이들의 미각 수용체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일염기다형성(SNP) 유전체 정보를 분석한 결과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SNP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네 종류의 염기인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의 배열이 개인별로 다른 것을 말한다. 사람은 인종·민족과 상관없이 유전자가 99.9% 일치하지만 0.1%의 SNP 때문에 키와 피부색이 달라진다. 미각 수용체에 있는 SNP는 음식 성분을 인식해 뇌에 신호를 보낼 때 특정한 맛을 더 강하거나 약하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단맛과 감칠맛을 느끼는 수용체 유전자(TAS1R3)의 염기 순서가 CT형인 사람은 CC형보다 과음군에 속할 위험이 1.5배 높았고 소주를 많이 마셨다. 피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CC형 중엔 과음자가 14%였는데 CT형은 20% 수준이었다. 과음군은 하루 평균 알코올을 30g(소주 반 병) 이상 마시는 것을 이른다. 반면 쓴맛을 느끼는 수용체 유전자(TAS2R38)의 변이로 쓴맛에 둔감해진 사람들(AVI/AVI 및 PAV/AVI형)은 그렇지 않은 PAV/PAV형에 비해 음주자가 될 확률이 25% 낮았다. 이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결과와 반대다. 연구팀은 인종에 따른 차이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전자의 염기 순서는 즐기는 술의 종류에도 영향을 미쳤다. TAS2R4 유전자 TT형, TAS2R5 유전자 GG형은 각각 CC형, TT형에 비해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이 1.5배, 1.6배 많았다. TAS1R2 유전자 TC형은 TT형에 비해 와인을 마시는 사람이 40% 적었다. 이는 술도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라 각기 다른 미각 수용체에 자극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는 이처럼 개인마다 다른 맛의 민감도가 음주 성향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밝혀내면 ‘맞춤형’ 금주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음주 위험도를 측정하거나 특정한 맛을 첨가한 술로 음주 욕구를 떨어트리는 식이다. 연구를 맡은 김정선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알코올의 대사 작용에 앞서 맛을 느끼는 단계에서부터 금주 정책을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식욕(Appetit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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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냉장보관 상태 45일’ 계란 권장 유통기간 도입

    계란 값이 오르길 기다렸다가 출하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권장 유통기간’이 도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계란 생산·수집업자에게 계란을 냉장보관 상태로 45일 내에 유통할 것을 권장하는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일부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관련 업자들은 위해를 방지하고 품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냉장 45일’의 권장 기간을 참고해 유통기한을 설정하도록 권장된다. 그간 국내엔 계란의 유통기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어 생산농가가 일부러 계란을 늦게 출하하면서 생산 시점이나 유통기한을 속여도 적발하기 어려웠다. 식약처는 이를 막기 위해 계란 유통기간 산출 시점을 ‘산란 일자(채집 일자)’로 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권장’이기 때문에 유통기간을 45일보다 늘려 잡아도 법적인 제재가 가해지진 않지만 산란 일자를 속여 적으면 표시기준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다음달 2일까지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4월 중순부터 시행된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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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암 줄이기 7가지 실천방안…식사 후 바로 누우면 ‘위험’

    국내 암 발생률 2위인 위암을 막으려면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먹고 식사 후엔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는 예방 수칙이 제시됐다. 짜고 자극적인 식단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의학계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대한암예방학회는 생활 속에서 위암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한 7가지 실천 방안을 담은 수칙을 13일 내놓았다. 주로 소금·간장을 많이 넣은 짠 음식이나 가공식품, 탄 고기의 섭취를 줄이라는 내용이다. 나트륨, 질산염 등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성분이나 발암물질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루 3잔(알코올 45g) 이상의 술도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파, 마늘, 양파 등 신선한 채소엔 항산화 물질이 많아 충분히 먹으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식사할 땐 냄비 등 큰 그릇에서 직접 음식을 떠먹기보단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게 좋다. 타액을 통해 위염 주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옮으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게는 6배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친 뒤 바로 눕거나 자는 습관은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을 더디게 해 포만감, 더부룩함 등 각종 소화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위암은 2014년 기준 발병률이 갑상샘(선)암에 이어 2위였다. 특히 1999년 암 등록 사업이 시작된 이후 남성 암 발병률 순위로는 줄곧 가장 높다. 위암 진단을 받으면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환자가 많아 입원진료 환자 수도 연간 4만600명으로 1위다. 대한암예방학회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위암 수술 후 1개월 이내에는 잡곡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피하고 커피는 1년까지 제한할 것을 권하는 ‘수술 후 식사수칙’도 마련했다. 학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세브란스병원 서암강당에서 ‘위암 예방과 위암 환자를 위한 건강한 식습관’ 강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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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판매량 석 달째 감소…경고 그림의 효과?

    지난달 국내 담배 판매량이 2억4000만 갑으로 석 달 내리 줄었다. 담배 매출은 1월 ‘신년 금연 결심’ 효과 때문에 줄었다가 반등하는 게 보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월에도 판매량 감소세가 지속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3억1000만 갑을 기록했다가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된 12월 2억9000만 갑으로 감소한 뒤 올해 1월 2억8000만 갑, 지난달 2억4000만 갑 등으로 줄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엔 연중 담배 판매량이 가장 적은 달은 1월인 해가 많았다. 2014년엔 1월 판매량이 잠시 3억 갑 아래로 줄었다가 다음달 바로 회복했고,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한 2015년 1월엔 판매량이 2억 갑 이하로 급감했다가 2월부터 다시 늘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도입된 경고그림이 담배 소비를 줄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립암센터 측도 “올해 초엔 금연상담 전화가 최근 10년 중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체감된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는 경고그림의 효과를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2월에도 담배 판매가 줄어든 점에 주목하고는 있지만 경고그림의 효과라고 단언하긴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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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뒤 교류 늘면 장티푸스-독감 확산 가능성”

    남북한의 감염병 유행 패턴이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탓에 통일 등으로 인적 교류가 갑자기 활발해지면 장티푸스, 인플루엔자(독감) 등이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는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 현황을 조사 분석한 교과서 ‘통일의료: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과 통합’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교과서에 따르면 탈북한 지 10년이 되지 않은 성인 1200명 중 병을 앓고 있는 비율은 64.1%로 같은 연령 남한 주민의 3.4배였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경제 사정이 나빠진 후에도 무상 의료 정책을 고집한 탓에 보건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다. 집필진은 “북한 내 인구 1000명당 의사 비율은 3.3명으로 한국(2.26명)보다 높지만 제약업 붕괴로 병원도 약을 처방할 수 없게 되자 해외에서 직접 약을 조달하는 권력층 이외 절대 다수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센터는 준비 없이 통일을 맞으면 감염병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에선 1980년대 이후로 남한에서 환자를 찾아보기 힘든 장티푸스, 파라티푸스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고, 반대로 남한에선 북한이 아직 예방접종이나 치료제 처방 체계를 갖추지 못한 독감이 유행한다. 서로 면역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인적 교류가 크게 일어나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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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통일시 장티푸스·독감 유행 가능성”

    남북한의 감염병 유행 패턴이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탓에 통일 등으로 인적 교류가 갑자기 활발해지면 장티푸스, 인플루엔자(독감) 등이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는 이처럼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 현황을 조사·분석한 교과서 ‘통일의료: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과 통합’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통일의학센터는 2002~2008년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 등 북한 병원 4곳에서 진료한 경험과 국제기구의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의 보건의료 정책 △의료인 인력양성체계 △보건의료서비스 전달방식 △북한 주민이 주로 앓는 질병 △통일 후 보건의료 전망을 분석한 내용을 교과서에 담았다. 교과서에 따르면 탈북한 지 10년이 되지 않은 성인 1200명 중 병을 앓고 있는 비율은 64.1%로 같은 연령 남한 주민의 3.4배였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경제 사정이 나빠진 후에도 무상의료정책을 고집한 탓에 보건의료 인프라가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다. 집필진은 “북한 내 인구 1000명당 의사 비율은 3.3명으로 한국(2.26명)보다 높지만 제약업 붕괴로 병원도 약을 처방할 수 없게 되자 해외에서 직접 약을 조달하는 권력층 이외 절대 다수는 사실상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센터는 준비 없이 통일을 맞으면 감염병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에선 1980년대 이후로 남한에서 환자를 찾아보기 힘든 장티푸스, 파라티푸스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고, 반대로 남한에선 북한이 아직 예방접종이나 치료제 처방 체계를 갖추지 못한 독감이 유행한다. 서로 면역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인적 교류가 크게 일어나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희영 통일의학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거꾸로 말하면 남북한의 서로 다른 감염병 유행 패턴은 서로의 의료기술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국제사회로부터 70년간 고립된 질병 분야의 ‘보물섬’인 북한 주민의 발병 패턴 등을 남북한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면 통일에 대비한 보건의료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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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병원 나왔지만 돌아갈 곳 없는 환자 사회복귀 돕는다

    #장면1. 조현병 환자 A 씨(47)는 유일한 피붙이인 형과 4년 전 연을 끊었다. 어머니의 유산을 정리할 때가 되자 형수가 정신병원에 찾아와 의사에게 “A 씨를 금치산자로 처리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크게 상심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품었던 A 씨는 정신질환자 재활시설 ‘스롤라인’에서 화분 관리와 꽃 배달을 배우며 안정을 찾았다. 3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화분 관리를 마친 A 씨는 “동료 환자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사회로 복귀할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5월 30일 시행되는 개정 정신건강복지법(현 정신보건법)에는 이처럼 정신병원에서 퇴원했지만 갈 곳이 없는 환자에게 직업재활·주거생활시설을 제공해 사회 복귀를 돕는 내용이 담겼다. 증상이 경미한데도 돌아갈 곳이 없어 정신병원에 머무르는 ‘사회적 입원’ 탓에 정신병원 평균 입원 기간이 207일(6개월 27일)로 이탈리아(13.4일) 독일(26.9일) 프랑스(35.7일) 등 선진국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장기 입원 환자의 보호자에게 퇴원을 꺼리는 이유를 설문해보니 ‘같이 살 곳이나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증상 악화·재발이 두려워서’라는 답보다 배 이상 많았다. 정신질환자 생활시설은 환자와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모여 사는 일종의 기숙사다. 2일 오후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조현병 환자 주거시설 ‘조은집’에는 각각 아르바이트와 사이버대학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이모 씨(55·여)와 김말숙 씨(52·여)가 과일을 깎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김 씨는 “12년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가 퇴원하기를 반복했지만 생활시설로 옮겨 동료 환자들과 살면서 숨통이 트이고 상태도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추계한 국내 미입원 정신질환자 43만780명 중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환자는 5만8369명에 불과하다. 특히 생활시설과 재활시설은 전국 337곳뿐이고 절반 이상이 서울·경기·인천에 집중돼 있어 이용자가 6685명에 불과하다. 이는 인력·예산 부족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합쳐진 결과다. 지난해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처럼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생활시설을 없애라”는 이웃의 민원이 빗발치고, 재활시설을 통해 어렵사리 취업했던 환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되기도 했다. 정신질환자의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돌발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을 막으려면 이들을 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한데, 환자에 대한 두려움이 이를 가로막는 역설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것. 조현병 환자 이모 씨(43)는 “살면서 남을 해치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일부 환자의 사례를 들며 ‘위험하니 모두 격리시켜야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장면2. 지난달 ○○대교 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20대 초반 남성이 국립정신건강센터 응급실로 실려 왔다. 심각한 우울증 탓에 스스로 입원했다가 호전돼 3개월 전 퇴원한 환자 B 씨였다. 그간 상담을 빼먹고 치료제도 복용하지 않다가 증상이 재발한 것. 담당의는 B 씨가 다른 수많은 정신질환자처럼 퇴원 후 아무런 치료나 관리를 받지 않고 방치돼 다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악순환에 빠질까 봐 걱정이다. 보건복지부는 B 씨처럼 꼭 필요한 외래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신보건심판위원회가 환자에게 ‘외래치료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면 강제 입원시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병원장이 외래치료 명령을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할 수 있지만 제재 조항이 없어 활용 사례가 거의 없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퇴원 후 지속적인 진료를 위해 2개월 내에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은 62.6% 정도였다. 의료계에선 중증 환자가 퇴원 후에도 병원에 있을 때처럼 하루 24시간 언제든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의료진이 긴밀히 연계한 ‘집중사례관리(Assertive Community Program·ACT)’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료 체계의 중심을 입원·격리에서 사회 복귀로 전환한 뒤 대대적인 ACT 프로그램을 시행한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호자들의 목소리는 엇갈린다. “환자와 하루만 같이 살아 보면 우리가 왜 이러는지 알 것”이라며 정신병원 강제 입원을 선호하는 쪽과 “장기 입원이 오히려 재활 가능성을 줄인다”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치료·관리 프로그램을 늘려달라는 쪽이다. 조현병 환자(70)의 동생 장모 씨(68)는 “형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10년 동안은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퇴원한 뒤 재활시설에 다니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니 ‘왜 진작 퇴원시키지 않았나’라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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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염 일으키는 ‘로타 바이러스’ 주의보

    식중독,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 바이러스 감염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표본감시 병·의원 103곳에서 신고된 로타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지난달 12∼18일 105명으로 1월 1∼7일(37명)의 2.8배로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의심 환자의 검체에서 로타 바이러스가 검출된 비율도 14.3%로 전년보다 늘었다. 로타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분변·구토물에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셨을 때 감염된다. 손 씻기와 물 끓여 마시기 등 수칙을 준수하면 예방할 수 있지만 집단생활을 하는 영아 사이에서 쉽게 퍼진다. 지난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총 14건의 로타 바이러스 유행 사례 중 11건(79%)이 산후조리원이나 신생아실에서 발생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6일간 쌀뜨물처럼 하얀 설사와 발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면 회복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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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등 여성고용차별 기업 27곳 첫 공개

    “전구 교체할 땐 아빠, 컴퓨터 교체할 땐 오빠, 타이어 교체할 땐 타이어○○!” 이같이 여성을 의존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CF 문구로 논란을 일으켰던 금호타이어가 여성 고용·승진에 인색한 ‘고용 성평등 위반 기업’으로 꼽혔다. 고용노동부는 여성 고용을 기피하다가 개선 촉구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금호타이어, 메리츠증권 등 사업장 27곳의 명단을 2일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공공기관 322곳과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기업 1718곳 중 △여성 근로자나 관리자 비율이 업종별·규모별 평균의 70%에 3년 연속(2013∼2015년) 못 미치고 △이행 촉구를 받고도 개선하지 않은 사업장이다. 정부가 2006년 3월 ‘고용상 성차별 해소 및 고용 평등 촉진을 위한 적극적 고용 개선 조치(Affirmative Action·AA) 제도를 도입하고 2014년 위반 사업장 명단 공표 제도를 신설한 뒤 이를 실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타이어 내 여성은 전체 근로자 5042명 중 247명(4.9%), 관리자급 임직원 315명 중 4명(1.3%)으로 근로자·관리자 비율 모두 업계 평균인 11.5%, 2.2%에 한참 못 미쳤다. 관리자는 부하 직원의 근무 성적 평정 권한, 지휘·명령 권한 등을 갖춘 임직원을 뜻한다.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AA제도 위반 사업장으로 공표되는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이 둘 다 26.1%, 9.1%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여성 근로자는 많지만 관리자로 승진하기는 힘든 ‘유리 천장’ 기업은 12곳이다. 아웃소싱 업체인 케이텍맨파워는 여성 근로자 고용률이 64.8%로 업계 평균(38.3%)보다 높지만 여성 관리자 비율은 24.3%에 불과했다. 시설 관리 업체인 우원방제는 여성 근로자 고용률이 85%인 ‘여초 기업’이지만 관리자 11명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처럼 여성 관리자가 0명인 기업은 공표 대상 27곳 중 17곳이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서비스업(아웃소싱 등)이 6곳(22.2%)으로 가장 많고 화학공업, 건설업, 사업 시설 관리 관련 업체가 각 3곳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는 사업주 성명과 주소, 여성 근로자·관리자 비율을 관보와 고용부 홈페이지에 3일부터 6개월간 게시할 예정이다. 당초 여성 고용·승진 비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사업장은 93곳이었지만 나머지 66곳은 공표 대상 후보에 올랐다는 통보를 받은 뒤 대표가 일·가정 양립 교육에 직접 참여하거나 AA제도 컨설팅에 참여해 공표 처분을 면했다. 바꿔 말하면 명단이 공표된 사업장들은 “2시간짜리 임원 교육만 받아도 일단 공표는 하지 않겠다”며 동참을 권유했는데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AA제도의 대상인 공공기관과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기업의 여성 고용률은 2012년 35.2%에서 지난해 37.8%로, 여성 관리자 비율은 같은 기간 16.6%에서 20.1%로 각각 늘었다. 남성 육아 휴직자도 1790명에서 7616명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김종철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장은 “하반기부턴 AA제도를 계속 불이행하는 기업엔 정부 발주 사업 입찰을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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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구장 위장 ‘흡연카페’ 금연시설 지정 추진

    자판기 업소나 당구장으로 위장한 흡연카페(일명 스모킹카페)가 규제 대상에 오른다. 흡연카페는 식품위생법상 흡연이 금지되지 않은 식품자동판매업소(자판기영업)로 등록해 커피 등 음료를 손님이 직접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면 재떨이를 제공하는 변종 업소다. 일부 업소는 식품자동판매기영업 허가를 취소하고 실내체육시설인 당구장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형태의 업소를 금연시설로 지정할 수 있도록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도 ‘연면적 1000m² 이상 복합건축물은 건물 전체가 금연’이라는 법 조항을 근거로 이에 해당하는 흡연카페에 폐업·업종 변경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카페 프랜차이즈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가 편법적인 흡연 공간을 줄여나가려는 이유는 정부가 흡연을 허용하는 것을 넘어 조장하는 모양새가 전체적인 금연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너무하다”며 반발한다. 애연가 단체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47)는 “담배 자체를 없앨 수 없다면 흡연자가 비흡연자들이 다니는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되도록 분리된 공간을 보장해주는 게 갈등을 줄이는 방안이다”라고 주장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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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급여 상한액 16% 올려… 4월부터 하루 5만원으로

    다음 달부터 실업급여가 하루 최대 5만 원으로 오른다. 최근 고용 상황의 악화로 실직자들이 겪는 생계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더 덜어주기 위해서다. 고용노동부는 4월부터 하루 실업급여 상한액을 현행 4만3000원에서 5만 원으로 16.3% 인상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을 2일 입법 예고한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실직해 재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이직 전 직장 평균임금의 50%를 주는 제도다. 이직 전 평균임금이 월 300만 원 이상이었다면 실업급여로 월 최대 15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선 구직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실업급여 인상 수준은 월 10만 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실업급여 하한액은 하루 4만6000원으로 상한액보다 오히려 높아 월 수령액이 140만 원 수준이었다. 실업급여는 최저임금과 연동되는데, 지난해 최저시급은 6030원으로 2015년(5580원)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실직 후 가입 기간과 연령에 따라 3∼8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직 기간 최대 30만∼80만 원을 추가로 받게 되는 셈이다. 고용부는 이번 실업급여 인상으로 혜택을 받는 실직자가 3만3000여 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호 고용부 고용보험기획과장은 “이들의 실직 기간 생계 지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 전 18개월간 최소 180일 이상 보수를 받고 일을 하다가 권고사직·계약만료 등 비자발적 사유로 퇴직했어야 한다. 관할 고용지원센터에 신청하면 4주 단위로 지급된다.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는 120만9000명, 지급액은 4조7000억 원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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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쩡한 사람 정신병원 수용’ 막는다

    정모 씨(60·여)는 아직도 20여 년 전의 악몽에 시달린다. 1994년 사고로 아들을 잃은 뒤 불면증을 앓다가 오빠의 손에 이끌려 강제입원당한 기억 때문이다. 쉬이 잠들지 못하는 것 말고는 별 증상이 없었던 정 씨는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는 19년 새 정말로 환청과 망상에 시달리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됐다. 2013년 퇴원했을 땐 평소 왕래가 없었던 언니가 자신의 기초생활 급여를 전부 쓴 상태였다. 정 씨는 “요즘도 언니가 ‘○○리(정신병원이 있던 지역)로 돌려보낸다’며 겁을 줄 때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5월 30일부턴 정 씨처럼 정신질환자를 오랜 기간 돌보지 않은 가족은 강제입원을 신청할 수 없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를 강제입원시켜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보호의무자의 범위에서 △부양의무를 명시적으로 거부·포기하고 장기간 사실상 이행하지 않았거나 △고령·질병·장애로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가족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 정신건강복지법(현 정신보건법) 시행령을 이달 중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정부가 보호자의 범위를 좁힌 것은 그간 상속·유산 등 재산 다툼,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해 정신질환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한 환자를 강제입원시키는 인권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정신병원 입·퇴원 관련 진정은 2012년 1211건에서 지난해 1668건으로 37.7% 늘었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10월 현 강제입원 조항 폐지를 권고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신건강복지법이 전면 개정되는 것은 1996년 제정 후 처음이라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환자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어야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다. 입원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강력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위험한 일부 환자도 풀려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자해 위험’의 범위에 자살·자해를 시도할 위험이 있는 경우뿐 아니라 증상 악화나 약물 복용으로 인해 환자의 건강이 위험한 경우까지 포함시키고, ‘타해 위험’엔 다른 사람의 신체뿐 아니라 재산, 명예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강제입원의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재량을 넓게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강제입원의 적절성을 평가할 전문의 인력을 갖추는 작업은 좀 더 까다롭다. 현재는 보호자 2명이 동의하고 전문의 1명이 진단을 내리면 강제입원이 가능하지만, 개정법 시행 이후엔 다른 병·의원 소속 전문의가 추가로 찬성해야 2주 이상 강제입원시킬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강제입원으로 인해 ‘제2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하는 사례가 연간 12만9863건일 것으로 추산했다. 의사 1명이 하루에 환자 12명을 진단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51명의 전문의가 진단 업무에만 매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전문의들의 업무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져 제대로 된 진료와 진단이 이뤄질 수 없다며 법을 재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우선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전문의 16명을 충원해 타 병원의 강제입원 진단 지원을 전담하는 ‘기동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역 단위 국립정신병원이 일차적으로 진료를 맡되 손이 모자라는 지역에선 대학병원, 민간 병·의원 전문의가 출장 진단 업무를 수행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기동팀 소속 전문의를 정신병원 취약지로 급파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두겠다는 계획이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정신질환 입원 환자 8만1105명 중 강제입원 환자는 5만4998명(67.8%)으로, 그 비율이 프랑스 12.5%, 독일 17.7%, 이탈리아 12.1%, 영국 13.5%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독일과 프랑스, 미국 대부분의 주(州)는 법원이 의사의 진단서를 검토하고 환자를 심문한 뒤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영장을 발부하는 방식으로 강제 입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국선 변호사에 해당하는 조력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신석철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개정법에 찬성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법원이 입원 심사를 맡아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1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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