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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채널A의 ‘하트시그널 시즌2’를 시작으로, tvN의 ‘선다방’, SBS의 ‘로맨스 패키지’ 등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의 연애를 담은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하트시그널 시즌2는 남녀 8명의 출연진이 한 공간에 머물며 커플을 맺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매주 달라지는 출연진의 ‘사랑의 작대기’ 때문에 ‘현우-영주’, ‘도균-현주’ 등 특정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도 생겨나고 있다. 선다방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나와 맞선을 본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의외의 커플이 생겨나는 등 예측불허의 결과가 자주 나온다. 혹시 과학의 힘을 빌리면 커플 맺기의 성공 조건을 알 수 있을까. 첫 번째는 환하고 트인 자리다. 선다방에서 첫 번째 커플이 탄생한 곳을 유심히 보면 뒤에 큰 창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리카르드 퀼레르 스웨덴 룬드대 환경심리학과 교수 팀은 영국,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 4개 나라에서 창문 위치가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해 2013년 국제학술지 ‘인체공학’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988명의 남녀 참가자가 앉은 자리를 창문에서 떨어져 있는 거리 기준으로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창문에서 0∼2m 떨어진 곳에 앉은 참가자 그룹에서 호감도가 가장 크게 상승했다. 반면 2∼5m, 5∼10m 등 애매하게 떨어진 자리는 오히려 아예 멀리(10∼100m) 떨어진 자리보다 호감도 상승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소개팅은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연구 결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이유는 창문이 지니는 긴장 완화 효과.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 전문의)은 “뒤에 창문이 있으면 상대방을 창밖의 풍경과 함께 인식하지만 창문이 없는 곳에서는 상대 표정에 과도하게 집중해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썸’을 타는 이들에게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하트시그널 5회에는 김현우, 오영주, 임현주 등 세 명의 출연자가 삼각관계를 가지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때 집 안에 울려 퍼지는 밝은 기운의 노래는 김현우와 오영주가 서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된다. 음악은 커플에게 공감대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서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마누엘라 마린 오스트리아 빈대학 심리학연구 및 방법론학과 연구원은 여성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성 참가자 64명에게 음악을 들을 때와 듣지 않을 때 각각 20장의 남성 사진을 보여준 뒤 남성의 매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음악을 들으면서 본 사진 속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밝은 노래라면 금상첨화다. 조이디프 바타차르야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 심리학과 교수는 음악이 우리 감정과 상대를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2009년 국제학술지 ‘뉴로사이언스 레터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30명의 참여자에게 밝은 멜로디의 음악과 슬픈 멜로디의 음악을 들려준 뒤 서로 다른 표정의 사진 40장을 보여줬다. 그 결과 같은 사진이어도 밝은 멜로디의 음악을 들었을 때 사진 속 표정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뇌의 같은 부위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두 감각이 통합돼 상승효과를 내는 게 이유라는 사실도 밝혔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채널 A의 ‘하트시그널 시즌2’를 시작으로, tvN의 ‘선다방’, SBS의 ‘로맨스 패키지’ 등 연예인이 아닌 사람들의 연애를 담은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하트시그널 시즌2는 남녀 8명의 출연진이 한 공간에 머물며 커플을 맺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매주 달라지는 출연진의 ‘사랑의 작대기’ 때문에 ‘현우·영주’, ‘도균·현주’ 등 특정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도 생겨나고 있다. 선다방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나와 맞선을 본다. 두 프로그램 모두 의외의 커플이 생겨나는 등 예측불허의 결과가 자주 나온다. 혹시 과학의 힘을 빌면 커플 맺기의 성공 조건을 알 수 있을까. 첫 번째는 환하고 트인 자리다. 선다방에서 첫 번째 커플이 탄생한 곳을 유심히 보면 뒤에 큰 창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리카드 쿨러 스웨덴 룬드대 환경심리학과 교수팀은 영국, 스웨덴,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 4개 나라에서 창문 위치가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해 2013년 국제학술지 ‘인체공학’ 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988명의 남녀 참가자가 앉은 자리를 창문에서 떨어져있는 거리 기준으로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창문에서 0~2m 떨어진 곳에 앉은 참가자 그룹에서 호감도가 가장 크게 상승했다. 반면 2~5m, 5~10m 등 애매하게 떨어진 자리는 오히려 아예 멀리(10~100m) 떨어진 자리보다 호감도 상승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소개팅은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연구 결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이유는 창문이 지니는 긴장 완화 효과.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전문의)은 “뒤에 창문이 있으면 상대방을 창 밖의 풍경과 함께 인식하지만, 창문이 없는 곳에서는 상대 표정에 과도하게 집중해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에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개팅뿐만 아니라 중요한 회의와 같이 긴장할 수 있는 모임에서는 창문이 있는 곳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썸’을 타는 이들에게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하트시그널 5회에는 김현우, 오영주, 임현주 세 명의 출연자가 삼각관계를 그리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때 집 안에 울려 퍼지는 밝은 기운의 노래는 김현우와 오영주가 서로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된다. 음악은 커플에게 공감대를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서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마누엘라 마린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심리학연구및방법론학과 연구원은 여성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성 참가자 64명에게 음악을 들었을 때와 듣지 않았을 때 각각 20장의 남성 사진을 보여준 뒤, 남성의 매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음악을 들었을 때 본 사진 속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밝은 노래라면 금상첨화다. 조이딥 바타차르야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 심리학과 교수는 음악이 우리 감정과 상대를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2009년 국제학술지 ‘뉴로사이언스 레터스’ 발표했다. 연구팀은 30명의 참여자에게 밝은 멜로디의 음악과 슬픈 멜로디의 음악을 들려준 뒤, 서로 다른 표정의 사진 40장을 보여줬다. 그 결과 같은 사진이어도 밝은 멜로디의 음악을 들었을 때 사진 속 표정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파 연구를 통해,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뇌의 같은 부위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두 감각이 통합돼 상승효과를 내는 게 이유라는 사실도 밝혔다. 일단 커플로 맺어지면, 다음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중요한 요소는 연락의 빈도다. 선다방 4회에 등장한 한 맞선 남녀는 “평소에 연락을 자주하는 편이냐”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결코 사소한 대화가 아니다. 리사 로렌탈 미국 페이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18~29세의 205명을 대상으로 연인과의 만족도, 본인과 연인의 문자 메시지 습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횟수, 애정을 드러내는 메시지와 안부를 묻는 메시지의 빈도가 서로 비슷한 커플이 그렇지 않은 커플보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최 연구소장은 “메시지는 사람의 성향을 반영하게 돼 있다”며 “성향과 함께 서로에 대한 관심도가 비슷해야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현재 나이 27.7세로 추정됩니다. 담배를 한 번도 피워본 적 없는 ‘네버 스모커(완전 비흡연자)’입니다.” 16일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난 이환영 연세대 법의학과 교수 앞에서 기자의 신상은 탈탈 털렸다. 미리 작은 병에 뱉어 전달한 침 속 유전자(DNA)를 분석한 결과다. 연령대와 평소 생활 습관까지 추정해 냈다. 만 29세인 기자의 나이를 거의 정확히 맞혔고, 비흡연자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DNA였다면 범인의 나이와 행동 방식 등을 그려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과학수사 기술이 급진전하고 있다. 특히 DNA 검사 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과거엔 DNA 분석으로 신원만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엔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유추하는 ‘행동 수준(activity level)’ 분석도 가능해졌다.○ 현장에 남겨진 DNA 분량으로 범인 알아낸다 최근 범죄 현장에 남겨진 DNA의 양으로 범죄자를 유추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범인은 긴장을 하고, 움직임도 많아 범죄 현장에 더 많은 DNA를 남긴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장에 남은 여러 사람의 DNA 중 범인의 것을 찾아낼 방법이 생긴 것이다. 네덜란드 법과학연구소 티티아 세이언 생물학흔적연구팀장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총 549개의 샘플을 수집해 범죄 현장과 일반적 상황에서 묻어나는 DNA의 양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문손잡이, 전등 스위치 같은 공용 물품에서 나온 DNA와 옷, 장갑, 바지 등 개인 물품에서 나온 DNA의 양을 조사했다. 목을 조르거나 쓰러진 피해자를 끌고 나가는 등의 범죄 관련 행위를 했을 때 남는 범인의 DNA 양도 분석했다. 그 결과 범죄 행동을 했을 때 나온 DNA 양이 일상생활에서 묻은 DNA 양보다 평균 4배 이상 많았다. 현장에 남은 여러 사람의 DNA 중 유독 많은 양이 발견된 사람이 범인일 확률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국제 과학수사 학술지 ‘국제 포렌식 사이언스’ 2016년 1월호에 실렸다. 세이언 팀장은 본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험한 어떤 경우에도 사건과 무관한 사람의 DNA가 범인의 것보다 많이 검출된 적은 없었다”며 “범죄 상황을 유추하고 행동 주체를 찾는 합리적 방법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범죄 행동까지 알아내는 특수 분석 기술 범죄 현장에 남겨진 DNA로 범인의 행동까지 알아내는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 중 ‘DNA 메틸화 분석’도 과학수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범죄 현장에서 실제 일어난 일을 구체적으로 밝힐 신기술이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메틸기’가 DNA에 달려있는 상태를 메틸화라고 한다. 메틸기가 어떤 형태로 얼마나 붙어있는지 보면 신원을 추정하고 행동을 유추할 수 있다. 기자의 나이, 흡연 여부 등을 알아낸 것도 같은 기술이다. 나이를 먹거나 담배를 피우면서 생기는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 정도를 측정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신체 부위(뇌, 방광, 식도, 위, 폐 등)와 성별, 질병, 민족 등도 알아낼 수 있다. 이 원리를 알아낸 건 미국 연구진이다. 서던캘리포니아대 앨런 양 교수 연구팀은 2009년 뇌, 심장, 신장 등 11가지 조직의 DNA 메틸화 지도를 완성해 학술지 ‘인간분자유전학’에 발표했다. 신체 부위별로 특정 유전자가 메틸화되는 특성이 다르며, 고유의 메틸화 패턴도 알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현장의 작은 흔적만으로 그것이 몸 어디서 나왔는지, 정액인지 침인지를 알 수 있다. 유전자 전달물질인 리보핵산(RNA)을 분석하는 방법으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00년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런디 살인 사건’은 이 기법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한 대표적 사례다. 용의자 마크 에드워드 런디의 셔츠에서 죽은 부인의 살점이 발견됐고, 세이언 팀장은 그 살점이 뇌의 일부임을 밝혔다. 런디가 가까운 거리에서 부인의 머리를 내리쳤다는 구체적 행동을 유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결과 런디는 15년 만인 2015년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교수는 “RNA보다는 DNA가 적은 양의 시료로도 분석 가능해 수사 현장에 적용하기 유리하다”며 “최근 과학수사에서 RNA보다는 DNA 메틸화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전자를 이용한 첨단 과학수사 기법은 과학동아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평소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 직장인 C 씨.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 한 번 없던 강인한 체력과 단단한 몸은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덕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부모님의 젊었을 적 이야기를 들은 C 씨는 조금 의아했다. 부모님 모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아픈 허약 체질이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조절할 수 있을까? 최근 노화와 장수를 연구하는 생명과학자들은 유전자에 새겨진 나이를 의미하는 ‘후성 나이’에 주목하고 있다. 유전자를 책이라고 생각해 보자. 책은 이미 내용이 다 인쇄돼 있다. 새로 찍지 않는 이상 내용을 바꿀 수 없다. 선천적인 정보인 셈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방법은 독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메모지나 책갈피를 이용해 읽을 곳만 표시하거나, 반대로 읽지 않을 곳을 표시하는 식이다. 유전자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유전자에 어떤 표시를 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유전자인데 어떤 때는 나타나고, 어떤 때는 나타나지 않도록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후성 유전’이라고 한다. 인체가 세월을 겪으면 유전자 여기저기에 후성 유전의 흔적이 새겨지는데, 이 흔적을 거꾸로 분석하면 실제 나이와 별개로 ‘몸’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이 후성 나이다. 대부분 후성 나이는 그 사람의 실제 나이와 일치한다. 하지만 후성 나이가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이를 ‘연령 가속화 현상(age acceleration)’이라고 한다. 일종의 ‘조로(早老)’인데, 문제는 건강 역시 그와 비례해 나빠진다는 사실이다. 연령 가속화가 일어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심혈관 질환, 암 유병률이 높고, 그중 5%는 수명이 매우 짧기까지 하다. 반대로 연령 가속화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건강한 신체와 외모를 유지할 수 있다. 후성 나이 개념을 2013년 처음 제안한 스티브 호배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령 가속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노화를 늦추고 장수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식습관 개선으로,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연령 가속도를 늦추고 젊음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식습관 개선이다. 호배스 교수는 생선, 과일, 채소 등의 음식과 닭, 오리, 거위 등의 가금류 고기들이 후성 나이를 늦추는 데에 특히 좋다는 연구 결과를 올해 2월 의학 저널 ‘노화’에 발표했다. 저지방 식단도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울프 레이크 영국 베이브러햄 연구소 후성유전연구실장은 저지방 식단을 먹은 쥐가 고지방 식단을 먹은 쥐에 비해 후성 나이가 늘어나는 속도가 훨씬 늦다는 연구 결과를 ‘게놈 바이올로지’ 4월 11일자에 발표했다. 한국의 전통 식단에 주목한 연구도 있다. 2001년부터 한국 백세인들의 장수 비결을 연구한 박상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교수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C, 비타민 E, 비타민 B12, 칼슘, 셀레늄 등이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전통민속식품’에 발표했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 비타민 E가 고루 들어 있는 대표적 음식은 나물이다. 엽산과 비타민 B12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된장, 청국장, 고추장 등의 장류로, 한국 백세인의 식단에 기본적으로 하나 이상은 들어간다. 이광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제어연구단 선임연구원은 “후성 나이와 장수 사이의 관계를 알면 개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의학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근 장수 연구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후성 나이와 식단, 장수 비결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5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1969년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후, 사람들은 다음 목표로 화성을 주목해 왔다. 47년이 흐른 지금, 40대 이상의 무인 우주선이 화성으로 떠났지만 아직 인류의 발자국을 남기지는 못했다. 인류는 언제쯤 화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 현시점에서 가장 빨리 화성에 도달할 나라는 미국이다. 먼저 미국 정부, 즉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꼽힌다. 여기에 질세라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화성 유인 탐사를 준비하고 있어 둘 중 누가 먼저 화성에 도착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증된 기술 통해 확실하게 도전 NASA는 ‘다소 늦더라도 안전한’ 방법을 선택했다. 검증된 기술 위주로 강력한 로켓을 만들어 실패 없이 한 번에 화성까지 도달할 계획이다. 목표는 2030년이다. NASA는 화성 탐사를 위해 신형 2단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을 개발 중이다. SLS는 그동안 NASA가 개발했던 어떤 로켓보다 거대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2단으로 구성돼 있고 지구를 탈출할 힘을 얻는 1단 추진체는 여러 대의 로켓을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법으로 만든다. 우주왕복선에 사용했던 ‘RS-25’ 로켓 4개를 이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만든 1단 로켓은 1969년 달 유인 탐사선을 실었던 ‘새턴 5’보다 추력은 20% 커졌다. 새턴5가 캐로신(등유의 일종)을 연료로 사용하는 데 비해 가벼운 수소를 연료로 이용한 덕분에 전체적인 효율은 약 38% 늘어났다. 안전 시스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화성 탐사 유인 우주선 ‘오리온’이 포함된 2단 로켓에는 발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승무원을 안전한 거리까지 이동시킬 발사 중단 시스템(LAS)이 포함돼 있다. 승무원들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 질소, 물 등을 저장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다. NASA는 지구 귀환에 쓸 수소연료를 무인 우주선에 실어 미리 화성에 보내 놓을 계획이다. 지구에서 우주선이 출발할 때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 표면에 내려앉은 오리온은 수소연료를 충전한 후, 지구 궤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 신기술 총동원, “가장 빨리 화성 도달하겠다” 현실적인 기술로 화성에 도전하는 NASA와 달리 스페이스X는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을 최대 기치로 내걸고 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행성 간 이동 시스템(ITS)’ 로켓의 핵심은 최근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로켓 재사용’ 기술이다. ITS 로켓은 지구 궤도에서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된 뒤 1단 로켓만 지구로 되돌아오고 2단 로켓은 우주에서 대기한다. 여기까지는 지난해 12월 로켓 재사용 실험에 성공한 ‘팰컨 9’로켓과 같다. 그다음 지구로 돌아온 1단 로켓에 2단 로켓과 동일한 크기의 연료 운반선을 결합한 뒤 다시 발사한다. 두 번째로 발사한 연료 운반선은 우주에서 2단 로켓과 결합해 연료를 공급하고, 연료가 충전된 2단 로켓은 화성으로 향한다. 마지막엔 연료 운반선마저 지구로 귀환한다. ITS는 이렇게 발사체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비용을 6200만 달러(약 704억 원)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NASA의 SLS 로켓 발사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ITS는 연료로 메탄을 사용한다. 지구로 돌아올 때는 화성에서 직접 메탄을 만들어 연료로 쓸 계획이다. 화성의 대기는 95%가 이산화탄소인데, 지구에서 준비해 간 수소와 결합하면 손쉽게 메탄을 만들 수 있다. ITS의 1단 로켓에는 메탄을 연료로 쓰는 ‘랩터’ 엔진 42개가 들어간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로켓에 사용되는 최초의 메탄 엔진이 된다. 옥호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NASA와 스페이스X는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유인 화성 탐사를 앞당기고 있다”라며 “지금으로선 NASA의 계획이 좀 더 현실성이 있지만 스페이스X의 계획도 아주 허황되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화성에 도전하는 첨단과학기술은 월간 과학동아 11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wchoi@donga.com}

갑작스레 싸늘해진 날씨와 함께 전국 각 지역의 산야도 형형색색으로 물들고 있다. 단풍이 드는 시기는 해마다 다르고, 단풍이 물들어가는 속도도 매년 크게 달라진다. 이러다 보니 단풍 구경을 나섰다가 가득 쌓인 낙엽만 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단풍이 드는 시기를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한 걸까. 단풍의 정확한 시기를 아는 것은 봄철 벚꽃의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보다 어렵다. 개화에 대한 연구는 1920년대부터 계속됐지만 단풍은 1979년 시작했다. 자연현상에 대한 예측은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데, 관측 기간 자체가 60년가량 차이가 나다 보니 정확한 결과를 얻기도 힘들다. 하지만 궁한 대로 방법은 있는 법. 최근엔 기관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단풍 시기를 추정해 예보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수종마다 단풍이 물드는 시기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단풍 시기를 예측한다. 가을철 잎의 색깔이 변하는 단풍나뭇과(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9월 말 은단풍이 가장 먼저 물들기 시작해 옻나무, 삼손단풍이 뒤를 잇고 10월 말이 되면 화살나무, 야촌단풍 등이 끝을 맺는다. 즉 첫 번째로 단풍이 드는 ‘은단풍’만 잘 관찰하면 그 이후의 단풍 예측은 비교적 정확한 주기로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9월 중순 이전에는 단풍 시기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기상예보 전문기업인 웨더아이나 케이웨더는 단풍에 영향을 미치는 온도, 강수량 등 외부 환경조건을 공식에 대입해 시기를 예측한다. 기상청에서 개발한 예측기술을 이전받은 것으로, 9월 초부터 단풍 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상 기후가 계속되면 예측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단풍 시기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네테 멘첼 독일 뮌헨공대 교수팀은 1951년부터 50년간 나무 20종의 단풍 시기를 분석했는데 8, 9월 평균온도가 1도 높아질 때마다 단풍 시기는 최대 2일까지 늦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단풍은 낙엽수종이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을이 되면 나뭇잎에 있는 질소, 칼륨 등의 양분은 줄기로 내려가고, 노화된 나뭇잎이 가지에서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연결 부위에 ‘이층(離層)’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세포층이 생긴다. 이층이 생기면 잎은 물을 공급받지 못하지만 광합성은 계속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엽록소가 파괴된다. 이때 엽록소보다 분해 속도가 느린 여러 종류의 색소가 표면으로 드러나며 나뭇잎은 형형색색으로 물든다. 가을 단풍의 선명함은 온도, 햇빛, 수분의 공급에 따라 달라진다.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야 하나 영하로 내려가면 안 되며 청명하고 맑은 날이 이어져야 한다. 김선희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단풍이 들기 전에 잎이 타 버리고, 갑자기 춥거나 비가 오는 날이 많으면 잎이 충분히 물들기 전에 낙엽이 져 버린다”면서 “아름다운 단풍은 알맞은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야만 볼 수 있는 그해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의 단풍놀이 최적기는 언제일까. 웨더아이에 따르면 설악산은 19일, 북한산은 30일에 가장 아름다운 단풍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다음 주가 단풍놀이에 가장 좋은 시기인 셈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수험생 외에도 수능을 앞두고 긴장한 이들이 있다. ‘수능 로봇’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이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II)는 2011년 ‘도로보쿤’이라는 인공지능을 최초로 공개했다. 도로보쿤의 목표는 일본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도쿄대에 2021년까지 입학하는 것. 도로보쿤이라는 이름도 도쿄대의 ‘도(東)’와 ‘로봇(ロボ)’, 그리고 일본에서 친근한 사람을 부를 때 붙이는 호칭인 ‘쿤(くん)’을 합쳤다. 인공지능 기술은 목적에 따라 언어, 시각, 학습, 뇌인지 등 네 가지 지능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수능 로봇은 언어지능이 필수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수능 로봇은 시험 문제를 읽은 뒤 글자를 인공지능 언어로 바꾸는 자연어 처리 과정부터 거친다”며 “이후 여러 유형의 문제와 답을 학습하는 학습 과정과 이런 학습을 토대로 신뢰도 높은 답을 선택하는 추론 과정을 바탕으로 답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도로보쿤은 2013년 11월 일본판 수능인 대학입시센터시험 모의고사에 응시하기 시작해 지난해 모의고사에서는 전국 581개 사립대 중 472개 대학에서 합격권에 들었다. 미국 앨런인공지능연구소와 워싱턴대는 수학 중에서도 특히 기하학 문제 풀이에 뛰어난 인공지능 ‘지오솔버(GeoSolver)’를 개발했다. 지오솔버는 지난달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 응시해 정답률 49%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11학년(고교 2년) 학생의 평균 성적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지난달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 신경언어학 콘퍼런스에서 지오솔버의 문제 풀이 비법을 공개했다. 지오솔버 연구를 주도한 한국인 과학자인 서민준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원은 e메일 인터뷰에서 “SAT는 답을 안 쓸 경우 점수가 그대로지만 오답을 쓰면 감점되는 시스템”이라며 “지오솔버는 추론 과정에서 98% 이상 확신이 있을 때만 답을 쓰도록 프로그래밍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SAT에서 감점제도가 없어져 지오솔버는 가장 확률이 높은 답을 적는 게 무조건 유리하다.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퀴즈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엑소브레인(Exobrain)’이 개발되고 있다. 엑소브레인은 언어를 듣고 문법에 따라 단어 뜻을 추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엑소브레인 개발을 총괄하는 김현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내년에는 ‘장학퀴즈’ 우승, 2020년에는 실제 업무 투입이 목표”라며 “의사의 약 처방을 돕는 ‘닥터 엑소브레인’은 내년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능 로봇의 수학 문제 풀이 과정을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1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지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