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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 최근 사의를 표명한 에릭 홀더 법무장관 후임으로 로레타 린치 뉴욕 동부지구 연방검사장(55·사진)을 지명했다. 린치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면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법무장관이 된다. 여성 법무장관은 1993∼2001년 재임한 재닛 리노 전 장관 이후 두 번째가 된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법무부를 이끌었던 홀더 장관은 미국의 첫 흑인 법무장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선배인 린치 후보자는 흑인이라는 편견에 맞서 싸우며 여러 굵직한 사건들을 강단 있게 처리해 온 비정파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나고 자란 린치 후보자는 흑인이 적은 초등학교에 다녔고 시험 점수가 잘 나왔을 때 학교 측으로부터 재시험을 지시받는 등 인종 차별을 겪은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졸업 뒤 검사 일을 시작하고서는 법정에서 속기사로 오해받기도 했다. 린치 후보자는 1997년 아이티 이민자 출신 흑인 애브너 루이마의 성고문 사건을 맡으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뉴욕 경찰관 저스틴 볼프가 루이마가 자신에게 주먹질한 것으로 오해해 그의 항문에 빗자루 손잡이를 넣고 구타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린치 후보자는 흑인 폭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자 “인종에 따른 국민투표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고 볼프는 법정에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 뒤 첫 장관급 인사로 흑인 여성인 린치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민법 개혁, 건강보험 개혁 등 핵심 ‘오바마 이슈’만큼은 자신의 의지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회견 뒤 패트릭 레이히 상원 법사위원장(민주·버몬트)에게 “(린치 후보자에)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신 걸 감사한다”고 말해 공화당 주도의 새 의회가 구성되기 전 인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화당이 상원 상임위를 차지하는) 내년에 인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혀 린치 후보자가 인준을 통과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사임한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 후임에 토니 블링컨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명했다. 역시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는 블링컨 후보자는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지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케네스 배 씨(46)와 매슈 토드 밀러 씨(24) 등 미국인 억류자 2명의 석방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은 두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진정성 있는 1 대 1 소통을 한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현지 시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김정은에게 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했다”며 “친서에는 ‘억류된 미국인을 데려가기 위해 방북한 대통령의 특사’라는 점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클래퍼 국장이 김정은을 만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CNN도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김정은에게 전달됐다며 “친서 내용은 짧고 간결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끝난 뒤 나흘 만에,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나흘 전에 전격 단행된 억류자 석방은 워싱턴과 평양의 오랜 협상 결과이자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치밀하게 계산한 타협의 산물인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양국이 억류자 2명의 석방을 일찌감치 결정한 뒤 시기와 형식을 조율했다”고 전했다. 이번 북한의 석방 결정은 유엔 제3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최고 존엄’인 김 비서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가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매력 공세(charming offensive)’라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4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공화당에 빼앗기는 수모를 겪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외교적 성과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안방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게 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을 세워주는 대신 김 비서의 ICC 제소만은 막아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워싱턴과 베이징에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자신의 측근이자 정보기관 책임자인 클래퍼 국장에게 친서를 들려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이에 앞서 8, 9월 잇따라 백악관과 국무부 국가정보국(ODNI) 등 정보기관 고위 관리들을 군용기편으로 평양에 보내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 등이 8일 클래퍼 국장과 함께 평양을 떠난 것이 확인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의 안전한 귀환에 매우 감사하다”며 “오늘은 그들과 가족에게 매우 좋은 날이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김정은 직함)이 석방을 지시했으며 두 사람이 자신들의 범죄를 진심으로 뉘우쳤다”고 덧붙였다. 이제 관심은 이번 접촉을 통해 북-미 양국이 어떤 대화를 나눴으며 미국이 어떤 ‘선물’을 약속했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억류자 석방 이외의 의제를 언급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미국이 북-미 대화 및 인도적 지원 재개, 제재 완화 등 북한의 요구사항을 청취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클래퍼 국장은 억류자 석방이라는 목적 외에 어떤 외교적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국무부 소속의 외교관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클래퍼 국장은 북한 측에 ‘미북 간 대화를 위해선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과 함께 8일 평양을 떠나 괌 공군기지에 도착한 억류자 2명은 이날 오후 9시경 워싱턴 주 터코마 시 루이스매코드 합동기지에 도착해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과 친지의 품에 안겼다. 배 씨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 국무부, 북한 정부에 감사를 표한 뒤 억류 기간에 자신과 가족을 지지하고 힘을 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그는 “놀라운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했으며 체중도 많이 줄었다”며 “하지만 나는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 덕분에 강하게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골프 한번 쳐야죠. 내가 또 질 수도 있겠지만….”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상하 양원을 내주며 참패한 다음 날인 5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 기자회견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사안에 따라 공화당과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화 제스처의 하나로 공화당의 실력자 베이너 의장에게 골프 라운딩을 제안했다. 선거 완패에 충격을 받았는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은 까칠해 보였다. 그런 와중에도 골프 이야기를 꺼냈으니 그의 ‘1호 취미’는 역시 골프라는 점이 공개적으로 재확인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골프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다. ‘정글’ 같은 워싱턴 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존재라는 게 측근들의 말이다. 그가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도 꿋꿋하게 골프를 치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8월 20일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했을 때도 엄숙한 표정으로 애도 성명을 내고서는 골프장으로 향했다. 최측근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부임 전 기자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현실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골프를 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외 많은 지도자들은 자신만의 취미를 갖고 있다.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취미로 그림 그리기’라는 에세이까지 썼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그림을 그렸다.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는 볼리비아 등 남미에서 반정부 게릴라전을 지휘하면서도 하루 일과가 끝나면 막사 옆 풀밭에서 시가를 물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한국 대통령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칠 전 총리처럼 그림이 취미였다. 풍경화 초상화를 가리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깅 마니아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테니스를 쳤다. 테니스를 친 뒤 운동복 차림으로 종종 청와대 춘추관에 들렀던 이 전 대통령은 기자에게 “설렁설렁 치다가 나에게 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적어도 취임 전엔 그랬다. 테니스도 자주 쳤고 국선도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다. 피아노도 쳤다. 박 대통령은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기자가 자택을 방문했을 때 손때 묻은 독일제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박 대통령이 요즘 때아닌 여성 헬스트레이너 고용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 전지현의 ‘S라인’을 만든 유명 트레이너 윤전추 씨가 대통령제2부속실에서 민원담당 3급 행정관(국장급)으로 근무 중인데 실제로는 대통령 트레이너가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윤 행정관의 정체를 물었지만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변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켰다. 야당의 묻지 마 식 대통령 때리기도 문제지만 대통령 관련 사항이라면 사소한 것이라도 감추려 드는 청와대의 고질적 불통 행태가 낳은 또 다른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 업무는 고되다. 하루에도 몇 번씩 결정의 순간을 맞는다. 어떤 식으로든 잠시 재충전할 수 있는 탈출구는 대통령 개인의 취미 차원을 넘어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필요할 수 있다. 청와대가 ‘대통령께서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이고 주무시면 퇴근’(김기춘 비서실장·지난달 28일 국정감사)한다고 밝혔는데, 임기 5년이라는 ‘마라톤’을 내내 100m 전력 질주하듯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조만간 청와대가 윤 행정관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으면 좋겠다. 설령 윤 행정관의 도움을 받아 박 대통령이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한들 그게 비밀일 필요가 있겠는가.이승헌 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

중간선거 패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덩달아 체면을 구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2016년 대선 출마 선언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케이 헤이건(노스캐롤라이나 주) 등 클린턴 전 장관이 지원한 주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벌써부터 ‘힐러리 공격’에 나섰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5일 낙선한 민주당 후보들이 클린턴 전 장관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힐러리의 낙오자들(losers)’이라고 조롱했다. 폴 의원은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클린턴 전 장관의 정책과 그 후보들을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의 기대와 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정치적 타격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워낙 완패를 당한 상황에서 당을 추스르고 차기 대선 분위기를 띄울 사람 역시 클린턴 전 장관 외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선거 분석가는 CNN 인터뷰에서 “지금은 민주당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당을 이끌 ‘구세주’가 필요하고 결국 클린턴 전 장관밖에 없다는 여론이 내부적으로 조만간 다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그동안 클린턴 대선 캠프 합류를 저울질했던 민주당 인사들의 움직임도 하나둘씩 감지되고 있다.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은 내년 초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대로 백악관을 떠나 클린턴 전 장관 측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힐 시점도 이즈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그의 지역구인) 켄터키산 버번(위스키)을 한잔하고 싶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 참패 다음 날인 5일 백악관 기자회견 도중 “매코널 원내대표와 앞으로 자주 대화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사사건건 충돌해 온 매코널 원내대표를 향해 이런 말을 한 게 쑥스러운지 얼굴에는 잠시 씁쓸한 웃음이 번졌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선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카운터파트가 된 매코널 원내대표 간의 ‘정치 궁합’이 한동안 정국의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중간선거를 승리로 이끈 매코널 원내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은 ‘버번 회동’ 같은 이례적인 표현을 써가며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지금처럼 공화당과 부딪치기만 하면 남은 임기 2년 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이다. 그는 “매코널 원내대표와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손을 내밀겠다”며 세법 개정, 무역협정 등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견 전 매코널 원내대표와 통화하고 승리를 축하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이날 켄터키 주 루이빌대에서 회견을 열어 “워싱턴의 정치적 교착 상태를 끝내겠다”고 말한 뒤 “앞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연방정부 잠정폐쇄)이나 디폴트(국가 부도)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국가가 무엇을 할지 의견이 다를 뿐 개인적인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벌써부터 파열음을 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협력할 것은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추진해 온 핵심 이슈들은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 그는 “올해 안에 이민 시스템을 개선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며 행정명령을 통한 이민법 개혁을 천명했다.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도 “수정할 수는 있지만 넘을 수 없는 분명한 선이 있다”고 못 박았다. 일종의 ‘선택적 협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에 매코널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우물에 독을 풀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괜히 이민법 개혁 같은 ‘독’을 의회라는 ‘우물’에 풀어 정치판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선 과연 두 사람이 공언한 대로 협력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 외엔 별다른 공통점이 없다며 ‘이상한 커플(odd couple)’이라고 규정했다. 별명이 ‘다스베이더’(영화 ‘스타워즈’ 속 악역)인 매코널 원내대표는 합리적인 듯하면서도 가면 뒤에 숨은 것처럼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냉혹한 협상가로 유명하다. 주요 이슈에 결단력이 부족해 ‘햄릿’으로 통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매코널 원내대표와 회동한 뒤 속내를 알 수 없어 나중에 참모들에게 “도대체 매코널이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라고 물어봤다는 일화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매코널 원내대표와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 조 바이든 부통령 등 민주당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회동하기로 해 향후 미 정국 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4일(현지 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압승했다. 5일 오전 9시(한국 시간 5일 오후 11시) 현재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체 100석 중 36석을 대상으로 실시된 상원의원(임기 6년) 선거에서 공화당은 경합 주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10곳을 차지하면서 절반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은 52석, 민주당은 45석을 확보했으며 3곳은 아직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루이지애나 주는 다음 달 6일 2차 투표를 치른다. 435석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에서 이 시간까지 공화당은 243석을 얻어 175석에 그친 민주당을 누르고 다수당을 유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동시 장악하면서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중간선거 이후 8년 만에 여소야대가 형성돼 미 정국은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집권 6년 차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현상이 심화되고 당분간 이민개혁법 등을 놓고 공화당과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민주당에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실시된 4일(현지 시간) 코네티컷 주 지역 라디오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 중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중간선거에서 두 번 연속 패한 그의 상황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통령이 하원 중간선거에서 연이어 진 것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민주당·1945∼1953)과 아이젠하워 대통령(공화당·1953∼1961)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정운영 동력을 더욱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이민법 개혁, 온실가스 규제 등 ‘오바마 이슈’를 의회 협조가 필요 없는 행정명령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공화당이 이민법 개혁을 강행하면 대통령 제소로 맞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새로 의회가 구성되면 정치적 파열음을 내며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에 일부 양보하면서 최소한의 ‘오바마 이슈’를 챙기는 ‘투 트랙’ 전략으로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싱크탱크인 ‘초당적 정책센터(BPC)’ 존 포티어 선임연구원은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등에서 공화당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원하는 것을 가져오는 ‘그랜드 바겐(대타협)’을 이뤄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선거는 미국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 외교안보에서는 개입을 꺼리고 이민개혁, 총기규제 등 국내 정책은 의회와 갈등으로 지지부진한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을 확인시켰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생각하기는 싫어했지만 정부를 이끄는 능력은 보여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각만 할 뿐 이끄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고 지적했다. 국정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참모진과 내각 일부를 개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에볼라 사태 대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이 미흡했다는 싸늘한 민심을 확인한 만큼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상으로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이 자주 거론된다. 헤이글 장관이 이달 중순 예정됐던 베트남 미얀마 방문을 돌연 연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개편설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교안보 라인이 부분 개편되더라도 당장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공화당은 (그동안 경색됐던) 북한 상대의 외교적 노선을 새로 모색하는 데 매우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이 추가 미사일 발사 실험 등에 나선다면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보다 강경한 대북 정책을 행정부에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 되돌아왔다.” CNN의 간판 앵커인 울프 블리처는 4일 중간선거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72·켄터키)가 56.2%를 얻어 40.0%를 얻은 민주당 앨리슨 그라임스 후보를 꺾고 6선에 성공하자 이렇게 소개했다. 공화당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에서 매코널 의원은 최고 수훈갑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매코널 의원은 당초 자기 지역구인 켄터키에서도 힘겨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거 기간 내내 “나를 따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공격의 최일선에 섰다.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오바마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자는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대표적인 ‘밀실정치의 대가’로 통하는 이 노(老)정객은 이날 열린 당선 축하연에서도 거듭 오바마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선거 결과를 보고도 태도가 바뀔지 의심스럽다. 앞으로 미국이 쓸데없는 일에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제 위치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과 계속 갈등하는 일만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타협의 여지도 남겨뒀다. 미 유력 언론들은 그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직을 계속 맡아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들을 견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의 ‘슈퍼 A’급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공화당 중진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 거론된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오바마 대통령과 격돌했던 그는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등 외교안보 이슈를 놓고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해 온 만큼 그가 이끄는 군사위는 한동안 ‘오바마 군사정책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원 외교위원장이 확실시되는 공화당 밥 코커 의원(테네시)도 매케인 의원과 같은 강경 매파로 분류된다. 코커 의원이 올해 8월 IS 격퇴 전략과 관련해 “시리아 반군을 조기에 무장시켰으면 이라크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헛소리(horseshit)’라는 비속어까지 써가며 반박하기도 했다. 경제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원 금융위원장에는 경제통인 오린 해치 의원(유타)이 유력하다. 예산 지출을 심의하는 상원 세출위원장에는 새드 코크런 의원(미시시피)이 거론된다. 매코널 의원과 함께 공화당 원내 전략을 이끄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계속 의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주요 민주당 상원 후보 지원 유세를 도맡았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선거 패배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클린턴 전 장관이 도왔던 그라임스 후보는 켄터키에서 매코널 의원에게 완패했고 최대 격전지였던 노스캐롤라이나의 민주당 케이 헤이건 후보도 낙선했다. 뉴햄프셔의 진 섀힌 후보가 승리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로 2016년 대선 민주당 유력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결정 시기가 좀 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정국 흐름을 좌우할 미국 중간선거가 4일 일제히 실시됐다. 상원의원(임기 6년) 100석 중 36석, 하원의원(임기 2년) 전체인 435석, 주지사(임기 4년) 50석 중 36석 등을 새로 선출했다. 현지 언론과 워싱턴 정가에선 대체로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70%”라고 4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상원에서 공화당이 52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주보다 공화당 예측 승률이 약간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막판 혼전 가능성도 있다. 5일 최종 집계가 예상대로 나오면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중간선거 이후 8년 만에 다시 여소야대가 형성돼 정국이 한동안 요동칠 수 있다. 국정운영 지지율이 40% 전후로 2009년 취임 뒤 최저인 오바마 대통령은 극심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에 빠지고 정국은 2016년 대선 체제로 급속히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초경합 지역은 공화당의 상원 장악 여부가 5일 결론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지아 주와 루이지애나 주는 2차 투표까지 예상된다. 한인 관심이 큰 선거구와 격전지를 점검했다. 》○ 버지니아 주 연방 하원 한인 유권자 밀집지역인 버지니아 주 11지역구에서는 미국의 대표적 지한파인 제리 코널리 의원(민주당)과 북한인권운동가로 한국에 잘 알려진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맞붙었다. 지역 한인 언론은 코널리가 ‘친한파(親韓派)’라면 숄티는 ‘애한파(愛韓派)’라며 교포 유권자들의 현명한 한 표를 당부했다. 4선에 도전하는 코널리 후보가 앞선 것으로 보인다. 코널리 후보는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맡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한제재강화법안(HR1771) 통과에도 기여했다. 지난달 2일 워싱턴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에 참석하는 등 공을 들였다. 16년 동안 북한민주화운동과 탈북자 지원 등에 헌신한 숄티 후보는 당선되면 연방하원 차원에서 동해 병기 결의안을 상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버지니아 주 교과서 동해 병기 법안을 이끌어 낸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 등 한인들이 지지를 선언했다.▼ 오차범위 피말리는 승부… 1401억원 TV광고 大戰 ▼공화 승리땐 상원장악 가능성 90%○ 노스캐롤라이나 주 연방 상원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지역구 중 하나로 현역인 민주당 케이 헤이건 상원의원과 주 하원의장인 공화당 톰 틸리스 후보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를 벌였다. 이번 선거에서 미 전역에 사용된 10억 달러(약 1조600억 원)의 TV 광고비 중 10%가 넘는 1억1300만 달러(약 1401억 원)를 두 후보 진영이 썼을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당초 민주당의 여유 있는 승리가 예상됐으나 틸리스 후보가 지역조직을 총동원해 오차범위까지 추격했다. 다급해진 헤이건 의원은 선거 막판 철저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거리 두기 전략을 구사했다. 에볼라 사태,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등 주요 이슈에서는 아예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같은 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는지도 말을 아꼈다. 공화당이 이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상원 장악 가능성은 90% 이상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과반득표 없을땐 내달 결선투표서 1, 2위 바뀔듯 ▼민주 1명-공화 2명 후보 격돌○ 루이지애나 주 연방 상원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주 선거법에 따라 다음 달 6일 2차 결선투표를 치르게 돼 1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은 민주당 메리 랜드루 상원의원이 공화당 빌 캐시디, 랍 매니스 후보를 제칠 것으로 봤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3일 현재 랜드루 의원 40.2%, 캐시디 후보 34.5%, 매니스 후보 11.2%의 득표를 예측했다. 공화당 후보 2명 출마는 당내 경선 1, 2위 모두 나서도록 한 규정 때문이다. 1차 1, 2위가 2차 투표를 하면 매니스 후보 지지표가 캐시디 후보로 몰려 랜드루 의원 44.0%, 캐시디 후보 48.8% 득표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 뒤늦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까지 투입해 ‘랜드루 구하기’에 나섰으나 1차에서 과반을 넘기기에는 늦은 것으로 보인다.▼ ‘제2 오바마’ 브라운, 한인 부인 둔 공화후보에 고전 ▼○ 메릴랜드 주지사 ‘제2의 버락 오바마’를 꿈꾸는 민주당의 흑인 후보 앤서니 브라운 부지사와 한국계 부인(유미 호건)을 둔 공화당의 래리 호건 후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2년 뒤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는 브라운 부지사는 2006년 마틴 오말리 현 주지사의 러닝메이트로 당선된 뒤 8년 동안 텃밭을 다져왔다. 하지만 호건 후보가 오말리 주지사 시절 증세와 각종 규제 강화 등 경제 이슈를 파고들면서 공화당뿐만 아니라 일부 민주당과 무당파 유권자들을 막판까지 끌어들였다. 3명의 자녀를 둔 유미 호건 씨는 한인 교포가 많은 메릴랜드 곳곳을 찾아다니며 남편을 위해 한 표를 호소했다.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
앞으로 미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때에는 이름과 주소 외에 미국 내 연락처, 가명 사용 여부 등을 추가로 미 정부 측에 신고해야 한다.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3일 성명을 내고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나라의 여행객 정보를 더 상세하게 파악하기 위해 비자면제프로그램(VWP) 보안강화 조치를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미국과 90일간의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나라의 국민은 미국에 입국하기 위한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 과정에서 추가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여행객이 입국 전 이름, 생년월일, 주소, 여권번호 등을 온라인으로 미 정부 측에 신고해 입국 승인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여권 발행일과 만료일, 미국 내 연락처, 따로 사용하는 가명 등 추가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부모 이름도 기입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시리아, 이라크를 무대로 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 외국인 대원들이 미 본토에 들어와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국토안보부는 설명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① 공화당 상원 장악, 알래스카에서 결판?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대선 전초전인 데다 현직 대통령과 대선 예비주자까지 모두 나섰다. 중간선거에 흥미를 더해주는 관전 포인트다. 워싱턴 정가는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뜨거운 관전 포인트는 공화당의 상원 장악 확정 시점이다. 현재 상원 100석 중 민주당은 55석, 공화당은 45석이다. 공화당이 현 의석을 유지한 채 민주당이 갖고 있는 의석 중 6석 이상만 갖고 오면 51석으로 다수당이 된다. 이 ‘6석+α’를 확보할지는 양당이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조지아 주의 득표에서 좌우된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현재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주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미 언론은 일제히 ‘공화당 상·하원 장악’을 보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는 미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 반(한국 시간으로 5일 오전 9시 반)에 투표가 끝나고 주요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2시간 뒤에 발표될 예정이다. 만일 이들 지역구에서 양당이 초박빙 승부를 벌인다면 또 다른 접전 지역인 알래스카, 아칸소 주 등의 결과로도 판세를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알래스카는 이누이트족이 사는 북극권 일대에도 투표소가 있어 투표함을 옮겨 개표를 마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② 상원 지원유세 나선 힐러리… 대세론 힘받을까, 약화될까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클린턴 효과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공화당과 접전을 벌이는 주요 민주당 상원 후보 지원 유세를 거의 도맡았다. 클린턴 부부가 나선 선거구 결과에 따라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클린턴 전 장관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만일 클린턴 부부가 지원한 선거구에서 뒤집기가 이뤄지거나 초박빙까지 접근한다면 힐러리 대세론은 더욱 굳어진다. 그렇지 않다면 선거 이후 공화당이 “힐러리도 한물갔다”는 식의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주말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주 등 초경합 지역을 거쳐 켄터키 주에서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에게 도전장을 낸 앨리슨 그림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③ 오바마가 직접 지원 나선… 주지사 선거결과도 관심 주지사 선거 결과도 관심이 쏠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부분 여론의 관심이 덜한 주지사 후보 유세에 집중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워낙 바닥인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주지사가 특히 2016년 대선에서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임을 감안한 포석이기도 하다. 주마다 선거법이 다른 데다 재검표 등의 논란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주법의 해석에 따른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미리 역할을 분담했다는 말도 나온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4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 판세의 캐스팅보트(결정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 공화당에도 투표할 의사가 없는 세력’이 쥐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6석, 하원 435석 전원을 선출한다. 미 여론조사 및 정치컨설팅 회사인 ‘매클로플린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존 매클로플린 대표는 지난달 30일 선거 전망 설명회를 열어 “유권자의 약 20%가 이런 성향을 지니고 있어 이들이 ‘예상 밖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화당원이라고 한 그는 “공화당 승리가 예상되지만 선거 일주일 전의 전망조차 틀린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10월 국정 수행 지지도는 부정적 평가가 56%에 이르러 올 들어 (월간 평가 중) 가장 나쁘다. 공화당이 승세를 굳히려면 이들(오바마 대통령 비판세력)에게 ‘우리가 당신의 표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운동 기간에 민주당 후보보다 공화당 후보의 TV광고에 오바마 대통령이 더 많이 등장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민심을 공화당 지지표로 흡수하려는 선거 전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비난 광고가 많은 것도 “‘20% 세력’의 상당수(약 71%)가 오바마케어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공화당이 선거 결과를 끝까지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도 이 20%의 마음을 사는 ‘매우 영리한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클로플린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는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아닙니다. 그러니 저한테 투표하지 마세요. 공화당은 저만큼 별로거나 저보다 더 나쁘지 않습니까’라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의 망가진 정치의 책임 소재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공화당’이라는 응답이 각각 27%와 26%로 비슷하고 ‘둘 다’란 응답(41%)이 가장 많은 점을 오바마 대통령이 잘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1일 워싱턴포스트(WP)는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민주당이 55석, 공화당이 45석이다. WP가 유일한 경합지역으로 꼽은 조지아 주도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아 공화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 48석, 민주 45석, 경합 7석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합 7석도 공화당 우위가 4석, 민주당 우위가 3석이어서 WP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공화당 강세 요인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을 꼽고 있다. 에볼라 및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논란 등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가장 낮은 30%대 후반∼40%대 초반을 맴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하루 전날인 3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단독 면담을 갖고 금융개혁을 논의한다고 백악관이 지난달 31일 밝혔다. 두 사람의 단독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 면담이 유권자의 관심을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경제 분야로 돌리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지난달 27일 제조업 분야에 총 5억3000만 달러(약 5578억 원)를 투자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미국 워싱턴 인근 비에나 시에 살던 마셜 씨 부부는 얼마 전 집값이 좀 더 싼 인근의 옥턴 시로 이사했다. 아들 셋을 키우는 부부는 기자에게 “아이들을 공립학교에 보내는데도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집을 줄여 목돈을 마련했다”며 15년 정든 동네를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그곳에 사는 미국인의 일상은 과연 이전보다 얼마나 나아졌을까.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 중 하나인 헤리티지 재단은 29일 처음으로 미국인의 생활과 직결된 31개 지표를 분석한 ‘2014년 문화 및 기회 지수’ 보고서를 공개하고 앨리슨 대강당에서 발표회를 열었다. 이 재단이 매년 선정하는 ‘경제 자유도’ 지수와 별개로 일상생활 관련 지표를 종합 분석한 88쪽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삶이 이전보다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팍팍해졌다. 분석 대상 31개 지표 중 이혼율, 낙태율, 폭력 범죄 발생률, 고교 졸업률 등 8개 항목만 이전보다 나아졌고 출산율, 복지비 지출, 학생들의 읽기 능력 등 23개 지표는 이전보다 못하거나 정체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미 인구조사국과 노동부 교육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국가의 출산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여성 1인당 출산율은 2012년 말 현재 1.88명으로 2002년에 비해 0.14명 줄어들었다. 반면 미혼모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2012년 말 현재 15세 이상 미혼 여성 중 출산한 비율은 40.7%로 2002년(34.0%)에 비해 6.7%포인트 늘어났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복지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론 하스킨스 박사는 “미혼모 비율이 증가하면 그만큼 생활보호대상 가정이 늘기 때문에 정부가 아무리 수조 원의 복지 예산을 써도 ‘가난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도입한 공교육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이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17세 학생을 기준으로 미 연방정부에서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시험 중 읽기 성적은 2012년 말 현재 500점 만점에 287점으로 1999년의 288점보다 나아지지 않았다. 반면 학비는 크게 올라 학자금 대출은 폭증했다. 2012년 말 현재 학생 1인당 평균 학자금 대출은 2만6500달러(약 2783만 원)로 2002년보다 4612달러 올랐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최근 미주리 주 퍼거슨 시 사태를 계기로 논란이 된 폭력범죄 발생률은 오히려 줄었다. 2002년엔 10만 명당 폭력범죄 발생 건수가 494.4건이었으나 2012년 말 현재는 107.5건 줄어든 386.9건으로 집계됐다. 분석에 참여한 맨해튼 인스티튜트의 헤더 맥도널드 박사는 발표회 뒤 기자와 만나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서 20년 넘게 진행한 폭력범죄와의 전쟁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이혼율이 늘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2012년 말 현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3.6건으로 2002년보다 오히려 0.4건 줄었다. 짐 드민트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은 “부정적 지표가 긍정적 지표를 압도하는 것은 소득 수준의 불균형에 따른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정부가 정책 집행 과정에서 일상의 지표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앞으로 매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29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던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외교부는 “리퍼트 대사가 미국을 떠나 29일 오후 3시경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항공편 문제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워싱턴을 출발해 텍사스 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을 경유해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재정 긴축에 나선 미국 정부가 만든 외교관 출장 시 미 국적기인 아메리칸에어라인(AA)만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따르다가 항공편 연결 과정에서 비행기를 놓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 올해 10월부터 미국 정부 계약 항공사 자격을 따낸 AA는 워싱턴∼인천공항 직항노선이 없다. 리퍼트 대사의 애견 탑승 수속 과정에 문제가 생겨 비행기를 놓쳤다는 전언도 나온다. 댈러스에서 비행기를 놓친 뒤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한 리퍼트 대사는 대한항공편으로 30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주재국에 부임하는 외교사절이 이동 중에 일정을 변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리퍼트 대사의 부임을 잔뜩 기대했던 외교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려던 한국 도착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3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예방 계획도 순연됐다. 앞서 주미 한국대사관은 리퍼트 대사가 워싱턴을 떠날 때 환송 인원을 공항에 보내려고 했지만 리퍼트 대사 측이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며 사양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한미 양측은 일정 차질이 불필요한 오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섰다. 나이더 에먼스 주한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순전히 항공편 연결과 관련된 스케줄의 문제”라고 해명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오늘은 점잖게 입었네.” 2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부임 축하 리셉션에서 이날의 주인공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41)의 복장을 보자 그를 잘 아는 몇몇 참석자는 이렇게 말했다. 29일 한국에 부임하는 리퍼트 대사가 최근 들어 부쩍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한다는 평가가 워싱턴 외교가에서 자주 들린다. 지금까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막냇동생뻘’ 최측근으로 젊고 자유분방한 참모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주요 동맹국 대사라는 책임 있는 자리를 맡게 된 만큼 좀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필요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퍼트 대사는 최근까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웬만한 회의에는 캐주얼 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자주 나타났다. 하지만 요즘엔 가급적 정장에 넥타이까지 챙겨 매고 있다. 24일 리셉션에 리퍼트 대사가 넥타이에 갈색 정장화까지 신고 오자 그를 아는 한미 양국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요즘 마크 (리퍼트 대사)가 많이 변했다”는 웃음 섞인 평가가 나왔다. 헤어스타일도 달라졌다. 리퍼트 대사는 삐쭉삐쭉 선 스포츠형 머리 모양이 트레이드마크였지만 요즘은 차분히 가라앉는 ‘공무원 스타일’로 길렀다. 나이에 비해서 동안(童顔)이라는 것을 자신도 아는지 최근 특파원들과 만나 “나이 들어 보이려고 머리를 좀 길렀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개구쟁이 같은 미소에 말할 때는 큰 동작을 취하는 등 전형적인 미국 젊은이의 모습도 아직 남아 있다. 그는 특파원들에게 자신의 골프 실력을 설명하면서 옆사람이 닿을 정도로 드라이버를 크게 휘두르는 자세를 취해 보이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지인들은 그가 주한 미대사라는 자리에 맞게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인들이 ‘대통령의 젊은 측근’이라는 편견 없이 당분간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워싱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소장은 최근 기자에게 “리퍼트 대사가 어리다고 한국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는 공정하지 못하다”며 “그는 나이에 비해 아시아 정책을 다룬 경험이 많고 주어진 사안에 집중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오바마판 중간선거 개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27일 제조업 분야에 총 5억3000만 달러(약 5578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국방부와 에너지부, 농업부, 항공우주국(NASA)은 앞으로 바이오를 비롯한 최첨단 물질, 첨단 센서, 디지털 제조기술 개발 등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에너지부와 NASA는 연방 연구시설에 기술 시험소를 설치해 새로운 생산품을 생산,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제조업 살리기’ 조치가 코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11월 4일)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자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간섭을 피할 수 있는 행정명령 카드를 꺼내 들어 국민의 관심을 경제 쪽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의 재임 기간인 최근 6년간 최저 실업률(올해 9월 기준 5.9%) 기록을 달성했고 취임 뒤 10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민심은 그의 경제 정책에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다. 이달 초 CNBC가 ‘올-아메리카이코노믹’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 지지율은 24%로 오바마 정부 들어 최저 수준이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미국 중간선거(11월 4일)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인 공화당의 우세가 예상되면서 2006년 이후 8년 만에 미국에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될지 주목된다. 이렇게 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선 대체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동시에 장악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이고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이 나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 사격하고 있지만 공화당과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 공화당이 현재 다수인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면 2006년 조지 W 부시 정권(공화당) 당시 민주당이 상하원을 차지한 것처럼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총 100석 중 35석의 주인을 가리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 가능성을 68%로 내다봤다. 상원의 현 의석 배분은 민주당 55석, 공화당 45석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7석을 추가해 52 대 48로 다수당이 된다는 게 NYT의 예측이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상원 선거 경합지역 13곳 가운데 민주당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몬태나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주는 이미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고 아칸소와 루이지애나 주도 공화당이 우세한 편이다. 435석(공화 233석, 민주 199석, 공석 3석)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 선거는 양당 간 접전지역이 37곳에 불과해 공화당이 다수인 현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은 중간선거까지 남은 기간에 에볼라 사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 문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여당인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볼라 사태와 관련해선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NBC뉴스, 펜실베이니아대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와 함께 17∼23일 실시해 2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최근 4주간 벌어진 사건들이 양당의 평가에 어떻게 작용했느냐’는 질문에 답변자의 53%는 민주당을 덜 우호적으로 보게 됐다고 답했고 공화당을 덜 우호적으로 보게 됐다는 답변은 40%였다. 한편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중 상원 선거에 나서는 2명인 제임스 인호프(공화·오클라호마)와 마크 베기치(민주·알래스카) 의원의 막판 판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CP에 따르면 인호프 의원은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가량 앞서고 있고 베기치 의원은 공화당 후보에게 약 4%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서툰 한국어로) 오빠마 대통령님이 오셨어여…. Is this right(이렇게 하는 게 맞나)?”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2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시내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안호영 주미 대사가 주최한 부임 축하 리셉션 도중 특파원들에게 갓 배운 듯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4월 방한한 것을 설명하는 상황에서였다. 5월 대사 지명 이후 한국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온 리퍼트 대사는 이날만큼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등 민감한 이슈를 제외하고선 한국 언론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몇 달 동안 한국 공부 많이 했다. 한글을 배워보니 훌륭한 언어더라. 세종대왕(King Sejong)을 존경하게 됐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29일 부임할 예정인 리퍼트 대사는 이어 “한국 음식은 이전부터 좋아했다. 불고기, 비빔밥 등을 좋아하고 김치도 잘 먹는다. 별로 맵지 않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를 거침없이 말해 최측근임을 짐작하게 했다. 리퍼트 대사는 “요즘은 기회가 없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는 백악관 경내와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농구를 자주 즐겼다”며 “대통령과 골프를 친 기억은 없지만 (그는) 정말로 골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사랑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는 “업무적으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순전히 이를 풀기 위해 참모들과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변호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리셉션 인사말에서 “지금처럼 한미관계가 굳건했던 적은 없었다”며 “양국은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인권 존중, 법치라는 가치를 깊이 있게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리퍼트 대사가 최근까지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비롯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이클 시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선임고문,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 오바마 행정부의 전현직 주요 인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열린 리퍼트 대사 취임 선서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예고 없이 등장해 리퍼트 대사에 대한 강한 신임을 보여줬다. 미국 대통령은 대사 취임 선서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안호영 주미 대사에게 “오늘(24일) 부임 축하 리셉션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불고기를 많이 주십시오”라고 말하기도 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한미 양국이 23일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등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들은 한목소리로 ‘올바른 결정’이라고 지지했다. 현 커티스 스캐퍼로티 사령관에게 지휘권을 넘겨준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28대·2011∼2013년)은 2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국 동맹 강화를 위한 ‘좋은’ 결정에 이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하고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한반도 안보환경이 불안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 때까지 한미연합사 본부를 현 용산기지에 두기로 한 것에 대해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는 한미동맹의 전략적 토대이자 기초다. 용산기지는 한국의 합동참모본부 및 주한 미국대사관 등과 가까워 신속한 결정 및 조정에 용이하다. 그래서 사령관이 변화무쌍한 안보 상황을 쉽게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한반도 방위를 미국에 의존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한국은 미국에 의지할 필요가 없도록 국방에 요구되는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작권 전환의 목표연도로 제시한 2023년까지) 한국군이 능력을 현대화하고 요구되는 통제 지휘 능력을 완비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의 한국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이 커짐에 따라 양국이 통합된 합동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가지는 것이 한반도와 지역 방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버웰 벨 전 사령관(26대·2006∼2008년)은 e메일 인터뷰에서 “특히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이 조건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한국군의 군사력 증강만을 조건으로 하면 안 되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이상 미군이 전작권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존 틸럴리 전 사령관(23대·1996∼1999년)도 “이번 결정은 계속적인 도발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만이 관계 정상화의 길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월터 샤프 전 사령관(27대·2008∼2011년)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는 최상의, 위대한 결정”이라며 적극적으로 지지했다.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

캐나다 수도 오타와 도심의 국회의사당에 무장 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벌어져 의사당 경비병 등 2명이 숨졌다. 이 괴한은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으로 드러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개입한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국적의 마이클 지하프비보(32·사진)가 22일 오전 검은색 옷차림에 얼굴을 아랍식 스카프로 반쯤 가린 채 국회의사당 등 공공기관이 밀집한 ‘팔러먼트 힐’에 총기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병을 향해 총을 쏘았다. 총에 맞은 왕립기마경찰대(RCMP) 소속 네이선 시리요 상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지하프비보는 이후 승리한 듯 두 손을 치켜들고는 곧장 인근 의사당 안으로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30여 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CNN이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가 회의를 주재하던 의사당 회의실 바로 앞에서 베테랑 의회 경위인 케빈 비커스에게 사살됐다. 하퍼 총리는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즉각 의사당을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적어도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캐나다 경찰 당국은 지하프비보가 몇 년 전 이슬람으로 개종했던 점, 범행 당시의 독특한 옷차림, 최근 해외로 가려다 캐나다 사법당국에 여권을 빼앗긴 전력 등을 들어 테러 관련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본명이 마이클 조지프 홀인 지하프비보는 마약 소지죄와 강도죄로 복역한 전과가 있으며 이슬람 개종 뒤 ‘이상 징후’를 보였다고 캐나다 일간지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이 전했다. 그의 친구인 데이브 바서스트 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사원에 나와 종종 ‘악마가 나를 쫓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으며 ‘중동에 가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밝혔다. 이틀 전에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마르탱 룰로(25)가 캐나다 퀘벡의 한 주차장에서 차로 군인 2명을 치어 1명을 숨지게 하고 다른 1명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나다 경찰에게 사살된 사건이 일어났다. 하퍼 총리는 룰로를 ‘IS에 고무된 테러범’이라고 말해 일련의 사건들이 이슬람 테러단체와 연관됐거나 이를 따르는 ‘외로운 늑대’의 테러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사건이 발생한 뒤 IS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에 지하프비보의 사진이 게재됐다고 온라인매체 헤비닷컴이 보도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감시기구인 ‘시테’는 이틀 전 ‘차량 살해 사건’ 뒤 IS 대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트위터에 ‘캐나다에서 더 많은 공격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캐나다는 미국 주도의 IS 공습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오타와 경찰 대변인 척 베누아 씨는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총격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가 2, 3명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추가 용의자는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짐 왓슨 오타와 시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범인은 한 명”이라고 말했다. 하퍼 총리는 총격 사건 후 대국민 연설을 하고 “캐나다는 결코 겁먹지 않을 것이며 해외의 테러리스트 집단과 싸우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일시적으로 의사당과 오타와 시내 중심가를 봉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자국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우려해 주요 시설 경계를 강화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와 연방수사국(FBI)은 이 사건 뒤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오타와의 미국 대사관은 임시 폐쇄됐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