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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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제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칼럼51%
일본20%
국제일반20%
사회일반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 日 피폭자 “원폭 터진뒤 도시 전체가 화장터”

    “전쟁을 모르고, 원자폭탄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어요. 약자가 희생될 수밖에 없는 전쟁은 시작 자체를 하면 안 됩니다.” 1945년 8월 6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실전에 쓰인 원자폭탄 피해를 일본 히로시마에서 경험한 피폭자 가지모토 요시코(梶本淑子·91) 씨는 “일본이 핵을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여권에) 있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손을 내저었다. 가지모토 씨는 2000년부터 22년째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서 피폭 때 체험을 증언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11월 히로시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났다. 원폭 투하 70주년이던 2015년에는 영국 상하원 의회에 화상(畵像)으로 피폭 체험을 전했다. 14일 일본 포린프레스센터 주최로 히로시마에서 한국을 비롯한 외신 특파원들과 만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일으킨 잔혹했던 전쟁 경험을 생생히 증언했다. “소(초등)학교 5학년 때 태평양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나는 군국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입니다. 선생님들은 ‘올바르고 정의로운 전쟁이기 때문에 일본이 이기면 세계가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먹을 게 없어도, 고아가 돼도 모두 전쟁을 위해 힘내야 한다고 외쳤습니다.” 정부와 군부가 국민 입을 틀어막던 기억도 어제 일 같다. “그때만 해도 치안유지법으로 단속하던 시대입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이 전쟁에서 일본은 질 거야’라고 하니 어머니가 ‘그런 말 잘못하면 큰일 난다. 밖에 나가서 그런 말씀 하지 마시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전쟁에 반대한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던 시대였습니다.”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졌을 때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국가총동원령에 따라 당시 가지모토 씨는 비행기 프로펠러 부품 공장에서 일했다.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데 창밖에서 번쩍 하며 하얀 빛이 나자 평소 훈련받은 대로 눈 귀 코를 양손으로 막고 바닥에 엎드렸다. “지구가 폭발하는 듯한 굉음이 난 뒤 무너진 천장과 벽 아래에서 그대로 기절했습니다. 깨어난 뒤 밖에 나가 보니 썩은 냄새가 진동을 했어요. 어시장 생선처럼 시체가 길바닥에 늘어져 있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화장터였고 지옥이었어요.” 원폭 폭발은 한순간이었지만 가지모토 씨의 고통은 평생이었다. 이듬해 아버지가 원폭 후유증으로 숨졌고 어머니는 20년 동안 집과 병원을 오가며 고통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젊은 시절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피폭자와 결혼하면 안 된다’ ‘피폭자는 방사능 때문에 장애인을 낳는다’ 같은 손가락질과 차별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손자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혹시 내가 피폭돼 그런 건 아닐까’ 하며 자책했다고 한다. 가지모토 씨는 “일본은 전쟁에서 진 것이다. 종전(終戰)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패전(敗戰)이다”라면서 “일본이 (당시)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그만뒀다면 이렇게 잔혹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히로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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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 외교, 오늘 방일… 日외상과 첫 회담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취임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양자회담을 위한 외교부 장관의 방일은 2017년 12월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박 장관은 이번 방문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막혀 있던 한일 관계를 뚫는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박 장관은 지난달 조건부 연장 상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런 만큼 한일 양국이 정보 협업을 재개해 신뢰 회복의 첫발을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다른 신뢰 회복 조치의 일환으로 8일 피격을 당해 숨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에 대한 조의도 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상황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회에 대해 “현금화가 이뤄지기 전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14일 2차 회의 민관협의회를 마치고 “일본의 사과 주체, 방식, 시기는 물론이고 현금화의 대안이 될 만한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검토했다”고 했다. 윤덕민 신임 주일 한국대사는 16일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대법원 판결에 따라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상당히 임박해 있다”며 “피해자분들이 상당히 고령이고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쓰비시중공업 피해자 등 일부가 민관협의회 참여를 거부하는 데 대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들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목적으로 만들었기에 조금 더 결과를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판결을 받아 현금화 진행이 가장 빠른 미쓰비시중공업은 법원의 자산 매각 명령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이르면 다음 달 말 이후 재항고가 기각돼 실제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히로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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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덕민 주일대사 “강제동원 日기업 자산 현금화 임박…조속한 해결 필요”

    윤덕민 신임 주일 한국대사는 16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문제가 상당히 임박해 있다”며 “피해자 분들이 상당히 고령이고 조속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부임차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윤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8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과 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한일 관계의 현안 문제 및 신뢰 조성 등 심도 있는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일 양국간 최대 현안인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따른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 현금화 문제가 언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한 해결과 관련해 윤 대사는 “2015년 위안부 합의 때도 그랬지만, 47분 중 11분이 수용을 안 해서 위안부 협의가 어려워 졌던 경험을 갖고 있다”며 “그 때의 교훈을 살펴 민관협의체를 만들었다. 피해자 분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초당적으로 전문가 그룹과 성의를 갖고 의견을 구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일부 피해자들이 민관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등 난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들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목적으로 만들었기에 조금 더 결과를 두고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 대사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해 가면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어떤 문제든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박수를 치더라도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며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설로 하루 빨리 돌아가자는 당부를 했다”며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윤 대사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 문제에 있어서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윤 대사는 “북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미일 3국 연계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일 양국의 같은 입장에 있는 만큼 북한 문제에 있어서 확실히 협력하면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조문에 대해 윤 대사는 “이미 주한일본대사관에서 조문을 마쳤고, 그런 (조문의) 기회가 있다면 일본에서 할 것”이라며 “(일본에서) 국장이 마련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한국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이 사절단으로 조문하러 올 것”이라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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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니콘, 63년만에 SLR 카메라 개발 중단”

    일본의 세계적인 카메라 회사 니콘이 아날로그 기술 기반의 일안(一眼)반사식(SLR) 카메라 개발을 중단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1959년 SLR ‘니콘 F’ 출시 이후 63년 만이다.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최신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가 늘면서 거울 등 아날로그 방식의 광학장치를 사용해 화상을 뷰파인더에 투사하는 SLR 카메라의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니콘은 2020년 출시한 ‘D6’를 끝으로 SLR 신제품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기존 모델 생산과 판매는 당분간 이어가지만 SLR와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개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니콘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보도 내용은) 억측에 불과하며 우리 회사 공식 발표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니콘은 SLR 생산과 판매,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SLR 신제품 개발을 계속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 캐논에 이어 점유율 2위(2021년 33.9%)로 카메라 시장 양대 산맥을 형성한 니콘은 2000년대 디지털카메라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급속히 퍼지면서 카메라 시장 전체가 위축된 뒤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357억 엔(약 3400억 원)이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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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파, 기시다에 “배려 안하면 당 떠날지도”

    “온건파인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를) 소홀히 여기면 보수 인사들은 자민당을 떠날지도 모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사망 이후 집권 자민당 내 파벌 싸움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가 수장을 맡았던 아베파의 유력 인사가 공개적으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파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문부과학상은 11일 한 민영방송에 출연해 “자민당의 핵심인 보수 세력은 아베 전 총리와 아베파가 지켜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기시다 총리에게 호재가 되리라는 법이 없다. (아베파를)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온건파를 압박하는 동시에, 보수 강경파 내부의 분열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사히는 “8월 이후 있을 개각 및 자민당 당직 인사를 앞두고 총리 측을 강하게 견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갑작스럽게 수장을 잃은 뒤 조직 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파 간부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다음 선거까지 ‘아베파’라는 이름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파벌의 정식 이름은 ‘세이와(淸和)정책연구회’이지만 수장의 이름을 따서 ‘○○파’로 부르는 일본 정치권 관례에 따라 아베파로 불려왔다. 수장이 바뀌면 파벌 통칭도 바뀐다. 아베파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이 유력 인사로 꼽히지만 아직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없다. 이 때문에 강력한 구심점이었던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보수파가 정치 성향과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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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총격범 “한국 통일교 총재 왔을 때 화염병 습격하려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를 수사 중인 일본 나라현 경찰본부는 13일 “한국 통일교 총재가 일본에 방문했을 때 해치기 위해 화염병으로 습격하려고 했다”는 야마가미 진술을 확보했다. 야마가미 어머니는 통일교에 총 1억 엔(약 10억 원)가량 헌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현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나라시 야마토사아다이지역(驛) 일대 현장 검증을 벌였다.● 사건 현장 90m 떨어진 곳에서도 탄흔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반경부터 사건 현장 일대에 폴리스라인(경찰통제선)을 치고 일반인과 차량을 통제한 뒤 감식원 50여 명을 동원해 검증에 나섰다. 감식원 등은 1m 간격으로 나란히 서서 바닥에 엎드려 현장 주변 아스팔트 차도와 인도 보도블록 바닥을 돋보기로 살피고 금속탐기지 등으로 탄흔 및 총알을 찾았다. 경찰은 이날 용의자가 총을 쏜 지점에서 90m가량 떨어진 주차장 외벽에서 탄흔과 유사한 흔적을 최소 3개 찾았다. 아베 전 총리를 겨냥해 쏜 총알이 그만큼 멀리 날아갔다는 의미다. 피격 당시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던 연단 인근에 서있던 유세차에서도 총탄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됐다. 아사히신문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현장 검증에서 금속 조각을 여러 개 발견해 범행에 쓰인 총탄인지 검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카무라 이타루(中村格) 일본 경찰청 장관은 전날 첫 기자회견에서 “지방 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책임자로서 경호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민영 니혼TV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올 3월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사면 인사를 할 때 소주병이 날아오자 1초도 안 돼 경호원들이 에워싸던 장면을 수차례 방영하면서 “아베 전 총리 피격 때와 달리 한국에서는 수상한 소리가 들리자마자 곧바로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싸며 경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韓 통일교 총재 왔을 때 화염병 습격 계획”야마가미 모친이 신자로 등록된 종교단체 관련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서 “한국의 통일교 최고 지도자가 일본에 왔을 때 화염병으로 습격하려 했지만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실패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따르면 2019년 일본 아이치현 행사에 당시 한학자 총재가 방문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통일교 최고위층) 방일이 어렵게 되자 야마가미는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통일교 관련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보낸 영상 메시지를 인터넷에서 보고 ‘반드시 죽여야겠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요미우리는 또 야마가미 어머니가 집과 상속받은 토지 등을 팔아 통일교에 헌금한 총액이 1억 엔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통일교 관련 피해자들을 변호한다고 밝힌 ‘전국레이칸쇼보(靈感商法) 대책 변호사 연락회’는 1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의 범죄는 용서되지 않지만 통일교 문제는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호사 연락회 측은 지난해 말까지 35년간 접수된 상담 건수 3만4537건, 피해 총액 1237억 엔(1조1785억 원)이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이날 배포했다. 어머니가 신자라고 밝힌 익명의 40대 여성은 기자회견에서 “범죄는 옹호할 수 없지만 교회에 대한 용의자의 원한은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인생이 파괴된다”며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 없는, 당사자밖에 모르는 괴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나카 토미히로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헌금에 대해 “과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2009년 당시 회장이 성명을 발표한 뒤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변호사 연락회 측은 “아직도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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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아베 장례식, 日 한시대의 끝”… 거리 메운 시민들, 마지막 배웅

    12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열린 도쿄 미나토구 도쿄타워 인근 사찰 조조지(增上寺)는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는 수천 명의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들이 확성기를 잡고 “일반인 헌화는 종료됐다”고 안내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남아 아베 전 총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은 가족과 지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집권 자민당의 ‘아베파’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찰 경내와 주변 도로는 추모객과 장례식 참석자, 경찰, 취재진 등으로 혼잡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상주인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남편의 얼굴에 뺨을 비비며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거리 가득한 추모객검은 원피스에 파란색 리본 배지를 달고 장례식장을 찾은 50대 여성은 “장례식이 비공개라는 건 알았지만 일본의 훌륭한 정치인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꽃을 바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교복 차림의 중학생,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여성, 흰머리 노인 등 추모객들의 성별과 세대는 제각각이었다. 오후 2시 38분경 검은색 리무진 운구차량이 사찰을 나왔다. 아키에 여사가 위패를 든 채 차에 타고 있었다. 거리의 시민들은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었다. 일부 시민은 박수를 쳤고 한 시민은 “아베 씨, 감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떠난 차량은 도쿄 지요다구 자민당 본부, 국회의원회관, 총리관저, 국회의사당을 돌았다. 전날 오후에는 조조지에서 비공개 ‘쓰야(通夜·밤샘 조문)’가 진행됐다. 자정을 전후해서도 시민들이 경내 곳곳에서 손을 모아 기도했다. 누구도 울거나 말을 하지 않아 정적이 감돌았다. 기도를 마치고 사찰 밖으로 나온 60대 남성은 “아베 전 총리는 경제를 살렸고 강한 힘을 보여줬다”며 “아베는 일본을 일깨웠다. 이만한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쓰야’에는 여야 정치인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등 2500여 명이 조문했다. 미일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등도 조문을 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은 “(12일 오전까지) 259개 국가 및 지역에서 1700건 이상의 조의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아베가 사망한 날 일본 정치 지형, 집권 자민당 파벌, 내부 권력 관계가 영원히 바뀌었다”며 “그것은 한 시대의 끝”이라고 평가했다. 아베 전 총리를 사제 총으로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경찰에서 “1년 전부터 아베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의원 46% ‘자위대 헌법 명기’ 찬성10일 진행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 4개 정당이 개헌 정족수(3분의 2)를 훌쩍 넘는 177석을 확보한 가운데 참의원 중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의원이 67%로 개헌 정족수(66.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이번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의원을 포함한 참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개헌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자민당 소속 의원들 중에는 93%가 개헌에 찬성했다. 개헌 찬성 의원에게 어떤 항목의 개정이 가장 필요한지를 묻자 ‘자위대 헌법 명기’(78%)가 가장 많았다. 다만 참의원 전체에서 ‘자위대 헌법 명기’에 찬성하는 비율은 46% 수준으로 조사됐다. 공명당에서 개헌 찬성 의원의 비중이 54%에 그쳤고, 자위대 명기 찬성 비중은 이보다도 낮은 30%였기 때문이다. 공명당이 자위대 명기의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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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개헌 우호 여론 늘어… 찬성 45%, 반대 25%

    최근 일본에서는 개헌에 우호적인 여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위협 고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불안해진 것이 이런 인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대 보유 및 교전을 금지한 현행 헌법으로는 자위권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참의원 선거 당일인 10일 NHK방송의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헌법 개정 지지’ 의사를 밝혔다. ‘헌법 개정 반대’(25%)보다 20%포인트 높았다. NHK가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을 거론한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외교·안전보장’(약 51만 건), ‘헌법’(약 50만 건)의 합산 게시물이 101만 건으로 ‘경제’(약 90만 건)를 앞섰다. 앞서 5월 3일 헌법기념일 당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도 ‘개헌할 필요가 있다’(56%)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반면 ‘바꿀 필요가 없다’(37%)는 답은 같은 기간 7%포인트 감소했다. ‘개헌 찬성’(45%)과 ‘반대’(44%)가 비슷했던 지난해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급의 난국이므로 유사시에 대비하는 정권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칼럼에서 “중국과 북한은 군사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역시 일본 주변에서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군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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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기시다 “아베 뜻 이어받아 빨리 개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11일 올해 가을 임시국회에서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시하는 개헌안 발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8일 피살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아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자위대 존재의 헌법 명시를 위한) 개헌 발의에 이르도록 진행하겠다”며 “국회에서 논의를 잘 마무리해 개헌 내용에 관한 (의석수의) 3분의 2 결집을 확실히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밤 “가능한 한 빨리 (개헌안을)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극우 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 4개 정당은 개헌 정족수인 전체 의석 중 3분의 2(166석)를 훌쩍 웃도는 177석을 확보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가 직접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추진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이 63석을 얻어 이번 선거 의석수(125석)의 단독 과반을 확보하면서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뜻을 계승해 특히 (아베 전 총리가) 열정을 쏟아온 납북자 문제와 헌법 개정 등 자신의 손으로 이루지 못한 난제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꼽으며 이번 선거전 내내 자위대 헌법 명기를 강하게 주장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연말까지 새로운 국가안전보장 전략을 책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방위전략을 수정해 ‘적(敵) 기지 공격 능력’을 주요 내용으로 국가안전보장 전략에 명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선제공격이 가능한 이 내용을 연말까지 국가 전략으로 공식화하겠다는 것이다.日 ‘자위대 헌법 명기-공격 허용’ 땐 유사시 한반도 개입 길 터 기시다, 신중론 바꿔 “빨리 개헌”‘자위대=위헌 조직’ 논란 종식 목적… “가을 국회서 개헌 분위기 띄울 것”공격 받아야 방어 ‘전수방위’ 폐기… 北위협 판단 땐 선제공격 할 수도‘아베 사망’에 개헌논의 분산 가능성… 단기간 국민투표까진 어려울 수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훌쩍 웃도는 의석수를 확보하자마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평화헌법 개정 추진 가속화를 선언했다. 11일 기자회견에서 개헌안 발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식화했다. 개헌을 ‘필생의 숙원’으로 여겼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개헌에 신중했던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뜻을 이어받겠다”며 태도를 바꿔 주목된다. 아베 전 총리의 피살로 보수가 결집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탈바꿈하기 위한 개헌의 호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선제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적(敵)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명문화하는 방위정책 개정을 올해 말 마무리하겠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방위정책 개정에 이어 개헌까지 이뤄지면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이 경계심을 높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시다 정권의 군사력 팽창이 한일관계 개선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는 “개헌 논의가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 이후 개헌에 가장 가까워진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군대 보유 금지 헌법 바꿔 자위대 명기기시다 총리는 이날 “가능한 한 빨리 개헌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가을에 개최할) 임시국회에서 계속 분위기를 띄워 나가겠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촉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의 개헌안 중 핵심은 자위대 명기다. 전쟁 포기, 육해공군 등 전력(戰力)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을 담은 헌법 9조 1, 2항을 고쳐 자위대가 ‘위헌 조직’이라는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 강경파는 한때 자위대를 군으로 개편하는 개헌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최근 1, 2항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 존재 명기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위대가 지금도 전쟁 수행이 가능한 육해공 무력을 갖춘 실질적 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1, 2항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사실상 1, 2항을 부정하고 자위대를 헌법이 보장하는 군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자민당의 속내다. 특히 기시다 정권이 올해 말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국가안보전략에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의도가 심상치 않다. 표면상으로는 “탄도미사일 공격 등 일본을 향한 무력 공격에 대한 반격 능력 보유”를 적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은 “상대가 명확히 공격 의도가 있고 이미 착수한 상황이라면 (공격 여부) 판단은 정부가 한다”며 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공격받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 폐기를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을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대북 선제공격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2015년 국회를 통과한 집단적 자위권 법안을 통해 자위대가 일본 밖에서 활동할 근거를 마련했다. 여기에 개헌까지 이뤄지면 일본 군대가 선제공격을 포함해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할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 개헌, 단기간 내 어려울 수도전문가들은 기시다 정권의 군사력 증강이 동아시아에서 중국 견제용 안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이 필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등에 지지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다만 기시다 정권이 국민투표까지 필요한 개헌 절차를 단시간에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자민당 강경 보수의 구심점이었던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당내 역학관계에 큰 변화를 불러와 개헌 논의가 분산될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도 개헌의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자위대 명기에 대한 개헌 추진 세력 4개 정당의 입장도 조금씩 다르다. 우치야마 유 도쿄대 교수는 “자민당이 개헌에 얼마나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자위대 헌법 명기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안보 강화에) 실질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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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기시다 “아베 뜻 이어받아 빨리 개헌”…평화헌법 개정 가속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의 3분의 2를 훌쩍 웃도는 의석수를 확보하자마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가 평화헌법 개정 추진 가속화를 선언했다. 11일 기자회견에서 개헌안 발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식화했다. 개헌을 ‘필생의 숙원’으로 여겼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달리 개헌에 신중했던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를 뜻을 이어받겠다”며 태도를 바꿔 주목된다. 아베 전 총리의 피살로 보수가 결집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탈바꿈하기 위한 개헌의 호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선제 공격을 정당할 수 있는 ‘적(敵)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명문화하는 방위정책 개정을 올해 말 마무리하겠다는 구상까지 밝혔다. 방위정책 개정에 이어 개헌까지 이뤄지면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한국이 경계심을 높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시다 정권의 군사력 팽창이 한일관계 개선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는 “개헌 논의가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초반 이후 개헌에 가장 가까워진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군대보유 금지 헌법 바꿔 자위대 명기 기시다 총리는 이날 “가능한 한 빨리 개헌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하반기 개최할) 임시국회에서 계속 분위기를 띄워 나가겠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촉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의 개헌안 중 핵심은 자위대 명기다. 전쟁 포기, 육해공군 등 전력(戰力)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을 담은 헌법 9조 1, 2항을 고쳐 자위대가 ‘위헌 조직’이라는 논란을 종식시키겠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 강경파는 한때 자위대를 군으로 개편하는 개헌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최근 1, 2항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 존재 명기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위대가 지금도 전쟁 수행이 가능한 육해공 무력을 갖춘 실질적 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1, 2항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사실상 1, 2항을 부정하고 자위대를 헌법이 보장하는 군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자민당의 속내다. 특히 기시다 정권이 올해 말 ‘적 기지 공격 능력’를 국가안보전략에 명시를 추진하는 의도가 심상치 않다. 표면상으로는 “탄도미사일 공격 등 일본을 향한 무력 공격에 대한 반격 능력 보유”를 적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위상을 지낸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 “상대의 공격이 명확히 의도가 있고 이미 착수한 상황이라면 (공격 여부) 판단은 정부가 한다”며 선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공격받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 폐기를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을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대북 선제 공격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2015년 국회를 통과한 집단적 자위권 법안을 통해 자위대가 일본 밖에서 활동할 근거를 마련했다. 여기에 개헌까지 이뤄지면 일본 군대가 선제 공격을 포함해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할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 개헌, 단기간 어려울 수도 전문가들은 기시다 정권의 군사력 증강이 동아시아에서 중국 견제용 안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이 필요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이해관계에 맞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등에 지지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다만 기시다 정권이 국민투표까지 필요한 개헌 절차를 단시간에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자민당 강경보수의 구심점이었던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당내 역학관계에 큰 변화를 불러와 개헌 논의가 분산될 수도 있다. 기시다 총리도 개헌의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자위대 명기에 대한 개헌 추진 세력 4개 정당의 입장도 조금씩 다르다. 우치야마 유 도쿄대 교수는 “자민당이 개헌에 얼마나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명확치 않다”며 “자위대 헌법 명기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안보 강화에) 실질적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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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피살에 日보수 결집 “자민당 압승”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는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日개헌파, 참의원 개헌의석 확보 확실시”… ‘아베 숙원’ 힘 실릴듯 NHK “자민-공명 여당, 과반 확실”… 중의원은 작년 선거서 개헌선 확보국민 74% “아베 피격, 선거에 영향”… 3년전 선거보다 투표율 3%P 높아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방안 마련”… 與추진 방위력 증강 급물살 가능성 10일 낮 12시경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조난초등학교.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의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가 설치된 이곳에 유권자들이 들어섰다. 5분 사이 20명 이상이 투표소에 입장했다.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는 장소 앞에 1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NHK의 분석에 따르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70∼83석을 얻어 여당의 과반이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 과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일본 언론이 선거 전 예상한 최대 의석수보다 의석을 더 얻어 자민당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본 것이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의석수는 총 248석 가운데 개헌 통과가 가능한 3분의 2(166석)를 웃돌 것으로 보도했다. 2019년 참의원 선거 때는 개헌 세력이 전체 의석에서 160석을 차지해 개헌 확보선 마련에 실패했다. 출구조사가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면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선을 확보한 데 이어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 추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 “아베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 줬다” 일본 민영방송 TV도쿄가 이날 실시한 시청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자민당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의 뜻이 표심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NHK는 이날 투표 마감(오후 8시) 기준 투표율을 52.16%로 추계했다. 3년 전(48.8%) 참의원 선거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투표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망으로 일본 전체가 불안해질 것을 걱정했다. 한 40대 유권자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보고) 투표로 정치에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불안하니 방위와 안보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은 “(피습 사건 이후) 투표소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질까봐 무서웠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했다. 정국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표장에서 만난 50대 회사원 남성은 “아베 전 총리 사건을 듣고 놀라긴 했지만 이번 선거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했다. 지지 후보도 안 바꿨다”고 말했다. ○ 기시다 “개헌 발의 구체 방안 마련할 것”자민당 등 개헌지지 세력이 개헌통과선을 확보하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제’로 추진하던 헌법 개정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개헌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일본 방위력 증강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민당은 향후 5년 이내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높여 현재의 2배로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수방위’(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폐기하고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현안에서 아베파와 물밑에서 갈등했던 자민당 내 소수파인 기시다 총리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자민당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해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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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격범 “어머니가 종교에 빠져 파산… 아베가 확산시켰다 믿어”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 일본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의 범행 동기가 드러나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특정 종교단체에 빠져 거액의 돈을 기부하다 파산했다고 진술했다. 과거 종교단체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알게 된 뒤 서로 연관이 있다고 믿어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개인적 원한을 품은 ‘외로운 늑대’에게 아베 전 총리가 살해된 셈이다. 야마가미는 10일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다. 8일 체포 당시 안경을 쓰고 회색 티셔츠 차림이던 그는 남색 티셔츠에 안경을 벗은 얼굴로 취재진 카메라를 노려봤다. 교도통신은 비교적 덤덤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아베가 모친 망친 종교 퍼지게 했다 믿어”요미우리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에 특정 종교단체 이름을 언급하면서 “어머니가 많은 돈을 기부해 파산했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처음에는 이 종교단체 수장을 살해하려고 마음먹었으나 본부가 해외에 있어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야마가미는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서 이 종교단체 산하 기구가 지난해 개최한 행사 영상에서 아베 전 총리의 화상 연설 장면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이후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이 종교단체가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따르면 야마가미 어머니는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 통일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다. 교회를 다닌 기간이나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마가미가 본 것은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상영된 특별연설 영상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불미스러운 일로 생을 마감해 매우 안타깝다”고 추모했다.○ “총격범, 범행 전날도 아베 살해 시도”야마가미가 범행 하루 전인 7일에도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자민당 후보 연설회장을 찾아간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날 아베 전 총리 일정은 트위터에 미리 공개됐다. 야마가미는 사제 총을 들고 현장에 갔지만 10분간 연설하던 아베 전 총리 주위의 경찰과 경호원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야마가미가 살아온 이력도 추가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가 어렸을 때 그의 부친은 건설회사를 경영했다.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회사를 물려받은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종교단체에 빠져들었다. 이후 많은 돈을 이 종교단체에 헌금으로 냈고 야마가미와 형, 여동생 등 삼남매는 집에 먹을 것이 떨어져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기까지 했다. 어머니는 2002년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경영하던 회사도 문을 닫았다. 가난에 시달린 야마가미는 2002년 돈을 벌기 위해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3년 뒤 제대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최근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 저격 사제총, 한번 쏘면 총알 6개 난사 금속원통 2개 속에 총알 6개 캡슐저격범 아파트서 총 5개 추가 압수“폭탄 만들려다 실패해 총 제조”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한 번 쏘면 총알 6개가 한꺼번에 발사되는 사제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저격범 야마가미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차례 총기를 개량한 뒤 살상 성능이 가장 높은 총을 골라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집에서 산탄총과 같은 구조의 총기 여러 개를 직접 제작했다. 범행 후 현장에서 압수된 총은 길이 약 40cm, 높이 20cm로 금속 원통 두 개를 목제 판에 테이프로 묶어 고정한 형태였다. 원통 안에는 탄환 6발이 든 캡슐이 들어있었다. 한 번 발사되면 6개 총알이 난사되는 구조였다. 아베 전 총리 피살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도로변 유세 차량에서는 야마가미의 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 구멍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살던 나라현 나라시의 한 아파트에서 5개의 사제 총기를 추가 압수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화약을 샀고, 처음에는 폭탄을 제조하려 했지만 실패해서 총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기자가 나라현에 있는 야마가미의 집을 찾아 살펴보니 철제 현관문 밑에 쇠파이프 같은 둔기로 내리친 듯한 자국이 보였다. 이웃들은 그의 집에서 톱 등 연장을 사용하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기자에게 “한 달 동안 톱으로 금속을 쓱쓱 써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야마가미의 집에서 시끄러운 전기공구 소음이 흘러나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도쿄=김민지 특파원 mettymom@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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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자택-피격 현장 추모행렬… 내일 가족葬

    10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아베 신조 전 총리 자택 앞에는 8일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례식은 12일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집권 자민당의 합동장은 이후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 시신은 9일 오후 시부야 자택에 도착했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모리 요시로 등 전직 총리들이 시부야 자택을 방문해 조문했다. 10일 여러 시민들도 꽃을 들고 자택 인근을 찾았다. 일부 시민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아 합장하는 자세로 기도를 했다. 자택 인근에 별도의 헌화대는 마련되지 않았다. 자택에 일반인들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됐다. 아베 전 총리 자택 인근에 산다는 한 주민은 “슈퍼마켓에서 부인과 장을 보던 아베 전 총리를 여러 차례 본 적이 있다. 말을 걸면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는데 이렇게 죽다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라현 나라시 피격 현장에는 9일부터 꽃을 헌화할 수 있는 테이블이 설치돼 한때 300m 넘게 추모객들이 줄을 섰다. 아베 전 총리 부부는 자녀가 없어 아키에 여사(60)가 상주를 맡아 시부야 자택에서 조문객을 받았다. 아키에 여사는 8일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하기 7분 전 나라현 병원에 도착해 임종을 지켰다. 노인 요양시설에 있는 아베 전 총리 모친 요코 여사(94)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뉴스 등으로 접한 뒤 큰 소리로 울었다고 한다. 아베 전 총리 부부는 요코 여사가 요양시설에 가기 전까지 같은 건물의 아래위층에 거주했다.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딸이자 외상을 지낸 아베 신타로의 아내인 요코 여사는 일본 보수정계에서 ‘갓 마더’라고 불린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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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열도 뒤흔든 ‘총의 공포’… “다른 나라 얘기인 줄, 믿을수가 없어”

    “지금껏 70년을 살면서 총이라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다른 나라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10일,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전전(戰前·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여러 번 (정치인) 테러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크면서 단 한 번도 총을 본 적이 없다”며 몸을 떨었다. 50대 회사원도 “일본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도 아닌데 전직 총리가 총에 맞았다니 충격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총격,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워”8일 아베 전 총리가 사제(私製) 총에 맞아 숨지면서 ‘총의 공포’가 일본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는 조직폭력집단인 야쿠자 간의 불법 총기를 사용한 총격전을 제외하고는 총격 사건 자체가 매우 드물다. 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7년 이후 5년간 일본에서 총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단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평일 대낮에 전직 총리의 공개 유세 현장에서 피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민들 충격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일본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낯선’ 공포감을 드러냈다. 아베 전 총리가 비명에 간 나라현 유세 현장에 있었다는 한 미용사는 10일 마이니치신문에 “‘펑’ ‘펑’ 하는 총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자민당 소속 선거운동원도 “불꽃놀이 같은 소리라서 장난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직도 몸이 부르르 떨린다”고 했다. 도쿄의 25세 디자이너 에리카 이노우에 씨는 NYT에 “일본에 총이 있나요”라고 반문하며 “총격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日 더 이상 안전한 평화의 나라 아냐”일본에서 민간인 권총 소지는 불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본에선 총기를 구매하려면 13단계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사실상 ‘무관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7년 이토 잇초 전 나가사키 시장이 피격당한 뒤 규제와 처벌 강도가 더 세졌다. 총기 보유율도 매우 낮은 편이다. 미국 CNN이 보도한 스위스 제네바 국제개발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국민 100명당 0.25정의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 100명당 약 120정인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다. NYT는 “이전까지 일본인은 총기 사건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다”며 “정치인 유세 현장에서 경찰 경호도 약한 편이어서 유권자는 선거 기간 국가 최고지도자들과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일본 사회 치안의식과 정치 환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일본 경찰청은 각 정당에 경호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9일 야마나시현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설회장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고 경찰은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일본 전문가인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NYT에 “일본은 더 이상 제2차 세계대전 직후처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아니다”라며 “새로 직면한 무서운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문제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라고 지적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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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참의원 선거, 자민당 압승”…아베 피살에 보수 결집

    “선거 유세에서 벌어진 폭력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투표소에 왔습니다.” 10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본에서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투표를 한 지금도 평정심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 여성의 목소리는 떨렸다. 일본 정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 이틀 만에 진행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의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고 NHK가 예측했다. NHK가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출구조사 및 개표 상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진 125석(전체 248석)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60~6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전 의석(55석)보다 최대 14석 많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과반(63석)을 웃돌 기세”라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계기로 자민당 지지층인 보수 표심이 어느 정도 집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10∼14석을, 개헌 지지 세력인 극우야당 일본유신회는 10∼1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현재 의석수인 22석보다 적은 13∼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자민당과 공명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87~102석을 얻어 헌법 개정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할 가능성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불가, 교전권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투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자민당이 내놓은 안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라며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구체적으로 발의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1)는 이날 경찰에서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에 원한을 품고 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그 종교와 가깝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10일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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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덮친 낯선 ‘총의 공포’…“다른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껏 70년을 살면서 총이라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다른 나라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10일, 도쿄 시나가와구 제5투표소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전전(戰前·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여러 번 (정치인) 테러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크면서 단 한 번도 총을 본 적이 없다”며 몸을 떨었다. 50대 회사원도 “일본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도 아닌데 전직 총리가 총에 맞았다니 충격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총격,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8일 아베 전 총리가 사제(私製) 총에 맞아 숨지면서 ‘총의 공포’가 일본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는 조직폭력집단인 야쿠자 간의 불법 총기를 사용한 총격전을 제외하고는 총격 사건 자체가 매우 드물다. 9일 미국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2017년 이후 5년간 일본에서 총기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단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평일 대낮에 전직 총리의 공개 유세 현장에서 피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민들 충격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일본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낯선’ 공포감을 드러냈다. 아베 전 총리가 비명에 간 나라현 유세 현장에 있었다는 한 미용사는 10일 마이니치신문에 “‘펑’ ‘펑’ 하는 총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자민당 소속 선거운동원도 “불꽃놀이 같은 소리라서 장난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아직도 몸이 부르르 떨린다”고 했다. 도쿄의 25세 디자이너 에리카 이노우에 씨는 NYT에 “일본에 총이 있나요”라고 반문하며 “총격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혼란스럽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일본에서 민간인 권총 소지는 불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본에선 총기를 구매하려면 13단계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사실상 ‘무관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7년 이토 이초 전 나가사키 시장이 피격 당한 뒤 규제와 처벌 강도가 더 세졌다. 총기 보유율도 매우 낮은 편이다. 영국 BBC는 과거 보도에서 “일본 경찰은 총기 사용법을 배우는 것보다 검도 유도 등을 연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했다.● “日 더 이상 안전한 평화의 나라 아냐” 미국 CNN이 보도한 스위스 제네바 국제개발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국민 100명당 0.25정의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 100명당 약 120정인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다. NYT는 “이전까지 일본인은 총기 사건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다”며 “정치인 유세 현장에서 경찰 경호도 약한 편이어서 유권자는 선거 기간 국가 최고지도자들과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으로 일본 사회 치안의식과 정치 환경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본 경찰청은 각 정당에 경호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9일 야마나시현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설회장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고 경찰은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일본 전문가인 제럴드 커티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NYT에 “일본은 더 이상 제2차 세계대전 직후처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가 아니다”며 “새로 직면한 무서운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문제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라고 지적했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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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우익 상징’ 아베, 유세중 피격 사망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일본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驛) 인근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에 맞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뒤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총리급 인사가 피격돼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해상자위대 출신의 41세 남성 용의자는 총격 직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2012∼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8개월간 재임하며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냈다. 사임 이후에도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 수장이자 강경 우익 세력의 상징으로 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그가 68세로 사망하자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향후 일본 정치와 동아시아 정세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역 앞에서 가두연설을 하던 도중 오전 11시 31분경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약 5m 거리에서 쏜 총에 맞았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연설 시작 몇 분 뒤 ‘펑’ 소리가 나는 첫 번째 총성이 들렸고, 다시 ‘쾅’ 하는 파열음의 두 번째 총성이 들린 뒤 아베 전 총리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일본 소방당국은 아베 전 총리의 목 오른쪽 부위와 왼쪽 가슴의 심장 부근 피하에 출혈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본은 총기 소유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총격범은 테이프로 칭칭 감은 길이 40cm 사제 총기를 사용했다. 아베 전 총리는 현장에서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후 헬기로 옮겨져 총격 현장에서 약 25km 떨어진 나라현립의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병원 측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 3분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에 처음 실렸을 때 의식이 있었고 외부 소리에 반응을 했으나 금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심폐정지 상태였다. 일본 언론들은 용의자가 나라시에 거주 중인 무직자이고 2005년까지 3년간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근무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고 죽이겠다고 생각해 노렸다.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용의자의 집에서 폭발물로 보이는 물건이 발견됐다. 용의자는 총을 만들기 전에 폭탄을 만들어 죽일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어난 비열한 만행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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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중 “펑, 쾅” 사제총 2발… “용의자, 특정단체 연결된 아베에 불만”

    “펑. 쾅.” “구급차! 구급차! 빨리!” 8일 오전 11시 31분경 일본 나라현 나라시의 번화가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앞에서 갑자기 두 차례의 총성이 울렸다. 두 번째 총성이 울리자마자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곳에서 집권 자민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고 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전직 총리의 피격에 사람들이 괴성을 질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일본에서 전직 총리가 피격당하자 일본 열도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총성 들은 아베 뒤돌아보자 한 발 더 발사”아베 전 총리는 이날 유세 일정을 하루 전인 7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나가노현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자민당 내 ‘아베파’ 소속 의원이 출마한 나라에 오는 것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통상 유세 때 이용하는 유세차에 탑승하지 않고 길거리 한복판에서 연설을 하다가 공격에 노출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역 앞 로터리의 차도와 인도를 가르는 가드레일 앞에 설치된 연설대에 서서 연설을 시작했다. NHK 영상에 잡힌 용의자는 아베 전 총리 뒤에서 박수를 치다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겼다. 오전 11시 30분경 유세 시작 1분 만에 아베 전 총리 뒤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났다. 이때 용의자는 가방에서 총을 꺼내 아베 전 총리에게 다가가 능숙한 자세로 총을 쏘는 자세를 취했다. “판단을 했다. 그는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는 것은…”이라고 말하는 순간 터진 총성에 아베 전 총리는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용의자는 약 5m 거리에서 한 발을 더 발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왼쪽 가슴에서 피를 흘린 채 아스팔트 차도 위에 쓰러졌다. 주위에 하얀 연기가 났다. 현장에 있던 시민 모리오카 씨는 “장난인가 싶었는데 발포음이 들리고 하얀 연기가 났다. 누군가가 마이크를 잡고 ‘심장 마사지 하실 수 있는 분 없습니까. 제세동기 없습니까’라고 외치는 것을 듣고 큰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나라소방서에 곧바로 출동 요청이 들어와 구급차가 출동했다. 이후 닥터헬기로 갈아탄 뒤 낮 12시 20분 나라현립의대병원에 도착했다. 이 병원의 후쿠시마 히데타다 구급의학과 교수는 “아베 전 총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심폐정지 상태였다”며 “목에 총상 2곳이 있었고 심장의 큰 혈관이 손상돼 있었다. 신체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대량의 출혈이 발생해 피가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은 200mL 혈액을 100봉지 이상 수혈했지만 결국 피격 5시간 반 만인 오후 5시 3분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병원 측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쏜 두 발 중 한 발이 아베 전 총리의 왼쪽 어깨를 관통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발의 총상 또한 심장에 닿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자위대 출신 무직 남성이 용의자 용의자인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총격 직후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오전 11시 35분경 경찰에 붙잡혔고, 별다른 저항 없이 총을 떨어뜨렸다. 쇠파이프로 추정되는 2개의 원형 통을 총구로 사용해 수제로 만든 총은 길이 40cm에 검은 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주간지 ‘슈칸겐다이’는 이 총이 3차원(3D) 프린터로 손쉽게 만든 조악한 총일 수 있다고 전했다. 나라현 경찰본부는 브리핑에서 “용의자가 특정 단체에 원한을 갖고 이 단체와 연결됐다고 생각하는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 단체는 종교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2002년부터 3년간 히로시마현 구레의 해상자위대 부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3년간 근무한 뒤 그만뒀다. 자위대 시절 연 1회 정도 소총 분해, 조립을 비롯해 실탄 사격 등 총을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 최근에는 올 5월까지 1년 반 정도 교토 지역 창고에서 파견직으로 지게차로 짐을 나르는 일을 했다. 용의자가 근무했던 회사 관계자는 “말수가 적었고 얌전했다.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진 않았고 차 안에서 점심을 먹곤 했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그는 현장에서 약 3km 떨어진 11m²짜리 월세 3만8000엔(약 37만 원)의 아파트에 살았다. 아파트 주민들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라현의 공립고교를 함께 다닌 동급생에 따르면 고교 재학 시절 응원단에 있었지만 얌전한 성격이었고 같은 반 친구와도 대화를 거의 안 했다고 한다. 후쿠다 미쓰루 일본대 위기관리학부 교수는 “국가 요인이 수제 총으로 총격당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사제 총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 기계 등의 소지 허가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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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日참의원 선거 “보수 결집” 관측… 정당들 유세 일시중단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유세 도중 총격으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정치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들은 8일 선거 유세를 일시 중단하며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내놨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20년 사임 이후에도 자민당의 막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만큼 자민당의 역학 관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온건파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해 9월 ‘아베파’의 지원으로 당선됐으나 아베 전 총리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세력의 눈치를 봐왔다. 기시다 총리가 선거 이후 외교안보 및 경제 정책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확인된 뒤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비열한 만행이다. 어떻게든 살아 달라고 한 기도가 헛되게 이런 비보를 접해 할 말을 잃었다”며 “위대한 정치가였던 아베 전 총리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발언을 이어가다 눈물까지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 함께 1993년 중의원 초선으로 당선된 ‘정치 동기’다. 보수 강경파인 아베 전 총리와 정치 철학은 달랐지만 아베 정권에서 4년 8개월간 외상을 맡으며 호흡을 맞췄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파를 넘어 전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9일 유세를 재개한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금 언급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보수 강경파의 구심으로서 아베 전 총리가 일본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나 위상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이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아베 전 총리를 좋아하는 지지자들이 동정표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과반 확보라는) 당초 예상보다 자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벌 정치로 돌아가는 자민당 내 권력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이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아베 전 총리가 워낙 절대적 권한을 쥐었던 만큼 당장 그를 대신해 파벌을 이끌 후계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파벌 내 새로운 지도 체제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파벌이 분열할 수도 있다. 아베 정부 각료를 지낸 중진 의원은 마이니치신문에 “아베 전 총리의 존재감이 너무 컸다. 파벌 간 균형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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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참의원 선거 ‘보수결집’ 관측…정당들 유세 일시중단

    10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유세 도중 총격으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 정치계는 그야말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들은 8일 선거 유세를 중단하며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내놨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베 전 총리가 2020년 사임 이후에도 자민당의 막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만큼 자민당 역학 관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온건파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 전 총리로 대표되는 강경보수 세력와 신경전을 벌여온 만큼 후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확인된 뒤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비열한 만행이다. 어떻게든 살아 달라고 한 기도가 헛되게 이런 비보를 접해 할 말을 잃었다”며 “위대한 정치가였던 아베 전 총리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 함께 1993년 중의원 초선으로 당선된 ‘정치 동기’다. 보수 강경파인 아베 전 총리와 정치 철학은 달랐지만 아베 정권에서 4년 8개월간 외상을 맡으며 호흡을 맞췄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켄타 대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파를 넘어 전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은 9일 유세를 재개한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지금 언급해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강경파의 구심으로서 아베 전 총리가 일본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나 위상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민당 내에서 가장 강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아베 전 총리를 좋아하는 지지자들이 동정표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과반 확보라는) 당초 예상보다 자민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벌 정치로 돌아가는 자민당 내 권력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이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는 아베 전 총리가 워낙 절대적 권한을 쥐었던 만큼 당장 그를 대신해 파벌을 이끌 후계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파벌 내 새로운 지도 체재 구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최악의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파벌이 분열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민당 내 소수파인 기시다 총리가 참의원 선거 이후 입지를 넓힐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아베파’의 지원으로 당선된 기사다 총리는 외교안보·경제 정책에서 아베 전 총리의 눈치를 봐야 했다. 한일 관계에서도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생길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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