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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30일 판문점 3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담한 결단과 용기가 만들어낸 결론”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내적 합의와 초당적 협력을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최초로 DMZ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고 대화를 나눈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미북 정상의 만남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려면 북핵 폐기라는 본질적 목표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나라들이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그 정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한민국 국익을 챙겨야 한다는 부분을 유의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화력이 집중되어 있는 DMZ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에 찬사를 보낸다”고 논평했고,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김 위원장에 대한 백악관 공식 초청이 반드시 성사돼 역사적 기회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지금 남북미는 원팀”이라며 “김 위원장은 변화하는 상황을 현명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안보 채널을 동원해 알아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전망이 빗나가고 비판이 이어지자 그는 이날 오후 “기분 좋게 예측이 빗나갔다. 이번엔 빗나간 것이 다행”이라는 해명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홍정수 hong@donga.com·유근형 기자}

다음 달 개각에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법무부 장관행이 유력해지면서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의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맡기 위해선 연내 당 복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안팎에서는 이 총리가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기보다는 9월 정기국회 후 연말에 교체될 가능성이 여전히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 등 중폭 개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 장관 카드가 현실화하고 하반기 적폐청산 기조가 강화되면, 역으로 안정적으로 국정을 뒷받침해온 이 총리의 역할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다음 달 개각의 주인공은 조 수석인데, 총리까지 내세우면 오히려 분위기 쇄신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다른 의원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달아오른 정국을 전환시키는 카드를 남겨두는 차원에서도 이 총리가 좀 더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이 총리가 정기국회마다 야당의 공세를 비교적 선방했던 것도 ‘정기국회 후 교체’에 무게가 실리는 또 다른 이유다.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 후임 총리를 정기국회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모험”이라며 “예우 차원에서라도 이번 개각에서 이 총리에게 장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총선에서 이 총리의 역할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도 다음 달이 아니라 연말 교체설의 숨겨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세종, 서울 종로 등에 직접 출마하거나, 당 선거대책위원장 등 간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선택지를 고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는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을 향해 “파업계획을 멈추고 노동계의 상급단체로서 상생 노력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의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은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현안의 해법을 찾고 일자리 늘리는 데 뜻을 모아달라고 요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노총은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 이후 7월 18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 총리는 민노총의 총파업에 앞서 7월 3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예고한 민노총 산하 공공부문 4개 연맹에 대해서도 자제를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16.3%가량 올렸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노조는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더 요구하지만, 그 요구를 한꺼번에 모두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4개 연맹의) 실제 파업이 이루어지면 그 피해는 국민께 돌아간다”며 파업 예정 철회를 요청했다. 한편 이 총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던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서울시가 나선 것에 대해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법은 모두가 지켜야 한다. 그 점을 당사자(공화당 등)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80일간의 국회 공전을 끝내기 위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합의문이 24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지 못한 것은 당내 강경파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패스트트랙 3법에 대해 ‘합의정신에 따른 처리’와 추가경정예산 7월 내 심사, 경제원탁토론회의 추진 등을 골자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로 이는 2시간 만에 무효가 됐다. 당내 강경파를 끝내 설득하지 못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여야 협상은 한층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당 강경파 ‘국회 복귀 반대’에 합의 무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패스트트랙 3개 법안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한다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한국당 의총에서 합의문 내용 곳곳이 암초에 걸렸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패스트트랙 관련 부분이었다. 그동안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처리에 대해 ‘합의 처리 하기로 노력한다’, 한국당은 ‘합의 처리한다’로 맞서 왔는데 이를 모호한 지점에서 절충한 것. 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한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합의 처리한다’고 해도 여당을 믿기 어려운데, ‘합의정신’이라는 말을 어떻게 믿느냐”며 “이를 내줬으면 재해 추경만 처리하도록 하거나, 북한 어선 국정조사를 받아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과 관련해 ‘6월 국회에서 처리하되,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한다’고 한 합의 문구도 발목을 잡았다. 한국당은 전체 6조7000억 원의 추경 정부안 중 일부인 산불, 지진, 미세먼지 관련 예산(2조2000억 원)만 처리하자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역시 의총에선 ‘우선 심사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또 합의안에 부수적으로 들어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처리 조항에 대해서도 한국당 강경파들은 “불필요한 법안까지 합의문에 담았다”고 비판했다. ○ 여야 4당, 한국당 비난… 협상 가능성은 열어둬 한국당이 의총에서 합의 결과를 번복하자 나머지 여야 4당은 일제히 비난했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국당 의원들의 등원을 기다렸던 민주당 의원들은 합의문 추인이 불발되자 “야당 없어도 그냥 해”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협상파인 나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이후 (관심에서) 멀어지는 원내가 아닌 원외 황교안 대표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의 철부지 짓에 국가와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여야 원내지도부는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대해 민주당이 합의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믿기 어렵다는 게 의원님들의 생각”이라면서도 “의원님들은 다시 한 번 저에게 힘을 갖고 합의를 다시 해달라고 말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원내대표도 “국민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나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경제원탁회의 등 한국당의 요구를 합의문에 담은 것에 대해선 “합의정신은 그대로 살아있다”라고 말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유근형 기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북한 어선의 ‘해상 노크 귀순’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진실규명을 압박했다. 야3당이 국정조사 추진에 동조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지만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와는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당은 21일 안보의원총회를 열고 야당 가운데 가장 먼저 국정조사 추진을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북한 선박 입항에 대한 청와대의 조직적 은폐기획 사건”이라며 “국방부 통일부 등 국기문란사건에 개입된 기관들에 대해 전면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당내 진상조사단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안보라인 경질 주장도 나왔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방부 장관의 90초짜리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안보라인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른 야당에 국정조사 공동 추진을 공개 제안하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평화당도 논평에서 “사건의 축소 및 은폐는 청와대의 뜻 아닌가. 전면적인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국정조사보다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4일 추경 시정연설을 위한 국회 본회의 소집 공지 문자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보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실규명은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면 국방위나 정보위에서 할 수 있다”며 “모든 사안마다 국정조사를 하는 것은 국정에 장애가 된다”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들어오지도 않는 한국당이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와 민주당이 주장하는 추경을 위한 국회 정상화는 별개”라며 “24일 시정연설에도 한국당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유근형 기자}
자유한국당은 19일 해상판 ‘노크 귀순’ 사건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해군, 해경, 육군의 3중 방어망이 완전히 뚫렸다”며 “북한 간첩선이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느냐. 9·19 남북군사합의를 즉각 폐기하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안보는 군(軍)이 아닌 어민이 지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당 이양수 의원실에 따르면 군뿐만 아니라 해경 역시 112 신고가 접수되기 전까지 북한 어선의 정박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국당이 입수한 ‘북한 어선 조난 표류 중 예인 및 입항’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세관은 15일 “북한 어선이 조난 표류 중 해경에 의해 예인”, “북한 해역에서 조업 중 기관 고장으로 삼척항 인근 해역까지 표류, 우리 어선에 발견됐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삼척항 정박 중 민간인 신고로 북한 선박과 선원이 발견됐는데도 “표류 중 어선에 발견됐다”고 허위 보고한 셈이다. 여당은 최대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늦게 논평을 내고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장관석 jks@donga.com·유근형 기자}

“시끌벅적하게 판을 벌이는 방식은 ‘이해찬 식’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내년 총선의 물갈이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대적으로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리고, 토끼몰이 하듯 퇴출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당내 갈등은 최소화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담겨있는 말이기도 하다. 총선을 10개월여 앞두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세대교체’ ‘물갈이’ 같은 말을 듣기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취임하며 “총선의 병참기지가 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이 대표는 “인재 영입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기류가 이 대표의 과거 경험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는 2016년 총선에서 공천배제(컷오프)된 뒤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 후 당 대표까지 올랐다. 그는 당시 공천권을 쥐고 있던 김종인 대표를 향해 “부당한 자의적 결정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것은 선거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날을 세웠었다. 인위적인 인재 영입이 오히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재창당 수준의 인재 영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재영입위원회를 조기 출범시키고 “국민들께서 한국당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추천해 달라”며 공개 구애까지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느긋해 보이기까지 한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인물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40명 안팎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이미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당의 몸집이 커지면서 지역 유력인사들도 몰리고 있다. 수도권과 호남은 공천 경쟁률이 이미 10 대 1을 넘어섰다는 말까지 들린다. 일단 후보가 많다 보니 누굴 고를지 바쁘지 정작 새로운 인재에 대한 갈증이 작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제외하면, 여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21대 국회 진출에 성공할 정치신인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친문끼리 선수 교체는 이뤄지겠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얘기다. 다양한 색깔과 비전을 가진 새 인물들이 여당의 세대교체 주역으로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광주 출마를 준비 중인 한 변호사는 “지도부가 현역 의원과 청와대 인사만으로도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대로 성공한 총선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파격적 인재 영입이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6년과 2000년 ‘젊은 피 수혈’이란 과감한 정치실험을 단행했다. 강한 개성 탓에 ‘108번뇌’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17대 국회에서도 여당 초선 의원 108명이 등장했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사람이 있었어?”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은 “청년 여성 등 각 세대 및 직역의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말은 많았지만, 정작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해선 구체적 복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선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물갈이 요구가 거셀 것이다. 역대 최악이란 평가가 나오는 20대 국회의 헛발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친문 내 일부 주류 교체’를 ‘세대교체’로 포장하려 한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하루빨리 참신한 인물 찾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유근형 정치부 기자 noel@donga.com}
국회법상 의무적으로 국회를 열어야 할 6월이 절반가량 지났지만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선 경제청문회, 후 추가경정예산 심사’ 주장을 고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시간 끌기용 조건”이라고 일축하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이르면 17일부터 6월 국회 소집에 착수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은 17일 일제히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향후 대응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 정책에 자신이 있다는 정부 여당 아니었나.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한국당은 경제 위기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도를 설명하지만, 민주당은 청문회 요청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한국당의 총선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논평을 통해 “그들의 주장에는 정작 경제는 온데간데없고 정쟁만 보인다”고 한 것도 이런 판단의 연장선상이다. 국회가 정상화되면 기획재정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서 경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데 경제청문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거는 것 자체가 총선 전략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뜬금없고 갑갑한 노릇”이라며 “추경을 무작정 반대하고 막아서는 행위야말로 경제 위기의 또 다른 한 축”이라고 반박했다. 양당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국회 정상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해온 바른미래당은 17일 오후 6월 국회 단독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국회에서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봐선 (협상이) 깨졌다. 중재자 역할도 이것으로 끝”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결단을 내릴 상황이다. 국회 문을 열겠다는 의지가 있는 다른 당 의원들과 함께 단독 소집 요구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의 단독 소집 요구에 응할지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이 추경 심사를 총괄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황영철 의원)을 맡고 있어 여야 4당이 국회 소집을 강행해도 추경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더는 한국당을 기다리지 말자는 당내 기류가 강하지만 바른미래당을 앞세워 국회 문만 열고 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15일 방한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만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누카가 회장은 이날 NHK에 “동아시아를 포함한 국제 관계가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 한일관계 개선은 상당히 중요하다. 대국적인 관점에서 서로 이야기를 진행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와 누카가 의원은 또 이번 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한일 관계 개선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회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는 얘기다. 누카가 회장은 회동에서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 1인당 배상금 1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양국 정부가 중재위원회를 열어 보상 문제를 협의해 달라는 일본 정부의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누카가 회장이 긍정적인 대응을 해줄 것을 이 총리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한의원연맹은 12일 일본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9월 18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의원연맹과 합동총회를 열기로 정했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13일 “이 대표와 이 지사가 단독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지역과 정국 현안에 대한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이 지시가 1심에서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받은 것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지만 이날 회동은 이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가 지난해 12월 검찰 기소 이후 ‘자발적 당원권 정지’를 선언한 뒤 이 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여부는 뜨거운 감자였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당원들은 이 지사의 징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5일 상향식 민주주의의 디지털 구현을 목표로 만든 온라인 당원 게시판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 지지층 사이에 욕설이 섞인 원색적인 비난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내 화합을 위한 이 지사의 역할을 당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오찬이 비공개로 진행된 것도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시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지사 문제는 친문 당원들 사이에서 무척 예민한 사항”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요소를 하나 하나 사전에 관리하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수송당(壽松堂) 이희호 여사(사진)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하셨다”라고 10일 밝혔다.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삼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등 유족들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14일 오전 6시에 거행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이 여사는 최근 앓던 간암이 악화돼 3월부터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왔다. 4월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때도 가족과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 여사의 병세가 악화될 것을 염려해 별세 소식조차 알리지 않았다. 6일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이 여사는 1962년 40세의 나이로 김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을 주도했다. 김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에 재임할 때는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힘썼다. DJ 서거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2015년 8월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이희호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라고 애도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0일 확대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고 국회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북유럽 순방을 떠나며 “추가경정예산이 안 돼 답답하다”고 토로하자마자 당정청이 일제히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 초월회(국회의장 및 5당 대표 모임)도 참석하지 않고, 대통령과의 회동도 무산시키고 무슨 명목으로 민생을 말하고 거리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답답한 마음에 호소드린다. 국회를 열 것이냐 말 것이냐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의제처럼 돼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대한민국 말고 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늦어도 7월 중 추경이 집행되려면 이번 주 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일단 국회 단독 소집보다는 야당과의 국회 정상화 협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당정청협의회에서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번 주 금요일(14일)에는 추경 시정연설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인영 원내대표가 “조심스럽다”며 사실상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를 여당 단독으로 소집해도 현실적으로 추경의 본회의 처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추경 주무 상임위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황영철 의원)이 한국당 소속이라는 점도 단독 소집을 주저하게 만든다. 한국당의 태도는 완강하다. 한 관계자는 “국회 협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문구 조정에 들어갔다는 민주당의 반응은 완전히 일방적인 것”이라며 “민주당의 협상 태도를 보면 국회 정상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소집됐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불참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표들은 이날 초월회 회동에서 ‘정치 실종’을 성토하며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문 의장은 현 상황을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이라고 표현한 뒤 “6월 현재 20대 국회의 법안 가결률이 23.3%다. 19대 국회가 34.2%로 최악의 국회라고 했는데 또 최악이라는 기록을 깰까 봐 아주 불안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황 대표의 불참에 대해 “국회를 그렇게 무시하고 배제하면서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국회를 해산하든지, 한국당이 정 국회에 못 오겠다고 하면 법을 지키는 차원에서라도 다음 주부터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제1야당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법을 뛰어넘는 특별대우로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다수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박성진 기자}

“이윽고 날이 밝아왔다. 미행이 경호로 바뀌었다. 기나긴 생활동안 지속되던 미행이 떨어져나갔다는 감회는 깊었고 경호는 낯설었다.”(1997년 12월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수송당(壽松堂) 이희호 여사가 2008년 발간한 자서전 ‘동행’에서 4번째 대선 도전 끝에 당선된 DJ와 함께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남긴 일성이다. 그의 표현대로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정치 재수생’이었던 DJ와 평생을 동행했던 이 여사는 DJ의 영원한 동반자이자 동지였다. ● DJ의 정치 동반자이 여사는 1962년 5월 40세의 나이로 김 전 대통령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DJ는 서른여덟살이었다. 이 여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결혼을 반대했다. 이 여사는 자서전에 “그 사람, 김대중은 노모와 어린 두 아들을 거느린 가난한 남자였다. 그 뿐만 아니라 셋방에 앓아누운 여동생도 있었다”며 “김대중과 나의 결혼은 모험이었다. ‘운명’은 문밖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곧 거세게 노크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인동초’ 아내로서의 삶은 처음부터 고난이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 선고를 받았을 때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구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여사는 자서전에서 “내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1980년 남편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라고 회고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가 남편의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한다. 신군부는 광주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 놓고 남편까지 죽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DJ는 이런 이 여사를 향해 생전에 늘 “영원한 동반자이자 동지”라며 애틋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미국 망명 시절 한 강연에서 “아내가 없었더라면 내가 오늘날 무엇이 되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오늘 내가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내 아내 덕분이고, 나는 이희호의 남편으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한국 여성인권운동의 선구자이 여사는 대통령 부인이기 전에 한국 여성인권운동의 선구자였다. 시작은 6·25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던 1950년. 28살의 나이로 서울대를 졸업한 그는 피난길에 올랐던 다른 여성 지도자들과 1952년 11월 부산에서 여성문제연구원을 창립했다. 상임간사로서 발기문 작성 등 실무를 도맡아 했다. 감리교 선교사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고 1954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58년 36세의 나이로 귀국했을 때도 사회운동가의 길을 택했다. 이 여사는 1959년 1월부터 대한여자기독교청년 연합회(YWCA) 총무로 일하며 본격적인 여성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첫 캠페인은 ‘혼인신고를 합시다’였다. 많은 여성들이 혼인신고도 없이 살다가 쫓겨나는 일이 흔했던 시절이었다. 이 여사는 대통령 부인 시절 전형적인 참여형 퍼스트레이디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퍼스트레이디로서 대통령 남편없이 따로 해외 순방을 간 것도 이 여사가 처음이었다. 2002년에는 퍼스트레이디 최초로 유엔 아동특별총회에서 기조연설도 했다. 대통령과 북한을 동행 방문한 것도 최초 기록이다. 남녀차별금지법 제정, 한국여성재단 발족(1999년), 결식아동 지원을 위한 사랑의 친구들 창립(1998년) 등은 퍼스트레이디가 직접 이슈를 제기하고 실행에 옮겼던 정치적 족적들이다.● 다시 영원한 DJ의 동지로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늘 공식석상에 남편과 함께 했다. 그런 이 여사를 향해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2009년 1월 쓴 일기에서 “아내 없이는 지금 내가 있기 어려웠지만 현재도 살기 힘들 것 같다”고 썼다. 이 여사도 같은 마음이었다.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47년 평생의 연인(戀人)이자 동지였던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 때 편지를 썼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이 여사는 DJ 서거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2015년 8월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방북할 정도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1년 12월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조문단에도 합류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조문을 온 이 여사가 오른손으로 악수를 청하자 두 손으로 이 여사의 오른손을 감싸 쥐며 환대했다. 이 여사가 김정은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자 김정은이 곧바로 고개를 숙여 귀엣말을 하듯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꼿꼿이 선 채 한 손으로 조문객과 악수하거나 아예 조문객의 인사만 받던 김정은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김정은 주변에 있던 군 장성들은 이 여사에게 거수경례를 했다”고 전했다. 이 여사는 이제 다시 DJ 곁으로 떠났다. 이 여사의 자서전은 이렇게 끝난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너그럽게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수송당(壽松堂)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 여사는 최근 앓던 간암이 악화돼 3월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왔다. 4월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때도 가족과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 여사의 병세가 악화될 것을 염려해 별세 소식조차 알리지 않았다. 6일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10일 오후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이 여사는 1962년 40세의 나이로 김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 선고를 받았을 때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을 주도했다. 김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힘썼다. DJ 서거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2015년 8월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재향군인회가 ‘장병들에게 과도한 훈련을 지시하고, 특급전사가 되지 못한 장병에게 휴가를 제한한 군단장을 해임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우려를 표시했다. 재향군인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강한 교육훈련은 군인의 본분이며 전투원의 생존성을 보장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한 군대 육성을 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은 물론 장병들의 체력 등을 연마하게 하는 지휘관의 지휘권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며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인데, 이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지휘관들의 지휘권을 흔들어대는 것은 결국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현역 군단장인 모 중장에 대한 보직해임을 요구하는 글은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뒤 9일 오후 9시 1만4800여 명이 동참했다. 청원자는 “모 중장은 2017년부터 특급전사가 되지 못한 장병의 휴가와 외박을 제한했는데, 이는 군 인권센터가 지적했던 일”이라며 “사단장 시절에는 행군이 불가능한 수준의 아픈 장병에게도 행군을 강요하고, 휴가 및 포상 제한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주장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강원 철원군 북한 접경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현장을 방문해 “군사분계선 남쪽 2km 밑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이면 사살할 수 있도록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과 양돈농가를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의 사격은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해서 교전 수칙상 자제시켰는데, 이것으로는 (효율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멧돼지는 번식력이 높아서 많이 줄어도 금방 복원이 된다. 개체수가 최소화돼도 상관없으니 (사살 등 대처를) 제대로 하라”고 당부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국제기구에 공식 보고한 이후 세 번째로 현장을 방문한 이 총리는 이날도 특유의 세밀한 주문을 쏟아내 관가에선 요즘 ‘이테일(이낙연+디테일)’로 통하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섬세한 연출로 ‘봉테일’로 불리는 것을 빗댄 것. 총리실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병하는 순간 민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이 총리가 세밀하면서도 충분한 대응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9일 북유럽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집구석 부엌 아궁이는 있는 대로 달궈 놓고는, 천렵(川獵·냇물에서 고기잡이)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역사 덧칠’ 작업으로 갈등의 파문만 일으키더니, 국민 정서 비(非)공감의 태도로 나 홀로 속편한 ‘현실 도피’에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문 대통령에게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을 퍼부었다. 이걸 공당의 논평이라고 내놓다니 토가 나올 지경”이라며 “경제 영토와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 외교를 ‘천렵질’이라고 비난하는 한국당은 제 정신인가”라고 비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를 지시했는데 아직도 ‘심각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경기 양주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방역 현장을 방문해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를 질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접경지역 가축방역을 책임지는 북부동물위생시험소의 현장 상태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내가 월요일(3일) 아침에 ‘최고’ 수준의 방역 태세를 지시했는데 여기까지 전파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농식품부가 제대로 점검을 안 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상황은 ‘심각에 준하는’ 단계가 아니고 이미 심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 0.001%라도 빈틈이 생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의 질타가 이어지자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총리님의 지시가 전달이 안 된 것 같다. 정말 최고 단계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현장 방역 인력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통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발생 건수가 베트남이 2752건인데 중국이 134건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고 지적한 뒤 “북한 자강도에만 멧돼지가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미 개성까지는 왔다고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경북도와 구미시가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기반으로 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실무협의에 착수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5일 경북 구미시 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경북도와 구미시가 투자유치단을 꾸리고 조만간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간다”며 “이르면 6월 안에 (최종 타결 후) 조인식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7일 LG그룹 본사를 방문해 구미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유치 의향서를 직접 제출할 예정이다. 구미형 일자리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합의한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두 번째 노사상생 일자리 모델로 추진될 계획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컨소시엄), 노동계가 함께 적정 임금을 정하고, 공장 근로자들에게 주택 및 의료 복지 혜택을 주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유치와 함께 2차전지의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단지 조성도 함께 추진된다. 그동안 정태호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 TK(대구경북) 출신인 민주당 김부겸 홍의락 김현권 의원, 장세용 구미시장 등 여권 인사들은 구미형 일자리를 위해 LG그룹과 물밑 접촉을 진행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보다 임금 문제가 논란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LG가 이미 수주한 물량이 상당해 협상 진전이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도 “구미가 전자산업을 이끄는 국가 경제발전의 일등공신이었지만 대기업들이 하나둘 공장을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도 최대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LG화학 측은 이날 “투자유치 의향서를 받으면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실제로 LG화학은 이날 김 의원의 발표에 당황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전기차 배터리 해외 공장 증설계획과 국내 투자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를 노리는 곳 중 군산보다는 구미가 협상이 더 빠를 것 같은 분위기”라면서도 “광주형 일자리도 협약 체결 직전에 무산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허동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4일부터 18개 부처 장관들을 순차적으로 만나는 ‘릴레이 오찬’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당정 협의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총선을 위한 정략적 만남”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이 대표가 말해 온 ‘당 중심 국정운영’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장관들은 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복지부와 교육부는 미세먼지 추경이 늦어져 노인시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공기정화기 설치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5일 외교·통일·국방부, 7일 농림축산식품·환경·국토교통·해양수산부, 25일 법무·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당은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달 29일 한국당이 강원도 산불피해 대책 회의를 열었을 때 참석을 요청한 6개 부처 차관들이 전부 불참했던 전례가 있어 이 회동이 한국당을 더욱 자극한 측면이 있다. 전희경 대변인은 “집권 여당이 정부 각 부처를 줄 세우기 하고 있다. 이러니 독재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