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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걱정을 덜어주는 연료소비효율, 동시에 스포츠카에 비견될 가속력. 그 어려운 걸 모두 해낸 차가 인피니티 Q50이다. 최근 ‘탈디젤’ 추세가 빨라지며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한국에서 팔린 하이브리드 수입차는 총 1만2169대로 지난해보다 14.6% 늘었다. 하이브리드 차는 친환경성과 정숙성, 그리고 연비 효율성까지 갖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인피니티는 여기에 폭발적인 주행 성능까지 더했다. 인피니티 Q50에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하이브리드는 주행 성능이 약하다’는 편견을 깨뜨린 모델이다. 실제 인피니티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Q50 구매자 중 약 절반은 “주행 성능이 좋아서 차를 샀다”고 답했다. Q50은 50kW(킬로와트) 전기모터와 3.5L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364마력의 성능을 낸다. 고성능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을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5.1초’의 성능을 갖췄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에 비해 가속이 굼뜨기 마련인데 Q50이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2.0km로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다. 인피니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자식 조향장치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은 안정적인 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전자신호로 운전대를 조작해 반응성을 높였고, 도로에서 전달되는 불필요한 진동은 차단해준다. 디자인에서도 ‘잘 달리는 차’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차체가 옆으로 넓고 높이는 낮아 고속주행에서 안정성을 더하도록 했다. 날카로운 눈매의 전조등은 강렬한 인상을 더했다. 인피니티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인 ‘초승달 C필러(뒷좌석 뒷부분 창틀)’는 차가 멈춰 있는 상태에서도 달리는 듯한 인상을 자아낸다. 첨단 안전사양도 든든히 갖췄다. 전방 충돌예측 경고시스템(PFCW)은 앞에서 달리는 차를 감지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액티브 레인 컨트롤은 차가 차선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정부가 개별 소비세를 일시적으로 내린 덕분에 올해 말까지 최대 80만 원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개소세 인하 적용 가격은 차종에 따라 에센셜 4630만 원, 센서리 5710만 원, 프로액티브 6210만 원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쌍용자동차 해고 근로자 119명이 내년까지 전원 복직된다. 2009년 구조조정 사태 이후 쌍용차를 곤혹스럽게 해온 해고자 복직 문제가 10여 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14일 최종식 쌍용차 대표, 홍봉석 쌍용차 노동조합위원장,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문성현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S타워 경제사회노동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합의문을 발표했다. 쌍용차는 복직을 기다리고 있는 해고자 119명 중 60%는 올해 말까지,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대상자는 우선 무급휴직으로 전환하고 2019년 말까지 배치를 끝낼 예정이다. 경제사회노동위는 노사정 대표가 참여하는 ‘쌍용차 상생 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쌍용차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인건비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거래가 거의 다 막혀 있기 때문에 이를 풀어주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이 사태 해결에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에 따르면 실제 그 시점 이후 쌍용차의 투자승인 건에 대해 마힌드라가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이은택 nabi@donga.com·유성열 기자}
지난해 한중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현대자동차의 대중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최근 판매량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지 맞춤형 신차를 잇달아 출시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중국에서 7만1006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3008대)보다 1만7998대 늘어난 숫자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이 최근 침체 국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중국 승용차시장연석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승용차 판매(소매)는 총 173만4188대로 전년보다 7.4% 줄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ix35(국내명 투싼), ix25, 랑동(朗動·국내명 아반떼), 중국 전략 모델 위에나(悅納) 등을 할인 판매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의 트렌드에 맞춰 4월 소형 SUV 코나의 중국형 모델 엔씨노도 출시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지난달 7위까지 올라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 법원이 포스코 열연강판에 부과된 고율의 관세가 불합리하다고 결정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2016년 미국 상무부가 포스코 열연강판에 부과한 58.68%의 관세율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상무부는 포스코가 “상무부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AFA 조항을 발동해 최대치의 관세를 부과했다. AFA는 기업이 미국의 조사에 불성실하게 응한다고 판단할 경우 상무부가 자율적으로 관세를 산정할 수 있는 조항이다. 관세 부과 전에는 ‘무관세 협정’에 따라 열연강판에 관세가 없었다. CIT는 “AFA를 적용할 수는 있지만 최대치를 적용할 합당한 근거가 없다”고 명시했다. 포스코는 향후 관세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IT는 5월에도 포스코의 냉연강판에 부과됐던 59.72%의 관세를 42.6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르노삼성자동차가 유럽에서 상용차 판매 1위에 오른 마스터(사진)를 다음 달 한국에서 출시한다. 현대자동차 스타렉스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1일 르노삼성은 마스터S(쇼트바디), 마스터L(롱바디)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1980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마스터는 2014년 출시된 3세대 모델까지 유럽지역 상용차 판매 1위를 지켜 왔다. 지난해 1년 동안 글로벌 판매량은 46만2859대다. 한국에 출시될 마스터는 2.3L 트윈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며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성능을 갖췄다. 르노삼성은 “동급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뛰어난 퍼포먼스와 높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돌출된 형태의 엔진룸은 사고 시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며, 대형 화물차에 주로 쓰이는 흔들림 조절 기능을 갖췄다. 또 자체, 부품, 엔진 등에 모두 3년 또는 주행거리 10만 km의 품질보증을 적용했다. 경쟁자는 역시 스타렉스다. 스타렉스는 지난달 2593대가 팔렸고 올해 1∼8월 누적 3만1330대가 팔렸다. 최근에는 리무진 버전인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도 출시했다. 마스터와 스타렉스 모두 주로 화물이나 많은 인원을 수송하는 용도로 쓰이는 만큼 효율성, 가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의 가격은 다음 달 공개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자동차 뒷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 문을 닫았다.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 장엄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번에는 차에서 내려 앞좌석으로 이동했다. 운전석에 앉자 조용필의 모나리자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뒷좌석에서는 분명히 카르멘만 들렸는데, 귀를 의심했다. 차 안에는 유리벽이나 방음벽도 없었다. 그런데 앞뒤 좌석에서 들리는 소리는 아예 달랐다. 귀로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현대자동차가 대학과 중소기업, 스타트업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만들어 낸 ‘자동차 독립 음장(音場·소리의 공간) 시스템’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12일 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실내 공간에서 각각 다른 소리를 듣는다는 말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5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남양연구소를 찾았다. 연구소 내 NVH랩에 있는 무향실에 들어서자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EQ900이 보였다. 무향실은 외부의 모든 소음을 차단한 공간이다. 차 트렁크에서 빠져나온 긴 전선과 노트북 2대도 보였다. 차 실내 공간은 일반 차와 다름이 없었다. 연구원의 안내에 따라 차 뒷좌석과 앞좌석에 번갈아 앉아봤다. 뒤에서는 카르멘이, 앞에서는 모나리자가 들렸다. 정확히 말하면 뒤에서는 카르멘만, 앞에서는 모나리자만 들렸다. 이강덕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NVH랩 연구위원(53)은 “여러 소리가 부딪치면 어떤 때는 증폭돼 더욱 커지고, 어떤 때는 작아지거나 사라진다. 그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리는 파도가 퍼지듯 공기 중에 퍼진다. 마치 여러 파도가 비슷한 방향으로 향하면 더 커지고, 서로 충돌하면 작아지거나 사라지듯이 소리도 만나면서 커지거나 작아진다. 소리를 다른 소리로 정확히 ‘조준’해 키우거나 죽이는 게 이 첨단 기술의 핵심이었다. 2014년 현대차가 기획에 착수했을 때 국내 독립음장의 원천기술은 최정우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부교수(42)가 보유하고 있었다. 최 교수는 가정집, 사무실에서 독립음장 기술을 구현하는 연구를 하던 중이었다. 자동차는 그에게도 미지의 영역이었다. 현대차와 최 교수는 뜻을 모았다. 개발 실무를 맡은 홍진석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소음진동개발3팀 책임연구원(49)이 2014년 2월 단신으로 대전 KAIST에 내려갔다. EQ900의 구형 모델 에쿠스 한 대도 가져갔다. 마땅한 연구공간은 없었다. 캠퍼스 야외에, 지하주차장에, 공터에 차를 세워놓고 진땀을 흘렸다. 그해 12월, 독립음장 기술을 자동차에 구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현대차 “독립음장 기술 수년내 고급차에 적용” ▼ 현대차와 KAIST는 독립음장을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만들었지만 실행시킬 하드웨어(HW)가 없었다. 현대차의 많은 계열사에서도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소문 끝에 중소기업 위아컴의 박상온 대표(57)를 알게 됐다. 박 대표는 예전에 LG전자에서 CD, DVD 개발을 담당하며 데이터 부문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였다. 현대차의 구상을 들은 박 대표는 “가능할 것 같다”며 2015년 8월 HW 개발에 착수해 이듬해 3월 초기형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4월 업그레이드 버전도 만들었다. 당시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였던 유용길 번영 대표(30)도 가세했다. 그는 현대차의 SW를 박 대표가 만든 DSP에 이식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일이 점점 발전해 올해 2월 세운 스타트업이 번영이다. 이처럼 대기업과 대학, 중소기업, 그리고 스타트업의 ‘외인구단’이 뭉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만들어낸 것이다. 유 대표는 “현대차라는 대기업이 만든 판에서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어떻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이번 사례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독립 음장기술의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지만 아직은 좀 더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장비를 좀 더 작게 개선하고 앞으로 어떻게 더 쓸 수 있을지를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수년 내에 고급 플래그십 차종부터 독립음장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뒷좌석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통화를 해도 운전자는 이를 알아들을 수 없도록 ‘방해음파’를 쏘는 기술도 곧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차량 뒷좌석을 ‘카 시어터(자동차 영화관)’로 만들 수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련 특허 출원이 이미 한국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화성=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국내 기업들의 올해 평균 추석 상여금은 지난해보다 3만2000원 오른 105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527개 기업(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기본급 상승의 효과로 추석 상여금도 늘었다. 300인 이상 기업은 지난해보다 6만7000원 오른 154만2000원, 300인 미만 기업은 1만9000원 오른 93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 비율은 지난해(72.1%)보다 1.9%포인트 줄어든 70.2%였다. 이는 경기 악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추석 경기에 대해 기업의 17.9%는 “매우 악화됐다”, 43.1%는 “악화됐다”고 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35.7%였고, “개선됐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94.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4.1%, “동의하지 않는다”는 1.6%에 불과했다. 평균 추석 휴무일수는 지난해보다 3.5일 줄어든 4.7일로 나타났다. 경총은 “지난해 추석 휴무일(평균 8.2일)이 이례적으로 길었기 때문에 올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철근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6개 제강사들에게 1200억 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과했다. 철근 담합에 대한 과징금으로는 역대 가장 큰 액수다. 공정위는 2015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20개월간 건설용 철근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형 제강사 6개사를 적발해 과징금 1194억 원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환영철강이다. YK스틸을 제외한 5개사는 검찰에 고발됐다. YK스틸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검찰 고발을 면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건설용 철근 가격의 ‘할인폭’을 담합했다. 이들이 판매 가격이 아니라 가격 할인폭을 담합한 이유는 철근 가격이 매겨지는 특수한 방식 때문이다. 국내 철근은 철강사와 건설회사 실무자들의 모임이 원료 가격과 시세를 토대로 분기마다 ‘기준가격’을 정한다. 기준가격이 정해진 뒤에는 각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할인폭을 정해 가격 경쟁을 벌이는 식이다. 적발된 6개 업체는 영업팀장급 모임을 만들어 20개월 동안 30여 차례 만나거나 전화연락을 해 기준가격을 정한 뒤 월별로 적용할 할인폭을 정했다. 예를 들어 지름 10mm인 철근 제품의 경우 6개 업체들은 20개월간 유통업체에 파는 물량은 1만∼9만5000원, 건설사에 직접 판매하는 물량은 0원∼3만 원을 똑같이 할인해주기로 담합을 해왔다. 이들 6개사의 국내 철근 시장점유율은 81.5%에 이른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담합에 1조 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철근 기준가격이 도입된 2011년 이후 판매분에 대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고병희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2011∼2014년 판매분에 대해서는 담합의 명확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다”며 “담합기간이 짧아져 시장이 예측했던 것보다 과징금이 적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6개 업체들은 공정위 결정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건설사가 철근 가격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억울한 측면도 있다는 게 업체들의 속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징금이 부과된 한 철강사는 “과징금은 일단 금액이 적든 많든 부과되면 납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추후 반환소송을 제기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이은택 기자}
안전진단을 받은 BMW 차량에 또 불이 났다. 이번이 벌써 4번째로 안전진단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경찰에 따르면 7일 오후 11시 10분경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오산나들목 근처를 달리던 2014년식 BMW 520d에서 불이 났다. 운전자는 차량 앞부분에서 불이 나는 것을 목격한 뒤 갓길에 차를 세우고 급히 대피했다. 차량은 대부분 불에 탔다. 경찰에 따르면 차주는 “지난달 27일 서울의 BMW 센터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전남 목포에서도 안전진단을 마친 520d 엔진룸에서 불이 났다. 지난달 16일에는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BMW GT(그란투리스모)에서 연기와 타는 냄새가 나 소방차가 출동했고, 지난달 20일에는 경북 문경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던 520d에서 불이 났다. 두 차량 모두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였다. 안전진단을 받은 차에서도 계속 불이 나자 BMW의 안전진단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BMW가 연쇄 화재 원인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BMW코리아는 이전 사례 모두 안전진단을 한 직원 개인의 실수라고 해명했고, 7일 일어난 사고는 원인을 조사 중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포스코그룹이 내년부터 5년간 총 45조 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한다. 일자리 늘리기 차원에서 매년 4000여 명씩, 총 2만 명 고용도 병행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요 대기업이 고용 및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밝힌 데 이어 포스코도 동참한 것이다. 포스코가 이처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3일 포스코그룹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5조 원을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45조 원 투자는 과거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투자액(17조7000억 원)의 약 2.5배다. 고용 역시 최근 5년간 채용(7000여 명) 규모의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포스코그룹이 2023년까지 투자할 분야는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사업 발굴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사업 등 세 분야다. 포스코는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LG그룹이 가장 먼저 ‘19조 원 투자+1만 명 고용’ 계획을 발표했고 뒤이어 현대자동차, SK, 신세계, 삼성, 한화, GS도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어느 누구도 아닌, 최정우 회장의 결단.” 포스코가 3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날 포스코 관계자는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7월 27일 취임한 뒤 이제 한 달을 갓 넘긴 최 회장은 그간 포스코를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가감 없이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는 11월 3일을 전후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의 개혁과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개혁 청사진 발표에 앞서 대규모 투자 및 인력 충원 계획부터 먼저 확정했다. 그는 3일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며 배경 설명을 했다. 3일 발표된 포스코의 투자계획은 ‘스마트 철강’과 ‘리튬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양대산맥에 초점이 맞춰졌다. 본업(철강)은 ‘첨단화’로 발전시키고, 배터리 등 새로운 분야는 대규모 투자로 빨리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선 철강 분야에는 5년간 26조 원을 투자한다. 광양제철소 내 제3고로(용광로)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설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일명 ‘꿈의 강철’로 불리는 포스코 기가스틸의 생산설비도 늘릴 예정이다. 기존 제철소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등 다양한 부생가스를 활용한 발전설비도 새로 만든다.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는 10조 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2차전지(충전이 가능한 전지) 소재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핵심 원료인 리튬을 추출해 내는 기술을 효율화시키고, 이를 위한 공장도 신설한다. 국내외 양극재(+극) 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나 인조 흑연 등 음극재(-극) 공장도 새로 짓는다. 최 회장이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 사장이었던 만큼 배터리 분야를 잘 알고,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 외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는 9조 원을 투자한다. 청정화력발전소 건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확대 등에 쓰일 예정이다.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에도 일부가 쓰인다. 이번 투자는 미얀마 가스전 확장, 해외 리튬 염호(소금호수) 인수, 그 외 해외공장 정비 및 증설 정도만 해외투자로 집행되고 나머지는 거의 다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용 규모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5년간 총 2만 명, 즉 매년 약 4000명씩 고용하는데 모두 정규직이다. 핵심인 철강 분야에 1만 명을 고용하고, 소재 및 에너지 분야에 5000명, 인프라 분야에 5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채용 인원은 투자 진행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포스코는 이로 인한 추가 고용 유발 효과도 약 12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자체는 기계가 대부분의 공정을 하는 장치산업이라 큰 인원이 필요 없지만 신성장동력과 첨단기술 연구, 신소재 및 신제품 연구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의 전원 국내 인력을 확충한다”고 덧붙였다. ‘철강과 리튬배터리’라는 양대 사업 분야는 권오준 전 회장이 기틀을 마련했지만 ‘본격적으로 키우는 시대’는 최 회장의 재임 기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종종 전임자가 주력했던 분야를 홀대해 불필요하게 회사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있는데 최 회장은 안정을 바탕으로 한 개혁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공공기관들이 무리하게 민간영역 시장에 진출해 기업들의 성장과 고용을 위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민간 경제연구소 파이터치연구원은 국내 공공부문의 민간사업 실태와 정당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공공기관은 총 2092개였다. 공공기관의 총 고용 규모는 37만 명이었으며 ‘30대 공기업’의 자산 규모는 총 583조9000억 원이었다. 이는 ‘30대 민간기업’ 총 자산(866조7000억 원)의 67% 수준이었다. 연구원은 공공기관이 무분별하게 편의점, 자판기, 골프장 등 민간 기업과 경쟁하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우선 공공과 민간이 경쟁하는 사업 대부분이 서비스업 분야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서비스업 발전이 저조한 한국 경제에서 공공부문이 다양한 서비스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자영업자, 소상공인과 경쟁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세금을 받는 정부, 공공기관이 세금을 납부하는 기업, 국민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렇게 큰 트랙터가 운전자 없이 혼자 밭을 간다고요?” 10여 명의 관람객이 높이 3m의 거대한 트랙터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탄성을 질렀다. 바퀴 하나가 웬만한 가정용 냉장고 크기만 한 대형 트랙터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흔한 농업용 트랙터지만 이 트랙터는 스스로 고장을 진단할 수 있고 사물인터넷(IoT) 기능까지 갖춰 자율 주행도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거대한 바퀴를 끌어안거나 직접 운전석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무인 진단 및 운행 시스템을 만든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3년 내에 트랙터에 부착해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 ‘2018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는 ‘첨단 농업국 한국’의 미래를 펼쳐 보였다. 농업 분야 각종 첨단 기술 설명에 관람객들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SK텔레콤은 기존에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던 실시간위치측정(RTK) 기술을 농업 분야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넓은 논밭을 농기계로 경작하다 보면 경로가 틀어지거나 미처 작업을 마치지 못한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이용해도 오차가 5m 내외나 되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기는 어렵다. SK텔레콤은 GPS를 넘어 RTK를 적용하는 시도에 나섰다. RTK는 오차범위가 2cm 이내로 매우 정밀하다. SK 텔레콤은 농업기계를 생산하는 대동공업과 함께 수년 내 RTK를 장착한 농기계를 내놓을 계획이다. 임선경 SK텔레콤 IoT사업부문 전략팀 부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농기계를 생산하는 대형 회사가 이미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데 한국 농업기계 회사는 대부분 중소 규모여서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IoT 기술, 빅데이터를 접목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텔레메트릭스 기술도 함께 연구 중이다. 원거리에서 기계의 정보를 수신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국내 벤처기업 긴트(GINT)와 손잡고 ‘농기계 텔레메트릭스’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 농기계가 센서를 통해 스스로 이상 유무를 감지하고 농부의 스마트폰으로 전달해 농부가 앱으로 농기계를 제어하는 기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전시관에서 RTK와 텔레메트릭스 설명을 들은 한 관람객은 “귀농한 지 5년쯤 됐는데 아직은 대부분 사람 손이 필요하다. 이 기술이 실제 농사에 쓰일 수 있다면 자식 세대에는 농업도 과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은 ‘한국형 스마트 온실’을 선보였다. 온실에 각종 센서와 제어장치, 폐쇄회로(CC)TV를 달아 실시간으로 상태를 파악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기술 발달로 기존 스마트 온실에 클라우드 서비스, 로봇까지 결합한 3세대 스마트 온실을 2020년경 선보일 예정이다. 농업 빅데이터와 분석 서비스까지 결합하면 풍수해, 병충해 등 위기 상황에서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빨리 대처하는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이 선보인 ‘초정밀 접목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모종을 잘라 접붙일 때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했는데 로봇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이 내놓은 ‘농업 드론’도 단연 화제였다. 미리 논밭의 형태와 이동경로를 입력해 놓으면 드론이 스스로 날아가 지점마다 10초씩 사진을 찍어 데이터를 전송한다. 농부는 사진을 보고 어느 지점에 병충해가 퍼졌는지, 농작물에 이상은 없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역시 농업용 드론을 소개한 반디(Vandi) 부스에도 사람이 몰렸다. 신현배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내 반디 경기지사 센터장은 “20∼40대 젊은 귀농 희망자들이 주로 와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건모 씨 등 연예인들이 드론 자격증을 따는 것을 보고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2, 3년 내 귀농을 계획 중인 직장인 김지훈 씨(38)는 “정보통신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농업 분야 신기술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이를 활용한 귀농을 계획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송충현·이새샘 기자}
미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수입할당량(쿼터) 조치에 대해 일부 예외를 두기로 했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철강수입 쿼터제를 적용 중인 국가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 품목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품목 면제 신청은 한국기업이 아니라 미국기업이 미국 정부에 “한국산 철강을 더 수입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검토를 거쳐 허락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조치는 한국산 철강제품이 할당량을 초과해 미국에 수출될 수 있는 길을 텄다. 그동안 한국산 등 수입 철강을 써 온 미국 기업들이 최근 철강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철강재 가격이 오르자 미국 정부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미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발동했고, 한국과의 협상 끝에 철강 수입량을 기존의 70%로 제한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당장 큰 혜택은 없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에 강관(파이프)을 수출하는 한 국내 철강사는 “상무부의 심사가 워낙 깐깐해 많은 양을 면제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자동차가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잡고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다. 민간기업이 정부와 태양광 분야에서 협업한 첫 사례다. 30일 현대차는 울산 롯데호텔에서 울산시, 한수원, 현대커머셜과 태양광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다자간 협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안에 있는 수출차 야적장, 주행시험장 등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한다. 완성차 대기장은 기존 용도를 유지하면서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올리는 방식으로 발전소를 짓는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2단계 공사를 거쳐 27MW(메가와트)급 발전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이는 연간 3500만 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1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원유로 따지면 8000t에 맞먹는다. 현대차는 발전소 부지와 지분투자를 제공한다. 울산시는 인허가, 행정지원에 나섰고 한수원은 지분투자, 사업추진 및 관리를 맡는다. 현대커머셜은 금융자문을 한다. 현대차는 “이번 협약은 국내 태양광 발전사업 최초로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공동 개발하는 협력사업”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는 에너지 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6월에는 핀란드 에너지 기업 바르질라와 손잡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포스코가 그룹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30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스틸코리아 행사장에서 “그룹의 각 계열사와 관계사를 모아 남북 경협 관련 TF팀을 이미 구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TF의 정확한 인원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주도로 TF를 구성한 만큼 포스코는 전 그룹사 차원에서 대북(對北)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남북 경협 참여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당시 그는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포스코가 가장 큰 경협 수혜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포스코켐텍은 2007년 북한산 마그네사이트를 수입하려다 남북 관계가 경색돼 사업을 중단시켰다. 최 회장은 이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북한이 제철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업에 투자하는데 (포스코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근 현대제철 노동조합 포항지회 조합원들은 어린이 18명과 함께 경주버드파크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어린이 대부분은 포항 송라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출신으로, 송라면이 포항에서도 도서벽지 지역인 탓에 상대적으로 문화혜택에서 소외돼 있다. 현대제철 포항노조는 이처럼 문화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어린이들을 올해 봉사활동의 초점으로 삼고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6년 인천·포항·순천 공장의 각 노동조합이 노조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선포한 이후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 주민과 소통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노사가 함께 기획하고 추진한 사회공헌 활동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현대제철 노조는 2016년 12월 사회적 책임 이행을 선포한 후 순천공장 노동조합 간부들의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매월 공장별로 지역 특성을 감안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제철 순천공장의 첫 활동은 사업장 인근 저소득층 가정의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나기 지원이었다. 노동조합의 간부 및 조합원들은 저소득층 가정을 직접 방문, 방한 물품을 전달하고 화재 예방 안전 물품을 설치했다. 순천공장 노동조합은 이후에도 꾸준히 지역주민을 찾아가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물품뿐만이 아니라 전기절약을 위한 LED등 교체, 여름철 위생관리를 위한 방충망 개·보수 작업, 낙상 방지를 위한 안전손잡이와 미끄럼을 방지할 안전매트도 설치했다. 인천공장 노동조합은 겨울에는 방한 물품 전달과 화재예방 안전물품을 설치하는 봉사활동을 실시했으며, 계절에 맞춰 봄에는 인천 동막해수욕장을 잠식한 갯끈풀을 제거하는 데 앞장섰다. 포항공장 노동조합은 테마정원 공간 조성에도 참여하고, 사업장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한 옐로카펫 설치에 나섰다. 또 올해는 도서 벽지지역 거주로 인해 평소 문화활동으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현대제철은 또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임직원들이 한곳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현대제철 글로벌 임직원 봉사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제철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미얀마 만달레이 따웅비라이에서 지역개발사업(ADP)을 실시해 총 6개 마을에 커뮤니티센터, 식수저장탱크, 학교 화장실 등 실생활에 필요한 건축물들을 지어 지역사회에 제공했다. 이 같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는 특히 임직원들과 지역 주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마을 음악회, 비즈공예 등의 문화교육봉사도 포함돼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임직원들도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회공헌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해에는 새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 필리핀 북사마르 로페드베가 마을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 바 있으며, 올해에도 다시 이 마을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포스코는 상생 경영을 통해 더불어 함께 사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고 ‘위드 포스코(With POSCO)’ 비전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위드 포스코는 주주, 고객, 공급사, 협력사,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포스코의 새 비전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배려, 공존,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숙한 기업문화를 새로운 포스코 브랜드로 만들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사회공헌 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업그레이드해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소사이이어티 위드 포스코(Society With POSCO)’의 첫 걸음으로 포항과 광양 등에 벤처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경제 활성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경영진, 사외이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업시민위원회를 발족해 능력과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인사, 유연한 인사체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한다. 포스코는 상생협력과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한 상생경영으로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비즈니스 위드 포스코’도 추진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에 협력사들이 ‘두 자릿수 임금인상’을 할 수 있도록 외주비 1000억 원을 증액했다. 이를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늘릴 방침이어서 협력사 직원들의 급여 인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외주비 인상으로 포항, 광양에서 근무하는는 1만5000여 명의 협력사 직원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올해 3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제철소 설비재 구매 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했다. 그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해왔던 최저가 낙찰제가 공급 중소기업 간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수익악화, 품질불량으로 이어졌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후 4월부터 ‘저가제한 낙찰제’를 기본 입찰 방식으로 채택했다. 그동안 최저가 낙찰제는 경쟁입찰 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공급사가 낙찰을 받는 형식으로 포스코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입찰사들은 수주를 하기위해 원가를 고려하지 않는 출혈 투찰경쟁을 불사하고 수익성, 품질도 저하돼 산업재해로 이어지기도 했다. 포스코의 기본 입찰방식이 될 저가제한 낙찰제는 투찰 평균가격과 기준가격의 평균가의 85% 미만으로 투찰하는 입찰사는 자동 제외함으로써 지나친 저가투찰을 예방하는 동반성장의 대표 입찰제도다. 포스코는 지난달 제15회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이는 벤처창업 희망자, 초기 벤처기업, 투자자들이 만나 자연스럽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포스코에서 육성한 벤처기업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해 투자 유치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163개 벤처기업을 선정해 111억 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실시하고 투자자와 벤처기업을 연결하는 활동을 통해 83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올해 포스코가 선발한 12개 벤처기업은 시제품을 전시하고 바이오, 인공지능, 전자상거래 등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각 사의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2004년 국내기업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하여 거래 협력기업과 공동으로 개선 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중소기업과 포스코 기술나눔 확산을 위한 업무체결을 통해 우수기술 300여 개를 무상 개방하여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포스맥 생산공장. 굉음을 내는 생산라인 롤러 사이로 풀린 코일(두루마리 형태의 철강 제품)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롤러에서 표면처리를 거친 코일은 ‘폿(Pot)’이라 불리는 항아리 형태의 용기에 담겼다 빠져나왔다. 폿 안에는 400도가 넘는 고온 액체 형태의 아연과 마그네슘, 알루미늄이 포스코만 아는 비율로 섞여 있다. 이 원료를 코일에 도금하면 기존에 많이 쓰이던 아연 도금강판보다 5배 이상 부식에 강한 ‘녹슬지 않는 철’, 포스맥이 생산된다. 포스맥은 포스코가 2010년 개발에 착수해 2013년 12월 양산에 성공한 ‘초고내식 합금 도금강판’이다. 주교하 포스코 냉연부도금공장 용융도금 파트장은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포스맥 개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포스맥은 태양광발전소, 건물 외장재 등에 쓰이고 있다. 지난해 약 20만 t이 팔렸고 올해는 약 30만 t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 등 대형 철강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판로 확대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범용제품 비중이 높은 여러 업체는 “정부가 철강 분야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철강 분야 사업체는 2007년 3923개에서 2016년 5855개로 늘었다. 국가 규모에 비해 너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대부분 내수에 몰리는데, 시장이 한정되다 보니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위기를 방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기업도 제품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저가 중국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철강제품 안전기준을 높여 중국산을 방어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온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철강에는 관세가 붙는데, 중국산이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무관세’ 혜택을 받는 무역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철강 무관세’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합의 이후 시행됐는데 철강업계가 위기인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중국이 작심하고 물량을 다시 전 세계로 밀어내기 시작하면 한국은 포스코, 현대제철 정도 빼고는 버틸 길이 없어요.” 28일 만난 한 중견 철강업체 관계자의 목소리는 타들어갔다. 앞서 통화한 다른 철강업체 관계자는 공장 라인 일부를 멈췄다고 했다. 강관(파이프)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였다. 미국의 철강수입 제한조치로 하반기(7∼12월) 수출길이 막힌 것이다. “지난해부터 100여 명 잘랐다. 공장이 안 돌아가는데 인력을 유지할 순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 철강업계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주요 철강사 22곳 중 포스코를 제외한 나머지 21곳의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나 줄었다. ○ 해외선 美中 압박, 국내선 생존경쟁 위기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중국의 공급과잉이 지목된다. 2000∼2010년 사이 세계 철강 생산은 연평균 5%씩 늘었는데 중국은 13∼15%씩 늘었다. 값싼 노동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무기로 ‘저가 철강’을 해외로 밀어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세계 철강 공급과잉 물량은 2013년 6억1500만 t에서 2016년 7억8600만 t으로 늘었다. 한국 연간 소비량(약 5600만 t)의 약 14배다. 한국 내수시장에서도 2010∼2013년 사이 10% 후반대였던 중국산 철강 점유율이 2014년에는 24%를 넘어섰다. 지난해는 20%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위협적이다.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철강 위기로 이어지자 중국은 2013년경부터 정부 차원에서 제동을 걸며 생산 감축을 추진했다. 2000년대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던 중국의 철강 생산량도 2014년 8억2231만 t을 정점으로 조금 하락했다. 중국산에 시장을 내주며 공장 가동을 줄여야 했던 세계 철강사들은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철강설비 가동률은 68.7%로 2008년(80.3%)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공급과잉 당시 망가졌던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상처를 입고 내수경기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자 철강업계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경기침체 탓에 내부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다시 해외로 밀어낼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의 과잉공급은 세계 철강업계에서 시한폭탄 같은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유정용 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중견업체 넥스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수입제한 조치로 대미(對美) 수출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 회사는 수출의 90%를 미국에 의존해 왔다. 넥스틸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은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생산인력을 교육 등에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포항의 생산라인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미국 내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너에 몰리면서 국내 철강사들 간에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견·중소 철강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포스코 등 대형 철강사에 “열연 공급가를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내수 부진으로 판매가 저조한데 원재료 가격 부담까지 높아 중소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다. 한 중견 철강사 관계자는 “아무리 동종업계 경쟁 관계지만 위기 때는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형 철강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엄연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정상 가격이 있는데 자신들에게만 싸게 달라는 것은 특혜 요구”라고 반박했다. 그는 “설령 그렇게 해줘도 나중에 불공정거래 시비가 일거나 미국 등 다른 수출 대상국들이 항의성 보복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 속도에서도 앞서나가는 중국 이런 가운데 ‘혁신’ 속도에서도 한국은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우강철 회장에 취임한 마궈창은 기존 철강업계에 없었던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철강, 금융, 온라인 플랫폼을 결합시킨 것이다. 바오우는 우선 온라인 철강거래 플랫폼 ‘어우예윈상(歐冶云商·Ouyeel)’을 만들었다. 누구나 여기서 철강 제품을 사고팔 수 있다. 이어 어우예윈상 이용자들에게 대출과 유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자도 받았다. 국내 철강사 관계자는 “바오우는 전 세계 고객사의 금융 및 구매 제품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해 자신들의 제품 생산, 연구개발(R&D), 판매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수익은 R&D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융합산업은 등장할 수 없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금산분리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어우예윈상의 온라인 거래 규모가 앞으로 연간 2억 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억 t이면 한국의 4년 치 철강 내수소비량과 맞먹는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한국이 기껏해야 더 좋은 철강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수준이라면 중국은 아예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