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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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7~20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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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만을 위한 특별한 영화관”… 프리미엄 상영관, 팬데믹-OTT 공격에도 선방

    박상준 씨(41)는 1일 영화 ‘더 배트맨’을 보려고 아내와 함께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을 찾았다. 그가 선택한 상영관은 ‘스카이박스’. 일반 상영관과 스크린은 공유하지만 관람석은 상영관 최고층의 독립된 부스 안에 있는 형태로 프리미엄 상영관이다. 거실 또는 서재 콘셉트로 꾸민 부스 내엔 리클라이닝 소파와 스타일러 신발살균기 냉장고 안마의자 등이 설치돼 있다. 병음료와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마카롱, 팝콘 같은 간식을 주는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대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이 상영관의 예매 비용은 20만원. 혼자 이용해도 20만 원을 내야 한다. 박 씨는 “팬데믹 이후부터는 스카이박스만 이용하고 있다”며 “7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만큼 안전이 중요해 독립된 관람석을 찾게 된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영화관에 오는 횟수가 크게 줄어 한 번씩 스카이박스를 이용하더라도 연간 영화 관람비는 팬데믹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팬데믹에도 프리미엄 관람은 선방3년째 이어지고 있는 팬데믹에 영화관 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 횟수는 지난해 기준 1.17회로 2019년 4.37회에 비해 크게 줄었다. 관객 발길이 끊긴 전례 없는 위기에도 ‘스카이박스’ 같은 프리미엄 상영관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영화관의 좌석 판매율은 8.5%.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1.2%였던 것에 비하면 60%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스카이박스 좌석판매율은 같은 기간 39.9%에서 38.5%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기존 매출을 거의 유지한 것이다. 침대에 누워 영화를 볼 수 있는 ‘템퍼시네마’(1인 4만5000원)를 비롯해 골드클래스(1인 3만5000원) 등 CGV 내 전체 프리미엄 상영관 좌석판매율 감소 폭 역시 같은 기간 36%로 전체 좌석판매율 감소 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일반관 좌석에 비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감염 우려가 덜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2년 만에 극장을 찾았다는 장우진 씨(38) 부부가 택한 상영관 역시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내에 있는 프리미엄 상영관 ‘시네패밀리’였다. CGV의 스카이박스처럼 독립부스 형태인 이곳의 이용 비용은 4인 부스 기준 1∼4인 15만 원이다. 장 씨는 “팬데믹 이후 처음 영화관에 온 만큼 감염 우려가 덜한 안전한 환경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 프리미엄 상영관을 택했다”고 말했다. ○ 보다 안전하게 보다 특별하게‘더 배트맨’의 개봉으로 모처럼 영화관에 활기가 넘쳤던 1일 하루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전체 좌석판매율은 35.5%였지만 스카이박스는 90%, 템퍼시네마는 83%에 달했다. 이날 스카이박스와 템퍼시네마에서 상영된 영화가 ‘더 배트맨’이어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것도 있지만 입장권이 고액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역시 이날 전체 좌석판매율은 36%였지만 샤롯데는 70%, 샤롯데 프라이빗은 85%에 달해 프리미엄 관람석 판매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이날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 템퍼시네마를 찾은 관객들은 일반관에서 ‘더 배트맨’을 볼 수 있음에도 고액을 내고 해당 상영관을 찾은 이유로 ‘편안함’에 더해 ‘안전함’을 꼽았다. 프리미엄 관람석 선호 현상은 팬데믹의 영향은 물론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 가정용 TV의 대형화로 영화관 방문이 과거 일상적인 일에서 연례행사처럼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큰 스크린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에 한해 영화관을 찾는 방식으로 방문 횟수를 줄이는 대신에 안전한 환경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리는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해 고액 지불도 주저하지 않는 ‘선택과 집중’ 관람으로 소비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팬데믹과 OTT의 전방위 공격에 노출된 영화관이 살아남으려면 프리미엄 전략을 확대해 영화관을 관객에게 좀 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관객들은 영화관을 OTT에 없는 서비스를 누리고 고급 문화를 향유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영화관은 참신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상영관을 늘리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생존 전략을 발 빠르게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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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촬영하며 스스로 치유돼… 한국 관객도 그럴것”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제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뜻 깊은 일입니다.” 대만 여배우 커자옌(柯佳연·37·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 ‘유어 러브 송(Your Love Song)’이 16일 개봉하는 데 대해 “정말 기쁘고 소중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대만에서 방영된 타임슬립 로맨스 드라마 ‘상견니(想見니)’가 아시아 시장에서 크게 흥행하며 대만 대표 스타배우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등을 통해 인기를 끌며 한국 팬들이 생겼다. 한국판 리메이크도 진행 중이다. ‘유어 러브 송’에서 그는 결혼을 앞두고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대만 지방도시 화롄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며 사는 위징 역을 맡았다. 영화는 위징과 고교 기간제 교사 싱즈위안이 학생 리동숴가 이끄는 고교생 밴드의 오디션 참가를 함께 준비하며 음악을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위징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영화를 촬영하며 내 삶을 돌아볼 수 있었고 삶의 탈출구도 찾았다”고 했다. “이 역할을 하며 스스로 많이 치유됐고 촬영 후 많이 밝아진 걸 느꼈다”고. 그는 이 작품이 ‘용기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 “자신이 상실한 것, 그리고 내면에 숨겨둔 감정과 마주할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힐링 영화”라는 것. “누구에게나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르는 ‘사랑 노래’가 있지 않나요? 이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영화를 보면 자신을 돌아보고 발견하고 치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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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계도 러시아 비판 동참… “증오는 결국 자신을 향하는 총칼”

    조계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입장문과 발원문을 내는 등 종교계도 러시아 비판과 전쟁 종식 촉구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2일 입장문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자신들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명분 없는 전쟁”이라며 “상대를 향한 적개심과 증오는 결국 자신을 향하는 총칼이 될 것으로 잔혹한 총칼을 즉시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속히 전쟁이 종식돼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날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발원문’을 통해 “중생의 아픔이 곧 부처님의 아픔이듯 우크라이나인들의 아픔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며 “모든 인류가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진정한 생명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종교 지도자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성명을 내고 “전쟁과 총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극복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원불교도 같은 날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나 교정원장은 “러시아 정부는 즉각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사용을 중지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세계인들의 호소에 화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형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침공은 기독교 신앙 가치관으로 볼 때 책망 받을 일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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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한 히어로 ‘배트맨’의 탐정 활약기

    영화 ‘더 배트맨’(사진)을 보려면 ‘중대 결심’이 필요하다. 러닝타임은 176분, 무려 3시간에 달한다. 하지만 일단 상영관에서 작품을 마주하면 걸작을 담아내기에 3시간은 다소 짧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1일 개봉하는 ‘더 배트맨’은 브루스 웨인이 부패한 도시 ‘고담시’에서 히어로로 활약한 지 2년이 된 시점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배트맨을 맡은 배우 로버트 패틴슨은 그간의 여러 배트맨 중 가장 우울하고 고독한 캐릭터로 나온다. 억만장자에 바람둥이인 웨인과 진지한 정의의 사도 배트맨이라는 완벽히 분리된 이중자아를 아직은 구축하지 못한 상태. 이 때문에 배트맨일 때나 웨인일 때나 매사에 진지하고 쓸쓸하다.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당한 트라우마와 범죄자에 대한 분노로 분노조절을 못하는 등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미완성 히어로 배트맨의 성장기를 들여다보는 것에 더해 탐정으로서의 배트맨 활약상을 보는 것에 있다. 1930년대 배트맨이 처음 만화에 등장할 당시 그의 역할은 탐정이었다. 영화 속 연쇄 살인마 ‘리들러’(폴 다노)는 고담시장을 살해한다. 뒤이어 경찰청장을 살해하고, 검사의 몸에 폭탄을 묶어 고담시장 장례식장으로 돌진하게 한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부패한 권력층 엘리트라는 것. 리들러는 살해 현장마다 배트맨에게 단서를 남긴다. 배트맨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어리바리한 악당 ‘펭귄’(콜린 패럴)과 배트맨의 최대 조력자 ‘캣우먼’(조이 크래비츠) 등 배트맨 시리즈를 대표하는 인물도 등장한다. 패럴은 ‘펭귄’이 되기 위해 하루 4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을 받았다. 그의 본모습이 조금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펭귄 그 자체가 된 패럴의 모습은 할리우드 특수분장 기술에 박수를 보내게 만든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명감독 맷 리브스가 창조한 고담시도 관람 포인트다. 그가 만든 고담시는 그간 나온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음울하다. 그러나 리브스 감독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운 액션과 추격 신으로 영화의 무거움을 시시때때로 떨쳐낸다. 특히 펭귄이 탄 차를 추격하던 배트카가 화염을 뚫고 등장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다크나이트’ 시리즈로 히어로물 사상 최대 걸작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무거운 바통을 이어받은 리브스 감독은 고담시와 초창기 배트맨을 가장 어둡게, 그러나 가장 세련되게 세공해냈다. 때로는 엄청난 부담감이 걸작을 만드는 긍정적인 동력이 된다는 말을 영화를 보고 나면 실감할 수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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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겜’ 이정재-정호연 美무대 남녀주연상… K배우, 세계 호령

    “오오오 세상에….” 30년 차 배우 이정재가 신인배우처럼 얼어붙었다. 무대 위에 선 그의 표정은 굳었다가 풀어지길 반복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SAG)상 시상식 현장.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자연기상 수상자로 ‘오징어게임’의 이정재가 호명됐다. 이정재는 입이 떡 벌어졌다. 이정재는 이날 ‘오징어게임’에 함께 출연한 정호연과 한국 배우 최초로 SAG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1995년 SAG상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비영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상을 받은 것도 사상 처음이다. 오영수가 올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한 첫 한국 배우가 된 데 이어 SAG상까지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가 수상하며 한국 드라마 역사를 다시 썼다. 이정재는 무대에 올라 방송 진행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너무 큰일이 벌어졌다”며 입을 열었다. 슈트 상의 안주머니에서 감사 인사 명단을 적어온 쪽지를 꺼낸 뒤 “많이 써왔는데 다 읽지를 못 하겠다”며 종이를 다시 넣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오징어게임을 사랑해주신 세계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정재와 경쟁한 후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당시 같은 부문에서 그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석세션 시즌3’의 제러미 스트롱을 포함해 브라이언 콕스 등 쟁쟁한 세계적 스타들이었다. 기적은 계속됐다. 뒤이어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자연기상 수상자로 ‘오징어게임’의 정호연이 호명된 것. 정호연은 이름이 불린 뒤에도 어리둥절해하며 한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와 경쟁한 배우는 ‘더 모닝 쇼’의 제니퍼 애니스턴, 같은 드라마의 리스 위더스푼 등 ‘스타들의 스타’였다. 그는 무대에 올라 “여기 계신 배우분들을 TV와 스크린에서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며 울먹였다.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한 뒤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징어게임’이 후보에 올랐던 시상식 최고상인 드라마 시리즈 부문 ‘앙상블연기상’은 ‘석세션 시즌3’에 돌아갔다. 최고의 캐스팅과 연기 조합을 보여준 작품에 수여되는 상이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 최초로 영화 부문 앙상블상인 최고의 캐스팅상을 수상했다. ‘오징어게임’팀은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한국 드라마 최초로 TV 시리즈 부문 ‘스턴트앙상블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다관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상은 최고의 액션 연기를 선보인 작품에 수여된다. ‘오징어게임’이 제친 작품들은 디즈니플러스의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 등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팀이 참여한 작품이었다. ‘오징어게임’은 3관왕을 차지하며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번 수상은 ‘석세션…’의 콕스와 스트롱 등을 제친 결과”라고 보도했다. SAG는 영화배우, 스턴트맨 등 16만 명이 가입된 미국 최대의 배우조합으로 영화와 TV에서 활약 중인 배우들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식을 진행한다. 배우들이 직접 수상자를 뽑는 만큼 의미가 크다. 지난해에는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배우 최초로 이 시상식 영화 부문 개인연기상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재 정호연님의 수상을 매우 축하한다. 비영어권 드라마 배우로는 사상 최초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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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재 “오 세상에”-정호연 “진심 영광” 눈물…SAG 휩쓴 ‘오겜’

    “오오오 세상에…” 30년차 관록의 배우 이정재가 신인배우처럼 얼어붙었다. 표정은 굳었다가 풀어지길 반복했다. 2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배우조합(SAG)상 시상식 현장. TV드라마 부문 남자연기상 수상자로 ‘오징어게임’의 이정재가 호명됐다. 이정재는 입이 떡 벌어졌다. 1995년 SAG상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비영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연기상을 수상한 건 사상 처음.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올해 1월 미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한 첫 한국 배우가 된 데 이어 SAG상까지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가 수상하며 한국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쓴 것이다. 국내 시상식에선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온 이정재는 이날 무대에 올라 방송 진행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너무 큰 일이 저한테 벌어졌다”라고 입을 열었다. 슈트 상의 안주머니에서 감사 인사를 할 명단을 적어온 쪽지를 꺼낸 뒤 “뭐 예 뭐…많이 써왔는데 다 읽지를 못하겠다”라며 종이를 다시 넣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오징어게임을 사랑해주신 세계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마쳤다. 이정재와 경쟁한 후보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당시 같은 부문에서 이정재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석세션 시즌3’의 제레미 스트롱을 포함해 같은 드라마의 브라이언 콕스 등 쟁쟁한 세계적 스타들이었다.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TV드라마 부문 여자연기상 수상자로 ‘오징어게임’의 정호연이 지목된 것. ‘오징어게임’이 시상식을 휩쓰는 분위기였다. 정호연은 이름이 불린 직후 어리둥절해하며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그가 제친 배우는 ‘더 모닝 쇼’의 제니퍼 애니스톤, ‘더 모닝 쇼’의 리즈 위더스푼 등 스타들의 스타로 손꼽히는 배우들이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여기 계신 많은 배우분들을 TV에서 스크린에서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었다”라며 울먹였다. “이 자리에 와있다는 것 자체가 진심으로 영광이다”라고 말한 뒤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 관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호연의 수상 소감에 이날 영화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카 차스테인(‘디 아이즈 오브 타미 페이’)이 객석에서 눈물을 삼키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징어게임’이 후보에 올랐던 시상식 최고상인 TV드라마 부문 ‘앙상블연기상’은 ‘석세션 시즌3’에 돌아갔다. 이 상은 최고의 캐스팅과 연기 조합을 보여준 작품에 수여된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 최초로 영화 부문 앙상블상인 최고의 캐스팅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징어게임’팀은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TV 시리즈 부문 ‘스턴트앙상블’ 수상자로 선정되며 ‘오징어게임’이 후보에 오른 4개 부문 중 다관왕에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상은 최고의 액션 연기를 선보인 팀에게 수여된다. ‘오징어게임’이 제친 작품들은 디즈니플러스의 ‘팔콘과 윈터 솔져’ ‘로키’ 등 할리우드 최고의 액션팀이 참여한 작품이었다. ‘오징어게임’은 3관왕을 차지하며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 됐다. 외신도 이같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이번 수상은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리미 스트롱 등을 제친 결과”라고 보도했다. SAG상은 영화배우, 스턴트맨 등 약 16만 명이 가입된 미국 최대의 배우조합으로 영화와 TV에서 활약 중인 배우들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식을 진행한다. 배우들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하는 만큼 의미가 크다. 지난해에는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배우 최초로 이 시상식 영화 부문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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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 아픔… 추리소설에 담다

    일본 대학에서 강의하는 연구자 설영에게 메일이 도착한다. 한때 함께 산 절친 ‘셜록’이 보낸 메일이다. 서울 강남 성형외과에 고용된 의사 연정에게도 셜록이 보낸 쪽지가 온다. 연정은 과거 셜록을 수술한 인연이 있다. 실종된 지 수년이 지나 생사를 알 수 없는 그가 메시지를 보낸 것. 그가 보낸 메일과 쪽지의 내용은 같다. ‘죽은 마녀’ 등 이해할 수 없는 문구가 암호문처럼 담겼다. 설영은 연정을 만나 셜록 찾기에 나선다. 얼핏 보면 이 책은 ‘사라진 셜록을 찾아라’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추리소설 같다. 그러나 셜록을 찾는 서사는 부가 장치일 뿐이다. 저자는 셜록과 설영, 연정의 3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시에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제기한다. 설영과 함께 사는 일본인 성소수자 남성 신바를 내세워 이들이 겪는 차별과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기 일쑤다. 청소년 성소수자인 연정의 딸에겐 그의 성정체성을 조롱하는 또래 남성들의 잔인한 폭력이 가해진다. 과거 셜록은 박사과정을 밟던 중 논문을 쓰기 위해 설영과 함께 빨치산 여성 생존자들을 만난다. 생존자들이 당시 겪은 성폭력 이야기와 피해자이면서도 남녀 모두로부터 비난받은 세월, 가해자 남성들의 이율배반적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마릴린 먼로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언급된다. ‘남성들이 가장 추앙했고, 가장 멸시했던’ 먼로는 권력자인 남성들이 만든 잘못된 프레임 탓에 남녀 모두에게 비난을 받은 인물로 묘사된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여성과 성소수자들에게 가해진 성폭력과 차별을 다루며 가해자로 남성을 지목한다. 소설 속 남성 대부분이 가해자 프레임에 묶여 있다. 여성과 성소수자는 선, 남성은 악으로 보는 듯한 단편적 구도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추리소설 형식을 빌려 약자의 이야기를 하는 발상은 참신하다. 주류 역사가 삭제한 이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을 소설 서사에서 만나게 하겠다는 저자의 시도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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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나온 ‘착한 영화’… 지친 삶 위로하다

    공부깨나 한다는 소리를 듣던 한지우(김동휘)는 명문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한 뒤로 기를 펴지 못한다. 대치동 사교육을 통해 고3 수학까지 학습하고 입학한 아이들과의 경쟁은 버겁기만 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우에게 대치동 사교육이란 다른 세계 이야기. ‘수학포기자(수포자)’에 이어 학습 부진아가 된 지우에게 담임선생님은 일반 고등학교로의 전학을 종용한다. 그런 지우가 신분을 숨긴 채 학교 경비로 일하고 있는 탈북자 출신 천재 수학자 리학성(최민식)을 만난다.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학창시절 수많은 이들을 절망케 한 수학을 소재로 다룬다. “수학을 가르쳐 달라”는 지우의 읍소에도 곁을 주지 않던 무뚝뚝한 학성은 지우의 사연을 안 뒤 마음을 연다. 영화 속 이야기는 ‘굿 윌 헌팅’ ‘뷰티풀 마인드’를 떠올리게 한다. 최민식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굿 윌 헌팅’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학원 드라마도 학원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이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며 “그런 걸 늘 하고 싶었는데 이 영화를 만났다”고 말했다. 영화의 소재는 수학이지만 수학은 그저 거들뿐이다. “수학을 잘하려면 문제가 안 풀릴 때 ‘너 참 어렵구나. 내일 다시 풀어봐야지’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학성의 말은 인생의 고비에서 좌절하지 않기 위한 답이기도 하다. 학성은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는 것을 넘어 잘 살아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진짜 어른’이자 참스승이다. 두 사람이 수학수업을 하는 과학관 지하 공간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낸다. 곳곳에 배치된 탁상용 스탠드는 은은한 주황빛을 뿜으며 공간을 아늑한 기운으로 채운다.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빛 활용이 돋보인다. 지우 역을 맡은 배우 김동휘는 올해 스물일곱이지만 인근 고등학교 학생을 데려온 듯 자연스럽게 역할을 소화해낸다. 서울말을 쓰려 노력하는 탈북자 말투를 포함해 세밀한 포인트까지 짚어낸 최민식의 연기 관록은 단편적인 악인 묘사 등 영화의 아쉬운 점을 상쇄한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등장한 이 ‘착한 영화’는 결과와 정답만 중시하는 세상을 사느라 지친 이들을 열심히 위로한다. 그 덕분에 다소 뻔하고 기시감 강한 설정은 관대하게 넘기게 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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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답 대신 용기 가르치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공부 깨나 한다는 소리를 듣던 한지우(김동휘)는 명문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한 뒤로 기를 펴지 못한다. 대치동 사교육을 통해 고3 수학까지 모두 배운 뒤 입학한 아이들과 경쟁한다는 건 버겁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우에게 대치동 사교육은 다른 세계 이야기. ‘수학포기자(수포자)’에 부진아가 된 지우에게 담임은 일반고로의 전학을 종용한다. 그런 지우가 신분을 숨긴 채 학교 경비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리학성(최민식)을 만난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학창시절 수많은 이들을 절망케 했던 수학을 소재로 다룬다. “수학을 가르쳐달라”는 지우의 읍소에도 곁을 주지 않던 무뚝뚝한 학성은 지우의 사연을 안 뒤 마음을 연다. 영화 속 이야기는 ‘굿 윌 헌팅’ ‘뷰티풀 마인드’ 등 여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최민식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굿 윌 헌팅’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학원 드라마도 학원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이 표현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그런 걸 늘 하고 싶었는데 이 영화를 만났다”라고 했다. 영화의 소재는 수학이지만 수학은 거들뿐이다. “수학을 잘하려면 문제가 안 풀릴 때 ‘너 참 어렵구나 내일 다시 풀어봐야지’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학성의 말은 인생의 고비에서 좌절하지 않기 위한 답이기도 하다. 학성은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는 것을 넘어 잘 살아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진짜 어른’이자 참스승이다. 두 사람이 수학 수업을 하는 과학관 지하 공간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낸다. 곳곳에 배치한 탁상용 스탠드가 내는 은은한 주황빛은 공간을 따스하고 아늑한 기운으로 채운다.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한 빛 활용이 돋보인다. 김동휘는 올해 27세. 그러나 인근 고등학교 학생을 데려온 듯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서울말을 쓰려 노력하는 탈북자 말투 등 세밀한 포인트까지 짚어낸 최민식의 연기 관록은 단편적인 악인 묘사 등 영화의 아쉬운 점을 상쇄한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등장한 이 ‘착한 영화’는 결과와 정답만 중시하는 세상을 사느라 지친 이들을 열심히 위로한다. 그 덕분에 다소 뻔하고 기시감 강한 설정은 관대하게 넘기게 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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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범죄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 됐으면”

    “소년범죄라는 예민한 소재를 다루는 힘이 상당했다. 재미를 넘어 영상매체의 순기능을 지닌 작품이어서 배우로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 배우 김혜수는 25일 전 세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심판’을 소개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했다.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소년범죄에 대해 의미 있는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소년심판’은 한 지방법원에 판사 3인이 합의를 거쳐 형을 선고하는 가상의 합의부인 ‘소년형사합의부’가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소년범죄와 소년범 이야기를 다룬다. 김혜수는 소년범에게 어떤 자비도 베풀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소년범 혐오자’ 심은석 판사 역을 맡았다. 그를 비롯해 이정은 이성민 김무열이 소년범을 대하는 신념이 각기 다른 4인 4색 판사 역할을 맡았다. 이성민은 자신이 맡은 강원중 부장판사 역에 대해 “소년사건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 입장이나 처분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사회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중 판사들은 강력범죄를 포함해 여러 소년범죄를 두고 각자의 의견을 내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한다. 한편으로 이 같은 대립은 판결의 균형을 맞추는 힘이 된다. ‘소년심판’ 대본을 쓴 김민석 작가는 “피해자 입장에만, 반대로 가해자 입장에만 몰입한 건 아닌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하며 글을 썼다”고 했다. 홍종찬 감독 역시 “한쪽만 대변하거나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실제 소년범 재판을 여러 번 방청하고 소년부 판사들을 만나는 등 판사와 소년범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소년범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차태주 판사 역의 김무열은 “(소년범 재판 방청 당시) 재판정 내부 공기가 굉장히 무거웠다. 그런 무거움이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했다. 김혜수는 “판사들 이야기를 듣고 소년범죄 사례를 접한 뒤, 소년범죄에 대한 내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알게 됐다”며 “그동안은 소년범죄에 대해 감정적으로 접근했다면, 이번엔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본 느낌이었다”고 했다. 강원중 부장판사에 이어 합의부에 부임한 나근희 부장판사 역을 맡은 이정은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대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굉장히 반가웠다”며 “(작품을 계기로 소년범죄 문제가) 공론화되면 좀 더 좋은 제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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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트맨이 완벽해지는 여정 기대하세요”

    배트맨이 돌아온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주역 로버트 패틴슨(사진)이 배트맨(브루스 웨인) 역을 맡으며 히어로의 세대교체를 알린 ‘더 배트맨’이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배트맨을 원톱 히어로로 내세운 영화로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러닝타임은 176분으로 3시간 가까이 된다. 패틴슨은 18일 한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한국 팬들의 배트맨 사랑을 잘 안다”며 “한국에서 최초로 개봉하게 된 만큼 다른 나라에도 분명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맷 리브스 감독과 악당 리들러 역의 폴 데이노, 캣우먼 역의 조이 크래비츠도 참석했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리브스 감독이 연출한 ‘더 배트맨’은 ‘고담시’의 히어로로 산 지 2년이 된 시점의 초창기 배트맨 이야기를 다룬다. 배트맨은 시장 선거를 앞두고 의문의 살인마 리들러가 벌이는 고위층 대상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고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리브스 감독은 “80년이 넘은 이야기, 전설이 된 캐릭터로 새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며 “배트맨의 슈퍼 히어로 모습과 현실적인 모습을 균형 있게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이어 “캐릭터를 흑백으로 명확하게 나누지 않았다”며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당한 뒤)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강박 증세를 보이는 배트맨은 리들러와 거울 같은 캐릭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패틴슨 역시 “배트맨은 자기 통제를 완벽하게 하는 인물인데 이번엔 완벽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그려진다”며 “배트맨이 완벽해지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진 패틴슨은 이날 ‘봉준호’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정말 대단하다. 그와 함께 일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 ‘옥자’에 출연하며 봉 감독과 인연을 맺은 데이노는 “한국에서 촬영한 적이 있다. 한국은 정말 아름다웠다. 한국에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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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상수 감독, 3년 연속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홍상수 감독이 영화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로써 홍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3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16일(현지 시간) 베를린 영화제 홈페이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홍 감독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에 이어 두 번째 상에 해당하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제71회 베를린 영화제에선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제70회 영화제에선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7년 홍 감독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출연한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포함하면 홍 감독 작품이 베를린 영화제에서만 네번째로 은곰상을 받은 것이 된다. 홍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너무 놀랐다. 나는 내가 하던 것들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가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연인 김민희를 무대 위로 부르기도 했다. 김민희는 “오늘 상영에서 관객분들이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 주신다고 느꼈다.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로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및 감독상 후보에 오른 일본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가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들은 ‘소설가의 영화’를 두고 “영화에 담긴 소박함과 미스터리는 편견을 깰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고 평가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홍 감독의 27번째 장편 영화로 지난해 3월 한국에서 촬영한 흑백 영화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전작인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한 배우 이혜영을 비롯해 김민희, 서영화 등이 참여했다. 소설가 준희(이혜영)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준희가 영화감독 부부와 배우(김민희)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홍 감독은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에겐 두 사람(이혜영과 김민희)이 있었고 (촬영) 준비를 하는데 소설가가 자신의 작품을 영화로 직접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소설가와 영화 제작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국내 개봉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안에 개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스페인의 여성 감독인 카를라 시몬의 ‘알카라스’에, 은곰상 감독상은 ‘검의 양면(Both Sides of the Blade)’을 연출한 클레르 드니 감독(프랑스)에게 각각 돌아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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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줌인/손효주]10초 건너뛰기 중독자에겐 죄가 없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 상영 중인 한 영화관. 관객석에서 필자는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자세 고쳐 앉기를 거듭하는 등 몇 차례 안절부절못했다. 스크린에선 넷플릭스의 ‘마이네임’이 상영되고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이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가 초청된 건 처음. 스크린 한가운데 떠오른 넷플릭스의 ‘N’은 기성 영화계를 향해 “세상은 OTT가 점령했다”라고 선포하는 듯했다. 그러나 영화와 시리즈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을 목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벅차오른 것도 잠시, 곧 초조해지고 말았다. 경찰 역할의 한소희가 차량을 운전해 경찰서로 돌아오는 장면이 문제였다. 운전 장면과 그가 경찰서 복도를 걷는 장면 등이 대사 없이 약 50초간 이어졌다. 10초, 20초…. 차오르는 시간과 함께 ‘이상한 욕구’가 턱 끝까지 차올랐으니, 그것은 마법의 버튼 ‘10초 건너뛰기’를 누르고 싶다는 욕구였다. 그렇다. ‘10초 건너뛰기’ 중독 증세다. 이런 증상을 겪는 이들은 OTT를 통한 콘텐츠 시청에 익숙한 MZ세대 사이에서 비교적 흔하다. ‘마이네임’의 50초처럼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 장면에서 건너뛰기 욕구는 정점을 찍는다. OTT는 시청 편의를 제공하고 콘텐츠 소비를 촉진할 목적 등으로 10초 건너뛰기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고속재생 기능과 상승 효과를 내며 시청 형태의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인터넷엔 8시간이 넘는 10부작 시리즈를 두 기능을 활용해 4시간 만에 주파했다는 식의 ‘속도전 무용담’이 넘친다. 이런 시청 형태가 병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단 몇 초의 지루함도 참지 못하는 증세는 강박증이 결합된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유사하다는 것. 그러나 이를 빈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MZ세대의 ‘행위 중독’ 탓으로만 돌려야 할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생각해 보면 필자도 이 기능에 거의 손대지 않고 본 작품들이 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징어게임’이다. 몰입도를 높이는 세트와 음악, 공감 가는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까지…. 대사 없이 흘러가는 여백도 밀도 있었다.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도 그랬다. 러닝타임이 158분으로 길었지만 꼼꼼히 채운 서사와 레이디 가가, 알 파치노 등의 신들린 연기 덕에 건너뛰기를 못 누른다는 초조함을 느낄 새는 없었다. 실화가 바탕인 만큼 결말을 알고 봤음에도 아는 결말마저 궁금하게 만드는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력은 감탄스러웠다. 반면 건너뛰기 중독을 중증(?)으로 악화시킨 작품도 있다. 지난달 말 공개하자마자 세계 1위에 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다. 학교와 좀비의 결합은 참신했다. 그러나 이게 전부. 참신한 소재만 싱싱하게 파닥였다. 좀비 떼 액션은 행위예술을 방불케 했지만 공간만 달리해 반복을 거듭한 탓에 어느 순간부터는 굳이 안 봐도 되는 ‘피 튀기는 여백’이 됐다. 학생 9명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사연을 늘어놓는 장면 등 ‘병렬식 사연 배틀 구조’는 드라마를 ‘신파 백화점’으로 만들어버렸다. 신파1 건너뛰기, 신파2 건너뛰기…. 마침내 12부작 마침표를 찍었을 때 밀려온 것은 ‘미션 클리어’의 성취감이었나, 피로감이었나.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꽉 찬 대사만이 ‘신기능’의 사용을 막는 건 아니다. 고전이 된 유지태 이영애 주연의 영화 ‘봄날은 간다’(2001년)는 뻔한 연애가 소재인 데다 천천히 흘러간다. 대사도 적고, 대나무 숲 같은 자연만 구도를 달리해 보여주는 장면도 많다. 그러나 남녀 주인공의 눈빛 등 섬세한 심리 묘사가 여백을 바닥부터 밀도 있게 채운다. 여백조차 몰입하게 되는 이유다. 일부 창작자들은 두 기능이 작품성을 훼손한다고 반발한다. 그러나 쓰라고 만든 기능을 창작자의 노고에 예우를 다하겠다며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사실 어떤 콘텐츠는 세계 상위권에 오르는 데 있어 만듦새보다는 참신한 소재와 더불어 신기능 덕을 봤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같은 기능이 있어 지루한 콘텐츠도 끝까지 보는 이들이 많다. 중요한 건 시청 자율성 과잉의 시대에도 자율성을 반납하게 만드는 양질의 콘텐츠는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MZ세대는 조금의 지루함도 못 참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신기능의 영향으로 냉정해진 것일 뿐인지도 모른다. 영화관에서마저 OTT 시청 습관이 불쑥 튀어나오는 세상에서 신기능 사용 욕구를 잠재울 작품을 만드는 건 온전히 창작자의 몫이다. 분산되고 결핍된 주의력을 온전한 몰입으로 바꿔줄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오길 바라본다.손효주 문화부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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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미줄 없이 쏘아대는 액션… 톰 홀랜드 ‘연타석 홈런’ 예감

    영화 ‘언차티드’는 시작부터 상공에 뜬 수송기에서 육중한 보급물품 번들(보급물품을 쌓은 뒤 포장한 정육면체의 덩어리)이 줄줄이 투하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톰 홀랜드와 마크 월버그는 바다를 향해 마구 떨어지는 번들에 올라타거나 강타당하며 각종 공중 액션을 펼친다. 연출을 맡은 루빈 플라이셔 감독은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 중 일부를 도입부에 배치하는 과감한 편집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 황금 찾기 나선 스파이더맨 ‘언차티드’는 팬데믹 국면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 최다 관객(748만 명)이 관람한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톰 홀랜드가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액션 어드벤처물 ‘언차티드’에서 빅터 역의 마크 월버그와 함께 ‘마젤란의 황금’을 찾아나서는 네이선 역을 맡아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1519년 첫 세계 일주의 꿈을 안고 항해에 나선 마젤란 일행이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황금을 세계 어딘가에 숨겨뒀다는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오락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이들이 황금을 찾을 단서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는 유럽으로 여행 간 기분이 들게 만든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액션과 보물선이 하늘에 뜨는 장면 등 어린 시절 상상을 구현해낸 장면은 감탄을 자아낸다. 한국영화 ‘올드보이’ ‘신세계’를 비롯해 ‘블러바드’ ‘호텔 아르테미스’ 등 할리우드 영화 촬영감독을 맡았던 정정훈 감독이 촬영을 맡아 다양한 공간을 실감나게 담아낸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 먼저 찾는 할리우드 대작들 영화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요인은 국내 개봉일이 북미 개봉일보다 이틀 빠르다는 점이다. ‘언차티드’는 2020년 12월 개봉하기로 했지만 팬데믹으로 개봉을 미뤘다가 국내에서 16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팬데믹 기간 국내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 중엔 ‘언차티드’처럼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보다 먼저 개봉하거나 세계 각국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가 다수 있었다. 지난해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대표적이다.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 ‘이터널스’ 역시 지난해 11월 북미보다 이틀 빨리 국내에서 공개했다. ‘이터널스’는 개봉 첫 주 160만 명이 넘게 관람해 ‘마동석 효과’에 더해 빠른 개봉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영화 ‘더 배트맨’은 북미보다 3일 앞선 다음 달 1일 국내 개봉된다. ‘더 배트맨’ 역시 국내 개봉이 세계 첫 개봉일 가능성이 높다. 영화계에선 할리우드 대작들이 북미보다 빨리 한국시장을 찾는 이유로 한국 관객의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홍보 마케팅의 방향을 정할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 팬데믹으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홍보 마케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한국 관객 반응을 빠르게 파악해 다른 시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국내 영화관 분위기가 팬데믹으로 위축돼 있긴 하지만 셧다운 같은 극약 처방은 없었던 점과 멀티플렉스 시스템이 확고히 자리 잡은 것도 한국을 먼저 찾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에서 큰 붐이 일어나면 아시아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할리우드 대작들이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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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후 외면당한 위안부 할머니, 그 모진 세월…

    “말하자면 아가씨나 머슴애나 어린애나 내 눈에 뵈기 싫어. 그렇게 사람을 안 만나고 싶다카이. … 내 얘기하면 ‘하이고, 참 애먹었다’ 이렇게 보드랍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어.” 위안부 피해자 고 김순악 할머니(1928∼2010)가 생전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을 통해 남긴 영상 증언 중 일부다. 위안부 피해를 겪은 데 더해 광복 후 반겨주는 이 한 명도 없는 세상에서 산전수전을 겪어낸 김 할머니는 한때 모두에게 마음을 닫고 위악을 부렸다. 일부 사람들은 그런 할머니를 두고 ‘깡패할매’라고 부르기도 했다. 국회에서 증언을 하고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는 등 공개 활동에 나서기 전까지 할머니는 세상으로부터 ‘보드라운’ 대우를 받지 못했다. 2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보드랍게’는 김 할머니의 일생을 다룬다. 경북 경산의 산골마을에 살던 그는 열여섯 살이던 1944년 대구에 있는 실 푸는 공장에 가는 줄 알고 동네 아저씨를 따라나섰다가 위안소로 끌려간다. “(동료들끼리 옷 등을) ‘깨끗이 해야 한다. 그래야 (공장에) 빨리 팔려간다’ 이러면서 공장인 줄 알고…. (알고 보니) 나중에 멀게 만주로 멀게 어디로 어디로….” 할머니의 증언이다. 순사에게 끌려가느니 공장에 가는 게 낫다며 태어나 처음 기차를 탄 산골소녀의 모습은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댕기머리 소녀와 아득하게 깔리는 증기기관차 소리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간 국내에선 ‘아이 캔 스피크’ ‘귀향’ ‘허스토리’ ‘눈길’ ‘김복동’ 등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가 여러 편 나왔다. 이들 영화는 주로 피해가 발생한 소녀 시절과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계기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투쟁에 뛰어든 이후의 시기에 초점을 맞췄다. ‘귀향’(2016년)은 14세에 위안소에 끌려간 소녀와 동료들이 겪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희애가 주연한 ‘허스토리’(2018년)는 1990년대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가며 일본 정부와 싸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관부재판’ 실화를 다룬 작품. 나문희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2017년)는 민원왕으로 소문난 옥분이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2019년)은 여성운동가로서의 김복동 할머니에게 초점을 맞췄다. ‘보드랍게’는 광복 후부터 노년에 접어들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여성운동가로 활동하기 전까지 김 할머니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주목한다. 김 할머니가 동두천 기지촌에 들어가는 등 ‘불편한 진실’까지 그대로 보여준다. 박문칠 감독은 “할머니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상 직업에 대한 선택권이 사실상 없었다. 위안소를 나와서도 2차, 3차 피해를 겪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할머니가 직접 증언하는 영상과 함께 젊은 여성들이 할머니의 증언록을 읽는 영상도 담았다. 젊은 여성들은 “말하자면” 같은 할머니 특유의 말투까지 살려가며 증언록을 읽는다. 박 감독은 “현재 여성들의 시점으로 할머니의 삶을 되새겨 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는 2020년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할머니의 증언 영상과 애니메이션, 실제 자료 영상을 다채롭게 배치하고 속도감 있게 편집해 극영화 같은 느낌을 풍긴다. 박 감독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던 때 그들이 어떻게 버텨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할머니를 깊이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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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종이와 활자로 유럽을 뒤집은, 시대를 앞서간 편집자 이야기

    마틴 루터(1483∼1546)라고 하면 종교개혁가로서의 활약상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는 1517년 10월 31일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는 ‘95개 논제’를 천명하며 종교개혁을 촉발시킨 당사자다. 그러나 이 책 저자는 그의 다른 면모에 주목한다. 시대를 앞서간 저술가이자 뛰어난 감각을 지닌 출판편집인으로서의 루터 말이다. 독일 비텐베르크는 루터가 95개 논제를 게시한 곳으로 종교개혁의 심장부였다. 그러나 1440년대에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개발한 후 60년 가까이 지난 1502년까지도 인쇄기가 단 한 대도 없던 출판계의 변방이었다. 그런 비텐베르크를 출판업 중심도시로 만든 이는 루터였다. 그는 서른이 될 때까지 책을 출판한 적이 없었지만 95개 논제로 일약 유명인사가 되자 저술과 인쇄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중에게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소수 지식인의 언어였던 라틴어에서 벗어나 독일어로 저술하는 결단을 내렸다. 장황하고 복잡한 신학적 글쓰기를 버리고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을 사용하자 그의 책은 불티나게 팔렸다. 루터의 글쓰기 자체가 막강한 브랜드가 된 것. 루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 가치 제고에 나섰다. 그는 ‘미래에서 온 출판편집인’처럼 책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평생 인쇄소를 드나들며 활자체, 용지 크기, 표지 디자인 등을 직접 점검했다. 원고는 비텐베르크 내 인쇄소들에 고루 배분했다. 덕분에 비텐베르크는 1540년대에 성업 중인 인쇄소를 다섯 곳이나 두게 됐다. 자칫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종교개혁 이야기와 15, 16세기 유럽 인쇄시장 상황을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썼다. 깔끔한 번역 솜씨도 돋보인다. 인쇄와 책을 주제로 루터를 조명한 만큼 종교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읽어볼 만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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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찍었지만 흥행이 글쎄… 대작 한국영화 ‘개봉 빙하기’

    지난달 26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 대작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를 두고 얼어붙은 극장가에 온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연휴 기간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탓에 2일까지 ‘해적’은 88만여 명, ‘킹메이커’는 48만여 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두 대작이 오미크론 직격탄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극장가는 더 강한 한파를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3일 현재까지 이달과 다음 달 개봉을 확정한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의 한국 영화 대작은 0편. ‘해적’, ‘킹메이커’ 개봉을 끝으로 대작이 실종된 것이다. 지난달 개봉하려던 ‘비상선언’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로 개봉을 연기한 이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인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하는 데다 제작비만 245억 원에 달한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1762만 명)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한산: 용의 출현’도 지난해 여름에서 올여름으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거리 두기 강화 등 변수가 많아 개봉을 장담하기 어렵다. ‘타짜’를 만든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과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 영화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이 출연한 ‘브로커’는 각각 지난해 4월과 6월 촬영을 마쳤다. 그러나 이들 영화도 올해 개봉이 예상될 뿐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1000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2020년에서 올해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정확한 개봉 시기는 나오지 않았다. 역대 박스오피스 20위 안에 든 영화 중 한국 영화는 15편으로 ‘부산행’, ‘명량’, ‘신과 함께’ 시리즈 등 대작이 다수를 차지한다. 한국 영화 대작은 관객을 극장가로 이끄는 대표적 유인 콘텐츠인 것.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게 할 한국 영화 대작 없이는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개봉을 미루다 하나둘 풀리며 극장가를 점령하는 할리우드 대작도 한국 영화 대작이 개봉일을 두고 눈치 싸움을 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달과 다음 달 개봉을 확정한 영화는 ‘355’ ‘나일강의 죽음’ ‘언차티드’ ‘더 배트맨’ ‘문폴’ 등 할리우드 대작이 상당수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대작은 거액을 들여 빚어낸 만큼 영화 시장 환경이 가장 좋을 때 개봉해야 하지 않겠느냐. 울고 싶은 심정으로 묵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들은 아이맥스(IMAX)관 같은 특수관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관객 붙잡기에 나섰다. CGV는 아이맥스관에서 9일 ‘듄’과 ‘덩케르크’를, 4DX관에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각각 재개봉한다. 메가박스도 9일 ‘듄’을 돌비시네마관에서 재개봉한다. CGV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 개봉해 팬데믹 국면에서도 740만 관객을 모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은 지난달 2일까지 IMAX관 객석 점유율이 43.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반관 점유율 24.3%를 크게 웃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객석을 50∼70%까지만 채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IMAX관이 관객을 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화관에서만 할 수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해 관객들이 영화관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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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 직격탄에 얼어붙은 극장가…한국 대작 실종 사태

    지난달 26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등 한국영화 대작 2편을 두고 얼어붙은 극장가에 온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연휴 기간 오미크론 변이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해적’은 2일까지 관객 88만 여 명, ‘킹메이커’는 48만 여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두 대작이 오미크론 직격탄에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극장가는 더 강한 한파를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에 3일 현재까지 이달과 다음달 개봉을 확정한 한국영화 대작은 ‘0편’. 새해 야심 차게 도전장을 내민 ‘해적’과 ‘킹메이커’ 개봉을 끝으로 극장가에서 대작이 실종돼버린 것이다. 지난달 개봉하려던 항공 재난 블록버스터 ‘비상선언’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개봉을 연기한 이후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초호화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순제작비만 245억 원에 달해 대표적인 한국영화 대작이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1762만 명)’의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도 지난해 여름에서 올 여름으로 개봉이 연기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봉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한국 거장들의 영화와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영화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이 출연한 ‘브로커’ 등도 올해 개봉이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천만 관객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윤제균 감독의 신작 ‘영웅’은 2020년에서 올해로 개봉이 연기됐지만 정확한 개봉 시기는 나오지 않았다. 관객수 기준 역대 박스오피스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영화 중 15편이 ‘부산행’ ‘명량’ ‘신과 함께’ 시리즈 등의 대작이 다수 포함된 한국영화였다. 한국영화 대작은 관객 발길을 극장가로 이끄는 대표적 유인 콘텐츠인 것.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 기술력이 할리우드 못지않게 높아진데다 한국영화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법한 일이나 한국인들의 공통적인 고민을 다루며 공감과 몰입도를 끌어올린 결과물”이라며 “가족 단위로 극장을 찾게 할 한국영화 대작 없이는 극장가 분위기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개봉을 미뤄뒀다가 하나 둘 풀리며 한국 극장가를 점령하는 할리우드 대작도 한국영화 대작들이 개봉일을 택일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2, 3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는 ‘355’ ‘나일강의 죽음’ ‘문폴’ ‘언차티드’ ‘더배트맨’ 등 할리우드 대작이 상당수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거액을 들여 빚어낸 대작인만큼 영화 시장 환경이 가장 좋을 때 개봉해야하지 않겠느냐. 울고싶은 심정으로 묵혀두는 것”이라며 “최상의 시기를 노리고 있지만 방역수칙이 언제 바뀔지 몰라 그게 언제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극장가가 얼어붙자 영화관들은 ‘아이맥스(IMAX)관’ 등 각 영화관이 자랑하는 특수관 활용 전략으로 관객 붙잡기에 나섰다. 영화관에 와야만 할 수 있는 관람 경험을 제공해 관객들이 영화관과의 거리두기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CGV는 아이맥스관에서 9일 ‘듄’과 ‘덩케르크’ 등 할리우드 대작을 재개봉한다. 4DX관에선 같은 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재개봉한다. 메가박스 역시 9일 ‘듄’을 돌비시네마관에서 재개봉한다. CGV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5일 개봉해 팬데믹 국면에서도 740만 관객을 모은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의 경우 지난달 2일까지 IMAX관 객석 점유율이 43.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반관 점유율 24.3%을 크게 웃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객석을 50~70%까지만 채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IMAX관이 관객을 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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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대 몇” 가족오락관 MC 허참 별세

    예능 프로그램인 KBS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MC 허참(본명 이상용·사진) 씨가 1일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이 ‘허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육군에서 위문공연 전문 사회자로 활동하다가 전역한 직후인 1973년 겨울이었다. 당시 고인은 서울 종로의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 갔다가 그룹 ‘쉐그린’의 공연이 끝난 후 행운권에 당첨돼 무대로 올라갔다. 시종일관 관객을 웃긴 그에게 쉐그린의 한 멤버가 이름을 묻자 고인은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답했다. 이 멤버가 “허, 참, 자기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라고 타박하자 고인은 “아, 제 이름 허참이에요”라고 맞받았다. 이후 그는 MC ‘허참’이 됐다. 이를 계기로 쉘부르의 DJ이자 MC가 된 고인은 ‘허참쇼’로 인기를 끌었다. 쉘부르에 손님으로 온 박원웅 MBC 라디오 PD는 그를 눈여겨보다가 1974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청춘은 즐거워’ DJ를 맡겨 방송에 데뷔시켰다. 1977년 TBC ‘쇼쇼쇼’의 MC로 말솜씨를 뽐낸 그는 1984년부터 가족오락관 MC를 맡았다. 2009년 가족오락관이 종영하기까지 그의 MC 인생은 이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었다. 매주 그가 외친 “몇 대 몇”은 유행어가 됐다. 그는 201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종영에 가슴이 먹먹했다”면서도 “앞으로 25년간 큰 역사를 남길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한 방송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일 오전 5시 20분.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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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우학’ 공개하자마자 넷플릭스 세계 1위

    넷플릭스의 올해 첫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이 공개되자마자 세계 1위에 올랐다. 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 ‘지우학’은 1일 현재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54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달 29일부터 나흘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2위여서 조만간 1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우학’은 공개 후 3일 만에 1억2479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달 24∼30일 넷플릭스 영어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한 ‘오자크 시즌4 파트1’은 일주일 시청시간을 다 합쳐도 9634만 시간에 그쳤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효산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12화에 걸쳐 다뤘다. 2009∼2011년 연재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최근 상황을 대거 반영해 눈길을 끈다. 학교폭력을 비롯해 “선내에 대기하라”는 잘못된 안내 방송으로 학생들이 대거 희생당한 세월호 사건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은유한 장면도 많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넷플릭스의 한국 좀비쇼가 당신을 강타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매우 기발한 설정”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좀비 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은유한 것 등 다양한 은유를 두고는 “훌륭한 솜씨”라고 평가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오징어 게임’과 마찬가지로 악몽 같은 공간적 배경을 활용해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을 주는 드라마”라고 호평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우학’의 세계 1위는 한국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여러 사건과 현상이 해외에서는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늘어지고 학내 문제를 그리는 과정에서 성폭력 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장면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점은 아쉬운 요소로 꼽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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