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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 소비족이 늘어나면서 국내 프리미엄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의 관련 상품 개발 경쟁이 뜨겁다. 동서식품이 선보이는 ‘맥심 카누 시그니처’는 이 같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표 상품이다.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풍부한 맛의 프리미엄 커피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다. 비결은 커피 추출액을 얼린 뒤 수분을 제거하는 향보존동결공법(아이스버그·iceberg)에 있다. 원두에서 추출하는 커피 양을 줄인 저수율 추출공법으로 원두 본연의 신선한 맛과 풍부한 향을 살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서식품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지난달 용량을 0.9g으로 줄인 ‘카누 시그니처 미니’ 2종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작은 컵으로 좀 더 간편하게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한국인의 음용 습관에 가장 적합한 용량으로 언제 어디서나 한번에 마시기 좋은 양으로 만들었다. 패키지는 포장 상단을 삼각지붕 모양의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동서식품은 카누 시그니처 미니 출시에 맞춰 카누 시그니처 2종도 리뉴얼했다. 기존 카누 시그니처의 양이 다소 많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용량을 2.1g에서 1.8g으로 14% 줄였다. 이를 반영해 가격도 14% 낮춰 카페 아메리카노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카누 시그니처와 카누 시그니처 미니는 ‘카누 시그니처 다크 로스트’와 ‘카누 시그니처 미디엄 로스트’ 등 2종으로 구성돼 있다. 커피 취향에 따라 고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카누 시그니처 다크 로스트’는 풍부한 산미(酸味·신맛)가 특징인 케냐 원두와 묵직한 보디감이 매력인 과테말라 원두를 섞어 와인처럼 깊은 산미와 초콜릿처럼 짙은 향을 느낄 수 있다. ‘카누 시그니처 미디엄 로스트’는 케냐, 과테말라, 브라질, 에티오피아 등 4가지 원두를 최적의 비율로 섞어 한층 더 부드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 원두 특유의 향긋한 꽃향기를 그대로 살려 보다 풍성한 커피 향을 즐길 수 있다. 옥지성 동서식품 마케팅 담당자는 “카누 시그니처는 카페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신선한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커피”라며 “동서식품은 앞으로도 점차 다양해지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폭넓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발사체는 코로나19와 비슷하다. 피해를 줄일 순 있어도 완전히 막을 방법은 없다는 점에서다. 탄도미사일이든 순항미사일이든 방사포든 북한이 실전에서 쏘면 우리는 일단 맞은 뒤 방역하듯 대책을 찾는 수밖에 없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는 북한이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쏜 14일 이같이 말했다. 연구용 인공위성 ‘한누리 1호’ 개발자이기도 한 장 교수는 과거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었으며 현재는 한미연합사령부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민간 최고의 미사일 전문가로 꼽힌다. 이날 강원 문천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2017년 6월 8일 쏜 미사일(KN-19)과 같은 탄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2017년 6월 당시 지상에서 발사된 다음 해수면과 불과 3~5m 떨어진 고도에서 초저공 비행을 한 뒤 가상의 적 함정을 족집게 타격했다. 해수면에 바짝 붙어 비행하는 이런 방식을 쓰면 미사일을 사전 탐지해야 할 우리 군 레이더망이 무력화되면서 요격 대응시간이 짧아져 요격이 어려워진다. 총선 하루 전 요격이 어려운 위협적인 대남 타격용 무기를 3년 만에 다시 발사한 셈이다. 북한은 이 순항미사일 외에도 지난해 5월 미사일 도발 재개 이후 한반도에 배치된 한미의 미사일 요격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발사체를 최근 1년간 연이어 등장시키고 있다. 한국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빈틈을 노린 발사체 개발에 사활을 건 듯하다. 장 교수를 만나 북한의 대남 타격용 미사일 기술 진전 현황과 한미의 요격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북한은 지난해 5월 이후 사실상의 탄도미사일인 초대형 방사포를 포함해 대남 타격 전력인 단거리 탄도미사일만 발사해왔다. 그런 북한이 총선 하루 전 대뜸 순항미사일을 들고 나왔다. 게다가 이날 전투기까지 동원해 공대지미사일 사격 훈련도 했다고 한다. “한국군 당국이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점을 겨냥한 행보로 보인다.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지대함 순항, 공대지미사일 등 다른 대남 실전 타격용 미사일 수준도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탄도미사일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과시하는 것이다. 실제 전쟁을 할 때 사용할 미사일을 백화점식으로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 긴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순항미사일은 최고 속도가 마하 1이 되지 않는다. 탄도미사일은 단거리라도 보통 마하 5가 넘는데…. 속도가 느린 만큼 요격도 쉬운 것 아닌가. “북한은 순항미사일을 최대한 낮게 비행하게 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속도가 아무리 느려도 낮게 날면 사전 탐지가 어렵다. 사전 탐지는 요격 작전의 시작이다. 사전 탐지가 늦어지면 요격이 불가능하다. 일단 맞아야 한다. 14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쏜 시간이 오전 7시인데 이 사실을 군이 발표한 시간은 점심시간이 지나서였다. 군 당국이 순항미사일 발사 궤적 포착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증거 아니겠나.”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순항미사일이 아침 7시부터 발사된 건 맞지만 이후에도 공대지미사일을 쏘는 등 북한 군사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상황이 모두 정리된 뒤 발표하느라 늦어진 것이다. 북한 순항미사일을 탐지하는 감시·정찰 자산에 레이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자산이 있다. 레이더로 사전 탐지하는데 한계가 발생할 경우 다른 자산으로 보완 탐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북한이 최근 잇달아 쏘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어떤가. 요격이 가능한까? 군 당국은 지난해 남북 미사일 전력을 비교한 자료까지 내며 “패트리엇으로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북한이 최근 1년 내에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북한판 에이태킴스, 초대형 방사포는 모두 하강 단계에서 거의 수평으로 비행한 다음 급상승(풀업·Pull-up)하는 등의 요격 회피 기동을 한다. 포물선 궤도로 하강하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비행 경로를 다르게 설계해 한국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다. 물론 요격 회피 기동의 맹점은 있다. 요격을 회피하기 위한 수평 비행 과정에서 공기 저항으로 비행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맹점이다. 속도가 느려지면 요격도 쉬워진다. 요격 회피 기동이 오히려 요격을 쉽게 하는 양날의 검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북한이 한국군 요격하기 좋으라고 속도가 느려지는 수평 비행 구간을 길게 설계하겠는가. 요격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가능한 짧게 설계할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어느 구간부터 수평 비행을 할지 예측이 불가능하게끔 미사일 마다 수평 비행 고도를 달리 설계해 혼란을 주려할 것이다. 북한이 실전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나 잡아봐라’하면서 일부러 천천히 뛰어가는 식으로 쏘진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군 당국은 요격을 자신하며 요격 회피 기동 시 미사일 속도가 오히려 느려진다는 점을 대표적인 근거로 들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접근이다.” - 그렇다고 군이 “우리 사실 다 못 막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하면 관련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해서 요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야 맞다. 무턱대고 다 요격할 수 있다면서 지나친 낙관론을 펴는 건 정반대로 모두 요격할 수 없다고 시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북한 미사일은 정치적으로 봐선 안 된다. 기술적으로 냉정하게 봐야 한다. 군 당국은 마치 어차피 전쟁은 안날 것이고 요격 무기를 실전에서 검증받을 일은 없을 테니 일단 마구 말하고 보는 듯하다.” - 요격이 어렵다면 북한이 최근 개발 중인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 세트를 실전 사용하면 우리는 맞을 수밖에 없나. “현실적으로 그렇다. 북한이 한국군이 요격하기 좋으라고 딱 한 개 종류의 미사일만 그것도 요격하기 좋은 속도로 쏘겠는가. 실전에선 3종을 동시에 쏘는 식으로 무차별 공격해 요격을 포기하게 만들 것이다. 요격을 한다는 건 피해를 최대한 줄이자는 것이지 피해가 하나도 없도록 모두 막는다는 뜻은 아니다. 요격 작전을 그나마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적의 미사일 관련 데이터가 최대한으로 축적돼있어야 하는데 군 당국이 최근 1년간 북한이 발사한 대남 타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관련 데이터를 그만큼 확보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군은 기술적 의미에서 ”막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미에서 ”막을 수 있다“고 선언하는 듯 하다.” -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북한이 지난달 21일 시험발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 탄도미사일을 두고 비행거리가 410km 일 때 500kg 이상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실제 이 미사일에 사용된 로켓모터가 뭔지는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어 정확히 모르지만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저각 발사하고 회피 기동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무게 650kg 탄두 탑재 시 최대 407km(정점고도 48km)를 날아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무게 기준 1000kg 이하)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는 정확치 않지만 이미 600kg 이하로 소형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기초하면 지금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외관이 짧고 뚱뚱한 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데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다만 실제 전쟁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북한판 에이태킴스를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핵무기는 실전용이라기 보다 억제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 대남 실전 사용 시엔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뒤 3종을 마구 섞어 쏠 가능성이 크다. - 북한의 최근 1년간 미사일 기술 진전에 대해 종합 평가를 한다면? ”북한이 지난해 5월 도발을 재개한 이후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을 속속 내놓자 대부분 ‘북한이 1년 만에 엄청난 기술 진전을 이뤘구나’라고 생각하더라. 그런데 북한은 10년 전부터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의 기반이 되는 고체추진제 개발에 사활을 걸어왔다. 이미 10여 년 전에 고체연료 미사일 KN-02를 개발했고 이를 계기로 기습 타격에 한층 유리한 고체연료 미사일로 북한 미사일 라인업을 죄다 교체하고 있다. 오랜 연구의 결실을 최근 1년 내에 한꺼번에 거두는 것뿐이다. 그것이 러시아나 중국 미사일을 들여와 이를 역설계하는 식으로 사실상 베낀 것이든 아니든 북한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무서운 속도로 미사일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2년 전쯤, 기자는 긴박한 장면을 목격했다. 차량 한 대가 국방부 위병소를 지키던 군사경찰(헌병)의 검문 요구에 불응하더니 돌진한 것. 군사경찰 여러 명은 차량을 뒤쫓으며 “정지하라”고 외쳤다. 이외에 별다른 대책은 없어 보였다. 상황은 차량이 100여 m를 질주한 뒤 스스로 멈춰서면서 종료됐다. 차량 탑승자는 국방부 산하 외부기관 직원이었다. 국방부 출입 차량은 보안 문제로 사전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는 국방부에서 열린 회의에 지각하자 마음이 급해져 미등록 차량으로 돌진했다고 한다. 이 남성은 군부대 침입에 준하는 행위를 했지만 별다른 처벌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그에게 부대를 위해(危害)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선에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잇따른 군부대 침입 사건으로 군이 여론의 포화를 받고 있다. 7일 민간인이 제주 해군기지에 침입한 사건이 시작이었다. 16일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에 민간인이 침입한 사건이 일어났다. 앞서 1월엔 진해 해군기지에, 지난해 10월엔 해군작전사령부에 민간인이 침입했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귀순 등 잇따른 경계 실패 사건으로 얻은 ‘당나라 군대’라는 오명을 떼어내나 싶던 군은 또다시 모욕적인 수렁에 빠졌다. 물론 군의 경계 실패는 어떤 변명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경계는 모든 작전의 기본이어서다. 문제는 장병들이 침입 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침입 사건에 대해 군을 무작정 비난할 수만도 없는 이유다. 군 수사기관 관계자는 “철통 경계 태세를 갖춘다고 해도 작정하고 돌진해버리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장교 A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등에는 수하해도 불응하거나 도주할 경우 초병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적이 아닌 이상 과잉 대응 비판을 감수하고 차량을 향해서라도 총기를 사용할 병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가 목격한 차량 돌진 사건에 대해 군사경찰이 발만 구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군 안팎에서 경찰 등 민간 수사기관에서 민간인의 군부대 침입 사건을 보다 엄정하게 수사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부대에 무단으로 들어가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초병 폭행 등이 동반되지 않은 군부대 침입 사건에 대해선 민간인에 대해 군이 수사할 권한이 없다. 군은 대공용의점 유무만 판단한 뒤 경찰에 사건을 인계한다. 침입으로 피해를 입은 군이 직접 수사하지 않는 탓에 훈방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물을 캐러 갔다”거나 “술에 취해 실수로 들어갔다” “고기가 잘 잡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갔다”고 하면 없던 일이 되기 일쑤다. 기소되더라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19일 경찰청장에게 군사시설을 무단 침입한 민간인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서신을 보냈다. 최근 국방부도 법무부에 같은 내용의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이런 협조 요청에는 민간 수사기관의 엄단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인식이 반영돼 있다. 군의 한 법무관은 “언론에 보도된 군부대 침입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엄벌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향후 상비병력 감소까지 진행되면 침입 사건은 더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대민 관계를 의식해 침입 사건을 유야무야해 온 군도 자성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제주기지 사건의 경우 철조망을 절단하는 등 사안이 중대해 군이 경찰에 군 형법상 군용시설 등 손괴 혐의 등을 적용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군은 다른 사안에 대해선 ‘지역민과의 상생’ 등을 이유로 고소·고발장 제출을 꺼려 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7일 장관 지휘서신을 통해 장병들에게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계 태세를 확립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민의 군대’라는 뜻이 국민이라면 언제라도 들어와도 되는 군대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군부대가 더 이상 ‘나물 캐기 좋은 곳’이나 ‘낚시 명소’, ‘술주정하기 좋은 곳’이 돼선 안 될 일이다. 손효주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hjson@donga.com}
경남 하동군에서 참숭어 가두리 양식장을 운영하는 박이진 하동 녹차참숭어 영어(營漁)조합법인 대표(51)는 5년 전 여름 ‘가슴이 찢어지는 일’을 겪었다. 남해안에 적조가 확산돼 수온이 상승하면서 3년을 기른 녹차참숭어 300t가량이 폐사한 것. 박 대표는 “어류 생존의 관건인 수온이나 용존산소량 등을 체계적으로 측정할 장비가 전혀 없어 감에 의존하다 낭패를 본 것”이라고 했다. 그의 불안이 해소된 건 최근이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2018년부터 그가 운영하는 2.7ha 규모의 양식장 중 0.44ha를 제공받아 스마트양식 시범 운영에 들어간 것. 박 대표에 따르면 0.44ha 규모 양식장의 2016년 생산량은 150t이었지만 지난해엔 400t으로 급증했다. 폐사율도 기존 대비 90% 이상 줄었다. 박 대표는 “주변 양식장 운영자들도 제 양식장 전광판에 표시된 수온 등의 수질 정보를 보고 양식에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동군 내 다른 어민들이 운영하는 양식장에도 이르면 올해 안에 스마트양식 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 하동군이 지난해 8월 해수부의 스마트양식 시설 기반 구축 사업 주관 지자체로 선정된 것. 하동군은 국비 9억 원 등 30억 원을 투입해 양식장 10곳에 관련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양식장엔 사육환경 관측 장치, 사료 자동 공급장치 등이 설치된다. 박 대표 역시 자신의 양식장에 이들 장비를 설치해 올해부터는 직접 스마트양식에 나설 계획이다. 시설이 구축되는 가두리 양식장은 모두 하동 특산물인 하동 녹차를 배합한 사료를 먹는 녹차참숭어를 양식하는 곳. 하동군은 스마트양식이 확산되면 참숭어 품질이 향상되고 안전성도 확보되면서 캐나다 등에 국한된 녹차참숭어 수출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고령화된 양식 어민들이 정보통신기술(ICT)에 밝은 젊은이들을 채용하면서 일자리도 창출되고 어가 소득도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남 하동군 중평항 인근의 한 가두리 양식장. 녹차참숭어를 양식하는 이 양식장 한쪽 편에선 2018년부터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해상 스마트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참숭어 시범 양식이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2018년 말 기존 양식장 내 0.44ha 구역(6개 수조)에 스마트양식 시설물을 설치했다. 자동 먹이공급 장치, 사육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수중카메라, 통합제어 시스템 등 첨단 장비가 재래식 양식장에 속속 들어왔다. 이를 통해 수온, 용존산소, 염분 등에 관한 사육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측해 수집하고 있다. 0.44ha 내에서 양식 중인 참숭어 26만 마리의 먹이 활동 등 상태도 양식장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즉시 개선할 수 있게 된 것. 이는 곧 생산원가 절감 및 폐사율 감소로 이어진다. 해수부와 수산과학원은 올해 6월부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양식 어민과 기업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6개 중 1개 수조를 택해 참숭어 치어 5만 마리를 넣는 것이 그 시작이다. 성어가 될 때까지 14개월을 키워 양식 전 과정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관련 기술을 패키지 형태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동시에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는 담수어 스마트양식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20t 규모의 수조 2개와 5t 규모의 수조 20개에선 지난해부터 뱀장어, 메기, 향어 등이 자라고 있다. 지능형 사료 공급 시스템 등 각종 시설물이 설치됐다. 육상 양식장 관리 로봇도 개발 중이다. 로봇은 추후 먹이 공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육상 양식장 무인화의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간 양식 어민들은 눈대중과 경험에 의존한 노동집약적 양식을 주로 해왔다. 불확실한 감에 의존한 탓에 양식장 내 산소 부족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해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사고도 겪었다. 스마트양식은 구체적인 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보다 정확한 첨단 양식 방법으로 양식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 스마트양식 기초 연구를 주도 중인 수산과학원 이동길 박사는 “스마트 양식장을 시범 운영하며 장기간 수집한 사육환경, 성장 등에 관한 각종 데이터는 디지털 데이터화된 다음 양식 전 과정을 인공지능(AI)화하는 데 있어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 및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또 다른 한 축은 스마트양식 산업단지격인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선 수산과학원이 진행 중인 시범 양식은 물론이고 연구, 실제 양식, 가공, 유통 등이 모두 이뤄진다. 해수부는 지난해 부산시와 경남 고성군에 이어 올해 1월 전남 신안군을 클러스터 조성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중 해수부와 부산시는 국비 220억 원을 포함해 시비, 민간자본 등 총 400억 원을 투입해 기장군 일광면 동백리 일대 6만7320m² 부지에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말 스마트양식 육상 테스트베드 건립 공사에 먼저 들어간다. 부산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대서양 연어를 2023년부터 테스트베드에서 양식할 계획이다. 단지 내에 민간기업과 연구시설 등 각종 건물이 들어설 것에 대비해 상하수도, 도로 등을 조성하는 공사도 2022년 말까지 진행한다. 2025년까지 민간기업 등이 대거 입주하면 클러스터는 최종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클러스터에서 대서양 연어를 양식해 수입 물량의 10%를 대체하고 나아가 역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장의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연계에 클러스터가 첨단 스마트양식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지로도 활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해수부와 수산과학원이 해상 및 육상 스마트 양식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개발한 기술은 부산, 신안, 고성 클러스터 내 테스터베드 운용에 참고될 예정이다. 클러스터 테스트베드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개발된 기술은 또다시 클러스터 내 민간기업과 연구소가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용화되며 민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이들 데이터와 관련 기술이 ‘아쿠아팜 4.0’의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쿠아팜 4.0은 스마트양식 관련 각종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관련 기술을 지능화해 표준화하는 한국형 스마트양식 사업. 재래식 양식업의 체질을 뼛속부터 바꿔 한국을 세계적인 양식기술 국가 반열에 오르게 할 토대를 만드는 사업이다. 해수부가 주도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추진하는 이 사업엔 총 사업비 6050억 원이 투입된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심사 평가를 진행 중이다. 해수부는 2027년 아쿠아팜 4.0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양식어류 생산량이 2018년 8만 t에서 2030년 222만 t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아쿠아팜 4.0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미래 식량 산업으로 꼽히는 양식업에 접근하지 못했던 젊은층의 도전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쿠아팜 4.0이 양식 품종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어류에 적용되는 만큼 향후 어류 양식업은 아쿠아팜 4.0을 배경으로 정부 전략산업으로 육성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이런 환경에서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를 향한 기회다. 남다른 노력과 혁신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어업, 양식, 유통, 수출 기업 등의 성공 사례를 통해 한국 수산업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한다.》 ■ 화성시 백미리, ‘해양생태휴양마을’ 변신 눈앞 지난달 21일 찾은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내 어촌체험마을. 식당과 숙소, 주민 커뮤니티센터 등이 있는 2층 건물은 한눈에도 심각하게 낡아 있었다. 1층 커뮤니티센터 벽 곳곳에선 곰팡이도 눈에 띄었다. 지하실 바닥엔 물이 흥건했다. 이창미 백미리 어촌 뉴딜 사무국장은 “빗물이 들이닥치는 등 누수 문제가 심각하다”며 “노후화에 따른 각종 문제가 발생해 2년 전 건물 2층 숙소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백미리 어촌계가 운영하는 이 건물은 1996년 정부 주도 어촌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2009년 백미리에는 갯벌 체험, 망둑어(망둥어) 낚시 등을 할 수 있는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됐다. 건물은 숙소, 식당은 물론 해양 생태 교육장 등 다목적 용도로 활용됐다. 5∼11월을 중심으로 연간 1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이 마을은 관광 명소가 됐다. 그러나 깨끗한 숙소 같은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점, 체험 외에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는 점 등이 마을의 약점으로 남아 있다. 관광객 상당수가 조개 캐기 등 체험 프로그램만 마치고는 마을에 머물지 않고 돌아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행히 백미리는 2018년 말 이런 단점을 떨쳐낼 기회를 얻었다. 해양수산부가 진행 중인 ‘어촌 뉴딜 300사업’의 2019년 대상지로 선정된 것. 해양수산부는 낙후된 선착장 등 어촌 필수기반시설을 현대화해 해양관광을 활성화하고 어촌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취지 아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0곳을 비롯해 올해 120곳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2022년까지 총 300곳을 선정하는 한편 이 사업에 국비 2조1000억 원을 포함해 총 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백미리는 내년 말 ‘해양생태휴양마을’로 재탄생한다. 우선 문제의 2층 건물 리모델링 공사가 이달 중순 시작된다. 숙소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인테리어를 개선할 계획이다. 마을 1층엔 관광객들이 캔 조개나 굴 등 수산물을 직접 요리하거나 주민들이 요리해 파는 체험장이 조성된다. 마을 내 공터엔 주민들이 벼룩시장을 열거나 물놀이 시설, 공연 무대, 바다 조망 선베드를 설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도 조성된다. 지난해 말 이 공터와 해안 사이에서 바다 조망권을 훼손하던 군 철책이 철거돼 공터 활용도는 높아졌다. 갯벌과 주변 섬을 돌아볼 수 있는 3∼4km 구간의 해양 생태 트레킹 코스도 조성된다. 마을 주민들이 바다해설사로 활약하며 관광객들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외에 마을 문화 체험 및 자연 생태 트레킹 코스, 염전 체험장 등도 만들어진다. 백미리 어촌계는 백미리가 해양생태휴양마을로 재탄생하면 외국인 관광객도 이 마을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백미리는 차로 1시간 10분 남짓 걸린다. 김호연 백미리 어촌계장은 “백미리를 관광객들이 최소 2, 3일 이상 머물며 조용히 쉬었다 가는 힐링마을로 만들고 싶다”며 “주민과 관광객이 소통하며 상생하는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안군 만재도, 내년 운항시간 6시간→2시간 단축 전남 신안군의 숨겨진 섬 만재도는 2015년 갑자기 유명해졌다. 한 케이블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어촌편’ 촬영지로 등장한 것. 인구 1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낚시객 등 관광객이 늘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이는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접근성이 나쁜 탓이었다. 신안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만재도를 찾은 공식 집계 관광객 수는 467명. 신안군 관계자는 “진도에서 낚시 어선을 타고 만재도로 들어오는 비공식 관광객을 포함하더라도 연간 수백 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접근성이 워낙 나빠 방송 효과를 보려야 볼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재 전남 목포여객터미널에서 쾌속 여객선을 타면 만재도까지 꼬박 6시간 20분이 걸린다. 목포에서 비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가거도 등을 경유한 뒤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섬이어서다. 당시 프로그램도 만재도를 “대한민국에서 뱃길로 가장 먼 섬”이라고 소개했다. 게다가 만재도엔 300t급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이 때문에 주민과 관광객은 만재항 인근 해상에서 종선(從船·큰 배에 딸린 작은 배)으로 갈아타는 불편함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고현진 만재도 어촌계장은 “파고가 2∼3m만 돼도 종선 운행이 불가능해 여객선이 들어올 수 없다”며 “6시간이면 해외에 가고도 남을 시간인데 누가 이 먼 곳까지 오겠느냐”고 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주민과 관광객은 이런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주도의 ‘어촌 뉴딜 300사업’에 따라 만재도에도 여객선 접안시설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작된 ‘만재항 어촌 뉴딜 300사업’에 따라 현재 만재도에선 길이 40m의 여객선 접안시설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접안시설이 생기면 올 초부터 신설된 목포∼가거도 직항 노선 여객선이 만재도에도 입도할 예정이다. 이 경우 6시간 20분이던 만재도까지의 소요 시간이 2시간대로 크게 줄어든다. 이와 별도로 경사식 선착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그간 만재도에는 경사식 선착장이 없어 주민 생필품을 대량으로 실은 철부선(鐵艀船·다른 배에 끌려 다니는 철로 만든 짐배)이 만조 때 외엔 입도할 수 없었다. 고령의 주민들은 여객선을 타고 목포나 흑산도까지 나가 생필품을 개별 구매해야 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물때가 맞지 않으면 철부선이 일주일에 한 번도 들어오지 못해 주민 불편이 컸다”며 “경사식 선착장이 생기면 물때와 상관없이 철부선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사식 선착장과 여객선 접안시설 건설을 포함해 산책로 정비 등 만재항 어촌 뉴딜 300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77억3600만 원. 내년까지 모든 사업이 완료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관광객 안전 및 접근성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면서 관광객 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관광 수입 창출도 기대된다. 고현진 어촌계장은 “동네 어르신들이 아플 때 참지 않고 목포 등 육지로 나가 병원을 더 자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복지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촌 뉴딜 300사업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게 300여 개 어촌·어항을 현대화해 해양관광을 활성화하고 어촌 재생과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해양수산부 주도의 범정부 사업.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파리바게뜨가 ‘시그니처 케이크’로 프리미엄 제품 라인 ‘시그니처’ 브랜드를 보강했다고 19일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로스팅한 원두를 7일간 숙성해 7일간만 판매하는 ‘카페 아다지오 시그니처’와 13년 연구 끝에 개발한 토종효모 유산균 발효종인 ‘상미종’을 적용한 ‘시그니처 브레드’로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최근에는 ‘시그니처 케이크’를 공개하며 시그니처 라인 외연을 확장했다. ‘시그니처 생크림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케이크 시트와 크림의 맛을 극상으로 끌어올린 제품. 고운 입자의 케이크 전용 밀가루를 사용해 더 폭신하고 부드러운 시트와 생크림으로 최고 품질의 케이크를 구현했다. 일반적인 케이크의 시트가 3단인 데 반해, 시그니처 생크림 케이크는 4단으로 높여 더 폭신한 식감과 함께 우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초코시트를 가나슈 생크림과 화이트 가나슈 생크림을 샌드하고 생딸기를 얹은 ‘생딸기 트리플 초코’, 피스타치오 시트에 피스타치오 무스와 화이트 가나슈 생크림을 샌드하고 생딸기를 올린 ‘생딸기 피스타치오’, 캐러멜 시폰 케이크시트에 진한 마스카포네 치즈크림을 얹은 ‘솔티드 카라멜’(사진) 등이 대표 제품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내 라면시장 2위, 시장 점유율 26.4%(지난해 12월) 자랑하는 오뚜기는 면발 및 스프 소재를 다양화하는 등 변해가는 소비자 입맛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출시 2개월 만에 100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2018년 하반기 라면시장을 평정한 ‘쇠고기미역국 라면’이 대표적인 예다. 면에는 한국인의 식생활을 고려해 국내산 쌀가루를 10% 첨가했다. 스프는 양지, 우사골 등의 진한 육수를 활용하고 소고기, 미역을 참기름에 볶아 푹 끓여내는 방식으로 쇠고기미역국 본연의 맛을 재현했다. 오뚜기는 지난해에도 이색 라면을 연이어 선보였다. ‘채황’은 10가지 채소를 사용해 담백한 맛을 냈다. 국내 라면 중 영국 비건협회 ‘비건 소사이어티’에 등록된 유일한 제품이다. ‘북엇국라면’의 경우 북엇국에 어울리는 소면처럼 부드럽고 차진 식감의 면발을 구현했다. 북어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풍미의 시원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새로워진 진짬뽕’은 넓은 면(3mm)을 사용해 쫄깃한 중화면 식감을 살렸다. 액상 소스를 사용해 짬뽕의 진한 국물맛도 구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경북 의성에서 사곡양돈영농조합을 운영하는 변정임 씨는 2014년 돼지고기 이력제가 시행된 이후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아졌다. 항생제 같은 약품 성분의 돼지고기 내 잔류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9500여 마리에 달하는 돼지의 휴약(休藥) 기간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육질을 개선해 식감을 좋게 만드는 것도 그가 주력하는 부분. 변 씨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구입한 고기가 어느 농장에서 출하된 건지 바로 알 수 있게 되면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축산물이력제는 가축의 출생 및 사육 단계는 물론이고 도축, 포장, 판매 등 거래 단계 전반에 이르기까지의 이력 및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한 제도다. 축산물 유통의 투명성을 높여 먹거리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것이 제도 시행 취지다. 이력제 중 쇠고기 이력제는 2008년 국내산에, 2010년엔 외국산에 도입됐다. 2014년부터는 국내산 돼지고기에, 2018년부터는 수입 돼지고기에 확대 적용됐다. 올 초부터는 닭, 오리, 계란에도 적용 중이다. 소비자는 마트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구매할 경우 판매표지판 등에 부착된 12자리 이력번호를 이력제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등에 입력하면 된다. 입력하면 농장 정보는 물론이고 육질등급 등이 포함된 도축 및 포장 정보, 구제역 백신 접종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한 축산물 이력 조회 건수는 지난해 돼지와 소를 합해 5713만6843건. 전년 4572만4988건에 비해 1년 만에 1140만 건 넘게 늘었다. 자신과 가족의 입으로 들어갈 축산물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력제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구매한 축산물에서 위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시 이력을 추적해 문제가 시작된 원점을 확인한 다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력 정보는 가축 방역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질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 기여하는 것. 지난해 1월 경기 안성과 충북 충주에서 발생한 소 구제역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관계당국은 이력 시스템에 기록된 가축 이동 경로 및 구제역 백신 접종 유무, 사육 현황 등의 정보를 활용했다. 그 덕분에 총 3건만 발생한 뒤 사태를 조기에 종식할 수 있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이력제 도입 전인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전체 사육 돼지 988만 두 중 331만 두(33.5%)가 살처분됐다. 이력제 도입 이후인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때는 1234만 두 대비 15만 두(1.2%)를 살처분하는 데 그쳤다. 이력제 도입으로 방역의 효율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농정연구센터는 2018년 유통의 투명성이 높아진 점, 방역의 효율성이 확보된 점 등을 종합할 때 소 이력제 도입에 따른 연간 사회적 편익이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돼지 이력제 도입의 사회적 편익도 연간 350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전상곤 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쇠고기 및 돼지고기 이력제 정보는 산지 물량 및 가격 전망에도 활용되고 있어 수급 안정화도 이끌어 내고 있다”며 “축산물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국내산과 외국산의 차별화가 가능해지는 등 이력제는 궁극적으로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축산농가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명칭을 붙이긴 어려울 것 같다.” 군 관계자는 다음 달 시작될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미는 다음 달 초부터 북한의 남침을 가정해 전시 작전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실행해보는 지휘소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번에도 훈련에 이렇다 할 상징적인 명칭을 붙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군 당국은 이번 훈련 명칭을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이라는 일반적인 이름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미는 매년 3월 시행된 지휘소 훈련에 ‘중대한 결의’라는 의미의 키리졸브(Key Resolve)를, 8월 지휘소 훈련엔 ‘자유의 수호자’라는 뜻의 프리덤가디언(Freedom Guardian)이라는 명칭을 각각 붙여왔다. 이와 비교하면 ‘전반기 지휘소 훈련’이란 명칭은 명칭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할 정도다. 군 내부에선 “사람 이름을 ‘사람’이라고 지은 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군의 훈련 명칭 ‘버리기’ 또는 ‘흐리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키리졸브를 ‘동맹’으로 바꾸더니 8월엔 프리덤가디언을 아예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으로 변경했다. 명분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함’이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명칭으로 대체했다는 것. 이런 명칭 변경 조치는 북한에 대한 반격과 지휘부 축출 등의 훈련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어 북한이 유독 크게 반발하는 지휘소 훈련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앞서 군 당국은 양대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도 각각 ‘연합 편대군 종합훈련’ ‘전투 준비 태세 종합훈련’이란 평이한 이름으로 바꾸는 등 ‘변경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도발 중단을 불러올 수 있다면 한눈에도 한미 연합훈련임이 분명한 ‘키리졸브’류의 영문 명칭을 없애는 것을 넘어 ‘무명(無名)’의 훈련을 한다고 해도 찬성할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결의와 상징성이 실종된, ‘명칭 아닌 명칭’을 택한 로키(low key) 전략의 효과는 오히려 기대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고 대남 타격 전력인 신종 단거리 발사체를 지난해 5월부터 연이어 발사했다. 북한의 거꾸로 가는 행보는 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위협하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다. 북한은 군 당국이 그 규모를 축소하고 명칭까지 포기한 채 연합훈련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훈련 때마다 “새로운 길을 택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훈련 전면 중단 외에 어떤 조치도 소용없다고 공표한 것. 군 당국이 명칭 버리기를 더 이어갈 명분이 없는 셈이다. 군 내부에선 “정부 정책 기조가 대북 유화책인 만큼 군도 맞춰 가야 하지 않겠느냐. 훈련에 내실을 기한다면 명칭이 뭐든 상관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에게 있어 훈련의 목적과 내용, 한미 연합군의 빈틈없는 대북 대비태세 등이 고도로 함축된 훈련 명칭은 명칭 그 자체로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키리졸브’ 등이 ’전반기 훈련‘ 등의 일상적인 훈련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이름으로 대체된 이후 일각에선 “한미 연합훈련을 이제 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명칭 버리기 전략이 국민들에겐 안보 불안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초대형 방사포 도발 이후 이렇다 할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탓에 군사활동이 위축된 결과”라며 “북한은 연합훈련 명칭 변경과 무관하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대로 도발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명칭 버리기 전략이 실익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 명분 잃은 전략을 포기하고 1년 넘게 실종된 연합훈련 이름을 되찾아올 필요가 있다. 복원한 훈련 명칭을 널리 알려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편이 더 현명한 조치가 아닐지 생각해볼 일이다. 손효주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hjson@donga.com}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바다 자원을 비롯한 수산 자원은 미래를 향한 기회다. 남다른 노력과 혁신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어업, 양식, 유통, 수출 기업 등의 성공 사례를 통해 한국 수산업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한다.》●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 개발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육군 포병부대에서 복무 중이던 양승찬 상병(당시 22세·사진)에게 2017년 6월 기회가 찾아왔다. 현역 군인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겨루는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대회.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를 휴학 중이던 양 상병은 불가사리를 비장의 카드로 꺼내들었다. 불가사리 추출물을 제설제 보완 원료로 쓴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양 상병은 경기과학영재고 1학년 때 불가사리에서 다공성 구조체 추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연구하고 논문도 발표했는데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었다. 제설제는 눈을 녹이면서 염화이온을 방출한다. 이는 차량 부식, 콘크리트 파손, 가로수 등 식물 피해, 호흡기 질환 등 각종 부작용의 원인이 된다. 불가사리 추출물은 골칫거리인 염화이온을 흡착한다. 제설제에 불가사리 추출물을 넣으면 부식방지제 성능이 개선되면서 부식률이 크게 감소한다. 양 상병 팀은 이 아이디어로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상위 10개 팀 안에 들었다. 그해 11월엔 일반인도 참가하는 본선 대회격인 ‘도전! K-스타트업’에서 국방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2017년 12월 초 전역과 동시에 불가사리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드는 ‘스타스테크’를 창업해 양 대표가 됐다. 그는 졸업도 하기 전에 창업부터 한 이유에 대해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하루라도 빨리 사업화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업은 시작하자마자 ‘폭풍 성장’했다. 정부는 조달청을 통해 친환경 제품에 한해 제설제를 구매한다. 스타스테크 제설제 ‘에코스트원(ECO-ST1)’의 현재 조달 시장 점유율은 25%가량이나 된다. 양 대표는 “타 친환경 제설제 업체 제품은 부식률이 20∼30%인 반면 스타스테크 제품 부식률은 0.8%에 불과하다. 물보다 더 부식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스타스테크는 이에 더해 연간 1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해양 폐기물 불가사리를 수협에서 무상 공급받아 생산 단가도 줄였다. ‘바다의 해적’으로 불릴 정도로 어민들이 기피하는 불가사리가 양 대표에겐 ‘바다의 보물’이 됐다. 스타스테크는 창업 다음 해인 2018년 6억 원 매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매출이 3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달 중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터키 중국 일본까지 올해 안에 수출국을 5개국으로 늘린다는 것이 양 대표의 계획이다.눈이 많이 와 제설제 판매의 가장 큰 시장이 될 러시아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양 대표는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콜라겐을 이용한 화장품, 액상 비료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특히 친환경 제설제 분야에서는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배스 추출물로 반려동물 식품 만드는 ‘밸리스’ 서정남 대표 민물에 사는 외래 어종 배스는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종이다.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리는 탓에 ‘생태계의 폭군’으로 불린다. 퇴치 1순위로 꼽히는 배스가 ‘밸리스’ 서정남 대표(28·사진)에겐 ‘황금알을 낳는 물고기’가 되고 있다. 밸리스는 영양제, 사료, 간식 등 반려동물 식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 밸리스 제품엔 배스에서 추출한 타우린과 오메가3가 들어간다. 특히 타우린을 자체 생성하지 못하는 고양이에게 타우린이 들어간 식품은 면역력 강화 등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서 대표가 ‘골칫거리’ 배스의 잠재력을 알아본 건 2016년. 생태계 교란종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당시 서일대 창업동아리 소속 대학생이던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하자’는 큰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이를 구체화할 만한 아이템은 찾지 못하고 있었다. 서 대표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배스 등 생태계 교란종이 영양학적 가치가 높은데도 폐기되는 등 활용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하는데 ‘저거구나’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도 배스에 타우린과 오메가3가 풍부하다는 사실에 주목해 과거 ‘배스 어묵’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생태계 교란종이 원료여서 먹기 찜찜하다”는 선입견에 막혀 대중화에 실패했다. 서 대표는 배스 추출물을 반려동물 식품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000만 명에 이른다. 영양성분을 강화한 반려동물 식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막대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서 대표는 “배스 추출물을 활용한 영양가 높은 식품을 만들면 국내 반려동물 식품 시장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수입 제품과 겨뤄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현재 연간 배스 50∼100t을 활용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어민들에게서 수매하는 배스를 무료로 공급받는다. 사업 시작 당시 배스가 뭔지도, 어디서 구해야 할지도 몰라 낚시터를 배회하던 대학생은 이제 자타 공인 배스 전문가가 됐다. 배스의 유효성분만 추출하는 자체 추출법과 함께 타우린과 오메가3의 흡수율을 높이는 공법도 개발했다. 그는 “배스 1kg당 부가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 중”이라고 했다. 서 대표의 목표는 배스 외의 다른 생태계 교란종도 업사이클링(up-cycling)하는 것. 2018년 현재 환경부가 고시한 생태계 교란종은 21종이다. 그는 “해외 수출 시장을 개척해 한국을 대표하는 반려동물 식품회사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토의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이런 환경에서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미래를 향한 기회다. 남다른 노력과 혁신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어업, 양식, 유통, 수출 기업 등의 성공 사례를 통해 한국 수산업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한다. 》■ ‘신안천사김’ 권동혁 대표… 조미-스낵김 등 모든재료 유기농美대형마트 납품후 각국 주문쇄도, 6년만에 ‘5000만불 수출탑’ 일궈김 수출 기업 ‘신안천사김’ 권동혁 대표(58·사진)는 처음에는 마른 김을 도소매로 판매하는 일로 시작했다.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며 마른 김을 국내 대형마트에 납품했다. 그가 ‘조미김’으로 방향을 튼 건 2004년. 조미김 수요가 늘어나자 ‘예맛식품’을 설립했다. 2006년부터는 일본 등으로 조미김을 수출했다. 그러나 수출 규모는 크지 않았고 국내 판매가 주력이었다. 기회는 2011년 찾아왔다. 미국 유통회사 코스트코 관계자들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납품받을 김 업체를 물색하러 방한한 것. 이들은 식품 대기업을 포함한 복수의 국내 업체를 후보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다 예맛식품을 낙점했다. 그러나 경기 이천의 예맛식품 공장만으로는 납품 물량을 맞출 수 없었다. 권 대표는 이에 2012년 전남 신안에서 새 법인 신안천사김을 설립하고 공장도 세웠다. 수출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공장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코스트코 납품은 ‘대박’이었다. 신안천사김은 지난해 기준 미국 내 543개 코스트코 매장에 조미김, 스낵김 등을 납품 중이다. 미국 코스트코 납품액만 지난해 기준 월평균 350만 달러(약 40억5000만 원)에 이른다. 이를 발판으로 캐나다, 멕시코, 호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내 코스트코로 납품 국가를 늘렸다. 코스트코 외에 미국, 호주, 이스라엘 유통업체에도 김을 납품하고 있다. 신안천사김이 빠른 시간 내에 수출 국가를 늘릴 수 있었던 데는 2015년 미 농무부 국제 유기농 표준(USDA NOP)인증을 획득한 덕이 컸다. USDA NOP 기준에 맞춰 마른 김부터 해바라기유, 참기름 등에 이르기까지 조미김의 모든 원료를 유기농으로 쓰고 있다. 계약 중인 물김 양식장 4곳에도 ‘유기농 물김’을 생산하도록 관련 설비를 지원 중이다. 이런 노력 덕에 권 대표는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행사에서 ‘5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2018년 7월부터 1년간 신안천사김이 기록한 수출 실적은 5226만 달러, 우리 돈 약 605억5000만 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실적이 4556만 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신안천사김의 목표는 ‘김’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 신안천사김 관계자는 “김이 미국 등 해외에서 seaweed(해초)나 일본어인 ‘노리(のり)’로 불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전 세계에 한국 김을 수출해 외국인들이 김을 ‘김’이라고 부르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에스엘에스컴퍼니’ 김수경 대표… 유럽박람회 생후 70일 아기와 동행한국산 냉동 바지락 중개무역 시작, 연어-생선포 등 37개국에 수출김수경 에스엘에스컴퍼니 대표(47·사진)는 2011년 태어난 지 갓 70일이 된 둘째 아들을 안고 벨기에 브뤼셀행 비행기에 올랐다. 모유 수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를 두고 갈 수 없었다. 갓난아기를 동반한 13시간이 넘는 비행의 목적은 유럽수산박람회 참가. 김 대표는 “이제 막 회사를 설립해 해외 영업을 시작하던 때라 해외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박람회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며 “당시 박람회에서 만나 나에게 ‘미쳤다’고 했던 유럽 바이어들과는 지금도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 가공품 전문 무역 기업인 에스엘에스컴퍼니는 2009년 설립됐다. 수산물 수출 전문 무역상사에서 10년간 해외 영업 일을 하던 ‘워킹맘’ 김 대표가 나와 차린 회사였다. 본격적인 해외 영업을 시작한 건 2010년부터. 출산도, 육아도 신생 기업 대표가 된 그의 시장 개척 열정을 막진 못했다. 갓난아기와 함께한 투혼으로 김 대표는 2011년 48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해외 영업 시작 첫해인 2010년 매출 145억 원을 거둔 데 이어 이뤄낸 쾌거였다. 성과는 2014년 ‘1000만불 수출의 탑’으로 이어졌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 한국산 냉동 바지락을 수출한 것이 시작. 중국과 베트남에서 가공한 연어와 생선포를 브라질에 수출하고, 베트남산 냉동 메깃살을 콜롬비아에 수출하는 등 중개무역 시장도 공략했다. 에스엘에스컴퍼니가 직수출과 중개무역으로 2018년 거둔 매출은 286억 원. 김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은 보통 한국산만 콕 집어 찾기보다 아시아 전체 상품을 찾는다”며 “이런 수요에 맞춰 한국산은 물론이고 중국산, 베트남산 등으로 선택지를 다양하게 구성해 놓으면 중국산만 찾던 바이어들도 나중에는 한국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에스엘에스컴퍼니가 지난해까지 직수출과 중개무역으로 제품을 수출한 국가는 37개국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리비아,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도 있다. 김 대표가 1년에 20개국 이상을 돌며 영업한 결과다.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뭘까. 그는 “지난해 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며 “10년간 추진해 온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중국 지도를 펼쳐놓고 다짐했습니다. 식품 안전성이 높은 한국산 수산 가공품으로 무역 장벽이 어느 나라보다 높은 중국 시장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희선 씨(68)는 ‘장군의 이발사’였다. 육군본부 장군 이발소에서 ‘꼬마 보조’로 일을 배운 뒤 50년 가까이 ‘별’들의 머리를 만졌다. 소총 든 군인을 처음 보고 뒷걸음치던 16세 소년은 웬만한 군인보다 더 오래 군 생활을 한 노인이 되고서야 군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31일, 손에 익은 가위를 놓고 국방부 문을 나서는데 “평생 살던 집을 떠나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고 했다.장 씨가 군에 처음 발을 들인 건 1968년. 전남 곡성에서 상경해 먹여주고 재워줄 곳을 찾던 그의 눈에 들어왔던 일자리가 당시 서울 용산 육군본부의 장군이발소 견습생 자리였다. 용산역 전봇대에 붙은 구인 전단을 떼어 들고 찾아간 육군본부 입구엔 소총을 맨 헌병이 버티고 있었다. 무장한 군인을 처음 본 시골 소년은 몸을 떨었다. 서슬 퍼런 군부 정권 시절이었다. 장군들 머리를 감겨주고 이발소 청소를 하던 견습생은 몇 년 뒤 육군본부 장군 이발사가 됐다. 이후 국방부 장군이발소로 옮겼다. ‘50년 장군 이발사’ 장 씨가 지켜본 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7일 만난 장 씨는 “70, 80년대 장군들은 딱딱했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이발소에 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장군의 이발 예약은 1인당 1시간으로 잡았는데, 그 1시간이 침묵의 시간이었다. 침묵이 바로 장군의 체통이었다. 그 시절 권위의 상징이던 장군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는 “내가 나이가 어려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당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엄격했다”고 말했다. 당시엔 이발소에 올 때 부관을 포함한 수행 인원을 대동해 위세를 드러내는 장성도 종종 있었다. 장군들이 아침에 이발소를 찾을 때는 긴장한 표정이 많았다. 권위주의 그 자체이던 군의 단면을 보여주듯 장군들은 상관 보고 전 통과의례처럼 이발소를 찾아 드라이를 했다. 포마드를 발라 머리카락 한 가닥 삐져나오지 않게 매만진 뒤에야 보고에 들어갔다. 손에 포마드가 마를 날이 없었다. 장 씨는 “매일 아침 드라이를 하러 오는 장군도 있었다. 하루에 많게는 드라이 손님 10명을 받고 나면 진이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일 아침 이발소를 채우던 장군들이 어느 날 한 명도 얼굴을 보이지 않아 놀란 적이 있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군 이발사와 보조 직원들이 “간밤에 난리가 났다더라”고 수군댔다. 1979년 12·12쿠데타(신군부 세력의 군사 반란)였다. “우리가 다 퇴근한 밤에 일어난 일이니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었지. 분위기가 싸늘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나요. 나중에 TV를 보고야 12·12 사태라는 걸 알았지.”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장 씨는 군의 변화를 체감했다. 우선 ‘보고용 머리’를 하러 오는 장군이 줄었다. 그는 “지금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드라이를 하러 오는 장군은 없다”고 말했다. “장군들 머리 스타일도 자연스러워졌고 딱딱한 분위기도 사라졌어요. 수행인원과 함께 이발소를 찾는 장군도 이제는 없어요.” 장 씨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장군이발소는 국방부 제1이발소에서 제2이발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 대신 영관급 이하 장교 및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발소인 제2이발소가 제1이발소가 됐다. 이런 변화 역시 권위주의 탈피를 위한 군의 노력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발사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던 장군들이 말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장 씨는 “내 나이가 장성들과 비슷해져 편안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이발소에서 입을 닫고 있는 장군은 별로 없다”며 “이제는 소소한 대화가 곧잘 오간다”고 했다. 장 씨에게 준장 시절부터 대장, 국방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줄곧 머리를 맡겼던 전직 장관들 중에는 장관직을 내려놓거나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도 종종 연락해 안부를 묻는 인물도 있었다. 장 씨가 50년간의 장군 이발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던 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그와 그의 아내를 장관실로 초대해 환담을 나누고 감사장을 수여했다. 국방부 장관이 이발사를 직접 챙기는 것은 과거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감사장엔 “국방부 직원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내용과 함께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에 이바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장 씨는 최근 장군들 모습에 대해 “예전엔 식사 후 또는 이발 후에 장기, 바둑을 두거나 하면서 여유 있어 보였는데 요즘은 머리를 자르다 말고 중도에 나가는 일도 흔하다”며 “장군들 업무 환경이 더 빡빡해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도발이 집중됐던 2016년과 2017년엔 이런 일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가 머리를 만져준 국방부 장관만 25명 안팎. 장군 수는 헤아릴 수 없다. “나에게 머리를 맡겨준 모든 장군들이 고맙지요. 갈 곳 없던 나를 거둬주고 키워준 국방부에 무엇보다 감사해야죠. 군에서 50년 넘게 혜택을 받았으니 군에서 쌓은 실력으로 주변 노인들 머리를 이발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며 살려고 합니다.”▼ “어머니 김태순-여동생 희자, 50년 넘게 찾고 있습니다” ▼ 장희선 씨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꼭 찾고 싶다는 말이었다. 1968년 그는 서울로 돈 벌러 간다며 먼저 고향을 떠난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겠다며 서울행 기차를 탔다. 당시 어머니는 곡성에 있던 장 씨에게 “곧 데리러 가겠다”며 보낸 편지에 주소 대신 ‘동대문에서’라는 글귀만 남겼다. “동대문에 가면 대문에 서 있는 어머니를 바로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 보니 여기도 동대문, 저기도 동대문 사방팔방이 다 동대문인 겁니다.” 그는 “이발사 일을 하며 어느 순간 포기하고 살았는데 뒤늦게라도 꼭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고 싶다”며 울먹였다. 장 씨는 과거 어머니가 보내온 사진을 기자에게 보내며 “어머니가 살아계실지 모르겠지만 꼭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희선 씨(68)는 ‘장군의 이발사’였다. 육군본부 장군 이발소에서 ‘꼬마 보조’로 일을 배운 뒤 50년 가까이 ‘별’들의 머리를 만졌다. 소총 든 군인을 처음 보고 뒷걸음치던 16세 소년은 웬만한 군인보다 더 오래 군 생활을 한 노인이 되고서야 군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31일, 손에 익은 가위를 놓고 국방부 문을 나서는데 “평생 살던 집을 떠나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고 했다. 장 씨가 군에 처음 발을 들인 건 1968년. 전남 곡성에서 상경해 먹여주고 재워줄 곳을 찾던 그의 눈에 들어왔던 일자리가 당시 서울 용산 육군본부의 장군이발소 견습생 자리였다. 용산역 전봇대에 붙은 구인 전단을 떼어 들고 찾아간 육군본부 입구엔 소총을 맨 헌병이 버티고 있었다. 무장한 군인을 처음 본 시골 소년은 몸을 떨었다. 서슬 퍼런 군부 정권 시절이었다. 장군들 머리를 감겨주고 이발소 청소를 하던 견습생은 몇 년 뒤 육군본부 장군 이발사가 됐다. 이후 국방부 장군이발소로 옮겼다. ‘50년 장군 이발사’ 장 씨가 지켜본 군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7일 만난 장 씨는 “70, 80년대 장군들은 딱딱했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이발소에 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장군의 이발 예약은 1인당 1시간으로 잡았는데, 그 1시간이 침묵의 시간이었다. 침묵이 바로 장군의 체통이었다. 그 시절 권위의 상징이던 장군들과는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는 “내가 나이가 어려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당시 전반적인 분위기가 엄격했다”고 말했다. 당시엔 이발소에 올 때 부관을 포함한 수행 인원을 대동해 위세를 드러내는 장성도 종종 있었다. 장군들이 아침에 이발소를 찾을 때는 긴장한 표정이 많았다. 권위주의 그 자체이던 군의 단면을 보여주듯 장군들은 상관 보고 전 통과의례처럼 이발소를 찾아 드라이를 했다. 포마드를 발라 머리카락 한 가닥 삐져나오지 않게 매만진 뒤에야 보고에 들어갔다. 손에 포마드 마를 날이 없었다. 장 씨는 “매일 아침 드라이를 하러 오는 장군도 있었다. 하루에 많게는 드라이 손님 10명을 받고 나면 진이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일 아침 이발소를 채우던 장군들이 어느 날 한 명도 얼굴을 보이지 않아 놀란 적이 있었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군 이발사와 보조 직원들이 “간밤에 난리가 났다더라”고 수군댔다. 1979년 12·12쿠데타(신군부 세력의 군사 반란)였다. “우리가 다 퇴근한 밤에 일어난 일이니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었지. 분위기가 싸늘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나요. 나중에 TV를 보고야 12·12 사태라는 걸 알았지.”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장 씨는 군의 변화를 체감했다. 우선 ‘보고용 머리’를 하러 오는 장군이 줄었다. 그는 “지금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드라이를 하러 오는 장군은 없다”고 말했다. “장군들 머리 스타일도 자연스러워졌고 딱딱한 분위기도 사라졌어요. 수행 인원과 함께 이발소를 찾는 장군도 이제는 없어요.” 장 씨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장군이발소는 국방부 제1이발소에서 제2이발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대신 영관급 이하 장교 및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발소인 제2이발소가 제1이발소가 됐다. 이런 변화 역시 권위주의 탈피를 위한 군의 노력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발사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던 장군들이 말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장 씨는 “내 나이가 장성들과 비슷해져 편안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이발소에서 입을 닫고 있는 장군은 별로 없다”며 “이제는 소소한 대화가 곧잘 오간다”고 했다. 장 씨에게 준장 시절부터 대장, 국방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줄곧 머리를 맡겼던 전직 장관들 중에는 장관직을 내려놓거나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도 종종 연락해 안부를 묻는 인물도 있었다. 장 씨가 50년간의 장군 이발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던 날 그의 단골 고객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장 씨와 그의 아내를 장관실로 초대해 환담을 나누고 감사장을 수여했다. 국방부 장관이 이발사를 직접 챙기는 것은 과거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감사장엔 “국방부 직원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내용과 함께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에 이바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장 씨는 최근 장군들 모습에 대해 “예전엔 식사 후 또는 이발 후에 장기, 바둑을 두거나 하면서 여유 있어 보였는데 요즘은 머리를 자르다 말고 중도에 나가는 일도 흔하다”며 “장군들 업무 환경이 더 빡빡해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북한의 도발이 집중됐던 2016년과 2017년엔 이런 일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가 머리를 만져준 국방부 장관만 25명 안팎. 장군 수는 헤아릴 수 없다. “나에게 머리를 맡겨준 모든 장군들이 고맙지요. 갈 곳 없던 나를 거둬주고 키워준 국방부에 무엇보다 감사해야죠. 군에서 50년 넘게 혜택을 받았으니 군에서 쌓은 실력으로 주변 노인들 머리를 이발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며 살려고 합니다.”▼“상경 와중에 52년간 생이별… 어머니-여동생 꼭 찾아야죠”▼▷장희선 씨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꼭 찾고 싶다는 말이었다. 1968년 그는 서울로 돈 벌러 간다며 먼저 고향을 떠난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겠다며 서울행 기차를 탔다. 당시 어머니는 곡성에 있던 장 씨에게 “곧 데리러 가겠다”며 보낸 편지에 주소 대신 ‘동대문에서’라는 글귀만 남겼다. “동대문에 가면 대문에 서 있는 어머니를 바로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 보니 여기도 동대문, 저기도 동대문 사방팔방이 다 동대문인 겁니다.” 그는 “이발사 일을 하며 어느 순간 포기하고 살았는데 뒤늦게라도 꼭 어머니와 여동생을 찾고 싶다”며 울먹였다. 장 씨는 과거 어머니가 보내온 사진을 기자에게 보내며 “어머니가 살아계실지 모르겠지만 꼭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정부가 내세운 성과는 궁색하다.” 국방부, 외교부 등 유관부처가 주한미군 기지 4곳을 반환받았다고 발표한 지난해 12월 11일. 군 내부에선 이런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정부가 반환을 승인한 4개 기지는 기지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누가 낼 것인지를 두고 한미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약 10년간 반환이 지연됐던 곳. 정부는 4개 기지의 반환은 과거 사례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기지를 반환했음에도 환경오염 정화 책임 여부를 따지는 한미 간 협의에 계속 응하기로 했다는 것. 과거 미군은 기지를 반환하고 나면 더 이상은 환경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 정부는 “미군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과거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궁색하다’는 비판이 나온 건 협의의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미군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된 기지 반환 사례 중 정화 비용을 낸 전례가 없다. 미 정부는 미국 법률에 근거한 ‘KISE 원칙’을 내세운다. 공공안전, 인간건강, 자연환경에 급박한 위험이 있는 오염이 발생했을 경우 외엔 미 정부가 정화 비용을 내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미군은 “급박한 위험이 있는 오염이 발생했다면 우리가 해당 기지에 주둔하지 못했을 것”이란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미군의 ‘버티기 작전’에 맞서 이긴 나라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반환 발표 당시 미군과의 환경 협의 지속 여부와 무관하게 정화 비용을 한국 정부가 내는 결론은 같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군과 협의를 계속하게 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비치며 이를 성과로 포장했다. 정부는 ‘성과 아닌 성과’ 홍보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강조해야 할 부분은 놓치는 패착을 뒀다. “방위비 협상과 기지 반환은 무관하다”며 두 사안의 연계 가능성을 일축한 것. 정부가 추산한 4개 기지 정화 비용은 약 1100억 원. 정부가 지난해 12월 반환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힌 용산기지는 2011년 추산된 비용이 1030억 원이었다. 이외에도 반환을 추진 중인 기지 20여 곳의 정화 비용을 모두 합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50억 달러에 가까운 방위비를 요구하는 미국에 대응해 어떤 식으로든 방위비 협상과 기지 반환 문제를 연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정화 비용 규모가 너무 커서다. 군 고위 관계자는 “방위비 협상과 무관하다고 일축할 것이 아니라 ‘노코멘트’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향후 협상에 활용할 여지를 뒀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화 비용 문제는 한국 정부의 동맹에 대한 기여와 헌신을 부각할 활용도 높은 카드였는데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 시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 위기가 고조되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한국군 파병을 추진하던 정부는 이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등이 터지는 격이 될까 우려하는 듯하다. 전운이 고조된 만큼 미국은 한국의 고심과 별개로 호르무즈 파병을 더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태가 악화될 경우 지상군 전투병력 파병까지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방위비 증액과 파병을 통한 동맹의 기여를 요구하는 미국발 ‘쌍끌이 압박’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건 미국이 아니라 우리 정부”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차피 한국 정부가 정화 비용을 내는 것으로 귀결될 문제라면 지금이라도 이미 반환받은 기지에 대한 미군과의 무의미한 환경 협의를 끝낼 필요가 있다. 그 대신 한국이 천문학적 정화 비용을 내겠다고 먼저 발표하는 식으로 향후 더 거세질 미국의 ‘동맹의 기여’ 압박을 막아낼 방패 하나를 마련해둬야 한다. 정부가 섣불리 버린 카드지만 이 카드를 재활용하는 건 정부 의지에 달렸다. 10년을 끌어온 4개 기지의 갑작스러운 반환이 대미용임을 명확히 해야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반환이라는 의혹도 해소될 수 있다. 손효주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이어가며 신년 고강도 도발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미군이 연일 북한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를 한반도에 투입해 군사 압박 고삐를 죄고 나섰다. 30일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리벳조인트(RC-135W)가 이날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리벳조인트는 첨단 전자센서를 이용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신호를 포착하는 역할을 한다. 전날 미 공군 조인트스타스(E-8C)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조인트스타스는 250km 밖의 이동식발사대(TEL)의 움직임 등 북한 내 이상 동향을 밀착 감시하는 지상 감시 정찰기다. 앞서 24일부터 닷새 연속 출격한 특수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이 29일엔 한반도에서 포착되지 않으면서 미군이 감시작전을 축소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29일에도 미 정찰기의 한반도 작전이 이어졌던 것이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 별다른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작전은 향후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김 위원장 생일인 1월 8일이나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이에 준하는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군은 신년에 정찰기를 더 자주 출격시키는 방식으로 대북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관건적 시기에 (전원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이 ‘역사적 전환’을 언급하며 ‘새로운 길’이 최종 결정 단계에 들어갔음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됐다”며 전날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개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북한이 ‘핵(核) 강국’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전략적 지위’ 강화 방침의 새로운 노선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강 대 강 대치’에 돌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역대 최대 당 전원회의… 지방 간부까지 소집 북한이 고집하고 있는 ‘연말 시한’을 사흘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는 28일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 이곳은 2013년 3월 김정은 시대를 맞아 첫 당 전원회의가 열렸던 장소다. 김일성 시대인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이틀간 열린 이번 전체회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및 후보위원, 그리고 200명 안팎의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 등이 참석했던 통상의 전원회의와 달리 이번 회의엔 각 도의 인민위원장 및 시, 군당 위원장 등 전국 각지의 관리들까지 소집돼 참석 인원이 9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원회의가 한 해 두 차례 열린 것도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4월 전원회의를 한 차례 직접 주재했다. 올해엔 4월 전원회의를 가진 뒤 8개월 만에 다시 회의를 소집했다. 통신은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서 나서는 중대한 문제가 토의될 것”이라며 국방 건설이 핵심 안건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방법과 책략)이 (전원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방 건설’과 ‘전략적 지위 강화’는 북-미 대화 국면이 이어지던 지난해와 올 4월 전원회의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이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 무력을 포함한 국방력을 강화하는 메시지가 추후 나올 수 있어 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경제통’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지도부 개편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신은 이날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거론했지만 김 위원장과 함께 형식적으로 ‘3인 체제’를 구성하는 박 부위원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부위원장은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건설’ 노선을 채택한 올 4월 전원회의 당시 내각 총리에서 당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모두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고르기’ 이후 신년부터 도발 재개될 듯 북한이 전원회의를 열고 노선 변경을 예고하면서 새해 본격적으로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신년엔 국제사회의 관심을 일거에 집중시킬 만한 도발을 몰아치기로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말까지는 ‘우리도 참을 만큼 참고 있다’는 명분을 쌓은 뒤 신년사를 기점으로 연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 다만 국제사회가 일제히 나서 북한에 ‘대화 국면 유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변수다. 북한이 지난 약 2년간 외교관계 복원에 공을 들여온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 자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김 위원장도 초고강도 도발 재개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북-중, 북-러 관계가 어느 정도 복원된 상태라 북한이 무턱대고 ‘마이웨이’하기엔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내년 1월로 예정된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핵군축 협상’을 목표로 미국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한기재 record@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국 공군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상황을 가정해 미 육해공군의 최첨단 전력을 총동원해 대응하는 모습이 담긴 홍보 영상을 제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공군이 2일(현지 시간) 미 국방 영상정보 배포시스템(DVIDS)에 올린 1분 분량 영상에는 북한이 ‘화성-14형’ ICBM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 동체에는 북한 전략군이 운용하는 미사일을 뜻하는 ‘ㅈ3631171’이란 숫자가 표기됐다. 이 미사일은 일본을 넘어 태평양 상공을 지나 미국을 향해 날아간다. 이 장면과 함께 “세계는 새로운 행위자(new actor)와 더욱 복잡한 위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후 이지스함 등 함정 여러 척과 MQ-1 프레데터 무인공격기가 잇달아 등장한다. ‘맞불 작전’으로 미 ICBM 미니트맨3가 발사되는 듯한 장면, 스텔스 전투기 F-22가 비행하는 장면 등도 이어진다. 이 영상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 미 공군기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게재되는 등 여러 루트로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을 두고 미국이 북한이 앞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하며 미국을 겨냥한 군사 도발에 나설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압도적인 전력으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군은 세계 최강의 육해공 자산으로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한편 24일부터 닷새 연속 한반도에 출격해 대북 감시 임무를 수행했던 미군 특수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의 29일 한반도 출격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코브라볼이 한반도 작전을 하지 않았거나 한반도에 왔더라도 민간 비행 추적 사이트 등에 포착되지 않도록 위치 식별 장비를 끈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25일 전후로 별다른 도발을 하지 않자 감시 작전을 축소하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중국 군용기가 27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군 당국에 따르면 Y-9 계열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 1대가 27일 오전 제주 남쪽으로 진입해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과 중첩된 KADIZ를 비행했다. 이 군용기는 쓰시마해협을 통과하면서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도 진입했다. 이후 경북 포항 동쪽까지 북상하는 등 약 6분간 KADIZ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본 통합막료부는 중국 군용기의 구체적인 비행경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JADIZ 진입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달리 우리 군은 KADIZ 진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그 배경을 두고 의혹이 증폭됐다. 군 당국은 중국 측이 KADIZ 진입 전 한중 직통망(핫라인)을 통해 비행 목적을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밝히는 등 사전 정보 교환에 적극적으로 응한 데다 군사적 긴장 조성을 위한 비행이 아닌 것이 명확해 공개하지 않은 것이란 입장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새해 군 영창 제도가 123년 만에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병사 휴대전화 사용도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개혁 2.0 및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정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 계류 중인 군인사법 개정안이 의결되면 고종 시대에 시작된 군 영창 제도가 12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올해 10월 영창 제도를 없애는 대신 징계 종류를 강등, 휴가 제한 등에서 군기교육, 감봉 등을 신설해 다양화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현재 시범 적용 중인 병사 휴대전화 사용 제도는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 4개 부대에 한해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허용한 뒤 확대했다. ‘시범’이라는 단서가 붙은 건 녹음, 카메라 기능을 차단하는 보안 통제 시스템 개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다. 정 장관은 “내년 전반기 보안 통제 애플리케이션 도입 등 통제 대책이 강구되면 (병사)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병력 수 급감 등에 따른 병력 구조 개편 계획에 따라 내년에 상비 병력 2만4000명을 감축한다. 군은 현재 약 58만 명 규모인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는 올해 3만2000원에서 내년 4만2000원으로 인상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