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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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경제일반32%
산업18%
부동산14%
유통11%
기업7%
외교4%
운수/교통4%
금융4%
인사일반4%
정책/칼럼2%
  • “한 명이라도 더 구할 생각뿐…” 화재 피해 줄인 요양병원 근무자들

    24일 화재가 난 경기 김포요양병원에서는 물리치료사와 요양사, 간병인 등 병원 근무자들의 헌신적인 구조 활동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김포요양병원의 물리치료사 김덕중 씨(50)는 이날 오전 9시 3분경 병원 4층에서 ‘펑’하는 폭발음을 듣고 화들짝 놀라 복도 쪽을 내다봤다. 소방당국이 발화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는 보일러실과 김 씨가 일하는 물리치료실이 같은 4층에 있다. 불이 났다는 것을 안 김 씨는 물리치료실 앞 복도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보일러실 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병원시설 전기안전 점검 때문에 전기가 끊긴데다 복도에 연기까지 차기 시작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복도 왼쪽 끝에 있는 보일러실까지 접근하기는 힘들겠다고 판단한 김 씨는 4층에 있는 각 병실 문을 두드리며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김 씨는 물에 적신 독감 마스크로 환자들의 코와 입을 감싼 채 병원 밖으로 대피시켰다. 이날 김 씨가 구조한 환자는 10명이 넘는다. 병원 요양사 윤인숙 씨(64·여)도 혼자서는 거동이 힘든 환자를 병원 밖으로 대피시키는 등 피해를 줄이는데 힘을 보탰다. 6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던 4층의 206호 병실에서 일하던 윤 씨는 ‘펑’ 소리와 함께 복도에 검은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환자 한 명을 휠체어에 급히 태운 뒤 1층으로 내려갔다. 윤 씨는 이 환자를 건물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다시 4층으로 향했다. 그 사이 연기가 더 많이 차 앞을 분간하기 힘들었지만 윤 씨는 건물 벽을 더듬어가면서 환자 한 명을 더 구조했다. 윤 씨는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하겠지만 (대피시킨) 어르신들이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5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던 4층 230호 병실의 간병인 박경숙 씨(71·여)는 병실 문틈으로 검은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환자들의 입과 코를 휴지로 덮었다. 창가 쪽 병상에 누워 있던 여성 환자에게는 창문을 열어주며 “바깥 공기를 마시고 있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 씨는 병실 안이 연기로 점점 차오르자 서둘러 할머니 한 명을 휠체어에 태워 건물 밖으로 벗어났다. 박 씨가 대피시킨 이춘자 할머니(81)는 이날 화재가 발생한 뒤 가장 먼저 병원 건물을 벗어난 환자다. 박 씨는 “어떻게든 한 사람이도 더 구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포=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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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연쇄살인 10건중 유일한 목격자… 경찰, 당시 시외버스 안내양 찾아나서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의 외모가 사건 당시 그려진 몽타주와 일치한다고 보고 몽타주 작성을 도왔던 ‘버스 안내양’을 찾아 나섰다. 이춘재가 3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과거 용의자와 직접 마주쳤던 목격자가 등장할 경우 진실 규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1988년 9월 7일 7번째 범행 이후 목격자 두 명을 확보했다. 경기 화성시 발안읍에서 출발해 수원시 고등동으로 가는 시외버스의 운전사 A 씨와 안내양 B 씨였다. 이들은 사건 발생 직후인 오후 9시경 사건 장소로부터 4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농로에서 20대 남성을 차에 태웠다. 짧은 상고머리와 168cm 정도의 키, 날카로운 눈매, 오뚝한 코, 왼손 손목의 점(혹은 문신) 등 인상착의를 상세히 설명했다. 해당 남성이 버스 앞자리에 앉아 보닛에 발을 올렸다가 A 씨의 제지를 받았고, A 씨한테서 담뱃불까지 빌려 목격자들의 기억은 구체적이었다. 경찰은 7번째 피해자 안모 씨(당시 52세·여)의 시신이 발견된 농수로부터 해당 남성이 버스에 탄 지점까지 누군가 이슬을 머금은 풀밭을 헤치며 이동한 흔적이 있는 점, 버스에 탄 해당 남성의 신발과 바지 무릎 아랫부분이 젖어 있었다는 A 씨 등의 진술 등을 토대로 몽타주를 그려 50만 부를 배포했다. 당시 수사팀 핵심이었던 하승균 전 총경(73)의 표현을 따 ‘악마의 초상화’라고 불린 그 몽타주다. 경찰은 18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 복역 중인 이춘재를 처음 찾았을 때 31년 전 몽타주와 똑같다고 봐도 될 만큼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사건 10건 중 목격자가 확보된 것은 7차 사건이 유일하다. 더욱이 희생자 안 씨의 유류품에서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확인된 만큼 A 씨와 B 씨가 진범을 봤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A 씨는 수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고 B 씨는 1994년 이후 경찰과 연락이 끊긴 상태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과거 사건 기록 등을 토대로 B 씨를 찾아낼 계획”이라며 “오래전 사건이라 B 씨가 놀랄 수도 있어 연락 방법, 시기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하 전 총경을 비롯해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올드보이’들을 외부 전문가 자문단으로 합류시켜 도움을 얻을 계획이다. 21일 오전 수사팀 관계자들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하 전 총경과 1시간가량 미팅을 했다. 하 전 총경은 “수사팀에 ‘내가 가서 (이춘재를) 한번 만나 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성 사건 공소시효 완성(만료) 3년 전이었던 2003년 화성경찰서 강력계 소속으로 당시 사건 기록을 다시 검토하고 수사했던 심동수 용인동부서 수사과장을 외부 자문으로 임명했다. 경찰은 이춘재로부터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친 등 가족을 적절한 시점에 동행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춘재의 남동생과 아들은 이춘재를 간혹 면회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보행기 없이는 거동이 힘들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수원=김은지 eunji@donga.com·이경진 기자}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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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유족들 “그놈 얼굴이라도 봐야 한이 풀리지”

    “우리는 진짜 그놈 얼굴이라도 봐야 속이 풀리겠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7번째 범행이 있었던 경기 화성시 팔탄면의 주민 이모 씨(78·여)는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그때가 도대체 언제인데 이제야 잡혔느냐”면서도 “잘됐지. ‘그놈’ 잡아야지. (경찰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 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7번째 희생자인 안모 씨(당시 52세)와 인척관계다. 이 사건의 5, 7, 9번째 피해자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무기수로 수감 중인 이춘재(56)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씨는 1988년 9월 7일 오후 8시 40분경 경기 수원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큰아들에게 김치를 갖다 주고 귀가하던 중에 변을 당했다. 이 씨는 “형님(안 씨)이 그렇게 되시고 나서 집안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동네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며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서 형님을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사건 이후 안 씨 가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그 댁 남편분은 그일 이후 매일같이 술을 드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9번째 범행의 희생자인 김모 양(당시 13세)이 다녔던 화성시 송산동의 한 중학교 교사들도 ‘이제라도 용의자 신원이 확인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학교의 A교사는 “우리 학교에선 그 사건에 대해 말하는 건 금기시됐다”며 “이제라도 범인이 잡혀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아직 DNA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도 유력한 용의자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1986년 12월 14일 정남면 관항리에서 발생한 4번째 범행의 희생자 이모 씨(당시 23세) 사촌오빠(73)는 “가족들이 사건을 가슴에 묻은 채 범인 검거에 대한 기대를 거의 접고 살았다”며 “우리 동생도 (DNA) 분석 결과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2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사촌오빠는 “작은어머니(이 씨의 어머니)는 생전에 ‘내가 살아 있을 때 그놈이 잡혀서 얼굴이라도 봐야 하는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다. 조금만 더 빨리 잡혔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화성=김은지 eunji@donga.com / 한성희 기자}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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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본인 강의 들은 딸 A+준 교수… 교육부 감사

    자신의 수업을 들은 딸에게 최고 학점을 준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한 사립대에 대한 감사에서 경영학과 A 교수가 2017년 2학기 자신이 개설한 ‘회계원리’ 수업을 수강한 딸 B 씨(23)에게 만점인 A+를 준 사실을 확인했다. B 씨는 경영학 전공이 아니었다. 교육부는 딸이 아버지의 수업을 듣고 성적을 받은 것 자체가 이 대학 윤리기본규정의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 조항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교직원은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및 4촌 이내 친족의 이해와 관련된 업무에 참여하는 것을 회피해야 한다. 특히 교육부는 B 씨가 2017년 2학기 수강 과목 중 A 교수 수업에서만 A+를 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목을 제외하면 B 씨가 2016년 입학 이후 A+를 받은 과목은 20여 개 수업 중 기초교양 영어가 유일하다. B 씨의 평균 학점은 B+ 정도다. 경영학 기초전공 수업인 회계원리는 상대평가여서 수강생 중 35% 정도만 A학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A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도 저학년 경영학 비전공자가 A+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교육부 감사로 정확한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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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도 장기기증 희망등록 할 수 있어요”

    ‘청소년도 장기기증 희망등록 할 수 있어요!’ 10일 오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송파구 정신여고 내에 있는 김마리아회관 2층 대예배실에 이런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걸고 학생들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독려했다. 희망등록은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등으로 갑자기 숨질 경우 자신의 장기나 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희망등록을 하더라도 가족이 반대할 경우엔 기증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날 정신여고를 찾아 16세 이상의 청소년이 보호자의 동의 없이 희망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홍보했다. 개정안이 시행된 올해 7월 16일 이전에는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희망등록을 하려면 보호자 등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가 고교생들의 희망등록을 독려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은 개정안 시행 후 처음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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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 보자”해 갔더니… 취업 대신 교육비 요구

    ‘2019년 상반기 호텔·카지노·콘도 신입사원 채용.’ 지난해 7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 준비에 한창이던 조광현 씨(26)는 올해 4월 초 온라인 취업 중개사이트에 올라 온 A회사의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평소 호텔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했던 조 씨는 곧바로 이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회사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대형 호텔의 인력 채용을 대행해 주는 업체”라며 “제출한 이력서를 확인했으니 깔끔한 옷차림으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알려줬다. 조 씨는 졸업 후 8개월 동안 여러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그런 조 씨였기에 면접을 보기로 한 날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A회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회사 측이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지만 그곳에 A회사는 없고 대신 ‘호텔리어 양성학원’이 있었다. 어리둥절해하는 조 씨에게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호텔 직원 채용을 대행하고 있어 대형호텔에 100% 취업시켜 줄 수 있다”며 “그런데 취업을 하려면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비가 150만 원이 든다”고 했다. 조 씨는 속았다는 것을 알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 취업준비생 울리는 허위·과장광고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허위·과장광고가 취업 준비생들을 울리고 있다. 국정과제 1순위를 일자리 창출로 꼽았던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의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8%다. 1999년 이후 7월 청년 실업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청년 실업률은 올해 2월 9%대로 올라선 이후 줄곧 9∼11%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취업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자 취업준비생들은 큰돈을 들여서라도 취업 컨설팅을 받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광고에 설명돼 있는 내용과 달리 수업 내용은 부실할 때가 많다. 울산에 사는 박모 씨(26·여)는 대학 졸업 후 6개월이 지나서도 직장을 구하지 못해 취업 컨설팅 업체에 등록했다. 등록을 위한 상담을 할 때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기존 수강생들의 취업 실적을 자랑하면서 ‘원하는 곳 어디든 취업할 수 있게 해 주겠다’며 큰소리를 쳤다. 박 씨는 150여만 원을 내고 ‘13주간 수업, 7주간 스터디’로 구성된 강좌에 등록했다. 하지만 박 씨는 며칠 지나지 않아 강좌에 등록한 것을 후회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되는 강의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강사는 매주 글쓰기 숙제를 내주고는 ‘글이 두서가 없다’ ‘현장감이 없다’는 등의 막연한 피드백만 늘어놓았다. ‘고쳐 주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으니 알아서 고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등록을 취소하고 수업료를 환불받고 싶었다. 하지만 수강 등록 전에 작성한 ‘계약서’에는 수업을 한 번이라도 듣고 나면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조건이 있었다. 강사는 “수강 등록 취소와 관련한 재판에서 우리가 승소한 적이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수고비를 요구하거나 허위 구인광고로 개인정보를 빼내는 등 취업을 미끼로 한 범죄도 취업 준비생들을 울린다. 경찰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검거한 취업 사기 범죄 사례를 들여다보니 취업을 알선해주겠다면서 수고비나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2016년 7월 부산에서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교육비 9000만 원을 내면 사업용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게 해 주고 취업도 시켜주겠다”고 광고해 20대 취업 준비생 등 187명으로부터 103억 원을 받아 챙기는 취업 사기가 있었다. 채용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직자들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아낸 뒤 이를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인터넷에 허위 구인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지원한 구직자들에게 입사서류를 낼 때 신분증을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한 뒤 이를 계좌 개설과 보험 계약 등에 활용한 50대 남성을 붙잡기도 했다. ○ 계좌 비밀번호, 금품 요구하는 업체 주의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구직자가 주의하면 취업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입사 지원 단계에서부터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회사는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원 단계에서 주민등록등본, 신분증, 인감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개인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허위 구인광고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 입사한 뒤라도 회사 측에서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도 의심해야 한다. 급여 입금을 위한 계좌정보는 통장표지 사본 한 장이면 충분하다. 회사가 교육비나 알선비 등 이런저런 명목을 갖다붙여 돈을 요구하거나 비품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엔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 신입사원을 교육하면서 교육비를 요구하거나 교재 등의 물품 구입을 강요한다면 취업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려 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취업사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DART)이나 워크넷을 통해 지원하려는 회사의 정보를 미리 조회해 보는 것이 좋다. 문제가 있는 회사는 아닌지, 업체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 채용 광고에 나와 있는 정보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취업 준비생들을 울리는 취업사기 범죄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달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취업사기를 집중 단속한다. 김은지 eunji@donga.com·조건희 기자}

    • 20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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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법무장관 부적합” 48%… “적합”은 18%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수행에 적합한 인사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부적합하다’고 답했다. ‘적합하다’는 응답은 18%였다.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적합하다는 응답의 두 배를 넘은 것이다. 나머지 34%의 응답자는 판단을 유보했다.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22, 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진행했다. 응답자들은 자녀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 가장 해명이 필요한 사안(65%)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모펀드 투자 의혹(13%)과 웅동학원 소송 의혹(10%)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응답이 앞섰던 일주일 전의 조사 결과에서 찬반이 뒤집힌 것이다. 일주일 전인 18일 같은 기관이 조 후보자 지명에 대한 평가를 물었을 때는 ‘적절한 인사’라는 응답(42%)이 ‘부적절한 인사’라는 응답(36%)을 앞섰다. 조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임명 반대(20만3000여 명)와 임명 찬성(35만700여 명) 등이 모두 청와대의 응답기준(30일 이내 20만 명)을 넘어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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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학생들, 28일 ‘조국 사퇴촉구’ 2차 촛불집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28일 서울대와 부산대에서 열린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대학원생인 홍진우 씨는 “서울대 총학생회 주관으로 28일 오후 8시 30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2차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홍 씨는 앞서 23일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1차 집회 때는 500여 명이 모여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는 조국 교수는 당장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홍 씨는 “1차 집회 주최자와 스태프 일동은 총학생회단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2차 집회는 총학생회 주관으로 이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1차 집회 후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 250명 이상의 후원자가 참여해 1000만 원 이상이 모였다”면서 “집회 진행 비용을 제외한 후원금은 촛불집회 후원자 일동 명의로 서울대 저소득층 학생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회 측은 28일 오후 6시 부산대 인근에서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의 입학 및 장학금 특혜 지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이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으고 그 대신 별도의 촛불집회 일정을 재학생 온라인 투표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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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장관직 수행 부적합” 48%…일주일만에 찬반 뒤집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 수행에 적합한 인사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부적합하다’고 답했다. ‘적합하다’는 응답은 18%였다.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적합하다는 응답의 두 배를 넘은 것이다. 나머지 34%의 응답자는 판단을 유보했다.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22~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진행했다. 응답자들은 자녀의 논문 및 입시 특혜 의혹이 가장 해명이 필요한 사안(65%)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모펀드 투자의혹(13%)과 웅동학원 소송 의혹(10%)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고위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 가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70%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25%)보다 높게 나왔다. 조 후보자 임명에 찬성하는 응답이 앞섰던 일주일 전의 조사 결과에서 찬반이 뒤집힌 것이다. 일주일 전인 18일 같은 기관이 조 후보자 지명에 대한 평가를 물었을 때는 ‘적절한 인사’라는 응답(42%)이 ‘부적절한 인사’라는 응답(36%)을 앞섰다. 주 후보자 임명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5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임용 반대(20만3000여명)와 임용 찬성(35만700여명) 등이 모두 청와대의 응답기준(30일 이내 20만명)을 넘어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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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도둑질 ‘대도’ 조세형 81세에 또 징역 30개월

    1970, 80년대 부자 집만 골라 털어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 씨(81)가 절도 혐의로 또다시 옥살이를 하게 됐다. 장물거래 혐의로 3년간 복역하다가 지난해 9월 만기 출소한 지 11개월 만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민철기)는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씨에게 22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조 씨는 야간에 상습적인 주거 침입으로 1000만 원어치가 넘는 귀금속과 현금 등을 훔쳤다”며 “드라이버나 커터 칼을 준비하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고 피해 복구나 피해자와의 합의도 없었다”고 실형을 선고하는 이유를 밝혔다. 조 씨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서초구 일대 주택에 침입해 모두 6차례에 걸쳐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 조 씨는 올해 6월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5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이 들어있던 저금통을 훔쳐 달아나다 중간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1982년 절도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복역했던 조 씨는 2000년 선교활동을 위해 건너갔던 일본에서도 도쿄의 부촌에 있는 주택에 침입해 라디오와 손목시계 등을 훔쳤다가 일본에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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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변보호 요청 급증했는데… 예산 모자라 충분 조치 못해

    A 씨는 지난달 남편한테 폭행을 당했다. 남편은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A 씨의 팔다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졸랐다. 폭행 피해 사실을 112에 신고한 A 씨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함께 요청했다. 남편과 함께 거주하던 집이 아닌 다른 곳(임시숙소)에서 지낼 수 있게 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신변 보호 대상자로 결정되면 최장 5일간 경찰이 제공하는 임시숙소에서 지낼 수 있다. 하지만 A 씨는 임시숙소에서 이틀밖에 지내지 못했다. 경찰은 신변 보호 대상자들이 지낼 임시숙소를 하루 9만 원의 한도 내에서 숙박시설에 마련해 주는데 관련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증인을 자처했던 윤지오(본명 윤애영·32) 씨가 40일간 신변 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신변 보호 요청 사례가 늘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석 달간 월평균 750건이던 신변 보호 결정은 4∼7월 월평균 1330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신변 보호 관련 경찰 예산은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충분한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복범죄를 당할 우려가 있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면 경찰은 신변보호심사위원회를 열어 보호 여부를 결정한다. 위원회에서 ‘신변 보호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나오면 경찰은 보호 대상자에게 임시숙소와 스마트워치(위치추적 겸 비상호출 장치)를 제공하고 맞춤형 순찰도 실시한다. 문제는 경찰의 관련 예산이 4년째 그대로라는 점이다. 경찰의 신변 보호 사업 한 해 예산은 2016년부터 10억8600만 원에 묶여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임시숙소는 최장 5일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산이 부족해 평균 1.6일밖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안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찰서에서는 스마트워치도 부족해 인근의 다른 경찰서에서 빌려다 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신변 보호 사업 예산은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에서 나온다. 올해 기준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은 총 956억 원인데 법무부에 406억 원, 여성가족부에 313억 원, 보건복지부에 225억 원이 책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변 보호 사업 예산이 지금보다 늘어난다면 위급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의 보호 조치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아형 abr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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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링크PE, 철도통신 등 국가지원 산업-관급공사에 집중 투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가족이 전 재산의 5분의 1 정도인 10억5000만 원을 납입한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이하 블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행태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PE 운용사들의 통상적인 투자 대상에서 벗어나 관급공사나 국가지원 산업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이다. ○ 국가지원 산업과 관급공사에 이례적 투자 코링크PE는 2016년 4월 40억 원 규모의 ‘레드코어 밸류업 1호’(이하 레드펀드)를 시작으로 2016년 7월에는 100억 원 규모의 블루펀드를 설립했다. 코링크PE는 신생 운용사였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가장 먼저 철도통신 및 국가통신망 사업에서 실적이 많은 포스링크(옛 아큐픽스)를 인수하기 위해 2016년 8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서울 9호선 통신주전송설비 납품설치 턴키 계약, 인천공항IAT(셔틀트레인) 3단계 통신설비 구축 사업 등 굵직한 관급공사를 따낸 업체였다. 코링크PE는 2016년 말 기준 포스링크 이사회에 참여하고, 1800만 원의 운영자금을 대는 등 직접 경영에 관여했다. 코링크PE는 2차전지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2017년 11월 교육업체 ‘에이원앤’을 인수해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추가하며 ‘더블유에프엠(WFM)’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미 코링크PE의 레드펀드가 음극재 원천기술을 가진 ‘익성’의 3대 주주였다. 익성은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에 흡·차음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졌지만 음극재 등 신소재 기술도 개발하고 있었다. 코링크 측은 지난해부터 전북 군산에서 양산 공장을 가동한 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등에 공급계약을 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WFM이 양산했다는 실리콘산화물 음극재는 기존 흑연 소재를 보완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일본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 국산화 열풍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링크PE는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로부터 15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그린코어 밸류업 1호’ 펀드를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 광중계기 관련 원천기술을 가진 T사에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점으로 5G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면서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블루펀드에 74억여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지만 10억5000만 원만 납입했다. 블루펀드가 투자한 중소기업 웰스씨앤티의 주력 상품은 가로등을 원격으로 제어해 누전 등을 방지하는 시스템인데, 사업 수요가 공공 분야에 한정돼 있다. 주요 수주 실적을 보면 2015년 서울시를 비롯해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위주로 확인되고 있다. ○ 설립 수개월 만에 대규모 투자 유치 코링크PE는 설립된 지 두 달 만인 2016년 4월 중국 회사로부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코링크PE는 공동주택 모바일 앱 개발업체 J사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설립일 기준으로 3개월 만에 이뤄진 투자 약속이었다. 2015년 4월 설립된 J사는 관리비 조회, 무인택배, 주차 알림 등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지만 2016년 당시 매출은 5000만여 원에 불과했다. 코링크PE의 1000억 원 투자유치 MOU를 맺기 3개월 전 서울의 한 구청과 MOU를 맺은 게 첫 사업 성과였다. 이 회사 대표인 A 씨는 2016년 전까지 정치권 인사의 수행비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가 인맥이나 핵심 정보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주 실적도 별로 없는 IoT 업체와 대규모 투자 MOU를 맺은 것도 선뜻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건혁·김은지 기자}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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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탈북 母子처럼… ‘월세체납 위기 경보’ 먹통인 임대 161만가구

    “월세 못 낸 적? 많지. 30만 원만 밀려도 득달같이 ‘집 비우라’고 통지서가 날아 와. 복지 공무원이 온 적은 없어.” 14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만난 70대 여성 A 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두루마리 휴지가 한 포대 들려 있었다. 버려진 종이컵을 모아 주민센터에 가져다주고 받아온 것이라고 했다. 이 아파트는 월세가 열여섯 달 치나 밀렸지만 복지 안전망에 포착되지 않은 ‘봉천동 탈북 모자’가 살던 곳이다. 이처럼 월세가 아무리 밀려도 체납 정보가 정부에 통보되지 않는 소외된 임대주택이 전국에 161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탈북 모자인 한모 씨(42·여)와 김모 군(6)이 굶어 숨진 지 두 달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로 지난달 31일 발견된 이 아파트는 민간 사업자가 재개발로 신축한 것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사들여 저소득층에 빌려주는 ‘재개발임대’ 아파트였다. 공공 임대주택의 일종이다. 한 씨는 월세를 못 내 2017년 1월 임차 계약 해지까지 당했다. 이것만 보면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에 꼭 맞는 대상처럼 보인다. 공공 임대주택 월세를 석 달 이상 연체한 사람에게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한 씨의 월세 체납 정보는 보건복지부에 통보되지 않았다. 이는 복지부가 공공 임대주택의 여러 유형 중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기존주택 매입임대 등 세 종류의 주택에 사는 사람만 월세 체납 정보 수집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에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임대주택 245만9760가구 중 이 세 종류에 해당하는 건 84만4598가구(34.3%)뿐이다. 민간 임대주택(100만2922가구)은 물론이고 임대 기간이 5∼50년인 공공 임대주택(35만1096가구)이나 행복주택(1만5866가구) 등 나머지 161만5162가구는 사각지대에 있다. 한 씨 모자처럼 재개발(재건축 포함) 임대주택에는 6만4161가구가 산다. 이들이 한 씨 모자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도 월세 체납 정보가 당국에 통보되지 않는다. 한 씨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던 80대 여성 B 씨는 “혼자 사는 입장이라 월세가 밀리고 하면 나라(정부)에서 한 번씩 나와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재개발 임대아파트에 살던 A 씨(80·여)가 숨진 지 열흘 이상 지난 상태로 아파트 화장실에서 발견된 일도 있다. 봉천동 주민센터 담당자가 한 씨 모자에게 서울시 ‘육아교육 서비스’를 안내하기 위해 올 4월 한 차례 아파트를 방문했던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복지부와 관악구에 따르면 담당자는 인기척이 없어 현관문에 메모와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왔지만 끝내 답신이 없자 관리를 종료했다. 복지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편 탈북자 단체들은 이날 한 씨 모자의 죽음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국에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한 씨가 전남편으로부터 임신 중에도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한 씨 모자의 부검이 끝나면 ‘북한인권탈북단체총연합’을 통해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은지 eunji@donga.com·박상준·위은지 기자}

    •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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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세-전기료 16개월 못냈는데… ‘위기가구 안전망’ 작동 안했다

    정부의 복지 안전망이 제대로 설계됐다면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굶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모 씨(42·여)와 김모 군(6) 모자를 구할 기회가 최소한 다섯 차례는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숨진 지 두 달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에서 지난달 31일 발견된 한 씨 모자의 통장 속 잔액은 올 2월 1만4108원에서 3858원으로 줄어들었다가 5월 마침내 바닥이 났다. 하지만 그 사이 한 씨 모자의 집 현관문을 두드린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은 한 명도 없었다.① 아파트 월세 체납, 1년 넘게 ‘깜깜’ 정부는 2014년 2월 생활고를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의 사건 이후인 2015년 12월 ‘복지 사각지대 발굴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복지제도가 워낙 다양하고 자격 기준과 신청 절차도 제각각이어서 여기서 소외된 가정을 ‘위기가구’로 선정하고 직접 찾아가 수급 방법을 안내하겠다는 취지였다. 대표적인 게 공공임대주택 월세가 3개월 이상 밀린 경우다. 이러면 지역개발공사 등은 연체자 정보를 보건복지부에 공문으로 알리고, 복지부는 관할 주민센터로 전달해 상담과 조사를 벌이도록 해야 한다. 한 씨는 2009년 12월 탈북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수료하고 같은 달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아파트를 임차했다. 이후 월세가 여러 차례 밀려 2017년 1월부터 임차 계약이 해지됐지만 퇴거 조치를 당하진 않았다.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엔 월세(16만4000원)가 16개월 치나 밀린 상태였다. 그런데도 한 씨가 위기가구로 분류되지 않은 이유는 그의 아파트가 ‘재개발임대’ 유형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보 수집 대상 아파트의 유형을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매입임대 등 세 가지로 한정했다. 이들 아파트에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산다는 이유였다. 이 때문에 한 씨처럼 재개발임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월세가 아무리 밀려도 복지부에 통보되지 않는다.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이다.② 관리비 체납 통보, 뒤늦게 추진 한 씨는 전기요금도 16개월간 내지 못했다. 전기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한 사람의 정보는 한국전력공사가 복지부에 통보해야 한다. 한 씨는 여기서도 제외됐다. 한 씨의 임대아파트에선 전기료를 가구마다 따로 내지 않고 관리비에 포함시켜 관리사무소가 한꺼번에 걷어서 낸다. 한전이 개별 가구의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니 위기가구 발굴 정보에서도 누락되는 구조다. 이는 지난해 4월 ‘증평 모녀 자살’ 사건 때 이미 지적됐던 허점이다. 복지부는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부터 직접 관리비 체납 정보를 수집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③ 기초생활 수급 탈락, 조사 대상서 제외 한 씨는 탈북 직후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받다가 아르바이트 등으로 벌이가 생기면서 2013년 9월 수급이 끊겼다. 정부는 기초생활 수급에서 탈락한 사람들도 위기가구로 보고 관리하고 있지만 한 씨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복지부가 ‘최근 1년 내에’ 기초생활 수급 자격을 잃은 사람들만 관리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씨는 남편과 함께 중국으로 갔다가 현지에서 이혼하고 지난해 10월 김 군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후로는 이렇다 할 고정 수입이 없었다. 이처럼 기초생활 수급 자격을 잃고 수 년 뒤 형편이 어려워진 경우는 현행 제도로 찾아낼 수 없다는 뜻이다.④ 고용보험 자격 상실, 처음부터 가입 안 해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 가입자 자격을 잃은 뒤 이를 다시 취득하지 않고 실업급여도 받지 않는 실업자의 정보를 복지부에 보내고 있다. 한 씨는 이 과정에서도 제외됐다. 한국에서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었던 2013년 당시에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조차 가입하지 못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오히려 안전망 사이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⑤ 영양 공급 지원, 몰라서 신청 못 해 저체중 등 위험 요인을 지닌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보충식품을 제공하는 ‘영양플러스’ 지원 사업에서 탈락한 적이 있으면 위기가구로 분류된다. 하지만 한 씨는 이런 혜택이 있다는 사실조차 안내받지 못했다. 관할 보건소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을 방문하며 권유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웃 A 씨는 “한 씨는 항상 베이지색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며 이웃과 말도 섞지 않았다. 복지 혜택을 스스로 찾아다닐 만한 기운도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은지·서형석 기자}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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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 사망사고 안전수칙만 지켜도 39% 줄인다

    여름철(6∼8월) 물놀이 사고는 8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이 2017, 2018년 2년 동안 물놀이 사고와 관련된 119구급활동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940명의 이송 환자가 있었는데 이 중 162명(평균 81명)이 8월에 집중됐다. 그 다음으로는 7월에 126명(평균 63명), 6월 92명(평균 46명)이었다. 올해도 8월의 경우 7일까지 벌써 20명이 물놀이 사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에는 47명, 6월엔 39명의 물놀이 사고 이송 환자가 있었다. 2017년과 2018년 물놀이 사고 이송 환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50대가 166명(17.7%)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34명(14.3%), 40대 131명(13.9%), 60대 129명(13.7%) 순이었다. 박세훈 소방청 구급정책협력관은 “수온이 낮은 계곡이나 바다에서 오랜 시간 물놀이를 하면 저체온증이 발생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물놀이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자(165명)의 약 21.8%인 36명은 안전 부주의로, 17%인 28명은 ‘음주 수영’을 하다 목숨을 잃어 안전수칙만 잘 지켰다면 사고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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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이 범죄가 되기전에 말로 풀었죠”

    지난달 3일 수도권의 한 경찰서 상담실에서 마주 앉은 안모 씨(20)와 고모 씨(40·여)는 눈을 맞추지 않았다. 같은 아파트 아래위층 이웃으로 만난 안 씨와 고 씨는 2년 가까이 이어진 ‘층간소음 갈등’으로 심신이 피폐해져 있었다. 소음을 참다못한 아래층 안 씨가 6월 7일 위층 고 씨의 현관문에 킥보드를 집어던지자 고 씨는 안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신고했다. 그간 인터폰으로 험한 말만 주고받았던 양측이 지난달 3일 처음으로 마주 앉은 것이다. 이 자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질신문이 아니라 양측의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 모임’이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여러 차례 수사해본 경찰은 안 씨를 처벌해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감정의 골이 더 깊어져 다른 물리적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안 씨와 고 씨를 설득해 자리를 만들고 대화 전문기관 ‘비폭력평화물결’에 중재를 맡긴 것이다. 안 씨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릴 적부터 소리에 민감했던 안 씨가 층간소음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털어놓았다. 고 씨가 눈물을 흘리며 말을 받았다. 안 씨를 신고한 후 여섯 살 난 딸이 보복의 불안에 떨어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했다는 얘기였다. 안 씨의 눈에도 물기가 돌았다. 안 씨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는 협박이나 욕설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오랜 갈등이 봉합되는 순간이었다. 안 씨와 고 씨의 만남은 경찰청이 4월 말부터 서울 경기 지역의 15개 경찰서에서 시범 도입한 ‘회복적 경찰 활동’으로 성사됐다.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만큼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고 당사자들의 화해를 돕는 게 중요하다는 ‘회복적 사법’을 처음으로 경찰 단계에 도입한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54건의 만남 요청이 접수돼 이 중 32건에서 화해나 변상 등의 형태로 조정이 완료됐다. 대화 모임이 특히 빛나는 건 가해자가 10∼13세 촉법소년이라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을 때다. 지난달 8일 서울 중부경찰서에선 빌라 현관문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일을 반복했던 A 군(14) 등 중학생 5명과 피해자 B 씨(63)가 마주 앉았다. 사소한 장난이라고만 생각했던 A 군은 와병 중인 B 씨의 아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듣고 눈물로 잘못을 뉘우쳤다. 오랜 기간 친분을 맺은 이웃 사이의 사건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팩 소주를 훔쳐 가곤 했던 이웃 장모 씨(49)를 고민 끝에 신고한 점주 신모 씨(51·여)가 그랬다. 대화 모임을 통해 장 씨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신 씨는 “관계가 껄끄러워질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경찰청은 이 제도를 10월 말까지 시범 실시한 뒤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은지 기자}

    •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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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고유정 초동수사부실… 3명 감찰 의뢰”

    고유정(36·수감 중)의 전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초기 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경찰이 7일 스스로 밝혔다. 경찰청은 합동 현장점검단을 꾸려 사건 초기 제주 동부경찰서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한 결과 수사팀이 고유정의 거짓말에 쉽게 휘둘려 초동 대처가 지연됐다고 평가했다.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 씨(36)를 살해하고 이틀 뒤 강 씨 가족의 실종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강 씨가 펜션에서 걸어서 나갔다”며 수사팀을 속였다. 고유정이 펜션에 향수를 과도하게 뿌리는 등 수상하게 행동한 점을 감안하면 수사팀이 고유정의 범행 가능성을 의심하고 행적을 추궁했어야 한다는 게 점검단의 판단이다. 점검단은 수사팀이 펜션 인근의 폐쇄회로(CC)TV를 뒤늦게 확인하고 고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때 중요한 증거물인 졸피뎀 처방전을 빠뜨린 것도 부실 수사로 봤다. 이에 따라 점검단은 고유정 사건을 지휘한 박기남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현 제주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과 이 경찰서 형사과장, 여성청소년과장을 감찰에 넘기기로 했다. 이들 3명 중 박 전 서장은 고유정 검거 영상을 경찰청에 보고하지 않고 언론에 제공한 데 대해서도 감찰을 받을 예정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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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벌보다 강한 화해…‘대화 모임’으로 석달간 이웃갈등 32건 해결

    지난달 3일 인천 계양경찰서 상담실에서 마주앉은 안모 씨(20)와 고모 씨(40·여)는 눈을 맞추지 않았다. 안 씨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고, 고 씨는 충혈된 눈으로 천장을 쳐다봤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아래위층 이웃으로 만난 안 씨와 고 씨는 2년 가까이 이어진 ‘층간소음 갈등’으로 심신이 피폐해져 있었다. 소음을 참다못한 아래층 안 씨가 6월 7일 위층 고 씨의 현관문에 킥보드를 집어던지자 고 씨는 안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신고했다. 그간 인터폰으로 험한 말만 주고받았던 양측이 지난달 3일 처음으로 마주앉은 것이다. 이 자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질신문이 아니라 양측의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 모임’이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여러 차례 수사해본 경찰은 안 씨를 처벌해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감정의 골이 더 깊어져 다른 물리적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안 씨와 고 씨를 설득해 자리를 만들고 대화 전문기관 ‘비폭력평화물결’에 중재를 맡긴 것이다. 안 씨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릴 적부터 소리에 민감했던 안 씨가 층간소음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털어놓았다. 고 씨가 눈물을 흘리며 말을 받았다. 안 씨를 신고한 후 여섯 살 난 딸이 보복의 불안에 떨어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했다는 얘기였다. 안 씨의 눈에도 물기가 돌았다. 안 씨는 “폭력적인 행동으로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며 다시는 협박이나 욕설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오랜 갈등이 봉합되는 순간이었다. 안 씨와 고 씨의 만남은 경찰청이 4월 말부터 서울 경기 지역의 15개 경찰서에서 시범 도입한 ‘회복적 경찰 활동’으로 성사됐다.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만큼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하고 당사자들의 화해를 돕는 게 중요하다는 ‘회복적 사법’을 처음으로 경찰 단계에 도입한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 54건의 만남 요청이 접수돼 이 중 32건에서 화해나 변상 등의 형태로 조정이 완료됐다. 대화 모임이 특히 빛나는 건 가해자가 10~13세 촉법소년이라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을 때다. 지난달 8일 서울 중부경찰서에선 빌라 현관문 벨을 누르고 도망가는 일을 반복했던 A 군(14) 등 중학생 5명과 피해자 B 씨(63)가 마주앉았다. 사소한 장난이라고만 생각했던 A 군은 와병 중인 B 씨의 아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듣고 잘못을 눈물로 뉘우쳤다. 경기 동두천시에선 사회봉사 등 처분도 내릴 수 없는 9세 어린이 사이의 폭행 사건을 경찰이 나서서 중재한 사례도 있다. 오랜 기간 친분을 맺은 이웃 사이의 사건에서도 대화 모임의 효과가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의 한 편의점에서 팩 소주를 훔쳐가곤 했던 이웃 장모 씨(49)를 고민 끝에 신고한 점주 신모 씨(51·여)가 그랬다. 대화 모임을 통해 장 씨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신 씨는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라며 안도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성동서 이효정 경장은 “대화 모임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위해서도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 제도를 10월 말까지 시범 실시한 뒤 내년에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심보영 경찰청 피해자보호기획계장은 “검찰과 법원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지만 그땐 당사자끼리 갈등이 너무 깊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경찰 단계에서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갈등 해결과 조정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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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원룸 현관비번 문 주변에 적지말라”

    경찰이 원룸 출입문 주변에 비밀번호를 적어두지 말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택배, 음식배달업체 등에 보냈다. 배달 편의를 위해 적어둔 비밀번호가 범죄에 악용돼 원룸 거주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18일 ‘원룸 비밀번호 노출 관련, 범죄예방 협조 요청’ 공문을 18일 한국통합물류협회, 편의점 택배업체, 배달서비스 업체 등 11곳에 발송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청은 공문에서 “원룸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이슈화되는 상황에서 공동 현관 비밀번호가 무방비로 노출되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며 “택배, 배달기사가 편의를 위해 현관문 도어록이나 우편함 등에 비밀번호를 기재하는 경우가 없도록 주기적으로 교육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룸 건물 중에는 거주자가 한 번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기사들이 건물 현관문 주변에 적어두고 드나들 때마다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각 지역 경찰서는 대학가 및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관내 원룸 건물의 현관문 도어록및 우편함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한 주거 환경을 위해서는 현관 비밀번호 보안을 지키려는 원룸 거주자들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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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원 의원 승합차, 뒤차에 받혀… 비서 음주운전 들통

    현직 국회의원의 운전비서가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 났다. 비서가 몰던 차량 뒷자리에는 국회의원도 타고 있었다. 경찰은 국회의원이 비서의 음주운전을 알고도 방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18일 경기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5분경 동두천시 지하철 1호선 지행역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46·사진)의 카니발 차량을 뒤따르던 K5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김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사고가 나자 가해 차량인 K5 운전자 A 씨(40)와 김 의원의 운전비서 정모 씨(40)가 차에서 내렸다. 정 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한 A 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측정 결과 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082%로 나왔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정 씨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정 씨는 전날 김 의원을 동두천 자택까지 태워다준 뒤 지인들과 밤 12시 무렵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18일 김 의원의 집에서 사고지점까지 약 1.5km를 음주상태로 운전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음주 사실과 관련해 “(김 의원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차량 탑승 후 1.5km 내외의 거리를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며 “짧은 시간 수행비서의 음주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고 사고 이후 병원에서 보좌관을 통해 음주 적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고 당시) 나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채혈도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의원의 음주운전 방조 여부 확인을 위해 사고 장소 인근의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할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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