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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이 단순한 피로를 넘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경도인지장애(MCI)나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40% 더 높았다.연구를 이끈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수면 전문의 디에고 Z. 카르발류(Diego Z. Carvalho) 박사는 “중년 시기의 비정상적인 수면은 신경 퇴행의 전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연관성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수면 부족이 실제로 인지 저하를 일으키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 저하의 초기 신호가 수면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는 매우 구분하기 어렵다”고 카르발류 박사는 말했다.연구자들은 인지적으로 건강한 평균 나이 70세의 성인 2750명을 평균 5.6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매년 사고력과 기억력 검사를 실시했으며 일부는 뇌 영상 촬영을 통해 치매 관련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측정했다.연구기간 동안 만성 불면증 환자의 14%가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 진단을 받았다. 반면 불면증이 없는 사람은 이 비율이 10%에 그쳤다.연령, 고혈압, 수면제 복용, 수면 무호흡증 등의 요인을 조정한 후 분석한 결과, 불면증을 겪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이 40% 더 높았다.또한, 만성 불면증 환자의 뇌는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더 빨리 진행했다.연구를 시작할 때, 불면증이 있는 참가자들은 ‘지난 2주 동안 평소보다 잠을 많이 또는 적게 잤는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다.평소보다 잠을 적게 잔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연구 시작 시 인지 검사 점수가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뇌 백질 고강도 신호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도 더 높았다. 이는 실제 나이보다 3.5년 더 많은 수준에 해당했다. 즉, 불면증과 짧은 수면 시간이 합쳐졌을 때 인지 건강에 가장 나쁜 결과를 보인 것이다.카르발류 박사는 “연구 결과는 불면증이 뇌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아밀로이드 플라크뿐 아니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혈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만성 불면증 치료가 단순히 수면 질 개선을 넘어, 나이 들어서의 뇌 건강 보호에도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강화해준다”며,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의 회복력(resilience)을 지키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따라서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충분한 수면은 뇌의 독소를 청소하고 신경세포를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고혈압은 심장병, 뇌졸중, 신장 질환의 위험을 높여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전 세계 고혈압 환자는 13억 명 가까이 되며, 매년 1000만 명이 고혈압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조용히 혈관과 장기를 망가뜨린다. 혈압 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중 하나는 운동이다. 얼마나 해야 할까?BBC가 발행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포커스’에 따르면 성인 5000여 명을 30년간 추적관찰 한 연구가 내린 결론은 운동의 종류나 강도보다 총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2021년 발표한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주 5일 이상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숨이 조금 차지만 대화는 가능한 운동 강도, 예를 들어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정원 가꾸기, 집안일 등이 해당한다.어떤 운동이 가장 효과적일까?1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70편의 기존 논문을 메타 분석한 2023년 연구에서는 어떤 운동이 혈압을 가장 효과적으로 낮추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벽에 등을 대고 무릎을 굽혀 허벅지를 강화하는 벽 스쿼트나 플랭크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고 신체 각 부위에 힘을 주거나 빼면서 하는 훈련 방법인 등척운동(아이소메트릭스)이 특히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물론 달리기, 걷기, 자전거 타기, 웨이트 트레이닝, 고강도 운동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꾸준함이 핵심 이 연구에서도 혈압을 낮추려면 주 3~5회, 회당 20~40분, 최소 4주 이상 꾸준히 운동해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즉, 한 번 세게 운동하는 것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하는 게 훨씬 중요한다.운동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많은 고혈압 환자에게 약물 치료는 필수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도 혈압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운동과 함께 소금 섭취 줄이기, 균형 잡힌 식단, 스트레스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이렇게 하면 약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지난 6일 숨진 유튜버 대도서관(나동현·47)의 사인은 뇌출혈로 확인됐다.고인과 이혼했으나 유족의 부탁으로 장례식에서 상주를 맡았다고 밝힌 BJ 융댐(이채원·40)은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부검 결과 최종적으로 뇌출혈로 판명됐다”며 “최근 약간 혈압이 높아 약을 챙겨야겠다는 얘길 했지만, 평소 두통이나 2년 전 건강검진에서도 별다른 이상은 없었기에 따로 MRA를 찍지 않아 꽈리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대도서관의 사망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 즉 지주막하출혈로 추정된다.지주막하 출혈이란?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오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특정 부위가 약해져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혈관 벽은 내막, 중막, 외막의 세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느 한 층이라도 약해지면 혈관 벽이 늘어나면서 동맥류가 형성된다. 파열 시에는 지주막하 공간에 출혈이 발생해 뇌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극심한 두통·구토·어지럼증·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를 “벼락이 친 듯한 두통”이나 “살면서 처음 겪는 최악의 두통”이라고 표현한다.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키는 뇌동맥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가족력, 고혈압, 동맥경화, 흡연, 노화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대도서관은 사망 전 방송에서 종종 “심장 쪽이 찌릿하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는 추측을 제기했다. 하지만융댐은 “대도서관 아버지는 심근경색이 아니라 간경화로 돌아가셨다”며, 유전성 심장질환설을 부인했다.🪑 좌식 생활과 뇌출혈 위험대도서관의 생활 습관 가운데 장시간 앉아 있는 직업적 특성이 뇌출혈 위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8월말부터 매일 9시간 넘는 생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많은 연구에서 좌식 시간이 길수록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특히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하루 좌식 시간이 길수록 뇌졸중 위험이 비례적으로 상승특히 하루 11시간 이상 앉아 있을 경우, 매 1시간마다 뇌졸중 위험이 약 21%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반대로 좌식 시간을 줄이고 신체 활동을 늘리면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루 최소 30분의 신체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좌식 생활은 뇌동맥류 자체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혈압·비만·동맥경화 같은 매개 요인을 통해 뇌혈관 건강을 해치고, 결국 뇌동맥류 파열 및 뇌출혈의 위험을 간접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좌식 생활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작년 미국 심장학회 저널(JSACC)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활동적인 사람도 하루 10.6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면 8.2~9.4시간 좌식 생활하는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및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각각 45%와 62% 높았다.따라서 건강을 위해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을 10.6시간 미만으로 줄이고 , 30~60분마다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주 150분 이상 중등도 운동을 하는 등 신체 활동을 늘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67세 미국인 남성이 6개월 이상 투석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8일(현지시각) 밝혔다.이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식 된 돼지 장기가 가장 오랫동안 유지된 사례다. 연구자들은 이번 결과가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이식 분야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수혜자인 팀 앤드류스 씨는 말기 신부전을 앓고 있었다. 신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소변을 만들지 못하는 상태. 이렇게 되면 혈액에 노폐물이 쌓여 수분과 염분 불균형이 일어나 몸이 심하게 붓고 호흡 곤란까지 겪게 된다. 칼륨이 쌓이면 급성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생명 유지를 위해 수술 전 2년 동안 투석 치료를 받던 그는 지난 1월 매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 신장을 이식받은 이래로 더 이상 투석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 그는 바이오테크 기업 e제네시스(eGenesis)가 제공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자비로 이식받은 세 명 중 한 명이다.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이식외과 전문의 웨인 호손 교수는 “6개월 생존은 놀라운 성과”라며 “이식 후 첫 6개월은 환자와 장기 모두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종이식 후 빈혈, 면역체계가 새 장기를 공격하는 이식편 거부 반응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호손 교수는 “6개월 고비를 넘겼다는 것은 매우 좋은 결과를 의미 한다”며 “만약 12개월까지 생존한다면 또 다른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상적인 성과”라고 말했다.돼지 신장은 이식 전 세 가자 주요 유전자 변형을 거쳤다. 첫째,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세 가지 항원을 제거했다. 둘째, 염증과 출혈 위험을 줄이기 위해 7개의 인간 유전자를 추가했다. 셋째, 돼지 유전체 내에 존재하는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도 비활성 했다. 앤드류스 씨에 앞서 유전자 변형 돼지 장기 이식후 최장 기간 기능이 유지된 인물은 미국의 53세 여성 토와나 루니 씨로, 4개월 9일 동안 돼지 신장을 달고 살았다. 그러나 올해 초 면역체계가 거부 반응을 보인 탓에 장기를 제거했다. 이후 다시 투석을 받고 있다.앤드류 씨를 수술한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이날 e제네시스가 제공한 돼지 신장을 이식한 세 번째 환자의 사례를 발표했다.CNN에 따르면 수혜자는 54세의 빌 스튜어트 씨로 지난 6월 14일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퇴원해 직장에 복귀했다.스튜어트 씨는 성인기 내내 고혈압을 앓았다. 고혈압은 신장 주변 혈관을 수축시켜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장 검사 결과 정상 기능의 10~15%만 작동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투석을 하다 돼지 신장 이식 기회를 잡았다.이종이식 임상시험은 미국은 물론 중국 등 전 세계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는 3700만 명의 성인 만성 신장 질환 환자가 있으며, 그 중 약 80만 명이 말기 신부전에 해당한다.미국 신장 환자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Kidney Patients)의 조사에 따르면,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돼지 신장이 제공된다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이식을 받겠다고 답했다.국내의 경우 2024년 기준 장기 이식 대기자 수가 약 4만 4200여명으로 2019년 대비 29% 증가했다. 최근 5년간 뇌사자 장기기증은 연간 400명대에 불과해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인위적으로 키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사지 연장 수술’이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허경환과 김준호가 이 수술을 위해 병원 상담을 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 ‘키 크는 수술’은 세계적인 관심사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이 연출한 로맨틱코미디 ‘머티리얼리스트’에도 등장한다. 결혼정보 회사의 커플 매니저인 루시(다코타 존슨 분)가 새 연인 해리(페드로 파스칼 분)의 몸에 난 흉터를 의심하자, 돈 많고 잘 생긴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는다. 바로 다리 길이 연장 수술을 받아 키가 15cm나 커졌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곧 헤어진다.소련 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개발사지연장술은 1950년대 소련의 외과의사 가브리일 아브라모비치 일리자로프(Gavriil Abramovich Ilizarov)가 다리 길이 차이나 기형 교정 등 치료 목적으로 처음 고안했다. 오늘날에는 미용 목적 수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중국은 수술 후유증으로 기형이 된 사례가 늘어나자 2006년 미용 목적의 다리 연장 수술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사지 연장술의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86억 달러(약 11조 924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비용 최소 4000만원부터 수억 까지비용은 매우 비싸다. 허경환과 김준호가 방문한 병원의 경우 최소 금액이 4000만 원 부터라고 의사가 설명했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에서는 해리가 20만 달러(2억 7700만 원)를 들인 것으로 나온다. 38년 간 2만 5000건 이상의 다리 길이 연장 수술을 했다는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의는 미국에서 종아리와 허벅지 뼈를 모두 잘라 늘릴 경우 그 정도 금액이 나온다고 야후 뉴스에 밝혔다.키를 늘리는 방법이 수술은 다리뼈를 일부러 절단한 뒤 수 주~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벌려서 새 뼈가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수술 과정은 크게 두 단계다. 먼저 외과의가 절골술(osteotomy)을 시행해 종이리나 허벅지 뼈를 두 부분으로 자른 뒤, 두 뼈 조각을 고정하는 연장 장치를 부착한다.전통적인 방식은 얇은 금속 틀을 다리 바깥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옷 입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신 방법은 모터나 자석이 내장된 나사 모양의 장치를 뼈 안쪽에 삽입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형태다.환자는 수 주 동안 걷지 못한 채 회복해야 하며, 이후 5~7개월 동안 하루에도 여러 번 장치를 조정해 뼈 간격을 하루 최대 1㎜씩 늘린다. 그 과정에서 뼈 사이에 새로운 뼈가 자라 간격을 메우게 된다. 뼈를 자르고 늘리는 수술이라 통증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최악의 경우 영구적 불구 될 수도부작용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속도를 잘못 조절하면 뼈가 아예 붙지 않거나, 체중을 지탱하기엔 너무 약한 조직으로 붙을 수 있다.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무릎 구축 우려도 있다. 또한 두 다리 길이가 다르게 자라거나 감염, 신경 손상, 괴사에 의한 영구적 장애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44세인 허경환은 키(168.2㎝) 때문에 아직 결혼을 못 한 것 같다며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왔다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이에 상담의는 “가볍게 시도할 수술이 아니다”라며 “실패하면 합병증을 얻거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성공하면 좋지만 거꾸로 정말 인생이 망가질 수 있는 수술”이라고 경고했다.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사지 연장술이 매우 고통스럽고 위험한 수술이라고 입을 모은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임상 개선·선택수술 회복 분야 잉글랜드 책임자이자 정형외과 의사인 팀 브릭스 교수는 “이 수술은 심각한 침습적 시술로, 진정한 임상적 필요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유익할 수 있지만,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환자들은 수개월에 걸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이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감염, 신경 손상, 혈전, 심지어 영구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그는 터키 등 수술비가 싼 국가에서 원정 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몇 인치를 늘리기 위해 건강과 생명을 도박에 걸지 마시라. 회복 과정과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고령자가 왜 독감에 더 심하게 걸리는 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아울러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가능성도 제시됐다.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폐 세포에서 아포지질단백질 D(apolipoprotein D·ApoD)라는 당화 단백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poD는 지질대사와 염증에 관여하는 데,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 능력이 떨어져 질병이 더 심각하게 진행된다.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폐에서 ApoD 생성이 크게 증가하며, 이로 인해 독감 바이러스 감염 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일어나는 반면, 몸을 보호하는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제1형 인터페론)은 약화하여 A형 독감 바이러스(IAV)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결국 더 심각한 상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중국 농업대학과 중국과학원 미생물연구소, 그리고 영국 노팅엄 대학교와 에든버러 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공동 저자인 노팅엄대 킨-초 창(Kin-Chow Chang) 교수는 “노화는 독감 관련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더구나 전 세계 인구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어 의료와 경제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따라서 왜 노인 환자들이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서 더 심각한 결과를 겪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노팅엄대에 따르면, 연구진은 65세 이상 성인과 노령 생쥐의 조직 샘플과 혈액 분석을 통해 A형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중증도 증가 메커니즘을 분석했다.연구 결과 노인층과 고령 생쥐 모두 폐와 혈청에서 ApoD 단백질 수치가 젊은 층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ApoD 단백질은 또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골라내어 분해·재활용하는 과정인 미토파지(mitophagy)를 촉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 결과 미토콘드리아가 광범위하게 파괴되어 면역계의 항바이러스 반응이 약화하고 폐 손상이 심해졌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생산과 면역에 필요한 인터페론 유도에 필수적이다. ApoD가 이를 손상시킴으로써 감염 시 바이러스 증식과 폐 손상이 심화하는 것이다.이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봤다.ApoD 생성을 억제한 노령 생쥐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A형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에도 폐 손상이 줄고 생존율이 높아졌다. 아울러 노화 생쥐의 폐에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 약물 ABT-263을 투여했을 때 ApoD 수치가 낮아지고, 독감 감염으로 인한 폐 손상이 완화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따라서 ApoD 억제를 목표로 삼으면 노인의 심각한 독감 감염을 예방하거나 감염 후 중증도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연구진은 아직 임상시험을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세놀리틱 화합물, 미토파지 억제제, 혹은 ApoD 조절 약물이 노인 독감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임상 연구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 교수는 “ApoD 억제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를 통해 노인 독감 환자의 감염 중증도를 개선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65세 이상 성인은 체중이 비의도적으로 1년에 5% 이상 감소하거나 변동(빠졌다 찌거나 그 반대의 경우)하는 경우 인지 기능 저하가 떠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4300명 이상의 고령자를 11년 동안 추적관찰 했다. 체중·체질량지수(BMI)·허리둘레와 인지 기능(기억력, 방향 감각, 사고 능력 등)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체중·BMI·허리둘레의 변동성이 큰 사람일수록 인지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연구개요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전국 노인 건강 및 노화 추세 연구(National Health and Aging Trends Study)’ 참가자 4304명을 체중 변동 폭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살펴봤다.체중 변동이 거의 없는 사람은 인지 저하 속도가 가장 느렸다. 반면 변동이 큰 사람은 2~4배 더 빠른 인지 저하를 보였다. 이 결과는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변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체중을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노년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체중 변동 폭 클수록 인지 저하 속도 더 빨라교신저자인 무지 나(Muzi Na)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영양과학과 부교수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분석 방식을 적용했는데, 어느 방법으로 보더라도 결론은 명확했다. 체중이 해마다 많이 변동할수록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빨라졌다”며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인지 능력이 점차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체중 변동 폭이 클수록 인지 기능이 훨씬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또 다른 분석에서는 체중의 5% 이상 감소 또는 체중이 5% 이상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는 체중 사이클링 모두 인지 저하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체중이 늘어난 고령자는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인지 저하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고령자에게 체중 증가가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체중 증가, 안정적 유지 그룹과 인지 저하 비슷…하지만 권장하지는 않아나 교수는 “중년기의 비만은 나이가 더 들었을 때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잘 알려진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노년기 비만이 오히려 인지 기능을 늦출 수 있다는 ‘비만 역설(obesity paradox)’ 이론이 있다. 나 교수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의 근육량 감소와 지방 증가 사이에는 복잡한 상호 작용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체중 증가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중요한 점은 체중 감소가 의도적인 다이어트의 결과인지, 아니면 건강 문제로 인한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노년기에 갑작스럽게 몸무게가 줄면 기저 질환이나 건강 악화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만 또는 과체중 고령자가 의도적으로 체중을 줄였다면 인지 기능에 긍정적 영향이 가능하다고 연구자들은 짚었다.집에서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차림으로 체중 재야 정확연구진은 고령자들이 집에서 일관된 방식으로 체중을 측정할 것을 권장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온 후 식사를 하기 전 같은 옷차림으로 체중을 재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꾸준히 기록하면 체중 변화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의사와 상의할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경찰 공무원 채용 시험, 육군 특급전사 선발에서 팔굽혀펴기(푸시업)는 필수 체력 평가 항목 중 하나다. 팔굽혀펴기는 몸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측정하는 잣대로 사용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운동일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그렇다”이다.미국 메이요 클리닉 헬스 시스템(Mayo Clinic Health System)의 스포츠의학 연구 책임자인 앤드루 재김(Andrew Jagim) 박사는 “내 생각에 팔굽혀펴기는 피트니스에서 가장 저평가 된 동작 중 하나”라며 “단순해 보이기 때문에 종종 무시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상체 근력뿐 아니라 자세, 코어 컨트롤(코어 근육을 제대로 활성화하고 유지하여 몸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능력), 전반적인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팔굽혀펴기는 개인의 전반적인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건강관리 업체 얼티메이트 퍼포먼스(Ultimate Performance)의 최고 경험 책임자이자 퍼스널 트레이너인 마크 보해넌(Mark Bohannon)은 “누군가 팔굽혀펴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그 사람의 전반적인 움직임의 질을 말해준다”라고 같은 매체에서 설명한다.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팔굽혀펴기 제대로 하는 방법팔굽혀펴기는 언뜻 보면 상체운동이지만 사실상 전신운동이다.플랭크 자세(팔꿈치를 펴고 손과 발끝으로 버티는 자세)에서 시작한다. 손은 어깨 너비보다 약간 넓게 두고, 손가락은 벌리고 앞으로 향하게 한다. 발은 넓게 벌리면 더 안정적이고, 좁게 모을수록 난도가 높아진다. 이 자세에서는 가슴, 어깨, 팔 근육뿐 아니라 코어와 엉덩이 근육까지 활성화된다. 보해넌 트레이너는 “팔굽혀펴기는 전신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운동”이라고 설명한다.상체를 천천히 내려 바닥에 거의 닿을 때까지 낮추고, 팔꿈치는 45도 각도를 유지한다. 그다음 다시 몸을 밀어 올린다. 보해넌 트레이너는 “팔굽혀펴기를 움직이는 플랭크라고 생각하라”며 “머리끝부터 발뒤꿈치까지 몸이 일직선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많은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가장 흔한 실수는 몸의 일직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재김 박사는 “엉덩이를 처지게 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자주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막으려면 코어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마치 누군가 배를 때리려 할 때처럼 복부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조여 몸의 중심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또 다른 실수는 동작을 빠르게 대충하는 것이다. 재김 박사는 “몸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채 급하게 반복하거나, 그냥 바닥으로 내려갔다고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동작을 빠르게 한다고 해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몸을 제어한 상태에서 천천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근육을 최대한 활용하고, (근육의) 긴장 시간을 늘리며,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제대로 된 동작 익히기보해넌 트레이너는 고객들과 팔굽혀펴기를 해보면 종종 ‘시작 단계’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즉, 난도를 낮춰서 올바를 자세를 먼저 익히게 하는 것이다.처음 시작한다면 벽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벽에서 팔 길이만큼 떨어져 서서 벽에 손을 짚고 팔굽혀펴기를 한다. 이 때도 몸은 일직선을 유지하고, 코어에 힘을 주며, 엉덩이를 조이고, 팔꿈치를 45도 각도로 굽혀야 한다. 익숙해지면 벤치에 손을 대고 하거나, 무릎을 바닥에 대고 하는 방식으로 점차 난도를 높일 수 있다.근육 키우기 위한 이상적인 개수또 다른 피트니스 전문가인 에버니저 사뮤엘(Ebenezer Samuel)은 성인 남성 기준 올바른 자세로 25~30개의 팔굽혀펴기가 근육을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구간이라고 멘즈헬스(Men’s Health)에 말했다.그는 “반드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가슴이 바닥에서 2~3cm 남을 때까지 완전히 내려가고, 1초간 멈춘 뒤, 팔을 완전히 펴서 잠시 고정하는 방식으로 매 동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렇게 해서 25~30회를 올바른 자세로 3세트 소화할 수 있게 되면, 그때는 반복 횟수를 늘리기보다 중량 조끼를 입는 등 부하를 추가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조깅 열풍이 거세다. 저녁 산책로는 걷는 사람을 피해 빠르게 달려가는 러너를 쉽게 볼 수 있다. 중량 조끼를 입은 주자도 많다. 최근 몇 년 사이 중량 조끼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몸무게에 몇 킬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체중 감량과 근력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몸에 하중을 더하면 칼로리 소모가 커지고, 걷기나 조깅 같은 활동을 할 때 근육에 더 큰 저항을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주된 이점”이라고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벤저민 고든 조교수(응용생리학·운동학)가 학교 홈페이지에서 밝혔다.시장조사업체 QY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중량조끼 시장은 2024년 1억 9900만 달러(2768억 원)에서 2031년 3억 1300만 달러(4354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중량 조끼는 원래 군대와 운동선수들의 훈련에서 근력과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던 것이 일반에 퍼졌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중년 여성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중량 조끼로 골다공증 예방?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와 중량이 줄어든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골다골증 위험이 크다. 운동이 뼈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웨이크포레스트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운동 시 중량 조끼를 착용하더라도 체중 감소에 따른 뼈 손실을 막아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은 일반적으로 심혈관계 및 관절 건강 증진을 위해 권장되지만, 동시에 뼈 손실을 유발하여 삶의 질과 수명을 저하시킬 수 있는 골절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평균 66세의 비만 고령자 150명을 세 그룹(체중 감량만, 감량+무게 조끼 착용, 감량+저항 운동)으로 분류한 뒤, 체중감량에 따른 뼈 손실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세 그룹 모두 비슷한 수준의 고관절 골밀도 감소를 보였다.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틴 비버스 교수(노인의학)는 “체중 감량으로 줄어든 무게를 외부에서 보완하거나, 운동을 통해 기계적 부하를 늘리면 뼈를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연구결과는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밝혔다.관절 부담과 부상 위험 고려해야뼈 건강만 생각하면 중량 조끼를 굳이 착용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든 교수는 걷기나 조깅처럼 반복 동작을 수천에서 수만 보 수행할 때 관절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추가 하중이 근육에는 자극이 되지만, 동시에 무릎·척추 같은 관절에는 부하를 준다.”특히 비만, 관절염, 대사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이미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중량 조끼가 오히려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그렇다고 중량 조끼를 착용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어떻게 활용할까?앞서 밝혔듯 중량 조끼 착용이 체중 감량, 근력 강화 등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앞선 몇몇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뼈와 관절이 튼튼한 경우 걷기, 하이킹,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력 운동도 병행하고 싶은 경우에는 중량 조끼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팔굽혀펴기, 풀업, 점프 스쿼트, 런지 같은 근력 운동을 할 때도 더 큰 힘과 폭발력을 발휘하게 만들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처음 시작할 경우 몸이 적응하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야 한다.전문가들은 체중의 5~10% 수준으로 시작하고, 처음에는 10분 정도만 착용한 뒤 점진적으로 시간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또한 운동 후 스트레칭 시에는 조끼를 벗어야 한다고 덧붙였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최근 육류를 즐기는 ‘고기 러버’들을 설레게 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암 사망률이 낮다는 것이다.이는 기존 연구들과 완전히 배치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등 붉은 고기(적색육)를 발암 추정 물질(2A군)로, 이를 재료로 만든 소시지, 햄,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을 확정적 발암 물질(1군)로 분류한다. 이러한 평가는 적색육·가공육과 대장암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을 근거로 삼았다.그러나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의 새로운 연구는 기존 결과들을 뒤집는다. 동물성 단백질이 암 사망을 유발하기보다는 되레 암 사망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새롭게 제시된 ‘과학적 근거’를 철석같이 믿고 정육점으로 달려가기엔 이르다. 이번 연구는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다.영국 킹스턴 대학교의 암생물학·임상생화학자 아메드 엘베디위 부교수와 유전학·분자생물학자인 나딘 웨히다 부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쓴 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적색육을 따로 탐구한 것이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 전체를 분석했다. 적색육뿐만 아니라 닭고기나 오리고기 같은 가금류, 생선, 달걀, 유제품까지 폭넓게 포함했다.이는 중요한 차이다. 특히 고등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은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동물성 단백질의 암 예방 효과는 적색육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기 보다는 생선이나 일부 유제품의 긍정적인 영향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두 교수는 지적했다.유제품도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일부 연구에서는 대장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혼재된 증거는 동물성 단백질이라는 포괄적 범주가 식품 유형 간 중요한 차이를 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이번 연구는 미국 소고기 산업의 주요 로비 단체인 전미 소고기생산자협회(National Cattlemen‘s Beef Association)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소고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구 방향을 잡았을 수도 있다. 또한 특정 암 유형을 구분해 살펴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보호 효과가 전체적으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특정 암에 국한되는지를 알 수 없다. 참고로 2021년 유럽 역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적색 육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결장암, 직장암, 폐암, 간세포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한 가지 더. 맥마스터대 연구에선 가공육과 비가공육을 구분하지 않았다. 앞서 수행한 수많은 연구에서 둘을 구분해 분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게 입증됐다. 가공육은 일관되게 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신선한 고기는 그렇지 않았다.핵심은 절제와 균형이다. 만약 이번 연구가 사실로 입증되더라도, 적색육 과다 섭취가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해 동·식물성 단백질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적색육을 예로 들면, 단백질이 풍부해 근육 형성과 신체 활동 후 근육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울러 근육 합성과 회복에 필요한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또한 신체 건강에 중요한 크레아틴, 비타민 B, 아연, 철분도 함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맛있다.적당히 먹으면 당연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세계 암 연구기금(WCRF)은 붉은 고기를 일주일에 350~500그램(조리 후 무게)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가공육은 피하는 게 최선이며, 먹는다면 최소량만 먹으라고 조언한다.이번 연구는 ‘고기 논쟁’의 새로운 논거를 추가했지만 최종 결론은 아니다.동·식물에서 유래한 다양한 단백질, 충분한 채소와 과일, 최소한의 가공식품으로 차린 식탁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가장 건강한 식사 습관이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초미세먼지(PM2.5)가 알츠하이머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루이소체 치매(Lewy body dementia)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루이소체 치매는 뇌 속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 잘못 접혀 비정상적으로 뭉친 ‘루이소체(Lewy bodies)’가 신경세포를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이 단백질 응집체는 뇌 전체로 퍼져 치명적 손상을 일으킨다.초미세먼지와 치매의 연결고리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을 의미) 이하인 미세 입자로 머리카락 굵기(약 70㎛)의 30분의 1 수준이다. PM2.5는 산업 활동, 차량 배기가스, 산불, 땔감용 나무 연소 과정 등에서 발생한다. 폐 깊숙이 흡입 돼 혈류를 타고 뇌를 포함에 여러 장기로 이동할 수 있다.연구진은 2000~2014년 미국 내 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 5650만 명의 병원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PM2.5 농도가 사분위수 범위(IQR)만큼 상승할 때마다 파킨슨병성 치매 위험은 17%, 루이소체 치매 위험은 1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성 단백질 덩어리와 무관한 다른 뇌 질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동물 실험에서 인과관계 확인생물학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정상 쥐와 알파-시누클레인을 만들 수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쥐를 대상으로 10개월간 격일로 PM2.5에 노출시켰다. 정상 쥐는 뇌 위축과 인지 저하를 보였지만, 해당 단백질이 없는 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추가 실험에서 조기 발병 파킨슨병과 연관된 인간 유전자 변이(hA53T)를 가진 쥐를 PM2.5에 5개월간 노출했을 때, 공격적이고 독성이 강한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가 형성되었으며,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이는 자연 노화로 형성되는 단백질 뭉치와 물리적·화학적으로 뚜렷하게 구별되는 병리적 형태였다.초미세먼지의 발생 지역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유럽, 미국에서 각각 채취한 PM2.5 샘플을 쥐에게 노출시킨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발생 장소와 무관하게 PM2.5 그 자체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깨끗한 공기가 곧 뇌 건강 정책”연구를 이끈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마오 샤오보(Xiaobo Mao) 교수는 “쥐를 PM2.5에 노출했을 때 인간 루이소체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독성 단백질 응집체가 나타났다”며, “이는 대기오염이 신경퇴행성 질환을 직접 촉발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공동 저자인 같은 학교 테드 도슨(Ted Dawson) 교수도 “대기오염이 루이소체 치매의 중요한 촉진 요인임이 분명하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진은 “치매의 위험 요인인 유전이나 나이는 바꿀 수 없지만, 대기오염은 줄일 수 있다”며 “깨끗한 공기 정책이 곧 뇌 건강 정책”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에는 존스홉킨스 외에, 하버드, 컬럼비아, 조지아공대 등에서 총 43명의 학자가 참여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흔히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한다. 얼굴은 머리 모양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머리카락은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요소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자신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그런데 우리가 평소 즐겨 마시는 두 가지 음료가 탈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포르투갈 포르투 대학교(Universidade do Porto) 연구자들이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모발 건강은 영양가 있는 식단에서 시작한다.연구자들은 7세에서 77세 사이의 6만 1000여명(대부분 여성)을 대상으로 한 17건의 관련 연구를 체계적 문헌 고찰 방식으로 분석했다. 가당 음료와 술, 탈모 부르는 ‘나쁜’ 음료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와 같은 당분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알코올 섭취는 탈모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가당 음료의 경우 주당 3500㎖ 이상, 즉 350㎖ 캔 10개가 넘어가면 문제가 됐다.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당이 풍부한 가공식품 섭취가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당분이 많은 음료와 간식은 두피의 천연 유분인 피지 생성을 촉진한다. 일반적으로 피지는 두피를 보호하고 보습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다 섭취 시 모공을 막고 박테리아의 번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염증과 자극을 유발하여 모낭을 손상하고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남성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알코올도 탈모와 조기 백발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는 체내 수분을 빼앗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며, 호르몬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이는 모발 건강을 저해하는 요소다. 알코올은 또한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이는 모낭을 손상하고 멜라닌 생성을 교란해 윤기 나고 검던 머리카락을 푸석하고 허옇게 만든다.잦은 음주습관을 가졌거나 평소 달달한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면 머리숱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을 겪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비타민 D·철분·단백질, 머리카락의 든든한 보호막반대로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은 탈모 예방과 모발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비타민 D: 5건의 연구에서 비타민 D 수치가 높을수록 탈모의 심각성이 줄고,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는 면역 반응과 모낭 주기 조절에 관여하며, 부족할 경우 원형탈모나 남성형 탈모와 관련이 있다.철분: 혈액 내 적혈구에 들어있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 생성을 촉진해 모낭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한 연구에서는 철분 보충제가 탈모 여성의 모발 성장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단백질: 모발의 주성분인 케라틴 합성에 직접적으로 필요하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머리카락 굵기와 색소가 줄어들 수 있다.건강한 모발을 위한 생활 습관머리카락은 단순히 좋은 샴푸나 모발 케어 제품을 쓴다고 지켜지지 않는다.살코기, 생선, 달걀, 콩류, 십자화과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사’, 술과 단 음료 섭취를 최소화하는 ‘나쁜 습관 줄이기’, 비타민 D, 철분 등의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의사의 진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보충제 활용’ 등 전반적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만약 식단을 바꾸고 보충제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탈모 증상이 시작됐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치료 방법에는 약물, 영양 보충제, 레이저 요법,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 치료 등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모발 이식도 고려할 수 있다.전문의들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결과가 좋다고 조언한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일부 인공 감미료가 사고력과 기억력을 저하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는 7가지 저칼로리 및 무(제로)칼로리 감미료를 조사했다. 이들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인지 능력이 62% 더 빨리 감소했는데, 이는 1.6년 더 빠른 노화에 해당한다.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조사한 인공 감미료는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 칼륨,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소르비톨, 타가토스이다. 주로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요거트, 저칼로리 디저트와 같은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설탕 대체물이다.인공 감미료가 제2형 당뇨병, 암, 심장질환, 우울증, 치매와 같은 질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기존 연구결과가 있다. 이번 논문은 이러한 위험 목록에 인지 능력 저하를 추가한다.연구개요연구진은 35세 이상 브라질 공무원 1만2772명(평균 연령 52세)을 대상으로 7가지 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을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 참가자들은 지난 1년간 섭취한 음식과 음료의 양을 자세히 기록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총 3차례 언어 유창성 및 단어 기억력, 처리 속도 등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았다.참가자들은 감미료 섭취량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가장 적게 먹은 그룹은 하루 평균 20㎎, 평균은 66㎎,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191㎎으로 나타났다. 아스파탐의 경우, 국내 시판 코카콜라 제로 355㎖ 캔 제품에 85㎎이 들어 있다. 하루 2캔을 마시면 최다 섭취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결과나이, 성별,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 다른 위험 요인을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인공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전체 사고력·기억력 저하 속도가 62% 더 빨랐다. 이는 노화가 1.6년 더 진행 된 것과 같다. 중간 섭취 그룹은 저하 속도가 35% 더 빨랐으며, 이는 1.3년의 노화에 해당한다. 연령별로 분석했을 때, 60세 미만에서 감미료를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언어 유창성과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빨랐다. 그러나 60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중년층의 인공감미료 섭취를 줄이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개별 감미료를 살펴보면, 아스파탐, 사카린, 아세설팜 칼륨, 에리스리톨, 소르비톨, 자일리톨 섭취는 특히 기억력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 반면, 타가토스 섭취와 인지 저하 사이에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의과대학 클라우디아 키미에 수에모투 부교수(노인의학)는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 감미료는 종종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특정 감미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당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더욱 심각당뇨병 환자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를 위해 설탕의 대안으로 인공 감미료를 선호하는 편이다. 당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욱 두드러진 것은 더 많은 인공 감미료 섭취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수에모투 박사는“당뇨병 환자는 인공 감미료를 설탕 대체물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 알츠하이머병 및 혈관성 치매와 관련된 인지 기능 저하의 강력한 위험 요인이며, 이로 인해 뇌가 유해한 노출에 더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사과소스, 꿀, 메이플 시럽, 코코넛 설탕과 같은 다른 정제 설탕 대체물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지도 탐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다만 이번 연구는 일부 인공 감미료 섭취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었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국제감미료協 “관찰 연구일 뿐, 인과 관계 입증 못해” 반박국제감미료협회(ISA)는 인공 감미료가 안전하다는 확립된 과학적 합의가 있다며 반박했다.ISA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단순히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줄 수 있는 관찰 연구이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며 “감미료 섭취와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났다고 해서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가디언, 메디컬익스프레스, CNN 참조)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휴대전화 비사용자에 비해 치질(치핵) 위험이 거의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고, 이로 인해 항문과 직장 부위의 정맥이 부풀어 올라 통증과 출혈을 유발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치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연구진은 45세 이상의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식단, 운동, 배변 습관에 관한 설문조사 후 대장 내시경을 통해 치질 여부를 평가했다. 참가자들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가져갔는지, 그리고 화장실에서 어떤 앱을 사용했는지 알아보는 추가 질문을 설문에 포함시켰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답했으며, 대부분은 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이용했다. 노화, 신체 활동 부족, 식이섬유 부족 등 치질의 일반적인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질 발생 위험이 46% 더 높았다.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화장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의 3분의 1 이상(37%)이 5분 이상 머무는 반면, 비사용자들은 이 비율이 7.1%에 불과했다.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변을 볼 때 힘을 주는 행동은 치질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 스마트폰 사용이 화장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로 인해 항문 조직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결국 치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치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64만 명이 치질로 병원을 찾는다.교신저자인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소화기 내과)는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지 말고, 배변을 몇 분 안에 끝내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5분 안에 배변이 이뤄지지 않으면 화장실 밖으로 나가 다른 일을 하다가 신호가 오면 다시 시도하라는 것이다.파스리차 박사는 또한 “스마트폰 앱은 오래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배변 중 스마트폰에 몰입해 의도치 않게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생기면 치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배변할 때 스마트폰을 화장실 밖에 두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습관”이라고 덧붙였다.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 3일(현지시각) 게재됐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여행 중 멀미가 날 때 약 없이도 증상을 절반 가까일 줄일 수 있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비결은 바로 음악이다. 하지만 선곡을 잘 해야 한다. 어떤 음악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국제 학술지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멀미는 많은 사람의 여행 경험을 심각하게 저해하며, 기존의 약물 치료는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음악은 비침습적이고 저렴하며 개인 맞춤형 중재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멀미는 왜 날까?멀미의 원인은 다양하다. 차 안에서 책이나 태블릿 휴대폰 사용, 구불구불한 길, 환기 부족으로 인한 실내 공기 오염, 전기차의 즉각적인 토크 반응과 회생제동 등이 꼽힌다.멀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혹시 멀미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한다. 긴장감 자체가 신체 반응을 유발해 실제로 멀미가 더 빨리 찾아 올 수 있다. 음악은 긴장을 풀어주기에 연구진은 이를 멀미 증세의 대응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기로 했다.연구진은 특별히 조정한 운전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30명의 참가자들에게 멀미를 유발한 뒤, 회복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들려줬다. 뇌파 측정 장치(EEG)와 머신 러닝 기법을 결합하여 참가자들의 뇌 상태를 분석했다.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까?그 결과 즐거운 음악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멀미 증상을 57.3% 줄여 준 것. 이어서 감미로운(부드러운) 음악이 56.7%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열정적인 음악은 멀미 증상을 48.3% 줄였다. 반면 슬픈 음악은 아무 것도 듣지 않은 대조군보다 오히려 효과가 떨어졌다. 대조군은 휴식 후 멀미 증상이 43.3% 감소한 반면, 슬픈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40%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행 중 멀미 증상이 나타날 땐 즐겁거나 부드러운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음악 종류별 효과 제각각잔잔한(감미로운) 음악은 멀미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긴장을 풀어줘 증상을 완화시키며, 즐거운 음악은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해 주의를 분산시킴으로써 멀미를 줄이는 반면, 슬픈 음악은 정서적 공명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켜 되레 불편 감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아울러 차량으로 인한 멀미뿐만 아니라 항공기가 선박 여행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충칭 대학교, 시난 대학교, 육군 의과대학 등 중국 과학자들이 수행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양극성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자살이나 약물(처방약, 마약, 알코올 포함) 과용보다 더 많이 생명을 앗아가는 숨은 위협에 직면해 있다. 바로 심장과 혈관 질환이다. 정신적 건강 이상을 겪는 성인은 심혈관 문제로 인해 동년배보다 기대수명이 10~20년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국제 학술지 에 실린 국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심장질환 위험을 72% 높이고, 조현병은 이를 거의 두 배인 95%까지 끌어올린다. 양극성 장애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57%,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을 61% 증가시키며, 불안장애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41% 높인다.이처럼 높은 심혈관 질환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신 질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심혈관 치료를 받을 기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자들은 정신 건강 문제와 심혈관 질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한다.정신 건강 질환은 흡연율 증가, 신체활동 감소, 불균형한 식습관 같은 심장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유발한다. 생물학적으론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이들 질환과 관련된 만성 스트레스는 염증 증가, 혈압 상승, 불규칙한 심장 박동, 인슐린 처리 장애 등 신체에 해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반대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사건을 겪으면 전에 없던 정신 건강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즉, 심장과 마음은 양방향 관계에 있는 것이다.이 관계가 역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살펴보면, 심혈관 질환 환자의 약 18%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심근경색 같은 급성 사건 이후에는 그 수치가 28%로 높아진다. 뇌졸중 생존자의 4명 중 거의 1명이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겪으며, 심장마비 생존자의 약 12%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는다.이에 연구자들은 정신 건강과 심혈관 질환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16세 미만 청소년이 상점, 식당, 카페, 자판기, 온라인에서 레드불이나 몬스터, 프라임과 같은 에너지 음료를 구매하지 못하게 막는 새로운 법이 영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비만을 부추기고, 수면 장애를 일으키며,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대상은 리터당 150㎎이상의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다.BBC와 가디언의 2일(현지시각) 보도를 종합하면, 새로운 법안은 작년 총선에서 집권 노동당이 내건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웨스 스트리팅(Wes Streeting) 보건부 장관은 “아이들이 매일 더블 에스프레소 한 잔에 해당하는 카페인을 섭취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학교 공부를 잘 해낼 수 있겠는가?”라며 “에너지 음료는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 집중력, 아이들의 전반적 웰빙을 해치고, 고당도 제품은 치아 건강을 해치며 비만을 유발한다”라고 지적했다.영국 어린이의 최대 3분의 1이 매주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인기 음료에는 커피 두 잔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다.예를 들어, 레드불 250㎖ 캔에는 카페인이 80㎎ 들어 있는데, 이는 에스프레소 한 잔이나 콜라 두 캔과 동일하다.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이어트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나 차, 커피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향후 12주간 공청회를 열어 보건·교육 전문가, 일반 소비자, 소매업자 및 제조업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다만 판매 금지법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불분명하다. 정부는 1990년 식품안전법(Food Safety Act)에 따른 하위 입법을 통해 판매 금지를 추진할 예정이다.앞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은 지난 2018년부터 자율적으로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에너지 음료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소규모 편의점 등에선 여전히 구매가 가능하다.에너지 음료가 유발하는 위험성과 수업 방해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교사들은 아침 등굣길에 에너지 음료를 마신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고 우려했다.한 교사는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며, 단지 ‘멋있다’는 이유로 에너지 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는 “에너지 음료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더 시끄럽고 산만해 진다”고 토로했다.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부정맥, 심하면 발작까지 일어날 수 있다. 두통이나 수면 장애와도 관련이 있으며 드물지만 과잉 섭취로 인한 사망 사례도 있다.전문가들은 청소년은 체격이 작고 뇌가 아직 발달 중이기 때문에 카페인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400㎎(인스턴트커피 약 4잔, 홍차 5잔 수준)지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에너지 음료는 치아 건강도 위협한다.영국치과협회(BDA)는 제로·저당 에너지 음료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디 크라우치(Eddie Crouch) 협회장은 “습관을 만들고, 산도가 높으며, 설탕 20스푼에 달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은 아이들의 식단에 포함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줄곧 바른생활을 하던 ’착한‘ 사람이 난데없이 성희롱, 교통법규 위반, 절도, 타인이나 동물에 대한 위해와 같은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이면 치매의 초기 증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리면 행동, 성격, 인지 변화가 일어나 사회적·법적 규범을 위반하기 쉬우며, 이러한 행동이 질환의 첫 번째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다.독일 라이프치히 막스플랑크 인간 인지·뇌과학연구소(MPI CBS) 연구자들은 독일, 스웨덴, 핀란드,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수행한 14편의 연구(총 23만 6360명 대상)를 새롭게 메타분석 해 국제 학술지 에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인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이 더 잦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점차 줄어들어 결국에는 일반 인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이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생을 반듯하게 살아온 사람이 중년기에 처음으로 범죄적 위험 행동을 저질렀다면, 이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치매 발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범죄적 위험행동의 발생률은 치매의 종류에 따라 달랐다.행동변이형 전·측두엽 치매에서 가장 높았으며(50% 이상), 이어 원발진행성 실어증(40%)에서 높게 나타났다. 혈관성 치매와 헌틴턴병에서는 15%, 알츠하이머병은 10%로 비교적 낮았다. 치매와 성격이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10% 미만으로 가장 낮았다.“전·측두엽 치매에서의 범죄적 위험 행동은 질환 자체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평생 처음으로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였으며, 이전에는 범죄 기록이 전혀 없었다”라고 제1저자 마티아스 슈뢰터 박사가 설명했다.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장애, 방향감각 소실보다 성격변화와 행동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슈뢰터 박사는 “전·측두엽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에서는 진단 전 초기 단계, 예를 들어 경미한 행동장애나 인지장애 시기에 일반 인구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이 더 많이 나타나지만, 진단 이후에는 일반 인구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이는 비율이 높았다. 진단 이후 전·측두엽 치매 환자에선 남성이 여성의 4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선 남성이 7배 더 높은 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였다”라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범죄 행동과 관련된 뇌의 변화를 추가로 연구해 다른 학술지 에 발표했다.범죄적 위험 행동을 보인 환자들은 측두엽의 위축이 더 심했는데, 이는 억제력 상실(disinhibition), 다시 말해 정상적인 자제력이나 억제력이 사라져 충동, 감정, 행동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 한다고 연구진은 짚었다.억제력 상실은 결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충동적 행동이나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슈뢰터 박사는 주목할 만한 발견이지만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치매 환자에 대한 낙인을 더욱 심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위반 행위는 가벼운 수준이었다. 신체적 폭력이나 공격 행동도 일부 보고됐지만 주로 품위 손상 행위, 교통법규 위반, 절도, 기물 파손 등이었다.” 첫번째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전 세계 30세~79세 성인 약 12억 8000만 명이 앓고 있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연하게도 혈압을 낮춰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 떨어뜨려야 환자에게 최선을 결과를 가져오느냐다.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게재된 대규모 분석 연구는 수축기 혈압을 120~130mmHg 미만으로 낮추는 집중 조절이 140mmHg 전후를 목표로 하는 표준 치료보다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약 8만 여명(아시아인 82.6%·중위연령 64세)을 대상으로 한 6개의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에서, 집중 조절군은 주요 심혈관 사건이 더 적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작용 위험도 따른다. 연구에 따르면 집중 조절군은 어지럼증, 실신, 신장 기능 저하, 부정맥 등 이상 반응이 표준 치료군보다 더 많이 나타났다.따라서 혈압을 더 낮추는 것이 주요 이익은 크지만 모든 환자에게 무조건 혈압을 강하게 낮추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연구자들은 지적한다.집중 조절과 표준 치료의 차이는 명확하다.표준 치료는 약물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축기 혈압을 140mmHg(고령자의 경우 1500mmHg)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심혈관 예방 효과는 크지 않다.반면 집중 조절은 수축기 혈압을 120~130mmHg 미만으로 낮추는 적극적 치료법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는 크지만 부작용 위험이 따라 온다.이번 연구 결과는 혈압을 얼마나 낮추는 게 적절한가를 두고 의사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이 벌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한 쪽에선 “특히 고령층의 경우 혈압을 과도하게 낮추면 어지럼증과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더 크므로 적극적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혈압은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조용히 혈관과 장기를 망가뜨린다. 그래서 진단 직후부터 적절한 치료 목표를 세우는 것이 환자의 건강과 직결된다.선양 중국의과대학 부속 제1병원 연구진은 신장 관련 이상 반응을 고려하더라도 적극적 혈압 조절이 ‘순이익’이 있다고 결론지었다.다만 임상의들에게 “과잉치료와 과소치료를 모두 피하면서 환자 개인의 나이, 동반질환, 낙상 위험 등을 세심하게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하루 8시간 내에 식사를 끝내는 간헐적 단식(시간제한 식사로도 부름)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35%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과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근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식이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8시간 동안 먹고 나머지 16시간 동안 굶는 ‘16:8’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국 성인 1만9000명을 8년 간 추적관찰 한 대규모 연구결과, 하루에 먹는 시간을 8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사람들은 하루 12~14시간에 걸쳐 식사하는 사람들보다 심장병·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이러한 위험 증가는 인종, 사회경제적 배경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흡연자, 당뇨병 환자, 기존 심장 질환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식사시간 제한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의 위험성을 시사한다.전체 사망 위험과는 무관 …심혈관 사망 위험만 높여다만 암을 포함해 다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는 무관했다. 단지 심장과 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만 크게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관찰연구라는 한계 탓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순 없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이 강력하기에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라는 일반적인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기엔 충분하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중국 상하이 교통 대학교 의학원 종원저 교수는 “식단은 당뇨와 심장병의 주요 원인이므로 심혈관 사망과의 연관성은 예상할 수 있다. 다만 하루 8시간 이하의 짧은 식사시간 습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심혈관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는 매우 예상 밖이었다”고 BBC에 말했다.앞서 수행한 수개월~1년 정도의 다른 단기 연구에선 ‘시간제한 식사가 심장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에 실린 이번 연구는 이를 완전히 뒤집는다.논문과 함께 실린 전문가 논평에서 저명한 내분비 학자 아누프 미스라 박사는 간헐적 단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짚었다.간헐적 단식의 장점과 단점장점은 체중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 혈압·지질 개신, 일부 항염 효과, 혈당 관리에 도움 등이다.반면 단점은 영양 결핍, 콜레스테롤 증가, 과도한 허기, 짜증, 두통, 장기적 지속 어려움이 대표적이다.간헐적 단식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인 사람도 있다.미스라 박사는 “당뇨 환자는 혈당이 위험하게 떨어질 수 있고, 식사 시간에 오히려 정크푸드를 몰아 먹을 위험도 있다”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장기적인 단식이 오히려 허약함을 악화하거나 근육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간헐적 단식의 위험성을 지적한 연구는 전에도 있었다. 2020년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내과학(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3개월 간 엄격하게 진행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체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무기력, 허기, 탈수, 두통, 집중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만능 해법’이 아님을 강조한다.종 교수는 BBC에 “심장병이나 당뇨병 환자라면 ‘16:8’ 간헐적 단식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증거로 보면, 언제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적어도 심혈관 질환 예방이나 장수 목적이라면 8시간 이하 식습관을 장기간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식사시간보다 무엇을 먹을지가 더 중요”정리하면, ‘간헐적 단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맞는 옷’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 생활방식, 그리고 위험 요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찜찜하다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먹는 시간보다는 접시에 담는 음식에 더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관련 연구논문 주소: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