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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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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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방불케 하는 전당대회… 美 대선 판세 뒤흔드는 ★들[글로벌 포커스]

    《美대선 판세 흔드는 ‘할리우드 스타들’미국 대선에선 ‘할리우드 스타들’의 움직임도 주목받는다. 유명 연예인들이 대선 후보와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문화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미 대선의 ‘스타 선거운동’과 관련된 역사, 배경, 효과를 짚어봤다.》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시고니 위버, 스티븐 스필버그, 로버트 드니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앤 해서웨이, 벤 애플렉, 스칼릿 조핸슨, 비욘세와 제이Z 부부, 카녜이 웨스트, 존 보이트, 키드 록, 오프라 윈프리…. 그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특정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했거나, 전당대회에까지 참석한 쟁쟁한 스타들의 면면이다. 할리우드를 고스란히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선 때마다 유권자 역시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톱스타가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에 관심을 가진다. 미국에서 유명 연예인이 직업 정치인 못지않게 자신의 정치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문화가 생긴 건 1950년대 미국 사회를 휩쓴 반공운동 ‘매카시즘’에 대한 반발 성격이 크다.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조지프 매카시 공화당 상원의원은 “문화계의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겠다”며 진보 성향의 배우, 감독, 작가들을 대거 퇴출시키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서로를 공산주의자라고 매도하며 내부 고발에 앞장서는 ‘마녀사냥’이 횡행하기도 했다. 이 매카시즘 광풍이 끝난 1960년대부터는 오히려 그 반발로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그 대신 특정인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것도 일종의 금기로 정착됐다. 스타들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정계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정치인과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이유로 꼽힌다. 이제 미 대선과 ‘스타’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역대 대선에서 어떤 스타가 어떤 후보를 지지했고, 스타의 지지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살펴본다.● 시나트라, 민주-공화 후보 모두 지지 역사 전문 방송 히스토리채널에 따르면 미 연예인 중 처음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사람은 1920년 대선 당시 배우 겸 가수 앨 존슨이다. 1927년 개봉한 최초의 유성 영화 ‘재즈 싱어’의 주인공인 그는 공화당 소속의 워런 하딩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당시 그는 동료 배우를 모아 직접 작곡한 노래 ‘하딩, 당신은 우리를 위한 사람(Harding, You’re the Man for Us)’이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를 부르며 하딩 전 대통령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누볐다. 역시 배우 겸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으로 모두 활동하며 양당의 주요 대선 후보를 적극 지지한 특이한 경력을 보유했다. 이탈리아계로 젊은 시절 민주당원이었던 그는 민주당 소속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전무후무한 4선에 도전하던 1944년 대선 당시 수차례 지지 연설을 했다. 또한 그는 1960년 대선 때 역시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를 주도했다. 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 그러나 시나트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공화당 지지자로 변신했다. 1972년 공화당원이 됐고, 같은 해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 유세에 참여했다. 그는 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열성적 지지자였다. 시나트라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1980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공화당 전당대회 때도 참석했다. 그는 당시 “오랜 친구인 레이건의 열혈 팬이었다”며 “더 이상 민주당의 각종 자유주의적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1939년 작 ‘오즈의 마법사’의 주연을 맡아 ‘무지개 넘어(Over the Rainbow)’란 명곡을 부른 주디 갈런드 역시 1960년 대선 때 케네디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당시 그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등장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전화로 ‘무지개 넘어’를 불러줄 만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였다. ● 이스트우드는 ‘빈 의자’로 오바마 비판 2000년대 들어 톱스타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이 전당대회에 대거 등장하면서 전당대회가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8년 대선 때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 제니퍼 애니스턴,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스칼릿 조핸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같은 해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벤 애플렉, 앤 해서웨이 등이 등장했다. 또 가수 스티비 원더가 축하공연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던 201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조핸슨, 에바 롱고리아 등이 연설했다. ‘황야의 무법자’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민주당 지지 인사가 대부분인 할리우드에서 드물게 공화당을 지지해 온 인사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해 밋 롬니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연단 위에 ‘빈 의자’를 가져다 놓는 퍼포먼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연설을 통해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성과가 ‘빈 의자’처럼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퍼포먼스에도 “나는 이스트우드의 광팬”이라고 여유롭게 받아넘겼다. ● 스트립-위버 “힐러리” vs 보이트-키드 록은 “트럼프” 2016년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는 메릴 스트립, 시고니 위버 등 유명 여배우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총출동했다. 가수 케이티 페리와 레니 크래비츠, 농구 선수 카림 압둘자바 등도 대회장에 나타났다. 당시 비욘세-제이Z 부부는 대선 사흘 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겟 아웃 더 보트(Get out the vote)’ 투표 독려 공연 무대에 클린턴 후보와 같이 등장했다. 반면 최근 내한한 흑인 래퍼 카녜이 웨스트는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당시 대부분의 연예인이 일방적으로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해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후보는 승리 직후 웨스트를 자신의 뉴욕 사저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2018년에는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로도 초청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셋째 날인 21일 연사로 등장했던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가 많은 관심을 모았다. 롱고리아는 22일 연사로 나섰고 위버 등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 후보와 과거부터 친분이 많은 가수 키드 록과 린 그린우드,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등을 전당대회장에 등장시켰다. 특히 키드 록은 당시 공연을 하며 “싸우자(fight)”고 외쳐 큰 호응을 얻었다. ‘싸우자’는 전당대회 직전 유세 현장에서 피격을 당했던 트럼프 후보가 다시 일어서며 외쳤던 말로 공화당원들 사이에선 이번 대선의 주요 구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할리우드의 원로 배우이며 앤젤리나 졸리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진 존 보이트도 공화당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는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후보를 적극 지지해 왔다. 2016년과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영상 연설로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올 4월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를 바로 세우고 우리 나라를 망치는 짐승들을 제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 지지, 모금-청년층 유권자에게 효과 이 같은 스타의 지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애슐리 스필레인 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미 공영 NPR방송에 “대중은 늘 유명인과 동화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유명인의 지지 선언은 일반적으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주목도와 투표 참여도를 높인다”고 했다. 특히 후원금 모금에서 스타들은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윈프리는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2007년 9월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자택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당시 300만 달러(약 40억 원)가 모였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이기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 연예인의 지지 선언은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미 선거 당국에 따르면 2018년 중간선거 당시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권자 등록을 촉구한 지 1주일 만에 18∼24세 유권자 19만 명 이상이 등록했다. 2016년 대선 때 18∼24세 유권자가 8만8000명 등록한 것의 2배 이상이다. 2019년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투어장에 설치된 유권자 등록 부스를 통해 등록한 사람 수는 3만3000명이 넘는다. 미국은 50개 주마다 각각 정한 마감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해야 선거 당일 투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유권자 등록 기간을 놓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우선 유권자 등록부터 하라”고 호소하는 이유다.● 정치 양극화로 최근 지지 표명 ‘신중’ 다만 최근 미 정치의 양극화가 가속화하면서 스타의 특정 후보 공개 지지 움직임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일랜드계와 흑인 혼혈로 중동과 무관한 팝스타 머라이어 케리는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응했다가 반(反)이스라엘 세력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은 케리에게도 “집단학살 동조자”라는 비난 댓글을 퍼부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올해 대선에서는 아직 해리스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비판적인 젊은 팬들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후보 측도 조심스럽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당시 유명인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대선에서 패했다. 일각에선 중산층 또는 서민 유권자에겐 할리우드 스타와 대통령 부인 출신인 클린턴 전 장관 모두 ‘너무 먼 당신’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백인 노동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또한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보다 조심스럽게 ‘스타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 대신 ‘SNS 인플루언서’ 선호 이에 따라 최근 미 정계에서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대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때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200여 명을 초대해 촬영을 적극 지원했다. 전용 공간을 마련해줬고 모든 행사에 대한 무제한 접근을 허용했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이용해 영화제에서나 볼 법한 ‘파란 카펫’을 깔았고 요트 파티도 열어줬다. AFP통신은 민주당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틱톡 영상 속 전당대회는 ‘정당 행사’가 아닌 ‘축제’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우루과이계 시사 틱토커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 낙태권 활동가 데자 폭스 등 크리에이터 5명은 해리스 후보의 지지 연설자로도 나섰다. 민주당 또한 “연설자 5명의 소셜미디어 합계 추종자 수만 2400만 명이 넘는다”고 이들을 대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딸 엘라(25)가 22일 의붓어머니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할 때 입은 드레스도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였다. 드레스는 연한 하늘색 새틴과 흰색 시폰 원단을 사용해 옷만 보면 디즈니 동화 속 공주와 비슷했다. 하지만 엘라는 평소처럼 안경을 썼고 문신도 고스란히 노출해 Z세대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 드레스는 인스타그램 및 틱톡 추종자 수가 약 600만 명인 일본계 미국인 디자이너 조 안도히르시가 만들었다. 엘라와 안도히르시는 드레스 제작 과정이 담긴 쇼츠 영상 또한 여러 개 올려 젊은층의 호응을 얻었다. 패션지 인스타일은 가장 인기 있는 Z세대 디자이너와 손잡은 엘라의 선택이 젊은 유권자에게 좋은 평가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특정 인플루언서의 제안과 조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20일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의 48%가 “정치 의제를 따라잡기 위해 틱톡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50세 이상 유권자에서는 이 비율이 20%대 초반에 그쳤다. 또 18∼29세의 45%가 “틱톡이 민주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역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높았다.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를 보지 않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유권자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소셜미디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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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일러 스위프트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지지한 ‘이 후보’… 선거판 흔드는 별들

    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런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메릴 스트립, 시고니 위버, 스티븐 스필버그, 로버트 드니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앤 해서웨이, 벤 애플렉, 스칼릿 조핸슨, 비욘세와 제이Z 부부, 카녜이 웨스트, 존 보이트, 키드 록, 오프라 윈프리…. 그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특정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했거나, 전당대회에까지 참석한 쟁쟁한 스타들의 면면이다. 할리우드를 고스란히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선 때마다 유권자 역시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톱스타가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에 관심을 가진다.미국에서 유명 연예인이 직업 정치인 못지않게 자신의 정치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문화가 생긴 건 1950년대 미국 사회를 휩쓴 반공운동 ‘매카시즘’에 대한 반발 성격이 크다.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조지프 매카시 공화당 상원의원은 “문화계의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겠다”며 진보 성향의 배우, 감독, 작가들을 대거 퇴출시키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서로를 공산주의자라고 매도하며 내부 고발에 앞장서는 ‘마녀사냥’이 횡행하기도 했다.이 매카시즘 광풍이 끝난 1960년대부터는 오히려 그 반발로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그 대신 특정인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것도 일종의 금기로 정착됐다. 스타들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정계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정치인과 정당을 공개 지지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이유로 꼽힌다.이제 미 대선과 ‘스타’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역대 대선에서 어떤 스타가 어떤 후보를 지지했고, 스타의 지지가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살펴본다.● 시나트라, 민주-공화 후보 모두 지지역사 전문 방송 히스토리채널에 따르면 미 연예인 중 처음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사람은 1920년 대선 당시 배우 겸 가수 앨 존슨이다. 1927년 개봉한 최초의 유성 영화 ‘재즈 싱어’의 주인공인 그는 공화당 소속의 워런 하딩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당시 그는 동료 배우를 모아 직접 작곡한 노래 ‘하딩, 당신은 우리를 위한 사람(Harding, You‘re the Man for Us)’이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를 부르며 하딩 전 대통령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누볐다.역시 배우 겸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으로 모두 활동하며 양당의 주요 대선 후보를 적극 지지한 특이한 경력을 보유했다. 이탈리아계로 젊은 시절 민주당원이었던 그는 민주당 소속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전무후무한 4선에 도전하던 1944년 대선 당시 수 차례 지지 연설을 했다. 또한 그는 1960년 대선 때 역시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를 주도했다. 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 그러나 시나트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공화당 지지자로 변신했다. 1972년 공화당원이 됐고, 같은 해 대선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 유세에 참여했다. 그는 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열성적 지지자였다.시나트라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1980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공화당 전당대회 때도 참석했다. 그는 당시 “오랜 친구인 레이건의 열혈 팬이었다”며 “더 이상 민주당의 각종 자유주의적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그해 대선에서 승리했다.1939년작 ‘오즈의 마법사’의 주연을 맡아 ‘무지개 넘어(Over the Rainbow)’란 명곡을 부른 주디 갈런드 역시 1960년 대선 때 케네디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당시 그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등장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전화로 ‘무지개 넘어’를 불러줄 만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였다. ● 이스트우드는 ‘빈 의자’로 오바마 비판2000년대 들어 톱스타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이 전당대회에 대거 등장하면서 전당대회가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8년 대선 때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 제니퍼 애니스턴,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스칼릿 조핸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이해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벤 애플렉, 앤 해서웨이 등이 등장했다. 또 가수 스티비 원더가 축하무대를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던 201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조핸슨, 에바 롱고리아 등이 연설했다.‘황야의 무법자’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민주당 지지 인사가 대부분인 할리우드에서 드물게 공화당을 지지해 온 인사다. 그는 2012년 대선 때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해 밋 롬니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그는 연단 위에 ‘빈 의자’를 가져다 놓는 퍼포먼스로 큰 주목을 받았다. 또 연설을 통해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성과가 ‘빈 의자’처럼 아무것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퍼포먼스에도 “나는 이스트우드의 광팬”이라고 여유롭게 받아넘겼다. ● 스트립-위버 “힐러리” vs 보이트와 키드 록은 “트럼프”2016년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는 메릴 스트립, 시고니 위버 등 유명 여배우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총출동했다. 가수 케이티 페리와 레니 크래비츠, 농구 선수 카림 압둘자바 등도 대회장에 나타났다. 당시 비욘세-제이Z 부부는 대선 사흘 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겟 아웃 더 보트(Get out the vote)’ 투표 독려 공연 무대에 클린턴 후보와 같이 등장했다.반면 최근 내한한 흑인 래퍼 카녜이 웨스트는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 당시 대부분의 연예인이 일방적으로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해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후보는 승리 직후 웨스트를 자신의 뉴욕 사저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2018년에는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로도 초청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셋째 날인 21일 연사로 등장했던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가 많은 관심을 모았다. 롱고리아는 22일 연사로 나섰고 위버 등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 후보와 과거부터 친분이 많은 가수 키드 록과 린 그린우드,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등을 전당대회장에 등장시켰다. 특히 키드록은 당시 공연을 하며 “싸우자(fight)”고 외쳐 큰 호응을 얻었다. ‘싸우자’는 전당대회 직전 유세 현장에서 피격을 당했던 트럼프 후보가 다시 일어서며 외쳤던 말로 공화당원들 사이에선 이번 대선의 주요 구호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할리우드의 원로 배우이며 안젤리나 졸리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진 존 보이트도 공화당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는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후보를 적극 지지해 왔다. 2016년과 2020년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영상 연설로 트럼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올 4월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를 바로 세우고 우리 나라를 망치는 짐승들을 제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 지지, 모금-청년층 유권자에게 효과이 같은 스타의 지지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애슐리 스필레인 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미 공영 NPR방송에 “대중은 늘 유명인과 동화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유명인의 지지 선언은 일반적으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주목도와 투표 참여도를 높인다”고 했다.특히 후원금 모금에서 스타들은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윈프리는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2007년 9월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자택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위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당시 300만 달러(약 40억 원)가 모였고 오바마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이기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명 연예인의 지지 선언은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미 선거 당국에 따르면 2018년 중간선거 당시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권자 등록을 촉구한 지 1주일 만에 18~24세 유권자 19만 명 이상이 등록했다. 2016년 대선 때 18~24세 유권자가 8만8000명 등록한 것의 2배 이상이다. 2019년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투어장에 설치된 유권자 등록 부스를 통해 등록한 사람 수는 3만3000명이 넘는다.미국은 50개 주마다 각각 정한 마감일까지 유권자 등록을 해야 선거 당일 투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거 때마다 유권자 등록 기간을 놓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정치 활동에 참여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우선 유권자 등록부터 하라”고 호소하는 이유다.● 정치 양극화로 최근 지지 표명 ‘신중’다만 최근 미 정치의 양극화가 가속화하면서 스타의 특정 후보 공개 지지 움직임도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일랜드계와 흑인 혼혈로 중동과 무관한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는 지난해 1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응했다가 반(反)이스라엘 세력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은 캐리에게도 “집단학살 동조자”라는 비난 댓글을 퍼부었다.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던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올해 대선에서는 아직 해리스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비판적인 젊은 팬들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대선 후보 측도 조심스럽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당시 유명인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대선에서 패했다. 일각에선 중산층 또는 서민 유권자에겐 할리우드 스타와 대통령 부인 출신인 클린턴 전 장관 모두 ‘너무 먼 당신’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백인 노동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또한 이번 대선에서는 과거보다 조심스럽게 ‘스타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 대신 ‘SNS 인플루언서’ 선호이에 따라 최근 미 정계에서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를 대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 때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200여 명을 초대해 촬영을 적극 지원했다. 전용 공간을 마련해줬고 모든 행사에 대한 무제한 접근을 허용했다.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을 이용해 영화제에서나 볼 법한 ‘파란 카펫’을 깔았고 요트 파티도 열어줬다. AFP통신은 민주당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틱톡 영상 속 전당대회는 ‘정당 행사’가 아닌 ‘축제’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우루과이계 시사 틱토커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 낙태권 활동가 데자 폭스 등 크리에이터 5명은 해리스 후보의 지지 연설자로도 나섰다. 민주당 또한 “연설자 5명의 소셜미디어 합계 추종자 수만 2400만 명이 넘는다”고 이들을 대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해리스 후보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딸 엘라(25)가 22일 의붓어머니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할 때 입은 드레스도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였다. 드레스는 연한 하늘색 새틴과 흰색 시폰 원단을 사용해 옷만 보면 디즈니 동화 속 공주와 비슷했다. 하지만 엘라는 평소처럼 안경을 썼고 문신도 고스란히 노출해 Z세대의 면모를 과시했다.이 드레스는 인스타그램 및 틱톡 추종자 수가 약 600만 명인 일본계 미국인 디자이너 조 안도히르시가 만들었다. 엘라와 안도히르시는 드레스 제작 과정이 담긴 쇼츠 영상 또한 여러 개 올려 젊은층의 호응을 얻었다. 패션지 인스타일은 가장 인기 있는 Z세대 디자이너와 손잡은 엘라의 선택이 젊은 유권자에게 좋은 평가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정치권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특정 인플루언서의 제안과 조언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20일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8~29세 유권자의 48%가 “정치 의제를 따라잡기 위해 틱톡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50세 이상 유권자에서는 이 비율이 20%대 초반에 그쳤다. 또 18~29세의 45%가 “틱톡이 민주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역시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높았다.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를 보지 않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유권자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소셜미디어라는 분석이 나온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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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텔레그램 창업자, 온라인 성범죄 공모” 예비기소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40·사진)가 텔레그램 내 온라인 성범죄 등 각종 범죄에 공모한 혐의로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검찰에 의해 ‘예비 기소’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예비 기소란 범죄 혐의가 의심되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할 때 내려지는 준(準)기소 조치다. 피의자의 혐의를 특정하기 위한 추가 조사 뒤 정식 기소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프랑스 당국은 500만 유로(약 74억 원)의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두로프의 보석을 허가했다. 그러나 출국은 금지됐고 두로프는 향후 1주일에 2번씩 경찰에 출석해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두로프가 미성년자 성착취, 마약 밀매, 사기, 갱단의 돈세탁 등 각종 범죄에 공모한 혐의, 당국의 합법적인 정보 요청을 거부한 혐의, 공식 등록 절차 없이 암호화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 등 총 12개 혐의에 대해 예비 기소했다. 첫 번째 혐의는 최대 징역 10년 및 50만 유로의 벌금이 가능하다. 유럽연합(EU)도 텔레그램을 조사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빅테크 기업 규제를 위해 EU 내 월 이용자 수가 4500만 명 이상인 플랫폼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분류했다. 또 EU에 자사 데이터 등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9억 명이 넘는 텔레그램은 그간 EU에 이용자 수를 축소 보고해 VLOP 지정을 피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두로프의 변호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책임자라는 이유로 자신과 관련 없는 범죄 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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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밈통령’ 만든 주역, 선거캠프 Z세대 동원팀이었다

    최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밈통령(밈+부통령)’으로 만든 주역이 선거 캠프 내 ‘Z세대 동원팀’(Mobilization team)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27일(현지 시간) 전했다.최근 틱톡 등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해리스 후보를 상징하는 ‘코코넛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사진)이나 ‘브랫(brat·악동) 밈’, 그리고 해리스 후보가 호탕하게 웃는 장면을 코믹하게 편집한 쇼츠(짧은 영상) 등이 MZ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코넛 밈은 지난해 해리스 후보가 교육 지원책을 발표하며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줬던 “누구도 야자수에서 코코넛처럼 뚝 떨어진 사람은 없다”는 말을 소개한 데서 유래했다. 이 영상이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상한데 재미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브랫 밈의 경우 최근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XCX가 자신의 X에 “해리스야 말로 (자신의 노래 속) 브랫”이라고 적으며 열광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찰리의 노랫말 속에서 브랫은 가끔 실수나 반항도 하는 불안한 청년의 자화상을 가리킨다. 이러한 밈들을 통해 엄숙하고 거리감 있는 이미지 대신, 완벽하지 않아도 어딘가 모르게 친숙한 해리스의 인간미가 도드라지고 있는데, 선거캠프 내에 있는 12~27세 사이의 Z세대 팀원들이 이 밈들을 전략적으로 유행시켰다는 것이다.이 매체에 따르면 디지털팀에 속해 있는 이들 Z세대 약 175명은 선거 운동 기간 중 화제가 된 순간들을 편집해 틱톡에서 바이럴을 탈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 측은 이들에게 종종 윗선의 승인 없이 실시간으로 트렌드에 반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달 초 틱톡에서 처음 공개된 6개 영상은 무려 1억1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한 CNN은 이들은 X 계정에서는 ‘정치 매니아’를, 인스타그램은 ‘밀레니얼 세대’, 페이스북은 ‘노년층’, 틱톡은 ‘Z세대’와 같이 SNS별 이용자 특성에 따라 각 계정에서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는 등 섬세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기존에 엄격하고 예의바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미지 대신, 트럼프에 응수하기 위해 더욱 과감하고 거침 없는 해리스 후보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로 한 것도 이들의 전략이었다. Z세대의 전략적이면서도 자극적인 방식이 같은 청년세대에 먹혀든 셈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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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우크라 수도 대규모 공습… ‘친러’ 벨라루스도 병력집결

    러시아가 25, 26일 양일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동부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줄곧 ‘러시아 조력자’를 자처한 벨라루스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이달 6일부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한 것에 대한 본격적인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러시아가 각각 최소 100기의 미사일과 이란제 ‘샤헤드’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전기 및 수도 시설 등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사악한 공습’이라고 분노했다. 같은 날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 또한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을 멈추려면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는 곳을 파괴해야 한다”며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6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주력 미사일 ‘부크-M2’는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까지 사용했다고 시미할 총리는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최소 11대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를 동원했다. 이로 인해 키이우 도심, 줄랴니 국제공항 인근 등 키이우 일대에서만 최소 7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 키이우 등에서는 전력 및 수도 공급의 차질도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지하철역으로 대피한 키이우 시민의 사진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포리아, 드니프로, 루츠크 등에서 최소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자국군은 물론이고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병력과 장비를 대거 집결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군 병력의 3분의 1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25일에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도네츠크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또한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폴란드군은 26일 ‘X’에 “이날 러시아의 공격 표적은 우크라이나 서부와 폴란드 국경지대”라며 공격 후 폴란드와 나토 동맹국 전투기들의 활동이 활성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25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수미 일대 점령이 ‘전술적 승리’일지는 몰라도 ‘전략적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수미 일대에서 지나치게 전력을 소모하면 정작 자국 내 격전지에서 속절없이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본토 공격이 판세를 뒤집을 ‘절묘한 수’일지 ‘끔찍한 실수’일지는 향후 몇 주간의 전황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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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킨잘’ 동원해 우크라 대대적 반격…벨라루스, 접경에 병력 집결

    러시아가 25,26일 양일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동부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줄곧 ‘러시아 조력자’를 자처한 벨라루스 또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이달 6일부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한 것에 대한 본격적인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러시아가 각각 최소 100기의 미사일과 이란제 ‘샤헤드’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전기 및 수도 시설 등 민간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사악한 공습’이라고 분노했다.같은 날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 또한 “러시아의 야만적인 공격을 멈추려면 러시아 미사일이 발사되는 곳을 파괴해야 한다”며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쓸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촉구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6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주력 미사일 ‘부크 M2’는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까지 사용했다고 시미할 총리는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 최소 11대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를 동원했다.이로 인해 키이우 도심, 줄랴니 국제공항 인근 등 키이우 일대에서만 최소 7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 키이우 등에서는 전력 및 수도 공급의 차질도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지하철 역으로 대피한 키이우 시민의 사진 등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포리아, 드니프로, 루츠크 등에서 최소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또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자국군은 물론이고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병력과 장비를 대거 집결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군 병력의 3분의 1을 배치했다”고 밝혔다.러시아는 앞서 25일에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도네츠크 등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또한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폴란드군은 26일 ‘X’에 “이날 러시아의 공격 표적은 우크라이나 서부와 폴란드 국경지대”라며 공격 후 폴란드와 나토 동맹국 전투기들의 활동이 활성화됐다고 밝혔다.다만 25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수미 일대 점령이 ‘전술적 승리’일지는 몰라도 ‘전략적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수미 일대에서 지나치게 전력을 소모하면 정작 자국 내 격전지에서 속절없이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본토 공격이 판세를 뒤집을 ‘절묘한 수’일지 ‘끔찍한 실수’일지는 향후 몇 주간의 전황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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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 지지”에, 케네디家 “가문에 먹칠… 해리스 지지”

    올해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제3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가 23일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트럼프 후보와 합동 유세도 펼쳤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이 배출한 거물 정치인이자 1963년 총격으로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고 1968년 같은 이유로 숨진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자매는 총 10명이다. 이 중 캐슬린, 코트니, 케리, 크리스, 로리 등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케네디 주니어의 트럼프 후보 지지가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지켜온 가치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CNN 등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후보 사퇴의 변으로 “불법 이민, 표현의 자유,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종식 등 현안에서 트럼프 후보와 내가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글렌데일 유세 무대에서 케네디 주니어와 포옹한 트럼프 후보 또한 “재집권하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시도에 대한 독립적인 새 위원회를 설립하겠다. 모든 관련 문서 또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해 4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 6개월 후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가족들은 당초부터 그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 민주당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대부분의 가족이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8일 공개한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후보는 5%의 지지를 얻었다. 해리스 후보(47%), 트럼프 후보(44%)와 큰 차이가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의 지지율이 낮았기에 이번 후보 사퇴가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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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 지지” vs 가족 “배신”

    올해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제3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가 23일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트럼프 후보와 합동 유세도 펼쳤다. 케네디 주니어는 민주당이 배출한 거물 정치인이자 1963년 총격으로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같은 이유로 숨진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케네디 주니어의 형제 자매는 총 10명이다. 이중 캐슬린, 코트니, 케리, 크리스, 로리 등 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케네디 주니어의 트럼프 후보 지지가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지켜온 가치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CNN 등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이날 후보 사퇴의 변으로 “불법이민, 표현의 자유, 우크라이나 및 중동전쟁 종식 등 현안에서 트럼프 후보와 내가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글렌데일 유세 무대에서 케네디 주니어와 포옹한 트럼프 후보 또한 “재집권하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시도에 대한 독립적인 새 위원회를 설립하겠다. 모든 관련 문서 또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해 4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 신청서를 제출했다. 6개월 후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가족들은 당초부터 그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 민주당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대부분의 가족이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했다.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8일 공개한 3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케네디 후보는 5%의 지지를 얻었다. 해리스 후보(47%), 트럼프 후보(44%)와 큰 차이가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의 지지율이 낮았기에 이번 후보 사퇴가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1954년 수도 워싱턴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에서 문학 및 역사를 전공했고 버지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환경, 원주민 인권, 백신 반대 운동 등에 관심을 보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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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당원에 연설하는 해리스?…트럼프, 가짜 AI 이미지 X에 게시 논란

    그간 각종 막말과 별명을 통해 경쟁후보를 깎아내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이번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공산주의자’ 꼬리표 달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 별명 뿐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관련 이미지를 X에 공유해 다소 논란이 되고 있다.18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X에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낫과 망치가 그려진 깃발이 걸려 있고, 인민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군중들 앞에서 한 인물이 연설을 하는 이미지를 게시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머리 모양에, 바로 다음날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공산주의 깃발 뒤로 ‘시카고’가 적혀 있는 전광판이 걸려 있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엮은 걸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생성형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다.트럼프 후보는 바로 전날에도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발표한 경제 공약을 두고 “카멀라가 완전히 공산주의자가 됐다”며 비꼬았는데, 진보적 성향의 해리스 부통령에 공산주의자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시도로 보인다.트럼프 후보가 X에 해리스 부통령의 사진과 해시태그 ‘카뮤니즘’을 달은 게시물이 다수 올리기도 했다. 카뮤니즘은 ‘코뮤니즘(communism·공산주의)’와 카멀라의 이름을 합친 단어로, 해리스 부통령이 공산주의적이라고 비꼬는 단어다. 보수 우파 성향의 타블로이드지 뉴욕포스트 또한 17일 커버에 해리스 부통령의 사진과 함께 이 단어를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경쟁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위선적 인물이라며 ‘독실한 체 하다’는 뜻의 ‘생티모니어스(sanctimonious)’를 그의 이름과 합쳐 ‘드생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고 부르기도 했다.다만 미 CNN은 이번에 트럼프 후보가 단순 언어유희가 아닌, 생성형 AI가 제작한 가짜 이미지를 X에 게시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게다가 해당 게시물에 ‘AI가 제작한 이미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시를 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X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X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그록-2’는 최근 실제 인물에 기반한 AI 생성 이미지를 마구잡이로 양산하고 있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X(당시 트위터) 활동을 오랫 동안 접었던 트럼프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머스크 CEO와 최근 인터뷰를 가지면서 X 활동을 재개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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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신 ‘상왕’ 되나… 30대 딸 총리 된 다음날 사면[지금, 이 사람]

    “사람들은 패통탄이 무엇을 하든 항상 아버지의 지시에 따를 것으로 본다.” 16일 취임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38)를 두고 영국 BBC가 사실상 아버지 탁신 친나왓 전 총리(75)의 ‘아바타’나 다름없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실제 패통탄 총리는 취임 다음 날 비리 혐의 등으로 해외 망명, 수감 등을 거쳤던 아버지를 사면했다. 각종 제약이 사라진 탁신 전 총리가 정계 일선에 복귀해 딸 뒤에서 사실상 ‘상왕’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각료 경험이 없는 패통탄이 정계 입문 3년 만에 총리에 오른 것, 탁신의 여동생 야오와파의 남편인 솜차이 웡사왓 전 총리(2008년 9∼12월 집권), 탁신의 또 다른 여동생 잉락 친나왓 전 총리(2011∼2014년 집권) 등 탁신 일가가 4명의 총리를 배출한 것 자체가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 준다고 평했다. 화교 출신 통신 재벌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취임 후 지금까지도 열광적 지지자와 반대파를 동시에 몰고 다니는 논쟁적 정치인이다. 그는 집권 당시 사실상의 무상 의료인 ‘30밧(약 1170원) 의료제’, 마을당 100만 밧 지급, 농가 부채 탕감 등 현금을 직접 뿌리는 선심성 복지 정책을 폈다. 약 7000만 명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민과 빈민층이 열광했다. 하지만 8명에 달하는 탁신 전 총리의 형제자매, 처가 식구 등이 주요 기간산업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자 민심이 돌아섰다. 가문 소유의 통신사 ‘친코퍼레이션’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19억 달러(약 2조6600억 원)에 팔면서 단 한 푼의 세금도 안 냈다. 반대파와 시민단체 또한 탄압했다. 결국 2006년 미국 방문 중 쿠데타로 실각했다. 부정부패로 재판을 받던 그는 2008년 해외로 도피해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싱가포르 등을 전전했다. 지난해 8월 1남 2녀의 막내인 패통탄이 이끄는 친(親)탁신계 정당 프아타이당이 추대한 기업가 세타 타위신이 총리로 선출되자마자 15년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귀국했다. 직후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곧 가석방됐다. 이번에는 총리가 된 딸이 사면까지 해줘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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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건 ‘해리스호’… 웨스트-딜런-플러프가 핵심 ‘키맨’[글로벌 포커스]

    11월 5일 미국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영화를 방불케 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유세 중 전대미문의 암살 시도를 당했고, 원래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인지능력 저하 논란 등으로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를 이어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초 대선 후보감으로 약하다는 일각의 평가를 깨고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자메이카계 부친과 인도계 모친을 둔 그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첫 아시아계(모계 기준) 대통령에 오른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최측근과 이들의 면면을 분석한 기사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최측근을 파헤쳐 본다.● 해리스-바이든-오바마 인맥의 ‘하이브리드 캠프’ 현재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프에는 그의 ‘원조 이너서클’, 즉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과 최근 전력 보강을 위해 대대적으로 영입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이 한데 모여 있다. 갑작스레 대선 후보가 된 만큼 민주당 안팎의 강력한 지지를 얻기 위해 전현직 대통령의 측근을 대거 기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캠프’를 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의 측근 중에서는 현 비서실장 로레인 볼스가 주목받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거물을 연달아 보좌했던 인물이다. 2022년 해리스 부통령의 보좌진이 잇따라 사임했을 때 긴급 영입됐고 이후 무난히 사태를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일했던 커스틴 앨런 역시 핵심 측근이다. 그는 최근 대선 캠프의 소통국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디지털 홍보를 총괄했던 셸비 콜 또한 더 큰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예측했다. 에린 윌슨 해리스 부통령 부비서실장, 실라 닉스 캠페인 비서실장 등도 최측근으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흑인 여성이며 민주당 내 영향력이 큰 미니언 무어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위원회(DNCC) 의장, 도나 브러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의장 등도 오랜 우군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비(非)백인 여성이 많은 해리스 부통령의 이너서클에서 눈에 띄는 백인 남성도 있다. 바로 브라이언 팰런 대선 캠프 소통 담당 선임 고문. 2016년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캠프에서도 일했고, 향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유세 일정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인맥’ 중에는 젠 오맬리 딜런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눈에 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를 관장한 막후 실력자로 꼽힌다. 해리스 캠프에서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선거대책본부장은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국장으로 일했다. 유명 라틴계 노동운동가 세자르 차베스의 손녀로 이번 대선에서 애리조나, 네바다주 등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이 높은 남부 경합주 유권자를 전담하고 있다. ‘오바마 인맥’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오바마의 킹메이커’로 불렸던 데이비드 플러프는 최근 해리스 캠프의 선임 고문으로 영입됐다. 그가 해리스 캠프의 각종 전략을 관장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특히 플러프 고문은 과거 우버 수석 부사장, 틱톡 고문 등을 지내 실리콘밸리 빅테크 인맥과도 교분이 두텁다. 그가 실리콘밸리 ‘큰손’의 대선 자금 후원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가 높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가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냈고, 현재는 CNN 정치평론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막후에서 캠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을 망친 직후 “바이든은 이 게임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 내 후보 교체 여론을 주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소통국장을 맡았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스테퍼니 커터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인터뷰 준비를 도왔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캠프에서 풀뿌리 조직을 담당했던 미치 스튜어트는 경합주 담당 선임 고문, 오바마 정부 때 백악관 소통국장을 맡았던 제니퍼 팔미에리는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의 전담 고문으로 투입됐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을 역임한 에릭 홀더 전 장관은 최근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그는 부통령 후보 선정 인터뷰에 참여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조언했다. 다만 대선 캠프가 전례 없이 짧은 기간에 꾸려진 만큼 그룹 간 알력 다툼 또한 존재한다. 해리스 부통령의 일부 측근은 바이든 인맥 중 과거 해리스 부통령을 저평가했던 인사가 속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마찬가지로 바이든 인맥 역시 오바마 인사들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딜런 선대위원장은 플러프 고문의 영입에 불쾌감을 표시하며 “나의 의사 결정권을 침범하지 않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향후 내각을 구성할 때 세 세력 간 적지 않은 권력 다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에는 베테랑 중용할 듯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한다면 검증된 기존의 민주당 베테랑 인사들을 기용해 ‘안정지향적인 행정부’를 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차기 행정부 구상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 측 인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을 들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필 고든 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된다. 고든 보좌관은 외교관 출신으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국무부 차관보, 중동·페르시아만 지역 백악관 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그가 기용되면 특히 중동정책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중재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도 막역한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도 요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이매뉴얼 대사가 행정부 권력 전환의 핵심 인물이 될 것”으로 봤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오르내린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홀더 전 법무장관, 딜런 선거대책위원장, 볼스 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여성인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이나 볼스 비서실장이 기용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다. 국방장관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 전 차관이 거론된다. 그가 발탁되면 미 역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이 탄생한다. 주유엔 미국대사에는 성소수자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해리스 부통령과 부티지지 장관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모두 출마했고 그 과정에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제부-조카는 막후 실력자 해리스 부통령의 가족 또한 그의 든든한 조력자다. 해리스 부통령보다 세 살 어린 동생 마야는 언니와 마찬가지로 법조인이며 자매애가 남다르다는 평을 얻는다. 마야는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의 수석 법률 고문을 지냈다. 최근 언니의 유세 현장에 대부분 동행하고 있다. 마야의 남편 토니 웨스트 또한 법조인이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법무차관을 지냈고 지금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오바마 인맥’과 해리스 부통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며 해리스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웨스트 또한 해리스 부통령의 관저에서 처형과 함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웨스트는 현재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의 최고법률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인사와 해리스 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처형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자마자 실리콘밸리에서 활발한 모금 활동을 펼쳤다. 그 덕에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불과 1주일 만에 2억 달러(약 2800억 원)를 모았다. 마야의 딸 미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약 70만 명인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다. 젊은 유권자에게 이모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그가 오래전부터 이모를 부각시킨 각종 상품을 판매하며 영리 활동을 했다는 점을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그는 마야가 17세에 낳은 딸로 친아버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마야와 토니 웨스트 사이에 친자식은 없다. ‘미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 변호사는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되겠다며 아내의 유세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만 최근 첫 결혼 당시의 외도 사실이 알려지자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 그는 당시 불륜으로 첫 아내와 헤어졌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2014년 재혼했다. 엠호프 변호사가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 콜, 딸 에마는 모두 의붓어머니 해리스 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열심이다.● 흑인 의원들이 의회 우군 해리스 부통령의 의회 내 우군으로는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CBC·Congressional Black Caucus)’가 꼽힌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주저할 당시 적극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 최초의 흑인 여성 동성애자 상원의원인 러폰자 버틀러 의원(캘리포니아)이 해리스 부통령과 가깝다. 여성 유권자 권리를 강조하는 정치단체 ‘에밀리스 리스트’ 회장, 전미서비스노조 캘리포니아 지회장 등을 지내 여성계, 노동계 인맥이 두텁다. 스티븐 호스퍼드 하원의원(네바다) 겸 CBC 의장, 하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그레고리 미크스 하원의원(뉴욕), 앨릭스 파디야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등도 해리스 부통령과 가깝고 영향력이 큰 의회 내 인사로 꼽힌다. 액시오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검사, 주 법무장관, 상원의원,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 후보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승진’을 해 왔다”며 그가 집권하면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의회 및 검찰 주요 인사를 적극 발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이너서클에 흑인 인사가 많은 게 향후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 표심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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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로봇, 보행자 다니는 길로 주행… 차도로 못가

    지난해 11월 실외 자율주행로봇의 보도 통행이 법적으로 허용된 이후 정부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법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이에 정부 발표와 관련 법 조항, 전문가 조언 등을 묶어 실외 자율주행로봇과 관련된 일문일답을 준비했다. ―어떤 로봇이, 어느 길로 다닐 수 있나.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운행안전인증 심사에서 운행구역 준수, 횡단보도 통행 등 16가지 시험 항목을 통과한 실외 자율주행로봇만 법적으로 ‘보행자’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이 심사를 통과한 로봇(인증 표시 부착)은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이면도로나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 등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 보행자들과 마찬가지로 차도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는 통행할 수 없다. 다만 골프장, 아파트단지 내부와 같은 ‘사유지’에서 운행하는 실외이동로봇은 따로 인증이 필요 없다.” ―보행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로봇이 다가왔을 때 당황하지 말고 평소 길 위에서 다른 사람들을 마주쳤을 때처럼 서로 길을 비켜주며 걸어가면 된다. 가끔 로봇이 신기하다는 이유로 로봇 앞을 가로막거나 로봇을 붙잡거나 만지는 경우가 있는데, 로봇이 현재 업무 수행 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행 중 로봇 고장 시 어떻게 대처하게 돼 있나. “로봇 몸통 중 잘 보이는 위치에 ‘비상정지장치’를 부착해 누구든지 비상 상황에 자율주행로봇의 운행을 정지할 수 있게 돼 있다.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고장이나 배터리 방전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운행이 중단되고 관제센터로 통보돼 관리자의 제어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누가, 어떤 처벌을 받나. “로봇의 법규 위반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벌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법에 제조사가 아닌 로봇의 실질적 ‘운용자’ 개념을 신설했다. 만약 로봇이 신호위반, 무단횡단 금지 등 도로교통법을 위반하게 되면 일반 보행자와 똑같이 운용자에게 범칙금이 부과된다. 만약 ‘차 대 로봇’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이 로봇에 있다고 인정되면 형법 규정에 따라 로봇의 운용자를 처벌한다. 반대로 차의 책임인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므로 운전자는 입건되지 않으며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운전자의 고의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물손괴죄로 처벌될 수 있다. ‘보행자 대 로봇’ 사고의 경우에는 로봇에 책임이 있으면 운용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을 적용할 수 있다. 보행자의 책임일 때는 고의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재물손괴죄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보행자와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사고 처리’가 아닌 일반적인 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또 실외 자율주행로봇은 손해배상을 위한 보험 가입이 법으로 의무화돼 있다. 다만 자동차 급발진 사고처럼 로봇 운용자의 과실이 없는 점이 명백히 증명되면 운용자가 아닌 제조사에 배상 책임이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을 적용할 수 있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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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서 엠폭스 확산… WHO, 15개월만에 비상사태 재선언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인수(사람과 동물) 감염병인 ‘엠폭스(MPOX·원숭이두창)’에 대해 최고 경계 수준인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심각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어 북미와 유럽을 넘어 세계로 퍼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WHO는 이날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규약 긴급위원회가 논의한 결과,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발진성 질환인 엠폭스는 감염 시 수두와 비슷한 피부 발진이 나타나며 고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WHO가 PHEIC를 선언하면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WHO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엠폭스가 빠른 확산세를 보이는 데다 아프리카의 의료 대응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엠폭스가 세계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에선 1만7000명이 넘는 엠폭스 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으며, 517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나 증가한 수치다. 엠폭스는 2022년에도 크게 확산돼 비상사태가 선포된 적이 있다. 그해 5월 엠폭스가 아프리카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지로 퍼지자 WHO는 같은 해 7월 PHEIC를 발령했다. 이후 확산세가 잦아들어 지난해 5월 해제했으나, 올 4월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한국 질병청에 따르면 올 1∼7월 국내 엠폭스 확진자도 10명에 이른다. 주된 감염 경로가 동물이나 사람의 체액과의 접촉으로 알려진 엠폭스는 주로 비말(침)로 전파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낮다고 한다.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돼 있어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등 선진국 내 치명률도 0.1% 이내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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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눈’으로 장애물 피하고 감속… 상용화 전 안전규제 정비해야

    지난달 5일 낮 12시. 키 73cm, 무게 66kg 정도 되는 흰 물체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를 휘젓고 다녔다. 일부 시민은 놀라움에 감탄사를 연발하다가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정체불명의 물체를 촬영하기도 했다. 사람들의 관심 어린 시선 속에 거리를 이동하던 이것의 정체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미’였다. 개미는 한창 배달을 가는 중이었다. 지난해 11월 운행안전인증을 받은 실외이동로봇에 한해 보도 통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및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예전에는 자율주행 로봇이 아파트 단지나 캠핑장, 골프장 같은 사유지에서만 2018년부터 운행이 가능했다. 이제는 ‘공공 도로’ 통행까지 허용되면서 보도나 골목길을 누빌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배달 외에도 청소, 순찰 등 다양한 용도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이 개발되면서 더 많은 로봇이 도로 위를 누빌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과 사람들이 뒤섞인 도로는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미리 엿보기 위해 이날 본보 기자가 개미의 배달 현장을 동행했다.● 주차장 진출입구에서는 ‘일단 멈춤’ ‘띵동.’ 전용 앱으로 커피 주문 배달이 들어오자 개미를 만든 로봇제작업체 로보티즈 본사 앞에 주차돼 있던 개미는 망설임 없이 배달을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던 개미는 보도 위에 불법 주차된 오토바이를 맞닥뜨리자 ‘일단 멈춤’을 시전했다. 오토바이를 피해 지나갈 각도를 계산해 살짝 후진한 뒤 매끄럽게 대각선으로 방향을 틀어 오토바이 옆으로 지나갔다. 이후에도 수 m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인식해 미리 한쪽으로 피해 가기도 했다. 간혹 로봇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앞을 계속 가로막고 있으면 개미는 “물품을 배송 중입니다, 조심히 지나갈게요”라는 안내음을 송출했다. 간혹 개미는 장애물이 없는데도 멈췄다. 주변을 둘러보니 왼편에 주차장 출입구가 있었다. 실사를 통해 주차장 진·출입구나 경사로 같은 구체적인 지형·지물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미리 차가 나오진 않는지 확인차 멈춘 것이었다.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한 개미는 이후 배달 요청이 들어왔던 카페 앞에 정확히 멈춰 ‘도착’ 알림을 보냈다. 카페 직원이 나와 개미의 몸통을 열고 배달할 커피를 담았다. 커피가 담긴 몸통 부분에 위치한 서랍은 전자식 잠금장치로 돼 있어 고객들만 열 수 있다. 주행 중 내용물이 쏟아질 염려는 없어 보였다. 이 자율주행 로봇은 인적이 드문 길에서는 빠른 배달을 위해 시속 8km 정도의 속도로 운행하다가 사람이 많아지면 일반적인 걸음 빠르기로 낮추는 등 상황에 따라 속력도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개발된 자율주행 로봇들의 평균 속도는 보행자와 비슷한 시속 4∼5km 수준이다. 이날 3세 아들과 함께 나왔다가 개미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서연 씨(39)는 “로봇이 천천히 다녀서 아이들에게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는다”며 “다만 차들이 다니는 횡단보도도 안전하게 건널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렌즈·레이더·라이다로 장애물 감지 실제로 이날 개미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도 수차례 건넜다. 건너기 전 일단 멈춰 서서 도로 상황을 확인한 뒤 달려오는 차량이 없으면 횡단을 시작했다. 개미의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본체에 깃발을 꽂아놔 주행 중인 운전자들도 로봇을 확인하고 속력을 줄여줬다. 로봇이 실외 주행 자격을 얻기 위해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운행안전인증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횡단보도 통행을 비롯해 △속력 제어 △장애물 감지 및 회피 주행 △비상 정지 기능 △운행구역 준수 등 총 16개 항목이 평가된다. 이 밖에도 최고 속력 시속 15km, 적재물 포함 최대 무게 500kg 등 제한사항이 있는데, 개미를 포함해 현재 심사를 통과한 로봇 6종류의 평균 최대 무게는 약 94kg이다. 자율주행 로봇이 신호등은 물론이고 장애물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렌즈와 레이더, 라이다 덕분이다. 우선 렌즈를 이용해 장애물 존재 여부뿐만 아니라 장애물 종류, 그리고 장애물과의 거리까지 파악할 수 있다. 초음파 센서를 갖고 있어 투명한 유리도 문제 없이 피해 갈 수 있다. 우천 시 등 상황에 따라 레이더와 라이다까지 활용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고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 정보를 확보하는 기술이다. 장소에 따라 장애물 회피 민감도 조정도 가능해 골프장처럼 광활한 곳은 도심보다 민감도를 낮춰 신속성을 좀 더 키울 수 있다. 로봇의 렌즈를 통해 보이는 장면들은 관제실로 실시간으로 송출돼 유사시 사람이 로봇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1차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면서, 추가적으로 사람이 총괄 관리할 수 있도록 이중 안전망을 쳐놓은 셈이다. 또 다른 로봇제작업체 뉴빌리티의 경우 매뉴얼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즉시 관제센터에서 로봇에 부착된 마이크를 켜 피해자에게 관련 사항을 안내한다. 이후 대응팀이 현장에 출동해 로봇을 옮긴 뒤 수리를 진행한다. 이 업체는 국내 최초로 이동로봇 안전인증을 받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9년부터 서울 마곡·상암과 경기 수원, 부산 등에서 ‘로봇 보도 통행’ 실증특례사업을 시작했다”며 “아직 사고 발생 사례가 없어 최소한의 안전성은 입증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5월∼7월 초 2400건 이상의 배달을 수행한 개미도 아직 사고를 낸 적은 없다. 다만 앞으로 실외이동 로봇이 상용화되면 무허가 로봇 운행 등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어 정부는 추가적인 법 제도 정비에 착수한 상태다. 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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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서 삼성페이 결제’ 길 열렸지만… 1차 대상서 한국 빠져

    이르면 10월부터 일부 국가의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 외에도 삼성페이나 구글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은 1차 허용 국가를 미국 일본 등 6개국으로 한정해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은 14일(현지 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새로운 운영체제(OS) iOS 18.1부터 보안 요건을 충족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비접촉식 결제 앱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안을 이유로 금지해 왔던 타사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을 막지 않겠다는 뜻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6과 iOS 18을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iOS 18의 업데이트 버전인 iOS 18.1은 10월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페이나 구글페이는 그 후에야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은 “자사와 계약해 수수료를 지불하고, 산업 및 규제 요건과 애플의 보안·개인정보 보호 표준을 준수하는 업체에만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조건을 달아 구체적인 허용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또 타사 간편결제 서비스 허용이 가능한 국가도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브라질로만 한정해 6개국 이외 다른 나라에선 언제부터 이용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 특히 애플은 1차 서비스 개방 국가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하나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타사 서비스에 폐쇄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던 애플이 삼성페이 등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최근 미국과 EU가 애플의 이런 정책이 독점 행위에 해당된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U는 올해 시행한 디지털시장법(DMA)을 바탕으로 애플 앱스토어 운영과 수수료 부과 방식이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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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이스X, 첫 극지방 탐사… 中 코인갑부가 주도

    “민간인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첫 번째 위대한 시도가 될 것이다.”(중국계 가상화폐 투자자 왕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민간인들을 태우고 사상 처음으로 지구 극지방 궤도(polar orbit)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이번 비행은 비트코인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중국계 몰타인 왕춘 씨(42)가 2억 달러(약 2714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6번째 우주비행 프로젝트인 ‘프램(Fram) 2’를 이르면 올해 말 시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프램2 세부 내용에 따르면 비행 캡슐은 3∼5일 동안 고도 425∼450km의 극지방 상공에서 탐사하게 된다. 미국 CBS뉴스는 “인류가 극궤도를 비행하며 지구를 탐사하는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극궤도란 적도선이 아닌 남북극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지구 전체를 탐색할 수 있어 다양한 관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크루 드래건은 2020년부터 모두 13차례 유인 우주비행을 수행해 왔다. 이번 탐사에선 극지방을 관측하고 오로라와 유사한 빛 방출 현상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또 우주에서 처음으로 인간을 X선으로 촬영해 우주비행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본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상화폐 거물인 왕춘이 자금을 댔다. 중국 톈진 출신인 그는 비트코인 채굴업체 ‘F2풀(F2Pool)’을 공동 설립해 비트코인 130만여 개(약 104조 원)를 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는 “지난해 몰타 시민권 취득 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왕 씨는 호주 탐험가 에릭 필립스와 독일 로봇공학자 라베아 로게 등 추가 3명의 탑승비도 부담해 최소 2억 달러는 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왕 씨는 스페이스X를 통해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며 “기술이 지구 탐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초대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노르웨이 영화제작자 얀니케 미켈센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이번 비행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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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콜 CEO ‘구원투수’ 영입… 스타벅스 주가 20% 급등

    최근 고물가, 이스라엘 지지설 등에 따른 불매운동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던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의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13일(현지 시간) 니콜을 CEO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2018년 치폴레 CEO로 부임한 뒤 치폴레의 이익은 약 7배 증가했고, 주가도 약 800% 상승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했다. 23년간 CEO로도 재직했던 하워드 슐츠 창업자 역시 “니콜이 전환기에 놓인 스타벅스에 필요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월부터 스타벅스를 이끌었던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1년 5개월 만에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중국 시장 등에서의 부진으로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유대계인 슐츠 창립자의 혈통이 문제가 됐다. 일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가 이스라엘군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불매운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측이 “회사와 슐츠 창업자 모두 이스라엘 정부 및 군대에 재정 지원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이 여파로 스타벅스의 올 2분기(4∼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주가 역시 내러시먼 CEO의 취임 이후 20% 이상 급락했다. 다만 니콜 CEO를 선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3일 뉴욕 증시의 스타벅스 주가는 전일 대비 약 20% 올랐다. 반면 치폴레 주가는 약 7.5% 떨어졌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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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00억 내고 우주비행 떠나는 주인공은? 103조 번 中 ‘코인 갑부’

    “민간인이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첫 번째 위대한 시도가 될 것이다.”(중국계 가상화폐 투자자 왕춘)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민간인들을 태우고 사상 처음으로 지구 극지방 궤도(polar orbit)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이번 비행은 비트코인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중국계 몰타인 왕춘(42)이 2억 달러(2714억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스페이스X는 1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6번째 우주비행 프로젝트인 ‘프램(Fram) 2’를 이르면 올해 말 시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프램2 세부내용에 따르면 비행 캡슐은 3∼5일 동안 고도 425∼450㎞의 극지방 상공에서 탐사하게 된다.미국 CBS뉴스는 “인류가 극궤도를 비행하며 지구를 탐사하는 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극궤도란 적도선이 아닌 남북극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다. 지구의 자전에 따라 지구 전체를 탐색할 수 있어 다양한 관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크루 드래건은 2020년부터 모두 13차례 유인 우주비행을 수행해왔다. 이번 탐사에선 극지방을 관측하고 오로라와 유사한 빛 방출 현상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또 우주에서 처음으로 인간을 X선으로 촬영해 우주비행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본다.이번 프로젝트는 가상화폐 거물인 왕춘이 자금을 댔다. 중국 톈진 출신인 그는 비트코인 채굴업체 ‘F2풀(F2Pool)’을 공동 설립해 비트코인 130만여 개(약 104조 원)을 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는 “지난해 몰타 시민권 취득 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왕춘은 호주 탐험가 에릭 필립스와 독일 로봇공학자 라베아 로게 등 추가 3명의 탑승비도 부담해 최소 2억 달러는 냈을 것”이라고 전했다.왕춘은 스페이스X를 통해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며 “기술이 지구 탐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초대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노르웨이 영화제작자 야니케 미켈센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이번 비행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겠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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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승세 유지 과제 안은 해리스, 내달 TV토론 등 변수”

    5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대선 후보직 사퇴로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은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의 5가지 과제 12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5대 과제로 △기자회견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응 △경제 문제 △국경 및 이민 △중동 관련 의제를 꼽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부통령 초기 이민 관련 인터뷰 때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8일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6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은 모두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유능하지도 않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11월 5일 대선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과의 접촉을 계속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폴리티코는 다음 달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후보의 막말 및 인신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지능(IQ)이 낮다” “그가 부통령이 된 건 오로지 흑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를 향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 또 최근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경고등이 켜진 미 경제의 해법,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 관련 질문에 그가 어떤 식으로 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리스, 전국 여론조사서 트럼프 앞질러 12일 또 다른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가 최근 실시된 114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 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47.8%였다. 트럼프 후보(46.4%)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지명 하루 전인 4일을 기점으로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당시 그는 0.2%포인트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7일 0.9%포인트, 9일 1.0%포인트, 12일 1.4%포인트로 격차를 근소하게나마 넓히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당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곳이다. 경합주 청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감지된다. 민주당 슈퍼팩 ‘원트 팩 나우’가 여론조사회사 소셜스피어에 의뢰해 7개 경합주의 18∼29세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2%)를 9%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관련 조직이 의뢰한 설문조사이지만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44%)이 트럼프 후보(48%)에게 밀렸던 것과는 큰 차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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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의 5가지 아킬레스건…‘지지율 상승세’ 방어에 달렸다

    5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물론이고 주요 경합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다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선 후보직 사퇴로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은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의 5가지 과제12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5대 과제로 △기자회견 △트럼프 진영의 공격 대응 △경제문제 △국경 및 이민 △이스라엘 관련 의제를 꼽았다.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부통령 초기 이민 관련 인터뷰 때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8일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6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은 모두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를 두고 “해리스는 기자회견을 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 유능하지도 않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11월 5일 대선이 채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과의 접촉을 계속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폴리티코는 다음 달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후보의 막말 및 인신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지능(IQ)이 낮다” “그가 부통령이 된 건 오로지 흑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를 향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또 최근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경고등이 울린 미 경제의 해법,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 등 ‘세계의 화약고’ 중동 관련 질문에 그가 어떤 식으로 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해리스, 전국 여론조사서 트럼프 앞질러12일 또 다른 정치매체 더힐,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가 최근 실시된 114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낸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47.8%였다. 트럼프 후보(46.4%)를 1.4%포인트 차로 앞섰다.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선출 하루 전인 4일을 기점으로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당시 그는 0.2%포인트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7일 0.9%포인트, 9일 1.0%포인트, 12일 1.4%포인트로 격차를 근소하게나마 넓히고 있다.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당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곳이다.경합주 청년층 유권자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감지된다. 민주당 슈퍼팩 ‘원트 팩 나우’가 여론조사회사 소셜스피어에 의뢰해 7개 경합주의 18~29세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51%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2%)를 9%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관련 조직이 의뢰한 설문조사이지만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44%)이 트럼프 후보(48%)에게 밀렸던 것과는 큰 차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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