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박성민 차장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79

추천

출생부터 죽음까지, 보건복지 분야를 취재합니다.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 뭘까 고민합니다.

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2~2026-06-21
보건27%
칼럼23%
사회일반20%
복지10%
인사일반7%
대통령7%
금융3%
사건·범죄3%
  • 코로나19 발병 한 달, “새로운 국면”…감염경로 불분명 3명으로 늘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약 한 달 만이다. 그동안 감염자의 해외 유입 차단과 접촉자 관리에 방역의 초점을 맞췄다면, 감염원이 불투명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것을 인정하고 경계수위를 높인 것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본격적인 위기는 지금부터”라는 주장도 나온다. 29~31번 환자와 같은 감시망 밖의 환자들이 추가 발생할 수 있고, 약 7만여 명의 중국인 유학생 입국이 바이러스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한 달 정부의 초기 방역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숨은 감염자’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지 않으면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새로운 국면 진입했다” 정부는 감염 경로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29번(82), 30번(68·여), 31번(61·여) 환자와 유사한 감염자가 더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이) 2차, 3차 감염자를 통한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는 새로운 유행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입국자 관리와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두 가지 대응체계를 같이 가동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15일까지 닷새 동안 신규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초기 방역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남긴 교훈 덕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속한 접촉자 파악, 진단 시약 보급으로 발병 초기 환자와 2차 감염자를 포착해냈다. 2015년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었던 병원 내 감염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며 감염의 매개가 되지 않도록 힘을 보탰다. 하지만 국내 발병 한 달을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나타나면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한 달 동안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방역 대책이 한 발짝씩 늦었다는 것이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제한과 일본 등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네의원 혼선 막아야 전문가들은 일선 의료기관에서의 혼선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숨은 감염자들이 빨리 포착되려면 의심 증세가 있으면 누구라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명확한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네의원이 의심 환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려면 휴원 등에 대한 손실보상방안을 명확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내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여러 병원에서 진찰받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가급적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을 자제하고, 동네 병의원 한 곳을 지속적으로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의 한 발짝 늦은 대응도 문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인 유학생 문제는 지난달부터 예상됐던 문제인데 이제야 대책을 찾고 있다”며 “중앙수수습본부의 역할은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재난이 되지 않도록 미리 통제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종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잘못됐다”며 “감염병의 유행 양상은 쉽게 속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내놓는 메시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2-18
    • 좋아요
    • 코멘트
  • 호흡기질환 고령자 줄잇는데… 동네의원 ‘제2의 숨은 환자’ 비상

    17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의 한 내과의원. ‘중국 방문 후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에 바로 들어오면 안 됩니다. 질병관리본부나 보건소에 전화해 안내를 받으세요’라는 경고문이 병원 곳곳에 붙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가 원내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오후 진료가 시작되는 오후 2시에 맞춰 도착한 환자는 9명. 대부분 50, 60대였다. 마스크를 낀 환자는 5명에 불과했다. 간호사가 마스크를 끼지 않은 환자들에게 다가가 “진료를 하기 전 꼭 착용해야 한다”며 일일이 마스크를 건넸다. A 원장은 “환자가 감기 증상으로 왔다고 하면 서로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마주 보지 않게 고개를 돌려 진료하고 있다”며 “29번 환자(82)처럼 해외 여행력이 없고 증상도 없으면 사실상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 닫는 것 외 환자 막을 방법 없어” ‘방역망 밖 환자’인 29, 30번 환자(68·여)의 등장으로 동네 의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B 원장도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반드시 마스크를 쓰게 하지만 29번 환자 같은 사람이 방문하는 걸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호흡기 관련 진료를 보는 곳은 환자의 해외 방문 이력이나 관련 증상을 자세히 물어본다”며 “그러나 29번 환자처럼 다른 부위가 아파 외과 등 타 과 진료를 받았다면 그곳에서 코로나19 환자를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의사가 1명만 상주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면 의사는 바로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된다. 2주간 영업을 하지 못할뿐더러 의원 이름도 공개돼 ‘위험한 곳’으로 낙인찍힐 수밖게 없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이제는 어떤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차라리 한 달 동안 병원 문을 닫는 게 나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네 의원 중에는 중국을 다녀온 뒤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를 무조건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일부 환자는 ‘진료 거부를 당했다’며 보건소에 신고하기도 한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의원 입장에서는 확진 환자가 다녀가면 최소 2주 동안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 “동네 의원 대응 수준 높일 것” 전문가들은 29번 환자 같은 지역사회 감염이 늘어날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원급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봐야 하고 대기실에서 여러 사람이 기다리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에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29번 환자는 동네 의원들이 감시할 수 없는 환자였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중소병원의 대응 한계를 인정하고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선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브리핑에서 “현장을 이동하면서 검체 채취를 전담하는 조직 운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인플루엔자 시즌이라 폐렴 환자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 전문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방호복을 입고 이동하며 진단검사를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검사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간이검사 키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환자를 선별진료소로 최대한 모이게 해 진료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박성민 기자}

    • 2020-0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9번 환자 감염시킨 전파자, 아직 증상 모른채 활동 가능성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82)가 다녀간 곳이다. 병원은 응급의료센터를 폐쇄하고, 29번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자가 격리 조치를 내렸다. 6일 만에 코로나19 추가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국내 첫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 환자 발생 국가 중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곳은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대만 등 6개국이다.○ ‘병원 내 감염’ 우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29번 환자는 가슴 통증을 느껴 15일 낮 12시경 고려대안암병원에 내원해 다음 날 오전 1시 30분까지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전혀 없었기에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은 채 응급실 중증구역에 머물다가 내원한 지 4시간이 지나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병원 측이 발 빠르게 대처했지만 결과적으로 4시간가량 응급실에서 노출된 셈이다. 29번 환자는 보건 당국이 가장 우려하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많은 병원이 바이러스에 뚫리는 경우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전체 환자 186명 중 172명(92.5%)이 병원에서 감염됐다. 29번 환자는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 방문 전 서울 종로구 집 근처 개인의원 2곳을 방문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면회객들은 확진 환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고려대안암병원 관계자는 “당직 간호사들을 동원해 새벽에 응급실 내부를 알코올로 닦아내는 등 자체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고령인 29번 환자의 치료 경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코로나19로 4명이 숨졌는데 일본, 프랑스 환자 역시 모두 80대였다. 현재 29번 환자는 37.5도 정도의 미열 외에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비상’ 정부의 방역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확진 환자 28명은 대부분 감염원이 밝혀졌다. 중국 입국자 12명, 국내 2, 3차 감염 10명, 싱가포르 등 제3국 감염 4명 등이다. 태국에서 감염된 16번 환자(43)의 딸인 18번 환자(21)와 3번 환자(54)의 지인인 28번 환자(31·여)는 질본이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끝내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29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숨겨진 감염자’가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역사회를 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되면 방역 체계를 크게 손봐야 한다.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현재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 3개국에 한정된 오염지역 지정을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난 일본,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본은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확대하는 등 지역사회에 퍼진 ‘숨은 환자’를 찾아낼 계획이다. 또 계절성 독감처럼 현행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에 코로나19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플루엔자 감시 체계가 적용되면 1년 내내 개인 의원 200여 곳이 인플루엔자 의심 사례를 보고하게 된다. 바이러스가 한 번에 박멸되지 않고 토착화될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다. 한편 16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입국한 한국인 남성 A 씨(44)가 인천공항 검역 과정에서 의심 환자로 판단돼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확진 여부는 17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박성민 min@donga.com·구특교 기자}

    • 2020-02-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러스 샐 틈 없이 5중 차단”… 환자 머리 위엔 ‘비말 환기구’

    12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음압격리병동. 의료진은 3번(54)과 17번 환자(38)의 퇴원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의 마지막 식사가 준비됐다. 간호사가 일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들고 음압격리병상(음압병실) 앞에 섰다.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그 대신 출입문 옆 작은 문을 열었다. 가로세로 50cm 크기로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크기다. 식사나 생필품을 전달하는 ‘패스박스’다.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 유행하면 환자를 신속히 격리해 추가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음압병실이 그곳이다.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최전선이다. 특히 의료진에는 찰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환자의 비말(침방울), 객담(가래) 등을 통해 의료진의 몸속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 방호복에 바이러스를 묻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 28명이 발생하면서 음압병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음압병실은 어떤 구조로 만들어졌고,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환자가 입원하지 않은 격리병동을 살펴봤다.○ 7종 방호장비에 5중 출입문 일반병실과 달리 음압병실에서는 격리병동 밖 간호 스테이션에서 환자 상태를 살핀다. 모니터에는 병실, 음압복도 등 각 구역의 온도 습도 기압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격리병동은 외부보다 기압이 낮다. 병동 안 기압도 다 다르다. 내부 복도, 병실과 복도 사이 공간인 전실(前室), 병실, 병실 안 화장실 순으로 기압이 낮다. 공기를 밖에서 안으로 흐르게 해 바이러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공간별로 기압 차를 약 3Pa(파스칼)씩 유지한다. 환자와 마주할 때는 맨살을 노출해선 안 된다. 의료진은 온몸을 둘러싸는(레벨D) 방호장비를 착용한다. 입는 과정도 까다롭다. 우선 보호복의 훼손을 막기 위해 장신구를 제거하고, 방호장비에 구멍이 뚫렸는지 확인한다. 손을 소독한 뒤 장갑을 끼고 전신 보호복을 입는다. 여기에 겉장갑과 덧신, N95 마스크, 얼굴 보호막, 앞치마까지 착용해야 음압병실로 들어갈 수 있다. 음압병실 간호사는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야 한다. 한 번 입을 때 10분이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은 3개 층에 걸쳐 격리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음압병실까지 들어가려면 총 5개 문을 거쳐야 한다. 탈의실→전실→음압복도→전실→음압병실 순이다. 전실은 혹시나 모를 공기 중 전파를 막고, 음압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공간이다. 각각의 문들은 절대 동시에 열리지 않는다. 먼저 열린 문이 닫혀야만 약 10초 뒤 다음 문이 열리는 식이다. 자칫 기압 차가 사라져 공기가 순환하면 바이러스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을 가까이만 대도 문이 열리는 감지센서가 설치돼 있다.○ 창문은 밀폐, 모서리는 둥글게 실제 치료가 이뤄지는 음압병실은 관리가 가장 까다롭다. 환자가 배출한 병원체에 의료진이 노출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병원체를 없애려면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머리 위로 환기통로가 설치돼 있다. 환자가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이 의료진으로 향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송경석 명지병원 시설관리팀장은 “예전에는 환기시설이 천장에만 있었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환자와 의료진 간 감염이 문제가 되면서 개선됐다”고 말했다. 병실 구조와 설계도 일반병실과 다르다. 완치될 때까지 병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환자를 고려했다. 천장 높이는 2.4m, 병상 이동을 위해 출입구 폭은 1.2m 이상으로 설계됐다. 공기가 새어 나가서도 안 된다. 벽 이음매, 창문 등은 모두 밀폐 처리된다. 벽의 모서리는 접히는 곳이 없도록 둥글게 만들었다. 먼지가 끼지 않고 청소하기 쉬운 구조다. 특히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에게는 병실의 멸균 상태가 중요하다. 바닥 오염을 막기 위해 병실 내 각종 집기를 벽걸이 형태로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화장실 세면대도 비접촉식 손잡이를 설치해 바이러스가 남지 않도록 했다. 음압병실에서 나오는 과정도 까다롭다. 들어오는 동선에 있는 공간들이 오염되지 않도록 다른 방으로 나와야 한다. 격리병동에서 나온 물건은 폐기한다.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이나 환자복은 재사용하지 않고 폐기한다. 의료진이 한 번 입은 방호복도 마찬가지. 폐기할 때도 밀폐용기와 비닐봉투로 이중 포장한 뒤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 환자가 가지고 들어간 휴대전화는 예외다. 소독한 뒤 가지고 나올 수 있다. 환자가 입원할 때 입은 옷도 폐기 대상이지만 환자가 원하면 따로 세탁한 뒤 돌려준다. 이곳에서 격리 치료를 받은 3번 환자는 새 옷을 입고 나갔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검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국가 지정 음압병실은 161개, 병상은 198개(올 1월 기준)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사용 가능한 음압병실이 79개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어느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병상이 서울 43개, 경기 28개, 인천 16개 등 수도권에만 87개(43.9%)가 몰려 있다. 지방의 감염병 대응 환경이 그만큼 열악한 셈이다. 정부는 향후 지역별 거점병원을 활용해 음압병상을 90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감염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문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 현재 지정된 격리병동 중에는 건물이 낙후돼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같은 시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 병원에 음압병실만 늘리는 것으로는 신종 감염병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기 힘들다”며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어 음압시설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양=송혜미 1am@donga.com / 박성민 기자}

    • 2020-02-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식사도 50㎝ 문으로” ‘코로나19’와 사투 음압병실 가보니…

    12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음압격리병동. 의료진은 3번(54)과 17번 환자(38)의 퇴원 준비로 분주했다. 이들의 마지막 식사가 준비됐다. 간호사가 일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들고 음압격리병상(음압병실) 앞에 섰다.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그 대신 출입문 옆 작은 문을 열었다. 가로세로 50cm 크기로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크기다. 식사나 생필품을 전달하는 ‘패스박스’다.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 유행하면 환자를 신속히 격리해 추가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음압병실이 그곳이다.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최전선이다. 특히 의료진에는 찰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환자의 비말(침방울), 객담(가래) 등을 통해 의료진의 몸속으로 침투할 수도 있다. 방호복에 바이러스를 묻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 28명이 발생하면서 음압병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음압병실은 어떤 구조이고,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직 환자가 입원하지 않은 격리병동 한 곳을 살펴봤다.● 7종 방호장비에 5중 출입문 일반병실과 달리 음압병실에서는 격리병동 밖 간호 스테이션에서 환자 상태를 살핀다. 모니터에는 병실, 음압복도 등 각 구역의 온도 습도 기압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격리병동은 외부보다 기압이 낮다. 병동 안 기압도 다 다르다. 내부 복도, 병실과 복도 사이 공간인 전실(前室), 병실, 병실 안 화장실 순으로 기압이 낮다. 공기를 밖에서 안으로 흐르게 해 바이러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공간별로 기압 차를 약 3Pa(파스칼)씩 유지한다. 환자와 마주할 때는 맨살을 노출해선 안 된다. 의료진은 온몸을 둘러싸는(레벨D) 방호장비를 착용한다. 입는 과정도 까다롭다. 우선 보호복의 훼손을 막기 위해 장신구를 제거하고, 방호장비에 구멍이 뚫렸는지 확인한다. 손을 소독한 뒤 장갑을 끼고 전신 보호복을 입는다. 여기에 겉장갑과 덧신, N95 마스크, 얼굴 보호막, 앞치마까지 착용해야 음압병실로 들어갈 수 있다. 음압병실 간호사는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야 한다. 한 번 입을 때 10분이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은 3개 층에 걸쳐 격리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음압병실까지 들어가려면 층마다 총 5개 문을 거쳐야 한다. 탈의실→전실→음압복도→전실→음압병실 순이다. 전실은 혹시나 모를 공기 중 전파를 막고, 음압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공간이다. 각각의 문들은 절대 동시에 열리지 않는다. 먼저 열린 문이 닫혀야만 약 10초 뒤 다음 문이 열리는 식이다. 자칫 기압 차가 사라져 공기가 순환하면 바이러스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을 가까이만 대도 문이 열리는 감지센서가 설치돼 있다.● 창문은 밀폐, 모서리는 둥글게 실제 치료가 이뤄지는 음압병실은 관리가 가장 까다롭다. 환자가 배출한 병원체에 의료진이 노출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병원체를 없애려면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머리 위로 환기통로가 설치돼 있다. 환자가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이 의료진으로 향하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송경석 명지병원 시설관리팀장은 “예전에는 환기시설이 천장에만 있었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환자와 의료진 간 감염이 문제가 되면서 개선됐다”고 말했다. 병실 구조와 설계도 일반병실과 다르다. 완치될 때까지 병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환자를 고려했다. 천장 높이는 2.4m, 병상 이동을 위해 출입구 폭은 1.2m 이상으로 설계됐다. 공기가 새어 나가서도 안 된다. 벽 이음매, 창문 등은 모두 밀폐 처리된다. 벽의 모서리는 접히는 곳이 없도록 둥글게 만들었다. 먼지가 끼지 않고 청소하기 쉬운 구조다. 특히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에게는 병실의 멸균 상태가 중요하다. 바닥 오염을 막기 위해 병실 내 각종 집기를 벽걸이 형태로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화장실 세면대도 비접촉식 손잡이를 설치해 바이러스가 남지 않도록 했다. 음압병실에서 나오는 과정도 까다롭다. 들어오는 동선에 있는 공간들이 오염되지 않도록 다른 방으로 나와야 한다. 격리병동에서 나온 물건은 폐기한다.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이나 환복은 재사용하지 않고 폐기한다. 의료진이 한 번 입은 방호복도 마찬가지. 폐기할 때도 밀폐용기와 비닐봉투로 이중 포장한 뒤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단, 환자가 가지고 들어간 휴대전화는 예외다. 소독한 뒤 가지고 나올 수 있다. 환자가 입원할 때 입은 옷도 폐기 대상이지만 환자가 원하면 따로 세탁한 뒤 돌려준다. 이곳에서 격리 치료를 받은 3번 환자는 새 옷을 입고 나갔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검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국가 지정 음압병실은 161개, 병상은 198개(올 1월 기준)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사용 가능한 음압병실이 79개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어느 정도 개선됐다. 하지만 병상이 서울 43개, 경기 28개, 인천 16개 등 수도권에만 87개(43.9%)가 몰려 있다. 지방의 감염병 대응 환경이 그만큼 열악한 셈이다. 정부는 향후 지역별 거점병원을 활용해 음압병상을 90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감염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문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 현재 지정된 격리병동 중에는 건물이 낙후돼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같은 시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존 병원에 음압병실만 늘리는 것으로는 신종 감염병 위협에 충분히 대응하기 힘들다”며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어 음압시설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양=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2-14
    • 좋아요
    • 코멘트
  • 中 ‘숨은 감염자’ 규모 예측불가… 질본 “소강국면 말하기 어렵다”

    중국이 하룻밤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집계 기준을 바꾸면서 의료계와 보건당국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늦게나마 코로나19 유행 양상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중국이 내놓는 ‘고무줄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동안 외부로 공표하지 않았을 뿐 중국 정부가 정확한 실태를 숨겨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혼란으로 매일 오전 감염자 공식 집계를 발표해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늦은 오후에야 수치를 내놓았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확진 환자 급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환자들이 포함돼 ‘착시 효과’가 나타났을 뿐, 신규 환자 발생 추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기존 집계 방식대로 하면 신규 확진자는 1500명가량으로 전날(1638명)보다 오히려 소폭 줄었다. 단, 앞으로 중국 내 숨은 감염자가 더 드러날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월 말 정점 후 하강’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국내외 낙관론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숨겨진 감염자’ 얼마나 더 있나 13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2일 후베이성 내 신규 확진 환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 중국이 리보핵산(RNA) 검사 이외에 의료진 판단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코로나19 확진 기준으로 확대하자,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폭증했다. 문제는 후베이성 당국이 이를 언제부터 파악하고 있었느냐다. 후베이성이 이날 적용한 임상 진단 기준 확대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내놓은 ‘코로나19 진단 방안’(제5판)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이 방안은 4일 발표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후베이성이 임상 진단 방식으로 확진 판정을 내린 환자 수를 발표한 것은 이로부터 일주일 후”라며 “그동안 폐렴 증상이 있는 임상 진단 환자가 확진 환자로 계산되지 않았고, 이들 임상 진단 환자의 구체적인 수가 대외에 공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확진 환자 폭증 사실을 알고도 발표를 미룬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들은 전문가들을 동원해 여론 수습에 나섰다. 퉁자오후이(童朝暉)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병원 부원장은 “(기존 검사를 통한) 폐렴 진단비율도 20∼30%에 불과하다. 70∼80%는 의료진의 임상 진단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왕천(王辰)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CCTV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검사의 정확성은 30∼50%에 불과하다”며 확진 판정 기준 확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 후베이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실제의 20∼50%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된다. 새로운 기준으로 확진자를 판단하면 향후 감염자와 사망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도 중국이 아직도 정확한 감염 실태를 숨겼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역학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중국이 중증환자들에 대해서만 확진 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실제 사망자와 확진자 수에서 10% 정도만 공식 통계에 포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 시기 예측 불가”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한국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숨은 감염자들이 드러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아직 중국에서 매일 약 2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 중이고 경증 환자까지 따지면 규모가 더 크다”며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이날 “이번 바이러스는 어떤 방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종결을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날씨가 따뜻해지는 3, 4월이면 전염력이 떨어져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환자가 많다”며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온과의 관계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는 3월 이후가 국내 코로나19 확장세의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아닌 제3국의 감염병 관리 능력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제2의 우한(武漢)’이 나타날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접한 중앙아시아와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을 주목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인들이 관광·사업 목적으로 많이 찾는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 아직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신종 감염병을 진단할 의료 시스템을 못 갖춘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퍼져 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감염자와 마지막 접촉 17일째 “양성”… 14일 격리기간 충분한가

    2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31·중국인 여성)는 9일 0시를 기준으로 자가 격리에서 해제될 예정이었다. 격리 기간 중 발열, 기침 등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것이다. 최종 확진을 받은 10일은 한국 입국 22일째였다. 무증상 자가 격리자에 대한 검사는 의무가 아니다. 28번 환자는 격리 해제 후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격리해제 6시간 30분 남기고 검사 28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3번 환자(54)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3번 환자는 앞서 지인인 6번 환자(56·한국인 남성)도 감염시킨 바 있다. 28번과 3번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동반 입국한 날부터 3번 환자가 격리(지난달 25일)될 때까지 여러 일정을 함께했다. 접촉자로 분류된 28번 환자는 격리 기간 14일 동안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3번 환자의 어머니는 증상을 보여 2차례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이었다. 28번 환자처럼 무증상 자가 격리자는 14일이 지나면 바로 해제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8일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은 건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3번 환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보건소에 ‘지인(28번 환자)이 그대로 (외부에) 나가도 괜찮나’라고 물었더니 ‘보통은 그냥 나가지만 새 진단시약이 나와 빠른 검사가 가능하다. 받아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는 것. 28번 환자는 8일 오후 5시 30분경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첫 검사에서 28번 환자는 양성에 가까운 결과를 받아 격리 해제가 연기됐다. 9일과 10일 재검을 했고 3번째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3번 환자가 있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만약 검사를 받지 않고 격리에서 해제됐다면 일상생활 노출은 물론이고 중국으로 건너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도 있다.○ 커지는 잠복기 논란 28번 환자가 나타나면서 신종 코로나 잠복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를 14일로 보고 있다. 28번 환자가 확진된 10일은 3번 환자가 격리(1월 25일)된 지 17일째다. 3번 환자 증상 발현 시기부터 따지면 더 길어진다. 3번 환자가 몸살기를 느낀 것이 지난달 22일인데 이때 감염됐다고 하면 20일째 확진이 된 셈이다. 28번 환자는 확진 판정 후인 11일까지도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가지 가능성이 있다. 무증상 감염 상태일 수 있고, 약으로 인해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성형수술을 받고 21∼28일 진통소염제와 항생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잠복기가 14일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서도 ‘환자의 최대 잠복기는 24일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에 따라 자가 격리 기간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최대 잠복기인 14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국내 의료진으로 구성된 중앙임상태스크포스(TF)는 “통상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10일이 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 신종 코로나도 주로 3∼7일, 2∼10일 정도”라며 “24일은 공포스러운 이야기다. 만약 있다고 해도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앙임상TF는 또 “일부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없이 자가 면역력으로 치유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비해 후유증이 덜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미지 image@donga.com·박성민 기자}

    • 2020-0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료시스템 붕괴’ 후베이성에 사망자 96% 집중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자의 95% 이상이 발생했고, 사망률도 중국 다른 지역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사망자 1017명(11일 기준) 가운데 후베이성은 974명(95.8%)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시에서 사망자가 748명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우한시의 사망률은 4.1%인 반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사망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처럼 후베이성에 사망자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 실패와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발병 초기 환자를 제때 격리하지 않아 환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시설, 물자, 의료 인력이 모두 모자라 제대로 치료를 못 했다는 것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치료 지정 병원 26곳의 병상은 7259개에 불과했다. 매일 환자가 2000∼3000명 급증하는 상황에서 위중한 중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웠다. 부랴부랴 3일 우한시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 9일 1600개 병상 규모의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열었지만 1만8000명이 넘는 우한시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는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대형병원이 3개, 중환자용 베드는 110여 개밖에 없었다”며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의 특성상 2, 3차 감염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후베이성과 우한은 1차 감염자 비율이 높은 것도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초기 발생했을 때 훨씬 치명적이고, 감염원을 거칠수록 독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유행 초기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박성민 기자}

    • 2020-0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 ‘신종 코로나’ 사망자 수 1000명 넘어…후베이성 사망률 가장 높은 이유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자의 95% 이상이 발생했고, 사망률도 중국 다른 지역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사망자 1017명(11일 기준) 가운데 후베이성은 974명(9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시에서 사망자가 748명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우한시의 사망률은 4.1%인 반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사망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처럼 후베이성에 사망자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 실패와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발병 초기 환자를 제 때 격리하지 않아 환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시설, 물자, 의료 인력이 모두 모자라 제대로 치료를 못했다는 것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치료 지정 병원 26곳의 병상은 7259개에 불과했다. 매일 환자가 2000~3000명 급증하는 상황에서 위중한 중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웠다. 부랴부랴 3일 우한시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 9일 1600개 병상 규모의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열었지만 1만8000명이 넘는 우한시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는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대형병원이 3개, 중환자용 베드는 110여개 밖에 없었다”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상 2, 3차 감염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후베이성과 우한은 1차 감염자 비율이 높은 것도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초기 발생했을 때 훨씬 치명적이고, 감염원을 거칠수록 독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유행 초기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

    • 2020-02-11
    • 좋아요
    • 코멘트
  • “기침 나서… 해외여행 다녀왔는데…” 보건소 문의전화-검사요청 폭주

    7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진단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평소 170건가량이었던 상담 전화가 300건을 넘겼다. 방문자도 늘었다. 한 주민은 감기 증상을 느껴 방문한 동네 의원에서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면 보건소로 가보라”고 권해 찾았다고 말했다. 송파구보건소 관계자는 “약한 감기 증세만 느껴도 불안감을 느껴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겠다는 주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중국 방문 기록이 없어도 담당의가 신종 코로나로 의심된다고 판단하면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전국 124곳의 보건소에서 의심환자의 검체(가래) 채취가 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를 진단하는 기관도 46개 민간 의료기관으로 확대됐다. 확진 환자의 접촉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코로나 검사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새로 보급된 신종 코로나 검사법은 진단 시간을 기존 24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한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다. 덕분에 일일 검사 가능 건수는 약 200건에서 최대 3000건으로 늘었다. 다만 6시간은 검체 하나를 검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다. 검체 이송 시간과 진단 수요가 몰려 검사가 지체되는 것을 고려하면 결과를 받는 데 하루 이상 걸릴 수 있다. 대상 확대에 앞서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분자진단검사실에서는 막바지 테스트 과정이 진행됐다. 마스크와 가운으로 무장한 연구원 2명이 축구공 크기의 아이스박스를 조심스레 꺼냈다. 환자의 기도에서 채취한 검체를 보관하는 용기다. 바이러스 유출을 막기 위해 3중의 안전장치를 갖췄다. 먼저 환자의 검체를 묻힌 면봉을 시약이 담긴 튜브에 넣는다. 이어 비닐 팩으로 이를 밀봉한 뒤 다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검사실로 전달한다. 환자의 검체를 꺼낼 때 바이러스 유출 위험이 가장 높다. 작업은 독서실 책상처럼 생긴 ‘음압 캐비닛’에서 이뤄졌다. 손을 넣을 수 있는 30cm의 좁은 공간은 ‘공기 커튼’이 감싸 바이러스 유출을 막는다. 성문우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공기가 위아래로 빠르게 순환해 바이러스가 새어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약 1시간 동안 추출한 검체의 리보핵산(RNA)을 진단 시약과 섞어 실시간 유전자증폭기에 넣는다.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성분 검출 과정을 실시간 그래프로 볼 수 있다. 유전자를 분리·증폭하는 과정을 3시간 동안 40회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약에 담긴 형광물질이 쌓이는 현상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성 교수는 “바이러스가 많이 검출된 환자일수록 그래프가 일찍 솟아올라 좁은 ‘S자’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0-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비누로 손가락 사이-손톱 밑까지 싹싹…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위험 절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걸릴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대책이 있다. 바로 ‘손을 씻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손만 제대로 씻어도 호흡기 감염병은 40∼50%, 분변을 매개로 한 감염병은 50∼70%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는 확진자의 비말(침방울)뿐 아니라 대소변으로도 옮는다고 한다. 분비물이 묻은 손잡이나 수건 등을 만진 뒤 무심코 눈 코 입에 손을 대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 씻기를 ‘자가 예방접종(do-it-yourself vaccine)’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 ‘제대로’ 손을 씻는 법이란 뭘까. 진짜 효과는 있을까. 동아일보가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얻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하는 손 씻기 방법을 체험해봤다.○비누로 씻으니 세균 세척력이 2배로 4일 오후 4시경 서울 마포구에 있는 위생컨설팅업체 ‘녹색식품안전연구원’. 먼저 씻지 않은 손은 얼마나 많은 세균이 묻었는지 측정해봤다. 실험엔 취재팀 3명이 참여했다. 3명 모두 낮 12시경 점심을 먹은 뒤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눈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위생연구실 연구진은 취재팀 손을 문지른 면봉을 위생도 측정 장치에 넣었다. 면봉에 묻은 유기화합물 농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측정 결과가 2000RLU(Relative Light Unit·오염도 단위) 이하여야 손이 깨끗하다고 본다. 측정 결과 A의 손은 오염도가 2967RLU, B는 2387RLU, C는 2103RLU로 각각 나타났다.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괜스레 겸연쩍은 변명이 흘러나왔다. “취재하다 보면 카메라랑 길바닥에 뒹굴 때도 있어서….” “반지 사이에 먼지가 끼었나 봐요.” 이후 A는 비누를 써서 50초 동안 손을 씻었다. B는 비누를 써서 25초, C는 물로만 25초 동안 손을 씻었다. 모두 박정수 분당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의 조언을 따랐다. 이른바 ‘WHO 지침’이다. 먼저 ①손에 미온수와 비누를 충분히 묻힌다. ②양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질러 거품을 낸다. ③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른다. ④손깍지를 낀 채 손가락 사이를 문지른다. ⑤손끝으로 반대 손바닥을 문지른다. ⑥엄지손가락을 반대 손으로 돌려주며 문지른다. ⑦비누 거품을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 중요한 하나가 더 남았다. ⑧손을 다 씻은 뒤 ‘수건’으로 수도꼭지를 잠근다. 기껏 깨끗해진 손이 수도꼭지에 있는 세균에 다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문지르기’ 지옥처럼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그리 어렵진 않다. 결과는 놀라왔다. A의 손 오염도는 2104RLU나 감소한 863RLU로 떨어졌다. B는 2145RLU 감소한 242RLU. C는 1383RLU가 줄어든 720RLU였다. 비누를 쓰면 더 깨끗해진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한데 물로만 씻을 때보다 2배 가까이 오염도가 감소하는 건 인상적이다. 다음 실험에선 차이가 더 분명했다. 손에 형광로션을 바른 뒤 똑같은 방식으로 씻고 자외선 조명을 쬐니 육안으로도 확 달랐다. 비누 없이 씻은 손은 형광로션이 거의 그대로 남아 하얗게 빛났지만, 비누를 사용하자 대부분 씻겨 내려갔다. 박 교수는 “손을 오래 씻는 것보다 비누를 사용해 정확한 동작으로 손금이나 손톱 밑처럼 움푹 파인 곳까지 씻는 게 중요하다”라며 “손 씻은 뒤 세정제를 바르면 항균 물질이 ‘보호막’처럼 남아 감염을 예방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손 덜 씻는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나오던 초기였다. 지난달 30일까지 확진자 성별이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다 보니 ‘괴담’도 같이 퍼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위생에 신경을 덜 써서 감염에 취약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침 신종 코로나가 발원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한 병원 연구진도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다는 집계를 내놓았다. 때 아닌 성 논쟁이 일었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성별이 감염병에 더 취약하단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손 위생에 덜 신경 쓰는 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동아일보가 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용산구 서울역 2층 남녀 화장실에서 1시간 동안 이용객을 관찰했다. 남성 화장실은 252명 가운데 비누로 손을 씻는 이가 73명(29%)뿐이었다. 41.3%인 104명은 물로만 씻었고, 나머지 75명(29.7%)은 아예 씻지도 않았다. 물도 묻히지 않고 건조기 바람에만 손을 비빈 뒤 나가는 어르신도 있었다. 한 20대는 손끝에 살짝 물을 묻힌 뒤 머리만 매만지고 나갔다. 여성 화장실은 어땠을까. 이용자 214명 가운데 53.7%(115명)가 비누를 이용해 손을 씻었다. 반지와 팔찌, 시계를 다 풀어두고 꼼꼼히 비누칠을 하는 젊은 여성이 눈에 띄었다. 물론 물로만 씻은 여성도 76명(35.5%), 안 씻은 여성(23명·10.8%) 역시 존재했다. 짧은 시간 한 장소만 관찰했기에 한국인의 평균이라 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인 통념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한 가지 나아진 점은 있다. 손 씻기가 중요하단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다.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질병관리본부와 분당서울대병원도 지난해 9월 공중화장실 4곳을 이용한 시민들을 관찰했다. 당시 남녀 구분 없이, 비누로 손을 씻은 사람은 24.5%밖에 되질 않았다. 43%는 물로만 씻었고, 32.5%는 손을 씻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런 사태를 계기로 화장실을 사용한 뒤엔 꼭 손을 씻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태언·박성민 기자}

    • 2020-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3명중 18명 수도권… 인구밀집지 확산 비상

    “집 밖에 나가도 괜찮나요?” 6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강모 씨(29·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자에게 물었다. 관리사무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우려로 모든 공용시설을 폐쇄하겠다”고 알린 직후다. 강 씨 주위에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는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니 이제 외출도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수도권이 비상이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환자가 증가하면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올 1월 기준 수도권 인구는 약 2600만 명이다. 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4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환자는 총 23명으로 늘었다. 3명은 기존 환자에게서 감염된 2, 3차 감염자다. 환자가 늘면서 접촉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6일 발생한 환자 4명 중 3명이 수도권에 살거나 머물고 있었다. 이날까지 전체 환자 23명 중 수도권 연고 환자는 18명이다. 서울은 10명까지 늘었다. 수도권에는 다중이용시설이 많고 대중교통망이 복잡하다. 그만큼 바이러스가 빠르고 멀리 퍼질 수 있다. 자칫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환자가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전파’에 직면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판단도 바뀌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지역사회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기경계 수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확진 환자의 자세한 동선 공개를 늦추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한 공개가 우선이라며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별도로 정보를 공개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의 통제를 받으라”고 각 지자체에 지시했다.박성민 min@donga.com·김소영 기자}

    • 2020-02-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파도 병원 아예 안가고… 택배 오면 “문앞에 두고 가라”

    “이 터치패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이 닿았겠어요.” 5일 오전 10시경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 대학원생 박모 씨(28)는 가게 출입문에 설치한 무인결제시스템(키오스크) 터치패드를 오른손 손가락 마디 부분으로 조심조심 노크하듯 눌렀다. 터치패드 표면에 다른 사람들의 지문이 많이 묻었다는 생각에 괜스레 움츠러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가 한국 사회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보름이 넘으며, ‘신종 코로나 포비아(공포)’가 일반인의 삶 자체에 스며들었다. 타인의 손길이 닿는 곳은 무조건 피하고, 아파도 병원에 가길 꺼려하는 이들마저 나타났다.○ 일상을 바꾼 ‘감염 공포’… 마주치는 게 두려워 외부인과 접촉이 많은 직장인들은 생활패턴 자체가 바뀌고 있다. 사무실을 들어설 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던 문화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김영석 씨(41)는 요즘 문에 적힌 ‘당기시오’ 안내만 보면 곤혹스럽다. 신종 코로나 확산 뒤 그는 팔꿈치로만 문을 밀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당기는 문은 어떻게든 손이 닿아 불안하다. 검지 하나로 억지로 열고 들어간다”며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건 엄두도 못 냈다”고 털어놨다. 택배기사와 대면 접촉을 줄이려 ‘현관문 앞에 놔두세요’ 안내문을 붙인 집도 많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박연수 씨(23)는 아예 주문 때부터 ‘현관 앞에 두라’는 메시지를 꼭 남긴다. 그는 “택배기사들은 아무래도 사람 접촉이 많지 않으냐. 미안하지만 직접 대면하긴 불편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는 국내 공유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공유 차량을 운영하는 ‘쏘카’나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등은 이용객이 급감했다. “정기적으로 소독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지만 이용객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주말마다 따릉이를 즐겨 이용하던 김민희 씨(25·여)는 지난주부터 사용을 관뒀다. 김 씨는 “다른 사람이 만진 손잡이를 잡는 게 찝찝하다. 당분간 이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공포는 일회용품 규제도 뚫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시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식품접객업소에서 플라스틱 컵이나 일회용 식기를 쓸 수 있다. 다만 기한은 감염병 위기 경보가 ‘경계’ 이상 단계를 유지하는 경우다. 장소도 공항·항만·기차역·터미널로 한정했다. ○ “병원에서 감염될지도”… 발길 끊는 환자들 병원은 신종 코로나 영향을 온몸으로 맞았다. 5일 서울지역 병원 10여 군데에 문의한 결과, 평균 3분의 1 이상 환자가 빠졌다고 답했다. 중구 B내과의원은 “오전에 평균 50명이 내원하는데 최근 5일간 15명만 왔다”고 했다. 경기 지역의 한 중형병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정도 줄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 8번째 확진자가 선별진료를 받았던 전북 군산의료원엔 예방접종 예약을 취소하거나 날짜를 바꾸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근심이 크다. 올해 초 심장수술을 받은 아이가 있는 A 씨는 외래진료 날짜가 다가오자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 A 씨는 “아이가 아동용 마스크조차 낄 수 없는 나이다. 심장질환이라 제때 검사를 놓치면 안 되는데 마음이 갈팡질팡한다”고 했다. 어르신들도 병원 가는 걸 망설이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는 조동훈 씨(71)는 “병원에 가야 하는데 호흡기 질환이라 겁이 난다. 처방을 못 받아 며칠째 약을 못 먹었다”고 걱정했다. 신지환 jhshin93@donga.com·박성민 / 군산=박영민 기자}

    • 2020-0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서 입국 외국인 건강상태, 스마트폰으로 체크 추진

    정부가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의 스마트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증상을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입국 과정에서 소요 시간을 줄이고 의심환자를 신속히 찾아내려는 취지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입력하는 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검역신고서 작성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외국인의 국내 연락처와 소재지 정보 등도 담긴다. 일각에서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입국자 동선을 파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앱으로 보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바로 추적이 될 수 있도록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GPS에 연동해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앱이 아니고 증상 발현 여부를 신속히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정부는 이날 제3국으로부터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제한 지역을 중국 후베이(湖北)성 이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당정청 협의회에서 “후베이성뿐 아니라 주변 지역 발병 상황도 면밀히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황형준 기자}

    • 2020-0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光州서 16번째 환자… 감염 경로 오리무중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광주에 사는 42세 여성이다. 그는 태국을 여행하고 지난달 19일 귀국했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달 25일, 격리된 건 이달 3일이다. 국외 또는 국내 감염 여부는 불확실하다. 태국 여행 중 걸렸다면 중국 외 국가 감염으로 두 번째다. 첫 사례는 일본에서 감염된 12번 환자다. 국내 감염이라면 더 위험하다. 전파 경로가 불확실한 탓이다.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감염은 사실상 지역사회 전파를 의미한다. 16번 환자 발생 전 광주나 전남에서 확진자는 없었다. 기존 환자의 이동 경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4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16번 환자는 현재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귀국 6일 후 증상이 시작돼 병원 두 곳을 6차례나 찾은 끝에 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국 당일부터 16일 동안 지역사회에 노출된 것이다. 16번 환자는 폐 기저질환이 있다. 보건 당국은 환자 상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가족은 검사가 진행 중인데 아직 증상은 없다.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확진 환자의 출현에 보건당국은 당혹해하고 있다. 16번 환자가 태국 여행에서 돌아온 지난달 19일 현지 확진 환자는 2명에 불과했다. 중국이 아닌 ‘제3국 감염’으로 보기도 쉽지 않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여행지에서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태국이라고 특정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4일 현재 태국 내 환자는 25명으로 늘었다. 국내외 감염 여부를 떠나 신종 코로나 전선(戰線)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중국 외 나라까지 입국 금지를 내리기 어렵지만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7일부터 국내 ‘접촉자’의 범위를 확진 환자의 증상 발현 하루 전으로 넓히기로 했다.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국내 확진 환자 중 최초로 55세 한국인 남성(2번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완치 판단을 내렸다. 이번 주 중 보건당국의 최종 검토 후 퇴원할 것으로 전망된다.박성민 min@donga.com·사지원 기자}

    • 2020-02-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차례 다녀간 21세기병원 일시 봉쇄… 접촉자 확인 나서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녀간 광주 21세기병원에 4일 ‘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자가 나온 병원을 의료진, 환자와 함께 폐쇄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다.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16번 환자 A 씨(42·여)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차례 다녀간 21세기병원은 이날 예정됐던 모든 수술을 취소하고 외래진료도 긴급 중단했다. 입원 환자 83명은 병원에서 격리 중이다. 의료진과 병원 직원 등 69명도 병원에 남았다. 역학조사관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 A 씨와 접촉한 이들을 찾고 있다. 21세기병원은 A 씨와 가까이 접촉한 이들을 찾아 검진을 실시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격리할 계획이다. 21세기병원에 격리된 환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환자들은 병원 밖으로 나가겠다며 항의했지만 보건 당국은 병원 내 CCTV 분석을 통해 접촉자를 모두 확인하기 전까지 나갈 수 없다고 제지하고 있다. 21세기병원에 부인이 입원한 이모 씨(74)는 “아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었고, 현재 있는 환자들은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소리를 듣고 나에게 전화를 해 공포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입원환자 10여 명은 밖으로 나가고 싶다며 울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 당국은 병원 내 감염을 특히 우려한다. 면역력이 취약한 만성질환자나 고령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감염에 더 취약하고 완치도 어렵다. 21세기병원은 척추 및 관절 치료 환자와 고령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도 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슈퍼전파자’도 병원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당시 전국 9개 병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코호트 격리 ::감염병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폐쇄하고 의료진을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박성민 min@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 2020-02-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교류 많은 광둥-저장성 700명씩 감염… 후베이성 못지않게 위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여당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 확대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정부가 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지 불과 하루 만에 여권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입국금지 지역 확대 거론한 여당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중국 방문 외국인의 입국 제한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감염 확산 속도에 맞춰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상희 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상위 3∼5개 지역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중국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던 여당이 입국 제한 확대로 방향을 튼 것은 중국 내 감염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데다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나오는 등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 악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에 잘못이 누적될 경우 총선에 대형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입국 제한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중국 내 확진자 확대 추이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취한 조치도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국내 주소와 연락처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는 등 사실상 입국이 제한될 수 있게 한 실효성 있는 조치”라며 “현재 취한 특별입국금지 조치의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중국은 우리의 최대 인적 교류국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의 어려움이 바로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며 “서로 힘을 모아 지금의 비상 상황을 함께 극복해야 하고 이웃국가로서 할 수 있는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베이성 외 상황은 갈수록 심각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전날보다 57명이나 증가한 361명에 달했다. 하루 기준 최고 증가치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중국 내 최종 사망자는 349명이었다. 확진자도 전날보다 2845명 늘어난 1만7302명이었다. 중국은 ‘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 초기 ‘방역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확산세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과 가깝고 교역과 인적 교류가 잦은 성(省)과 시(市)에 감염자가 많다. 중국의 31개 성, 시 가운데 한국과의 교역이 2위(2018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과 교류가 많은 광둥(廣東)성은 확진 환자가 700명을 넘어 후베이성 다음으로 환자가 많다. 한국과의 교류 5위인 저장(浙江)성도 환자가 700명을 넘었다. 국내 의료계는 초기부터 정부의 입국 제한을 강하게 권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봉쇄 조치를 내린 후베이성에서 입국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러스 추가 전파를 막으려면 상대적으로 중국 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는 후베이성 외 지역 방문자들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전반의 주장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저장성과 광둥성 등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곳에 대한 입국금지를 하지 않으면 현 수준의 입국금지 조치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박효목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20-02-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종 코로나 초기증상 비교적 가벼워… 갑자기 아픈 독감과 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과 독감(인플루엔자)은 증상이 비슷하다. 하필 유행 시기가 겹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도 많다. 두 질환에 대해 알기 쉽게 Q&A로 풀어봤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데 독감인지 신종 코로나인지 헷갈린다. “지금까지 확진된 신종 코로나 환자들은 발열, 두통, 몸살 기운 등을 호소했다. 독감이나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으로는 신종 코로나와 독감을 구별하기 어렵다.” ―그래도 차이점이 있다면…. “증상이 갑자기, 복합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시작되는가 아닌가가 다르다. 독감은 평균 2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온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38∼41도의 고열이 시작된 시점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편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 환자들은 초기 증상이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3번 환자는 가벼운 몸살 기운만 느꼈고, 10번 환자는 초기에 두통을 호소했다.” ―두 질병의 증상이 비슷하다면 원인도 비슷한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인 것은 같지만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신종 코로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두 질병의 원인 바이러스는 상기도(기도 윗부분)와 하기도 모두에서 번식하는 공통점이 있다. 입과 가까운 곳에서 번식해 폐렴 증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메르스의 코로나바이러스는 하기도에서 번식해 전염력이 강하지 않다.” ―독감과 신종 코로나 모두 겨울에 유행하나. “겨울철에 발생해 1, 2월 환자가 급증하는 독감과 달리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시기는 주로 봄으로 알려져 있다. 사스나 메르스도 주로 봄에 유행했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는 지난해 12월 첫 발병 보고 이후 추위와 함께 더 널리 퍼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같은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는 특성이 있는데, 기질이 변해서 유행 시기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감염자 수만 보면 독감의 전염력이 더 높아 보이는데…. “그렇다. 독감은 공기로도 감염될 수 있고, 증상이 시작되기 1, 2일 전에도 전염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은 비말(飛沫·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을 통해 감염된다. 아직까지는 과학자 다수가 신종 코로나는 공기 중 전염이나 무증상 전염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우리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환자의 집 문 손잡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문손잡이처럼 사람 손이 많이 닿는 물체에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면 간접 접촉을 통한 전염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점막을 통해 침투하므로 바이러스에 닿은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거나 음식을 집어 먹으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손 씻기가 중요한 것이다.” ―독감은 예방접종을 하는데 신종 코로나는 예방법이 없나. “독감은 예방과 치료제가 모두 개발됐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예방 백신 접종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70∼90% 효과가 있다. 백신 접종 후 약 2주 뒤 항체가 형성되며 면역효과는 평균 6개월가량 지속된다. 반면 신종 코로나는 백신을 비롯한 예방법이 없다.” ―백신 개발 가능성이 있나. “최근 이탈리아와 호주의 연구진이 백신 개발의 핵심 요소인 감염자의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험실에서 따로 배양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감염자의 인체에서 채취했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분리 배양은 백신 개발의 첫 단계일 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치료제 개발 소식도 들리는데…. “2일 태국 보건 당국이 자체 개발한 혼합물로 71세 여성 환자를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항바이러스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섞은 혼합물을 투여하자 48시간 만에 음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치료제 개발 단계로 보지 않는다.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퇴치에 흔히 시도되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치료 효과가 인정된 것이 아니라 특정 환자에게만 효능이 발생한 사례로 보기 때문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신아형 기자}

    • 2020-02-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벼운 몸살인줄”… 증상 미미해 신고 미루다 2차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의 증세와 강도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기는 최대 14일로 알려졌지만 2차 감염의 경우 접촉 후 3∼5일에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초기 판단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2일 질병관리본부와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각 병원에 따르면 발열과 호흡기질환 외에도 여러 형태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가벼운 감기 기운으로 착각할 만큼 미미한 경우가 있었다. 증상이 약하면 당사자가 신고를 미룰 수 있다. 지난달 26일 확진된 3번 환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가벼운 몸살 기운만 느껴 병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사이 6번 환자에게 ‘2차 감염’이 이뤄졌다. 증상이 뚜렷한데도 확진이 안 된 경우도 있다. 8번 환자는 지난달 27, 28일 발열과 기침 증상으로 두 차례나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증상은 나타났지만 양성 판정을 받을 만큼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종 코로나를 우선 의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6번 환자의 아내인 10번 환자는 지난달 30일 남편이 확진되기 하루 전인 29일 두통 증상을 느꼈고, 아들(11번 환자)은 처음에는 몸살 기운을 느꼈다고 역학조사에서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 환자나 중국 사례를 보면 초기에는 몸살이나 열이 나고 목에 통증을 느끼는 등 심한 몸살 기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올겨울 유행한 독감으로 환자 약 8200명이 사망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는 중국 외 사망자가 아직 필리핀 1명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독감보다 사망률이 높아 그만큼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올겨울 미국의 독감 환자 발생은 약 1500만 명으로 사망률은 0.05% 수준. 반면 신종 코로나는 2일 현재 1만4635명이 걸려 305명이 숨졌다. 사망률은 2.1%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중국 내 현황만 보면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4∼5% 수준”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독감은 백신이 있다. 효과는 70∼90%다. 신종 코로나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체내 침투 이후 변이가 잘 일어나는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라 개발이 쉽지 않다. 같은 이유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역시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없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 2020-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긴급대책 내용 두차례 완화 ‘우왕좌왕’

    ‘혼선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일 오후 7시 35분경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 직후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한 지 약 2시간 뒤였다. 기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는 발급을 중단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으로 바뀌었다. 단기비자 발급 중단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이다. 또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제주도 사증 입국제도도 일시 중단할 계획이다’는 내용도 미세하지만 수정됐다. ‘중국에서 입국하는’ 부분이 빠지고, 그 대신 ‘현재 시행 중인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로 고쳤다.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 혜택의 약 99%를 중국 입국자가 보고 있는데, 중국이라는 말을 뺀 것이다. 오후 9시 20분경 중수본은 다시 문자를 보내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한 ‘중국 내 여행경보, 철수 권고로 상향’과 ‘관광 목적의 중국 방문 금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변경했다. 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던 여행경보를 ‘지역에 따라’로 완화했다. 이에 대해 중수본 관계자는 “오후 3시∼5시 반에 진행된 회의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자료가 먼저 배포됐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톤다운 요구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 측은 “우리가 요청한 건 따로 없다”고 반박했다. 약 4시간 동안 총리 주재 회의 내용을 두 차례 바꾸며 비자 발급과 여행경보 단계 등에 대한 조치를 한 단계 낮춘 것에 대해 지나친 중국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예지 yeji@donga.com·박성민 기자}

    • 2020-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