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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해외 진출 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특히 국내 기업 중에선 최초로 미국 내 석유생산 광구 개발에 나설 정도로 에너지 분야 협력에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에 위치한 생산 광구 2곳을 인수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SK E&S는 이보다 앞선 2013년 9월 미국 프리포트LNG와 천연가스 액화 서비스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한 사례다. 이 계약을 통해 SK E&S는 미국 텍사스주의 천연가스 액화시설에서 2019년부터 20년간 매년 220만 t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2014년 9월에는 미국 콘티넨털리소스의 현지 가스전 지분 49.9%를 약 3억6000만 달러(약 4087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 E&S가 지분을 인수한 우드퍼드 셰일가스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7600만 t에 달한다. 이중 인수 지분에 해당하는 약 3800만 t 규모의 대한 개발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SK종합화학은 2월 미국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의 고부가가치 화학사업 중 하나인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했다. EAA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 글로벌 메이저 화학기업들만 생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미국 텍사스 프리포트 생산설비까지 인수해 EAA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수로 확보한 다우케미컬의 선진 핵심기반기술을 바탕으로 현지 수요를 공략하고 고부가 제품군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SK의 에너지, 화학 분야 협력은 현지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협력기업이 자리잡는 곳마다 사회공헌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사업본부는 올 초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본사를 옮기자마자 푸드뱅크를 찾아 자원 봉사에 대대적으로 나서면서 사회공헌을 실천했다. 북미 지역의 석유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한 SK플리머스는 오클라호마주 교육 시스템을 위해 5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역과 더불어 성장한다’는 SK의 경영철학은 미국 현지 언론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가 브랜드 가치까지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선 이익 창출, 후 나눔’ 방식을 택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SK는 학술교류를 통해서 미국과의 민간외교도 다져 나가고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양국 민간외교를 연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등교육재단은 1970년대 부국강병을 위해서는 선진국 학문과 기술을 배워 한국 사회에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매년 미국 등에 한국의 우수 인재를 유학 보냈다. 또 미국의 석학들을 초빙해 한국을 연구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양국 간 학술교류를 지원해 왔다. 미국 내 최대 지한파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고등재단이 장학사업을 통해 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정통한 국가적 인재를 양성하고 한미 관계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해 재단 이사장인 최태원 SK회장에게 5월 밴 플리트 상을 수여했다. 밴 플리트 상은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6·25전쟁 당시 미 8군사령관인 고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정, 1995년부터 매년 한미 상호 이해와 우호 증진에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SK텔레콤은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선두업체들과 글로벌 파트너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페이스북은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 공동으로 통신 인프라 분야 벤처 육성을 위한 공간 설립에 나섰다. 공간과 인프라는 물론이고 기술 개발과 멘토링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는 글로벌 5G 통신기술 표준화를 위한 협업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향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플랫폼의 상호 교류와 공동 활용을 검토 중이다. 미국 AI 전문기업인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AI 생태계 확산에도 협력하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디지털 금융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손잡았다. 두 기업은 각각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포털과 증권사로 글로벌 진출 전략도 함께 짠다는 계획이다. 26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상호 지분 투자를 한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상대편 주식을 서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를,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의 1.7%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신성장 펀드를 조성하면서 시작한 두 회사의 협력관계가 보다 강화되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의 전문정보를 활용해 포털 내 금융 분야 콘텐츠부터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미래에셋대우의 금융 콘텐츠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외 첨단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 영역에서 공동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추진 중인 글로벌 진출 전략에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거점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이용자가 미래에셋대우 서비스를 활용할 때 네이버 플랫폼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글로벌 거점에서 온라인 고객을 유치할 때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네이버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증권사로 국내외 금융 시장에 대한 막대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세계 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 사업 협업을 위한 최상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김대환 미래에셋대우 경영혁신부문 대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고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인터넷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시장 진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분간은 기술협력을 통해 신(新)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네이버는 2020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3년간 총 48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확보한 부지는 약 13만 m²로 강원 춘천시에 위치한 기존 데이터센터의 약 2.5배 넓이다. AI와 빅데이터 활용 사업이 많아지고 데이터 저장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한편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로 풀이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한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사업장과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의 문제는 국내 IT 업계에서 오랫동안 제기돼 왔던 이슈다. 국내 IT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구글세’ 국내 도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정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개정안에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도 경쟁상황 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 의원은 “국내 사업자는 정부가 요청하면 자료를 공개하고 공시나 감사 의무가 있는 반면 유한회사로 등록한 글로벌 IT 기업은 이러한 법적 의무가 없어 실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며 “공정한 인터넷 시장을 마련하기 위해 발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보통신 시장 참여자 간 규제 형평성을 위한 공정 경쟁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공약에서 밝힌 바 있다. 정부도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의 규제 적용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월 ‘외국사업자 집행력 확보 방안’을 주제로 법무법인 세종에 연구용역을 줬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 기업 간 규제 형평성 문제가 글로벌 기업들에 국내법을 소극적으로 적용한 것에서 발생한 경우가 많다고 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용역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몇 년 전부터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가장 매섭게 규제의 칼날을 들이민 곳은 유럽연합(EU)이다 16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에 8월 중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10억 유로(약 1조270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EU 집행위는 구글이 온라인쇼핑 상품을 경쟁사보다 더 잘 보이도록 검색결과 항목에 배치해 공정경쟁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에는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며 벌금 1억1000만 유로(약 1400억 원)를 부과하기도 했다. 일본도 글로벌 IT 공룡 견제 움직임에 동참했다. 최근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IT 기업의 빅데이터 독점을 막기 위해 빅데이터와 관련한 공정경쟁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싹쓸이하는 글로벌 기업을 견제하면서 자국민의 개인정보 및 관련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얼마 전에는 인도네시아 세무당국도 구글과 체납세 추징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세계 각국의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IT 업계는 한국 정부도 구글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등을 상대로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세금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 광고를 활용해 국내에서 매출을 내고 있음에도 서버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과세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외국계 기업에 유리한 현행 조세 제도를 해결해야 인터넷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임현석 기자}
수도권 직장인은 출퇴근에 하루 평균 약 1시간 30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빅데이터사업단이 4월 한 달 동안 수도권에 거주하는 30, 40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42만 명의 출퇴근 동선을 분석한 결과 이들 수도권 지역 직장인의 평균 통근시간은 89분 24초였다. 이번 조사는 LTE 통신 신호를 분석해 월 근무일수 10일 이상, 하루 근무시간 6시간 이상의 내근직 근로자로 추정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했다. 출퇴근 시간에 순간 시속 7km 이상으로 이동한 경우만 대중교통과 자가용 등 교통수단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조사 대상 중 서울지역 거주자가 길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냈다. 서울지역 거주자의 출퇴근 시간은 각각 46분 54초, 49분이었다. 인천지역 거주자(출근 42분 36초, 퇴근 42분 48초)와 경기지역 거주자(출근 43분 24초, 퇴근 43분 36초)에 비해 특히 퇴근 시간이 5분 넘게 길었다. 서울지역의 저녁시간 차량 정체 때문에 퇴근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퇴근 거리는 서울이 13.3km로 가장 짧았다. 이어 인천 15.7km, 경기 16.7km 순이었다. 서울을 기준으로 출근 시간이 가장 긴 요일은 월요일로 45분 12초였고, 퇴근 시 금요일이 46분 30초로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나 인천 거주자 중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경우 출근과 퇴근에 모두 1시간 이상씩 걸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모바일 게임시장 판도를 흔들 기대작 리니지M이 출시됐다. 사전 예약자 성적이 매출과 흥행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리니지M은 2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이용자가 몰리면서 흥행 기대감을 키웠다.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원작 PC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로 옮겨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게임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자수가 500만 명(이달 3일 기준)을 돌파하며 올해 최대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리니지M 사전 예약자는 4월 12일 사전 예약 접수를 시작한 지 8시간여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뒤 2주 뒤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500만 명을 달성하기까지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사전예약 규모는 국내 역대 게임들 중 최대다. 정식 서비스 전에 자신이 플레이 할 서버를 정하고 캐릭터를 미리 만들 수 있는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에서도 120개 서버가 모두 마감됐다. 5월 16일 캐릭터 사전 생성 이벤트 시작 후 불과 8일 만에 100개 서버가 마감되자 엔씨소프트는 20개 서버를 추가로 오픈했다. 사전 등록 열기엔 리니지M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뜨거운 관심 속에 출시한 리니지M의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양대 마켓에서 출시 이후 줄곧 상위권에 있었던 게임들의 순위 변동이 불가피해지면서 전체적인 모바일 게임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M은 기존 모바일 MMORPG와는 다르게 모든 사냥터가 개방되어 있는 이른바 ‘오픈 월드’ 형식이 가장 큰 특징이다. 리니지M 이용자는 레벨 등에 상관없이 어느 지역이든 이용할 수 있다. 흥미진진한 전투가 목표인 리니지M의 ‘PvP(Player vs. Player)’ 시스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용자는 언제라도 PvP를 즐길 수 있고 리니지M에 구현된 ‘PvP북’에서 자신의 상세한 PvP 전투 기록과 PvP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캐릭터와의 PvP에서 승리했을 경우 패배 캐릭터와 패배 캐릭터가 속한 혈맹에게 도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자신을 패배시킨 상대방 캐릭터 근처로 바로 텔레포트(Teleport·순간이동)하는 기능도 구현되면서 전투 또한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이 AI 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피커와 애플리케이션(앱)의 활용도를 높여줄 핵심 콘텐츠로서 음원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AI 비서인 ‘클로바’ 앱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음원 서비스인 ‘네이버뮤직’을 기본으로 탑재했다고 밝혔다. 베타 서비스 중인 클로바에 AI 음악 추천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는 “오늘 날씨와 어울리는 노래를 틀어줘”라고 요청하면 날씨를 알아보고 그에 맞는 노래를 알아서 추천하는 서비스다. 곡명을 잘 모르더라도 “요새 카페에서 자주 들리는 노래 들려줘” “음악방송에서 나온 노래 들려줘” “최근 영화 음악 들려줘” 같은 말도 이해한다. 네이버는 상황별, 취향별로 다양한 AI 기반의 음악 추천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기술은 개개인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개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인데, 이 같은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서비스가 음악 추천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용자가 클로바를 통한 음원 추천 서비스에 익숙해질 경우 네이버가 꾸리는 AI 생태계를 좀 더 친숙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AI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 또한 높아지고, 플랫폼 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쉬워진다. 음원 서비스가 AI 플랫폼의 관문이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AI 기술 개발에 뛰어든 카카오 역시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의 음원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로엔의 음원 서비스인 멜론은 올 하반기쯤 카카오의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음악 추천 및 검색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 내부에 이미 AI 기술 적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음원 큐레이션 등의 서비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AI 스피커에 이 기술을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와 AI 생태계 선점을 위한 기술경쟁은 음원 서비스에서 먼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사도 자사 계열 음원 서비스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KT 계열 음원 서비스인 지니뮤직은 이를 바탕으로 이달 초 스마트폰 기반 AI 음성명령 서비스인 ‘지니보이스’를 공개했다. 음성명령 분석기술을 통해 음악을 검색하는 기능이다. 지니뮤직은 드라이브 등 손을 쉽게 쓸 수 없는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KT의 AI 스피커인 기가지니는 올 초부터 지니뮤직과 연동해 이미 음성명령을 통해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KT는 AI 비서 기술이 스마트폰 앱으로 확산될 것에 대비해 해당 기능 적용을 확대했다. KT 관계자는 “음성인식 자료가 많이 쌓일수록 인식도가 높아지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과 음원 서비스의 결합은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로 글로벌 선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는 최근 프랑스의 AI 음악 추천 스타트업인 닐랜드를 인수하며 AI 음악 추천 엔진을 자사 서비스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업계서는 이를 경쟁 업체인 ‘애플 뮤직’과 명확히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가 AI 기술을 만나면서 개개인의 취향을 이해하는 서비스로 진화할수록,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포털과의 제휴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랜섬웨어로 피해를 입은 웹호스팅 업체 인터넷 나야나가 해커에게 돈을 주고 데이터를 복구키로 했다. 그러나 입금 후에 실제 복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인터넷 나야나 관계자는 데이터를 복구하는 대가로 12억 7000만 원을 해커에 지불한다고 14일 밝혔다. 업체 측은 “입금이 완료되는 대로 (데이터를 복구하는)복호화 키(key)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해커는 50억 원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협상을 통해 요구액을 낮췄다. 현재 비트코인을 지불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고 구체적인 복원 일정은 정해지는 대로 다시 공지키로 했다. 앞서 10일 랜섬웨어의 일종인 에레버스(Erebus) 해킹 공격을 받으면서 자료를 저장한 서버 300여 대 중 절반에 가까운 153대가 감염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서버와 연결된 웹사이트 3400여 개도 잇따라 감염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주로 중소형 쇼핑몰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홈페이지와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사이트 등도 피해 사례에 포함됐다. 피해 사이트들은 현재도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터넷 나야나 측은 “자료를 복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으나, 별다른 수가 없어 결국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인터넷 나야나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4억 원에 ,지분을 담보로 한 업체로부터 8억 7000만 원을 받아 협상대금을 마련했다. 회사 입장에선 불가피하다는 동정론도 있으나, 해커에게 돈을 줄 경우 웹호스팅 업체를 더 자주 공격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돈을 주더라도 자료 복구를 해줄지 미지수”라며 “돈을 버는 데 성공한 해커들이 백업서버가 없는 웹호스팅 업체를 노릴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컴퓨터(PC) 없으면 체류 연장도 못 합니까?”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인 여성 A 씨(32)는 국내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고 4월 초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를 들러 3시간이나 기다렸지만 접수창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온라인으로 미리 방문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결혼식을 위해 3개월짜리 단기비자(결혼 이민 비자)로 입국한 A 씨는 체류 기한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초조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예약은 불가능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면 ‘액티브X’라는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는 PC만 이용해야 했다. 남편의 도움으로 방문 예약을 했지만 예약이 밀린 탓에 한 달 뒤에야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았다. A 씨는 “체류 연장을 하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온라인 예약 절차 때문에 한 달을 기다려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10만 명에 이르는 국내거주(등록) 외국인이 국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디지털 행정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접근 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주의 행정에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호칭도 빛이 바래고 있다. 법무부는 디지털 행정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2월부터 수도권과 부산 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 총 7곳에 온라인 방문 예약을 의무화했다. 2008년부터 방문 예약 제도를 실시했지만, 2015년까지 이용률이 5%에도 미치지 않자 활용도를 늘리기 위해 해당 제도를 의무화한 것.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서 온라인 예약이 활성화되면 민원인의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워낙 국내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예약 신청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보고 전화 예약도 따로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방문 예약을 하려면 보안과 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주는 액티브X를 필수로 내려받아야 한다. 액티브X를 내려받을 수 있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 환경에서만 접속이 가능해 PC가 없는 외국인은 접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 중에서도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에겐 특히 문제다. 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70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이 체류 연장을 하러 왔을 때에도 온라인으로 예약하라고 하고 돌려보냈다”며 “컴퓨터도 없고 사용법도 모른다고 했지만 우리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스마트폰으로도 방문 예약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했으나, 관련 예산 확보가 어려워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으로만 예약을 단일화하는 행정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민원인 눈높이를 생각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KT가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무료 개방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와이파이 빗장을 풀면서 이동통신 3사 모두 새 정부의 ‘공공 와이파이 확대’ 공약에 발맞추는 모양새다. KT는 다음 달 대형마트, 정류장, 공원, 공연장 등 유동인구와 데이터 이용이 많은 장소를 중심으로 와이파이 AP 10만 개를 개방하겠다고 11일 밝혔다. KT가 보유한 전체 와이파이 AP 18만 개의 절반 이상이 무료로 전환되는 셈이다. KT 고객뿐만 아니라 타사 이용자까지 KT의 무료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해진다. 타사 고객은 개방된 KT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일정시간(5∼15초) 광고를 시청한 뒤 1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앞서 각각 8만 개의 AP를 무료 개방했다. 이로써 이통사들이 공공 대상으로 개방한 와이파이 AP는 약 26만 개로 늘게 됐다. KT는 그동안 접속 품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와이파이 공개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커지자 개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무료 개방 후에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트래픽이 많은 곳에 AP를 추가하고 노후 장비도 점검할 계획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만1000원) 일괄 인하는 그냥 망하라는 얘기입니다. 마땅한 방안이 없어요.” 미래창조과학부에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을 이행할 방안을 찾아오라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요구에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계 통신비 절감을 둘러싸고 국정기획위와 미래부, 통신업계 3자가 합의해 내놓을 수 있는 마땅한 해법이 없어 통신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부는 9일 오후 국정기획위에 다시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통신비를 낮추는 방안, 2세대(2G)·3G 가입자 기본료 폐지, 안 쓴 데이터 이월 및 공유 확대 등 방안이 거론됐지만 사실상 ‘퇴짜’를 맞았다. 국정기획위의 당초 요구대로 통신 기본료에 해당하는 1만1000원을 일괄적으로 인하하면 통신 3사는 수익이 연 7조 원 정도 줄어 일제히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다. 업계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데다 법이나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미래부로서는 5G 등에 대한 통신업계의 투자도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5G망을 통신사가 아니라 국가 주도로 설치하는 방안이나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위한 분리공시제 도입 등의 얘기가 나오지만 이 역시 뾰족한 해법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국가 주도 5G망 설치는 “사실상 통신사 국유화”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효율성이 사라지고 연구개발(R&D) 투자도 안 해 벤처기업까지 다 죽는다”며 “통신망 설치·관리 기술도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제조사와 통신사가 유통매장에 주는 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을 각각 분리해 공개하자는 분리공시제는 최근 LG전자가 찬성하면서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각 통신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일괄 인하’보다 ‘소득이나 사용량에 따른 차등적 인하’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민희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위원은 7일 오후 브리핑에서 “1만1000원(이라는 금액)보다는 기본료 폐지가 공약이었다”며 “공약을 확대해석하면 통신사 연간 수익이 7조 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 부분은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조만간 각 통신사와도 직접 접촉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최 위원은 “금요일(9일) 오후 미래부로부터 통신비 절감 방안이 담긴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최 위원은 “미래부가 통신비 인하 공약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진전된 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통신전문가인 김용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미래부 제2차관에 임명했다. 최 위원은 “새로 김 차관이 왔으니 김 차관을 중심으로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 방안을 진지하고 꼼꼼하게 검토한 다음 보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조직이 해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던 미래부는 5일 새로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 안에서 오히려 조직이 커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고작 하루도 안 돼 국정기획위로부터 “누구를 위한 미래부인지 모르겠다”는 ‘질책’을 받으면서 업무보고 전까지 새로운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김성규 sunggyu@donga.com·임현석 기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 시작했던 배달과 숙박 같은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어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과 상담도 할 수 있는 개인형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O2O 서비스가 그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 유통 및 전문직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초 국내 대표적인 O2O 업체들은 잇달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음식배달 전문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직방은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5억 원 흑자로 전환했고, 직방은 지난해 10억4387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회사들은 2015년에는 각각 249억 원과 125억 원 적자였다. 대표적인 숙박 O2O 업체인 야놀자는 지난해 60억 원 적자였으나, 손실 규모는 줄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매달 이익을 내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다. 대규모 투자 등을 유치한 데 이어 고객 수와 다운로드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O2O 업체의 도전과 수익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O2O 업체가 진출하는 영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주로 음식 배달 등 유통채널에 머물던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사업이 전문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법률상담 분야 O2O 서비스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헬프미’와 ‘로씨닷컴’ ‘로톡’ ‘변호인’ 등이다. 앱을 통해 상담을 원하는 변호사를 검색한 뒤 상담예약 시간을 잡고 채팅이나 화상전화 등을 통해 상담을 하는 형태다. 상담비용 가격 경쟁이 불붙으면서, 기본료만 지불한 뒤 초 단위로 비용을 결제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법률상담 O2O 서비스 스타트업의 경우 변호사와 이용자 모두 수요가 충분해 성장세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상담 O2O 스타트업인 ‘CLC’ 초기 창업 멤버인 전세준 변호사는 “변호사는 자투리 시간에 수익을 낼 수 있고, 법률문제가 터져도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서비스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벼운 법률상담의 경우 검색 포털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통하던 이용자 수요가 법률상담 O2O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인 하우투비즈는 회계사 상담분야 O2O 서비스인 ‘인앤아웃’을 최근 출시했다. 회계장부를 스스로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세무전문가에게 서류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모바일 회계 앱과 O2O 사업을 결합한 형태인 것이다. 전문직의 경험과 지식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병원 소개 역시 O2O 서비스 업체가 활발하게 진출을 시도하는 분야다. 모바일 의료정보 서비스로 국내 헬스케어 업체들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굿닥’이 대표적이다. 지역·진료과목·상황별 분류를 통해 전국 약 6만 개 병원과 2만1000여 개 약국의 위치 및 진료정보, 평점 및 후기를 검색할 수 있다. 또 반려동물의 사진을 올려 증상을 상담할 수 있는 ‘펫닥’도 성장세가 빠른 업체로 꼽힌다. O2O 사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맞이했지만 국내 스타트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이슈는 여전하다. 기업들은 최근 이슈가 된 숙박, 차량 등 공유경제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서면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변호사 등 전문직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법률 분야 O2O의 경우 중개 수수료를 불법으로 규정한 변호사법 때문에 주로 광고플랫폼 형태로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가격 및 투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의료분야 O2O 역시 의료법에 따라 상담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한 법률상담 분야 O2O 창업자는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이용자가 상담을 받길 원하고, 전문직 또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만 규제 이슈에 막혀 성장이 어려운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임현석 lhs@donga.com·김재희 기자}
네이버는 사업부서별로 연구하던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딥러닝 학습 데이터센터’를 이달 말까지 설립한다고 5일 밝혔다. 딥러닝 학습 데이터센터에는 동영상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입력 정보와 그 배경 자료가 축적되고 이에 대한 사용 방법, 서비스 적용 결과 등도 쌓이게 된다.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구현을 위해서는 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통해 인식하는 사람과 물체를 최대한 정확하게 알고 분류하는 게 필요한데 딥러닝 학습 데이터센터가 필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센터 구축을 통해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쇼핑 소셜미디어 등 네이버의 사업영역에서 AI 기술 적용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공개 경진대회 등을 통해 자사 데이터센터와 외부의 협력을 늘리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외국인 관광객 약 51만 명이 지난해 에어비앤비 예약을 통해 한국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2015년 이용자(22만 명)보다 130%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까지 포함하면 에어비앤비의 한국 이용자는 101만 명이다.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이용해 숙박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 약 86만 명 중 8만3000명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국을 찾았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주로 패키지 단체 여행자가 많은 중국인 관광객보다는 한국 문화를 즐기려는 배낭여행객이 에어비앤비를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4세대(4G) 이동통신 가입자의 1인당 월평균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처음으로 6GB(기가바이트)를 넘어섰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의 1인당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6.06GB(6206MB)에 달했다. 이는 3월 1인당 사용량(5.94GB)보다 2.2% 늘어난 수치다.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해 7월 5GB를 처음으로 넘긴 이후 9개월 만에 6GB를 돌파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고, 이동통신사가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가입자들의 무선 데이터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영상 서비스가 데이터 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60%에 달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어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세대(3G) 스마트폰 가입자의 4월 기준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은 548MB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줄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CJ헬로비전이 노후 아파트에서 케이블망 교체 없이 기가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기가케이블’ 서비스를 시작한다. 31일 CJ헬로비전은 국내 중소기업 자람테크놀로지와 손잡고 구형 동축케이블망을 활용해 1Gbps급 인터넷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케이블 서비스를 선보였다. 경기 부천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거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기가인터넷 서비스는 주로 광케이블이 깔린 신축 아파트에서 활용되고 있다.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기가인터넷을 쓰려면 별도의 광케이블 설치가 필요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기가케이블 서비스 도입으로 기가인터넷 서비스 가능 지역이 대폭 늘어나 2020년에는 도서·산간 지역을 포함한 전국 가입자 중 절반 이상에게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페이스북과 구글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전용 ‘캐시서버’(인터넷망 중간에 설치돼 있는 임시 저장 공간) 설치 및 비용 분담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2년 전 통신 3사 중 KT와만 국내 통신망 유료 대여 계약을 맺었다. 최근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급격히 늘고, 동영상 사용량이 증가했다는 이유를 들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별도의 사용료 부담 없이 페이스북 전용망 추가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신사와 외국계 기업의 기 싸움으로 시작한 논란은 국내 인터넷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으로 불똥이 옮겨갔다. 통신사업자가 페이스북의 요구를 밝히는 과정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캐시서버 비용을 통신사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은 국내 인터넷 기업에서 받는 망 사용료 등은 상호 계약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았다.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통신사업자와 정부가 모두 발등의 불끄기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는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적절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선에서 SK브로드밴드에도 캐시서버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사용료는 국내 기업이 부담하는 수준보다는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와의 계약을 통해 망 사용료를 낮춘 뒤 올해 말로 예정된 KT와의 재계약에서 이를 근거로 망 사용료를 더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역차별 문제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정부와 인터넷기업협회, 통신사, 해외 기업들이 입장을 정하고 조율해서 좋은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기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가 망 사용료를 아무런 원칙 없이 운영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터넷 업계에선 2011년 구글 유튜브가 한국에서 비용 부담 없는 캐시서버 특혜를 준 것부터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당시 국내 통신 3사는 사용자 확보를 명목으로 유튜브 전용 서버를 설치하면서, 지금까지도 별도의 비용 없이 이를 제공해 페이스북이 특혜를 요구하는 근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유튜브는 초고화질(UHD) 등 용량이 큰 서비스를 확대하는 반면 국내 인터넷기업과 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등 국내 사업자는 서비스나 영상 질을 올리려면 부담이 생기는 상황이다. 인터넷 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반발하지만 정부도 개입을 꺼리고 있다. 해당 갈등에 대한 소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기업 간의 갈등에 개입할 근거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신사업자가 인터넷 업계와 논의해서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다. 류민호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소비자에게 기본료 등을 부과하면서 인터넷 사업자에게도 망 증설료를 부담시키고 있다. 외국 기업에 대한 기준도 역차별이 없게 공정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북한이 한국의 취약한 인터넷 보안환경을 노린 해킹 공격을 집중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액티브X를 주로 사용하는 국내 인터넷 보안환경이 문제였다. 30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북한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지난해 6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약 1년 동안 국내 외교, 우주항공, 노동조합, 등과 관련된 학회와 협회 등 총 10개 웹사이트를 공격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해당 웹사이트 방문자를 대상으로 액티브X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해킹이 시도됐다”고 설명했다. 공격 대상은 민간학회와 노동조합, 병원 등이다.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을 해킹하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협회와 학회, 조합 등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격 대상이 된 단체들은 해킹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들은 사이트 방문자를 악성코드에 감염시키기 위해 전자결제, 인증 등 10개의 국내 소프트웨어의 ‘액티브X’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악성코드 유포 당시 패치가 존재하지 않는 이른바 ‘제로데이 취약점’을 활용한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특정 시간대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유포하거나 특정 사용자만을 식별하여 유포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들키지 않고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전략을 썼다. 보안업계는 이번에 유포된 악성코드가 지난해 수사기관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지은 악성코드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한 인터넷 보안 전문가는 “이번에 확인된 악성코드는 암호화 기술이 기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악성코드와 닮은꼴로, 명령제어 등 여러 측면에서 연관성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악성코드들은 사용자PC를 원격에서 제어하여 정보를 탈취하거나, 또 다른 악성코드를 전송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이다. 보안업계서는 해커가 특정 방문자를 염두에 두고 이들의 접속 동선을 예측하는 ‘워터링홀’기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주로 통일관련 학회나 외교,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기관에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이 접근할 것을 예상해 해킹툴을 배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킹이 가능한 것은 여전히 국내서 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 프로그램이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업체 하우리의 최상명 서트실장은 “액티브X 취약점을 찾는 것은 다른 소프트웨어들에 비해 상당히 쉬운 편으로 북한의 입장에서는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공격에 활용하기엔 최적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이미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2013년 3월 20일 금융사 해킹사건 역시 액티브X의 금융보안 모듈을 통해 공격을 시도한 사례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윈도우 10’부터는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을 만큼 구시대의 유물로 꼽힌다. 새로운 웹표준 기술인 HTML5로 적용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액티브X를 완전 퇴출하겠다고 밝혔지만 민간 분야 확산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기관을 공략하지 못하는 해커들에게 액티브X는 먹잇감으로 남겨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KISA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의 액티브X 등 비표준 기술사용을 줄이기 위한 웹 표준 전환 지원 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1알파고의 다음 진화는 ‘난치병 정복’#2“알파고는 다시는 바둑 대국을 하지 않을 것이다.”-27일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3구글 딥마인드가 제작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바둑 은퇴 선언을 했습니다.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 우전(烏鎭) 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포럼’ 행사에서 커제 9단과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흑 209수만에 불계승을 거뒀죠.#4#5이날 인간계 바둑 최강을 꺾은 알파고 연구팀은 바둑을 뛰어넘어 질병 치료, 에너지 절약, 혁신적인 신소재 찾기 등 인류 난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하기로 했습니다.이는 알파고가 바둑에 특화된 AI가 아닌 범용 AI로 진화한다는 뜻입니다.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장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지난해보다 발전한 ‘딥러닝 기술’을 갖추게 됐습니다.#6 AI가 빅데이터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영역에선인간의 지적능력을 빠르게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AI가 당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의학 연구 및 진단의학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7“질환별 환자 수 추이나 질환별 영상자료는 빅데이터로 자료화하기 쉽고, 이를 토대로 질병의 패턴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한 분야이다.”-도신호 하버드대 영상의학과 교수 #8구글 역시 의료기관이나 정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딥마인드는 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인 NHS 와 협약을 맺고 AI로 환자의 치료와 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죠. #9또 각종 암 등 질병에 대한 영상 자료를 확보해 이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내는 분석 작업도 진행 하고 있습니다.또 예측이 어려운 기상현상,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AI는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죠.#10“여전히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AI와 인간의 협력관계 모델을 어떻게 짜느냐가 향후 연구의 관건이 될 것이다.”-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원본: 임현석 기자 · 김재희 기자 · 구자룡특파원사진출처: 뉴시스 · 뉴스1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 신슬기 인턴}
114 번호안내 서비스에서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인사말이 9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가중 원인으로 지목됐던 인사말이 부활하는 데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KT CS는 전북 114 안내센터에서 “사랑합니다”로 시작하는 인사말을 9일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KT CS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 전북 충북 제주 등 7개 권역에서 114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T CS는 어버이날이었던 8일 전 권역에서 시범적으로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고 인사했다. KT CS 관계자는 “해당 인사말을 듣기 위해 다시 전화하는 고객이 나오는 등 반응이 좋아 다시 쓰기로 했다”며 “인사말 전환을 요청해 온 전북센터에서 먼저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CS는 점차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예정이고 서울 경기 강원 권역의 114 안내를 운영하는 KT IS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인사말은 2006년 7월부터 2년 반 동안 사용됐다. 고객 감동을 주기 위해 선택했지만 “정말 사랑하느냐”고 묻는 악성 민원인들이 늘어나고 경박스럽게 들린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인사말은 2008년 12월 ‘반갑습니다, 고객님’으로 교체되면서 사라졌다. 상담원의 감정노동이 또다시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KT CS 관계자는 “악성 민원인에 대해 상담원이 경고하고 전화를 끊도록 하는 등 근로자 권익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어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구글 딥마인드가 제작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커제(柯潔) 9단을 완벽히 제압했다. 그러고는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浙江) 성 자싱(嘉興) 시 우전(烏鎭) 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포럼’ 행사 중 커 9단과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흑 209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23, 25일에 이은 3연승이다. 알파고와 인간 기사 간 공식 대국 전적은 이세돌 9단과의 5번기, 연초 인터넷 대국 60판, 이번 커 9단과의 3번기와 단체 상담기를 합쳐 68승 1패가 됐다. 이 9단이 유일한 1승을 거뒀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알파고는 다시는 바둑 대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고 연구팀은 대신 과학자들이 질병 치료, 에너지 절약, 혁신적인 신소재 찾기 등 보다 크고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로 했다. 바둑에 특화된 AI가 아닌 범용 AI로의 진화를 선언한 것이다. ○ 패턴 찾는 AI, 진단의학·미세먼지 해법 전망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장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지난해보다 더 진화한 딥러닝 기술을 선보였다. AI가 빅데이터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영역에선 인간의 지적능력을 빠르게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당장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의학 연구 및 진단의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신호 하버드대 영상의학과 교수는 “질환별 환자 수 추이나 질환별 영상자료는 빅데이터로 자료화하기 쉽고, 이를 토대로 질병의 패턴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질병 분석과 연구에 AI가 활용될 것이라는 의미다. 구글 역시 의료기관이나 정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딥마인드는 이미 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인 NHS와 협약을 맺고 AI로 환자의 치료와 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또 각종 암 등 질병에 대한 영상 자료를 확보해 이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내는 분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환자 데이터와 질병 관련 영상자료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낸다면 백신을 투여할 최적의 타이밍 등을 계산할 수 있다. 풍향, 풍력, 조력 등 들쭉날쭉한 기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AI는 활용 가능성이 높다. 최적의 부지가 어디인지 자연환경의 변화 데이터를 AI 프로그램에 입력해 계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미세먼지처럼 예측이 어려운 기상현상에 대한 분석과 대응력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환경부가 IBM의 AI 프로그램 ‘왓슨’을 활용해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막연한 불안과 과장된 환상 떨쳐야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가 아무리 빠른 계산과 적응을 한다고 해도 스스로 지능을 가지고 대화하는 기술로 발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바둑은 아무리 경우의 수가 많아도 10의 170제곱이라는 한정된 수가 존재한다. 인간의 행동과 대화는 경우의 수가 무한하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따라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AI는 규칙이 정해진 패턴학습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부여된 재능이라는 얘기다. 또 전문가들은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항상 완벽하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파고 학습에 활용된 딥러닝은 기존의 기계학습과 같은 규칙 기반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판단하는 과정과 비슷한 인공신경망 방식이다. 연산 중간 과정에서 인간처럼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AI가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여전히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AI와 인간의 협력관계 모델을 어떻게 짜느냐가 향후 연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임현석 lhs@donga.com·김재희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