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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개표가 진행되던 9일 오후 8시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 개표소 주차장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와 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측의 대치가 시작됐다. 한 유튜브 채널이 “신원 미상 인물들이 개표소 밖에서 정체불명의 투표함을 이송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시청자 등 100여 명이 모여들어 투표함 이송을 막아선 것. 대치는 6시간 넘게 계속됐고 투표함은 10일 오전 4시 반이 돼서야 개표소로 옮겨졌다. 그러나 선관위는 “투표함을 이송하던 이들은 선관위 투표관리관이 맞는다”며 “이송하는 도로가 막혀 (개표소에 앞서) 투표함을 내려 들고 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표 결과 이 투표함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표가 더 많이 나왔다. 선관위는 투표함 이송을 방해한 이들이 선거방해죄를 범한 소지가 있다며 10일 경찰에 고발했다. 대선이 투·개표가 이뤄진 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부정선거가 진행된다’는 각종 루머가 확산됐다. 앞서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을 겪으며 선거관리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 투표소를 찾은 윤태순 씨(92)는 “기호 2번 (윤석열 후보) 기표란이 미리 코팅이 돼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투표 때 ‘꾹 눌러 찍으라’고 친척들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측은 이 같은 소문에 관해 “사실무근일 뿐 아니라 기표용구가 반만 찍혀도 정규 기표용구임이 명확하면 유효표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자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을 접한 일부 시민은 사전투표함이 잘 보관되는지 감시하기도 했다. 대학원생 박현우 씨(40)는 9일 서울 영등포구 선관위에서 보관된 사전투표함을 찍고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계속 지켜봤다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박빙으로 치러진 선거여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예민해져 있는데다 선관위의 사전투표 관리 부실까지 겹치며 루머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음모론 확산을 막으려면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해) 선관위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보 및 가족에 관한 비방이 고소 고발로 이어진 결과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사범도 증가 추세다. 대검찰청은 이번 대선 관련 허위사실공표 등 여론조작 선거사범은 431명으로 집계돼 18대 대선(100명)보다 4.3배로, 19대 대선(126명)보다 3.4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화번호랑 몸 사진 보내줘.” 1일 저녁 네이버의 메타버스(디지털 가상 세계) 서비스 ‘제페토’에 접속한 남성 아바타 A는 동아일보 기자가 메신저로 인사하자 ‘여자친구를 구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A는 이내 “‘폰×’(통화로 이뤄지는 성적 행위)를 하자”면서 아바타 아이템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다른 남성 아바타 B는 곧바로 나이를 캐물었다. 기자가 ‘10대’라고 하자 B는 “나는 스물한 살”이라며 “야한 것을 좋아하느냐”고 했다. 10대 사용자가 많은 메타버스가 미성년자를 타깃으로 한 성범죄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메신저 앱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뤄졌던 디지털 성범죄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아바타 성행위 요구하기도동아일보 취재 결과 국내 최대 메타버스 서비스이자 사용자의 80%가 미성년자인 제페토에서 아동 청소년에게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는 게시물이 다수 발견됐다. 특히 ‘기프티콘’을 주겠다며 청소년을 유혹하는 게시물이 많았다. 속옷차림의 한 남성 아바타는 “열네 살 미만의 초등학생 ‘노예’를 구한다”며 “나를 만족시키면 4만 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주겠다”고 했다. 2008년생 이용자와 나눴다는 노골적 성적 대화를 캡처해 올린 게시물도 있었다. 청소년에게 접근한 범죄자는 세밀한 동작이 가능한 아바타의 특징을 악용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성적 행위를 요구하기도 한다. 제페토에는 아바타끼리 성행위 동작을 하는 게시물이나, 속옷 차림 아바타 여럿이 나란히 선 사진과 함께 “노예들을 모집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운영사는 ‘나 몰라라’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 측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페토는 성적인 단어를 금칙어로 지정하고 인공지능(AI)으로 모니터링한다지만 단어 사이에 다른 글자를 끼워 넣으면 피할 수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가입자 본인 인증도 하지 않는 탓에 나쁜 목적을 가진 성인이 미성년자라고 속이고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프로필에 거짓 정보를 입력해도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경우 아바타 간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가상 세계 앱 ‘호라이즌’에 ‘아바타 간 거리 두기’ 기능을 도입했지만 제페토 측은 이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페토 측은 “음란 영상이나 대화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이용자끼리 영상이나 음성을 주고받는 것을 모두 막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버스 맞는 처벌법 마련돼야실제 피해자가 가해자를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미성년자를 제페토 대화방에 초대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와 성착취물을 전송한 피의자가 지난해 말 성착취물 소지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해 5월에는 게임 아이템을 미끼로 제페토 대화방을 통해 노출 사진을 전송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대상 메타버스 성범죄는 부모들이 알아차리거나 대응하기 쉽지 않은 탓에 실제 피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성범죄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메타버스의 특성을 고려한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메타버스에서도 청소년에게 성적 욕망, 수치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그러나 아바타를 상대로 이뤄진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엄연히 정신적 충격을 입음에도 불구하고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다. 법무법인 호암의 신민영 변호사는 “어린이 외양을 가진 아바타를 상대로 이뤄질 경우 아동 성착취물로 분류해 처벌하거나 대화에서 성희롱을 하는 경우 등에만 처벌이 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우크라이나 호스트(숙소 임대인)로부터 무사하다는 답장이 왔을 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오성음 씨(36)는 4일 공유 숙박 예약 플랫폼 ‘에이비앤비’를 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위치한 숙소 5곳에 각각 4박 5일간 머물겠다고 예약했다. 이 숙소들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 씨가 실제 머물 계획이 없음에도 숙소를 예약하고 숙박료를 지불한 건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돕기 위함이다.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고 실제로는 방문하지 않는 이른바 ‘노쇼 기부’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공유 숙박 예약 플랫폼을 통한 ‘노쇼 기부’가 새로운 기부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호 단체를 거치지 않고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직접 재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씨의 예약을 확인한 한 우크라이나 호스트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에어비앤비는 이 같은 노쇼 기부 취지에 동참하고자 우크라이나 숙소 예약 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기부 목적으로 고객이 지불한 숙박료 전액이 우크라이나 호스트에게 전달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숙소를 예약한 기부자들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려 ‘노쇼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회사원 양효석 씨(40)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숙소에 6박 7일을 예약한 후 이를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힘냈으면 좋겠다’는 전쟁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양 씨는 “배우 임시완의 기사를 보고 ‘착한 노쇼’를 알게 돼 동참했다”며 “호스트가 수익금을 직원들과 군인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답변을 보내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경기 광주시에 사는 자영업자 여초원 씨(34)도 4일 우크라이나 현지 숙소를 2박3일 예약했다. 해당 숙소를 운영하는 호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죽고 끔찍한 상황이다. 전쟁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며 감사 인사를 보내왔다. 여 씨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돕기 위한 모금에도 참여했다. 그는 “모금을 통해 더 많은 피란민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우크라이나에 남은 교민들과 현지 직원들의 생사가 가장 걱정입니다.” 우크라이나 교민 김평원 씨(60)는 28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기자회견 이후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1991년부터 우크라이나를 ‘제2의 고국’ 삼아 살다가 이달 17일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급히 귀국했다. 김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목숨을 겨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징집된 우크라이나인 아버지와 헤어지며 오열하는 딸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무엇이 이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 김베드로 씨(24)는 친지와 친구들이 전쟁을 겪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이모’라고 부를 만큼 가깝게 지냈던 교민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우크라이나 친구들은 사흘 밤낮 운전을 해 폴란드로 탈출하려다 차가 막혀 결국 국경을 넘지 못했다”며 “혼자만 안전하게 있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우크라이나 교민 30여 명을 포함해 70여 명이 참여했다. 키예프에서 10년 넘게 살다가 15일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급히 귀국한 김모 씨(56)는 급박했던 탈출 상황을 돌이켰다. 김 씨는 “침공이 임박한 탓에 항공편이 취소돼 귀국 자체가 어려웠다”며 “하루 만에 짐을 싸서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했다. 21일 귀국한 우크라이나 교민 김종홍 씨(48)는 조만간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에서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2, 3개월 안에 우크라이나 인접 국가인 몰도바로 가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들도 전쟁 반대에 목소리를 보탰다. 직장인 위모 씨(30)는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시민의 도리라 생각했다”며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평화가 길이다”, “전쟁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우리말과 러시아어로 번갈아 외쳤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단체로 뒤로 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도 벌였다. 교민들은 소셜네크워트서비스(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현지 피난민을 돕는 비정부기구(NGO)의 모금 홈페이지를 알리는 등 모금에 나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교민은 46명이다. 이 가운데 6명은 이웃 나라로 출국하기 위해 국경 지역으로 이동 중이며, 9명도 추후 우크라이나를 떠날 예정이다. 나머지 31명은 개인사정 등을 고려해 현지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오후 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가량 차 있었다. 이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가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는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 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 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는 우크라이나인 200여 명과 한국인 10여 명이 모여 한국어와 영어로 된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마이크를 잡은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41)는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한 러시아의 만행을 규탄하며 대한민국의 적극적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구호를 외친 후 러시아대사관에서 출발해 덕수궁길을 돌아오는 2km 정도 거리를 행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27일, 주말을 맞아 서울 시내 곳곳에서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러시아대사관 앞 시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들과 친구들의 안부를 걱정했다. 카테리나 탄친 씨(47)는 “오빠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마치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며 울먹였다. 시위에 부인, 딸(2)과 함께 참석한 이고르 비시네우스키 씨(33)는 “당장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싸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오후 4시에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 신고한 시위였는데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 등이 동참해 49명이 모였다. 우크라이나인 친구와 함께 집회를 찾은 손모 씨(27)는 “남일 같지 않았다.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오게 됐다”고 전했다. 자가격리 중인 러시아인 아내를 대신해 현장을 찾았다는 박모 씨(35)는 “러시아는 푸틴이 아니다. 전쟁을 멈춰라”라고 적힌 팻말을 손에 쥐고 있었다. 전날인 26일에는 우크라이나인 80여 명이 서울 마포구 성니콜라스 대성당에 모여 기도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 친구의 안전을 기도했다. 일부는 비통한 표정으로 오열했다. 카리나 카르포바 씨(30)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기도회를 찾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크라이나인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며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8일 오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대사관에 성명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27일부터 매일 밤 시청, 남산타워 등 4곳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의 빛’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의미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응원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25일 오후 10시 반. 영업 제한 시간(10시)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 종로구 횟집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다. 20여 개 남짓한 테이블은 80% 가량 차 있었다. 이 날은 횟집이 심야 영업을 강행한 첫 날. 주인 양승민 씨(37)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열심히 지켰지만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을 한 푼도 주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업을 강행했다”고 했다. 손실보상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자영업자들이 정부 방역지침을 어기고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 시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반발 움직임은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의 경우 연 매출 10억 원 이하여야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이 된다. 횟집 주인 양 씨의 경우 법인을 통해 10여 개 식당을 운영 중인데, 식당 매출을 합산한 법인 매출이 연 10억 원을 넘는다는 이유로 손실보상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양 씨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에 장기간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상을 못 받은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양 씨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이전 영업을 하던 대로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있다. 26일 저녁 이 횟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23)는 “영업 시위를 한다는 얘길 듣고 찾았다”며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충분히 이해된다”고 했다. 동료 자영업자들도 양 씨가 장사를 마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자리를 지키며 술잔을 기울였다. 매장에 응원 전화를 걸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도 적잖았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양 씨 뒤를 이어 릴레이 시위에 나설 방침이다. 뷔페를 운영하는 홍성훈 씨(45·경기 김포시)는 “동참 의사를 밝힌 자영업자만 7, 8명 정도”라며 “조만간 순서를 정해 심야 영업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한국자영업중기연합회장은 “4분기 손실보상 지급 기준에 반발하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영업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제한시간을 넘겨 운영하는 가게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법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영업시간을 넘겨 가게를 운영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종로구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위반한 첫 날 양 씨 횟집을 찾아가 제한시간을 지켜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조만간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버지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구해주세요” 전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7일 한국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전쟁 반대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일째인 27일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200여 명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러시아 대사관 인근에서 모여 “전쟁을 멈춰달라”고 외치며 행진했다. 이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원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었고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 탱크 및 대포로 공격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한 러시아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인 카터이나 탄친 씨(47, Kateryna Tanchyn)는 “오빠가 전쟁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며 “오빠가 전쟁에 나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다. 가족들에게 ‘괜찮냐’고 묻는 것조차 망설여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인 유학생 에빌린 씨(29, Evelyn)는 가족들과 친구들 생각에 매일 뉴스를 보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지하에 숨어지내는 데, 음식도 바닥나고 언제 공격받을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라며 “비행기도 못 타는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며 전쟁에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시다”며 눈물을 흘렸다. 전날인 26일 국내에 사는 80여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서울 마포구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 모여 함께 기도회를 열었다. 카리나 칼포바 씨(30, Karina Karpova)는 기도회 중간에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했다. 카리나 씨는 “아버지가 주기적으로 총 소리가 들리고 있어 지하에 피신해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며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기도회를 통해 전 세계 우크라이나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의 안전을 기도했으며 일부는 비통해하거나 오열했다. 이들은 손을 잡으며 ‘괜찮다’고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도회를 마치고 국기와 팻말 등을 들고 성당 앞에 모였다. 한국에 입국한지 1주일이 됐다는 우크라이나 여성 엘레나 바들리욱 씨(27, Elena Badliuk)는 “나는 한국에 안전하게 있는데 가족은 전쟁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차라리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무기력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우크라이나 인접국가인 벨라루스에서 온 나틸라 이바니우코비치 씨(39, Natillia Ivaniukovich)는 기도회 내내 전쟁에 참여한 친구들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나틸라 씨는 “수 없이 많은 가족들과 친구들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살고 있다. 친구 중 한 명이 러시아 군에 둘러싸여있다고 들어 계속 눈물이 난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초중고교 개학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타액(침) 검사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허가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개학 후 집에서 주 2회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하고 음성 결과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한 뒤 등교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대상으로 매번 면봉으로 코를 찌르기가 쉽지 않고 정확도도 떨어지다 보니 아이들의 거부감이 덜한 타액 방식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 기준을 충족한 타액키트가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면봉으로 코 찔렀다가 피나”국내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아 유통 중인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모두 면봉을 코에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타액키트는 침을 뱉는 등의 방식으로 검체를 채취한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현행 키트에 비해 통증이 적고 검사가 간편해 선호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지만 아직 국내 사용이 승인된 것은 없다. 학부모들은 식약처 자유게시판에 “아이들은 코 연골이 약한데 어떻게 매주 두 번씩 코를 찌르라고 하느냐”며 “타액키트를 사용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연이어 올리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달 8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청원이 올라왔다. 3, 9세 자녀를 키우는 유선열 씨(43)는 “면봉으로 아이들 코를 찌르다가 피가 묻어 나온 적이 있다”면서 “아이들도 검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타액키트 사용이 승인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들이 코를 쑤시는 검사 방식에 대한 공포로 검사하려면 울고불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출한 키트 ‘역(逆)직구’일부 학부모들은 해외 쇼핑몰에서 타액키트를 직접 구매하거나 무단 판매하는 국내 사이트를 찾는다. 타액키트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의 경우 수출용으로는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 유통 허가를 못 받은 상황이라 한국산을 ‘역직구’하는 일도 생긴다.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을 둔 학부모 민모 씨(51)는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아이가 검사를 위해 코를 찌르며 힘들어했다. 국내 업체가 독일에 수출한 타액키트를 ‘직구’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일주일에 두 번씩 검사해야 한다는 교육부 발표를 듣고 타액키트를 파는 국내 사이트를 어렵게 찾아 50개를 샀다”고 말했다. 타액키트는 무허가라 판매 구입 모두 의료기기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타액키트로 검사하고 음성이 나왔다고 해도 학교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양이 현재 유통 중인 키트와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국민의 요구가 큰데 식약처가 해외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면서 허가를 미루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타액키트 제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 국내 사용 허가 요건이 까다로워 국내 승인은 포기하고 수출허가만 받겠다는 업체도 있다”고 했다. 일부 업체는 6개월 넘게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 기준 충족 못했을 뿐”그러나 식약처는 승인된 타액키트가 없는 건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기준인 ‘민감도(감염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도) 90% 이상, 특이도(비감염자를 음성으로 판별하는 정도) 99% 이상’을 충족하고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면 허가를 내주는 게 당연하다”라며 “이 기준을 충족한 타액키트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타액키트 수출은 허용하면서 국내 유통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준이 다르다”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출용 타액키트는 수출국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제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판매용과 허가 기준이 다르다”며 “정확도 자료를 우리 정부가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14일 오전 7시 반.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 10여 명이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걸고 한 명씩 열차에 탑승했다. 휠체어를 탄 채 줄지어 탑승하느라 정차 시간이 길어졌고, 경찰과 역무원까지 몰려 플랫폼은 순식간에 북새통이 됐다. 피켓에는 여야 대선 후보 4명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회원들은 마이크를 잡고 “죄송하지만 바쁘신 분들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며 약 10분 동안 차량 안에서 요구사항을 외쳤다. 한 승객이 “시간을 정해놓고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한 전장연 회원은 “저희를 비판하는 것만큼 국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날 전장연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출발해 광화문역으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시위를 벌였고, 5호선 열차 운행은 약 30분 동안 지연됐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전장연은 장애인이 이동할 권리를 확대해 달라면서 이달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로 평일 기준 8일 연속이다. 지난해부터 월 1회, 연말부터는 주 1회꼴로 시위를 했지만 설 연휴 직후부터 매일 하는 것이다. 장애인에게 차량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이동지원센터 운영비와 전용 콜택시를 비롯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비를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장연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등도 요구에 들어 있다. 시위 빈도가 잦아진 것은 대선 때문이다. 전장연 측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에게 요구사항을 전하기 위해 평일 출근시간대 시위를 매일 진행 중이다. 후보 중 누구라도 집권 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약속해야 시위를 멈출 것”이라고 11일 밝혀 상당 기간 시위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시민 불편도 고려해야” 전장연 시위로 최근 출근길 지하철 열차 운행 지연이 반복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에서 마포구로 출퇴근하는 지체장애인 김승환 씨(26)는 “나도 장애인으로서 이동권 보장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직장인으로서 출근이 어려워져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반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변호사 신모 씨(29)는 “한산한 시간에 하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나 같아도 이 시간대에 시위를 할 것 같다”고 했다.○ “언제 출발하나” 민원 잇따라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은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 10일까지 전장연 시위와 관련해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접수된 민원은 2180건에 달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장에서 역무원들에게 ‘언제 출발하나’, ‘KTX에 탑승하지 못했는데 배상하라’는 등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시위 현장에는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과 역무원 등이 출동한다. 경찰 관계자는 “전장연 회원들이 구호를 제창하거나 피케팅 등을 진행하면 미신고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경고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홍보활동 위주여서 단속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전장연 측도 시민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시민들이) 100개의 욕을 하면 100개의 욕을 먹겠다. 그렇지만 한마디라도 기획재정부와 대통령 후보들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택배노조(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가 파업 45일째인 10일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해 농성에 돌입했다. 택배노조는 투쟁자금 마련을 위해 조합원 7000여 명을 대상으로 50만 원 채권 구매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 조합원 20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로 난입했다. 예고에 없던 기습 점거에 당황한 직원들이 이를 막으려 했지만 조합원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안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문 유리문이 파손됐고, CJ대한통운 직원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로비를 점령한 노조원 60여 명은 철문을 내려 통행을 막고, 유리문을 가로로 눕혀 입구를 봉쇄했다. 노조원들은 건물 내 보안 게이트를 뜀틀 뛰듯 넘어서 다른 층으로도 올라갔다. 3층으로 올라가 ‘이재현(CJ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라’라는 현수막을 창문 밖에 걸기도 했다. 농성이 계속되면서 야간에도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다. CJ대한통운 측 관계자와 조합원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욕설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CJ대한통운은 택배근로자는 개별 대리점과 계약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CJ대한통운은 협상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고자 물리력 행사라는 수단까지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점거로 누군가는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45일 동안 거리에서 CJ대한통운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는) 난입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며 “비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 모두에 대한 형사적, 민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성명을 내고 “파업 명분이 약해진 택배노조는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을 요구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물리력을 동원한 불법행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택배노조가 본사 기습 점거를 통해 투쟁 동력을 되살리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진 위원장이 최근 조합원들에게 전하는 동영상에서 “2월 총반격 투쟁을 통해서 조합원의 분노를 보여주겠다”고 말한 것을 행동에 옮긴 것이다. 노조는 실제 조합원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 원의 채권 구입을 독려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택배노조 선전물과 동영상 등에 따르면 진 위원장은 “두 달이 돼가는 파업으로 CJ 조합원들은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쟁 의지를 생계 문제로 인해 포기하지 않도록 해 달라. 조합원이 한 계좌 50만 원 채권 구매에 나서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고 밝혔다. 노조의 이른바 ‘투쟁채권’은 시위나 기자회견 등에 쓸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생계비가 부족해진 파업 참여 조합원을 돕기 위해 쓰던 방식이다. 2002년 보건의료노조 파업과 2011년 버스 파업, 2014년 케이블 방송 노조 파업 당시에도 투쟁채권을 발행했다. 2009년 민노총 산하 코레일 노조는 사측이 청구한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금 및 소송비용과 장기 투쟁 대비 자금 마련 등의 이유로 약 35억 원을 확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노조는 월 3만 원씩 조합비를 걷고, 투쟁 때마다 추가로 돈을 더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장기적인 파업을 위해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택배노조 조합원 약 1900명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과 당일 배송 등의 조건을 담은 계약서 철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에서 약속한 분류 도우미 등을 제대로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현장 실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사회적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CJ대한통운은 양호하게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가족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빅토르 안(안현수)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는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당부했다. 전날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일자 안 코치 부인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 자녀 신상을 공개하고 안 코치 부부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수천 개 달린 탓이다. 안 코치는 “아무 잘못도 없는 가족들이 상처 받고 고통 받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안 코치 부인은 8일 오후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을 끝내 중단했다. 유튜브에도 안 코치 관련 영상이 여러 건 게시됐다. ‘이슈’를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 안 코치의 언행에 관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다루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조회수 수만∼수십만 건을 기록한 이 영상들 아래에는 안 코치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수십 건씩 달렸다.○ 진화하는 온라인 괴롭힘최근 ‘사이버 불링’(온라인 괴롭힘)에 시달리던 유명인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잇따른 가운데 과거 포털사이트의 댓글 창에서 가해졌던 괴롭힘이 개인 SNS 댓글창과 다이렉트메시지(DM), ‘사이버 레커’(특정인에 대한 논란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다루는 인터넷 방송 채널) 영상 등으로 형태를 바꾸며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근거 없는 루머 등에 시달리다가 4일 극단적 선택을 한 배구 선수 김인혁(27) 역시 SNS 댓글과 DM, 사이버 레커 동영상 등을 통해 사이버 불링을 겪었다. 김 선수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기 때마다 수많은 DM, 악플 진짜 버티기 힘들다”며 “이제 그만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선수의 외모를 둘러싼 커뮤니티 반응 등을 편집한 사이버 레커 동영상이 여러 개 게시되기도 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BJ(방송 진행자) 잼미(27) 역시 그에 관한 논란을 다룬 사이버 레커 영상이 지난해 여러 차례 게시됐다. 유족은 5일 “장미(BJ 잼미)는 그동안 수많은 악플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고, 그것이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신고도 소용없어포털 연예·스포츠뉴스의 댓글 폐지 이후 SNS 등을 통한 사이버 불링 정도는 오히려 심해졌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방송인 홍석천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댓글 기능 폐지 이후 ‘가(假)계정’(사용자의 정체성을 숨긴 계정) 등을 사용해 악성 DM을 보내는 사람이 늘었다”며 “신고를 해도 처벌 수위가 낮고, 절차도 복잡하다. 사이버 불링에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고 말했다. 도를 넘은 내용일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심의규정 위반 게시물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주요 플랫폼의 경우 이행하지 않아도 이유를 소명할 의무는 없다. 구글이 지난해 1∼10월 방심위의 시정 요청을 이행한 비율은 78.9%에 그쳤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 사용자의 윤리 교육과 더불어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25일 오후 4시 50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중년 부부가 아파트 건물 앞에 차를 세우자 경비원 A 씨가 걸어나왔다. A 씨는 트렁크를 연 뒤 쌀포대를 들고 아파트 동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나온 경비원은 밖으로 나와 부부의 차를 직접 주차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시행된 일명 ‘경비원 갑질금지법(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28일로 시행 100일을 맞았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직접 둘러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에선 개정안이 금지한 업무를 어쩔 수 없이 하는 경비원들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 경비원 갑질금지법은 2020년 5월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희석 씨가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청소나 재활용 분리배출 감시 등을 제외한 △대리주차 △대형폐기물 수거 △물품 배달 등의 업무를 경비원에게 시키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입주자대표회의에 부과된다. 24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이웃단지 거주민 B 씨가 경비원을 폭행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B 씨가 술에 취해 주차장 차량들을 발로 차자 주차장을 관리 중이던 경비원 C 씨가 이를 말렸고, B 씨가 C 씨의 복부와 뒷목 등을 수차례 가격한 것. 이처럼 여전히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이를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는 경비원들이 자신들의 업무 범위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 강대열 씨는 “적으면 1~2개월, 길면 6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경비원들이 많아 (고용에)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해고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8명 측은 “경비 노동자의 준법 근무와 노동조건 개선 요구에 해고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경비원 갑질금지법이 실효성을 가지도록 일부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무법인 태원의 김남석 변호사는 “갑질과 괴롭힘 등은 모호한 영역이라 노동청과 같은 제3 기관에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안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갑질’이라는 모호한 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22일 이용객 100여 명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천시는 사고 직후 사고가 난 리프트를 포함해 스키장에 있는 리프트 5기의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경찰도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3개월 전 ‘정상’ 판정… “감속기 파손 가능성”22일 오후 3시경 베어스타운 상급자 코스 슬로프 정상으로 올라가던 리프트가 7분 이상 멈춰 있다가 갑자기 뒤로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속도가 붙은 일부 리프트는 승강장에 이미 멈춰 선 리프트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은 리프트 충돌 전 스키를 벗어 던지고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얼음이 언 상태라 뛰어내리다가 미끄러지거나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리프트가 멈춘 후에도 이용객 60여 명이 구조 작업이 끝난 오후 5시 13분까지 최대 2시간 가까이 허공에 매달려 추위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사고로 7세 어린이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용객 4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리프트는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 점검 당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프트 운영 업체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공단에서 나와 점검하는데 (사고 리프트는) 3개월 전에도 안전 점검을 마쳤다. 3개월에 한 번 하는 자체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포천시는 23일 “사고 원인은 감속기 고장으로 추정된다”며 “운행 중이던 리프트가 갑자기 멈춰 스키장 측에서 비상 엔진을 가동했는데 이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체 측도 감속기 내부 파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리프트에 경사가 있기도 하고, 사고 당시 이용객이 많아서 역방향으로 하중이 실렸다”며 “이때 감속기가 밧줄을 잡아줘야 하는데, 감속기 내부가 파손돼 역주행이 가속화됐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리프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처럼 빠르게 역주행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며 “멈춘 리프트를 재가동하기 위해 비상 엔진을 돌리는 과정에서 조작상 미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 멈춤 반복”… 2005, 2006년에도 사고이용객들은 사고가 있기 한두 시간 전부터 리프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1시경 리프트를 이용한 정윤성 군(17)은 “리프트가 중간에 멈춘 후 아래위로 흔들리다가 다시 가는 상황이 10차례 반복됐다”며 “리프트가 계속 멈추는데도 직원들이 어떤 안내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구본오 씨(29)도 “사고 전부터 10초, 15초씩 리프트가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어스타운 스키장은 이번 사고 전에도 여러 차례 리프트 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리프트 2대가 7m 아래로 추락해 이용객 7명이 크게 다쳤다. 2005년 2월에도 1시간여 동안 리프트 운영이 정지돼 이용객 50여 명이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들로부터 사고가 나기 며칠 전에도 리프트가 멈춘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는 현장 안전관리자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데 이어 조만간 소방당국, 국과수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경진 기자 lkj@donga.com포천=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해 부실시공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감리업체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계획한 공법을 변경해 시공하면서 붕괴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감리보고서 모두 ‘적합’20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A업체는 2019년 5월 현대산업개발과 화정아이파크 1·2단지 감리 계약을 36억 원에 체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자격 심사와 최저가 입찰을 통해 109개 업체 가운데 A사를 감리업체로 선정했다. 감리업체는 시공사가 설계도면대로 공사하는지, 부실 공사 정황은 없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감독한 후 감리보고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A사는 공사가 시작된 2019년 5월부터 작성한 11권의 감리보고서에 ‘적합’ 의견만 실었다. 201동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타설(거푸집에 붓기) 강행, 부실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등을 적발하지 못한 것이다. 감리업체는 ‘적합’ ‘보완 필요’ ‘부적합’ 등 세 가지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보완시공이나 재시공이 이뤄지게 된다. 특히 붕괴 사고 하루 전인 10일 광주 서구에 제출된 지난해 4분기(10∼12월) 감리보고서 역시 종합 의견은 ‘적합’이었다. 지난해 12월 203동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중 일부가 주저앉아 재시공한 사실도 기록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서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감리보고서를 토대로 부실감리 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39층 공법을 바꿔 시공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서구에 따르면 201동 39층 바닥(설비·배관층 천장) 공사가 재래식 거푸집 방식에서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는 ‘무지보 공법’으로 변경돼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38층 천장과 39층 바닥에 있는 설비 공간(PIT층)의 높이가 1.2m에 불과해 지지대를 설치하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무지보 공법은 거푸집 방식보다 비용은 많이 들지만 공기를 단축하며 편리하게 시공할 수 있다. 일각에선 공법을 변경해 공사하던 중 하중이 아래로 쏠리면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피해자 가족 “최악의 상황”이날 피해자 가족들은 소방당국의 안내로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 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 안모 씨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짧게는 한 달, 그렇지 않으면 6개월∼1년이 지나도 구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안 씨는 “가족들에게 엄청나게 긴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수색 방식 변경을 논의해 구조당국에 제안하겠다. 중앙정부가 신속히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징계 절차에 뒤늦게 들어갔다. 광주 동구는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려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고, 서울시는 다음 달 17일 청문 절차를 거쳐 처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장 8개월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가 강추위와 눈, 강풍 등 악천후 속에서 콘크리트를 타설(거푸집에 붓는 작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일은 물론이고 지난해 12월에도 눈이 내리는 가운데 타설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가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가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눈발 속에 강행된 콘크리트 타설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1일 오후 화정아이파크 현장은 강풍에 눈발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상은 붕괴 사고 발생 5∼10분 후 인근 현장 근로자가 촬영했다. 이 근로자는 “화정아이파크 붕괴 전 몇 시간 동안 눈이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며 “순간적으로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도 “11일 오후 1∼4시 광주에 눈이 내린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5도였다. 당시 화정아이파크 현장 근로자 8명은 오전 11시 40분부터 4시간가량 201동 39층 바닥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오후 3시 47분 39층에서 23층까지 연쇄 붕괴가 일어났다. 이 근로자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28∼34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 상태다. 화정아이파크 현장 근로자들이 눈을 맞으며 타설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화정아이파크 1단지는 2020년 12월 30일 16.2cm의 폭설이 쏟아진 날씨에 타설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광주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7.8도였다. 전문가들은 영하의 날씨에는 뼈대 역할을 하는 철근이 콘크리트에 제대로 붙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콘크리트는 보양막 틈새로 찬 바람만 들어와도 표면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위에 취약하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영하 날씨에는 콘크리트가 얼어 냉해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타설을 하지 않는다”며 “영상 4도 이하 날씨에 타설을 할 경우에는 보양막, 온열장치 등을 설치해 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는 보양막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근로자는 경찰에 “붕괴 직전 일부 층에서 콘크리트가 얼어붙은 ‘동해(凍害)’ 현상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화정아이파크 35∼39층 타설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기간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11일까지 40일 동안 광주지역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은 총 22일이나 됐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추위에 타설 작업을 할 수 있는 ‘한중콘크리트’가 있긴 하다”며 “콘크리트가 얼었다면 (설사 한중콘크리트를 썼더라도) 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저가 입찰이 부실공사로 이어져”일각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저가 입찰을 통해 22개 협력업체를 선정하면서 현장에 부실공사가 만연했다고 증언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제살 깎아먹기이지만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 최저가 입찰은 부실공사를 부를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불량 콘크리트 납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레미콘 업체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고 콘크리트 양생을 부실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 등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가 강추위와 눈, 강풍 등 악천후 속에서 콘크리트를 타설(거푸집에 붓는 작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당일은 물론, 지난해 12월에도 눈 내리는 가운데 타설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가 공기 단축을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눈발 속에 강행된 콘크리트 타설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동영상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1일 오후 화정아이파크 현장은 강풍에 눈발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상은 붕괴사고 발생 5~10분 후 인근 현장 근로자가 촬영했다. 이 근로자는 “화정아이파크 붕괴 전 몇 시간 동안 눈이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며 “순간적으로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도 “11일 오후 1~4시까지 광주에 눈이 내린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5도였고, 순간 초속 2.1~3.5m의 강한 바람도 불었다. 당시 화정아이파크 현장 근로자 8명은 오전 11시 40분부터 4시간가량 201동 39층 바닥의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오후 3시 47분 39층에서 23층까지 연쇄 붕괴가 일어났다. 이들 근로자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28~34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 상태다. 화정아이파크 현장 근로자들이 눈을 맞으며 타설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화정아이파크 1단지는 2020년 12월 30일 16.2㎝의 폭설이 쏟아진 날씨에 타설 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광주 지역 최저기온은 영하 7.8도였다. 전문가들은 영하의 날씨에서는 뼈대 역할을 하는 철근이 콘크리트에 제대로 붙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콘크리트는 보양막 틈새로 찬 바람만 들어와도 표면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위에 취약하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영하 날씨에는 콘크리트가 얼어 냉해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타설을 하지 않는다”며 “영상 4도 이하 날씨에 타설을 할 경우에는 보양막, 온열장치 등을 설치해 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는 보양막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정황이 파악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근로자는 경찰에 “붕괴 직전 일부 층에서 콘크리트가 얼어붙은 ‘동해(凍害)’ 현상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화정아이파크 35~39층 타설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기간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40일 동안 광주지역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것은 총 22일이나 됐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추위에 타설 작업을 할 수 있는 ‘한중콘크리트’가 있긴 하다”며 “콘크리트가 얼었다면 (설사 한중콘크리트를 썼더라도) 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저가 입찰이 부실공사로 이어져” 일각에선 HDC 현대산업개발이 최저가입찰을 통해 22개 협력업체를 선정하면서 현장에 부실공사가 만연했다고 증언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제살 깎아먹기이지만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 최저가입찰은 부실공사를 부를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불량 콘크리트 납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레미콘 업체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지지대(동바리)를 설치하지 않고 콘크리트 양생을 부실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현대산업개발 공사부장 등 9명을 추가로 입건했다.광주=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광주=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뉴스를 보는데 식사거리가 컵라면과 생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웠어요.”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이계준 씨(47)는 고속철도(KTX) 안에서 동아일보와 통화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16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해 샌드위치와 음료수 100개를 전달했다. 그는 “사건을 뉴스로 보다가 수색 현장에 준비된 컵라면만 준비돼 있는 모습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단골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해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평일에 경기 부천에서 혼자 지내며 일하다 주말에 광주로 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가장이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고향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를 타지에서 지켜보며 문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아무 음식이나 전달할 수는 없었다. 광주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단골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직접 빵을 반죽해 샌드위치를 만드는 가게라 오전 10시에 주문한 빵이 오후 6시에야 나왔다. 샌드위치 가격은 약 70만 원. 이 씨는 샌드위치를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막내아들과 함께 수색 현장에 전달했다. 이 씨는 “언제 또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에서 목숨을 걸고 수색을 하시는 구조대원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 죄송하다”고 했다. 이 씨와 같은 시민들의 온정과 응원의 손길은 17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광주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업체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방당국에 햄버거 150개를 전달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고생하시는 소방관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홍보처럼 여겨지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전날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하는 천막에서 도보 1, 2분 거리인 한 펜스에는 추모와 응원의 글귀가 쓰여진 노란색 리본 20여 개가 걸렸다. 리본에는 ‘무사히 돌아오세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등 시민들의 염원이 빼곡히 적혔다. 꽃이 들어 있는 손바닥 크기의 풍선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미안합니다. 우리 곁으로 빨리 돌아오길 기도합니다”라고 적힌 문구도 눈에 띄었다. 실종자의 조카 정모 씨(28)에 따르면 실종자의 가족들이 풍선을 먼저 달았고,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란색 리본에 글귀를 적어 달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 씨의 어머니도 “막둥아 뭐하고 있냐. 가족들이 네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적은 리본을 매달았다. 인근 주민 김태양 씨(30)는 “지나가다 리본에 적힌 글들을 읽어봤는데 마음이 짠해졌다”며 “저도 살아서 돌아와 달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광주=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된 가운데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종자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6일 광주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0여 명과 구조견 8마리, 구조장비 47대를 투입해 6일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소방 관계자는 “오늘(16일) 중 지상 1층까지 쌓여 있는 모든 건물 잔해를 치울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예상보다 5일가량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층부(23∼38층) 내부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 145m 높이의 타워크레인은 사고 당시 고정 장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며 기울어진 채 건물에 매달린 상태다. 당초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을 이날 중 해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해체 작업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면서 무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대책본부는 2, 3일간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 보강 작업을 마친 후 해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앞서 설치된 120m 높이의 해체용 대형 크레인을 보조하기 위해 크레인 4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1일까지는 해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 씨(45)는 “17일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지상에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종자의 딸로 알려진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김모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빈소를 지키던 아들(36)은 “지난주 아버지 생신 때 통화하면서 ‘예쁜 손주 보고 싶다’고 웃으시던 게 마지막이었다”며 “큰 빌딩을 지날 때면 ‘저거 내가 지었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 자부심 넘치던 아버지가 붕괴 사고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당하셨다”고 허탈해했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1명이 발견된 가운데 나머지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종자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16일 광주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0여 명과 구조견 8마리, 구조장비 47대를 투입해 6일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소방 관계자는 “오늘(16일) 중 지상 1층까지 쌓여 있는 모든 건물 잔해를 치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되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예상보다 5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 타워크레인 해체가 지연되면서 상층부(23~38층) 내부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약 1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은 사고 당시 고정 장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며 기울어진 채 건물에 매달린 상태다. 당초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을 이날 중 해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해체 작업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면서 무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를 보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2~3일간 보강 작업을 마친 후 해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앞서 설치된 120m 높이의 해체용 대형 크레인을 보조하기 위해 4대의 크레인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1일까지는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안정호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45)는 “17일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지상에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이 경우 2, 3주 가량 수색이 계속될 우려가 있어 실종자 가족 협의체를 구성하고 교대로 현장을 지키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을 향해 “구조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실종자의 딸로 알려진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공사 해명과 책임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김모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광주=정서영기자 cer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