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혁

권오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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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hyu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대통령34%
정치일반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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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13%
외교7%
정당3%
기타3%
  • 中, 자국민에 “韓 등 15개국 여행말라” 금지 조치…日은 대상서 빠져

    중국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15개국에 대해 자국민의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 국가에 가지 말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가 밝힌 여행 금지 국가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 9곳과 이란도 포함됐다. 그동안 중국 측이 코로나19가 심각하다고 밝혀온 일본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지 항공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부터 외국발 베이징(北京)행 중국 항공사가 운영하는 국제선 항공편의 베이징 공항 착륙이 불가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공사들의 베이징행 항공편들은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의 공항들로 분산된다. 소식통은 “애초 이 공항들에서 승객이 다 내려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가 발열 증세가 있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만 비행기에서 내리고 증상이 없는 승객은 베이징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침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착륙 불가 조치를 내린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미국 유럽을 피해 귀국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베이징 공항에 승객이 몰리는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신징(新京)보에 따르면 15일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 여객량은 연인원 7252명으로 이전보다 220% 증가했다. 하지만 에어차이나, 남방항공 등 중국 항공편을 타고 서울을 출발해 베이징으로 가는 한국인 승객도 함께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다. 톈진은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123㎞ 떨어져 있지만 다른 도시 공항은 200~400㎞ 떨어져 있다. 중국 당국은 이들 공항에서 어떻게 베이징에 돌아올 수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를 포함한 외국 항공사는 아직 베이징 공항에 착륙이 가능하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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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인근도 한국인 강제 격리, 대구엔 마스크 지원…中 양면 전술

    중국이 베이징(北京) 인근 지역으로까지 한국발 승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확대하면서 대구 경북에 마스크 지원을 시작하는 등 외교와 방역을 분리하는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28일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27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허베이(河北)성 옌자오전(燕郊鎭)로 향한 한국인 7명이 이 지역 호텔에 강제 격리됐다. 출장 온 한국 기업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옌자오 당국은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모두 14일간 지정 장소에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 격리 조치를 취했다면 차별”이라며 진상 파악에 나섰다. 베이징시 당국은 “27일부터 (한국발 등) 입국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이어 역시 중국 4대 도시인 광둥성 선전(深?)시도 28일 한국발 항공편 승객 전원에 대해 코로나 19 핵산 검사를 위한 호텔 강제 격리를 시작했다. 이날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편 승객 224명 가운데 한국인 승객이 19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에 대한 혐오 확산도 계속되고 있다.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27일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도착한 한국인 3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들어가려다 정문에서 진입을 반대하는 현지 주민위원회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 난징에 사업장이 있는 LG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가족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인근 호텔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간 어린이 등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결국 난징시 지정 호텔로 이동해 14일 간 격리 생활을 시작했다. 난징에서는 27일 호텔에 체류 중이던 또 다른 한국인들이 갑자기 찾아온 공안(경찰)의 요구로 호텔에서 쫓겨나는 일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국인 차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 외교부나 지방 정부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그런 지침이 없다면서 지역사회 주민위원회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상하이(上海)시가 27일 대구 경북에 마스크 50만 개,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구에 2만5000여 개를 기증하는 등 ‘마스크 외교’에 나섰다. 한국발 승객의 격리 조치를 시행 중인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시장은 자매도시인 대구시장에게 편지를 보내 “방역물자를 곧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최치원 선생의 시구로 “도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뜻의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人無異國)’를 구호를 내세웠다. 한국발 승객에 대한 강력한 입국 통제를 강하게 주장해온 환추(環球)시보는 28일 사설에서는 “코로나 상황이 한중 양국을 더 가깝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 사회가 입국 제한 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스스로 가라앉기 기다리면 되지 영합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산둥성 도시들에 ‘한국인 출입 금지’ 팻말이 등장한 것에 대해 “지역사회, 도시의 치욕이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인도 같이 욕할 것”이라며 “정신적 소양이 물질적 진보 수준에 걸맞음을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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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광저우, 한국發 승객 전원 격리… 다롄선 교민정보 인터넷 퍼져

    중국의 4대 도시 중 하나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가 27일부터 예고 없이 한국발(發)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해 검사했다.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 국제공항과 톈진(天津) 국제공항도 한국발 승객을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우려 표시에도 아랑곳없이 중국 각 지방에서 한국발 승객에 대한 입국 제한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차별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중앙정부에서 입국자 검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예고 없는 일방적 격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저우시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2분(현지 시간) 광저우 국제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편 비행기의 승객을 사전 고지 없이 모두 호텔에 격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진행했다. 승객 163명 가운데 한국인이 124명이다. 한 관계자는 “격리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광저우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한국 기업 사업장 3700여 개가 있다. 다른 소식통은 “상하이 훙차오 공항도 한국발 승객 중 14일 이내에 대구경북을 방문한 사람에 대해 상하이에 거주지가 있으면 14일 자가 격리, 출장자는 지정한 호텔에 14일 격리시키기로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상하이 푸둥(浦東) 공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29일부터는 톈진시도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14일간 강제 격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는 25일부터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하고 있다. 베이징은 한국발 승객들에 대해 14일간의 자가 격리 또는 집중 격리 관찰을 요구하고 있다. 24∼26일 중국 공항에서 격리 조치된 한국인은 226명에 달했다. 한국인들을 겨냥한 차별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출신 중국인들이 당했던 차별과 혐오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27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아파트 단지인 뤼디스지청(綠地世紀城)이 25일 게재한 공고문이 올라왔다. 이곳 관리위원회는 “한국인이 출입하는 것에 주민들이 강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한국인 거주 상황을 전수 조사해보니 삼성 직원이 대다수인 110여 가구 230여 명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지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는 25일부터 “옌청에 사는 한국인들은 거주지가 있으면 자가 격리, 출장자들은 정부 지정 호텔에 집중 격리한다”고 발표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의 퉁허(通河)현은 “한국 일본에서 온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광범한 신고(체계)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한국 사람을 보면 현 정부에 신고하라는 얘기다. 한국인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적대적 혐오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는 한국인들이 집에서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집 앞에 “한국인이 사는 집”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선 한국인이 아파트에 들어가려 하자 중국 주민들이 “오염된다”고 막아섰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선 한국 교민들의 이름, 주소, 여권번호, 연락처가 담긴 개인 정보 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돼 돌아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성 칭다오 일부 지역에서는 자가 격리 중인 한국인 집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옌타이(煙臺)에서는 아파트 단지 관계자들이 24시간 감시한다고 한다. 장쑤성 쑤저우(蘇州)에서는 한국인 자가 격리자 집 문에 전자 경보 센서를 달아 문이 열리면 경보가 울리도록 했다. 한 교민은 본보에 “한국 상황이 변했다고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게 당황스럽고 갇힌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쑤저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한국인이 14일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아파트 문에 봉인 딱지를 붙였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다음 날 봉인을 해제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임보미 기자}

    •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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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광저우, 예고 없이 한국發 승객 강제 격리…한국인 차별 노골화

    중국의 4대 도시 중 하나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가 27일부터 예고 없이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해 검사했다. 상하이(上海) 훙차오(虹橋)국제공항과 톈진(天津)국제공항도 한국발 승객을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우려 표시에도 아랑곳없이 중국 각 지방에서 한국발 승객에 대한 입국 제한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차별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중앙정부에서 입국자 검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예고 없는 일방적 격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예고 없이 또 강제 격리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저우시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2분(현지 시간) 광저우국제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편 비행기의 승객을 사전 고지 없이 모두 호텔에 격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승객 163명 가운데 한국인이 124명이다. 한 관계자는 “격리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알려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광저우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한국 기업 사업장 3700여 개가 있다. 다른 소식통은 “상하이 훙차오공항도 한국발 승객 중 14일 이내에 대구경북을 방문한 사람에 대해 상하이에 거주지가 있으면 14일 자가 격리, 출장자는 지정한 호텔에 14일 격리시키기로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상하이 푸둥(浦東)공항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29일부터는 톈진시도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14일간 강제 격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는 25일부터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하고 있다. 베이징은 한국발 승객들에 대해 14일간의 자가 격리 또는 집중 격리 관찰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인 밀집 지역인 상하이 훙차오전(鎭)은 상하이로 돌아온 한국인들에게 14일간 자가 격리를 요구했다. 24~26일 중국 공항에서 격리 조치된 한국인이 226명에 달했다.● 한국인들 겨냥한 차별 조치, 혐오 잇따라 한국인들을 겨냥한 차별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출신 중국인들이 당했던 차별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27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아파트 단지인 뤼디스지청(綠地世紀城)이 25일 게재한 공고문이 올라왔다. 이곳 관리위원회는 “우리 단지는 한국인이 많아 주민들이 한국인들이 단지를 출입하는 것에 강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한국인 거주 상황을 전주 조사해보니 삼성 직원이 대다수인 110여 가구, 230여 명이 사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지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은 25일부터 “옌청에 사는 한국인들은 거주지가 있으면 자가 격리, 출장자들은 정부 지정 호텔에 집중 격리한다”고 발표했다.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시의 퉁허(通河)현은 “한국 일본에서 온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다. 지역사회 주민들의 광범한 신고(체계)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한국 사람을 보면 현 정부에 신고하라는 얘기다. 격리 통제 조치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혐오도 드러났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는 한국인들이 집에서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이 교민의 집 앞에 “한국인이 사는 집”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선 한국 교민들의 이름 주소 연락처가 담긴 개인 정보 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돼 돌아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일부 지역에서는 자가 격리 중인 한국인 집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옌타이(煙臺)에서는 아파트 단지 관계자들이 24시간 감시한다고 한다. 장쑤성 쑤저우(蘇州)에서는 한국인 자가 격리자 집 문에 전자 경보 센서를 달았다. 문이 열리면 경보가 울리도록 한 것이다. 교민 A 씨는 본보에 “한국 상황이 변했다고 갑작스럽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게 당황스럽고 갇힌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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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광저우도 한국발 승객 전원 호텔에 격리…中 통제 확산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가 27일부터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했다. 중국 중앙 정부의 묵인 속에 각 지역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한국발 승객에 대한 격리와 통제 조치가 전역으로 확산,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저우시 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2분(현지 시간) 광저우 국제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편 비행기에 탄 승객을 모두 호텔에 격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승객 163명 가운데 한국인이 124명에 달했다. 격리 기간이 얼마나 될지 중국 당국이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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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發 선전 도착 대한항공 中승객 2명 의심 증세

    2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중국 선전(深(수,천))에 도착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탄 중국인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감염이 의심돼 이들 주변에 탄 한국인 15명이 현지 병원과 호텔에 격리됐다. 중국인 2명이 확진 환자로 확인될 경우 국내 동선 및 접촉자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광저우(廣州)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4분경 KE-827 여객기가 선전 바오안(寶安) 공항에 착륙한 뒤 중국인 2명이 발열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후베이(湖北)성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변에 탑승했던 승객 40여 명도 격리됐다. 이 가운데 발열 증세를 보인 한국인 2명은 현지 병원에서 감염 여부를 검사받았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한국인 13명은 호텔에 격리됐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중국인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한국인 15명도 신종 코로나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간 현지에서 격리돼야 한다고 중국 당국이 알려왔다”며 “중국인 2명이 확진 환자로 판정되면 중국 당국이 이들의 신원과 한국 내 동선을 우리 정부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교민이 “중국인 2명이 현지 병원을 떠나는 모습을 봤는데 중국인들만 병원을 나간 것 아니냐”고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총영사관 측은 “퇴원을 한 게 아니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중국 당국이 전했다”고 말했다. 교민들은 “대한항공 측이 탑승 때부터 후베이성 출신자를 확인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감염을 막기 위해 좌석 배치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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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당국 “우한, 가급적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말라”… 사스 수준 대응

    춘제(春節·중국의 설)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경유해 수도 베이징(北京)으로 향하는 고속철은 만석이었다. 승무원은 물론이고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승객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한 승객은 기자에게 “열차가 우한을 경유해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썼다. 이제 다른 도시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갈 필요가 없으면 우한에 가지 말고, 우한 시민들도 특수한 상황이 없으면 우한을 떠나지 말라”며 사실상 우한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우한 여행사들의 단체관광객 모집도 금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한을 지날 때 열차 내 방역 작업을 하느냐’고 승무원에게 묻자 “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다. 승객들을 대상으로 체온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베이징 서역에서도 도착한 승객들에 대한 발열 검사는 없었다. ○ 우한 의료진 “사스 수준 넘을 것” “실제 상황은 여러분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전염 규모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준을 넘을 것이다.” 후베이성 출신의 A 씨는 21일 중국의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다. 우한 폐렴 관련 지정 병원인 우한시 셰허(協和)병원 의사가 한 채팅방에 올린 글이었다. 작성자는 “이미 2주 가까이 야근을 하면서 매일 수많은 (우한 폐렴) 의심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격리 병동이 부족해 다 받지 못하고 있다. 의료진이 아파서 쓰러지고 교대 인력마저 없다. 바이러스에 변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음 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가오푸(高福) 주임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류로 넘어갈 때 변이를 한다”고 밝혔다. 우한 폐렴 발생지인 화난(華南)수산물시장과 담 하나 사이인 완커탕웨(萬科唐樾) 지역에 사는 B 씨는 채팅방에 “병원에 폐렴을 확진할 검사기가 없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피 검사를 통해 ‘원인 불명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판정받았다”며 “병원에 환자가 미어터져 병상이 없고 입원도 안 된다고 했다”고 썼다. 실제 셰허병원 발열과를 찾은 사람들의 줄이 병원 건물 바깥까지 이어져 진료까지 3, 4시간 기다려야 했다. 중국 정부가 현지 조사를 위해 우한에 파견한 사스 방역 지휘자 왕광파(王廣發) 베이징대 교수마저 폐렴에 감염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스 때와 같은 전면적 확산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까지 번진 우한 폐렴 포비아 21일(현지 시간) 처음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한 미국 보건 당국은 우한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격상하고 검역 대상 국제공항을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의심 환자’도 늘고 있다. CNBC는 이날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행 유나이티드 항공기에서 승객 2명이 우한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미 당국의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들어온 (우한 폐렴에 걸린) 사람은 한 명이다. 우리 통제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정의 한 과자 판매점은 ‘중국인 출입 금지’라는 제목의 중국어 안내문을 17일부터 내걸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만은 우한 폐렴 경고 수준을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싱가포르는 중국을 방문한 사람이 폐렴 증상을 보이면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호주, 러시아 정부도 공항 검역을 강화했다.베이징=권오혁 hyuk@donga.com·윤완준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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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시민 “당국 보고, ‘우한 폐렴’ 환자 수치 축소됐다고 본다”

    취재진이 21일 찾은 감염병 전문 병원인 베이징(北京) 북부 디탄(地壇)병원 발열과에는 발열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꽉 차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에 온 환자들에게 “체온 37.5도가 넘으면 발열과 진료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베이징시는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을 이곳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20세 여성은 “(우한 폐렴 우려 때문에)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못하겠다”고 호소하면서 “(당국이) 보고한 (확진 환자) 수치가 축소됐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량 전염을 막기 위해)중국 당국이 대규모 춘윈(春運) 운영을 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춘윈은 춘제(春節·중국의 설)을 전후한 중국인들의 대이동을 위해 중국 당국이 철도 등 교통편을 관리 운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뉴(牛)모(49·여) 씨는 “(전염 상황이) 너무 걱정된다. 위기감이 크다”며 “외지인이 베이징에 오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했다. 이날 베이징 시대 편의점과 약국에서 팔리는 마스크는 동이 났다. ● “우한 간 적 없는 인도인 교사도 발병” 중국 당국은 이날 뒤늦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의료진 15명이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사람 간 전염의 결정적인 증거인 의료진 감염까지 숨긴 당국의 은폐·축소 대응에 관영 매체들마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치 치료 중”이라며 “1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마저도 우한시 어떤 병원 의료진이 언제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20일 밤 중난산(鐘南山)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팀장이 일부 중국 매체들 인터뷰에서 “환자 1명에 의해 우한시 의료진 14명이 감염됐다”고 밝힌 뒤에야 핵심 정보는 빼놓은 채 의료진 감염 사실을 부랴부랴 공개한 것이다. 중 팀장은 “광둥(廣東)성 확진 판정 환자 2명은 우한에 가지 않고도 가족에게서 감염됐다. 사람 간 전염이 확실히 존재한다”며 “사람 간 전염과 의료진 감염 상황은 (환자 수 증가에)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밝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이때까지 “사람 간 전염 위험이 비교적 낮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 우한을 다녀온 부모가 우한에 가지 않은 딸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사실이 확인됐다. 인도 통신사인 PTI에 따르면 우한을 간 적 없는 광둥성 선전(深¤)시 국제학교 교사인 인도인 프리티 마헤시와리(45·여)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한시 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89세 남성이 19일 오후 11시 39분 사망해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났음에도 이를 하루가 꼬박 지난 뒤인 21일 오전에야 공개했다. 우한시 당국은 20일 3번째 사망자 발생 사실을 알리면서 사망자 신원은 물론 언제 숨졌는지조차 밝히지 않았다. 상하이(上海) 당국은 21일 2번째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 밝혔지만 이 환자는 이미 16일부터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다. ● 칭다오·허페이에서도 의심 환자 추가 발생 관영 신징(新京)보는 사설에서 “우한시는 왜 의료진 감염 사실을 빨리 밝히지 않았는가”며 “의료진들이 언제 감염됐는지, 언제부터 감염이 의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방 통제를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고 투명한 정보 제도를 통해 민중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시진(胡錫進) 환추(環球)시보 편집장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에 글을 올려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왜 일찍 발표하지 않았는가”라며 “중난산이 의료진 감염 사실을 밝히지 않았으면 계속 감추려 했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당국은 20일에야 ‘우한 폐렴’을 ‘전염병 방지 집행법’ 상의 법정 전염병에 포함시켰다. 법정 전염병이 돼야 정부 의료 기관이 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등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처음 ‘우한 폐렴’ 환자 발생 사실을 공개한 뒤 20여 일간 법적 근거도 없이 대응해 왔다는 얘기다. 한편 중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서 확진 환자 1명이 추가로 발생해 중국 내 확진 환자는 219명으로 늘어났다.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안후이(安徽) 허페이(合肥)에서도 각각 의심 환자 1명씩 발생했다. 칭다오는 한국 교민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홍콩에서도 의심 환자 7명이 추가로 나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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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홍콩사태 촉발 ‘퉁뤄완서점’, 대만으로 옮겨 3월 재개장

    중국 지도부를 비판적으로 다룬 책을 판매하다가 중국 당국에 강제 구금돼 홍콩 시위를 촉발시켰던 전 홍콩 퉁뤄완(銅鑼灣)서점 점장 람윙키 씨(65)가 3월에 대만 타이베이에서 서점을 재개장한다. 12일 타이베이시 중산(中山)역 인근에서 만난 람 씨는 “예전 이름을 그대로 딴 ‘퉁뤄완서점’을 열고 중국 지도부와 체제를 비판하는 서적을 취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점 문을 다시 여는 것은 중국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는 방법”이라며 “방문객들이 책을 통해 중국의 실체를 접하고 맞설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람 씨는 2015년 서점 관계자 5명이 차례로 사라진 실종 사건의 주인공이다. ‘시진핑의 연인들’ ‘시진핑 20년 집권의 꿈’ 등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책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에 강제 구금됐던 그는 이듬해 6월 풀려나 홍콩으로 돌아왔다. 이 사건은 홍콩인들에게 언제든 중국 당국에 억류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부채질했고, 이는 지난해 범죄인 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의 원동력이 됐다. 홍콩 정부가 범죄인 송환법 개정을 추진하자 람 씨는 지난해 4월 대만으로 이주했다. 더 이상 홍콩은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대만에서 서점을 다시 열기 위해 지난해 9월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고 20시간 만에 목표액인 280만 대만달러(약 1억830만 원)를 달성했다. 람 씨는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에 대해 “홍콩 사태로 대만인도 중국 정부가 홍콩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게 됐다. 청년층이 투표에 대거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앞으로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과 간섭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베이=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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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정체성’ 거부한 대만 2030… 시진핑 일국양제 구상 타격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거부하는 반중(反中) 성향의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1일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 진영이 승리한 데 이어 대만 차이 총통의 승리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국양제 구상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대만 대선에서도 ‘중국인 정체성’을 거부하는 반중 성향의 2030 ‘영맨’들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반중 성향 집권 민진당 소속 차이 총통은 이날 817만231표(57.1%)를 얻어 552만2119표(38.6%)에 그친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눌렀다. 이날 함께 진행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총 113석)에서도 민진당은 과반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과반(61석) 확보에 성공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해 1월 ‘대만을 일국양제 방식으로 통일하겠다’고 천명한 뒤 일국양제를 시행 중인 홍콩을 대만의 미래 모델로 제시하려 했다. 하지만 중국이 내정(內政)이라고 규정해온 홍콩과 대만에서 잇달아 중국의 통치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 차이잉원 “일국양제 거부, 인도태평양 참여” 차이 총통은 재선 확정 직후인 11일 밤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대만인은 일국양제를 거부했다”며 “총통으로서 민의에 기초해 양안(중국-대만) 관계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일국양제 방안을 제기하면서 대만에 주권을 양보하고 수용하지 못할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며 “민의가 선택한 정부는 위협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베이징 당국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차이 총통은 “대만해협의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만 독립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도 “중국과 대화, 협상하기를 희망하지만 중국이 대만의 존재를 인정하고 평화적이고 대등한 방식이어야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부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차이 총통 당선 확정 뒤인 11일 밤 “평화통일과 일국양제 기본 방침을 견지한다. 대만 독립과 분열 시도를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혀 양안 갈등 격화를 예고했다.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차이 총통이 대만을 (일국양제의)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간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왕신셴(王信賢) 타이베이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본보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통치와 일국양제 방식의 통일은 거부한다는 것이 현재 대만인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정치 지형 변화를 간파하지 못한 시진핑 지도부가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와 외교적 고립 등 강경책을 지속하면서 차이 총통의 역전승을 돕는 역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 참여를 거론한 점도 주목된다. 그는 “대만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빼놓을 수 없는 구성원이자 믿을 수 있는 협력 동반자”라며 “(이에 대한) 참여와 협력을 지속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이중(賴怡忠) 위안징(遠景)재단 집행이사장은 “차이 총통은 안보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미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대만을 둘러싼 미중의 경쟁과 대립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2030 “우린 중국인 아니다” 2018년 11월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은 22개 시와 현 가운데 6곳에서만 승리해 15곳에서 이긴 국민당에 완패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6월 홍콩에서 반중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30%대에 그치며 최고 45%의 지지율을 기록한 한 시장에게 크게 뒤졌다. 6개월여 만에 전세를 완전히 뒤집은 원인은 홍콩 시위의 주축인 ‘앵그리 영맨’에게 공감하고 중국에 반감을 가진 대만 2030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1일 대만 곳곳에서는 투표를 하기 위해 해외에서 귀국한 2030 젊은층의 투표 열기가 목격됐다. 타이베이 기차역은 고향으로 돌아가 투표하려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타이베이 한 카페에서는 대만과 홍콩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정차오링 씨(25·여)는 한국에서 유학하다가 투표를 하기 위해 타이베이로 돌아왔다. 그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억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 민진당 당사 앞에서 만난 뤼(呂·21·여)모 씨는 올해 처음 투표했다. 그는 “대만은 주권을 가진 국가이고 일국양제에 동의하지 않아 차이 총통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의 차이 총통 선거캠프 앞에서 만난 량자언(梁嘉恩·19) 군은 “투표권은 없지만 민주주의를 경험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20세부터 선거권을 얻는 대만에서 이번 대선의 전체 유권자 가운데 20∼3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대선에서 최저치인 66.2%까지 떨어졌던 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74.9%로 크게 상승했다. 2016년에는 20∼39세 투표율이 57.7%에 그쳤다.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도 젊은층의 대거 투표 참여로 역대 최대 투표율인 71.2%를 기록한 바 있다. 훙야오난(洪耀南) 대만 세대싱크탱크재단 집행위원장은 “대만의 40대 이상은 자신이 중국인인지 대만인인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있었다. 그래서 대만이 중국과 통일해야 하느냐, 독립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논쟁이 계속됐다”며 “하지만 40세 미만 세대는 대만은 주권이 독립된 국가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분석했다.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높은 젊은층은 홍콩 시위를 계기로 대만도 홍콩처럼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고 민진당이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했다. 망국감(亡國感)이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홍콩 젊은이들도 자신을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세대 정체성의 변화가 중국의 일국양제 구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타이베이=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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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이어 대만도 ‘反中 2030 영맨’ 표심이 승부 갈랐다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원 선거에 이어 11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도 ‘반중(反中) 2030 영맨’들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반중 성향 집권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817만231표(57.1%)를 얻어 552만2119표(38.6%)에 그친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눌렀다. 1996년 대만 대선에 직선제가 도입된 뒤 가장 높은 득표수다. 이날 함께 진행된 입법위원(국회의언) 선거(총 113석)에서도 민진당은 과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고 과반(61석)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6월 시작된 홍콩의 반중 시위 전만 해도 여론조사 지지율이 30%대 그치며 한 시장에게 크게 뒤졌다. 6개월 만에 압도적인 역전승을 거둔 원인은 홍콩 시위 주축 ‘앵그리 영맨’에 공감하고 중국에 반감을 가진 대만 2030들이 일제히 투표장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대만 전문가와 언론들이 분석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대선에서 최저점인 66.2%까지 떨어졌던 투표율이 이번 대선에서 74.9%로 크게 상승했다. 젊은층의 대거 투표 참여로 역대 최대 투표율인 71.2%를 기록해 반중 성향의 범민주파가 홍콩 반환 이후 첫 과반을 차지하며 친중 건제(建制)파에 압승한 홍콩 구의원 선거를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이 총통은 재선 확정 직후인 11일 밤 본보 등이 주요 외신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 대만인은 (중국이 대만 통일 방식으로 제기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거부했다”며 “민의의 선택을 받은 정부가 (중국의) 위협과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베이징 당국이 깨닫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타이베이=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

    • 2020-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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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단둥 공장들 “北노동자 귀환 없을것”

    “어제(20일) 랴오닝(遼寧)성 정부로부터 (북한 노동자를 돌려보내지 않아도)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통보받았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른 북한 노동자 귀국 시한(22일) 하루 전인 21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외곽의 한 봉제공장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앞으로도)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건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임에도 공장 안에선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군복을 만들고 있었다. 북한 노동자 400여 명이 일하는 공장이지만 귀국 준비 움직임은 없었다. 본보 취재 결과 각각 최소 300명의 북한 노동자가 근무하는 단둥 지역 공장 4곳이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대북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비자 없이도 한 달 체류가 가능한 도강(渡江)증 등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2일 단둥역에서 대규모 귀환 행렬은 목격되지 않았다. 안보리 결의안은 “해외에서 수입이 있는(earning income abroad) 노동자를 귀환시켜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연수·학생 비자로 교체하거나 공무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비자 없이 30일간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해 여권을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이런 편법으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과 북한이 꼼수로 제재를 회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류경식당 등 단둥의 북한 식당들은 21일경부터 북한 종업원 상당수를 북한으로 돌려보냈고, 문을 닫은 식당도 꽤 됐다. 식당 운영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제재를 준수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 수도인 베이징(北京) 북한 식당들은 종업원 수가 다소 줄었지만 22일 정상 영업을 하면서 앞으로도 영업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중동의 유일한 북한 식당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옥류관은 최근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단둥=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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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단둥 공장들 “北노동자 귀환 없다”…中 제재 회피 ‘꼼수’

    “어제(20일) 랴오닝(遼寧)성 정부로부터 (북한 노동자를 돌려보내지 않아도)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통보 받았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른 북한 노동자 귀국 시한(22일) 하루 전인 21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외곽의 한 봉제공장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앞으로도)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는 건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임에도 공장 안에선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군복을 만들고 있었다. 북한 노동자 400여 명이 일하는 공장이지만 귀국 준비 움직임은 없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지방) 정부도 기업을 유지해야 하는데 문 닫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본보 취재 결과 각각 최소 300명의 북한 노동자가 근무하는 단둥 지역 공장 4곳이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대북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비자 없이도 한 달 체류가 가능한 도강(渡江)증 등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2일 단둥역에서 대규모 귀환 행렬은 목격되지 않았다. 안보리 결의안은 “해외에서 수입이 있는(earning income abroad) 노동자를 귀환시켜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연수·학생 비자로 교체하거나 공무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비자 없이 30일간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해 여권을 갱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이런 편법으로 일하는 북한 노동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과 북한이 꼼수로 제재를 회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류경식당 등 단둥의 북한 식당들은 21일경부터 북한 종업원들 상당수를 북한으로 돌려보냈고, 문을 닫은 식당도 꽤 됐다. 식당운영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제재를 준수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베이징(北京) 북한 식당의 종업원 숫자가 다소 줄었지만 22일에도 정상영업하면서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북한대사관 인근 북한 식당만 “23일부터 예약이 안 된다”고 밝혔다. 공연을 중단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일부 식당 관계자는 “내년 1월 1일경부터 공연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유일한 북한 식당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옥류관은 최근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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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北노동자 귀환시한 D-1… 중국내 北식당은 성업중

    “오늘도 평양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9일 오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의 북한식당 평양관. 한복 차림의 두 북한 종업원이 짧은 감사 인사를 마친 뒤 전기기타와 드럼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어 민속춤과 옥류금 연주 등 공연이 30분간 이어졌다. 다른 종업원들도 손님 30여 명에게 음식을 나르느라 분주했다. 20일 본보 취재 결과 평양관을 비롯해 선양과 단둥(丹東) 지역 북한식당 다수가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른 북한 노동자 귀국 시한(22일)이 임박했지만 이들 식당에선 북한 종업원들이 계속 근무하고 있다. 평양관의 한 북한 종업원은 “북한으로 돌아간 종업원은 없다”며 “식당은 연말에도 계속 영업한다”고 밝혔다. 평양관 인근의 모란관과 동묘향산식당도 정상 영업 중이다.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단둥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단둥 내 최대 북한식당 류경식당도 이날 정상 영업했다. 류경식당 내 북한 종업원은 귀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함구했지만 “식당 영업은 계속한다”고 말했다. 다만 선양 평양무지개식당과 단둥 평양고려식당 등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평양무지개식당 관계자는 “취업비자 만료로 북한 종업원들이 모두 귀국했다”며 “언제 다시 문을 열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 中당국, 北노동자 송환조치에 미온적… 北종업원들 동요없이 中에 계속 체류 ▼중국내 北식당 성업중 일부 식당은 문닫아 종업원 귀환이날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갈 때 통해야 하는 단둥 해관(세관)과 단둥 기차역에도 대규모 귀국 행렬은 포착되지 않은 채 한산해 보였다. 단둥 기차역 인근에서 만난 중국인 기사는 “어제오늘 북한으로 가는 사람들이 200, 300명씩 보였다. 평소와 비교할 때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환 시기가 임박하면서 일부 북한 노동자가 귀국했지만 다수 노동자들은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노동자 송환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귀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북한 노동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는 물론이고 어떠한 조치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는 40여 개국에 10만 명 정도다. 중국에는 이 중 가장 많은 북한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규모가 5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외화벌이 수단인 노동자 파견을 포기할 수 없는 북한과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노동자 송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북한 노동자 송환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송환 기한 내에 북한 노동자 전원 송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노동자 수천 명이 농장과 공장 등에서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노동자 송환 시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대북 제재를 위한 국제 공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 송환 등 대북 제재 완화안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한 데다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강제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적절한 시기에 제재를 조정하고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도 안보리의 요구”라며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강제 송환 조치가 없을 경우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체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근로자들이 귀국 시한에 맞춰 귀국한 뒤 한 달 체류가 가능한 도강(渡江)증 등을 통해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단둥의 한 북한식당 관계자는 “20∼23일 북한 종업원들이 비자 갱신을 하러 북한에 간다”면서 “곧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양·단둥=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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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사병 어린이 환자도? 공포에 질린 중국…베이징 병원 가보니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大北) 시내 쉔우(宣武)병원. 보안요원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들은 병원을 찾은 동아일보 취재진에게 “오늘은 소독을 하고 있다. 내일 진료가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통제와 소독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13일 아동병원에서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발생해 저녁에 쉔우병원을 거쳐 디탄(地壇)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네이멍구(內蒙古) 시린궈러(錫林郭勒) 출신 부부가 베이징에서 12일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시민들이 공포에 빠진 상황이었다. 중국 언론은 단순 루머로 취급했지만 쉔우병원에서 실제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시민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베이징위생건강위원회는 14일 밤 늦게 “이미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은 2명 외에 흑사병과 비슷한 증세를 호소한 환자 2명이 추가로 쉔우병원과 아동병원에서 진료 받았다”고 밝혔다. 네이멍구 어얼둬쓰(鄂爾多斯)시 출신 환자 2명에 대해 전문가팀을 구성해 종합적인 진단을 진행한 뒤 흑사병 환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격리 관찰 조치를 해제했다는 것이다. 어얼둬쓰는 시린궈뤄에서 약 714㎞ 떨어져 있다. 위원회는 “베이징에서 흑사병 추가 발병자가 없고 확진 환자와 가까이서 접촉한 사람들도 발열 등 이상 증세가 없다”고도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내부적으로는 추가 발병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밤 트위터에는 베이징 북부 창핑(昌平)구의 한 민생보장판공실이 산하 주민위원회에 보낸 ‘흑사병 환자 일반 접촉자 추적 협조’란 통지문이 올라왔다. “흑사병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이 지역에 사는데 연락이 닿지 않으니 찾는 걸 도와달라”는 내용이다. 당국이 확진 환자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추적 조사와 격리 조치를 끝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인민대병원에는 “10일 이내에 칭하이(靑海)성 간쑤(甘肅)성 네이멍구 초원 목축지를 간 적 있는지, 흑사병 확진 판정이 나온 베이징차오양(朝陽)병원 응급과에서 3~5일 진료 받는 적 있는지 진료 전에 알려달라”는 안내문도 등장했다. 네이멍구뿐 아니라 칭하이성, 간쑤성에서도 흑사병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간쑤성에서는 올해 9월 흑사병 환자가 발생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질병예방통제센터 관계자를 인용해 “확진 환자의 주거지가 있는 지역의 동물들에서 8월 14일, 17일, 20일, 25일 연속해서 흑사병균 12주(株)가 발견됐다”며 “흑사병 전파 위험이 비교적 높다는 걸 뜻한다. 중국 북부, 특히 흑사병 발생지 지역에서 사람에 대한 흑사병 전염 위험이 다소 증가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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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석 前통일 “한미연합훈련 중단해야 북미 3차 정상회담 성사”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19일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 기본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중국 베이징에서 주최한 초청 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회담의 결렬 배경에 대해 “북한의 생각보다 미국의 대응이 약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석탄과 섬유에 대한 제재를 임시로 해제해 주겠다고 하지만 북한은 이보다 더 나아가는 조치를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행보로 내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천명하고,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2020년 적정 시점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것도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된다”며 “남북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장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현재는 한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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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명길 “北美회담 여부 美에 달려 있어…역겨운 회담 원치 않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일(현지 시간)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7일 오전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한 북한 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동아일보 등 기자들에게 “앞으로 (북-미) 회담의 진행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준비 되지 않으면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지 누가 알겠는가. 두고보자”고 도발을 위협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서우두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한 김 대사는 준비된 차량을 향해 걸어가면서 ‘회담에 다시 나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에 물어보라.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역스럽게(역겹다는 뜻의 북한어)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2주일 뒤에 다시 만나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서도 “미국이 (6월) 판문점 수뇌상봉(정상회담) 이후 거의 100일이 되도록 아무런 셈법도 만들지 못했는데 2주일 동안 만들어낼 것 같느냐.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평양행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우두 공항 2터미널로 이동해서는 “미국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북한 측 당국자들이 경유를 위해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을 때 취재진의 질문에 거의 답을 하지 않던 것과 달리 이날 미국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취재진의 질문에 일일이 답했다. 말투는 차분했으나 언어는 날카로웠다. 다음은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이뤄진 김 대사와 취재진 간 일문일답. ―미국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는가 마는가는 미국 측에 달려있고,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지 누가 알겠나. 두고봅시다.” ―미국이 2주일 뒤 다시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아니, 2주일 만에 다시 온다는게 무슨 말입니까.” ―미국에서 2주 안에 다시 회담을 하자고 했지 않는가. “미국에서 (6월) 판문점 수뇌상봉(정상회담) 이후에 거의 100일이 되도록 아무런 셈범을만들지 못했는데 두 주일 동안 만들어낼거 같습니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측에서 회담 준비를 많이 했다던데. “완전히 빈손으로 나왔댔습니다.” ―미국 측이 창의적인 얘기를 했다는데?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미국에 기대하는 바기 있나? “모르겠다. 미국 쪽에 물어보라.” ―미국의 대안이 새로운 계산법과 차이가 많았나? “회담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계속 대화할 생각이 있나? 아니면 (협상) 의욕이 다 사라지는 건가? “회담이 진행되는가 마는가 하는가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 ―미국 언론은 북한 측이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왔다고 했는데? “….” -체제 안전 관련해서 미국 측의 어떤 제안이 있었나? “….” ―미국이 어떤 제안을 하면 대화 다시 시작할 수 있는건가? “미국 측에 물어보라. 얼마나 준비가 되겠는지.” ―어떤 준비를 하라는 건가? 새 계산법은 무엇인가? “….” ―다시 회담에 나올 생각이 있나. “미국 측에 물어보라. 우리 측은 이번 회담에 대해서 매우 역스럽게(역겹다는 뜻의 북한어) 생각을 한다.” ―역스럽다는 게? “사전 찾아보십시오.” ―왜 역스럽다고 생각하나? “미국 측에 다시 물어보라.” ―새로운 제안이 없었나? “(서우두공항 2터미널로 향하는 차량에 올라타며) 이제 그만하라. 우리도 갈 길을 가야겠습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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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김명길 굳은 얼굴로 “美책임” 비난성명… 비건은 스톡홀름 맛집서 와인-피자 ‘여유’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의 콘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프비크 스트란드’.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휴양시설인 이곳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렸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한국 미국 일본 스웨덴 등 각국 취재진 수십 명이 협상장과 불과 6km 떨어진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을 분주히 오갔다. 취재진은 양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김 대사는 오전 9시 40분경 북한대사관을 나섰다. 그는 ‘회의 결과를 낙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고 봅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협상장에 먼저 도착한 비건 대표도 김 대사를 웃으며 맞이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기대감이 가득한 것으로 보였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약 2시간 후 달라졌다. 낮 12시 김 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검은 밴을 타고 회담장을 나와 북한대사관으로 돌아갔다. 다시 2시간 20분이 지난 뒤 회담장으로 돌아왔지만 표정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김 대사는 ‘왜 중간에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회담장을 떠난 김 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북한대사관에서 회담 결렬 설명을 발표했다. 북한 대표단은 스톡홀름에 도착한 3일부터 이날까지 각국 취재진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북측 차석대표인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대사관에 도착하자마자 담장 안에서 큰소리로 “성명을 발표할 테니 기다리시라우”라고 말했다. 마치 결렬 성명을 준비한 듯이 7분 만에 서너 장 분량의 종이를 들고 등장한 김 대사가 굳은 얼굴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에 매달린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마주 앉아도 대화에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말하면 곧바로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했다. 김 대사 옆에 선 권 차석대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각국 취재진의 반응을 면밀히 살폈다. 약 12분간의 성명 발표가 끝난 후 북한 대표단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에 “질문을 3개 받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미국에서 체제 보장에 대해 긍정적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느냐” 등을 물었지만 ‘미국을 탓하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미국 대표단은 협상 결렬 후에도 곧바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비건 대표는 스톡홀름의 유명 식당에서 와인과 피자 등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후 약 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경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좋은 논의를 했다”며 북한의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 대표단은 출국 직전까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6일 오전 10시 50분경 출국을 위해 북한대사관을 나서던 김 대사는 ‘2주 후 스웨덴에서 미국과 다시 만나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에 물어보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6일 낮 12시 40분 비행기로 스톡홀름 공항을 떠난 김 대사 일행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7일 에어차이나 편으로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다. 김 대사 일행은 이날 낮 12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스톡홀름=김윤종 zozo@donga.com /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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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시간 만에 표정 굳은 北대표…비건은 와인-피자 즐기며 여유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의 콘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프비크 스트란드’.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휴양 시설인 이 곳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렸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한국, 미국, 일본, 스웨덴 등 각국 취재진 수십 명이 협상장과 불과 6㎞ 떨어진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을 분주히 오갔다. 취재진은 양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9시 40분경 북한대사관을 나섰다. 그는 ‘회의 결과를 낙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고 봅시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협상장에 먼저 도착한 비건 대표도 김 대사를 웃으며 맞이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기대감이 가득한 것으로 보였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약 2시간 후 달라졌다. 낮 12시 김 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검은 밴을 타고 회담장을 나와 북한대사관으로 돌아갔다. 다시 2시간 20분이 지난 뒤 회담장으로 돌아왔지만 표정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김 대사는 ‘왜 중간에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회담장을 떠난 김 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북한대사관에서 회담 결렬 설명을 발표했다. 북한 대표단은 스톡홀름에 도착한 3일부터 이날까지 각국 취재진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북측 차석대표인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대사관에 도착하자마자 담장 안에서 큰 소리로 “성명을 발표할 테니 기다리시라우”라고 말했다. 7분이 지난 뒤 서너 장 분량의 종이를 들고 등장한 김 대사가 취재진 앞에서 굳은 얼굴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대사는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한 문장을 읽으면 곧바로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했다. 외신 기자들에게 북한 입장을 알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김 대사 옆에 선 권 차석대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각국 취재진의 반응을 면밀히 살폈다. 김 대사는 비장한 표정으로 미국에 체제 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약 12분간의 성명 발표가 끝난 후 북한 대표단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에 “질문을 3개 받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미국에서 체제 보장에 대해서 긍정적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냐” 등을 물었지만 ‘미국을 탓하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미국 대표단은 협상 결렬 후에도 곧바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비건 대표는 스톡홀름 유명 식당에서 와인과 피자 등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후 약 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경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 대표단은 출국 직전까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6일 오전 10시 50분경 출국을 위해 북한대사관을 나서던 김 대사는 ‘2주 후 스웨덴에서 미국과 다시 만나냐’는 질문에 “미국 측에 물어보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현지 시간 6일 오후 12시 40분 비행기로 스웨덴 스톡홀름 공항을 떠난 김 대사 일행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7일 차이나에어 편으로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다. 김 대사 일행은 이날 낮 12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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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국경절 앞두고… 베이징 마트에 식칼이 사라졌다

    “식칼 등을 진열대에서 모두 치우고 팔지 말아라.”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北京) 남부 펑타이(豊臺)구의 징선하이셴(京深海鮮)시장 상인들에게 공안(경찰)이 “10월 1일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국경절)을 앞두고 ‘보안 상황’에 돌입했다”며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공개한 이 시장 관리부의 통지문 사진에 따르면 상인들은 식칼, 도끼, 석유통은 물론이고 과도, 가위도 팔 수 없으며 이를 어기면 “1만∼10만 위안(약 167만∼167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경고했다. 취재진이 9일 찾은 베이징 시내의 한 대형마트 직원도 “(시내) 정규 마트들은 모두 식칼을 팔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은 다음 달 1일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베이징 중심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열병식과 군중 퍼레이드 등 각종 기념행사를 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열병식에 앞서 톈안먼 망루에서 연설한다. 이에 대비해 베이징 전역에서 경계가 대폭 삼엄해지고 각종 통제 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톈안먼 광장에 외신 기자들이 들어가는 것도 막고 있다. 취재진이 6일 지인들과 함께 관광 목적으로 광장에 들어가려 할 때도 제지당했으며 “휴대전화 촬영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7일 밤부터 8일 새벽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는 9만여 명이 참가한 열병식과 퍼레이드 예행연습이 벌어졌다. 베이징 중심 도로인 창안(長安)대로 등 톈안먼 광장 주변 도로가 이 시간에 전면 통제돼 버스 운행까지 중단되고 주변 지하철역도 폐쇄돼 무정차 통과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교통 정체 사진과 불만 등이 검열 당국에 의해 삭제되는 등 소셜미디어 검열도 크게 강화됐다. 베이징 고위 소식통은 9일 “중국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열병식에 외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고 내부 행사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열병식의 규모는 2015년 9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열병식보다 더 크게 치러져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열병식에서 새 무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41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RFA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열병식이 열릴 톈안먼 광장 주변의 창안대로 약 4km 구간 도로변의 가로등과 일부 교통안내판 등이 철거돼 둥펑-41 등 대형 미사일차량 통과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베이징행 열차에 탑승할 때는 보안검사를 2번 받아야 한다. 베이징으로 배달되는 택배와 소포도 신분 확인과 물품 검사를 통과한 뒤에야 보낼 수 있다. 클럽과 노래방 등 베이징 유흥시설들도 다음 달 1일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 조치가 취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는 9일 “다음 달 1일 행사 당일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베이징 주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또 중국 정부를 비판해 온 인사들에게는 “외신과 인터뷰하지 말라”는 당국의 경고가 내려왔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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