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구독 42

추천

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미국/북미20%
국제일반19%
인사일반11%
유럽/EU11%
국제정치7%
교통7%
일본7%
러시아7%
국제정세7%
중국4%
  • “전자발찌 답답” 성폭력전과 40대男 한강투신 사망

    성폭력 등으로 복역하고 출소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해왔던 40대 남성이 한강으로 투신해 숨을 거뒀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강간, 상해 등의 전과가 있어 전자감독 대상이던 A 씨(42)가 6일 오후 10시 25분경 한강으로 투신해 사망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한강에 몸을 던지기 전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지내니 답답해서 사는 게 싫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 씨를 감시해온 동부보호관찰소도 동선이 광진교 남단에서 끊긴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6일 오후 11시경 인근에서 A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지난해 말 출소한 A 씨는 그간 보호관찰관에게 여러 차례 “전자발찌 착용이 부담스럽다” “야간 외출 제한을 해제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A 씨와 같은 전자감독 대상은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외출을 제한한다.이청아 clearlee@donga.com·전채은 기자}

    • 2020-05-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재난지원금, 생필품 살줄 알았는데 담배 판매 늘어”

    서울의 한 대학원에 다니는 조모 씨(23·여)는 지난달 20일 서울형 재난긴급생활비로 33만 원어치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받았다. 조 씨는 그중 14만 원을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사용했다. 지난달 9일 역시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대학생 이모 씨(24)는 치킨을 사먹는 데 다 써버렸다. 이 씨는 “생필품은 용돈으로 사고 평소 좋아하는 치킨을 실컷 사먹었다”고 했다.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공한 지원금을 일부 시민이 다소 ‘긴급생활비’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비하는 걸 두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모호한 긴급재정을 투입해 괜히 헛되게 쓰인다”는 지적과 “어떻게 쓰든 자기 마음이다. 지역경제엔 도움이 된다”는 옹호가 맞섰다. 서울은 서울시 거주 가구 중 중위소득 100% 이하가 대상이며 경기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경기도인 모든 이가 받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5, 6일 긴급생활비 사용이 가능한 업소 20곳을 돌아봤더니 화장품 술 담배 등을 사는 광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서울에 사는 김채현 씨(24·여)도 “화장품 세트를 구입하기 위해 3만1000원을 선불카드로 지불했다”고 했다. A슈퍼를 운영하는 신모 씨(54)는 “(긴급생활비로) 쌀 같은 생필품 구입은 거의 보기 힘들다. 대부분 담배를 몇 보루씩 사가곤 했다”고 전했다. 한 40대 시민은 “긴급생활비는 대형마트에서 쓸 수 없는데 아무래도 동네 슈퍼는 물건 값이 비싸다. 담배는 어디나 가격이 같아 이게 이득”이라고 했다. 경기도에선 재난기본소득 지급 뒤 의류업체의 매출 증가세가 가장 컸다고 한다. 6일 신한카드가 경기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자사 신용카드를 기준으로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월 1주 차 대비 4월 4주 차 의류 업종 매출은 114% 증가했다. 외식, 미용, 학원 업종 등 대면 서비스 업종도 각각 41%, 48%, 28% 늘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소상공인협회는 “시민들이 긴급생활비로 조금은 여유롭게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경기지역 가맹점 매출은 3월 1주 차(1∼7일)를 기준(100)으로 봤을 때 4월 매출은 △1주 차 108 △2주 차 107 △3주 차 122 △4주 차 124 등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을 제대로 도울 수 있도록 타깃을 정교히 조정해야 한다”고 평했다. 김태언 beborn@donga.com·이청아·김형민 기자}

    • 2020-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물관 찾은 모녀 “숨통 트인 기분”… 조심조심 일상으로 복귀

    “박물관이 오랫동안 문을 닫았잖아요. 재개관할 때 첫 전시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늘 궁금했어요. 왠지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A 씨(32·여)는 들뜬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관했던 박물관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방문했다. A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땐 집 앞 놀이터 가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조금씩 행동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되며 시민들이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으려 나서고 있다.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문화시설은 관람객을 맞으며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방역당국은 완전히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시민과 해당 기관에 당부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했던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을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2월 25일부터 두 달 이상 휴관했던 국립중앙박물관도 재개관했다. 다만 입장 가능한 관람객은 시간당 300명으로 제한했다. 시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는 바닥에도 1m 간격으로 붉은색 스티커를 부착했다. 무인발권기 모니터에는 항균필터를 부착했다. 서울시립미술관도 다시 문을 열었다. 관람객들은 출입구에서 이름과 방문시간, 연락처를 적은 뒤 발열체크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상영하는 영상을 볼 때 앉는 의자는 최소 1m씩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관람객 최모 씨(25·여)는 “시민들과 관계자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데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많이 줄어서 크게 불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온라인 예약대출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해 미리 도서 대출을 예약한 시민들만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릴 수 있다. 26일부터는 자료실도 개방해 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등 공연장은 좌석의 30%만 입장객을 받기로 했다. 시내 집회 금지 지침은 당분간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집회의 특성상 많은 이들이 밀집하거나 밀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생활방역 전환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은 한 시민(73)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외출을 삼가 왔는데 이젠 한강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싶다”고 했다. 택시운전사 배모 씨(59)는 “한창 코로나19가 극성일 땐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조금씩 회복하는 듯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완전한 일상 복귀’는 아니기에 맘을 놓아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역시 “생활 속 거리 두기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몇몇 시민은 시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가까이 붙은 이들을 보며 혀를 차기도 했다. 덕수궁에서 만난 구모 씨(39·여)는 “솔직히 사람들이 붐비는 실내는 면역력이 약한 자녀와 가기엔 아직 부담스럽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 게 현실이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철저하게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소영 ksy@donga.com·이청아·박창규 기자}

    • 2020-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재난지원금, 생필품 살줄 알았는데…“담배 몇보루씩 사 간다”

    서울의 한 대학원에 다니는 조모 씨(23·여)는 지난달 20일 서울형 재난긴급생활비로 33만 원어치 서울사랑상품권을 받았다. 조 씨는 그 중 14만 원을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사용했다. 지난달 9일 역시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대학생 이모 씨(24)는 치킨을 사먹는 데 다 써버렸다. 이 씨는 “생필품은 용돈으로 사고 평소 좋아하는 치킨을 실컷 사먹었다”고 했다.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공한 지원금을 일부 시민들이 다소 ‘긴급생활비’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비하는 걸 두고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모호한 긴급재정을 투입해 괜히 헛되게 쓰인다”는 지적과 “어떻게 쓰든 자기 마음이다. 지역경제엔 도움이 된다”는 옹호가 맞섰다. 서울은 서울시 거주 가구 중 중위소득 100% 이하가 대상이며, 경기는 주민등록 상 주소지가 경기도인 모든 이가 받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5, 6일 긴급생활비 사용이 가능한 업소 20곳을 돌아봤더니 화장품, 술, 담배 등을 사는 광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서울에 사는 김채현 씨(24·여)도 “화장품 세트 구입을 위해 3만1000원을 선불카드로 지불했다”고 했다. A슈퍼를 운영하는 신모 씨(54)는 “(긴급생활비로) 쌀과 같은 생필품 구입은 거의 보기 힘들다. 대부분 담배를 몇 보루씩 사가곤 했다”고 전했다. 한 40대 시민은 “긴급생활비는 대형마트에서 쓸 수 없는데, 아무래도 동네슈퍼는 물건값이 비싸다. 담배는 어디나 가격이 같아 이게 이득”이라고 했다. 경기도에선 재난기본소득 지급 뒤 의류업체의 매출 증가가 가장 컸다고 한다. 6일 신한카드가 경기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자사 신용카드를 기준으로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월 1주차 대비 4월 4주차 의류 업종 매출은 114% 증가했다. 외식, 미용, 학원 업종 등 대면 서비스 업종도 각각 41%, 48%, 28% 늘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소상공인협회는 “시민들이 긴급생활비로 조금은 여유롭게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지역경제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경기 지역 가맹점 매출은 3월 1주차(1~7일)를 기준(100)으로 봤을 때, 4월 매출은 △1주 차 108 △2주차 107 △3주차 122 △4주 차 124 등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생활비 목적이라도 긴급지원금 성격과 전혀 다른 곳에 사용된 사례들이 있는 건 문제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을 제대로 도울 수 있도록 타깃을 정교히 조정했어야 한다”고 평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5-06
    • 좋아요
    • 코멘트
  • 코로나19 생활방역 전환 첫날…박물관 찾은 모녀 “숨통 트인 기분”

    “박물관이 오랫동안 문을 닫았잖아요. 재개관할 때 첫 전시는 어떤 내용을 담을지 늘 궁금했어요. 왠지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A 씨(32·여)는 들뜬 표정이었다.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관했던 박물관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방문했다. A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올 땐 집 앞 놀이터 가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이렇게 조금씩 행동반경이 넓어질 수 있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되며 시민들이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으려 나서고 있다. 특히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문화시설은 관람객을 맞으며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방역당국은 완전히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시민과 해당기관에 당부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을 중단했던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을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2월 25일부터 두 달 이상 휴관했던 국립중앙박물관도 재개관했다. 다만 입장 가능한 관람객은 시간당 300명으로 제한했다. 시민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는 바닥에도 1m 간격으로 붉은색 스티커를 부착했다. 무인발권기 모니터에는 항균필터를 부착했다. 서울시립미술관도 다시 문을 열었다. 관람객들은 출입구에서 이름과 방문시간, 연락처를 적은 뒤 발열체크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상영하는 영상을 볼 때 앉는 의자는 최소 1m씩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관람객 최모 씨(25·여)는 “시민들과 관계자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도 많이 줄어서 크게 불안하진 않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온라인 예약대출 서비스부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해 미리 도서 대출을 예약한 시민들만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릴 수 있다. 26일부터는 자료실도 개방해 대출 및 반납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다. 세종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등 공연장은 좌석의 30%만 입장객을 받기로 했다. 시내 집회 금지 지침은 당분간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집회의 특성 상 많은 이들이 밀집하거나 밀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생활방역 전환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은 한 시민(73)은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외출을 삼가왔는데 이젠 한강에 가서 자전거도 타고 싶다”고 했다. 택시기사 배모 씨(59)는 “한창 코로나19가 극성일 땐 매출이 평소의 1/3도 되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조금씩 회복하는 듯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완전한 일상 복귀’는 아니기에 맘을 놓아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역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몇몇 시민들은 시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가까이 붙은 이들을 보며 혀를 차기도 했다. 덕수궁에서 만난 구모 씨(39·여)는 “솔직히 사람들이 붐비는 실내는 면역력이 약한 자녀와 가기엔 아직 부담스럽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 게 현실이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철저하게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5-06
    • 좋아요
    • 코멘트
  • 이천 참사 일주일… 공사장 대부분 소화기-피난유도등 안 갖춰

    5일 오전 9시경 서울 강서구의 A빌딩 신축 공사 현장. 연면적 9500m² 규모인 이 건물 지하 2층에선 작업자 2명이 ‘치지직’ 소리를 내며 배관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15m 정도 떨어진 같은 층 구석엔 알루미늄 고압산소통 2개가 뒹굴고 있었다. 쓰다 만 페인트통에서도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올라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1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엔 피난유도등이 설치되지 않아 아침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소화기도 입구에 비치된 1개 외에 다른 소화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한 현장 직원은 “소방시설 등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나 지적이 내려오진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38명이 숨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천 참사도 공사업체가 기본적인 화재 예방 규정을 어기고 인화성 우레탄폼 작업과 용접 작업을 병행하다가 벌어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에선 지금도 통곡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공사 현장에서는 여전히 예방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5일 서울의 건설 공사 중인 15곳을 확인해 보니 관련법상 안전 조치가 제대로 지켜진 현장은 서초구에 있는 한 운동시설과 강남구의 오피스텔 공사장뿐이었다. 연면적이 약 6000m²인 B빌딩 공사장은 간이소화전과 소화기가 하나도 없었다. 한 현장 직원(63)은 “지하에서 용접할 때도 소화기를 본 적이 없다”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며 일하는 공사장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인근 한 연구센터(연면적 약 4만 m²) 공사 현장은 지상에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었다. 대형 간이소화전도 보였다. 하지만 굴착과 용접 작업이 함께 이뤄지는 지하엔 지상으로 이어지는 피난유도등이 없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 때처럼 정전과 연기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대피로를 찾기 어려운 구조였다. 인화성 물질을 바깥에 위험하게 노출시킨 현장도 있었다. 강남구의 한 신축 건물 공사장엔 고압산소통과 액화석유가스(LPG)통이 노즐이 연결된 채 놓여 있었다. 옆에선 중장비를 이용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LPG통은 어떤 안전 가림막도 없이 두께가 2cm도 안 되는 펜스에 바짝 붙어 있었다. 펜스는 청소년 수백 명이 드나드는 학원과 3m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용접과 절단, 연마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화재로 이어진 사례는 2015년 이후 올 3월 말까지 총 5825건. 이들 화재로 32명이 숨지고 42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2008년 1월) 이후 불티로 인한 화재는 2008년 1744건에서 2009년 1328건, 2010년 1291건 등으로 다소 감소하는 듯했다. 하지만 2013년(975건) 이후 다시 증가해 한 번도 연간 1000건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관련 규정을 강화하지만 이행 여부는 확인하지 않아 사고가 되풀이된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 3월 인천 부평구의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에서 용접 중 화재로 2명이 숨지자 같은 해 9월 공사 업체가 용접 작업 전에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한 소방 관계자는 “일선 소방서는 ‘완공 전 건물은 소방서의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사실상 점검에 손을 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 원인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시공사인 ㈜건우 사무실과 하청업체 등 7곳을 압수수색해 시공계획서와 임시소방시설 설치 계획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정확히 찾기 위해 6일 세 번째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라고 전했다.조건희 becom@donga.com·이청아 기자}

    • 2020-05-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8명 사망’ 이천 참사 일주일…서울 공사현장 13곳 점검해보니

    5일 오전 9시경 서울 강서구의 A빌딩 신축 공사 현장. 연면적 9500㎡ 규모인 이 건물 지하 2층에선 작업자 2명이 ‘치지직’ 소리를 내며 배관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15m 정도 떨어진 같은 층 구석엔 알루미늄 고압산소통 2개가 뒹굴고 있었다. 쓰다 만 페인트 통에서도 코를 찌르는 기름 냄새가 올라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1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엔 피난유도등이 설치되지 않아 아침인데도 어두컴컴했다. 소화기도 입구에 비치된 1개 외에는 다른 소화 장비는 보이지 않았다. 한 현장 직원은 “소방시설 등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나 지적이 내려오진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38명이 숨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천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에선 여전히 통곡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지만, 많은 공사현장은 여전히 화재 예방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이날 서울의 건설공사현장 13곳을 확인해보니 관련법상 안전조치가 모두 제대로 지켜진 곳은 서초구에 있는 한 운동시설 공사장 1곳뿐이었다. 연면적이 약 6000㎡인 B빌딩 공사장은 간이 소화전과 소화기가 하나도 없었다. 현장 직원 A 씨(63)는 “지하에서 용접할 때도 소화기를 본 적은 없다”라며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키며 일하는 공사장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인근 한 연구센터(연면적 약 4만㎡) 공사현장은 지상에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었다. 대형 간이소화전도 보였다. 하지만 굴착과 용접 작업이 함께 이뤄지는 지하엔 지상으로 이어지는 피난유도등이 없었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 때처럼 정전과 연기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대피로를 찾기 어려운 구조였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용접과 절단, 연마 작업 중 발생한 불티가 화재로 이어진 사례는 2015년 이후 올 3월 말까지 총 5825건. 이들 화재로 32명이 숨지고 42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도 약 1196억 원이다. 2008년 1월 용접 중 일어난 화재로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이후 불티로 인한 화재는 2008년 1744건에서 2009년 1328건, 2010년 1291건 등으로 다소 감소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975건) 이후 다시 증가해 한 번도 연간 1000건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천 물류센터 화재도 공사업체가 기본적인 화재 예방 규정을 어기고 인화성 우레탄폼 작업과 용접 작업을 병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공사 중 용접이나 전선 탓에 불꽃이 발생하거나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기 전 시공업체는 △피난유도등 △비상경보장치 △간이소화장치 △소화기 등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환기를 철저히 하고 인화성 물질을 분리 보관하는 등 안전조치 의무도 산업안전보건법에 적시돼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관련 규정을 강화하지만 이행 여부는 확인하지 않아 사고가 되풀이된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 3월 인천 부평구의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에서 용접 중 화재로 2명이 숨지자 같은 해 9월 공사 업체가 용접 작업 전에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선 소방서는 ‘완공 전 건물은 소방서의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사실상 점검에 손을 놓고 있다.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 원인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시공사인 ㈜건우 사무실과 하청업체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시공사가 이천소방서에 제출했던 임시소방시설 설치 계획서가 실제와 달랐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정확히 찾기 위해 6일 세 번째 현장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5-05
    • 좋아요
    • 코멘트
  • “온라인 평가후 오프라인 재시험… 점수차 크면 0점 처리”

    “커닝 막으려고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 경영학부의 A 교수는 최근 전공과목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몇몇 학생이 대리 시험을 모의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제자들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기분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A 교수는 조만간 강의실 수업을 시작하면 같은 범위로 한 번 더 시험을 치르겠다고 공지했다. “정당하게 공부해 시험 본 학생을 보호하고 싶다. 두 시험의 점수 차가 크면 성적을 0점 처리하겠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한창인 대학가에서 중간고사 시즌을 맞아 몸살을 앓고 있다. 온라인 시험인 점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려는 학생들이 생기자 학교와 교수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A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일부 몰지각한 이들 탓에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2배로 쏟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양대 공대의 한 교수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고자 ‘스피드 퀴즈’ 형식을 도입했다. 온라인 시험에서 빨리 문제를 풀어 답안지를 제출할수록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몰래 답을 맞춰 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불합리하다고 아우성이다. 수강생 정모 씨(23)는 “차분하게 시험을 보는 스타일도 있는 건데 단지 빨리 답을 낸다고 점수를 더 주는 건 억울하다”고 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최모 씨(25)도 “우리 학교 교양과목도 제한시간을 촉박하게 준다고 했다. 글 쓰는 속도가 느려서 걱정”이라고 했다. 고려대에선 ‘온라인 특화 구술시험’도 등장했다. 문제가 컴퓨터 화면에 뜨면 정해진 시간 안에 구두로 답하는 영상을 찍어 올려야 한다. 영상엔 정면 상반신이 나와야 한다. 이 수업을 듣는 A 씨(25)는 “문제도 풀고 촬영도 하고 저장, 제출까지 해야 한다.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고 원망했다. 지난달 28일 비슷한 방식으로 시험을 보기로 한 고려대 공대에선 ‘사전 리허설’도 벌어졌다. 몇몇 학생이 컴퓨터 화상카메라를 통해 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연습을 했다. 수강생 이모 씨(21)는 “얼굴과 손이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데 노트북 카메라는 이 각도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중간고사에 부정행위를 하려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한 사립대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3일 “답안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수강생들이 문제를 제기해 결국 이 과목은 과제로 시험을 대체했다. 서울의 한 대학 물리학과에 다니는 박모 씨(26)는 “과목마다 비슷한 단체 대화방이 1, 2개씩 있는 눈치”라고 했다. 연세대는 아예 교수진에 중간고사 온·오프라인 시험을 만류하는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권고 수준으로 강제성은 없다고 한다. 게다가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만으로 평가하는 것도 문제다. 재학생 천모 씨(25)는 “전공과목을 6개나 듣는데 모두 기말고사만으로 학점을 주면 너무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 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김소민 기자}

    • 2020-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컨닝 막으려고 이렇게까지…” 부정행위에 대학가 몸살

    “컨닝 막으려고 이렇게까지 고민해야할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 경영학부의 A 교수는 최근 전공과목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몇몇 학생들이 대리 시험을 모의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제자들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기분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A 교수는 조만간 강의실 수업을 시작하면 같은 범위로 한 번 더 시험을 치겠다고 공지했다. “정당하게 공부해 시험 본 학생을 보호하고 싶다. 두 시험의 점수차가 크면 성적을 0점 처리하겠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한창인 대학가에서 중간고사 시즌을 맞아 몸살을 앓고 있다. 온라인 시험인 점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려는 학생들이 생기자 학교와 교수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A 교수의 수업을 듣는 한 학생은 “일부 몰지각한 이들 탓에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2배로 쏟게 됐다”고 토로했다. 한양대 공대의 한 교수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고자 ‘스피드퀴즈’ 형식을 도입했다. 온라인 시험에서 빨리 문제를 풀어 답안지를 제출할수록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몰래 답을 맞춰보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불합리하다고 아우성이다. 수강생 정모 씨(23)는 “차분하게 시험을 보는 스타일도 있는 건데 단지 빨리 답을 낸다고 점수를 더 주는 건 억울하다”고 했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최모 씨(25)도 “우리 학교 교양과목도 제한시간을 촉박하게 준다고 했다. 글 쓰는 속도가 느려서 걱정”이라 했다. 고려대에선 ‘온라인 특화 구술시험’도 등장했다. 문제가 컴퓨터 화면에 뜨면 정해진 시간 안에 구두로 답하는 영상을 찍어 올려야 한다. 영상엔 정면 상반신이 나와야 한다. 이 수업을 듣는 A 씨(25)는 “문제도 풀고 촬영도 하고 저장, 제출까지 해야 한다.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고 원망했다. 28일 비슷한 방식으로 시험을 보기로 한 고려대 공대에선 ‘사전 리허설’도 벌어졌다. 몇몇 학생이 컴퓨터 화상카메라를 통해 문제를 풀어 제출하는 연습을 했다. 수강생 이모 씨(21)는 “얼굴과 손이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데 노트북 카메라는 이 각도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중간고사에 부정행위를 하려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한 사립대 커뮤니티에는 23일 “답안을 공유하는 단체대화방을 개설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수강생들이 문제를 제기해 결국 이 과목은 과제로 시험을 대체했다. 서울의 한 대학 물리학과에 다니는 박모 씨(26)는 “과목마다 비슷한 단체대화방이 1, 2개씩 있는 눈치”라고 했다. 연세대는 아예 교수진에 중간고사 온·오프라인 시험을 만류하는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권고 수준으로 강제성은 없다고 한다. 게다가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만으로 평가하는 것도 문제다. 재학생 천모 씨(25)는 “전공과목을 6개나 듣는데 모두 기말고사만으로 학점을 주면 너무 부담스럽다”고 우려했다.한성희 기자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4-30
    • 좋아요
    • 코멘트
  • 꼬리무는 10대 무면허 절취운전, 주차때 차량 문만 잘 잠가도…

    “어디서 차나 훔쳐서 놀러갈까?” 김모 군(16) 등 친구 사이인 청소년 3명은 18일 오후 11시경 경기 안산에서 ‘그저 놀고 싶은 마음에’ 차를 훔쳤다. 한 고급 승용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채 키가 꽂혀 있는 걸 발견하고선 인천 중구 월미도까지 약 40km를 내달렸다. 이들은 범행 6시간 만인 19일 오전 5시경 특수절도와 무면허 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9일 13세 청소년 8명이 서울에서 훔친 차를 몰다가 대전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이들을 엄중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8일까지 약 99만 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차량 절도 및 무면허 운전은 뚜렷한 대책 없이 최근 몇 년 동안 끊이질 않고 있다.○ 떼 지어 차량 절도해 무작정 질주 동아일보가 최근 수도권에서 경찰이 적발한 10대 차량 절도 및 무면허 운전 사건 5건을 분석한 결과 각 사례에는 닮은 부분이 많았다. △여럿이 떼를 지어 범행했고 △문이 잠기지 않은 채 키가 꽂힌 차량이 대상이었으며 △지역을 넘나들며 무분별하게 질주했다. 경찰에 따르면 3월 수도권에서만 최소 청소년 14명이 삼삼오오 차량을 훔쳐 무면허 운전을 했다. 1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선 보호관찰 중이던 전모 군(14)과 김모 군(13)이 렌터카를 훔쳐 약 20km를 질주하다가 적발됐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선 13세 청소년 6명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훔친 K5와 쏘나타를 몰다가 모두 검거됐다. 27일에도 서모 군(13) 등 가출 청소년 4명이 인천 부평구에서 벤츠를 훔쳐 타고 이틀에 걸쳐 서울 등을 휘젓고 다니다가 체포됐다. 뺑소니 사고 정황이 조사 도중 드러나기도 했다. 31일엔 김모 군(16) 등 2명이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카니발을 훔쳐 타고 경기 평택까지 최소 50km가 넘는 거리를 무면허로 운전했다. 이들은 다음 날 노상에서 붙잡혔다. 김 군은 경찰 조사에서 “백미러가 펼쳐져 있으면 키가 꽂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런 차량들 위주로 물색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대 무면허 운전으로 1000여 명 사상 청소년 무면허 운전은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한 163명 가운데 10대가 몰았던 차량에 숨진 희생자는 18명(11%). 부상자 역시 1016명으로 전체(7445명)의 16%에 이르렀다. 갈수록 성인들의 무면허 운전은 줄어들지만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은 꾸준하게 이어지는 점도 문제다. 대검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무면허 운전 범죄는 684건으로 전체(5177건)의 13%나 됐다. 무면허 운전으로 붙잡힌 성인은 2016년 6만4330명에서 2017년 4만4444명, 2018년 2만2408명으로 줄어들었다. 한데 청소년은 2016년 3806명에서 2017년 4364명, 2018년 3234명 등으로 엇비슷하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무면허 운전 방지책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해결하려면 자동차에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여럿이 모이면 과시 욕구가 강해지고 따돌림 당하기 싫어 쉽게 범죄에 동조하거나 방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규범과 법질서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제도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 2020-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놀러가고 싶어서 훔쳐”…청소년 차량절도-무면허 운전 갈수록 ‘기승’

    “어디서 차나 훔쳐서 놀러갈까?” 김모 군(16) 등 친구 사이인 청소년 3명은 18일 오후 11시경 경기 안산에서 ‘그저 놀고 싶은 마음에’ 차를 훔쳤다. 한 고급 승용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채 키가 꽂혀 있던 걸 발견하고선 인천 중구 월미도까지 약 40km를 내달렸다. 이들은 범행 6시간 만인 19일 오전 5시경 특수절도와 무면허 운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9일 13세 청소년 8명이 서울에서 훔친 차를 몰다가 대전에서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이들을 엄중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8일까지 약 99만 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차량 절도 및 무면허 운전은 뚜렷한 대책 없이 최근 몇 년 동안 끊이질 않고 있다.● 떼 지어 차량 절도해 무작정 질주 동아일보가 최근 수도권에서 경찰이 적발한 10대 차량절도 및 무면허운전 사건 5건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모두 닮은 부분이 많았다. △여럿이 떼를 지어 범행했고 △문이 잠기지 않은 채 키가 꽂힌 차량이 대상이었으며 △지역을 넘나들며 무분별하게 질주했다. 경찰에 따르면 3월 수도권에서만 최소 청소년 12명이 삼삼오오 차량을 훔쳐 운전하다 체포됐다. 1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선 보호관찰 중이던 전모 군(14)과 김모 군(13)이 렌터카를 훔쳐 약 20㎞를 질주하다가 적발됐다.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선 13세 청소년 6명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훔친 K5와 쏘나타를 몰다가 모두 검거됐다. 27일에도 서모 군(13) 등 가출 청소년 4명이 인천 부평구에서 벤츠를 훔쳐 타고 이틀에 걸쳐 서울 등을 휘젓고 다니다가 걸렸다. 뺑소니 사고 정황이 조사 도중 드러나기도 했다. 31일엔 김모 군(16) 등 2명이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카니발을 훔쳐 타고 경기 평택까지 최소 50km가 넘는 거리를 무면허로 운전했다. 이들은 다음날 노상에서 붙잡혔다. 김 군은 경찰 조사에서 “백미러가 펼쳐져있으면 키가 꽂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런 차량들 위주로 물색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대 무면허운전으로 1000여명 사상 청소년 무면허운전은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한 163명 가운데 10대가 몰았던 차량에 숨진 희생자는 18명(11%). 부상자 역시 1016명으로 전체(7445명)의 16%에 이르렀다. 갈수록 성인들의 무면허 운전은 줄어들지만 청소년의 무면허 운전은 꾸준하게 이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대검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무면허 운전 범죄는 684건으로 전체(5177건)의 13%나 됐다. 무면허 운전으로 붙잡힌 성인은 2016년 6만4330명에서 2017년 4만4444명, 2018년 2만2408명으로 줄어들었다. 한데 청소년은 2016년 3806명에서 2017년 4364명, 2018년 3234명 등으로 엇비슷하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무면허 운전 방지책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차량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해결하려면 자동차에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여럿이 모이면 과시 욕구가 강하고 따돌림 당하기 싫어 쉽게 범죄에 동조하거나 방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규범과 법질서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제도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4-28
    • 좋아요
    • 코멘트
  • 마트 시식코너, 거리두기 잊은채 다닥다닥… 맨손 집어 먹기도

    “한번 와서 맛보세요.”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첫 주말을 맞은 25일 서울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 판매 직원이 큰 소리로 “스파게티 절반 할인”을 외치자 1분도 되지 않아 고객 8명이 시식대 앞으로 몰렸다. 2m 남짓한 통로에 다닥다닥 줄을 선 고객들은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린 채 음식을 맛봤다. 가족끼리 온 고객들은 “한번 먹어 봐. 이거 사자”며 음식을 서로 먹여주기도 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백화점 식품관엔 모두 19개의 시식대가 마련됐다. 이 중 11곳에선 직원이 비닐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음식을 조리했다. 오렌지를 판매하는 시식대에는 이쑤시개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고객들이 맨손으로 과일을 집었다. 시식대 바로 옆엔 고객들이 먹고 버린 과일 껍질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고강도 거리 두기 끝나자 시식대 등장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 사라졌던 대형마트와 백화점 시식대가 다시 등장했다. 본보 취재팀이 25, 2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5곳을 방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한 생활방역 세부지침 실태를 확인한 결과 시식·테스트 코너 운영 중단 및 최소화, 비말이 튈 수 있는 호객 행위 자제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선 손님과 고객이 밀접 접촉하는 ‘화장품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26일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 놓인 화장대 6곳 중 5곳은 직원들에게 직접 화장품 테스트를 받는 고객이 많았다. 직원들은 화장대 앞에 앉은 고객의 마스크를 내린 뒤 입술에 립스틱을 칠했다. 얼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색조를 입히는 메이크업 특성상 직원과 고객 사이의 간격은 20cm에 불과했다. 직원 A 씨는 “고객들이 먼저 테스트를 요구하는데 직원이 제지하긴 어렵다”고 했다. 백화점 할인 행사장엔 인파가 몰렸다. 송파구의 또 다른 백화점 패션관에 마련된 66.11m²(약 20평) 남짓한 할인행사장 앞에는 ‘일 년에 단 한 번 명품 할인 축제’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내부는 고객 70여 명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는데, 이들 모두 비닐장갑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시식대나 화장품 테스트 매대 운영을 중단하거나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대형 백화점과 마트는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 공원 산책로엔 봄나들이객 붐벼 26일 오후 6시경 송파구 잠실호수교 산책로는 봄나들이를 나온 시민 200여 명으로 북적였다. 건너편 롯데월드가 보이는 전망대 위에선 1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마스크를 벗은 채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도 봄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9일 이후 중단된 토익 시험도 두 달 만에 재개됐다. 토익 시험이 치러지는 시험장은 겹겹의 방역망으로 응시자들의 발열 상태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안내요원들은 시험장 바닥에 1.5m 간격으로 청테이프를 붙였다. 응시자들은 멀찍이 떨어져 발열체크를 마친 뒤 손 소독제로 손을 닦고, 안내요원이 배부한 라텍스 장갑을 받은 뒤에야 시험장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토익 시험을 본 윤예리 씨(25)는 “한 교실에 20∼25명만 앉았다”고 전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이청아·김태성 기자}

    • 2020-04-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경찰, ‘대리 수능’ 선임병 집 압수수색… 실제 답안지와 필체 대조

    공군교육사령부 소속 병사가 선임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리 응시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선임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22일 충북 진천군에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선임 A 씨(23)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평가원에 있는 서버에서 수능 답안지의 스캔 파일을 입수했다. A 씨의 주거지에서는 A 씨 필체로 적힌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기재된 필체와 A 씨의 필체를 대조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수능 고사장에서 A 씨 대신 입실해 시험을 친 B 씨(20)가 군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지만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수능 때는 응시자의 본인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매 교시 시험 시작 전에 별도로 필적 확인란에 정해진 문구를 자필로 써야 한다. 경찰은 현재 지난달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A 씨를 10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B 씨는 군 복무 중으로 군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 2020-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간고사 앞둔 대학가 “온라인 시험 공정성 정말 괜찮습니까”

    “이대로 중간고사를 치르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이만 손해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예요.” 한양대에 재학하는 이모 씨(23)는 21일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험 자체보다 딴 걱정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를 온라인 시험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다. 이 씨는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부정행위는 손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학생끼리 답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된 대학가에서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시험을 치르는데, 딱히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벌써부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많다. 서울대 재학생 임모 씨(25)도 “컴퓨터 카메라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고려대에 다니는 김모 씨(22·여)는 “20일 경영대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인터넷이나 책을 보지 말라’는 공지가 내려오긴 했다. 하지만 양심에 맡길 뿐 막상 몰래 상의하거나 커닝을 해도 잡아낼 방법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러줄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한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물리화학 대리시험 봐준다. A+ 30만 원, A0 20만 원” “미적분 A+인데 대리 받는다. A0 이상 무조건 보장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이 대학 재학생인 박모 씨(26)는 “감독 환경이 허술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작정하고 달려들면 대리시험도 없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아직 대학들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 컴퓨터 카메라를 통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면 어느 정도 시험 감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 2020-04-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리시험 A+ 30만원”…온라인시험 앞두고 부정행위 비상

    “이대로 중간고사를 치르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이만 손해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예요.” 한양대에 재학하는 이모 씨(23)는 21일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험 자체보다 딴 걱정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를 온라인 시험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다. 이 씨는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부정행위는 손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학생끼리 답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강의로 대체된 대학가에서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시험을 치르는데, 딱히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벌써부터 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많다. 서울대 재학생 임모 씨(25)도 “컴퓨터 카메라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고려대에 다니는 김모 씨(22·여)는 “20일 경영대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인터넷이나 책을 보지 말라’는 공지가 내려오긴 했다. 하지만 양심에 맡길 뿐 막상 몰래 상의하거나 컨닝을 해도 잡아낼 방법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러줄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한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물리화학 대리시험 봐준다. A+ 30만 원, A0 20만 원” “미적분 A+인데 대리 받는다. A0 이상 무조건 보장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이 대학 재학생인 박모 씨(26)는 “감독 환경이 허술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작정하고 달려들면 대리시험도 없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아직 대학들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 컴퓨터 카메라를 통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모습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면 어느 정도 시험 감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4-19
    • 좋아요
    • 코멘트
  • “어느덧 스물네살 된 내 아들딸들… 솜털까지 그립구나”

    “앳된 얼굴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들딸들이 어느덧 스물네 살의 청년이 됐습니다. 비록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얼굴이지만 귓불의 솜털 한 가닥 잊은 적이 없습니다….”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 무대 위에 오른 장훈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도사 내내 떨리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았다. 장 위원장은 6년 전 그날 아들 준형 군을 잃었다. 장 위원장이 울먹이자 다른 유가족들 역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안산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화랑유원지에는 오후 3시부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6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를 극복하며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국민들은 누구도 속절없이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를 지키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와 대책 속에는 세월호의 교훈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우리 교육의 기본으로 더 충실히 세우고 아이들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기억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만큼 예년보다는 다소 간소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입장 전에 발열 체크를 받고 손소독을 했다. 좌석도 1m씩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앞서 유가족들은 오전 7시 반부터 지하철 4호선 상록수역과 중앙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나눠 주기도 했다. 학생 희생자들이 다녔던 안산 단원고에서도 오전 11시부터 추모식 ‘기억해 봄, 희망의 봄’이 열렸다. 대다수 재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개학에 들어간 상태라, 몇몇 학생과 교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그 대신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함께했다. 학생회장인 고하람 양(18)은 “선배들의 못 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열심히 이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했다. 인천에서는 일반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전 11시경 인천 부평구에 있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선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6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4시 16분부터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을 1분 동안 울렸다. 안산=이청아 clearlee@donga.com / 김소영 기자}

    • 2020-04-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THE 사건]“박사방 성 착취물, 베테랑인 우리가 봐도 끔찍”

    “최근엔 ‘박사방’에서 유포된 성 착취물 신고가 많이 들어옵니다. 불법 영상을 숱하게 접해본 우리가 봐도 끔찍할 정도예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의 한 모니터링 직원은 최근 ‘박사’ 조주빈(25) 일당의 박사방이나 ‘n번방’ 등을 언급하며 한숨을 뱉었다. “보안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며 “입에 담기 힘들 만큼 가학적인 내용이 많다”고 전했다.● “성 착취물, 가학성 심각”…올해만 8000건 적발 9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지원단 사무실. 일반 사무실과 달리 거의 아무런 소음도 대화도 없이 20여 명의 직원이 모니터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렇게 찾은 불법 촬영물의 존재를 해당 사이트나 관련 업체에 알려 삭제를 요청하는 게 주된 업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이런 영상이나 사진을 하루에도 수천 건씩 접한다. 이용배 피해접수팀장은 “본의 아니게 지원단 직원들은 이런 분야를 훤히 꿰고 있다. 그런데 박사방이나 n번방 등의 성 착취물은 잠깐만 봐도 심각하단 걸 금방 알 정도”라 했다. 피해 여성에게 오물을 마시게 하거나 몸에 ‘박사’라 새기게 하는 등 수위가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이날도 지원단은 이미 없어진 n번방에서 나온 불법 영상들이 또다시 텔레그램에서 유통되는 걸 여러 건 확인해 조치를 요청했다. 지원단에 따르면 이런 적발건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신고와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한 디지털 성범죄물이 올해 1~3월만 8282건에 이른다. 고현철 긴급대응팀장은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선 관련 성 착취물이 퍼져 나가고 있다”고 했다.● 한번 당하면 수년간 고통…‘신속 삭제’ 필수 “또 그때 영상이 올라왔어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이번 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여성 A 씨는 지난달부터 거의 매주 지원단으로 전화를 해왔다. A 씨는 안타깝게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다. 피해를 입었던 건 수년 전이었다고 한다. 당시 엄청난 고통을 받고 한 고비를 넘겼나 했는데, 최근 또 다시 당시의 불법 촬영물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성범죄는 한 번 피해가 벌어지면 장기적으로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유포 초기에 신속히 삭제해야 이런 일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다. 최근엔 긴급 대응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판단에서 모여서 심의하던 방식을 모바일 등 전자 심의로 바꿨다. 더 빠른 처리를 위해서다. 고현철 긴급대응팀장은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에선 관련 성 착취물이 퍼지고 있다. 초기에 빠른 대응이 뭣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은 “디지털 성범죄 관련 정보는 대부분 해외 사이트에서 유입된다”면서 “국제기관에 주재원을 파견하는 등 협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 2020-04-12
    • 좋아요
    • 코멘트
  • “시험 언제 볼지 몰라…” 불안한 수험생들로 자습실, 커피숍 여전히 북새통

    “이젠 어디 가서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8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일명 ‘노량진 학원가’. A학원 건물을 나서던 김종석 씨(31)는 다소 허탈한 표정이었다. “7급 공무원 채용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방금 막 “학원 자습실에서 짐 챙겨 나오던 길”이라 했다. 수험서 20여 권을 양팔에 잔뜩 껴안고 있었다. 김 씨가 다니던 A학원은 이날 오후 1시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6일 학원에 다녀간 한 수험생(27)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씨 말고도 수험생 80여 명이 책 등을 챙겨 학원을 빠져나갔다. 이날 노량진 학원가는 곳곳에서 ‘짐 꾸러미’ 풍경을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삼삼오오 수험서를 짊어진 채 어디론가 바삐 움직였다. 확진자가 나온 A학원은 공무원시험전문으로 노량진에만 10개 분관이 있을 정도로 대형학원이다. 당장 서울시는 확진된 수험생과 같은 건물에서 접촉한 65명을 자가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원만 휴업했을 뿐 인근 커피숍이나 독서실은 상당히 북적거렸다. 학원을 빠져나온 수험생들이 몰려든 탓이다. 지하철9호선 노량진역 주변의 한 커피숍은 60개 좌석이 모두 책을 펼쳐든 수험생으로 가득했다. 또 다른 커피숍 역시 마스크를 쓴 수험생 50여 명이 온라인강의를 듣고 있었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앞둔 윤미라 씨(28·여)는 “학원이 문을 닫는단 소식을 듣고 짐을 챙겨 근처 카페에 갔더니 빈 자리가 하나도 없다”며 “공부할만한 곳을 찾아 30분 째 헤매고 있다”고 했다. 학원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수험생들은 하루 종일 싱숭생숭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김모 씨는 “2월에 열릴 예정이던 공무원 5급, 7급 공개채용 시험 일정도 모두 ‘4월 이후’로 미뤄졌다. 수험생들은 언제 시험을 칠 수 있을지 몰라 전전긍긍”이라며 “일정을 짤 수가 없어 일단 해오던 대로 노량진에서 ‘그룹 스터디’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김모 씨(30)도 “올해 서른인데 코로나19보다 시험 낙방이 더 두려운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일단 노량진에 와서 공부해야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몇몇 학원은 수험생들에게 건물 자습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B학원은 직원들이 건물 입구에서 수험생들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출입시각 등을 일일이 기록했다. 수험생들은 명단을 작성한 뒤 체온을 확인하고 손 소독제를 뿌렸다. 한 수험생은 “줄이 길어 검사를 받고 자습실에 들어가는 데만 5분씩 걸리기도 했다”며 “그나마 공부할 장소가 있는 게 다행”이라고 했다.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김소민기자 somin@donga.com}

    • 2020-04-08
    • 좋아요
    • 코멘트
  • 매출 ‘반의반 토막’… 횟집이 울고있다

    “원래 저녁때면 식당 앞 골목까지 손님들이 줄을 섰어요.” 일요일인 5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횟집. 이 가게 사장 최모 씨(5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까지 떨어졌다”며 하소연을 하듯 말했다. 최 씨가 운영하는 종로3가의 횟집1, 2호점 중 2호점은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가게 안 23개 테이블이 저녁마다 꽉 찼었다고 한다. 이날 최 씨는 2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1호점만 가게 문을 열었다. 최 씨는 “연중무휴로 1, 2호점을 열었는데 요즘은 장사가 안 돼 2호점을 닫았다”며 “근처 치킨집 등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라 평소 대비 반타작은 한다는데 우리는 워낙 손님이 줄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초밥집이나 횟집 등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접촉을 원하는 ‘언택트’ 소비문화 속에 맨손으로 음식을 만져 날 것 상태로 내는 곳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4, 5일 서울 시내 횟집 등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았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초밥집 직원 A 씨는 “손님들이 초밥을 잘 안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날것이라 그런지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초밥집은 코로나19 확산 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나마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메밀국수나 돈가스를 찾는다고 한다. 대학원생 박모 씨(25)는 “요리사가 손을 씻기는 하겠지만 밥과 횟감을 맨손으로 만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요리사가 맨손으로 횟감을 만지고 조리하다 보니 꺼려진다는 것이다. 4일 오후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 종로3가역 인근의 한 참치전문점 직원 염인철 씨(50)는 “코로나19 이전 주말 점심때는 손님이 30명 정도는 찾았는데 오늘(4일)은 1명도 찾지 않았다”며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손으로 생선의 질감을 느끼면서 칼질을 해야 하는데, 워낙 민감한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장갑을 끼게 됐다. 아무래도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세한 식당 주인들은 임차료 부담을 호소한다. 4일 종로구 인근의 횟집 사장 이정규 씨(61)는 “매출이 90% 이상 급감해 1일 13만 원, 2일 0원, 3일에 14만 원 매출을 올렸다. 한 달 385만 원인 임차료는커녕 인건비를 대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김태성·한성희 기자}

    • 2020-04-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맨손 조리 꺼려져…’ 코로나19 여파로 횟집·초밥집 직격탄

    “원래 저녁 때면 식당 앞 골목까지 손님들이 줄을 섰어요.” 일요일인 5일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횟집. 이 가게 사장 최모 씨(57)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까지 떨어졌다”며 하소연을 하듯 말했다. 최 씨가 운영하는 종로3가의 횟집1, 2호점 중 2호점은 이날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지 전까지는 가게 안 23개 테이블이 저녁마다 꽉 찼었다고 한다. 이날 최 씨는 2호점에 비해 규모가 작은 1호점만 가게 문을 열었다. 최 씨는 “연중무휴로 1, 2호점을 열었는데 요즘은 장사가 안 돼 2호점을 닫았다”며 “근처 치킨집 등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라 평소 대비 반타작은 한다는데 우리는 워낙 손님이 줄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식과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음식점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초밥집이나 횟집 등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한의 접촉을 원하는 ‘언택트’ 소비문화 속에 맨손으로 음식을 만져 날 것 상태로 내는 곳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4, 5일 서울 시내 횟집 등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았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초밥집 직원 A 씨는 “손님들이 초밥을 잘 안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날 것이라 그런지 더 조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초밥집은 코라나19 확산 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그나마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메밀 국수나 돈까스를 찾는다고 한다. 대학원생 박모 씨(25)는 “요리사가 손을 씻기는 하겠지만 밥과 횟감을 맨손으로 만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요리사가 맨손으로 횟감을 만지고 조리하다보니 꺼려진다는 것이다. 4일 오후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2시경 종로3가역 인근의 한 참치전문점 직원 염인철 씨(50)는 “코로나19 이전 주말 점심 때는 손님이 30명 정도는 찾았는데 오늘(4일)은 1명도 찾지 않았다”며 “매출이 4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손으로 생선의 질감을 느끼면서 칼질을 해야 하는데, 워낙 민감한 시기라 어쩔 수 없이 장갑을 끼게 됐다. 아무래도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영세한 식당주인들은 임대료 부담을 호소한다. 4일 종로구 인근의 횟집 사장 이정규 씨(61)는 “매출이 90% 이상 급감해 1일 13만원, 2일 0원, 3일에 14만 원 매출을 올렸다. 한달 385만 원인 임차료커녕 인건비를 대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렇다고 포장이나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기에도 역부족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사람 자체가 안 다니는데 누가 포장을 해가겠느냐”며 “요즘 횟집 쪽도 배달 경쟁이 워낙 치열해 다 죽어나간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 2020-04-05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