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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을 종식한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사망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향년 91세.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가 심각하고 오래된 질병으로 오늘 밤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올해 초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에서 여생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르바초프는 54세 때인 1985년 일곱 번째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됐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하며 냉전 종식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집권 8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화해의 악수를 나눠 냉전 종식의 초석을 마련했다. 1987년 12월 레이건 당시 대통령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맺어 사거리 500~5500km의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없애고 개발 및 배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 역사적인 핵군축 합의로 199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1988년 5월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소련군을 철수하기 시작해 다음해 2월까지 철군을 완료하기도 했다. 1989년에는 몰타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동서냉전의 종식을 선언했다. 이런 화해 분위기는 1990년 독일 통일과 동구권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 민주화 시위가 공산주의 동유럽 국가들을 휩쓸었을 때 그는 무력 사용을 자제해 1956년 헝가리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탱크를 보냈던 이전의 크렘린 지도자들과는 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90년 한국과 수교를 맺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난이 악화돼 군부의 쿠데타 시도 등으로 정국이 혼란을 겪으며 소련이 1991년 12월 해체돼 고르바초프도 권력을 상실했다. 서방에선 냉전을 종식시킨 지도자로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고국에선 환영받지 못하는 인사가 됐다. 1993년 러시아는 개혁 부작용으로 초인플레이션과 불황에 시달렸고 1998년엔 통화의 평가절하와 채무불이행, 은행 파산 등으로 시장 경제 몰락 직전까지 갔다. 고르바초프는 퇴임 이후에도 세계를 돌며 강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갔다. 본인의 이름을 딴 고르파초프 재단 총재를 맡아 환경문제와 국제현안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996년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계 복귀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진 못했다. ● 농부의 아들에서 최연소 당서기장으로“소련은 서방의 라이벌인 한편 파트너인데 서방은 적절한 존중을 해주지 않았다. 20년 전 서방은 내게 찬사를 보냈지만 (소련의 개혁이 가져올)세계 전체의 이익이 각국의 국익에 파묻혀 버렸다.”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1985년 소련 당서기장에 선출된 후 추진한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가 한계에 부딪힌 원인을 이렇게 판단했다. 개혁 조치 후 20년이 지난 2005년 주간 글로벌뷰포인트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렇게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이다. 이어 그는 소련이 역사상 뒤안길로 사라진 뒤 세계무대를 독주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강대국 콤플렉스’에 빠진 미국은 ‘세계는 하나의 중심에 의해 다스려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국에는 낡은 사고를 끝낼 또 다른 페레스트로이카가 필요하다.” 농부의 아들에서 최연소 당서기가 된 입지적 인물, 각종 개혁과 개방정책으로 ‘철의 장막’을 걷어낸 평화주의자, 본인 손으로 미소 냉전을 끝냈지만 도래할 신(新)냉전은 예견하지 못한 이상주의자, 서방에서는 호평 받지만 자국에서는 외면 받는 은퇴한 정치인…. 고르바초프는 미소 냉전을 끝내고 새로운 국제 질서를 만든 주역이다. 그가 당서기, 소련 대통령 등 권력정점에 있었던 기간이 6년 9개월(1985년 3월~1991년 12월) 남짓에 불과하면 그는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세계적 변화를 불러온 지도자 중 하나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는 1931년 3월 2일 러시아(당시 소련) 북부 스타브로폴 지방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스스로 콤바인을 운전하며 집안일을 돕는 성실한 소년이었다. 18세 때에는 많은 노동 성과와 바른 품행으로 ‘노동적기훈장’을 받기도 했다. 19세 때인 1950년 모스크바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고, 재학 중 1952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1955년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콤소몰(공산주의청년동맹) 서기로 일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고르바초프는 1962년부터 스타브로폴의 온천을 방문한 소련 공산당 간부들을 접대하고 안내 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 과정에서 당 핵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1971년 소련공산당 중앙위원 돼 중앙당 간부진에 들어갔고, 1974년에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1978년 농업담당 당서기로 취임했다. 1980년 정치국원으로 선출돼 권력의 핵심에 진출했고, 유리 안드로포프가 제6대 소련 공산당 서기장(1982~1984년 재임)이 되자 그의 후계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안드로포프가 급사하자 서기장은 콘스탄틴 체르넨코에게 돌아갔으나 그도 집권 이듬해인 1985년 3월 사망하자 고르바초프가 1985년 3월 서기장이 되며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역대 최연소(54세) 당서기장이 탄생한 것이다.● 개혁, 개방을 외치다고르바초프가 당서기가 될 때만해도 그에 대한 서방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3년 사이 두 명의 서기장이 연달아 숨져 ‘어부지리’로 권좌에 오른 50대 중반에 서기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 대표적인 개혁파였던 고르바초프는 취임사에서 글라스노스트(개방)을 외쳤다. 당 내부의 구태의연함과 부패, 노동생산력의 약화와 과학기술력의 저하 등 여러 산적한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각종 정보공개로 인한 사회 투명성 제고, 언론 자유 확보, 자율적 시장경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던 소련의 몰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선언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집권 이듬해인 1986년 4월에는 “사회생활 모든 부분에서 페레스트로이카(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모순 된 당과 사회 구조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며 이는 정보 공개와 민간 자율성을 증대하는 개방만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조치 이후 농장 책임자, 기업 대표자 등은 당의 지침에 따르지 않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됐으며 1987년에는 무역의 국가 독점이 해제됐다. 암거래상들의 활동을 합법화했고 대신 세금을 내게 했다. 인위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비슷한 수준해서 맞췄던 것에서 벗어나 생산성에 따라 임금을 달리했다. 공산주의 국가에 신자유적 경제가 도입된 것이다.● 미소 냉전의 종언, 노벨평화상 수상‘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자’ ‘공산당 최후의 로맨티스트’ 등으로 불리는 고르바초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미소 냉전 시대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취임 첫해 말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은 재임 중 총 4차례 미소 정상 회담을 통해 서방과 동구권의 군비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1988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을 철수시켰고, 동구권의 사회주의 몰락을 묵인했다. 또한 1990년 7월 독일과의 정상회담에서 통일 독일의 대서양조약기구(NATO) 잔류에 동의하면서 독일이 하나로 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 소련은 서방 세계와도 수교에 나서며 빗장을 열었으며,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때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는 폐쇄적이었던 소련을 개방시키고, 국제 평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199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그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사설에서 “폴란드 헝가리로부터 체코슬로바키아 동독에 이르기까지 지난해 자유 열풍이 몰아칠 때 소련 안에서는 이 같은 자유의 물결을 분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그런 의견을 물리치고 자유를 허용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캄보이다 사태에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한소(韓蘇)수교에 이르기까지 그가 기울인 평화노력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변화의 희생양이 되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은 극심한 혼란도 가져왔다. 능력주의 원칙의 적용은 극심한 임금격차와 대량해고를 가져왔다. 생산량은 늘었으나 유통망이 정비가 안돼 상품은 제때 진열되지 못해 서민들의 불만이 커졌다. 개혁의 속도나 범위에 불만을 품는 보리스 옐친을 비롯한 급진파도 나타나 그를 위협했다. 고르바초프가 풀어준 언론 자유는 이제 그를 비판하는 날선 화살이 돼 되돌아왔다. 급기야 보수파가 1991년 8월 크림 반도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고르바초프를 급습해 연금시키고, 구(舊) 소련 체제의 복원을 선포했다. 하지만 달콤한 자유를 한번 맛봤던 소련 민중들은 붉은 광장으로 몰려들었고, 보수의 구테타는 3일 천하로 끝났다. 고르바초프는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왔는데 세상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그해 12월 고르바초프는 대통령직을 사임했고, 그의 정적이었던 옐친은 소련을 공식 해체하고 독립국가연합이 이를 대신한다고 발표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96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등 몇 차례 정치일선 복귀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1999년 평생의 반려자이던 라이사 여사가 타계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고르바초프 재단을 만든 뒤 환경문제와 국제현안에 강의와 집필을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 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본인이 추구했던 개혁·개방 정책이 과거로 회귀하는 양상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르바초프는 “푸틴이 개혁을 가장해 공공의 재산을 편취하고 부패에 물듦으로써 국민을 배신하고 있다”며 “1990년 이후 러시아의 역대 선거는 소련 시절에 비해서도 자유롭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85세 생일을 앞두고 2016년 러시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긴장 관계가 신(新)냉전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신냉전은 사실상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누군가가 이 전쟁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우리(러시아)도 저들도(서방)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건설적 정책을 통해 평화로 나가는 방법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르바초프는 “벌써 55년째 정치 속에 있으며 정치로부터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인 2016년 12월 13일 AP통신 등과 인터뷰에서는 “(트럼프가)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이 좋을 수 있다”며 “러시아와 미국은 한 자리에 앉아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에 이를 때까지 대화해야 한다”며 미러 관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고르바초프, 한반도 통일을 얘기하다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노태우 대통령은 1990년 6월 4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소수교에 합의했고, 그해 9월 30일 유엔본부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서명하며 한소수교가 이뤄졌다. 1884년 체결된 조러수호통상조약은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하면서 1904년 파기됐고, 이후 86년 만에 다시 관계가 정상화된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탈냉전, 노태우의 북방정책이 호응한 결과였다. 고르바초프는 수교 10주년을 맞아 2000년 본보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한국과의 수교는)국제관계에서 자유로운 선택의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신사고와 새 대외정책 때문이었다. 또한 남북한 간의 적대관계 청산과 평화적인 대화, 민주적 통일은 한국인의 이해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그는 당시 수교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199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노태우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서로 이 만남의 의미와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있었지만 노 대통령은 상당히 조심스러워서 직설적으로 (수교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국제 정세와 동북아 정세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양국 관계가 발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본심을 이해하게 됐죠.” 고르바초프는 2001년 11월 방한해 고려중앙학원 고려대학교 동아일보사 공동 주최 및 고려대 정책대학원 주관으로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인촌기념강좌에 참석해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통일 논의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규칙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남북간의 이해관계가 고려돼야 하며 대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은 많은 정치적 문제를 야기한다. 남북간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인 문제도 작용한다. 통일은 정쟁이나 당쟁의 대상이 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러시아는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지렛대를 잃어버릴 것을 염려하지 않는다”면서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는 2016년 5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의 특별대담자로 참석해 ‘신냉전 위협과 공동 번영의 길’을 주제로 대담과 기조연설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건강을 이유로 막판에 불참의사를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당뇨 등 질환을 앓아왔으며 2016년 11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입원 수술을 받기도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이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영국 에너지당국이 “10월 전기 요금이 1년 전보다 약 3배로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추가 상승 등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고 저소득층의 삶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기료 등 물가 부담으로 인해 올해 성탄절에 상당수 영국인이 ‘난방’과 ‘음식’ 중 어디에 돈을 쓸지 하나만 골라야 할 것이라며 현 사태를 “국가 비상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침공 6개월을 맞은 우크라이나 역시 수십 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올겨울 난방시간 단축 및 난방온도 저하 등을 예고하며 각 가정에 “담요 등을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英 에너지 요금, 1년 만에 3배로 상승26일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은 10월 가구 에너지 요금 상한을 현재 연 1971파운드(약 311만 원)보다 80% 높은 연 3549파운드(약 560만 원)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요금 상한이 1277파운드(약 201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무려 2.8배로 뛴 셈이다.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영국 에너지 요금 연간 상승률은 10% 안팎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올해 4월 약 54%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다. 내년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자문업체 ‘콘월인사이트’는 내년 1월 영국 가구가 최소 5387파운드(약 850만 원), 같은 해 4월에는 최소 6616파운드(약 1044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4월 에너지 요금 상한 1138파운드(약 180만 원)의 약 6배에 달한다. 영국은 소비 전력의 4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의 의존도는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주요 에너지 업체가 모두 민영화돼 정부의 개입 여지가 적다. 원가 상승분이 고스란히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필수재로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품목인 에너지 요금이 비싸지면 저소득층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 저소득층이 소득의 25%를 에너지 비용으로 쓰고 있지만 조만간 40%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디언은 28일 “전기요금 급등으로 굶는 아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보편적 무상 급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겨울 난방 시간 줄이고 온도 낮춘다”소비 가스의 40%를 유럽에서 수입해 오는 우크라이나는 올겨울 상당한 에너지 대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영 가스사 ‘나프토가즈’의 유리 비트렌코 회장은 이날 가디언 인터뷰에서 “소련 시절에 만들어진 중앙난방 체계를 예년보다 더 늦게 가동하고 더 일찍 끄겠다”며 담요와 따뜻한 옷을 미리 비축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올해 난방 온도를 17∼18도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통상 매년 12월∼다음 해 3월 실내온도를 21∼22도로 유지할 수 있는 난방을 공급했다. 비트렌코 회장은 “올겨울 총 40억 m³ 상당의 천연가스 수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가스 부족으로 정전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유럽이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영국 에너지당국이 “10월 전기 요금이 1년 전보다 약 3배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7월 소비자물가가 10%를 넘어선 상황에서 에너지 급등이 물가 추가 상승 등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하고 저소득층의 삶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성탄절 상당수 영국인이 ‘난방’과 ‘음식’ 중 하나만 골라야 할 것이라며 현 사태를 “국가 비상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침공 6개월을 맞은 우크라이나 역시 수십 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올 겨울 난방시간 단축 및 난방온도 저하 등을 예고하며 각 가정에 “담요 등을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英 에너지요금, 1년 만에 3배 상승26일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 ‘오프젬’은 10월 가구 에너지 요금 상한을 현재 연 1971파운드(약 311만 원)보다 80% 높은 연 3549파운드(약 560만 원)로 책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요금 상한이 1277파운드(약 201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무려 2.8배 뛴 셈이다.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영국 에너지 요금 연간 상승률은 10% 안팎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올해 4월 약 54%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졌다. 내년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자문업체 ‘콘월인사이트’는 내년 1월 영국 가구가 최소 5387파운드(약 850만 원), 같은 해 4월에는 최소 6616파운드(약 1044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4월 에너지 요금 상한 1138파운드(180만 원)의 약 6배에 달한다. 영국은 소비 전력의 40%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의 의존도는 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주요 에너지업체가 모두 민영화돼 정부의 개입 여지가 적다. 원가 상승분이 고스란히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필수재로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품목인 에너지 요금이 비싸지면 저소득층의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 저소득층이 소득의 25%를 에너지 비용으로 쓰고 있지만 조만간 40%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디언은 28일 “전기요금 급등으로 굶는 아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보편적 무상 급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겨울 난방 시간 줄이고 온도 낮춘다”소비 가스의 40%를 유럽에서 수입해오는 우크라이나는 올 겨울 상당한 에너지 대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국영 가스사 ‘나프토가즈’의 유리 비트렌코 회장은 이날 가디언 인터뷰에서 “옛소련 시절에 만들어진 중앙난방 체계를 예년보다 더 늦게 가동시키고 더 일찍 끄겠다”며 담요와 따뜻한 옷을 미리 비축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올해 난방 온도를 17~18도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통상 매년 12월~다음해 3월까지 실내온도를 21~22도로 유지할 수 있는 난방을 공급했다. 비트렌코 회장은 “올 겨울 총 40억㎥ 상당의 천연가스 수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의 지원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가스 부족으로 정전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리 군이 더 강해져야 해요. 내년에 군에 입대할 겁니다.” 13일(현지 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피우스티스키 광장. 폴란드 국방부가 연 군가 합창대회에서 만난 대학생 피오트르 씨는 군가를 함께 부르며 폴란드 국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이날 행사에 2030세대를 비롯한 시민 수천 명이 몰렸다. 26일 한국과 57억7000만 달러(약 7조7000억 원)어치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수입 1차 본계약을 맺는 폴란드에서 젊은층의 입대 붐이 일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최전선이 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이 폴란드까지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샤바에서 미용사로 일하는 아그니에슈카 씨는 “전쟁을 반대했던 친구들도 ‘지금은 나라를 지켜야 할 때’라며 입대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는 병역이 의무가 아니다. 군인들은 “한국 무기들이 빨리 들어오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 영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규모 3위인 폴란드는 지원으로 인한 무기 공백을 메우고 군비를 대폭 증강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이 1차 물량으로 올해 안에 폴란드에 인도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1차 본계약을 26일 체결한다고 밝혔다.폴란드 “러, 고개 돌려 우릴 칠수도… 한국 신무기로 안보 강화” [韓무기로 무장하는 폴란드]韓무기, 나토 최일선으로 美-英이어 우크라 무기지원 3위國102년전 러 격퇴 전승행사 시민들 “한국 무기 오는 것 알아… 기대 커”폴란드 국방장관 “병력 2배로 증강”… GDP 대비 국방비 나토국 최고獨-日 등 글로벌 군비경쟁 불붙어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머리를 돌려 폴란드, 그 너머 서방까지 침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 무기는 러시아에 맞서 국방을 강화해야 하는 폴란드에 절실합니다.” 13일(현지 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23km 떨어진 마을 오수프. 1920년 폴란드가 러시아를 격퇴한 바르샤바 전투 승리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행사에서 만난 토마시 씨는 “한국산 무기가 수입된다는 소식을 뉴스로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북한에 대항하고 우리는 러시아에 맞서야 하니 양국이 국방 협력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러시아의 위협을 이유로 군비 증강을 본격화한 폴란드 국방부가 연 이날 행사엔 한국군 자주포인 K9 차체를 기반으로 만든 폴란드형 자주포, 미국 에이브럼스 탱크 등 각종 무기가 전시됐다. 한국에서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거 수입한다는 소식을 군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잘 알고 있었다. ○ “한국 무기 빨리 들어왔으면”“한국 K2 전차와 K9 자주포가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 전시된 각종 무기를 안내하던 군인들은 기자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하자 반겼다. 폴란드 군인들은 한국산 무기가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폴란드가 무기를 지원하면서 국방력 공백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18억1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어치의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지원한 무기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간다. 무기들은 서부 수송로를 거쳐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 투입된다. 폴란드 경제부총리 출신인 야누시 피에호친스키 폴란드아시아상공인회 회장은 본보 인터뷰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많은 무기를 지원하면서 무기 공백이 생겨 긴급하게 한국산 무기를 들여오게 됐다”며 “폴란드는 앞으로 한국의 신무기, 신기술을 도입해 무기 현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산 무기는 신속하게 도입되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2.4%인 국방비 지출 규모를 내년 나토 회원국 최고 수준인 3%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5년 안에 병력을 현재 14만3500명에서 30만 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강하겠다고 밝히는 등 군비 확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날 군 행사장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군사학교 (신병) 정원을 3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행사장 안내를 맡은 피오트르 바르샤바 장갑차여단 중위는 “세계적으로 방위가 중요해져 군이 강력해져야 한다”며 “군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 獨-日도 방위비 증강, 글로벌 군비 경쟁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붙인 유럽의 군비 확장 경쟁이 역설적으로 한국 방산사업의 무기 수출에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냉전 이후 군비 확충에 소극적이었던 독일은 연방 하원이 올 6월 1000억 유로(약 134조 원) 규모의 특별방위기금 조성안을 승인했다. 2024년까지 매년 GDP 대비 국방비 지출 규모를 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 북한의 위협 등을 명분으로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예산 요구액으로 5조5947억 엔(약 55조 원)을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1000억 엔 이상을 늘린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6%대 인상에 그쳤던 GDP 대비 국방비를 올해 7.1%까지 끌어올렸다. 바르샤바·오수프=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폴란드는 강대국인 러시아와 독일 사이에 끼여 각종 전쟁으로 얼룩진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다.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적극 나서며 국방력 강화를 본격화한 배경에 침략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단 공포가 있다. 실제 폴란드 현지에서 만난 시민들은 “러시아의 다음 타깃이 우리가 될 수 있다”며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가 되풀이되려 한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폴란드는 18세기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등의 지배를 받을 당시 독립을 꾀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918년 독일의 항복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따라 폴란드는 독립했다. 하지만 1939년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소련도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후 독일과 소련은 약정을 맺고 폴란드를 분할 점령했다. 1945년 종전으로 폴란드는 독립에 성공했지만 소련의 공산권에 편입됐다. 1955년 수도 바르샤바에서 동구권 8개국이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항하는 군사동맹 바르샤바조약기구를 창설하며 냉전이 심화됐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1999년 체코, 헝가리와 함께 나토에 가입했다. 바르샤바=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는 26일 폴란드 정부와 각각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수출 1차 본계약을 체결한다. 올해 안에 폴란드에 인도될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분량이다. 액수로는 K2 전차가 33억7000만 달러(약 4조5000억 원), K9 자주포가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달 말 현대로템과 K2 980대, 한화디펜스와 K9 648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경공격기 48대를 구매하는 기본 계약을 맺었다. 사업 규모는 25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탄약운반장갑차, 탄약 등을 포함하면 40조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산산업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폴란드는 이외에도 레드백 장갑차와 다연장로켓(MLRS) 천무, K808 차륜형 장갑차, 천궁-2 요격미사일 수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무기 선진국에 비해 성능이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무기체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폴란드에 이어 호주, 노르웨이 등과도 무기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호주의 차기 장갑차 사업(50억∼75억 달러)에 국산 레드백 장갑차가 유력 후보에 올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2 요격미사일, 차기 호위함, 비호복합(이동식 대공포) 방공체계(60억 달러 이상), 말레이시아와 콜롬비아에 FA-50 경공격기(총 17억 달러 이상), 노르웨이에 K2 전차(17억 달러 이상) 수출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 원대 천궁-2 요격미사일, 이집트와 2조 원대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까지 매년 20억∼30억 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지난해 7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정부와 방산업계에선 올해 이보다 2∼3배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한국 방산 수출은 세계 5위권에 진입한다. 군비·군축 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늘었다. 세계 8위다. 직전 5년(2012∼2016년) 실적 대비 수출 증가율은 177%로 세계 1위다. 미국 CNN은 “폴란드 등과의 무기 계약으로 한국이 ‘방산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바르샤바=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른바 ‘광란의 파티’ 영상 유출로 마약 투여 의혹까지 제기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사진)가 이번엔 총리 관저에서 친구들이 찍은 부적절한 사진과 영상이 퍼지자 사과했다. 젊은 총리의 시끌벅적한 사생활에 대해 “지도자 격에 맞지 않다”는 비판과 “총리도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 권리가 있다”는 옹호가 맞선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23일 마린 총리가 관저에서 친구들이 찍은 사진과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온라인에는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 두 명이 관저에서 윗옷을 걷어 올리고는 ‘핀란드’라고 적힌 종이로 가슴을 가린 채 서로 키스하는 영상과 사진이 확산됐다. 이 영상에는 등장하지 않은 마린 총리는 7월 일요일 록 페스티벌에 다녀온 뒤 친구들과 관저에서 사우나와 수영을 즐길 때 찍힌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저 아래층 손님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적절하지 않다. 그 사진은 찍지 말았어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보안 태세는 유지됐고 참석자들이 화장실 말고는 관저 안에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마린 총리가 유럽 정상들과 화상 회의할 때 쓰는 책상 뒤편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보도했다. 마린 총리는 지난주 핀란드 유명 인사들과 가정집에서 격렬하게 춤추는 영상에 이어 수도 헬싱키 유명 클럽에서 남성 스타 팝가수와 춤추는 영상이 퍼지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잇단 사생활 영상 유출을 두고 한 나라 수장으로서 격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핀란드 최대 신문 ‘헬싱인 사노마트’는 “총리가 통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진과 비디오가 공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안 문제와 함께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적대적인 러시아 정보 당국이 악용할 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핀란드 언론인 출신 작가 마리아 헤이노센은 23일 미국 CNN에 “마린 총리를 일과 삶 균형(워라밸)의 상징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정치인도 평범한 삶을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친구들과 춤추며 즐기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며 ‘#산나와 연대’란 꼬리말을 달아 지지를 나타내는 핀란드 젊은 여성도 적지 않다. 2019년 12월 34세로 핀란드 제1당 사회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돼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2020년 결혼해 네 살 딸을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외교부 장관과 밀접접촉한 뒤 업무용 휴대전화를 집에 둔 채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나이트클럽에서 논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천연가스 공급이 줄면 우린 ‘이중 타격’을 받습니다. 에너지원이 부족해질 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이 의료용품 등 여러 제품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요.” 16일(현지 시간)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 루트비히스하펜의 세계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 공장. 다니엘라 레헨베르거 홍보담당자는 “가스는 여러 제품의 핵심 원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독일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면적이 10km²에 달하는 바스프 공장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관련 제품의 77%를 생산한다. 공장 단지엔 화장품, 의료용품, 세제 등 여러 제조사의 물류 트럭 수십 대가 오갔다. 하지만 이곳엔 언제라도 가동이 중단돼 공장이 폐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가스 공급이 지난달보다 약 50% 줄어 생산 가동 속도가 느려졌다”며 “공급이 수요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공장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화학품을 생산하는 바스프는 지난달 암모니아 생산을 줄였다. 내년 암모니아를 원료로 쓰는 비료 수급에 차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가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잠갔다가 재개한 뒤 공급량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31일∼다음 달 2일 유지 보수를 이유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19일 밝혀 에너지 차단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극심한 가뭄까지 덮치자 바스프가 있는 일대 공장들은 공업용수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더욱 떨어졌다. 원자재를 운반하는 선박 통행량도 기존 가용 규모의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독일에선 가스 공급 위기가 고물가를 자극하고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22일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기준 MWh(메가와트시)당 장중 295유로(약 39만 원)까지 올랐다. 1년 전에 비해 무려 1000% 치솟았다. 전기요금이 급등해 프랑스와 영국의 철강업체들도 공장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값 상승으로 세계 5위 에너지 수입국 한국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특정 국가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獨시민들 “가스 부족 걱정할 줄이야… 겨울 요금 급등땐 폭동 날 것” “난방비 연말엔 두 배로 뛸 수도…가스공급 중단 푸틴, 선 넘었다”탈탄소 상징 지역 석탄발전 늘려…가뭄-물류 차질에 석탄값도 들썩자원 대국들 ‘에너지 보호주의’ 강화…韓, 자원확보 외교노력 더 중요해져 “독일처럼 발전된 나라에서 겨울철 가스 부족을 걱정하다니, 비현실적이에요. 제3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겨울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16일(현지 시간) 독일 만하임에서 한국전력처럼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기업 MVV의 아네벨레 파이트 씨는 “우린 아무도 겪어 보지 못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겨울철 가스비 급등이 예고돼 비상이 걸린 이 회사는 고객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웹세미나를 열고, 15일부터 10월 말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일정 수준 이상 줄인 고객에게 최대 160유로(약 21만 원)를 환급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작했다. 독일 시민들은 에너지 요금과 그에 따른 물가 급등에 언성을 높였다. 만하임 도심에서 만난 은퇴자 디츠 씨는 “연간 난방비가 예년 800유로(약 107만 원)였는데 연말에 1600유로로 뛸 것 같다”며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선을 넘었다”고 했다. 만하임에서 운송업을 하는 엠므레 씨는 “가스 값이 최근 20% 오른 것 같다”며 “이건 합법을 가장한 독일 정부의 도둑질”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직격탄을 맞은 독일은 겨울철 난방비 폭등에 긴장하고 있다. 가스가 귀해지자 탈탄소 선도국인 독일은 오히려 가스 대신 석탄발전을 늘렸다. 가스 값, 석탄 값이 치솟으며 제조기업들의 부담이 커지자 독일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침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이 위기에 처하자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경제 타격을 대비하고 있다.○ 가스 대신 선택한 석탄마저 가뭄에 공급 차질탈탄소에 적극적이던 독일 정부는 가스가 부족해지자 지난해 12월 운영을 중단한 니더작센 지역 화력발전소를 내년 4월까지 가동하기로 결정하는 등 ‘탈탄소 유턴’까지 꾀하고 있다. 만하임은 과거 탄광 마을을 폐쇄하고 탄소 생산을 줄일 정도로 탈탄소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젠 시민들도 석탄 난방을 택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22년을 거주한 위르겐 가이어 씨는 “화력발전소가 빨리 퇴출돼 좋았는데 이젠 모든 상황이 불안해 화력발전을 할 수밖에 없다”며 “석탄이 원전보다 덜 위험하다”고 했다. 하지만 유럽 전역을 덮친 가뭄에 석탄 공급마저 어려움에 처했다. 15일 찾은 만하임 GKM 화력발전소에선 크레인이 선박에 실려 온 석탄을 공장 안으로 퍼 나르고 있었다. 주변 라인강 외곽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거나 수위가 낮아져 선박을 통한 석탄 운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날도 운송 선박이 붐볐던 과거와 달리 석탄을 싣고 온 선박이 한두 척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딘 기저 GKM 홍보 담당자는 “물 부족과 그에 따른 화물 운송 차질로 (화력)발전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며 “올겨울 외국에서 석탄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 가스 가격이 1년 만에 1000% 급등한 가운데 국제 석탄 가격도 치솟고 있다. 미국 리서치기업 바차트에 따르면 22일 런던ICE거래소에서 9월물 선물 가격은 452달러로 202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5위 에너지 수입국 韓에 영향 불가피가격이 요동치고 수급이 불안해지자 자원 부국들은 ‘에너지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조짐이다. 노르웨이는 수력발전이 가뭄으로 차질을 빚자 자국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수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도 아시아 대신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을 늘리고 있는 와중에 내년부터 수출 규제를 강화할지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는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원전을 운영하는 EDF를 국영화해 재원을 쏟아붓고 있다. 각국의 에너지 보호주의와 확보 전쟁이 가시화되면서 세계 5위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주요 에너지 수입 계약은 장기 계약이라 당장 수급이 부족하지 않지만 가격이 급등하면 국내 에너지 값은 물론이고 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경석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서 한국도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가 중요함을 확인했다”며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유럽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유럽 자원 부국들과 전략적 협력을 맺을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정부는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원전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의 투자가 늘고 있는 폴란드는 원전 건설, 신재생에너지 발전 분야에서 한국에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폴란드 경제부총리 출신인 야누시 피에호친스키 폴란드아시아상공인회 회장은 기자와 만나 “폴란드는 유럽 석탄의 93%를 생산하고 가스 매장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한국 등 기술력을 갖춘 해외 자본과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에너지 9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원전 부활-에너지 안보에 매우 중요”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야 에너지 안보를 지킬 수 있습니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사진)은 21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공급원을 다양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다가 심각한 가스 수급 대란을 겪고 있듯 특정 국가나 공급업체에서만 에너지를 수입하면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비롤 총장은 2015년부터 7년째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IEA 수장을 맡고 있다. 비롤 총장은 전 세계적 에너지 대란과 관련해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공급이 중단됐을 경우 취할 모든 조치와 절차를 아우르는 강력한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 조치 이후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천연가스 소비를 15% 줄이기로 하고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비롤 총장은 “탄소 배출이 적은 기존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생산을 유지하고, 비축 가스 공동 이용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재생 에너지 발전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 정부의 ‘탈원전 폐기’ 정책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방법으로 봤다. 비롤 총장은 “한국에선 원전의 부활이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은 에너지 수요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전력 시스템은 전적으로 수입되는 석탄과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상 기후, 청정에너지 가동 중단, 사이버 공격을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위협으로 언급했다. 특히 이상 기후는 최근 에너지 공급에 큰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비롤 총장은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는 2025년까지 전 세계 LNG 수요 순성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겨울 난방 수요 증가에 따라 가스가 더욱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세계 석탄 소비는 올해 약간 증가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청정에너지 전환 기조를 고려할 때 놀라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석유 수요도 올해 일간 1억200만 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내년 초에는 최대 일간 200만 배럴의 러시아 석유 공급이 중단될 수 있어 석유가 더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루트비히스하펜·만하임·바르샤바·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중국의 제조업 기반시설이 밀집한 쓰촨성과 충칭 직할시 등 남부 지역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닥쳐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애플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 미 반도체 기업 인텔 등 세계적 대기업의 공장이 자리한 쓰촨성은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핵심 생산지다. 폭염으로 인한 전기 공급 중단과 이로 인한 공장 중단이 길어지면서 전 세계 산업계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유럽도 최근 폭염,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후변화가 세계 3대 경제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1억 넘는 쓰촨성-충칭에 폭염 강타 2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성내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의 제한 공급 종료일을 기존 20일에서 25일로 연장했다. 앞서 17일부터 성 내 주요 도시에서 매일 3시간씩 전기 공급을 끊었고 이를 20일까지만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자 25일까지 연장한 것이다. 쓰촨성 인근의 충칭도 24일까지 대형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충칭의 18일 기온은 45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쓰촨성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2일째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가 각각 8400만 명과 3000만 명인 쓰촨성과 충칭은 전력의 약 80%를 수력발전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곳곳의 강과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면서 수력발전이 불가능해졌다. 당국이 화력발전을 긴급히 늘려 부족한 전력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인구 및 산업 밀집 지역인 데다 냉방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라 치솟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 지역에는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등 세계적 완성차업체의 공장,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닝더스다이)’ 등의 공장도 있다. 도요타와 폭스바겐 등은 이미 전력 공급 중단으로 조업을 중단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중국의 ‘진코솔라’ 역시 공장을 제한 가동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도 17∼20일 4일간 생산을 중단했다. 태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등도 생산을 중단해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전 세계 각국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제2도시 상하이도 최근 전력 부족이 심화하자 황푸 강변의 와이탄 등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의 야간 조명을 제한하고 있다.○ 미-유럽도 가뭄 전력난에 산업생산 타격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구가 40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농업 생산도 활발한 서부 캘리포니아주 역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인근 콜로라도주도 16일 콜로라도강의 물 부족 경보 단계를 상향하고 애리조나 및 네바다주 등 이웃 주로의 물 공급을 제한했다. 미 중부, 남부 평원지대 등에서도 폭염과 가뭄이 극심해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미국의 면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8% 줄어 2009년 이후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젖줄’로 불리는 라인강, 다뉴브강, 포강 등 주요 하천이 말라가면서 산업 생산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에너지 수급이 과거처럼 원활하지 않아 전력난을 키우고 있다. 전력 생산의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 프랑스는 가뭄, 수온 상승 등으로 냉각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전량을 대폭 줄였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도 화력발전을 늘리려 하고 있지만 강물이 말라 배를 통한 석탄 운송이 원활하지 않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발로 숨지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폭발 배후 의혹을 부인했지만 러시아가 이 사건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강도 높은 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미사일을 쏘며 전선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21일 “우린 러시아와 달리 범죄국가나 테러국가가 아니다”라며 전날 차량 폭발로 다리야 두기나가 숨진 사건과의 연루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 “우리는 키이우 정권이 시행하는 국가 테러리즘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스푸트니크뉴스가 보도했다. 정치평론가인 아바스 갈랴모프 전 푸틴 대통령 연설문 작가는 “(우크라이나의) 협박 행위”라고 지적했다. 두긴은 세계에 퍼져 있는 러시아 민족 통합을 강조하는 ‘러시아 세계’ 개념의 대표적 지지자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모스크바국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두기나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면 소멸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써 올 3월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과 우크라이나 독립 31주년을 맞는 24일을 전후해 러시아가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태세를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차량 폭발까지 겹치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앞날은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겐나디 가틸로프 제네바 주재 유엔사무소 러시아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외교적 해법 가능성이 없다”며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러시아는 “미사일이 저장된 오데사 탄약고를 파괴했다”고 밝힌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사일 2발은 해상에서 요격했고 3발은 농업 목표물(곡물 창고)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차량 폭발로 숨지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폭발 배후 의혹을 부인했지만 러시아가 이 사고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강도 높은 공세를 퍼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 미사일을 쏘며 전선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미하일로 포돌약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21일 “우린 러시아와 달리 범죄국가나 테러국가가 아니다”며 전날 차량 폭발로 나디야 두기나가 숨진 사건에 대한 연루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 “우리는 키이우 정권이 시행하는 국가 테러리즘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스푸트니크뉴스가 보도했다. 정치평론가인 압바스 갈랴모프 전 푸틴 대통령 연설문 작가는 “(우크라이나의) 협박 행위”라고 지적했다. 두긴은 세계에 퍼져 있는 러시아 민족 통합을 강조하는 ‘러시아 세계’ 개념의 대표적 지지자로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모스크바국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두기나도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면 소멸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써 올 3월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6개월과 우크라이나 독립 31주년을 맞는 24일을 전후해 러시아가 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태세를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차량 폭발까지 겹치며 우크라이나 전쟁 앞날은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나디 가틸로프 제네바 주재 유엔사무소 러시아 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외교적 해법 가능성이 없다”며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가틸로프 대사는 “유엔은 전쟁으로 ‘정치화’ 수렁에 빠졌다.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이날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고속기동포병 로켓시스템(HIMARS)과 대공 시스템용 미사일이 저장된 오데사 탄약고를 파괴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세르히 브라추크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방군사령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2발은 해상에서 요격했고 3발은 농업 목표물(곡물 창고)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젊은 지도자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가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영상(사진)이 유출된 뒤 마약 복용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유출 다음 날인 18일(현지 시간) 복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파티 참석자 중 마약을 흡입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의 정치적 입지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검은색 민소매 옷을 입은 마린 총리가 가수, 방송인, 여당 의원 등 약 20명과 가정집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등장했다. 이 영상에서 코카인을 뜻하는 ‘밀가루 갱’이란 말이 들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린 총리는 다음 날 “몇 주 전 파티를 했고 술은 마셨으나 마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또래처럼 친구들과 여가 시간을 즐겼다”고 해명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세계 젊은 지도자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사진)가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영상이 유출된 뒤 마약 복용 의혹에 휩싸였다. 그는 유출 다음날인 18일(현지 시간) 복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파티 참석자 중 마약을 흡입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도 그의 정치적 입지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란드 역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마약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17일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검은색 민소매 옷을 입은 마린 총리가 가수, 방송인, 여당 의원 등 약 20명과 가정집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등장했다. 이 영상에서 코카인을 뜻하는 ‘밀가루 갱’이란 말이 들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마린 총리는 다음 날 “몇 주 전 파티를 했고 술은 마셨으나 마약은 복용하지 않았다. 또래처럼 친구들과 여가 시간을 즐겼다”고 해명했다.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은 완벽하게 합법적인 일이며 필요하다면 약물 검사도 받겠다고 했다. 야권은 총리가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2019년 12월 집권 당시 34세로 세계 최연소 지도자였던 그는 활발한 소셜미디어 사용, 여성우위 내각 등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교장관과 밀접 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둔 채 새벽 4시까지 나이트클럽에 머물러 비판을 받았다. 2020년 ‘노브라’ 차림으로 패션지 화보도 찍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올 7월 영국 소비자물가가 10.1% 오르며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해 서민 고통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공공부문 파업까지 겹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올 2분기(4∼6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영국은 내년 경제성장률도 G7 중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통계청은 17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상승했다고 밝혔다.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 폭 상승이며 같은 달 미국(8.5%), 이탈리아(7.9%), 캐나다(7.6%), 독일(7.5%), 프랑스(6.8%) 등 G7 국가 물가상승률 중 가장 높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및 식량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빵 시리얼 우유 같은 ‘밥상 물가’가 12.7%나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의 가스 소비량이 많은 데다 민간 기업 임금이 5%가량 오르며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려) 소비자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탓에 제품 수입 절차가 복잡해지고 관세가 붙어 수입 물가가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에너지 가격 상한선이 상향 조정되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티은행은 내년 1분기(1∼3월) 영국 물가상승률을 15%로 전망했다. 물가 급등에 따른 임금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철도 우편을 비롯한 공공부문 파업도 이어지고 있다. 철도 보건 우편 환경미화 등 공공부문 노동자 수백만 명이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 나서며 ‘1970년대 이후 산업계 최대 규모 단체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고물가 속에 경제는 침체 조짐이다. 영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0.1%였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연말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을 ―1.5%로 관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영국의 경제성장이 G7 중 가장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급등과 경기 둔화는 글로벌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영국 정부 책임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난달 집권 보수당 대표직 사임으로 사실상 총리 사퇴를 표명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제대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데다 9월 차기 총리 선임까지 리더십 공백이 생겼다는 얘기다. 최근 신혼여행을 다녀온 존슨 총리는 그리스에서 또 여름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도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최근 독일의 한 투자공사 사장이 현지 공관에 “한국과 독일 고교생이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일찍이 고교에서부터 해보잔 얘기다. 수능에 목숨 거는 한국 고교 현실을 생각하면 현실화되긴 어려워 보인다. 자녀들이 학원 갈 시간에 독일에 가도록 놔둘 학부모는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대학이 아닌 고교생 교환 프로그램 제안이 나와 흥미롭다. K팝 등 한류 영향도 있겠지만 독일에선 ‘한국과 경제 협력을 늘려야 하는데 한국을 잘 모른다’ ‘중국 전문가는 많은데 한국 전문가는 부족하다’며 일찍이 한국을 배우려는 이들이 생겨난다고 한다. 기업들 교류가 늘며 ‘한국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강국들은 주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협업을 늘리고 있다. 한국도 유럽 투자에 적극적이다. 동유럽 폴란드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폴란드아시아상공인회에 따르면 지난해 폴란드에 대한 외국 투자금이 35억 유로(약 4조7000억 원)였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9억 유로가 한국에서 왔다. 2위인 미국 투자액(3억5300만 유로)의 무려 5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폴란드에선 ‘한국 덕에 19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유럽 국가들의 ‘탈(脫)중국’ 움직임을 주목하게 된다. 중국 유럽상회 보고서에 따르면 탈중국 의사를 밝힌 유럽 기업 비율이 올해 2월 11%에서 4월 23%로 뛰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봉쇄 조치를 단행하자 기업들 발이 묶여 손해가 막심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 머물던 유럽 기업 직원들도 “못 견디겠다”며 이직하려 해 기업들 고민이 커졌다고 한다. 독일에선 러시아가 탈중국을 부추긴 셈이 됐다. 독일이 가스 공급을 의존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맞서 독일로 흐르는 가스관을 잠가 에너지난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독일 제조기업의 원료 공급망을 틀어쥐며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영국에서도 다음 달 최종 승부를 가릴 총리 후보들이 대중국 강경 노선을 예고하고 있다. 기술과 자원 수입을 중국에 의존해 경제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중국 대신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첨단 산업 우위가 있고, 중국보다 정치적 리스크가 작기 때문이다. K팝, K드라마 등 더욱 거세진 한류도 기업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유럽의 탈중국은 한국에도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좋은 기회다.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둔 한국으로선 유럽보다 더 절박하게 탈중국을 모색해야 한다. 유럽은 반도체,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수입 다변화를 위해 중국 대신 한국을 찾는데, 정작 한국의 첨단 제품 원료는 상당 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정밀화학원료 수입액은 1년 전보다 89.3%나 뛰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같은 경제 공격이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일이다. 유럽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으로 무역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역을 경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는 한국이야말로 민첩하게 다변화를 꾀해야 할 때다.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전력의 70%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정부의 전기요금 상한제 때문에 발생한 손실 83억4000만 유로(약 11조1800억 원)를 보상하라”며 프랑스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에너지 원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물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고려해 판매 가격을 억제하면서 손실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도 에너지 공기업 한국전력공사가 사상 최대 적자를 내 ‘정부가 그간 여론을 의식해 전기요금을 지나치게 억눌렀다’는 비판이 나와 EDF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번 소송이 각국 전력공사가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EDF는 9일(현지 시간)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프랑스 최고행정재판소인 국참사원(Conseil d‘Etat)에 전기료 상한제를 도입한 법령 및 이에 따른 정부 명령을 철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며 정부의 판매 가격 억제 조치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 달라고 촉구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 1월 치솟는 전기요금을 억제하기 위해 EDF에 전기요금 인상률을 4%로 제한하고,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라고 요구했다. EDF는 이로 인해 하루 수익,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등이 줄어 83억4000만 유로의 손실을 봤다고 추산했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EDF 지분의 8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값이 치솟고 EDF의 적자 또한 심각해지자 지난달 EDF를 100% 국유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97억 유로(약 13조 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법안도 제출했다. EDF의 국유화가 마무리되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신규 원자로 건설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아이고, 예년보다 두세 배는 더 더워요. 올해는 물까지 부족하니 정말 덥네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만난 디디에 루비트 씨는 메마른 박물관 앞 분수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폭염과 가뭄이 더 심한 남부 툴루즈에 거주하는 그는 “수확을 앞두고 물이 너무 부족하다. 이젠 가뭄에 강한 다른 품종을 기르는 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자가 파리 도심 콩코르드 광장 아스팔트 표면 온도를 직접 재보니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다. 아스팔트 열기에 땡볕이 피부를 파고들 듯 따가웠다. 팔레루아얄에서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하는 도보 10분 거리를 따라 있는 대형 분수 3곳 중 2곳이 완전히 메말랐다. 당국이 가뭄경보 1단계를 발동해 5일부터 주요 분수대 급수가 중단됐다. 파리시는 세차 등 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발표했다.○ “올해 7월 지구 기온 역대 최고 수준”한국이 폭우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지구의 7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3개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9일 밝혔다. 나머지는 2016년과 2019년으로 폭염 수준이 거의 비슷했다. 세계 곳곳이 기상이변 혼란에 빠지며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늘고, 작황 부진 탓에 식량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기상청은 9일 잉글랜드 남부, 웨일스 동부 지역에 11일부터 나흘간 폭염 황색경보를 내렸다. 황색경보는 취약한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다. 비가 자주 와 레인코트로 유명한 잉글랜드 지방에선 지난달이 1935년 이래 가장 건조한 7월로 기록됐다.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는 물 사용 임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비가 잘 오질 않아 북부 지역이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올여름에는 주요 하천인 포강 곳곳이 말라버렸다. 9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알프스 빙하가 폭염으로 빠르게 녹아내리며 반세기 넘게 묻혀 있던 유골 두 구와 비행기 잔해 등이 발견됐다. ○ 日 폭우·폭염 ‘한 나라 두 날씨’일본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나타나 ‘한 나라 두 날씨’를 보이고 있다. 9일 NHK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까지 35도 이상 폭염이 14일간 이어졌다고 밝혔다. 1995년과 2010년 35도 이상 폭염이 13일간 이어졌던 기록을 넘어섰다. 반면 아오모리현과 아키타현 등 일본 동북부 일부 지역의 반나절 강우량은 평년 8월 한 달 치 강우량에 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엔 5일 1년 치 강수량의 75%가 하루 만에 쏟아졌다. 이날 기온은 섭씨 56.7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일리노이주에는 1, 2일 8월 한 달 치 강수량이 모두 내렸다. 호주는 2∼4월 브리즈번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3일 새 676.8mm의 비가 내렸다. 1974년 이후 48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세계 상반기 자연재해 손실 85조 원기후재앙으로 전 세계에서 경제적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독일 뮌헨재보험(Munich R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세계가 자연재해로 입은 손실은 650억 달러(약 85조1800억 원)에 달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약 4300명으로 작년 동기의 1.9배였다. 토르스텐 예보레크 뮌헨재보험 이사는 “상반기 자연재해는 기후 관련 재앙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폭염이나 폭우, 가뭄 등 기후 재난이 잦아지고 그 강도도 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이상 고온으로 올해 곡물 수확량이 작년보다 5%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옥수수 수확량은 지난해 대비 19% 줄어든 126만6000t으로 추정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과 거세게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START·뉴스타트)’에 의해 진행되던 자국 핵무기 시설에 대한 미국의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서도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어 유럽 전체의 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8일 “미국이 러시아가 미국 내에서 핵무기 사찰을 수행할 권리를 뺏고 일방적으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찰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시설을 방문할 수 없는데도 미국의 사찰만 계속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논리다. 다만 “뉴스타트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사찰 중단을 취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 서방이 먼저 제재를 풀어주면 러시아 또한 핵사찰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2010년 뉴스타트를 맺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갈등이 격화했고 또 다른 핵무기 강국 중국의 참여가 없는 것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뉴스타트를 대체할 신규 군비 축소 체제를 신속히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월부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이 중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에 이 원전에 대한 현장조사를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조사를 위한 각종 일정을 지연시키는 수법을 쓰고 있다. 8일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S), 재블린 미사일 등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후 단일 지원으로는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헤르손 등에 병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러시아군과 맞서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 (NewSTART·뉴스타트)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맺은 협정. 당초 2018년까지 전략 핵무기와 발사대를 각각 1550기, 700개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으나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 연장됐다. 이행 확인을 위해 양국은 연 18회 사찰을 진행할 수 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 정부가 최근 국가 재정부담을 줄이려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을 밝힌 가운데 영국 정부는 공무원 수를 약 20% 감축하는 대대적인 공무원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고물가 속에 정부가 효율적인 조직 운영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공무원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국경수비대나 교도소 직원 등 필수 인력이 줄어 공공 서비스의 질이 하락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고물가에 정부가 효율 운영 모범 돼야”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3년에 걸쳐 공무원 9만1000명을 줄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무원 수를 최저점이던 2016년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35억 파운드(약 5조5200억 원)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감축 인원을 정확히 밝히긴 이르다”면서도 “국민들이 고물가에 직면해 있는 만큼 공공 영역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돼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는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공무원을 신규 채용으로 대체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FT에 “공무원 9만1000명 감축안은 국세청, 세관, 국경수비대, 교도소 직원의 심각한 감축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무원 구조조정에도 당분간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해고하는 공무원에게 지급될 퇴직수당 등으로 10억 파운드(약 1조5800억 원)가 필요하다는 당국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구조조정 재원이 20억 파운드(약 3조1600억 원)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유력 총리 후보도 “공무원 감축 지지”영국 정부는 그동안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무원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지만 내부 반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FT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4만9000명 규모의 공무원 감축을 계획했다. 공무원 감축 계획이 진척되지 않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올 5월 ‘공무원 20%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감축 규모를 2배가량으로 올린 것이다. 이에 재무부는 퇴직금 재원 마련의 어려움과 공공서비스 질의 하락 우려 등을 고려해 난색을 보였다. 여기에 존슨 총리도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혀 정책의 동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오른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이 “정부 지출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다”며 존슨 총리의 공무원 감축 방침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음 달 최종 총리 선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공무원 감축안에 찬성한 것이다. 다만 존슨 총리가 내세운 감축 폭인 20%보다는 소폭 줄어든 9만1000명이 감축될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찰관 2만 명 신규 채용 등으로 공무원이 지나치게 불어나자 공공부문에 메스를 들이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국제 통상 및 무역 협상 인력도 갑자기 늘었다. 이로 인해 정부 재정 부담도 상당해져 재무부를 중심으로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5년 85.8%에서 지난해 102.8%로 급등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면서 원전 안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올 3월 초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한 러시아군은 최근 남부에서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에 맞서 이 원전을 일종의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 러시아군이 인근 헤르손에도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어 전투가 격화하면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은 6, 7일 양일간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원전 근로자 1명이 다치고 방사능 감지기 3대가 파괴됐다. 공격 주체를 놓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은 8일 트위터에 “러시아의 핵 테러”라며 “러시아의 핵 부분에 대한 국제적 추가 제재가 정당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다연장 로켓포로 원전을 공격해 시설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양측 공방이 고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8일 “원전 공격은 자살행위”라고 경고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핵 참사의 매우 현실적인 위험을 보여준다”고 가세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치열하게 대립했던 양측이 남부로 전선을 옮겨오는 모습도 뚜렷하다. 6일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 트럭, 전차, 화포 등이 돈바스에서 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자포리자에서 헤르손까지의 약 350km가 새 격전지가 되고 있고 진단했다. 남부 크림반도, 미콜라이우 등에서도 러시아군이 병력을 충원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덧붙였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