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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기 파주시에서 전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이기영(31·사진)의 신상을 29일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공개된 사진은 이기영의 운전면허증에 있는 것이다. 이기영은 20일 오후 10시 10분경 경기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이후 “지금 돈이 없으니 집에서 합의금을 주겠다”고 60대 택시기사를 아파트로 유인해 살해했다고 한다. 이기영은 경찰에서 ‘합의금 액수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다 둔기로 쳤다’고 진술했다. 25일 여자친구가 고양이 사료를 찾다가 옷장 속 짐 아래에 있는 택시기사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기영은 8월 초 전 동거녀인 50대 여성 A 씨를 살해한 경위에 대해서도 ‘집 안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던 중 A 씨와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들고 있던 공구류를 던졌는데 죽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4월경부터 A 씨와 동거했으며, A 씨를 살해한 뒤에도 동거녀의 아파트에서 계속 지냈다. 이기영은 두 번의 살인에 관해 ‘모두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계획범죄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 그의 부인에도 제3의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기영은 A 씨 살해 후 A 씨의 신용카드로 2000만 원가량을 썼고,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에는 택시기사의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고 주점에서 고가의 양주를 마시는 등 5000만 원가량을 썼다. 경찰은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파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기 파주시 아파트에서 전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 A 씨가 택시기사 살해 뒤 주점에서 고가의 양주를 마시는 등 기사의 신용카드를 쓰며 흥청망청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 8월 초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당시 동거하던 50대 여성 B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 살해 후 시신을 차량용 루프백(차량 지붕에 짐을 싣는 용도로 설치하는 장비)에 담아 인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했다. 살해 도구는 “버렸다”고만 밝혔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8월경 A 씨가 살던 집 주변 주민들로부터 ‘부부싸움을 하는 것 같은데 시끄럽다’는 민원이 자주 들어왔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A 씨는 B 씨를 살해한 후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한 동네 주민은 “B 씨가 보이지 않아 A 씨에게 묻자 ‘장모님이 치매라 간병하느라 아내가 정신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씨 살해 전부터 계속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한 주민은 “A 씨가 사업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자전거 매장을 여러 개 한다고 들었다”고 했지만 모두 A 씨의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B 씨 살해 후 B 씨의 신용카드로 2000만 원가량을 썼다. 경찰은 B 씨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입출금 내역 등을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올 4월경부터 B 씨와 동거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 아파트 주민은 “두 사람이 큰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곤 했는데, A 씨가 B 씨를 죽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달 20일 음주운전 상태에서 사고를 낸 후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한 A 씨는 이후 기사의 신용카드로 주점에서 80만∼100만 원에 이르는 양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가 택시기사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신용카드 등을 챙겨 대출을 받고 물건을 사며 5000만 원가량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A 씨가 살던 B 씨의 아파트 앞에는 A 씨 앞으로 50만 원 정도에 팔리는 여성용 드레스가 배달돼 있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28일도 A 씨가 유기한 B 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공릉천변을 수색했다. 다만 ‘수색 장소 인근에 유실된 지뢰가 있을 수 있다’는 군의 통보에 따라 도보 수색을 중지하고 드론 등을 활용한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은 B 씨와 택시기사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은 과학수사대를 보내 A 씨 집과 차량 등에서 확보한 혈흔과 머리카락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신청했다. A 씨가 살던 집에서 오래돼 보이는 핏자국이 묻은 여행용 가방이 새로 발견됐지만 A 씨는 ‘B 씨의 흔적’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법원은 이날 살인 및 사체은닉,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29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A 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파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기 파주시 아파트에서 전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 A 씨가 택시기사 살해 뒤 주점에서 고가의 양주를 마시는 등 기사의 신용카드를 쓰며 흥청망청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올 8월 초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당시 동거하던 50대 여성 B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 살해 후 시신을 차량용 루프백(차량 지붕에 짐을 싣는 용도로 설치하는 장비)에 담아 인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했다. 살해 도구는 “버렸다”고만 밝혔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8월경 A 씨가 살던 집 주변 주민들이 ‘부부싸움을 하는 것 같은데 시끄럽다’는 민원을 자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A 씨는 B 씨를 살해한 후에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한 동네 주민은 “B 씨가 보이지 않아 A 씨에게 묻자 ‘장모님이 치매라 간병하느라 아내가 정신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씨 살해 전부터 계속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한 주민은 “A 씨가 사업을 한다고 들었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자전거 매장을 여러 개 한다고 들었다”고 했지만 모두 A 씨의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B 씨 살해 후 B 씨의 신용카드로 2000만 원가량을 썼다. 경찰은 B 씨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용 내역을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올 4월경부터 B 씨와 동거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 아파트 주민은 “두 사람이 큰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을 다니곤 했는데, A 씨가 B 씨를 죽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달 20일 음주운전 상태에서 사고를 낸 후 ‘합의금을 주겠다’며 택시기사를 유인해 살해한 A 씨는 이후 기사의 신용카드로 주점에서 80만~100만 원에 이르는 양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가 택시기사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신용카드 등을 챙겨 대출을 받고 물건을 사며 5000만 원가량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A 씨가 살던 B 씨의 아파트 앞에는 A 씨 앞으로 50만 원 정도에 팔리는 여성용 드레스가 배달돼 있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A 씨가 유기한 B 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공릉천변을 수색했다. 다만 ‘수색 장소 인근에 유실된 지뢰가 있을 수 있다’는 군의 통보에 따라 도보 수색을 중지하고 드론 등을 활용한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B 씨와 택시기사 외에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과학수사대를 보내 A 씨 집과 차량 등에서 확보한 혈흔과 머리카락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살인 및 사체은닉,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29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A 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파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을 막기 위한 이른바 ‘n번방 방지법’ 시행 만 1년이 지났지만 ‘제2 n번방’ 등 온라인 성착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은밀히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메신저 텔레그램의 경우 서버가 해외에 있는 탓에 한국 경찰의 수사력이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검거가 어려울 것 같다”는 말에 숨죽여 우는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디지털 성착취물 피해자들이 경찰서에서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은 ‘(유통 경로가) 텔레그램이라 (범인을 잡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이라고 한탄했다. ‘온라인 수색’ 등 새로운 수사 기법을 도입해 수사 당국의 수사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 대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비공개 대화방은 모니터링 못 해 지난해 12월 10일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은 2019년 조주빈(27·수감 중)과 문형욱(27·수감 중) 일당의 텔레그램 불법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성폭력처벌법 등 6개 법 개정안을 가리킨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온라인 성착취 범죄는 더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2047건이던 통신매체 이용 음란 범죄 발생 건수는 2021년 5023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7월까지만 5937건이 적발됐다. n번방 방지법의 핵심은 인터넷 사업자의 불법 성착취물 삭제 및 필터링 조치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토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다. 그러나 사업자의 모니터링·삭제 의무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 공개된 대화방이나 게시판에만 적용된다. ‘사적 대화방까지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건 통신·비밀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아 개인 및 단체 대화방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불법 촬영물 온라인 유통을 모니터링하는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개인 간 사적 대화방에서 발생한 범죄를 조사하는 것은 행정 당국의 역할이 아니라 수사의 영역”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공개 메신저 대화방을 통한 성착취물 유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2018년 9월∼올해 8월 미성년자 73명을 대상으로 성착취물 1000여 개를 만들어 트위터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유포한 현역 육군 장교가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삭제·수사 협조 요청 무시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성착취물이 활발히 유통되는 플랫폼이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이라는 데 있다. 지난달 호주에서 검거된 ‘제2 n번방’ 사건의 유력 용의자(일명 ‘엘’) 역시 2020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미성년자의 성착취물을 유포해 왔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개발자가 2013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사 등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텔레그램 측은 그간 우리 행정 당국의 불법 촬영물 삭제 요구를 무시해 왔다. 삭제 요구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마저도 확실치 않다. 텔레그램에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과 비슷한 ‘오픈 채널’이 있다. 방통위는 모니터링을 거쳐 텔레그램 오픈 채널에 올라온 불법 촬영물에 대해 삭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행은 안 되는 실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텔레그램은 법인 소재지나 운영 주체가 드러나지 않아 모니터링 결과 등을 고객센터 e메일로 고지하고 있지만 삭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텔레그램은 우리 수사 당국의 협조 요청에도 묵묵부답이다. 국내 플랫폼은 사적 대화방이라도 검경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텔레그램 등 서버를 해외에 둔 메신저는 대화 내용을 확보하려면 사실상 운영사 측의 협조를 받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우리 당국의 수사 협조 요청에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 경찰은 n번방 사건이 터지고 2020년 텔레그램 본사에 조주빈 등 주범의 계정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경찰은 당시 텔레그램 본사가 있다고 알려진 아랍에미리트(UAE)로 건너간 뒤 인터폴 및 현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텔레그램 본사 측과 접촉하려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본사가 있다고 알려졌던 곳에는 텔레그램과 무관한 업체가 영업 중이었다. ‘제2 n번방’ 사건에서도 우리 경찰은 용의자를 추적하기 위해 텔레그램 측의 협조를 받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수사력 강화가 현실적 대안” 텔레그램 접속을 금지하는 것도 불가능한 만큼 전문가들은 국내 수사 기관의 수사력을 강화하는 것이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소재도 파악되지 않는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했다. 이에 검경이 피의자의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해킹해 범죄 증거를 수집하는 ‘온라인 수색’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 수색이 도입되면 텔레그램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를 통한 성착취물 범죄도 서버 압수수색 없이 범죄자의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직접 범행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온라인 수색의 적법성과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성착취물 범죄는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쉽지 않은 피해를 남기고, 미성년자 피해도 많은 만큼 온라인 수색을 도입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범죄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범죄와 관련 없는 많은 정보가 입수돼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온라인 수색이 도입된다고 해도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한해 적용돼야 할 것”이라면서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등의 논란이 예상돼 도입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역시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작성한 온라인 수색 관련 연구 보고서에서 “온라인 수색 도입으로 침해될 수 있는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붙잡힌 피의자가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도록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을 수사 당국에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호주, 프랑스처럼 피의자가 휴대전화 암호를 푸는 데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해외 메신저를 단속하기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사이버 범죄에 대한 국제 형사사법 공조를 강화하는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며 “국제 공조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경찰의 수사 결과를 우리가 전달받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 재개 방침에 대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관용 원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전장연 시위 재개 선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경찰청장과 논의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요청하면 경찰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시위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 외에도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전장연 시위로 시민 피해가 커질 경우 수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장연 측은 이날 오 시장의 글에 대해 논평을 내고 “시장으로서 시민들 뒤에 숨어 갈라치기와 혐오 조장 발언을 하는 걸 멈추길 부탁드린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20일 오 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시위를 중단했던 전장연은 전날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증액 요구액(1조3044억 원) 중 0.8%(106억 원)만 반영됐다면서 내년 1월 2일부터 다시 시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 재개 방침에 대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관용 원칙’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전장연 시위 재개 선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경찰청장과 논의를 마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요청하면 경찰이 지체 없이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시위 현장에서의 단호한 대처 외에도 민·형사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전장연 시위로 시민 피해가 커질 경우 수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장연 측은 이날 오 시장의 글에 대해 논평을 내고 “시장으로서 시민들 뒤에 숨어 갈라치기와 혐오조장 발언을 하는 걸 멈추길 부탁드린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20일 오 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시위를 중단했던 전장연은 전날 내년도 정부 예산에서 증액 요구액(1조3044억 원) 중 0.8%(106억 원)만 반영됐다면서 내년 1월 2일부터 다시 시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60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자신의 아파트 옷장에 숨긴 혐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피해자를 집 안으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살인 및 사체 은닉)로 전날 체포된 A 씨는 20일 오후 10시 10분경 경기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피해자 B 씨가 몰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에게 “경찰을 부르지 않는다면 합의금과 수리비 등을 충분히 주겠다. 다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집에서 돈을 찾아 지불하겠다”며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집에서 합의금 액수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다 둔기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A 씨는 범행 후 B 씨 딸이 보낸 메시지에 B 씨인 척하며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평소와 다른 걸 이상하게 여긴 딸이 전화 통화를 하자고 했지만 A 씨가 거부하자 B 씨 딸은 경찰에 25일 실종 신고를 냈다.경찰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날 “남자 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는 A 씨 여자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경기 한 종합병원에서 손을 다쳐 치료를 받고 있던 A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일 가능성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라며 “준비가 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방첩 당국이 서울의 한 중국음식점이 한국에 설치된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음식점 측은 23일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역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강남권에 있는 이 음식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과 만나 “우리 가게는 그런 곳(비밀경찰서)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식당 직원들도 “비밀경찰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이날 점심 무렵 방문한 식당은 평범한 대형 중국음식점의 모습이었다. 이 식당은 총 3층으로, 2층에 있는 방 7개 가운데 2개에서 손님들이 식사하며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3층 대형 홀에는 ‘한중 손잡고 함께 미래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홀 한쪽 구석에는 디지털 도어락이 달린 작은 방이 있었고, 별도 창고에는 주류와 함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가 출간한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 등의 중국어 서적들이 상자 안에 담긴 채 쌓여 있었다. 식당 주인은 한 재한 중국인 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다. 이 식당에 주류를 3년 정도 납품했다는 업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화교들 모임이 이 식당에서 자주 열린다”고 했다. 음식점 법인은 2017년 12월 일반음식점 및 연회장업으로 처음 등록됐고, 2018년 중국음식점업을 추가로 신고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식당이 해당 건물을 임차해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20년 7월이다. 공개돼 있는 기업분석 보고에 따르면 이 법인은 2018년 매출이 1억여 원, 2019년 2억여 원이었는데 각각 2억여 원과 6억여 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 대비 적자가 적지 않은데 영업을 지속해 온 것이다. 식당은 건물 소유주와 임대차 계약 문제로 마찰이 있고, 지속 운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소유 회사 관계자는 “식당이 소유주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현재 무단 점유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식당 앞에는 소유주 측이 붙인 것으로 보이는 ‘불법 점유’ 경고문이 있었다. 식당은 최근 ‘매장 내부 수리로 내년 1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공지한 상태다. 다만 해당 식당이 폐업 예정이라는 보도에 대해 식당 지배인은 “장사가 잘 안 되는 기간 공사를 할 예정이지 폐업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이 해외 비밀경찰서를 설치했으며, 방첩 당국이 서울의 식당을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배포하고 “이른바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근거 없는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방첩 당국이 서울의 한 중국음식점이 한국에 설치된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음식점 측은 23일 “우리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역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강남권에 있는 이 음식점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취재진과 만나 “우리 가게는 그런 곳(비밀경찰서)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식당 직원들도 “비밀경찰서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이날 점심 무렵 방문한 식당은 평범한 대형 중국음식점의 모습이었다. 이 식당은 총 3층으로, 2층에 있는 방 7개 가운데 2개에서 손님들이 식사하며 중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3층 대형 홀에는 ‘한중 손잡고 함께 미래로’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홀 한쪽 구석에는 디지털 도어락이 달린 작은 방이 있었고, 별도 창고에는 주류와 함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가 출간한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 등의 중국어 서적들이 상자 안에 담긴 채 쌓여 있었다. 식당 주인은 한 재한 중국인 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다. 이 식당에 주류를 3년 정도 납품했다는 업체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화교들 모임이 이 식당에서 자주 열린다”고 했다. 음식점 법인은 2017년 12월 일반음식점 및 연회장업으로 처음 등록됐고, 2018년 중국음식점업을 추가로 신고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식당이 해당 건물을 임차해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20년 7월이다. 공개돼 있는 기업분석 보고에 따르면 이 법인은 2018년 매출이 1억여 원, 2019년 2억여 원이었는데 각각 2억여 원과 6억여 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 대비 적자가 적지 않은데 영업을 지속해 온 것이다. 식당은 건물 소유주와 임대차 계약 문제로 마찰이 있고, 지속 운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소유 회사 관계자는 “식당이 소유주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현재 무단 점유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식당 앞에는 소유주 측이 붙인 것으로 보이는 ‘불법 점유’ 경고문이 있었다. 식당은 최근 ‘매장 내부 수리로 내년 1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공지한 상태다. 다만 해당 식당이 폐업 예정이라는 보도에 대해 식당 지배인은 “장사가 잘 안 되는 기간 공사를 할 예정이지 폐업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이 해외 비밀경찰서를 설치했으며, 방첩 당국이 서울의 식당을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배포하고 “이른바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근거 없는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제21대 고려대 총장에 김동원 경영학과 교수(62·사진)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김 교수와 명순구 교수(60·법학전문대학원), 박종훈 교수(57·의과대) 등 3명을 차례로 면접한 뒤 김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결정했다. 임기는 내년 3월 1일부터 4년이다. 앞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15일 예비심사를 통과한 6명의 후보자에 대한 투표를 거쳐 김 교수와 명 교수, 박 교수 등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교수 15명, 법인 4명, 교우회 5명, 직원 3명, 학생 3명으로 구성된다. 김 교수는 1982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노사관계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학내에서 총무처장, 기획예산처장, 노동대학원장 겸 노동문제연구소장,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장, 고용노동부 고용노동정책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김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학이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고려대가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 일류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해외 대학 사례를 분석해 재정 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후보자 시절 지방에 사는 대학원생들을 위해 메타버스형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는 구상 등을 내놓은 바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첫 현장 조사가 이뤄진 2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국정조사 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다.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대책회의)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희생자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국조 기간이 짧게 남아 급하게 일정을 잡다 보니 현장조사가 진정성 있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며 현장조사 및 국조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씨는 유가족 모임인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다. 국조특위 운영 일정에 따르면 현장조사는 21, 23일 이틀 동안 예정돼 있다. 또 국조는 내년 1월 7일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현장조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위원들께 부탁드린다”며 “형식적인 조사가 아닌, 국민들과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현장조사가 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씨는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현장조사를 참관하면서 정보문건 삭제 지시 혐의를 부인하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아는 게 없는데 왜 거기 앉아 있느냐”며 항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씨를 포함해 유가족 3명이 참석했다. 유가족과 대책회의는 현장조사에서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 내부 폐쇄회로(CC)TV 설치 여부 △경찰 내부 보고서 검토자 및 열람자 파악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 근무 인원 파악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20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23일 오전 10시 반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영장심사는 26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당초 법원은 박 구청장과 최 과장에 대해서도 23일 심사하기로 했지만 19일 박 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격리 기간을 고려해 일정을 변경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남성 직원들만 숙직 근무를 하도록 하는 건 불리한 대우”라며 남성 근로자가 제기한 진정을 기각했다. 이를 두고 2030 남성 사이에선 “남성만 숙직을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2030 여성들은 “여성도 숙직을 할 수 있지만 그럴 만한 환경이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숙직 방식 개편과 환경 정비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위 “남성만 숙직하는 건 차별 아냐”20일 인권위에 따르면 NH농협은행 통합IT센터에 근무하는 한 남성 직원은 지난해 8월 “여성 직원에겐 주말 및 공휴일 일직을 하도록 하고, 남성에게만 야간 숙직을 전담하게 한 것은 불리한 대우다. 시정을 권고해 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냈다. 그러나 인권위는 15일 “숙직이 (여성이 하는) 휴일 일직보다 6시간 정도 길지만 중간에 5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4시간의 보상 휴가도 주어진다. 숙직과 일직의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고 대부분 내근이어서 (숙직이) 특별히 더 고된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또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숙직 근무를 부과한다면 매우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에 불과하다”며 “여성들은 폭력 등의 위험 상황에 취약할 수 있고, 여성들이 야간에 갖는 공포와 불안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권위는 “여성들이 숙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면 성별 구분 없이 당직근무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이에 NH농협은행 측은 “당직 근무를 어떻게 할지 노사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역차별” vs “환경 개선 먼저”진정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결정문을 게시하며 “결론을 정해놓고 짜맞추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누리꾼들도 “고된 업무가 아니고 내근인데 왜 남성만 하라는 것이냐” 등의 댓글을 달며 인권위를 비판했다. 실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선 여전히 남성만 숙직을 하는 곳이 많다. 동아일보가 광역자치단체 17곳과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11곳 등 28곳을 조사한 결과 16곳은 남성이 숙직 근무를 전담했고, 8곳은 남녀가 하고 있었다. 4곳은 숙직을 폐지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숙직 방식이나 성별 분배에 대한 정부 내 통일된 기준은 없으며 각 기관이 자체 기준에 따라 운영하면 된다. 숙직 방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남성만 숙직을 하는 서울의 한 구청 남성 공무원 황모 씨(30)는 “야간 근무 환경이 위험해 남성만 하는 거라면 일직과 숙직 수당이 같은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성들 사이에선 “근무 환경이 정비된다면 우리도 숙직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취업준비생 이모 씨(23·여)는 “남녀가 분리되지 않는 숙직실 등의 문제부터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숙직 제도 개편과 환경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숙직을 여성과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숙직 시 남녀 누구든 위험한 상황 등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성이 숙직 근무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숙직을 하되 사내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남성 직원들만 숙직 근무를 하도록 하는 건 불리한 대우”라며 남성 근로자가 제기한 진정을 기각했다. 이를 두고 2030 남성 사이에선 “남성만 숙직을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2030 여성들은 “여성도 숙직을 할 수 있지만 그럴 만한 환경이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숙직 방식 개편과 환경 정비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위 “남성만 숙직하는 건 차별 아냐” 20일 인권위에 따르면 NH농협은행 통합IT센터에 근무하는 한 남성 직원은 지난해 8월 “여성 직원에겐 주말 및 공휴일 일직을 하도록 하고, 남성에게만 야간 숙직을 전담하게 한 것은 불리한 대우다. 시정을 권고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을 냈다. 그러나 인권위는 15일 “숙직이 (여성이 하는) 휴일 일직보다 6시간 정도 길지만 중간에 5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4시간의 보상 휴가도 주어진다. 숙직과 일직의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고 대부분 내근이어서 (숙직이) 특별히 더 고된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또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숙직 근무를 부과한다면 매우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에 불과하다”며 “여성들은 폭력 등의 위험 상황에 취약할 수 있고, 여성들이 야간에 갖는 공포와 불안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권위는 “여성들이 숙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면 성별 구분 없이 당직근무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이에 NH농협은행 측은 “당직 근무를 어떻게 할지 노사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역차별” VS “환경 개선 먼저”진정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결정문을 게시하며 “결론을 정해놓고 짜맞추기 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누리꾼들도 “고된 업무가 아니고 내근인데 왜 남성만 하라는 것이냐” 등의 댓글을 달며 인권위를 비판했다. 실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선 여전히 남성만 숙직을 하는 곳이 많다. 동아일보가 광역자치단체 17곳과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11곳 등 28곳을 조사한 결과 16곳은 남성이 숙직 근무를 전담했고, 8곳은 남녀가 같이 하고 있었다. 4곳은 숙직을 폐지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숙직 방식이나 성별 분배에 대한 정부 내 통일된 기준은 없으며 각 기관이 자체 기준에 따라 운영하면 된다. 숙직 방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남성만 숙직을 하는 서울의 한 구청 남성 공무원 황모 씨(30)는 “야간 근무 환경이 위험해 남성만 하는 거라면 일직과 숙직 수당이 같은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성들 사이에선 “근무 환경이 정비된다면 우리도 숙직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취업준비생 이모 씨(23·여)는 “남녀가 분리되지 않는 숙직실 등의 문제부터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숙직 제도 개편과 환경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숙직을 여성과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숙직 시 남녀 누구든 위험한 상황 등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성이 숙직 근무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 숙직을 하되 사내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권오혁기자 hyuk@donga.com세종=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17일 한낮 기온이 영하 5도 안팎인 강추위 속에서도 서울 도심에선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진보단체와 이에 맞선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로 도심 곳곳에서 교통 정체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 반∼오후 7시 중구 숭례문 오거리부터 서울 지하철 시청역까지 세종대로(약 400m 구간) 모든 차도를 점거하고 집회를 열었다. 패딩 점퍼와 장갑,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1만8000여 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하라”,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앞서 오후 3시경부터 용산구 전쟁기념관 북문 앞 대로에 모여 집회가 열리는 숭례문 오거리까지 약 3km를 1시간가량 행진했다. 이에 맞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7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5000명(경찰 추산)은 대한문 방향 세종대로 편도 3개 차도를 점거하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 이재명을 구속하라” “주사파를 척결하라”고 소리쳤다. 보수 성향 신자유연대도 지하철 삼각지역 10번 출구 앞에서 “촛불행동 집회를 봉쇄하겠다”며 1000명(경찰 추산)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다만 이날 보수 진보단체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도심은 집회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도심의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0km로, 공휴일 평균(21km)의 절반 수준이었다. 경찰은 가변차로와 안내 입간판을 설치하고 교통경찰 200여 명을 배치해 우회로를 안내했지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고혜경 씨(62·서울 양천구)는 “집회로 버스가 안 다녀서 날씨도 추운데 두 정거장을 더 걸어가서 타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진행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게릴라식’으로 전환한다고 예고했다. 미리 시위 장소를 예고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시민 불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연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무정차 조치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오전 8시 선전전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전전 이후 오전 9시까지 대통령실 인근인 4호선 삼각지역에 집결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예산 확대’ 등을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진행했다. 다만 그동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위를 진행할 지하철역과 동선을 미리 공개해 시민들이 사전에 다른 교통수단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전장연은 게릴라식 시위로 전환하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무정차 통과를 하기 때문”이라며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집회 시위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는 어차피 시위 당일 역사나 열차 내 밀집도 등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결정한다”며 “사전에 시위 장소를 공개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교통장애인협회 등은 이번 주 전장연 측과 접촉해 시위 자제를 요구하는 동시에 시위에 맞대응하기 위한 대책 회의를 19일 열 예정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시민을 볼모로 잡아 불편을 초래하는 전장연 시위는 잘못됐다. 장소를 알리지 않는 게릴라식 시위에 반대하기 위해 ‘맞불 시위’를 열기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9일 오전 진행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게릴라식’으로 전환한다고 예고했다. 미리 시위 장소를 예고하지 않겠다는 건이어서 시민 불편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연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무정차 조치를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오전 8시 선전전 장소를 미리 공지하지 않고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전전 이후 오전 9시까지 대통령실 인근인 4호선 삼각지역에 집결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말부터 ‘장애인 예산 확대’ 등을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진행했다. 다만 그 동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위를 진행할 지하철역과 동선을 미리 공개해 시민들이 사전에 다른 교통수단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전장연은 게릴라 시위로 전환하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무정차 통과를 하기 때문”이라며 “무정차 통과 조치는 집회 시위 자유에 대한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는 어차피 시위 당일 역사나 열차 내 밀집도 등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결정한다”며 “사전에 시위 장소를 공개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게릴라 시위로 전환하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수도권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지하철운행 정상화를 위한 장애인연대’가 전장연 시위를 막아섰는데 이 같은 반대 시위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 한국교통장애인협회 등도 이번 주 전장연 시위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한파가 몰아친 17일 서울 도심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진보 단체와 이에 맞서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로 서울시내 곳곳에서 정체가 발생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17일 오후 4시 반경 서울 중구 숭례문 오거리~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8번 출구 세종대로에선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제19차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한낮에도 영하 5도의 강추위에 패딩 점퍼와 장갑, 목도리, 핫팩 등으로 중무장하고 나온 참가자들 1만8000여 명(경찰 추산)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하라”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앞서 오후 3시경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북문 앞 한강대로에 모여 본 집회 장소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오후 7시경 숭례문 오거리~시청역 8번 출구(약 400m 구간) 세종대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한 촛불행동 측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에서 국가는 멈췄다. 화물연대를 무참하게 때려잡을 땐 모든 행정기관 작동했다.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시~7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코리아나 호텔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의 맞불집회가 열렸다. 대한문 방향 세종대로 편도 3개 차로를 점거한 약 5000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은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문재인과 이재명을 구속하라” “주사파를 척결하라”고 외쳤다. 보수 성향의 신자유연대는 촛불행동의 본 집회 전 행진 때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10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촛불행동의 집회를 막기 위한 봉쇄작전을 이어가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보수단체 30여 명도 촛불행동 집회와 약 150m정도 떨어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맞불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김정숙 옷값 당장 특검” “이재명 대장동 사기 구속” 등의 손팻말을 들고 대한문 앞 세종대로 편도 1차로를 점거했다. 이날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사이를 경찰이 지키고 있어 두 단체 사이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도심을 가득 채운 집회 인파에 서울 도심 교통은 정체가 극심했다. 서울 도심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0km로, 공휴일 평균의 절반가량이었다. 시민들도 시위대로 인해 횡단보도 등이 막히자 불평을 내뱉고, 대형 스피커 소음에 귀를 막고 지나가기도 했다. 이날 연말 약속으로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강모 씨(36)는 “시청역에서 버스타고 종로3가로 이동하려 했는데 도로가 막혀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 교통도 교통이지만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친구와 대화도 전혀 나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혜경 씨(62·서울 양천구)는 “시청 앞에서 버스를 타려 했는데 시위로 버스가 안 다녀서 추운 와중에 한두 정거장을 더 걸어가서 타야 한다”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가 고장으로 한강철교 위에서 멈춰 서 승객 500명이 약 2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8분경부터 오후 9시 50분까지 1호선 천안 방면 급행 전동열차가 고장으로 용산∼노량진역 구간의 한강철교에서 멈췄다. 이 열차는 오후 7시 14분 청량리역을 출발해 천안역까지 가는 급행열차로 승객 약 500명이 탑승해 있었다. 승객들은 열차가 멈춰 서자 불안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다른 열차를 투입해 사고 차량을 오후 10시 5분경 노량진역으로 견인했다. 열차에 2시간 넘게 갇혀 있던 승객 3명은 오한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서울지하철 1호선 상행선과 하행선이 모두 임시 철로로 운행하면서 일반 전동열차 50대가 10∼50분가량 지연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동인천역∼용산역 간 급행열차는 구로역∼용산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대방역 방면으로 가는 플랫폼을 찾은 시민들은 한파에도 지하철을 탑승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특히 많은 눈이 내리자 개인 차량을 두고 대중교통을 택했던 시민들이 역무원 등에게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기 파주시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해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4분경 경기 파주시 동패동 운정신도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 작업(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중 현장 근로자 26명이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중상자 3명과 경상자 6명 등 근로자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자 3명 중 2명은 이송 당시 의식이 없었으나 이후 의식이 회복돼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중독 단계까지 가지 않은 일산화탄소 단순 흡입 근로자 17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했다. 소방당국은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지상 1층에서 난로를 피우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양생을 위해선 주변 온도가 영상 5도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 현장 근로자들은 한파 때문에 천막으로 주변을 막고 난로 70여 대를 동원해 양생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올라가 2층에 있던 근로자들을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 군 기지에 파견된 의사입니다.” A 씨는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이 같은 연락을 받았다. 어설픈 한국어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됐다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껴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그러던 중 “전쟁터에서 일하면서 받은 포상금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가려는 데, 통관비가 필요하다. 한국에 가면 포상금의 일부를 사례하겠다“며 4000여 만 원을 요구했다. A 씨는 선뜻 거액을 송금했지만 그 뒤로 연락이 끊겼다. SNS로 이성인 척 접근해 호감을 산 뒤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 ‘로맨스 스캠(romance scam)’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군인이나 의사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 15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로맨스 스캠 국제 사기 조직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군인이나 파견 의사, 유엔 외교관, 세계보건기구 의사 등을 사칭해 피해자 31명에게 접근해 총 37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모두 중장년층이었다. 일당은 피해자의 호감을 산 뒤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는 데 세관 통관 과정에 문제가 생겨 통관비가 필요하다’ ‘한국으로 돈을 가져가 당신과 함께 살고 싶은데 택배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일당은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피해 금액을 찾은 뒤 당시 입은 옷을 버리고, 조직원들끼리 나눈 메신저 대화 내역을 모두 삭제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 흔적을 지웠다. 이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범행을 저지른 로맨스 스캠 조직원들이다. 해외에서 피해자와 연락하는 해외 총책과 해외총책의 지시를 받는 국내 총책, 국내에서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찾는 인출책으로 역할이 구분돼 있었다. 이번에 검거한 조직원은 국내 총책 1명과 인출책 11명으로, 모두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국내에서 활동 중이던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는데, 이후 다른 조직원들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오다가 이번에 다시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이 조직에 당한 피해자는 경찰이 확인한 인원만 57명, 피해 금액은 57억 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거액을 요구하는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 각종 증명서는 대부분 위조된 것으로 절대 믿어선 안 된다”며 “금전을 요구하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