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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경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일하던 A 씨는 미화직원 동료 B 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8개월가량 교제하다가 이별 통보를 받은 B 씨는 A 씨에게 집착하며 “다시 만나자”고 요구했으나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 앙심을 품은 B 씨는 2020년 1월 13일 일기장에 “죽을 결심을 했다. A를 데리고 가겠다. 디데이는 16일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사흘 뒤 흉기와 장갑 등을 준비해 도서관 지하 1층 청소도구실에 몰래 숨어들었다. 이어 교제를 다시 거부한 A 씨의 목을 졸라 쓰러뜨린 다음 흉기로 복부 등을 찔러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2020년 6월 살인 등의 혐의로 B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스토킹 범죄 3건 중 1건은 이처럼 사건 전후에 강력 범죄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신당동 역무원 피살’ 사건에서처럼 스토킹이 살인 등의 ‘전조 증상’이었던 경우도 8건 중 1건이나 됐다. 2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대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을 통해 2019년 10월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스토킹’ 범죄가 드러난 판결문 251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91건(36.3%)은 스토킹 전이나 후에 살인 강간 감금 등 6가지 유형의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1건(12.4%)은 스토킹 이후 살인 감금 강간 등 강력 범죄가 이어졌다. 스토킹 범죄 때 철저한 신변 보호가 이어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건들이다. 스토킹 이후 발생한 강력 범죄로는 살인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8건 중 5건은 신당역 사건이나 B 씨 사례에서도 나타난 ‘계획 살인’이었다. 이어 감금과 강제추행(각 7건), 강간과 특수상해(각 5건), 특수폭행(3건)이 뒤를 이었다. 일부 사건은 살인과 특수상해, 강간과 감금 등 두 개 이상의 강력 범죄가 중복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상당수가 강력 범죄를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스토킹으로 신고됐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확실하게 분리시키고, 강력 범죄 가능성을 철저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스토킹 피해자 가족도 강력범죄 표적… “신변보호 확대해야” 판결문 251건 전수분석 스토킹 살인 8건중 5건은 계획 살인, 감금-강제추행 각 7건…강간도 5건솜방망이 처벌로 범행 지속-반복… 스토킹 8년만에야 징역형 수감도피해자 보호 나선 가족 피해 많아 전문가들은 스토킹 전후에 동반되는 강력범죄 중에서 ‘감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감금과 스토킹 모두 비정상적인 소유욕이나 집착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판결문에서는 스토킹이 감금으로 이어진 경우가 7건 나타났다. 2020년 2∼6월 피해자와 교제한 후 결별한 C 씨는 헤어진 피해자를 감시할 목적으로 피해자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을 몰래 설치했다. 그리고 피해자 집 주차장에서 기다렸다가 피해자와 마주치자 휴대전화를 빼앗고 자신의 집에 감금했다. 이어 피해자가 탈의한 모습을 촬영한 다음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후 성폭행했다. 법원은 지난해 5월 C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감금 가해자의 경우 피해자를 제압한 상태에서 자신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하게 만들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감금과 스토킹은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두 범죄 모두 다른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재발하는 스토킹 범죄스토킹의 또 다른 특징은 지속성과 반복성이다. D 씨는 2011년부터 8년여 동안 피해자를 스토킹하며 따라다녔다. 2015년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후에도 계속해서 주거침입, 폭행, 추행을 반복하며 벌금형과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8년 동안 스토킹이 이어진 후인 2019년 8월에야 피해자의 주거지를 찾아와 껴안는 등 추행한 혐의를 인정했고 2020년 6월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범행이 반복되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몽골 국적의 E 씨는 지난해 11월 피해자를 협박, 폭행해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뒤 E 씨는 “나는 너를 평생 따라다니면서 살 거야”, “누구든지 나는 죽이고 고문할 거야”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보냈다. 이후 피해자가 운영하는 업소에 찾아가 문을 잠그고 피해자를 폭행했다. E 씨는 올 4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가족·지인 노린 범죄도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 지인들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가해자 F 씨는 다방 업주에게 호감을 가지고 자주 방문했으나, 업주는 이를 스토킹으로 간주했다. 업주의 동료는 이를 알고 F 씨가 찾아올 때마다 그 사실을 알려 피해자와 마주치지 않게 도왔다.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동료 탓이라고 생각한 F 씨는 흉기로 동료를 수차례 찔러 중태에 빠뜨렸다. 재판부는 2020년 10월 F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과 강력범죄가 밀접한 연관을 가진 만큼 이번 ‘신당역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스토킹 범죄는 보복과 집착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강력범죄와의 연관성이 높다”며 “특히 폭력적인 성향은 상대적 박탈 및 좌절 등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킹과) 상승 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송파 신변 보호 가족 살인 사건’(이석준 사건)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김태현 사건) 등 스토킹 피해자 가족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변 보호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권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는 “한집에 사는 가족들은 스토커에게 인적 사항이 파악돼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유명 작곡가이자 가수인 돈 스파이크(본명 김민수·45·사진)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6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 스파이크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돈 스파이크가 머무르던 객실에서 필로폰 30g이 함께 발견됐다. 통상의 필로폰 1회 투약량(0.03∼0.05g) 기준으로 최대 1000회까지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는 보통 필로폰 밀수범을 붙잡을 때나 압수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돈 스파이크는 경찰의 마약 투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돈 스파이크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다른 마약 투약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돈 스파이크가 강남 일대에서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정황을 확인했다. 동아일보는 돈 스파이크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돈 스파이크는 1996년 가수 포지션의 객원 멤버로 데뷔해 김범수, 나얼 등 유명 가수의 노래를 작곡·편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유명 작곡가이자 가수인 돈 스파이크(본명 김민수·45)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6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돈 스파이크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돈 스파이크가 머무르던 객실에서 필로폰 30g이 함께 발견됐다. 통상의 필로폰 1회 투약량(0.03~0.05g) 기준으로 최대 1000회까지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는 보통 필로폰 밀수범을 붙잡을 때나 압수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돈 스파이크는 경찰의 마약 투약 간이 시약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돈 스파이크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와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다른 마약 투약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돈 스파이크가 강남 일대에서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정황을 확인했다. 동아일보는 돈 스파이크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되풀이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돈 스파이크는 1996년 가수 포지션의 객원 멤버로 데뷔해 김범수, 나얼 등 유명 가수의 노래를 작곡·편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바비큐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의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사무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재승인 심사 자료와 실무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앞서 감사원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고쳐 의도적으로 낮게 준 정황을 확인하고 이달 7일 대검찰청에 ‘수사 참고 자료 통보’ 조치를 했다. TV조선은 당시 재승인 기준(650점)보다 높은 653.39점을 받았지만 중점심사 사항인 ‘공적책임·공정성’(210점)에서 기준점(105점)보다 낮은 104.15점을 받아 ‘조건부 재승인’이 결정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에게 의도적으로 점수를 낮게 줬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수사관을 보내 방통위 사무실 등에서 재승인 심사 자료와 실무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고쳐 의도적으로 낮게 준 정황을 확인하고 이달 7일 대검찰청에 ‘수사 참고 자료 통보’ 조치를 했다. 검찰은 당시 방통위 실무자가 심사위원들에게 평가점수를 알려주고 일부 항목 점수를 낮추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TV조선은 당시 재승인 기준(650점)보다 높은 653.39점을 받았지만 중점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210점)에서 기준점(105점)보다 낮은 104.15점을 받아 ‘조건부 재승인’이 결정됐다. 중점심사 사항에서 배점의 50%에 미달하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가 가능하다.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은 외부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심사했고,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점수평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피해자 고소로 재판을 받던 중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하자 원망에 사무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신당역 스토킹 살해범’ 전주환(31·구속)이 자신의 범행동기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주환의 범행은 치밀한 계획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지난달 18일 불법촬영·스토킹 결심공판에서 징역 9년을 구형받은 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재판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 너(그녀)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결심공판) 이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주환이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시간을 조회하고 근무지를 찾아와 범행한 점, 샤워캡과 장갑 등 범행도구를 집에서 챙겨 나온 점, 위치 노출을 막기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점 등을 근거로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또 전주환은 범행 전 총 4차례에 걸쳐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주소지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심공판이 있었던 지난달 18일과 이달 3일에 한 차례씩 조회했고, 범행 당일이던 이달 14일에는 두 차례 확인했다. 이렇게 파악한 피해자의 옛 주소지를 이달 들어 5차례나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를 만날 수 없자 근무지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주환은 주소지를 찾아갈 때 칼은 가져가지 않았지만 여차하면 사용할 생각으로 장갑과 샤워캡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전주환은 또 경찰에서 “죽여야겠다 싶긴 했는데 ‘반드시 화장실에서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고, 현장에서 그렇게 생각했다”며 “신당역을 갈 때는 ‘내일이 재판 선고니 오늘은 결판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보복살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전주환을 검찰에 송치했다. 전주환은 21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을 나온 뒤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 ‘보복살인을 인정하느냐’ 등을 묻자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주환이 회사 내부망에서 피해자 근무지 등을 파악한 것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인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경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혐의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전주환은 ‘피해자를 불법 촬영하고 스토킹한 것을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답했다. 이후 보복살인 혐의를 인정하는지,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엔 “정말 죄송하다”고 두 번 반복했다.이어 범행 다음 날인 15일 예정됐던 재판에 출석하려 했냐는 질문에 “그건 맞다”고 답했다. 반면 범행 후 도주하려고 했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고 부인했다. 범행 당일 현금 1700만 원을 찾으려던 이유에 대해선 “부모님께 드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전주환을 송치한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받게 된 게 피해자 때문이라는 원망에 사무쳐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피의자가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이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건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한 지난달 18일이다. 경찰은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 시간까지 조회해서 근무지를 찾아와 범행한 점, 샤워용 모자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미리 집에서 챙겨서 온 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점 등 계획범죄로 볼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전주환은 징역 9년을 구형받은 지난달 18일에 이어 이달 3일에도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옛 거주지 주소를 확인했다. 이틀 뒤 피해자의 옛 거주지를 찾아갔다. 이후 이달 9, 13일 각각 한 차례씩, 범행 당일 14일에는 두 차례나 같은 장소를 찾았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전주환은 다시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근무 장소와 일정 등을 확인한 뒤 신당역으로 이동했다. 범행을 결심한 이후 무려 네 번이나 피해자 옛 주소지를 찾았지만, 피해자를 만나지 못하자 범행 장소를 피해자의 근무지로 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전주환은 범행 당일 1700만 원의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 은행 직원이 인출을 말리면서 실패했다. 경찰은 인출을 시도한 이유와 관련해 “(전주환이) 도주할 생각도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본인이 감옥에 들어가면 쓸 수 없는 돈이니 주변 정리를 할 의도도 있었다”고 밝혔다.20일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를 투입해 전주환을 면담한 경찰은 “면담 결과 '사이코패스 검사’(PCL-R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의자로 구속된 전주환(31)이 서울교통공사 회계 프로그램의 허점을 악용해 피해자 A 씨의 개인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통과했는데, 사내 회계 프로그램에도 익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환은 실무 수습을 못 마쳐 정식 회계사 자격증을 받지 못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범행 전 전주환은 지하철역에 들러 자신을 ‘휴가 중인 직원’이라고 속이고 재무회계 등을 관리하는 전사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A 씨의 주소지 등 개인정보를 파악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일반 인사 시스템과 달리 회계 시스템에선 주소지 등의 정보 열람이 가능한 허점이 있었다”며 “보통 직원들은 잘 모르는 경로”라고 했다. 지하철역을 찾은 것은 회계 시스템의 경우 내부망에서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뒤늦게 이 시스템을 통한 개인정보 접근을 차단했다. 또 전주환은 지난달 18일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한 직후 A 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범행 직후 조사에서 진술한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계획적 보복 범행’임을 시인한 것이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 역시 A 씨가 그를 처음 고소한 지난해 10월 사서 보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주환은 경찰에서 “범행 당시 머리카락을 흘리지 않으려고 위생모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환이 범행 당일 은행에서 1700만 원의 예금 인출을 시도했으나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 의심한 직원이 인출을 말렸던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현금을 도주 자금으로 쓰려던 것인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A 씨의 유족 측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가 자신을 통해 지난달 1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스토킹·불법촬영 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전주환)이 절대 저에게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민 변호사는 “(당시) A 씨는 피고인(전주환)이 온당한 처벌을 받길 원하며 탄원서를 여러 차례 냈다”며 “(전주환은) 첫 공판 기일에 늦게 출석해 범행 이유를 ‘너무 힘들 때 술을 마셔서 그랬다’고 진술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반성문에도 변명만 가득했다”고 했다.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 분석가)는 이날 전주환을 면담했다. 서울경찰청은 면담 결과를 토대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21일 보복 살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전주환을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지난해 12월 A 씨는 다툰 후 여자친구 B 씨 집을 찾아가 온몸에 기름을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분신하겠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협박했다. B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은 A 씨에게 ‘피해자 인근 100m 이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 씨는 이틀 뒤 경기 시흥시 피해자 집을 다시 찾아갔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떠나지 않았다. ‘100m 이내 접근 금지’나 ‘연락 금지’ 등 사법당국이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리는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들이 대놓고 이를 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위치 추적을 도입하고 유치장 구금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가해자 감시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접근·연락 금지 통보하자마자 접근 동아일보 취재팀은 19일 대법원 판결 검색 시스템을 통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 이후 이 법에 따라 형이 확정된 공개 판결문 156개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사법당국이 접근 금지나 연락 금지 등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내린 가해자 57명 가운데 해당 조치로 스토킹 범행을 멈춘 가해자는 3명(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6명(80.7%)은 조치 후에도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협박하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8명(14.0%)은 판결문상 범행 지속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어기고 범행을 이어나간 비율이 스토킹을 멈춘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접근·연락 금지 통보를 받자마자 어긴 가해자도 상당수였다. 지난해 11월 C 씨는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문자메시지 수천 통을 보내고 여자친구 직장 앞을 찾아가며 스토킹을 했다. 법원은 C 씨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전화, 메시지 전송 금지’ 조치를 내렸다. C 씨는 통보를 받은 지 1분 만에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반성, 연락 중 하나라도 실행되지 않으면 지인들이 피해를 볼 것’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 씨는 올 2월 피해자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 다리미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며 피해자를 위협했다. 출동한 경찰이 긴급응급조치 중 하나인 ‘접근 금지’를 결정했지만 D 씨는 경찰이 떠나고 30분 만에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로 자해하며 협박했다.○ “가해자에게 위치 추적 기기 부착해야”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재발을 막으려면 경찰의 가해자 위치 추적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한 경우 사후 조치는 가능하지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순 없기 때문이다. 6월에도 경기 안산시에서 스마트워치를 받은 피해자가 60대 남성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가해자들도 경찰이 지켜보지 않는 걸 알고 있기에 스스럼없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이라며 “가해자에게 추적 장치를 착용시키고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해야 한다”고 했다. 구속영장 없이 한 달까지 가해자를 유치장에 구금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1∼7월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4호 500건 중 검찰 청구를 거쳐 법원에서 최종 승인된 건 225건으로 절반이 채 안 됐다. 지난달에도 서울 은평경찰서가 옛 여자친구를 5개월간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협박한 남성에 대해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지만, 검찰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반려했다.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스토킹 범죄자 중 구속 송치된 비율은 전체의 5.6%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은 19일 윤희근 경찰청장과 만나 스토킹 범죄 척결을 위한 검경협의체를 구성하고, 구속수사와 잠정조치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지난해 12월 A 씨는 다툰 후 여자친구 B 씨 집을 찾아가 온몸에 기름을 뿌린 뒤 라이터를 들고 “분신하겠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협박했다. B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은 A 씨에게 ‘피해자 인근 100m 이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A 씨는 이틀 뒤 경기 시흥시 피해자 집을 다시 찾아갔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떠나지 않았다. ‘100m 이내 접근 금지’나 ‘연락 금지’ 등 사법당국이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리는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들이 대놓고 이를 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위치 추적을 도입하고 유치장 구금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가해자 감시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접근·연락 금지 통보하자마자 접근 동아일보 취재팀은 19일 대법원 판결 검색 시스템을 통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 이후 이 법에 따라 형이 확정된 공개 판결문 156개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사법당국이 접근 금지나 연락 금지 등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내린 가해자 57명 가운데 해당 조치로 스토킹 범행을 멈춘 가해자는 3명(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6명(80.7%)은 조치 후에도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협박하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8명(14.0%)은 판결문상 범행 지속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긴급응급조치 및 잠정조치를 어기고 범행을 이어나간 비율이 스토킹을 멈춘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접근·연락 금지 통보를 받자마자 어긴 가해자도 상당수였다. 지난해 11월 C 씨는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문자메시지 수천 통을 보내고 여자친구 직장 앞을 찾아가며 스토킹을 했다. 법원은 C 씨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전화, 메시지 전송 금지’ 조치를 내렸다. C 씨는 통보를 받은 지 1분 만에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반성, 연락 중 하나라도 실행되지 않으면 지인들이 피해를 볼 것’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 씨는 올 2월 피해자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 다리미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치며 피해자를 위협했다. 출동한 경찰이 긴급응급조치 중 하나인 ‘접근 금지’를 결정했지만 D 씨는 경찰이 떠나고 30분 만에 다시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로 자해하며 협박했다.●“가해자에게 위치 추적 기기 부착해야”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 재발을 막으려면 경찰의 가해자 위치 추적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한 경우 사후 조치는 가능하지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순 없기 때문이다. 6월에도 경기 안산시에서 스마트워치를 받은 피해자가 60대 남성에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가해자들도 경찰이 지켜보지 않는 걸 알고 있기에 스스럼없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이라며 “가해자에게 추적 장치를 착용하도록 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해야 한다”고 했다.구속영장 없이 한 달까지 가해자를 유치장에 구금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1~7월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4호 500건 중 검찰 청구를 거쳐 법원에서 최종 승인된 건 221건으로 절반이 채 안 됐다. 지난달에도 서울 은평경찰서가 옛 여자친구를 5개월간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협박한 남성에 대해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지만, 검찰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반려했다.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스토킹 범죄자 중 구속 송치된 비율은 전체의 5.6%에 불과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신당역 스토킹 살인’의 범인 전모 씨(31·구속)가 사건 발생 최소 11일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 씨는 이달 3일 피해자인 전 동료 역무원 A 씨(28)의 근무지 정보를 확인했으며, 14일 범행 전 A 씨가 과거에 살았던 동네를 두 차례 찾아가 A 씨와 닮은 여성을 미행했다. 경찰은 전 씨의 혐의를 징역 10년형 이상에 처해지는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19일에는 전 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범인, 피해자 닮은 여성 미행도18일 경찰에 따르면 전 씨가 범행을 미리 계획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 씨는 범행 11일 전인 이달 3일 지하철 6호선 구산역 역무실에서 자신을 ‘불광역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을 통해 A 씨 근무 일정을 확인했다. 또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전 씨는 14일 오후 2시 반 집을 나선 뒤 구산역 근처를 찾아가 2시간 이상 일대를 배회했다. A 씨는 구산역 인근에서 거주지를 옮긴 뒤였지만 전 씨는 이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전 씨가 당시 범행에 쓰인 흉기를 지니고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피해자의 예전 집 앞에서 기다리던 전 씨는 A 씨와 외모가 닮은 여성을 7분가량 미행하기도 했다. A 씨가 아니라는 걸 확인한 그는 오후 6시경 구산역 역무실에서 다시 A 씨의 근무 일정을 파악했다. 이어 다시 A 씨의 옛집 인근을 배회하다가 오후 7시경 일회용 승차권을 끊어 지하철을 타고 범행 장소인 2호선 신당역으로 이동했다. 전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조작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범행과 관련된 행적을 교란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씨는 앞선 14일 오후 1시 20분경 자신의 집 근처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예금 전액인 1700만 원을 인출하려고 했지만 인출 한도가 초과돼 실패했다. 전 씨는 ‘부모님께 드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범행 뒤 도주를 준비하려던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 보복살인 혐의 적용전 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경 정신과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경찰 조사 등에서 “평소 우울증세가 있다. 범행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신미약을 인정받아 형을 감경받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범행 은폐 등을 미리 준비한 계획범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17일 전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태블릿PC와 외장하드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전 씨의 혐의를 형법상 살인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살인) 혐의로 변경했다. 전 씨는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에 대해 합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 씨에게 내려질 수 있는 형량은 5년 이상의 징역(살인)에서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늘어난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전 씨의 이름과 얼굴 공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추모 이어져17, 18일 서울 중구 신당역에는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당역 10번 출구와 범행 현장인 화장실 앞에는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추모객들은 “스토킹처벌법 강화하라” “더 이상 슬픈 죽음이 없도록 연대하겠다” 등의 글을 종이에 써 붙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조민욱 씨(45)는 “두 딸을 가진 엄마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아이들을 데리고 일부러 찾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박모 씨(26)는 “피해자가 또래 여성이라 더 안타깝다”며 “스토킹 가해자를 사전에 피해자와 확실히 분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단체들은 17일 추모제를 열고 “여성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정부는 구조적 폭력임을 시인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중고로 판매된 여행가방에서 아동 시신 2구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숨진 아동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40대 여성을 15일 울산에서 붙잡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경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한국계 뉴질랜드 국적 여성 A 씨(42)를 체포했다. A 씨는 2018년경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친자녀인 7세 남아와 10세 여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뉴질랜드 경찰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공조 수사를 요청해 옴에 따라 국내 체류 기록과 진료 기록, 전화번호 등을 통해 A 씨를 추적해 왔다. 경찰은 A 씨가 울산에 있다는 첩보를 최근 입수하고 머무르는 곳을 알아내 잠복수사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입국 후 서울 등지에서 생활하다가 올해 초부터 울산 지인 집에서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검거 당시 별다른 저항 없이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울산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인계되면서는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내가) 안 했어요”라고 3차례 되풀이했다. 현지 매체 ‘NZ(뉴질랜드)헤럴드’ 등에 따르면 김미진 오클랜드 한인회 부회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2017년 이후 우울증이 심해졌으나 (주변의)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에서 한 가족이 온라인 중고 경매를 통해 산 여행가방 2개에서 아동들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아동들의 어머니가 한국에 있다고 보고 한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서울고검에 A 씨의 긴급인도구속을 명령했다. 긴급인도구속은 범죄인 인도 청구가 뒤따를 것을 전제로 범죄인을 체포 및 구금하는 것을 뜻한다. A 씨가 체포됨에 따라 뉴질랜드 당국은 양국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이날부터 45일 이내에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해야 한다. 이후 법무부의 청구서 검토와 서울고검의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법원의 범죄인 인도 재판을 거쳐 A 씨의 송환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또 영장 기각 뒤 ‘스토킹 살인’ 1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전 직장 동료 전모 씨(31)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약 3년 동안 전 씨의 스토킹과 협박에 시달리던 피해 여성은 지난해 10월 전 씨를 경찰에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하며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경찰이 전 씨를 긴급 체포하고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지만 스토킹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전 씨는 재판 선고일 하루 전 피해 여성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법원과 수사기관의 소극적 조치가 스토킹을 막지 못하고, 결국 보복 범죄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하철에서 여성 역무원이 근무 중 흉기에 찔려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입사 동기로 3년여 전부터 여성을 스토킹하던 같은 회사 직원 전모 씨(31)였다. 피해자가 불법 촬영과 스토킹을 이유로 2번이나 고소했음에도 법원은 용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경찰과 검찰은 가해자의 접근을 막지 못했다. 이를 두고 ‘막을 수 있었던 범죄’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망으로 스케줄 파악해 범행”서울 중부경찰서는 15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서울교통공사 역무원 A 씨(2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 씨는 전날 오후 7시 50분경부터 역사 내 화장실 앞에 숨어 A 씨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지난해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된 후 직위 해제됐지만 공사 직원 신분을 유지하던 전 씨는 내부망을 통해 A 씨가 오후 6시부터 야간근무에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망으로는 개인 연락처, 구내전화를 비롯해 근무지 정보, 근무 형태, 담당 업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씨는 A 씨가 역내 순찰을 하다 오후 8시 56분경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자 곧장 흉기를 휘둘렀고, A 씨는 화장실 비상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 신고를 접한 다른 직원과 시민이 달려가 현장에서 전 씨를 제압했다. 하지만 오후 9시 7분경 심정지 상태로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오래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흉기도 미리 준비했고, 범행 당시에는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가 범행 당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위생모를 착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3년여 동안 스토킹…최근까지 합의 종용A 씨와 전 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다. A 씨의 가족들은 ‘A가 3년여 전부터 전 씨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고 전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 씨는 A 씨에게 300차례 이상 전화를 하고 메시지 등을 남기며 계속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전 씨는 A 씨에게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A 씨는 불법 촬영과 협박 등의 혐의로 전 씨를 고소했다. 이 사건으로 직위 해제된 전 씨는 이후에도 스토킹을 멈추지 않았다. “내 인생 망치고 싶냐, 합의하자”, “원하는 조건이 뭐냐. 다 맞춰주겠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20여 건 보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올 1월 전 씨를 스토킹 혐의로 재차 고소했다. 전 씨는 총 5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지난달 18일 그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전 씨는 15일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 씨는 범행 당일에도 법원에 두 달 치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이전에도 반성문을 지속적으로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와 한동안 소원했던 A 씨는 사건 발생 직전 화해했다고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1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A 씨 큰아버지는 “3일 전 아버지에게 ‘1년간 아빠를 오해했어요. 정말 미안해요’라고 보냈다는데 그게 마지막 편지가 됐다”며 “서울 한복판 지하철역 안에서 정복을 입은 직원이 근무 중에 살해당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통해했다.○ 영장 기각, 신변보호 중단 후 보복 살인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전 씨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올 2월에도 스토킹을 당해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40대 여성이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한 후 풀려난 범인의 흉기에 찔려 숨졌는데 유사한 일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사건 관계자는 “전 씨가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점이 영장 기각에 참작됐다고 본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첫 고소장을 제출한 다음 날부터 한 달 동안 신변보호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신변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스마트워치 지급 등은 A 씨가 거절했다. A 씨가 원치 않아 신변보호 기간도 연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올 1월 스토킹 혐의로 고소했을 때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범죄 가능성, 잠재적 위협까지 수치화해 신변보호 조치를 경찰이 선제적으로 판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관계 부처에 긴급 지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퇴근 후 사건 현장을 찾아 “법무부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난달 뉴질랜드에서 중고로 판매된 여행가방에서 아동 시신 2구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숨진 아동의 어머니인 40대 한국계 뉴질랜드 여성을 15일 한국에서 붙잡았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중부경찰서는 15일 오전 1시경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A 씨(42)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는 뉴질랜드와 한국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뉴질랜드 경찰이 한국에 범죄인 송환 요청을 했고, 국내 법원이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해 이뤄진 조치다. 경찰은 뉴질랜드 경찰의 공조 요청에 따라 A 씨를 추적하던 중 울산에 A 씨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서울중앙지검으로 A 씨의 신병을 넘길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였고, 앞으로 서울고등법원에서 범죄인 인도 심사 결정을 통해 인도 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현지 언론 ‘NZ(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경찰은 A 씨의 본국 송환을 요청했으며, 송환이 끝날 때까지 한국 경찰에 A 씨를 구금할 것을 요청했다.앞서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에서 한 가족이 온라인 중고 경매를 통해 여행가방 2개 등을 샀다. 여행가방에는 여자 아이(10)와 남자 아이(7)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 현지 경찰은 아동들의 어머니가 한국에 있다고 보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을 통해 한국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성년자를 협박해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 메신저로 유포한 이른바 ‘제2 n번방’ 사건 피해자가 최소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주범 ‘엘(가칭)’ 외에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공범 수사에 진척이 있다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7명으로 (피해 시점 기준) 대부분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기존에 알려진 6명에서 1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김 청장은 이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일부 공범 추적에 진척이 있다”며 “(엘의 신원도) 특정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범행 수법과 관련해 김 청장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나 텔레그램 운영 방식이 n번방과는 달랐다”고 했다. 엘은 n번방 사건을 취재했던 ‘추적단 불꽃’을 사칭하거나 여성인 척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성착취물 수백 개를 제작했다. 대화명을 수시로 바꾸고 채팅방을 옮겨 다니기도 했다. 엘이 유포한 영상물을 시청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n번방 사건 이후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소지, 시청한 경우에도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김 청장은 “(아직 시청한) 피의자의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올 1월 피해자의 신고 후 8개월이 흐른 뒤에야 본격 수사에 나섰다는 ‘늑장 수사’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수사본부에서 (초기 수사가 미흡했던 점을) 인지하고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측에도 수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성년자를 협박해 사진, 영상 등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 메신저로 유포한 이른바 ‘제2 n번방’ 사건 피해자가 최소 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주범 ‘엘(가칭)’ 외에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공범 수사에 진척이 있다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7명으로 (피해 시점 기준) 대부분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기존 알려진 6명에서 1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김 청장은 이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일부 공범 추적에 진척이 있다”며 “(엘의 소재도) 특정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범행수법과 관련해 김 청장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이나 텔레그램 운영 방식이 n번방과는 달랐다”고 했다. 엘은 n번방 사건을 취재했던 ‘추적단 불꽃’을 사칭하거나 여성인 척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성착취물 수백 개를 제작했다. 대화명을 수시로 바꾸고 채팅방을 옮겨 다니기도 했다. 엘이 유포한 영상물을 시청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n번방 사건 이후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소지, 시청한 경우에도 처벌받을 수 있다. 다만 김 청장은 “(아직 시청한) 피의자의 범위를 한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피해자가 올 1월 신고한 지 8개월이 흐른 뒤에야 본격 수사에 나섰다는 ‘늑장 수사’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수사본부에서 (초기 수사가 미흡했던 점을) 인지하고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측에도 수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추석 연휴 중이던 11일 밤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와 이에 반대하는 반일단체가 정면충돌했다.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10시경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10여 명이 정의기억연대 해체와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하며 기습 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 앞으로 걸어가자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단체 ‘반일행동’ 회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두 단체가 뒤엉켰다. 이 과정에서 신자유연대 회원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두 단체 사이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접촉을 차단했지만 이후에도 두 단체는 스피커를 통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대치를 이어갔다. 신자유연대 측은 “집회 신고를 했는데 반일행동이 방해한다”고 주장했고, 반일행동 측은 “소녀상 테러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맞섰다. 두 단체의 대치는 4시간여 동안 이어지다 신자유연대 측이 12일 오전 2시 10분경 해산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경찰관을 밀친 반일행동 회원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 현장에서 채증한 증거를 바탕으로 두 단체의 집회와 소음 등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소녀상 앞에선 2020년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과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이후 보수와 진보 단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추석 연휴 중이던 11일 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보수단체와 이에 반대하는 반일단체가 정면 충돌했다.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1일 밤 10시경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10여 명이 정의기억연대 해체와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하며 기습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 앞으로 걸어가자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단체 ‘반일행동’ 회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두 단체가 뒤엉켰다. 이 과정에서 신자유연대 회원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두 단체 사이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접촉을 차단했지만 이후에도 두 단체는 스피커를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대치를 이어갔다. 신자유연대 측은 “집회 신고를 했는데 반일행동이 방해한다”고 주장했고, 반일행동 측은 “소녀상 테러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맞섰다. 두 단체의 대치는 4시간여 동안 이어지다 신자유연대 측이 12일 오전 2시 10분경 해산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경찰관을 밀친 반일행동 회원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또 현장에서 채증한 증거를 바탕으로 두 단체의 집회와 소음 등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소녀상 앞에선 2020년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유용과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이후 보수와 진보 단체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 wook@donga.com}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농아인 배우 트로이 코처(54)가 고려대의료원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고려대의료원은 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7일 코처에게 위촉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코처는 앞으로 2년간 홍보대사로서 농아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진료 환경 개선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그는 위촉식에서 “농아인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코처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코다’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시상을 배우 윤여정이 맡았다. 그는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의 홍보대사 위촉식 참석을 위해 6일 방한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야, 너라도 살아서 나가. 수영 잘하잖아.” “엄마, 잘 키워줘서 고마워요.” 6일 오전 물이 급격하게 들이차던 경북 포항시 남구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가족에 따르면 수영을 할 줄 알았던 아들 김모 군(15)은 이 말을 남기고 헤엄쳐 입구 쪽으로 향했다. 수영을 못하는 엄마는 아들을 보내고 죽음을 각오한 채 천장 모서리 배관 위에 엎드려 있다가 오후 9시 41분경 14시간 만에 구조됐다. 천장과 배관 사이에 형성된 에어포켓(산소가 남은 공간) 덕분이었다. 하지만 실종자 중 두 번째로 늦게, 17시간 만에 발견된 아들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병원서 ‘우리 아들’만 찾은 엄마7일 포항시 북구 포항의료원에는 전날 사망한 채 발견된 실종자 7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같은 날 극적으로 구출된 김모 씨(52)의 아들 김 군의 빈소도 차려졌다. 전날 구조된 김 씨는 체온이 35도까지 떨어져 저체온증에 시달리면서도 “우리 아들 어디 있어?”라며 연신 아들을 찾았다고 한다. 가족들도 먼저 헤엄쳐 나간 김 군이 당연히 생존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김 군의 아버지는 이날 오전 병원을 찾아 아들의 사망 소식을 아내에게 직접 전해야 했다. “당신이 마음을 단디(단단히) 먹어야 우리 아(아이) 마지막을 볼 수 있다.” 청천벽력 같은 남편의 말을 들은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오열했다고 한다. 김 군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엄마를 유독 따르던 ‘껌딱지 아들’이었다. 김 군 빈소를 찾은 친구 최모 군(15)은 “어머니가 드라이브를 가든, 장보러 가든 같이 따라가던 아들이었다”고 기억했다. 6일 새벽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량을 옮기라는 관리사무소 방송이 나왔을 때도 엄마가 걱정됐던 김 군이 먼저 따라가겠다며 나섰다고 했다. 6일 김 군과 함께 냉천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최 군은 “오전 9시에 보기로 했는데 연락이 안 됐다. 계속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며 마지막 문자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빈소를 찾은 친구 정모 군(15)은 “노래방 가는 걸 참 좋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형, 차 못 갖고 나가겠다” 마지막 전화김 군보다 1분 먼저 발견된 서모 씨(22)는 올 3월 해병대에서 갓 전역한 예비역 병장이었다. 서 씨는 독도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형이 두고 간 차를 물려받았는데 6일 이 차를 옮기러 지하주차장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당시 서 씨의 어머니는 “차 포기하고 그냥 올라와”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들의 답은 끝내 오지 않았다. 서 씨의 고모에 따르면 서 씨는 사망 직전 형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어 “형, 차를 못 갖고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독도의 기상이 악화되며 서 씨의 형이 동생의 빈소에 갈 수 없게 되자 경북경찰청은 독도에 헬기를 급파해 형을 데려왔다. 서 씨는 전역 후 한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성실함을 눈여겨본 회사 측이 이달부터 정직원 전환을 결정한 상태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병대에서 함께 근무한 A 씨는 “힘들 때 끝까지 웃고 견디며 군 생활을 잘했던 친구였다”고 전했다. 이날 포항의료원에는 40년을 해로한 남모 씨(71)와 권모 씨(65) 부부의 빈소도 마련됐다. 빈소에선 노부부의 아홉 살 손자와 여섯 살 손녀가 “할아버지랑 할머니를 살려내요!”라며 울음을 터뜨려 지켜보던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권 씨의 동생은 “화장실 두 개짜리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좋아했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아직 공사 중이라) 입주도 못 한 상태에서 이렇게 됐다”며 흐느꼈다. 일부 유족은 “막을 수 있었던, 정말 어이없는 사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 씨의 고모는 “관리사무소에서 ‘차를 빼라’고 방송하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포항=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