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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양현종, 양현종 하나 싶더라.” 이달 초 김경문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KIA 에이스 양현종(31)을 새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일찌감치 대표팀에 합류한 양현종은 한동안 공을 잡지 않았다. 내심 첫 경기 선발로 양현종을 점찍었던 김 감독은 걱정이 됐다. 하지만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양현종은 어느새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렸다. 의구심을 털어낸 김 감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조 호주와의 경기에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는 김 감독의 기대를 훨씬 넘어섰다.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챔피언 대한민국(세계랭킹 3위)이 양현종의 눈부신 호투를 발판 삼아 호주(7위)를 5-0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왼손 투수 양현종은 이날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유격수 깊은 곳으로 향한 내야 안타였다. 그 안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게 완벽했다.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호주 타자들은 직구처럼 날아오다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양현종의 체인지업에 연신 헛스윙을 했다. 타자들이 변화구를 노린다 싶으면 최고 148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포수 미트로 꽂아 넣었다. 6이닝 동안 투구 수는 67개밖에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45개)와 볼(22개)의 개수 역시 이상적이었다. 양현종은 팀이 4-0으로 앞선 7회부터 마운드를 구원진에 넘겼다. 이후 한국은 이영하와 이용찬(이상 두산), 원종현(NC)이 1이닝씩을 모두 3자 범타로 틀어막았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4명의 한국 투수는 9이닝 1피안타 12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영봉승을 합작했다. 호주 타자 중 누상에 나간 선수는 4회 내야 안타를 때린 뒤 폭투 때 2루를 밟은 로비 글렌디닝이 유일했다. 양현종은 “첫 단추를 잘 끼워 기분이 좋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 티켓이 걸려 있는) 슈퍼라운드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5번 타자 김재환부터 9번 허경민까지 전·현 두산 선수 5명이 포함된 타선 역시 초반부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0-0이던 2회초 1사 2루에서 주장 김현수(LG)는 중전 적시타로 소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곧바로 민병헌(롯데)이 왼쪽 담장 상단을 때리는 2루타로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이정후(키움)의 2루타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추가한 한국은 6회 허경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8회말 이정후의 밀어내기 볼넷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중요한 국제대회마다 첫 경기에서 고전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던 대표팀은 모처럼 1회전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한국은 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캐나다(세계랭킹 10위)를 상대로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SK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다. 캐나다 역시 왼손 투수 로버트 자스트리즈니의 등판이 유력하다.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다. LA 다저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사이영상 득표자가 됐다. 제이컵 디그롬(31·뉴욕 메츠)과 맥스 셔저(35·워싱턴)도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사이영상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류현진이 최종 3인에 포함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30명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아시아 출신 선수가 이 상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한국 선수 중에는 득표를 한 선수도 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2000년 18승 10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지만 랜디 존슨, 톰 글래빈, 그레그 매덕스 등 전설적인 투수들에게 밀려 득표하지 못했다. 류현진이 과연 얼마나 많은 점수를 받을지도 관심사다. 투표에 참여하는 기자들은 한 명당 투수들을 대상으로 1위부터 5위까지 5명에게 표를 던진다. 1위 표는 7점, 2위 표는 4점, 3위 표는 3점, 4위 표는 2점, 5위 표는 1점으로 계산되며 이를 합산해 최종순위를 가리는데 류현진이 최종 3명 안에 든 것이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사이영상 수상자는 14일 발표된다. 현재와 같은 투표 방식이 도입된 2010년 이후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는 일본인 선수 다루빗슈 유로 텍사스 시절이던 2013년 93점을 받아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올랐다. 전반기만 해도 류현진은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꼽혔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화려하게 시즌을 열어젖힌 류현진은 올스타전 전까지 17경기에서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덕분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18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고,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건너뛰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디그롬의 사이영상 2연패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소 승수(10승)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평균자책점(1.70)을 발판 삼아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디그롬은 올 시즌에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55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11승 7패를 기록한 셔저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지만 투표는 정규시즌 직후 이뤄진 터라 투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게릿 콜(29)과 저스틴 벌랜더(36·이상 휴스턴), 찰리 모턴(36·탬파베이) 등 3명이 다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내년 고졸 최대어로 평가받는 장재영(17·사진)은 어디로 가게 될까. 키움은 4일 장정석 감독(46)과 결별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올해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장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손혁 전 SK 투수코치(46)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장 감독과의 이별에 따라 장 감독의 아들 장재영의 향후 행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덕수고 2학년인 장재영은 좋은 체격조건(키 188cm, 몸무게 93kg)을 바탕으로 1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다. 올해는 허벅지 부상으로 많은 이닝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그 대신 타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 주말리그를 포함한 고교 야구 성적은 타율 0.385(26타수 10안타)에 5타점이다. 9월 부산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4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투타 모두에서 장재영만 한 선수를 찾기 힘들다는 게 국내 스카우트들의 공통된 평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받고 있는 장재영은 내년 1차 지명을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을 게 유력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3개 구단(두산, 키움, LG)은 번갈아가며 지명 선수를 정하는데 공교롭게도 내년은 키움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장 감독이 석연찮은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장재영의 앞길에도 변수가 생겼다. 1학년 때부터 메이저리그의 신분조회를 받았기에 KBO리그 대신 미국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도 있다. 한 국내 구단 스카우트는 “야구를 잘 아는 장 전 감독 덕분에 장재영은 어깨와 팔꿈치를 보호하면서 잘 성장해왔다. 아버지로서의 장 전 감독과 장재영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예상치 못한 이별이었다. 키움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장정석 감독(46)과 결별하고 손혁 전 SK 투수코치(46·사진)를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키움은 4일 “손혁 감독과 계약기간 2년에 총액 6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우리 팀이 잘하는 것들을 더 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찬호와 공주고 투수 동기로 프로골퍼 출신 한희원의 남편인 손혁은 LG와 KIA 등에서 36승을 거뒀다.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코칭 및 재활트레이닝 등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키움과 SK에서 투수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투수 교과서’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하송 키움 대표이사는 “손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다. 우리 선수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당초 키움 주변에서는 장 감독과의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3년 동안 무리 없이 팀을 이끌었고, 올해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까지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구단은 시즌 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횡령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임은주 부사장은 업무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전 대표가 데려온 박준상 전 대표는 10월 중순 사임한 뒤 하송 부사장이 신임 대표가 됐다. 키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장석 전 대표로 상징되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다. 이 때문에 시즌 후 국내외 감독 여러 명을 인터뷰한 끝에 손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고 전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맏형’ 최경주(49·사진)는 내년 5월 19일이면 만 50세가 된다. 그래서 50세 이상이 뛸 수 있는 챔피언스투어에 데뷔할 예정이다. 최경주의 첫 챔피언스투어에서 그의 캐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경매가 열렸다. 최경주재단이 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주최한 ‘자선골프 대회 및 후원의 밤’ 행사에서였다. 최종 낙찰 금액은 5500만 원. 여기에는 최경주 캐디가 될 기회와 왕복항공권, 숙박권 등이 포함됐다. 이날 자선골프대회에 나선 4명의 참가자가 함께 경매에서 낙찰 받았다. 이 밖에 다양한 경매와 기부 등을 통해 1억∼2억 원의 돈이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최경주재단 회장을 맡고 있는 피홍배 삼정CW㈜ 회장과 김귀열 슈페리어 홀딩스 회장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자선골프대회에서는 최경주를 포함해 지난해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와 이재경, 이경준 등 4명의 프로골퍼가 1번홀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티샷을 대신해 주는 이벤트도 펼쳤다. 자선골프 대회 참가자들은 1번홀에서 평소 TV에서나 보던 프로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전관왕을 노리는 최혜진(20)이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시즌 5승에 도전한다. 최혜진은 1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2라운드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전날 1타 차 공동 2위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최혜진은 시즌 5번째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미 다승과 평균타수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최혜진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대상과 다승왕을 확정할 수 있다. 최혜진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2라운드를 시작했다. 3번홀(파4)에서도 롱 퍼트를 성공시키며 선두를 꿰찬 최혜진은 4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에 보낸 뒤 가볍게 1타를 더 줄였다. 전반 9홀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최혜진은 후반 9홀에서는 줄곧 파 행진을 이어가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최혜진은 “1, 2라운드 모두 타이틀 경쟁 등은 생각하지 않고 내 경기에만 집중했다. 오늘은 보기 하나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홀을 버디로 마쳐 만족한다”고 말했다. 나희원(25)은 이날 하루에만 7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선두 최혜진을 1타 차로 추격했다. 신인왕 레이스 경쟁 중인 임희정(19)은 4언더파 68타를 치며 공동 4위(6언더파 138타)에 올랐다. 5번홀(파3)에서는 홀인원까지 잡아냈다. 한편 대만에서 열린 LPGA투어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에 출전한 허미정(30)은 2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금은 아들이 부럽네요, 허허.” 박철우 두산 퓨처스 팀(2군) 감독(55)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아들 박세혁(29·사진)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다. 시리즈 기간 2군 선수들을 이끌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주전 포수로 발돋움한 박세혁은 두산의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주역이다. 정규시즌 때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로 떠난 양의지(32)의 빈자리를 말끔하게 메웠다.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417(12타수 5안타)에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한 해 내 마음속의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박세혁”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박 감독과 박세혁은 KBO리그 사상 첫 한국시리즈 ‘부자(父子)’ MVP 기록도 세울 뻔했다. 박 감독은 해태 시절이던 1989년 빙그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44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박세혁 역시 MVP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지난달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8회말 이후 실시한 기자단 투표에서는 박세혁이 56표로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하지만 9회말 경기는 다시 동점이 되면서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린 오재일이 경기 후 재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박세혁(26표)을 제쳤다. 아쉽게 MVP는 놓쳤지만 박세혁은 평생 이루고 싶었던 또 하나의 꿈을 대신 이뤘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6일 시작되는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일 NC-두산전을 보다가 박세혁의 이름을 지웠다. 경기 중반까지 두산이 뒤지면서 정규시즌 우승이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은 기적처럼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 감독은 “만약 두산이 졌다면 박세혁을 안 뽑으려고 했다. 올림픽이나 프리미어12 같은 단기전은 기(氣) 싸움이다. 그런데 박세혁의 기가 역시 세더라.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상무 시절이던 2015년 국가대표로 뽑혀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드림팀’의 일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혁은 “성인 대표팀 국가대표는 아버지의 못 이룬 꿈이기도 하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프로 시절 꽤 야구를 잘했던 아버지 박 감독은 이상하리만치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박 감독은 “그제 모처럼 밥을 함께 먹으면서 ‘대표팀에 가거든 모든 사람에게 행동 잘하라’고만 조언했다”고 말했다. 야구 얘기는 왜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는 세혁이가 나보다 야구를 훨씬 잘하니까”라며 웃었다. 한국은 6일 시작되는 프리미어12에서 내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노린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1차 평가전에서 4번 타자 김재환(두산)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4-0으로 승리했다. 선발 양현종(KIA)을 비롯해 김광현(SK), 차우찬, 고우석(이상 LG), 원종현(NC), 이영하(두산)는 9이닝 영봉승을 합작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제 아들이 부럽네요, 허허” 박철우 두산 퓨처스 팀(2군) 감독(55)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아들 박세혁(29)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다. 시리즈 기간 2군 선수들을 이끌고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주전 포수로 발돋움한 박세혁은 두산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주역. 정규시즌 때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로 떠난 양의지(32)의 빈자리를 말끔하게 메웠다.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417(12타수 5안타)에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 한 해 내 마음 속의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박세혁”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박 감독-박세혁은 KBO리그 사상 첫 한국시리즈 ‘부자(父子)’ MVP 기록도 세울 뻔했다. 박 감독은 해태 시절이던 1989년 빙그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444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박세혁 역시 MVP를 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지난 달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8회말 이후 실시한 기자단 투표에서는 박세혁이 56표로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하지만 9회말 경기는 다시 동점이 되면서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린 오재일이 경기 후 재실시 된 기자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박세혁(26표)을 제쳤다. 아쉽게 MVP는 놓쳤지만 박세혁은 평생 이루고 싶었던 또 하나의 꿈을 대신 이뤘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 것이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6일 시작되는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일 NC-두산전을 보다가 박세혁의 이름을 지웠다. 경기 중반까지 두산이 뒤지면서 정규시즌 우승이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은 기적처럼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 감독은 “만약 두산이 졌다면 박세혁을 안 뽑으려 했다. 올림픽이나 프리미어12와 같은 단기전은 기 싸움이다. 그런데 박세혁의 기(氣)가 역시 세더라.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상무 시절이던 2015년 국가대표로 뽑혀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힘을 보탠 바 있다. 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드림팀’의 일원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혁은 “성인 대표팀 국가대표는 아버지의 못 이룬 꿈이기도 하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대학과 프로시절 꽤 야구를 잘했던 아버지 박 감독은 이상하리만치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박 감독은 “그제 모처럼 밥을 함께 먹으면서 ‘대표팀에 가거든 모든 사람들에게 행동 잘하라’고만 조언했다”고 말했다. 야구 얘기는 왜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이제는 세혁이가 나보다 야구를 훨씬 잘 하니까”라며 웃었다. 한국 나이로 30살에 주전이 된 ‘늦깎이’ 박세혁은 항상 자신의 앞에 있었던 양의지와 함께 대표팀 안방을 지킨다. 한국은 6일 시작되는 프리미어12에서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노린다. 이헌재 기자uni@donga.com}

이 정도면 팀 이름을 ‘내셔널스(Nationals)’ 대신 ‘베이비 샤크스(Baby Sharks)’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은 ‘아기상어’를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선수들도, 팬들도 아기상어와 함께 한 시즌을 치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의 한 유아 콘텐츠 업체가 미국 구전동요 ‘아기상어(Baby Shark)’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해 만든 이 노래는 유튜브를 통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반복적이고 쉬운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워싱턴의 경기 때마다 아기상어는 수시로 울려 퍼졌다. “아기상어, 뚜루루뚜루, 귀여운 뚜루루뚜루∼”로 시작하는 바로 그 노래다. 영어로도 비슷하다. 아기상어를 베이비 샤크로, 엄마 상어를 마미 샤크(Mommy Shark)로만 바꾸면 된다. 아기상어를 워싱턴에 유행시킨 선수는 외야수 헤라르도 파라(32)다. 시즌 초 워싱턴은 하위권을 전전했고, 파라 역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그는 6월 20일 필라델피아와의 더블헤더를 앞두고 등장 곡을 ‘아기상어’로 바꿨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날 그는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그날 이후 ‘아기상어’는 워싱턴을 상징하는 응원가가 됐다. 파라가 등장할 때는 물론이고, 팀의 중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아기상어 노래가 울려 퍼졌다. 팬들은 아기상어 셔츠를 입고, 아기상어 모자를 쓰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아기상어 율동으로 세리머니도 한다. 1루타는 엄지와 검지를 마주치고, 2루타는 양 손바닥을 마주친다. 3루타는 두 팔을 크게 벌려 아기상어 율동을 따라 한다. 아기상어는 워싱턴뿐만 아니라 LA 다저스를 비롯한 여러 구단이 응원 곡으로 사용했다. 다저스의 류현진은 지난달 말 코스튬 파티에서 아기상어 복장을 한 채 율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만큼 선수, 구단, 팬이 모두 아기상어로 똘똘 뭉친 구단은 없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강원 홍천군 장락산 자락에 자리 잡은 클럽모우골프클럽. 와일드코스 5번홀(파3)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린과의 표고 차가 무려 50m나 되기 때문이다. 티샷을 한 공이 수직에 가까운 경사로 날아가 그린에 안착하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27홀 대중골프장인 클럽모우골프클럽은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느리지만 활기 있게’라는 의미의 ‘Andante Con Moto’ 슬로건을 내건 클럽모우골프장이 XGOLF와 동아일보, 스포츠동아가 선정하는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 수상을 2년 연속 노리고 있다. XGOLF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이 골프장을 이용한 뒤 매긴 종합평가 점수는 10점 만점에 8.7점이었다. 한 이용자는 “초보에겐 어렵게 느껴지는 골프장이지만 도전하려는 마음이 계속 들게 하는 멋진 경관과 시설은 참 매력적이다. 조만간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썼다. 2013년 9월 정식 개장한 이 골프장은 친환경 골프코스 설계자로 유명한 마이클 허잔이 한국에 만든 자신의 첫 작품이다. 총면적 185만 m²에는 36홀도 담을 수 있지만 여유 있게 27홀만을 만들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향해 기존에 있던 계곡과 호수, 아름드리나무들은 원래 모습 그대로 살렸다. 마운틴 코스 2번홀에서 볼 수 있는 150년 수령의 ‘장락송’과 와일드코스 1번홀의 원숭이 바위 등의 명물도 만날 수 있다. 접근성도 좋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설악 나들목에서는 차로 20분, 강촌 나들목에서는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골프장 측은 골프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프런트 전·후면과 클럽하우스 내에 국내외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신성철 대표이사는 “국내 골프장 중 최초로 녹색경영시스템을 획득해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따릉이 타고 늦가을 서울 도심의 정취를 만끽하세요.’ 서울시는 11월 10일 오전 9시부터 글로벌 자전거 축제 ‘2019 라이딩서울’을 개최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까지 달리는 자전거 축제다. 2019 라이딩서울은 속도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라 서울 도심을 자전거로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여건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다. 광화문광장에서 올림픽공원까지 편도 약 17km 거리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만 14세 이상 내외국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은 상급, 중급, 초급 등 자신의 수준에 맞는 그룹을 신청하면 된다. 상급인 A그룹은 시속 25km 이상 속도로 한 시간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사람, 중급인 B그룹은 시속 20km 속도로 한 시간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사람이다. C그룹은 20km 이하 속도로 천천히 주행을 원하는 초급자들이 대상이다. 자전거가 없는 사람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헬멧 등 안전 장비는 각자 준비해야 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뿐 아니라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참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라이딩을 통해 ‘자전거 도시, 서울’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올림픽공원 도착 후에는 다양한 문화공연과 경품 추첨 행사도 열린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자전거가 편한 도시 서울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안전 캠페인에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 자전거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안전수칙 확산을 위해 캠페인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2019 라이딩서울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참가비는 1만 원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북한이 한국에 올 수 있을까. 북한 평양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대한역도연맹 관계자들은 29일 내년 2월 북한이 한국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 역도 관계자들이 2월말 열리는 ‘제1회 동아시아 국제 역도대회’ 참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아시아역도연맹(AWF) 측에 전했다는 것이다.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가 개막하기 전 AWF 총회가 열렸고, 한국측이 AWF를 통해 전한 참가 요청에 북한 관계자가 이같이 답했다. 연맹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에 대한 의사가 없다면 무응답으로 일관했을 것인데 형식적이나마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은 좋은 징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국제 역도대회는 동아시아역도연맹 결성 이후 처음 열린다. 최성용 대한역도연맹 회장이 동아시아역도연맹 회장을 겸하면서 첫 대회를 국내에서 치르기로 결정했고 구체적인 개최지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 외에 중국, 일본, 대만, 몽골 등 연맹 가입국들이 참가하며, 성적에 따라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 점수가 부여된다. 관건은 향후 북한의 확답이다. 대한역도연맹은 유소년·주니어 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북한 역도계 관계자와 접촉해 내년 동아시아 대회 출전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 했다. 지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때도 남·북 역도 관계자들은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 평양 대회 기간에 논의가 더욱 진전되지는 못했다. 북한 관계자들이 남한과의 접촉을 피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이따금씩 찾은 수 십 명의 평양 시민들이 한국 선수의 경기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등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북한은 남한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는 듯 움직였다. 남·북 역도 관계자들도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 이상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가능성을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역도계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AWF나 국제역도연맹(IWF)도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며 “북한 선수들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공인 국제대회를 적어도 6개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동아시아 대회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역도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려는 북한이, AWF나 IWF가 출전을 권고하는 대회를 마다하면서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고 국제 역도계에서 고립되는 상황까지 초래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논의를 이어갔던 태국처럼 북헌 관계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제3국’이라면 남·북간의 접촉도 수월할 것이라고 역도연맹은 보고 있다. 12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IWF 월드컵에서 남·북이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관련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역도연맹은 이에 앞서 11월 북한에 공식적으로 대회 참가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8일 골프계의 스포트라이트는 오직 한 명의 선수에게 집중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였다. 우즈는 이날 일본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조조 챔피언십에서 통산 8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샘 스니드(작고)의 역대 최다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앞서 경기를 끝낸 20대 초반의 한 선수는 발톱을 감춘 채 묵묵히 자기 길을 가고 있었다. 최종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도약한 임성재(21·CJ대한통운)였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신인왕에 뽑힌 임성재는 올 시즌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를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2019∼2020시즌 들어 벌써 5개 대회에서 두 번째 ‘톱5’다. 임성재는 13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타 차 열세를 딛고 대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자신의 생애 첫 1부 투어 우승이었다. 이번 시즌에 생애 첫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꿈꾸는 임성재를 지난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만났다.○ 많은 대회 나가는 게 오히려 즐거운 철인 ―지난 시즌 35개 대회에 출전하며 ‘아이언맨(Iron man·철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시즌에도 비슷한 수의 대회에 나간다고 밝혔다. “대회에 나가는 거 자체가 너무 좋다. PGA투어라는 곳은 모든 골퍼에게 꿈의 무대 아닌가. 한 대회라도 안 나가면 너무 아깝다. 나갈 때마다 잘 치고, 그러면 그에 맞는 상금도 받고 하니까 재미있다.” ―PGA투어를 뛰어 보니 어떤 점이 그리 좋은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대회가 열리는 지역 공항에 내리면 주최 측에서 일주일 내내 쓸 수 있는 차를 빌려준다. 평소에 타기 힘든 고급 차들이다(웃음). 호텔에 가면 빨래도 다 해 준다. 무엇보다 어릴 때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거 자체가 기분 좋다.” ―많은 경기를 뛰면 몸에 무리가 갈 만도 한데…. “아직 어려서인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따로 트레이닝을 하지도 않는다. 다만 스트레칭 같은 걸 좀 많이 하려고 한다. 올겨울부터는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한 시즌을 버틸 체력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신인상을 받았다. “내심 ‘못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나갔지만 우승을 한 번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CJ컵이 열리기 직전에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가 직접 전화해 수상 소식을 알려주셨다. 아시아 최초,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자부심을 안고 투어를 뛸 수 있을 것 같다.” ―신인왕이 된 뒤 달라진 게 있나. “한국에서는 많이 뛰지 않고 외국으로 나가다 보니 이전에는 한국 팬들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국내 연습장에 갔는데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 이제는 어느 골프장을 가도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을 함께 찍자는 분들이 많아졌다.”○ 뜻이 있으면 길이 열린다 ―미국에 따로 집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집이 있으면 좋긴 하다. 그런데 워낙 많은 대회를 다니다 보니 사실 집에 갈 일이 없기도 하다. 호텔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 부모님과 함께 대회가 열리는 도시의 호텔을 돌아다닌다. 매주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기분이다. 아직까진 재미있게 투어를 다니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일본과 PGA 2부 투어를 거쳐 PGA 신인왕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만큼 결정적인 순간 좋은 샷이 나온다. 경기를 하다 보면 ‘이 샷은 꼭 들어가야 해’라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인 BMW챔피언십 4라운드 7번홀(파5)에서 나온 이글이 대표적이다. 3차전 진출을 위해서는 뭔가 확실한 한 방이 필요했다. 당시엔 너무 긴장해 침이 목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홀에서 친 로브 샷(높이 띄워 치는 어프로치 샷)이 거짓말처럼 이글로 연결되더라. 그런 걸 보면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매 시즌 홀인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월에 열린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라운드 13번홀에서 미국에 온 뒤 첫 홀인원을 했다.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뭔가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이후 모든 대회가 잘 풀렸다. 이번 시즌에는 첫 대회인 밀리터리 트리뷰트 첫날 홀인원을 했다. 새 시즌 PGA투어에서 나온 전체 1호 홀인원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다. 이번 시즌에도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목표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2부 투어에 처음 갔을 때 당연히 목표는 PGA투어 시드를 따는 거였다. 그런데 지난해 1월 첫 대회인 바하마 클래식에서 덜컥 우승했다. 다음 대회에선 준우승을 했다. 불과 2개 대회 만에 PGA투어 시드를 딴 것이다. 지난 시즌 PGA투어에 올라왔을 때 목표는 시드를 지키는 거였다. 그런데 내 목표를 넘어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위기 때나 뭔가 간절히 필요할 때 더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새 시즌의 목표가 궁금하다. 2019∼2020시즌에는 어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시즌에는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 최종 목표였다. 꿈을 이뤄 너무 행복했다. 그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만 없었다(우즈는 42위로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올해 다시 한 번 30명 안에 들어가고 싶다. 이번 시즌에는 못 했던 우승까지 한 번 해서 투어 챔피언십에 오르면 좋겠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도 따고 싶고,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드라이버와 롱 아이언이다. 드라이버는 내가 생각한 위치로 정확하게 보낼 자신이 있다. 오히려 3번 우드를 치는 것보다 편하다. 아이언은 탄도가 높은 편이라 딱딱한 그린에서도 공이 멀리 도망가지 않는다. 요즘은 쇼트 게임 연습을 많이 한다. 100야드 안쪽의 웨지 샷을 잘 쳐야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다.”○ 운명처럼 처음 잡은 골프 클럽 ―골프 선수가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 엄마, 아빠가 모두 골프를 치셨다. 아주 어렸을 때인데 엄마를 따라 실내 연습장에 가서 공을 친 기억이 있다. 누가 봐 주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재미있게 공을 쳤다.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는지 아버지가 골프를 시키셨다. 예닐곱 살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것 같다.” 아버지 임지택 씨(54)는 “성재가 아기였을 때 내가 한창 골프에 재미를 들였다. 어느 날 거실에 골프 클럽을 놔 뒀는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성재가 그 클럽으로 마루를 막 때리고 있더라. 그날 곧바로 근처 마트에 가서 장난감 골프채를 사 줬다. 골프채만 있으면 하루 종일 잘 놀았다. 여섯 살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는 게 음식을 가리지 않아서라는 말도 있다. “덩치를 보면 아시겠지만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원래부터 햄버거나 피자 같은 걸 좋아했다. 콜라 같은 탄산음료도 따로 가리지 않는다. 미국에서 먹는 수제 햄버거는 꽤 맛이 좋다. 아침, 점심은 주로 골프장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숙소 인근 한국 식당에 가서 먹는 편이다. 또 후원사인 CJ에서 햇반을 비롯한 각종 음식물을 보내주신다. 한국 식당이 없는 곳에서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항상 감사드린다.” 임성재는 이번 시즌에도 아버지 임 씨, 어머니 김미 씨(52)와 함께 긴 여행(투어)을 한다. 임 씨는 “앞으로 당분간은 아들을 따라 투어 생활을 할 생각이다. 4, 5년쯤 뒤 배우자를 만나면 그때 우리 부부는 빠질 생각”이라며 웃었다. 필드를 호령하는 임성재에게 가족은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두산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세리머니 공모’를 했다. 주장 오재원(34)이 10만 원을 걸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셀카(셀피) 세리머니’였다. 가을 야구의 정점인 한국시리즈의 추억을 담겠다는 뜻이다. 시리즈 내내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 누상에 나가면 한 손을 들어올려 휴대전화로 자신의 얼굴을 찍는 동작을 취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삼삼오오 모여 셀카를 찍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로 최종 우승을 확정지은 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전 선수단이 마운드 주변에 모였다. 오재원의 손에는 진짜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선수들에게도, 야구팬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사진이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10회 연장전 끝에 키움을 11-9로 꺾고 4연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6년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두산은 2015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2010년대 최강 왕조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챔피언에 올랐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적’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극적인 승부를 거듭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두산은 “잘해야 3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로 이적해 안방에 큰 공백이 생겼다. 불펜진은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실제로도 8월 15일 현재 두산은 3위였다. 선두 SK와는 무려 9경기 차가 났다. 하지만 SK가 흔들리는 사이 매서운 추격전을 펼치더니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일 NC전에서 포수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역대 최다 경기 차 역전 우승이었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면 1패도 없는 싱거운 시리즈처럼 보이지만 거의 매 경기 짜릿한 반전이 펼쳐졌다. 22일 1차전에서는 6-1로 앞서다가 6-6 동점을 허용한 뒤 9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이겼다. 2차전에서는 3-5로 뒤지던 9회말 상대 불펜을 무너뜨린 끝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42로 부진했던 박건우는 25일 3차전에서는 2점 홈런을 때리며 완승을 주도했다. 4차전 역시 초반 3-8까지 뒤지다 연장 10회 11-9로 역전승했다. 오재일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지만 두산에는 숨겨진 MVP가 많았다. 정규시즌 내내 양의지의 공백을 잘 메운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164로 부진했던 오재원은 26일 4차전에서 결승 득점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유격수 김재호는 “이기면 다 같이 이긴 거고 지면 다 같이 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래서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의 통합 우승은 누구 한 사람의 우승이 아니었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두산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 김태형 두산 감독(52)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경기 전부터 기자회견장은 김 감독의 입담에 웃음바다가 됐다. ‘지난 4년간의 한국시리즈와 올해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사실 별다를 게 없다. 다만 올해는 나의 감독 재계약이 달려 있는 해”라고 농담을 던졌다. 장정석 키움 감독(46)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쪽은 젊으니까 앞으로 기회가 많잖아”라고 위트 있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고 본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우승을 못 했다. 이번이 세 번째이니만큼 신경이 쓰인다. 꼭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결과는 그의 말대로 됐다. 김 감독이 이끈 두산은 26일 KS 4차전에서도 승리하며 전적 4전 전승으로 KS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5년 연속 KS 진출에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을 일궈내며 ‘명장’으로 우뚝 섰다. KBO리그에서 5년 연속 KS 진출은 류중일 LG 감독(2011∼2015년·당시 삼성)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김 감독은 지난해의 실패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지난해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2위 SK와 14.5경기 차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KS에서 2승 4패로 패하고 말았다. 그는 김강률의 부상 등으로 약했던 불펜진을 패인으로 꼽았다. 올해는 달랐다.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받은 이형범을 필두로 윤명준, 함덕주, 이현승 등으로 불펜을 강화했다. 권혁과 배영수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도 데려왔다. 그리고 KS에 맞춰 올 시즌 내내 선발로 26경기에 등판했던 이용찬을 마무리로 돌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이용찬 카드는 대성공이었다. 이용찬은 KS 3경기에서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으로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경기 운영에서도 ‘밀당’을 적절히 활용했다. 1차전 9회말에는 비디오 판독에 항의해 퇴장을 당했는데 이는 의도된 연출이었다. 그는 “붙을 땐 붙어줘야 한다”고 했다. 감독의 투지에 자극받은 선수들은 9회말 끝내기로 승리했다. 2차전에 앞서 키움 송성문이 두산 선수들에게 ‘막말’을 한 사건이 드러났을 때는 “선수들끼리는 다 그러는 거 아니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담대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KS 우승 후 김 감독은 “양의지가 빠진 공백을 남은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선수들이 잘 뭉쳐서 좋은 결과를 일궈냈다. 주전 첫해부터 투수들을 잘 이끌어준 포수 박세혁과 자신을 희생하고 팀을 위해 헌신한 주장 오재원 등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명장 반열에 오른 김 감독은 KS 우승 트로피를 앞세워 구단과 재계약 협상에 나선다. 2014년 말 2년간 총액 7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 원)을 받았던 그는 2016년 11월 재계약 때는 3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에 사인했다. 한편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9억 원, 한국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18억 원 등 약 27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 우승 타이기록(82승)을 눈앞에 뒀다. 우즈는 27일 일본 지바현 인자이의 아코디아골프 나라시노 골프장(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조조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16언더파 194타로 단독 선두를 유지한 우즈는 특유의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로 갈아입고 오후 2시부터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우즈는 일몰로 경기가 중단될 때까지 11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더 줄였다. 일본에서 처음 열린 PGA투어 정규 대회인 조조 챔피언십은 25일 예정됐던 2라운드가 폭우로 미뤄진 끝에 28일 대회를 마무리한다. 중간 합계 18언더파를 기록 중인 우즈는 2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15언더파)에게 3타 차로 앞섰다. 3라운드까지 우즈가 단독 선두를 달렸을 때 우승 확률은 95.6%(45번 중 43번)나 된다. 우즈가 28일 우승을 확정지으면 PGA투어 통산 82승으로 샘 스니드(1912∼2002·미국)가 보유한 PGA투어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 시즌 신인왕 임성재(21)는 4개 홀을 남긴 시점에서 12언더파로 게리 우들랜드(미국)와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두산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세리머니 공모’를 했다. 주장 오재원(34)이 10만 원을 걸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셀카(셀피) 세리머니’였다. 가을 야구의 정점인 한국시리즈의 추억을 담겠다는 뜻을 담았다. 시리즈 내내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 루상에 나가면 한 손을 들어올려 휴대 전화로 자신의 얼굴을 찍는 동작을 취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삼삼오오 모여 셀카를 찍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로 최종 우승을 확정지은 뒤 두산 전 선수단이 마운드 주변에 모였다. 오재원의 손에는 진짜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선수들에게도, 야구팬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될 사진이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10회 연장전 끝에 키움을 11-9로 꺾고 4연승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6년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두산은 2015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2010년대 최강 왕조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챔피언에 올랐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적’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극적인 승부를 거듭했다. 시즌 개막전만 해도 두산은 “잘해야 3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로 이적해 안방에 큰 공백이 생겼다. 불펜진은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실제로도 8월 15일 현재 두산은 3위였다. 선두 SK와는 무려 9경기 차가 났다. 하지만 SK가 흔들리는 사이 매서운 추격전을 펼치더니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일 NC전에서 포수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역대 최다 경기 차 역전 우승이었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 보면 1패도 없는 싱거운 시리즈처럼 보이지만 거의 매 경기 짜릿한 반전이 펼쳐졌다. 22일 1차전에서는 6-1로 앞서다가 6-6 동점을 허용한 뒤 9회말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이겼다. 2차전에서는 3-5로 뒤지던 9회말 상대 불펜을 무너뜨린 끝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42로 부진했던 박건우는 25일 3차전에서는 2점 홈런을 때리며 완승을 주도했다. 4차전 역시 초반 3-8까디 뒤지다 연장 10회, 11-9로 역전승했다. 오재일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지만 두산에는 숨겨진 MVP가 많았다. 정규시즌 내내 양의지의 공백을 잘 메운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164로 부진했던 오재원은 26일 4차전에서 결승 득점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유격수 김재호는 “이기면 다 같이 이긴 거고 지면 다 다 같이 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래서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의 통합 우승은 누구 한 사람의 우승이 아니었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이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키움을 11-9로 꺾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날까지 3승을 기록 중이던 두산은 4차전에서도 승리하며 4전 전승으로 가을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우승을 확정지었던 두산은 한국시리즈마저 제패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도 준우승에 그쳤던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을 시작으로 1995년, 2001년, 2015¤2016년에 이어 통산 6번째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이다. 양 팀을 합쳐 팀 합쳐 20명의 투수(두산 9명, 키움 11명)가 등판한 총력전이었다. 길었던 승부는 연장 10회에야 끝났다. 9-9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3루에서 오재일은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결승 2루타를 때렸다. 곧이어 김재환이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스코어는 11-9로 벌어졌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난타전이었다. 1회말 2점을 내준 두산은 곧이은 2회초 김재호-박세혁-허경민-오재원의 연속 4안타로 3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키움 역시 2회말 대거 6득점하며 승부는 키움의 8-3 우세가 됐다. 뚝심의 두산은 4회초 한 점을 따라붙은 데 이어 5회초 공격에서 타자 일순하며 대거 5득점, 다시 9-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0의 행진이 어이지면 두산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9회말 키움의 마지막 공격에서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1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평범한 3루수 앞 땅볼을 두산 3루수 허경민이 더듬는 실책을 범하며 다시 9-9 동점이 된 것. 하지만 두산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인 11명의 투수를 투입한 키움 투수진이 지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오재원의 2루타와 정진호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후속 정수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한국시리즈의 영웅 오재일이 결승 2루타를 때려내며 다시 한 발을 앞서나갔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때린 오재일은 이날도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려내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오재일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9표 중 36표를 받아 팀 동료 박세혁(26표), 오재원(6표) 등을 앞섰다. 두산은 연장 10회말 1사 후 등판한 베테랑 투수 배영수가 박병호를 삼진, 샌즈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5년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5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태형 감독은 3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허허, 방문경기에서는 끝내기가 없는데….” 김태형 두산 감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을 앞두고 여유가 넘쳤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사상 첫 2경기 연속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두산 선수단 역시 안정감이 넘쳤다. 두산이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달리며 통산 6번째 우승이자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두산은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사상 처음 열린 KS 3차전에서 선발 후랭코프의 호투와 찬스 때마다 터진 타선을 발판삼아 5-0 완승을 거뒀다. 1, 2차전에서 모두 극적인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마저 낙승하며 우승 확률 100%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7전 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3승을 먼저 거둔 10개 팀은 모두 예외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외야수 박건우와 포수 박세혁이었다. 지난해 SK와의 KS에서 타율 0.042(24타수 1안타)로 부진해 ‘사푼이’라는 혹평을 받았던 박건우는 2차전 9회말 끝내기 안타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그리고 이날 3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3루에서 상대 에이스 브리검의 초구 투심패스트볼(시속 148km)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초반 승기를 가져온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박세혁 역시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100% 출루에 성공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2개의 안타 모두 영양가 만점짜리였다. 3회초 무사 1루에서는 선제점을 올리는 우익선상 3루타를 작렬시켰고, 도망가는 점수가 필요했던 8회초 2사 3루에서는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박세혁은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두산은 3회초에 박건우의 홈런과 박세혁의 3루타에 오재일의 2루타, 정수빈과 김재환의 1루타까지 더해 한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KS에서 팀의 한 이닝 사이클링 히트는 1988년 빙그레가 해태와의 KS 4차전 5회말에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두산은 선발 후랭코프(6이닝 2피안타 무실점 승리)와 구원 등판한 이용찬(3이닝 2피안타 무실점 세이브) 등 단 2명의 투수만으로 키움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3이닝밖에 버티지 못한 브리검을 시작으로 8명의 투수가 등판한 키움과 대조를 이뤘다. 키움으로서는 0-4로 뒤진 7회말 추격 찬스를 잇따른 주루 플레이 미스로 날려 버린 게 아쉬웠다. 무사 1, 2루에서 송성문의 우익수 쪽 깊숙한 안타 때 2루 주자 박병호가 3루에서 멈추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계속된 무사만루에서도 박동원의 우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박병호가 홈을 향해 달리다 돌아왔고, 3루로 달리던 2루 주자 샌즈는 되돌아가다 객사했다. 키움은 수비에서도 2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KS 4차전은 2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유희관, 키움은 최원태가 각각 선발 등판한다.“이용찬 4차전도 등판 대기” ▽김태형 두산 감독=후랭코프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공을 던졌다. 상대 타선을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묶었다. 타선이 초반에 집중력 있게 점수를 내서 좋은 흐름을 끝까지 이어갔다. 7회 무사 1, 2루에서 이용찬이 나왔는데, 경험이 많아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임하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용찬은 내일도 대기한다. “박병호, 통증 탓 홈 쇄도 못해” ▽장정석 키움 감독=아직 끝난 게 아니다. 선발 브리검은 어느 경기보다 집중력 있고 신중하게 투구를 했다. 문제는 실투였다. (7회 무사만루에서) 박병호는 종아리 통증 때문에 홈인하기 힘들었다. (2루 주자) 샌즈도 송구 궤적을 보고 뛸 수 있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앞 주자를 확인하지 않은 게 아쉽다. 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6년 만에 북한 평양 역도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렸다. 한국 남자 역도 중량급 기대주 염다훈(20·한국체대)이 아시아 주니어 신기록을 세우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한국의 첫 합계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염다훈은 25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주니어 남자 89㎏급에 출전해 인상 160㎏으로 3위, 용상 198㎏으로 1위, 합계 358㎏으로 1위를 달성해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특히 용상과 합계 기록은 주니어 남자 89㎏급 아시아 신기록이다. 염다훈은 2013년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 이후 6년 만에 평양에서 애국가를 울린 역도선수가 됐다. 23일 대회 유소년 73㎏급에 출전한 박형오(17·경남체고)가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지만, 인상 부문에서만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국기 계양과 국가 연주는 없었다. 이날까지 치러진 대회 경기 중 가장 치열한 접전 끝에 얻은 금메달이기에 염다훈의 성과는 값졌다. 염다훈은 인상에서 한 때 아시아 주니어 기록을 세웠으나, 카자흐스탄의 누르기사 아딜레틀리(19)가 163㎏를 들며 인상 선두를 내줬다. 염다훈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64㎏에 도전했으나 바벨을 든 상태에서 무릎을 완벽히 펴지 못해 실패했다. 염다훈은 인상을 3위로 마쳤으나, 1위와의 격차는 3㎏에 불과했다. 인상 4위 북측 박금일(20)과의 격차도 2㎏로 작아 쫓기는 상황이었다. 인상에서 격차가 작았던 만큼 용상에서 극적인 역전극이 벌어졌다. 염다훈은 출전 선수 중 1차 시기 가장 무거운 190㎏를 들어올려 역전극의 서막을 알렸다. 경쟁자인 인상 1위 아딜레틀리가 용상을 194㎏로 마친 뒤 염다훈이 2차 시기 195㎏을 들지 못해 잠시 역전이 어려운 듯 했다. 북측의 박금일이 북측 관중들의 응원 속에 용상 1차 시기 196㎏를 들어올리자, 염다훈은 3차 시기 무게를 198㎏로 늘리는 승부수를 뒀다. 염다훈은 무릎을 떨면서도 바벨을 어깨 높이까지 끌어올린 뒤, 한국 선수단의 응원 속에 깨끗하게 마지막 동작을 취하며 용상·합계 아시아 주니어 기록을 갈아 치우고 합계 1위로 등극했다. 박금일이 2·3차 시기에서 201㎏에 도전했으나, 두 번 모두 바벨을 든 채 일어서지 못하며 염다훈의 합계 금메달이 확정됐다. 염다훈은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역도 82.5㎏급 금메달리스트인 염동철 한국체대 교수(51)의 아들이기도 하다. ‘역도 부자’가 대를 이어 의미 있는 금메달을 안았기에 성과는 더욱 빛났다. 유소년 남자 89㎏급에 출전한 방봉현(17·강원체고)은 인상 133㎏, 용상 158㎏, 합계 291㎏로 세 부문 모두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셋을 한국에 안겼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차병준(15·당진중)은 인상(126㎏) 및 합계(282㎏) 4위, 용상(156㎏) 5위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중학생 남자 89㎏급 용상 신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남겼다. 유소년 여자 76㎏급에 출전한 손아라(17·경남체고)와 주니어 여자 76㎏급에 출전한 이민지(20·울산광역시청)도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해 은메달 3개씩을 보탰다. 손아라는 인상 82㎏, 용상 116㎏, 합계 199㎏을, 이민지는 인상 105㎏, 용상 123㎏, 합계 228㎏을 각각 기록했다. 대회가 막바지를 향해가는 가운데 합계 금메달로 시상식 때 국가까지 울리면서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밝아졌다. 선수들은 대회 초반에는 평양이라는 낯선 환경과 대회를 앞둔 부담감 때문에 긴장을 놓지 못했지만, 각자 경기를 마쳐 부담감을 덜고 주변 환경에도 적응해가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숙소 뿐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보다 자연스레 선수들끼리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였다. 선수단은 이날 오후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다시 관중석을 찾아 염다훈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박수갈채를 건네고 목소리를 높여 응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