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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레바논으로 도주한 후 연일 일본 사법체계를 비판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을 두고 “닛산 안에서 그 문제를 정리해 줬으면 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8일 저녁 도쿄 긴자의 한 식당에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캐논 회장 등과 저녁을 먹으며 이번 사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 발언을 했다. 줄곧 “나의 체포 및 기소 과정에 정부 인사가 개입했다”고 외치는 곤 전 회장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일본 내에서는 특정 기업인에 대한 총리의 발언이 즉각 알려진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곤 전 회장은 6일 미 폭스비즈니스에 “나를 제거하려 한 정부 인사의 실명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닛산 경영진 이름만 거론해 궁금증을 낳았다. 또 “총리가 관여했을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고 했다. 실명 공개로 일본의 송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그의 기자회견에 강력히 반발했다.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은 곤 전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인 9일 0시 40분경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출국은 어느 나라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정정당당하게 일본 법원의 판단을 받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곤 피고인의 주장은 일방적인 것으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가세했다. 곤 전 회장은 전일 ‘상자에 들어가 비행기에 올라탔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실히 불안했고 걱정됐다. 하지만 희망도 있었다”며 “13개월간 악몽 속에 있었지만 아내의 얼굴을 봤을 때 악몽이 끝났다”고 답했다. 대형 상자에 숨은 채 개인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탈출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국제적으로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데 어떠냐’는 질문에는 “나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남자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무죄 증거도 제시하겠다”고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권력 사유화 논란을 초래한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로 흔들리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시무식에서 “유자는 9년 걸려 꽃이 활짝 핀다. 이 유자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유자 발언은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의 일본 속담이다.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에 오른 그는 올해 8년차가 됐고 내년이면 9년차를 맞는다. 아베 총리는 최근 ‘벚꽃 스캔들’로 지지율이 떨어져 일각에서는 ‘올해 여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면 용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런 관측을 부인한 셈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매화는 13년, 배는 15년, 사과는 25년이라고 거론한 뒤 “이런 것들의 수확은 바로 여기 있는 여러분이 중심이 돼 수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아사히에 “현재의 3연임을 끝으로 그만둘 것인지, 4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인지 어느 쪽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라고 의견을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지난해 말 ‘해외 도항 금지’라는 일본 법원의 보석 조건을 어기고 레바논으로 탈주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이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사법체계와 닛산자동차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초대한 미디어 관계자 약 100명 앞에 양복 차림으로 섰다. 그는 일본을 탈출한 이유에 대해 “나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면서도 어떤 경로로 탈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나는 발언권을 빼앗긴 이후 400일 이상 이날을 기다렸다. 나는 진실을 위해 싸워 왔다”며 자신이 무죄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도쿄지검에 체포된 이후 검찰은 ‘자백하면 자유롭게 해 주겠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밤에 잠을 못 자고 싸울 것인지, 검찰이 요구하는 대로 말할지 몇 번이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사법체계는 공평하지 않았다. 일본을 탈출한 후에야 지금 처음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곤 전 회장은 또 “검찰과 닛산이 나를 처음부터 유죄라고 확정하고 밀어붙였다”며 “일본 사법제도에 의해 고통을 당했고, 나의 인권이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처음 체포됐을 때부터 불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도쿄지검은 당시 금융상품거래법 위반으로 체포했다가 특수배임 혐의 등을 더해 3차례 더 체포하면서 구금 기간을 늘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31일 “그가 뚜렷한 범죄 혐의가 없는 상황에서 몇 주에 걸쳐 구속당하고, 변호사 입회도 없이 조사를 받았다. 일본에서는 99% 이상의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곤 전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닛산자동차 일본인 경영진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그는 “르노와 닛산의 경영을 통합하려 했는데, 닛산 경영진은 강하게 반발했다”며 “닛산과 검찰이 결탁해 나를 무고하게 몰아냈다”고 말했다. 실제 닛산은 곤 전 회장이 전격 체포된 당일 곤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해임 절차를 밟기 위한 이사회를 즉각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뉴욕타임스, 르몽드 등 주요 외신은 일본인 경영진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그의 아내 카롤 씨도 7일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르노와 닛산의 전쟁 및 산업적 모략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곤 전 회장 탈출) 당시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베이루트에 있었다. 누군가 내게 전화를 걸어 ‘깜짝 놀라게 해줄 일이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불편한 표정이다.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그가 불법적으로 출국해 레바논에 도착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모리 마사코(森雅子) 법무상은 6일 “사법제도에 대한 비판과 부정 출국은 별개 문제”라며 “일본의 형사 절차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은 알지만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의 보석 중 해외 도주로 망신을 당한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NHK는 도쿄지방법원이 곤 전 회장이 납부한 보석금 15억 엔(약 160억 원)을 전액 몰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몰수된 보석금 중 역대 최고액이며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도쿄지검은 그의 아내 카롤 씨에 대해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카롤 씨도 남편과 함께 레바논에 머물고 있어 실제 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은 낮다.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출국 경로로 지목된 개인 비행기 화물 검사도 대폭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탈주 경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주를 도운 미국인 2명은 지난해 12월 말 일본에 입국해 간사이공항 인근 호텔 방에 음향기기 운반용 대형 상자 2개를 넣어뒀다. 이들은 도쿄로 이동해 12월 29일 오후 곤 전 회장과 만났다. 세 사람은 오후 4시 반경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신오사카역으로 가 이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서 나올 때 미국인 2명은 각각 대형 상자를 실은 수레를 1개씩 끌었고 이 중 한 상자에 곤 전 회장이 숨어 있었다. 이들은 택시로 간사이공항으로 이동해 개인 제트기에 대형 상자를 반입한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 터키로 떠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 국적의 10∼15명이 탈출을 도왔으며 이들은 사전에 일본을 20차례 이상 찾아 10곳 이상의 공항을 답사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큰 화물에 대한 X선 검사가 없는 등 간사이공항의 출국 체계가 매우 허술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도주에 쓰인 터키 민간 항공사 MNG의 전세기 2대 임차료만 35만 달러에 달하는 등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고도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전 회장(66)의 보석 중 해외 도주로 망신을 당한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NHK는 도쿄지방법원이 곤 전 회장이 납부한 보석금 15억 엔(약 160억 원)을 전액 몰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몰수된 보석금으로 역대 최고액이며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도쿄지검도 그의 아내 캐럴 씨에게 위증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캐럴 씨도 남편과 함께 레바논에 머물고 있어 실제 영장 집행 가능성은 낮다.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출국 경로로 지목된 개인 비행기 화물 검사도 대폭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탈주 경로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주를 도운 미국인 2명은 지난해 12월 말 일본에 입국해 간사이공항 인근 호텔 방에 음향기기를 넣는 대형 상자 2개를 넣어뒀다. 이들은 도쿄로 이동해 12월 29일 오후 곤 전 회장과 만났다. 세 사람은 오후 4시 반경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신오사카역으로 가 이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서 나올 때 미국인 2명은 각각 대형 상자를 실은 수레를 1개씩 끌었고 이중 한 상자에 곤 전 회장이 숨어 있었다. 이들은 택시로 간사이공항으로 이동해 개인 제트기에 대형 상자를 반입한 뒤 이날 오후 11시 30분 터키로 떠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국적을 가진 10~15명이 탈출을 도왔으며 이들은 사전에 일본을 20차례 이상 찾아 10곳 이상의 공항을 답사했다”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큰 화물의 엑스레이 검사 실시가 없는 등 간사이공항의 출국 체계가 매우 허술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도주에 쓰인 터키 민간항공사 MNG의 전세기 2대의 임차료만 35만 달러에 달하는 등 총 수백만 달러의 돈이 들었다고도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지난해 5월 매각한 정부 전용기가 당시 매각 가격보다 무려 4.6배 비싼 가격에 미국 매매 사이트에 등장했다. 헐값에 비싼 전용기를 팔아넘긴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는 지난해 3월 퇴역한 정부 전용기 보잉 747-400 두 대를 국내 재활용 업체에 13억 엔(약 140억 원)에 팔았다. 대당 6억5000만 엔. 그 후 미국 기업에 다시 매각됐다. 그런데 그 전용기 중 한 대가 최근 미 항공기 매매 사이트에 2800만 달러(약 328억 원)로 등장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최고 수준의 정비를 거쳐 새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 달렸다. 재무성의 한 간부는 “방위성이 시장 가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팔아넘겼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방위성 간부 역시 “일본 내에서 입찰을 했지만 미국에서 고가에 팔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일본 내에서는 ‘방위성과 자위대가 빨리 처분하는 방안에만 매달리다 보니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놓쳐버렸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전용기는 일왕과 총리 등이 이용하는 항공기로 한국의 ‘공군 1호기’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사용해 온 보잉 747-400 두 대를 지난해 4월 보잉 777-300ER로 교체하고 한 달 후 매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미국과 이란의 대립으로 인한 중동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해상자위대를 예정대로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열고 “정보 수집 태세 등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자위대를 파견하겠다. 일본 관계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란의 갈등과 관련해선 “모든 관계자에게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다하도록 요구한다”고 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27일 해상자위대 약 260명, 호위함 1척(다카나미함), P-3C 초계기 2대를 아덴만, 아라비아해 북부, 오만해 등 중동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국교를 정상화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마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일본으로의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 자신의 손으로 개헌하겠다는 생각은 흔들림이 없다. 집권 자민당이 앞장서서 개헌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주장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지난해 5월 매각한 정부 전용기가 당시 매각 가격보다 무려 4.6배 비싼 가격에 미국 매매 사이트에 등장했다. 헐값에 비싼 전용기를 팔아넘긴 일본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일본 자위대는 지난해 3월 퇴역한 정부 전용기 보잉 747-400 두 대를 국내 재활용 업체에게 13억 엔(약 140억 원)에 팔았다. 1대 당 6억5000만 엔. 그 후 미국 기업에 다시 매각됐다. 그런데 그 전용기 중 한 대가 최근 미 항공기 매매사이트에 2800만 달러(약 328억 원)로 등장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최고 수준의 정비를 거쳐 새 것이나 다름없다”는 설명이 달렸다. 재무성의 한 간부는 “방위성이 시장 가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팔아넘겼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방위성 간부 역시 “일본 내에서 입찰을 했지만 미국에서 고가에 팔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일본 내에서는 ‘방위성과 자위대가 빨리 처분하는 방안에만 매달리다보니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던 가능성을 놓쳐버렸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전용기는 일왕과 총리 등이 이용하는 항공기로 한국의 ‘공군 1호기’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1992년부터 사용해온 보잉 747-400 두 대를 지난해 4월 보잉 777-300ER로 교체하고 한 달 후 매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이 벌인 탈주극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가 일본을 탈출해 레바논에 입국하기까지 미국 특수부대 출신 용병 2명이 도움을 줬으며 터키의 민간 전세기 업체 MNG의 개인 제트기 2대도 쓰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2시 반 도쿄 미나토구 자택을 혼자 나갔다. 자택 현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이 모습이 포착됐고 귀가하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아 이때가 탈출극이 시작된 시점으로 보인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의 증거 인멸을 우려해 경비업체와 계약하고 그를 지속적으로 감시했다. 하지만 곤 전 회장 측이 지난해 12월 25일 ‘인권 침해로 경비업체를 고소하겠다’고 밝히자 경비업체는 같은 달 29일 감시를 잠시 중지했다. 이 틈을 타서 탈출한 셈이다. 곤 전 회장은 이날 오후 11시 10분경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떠났다. WSJ는 그가 미 육군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의 도움을 받아 음향 기기를 넣는 대형 상자에 숨었다고 전했다. 개인 제트기엔 높이 1m 이상의 대형 상자 여러 개가 실렸고 공항 관계자는 NHK에 “상자들이 상당히 컸다. X선 기계에 넣기 어려운 크기여서 검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이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한 상자의 바닥에는 호흡용으로 보이는 구멍이 뚫려 있었고 또 다른 상자에는 스피커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하물 검사가 이뤄졌을 때 음향 기기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력자 남성 2명 중 1명은 미국 여권을 소지했고, 나머지 1명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미국 기자를 구출하는 데 동원된 인물과 이름이 같다고 WSJ는 전했다. 다음 날 터키에 도착한 곤 전 회장은 강한 빗속에서 90m 정도를 차로 이동한 뒤 다른 소형 제트기로 갈아타고 레바논으로 향했다. 탈출에 사용된 이 2대의 개인 제트기는 모두 터키 MNG 소속이다.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불법 이동에 협조한 혐의로 이 회사의 조종사 4명과 간부 1명을 체포했다. 이 간부는 “(곤 전 회장 측으로부터) 협력하지 않으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해가 미칠 것이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곤 전 회장이 도주 전 도쿄 자택에서 2015년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버드맨’을 만든 제작자 존 레셔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내용에 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 측이 영화 속 악당을 ‘일본 사법 제도’로 묘사하자고 했으며 둘이 ‘구원’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도 덧붙였다. 도쿄지검은 5일 “국외 도피는 일본의 사법 절차를 무시한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5일 일본 도쿄 도요스시장에서 열린 새해 첫 참치 경매에서 276kg짜리 참치가 1억9320만 엔(약 20억8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작년 3억3360만 엔 낙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스시 체인업체 ‘스시잔마이’의 기무라 기요시(木村淸) 사장은 이날 아오모리현 오마항에서 잡힌 무게 276kg짜리 참다랑어를 1억9320만 엔에 낙찰받았다. 그는 2012년부터 9년 연속 참치를 낙찰받았다. 한때 3000만 엔 내외였던 낙찰가가 2억∼3억 엔에 육박하고 있는 이유는 새해 첫 경매에 대한 홍보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지요다구 ‘스시잔마이’ 본점에는 취재진 30여 명이 몰려 낙찰받은 참치를 해체하는 광경을 취재했다. 해체된 참치는 스시잔마이 본점 고객에게 즉석에서 판매됐고 인근 체인점에도 배달됐다. 가격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 점에 대뱃살 398엔, 중뱃살 298엔 등이었다. 스시 한 점에 얹는 참치 무게는 약 13g. 전문가들은 버려지는 내장 등을 감안하면 이날 낙찰된 276kg짜리 참치로 약 1만3000개의 초밥을 만들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기무라 대표는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린 후 첫 경매에서 낙찰받아 기분이 좋다. 손님들에게 가장 좋은 참치를 대접하고 싶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의 탈주극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곤 전 회장이 일본을 탈출해 레바논에 입국하기까지 미국 특수부대 출신 용병 2명이 도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터키의 민간 전세기 업체 MNG의 개인 제트기 2대도 탈출에 릴레이로 이용됐다. NHK방송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2시 반 도쿄 미나토구 자택을 혼자 나가는 모습이 현관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귀가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 이때가 곤 전 회장의 탈출극이 시작된 시점으로 보인다. 닛산 측은 곤 전 회장이 증거인멸을 할 것을 우려해 경비업체와 계약하고 그를 지속 감시했다. 하지만 곤 전 회장 측이 지난해 12월 25일 ‘인권침해로 경비업체를 고소하겠다’고 밝히자 경비업체는 같은달 29일 감시를 일시 중지했다. 이 틈을 이용해 곤 전 회장이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곤 회장은 이날 오후 11시10분 경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공항에서 개인 제트기에 실려 터키로 떠났다. WSJ는 “곤 전 회장은 전 미 육군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의 도움을 받아 음향기구를 넣는 대형 상자에 숨어 (간사이공항에서) 일본을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이스탄불의 비행계획서에 따르면 탑승객은 남성 2명 뿐이었다. 그들은 미국 여권을 소지했고, 그 중 1명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미국 기자를 구출하는데 동원된 인물과 이름이 같다고 WSJ은 설명했다. 개인 제트기엔 높이 1m 이상의 대형 상자 여러 개가 실렸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케이스가 상당히 커 엑스레이 기계에 넣기 어려운 것도 있어 검사하지 않았다”고 NHK에 밝혔다. 다음날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한 곤 전 회장은 강한 빗속에서 90m 정도를 차로 이동한 뒤 다른 소형 제트기로 갈아타고 레바논으로 향했다. 소형 제트기엔 검은색 케이스가 두 개가 발견됐다. 이 중 곤 전 회장이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케이스의 바닥엔 호흡용으로 보이는 구멍이 뚫려있었다. 또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한 바퀴도 달려있었다. 다른 케이스엔 스피커가 들어있었는데 “공항 수하물 검사에서 음향기기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곤 전 회장의 탈출에 사용된 2개의 개인 제트기는 모두 터키 전세기 업체 MNG 소속이다. 터키 치안당국은 곤 전 회장의 불법 이동에 협조한 혐의로 파일럿 4명과 운항회사 간부 1명을 체포했다. 운항회사 간부는 “협력하지 않으면 부인과 자녀에게 해가 미칠 것이라고 협박당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3일 “곤 전 회장이 수개월 전에 넷플리스와 독점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계약의 상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곤 전 회장이 본인을 주제로 영화 촬영 등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지검은 5일 “국외 도망은 일본의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코멘트를 이례적으로 내놨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5일 일본 도쿄 도요스시장에서 열린 새해 첫 참치 경매에서 276kg짜리 참치가 1억9320만 엔(약 20억8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작년 3억3360만 엔 낙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스시 체인업체 ‘스시잔마이’의 기무라 기요시(木村淸) 사장은 이날 아오모리현 오마항에서 잡힌 무게 276kg짜리 참다랑어를 1억9320만 엔에 낙찰 받았다. 그는 2012년부터 9년 연속 참치를 낙찰 받았다. 한때 3000만 엔 내외였던 낙찰가가 2억~3억 엔에 육박하고 있는 이유는 새해 첫 경매에 대한 홍보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지요다구 ‘스시잔마이’ 본점에는 취재진 30여 명이 몰려 낙찰 받은 참치를 해체하는 광경을 취재했다. 해체된 참치는 스시잔마이 본점 고객에게 즉석에서 판매됐고 인근 체인점에도 배달됐다. 가격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 점에 대뱃살 398엔, 중뱃살 298엔 등이었다. 스시 한 점에 얹는 참치 무게는 약 13g. 전문가들은 버려지는 내장 등을 감안하면 이날 낙찰된 276kg짜리 참치로 약 1만3000개의 초밥을 만들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기무라 대표는 “지난해 5월 1일 나루히토 일왕 등극으로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린 후 첫 경매에서 낙찰 받아 기분이 좋다. 손님들에게 가장 좋은 참치를 대접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미일 3국이 안보 담당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회의 개최를 조율 중이라고 3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3국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이달 8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이번 회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한미일 3국이 모여 긴밀한 협력 태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3국은 북한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이른바 ‘최대 압력’ 노선으로 복귀하는 것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이 통신은 전망했다. 당초 회의는 지난해 12월 초 개최하는 방향으로 추진됐으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관한 입장 차 때문에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지난해 말 일본에서 영화 같은 탈출극을 감행해 세계를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이 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곤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터키에서는 곤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7명이 체포됐다. 2일 NHK는 곤 전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빠져나온 경위와 방법 등을 상세히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그가 지난해 10월부터 치밀하게 탈출 준비를 해왔고 민간 보안업체 인력 등 여러 명의 조력자가 함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본 사법제도를 강하게 비난할 가능성이 커 일본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NHK는 그가 출국 전 프랑스 여권만 2개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하나는 자물쇠가 달린 상자에 넣어 휴대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부친은 레바논계, 모친은 프랑스계인 곤 전 회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나 3개국 여권을 모두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그가 보석으로 풀려날 때 변호인에게 여권을 모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별도의 추가 여권을 준비했다가 레바논 입국 당시 사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레바논 정부가 그의 탈출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FT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0일 베이루트를 찾은 스즈키 게이스케(鈴木馨祐) 일본 외무성 부대신에게 직접 송환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달 30일 베이루트에 도착한 곤 전 회장이 곧장 아운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지만 레바논 정부는 부인했다. FT는 곤 전 회장의 아내 카롤이 레바논 정부를 상대로 남편의 레바논 송환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인터폴이 곤 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레바논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조종사 4명과 운송회사 매니저, 공항 직원 2명 등을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은 일본을 탈출한 곤 전 회장의 자가용 비행기가 이날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에서 미중 갈등에 대해 직접 언급은 피하면서 홍콩 사태 해결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겨냥한 최신형 무기가 대거 등장했던 지난해 10월 열병식 사진을 신년사를 발표한 집무실 서재에 2장이나 배치해 미국의 압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관영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한 강경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에 대응하는 “자력갱생” “국가 주권 안보 수호” “필사적으로 싸우고 분투하자” 등의 투쟁 구호가 등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달 15일 미 워싱턴에서 1차 무역 합의문 서명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년사를 발표한 시 주석의 집무실 서재에 놓인 18장의 사진을 통해 미국을 향한 간접 메시지를 내놨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시 주석 서재 새 사진의 비밀을 공개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는 지난해 신년사 발표 때보다 3장이 늘어난 것이며, 11장은 처음 등장했다고 전했다. 다른 사진들은 한 일정당 한 장씩만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10월 1일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사진만 2장이었다. 그는 역대 최대 열병식이었던 이 행사에서 “어떤 세력도 우리를 흔들 수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홍콩에 대해서는 뚜렷한 목소리를 냈다.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지난해 12월 진행된 마카오 반환 20주년 행사 참석을 거론하면서 “마카오의 성공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가 완전히 실행 가능하고 해낼 수 있으며 인심을 얻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진심으로 홍콩과 홍콩 동포가 잘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이날과 올해 1월 1일에도 반중,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미래를 확실하게 응시하면서, 국가 형태에 관한 큰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그 앞에 있는 것이 헌법 개정”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그는 올해까지 8차례 연두소감을 밝혔는데, 개헌을 언급한 것은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그는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은 그대로 두되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의 존재를 기술한 새로운 조항을 만드는 형태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사건은 그의 아내가 총괄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1일 “곤 전 회장의 탈출 작전은 몇 주 전부터 아내 카롤의 지휘하에 주도면밀하게 준비됐다”고 전했다. 탈출극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25일 곤 전 회장의 도쿄 자택에서 열린 만찬회였다. 곤 전 회장은 연봉 축소 신고 등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일본을 떠나는 것은 금지된 상태였다. 곤 전 회장은 ‘일본 탈출’을 위해 용병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매체인 MTV에 따르면 민간 용병업체 직원들이 연주단 사이에 몸을 숨겨 만찬회에 잠입했다. 곤 전 회장은 길이 180cm의 콘트라베이스 보관함에 숨었고, 용병은 그 보관함을 들고 연주단을 가장해 자택을 빠져나왔다. 자택 출입구를 24시간 감시하던 폐쇄회로(CC)TV는 무용지물이었다. 곤 전 회장은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9일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기간에 그가 레바논 외교공관에 은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간사이공항에서 개인 전용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로 떠났다. 아사히신문은 “(공항에서) 화물에 대해선 X선 검사 등이 의무화돼 있지 않고 기장의 판단에 따라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 곤 전 회장이 화물 상자에 숨어 비행기에 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탄불에서 아내와 만난 곤 전 회장은 함께 개인 전세기를 타고 레바논 베이루트로 향했다. 세기의 탈주극 때문에 일본 사법 당국은 국제적 웃음거리가 됐다. 검사 출신의 한 일본인 변호사는 NHK방송에 “전 세계가 ‘일본 사법제도가 그 정도 수준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도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일본 정부에 2025년 이후 양국 우주비행사가 함께 달에 착륙하는 계획을 제안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우주 분야에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비용을 분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지난해 9월 일본 도쿄에서 가사이 요시유키(葛西敬之) 일본 우주정책위원장 등을 만나 이를 제안했다. 성사되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국가가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같은 해 5월 일본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NASA 주도의 달 유인 착륙 계획에 참여하는 일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미국은 인류의 화성 도달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해 5월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달과 가까운 곳에 우주 정거장 ‘게이트웨이’를 신설한 뒤 이 곳을 경유해 2024년 달에 착륙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달 착륙 자체가 목표였던 과거 ‘아폴로 프로젝트’(1961~1972년)와 달리 사람이 지속해서 체류할 수 있도록 달 표면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또다시 ‘헌법 개정’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확실하게 응시하면서, 국가 형태에 관한 큰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 그 앞에 있는 것이 헌법 개정”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그는 올해까지 8차례 연두소감을 밝혔는데, 개헌을 언급한 것은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9일 임시국회 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해 가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총리 재직 기간은 자민당 총재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다. 따라서 올해 강한 개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 1항(전쟁 포기)과 2항(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조항을 만들어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 존재를 기술하는 형태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호헌(護憲) 시민단체들은 “헌법 9조를 고치면 전쟁가능한 일본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 서울시의 6년 차 주무관 A씨의 최근 경험담이다. 인사발령이 나서 새 보직의 전임자를 찾아갔다. 업무 인계는 사실상 한마디가 전부였다. “PC에 다 있어. 읽어보면 알아.” PC에 저장된 인수인계서는 아래아한글 2장 분량. 그는 여느 때처럼 기타자료를 보면서 혼자 업무를 익혀야 했다. A 씨는 “그나마 전임자가 친절하면 PC 모니터에 연락처를 붙여둔다”고 했다.#2. 지난해 10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 외교사절 B 씨의 얘기다. 첫날 도쿄 고쿄(皇居·왕궁)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궁정연회 때 B 씨 탁자에는 7, 8종의 술이 올라와 있었다. 긴장을 풀 수 없던 상황이라 그는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이튿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마련한 만찬장. B 씨 탁자에는 술이 한 잔도 없었다. 첫날은 궁내청이, 둘째 날은 총리실이 주최한 자리였는데, 궁내청이 B 씨의 첫날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해 다른 기관인 총리실 담당자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밖엔 해석이 안 됐다. 고지식하리만큼 충실한 인수인계였다. 한국 공직사회는 인사이동이나 조직개편이 상당히 잦다. 하지만 이에 따른 업무 인수인계는 주먹구구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많다. 젊은 공무원들이 공직의 일상에 좌절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부실과 무성의로 화석화된 인수인계 시스템이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소하지 않다. 부실한 인수인계는 일반 행정과 정책의 공백으로 이어진다. 민원인의 돈 낭비, 시간 낭비를 초래한다.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구조화된 관행과 함께 메뚜기처럼 보직을 옮겨 다녀야 승진이 유리한 인사 시스템 때문이다.○ 인수인계 없는 ‘독학생 공무원’ 정부는 2016년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원료를 건강기능식품에 쓸 수 있도록 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4월 “쑥, 로열젤리 등 66종의 원료는 자료를 보완하면 허용할 수 있다”는 용역 결과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3년 7개월간 추가 허용된 원료는 1개뿐이다. 식약처 담당자는 “2017년 3월 조직개편으로 주무부서가 바뀌었고, 인사발령도 있어 이 건이 업무과제인 줄 몰랐다”고 했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중요한 규제개선 과제가 공중에 뜬 것이다. 정부만 믿고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만들려고 한 영농법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통령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해당 업무에 관한 모든 사항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도록’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 사회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다. 공무원이라는 종족의 특성이라는 말이 돌 정도”라고 했다. 인수인계가 요식행위에 그칠 때도 많다. 공개된 업무 목록은 넘겨도 전임자가 익힌 노하우나 인적 네트워크를 넘기진 않는 식이다. 후임자가 업무를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민원인들은 늘 초보 공무원을 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 지방 공무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무를 배울 때 같은 지자체 전임자 말고 다른 시군구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찾아라. 카톡 친구 추가하고 음료 쿠폰이라도 선물하라”고 조언했다.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으로 사는 것’의 저자 이진수 경기 안양시 부시장은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면 더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텐데 공무원은 매번 원점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1, 2년마다 ‘벼락 인사’ 인수인계가 부실한 것은 인사이동이 갑자기, 자주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순환보직제로 인해 1, 2년마다 자리를 옮기는데 대개 일주일도 안 남기고 ‘벼락’ 통보를 받는다. 교육부의 한 공무원은 “후임자에게 인계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 발령 난 곳에서 인수를 받아야 하고, 그곳의 전임자도 또 어딘가에서 인수를 받아야 하니 서로 대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2018년 기획재정부는 국산 포도 출하 시기인 5∼10월에 수입한 칠레산 포도에 대해 관세 12억4000만 원을 잘못 면제했다. 관세를 면제한 2013년부터 4년간 담당 과장은 5차례, 실무자는 8차례 바뀌었다. 드물긴 하지만 전임자의 업무를 깊게 파악하면 과실 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어 일부러 인수인계를 피한다는 말도 있다.○ 日, 전임-후임자 3주간 인수인계 인사발령 사전 예고가 관행으로 자리 잡은 일본은 업무 인수인계 기간이 길게는 3주다. 특히 일주일은 전임자와 후임자가 대면한 상태에서 인수인계를 한다. 도쿄 중앙부처의 한 사무관은 “이번에 닷새 동안 후임자와 같이 있을 수 있어 인수인계서를 넘겨줬을 뿐 아니라 업무 설명까지 꼼꼼하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본 관가에는 전임자와 후임자가 함께 업무 관련자들에게 인사하러 다니는 ‘아이사쓰마와리(애찰回·인사 돌기)’라는 표현도 있다. 상시 인수인계 시스템을 갖추는 경우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근무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IMF에선 각자 얻은 정보나 연락처 등을 중앙 컴퓨터에 올려놓게 돼 있다. 누구나 언제든 검색이 가능하니 따로 인수인계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평소 보고서에 회의장 바깥 날씨까지 쓰는 경우도 있다. 보고서만 봐도 전임자가 갖고 있는 모든 정보, 숨은 통계까지 알 수 있다”고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조은아 기자}

2018년 11월 연봉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가 지난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66·사진)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도주했다. 레바논계 부친과 프랑스계 모친을 둔 그는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 프랑스, 브라질 국적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NHK방송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나의 유죄를 전제하며 기본 인권을 무시하는 잘못된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되지 않겠다. 불공정과 정치적 박해에서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그가 다음 주 중 정식 기자회견을 개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곤 전 회장은 5년간 연봉 50억 엔(약 530억 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법원은 그가 5억 엔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때 출국을 금지했다.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 않아 일본이 그의 신병을 인도받으려면 외교 교섭이 필수적이다. 레바논 정부는 곤 전 회장이 체포됐을 때부터 일본 측에 설명을 요구하는 등 그를 직간접으로 지원해왔다. 이번 사태가 두 나라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레바논 보안당국은 이날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레바논에 입국했다”며 그를 일본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곤 전 회장은 개인 전용기를 타고 터키를 경유해 레바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차명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곤 전 회장은 줄곧 “르노, 닛산, 미쓰비시 3사 연합에 반대하는 닛산의 일본인 경영진이 나를 쫓아내기 위해 혐의를 조작했다”고 주장해왔다. 그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는 1999년 도산 위기였던 닛산에 부임해 회사를 부활시킨 경영자로 유명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