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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교육계에 개혁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교사 양성과 임용선발 제도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에게는 ‘과정’과 ‘역량’을 강조하면서 정작 교사들은 암기식 지식과 시험성적 위주로 뽑고 있어 모순이란 비판이 나온다. 교사가 갖춰야 할 사명감과 인성, 실제 수업 역량을 더욱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달 30일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원교육학회가 주관한 ‘교원 양성 및 채용 정책 토론회’에서는 임용고시에도 일종의 ‘학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미국 샌타바버라대는 예비교사들의 교대·사범대 생활 등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교사 선발 과정에 활용한다”며 “이 같은 시도는 우리 교사 양성 개혁 방안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임용고시는 필기시험 위주의 1차와 면접·수업실연 등의 2차로 나뉜다. 1차 시험의 객관식 시험은 2013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단답형 문항의 비중이 높아 교육학 및 전공과목 지식을 달달 암기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차에서 수업실연 평가는 학생도 없는 공간에서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수업하듯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가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성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방지하기 위해 2차 점수차는 최소화하는 게 현실이다. 이준식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최근 퇴임 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과제 중 하나로 교원 양성·선발 개혁을 꼽았다. 그는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하는데 얼마나 훌륭한 선생님이냐를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하는 게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교대나 사범대를 나와야만 교사가 될 수 있는 현 체계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임용고시 준비생 및 교사 사회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 새 정부가 교원의 질 향상을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임용방식 결정은 각 시도교육감에게 상당한 자율이 부여돼 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교육청별로 소양 면접 강화 등 개선을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6월 성균관대 공대에서는 28세 나이에 네이처지에 게재된 논문의 주 저자로 오른 한 대학원생이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 공학과의 ‘생체모사 소재 및 인터페이스 연구실’에 소속된 석박 통합 5기 과정 백상열 씨. 그는 문어 빨판을 모사한 패치소재를 개발해 글로벌 접착식 의료품 개발 업체에서 협력 문의를 받았다. 백 씨는 학부시절까지만 해도 스스로 ‘꿈에 대한 방황’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없었고 전공과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도 지독히 무지했다”며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여느 학부생이 그러하듯 스스로에 대한 과신과 오만으로 전공 공부를 수동적인 공부라 경시하고, 그 외의 동아리 활동이나, 이색적인 아르바이트,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한때 통기타 공연을 하거나 방학의 대부분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공연 무대 스태프로 일했을 정도로 현재의 성과와는 동떨어진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황을 계기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했다고 백 씨는 말했다. 그는 “학부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에 서울대 융합기술원의 대학원 인턴십에 지원해 합격했는데 그곳에서 한 달간 학부 연구생을 경험하며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오만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연구실은 연구에 대한 열정과 지식으로 넘쳤고, 나 또한 그곳의 박사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토론하고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도교수인 성균관대 방창현 교수를 만나 대학원 진학을 본격적으로 결심했다. 방 교수는 나노·마이크로 패터닝을 통한 생체모사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분야인 만큼 처음부터 시작하는 곳에서의 실험실 세팅 및 운영, 독립적인 아이디어 창출, 자유로운 연구, 지도 교수님의 직접적인 가르침 등이 큰 매력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랩 세미나 시간에 흥미로운 연구결과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과정에서 네이처지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미세 패터닝에 대한 기본 실험을 배우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구조를 관찰했는데 원래대로라면 버려지는 실패한 샘플이었지만 성균관대 연구실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예상치 못한 구조나 현상이 더욱 화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백 씨는 “스터디 과정에서 문어의 접착 시스템에 대한 생물학자의 이론논문을 접하게 됐고 이에 영감을 받아 문어의 빨판 구조를 모사한 표면 구조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문어의 빨판 구조를 모사한 표면은 수중에서 좋은 점착 결과들을 보였고, 직접적으로 문어의 구조 및 인공적으로 만든 표면 구조 내부에서 본 현상을 관찰한 결과 네이처에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약 1년간의 논문 검토와 수정을 거쳐 백 씨는 좋은 성과를 얻게 됐다. 백 씨는 “성균관대 연구실의 가장 큰 특징은 창의성과 독립성”이라며 “랩실 운영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연구실의 모든 인원이 서로 독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서로의 연구를 존중하고 아이디어를 낸다”고 말했다. 연구원에 대한 강압이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출퇴근 시간도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각자의 시간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고 있다”며 “소모적인 시간을 최소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것이 성균관대 연구실 생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무엇보다 실력을 갈고 닦는 게 목표”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논문, 연구, 실험, 학회 발표 등의 여러 업무를 진행할 때마다 오히려 더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고 느낄 정도로 이 세계는 넓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현상들이 무수히 많고 우리가 연구해야 할 분야와 연구할 소재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해 실력을 키워 해외와 교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독립적인 연구실을 갖는 한 사람의 과학자로 성장해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신기한 구조·현상들을 분석하는 게 꿈이다. 이를 우리의 일상생활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 연구가 목표다. 그는 성균관대 입학을 희망하는 수험생과 후배들에게 “진부한 말일 수 있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명확한 목적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순한 노력이나 성공에 대한 욕심, 의무 때문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 미쳤다’고 생각될 정도로 한 가지 일에 희열을 느끼며 파고드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내가 얻은 성과는 천재가 아닌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재능을 제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똥통학교.’ 공부도 못하고, 말도 안 듣고, 한마디로 구제불능 사고뭉치 학생이 잔뜩 모여 있는 학교라는 뜻이다. 학생에게 ‘똥’이란 단어를 붙인다는 게 비교육적이고 비인간적이지만 이 조어는 현실에 존재한다. 기자가 다닌 중학교도 이런 부류였다. 교사들은 툭하면 학생들에게 “똥통 ○○들”이란 말을 퍼부었다. 아이들은 그런 교사들을 무시하고 혐오했다. 수업은 엉망이었다. 너무 시끄러워 ‘물리적으로’ 들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듣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무시한 채 혼자 말하다 나가버렸다. 주변에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가 많았다. 알고 보면 고운 심성을 가진 아이인데 거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한 친구는 자신을 비난한 교사에게 욕설과 함께 마시던 음료수를 집어던졌다. 하얀 원피스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던 포도 맛 탄산음료의 향과 빛깔이 기억에 생생하다. 학생에게도 교사에게도 지옥이 따로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학교가 없기를 바라지만 학교 현장은 갈수록 더 무너진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열악한 지역의 일반고, 더 나아가 중학교의 상황이 심각하다. 오죽하면 “차라리 자 주는 학생이 제일 고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새 정부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외고 폐지는 ‘똥통학교’의 교육을 살리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외고 간판을 내린다고 우리 교육의 진짜 과제인 이런 학교들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낭만적 환상에 가깝다. 새 정부가 정말 교육을 살릴 마음이 있다면 열악한 일반고와 중학교의 소생을 위해 이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아주 강력한, 특화된 정책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교사다.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이런 학교에 열정과 내공과 실력을 갖춘 ‘에이스’ 교사들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 사립학교 수준의 건물 시설 등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맘 붙일 곳 없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학교에서만큼은 우리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반드시 줘야 한다. 일종의 ‘똥통학교 구조대’ 역할을 할 교사의 조건은 △교사의 사명감 △학생의 가정적·경제적 환경까지 꿰뚫는 내공과 전문 상담능력 △강남 엄마 능가하는 입시전문가 수준의 진학·진로지도 테크닉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이런 교사가 발령 기피 학교에 스스로 올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파격적인 인사 인센티브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수준 높은 선발 기준을 마련한다면 기꺼이 구조대가 되겠다고 나서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교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고’라고 하지만 그 일반고가 다 같지 않다는 건 국민 누구나 안다. 이 현실을 부정한 채 외고 자사고만 없애면 평등교육이 이뤄진다고 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강남 특별고’ 전성시대를 탄생시킬 뿐이다. 새 정부는 ‘똥통학교’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강남 엄마와 붙어도 이길 수 있는 공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 하지 못한다면 학교의 낡은 벽마다 붙어 있는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이란 구호는 아이들을 기만하는 사기 구호일 뿐이다. 새 정부가 반드시 역전의 성공신화를 쓰기를, 그래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했던 교육 정부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임우선 정책사회부 기자 imsun@donga.com}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취임식에서 “학벌주의를 해체하고 경쟁교육을 타파해 불평등과 서열화가 만연한 교육체제를 바꾸겠다”며 “자사고·외국어고 문제 및 특권교육의 폐해와 연계해 고교 체제 전반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촛불혁명’에 담긴 국민의 열망을 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의미와 가치를 학교와 교실에서 생생하게 구현해 나가는 일이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혁명에서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는’ 민주주의를 안타깝게 이야기했다”며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과 교육 민주화를 위해 학교와 교육 전 영역에 뿌리내린 잘못된 제도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국학부모교육시민단체연합은 “전국 학부모가 학교 안 보내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김 부총리 취임에 반대했다. 반면 전날 출범한 특권학교 폐지 촛불시민행동 관계자들은 김 부총리 취임에 맞춰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청사 및 시도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는 한편, 자사고·외고 폐지 공약이 실현될 때까지 대한문 앞에서 금요집회를 열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 행사장에 모인 200여 명의 교육부 공무원에게 ‘교육부의 자기성찰’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교육부 해체가 공약으로까지 등장했을 정도”라며 “앞으로 주민 직선 교육감들이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이뤄낸 공교육 개혁의 정신과 성과를 공유하고 교육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감 시절 자신이 추진한 혁신학교와 학생인권, 무상급식 정책 등을 ‘시대적 정의’로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몇 달째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먼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에 대해 “수능 절대평가는 이미 한국사와 영어과목에서 시범 도입한 것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를 전체적으로 확산하자는 게 기본 방향”이라며 “단계적 확대를 할지 권역별 전문가별 의견수렴을 하며 ‘마지막 점검’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면 도입 가능성에 더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들 학교가 본래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경쟁교육을 강화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의 공약과 정책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구체적 방법과 절차는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전 정부의 교육 적폐로는 △국정 교과서 △경쟁교육 △국립대 총장 임명 무기한 지연 등을 꼽았다. 그는 또 “(전교조 합법화는) 기본적으로 고용노동부 소관 사항이지만 내가 사회부총리이니 노동부와 협의하며 갈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3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 15명만 참석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4당 간사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위원장이 직권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의 건을 상정했다”며 “보고서에는 후보자에 대한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이 동시에 명기됐다”고 밝혔다. 적격 의견으로는 풍부한 실무경험과 전문성이, 부적격 의견으로는 편향된 가치관과 신상 관련 의혹 등 도덕성 문제가 꼽혔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 후보자가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자금 의혹을 소명할 자료를 끝내 제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당 김석기 의원은 “후보자가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지인들에게 38억 원을 빌려 선거를 치르고 이후 정부의 선거보전금을 받아 갚았다는데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상엔 개인들에게 받은 대여금이 13억 원 정도”라며 “25억 원의 차이를 확인할 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후보자는 교육감 선거 때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대표였던 홍보대행사 CNC에 일감을 주고 선거를 진행했다”며 “당시 선거 비용을 어떻게 썼는지 충분한 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선거비용 및 거래 명세에 대해 “오래돼서 증빙 서류가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적힌 답변서를 보냈다. 야당은 또 △전업주부인 후보자 배우자의 예금이 1억 원 이상 급증한 과정 △장녀가 결혼 직후 3억67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한 과정 및 차녀와 삼녀의 주택 매매·임대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후보자와 배우자의 통장 명세 △후보자의 신용카드 거래 명세 △자녀들의 주택 거래 계약서 등을 요구했지만 김 후보자는 “없다” “자녀의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라며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해당 의원실이 밝혔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 측은 “장녀가 결혼 직후 4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대출 없이 매입해 불법 증여가 의심된다”며 “차녀가 임대한 분당의 아파트 역시 집주인들이 묘하게도 노동계 변호사이거나 H은행 광주전남본부장 출신이라 확인하려 했지만 자료를 일절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청문회만 지나면 나는 무조건 임명된다’는 오만함과 뻔뻔함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공방 속에 유례 없는 ‘1박 2일’ 체제로 전환돼 30일까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총체적 문제가 있다며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은 “소득에 대한 자료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는 건 검증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장녀가 혼인신고 직후 3억6700만 원 상당의 아파트를 현금으로 구입하고 △전업주부인 김 후보자 아내의 예금이 1억 원 이상 급증했다며 관련 금융 내역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불법 증여나 세금 탈루 사실이 밝혀지면 장관직 사퇴 등 책임을 지겠느냐”고 거듭 물었으나 김 후보자는 “인사권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만 답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후보자가 오늘 새벽에서야 산업연구원 재직 시 석사과정 성적표를 제출했는데 그걸 보니 아주 간단한 자료조차 안 낸 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더라”며 “산업연구원 규정상 2년간 7과목만 수강할 수 있는데 후보자는 20과목을 수강하고 2년 만에 석사를 땄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학력사회를 비판하고 평등사회를 외치면서 왜 그렇게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석사를 따고 교수가 됐냐”며 “산업연구원 재직 당시 후보자에 대한 근무 평정표에는 ‘연구원에 대한 모티베이션이 결여돼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지 않은 것이 유감’이란 표현까지 있다”고 꼬집었다.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논란도 계속됐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석사학위 논문 10페이지에서 22페이지까지는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일본 논문을 통째로 베껴 마치 12폭 병풍 같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후보자는 경기교육감 재직 때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회사에 광고대행 등을 맡기고 이석기와 같이 활동해 4년 징역형을 받은 이를 선거연설원으로 썼다”며 “이번 인사청문회 준비를 도운 송모 씨는 이적단체로 처벌된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교육부 장관의 정책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에 사상검증이 웬 말이냐”고 맞섰다.임우선 imsun@donga.com·송찬욱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에서 판세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상위권에서의 영어 변별력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일 시행한 2018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22일 수험생에게 통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모의평가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적용을 앞두고 시행된 첫 시험으로, 올해 수능의 난이도 및 출제 경향을 점쳐볼 수 있어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번 시험에는 지난해 수능보다 3만 명 정도 줄어든 52만2582명의 고3 학생 및 재수생 등이 응시했다. 채점 결과 이번 모의평가에서 응시생들은 국어는 4.09%, 수학은 4.38%가 1등급을 받았지만 영어는 절대평가 체제(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로 전환됨에 따라 8.08%가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영어 1등급 인원이 4만2183명에 달해 서울 지역 주요 10개대 모집 인원(3만3652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어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국어 수학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사실상 모든 과목의 난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어는 2005년 이래 가장 어려웠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만점자 비율은 0.23%(1277명)였지만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0.14%(723명)만이 만점을 받아 그 수가 크게 줄었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이고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138점이었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에서 국어가 입시 당락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 수학뿐 아니라 사탐과 과탐도 상당히 변별력 있게 출제돼 응시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매우 높았을 것”이라며 “특히 과탐은 연세대나 고려대 등에서 정시 반영 비율이 30%나 되기 때문에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 및 난이도가 11월 시행될 수능시험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이번 채점 결과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공부 및 입시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서울대 지원을 기준으로 보면 영어 70점을 맞고도 국어 2점짜리 1문항만 더 맞히면 극복 가능할 정도”라며 “자연계에서는 수학 상위권의 변별력이 크게 확대된 만큼 국수탐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오늘 정말 기운 빠진다. 이 와중에 안경환 아들은 하나고, 김상곤 세 딸은 강남 특구 여고, 조국 딸은 한영외고, 조희연 두 아들은 명덕외고, 대일외고…. 진짜 내로남불 차원을 넘어서는구나….’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는데 한 이용자가 올린 글이 눈에 들어왔다. ‘진보는 다를 것’ ‘이번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결국 당신들 역시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온 기득권 아니냐고 묻는, 국민의 상실감이 느껴졌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년을 대치동에서 산 ‘강남 토박이’이며, 여전히 19억 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그의 세 딸이 모두 숙명여고 등 강남의 최고 명문고를 나왔다는 사실을 기자가 보도한 날이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김 후보자는 “자녀 교육이나 투기를 위해 강남으로 이주한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 거주하기 위해 전입해 20년 이상 살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을 부동산 투기로 몰아가고, 추첨을 통해 지역의 학교에 배정받아 다닌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적었다. 한 부동산 블로거의 글을 인용해 “(과거 대치동은) 아래로 내려가 땅을 파면 개구리들이 겨울잠을 자고 있었던 곳”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난 그냥 시골 같은 곳에 살고 있었을 뿐인데 저절로 ‘대박’이 났고, 그냥 동네에 있는 학교를 보냈을 뿐인데 거기가 명문이었다’는 얘기였다. 팩트는 틀리지 않지만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는 못하는 씁쓸한 해명이었다. 대다수 서민은 고착화된 사회적·경제적 격차에 재산 증식은커녕 빚만 안 져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목고나 자사고, 강남 지역 명문 일반고에서의 자녀 교육도 생각하기 힘들다. 그런데 김 후보자는 ‘살던 데 살다 그렇게 됐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만 하고 있었다. 김 후보자는 자녀들이 ‘뺑뺑이’로 가는 일반고 출신이란 걸 강조했지만 교육을 좀 안다 하는 부모들은 “숙명여고 다니고 일반고 다녔다고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숙명여고는 일반고지만 전국 일반계 여고 중 서울대 진학 성적이 가장 좋은, 매년 ‘SKY’에 수십 명을 보내는, 웬만한 외고나 자사고 뺨치는 면학 분위기를 가진 명문 사립여고다. 대치동 인근에 살아야만 배정받는 학교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외고나 자사고와는 또 다른 차원의 ‘성벽’이 있는 셈이다. ‘경쟁 완화’ ‘교육의 공공성 회복’ 등 새 정부가 좋은 뜻으로 추진하려는 많은 교육 개혁 정책에 상당수 국민이 냉소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엔 좋은 일반고가 없고, 잘 가르치는 교사도 없으며,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성 들여 써줄 교사도 없고,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줄 다채로운 교육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 수능은 왜 없애며 교육 개혁은 다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조차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 “강남 일반고만 덕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엊그제 비교육특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이제 정말 더 빚을 내서라도 강남으로 가야 하는 거냐고. 나도 진짜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물었다. 19억 원은 아니래도 전세금 10억 원은 있냐고. 우리는 웃다가 긴 한숨으로 대화를 끝냈다. 임우선 정책사회부 기자 imsun@donga.com}

“수능 같은 방식의 입시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학진학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그것도 아주 나쁜 방식 중 하나다. 지금의 입시는 가장 획일적이고 관료적이면서 비교육적인 방식이라 단언할 수 있다. 이제는 이 ‘익숙한 나쁜 제도’와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4년 출간한 ‘뚜벅뚜벅 김상곤 교육이 민생이다’란 제목의 저서에서 최근 교육계의 주요 이슈인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 및 대입제도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대학 구조 개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합법화 등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후보자가 설계를 총괄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에는 실제 그가 책에서 밝힌 교육철학이 상당수 반영돼 있다. 그가 이 책에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훨씬 큰 이런 시험은 폐지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던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평가 역시 최근 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폐지됐다. 책에서의 다른 발언들 역시 향후 입시 및 교육정책 향방을 가늠해 보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책에서 김 후보자는 먼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 평가에 대해 “수능은 대학입학 자격고사처럼 운영하고 대입 전형은 학생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시 없는 대학 진학이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만 선진국은 입시 대신 자격고사 방식을 채택한 나라가 훨씬 많다”며 “(국내에서) 중학교 무시험 배정이나 고교 평준화도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특목고 및 자사고 폐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 문제를 연계시키지 않고는 일반고 슬럼화 문제를 풀 해법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소수 학생과 학부모의 집단적 이해관계 때문에 (일반고에 다니는) 65%의 슬럼화에 눈을 질끈 감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사고는 있는 집 아이여야 갈 수 있고, 특목고는 아예 입시 방식부터 있는 집 아이들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이런 아이들끼리만 그루핑을 하겠다는 건 일종의 특권 교육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대학 개혁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학벌사회 구조와 대학 서열화 경쟁을 그대로 두고서는 지금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며 “대학은 국공립 비중을 높이고 서열화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재편해 대학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 간 지원금이 2, 3배 차이가 나는데 이걸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며 “서울대는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하고 학부 기능은 점차 축소해 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해직 교사 등 일부 조합원의 자격을 이유로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나 국내 헌법정신으로나 맞지 않다고 본다”며 “이제껏 많은 노조에서 해고 조합원을 포용해 왔는데 유독 전교조에 대해서만 법외노조 운운하며 문제 삼는 데는 정략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다”고 적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폐지 정책 추진이 급물살을 타면서 고교 입시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수목적고 중에 폐지 대상이 아닌 과학고와 영재학교에 학생이 몰리고, 일반고 중에는 서울 강남 지역 등으로 우수 학생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경기도교육청, 서울시교육청 등이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 작업에 나선 데 이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법 개정을 통해 이들 학교의 폐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의 결재만 있으면 바꿀 수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의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거에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이 깊이 있게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고교 입시 경쟁과 서열화를 없애고 일반고에도 우수한 학생을 확보해 교실 붕괴를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이 이뤄지면 이과 계열에서 수월성 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과학고와 영재학교로 몰릴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 학생의 60∼70% 정도는 이과 성향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자사고가 없어지면 이들은 과학고와 영재학교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입학 성적이 좋은 고교 입학을 위해 강남 지역으로 이주할 가능성도 높다. 서울의 경우 광역단위 선발 자사고는 강남 지역에 있는 자사고도 서울 전역에서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이들이 일반고로 전환되면 강남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 뽑힐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 상위 50위 안에 든 일반고 13곳 중 절반을 넘는 7곳(단국대사대부고 서울고 숙명여고 경기고 반포고 강서고 중산고)이 서울 강남·서초·양천구 등 이른바 ‘교육특구’의 학교였다. 또 서울에 위치한 22개 광역단위 선발 자사고의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는 모두 211명인데, 이 중 서울 강남·서초·양천구 지역 자사고 6곳(휘문고 세화고 현대고 중동고 세화여고 양정고)이 절반 이상인 121명을 차지했다. 서울 송파 지역의 중학생 학부모 김모 씨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당장 일반고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돼 도박하는 심정으로 동네 자사고 쪽으로 주소를 옮겨둘지, 아니면 아예 강남구나 서초구로 이사를 갈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부동산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명문 일반고 입학이 가능한 지역의 아파트 전세 등을 묻는 전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자사고 입학을 준비했던 학부모들은 ‘멘붕’ 상태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중3 학부모 오모 씨는 “지역에 명문고라고 할 만한 곳이 없어 자사고 진학을 준비했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며 “강남 등이야 자사고가 일반고가 돼도 학교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겠지만 비강남권은 일반고가 되면 교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커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한모 씨는 “지역 내 자사고들이 시설 투자와 우수 교사 유치에 공을 들였는데 일반고가 되면 결국 동네의 질 낮은 일반고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가 폐지되고 내신이 절대평가화되면 교육특구의 일반고가 대입에서 유리해질 게 분명하다”며 “다만 상위권 학생들이 모두 특구로 옮기긴 힘든 만큼 당분간은 거주 지역별 옛 자사고에도 학생들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임우선 imsun@donga.com·유덕영 기자}

《 어디에서 살며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시킬 것인가. 교육과 주거는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핵심 영역이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 주거정책을 책임질 수장에 지명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그들은 각각 어떻게 자녀 교육을 시켰고, 또 어떻게 내 집 마련을 했는지 들여다봤다. 두 후보자가 걸어온 길은 사뭇 달랐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세 자녀가 모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본보가 확인한 김 후보자의 국회 제출 주민등록초본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1976년부터 서울 강남구(1979년 강동구로 변경) 잠실 지역에 살다가 1980년 은마아파트를 구입해 대치동 거주를 시작했다. 당시 김 후보자는 쌍용 종합무역상사를 거쳐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현 산업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김 후보자의 장녀는 1983년 강남 지역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같은 해 김 후보자는 경기 오산의 한신대에 부임해 강의를 시작했다. 김 후보자는 1984년 은마아파트를 매매하고 대치동 학원가 중심에 자리한 청실아파트를 구입했다. 이곳에서 김 후보자의 세 딸이 모두 초중고교를 나왔다. 김 후보자의 장녀는 사립고인 영동여고(현 영동일고)를, 차녀와 삼녀는 사립고인 숙명여고를 졸업했다. 김 후보자는 삼녀의 입시가 끝난 2000년 청실아파트를 세 놓고 분당의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지를 옮겼다. 청실아파트는 2012년부터 3년에 걸쳐 재건축돼 현재 래미안 대치팰리스가 됐다. 김 후보자는 2009년 경기도교육감이 됐고 현재도 해당 아파트를 소유 중이다. 김 후보자는 2014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공개 때 재건축 중이던 해당 아파트의 재산 가치를 7억4800만 원으로 신고했지만 재건축이 끝난 뒤 이 아파트의 올해 기준시가는 11억4400만 원이 됐다.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동은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이 뛰어난 동으로 꼽힌다”며 “실거래가는 최소 19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행복교육, 보편적 평등교육, 공교육 살리기’와 같은 가치를 강조해 온 김 후보자가 세 자녀를 사교육 특구에서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 후보자 측은 “교육이나 투기를 위해 대치동에 간 것이 아니고 원래부터 살던 지역이 강남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청실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한 차익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 측은 “대치팰리스를 10억 원에 세 놓은 상태”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총재산은 9억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석기 의원은 “평소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던 후보자의 이중적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동혁 기자}
20일 전국의 모든 중3, 고2를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던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시험 일주일을 앞두고 사실상 폐지됐다. 성취도평가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사항 중 하나였다. 초·중학교 중간·기말고사 폐지를 포함해 새 정부가 약속했던 다른 일제고사 폐지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4일 “성취도평가가 본래 취지를 벗어나 지역별, 학교별 등수 경쟁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변경할 것을 교육부에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표집평가는 전체 평가 대상 중 3%가량만 표본으로 뽑아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전국의 모든 중3과 고2가 ‘국영수’ 시험을 의무적으로 보는 것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경쟁을 넘어서는 협력교육과 맞지 않는다”며 “올해만 이미 인쇄된 시험지를 배포하고 시험 실시 여부는 교육청 자율로 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3곳이 진보 성향 교육감이어서 평가에 응할 교육청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미 전국 중3·고2 인원에 해당하는 93만5059명분의 시험지를 인쇄해 놓고 이날부터 배포에 들어갔지만 2만8646명분(시도교육청별로 지정된 3% 표집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쓸모가 없게 됐다. 교육부는 “교육청별 성적 및 학교별 성적 또한 공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998년 표집방식으로 전환됐다가 2008년 다시 전수평가로 바뀐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의 학교 교육 이해도를 진단하기 위해 고안된 시험으로 내신과 관계없는 시험이라 학생들의 부담은 낮지만 학교별 평가가 공시되다 보니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임우선 imsun@donga.com·황형준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늦춘 원인으로 알려진 논문 표절 의혹이 공론화되고 있다. 2014년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한 연구부정행위 검증 민간기관인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12일 “김 후보자의 박사 논문에 이어 석사 논문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서도 오늘 서울대 측에 정식 검증을 재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증센터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석사(1982년)와 박사(1992년) 논문 모두에서 국내 논문과 서적, 여러 개의 일본 논문 내용 일부를 여러 차례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검증센터 관계자는 “석사 논문은 약 130군데, 박사 논문은 약 80군데에서 표절 의혹을 발견했다”며 “특히 석사 논문은 ‘통으로 베꼈다’고 보일 정도로 똑같은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사회주의 개혁과 한반도’라는 책의 문장을 살짝 바꿔 박사 논문에 넣었다는 것이다. 책에 있는 ‘10월 리슈코프 수상은 5개 법안을 제출한다. 그것은 소유법, 토지법, 사회주의 기업법, 단일세법, 임대차법을 말한다’라는 문장을 ‘이를 구체화한 것이 1989년 10월 리슈코프 수상이 제출한 5개 법안이다. 즉 소유법, 토지법, 社會主義 기업법, 단일세법, 임대차법이 그것이다’로 바꾸고 출처 없이 썼다는 것. 검증센터는 지난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이를 제보해 검증을 요구했다. 이에 서울대 위원회 측은 “김 후보자 박사 논문에서 우리나라 문헌의 20곳, 일본 문헌 중 24곳을 정확한 출처표시 없이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다만, 완전하게 연속된 2개 이상 문장을 동일하게 사용한 경우는 없어 타인의 문장을 자기 것처럼 가장해 사용한 행위로 추정할 수 없다”고 판정했다. 또 “1992년 경영학 박사 논문 작성 시절 관례를 고려하면 연구 부정행위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다만 정확한 출처표시나 인용표시 없이 사용했단 점에서 연구부적절 행위에 해당한다”고 통보했다. 2006년 출범한 위원회는 그 이전에 나온 석사 논문은 검증하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에 따라 김 후보자의 석사 논문은 검증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 측은 “자세한 것은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5·9대선 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한 참모가 교육 관련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김상곤 후보자를 언급하자 “아닙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최소 교육부 장관은 하셔야 하는 분입니다”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운동권 출신으로 오랫동안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예상대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시도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선출된 최초의 진보교육감으로, 경기도교육감 시절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현재까지도 진보 교육의 간판 격인 정책을 여럿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설계를 총괄해 교육계에선 일찌감치 유일무이한 교육부 장관 후보로 평가받아 왔다. 청년 시절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운동에 깊숙이 참여한 김 후보자는 1971년 교련반대운동 등을 벌인 이유로 제적돼 강제 징집되기도 했다. 1992년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9년까지 한신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오랫동안 재야 정치권 및 교육계에 발을 담가 온 그는 2009년 시도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전교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이어 ‘반(反)MB교육’을 내걸고 출마해 전국에서 유일한 진보성향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2010년 치러진 민선 2기 선거에서도 경기도교육감에 당선돼 총 5년간 경기도교육감으로 일했다. 교육감 재직 시절 추진한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고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졌지만 결국 전국으로 확대돼 보편적 복지의 상징이 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학생인권조례에는 △교내 체벌 금지 △야간자율학습·보충수업 참여 자율화 △두발·복장 전면 자유화 등을 담았다.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유지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학교와 교사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혁신학교’ 역시 지금은 전국적으로 운영된다. 전교조는 김 후보자 지명을 환영하며 전교조 합법화를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출마를 권해 교육감직을 전격 사퇴한 뒤 경기도지사 경선에 도전했다. 본격적인 정치권 진출 시도였지만 김진표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어 7·30 경기 수원을(권선) 국회의원 재선거에도 공천을 신청했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이후 정치 재기를 모색하던 김 후보자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정국의 중심에 나선다. 당시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위기에 처한 문 대통령은 혁신위원회 카드를 꺼내 들었고, 위원장으로 김 후보자를 임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많이 가까워진 건 이때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고, 8·27 전당대회에서는 당권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대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은 사실상 김 후보자의 작품이다. 교육계는 김 후보자가 사실상 현 정부의 교육 공약을 만든 만큼 문 대통령의 공약 현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초등 돌봄교실 전 학년 확대,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 및 절대평가, 고교 학점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화 및 대입 논술 특기자 전형 폐지 등을 공약했다. 김 후보자는 최근 국공립대 지원 확대와 사립대 구조조정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5대 비리’에 대한 검증이 강화되면서 김 후보자의 발표가 다소 늦춰졌다”고 말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13명에 이르는 진보성향 교육감과도 정책 박자가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진보 색깔을 갖고 있는 만큼 전교조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 중립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에 갈등을 초래할까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광주(68)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장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한국산업노동학회장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 △상지대 임시이사 △경기도교육청 14, 15대 교육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임우선 imsun@donga.com·한상준 기자}

#장면1. 한 무리의 대학 신입생들이 시험지가 놓인 책상 앞에 앉는다. 이들은 미국 스탠퍼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등 해외 유명 대학에 합격한 한국 학생들. 이들 앞에 놓인 것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다. 과연 세계 최고 명문대 합격생들의 수능 점수는 몇 점일까. 결과는? 전멸이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1등급을 받지 못했다. 놀라운 것은 공대 합격생들조차 수학과 과학탐구 점수가 엉망이었다는 점이다. ‘반타작’ 수준인 학생도 있었다. #장면2.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수능 후기를 나눈다. 대체 왜 점수가 이 모양인 걸까. 한 학생은 “외국에선 시험 때 공학용 계산기를 활용해 수학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안에 일일이 빠르게 실수 없이 계산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수학뿐 아니라 과학에도 왜 이렇게 암기나 계산 문제가 많으냐”며 “한국과 외국의 과학교육이 추구하는 목표가 전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해외에서 경험한 과학 입시문제는 ‘두 개의 다른 종의 생물이 만났을 때 진화하는 과정을 추론해보라’ 등 ‘진짜 과학자’ 같은 생각이었던 반면에 수능에서는 주기율표를 외우고 분자량을 계산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 보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생은 “외국에서의 입시가 ‘내가 아는 지식과 생각을 쓰는’ 것이라면 수능은 ‘모르는 걸 계속 읽고 맞히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 △고교 내신 완전 절대평가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화 등 공약이 동시 다발적으로 논의되며 그 어느 때보다 학생 ‘평가’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상황이다. 7월에는 대입 수능 개편안이 발표된다. 그러나 새 정부의 고교 내신, 대학 입시 정책이 채점 방식만 바꾸는 것일 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방송사의 교육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해외 명문대에 합격한 한국 학생들의 수능 테스트 사례를 소개한 이혜정 교육과 혁신 연구소장(사진)은 “이래도 수능이 가장 타당하고 뛰어난 인재 선발 시스템이냐”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7년간 교수와 학생들을 분석하는 등 교수법·평가 분야의 전문가인 그는 최근 ‘시험이 바뀌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바뀔 수 없다’고 단언하는 책을 써 화제가 됐다. 이 소장에 따르면 새 정부 공약은 사실상 이전과 다르지 않고 교육을 혁신할 수도 없는 정책이다. 절대냐 상대냐를 두고 논쟁하지만 이는 결국 서열화 방식만 바꾸는 것일 뿐, 시험의 질문 내용 자체를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평가 개혁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시험에 나오는 문제가 바뀌지 않으면 교사도, 학생도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거나 공부할 수 없다”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발생 연도를 묻는 한국의 시험과 ‘전쟁 후의 평화합의가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킨다는 의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교육 선진국의 시험 중 무엇이 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낳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일각에서 수능에 일부 서술형을 도입할 것 등을 제안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정답을 외워야 하는 평가와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평가는 전혀 다른 것인데 이를 섞는 것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얘기다. 또 수능과 EBS 출제 연계는 고교 교실을 ‘문제집 암기장’으로 만든 최악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오직 ‘경쟁의 완화’에만 초점을 맞추는데 어차피 죽은 교육을 조금 쉽게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문제는 이 치열한 죽음의 레이스를 뚫고 성공의 트랙(서울대)에 올라도 둘 중 하나가 사실상 무직이라는 것이고, 이 상황을 바꾸려면 교육이 방향에 맞게 달릴 수 있도록 평가를 바꿔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교육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교육 개혁을 하겠다지만 이는 무책임한 말이고, 혁신과 도약은 합의를 통해 나올 수 없다”며 “구국의 심정으로 평가를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호는 침몰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에 와서 한국어 배우고 문화도 접하고 엑소 공연까지 직접 보니 너무 좋아요. 태국에 돌아가면 꼭 실력과 열정 있는 한국어 선생님이 될 거예요.”(아라야 수띠추아·27) 한국외국어대에서 지난 4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어를 배운 태국인 예비교원 36명의 수료식이 8일 열렸다. 이들은 교육부가 태국인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에 참여했다. 교육부는 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2014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태국인 한국어 교원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은 태국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졸업했고 총 2년간의 연수 기간 중 한 학기를 한국에서 공부했다. 한국어 수업 실습뿐 아니라 한국어 발음 수업, 한국어 교수법 및 한국 문화 체험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엑소의 열정적인 팬인 수띠추아 씨는 4개월의 연수 기간에 엑소 콘서트를 4번이나 다녀왔다. 연수 프로그램을 돕고 있는 한국외대 한국학센터 심혜연 연구원은 “한국어 수업을 할 때도 엑소 등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이 들어간 예문이 나오면 집중도가 확 올라간다”며 “한류를 좋아해 한국어에 애정을 갖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연수생들은 11일 태국으로 돌아가 현지에서 남은 1년의 교육을 마친 뒤 한국어 교사 자격을 얻게 된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이 과정을 마친 태국인 연수생은 모두 140명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제 곧 내년도 교육과정을 짜야 하는데 1, 2학년 방과후 영어를 계속해도 될지….”(서울 A초등학교 관계자) 초등 1, 2학년 대상 방과후 학교 영어 수업을 두고 일선 학교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영어는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에서 가장 인기 많은 과목이지만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영어 수업은 규정상 내년 2월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초등학교에서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수업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초등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2014년 특별법 시행 당시 정부는 별도의 조항을 통해 정규 수업이 아닌 방과후 학교에서는 2018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초등 1, 2학년에게도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사교육을 더 해야 한다’는 학부모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런데 이 기한이 당장 내년 초로 다가온 것. 서울 지역 한 방과후 담당 교사는 “실제 원어민 수업 장면을 보면 1, 2학년 아이들이 가장 활기차게 참여한다”며 “저학년일수록 제일 인기 많은 수업이 영어인데 내년부터 어떻게 될지 몰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의 교사는 “우리 학교는 저소득층이 많아 방과후 영어가 더욱 큰 역할을 한다”며 “초등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가 금지되면 사교육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과후 학교와 학원 간 영어 교육 비용 차는 매우 크다. 방과후 원어민 영어 수업은 주 5회 50분 수업이 월 10만 원 선이지만 일반 학원의 비슷한 수업은 5배가량 비싸다. 방과후 영어는 저소득층 학생들도 정부가 보급하는 60만 원 상당의 무료 수강권을 활용해 들을 수 있지만 방과후 영어가 폐지되면 저소득층 1, 2학년은 영어를 배울 기회가 전혀 없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영어 조기 교육 폐해와 사교육 과열을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 및 교육시민단체는 1, 2학년에겐 방과후 영어를 가르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선행교육을 막아야 할 교육부가 앞장서 선행교육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 1, 2학년의 방과후 영어 허용은 결국 ‘영어 교육의 적기는 언제부터인가’ ‘학교가 가르쳐야 사교육이 줄어드는가, 아니면 반대인가’ 등 새 정부가 지향할 ‘교육 철학’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내부적으로 국내 초등학교의 방과후 영어 수요를 파악한 결과 전체 방과후 영어의 44%가 1, 2학년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교육 및 학업 부담 줄이기’와 ‘교육 격차 해소’라는 두 가지 가치를 추구하는 새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8월이나 9월 중 정책 부서 조율과 현장의견 수렴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지난달 29일 찾아간 서울 도봉구 방학동 방학초등학교는 조금 특별했다. 학교 복도를 걷다 보니 구 직원 6명이 일하는 사무실이 나타났다. 문패에는 ‘도봉 마을 방과후 활동 운영센터’라고 적혀 있다. 대체 왜 학교 안에 구청 사무실이 있는 것일까. 도봉구는 전국 최초로 올해부터 관내 초등학교의 방과후 학교를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했다. 그간 학교 스스로 해야 할 일로 인식돼 온 ‘방과후 학교’ 사업에 ‘지자체, 학교, 마을 주민’이라는 삼위일체 시스템을 도입한 새로운 시도다. 방과후 학교 사업은 많은 학교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다. 당초 정책 취지는 학교 울타리 안에서 싸고 질 좋은 과외 활동을 제공해 사교육 폐해를 줄여보자는 것이었지만 박리다매를 노린 사교육 업체들이 너나없이 뛰어들면서 학원의 연장선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최저가 낙찰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엔 질적 하락도 심각해졌다. 도봉구는 3년 전부터 마을형 방과후 학교를 지자체 주도로 운영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2014년 전국 최초로 초등교사를 구청장 직속 ‘교육특별보좌관’으로 고용한 게 대표적인 예다. 박동국 도봉구 교육특보는 “서민층이 많은 지역 특성상 학교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공교육을 최고로 만들고 구의 브랜드로 살려보자는 지자체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보는 교사직을 휴직하고 3년째 도봉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도봉구는 교육특보 고용 후 학교 교육에 마을 자원을 접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구 직원과 교사들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지역 내 장소와 사람, 이야깃거리를 찾아다녔다. 지역 주민 중 재능을 가진 이들은 ‘마을 강사’로 육성했다. 운동, 악기 연주, 요리, 바느질 등 각 분야의 마을 인재들을 구청·교육청 관계자 및 교사의 ‘3중 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3년간 이렇게 키운 마을 강사는 현재 500명 수준에 이른다. 올해 초 도봉구는 방학초를 비롯한 도봉초, 신방학초, 월천초, 방학중 등 5개 학교와 마을 방과후 학교 시범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영어와 컴퓨터 등 교과영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비교과 방과후 강좌를 구가 운영하게 됐다. 미리 양성한 마을 강사들을 차차 강사로 활용할 예정이다. 방학초 김보영 교사는 “학교는 업무 부담이 확 줄고, 아이들은 지역사회 어른들로부터 생활 밀착형 수업을 받을 수 있다”며 “지역 인재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1석 3조”라고 평가했다. 방학초 아이들은 정규 수업에서도 마을 밀착형 교육을 받는다. 5학년 학생이 용돈기입장 쓰기 관련 경제교육을 받을 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방학동 도깨비시장’으로 직접 나간다. 도깨비시장 상인회가 학생들에게 5000원짜리 온누리 상품권을 지원하고 아이들은 모둠별로 활동 주제에 맞는 물건을 구매한다. 교실로 돌아와서는 누가 더 효율적으로 구매했는지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구입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 나가 팔기도 한다. 상인회는 ‘일일 상인증’을 발급해 아이들의 살아있는 경제교육을 돕는다. 김 교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마을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의 돌봄 기능을 강화하는 ‘온종일 마을학교’가 포함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학교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교사 연수를 통해 방학초의 사례를 다른 지역에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박 특보는 “추후 돌봄교실까지도 구가 주도해 운영할 수 있도록 사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그 공약을 두고 교사들이 제일 흔히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장학사 모시고 수업할 일 있냐’는 거예요. 내가 주도권을 갖고 있던 내 수업에 또 다른 누군가가 들어온다는 게 반갑지 않은 거죠.” 최근 만난 한 교사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 공약 중 하나인 ‘1수업 2교사제’에 대한 교사들의 반응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학습 속도가 다른 학생들에게 일대일 맞춤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한 교실에 두 명의 교사를 투입하는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반영해 교육부는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 5년간 5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 1만6000명가량의 교사를 추가 채용하는 계획을 보고했다. 지난 정부의 10배 수준이다. 그러나 학생과 교사를 ‘돕겠다’는 제도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그리 탐탁지 않다. ‘나와 아이들만 있던 내 교실에 나의 수업 내용과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또 다른 성인이 있는 건 불편하다’는 감정적 저항이 큰 것이다. 한 교사는 “이 제도가 어떻게 돌아갈지는 서울시교육청이 시행 중인 초등협력교사제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교육청은 1수업 2교사제와 비슷한 취지로 협력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2015년 6개 학교에 불과했던 신청학교가 2016년 11개교, 2017년 52개교로 늘어나는 등 호응이 매우 높다”고 자평한 제도다. 그러나 현장 얘기는 전혀 달랐다. 한 교사는 “교육청에서 협력교사를 신청하라고 자꾸 공문이 내려오는데 ‘필요 없다’는 교사가 대부분”이라며 “그래도 협조 차원에서 학교가 어쩔 수 없이 한두 명씩 신청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배치된 협력교사들은 하루에 2시간 정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도움이 필요한 교실을 순환 방문한다고 했다. 교사들은 “교실에 심각한 문제 학생이 있거나 심하게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가 있을 땐 도움이 되지만 보통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사들의 “노 생큐” 반응을 차치하고라도 ‘1수업 2교사제’는 타당성에 의문이 가는 점이 적지 않다. 당장 저출산으로 인해 한 해가 다르게 학생수가 급감하는데 과연 앞으로 교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 초 본보가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방 초등학교가 줄줄이 폐교되고 요양원으로 변하는 실태를 보도하면서 만난 국내 인구학계의 권위자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정부가 인구 흐름을 보지 않고 주먹구구식 정책을 세운다”고 비판했다. 전쟁이 나거나 엄청난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인구 규모라는 것은 일정한 흐름을 갖는 것인데 이를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수를 기준으로 봐도 국내 교사 공급은 이미 수요를 훨씬 초과해 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공약을 설계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미래 아이들이 줄어든다고 해서 지금 아이들을 위한 교육 투자를 포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 말도 맞다. 하지만 교사의 정년은 62세고, 결국 교사 증원으로 인한 비용은 성인이 된 이 아이들의 어깨 위에 지워질 것이라는 게 문제다. 5년간의 필요 예산, 5년간의 인구 전망만 중요한 게 아니라 50년 뒤까지를 내다본 정책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임우선 정책사회부 기자 imsun@donga.com}
경북 경산시 대구외국어대와 강원 동해시 한중대가 폐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대학이 문을 닫으면 2008년 이후 교육부에 의해 강제 폐쇄되는 8, 9번째 학교다. 교육부는 29일 대구외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경북교육재단과 한중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광희학원에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하지 않으면 학교를 폐쇄할 방침임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교육부 감사에서 기본적인 대학운영이 불가능할 정도의 재정파탄과 비리가 드러났다. 대구외대는 지난해 실시된 특별종합감사에서 대학설립 인가 조건인 수익용 기본재산(30억 원)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입생 수가 계속 줄고 중도 탈락자가 속출해 교육여건 개선이 어렵다고 판명됐다. 입학정원 130명에 교직원 수가 37명에 불과한 소규모 대학으로 지난해 4월 감사 당시 469명이 다니고 있었다. 한중대는 교직원 임금 체불액이 333억 원에 달한다. 2004년 종합감사에서 전 총장이 교비 244억 원을 횡령 및 불법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회수하지 않았다. 입학정원 603명, 교직원 수 197명 규모로 현재 1442명이 다니고 있다. 교육부는 두 대학에 1차 시정 요구를 했고 다음 달 18일까지 2차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한 차례 더 이행 명령을 내린 후 행정예고, 청문 등 절차를 거쳐 9월 말까지 학교폐쇄를 명령할 방침이다. 학교가 폐쇄되면 재학생은 모두 제적 처리되며 이후 인근 대학 편입학이 검토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