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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소유의 경주마(사진 오른쪽)가 여왕 서거 이틀 뒤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6세 경주마 ‘웨스트 뉴턴’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핌리코 경주 1800m 레이스에서 1분52초1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반 바퀴를 남겼을 때까지만 해도 6위로 달리던 뉴턴은 결승선을 앞둔 막판 직선 주로에서 폭풍 같은 질주를 보여주며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4세 때 아버지이자 전 국왕인 조지 6세로부터 ‘페기’라는 이름의 조랑말을 선물로 받은 것을 계기로 말 타기를 평생의 취미로 삼았다. 생전에 경마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 여왕은 1953년 대관식 이후 왕실이 주최하는 경마 대회인 로열 애스콧에 매년 참석해 오다 올해만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여왕은 전통에 따라 로열 애스콧의 골드컵(4000m 장거리 경주) 우승 마주에게 직접 시상해 왔는데 2013년 대회 때는 여왕의 말 ‘에스티메이트’가 1등을 해 우승 트로피를 ‘셀프 수여’하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4위·19)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마친 US오픈 남자단식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테니스의 새 시대를 알렸다.이날 알카라스는 캐스퍼 루드(5위·노르웨이·24)를 3-1(6-4, 2-6, 7-6, 6-3)로 꺾으며 만 19세 129일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1990년 19세 29일 나이로 우승했던 피트 샘프라스(미국) 이후 US오픈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12일 발표될 프로테니스협회(ATP) 세계랭킹 역대 최연소 1위도 확정지었다. 이전 최연소 기록은 2000년 만 20세 268일 때 US에서 우승했던 레이턴 휴잇이 가지고 있었다. 10대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은 ATP가 1973년 랭킹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알카라스가 처음이다.메이저 대회 전체로 따져도 알카라스는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19세 3일로 우승한 라파엘 나달(스페인) 이후 17년 만에 나온 10대 우승자다. 알카라스는 세계랭킹 1위는 나달보다 빨리 정복했다. 나달은 만 22세 76일 때 세계랭킹 1위에 처음 올랐었다. 알카라스는 이번 대회 결승에 오기 전까지 16강, 8강, 4강에서 연속해 5세트 경기를 하며 우승까지 코트에서 23시간 39분을 보냈다. 2000년 이후 남자단식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 중 가장 긴 경기시간이다. 다만 결승전만큼은 5세트를 피했다. 알카라스는 이날 2세트를 내준 뒤 3세트에서 5-6으로 뒤졌지만 빠른 움직임과 부드러운 발리로 연속해 루드의 매치 포인트를 저지, 타이브레이크 끝에 3세트를 가져온 뒤 다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알카라스는 우승 확정 후 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과 세계 1위를 동시에 얻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먼저 “지금의 이런 일상을 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러분들과 9·11을 함께 기리고 싶다”며 9·11 테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먼저 전했다. 이날 US오픈 결승이 열린 빌리 진 킹 테니스장 아서 애시 코트에는 9·11 테러 추모의 의미로 코트 옆에 테러 날짜인 9/11/01을 새기고 경기를 치렀다. 2003년생인 알카라즈는 9·11 테러 약 2년 뒤 태어났다. 이어 알카라즈는 “세계 1위, 챔피언이 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것들이다.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결승전은 알카라스와 루드 중 승자가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있는 대회였다. 이제껏 열린 메이저 대회 결승전 중 결승에 오른 두 선수에게 모두 세계랭킹 1위 타이틀이 걸렸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오픈 대회 때도 나달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루드는 이번에는 스페인 신예에 발목이 잡혀 메이저 대회 결승 대회 전적이 2패가 됐다. 다만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마친 루드 역시 알카라스에 이어 세계랭킹이 2위가 된다. 루드는 “1위가 아니라는 점은 아쉽지만 2위도 너무 나쁜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사진)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47년 역사에 한 번도 없었던 또 다른 기록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이제는 마운드를 지키기만 해도 한 해에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모두 채우는 새 기록을 쓴다. 오타니는 팀이 시즌 136번째 경기를 치른 7일까지 투수로 136이닝을 던지면서 타자로 559타석에 들어섰다. 규정이닝은 팀 경기 수가 기준이다. 따라서 오타니는 현재 정확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상태지만 정규시즌 162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는 26이닝을 더 던져야 한다. ‘팀 경기 수×3.1’로 계산하는 규정타석은 162경기 기준(502타석)으로도 이미 채운 상태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에서도 투타 겸업 선수로 뛰었지만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동시에 채운 적은 없었다. 오타니 이전에 가장 유명한 투타 겸업 선수였던 베이브 루스(1895∼1948)도 이런 기록을 남긴 적은 없다. 루스는 1918년 166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규정이닝(126이닝)은 소화했지만 382타석으로 규정타석(390타석)은 채우지 못했고, 1919년에는 543타석으로 규정타석(427타석)은 채웠지만 133과 3분의 1이닝으로 규정이닝(138이닝)에는 미달이었다. 단, 당시에는 규정타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MLB에서 현재 방식으로 규정타석을 계산한 건 1957년 이후다. 그 전에는 ‘타수’가 기준이었고 기준 타수도 해마다 달랐다. 예를 들어 타이 코브(1886∼1961)는 소속팀 디트로이트가 157경기를 치른 1914년 415타석(345타수)에만 들어서고도 타율 0.368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현재 기준이라면 486타석을 채워야 했다. 1917년 등장한 규정이닝도 당시 기준으로는 ‘신상’이었다. 이렇게 대단한 기록을 앞두고 있는 오타니에게 사인을 받고 싶은 건 팬뿐만이 아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 디트로이트 내야수 코디 클레멘스(26)가 내민 볼에 사인을 해줬다. ‘닥터 K’ 로저 클레멘스(60)의 아들인 그는 전날 패전처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오타니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이 삼진 기념구에 ‘정말 지저분한 공이었다!’는 칭찬까지 남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SSG 최정(사진)이 7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에서 이승엽(은퇴), 박병호(KT)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최정은 7일 LG와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초에 상대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시속 154km 속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 밖으로 1점 홈런을 날려 보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세이브 1위(35개) 고우석에게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안기는 홈런포였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9월 들어 19타수 무안타의 침묵도 깼다. 최정은 최근 4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이날도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 뜬공, 뜬공으로 물러났다. 최정은 8월 21일 키움전 이후 12경기 만에 터진 홈런으로 7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최정은 이날 연장 11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 상대 5번째 투수 정우영의 시속 154km 투심에 오른 손목을 맞고 교체됐다. 연장 들어 12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한 두 팀은 2-2로 비겼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이원석의 개인 첫 대타 끝내기 안타로 키움에 2-1 승리를 거뒀다. 6월 25일 한화전 이후 승리가 없는 삼성 선발투수 수아레즈는 시즌 5승에 도전했지만 1-0으로 앞선 7회 이정후에게 동점 솔로포를 내줘 8이닝 1실점의 호투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끝내기 안타로 승리투수가 된 오승환은 선발 수아레즈보다 많은 6승(25세이브)째를 챙겼다. KT 박병호는 한화와의 수원 안방경기에서 솔로포로 시즌 33호를 기록하며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했다. 팀도 4-2로 이겼다. 5위 KIA는 7회 7점을 뽑는 빅이닝으로 롯데를 12-6으로 꺾고 6위 롯데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렸다. NC는 홈런 3방을 앞세워 두산에 16-5 대승을 거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로저 클레멘스(60)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4672삼진을 기록한 뒤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아들 네 명을 두었는데 코비(Koby), 코리(Kory), 케이시(Kacy), 코디(Kody)로 이름을 지었다. 아들 네 명에게 전부 야구에서 삼진을 뜻하는 K로 시작하는 이름을 갖도록 한 것이다.아버지 바람과 달리 올해 MLB 무대에 데뷔한 막내 아들 코디(26·디트로이트)는 시즌 첫 다섯 차례 등판에서는 삼진을 하나도 잡지 못했다.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코디는 원래 내·외야를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팀 패배가 확실한 상황에서만 마운드에 올랐던 거다.그랬던 코디에게 드디어 생애 첫 삼진이 생겼다. 상대 타자는 무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였다. 코디는 6일 LA 방문경기에서 팀이 0-9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세 번째 상대 타자였던 오타니를 상대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강속구와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했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 클레멘스의 주무기는 '아리랑볼'이다. 그는 느리고 낙차 폭이 아주 큰 포물선을 그리는 이퓨스(Eephus)로 맞혀 잡는 투구를 한다. 코디가 이날 오타니에게 던진 공 4개는 스피드건에 시속 86km~110km를 찍었다.코디는 “등판을 앞두고 ‘아마 오타니를 상대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2스트라이크를 잡고서는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진거야?’ 하는 마음이었고 또 똑같이 느린 공을 던졌는데 그게 삼진이 됐다.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동료들은 깜짝 기록을 기념해 클레멘스에게 ‘오타니에게 사인을 받으라’고 했다. 결국 코디는 오타니에게 사인을 부탁했고 오타니는 7일 경기를 앞두고 ‘정말 지저분한 볼!’이라는 칭찬까지 적어 공을 다시 클레멘스에게 건넸다.코디 본인에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고 야구팬들에게도 재미를 선사했지만 클레멘스는 “사실 원해서 마운드에 오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백기를 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클레멘스는 “모든 야수가 등판을 원해서 하진 않는다. 하지만 상황이 오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마냥 즐겁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타니에 이어 다음 이도류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 근처에도 못 간다”라고 잘라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남자 테니스 ‘빅3’의 마지막 보루였던 라파엘 나달(36·스페인·세계랭킹 3위)이 US오픈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남자 단식에 남은 선수 8명 가운데 누가 정상에 올라도 메이저 대회 첫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된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22연승을 질주하던 나달은 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프랜시스 티아포(24·미국·26위)에게 1-3(4-6, 6-4, 4-6, 3-6)으로 패했다. 나달이 메이저 대회 16강에서 탈락한 건 2017년 윔블던 이후 5년 만이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나달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선수가 된 티아포는 “앞으로 자식, 손자들에게까지 ‘내가 나달을 이겼어’라고 자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맞대결 최종 기록이 계속 승리로 남아 있을 수 있도록 앞으로 나달을 안 만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003년 윔블던에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US오픈 직전에 열린 올해 윔블던까지 메이저 대회는 총 76번 열렸다. 이 가운데 나달이 22번,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6위)가 21번, 페더러가 20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나머지 선수들이 우승한 건 13번(17.1%)이 전부다. ‘나머지 선수’ 9명에 속했던 ‘디펜딩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1위)가 전날 탈락한 데 이어 이날은 2014년 US오픈 챔피언 마린 칠리치(34·크로아티아·17위)도 짐을 쌌다. 그러면서 올해 US오픈 8강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들만 남게 됐는데, 이들의 평균 나이는 24세다. 메이저 대회 8강 진출자 평균 나이가 이렇게 어린 건 2008년 US오픈(23.6세)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빅3가 전부 8강에 올랐는데도 평균 나이가 24세를 넘지 않았다. 나달은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인생이 그렇다”고 말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21·폴란드)가 율레 니마이어(23·독일·108위)에게 2-1(2-6, 6-4, 6-0) 역전승을 거뒀다. 시비옹테크는 8강에서 제시카 퍼굴라(28·미국·8위)와 맞붙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후(24·키움)가 프로야구에서 어떤 기록을 새로 써도 이제 팬들은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6년 차인 올해 장효조(0.331)를 제치고 통산 타율 1위(0.341)에 올라선 것은 물론이고 역대 최연소(23세 11개월 8일) 및 최소 경기(747경기) 1000안타, 6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하면서 KBO리그를 ‘접수했기’ 때문이다. 이제 팬들 관심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도 통할까’로 옮겨가고 있다. 이정후는 내년 시즌이 끝나고 해외 진출 자격을 얻으면 MLB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상태다. 이정후가 MLB 무대에 연착륙하려면 스즈키 이치로처럼 ‘안타 생산 능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MLB 무대에서 통산 3089안타를 친 이치로는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 LG 퓨처스리그(2군) 감독보다 더 ‘롤모델’로 꼽는 선수다. LA 다저스 간판 선수 무키 베츠 역시 ESPN에서 KBO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걸 본 뒤 “이정후가 MLB 무대로 건너온다면 이치로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치로는 2001년 MLB에 진출하면서 자기 트레이드마크였던 ‘시계추 타법’을 포기했다. 오른발을 높게 들어올리는 이 타격 자세로는 MLB 투수가 던지는 빠른 공에 적응하기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던 것. 이치로는 중학생 때부터 피칭 머신을 타석 쪽으로 당겨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려 애썼지만 MLB는 차원이 달랐다. 지금은 더하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개인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더 볼 파크’의 최원제 코치는 “MLB에서는 커브도 시속 140km대로 온다. 한국에서처럼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고 칠 수가 없다”면서 “타격 포인트가 앞에 있으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치로를 따라 우투좌타를 선택한 이정후도 이에 맞게 진화해 왔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에는 포수 쪽에 있는 홈플레이트 꼭짓점을 기준으로 평균 51.4cm 지점에서 공을 때렸다. 해가 갈수록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 올 시즌에는 70.1cm가 됐다. 그만큼 공을 앞에서 때리게 된 것이다. 그사이 타구 평균 속도도 시속 129.2km에서 139.3km까지 늘었다. 이정후는 그러면서 빠른 공에도 강점을 보이게 됐다. 이정후는 KBO리그 무대에서 시속 150km 이상으로 날아온 투구를 받아쳐 평균 시속 139.4km짜리 타구를 만들어 내면서 타율 0.338, OPS(출루율+장타력) 0.929를 남겼다. 타율은 통산 기록과 사실상 차이가 없고 OPS는 통산 기록(0.896)보다 결과가 더 좋다. 국가대표 타격 코치를 지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일반적인 레벨(level) 스윙을 할 때 공을 방망이에 맞힐 수 있는 포인트가 2.5개 정도라면 이정후의 어퍼(upper) 스윙 궤적은 포인트가 7개 정도다. 최근에는 상체를 더 기울여 살짝 높은 공도 정타를 때려내더라”면서 “지금처럼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다면 MLB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벌금 1위’ 닉 키리오스(27·호주)가 ‘세계 랭킹 1위’ 다닐 메드베데프(26·러시아)를 무너뜨렸다. 랭킹 25위 키리오스는 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메드베데프를 3-1(7-6, 3-6, 6-3, 6-2)로 꺾었다. 키리오스는 이날 승리로 메드베데프와의 상대 전적을 4승 1패로 만들었다. 키리오스는 상대 선수나 심판뿐 아니라 관중에게도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는 등 거리낌 없이 자기감정을 표출해 ‘코트의 악동’으로 통하는 선수다. 직전 메이저 대회였던 윔블던까지 총 80만 호주달러(약 7억4500만 원)가 넘는 벌금을 냈지만 “내가 벌금을 많이 낼수록 남자프로테니스(ATP) 자선 사업 예산이 늘어난다”면서 기행을 멈추지 않는다. 이번 US오픈 대회에서도 이미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키리오스는 그 대신 코트 위에선 이날을 포함해 랭킹 1위 선수를 세 차례 물리칠 만큼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처음으로 US오픈 8강에 진출한 키리오스는 “뉴욕 팬들에게 내 테니스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데 (태어난 뒤) 27년이나 걸렸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던 메드베데프는 이날 패배로 작년 이 대회 우승으로 받은 랭킹 포인트 2000점 가운데 1820점을 잃었다. 그러면서 12일 새 랭킹 발표 때는 1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올해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코코 고프(18·미국·12위)는 이날 여자 단식 16강에서 장솨이(33·중국·36위)에게 2-0(7-5, 7-5) 승리를 거두고 처음으로 US오픈 8강에 올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문경시청이 한국 여자 소프트테니스(정구) 최장자로 우뚝 섰다.문경시청은 5일 안성 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한국실업소프트테니스 추계연맹전에서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서 화성시청을 2-0으로 물리쳤다. 그러면서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문경시청은 제100회 동아일보기를 포함해 올해 열린 6개 전국대회 가운데 5개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김희수 문경시청 코치는 “모든 선수가 다 잘해줘서 수훈 선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전국체육대회 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2018년 창단한 화성시청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전국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남자부 단체전에서는 서울시청이 대구 달성군청을 2-1로 꺾고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혼합복식에서는 김병국(순창군청)-정상희(전남도청) 조가 김만열(순천시청)-엄예진(문경시청) 조를 5-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난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는 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아일라 톰랴노비치(46위·호주·29)에게 1-2(5-7, 7-6, 1-6)로 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게임 스코어 1-5로 뒤진 3세트 7번째 게임에서 30-40으로 뒤져 탈락 위기를 맞았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고 경기 시간도 3시간을 넘긴 상태였지만 윌리엄스는 선수 생활 내내 그랬던 것처럼 포기를 몰랐다. 듀스가 여덟 번 이어진 뒤에야 윌리엄스가 받아친 공이 네트에 걸리며 경기가 끝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흑인 빈민촌 콤프턴에서 태어난 윌리엄스는 14세였던 1995년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벨 챌린지’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18세였던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흑인 여자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윌리엄스가 역사상 두 번째였다. 윌리엄스는 이후 임신 2개월 차에 출전했던 2017년 호주 오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2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남녀 단식을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이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윌리엄스는 부상, 산후 우울증, 번아웃 등 어려움을 겪은 뒤에도 늘 다시 코트로 돌아와 승자가 됐다. 은퇴를 선언하고 참가한 이번 대회 때도 1회전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2회전에서 세계 랭킹 2위 아네트 콘타베이트(27·에스토니아)까지 꺾는 반전으로 자신이 늘 한계를 이겨내는 선수였음을 상기시켰다. 선수 생활 내내 ‘여자 흑인 선수’인 자신에게 놓였던 유리천장을 깨온 윌리엄스의 유산은 이미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윌리엄스가 시작할 때만 해도 테니스는 ‘백인들의 스포츠’로 여겨졌지만 현재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3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 10명이 흑인이거나 흑인 혼혈이다. 코트를 떠나는 윌리엄스는 이제 ‘여자 은퇴 선수’ 위에 놓인 천장도 기꺼이 깨뜨릴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9일 패션잡지 ‘보그’를 통해 은퇴 의사를 밝힌 윌리엄스는 “‘은퇴’보다는 ‘진화’가 내 결정을 더 잘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는 이날 경기 후에도 “새로운 나를 알아볼 준비가 됐다. 또 사실 (코트 바깥) 세상 관점으로 보자면 여전히 나는 엄청 어리다.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선수 생활 동안 코트 안팎에서 총 4억3400만 달러(약 5913억 원)를 벌어들인 윌리엄스는 엄마로서 또 벤처캐피털 사업가로서 자신의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2014년 설립한 벤처캐피털 회사 ‘세리나 벤처스’가 투자한 기업 중 기업 가치 1조 달러를 돌파한 유니콘만 이미 16개다. 세리나 벤처스는 투자의 78%를 여성, 비(非)백인이 창업한 기업에 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생애 최고의 여정이었다.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어서, 내가 세리나여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1999년 전설의 시작을 알렸던 빌리 진 킹 테니스센터 메인 경기장 ‘아서애시 코트’는 윌리엄스 인생 1막의 끝이자 2막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가 됐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네? 저 세리나인데요?”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가 ‘솔직히 오늘 경기 내용에 스스로도 놀라지 않았느냐’는 장내 아나운서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자 US오픈 테니스 대회 메인 코트인 아서애시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언제나 ‘현재’가 우선이다. 그래서 선수 시절 내내 ‘테니스 여제’로 통했던 윌리엄스도 은퇴 선언 후 참가한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언더도그’(승리 확률이 낮은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스포츠 베팅 업체 ‘시저 스포츠북’은 윌리엄스의 이번 대회 우승 확률을 2%로 평가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2위이자 이번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아네트 콘타베이트(27·에스토니아)를 2-1(7-6, 2-6, 6-2)로 꺾고 7번째 US오픈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윌리엄스는 “힘들 때 다시 일어서는 게 내 특기”라면서 “연습을 정말 열심히, 또 잘했는데 (최근에 결과가 안 좋아서) ‘이건 내가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뉴욕에서는 연습한 내용이 결과로도 나오고 있다. 이 관중과 계속 함께했어야 했나 보다”라며 경기 내내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아서애시 스타디움에는 관중 2만9959명이 찾아 이틀 전 윌리엄스의 1회전에서 나온 US오픈 역대 최다 관중(2만9402명) 기록을 새로 썼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윌리엄스의 경기를 지켜보러 경기장을 찾은 관중 속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도 있었다. 윌리엄스는 “우즈는 내가 여기서 아직까지 뛸 수 있게 만든 사람이다. (최근 경기에서) 졌을 때 모든 게 혼란스러웠는데 그때 우즈 같은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어 큰 힘이 됐다”며 “우즈와 ‘우리 같이 해보자’고 얘기하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2번 시드 선수를 물리쳤다는 건 남은 대회 일정을 두 번째로 좋은 대진표로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윌리엄스는 8강에 가기 전까지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와 맞붙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디펜딩 챔피언’ 에마 래두카누(20·영국·11위), 2020년 US오픈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25·일본·44위), 올해 윔블던 ‘퀸’ 옐레나 리바키나(23·카자흐스탄·25위) 등도 모두 탈락한 상태다. 윌리엄스는 3일 열리는 3회전에서 아일라 톰랴노비치(29·호주·46위)를 상대한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포츠 베팅 업체에서는 윌리엄스가 2-1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윌리엄스는 “난 더 이상 증명해야 할 것도, 더 이겨야 할 경기도 없다. 잃을 게 없다. 남은 경기는 그저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제 사람들의 궁금증은 ‘윌리엄스가 몇 경기를 더 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마거릿 코트(80·호주)의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24회)과 타이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를 향하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라파엘 나달(스페인·36·세계랭킹 3위)이 개인 23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메이저 대회 23승은 프로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 ‘오픈 시대’ 최다 기록이다. 남녀부를 통틀어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만이 이 기록을 남겼다. 나달은 31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링키 히지카타(21·호주·198위)를 3-1(4-6, 6-2, 6-3, 6-3)로 꺾고 3년 만에 이 대회에서 승리를 거뒀다. 2019년 이 대회 챔피언인 나달은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지난해에는 왼발 부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직전 메이저 대회였던 윔블던에서 복근 파열 부상으로 준결승을 앞두고 기권했던 나달은 이후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18일 웨스턴 앤드 서던 오픈 1회전에서 탈락하며 경기 감각 부족 문제를 드러냈다. 이날도 완승이 예상됐던 상대에게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이후 3세트를 내리 따내는 저력을 자랑했다.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한 나달은 이날 승리로 메이저 대회 20연승 기록도 이어 갔다. 나달은 “(경기에서) 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세 개 대회 모두 우승한 건 아니다”라며 “(윔블던) 기권이 지는 것보다 힘들었다. 올해는 좋기도 했지만 발, 갈비뼈, 복부까지 부상으로 힘든 해이기도 했다. 이 모든 걸 거쳐 다시 경기하게 된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일 열리는 2회전에서 파비오 포그니니(35·이탈리아·60위)를 상대하는 나달은 “(부상 후) 지난 50일간 경기를 한 차례밖에 치르지 못했다. 겸손하게 복귀 과정을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젠 정말 생존경쟁”이라고 말했다. 31일 여자 단식 1회전에서는 역대 챔피언 두 명이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에마 래두카누(20·영국·11위)는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최다 연속 출전(63회)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철녀’ 알리제 코르네(32·프랑스·40위)에게 0-2(2-6, 3-6)로 무릎을 꿇었고, 2018년과 2020년 챔피언인 오사카 나오미(25·일본·44위)도 대니얼 콜린스(29·미국·19위)에게 역시 0-2(6-7, 3-6)로 완패했다. 올해 윔블던 챔피언 옐레나 리바키나(23·카자흐스탄·25위)도 클라라 부렐(21·프랑스·131위)에게 0-2(4-6, 4-6)로 패해 서둘러 짐을 싸야 했다. 한편 권순우(25·당진시청·81위)는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9·스페인·124위)를 3-1(6-2, 6-7, 6-3, 6-3)로 꺾고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권순우가 올해 메이저대회 2회전에 오른 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권순우는 프랑스오픈 1회전 에서 패했던 안드레이 루블료프(25·러시아·11위)를 상대로 2회전 경기를 치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키움이 안방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마지막 경기에 나선 이대호(롯데)에게 넉넉한 선물을 챙겨줬지만 승리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키움은 31일 안방 고척에서 롯데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1회초에는 유격수 땅볼, 3회초에는 좌중간 안타로 타점을 추가하면서 프로야구 역대 세 번째 개인 통산 1400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전 키움으로부터 고척돔과 자기 타격 자세를 본뜬 피규어를 받은 이대호는 추억거리를 하나 더 선물 받은 셈이 됐다. 하지만 키움의 선물은 거기까지였다. 3회말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키움은 이정후의 싹쓸이 2루타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이정후는 다음 타자 푸이그가 담장을 맞히는 적시타를 때리자 4-3 역전 점수까지 올렸다. 이정후는 수비 때도 이대호를 괴롭혔다. 7회초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이대호의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날아오자 이를 잡아냈다. 수원에서는 KT가 두산을 5-2로 꺾고 3위 자리를 지켜냈다. KT는 4위 키움에 승차 없이 앞서 있던 상태라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3, 4위가 바뀔 수도 있었다. 삼성은 대구 안방경기에서 김태군의 대타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SSG를 2-1로 물리쳤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다. LG는 잠실 안방경기에서 NC를 5-3으로 꺾었고 고우석은 시즌 33세이브를 올렸다. KIA는 대전 방문경기에서 1회초에 뽑은 4점을 잘 지켜 4-3 승리를 거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30일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아서 애시 코트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엔 2만9402명의 팬들이 몰렸다. 역대 US오픈 한 경기 최다 관중이다. 이날 1회전 티켓은 2차 티켓 시장에서 평균 987달러(약 133만 원)에 팔렸다. 티켓 판매 가격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US오픈 개막전 티켓의 최고가 기록이다. 스탠드에는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스키 여제’ 린지 본 등 스포츠 스타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스파이크 리, 맷 데이먼, 휴 잭맨 등도 함께했다. 정계에서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뉴욕시 두 번째 흑인 시장인 에릭 애덤스가, 패션계에서는 애나 윈터 보그 편집장, 디자이너 베라 왕 등이 자리를 지켰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수도 있는 ‘코트의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를 지켜보려는 팬들의 열기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윌리엄스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코 놓칠 수 없었다. 부상 공백으로 세계랭킹이 407위까지 떨어진 윌리엄스는 80위 단카 코비니치(28·몬테네그로)를 2-0(6-3, 6-3)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윌리엄스는 US오픈 1회전 무패 기록(21전 21승)을 이어갔다. 오픈 시대(1968년 시작된 테니스 프로 시대) 이후 10대, 20대, 30대, 40대에 모두 US오픈에서 승리를 거둔 역대 4번째 여자 선수가 됐다. 윌리엄스는 1회전부터 결승전을 방불케 한 응원을 펼친 홈팬들에게 “US오픈은 늘 편한 무대지만 오늘은 여러분이 정말 대단했다”며 “여러분이 무엇을 하든, 얼마나 어렵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정말 많이 무너졌고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저를 보고 여러분도 뭐든 해내시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US오픈은 1999년 윌리엄스가 18세 나이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일구며 메이저 통산 23승 역사의 시작을 알렸던 대회다. 1승만 더하면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의 메이저 최다 단식 우승 기록(24회)과 타이를 이룰 수 있지만 그는 “이제는 만족한다”고 했다. 대회가 열린 경기장 이름의 주인공인 미국 테니스의 아이콘 빌리 진 킹(79)도 경기 후 직접 코트에 나와 윌리엄스와의 추억을 나눴다. 킹은 “세리나가 6세 때 서브하는 것을 처음 보고 ‘절대,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고 말했었다. 여러분도 오늘 보셨다. 테니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서브”라고 극찬했다. 코트에서 실력과 패션을 선도했던 윌리엄스는 이날도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검정 드레스 스타일의 테니스복을 입고 나섰다. 윌리엄스는 “US오픈 통산 6회 우승의 의미를 담아 치마를 6개 레이어(겹)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경기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상의는 크리스털로 장식했다. 함께 신은 검정 운동화에는 400개의 다이아몬드 장식이 박혔다. 올해 5세가 된 딸 올림피아는 윌리엄스가 1999년 US오픈에서 우승했을 때처럼 흰색 비즈로 머리를 장식해 많은 이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이날 관중은 윌리엄스가 코트를 떠나기 전 저마다 자리에서 파란색, 흰색, 빨간색 카드를 들어 ‘WE ♡ SERENA’ 카드섹션 메시지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내달 1일 열리는 2회전에서 세계 2위 아네트 콘타베이트(27·에스토니아)를 만나는 윌리엄스는 “오늘 승리도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다. 이제 남은 경기는 보너스나 마찬가지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윔블던 대회 1회전 중 다리 부상으로 기권했던 윌리엄스는 1년의 재활 후 올 6월 윔블던 복귀전에서 1회전에 탈락했다. 이후 패션잡지 보그에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특정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다고 명시하진 않았다. 윌리엄스는 ‘이날 US오픈이 마지막 대회냐’는 질문에 “내가 조금 모호하게 표현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앞으로도 계속 모호하고 싶다”며 여운을 남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다 패전(17패) 투수가 소속 팀 선발투수들의 43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끝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꼴찌 팀 워싱턴의 투수 패트릭 코빈(33·사진)은 29일 신시내티와의 안방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워싱턴은 지난달 8일 필라델피아전부터 이어진 선발투수 연속 무승을 끊었다. 43경기 연속 무승은 MLB 역대 최다로 종전 최다 기록은 1949년 워싱턴 세너터스의 35경기다. 코빈은 이날 등판 전까지 4승 17패(평균자책점 6.81)로 MLB 양대 리그를 통틀어 패배가 가장 많은 투수였다. 다음은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와 브래드 켈러(캔자스시티)로 나란히 13패(6승)를 기록하고 있다. 코빈은 지난 시즌에도 16패(9승)를 당해 리그 최다 패전 투수가 됐다. 워싱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9시즌에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던 코빈은 이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워싱턴은 지난달 7일 필라델피아전 선발투수 조시아 그레이가 승리를 따낸 뒤로 선발투수 승리가 없었다. 지난달 8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선발투수들은 승리 없이 26패(평균자책점 6.74)를 당했다. 26패 가운데 코빈의 패전이 7번으로 가장 많았다. 코빈은 7월 28일 LA다저스전, 이달 7일 필라델피아전에서는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각각 6실점 하며 강판됐다. 코빈은 29일 승리 후 “오늘 기록이 깨졌다는 건 모두가 알지만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워싱턴은 MLB 전체 30개 구단 중 최하 승률(0.336) 팀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다 패전(17패) 투수가 소속 팀의 43경기 연속 선발투수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끝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꼴찌 팀 워싱턴의 투수 패트릭 코빈(33)은 29일 신시내티와의 안방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고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워싱턴은 지난달 7일 필라델피아전부터 이어진 선발투수 연속 무승을 끝냈다. 43경기 연속 무승은 MLB 역대 최다의 불명예 기록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워싱턴 세너터스가 1949년 안았던 35경기다. 코빈은 이날 등판 전까지 4승 17패(평균자책점 6.81)로 MLB 양대 리그를 통틀어 패배가 가장 많은 투수였다. 그 다음은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와 브래드 캘러(캔자스시티)로 나란히 13패(6승)를 기록 중이다. 코빈이 올 시즌 3패를 더 당하면 2003년 마이크 마로스(디트로이트·은퇴) 이후 19년 만에 한 시즌 20패 투수가 된다. 코빈은 지난 시즌에도 16패(9승)를 당해 리그 최다 패전 투수가 됐다. 워싱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9시즌에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던 코빈은 이후 한 번도 두 자릿 수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워싱턴은 지난달 7일 필라델피아전 선발투수 조시아 그레이가 승리를 따낸 뒤로 선발 투수 승리가 없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선발 투수들은 승리 없이 26패(평균자책점 6.74)를 당했다. 26패 가운데 코빈의 패전이 7번으로 가장 많았다. 코빈은 7월 28일 LA다저스전, 이달 7일 필라델피아전에서는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각각 6실점하며 강판됐었다. 코빈은 29일 승리 후 “오늘 기록이 깨졌다는 간 모두가 알지만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을야구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프로야구 6위 롯데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롯데)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선두 SSG를 잡았다. 이대호는 28일 인천 문학에서 자신의 은퇴 투어로 열린 SSG 방문경기에서 1-2로 뒤지던 7회초 2사 주자 1루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김택형의 포크볼을 받아쳐 역전 2점 홈런을 날렸다. 롯데는 4-2로 승리했다. 이대호는 24일 NC, 26일 삼성 경기에 이어 최근 5경기에서 3개 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17호 홈런으로 리그 홈런 공동 8위로 뛰어올랐다.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이라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팬들이 길을 열어주는 듯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와 부산수영초 동기인 추신수(SSG)는 손가락 염좌로 26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태지만 친구의 은퇴를 기념해 간식차를 선물했다. 간식차에는 초등학교-국가대표-메이저리그 시절 둘이 나란히 선 사진을 걸었다. 추신수는 “함께 야구를 시작했고 야구의 최정상인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만났다”며 사진을 고른 의미를 전했다. 추신수는 간식차에 ‘대호야 니랑(너랑) 야구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추신수는 경기 전 전광판으로 전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대호에게 “네가 훌륭하고 대단한 선수가 되리라는 것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이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대호는 “(신수가) 초등학교 때 전학 와서 저를 야구로 이끌지 않았다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텐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SSG 구단도 이날 이대호를 새긴 마패, 이대호 데뷔 첫 홈런(2002년 SK전) 기념구, 선수단 사인볼 액자를 이대호에게 선물했다. 이날 이대호의 홈런은 데뷔 첫 홈런을 쳤던 문학구장에 보내는 이별 홈런이 됐다. 창원에서는 NC가 갈 길 바쁜 3위 KT에 2연패를 안겼다. 1999년생 영건 신민혁이 7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낚아내며 볼넷 없이 피안타 하나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쳐 5-0 승리를 이끌었다. KT에 반 경기 차 뒤진 4위 키움도 잠실에서 이틀 연속 LG 마운드를 상대로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0-7로 2연패했다. 삼성은 이날 멀티 홈런을 기록한 피렐라의 끝내기 홈런으로 한화를 5-4로 꺾었다. KIA는 광주에서 두산에 11-6 역전승을 거뒀다.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경기를 한 박찬호는 3루타가 모자라 사이클링히트(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치는 것)를 놓쳤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시아에서는 아이스댄스라는 종목이 익숙하지 않다. 우리가 선구자가 돼서 앞으로 모두가 ‘기억할 만한 커플’이 되고 싶다. 그게 첫 번째 목표다.” 임해나(18)는 지난해 한국 아이스댄스 국가대표로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 참가해 파트너 취안예(21)와 메달(동메달)을 합작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나 임해나-취안예 조는 28일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막을 내린 2022∼2023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나고 자란 임해나는 캐나다와 한국 이중 국적자다. 임해나가 중국계 캐나다 선수인 취안예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건 2019년 7월부터다. 지난 시즌부터 임해나가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로 하면서 취안예도 태극마크를 달고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을 치렀다. 아이스댄스는 파트너와 오래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규정이 유연한 편이다. 남자 선수는 21세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또 조를 이뤄 참가하는 두 선수의 국적이 다를 경우 둘 중 하나를 택해 출전할 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취안예도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임해나-취안예 조는 이번 대회 리듬댄스에서 62.71점, 프리댄스에서 99.25점을 받아 합계 161.9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147.66점)를 한 프랑스의 셀리나 프라지(17)-장앙스 푸르노(19) 조보다 14.3점이나 높았다. ISU 공식 트위터는 “무결점이다! 클린 연기와 복잡한 구성을 앞세운 임해나-취안예 조가 넉넉한 격차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고 전했다. 한국 피겨는 그동안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2004년) 김해진(2012년) 이해인(2019년)이, 남자 싱글에서는 이준형(2014년) 차준환(2016년)이 주니어 그랑프리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아이스댄스에서 우승한 건 임해나-취안예 조가 처음이다.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메달을 딴 한국 아이스댄스 선수도 없었다. 임해나는 4세 때 스케이트를 시작해 14세 때까지는 여자 피겨 싱글 선수로 활동했다. 연기를 좋아했던 것에 비해 점프를 어려워했던 임해나는 점프는 적고 퍼포먼스가 많은 아이스댄스로 전향했다. 임해나는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고 싶다”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두 선수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도 함께 출전하려면 취안예가 귀화시험을 치러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한다. 주니어 그랑프리와 달리 올림픽은 두 선수의 실제 국적이 같아야 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민유라(27)와 함께 아이스댄스에 출전한 알렉산더 겜린(29) 역시 미국 출신이지만 한국 국적을 얻은 뒤 올림픽에 나섰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리듬댄스 배경 음악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팀의 주전 유격수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복귀할 때까지만 공백을 최소화해 주면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의 대체 선수가 아닌 자신만의 매력으로 샌디에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최근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내내 타티스 주니어 없이 보내고 있지만 김하성은 이미 팀에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준비돼 있었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역대 샌디에이고 유격수 중 단일 시즌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공동 4위다. MLB닷컴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유격수 역대 WAR 최고 기록은 2021시즌의 타티스 주니어(6.6)다. 2위는 1980시즌의 오지 스미스(5.1), 3위는 2019시즌 타티스 주니어(4.2)다. 올 시즌 김하성과 2007시즌의 칼릴 그린이 3.5로 공동 4위다. 이달 초 유망주 CJ 애브람스가 후안 소토 영입을 위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김하성은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일 때만 출전하는 반쪽짜리 선수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한정된 출전시간도 호수비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하성의 올 시즌 수비율은 0.986으로 MLB 전체 유격수 중에서도 5위 안에 든다. 방망이도 좋아졌다. 지난해 298타석에서 타율 0.202, OPS(출루율+장타력) 0.622이었는데 올해는 443타석에서 타율 0.259, OPS 0.720을 기록 중이다. 특히 7월 이후 성적만 보면 팀에서 김하성보다 잘 치고 있는 타자는 매니 마차도뿐이다. 마차도는 “우리 모두는 경기를 하면서 성장한다. 실수를 비롯한 모든 것에서 배운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수준에 맞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김하성은 27일 캔자스시티 방문경기에서 MLB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5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6타수 3안타로 활약한 김하성은 추신수, 강정호, 최지만에 이어 MLB에서 한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네 번째 한국인 타자가 됐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운동선수는 대개 20대에 전성기를 누린다. 이후로는 신체능력이 차츰 떨어진다.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이를 거슬러 20대와 맞서 이기는 ‘40대 클럽’이 있다. 때로는 ‘외계인’, 때로는 ‘전설’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별종’일까.》나이 거꾸로 먹는 40대 스포츠 스타들 “필드 위에서 죽을 쑨다면(When I suck) 그때 은퇴하겠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그럴 계획이 없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역사상 최고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톰 브레이디는 만 37세였던 2014년 ‘앞으로 얼마나 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했다. 빈말이 아니었다. 브레이디는 탬파베이에서 뛴 지난 정규시즌에도 패스를 가장 많이(485번), 또 멀리(5316야드) 성공시키면서 터치다운도 가장 많이(43개) 이끌어낸 쿼터백이었다. 은퇴 번복 끝에 2022∼2023시즌에도 현역으로 뛰기로 한 브레이디가 9월 11일 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면 NFL 쿼터백 최고령 선발 출전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3일 브레이디의 45번째 생일을 맞아 그가 “흔치 않은 ‘45세 클럽’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 ‘체조 전설’ 옥사나 추소비티나(47·우즈베키스탄) 등을 이 클럽 회원으로 소개했다. 우즈는 2019년 마스터스 우승을 일궜고, 추소비티나는 자신의 9번째 올림픽이 될 2024 파리 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 자연을 거스르는 ‘인력’브레이디는 23세였던 2000년 NFL 드래프트 체력 측정 검사(콤바인)에서 40야드(약 36.6m)를 5.28초에 뛰었다. 42세였던 2019년에는 이 기록을 5.17초로 줄였다. 20대보다 40대에 신체 능력이 더 좋아진 것이다. 엄격한 자기관리 덕분이다. 브레이디는 가공식품 글루탐산나트륨(MSG) 글루텐 설탕 알코올 옥수수 유전자변형식품(GMO) 유제품 커피 콩 트랜스지방 같은 스스로 몸에 염증을 일으킨다고 느끼는 음식 등을 20년 넘게 입에 대지 않고 있다. 브레이디는 “25세 때는 늘 아팠고 이렇게 오래 뛸 수 있을지 몰랐다. 아무거나 먹었다면 절대 지금까지 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와 2년 연장 계약을 하며 40세까지 현역 연장을 확정한 ‘킹’ 르브론 제임스(38)는 해마다 150만 달러(약 20억 원)가 넘는 돈을 몸에 투자한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제임스는 생물역학 전문가를 따로 고용해 자기 몸을 돌보고 있다. 집에도 고압산소 치료기를 비롯해 웬만한 프로 스포츠 구단에 맞먹는 운동 및 회복 시설을 갖춰 놓았다. 옛 동료 마크 밀러는 “다들 ‘그래도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제임스는 ‘그 돈을 투자한 덕에 더 오래, 더 큰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제임스가 연봉, 광고 및 후원 계약으로 벌어들이는 한 해 수입은 약 1억2700만 달러(약 1700억 원)로 투자 수익률이 8460%에 달한다.○ 경기장에서는 ‘나이가 무색하게’, 훈련장에서는 ‘나이에 맞게’대개 35세가 넘으면 근육량이 해마다 1%씩 줄어든다. 인대와 힘줄도 뻣뻣해지고 연골도 닳아 없어진다. 브레이디가 근육 파열 위험이 있는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멀리하는 이유다. 브레이디는 런지, 스쾃, 플랭크 같은 맨몸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한다. 그리고 유연성 운동을 통해 몸에 쌓인 젖산을 없애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제임스는 근육 경련을 막기 위해 일주일에 세 번씩 요가를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도 이미 부상으로 왼쪽 무릎을 5차례, 허리를 5차례 수술받았던 우즈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충고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많이 뛰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즈는 전성기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4마일(약 6.4km)씩 달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도한 달리기가 무릎, 허리에 무리가 됐다. 젊었을 때는 공도 하루에 네다섯 시간은 기본으로 쳤지만 이제는 필드에 나서기 전 준비운동에만 최소 3시간을 쓴다. 마무리 운동에도 그에 못지않은 시간을 투자한다. 추소비티나 역시 주 40시간씩 훈련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면 훈련량이 절반도 안 된다. 그는 하루 약 세 시간씩 훈련을 하고 일요일은 쉰다. 체조 선수들은 10대 때부터 ‘피로 골절’을 안고 살기 때문에 골밀도, 근육량이 모두 떨어지는 추소비티나는 운동 강도는 줄이고 재활과 회복에 더 많은 노력을 쏟는다. ○ 유전자가 아니라 기다림에서 나온 돌연변이워싱턴포스트(WP)는 대단한 유전자가 아니라 ‘간단한 습관’이 롱런하는 선수를 만든다고 분석했다.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등에서 퍼포먼스 코치로 근무한 다나 카바리아 트레이너는 “위대한 선수들은 지금 이 순간의 가치가 아닌 다 해냈을 때의 가치로 판단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키스의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48)가 선수 시절 어느 도시에서 누구와 있든 시즌 중에는 늘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는 일화를 전하며 “최고의 선수는 별종이 아니라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이들”이라고 했다. 건강 컨설팅 업체 ‘AHP’의 선임 연구원이자 행동심리학자인 마이크 소피스 박사는 이런 선수들의 특징을 두고 “‘지연된 보상’을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매일 내리는 작은 선택은 보상이 너무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장수하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수개월, 수년 동안 작은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라고 했다. ‘사소한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을 장기간 ‘반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MLB 무대를 떠나는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는 25일 현재 OPS(출루율+장타력) 0.881을 기록 중이다. 투고타저 등 리그 평균 득점 상황과 안방 구장이 투수 또는 타자 가운데 어느 쪽에 유리한지 등을 고려해 계산하는 OPS+는 150으로 통산 기록(146)보다 올해가 더 높다. 모두가 그의 ‘회춘’에 놀라워하지만 푸홀스는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든 난 매일 야구장에 나와 내 일을 할 것이다. 지난 22년간 그렇게 스윙을 날카롭게 다듬어 왔다. 재능을 받았으면 노력과 헌신을 더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영영 피할 수는 없는 이별운동선수에게 은퇴는 늦출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는 결말이다. 이달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푸홀스는 MLB에서 역대 3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통산 700홈런 달성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700홈런을 달성하지 못한다 해도 은퇴 번복은 없다고 말한다. 푸홀스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MLB에 데뷔했던) 22년 전에 누가 ‘너는 홈런을 이렇게 많이 칠 거야’라고 말했다면 ‘미쳤냐’고 했을 것이다. 충분히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 역시 29일 개막하는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둘째 임신 계획을 은퇴의 주요 이유로 꼽은 윌리엄스는 “내가 남자였다면 아마 브레이디보다 더 오래 뛰었을 것”이라면서도 “2017년 호주오픈 때는 임신 2개월 상태로 우승하기도 했지만 이제 나는 41세다. 포기할 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2017년 호주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23회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마거릿 코트(80·호주)가 보유한 역대 최다(24회) 우승 기록에 1회 차로 다가갔다. 그러나 출산 후 복귀한 뒤로는 우승하지 못했다. 윌리엄스는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만족할 수 있다. 우승 트로피를 늘리는 것과 행복한 가정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후자”라고 말했다.영하에 신체 노출시켜 근육통 막고… 웨어러블 장비 활용해 휴식시간 모니터 최상의 몸상태 유지 돕는 ‘부하관리’ 첨단기술나이 먹을수록 부하관리엔 유리“필 미컬슨 최고령 메이저 우승은완벽한 감정 통제 가능해진 덕”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스포츠 세계에서 진리처럼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하(load) 관리’에 실패한 선수는 절대 ‘전설’이 될 수 없는 세상이 열렸다. 부하 관리를 돕는 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3차원(3D) 모션캡처 등의 기술로 선수들의 부상 징후를 파악하는 회사 P3(Peak Performance Project)의 마커스 엘리엇 창립자는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쏟는데 이건 분명 몸에 부담이 된다. 지나친 노력은 결국 장기 부상으로 이어진다. 가장 중요할 때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부하 관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의 캐터펄트스포츠가 만든 웨어러블 장비는 선수의 훈련 강도를 측정해 선수가 언제 휴식해야 하는지 모니터한다. 핀란드의 오메가웨이브는 심장,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장치로 자율, 중추 신경계의 피로도를 파악해 언제 훈련을 재개하면 좋은지 알려준다. 몸을 영하의 온도에 짧은 시간 노출시켜 염증과 근육통을 방지하는 크라이오세러피 기기는 가정용 한 대에 6500만 원(좌식)∼1억3000만 원(입식)에 달하지만 선수들은 물론이고 할리우드 스타들의 필수 ‘노화 방지’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나이가 많으면 몸이 느끼는 부하가 높지만 부하 관리에는 오히려 이점이 있다. 오랜 경험으로 어떻게 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는지, 몸 상태에 맞는 훈련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심리적 압박감을 다루는 면에서는 나이는 오히려 자산이 된다. 패티 리조 미국 마이애미대 여자 골프부 감독은 “필 미컬슨(52) 같은 사람은 수천 번의 대회를 뛰면서 압박감 속에 플레이하는 법을 터득했다. 필처럼 관록 있는 선수들은 우승에 필요한 게 완벽한 스윙이 아니라 완벽한 감정과 마음의 통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컬슨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면서 남자 골프 역사상 역대 최고령(만 50세 11개월 7일) 메이저 대회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다. 부하가 쌓여 부상이 된 경우에는 스포츠 의학이 선수 생명의 연장을 돕는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는 지난해 세 번째 무릎 관절경 수술(관절 재생)을 받았다. 40대에 들어선 페더러가 같은 부위에 연달아 수술을 받게 되자 ‘곧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페더러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습 코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강한 포핸드 샷을 날리는 영상을 올려 무사 복귀를 예고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