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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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사건·범죄35%
정치일반20%
사회일반15%
인사일반12%
정당5%
교통5%
건강2%
검찰-법원판결2%
지방뉴스2%
노동2%
  • 이태원 참사 키운 불법증축… 지자체는 단속 책임 회피 [기자의 눈/이기욱]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주점 측이 우리한테 증축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관계자는 호텔 본관 북측 주점이 불법 증축한 테라스와 관련해 “구청이 불법 증축 사실을 지난해 통보하자마자 ‘시정하라’고 주점 측에 전달했다”며 이렇게 항변했다. 불법 증축 테라스로 호텔 옆 도로는 폭이 5m에서 4m로 줄었다. 여기에 참사 당일 테라스 반대편 호텔 별관 주점이 행사 부스를 골목길에 설치하면서 도로 폭은 다시 3m로 좁아졌다. 이 때문에 참사 당시 병목현상이 가중돼 시민들의 원활한 대피를 막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호텔만의 문제는 아니다. 확인 결과 참사 현장 통행로 일대 건물 14곳 중 6곳이 무단증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참사 당일 일부 주점은 거리에 테이블을 내놓거나 입장 인원을 관리하겠다며 경계선을 세워 통행을 방해했다.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의 대피 안내가 잘 들리지 않았을 정도로 큰 음악소리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용산구는 올 4월 클럽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며 안전과 소음 등의 규제를 준수할 경우 일반음식점에서도 클럽처럼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참사 현장 인근 8곳의 ‘클럽형 주점’ 가운데 구청 허가를 받은 곳은 1곳에 불과했다. 한 업주는 기자에게 “허가를 안 받고 클럽형 주점을 영업하는 게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좁은 골목에 무허가 클럽형 주점이 난립하면 인파가 몰리고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 언제든 사고가 다시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용산구는 “단속이 어렵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태원의 모든 상인이 불법으로 영업하는 건 아니다. 상당수 상인은 참사 당시 시민 구조에 적극 나서 많은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이 안전을 경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반복되면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 상인과 시민, 정부와 지자체 모두 ‘안전불감증’의 폐해를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기욱·사회부 기자 71wook@donga.com}

    •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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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T자 골목 클럽형 주점 7곳 무허가… “음악 소리에 비명도 묻혀”

    “오후 7시경에 이미 (클럽형) 주점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참사가 벌어진 골목으로 길게 줄을 서 있었어요.”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장모 씨(21)는 2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줄을 선 사람들 때문에 통행에 지장을 받았고, 크게 틀어놓은 음악 소리 때문에 바로 옆 사람이 목청 높여서 말해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의 인명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허가를 받지 않은 클럽형 주점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서면서 통행에 지장을 줬기 때문이란 증언이 적지 않다. 또 참사 후 경찰과 구급대원의 안내가 주점이 틀어놓은 음악 소리에 묻혀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일 확인한 결과 실제로 참사 현장 주변 상당수의 술집이 무허가 클럽형 주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클럽형 주점은 용산구에서 ‘춤 허용 업소’ 지정을 받아야 하는데, 참사 현장 인근 주점 8곳 중 7곳이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다.○ 클럽형 주점 8곳 중 7곳 ‘무허가’ 2일 용산구에 따르면 참사 현장 주변에는 주택가가 있어 클럽 같은 ‘유흥주점’은 아예 영업을 할 수 없다. 다만 올 4월 용산구의회가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켜 일반음식점을 클럽형 주점으로 바꿔 운영하는 건 가능해졌다. 이 조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상권이 침체된 이후 상인들이 “클럽형 주점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해 마련됐다고 한다. 조례에 따르면 일반음식점 운영자가 클럽형 주점을 운영하기 위해선 △춤 허용업소 지정 신청서 △유흥주점 안전시설 완비 증명서 등을 구청에 제출하고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구청은 서류를 검토한 뒤 현장 실사를 거쳐 ‘춤 허용 업소’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음식점이 클럽형 주점으로 영업하려면 안전을 위해 m²당 1명으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방음 시설을 설치해 생활 소음 규제(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를 준수해야 한다. 만약 무허가로 클럽형 주점을 운영하다가 적발되면 2, 3개월 영업정지는 물론이고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참사가 발생한 거리의 클럽형 주점 8곳 중 구청 허가를 받은 곳은 단 1곳뿐이었다. 구청 관계자는 “한 달에 3번 정도 단속하고 있다”면서도 “클럽형 주점 안전요원들이 단속반이 오면 춤을 추던 손님들을 자리에 바로 앉도록 안내해 잡아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클럽형 주점 앞 보행로나 진입로 넓혔어야”참사 당일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클럽형 주점들이 호객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음악 소리를 키웠다고 증언하고 있다. 소음 관련 규제를 어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 씨(27)는 “음악 소리가 길거리에서 지나치게 크게 들렸다”며 “넘어진 분들의 비명 소리는 아예 노래에 묻혀 들리지도 않았다”고 했다. 클럽형 주점들이 설치한 광고물과 입장 대기줄이 통행로를 더 좁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보면 클럽형 주점의 입장 인원을 관리하기 위한 경계선이 참사 현장 인근에 설치된 모습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진입로나 보행로를 확대하지 않은 채 무허가 클럽형 주점이 다수 영업한 것이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일반 주점이 클럽으로 바뀌면 이용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골목길이 좁아 위험했다면 클럽형 주점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내주더라도 안전시설과 (충분한) 보도를 확보했어야 했다”고 했다. 한편 용산구는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참사 현장 일대의 불법 증축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불법 증축에 대한 이행강제금 등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령을 개정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인턴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4학년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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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파 몰린 ‘T자 골목’에 불법증축 건축물 6개

    “이 골목은 불법 증축 백화점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1일 동아일보 취재팀과 함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골목을 살피던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축물대장, 평면도와 실제 건물을 대조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골목은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과 맞닿은 곳으로 참사 당시 불법 증축 때문에 대피가 어려워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안 전 교수가 가리킨 한 카페 건물은 내부 공간이 건축물대장에 표기된 경계 밖까지 콘크리트로 1.5m가량 확장돼 있었다. 맞은편 주점 건물은 대장에 표시된 경계 밖으로 1m가량 확장돼 있었는데 이곳에 철제 계단도 설치돼 있었다. 모두 불법 증축으로 구청에 적발된 것들이다. 원래 두 건물 사이의 거리는 8.5m는 돼야 하지만 불법 증축 탓에 실제로는 6m가량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는 골목 폭이 2.5m가량 좁아진 것이다. 참사 당시 대피로로 사용됐던 이 거리에 있는 건물 14곳 중 6곳이 무단 증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팀이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나머지 건물 8곳 중 6곳도 과거 무단 증축됐던 이력이 있었다. 아예 신고조차 되지 않은 ‘무허가 건축물’도 1곳 있었다. 안 전 교수는 “돌출한 철제 계단이나 난간, 영업공간을 넓히려고 설치한 천막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무단 증축돼 있다”며 “보행자 안전을 위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행강제금 내면 그만”… 길 막은 불법증축 10년째 시정 안해 전문가와 돌아본 이태원 참사 골목건물 14곳중 6곳이나 무단증축전문가 “불법증축 백화점 같아”… 좁아진 통행로, 결국 참사로 연결1982년 이전 건물은 단속 제외… 지자체들 “강제철거 방법 없어” 동아일보 취재팀과 만난 인근 상인들은 이 일대 건물의 무단 증축이 이태원 상권 형성 이후 계속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영업 공간을 넓히기 위해 설치한 임시 구조물이 구청에 적발되면 잠시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하는 업주들이 적지 않다”며 “일부 업주들은 철거하는 시늉도 안 하고 ‘이행강제금을 물더라도 불법 증축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이득’이라며 배짱 영업을 한다”고 전했다.○ 5차례 지적 받고도 10년 동안 시정 안 해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건물 외벽에 불법 행사 부스를 설치해 도로를 막았던 해밀톤호텔 별관은 2013∼2017년 총 5차례 무단 증축 지적을 받고도 10년 가까이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밀톤호텔 별관은 1층 31m²가량을 경량철골과 투명 플라스틱 패널 등으로 불법 증축했다가 2013년 12월 처음 당국에 적발됐다. 이 건물은 2014년 11, 12월에도 점포 30m²와 옥상 창고 24m², 2층 영업장 78m²를 무단으로 넓혔다. 2017년에는 별관 1층의 무단 증축 면적이 31m²에서 51m²로 더 늘었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로드뷰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한 결과 이 건물은 외벽 밖으로 계속 확장하며 무단 증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해밀톤호텔 별관과 본관 사이 도로 폭이 좁아졌다. 참사 당일에는 이에 더해 불법 임시 부스가 설치됐고, 맞은편 본관 건물에 불법 증축된 테라스까지 더해져 원래 약 5m인 골목 폭이 약 3m로 좁아졌다. 이로 인해 참사 당시 대피로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적발되면 철거하고 재설치 반복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의 다른 건물들도 무단으로 면적을 늘려 영업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구청에 적발되면 잠시 철거했다 다시 증축하기를 반복해 온 것이다. 이 거리 내 한 주점 건물은 2015년 도로 앞에 파이프, 비닐 등을 이용해 천막을 증축했다가 구청에 적발됐다. 이 건물은 약 11개월 뒤 천막을 철거했다고 신고했지만 2020년 5월 다시 설치해 재차 위반 통보를 받았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천막은 해가 지날수록 도로 방향으로 면적을 넓히다 올 9월 다시 구청으로부터 위반 통보를 받았다. 건물 6층 역시 무단 증축된 상태다. 다른 건물도 무단으로 외부 공간에 구조물을 세워 구청에 적발됐다. 이 건물주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키지 않았는데 인테리어 업자가 구조물을 세워 버렸다”며 “그렇다고 부수자니 애매해서 매년 5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내고 있다. 고의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자체가 적발 못 한 위반 건축물도무단 증축 상태지만 건축물대장에는 시정 조치된 것으로 기록된 곳도 있었다. 한 주점 건물은 2015년 건물 앞에 창틀과 유리를 덧대 공간을 넓혔다가 구청에 적발됐다. 이후 해당 건물에서 시정 조치를 해 올 9월 구청은 이 건물의 위반 건축물 표기를 해제했다. 하지만 점포가 바뀌면서 이 건물은 다시 철제 기둥과 유리로 온실 비슷하게 무단 증축된 상태다. 안형준 전 교수는 “지방자치단체가 이행강제금을 물리긴 하지만 납부만 하면 그 이상의 별다른 제재가 없는 실정”이라며 “이태원뿐 아니라 홍익대 앞 등의 대형 상권에서도 흔하게 보이는 현상”이라고 했다. 참사가 일어난 해밀톤호텔 서측 골목에는 아예 신고조차 되지 않은 ‘미허가 건축물’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서울시건축사회 관계자는 “1982년 이전 지어진 건축물의 경우 서울시 건축조례에 따라 ‘기존 무허가 건축물’로 분류돼 단속 유예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자체 상당수가 이 같은 건물이 위험 요소라고 보고 개선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관할 지자체 “제재 수단 마땅찮다”지자체 실무자들은 불법 증축 건물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 외에는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별로 없다고 했다. 관련 대법원 판례가 있어 건축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강제 철거는 어렵다는 것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이행강제금 부과 외에는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가 사실상 없다”고 토로했다. 이행강제금은 불법 증축물의 시가표준액, 위반 면적 등을 고려해 부과하지만 건물주가 증축으로 얻는 임대료 상승분 등 이익에 비해 적은 경우가 상당수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서 5m가량 떨어진 해밀톤호텔 본관 역시 북측 주점 테라스 17.4m²가 불법 증축돼 지난해 5월 시정조치를 받았지만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해당 면적에 대해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은 1년 기준으로 400만∼5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불법 증축으로 통행로가 좁아지는 경우 보행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위반 건축물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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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해밀톤호텔 주점 테라스-부스 불법증축… ‘병목’ 가중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에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주점이 세계음식문화거리에 테라스를 무단 증축했으며, 행사를 앞두고 임시 부스까지 불법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시설물 탓에 거리 너비가 대폭 좁아지면서, 참사 당시 현장을 벗어나려는 시민들이 대피할 때 병목 현상을 가중시킨 것이다. 31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해밀톤호텔 일반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호텔 본관 북측에 있는 A주점의 테라스는 불법 증축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테라스는 폭 1m, 길이 17m가량이다. 이 때문에 참사 당시 대피로 역할을 했던 호텔 북측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폭이 약 5m에서 약 4m로 1m가량 줄었다. 지난해 11월 용산구가 불법 증축을 단속하고 기록한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테라스는 면적이 17.4m²로 경량철골 및 유리로 제작됐다. 참사 당일 해밀톤호텔 맞은편 별관 주점에서도 핼러윈을 맞이해 이 테라스와 비슷한 폭(약 1m)의 행사 부스를 세계음식문화거리 반대편에 무단 설치했다. 이 때문에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부 구간은 폭이 약 3m까지 줄었다. 이 테라스와 부스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호텔 서측 골목과 직선거리로 5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불법증축 건물 앞은 3m ‘병목’… 돌아갈 길도 꽉 막혔다 호텔 불법증축 ‘통행 병목’길이 17m-폭 1m 테라스 무단증축… 맞은편도 폭 1m 행사부스 무단설치사고 난 호텔 옆 골목서 이동 어려워… 전문가 “도로 폭 통상 3.5m 넘어야”용산구청 “호텔에 작년 5월 시정요구”… 해밀톤측 “임대 준 주점이 설치한 것” 전문가들은 이 불법 테라스 등으로 인해 병목현상이 발생한 탓에 참사 당시 사고를 피하려는 인파가 현장을 떠나기 힘들어졌고, 피해가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테라스와 행사 부스 탓에 원래 폭이 약 5m인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일부 구간(5∼6m)에서 인파가 통행할 수 있는 폭이 3m 남짓에 불과했다. 테라스만 있는 11∼12m 구간은 통행 폭이 약 4m로 줄었다.○ 좁아진 거리에 옴짝달싹 못 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게시된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직전 영상을 보면 세계음식문화거리에 들어찬 인파의 흐름은 이미 매우 느린 상태였다. 특히 불법 증축된 테라스가 시작되는 부분부터 거리 폭이 좁아지며 행인들이 거의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앞사람 뒤통수와 맞닿을 정도로 붙어 있었고, 일부 행인은 인파에 짓눌리자 진행 방향이 아닌 옆 방향으로 몸을 돌린 채 간신히 서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인파의 압박은 더 심해졌다. 일부 행인들은 휘청거렸고, 몇몇은 테라스 기둥을 붙잡고 서 있거나 매달려 있었다. 이 때문에 참사가 발생한 직후 사고가 난 호텔 서쪽 골목에서 세계음식문화거리 쪽으로 대피하려던 이들은 대부분 인파에 갇혀 움직이지 못했다. 구조대원 등이 사고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도 지체됐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보행자와 차량 모두 통행할 수 있는 거리 폭은 통상적으로 최소 3.5m 이상이어야 하지만, 불법 증축물과 설치 부스 탓에 사고 당시 통행 공간이 줄어 사람들이 대피할 수 없게 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건축주인 호텔 측이 시정 책임”용산구청에 따르면 구청에선 지난해 5월경 호텔 뒤편에 테라스가 무단 증축된 것을 확인하고 호텔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후 시정되지 않자 6개월 뒤 강제이행금을 부과하고 건축물대장에 해당 내용을 기재했다. 구청 측은 “건축주인 호텔 측에 시정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테라스가 설치된 주점을 관리하는 해밀톤쇼핑몰 측은 구청에서 시정 조치를 전달받자마자 해당 내용을 테라스를 설치한 주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쇼핑몰 측은 “주점에 임대를 내준 공간이고, 주점에서 테라스를 설치할 당시 우리에게 알린 바 없다”며 “시정 조치를 받자마자 주점에 통보했다”고 했다. 테라스 맞은편 건물에 설치된 행사 부스도 호텔 별관을 임차한 주점에서 설치했다고 한다. 취재팀은 해당 주점에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에 호텔 쪽으로 세워져 있는 임시 벽도 골목길을 더 좁게 만든 원인으로 지적된다. 해당 벽은 해밀톤호텔이 무단 증축했다가 2016년 구청 지적을 받고 철거한 건물의 잔재다.○ 분장사들로 통행 불편 겪기도테라스와 행사 부스 외에도 사고 당일 이 거리 곳곳에는 인파 통행을 방해하는 시설물들이 적지 않았다. 참사 당일 이태원을 찾았던 이들은 거리 곳곳에 1만∼2만 원의 돈을 받고 핼러윈 분장을 해주는 이들이 설치한 이동식 탁자와 의자 등이 통행에 불편을 낳았다고 했다. 김모 씨(24)는 “인파들이 움직일 때 분장사들이 설치해 놓은 의자와 탁자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았고,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이태원을 찾은 A 씨는 “사고가 발생했던 골목길에도 분장사가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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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 3.2m ‘죽음의 골목’, 청년들 앗아갔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29일 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깔려 숨지고 13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3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이번 사고 사망자는 154명, 중상자 36명, 경상자 96명으로 모두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고 장소는 해밀톤호텔 서편 폭 3.2m짜리 내리막 골목길이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유명 식당 및 클럽이 밀집된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잇는 지름길이라 이태원역 인근에서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참사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골목마다 행인들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는데, 오후 10시 15분경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길에 서 있던 인파가 내리막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서로 깔리는 참사가 났다. 신고 2분 만에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뒤엉켜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도로 정체로 구급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 시민들도 앞다퉈 팔을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CPR)에 나섰지만 이미 구조의 골든타임(4분)은 지난 뒤였다. 소방당국은 이날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경찰 등 2421명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지만 끝내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압사 사고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다. 사망자 154명 중 103명(66.9%)이 20대였다.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었고 1명은 연령대가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중 98명은 여성이었다. 미국(2명), 중국(4명), 일본(2명), 러시아(4명), 이란(5명) 등 14개국 외국인 26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는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핼러윈 축제라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컸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안전사고 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 없이 인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여는 방식이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할 주체도 마땅치 않았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들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를 조사하고 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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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m²당 12명 넘게 밀집”… 5.5평에 300명 깔리고 선 채 실신도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었던 29일 밤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깔려 숨지고 13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30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으로 이번 사고 사망자는 154명, 중상자 36명, 경상자 96명으로 모두 28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고 장소는 해밀톤호텔 서편 폭 3.2m짜리 내리막 골목길이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유명 식당 및 클럽이 밀집된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잇는 지름길이라 이태원역 인근에서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참사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저녁부터 인파가 몰리면서 시작됐다. 골목마다 행인들이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는데, 오후 10시 15분경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길에 서 있던 인파가 내리막 방향으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서로 깔리는 참사가 났다. 신고 2분 만에 구조대원이 도착했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뒤엉켜 있어 구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도로 정체로 구급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 시민들도 앞다퉈 팔을 걷어붙이고 심폐소생술(CPR)에 나섰지만 이미 구조의 골든타임(4분)은 지난 뒤였다. 소방당국은 이날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경찰 등 2421명을 구조 작업에 투입했지만 끝내 15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내 압사 사고로는 최악의 인명 피해다. 사망자 154명 중 103명(66.9%)이 20대였다.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었고 1명은 연령대가 파악되지 않았다. 사망자 중 98명은 여성이었다. 미국(2명), 중국(4명), 일본(2명), 러시아(4명), 이란(5명) 등 14개국 외국인 26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는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핼러윈 축제라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컸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은 안전사고 대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 없이 인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를 여는 방식이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할 주체도 마땅치 않았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들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목격자를 조사하고 있다.생존자-목격자가 전한 악몽 현장폭 3.2m 길이 40m 좁은 비탈길,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아수라장압력에 약한 여성들 더 큰 피해 “살려주세요” 울부짖고 잇단 실신사고 30분 지나서야 구조 시작 “(밀려 넘어졌을 때) 앞사람 등에 내 얼굴이 완전히 파묻혔고, 뒷사람이 내 몸 전체를 깔고 있었어요. 깔린 채로 인파에 떠밀려서 골목길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제 바로 아래 있던 사람이 못 움직이는 것 같아서 몸을 잡았는데, 이미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습니다.”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생존자 최승헌 군(17·충남 서산시)은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그는 당시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서편 골목 아래쪽에 있었다. 최 군은 “내리막에서 사람들이 뒤에서 미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넘어졌다”고 했다.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었던 최 군은 인파 무리에 깔린 지 30여 분 만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최 군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유성주 군(17)은 “다행히 내리막길 위쪽에 있어서 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앞에 있던 사람이 선 채로 실신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 “앞뒤로 밀려 숨 안 쉬어져”목격자와 생존자들이 전한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일부 구조자는 “서 있었지만 앞뒤로 받는 압력에 숨을 쉬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간신히 구조된 A 씨(29·여)는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골목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확 밀렸다”며 “숨이 안 쉬어져 까치발을 하고 고개를 들고 최대한 숨을 쉬려고 했다. 친구에게 ‘우리 나갈 수 있어, 정신 차려’라고 얘기하다가 저도 점점 정신이 희미해졌다”고 했다. 특히 압력에 저항하는 힘이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떨어지는 여성들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목격자 최모 씨(21)는 “여성들의 ‘살려주세요’라는 울부짖음과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이번 참사에서 여성 희생자 수가 남성의 약 2배에 달했다.○ “밀어” “밀지 마” 고함과 절규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에 앞서 이미 해당 골목에서는 인파에 밀린 사람들의 신발이 벗겨지거나 가방이 찢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 반경 일행과 함께 이태원에 온 이모 씨(27)는 “이때도 사고가 난 골목에서 사람들이 물밀 듯 밀려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내려오려는 사람들과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뒤섞이며 3명이 연쇄적으로 넘어지기도 했다”고 했다. 인파가 갑자기 몰린 건 오후 10시경부터였다. 선택규 씨(27)는 “오후 10시쯤 인플루언서가 왔다는 말이 돌면서 인파가 더 많아졌다”고 기억했다. 사고 직전 참사 현장에선 ‘밀어’라는 고함과 ‘밀지 마’라는 절규가 오갔다고 한다. 이모 씨(25)는 “압사 사고 전에도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사람들 틈에 껴 있었다”고 했다. 최 군은 “오후 10시 10분쯤부터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했고, 일어나려고 해도 다시 밀려 넘어지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골목 내 폭 3.2m, 길이 5.7m 남짓한 약 18.24m²(약 5.5평) 공간에 300여 명이 쌓였는데, 이 구간에서 대부분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고 현장 영상 등을 보면 참사 당시 인파가 1m²당 12명 이상이었을 것”이라며 “이 정도면 실신자가 생긴다”고 했다.○ “구급대원 진입에 시간 걸려 골든타임(4분) 놓쳐”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파 속에서 의식을 잃고 숨을 쉬지 않는 이들이 점차 늘었지만 구조는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상인 B 씨는 “사람이 죽어가는 걸 알면서도 사람이 너무 많아 현장에 다가갈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오후 10시 반 전에 일부 경찰과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구조는 지지부진했다. 사고 현장을 찍은 영상 등에는 경찰관과 구급대원들이 인파에 깔려 정신을 잃은 시민의 손을 잡고 끌어내려고 애쓰지만 못 꺼내는 상황이 담겨 있다. 구조가 본격화된 것은 사고 발생 뒤 최소 30분가량이 지난 오후 10시 45분경부터였다. 사고 장소 인근에 있었던 C 씨(23)는 “인파로 길목이 차단돼 구급대원들이 진입하기도 힘든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고 했다. 갈수록 심정지 골든타임(4분)을 넘긴 피해자가 늘었다. 구조대와 시민들은 위아래로 달라붙어 의식을 잃은 이들을 해밀톤호텔 앞 차도와 세계음식문화거리 등으로 옮겨 뉘었다. 구급대원과 시민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지만 이미 사선을 넘은 희생자들이 푸른 천에 덮인 채 나란히 뉘어졌다. 30일 0시 반이 지나서야 현장이 어느 정도 정리됐고, 시신들이 각 병원으로 이송되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 벽면에는 사상자들이 살기 위해 붙잡았던 간판이 떨어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극적으로 구조되거나 사고를 피한 이들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29일 오후 11시 15분경에야 가까스로 구조됐다는 한 시민은 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에게 “같이 온 친구는 다리를 다쳐 길바닥에 한동안 앉아있었다. 지금도 당시 공포를 생각하면 손발이 덜덜 떨린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김보라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졸업}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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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13만명 몰렸는데 보행통제 없었다

    29일 이태원에는 경찰이 예상한 10만 명을 훌쩍 넘는 인파가 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맞아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인데, 경찰 등 당국의 대비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예고된 사고’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내 곳곳에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의 상당수가 광화문 등으로 분산됐다”고 해명했다.●경찰 예상보다 많은 13만 명 이상 운집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도 핼러윈을 앞둔 주말이면 1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인원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하선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 수는 총 13만131명(승차 4만8558명, 하차 8만1573명)이었다. 3년 전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2019년 10월 26일·9만6463명)보다 약 3만4000명 많았다.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고 이태원을 찾은 인원까지 더하면 경찰이 예상한 1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모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28, 29일 각각 예년과 비슷한 200여 명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했지만 참사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경찰은 주로 이태원로의 교통 관리에 투입됐을 뿐 이태원 골목 안쪽의 인파에 대한 안전 대비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행자 통행 방향을 정하거나 진입 인원수를 조절하지 않았고, 2017년 등에 설치했던 폴리스라인도 설치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인 해밀톤 호텔 옆 골목도 마찬가지였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유성주 군(17·충남 서산시)은 “오후 7시 반부터 사고 순간까지 현장 통제 인력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모로코인 마르완 씨(24)도 “관리 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민 장관은 이날 서울정부청사 브리핑에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예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고 했다. 서울시청이나 용산구청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안전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산구는 핼러윈 주말을 앞두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주요 시설물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대규모 인파 통제 계획 등은 없었다. 통행량 조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어야 한단 의견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역장이 당시 역사 내에는 무정차 통과할 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전날인 28일에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직장인 정모 씨(31)는 “28일 친구들과 골목에 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로 30분 정도 있었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도 사람들로 가득찬 사고 전날 찍은 이태원 골목 사진이 올라왔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 안전 관리요원을 배치하고 소방차가 사전에 대기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5평 면적에 1000여 명 운집 참사가 발생한 골목은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연결하는 가장 빠른 경로다. 북쪽에서 진입하는 쪽은 비교적 넓지만 골목 자체의 폭은 4m 가량에 불과해 인파가 밀려들며 앞쪽에 가해지는 압력이 극도로 높아지는 구조다. 더구나 길이 45m 정도의 내리막길이라 위에서 아래쪽으로 하중이 더욱 가해졌다. 유료로 핼러윈 분장을 해주는 이들이 거리에 설치한 식탁과 의자 등이 인파 통행에 불편을 낳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 씨(24)는 “(사고에 앞선 시점에도) 행인들이 분장사들이 설치해놓은 의자와 식탁에 걸려 넘어졌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면적이 약 55평(180㎡) 가량인 골목 인근에는 1000여 명이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0시경 지하철역 방향으로 빠져나가려는 인원은 뒤에서 계속 밀려드는데, 골목 앞쪽은 역에서 나온 인파로 가로막혀 있어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쪽의 일부 인원이 잇달아 넘어지면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태원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구급차 진출입이 지연되며 초기 구조가 지체된 것도 참사가 커진 원인이다. 사고 현장에서 인파에 깔려 있다가 구조된 정지수 씨(26)는 “체감 상 깔린 뒤로부터 30분 넘게 지나서야 구급대원이 도착했다”고 했다. 현장의 구조본부는 “지금 축제(핼러윈)가 문제가 아니다. 구급차가 빠져나갈 수 있게 경찰 통제에 따르라”라고 지속적으로 안내했지만 도로에 가득 찬 차들과 인파가 빠져나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날 오후 10시 50분경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이태원로를 빠져나가기까지 20분가량 소요됐다. 사고 발생 1시간이 넘게 지난 오후 11시 반경에도 “지금 차가 빠지지 않고 있으니 빼 달라”는 119 구조대의 안내가 지속됐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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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의 ‘노마스크 핼러윈’에 10만명…현장통제 제대로 안됐다

    29일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를 두고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러윈 축제가 가능해지면서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계 당국이나 인근 상인회 차원의 현장 통제 등 안전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초 관할 구청과 경찰 등은 28일부터 30일까지 하루 1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하고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정작 인원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시민들의 자율적인 축제로, 행사 주최 시 안전 조치를 담당하는 주최가 별도로 없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장을 통제할 주최 측이 없는 현장인 만큼 정부 등에서 이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요원을 배치하는 등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했다.● “현장 통제 인원 사고 뒤에야 도착” 현장 목격자들은 “인파가 몰려드는 좁은 골목길만이라도 통제됐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좁은 길목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통행 방향을 정하고 진입하는 인원수를 조절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지만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러한 대처는 전무했다. 유성주 군(17·충남 서산 거주)은 “현장을 통제하는 인원은 오후 7시 30분부터 사고 순간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사고 발생 이후인 오후 10시 20분경에야 경찰이 도착해 현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경찰은 28, 29일 이틀 동안 매일 200여 명을 이태원 일대에 배치했지만, 대형 인명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장 목격자 등에 따르면 경찰 인력은 주로 차도인 이태원로에 배치돼 교통 통제에 투입돼 있었다고 한다. 모로코인 마르완 씨(24)는 “경찰은 도로에만 있었고 사고 난 지역에선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 브리핑을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사고 전 군중 통제가 왜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확인해드릴 입장에 있지 않다”며 “앞서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대응하란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사고 발생 전날도 비슷, “예견된 사고”사고 발생 전날인 28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단 증언도 나왔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는 사고 전날 찍은 이태원 골목 사진 등과 함께 “(이날도) 수천 명이 몰려 걷기가 어려웠다”, “인원 통제가 없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이태원을 찾은 직장인 정모 씨(31)는 “28일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며 “친구들과 골목에 끼어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로 30분 정도 있었다”고 했다. 차로까지 몰려든 인파에 구급차 이송이 지연되며 초기 구조가 지체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 50분경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인파에 막혀 이동하지 못하자 한 시민은 맞은편 이태원 파출소를 찾아 “구급차가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해당 구급차가 이태원로를 빠져나가기까지는 20분가량 소요됐다. 사고 현장에서 인파에 깔려 있다가 구조된 정지수 씨(26)는 “체감상 깔린 뒤로부터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구급대원이 도착했다”며 “구조가 빠른 것 같지 않았다. 뒷사람에 오랫동안 깔려 있어서 다리에 감각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은 폭 4m에 길이 45m 정도 좁은 내리막길로 해당 골목은 서울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진입하는 가장 짧은 경로다. 목격자 증언과 당시 영상 등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수천 명이 이곳에 몰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이태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집과 클럽 등이 모여 있는 거리다. 특히 사고 발생 골목과 접하는 삼거리엔 유명 클럽형 주점이 몰려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양인성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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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년만에 형 만났지만, 선감학원 악몽은 계속”

    “감자골에 살았던 영열이 형 맞으신가요?” “아이고 내 동생 영수구나. 어머니가 널 보셨어야 하는데….” 25일 경기 화성시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최영수 씨(58)는 “형과 41년 만에 기적적으로 재회한 2016년 8월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옆에 있던 형 최영열 씨(59)는 “동생이 선감학원에 끌려간 줄 몰랐던 어머니는 항상 동생 밥을 퍼놓고 기다리셨다”고 돌이켰다. 최 씨는 최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로 공식 인정받은 167명 중 한 명이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랑아 단속 명목으로 아동·청소년을 강제 수용했고 각종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8남매 중 막내였던 최 씨는 열한 살이던 1975년 8월 선감학원에 끌려갔다. 수원역에서 “화장실 간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다”던 최 씨를 경찰이 막무가내로 끌고 갔다고 했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막내를 찾을 순 없었다. 최 씨는 1964년 8월 20일 태어났지만, 선감학원이 원아대장에 1962년 1월 1일로 기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경기도 조례상 만 13∼18세 남아만 수용할 수 있다 보니 대장을 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씨는 “매일 보리밥에 건더기도 없는 국물, 김치에 무장아찌만 줬는데 그마저도 3분 만에 먹어야 했다”며 “강제 노역과 구타에 시달리다 8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발각됐다”고 했다. 한 직원은 유리 조각으로 최 씨의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을 꼬박 버티다 직원이 회의에 간다며 최 씨 등 3명을 데리고 나왔을 때 인파 속에 숨어 탈출했다. 가족을 찾으려 했지만 원래 살던 경기 안산시 상록구는 개발이 진행 중이었고 가족도 다른 곳으로 이사한 뒤였다. 최 씨는 닥치는 대로 신문팔이, 구걸, 식당일 등을 하며 생활했다. 영열 씨는 “2009년 사망한 어머니가 눈감는 순간까지 막내를 찾았다”고 했다. 가족과 수십 년간 생이별해 살던 최 씨는 2016년 8월 단골 카센터 직원 덕분에 극적으로 형과 만날 수 있었다. 눈썰미 좋은 이 직원은 최 씨에게 “당신을 닮은 사람이 차를 수리하러 와 물어보니 동생 이름이 영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41년 만에 상봉하던 날, 둘은 어릴 적 마을 이름을 같이 되뇌며 형제임을 확인한 뒤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최 씨는 가족을 찾은 직후 어머니 산소를 찾았다. 41년 만에 어머니 앞에 선 막내는 한없이 흐느끼기만 했다고 한다. 가족이 생겼지만 최 씨는 여전히 수면유도제를 달고 산다. 선감학원에서 보낸 지옥 같은 시간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최 씨는 “큰형과 큰누님은 내가 선감학원에 있었다는 걸 아직 모른다”면서도 “기사를 보고 알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화성=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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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이… 여성 신체촬영하다 체포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이 서울의 지하철 승강장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인 50대 남성 A 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이달 1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올 8월 초 서울 지하철 7호선 역 승강장에서 현장을 순찰하던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경찰관은 A 씨가 휴대전화로 여성 승객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뒤를 쫓다 범행 순간을 포착해 체포했다고 한다. A 씨의 휴대전화에선 올 초부터 여성 승객들을 불법 촬영한 영상이 다수 발견됐다.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당시 병상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8월 5일 상황을 인지하고 A 씨를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이달 17일 경찰에서 수사 결과를 통보받고 직위해제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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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둘로 갈린 세종대로

    “불법 대선자금 주범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라!”(자유통일당) “정치 보복과 거짓말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퇴진하라!”(촛불승리전환행동) 22일 오후 보수·진보단체가 서울 중구 서울시청 교차로 횡단보도를 기준으로 세종대로를 남북으로 가른 채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 집회 참가자 5만 명 이상(경찰 추산)이 집결하면서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8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약 550m 구간) 왕복 8개 차로 중 6개를 점유한 채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3만2000명의 참가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재명과 문재인을 구속하라” “주사파를 척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고 장소가 아닌 광화문광장에도 2000여 명이 모여 집회에 동참했다. 소 모양의 문재인 전 대통령 인형이 집회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숭례문 오거리부터 시청 교차로까지(약 450m 구간) 편도 3개 차로를 점유한 채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1만8000명의 참가자는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퇴진하라” “김건희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의 얼굴을 본뜬 대형 인형이 트럭에 실린 채 등장했다.○ 몸싸움 벌어지고, 상대 손팻말 찢기도이날 양 집회 참가자 간 몸싸움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일부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가 ‘김건희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보수단체 집회 장소로 넘어가자 보수 집회 참가자 3명이 달려와 몸으로 막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깃발을 들고 상대 진영으로 건너가 “이쪽 집회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자기 진영을 침범한 이들을 몸으로 밀거나 손팻말을 빼앗아 찢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이 중재하면서 충돌이 확대되진 않았다. 촛불행동 측은 이날 오후 6시 반경 용산구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같은 시간 남영역에서 남쪽으로 약 600m 떨어진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등 약 2500명(경찰 추산)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안전운임제 확대적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말 도심 도로 정체 극심이날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서울 도심 교통은 정체가 극심했다. 세종대로는 자유통일당 등이 집회를 연 구간에서 편도 각 1차로만 차량 통행이 가능했고, 촛불행동 집회 구간도 왕복 5개 차로만 통행이 가능했다. 촛불행동 측은 행진을 시작하고 10분여 동안 왕복 8개 전 차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도심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0km로, 공휴일 평균(시속 20.9km)의 절반가량이었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으로 주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계도시문화축제’에 자녀와 함께 놀러 온 박성현 씨(42)는 “아이들이 (집회 소음이) 시끄럽다고 난리여서 일찍 집에 들어가려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참여 놓고 논란도촛불행동 집회에는 민주당 김용민, 민형배, 안민석, 황운하 의원 등이 참가했다. 연단에 오른 김 의원은 “무도한 윤석열 정부와 검찰 독재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8일에도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한 것을 두고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은 탄핵놀음 불장난으로 집을 온통 태우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하고 더 늦기 전에 이재명 탄핵이나 제대로 하길 진심으로 충언한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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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보수-진보단체, 주말 대규모 집회

    “불법대선자금 주범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라!” (자유통일당) “정치 보복과 거짓말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하라!” (촛불승리전환행동) 22일 오후 보수·진보단체가 서울 중구 시청 교차로 횡단보도를 기준으로 세종대로를 남북으로 가른 채 각각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인근에 집회 참가자 5만 명 이상(경찰 추산)이 집결하면서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전광훈 목사가 대표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8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약 550m 구간) 왕복 8개 차로 중 6개를 점유한 채 ‘자유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3만2000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재명과 문재인을 구속하라” “주사파를 척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고 장소가 아닌 광화문광장에도 2000여 명이 모여 집회에 동참했다. 소 모양의 문재인 전 대통령 인형이 집회에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숭례문 오거리부터 시청 교차로까지(약 450m 구간) 편도 3개 차로를 점유한 채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1만8000명의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 퇴진하라” “김건희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의 얼굴을 본뜬 대형 인형이 트럭에 실린 채 등장했다.●몸싸움 벌어지고, 상대 손팻말 찢기도이날 양 집회 참가자간 몸싸움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일부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가 ‘김건희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보수단체 집회 장소로 넘어가자 보수 집회 참가자 3명이 달려와 몸으로 막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깃발을 들고 상대 진영으로 건너가 “이쪽 집회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양측이 넘어온 이들을 몸으로 밀거나 손팻말을 빼앗아 찢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이 중재하면서 충돌이 확대되진 않았다. 촛불행동 측은 이날 오후 6시 반경 용산구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까지 행진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같은 시간 남영역에서 남쪽으로 약 600m 떨어진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인근에서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 등 약 2500명(경찰 추산)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안전운임제 확대적용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주말 도심 도로 정체 극심 이날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서울 도심 교통은 정체가 극심했다. 세종대로는 자유통일당 등이 집회를 연 구간에서 편도 각 1차로만 차량 통행이 가능했고, 촛불행동 집회 구간도 왕복 5개 차로만 통행이 가능했다. 촛불행동 측은 행진을 시작하고 10분여 동안 왕복 8개 전 차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 도심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0㎞로, 공휴일 평균(시속 20.9km)의 절반가량이었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으로 주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계도시문화축제’에 자녀와 함께 놀러 온 박성현 씨(42)는 “아이들이 (집회 소음이) 시끄럽다고 난리여서 일찍 집에 들어가려한다”고 했다.●민주당 의원 참여 놓고 논란도촛불행동 집회에는 민주당 김용민, 민형배, 안민석, 황운하 의원 등이 참가했다. 연단에 오른 김 의원은 “무도한 윤석열 정부와 검찰 독재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8일에도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한 것을 두고 날선 반응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은 탄핵놀음 불장난으로 집을 온통 태우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하고 더 늦기 전에 이재명 탄핵이나 제대로 하길 진심으로 충언한다”고 했다.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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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감학원, 국가에 의한 중대 인권침해”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랑아 단속 명목으로 아동·청소년의 인권을 유린한 ‘선감학원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회)가 국가에 공식 사과를 권고했다. 사망자는 기존에 밝혀진 24명 외에 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20일 서울 중구 위원회 대회의실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를 통해) 선감학원 사건은 강제구금과 강제노동, 폭행, 사망 등이 벌어진 국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부랑아 대책을 수립해 무분별한 단속을 주도한 법무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단속 주체였던 경찰, 선감학원을 운영한 경기도 등에 책임이 있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1982년 선감학원 폐원 후 40년 만에 국가기관에 의해 진실규명이 이뤄진 것이다. 선감학원은 1942년 일제가 경기 안산시 선감도에 설립한 아동 수용시설이다. 광복 후에는 경기도가 부랑아를 강제 연행해 격리, 수용하는 곳으로 운영했다. 5000명 이상의 아동이 수용돼 강제노역을 하고 학대를 당했다. 사망한 아동은 암매장되기도 했다. 최근 위원회가 시험 발굴한 희생자 암매장 추정지에선 원생으로 추정되는 15∼18세 남성 5명의 치아 68개가 발견됐다. 위원회는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망자가 최소 140∼1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위원회가 선감국민학교 생활기록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추가로 5명이 사망해 퇴학 처리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 중 4명은 선감도에서 헤엄쳐 탈출하던 중 익사했으며, 1명은 위장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감학원 원아대장에 탈출로 기록된 824명 가운데 상당수 역시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가운데 8명은 선감학원 탈출 이후 형제복지원이나 삼청교육대에 다시 강제 수용되는 등 되풀이해 피해를 겪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위원회는 당시 공무원들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가 부랑아에 대한 구체적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아동들을 강제 수용했고, 수용 후 보호자에게 통보도 안 했다며 경기도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과거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사건 피해자분들의 상처 치유와 명예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회견에는 피해자 9명도 참석했는데 “저희들의 한을 풀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 두 발 뻗고 잘 수 있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피해자들이 나이가 많아 돌아가시기 전 (지원 등) 빠른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경기도와 정부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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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광화문광장 무단점유 집회에 서울시, 재개장후 첫 변상금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사용 불허 결정에 불복하고 집회를 강행한 시민단체에 ‘불법 점유’ 책임을 물어 변상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계속 집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13일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무허가 집회를 한 ‘광화문광장 집회의 권리 쟁취 공동행동’에 변상금을 부과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집회 주최 단체는 참여연대 등 18개 시민단체가 결성한 것으로, 이날 집회에는 3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시 광화문광장 자문단은 11일 주최 측에 광장 사용 불허 통보를 했다.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지원한다’는 광장 사용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주최 측은 “종로경찰서에 신고를 마쳤다”며 집회를 강행했다. 광화문광장 유지·관리 권한을 가진 시는 집회 강행이 공유재산법상 ‘불법 점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광장의 조성 목적과 시민 불편 등을 고려해 자문단이 불허 결정을 했다”면서 “불법으로 광장을 점용한 만큼 변상금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변상금 액수는 현장 채증자료 등을 토대로 광장 점유 면적 및 점유 시간 등을 분석해 산정할 계획이다. 다만 점유 면적이 넓지 않아 액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8월 광화문광장 재개장 이후 첫 변상금 부과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불법 점용에 대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시민 통행이나 여가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집회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의 변상금 부과 방침에 대해 집회 주최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집회를 하며 훼손한 게 없는데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헌법에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된 만큼 서울시는 광장 사용 허가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맞섰다. 주최 측은 서울시의 변상금 부과와 관계없이 계속 집회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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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연락 안되고 코인거래 멈추고 택시호출 먹통… 시민들 ‘멘붕’

    광고업계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김모 씨(35)는 작업 마감일인 15일 카카오 서비스 먹통으로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광고주와 대행업체 직원, 사진 촬영작가 등이 함께 사진을 확인하며 최종 수정하는데, 일일이 전화 통화 후 사진을 메일로 주고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업무로 만난 사이라 전화번호가 없는 몇몇은 메일을 확인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며 “마감 시간을 반나절 넘겨서야 업무를 겨우 끝냈다”고 했다. 이날 발생한 경기 성남시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다음 날인 16일까지 이어지면서 카카오톡, 카카오T 등을 이용하던 다수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 마비되자 일상 멈췄다 가입자 3000만 명이 넘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전국적으로 토요일(15일) 저녁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이모 씨(30)는 “늦은 시간까지 앱이 먹통이어서 1시간 가까이 도로에서 택시 오기만 기다렸다”고 했다. 광주에서 열린 ‘충장 월드 페스티벌’ 현장에 참가했던 신모 씨(53)는 “택시를 잡으려는 인파로 길거리가 북새통이었다. 결국 택시를 못 잡아 1시간 동안 걸어서 귀가했다”고 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공연 관람을 마친 후에도 택시를 못 잡아 발을 동동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이용자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특히 카카오톡 인증이 유일한 로그인 방식이었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20시간 가까이 로그인이 안 돼 매도 시점을 놓쳤다는 이들이 속출했다. 투자자 임혜빈 씨(28)는 “로그인이 안 돼 가상화폐를 제때 팔지 못했는데, 이후 가격이 하락해 250만 원을 손해 봤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하소연했다. 쇼핑이나 외식을 하던 시민들은 결제 오류를 겪었다. 직장인 이상훈 씨(26)는 “생일을 맞아 가족과 외식하고 카카오톡에 보관된 기프티콘 상품권으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서비스에 들어갈 수 없어 결국 부모님 카드로 결제했다”고 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 대여도 중단됐다. 한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동킥보드를 정상적으로 반납했는데 미납 연체금이 50만 원 넘게 나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내비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애를 먹었다는 차량 운전자들도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 체계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수도권 병원 수십 곳이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병상 현황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에선 확진자가 입원할 병상을 찾지 못해 응급실에 발이 묶이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다운된 동안 각 병원이 비상연락망을 활용해 일대일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이번 화재로 검색과 쇼핑, 카페, 블로그 등의 서비스가 일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토요일 대목 놓쳤다” 카카오 서비스에 밥줄이 달린 택시기사와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택시기사 박모 씨(71)는 “평소 토요일 오후에는 반나절에 10만 원은 족히 버는데 오늘은 승객이 연결되지 않아 2만 원밖에 못 벌었다”고 하소연했다. 대리기사 이모 씨(38)도 “아무리 기다려도 손님이 연결되지 않아 한 푼도 벌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카오맵과 연동된 배달 대행 앱이 먹통이 되면서 식당 주인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서울 종로구의 분식집 점주 김모 씨(46)는 “배달 대행 서비스가 먹통이라 15일 저녁 ‘피크 시간’(오후 7∼9시)에 처리한 전화 배달 주문이 3건뿐이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한 배달대행업체 지사장은 “식당 주인으로부터 일일이 전화로 배달 신청을 받았다”며 “앱을 통한 배달기사 호출이 20%가량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카카오페이 결제가 막히자 한 손님이 결제창만 띄워둔 채 결제를 포기했는데, 직후 방문한 손님이 이전 손님이 사려던 물건값까지 한꺼번에 결제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고 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카카오페이 결제 및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유통업체들도 피해를 입었다.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걸 모르는 시민들이 휴대전화가 고장 난 줄 알고 이동통신사 매장으로 몰리면서 일부 매장이 영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대구에서 이동통신사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36)는 “호출이 중단된 택시기사부터 카카오톡이 안 된다는 어르신까지 고장 관련 문의 손님이 몰리며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각종 서비스를 연결하는 카카오의 ‘초연결 서비스’ 구조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특정 서비스에 피해가 국한됐지만, 여러 서비스가 하나의 관문을 통해 제공되면서 피해 양상도 일파만파로 확산됐다는 것이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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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기사 “대목 놓쳐 수입 1/5” 자영업자 “배달 장사 망쳐”…카카오 ‘먹통’ 대란

    “토요일 오후가 대목인데 호출을 잡지 못해 수입이 5분의 1로 줄었습니다.”‘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카카오T 등 카카오 서비스가 모두 먹통이 됐던 15일 오후 만난 택시 기사 박모 씨(71)는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원래 토요일 오후면 택시 호출 승객이 많아 반나절이면 10만 원은 족히 버는데, 오늘은 2만 원 정도밖에 벌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날 경기 성남시 소재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곳에 서버를 둔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모바일 카카오톡은 서비스 장애 약 10시간 만인 16일 오전 1시 반경, PC 카카오톡은 오전 10시경 복구됐지만 짧은 메시지 전송만 가능하다. 오후 2시 기준 카카오T, 카카오 지도 등 다른 서비스는 여전히 먹통 상태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하는 택시 기사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택시 기사 이모 씨(64)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15일 오후 3시 반~8시까지 호출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그나마 손님이 많은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기다려 현장 손님을 받았다”고 말했다.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식당 주인들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할 기사를 호출하는데, 배달 기사 호출 앱 가운데 카카오 지도와 연동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음식을 배달한 기사를 제때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서울 종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6)는 “배달 대행 서비스가 먹통이라 15일 저녁 ‘피크 시간’(오후 7~9시) 내내 전화 배달 주문 3건밖에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배달대행업체 지사장은 “어쩔 수 없이 사장님들로부터 전화를 통한 수기 신청을 받았다”며 “평소 저녁 피크 시간에 비하면 배달기사 호출이 500건 정도가 줄었다”고 답답해했다. 가상화폐 거래 앱을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하던 시민들은 거래 자체가 막히면서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직장인 임혜빈 씨(28)는 “로그인이 안 돼 매도타이밍을 놓쳐 강제로 ‘존버’(계속 버틴다는 뜻의 속어)하게 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하소연했다.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기프티콘 결제가 막히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직장인 이상훈 씨(26)는 “생일을 맞아 가족과 외식하고 기프티콘 상품권으로 결제하려고 했는데 사용할 수가 없어 결국 부모님 카드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결제 먹통으로 인한 불만과 환불 요청을 처리하느라 점주들은 진땀을 뺐다. 서울 용산구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카카오페이 결제가 막히자 한 손님이 결제창만 띄워둔 채로 결제를 포기했는데, 직후 방문한 손님이 이전 손님이 사려던 물건값까지 한꺼번에 결제하는 사례가 있어 환불 요청을 처리 중“이라며 ”결제 장애를 핑계로 물건만 가져간 손님이 있는지 폐쇄회로(CC)TV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졸업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고유찬 인턴기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 202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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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코로나로 중단된 1000원 아침 3년 만에 재개

    서울 고려대에 ‘1000원 아침밥’이 돌아왔다. 고려대는 학생식당에서 재학생 및 휴학생에게 아침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마음든든 아침’을 12일부터 3년 만에 재개했다고 밝혔다.‘마음든든 아침’은 졸업생들이 매월 1만 원씩 기부하는 ‘KU PRIDE CLUB’의 지원으로 4500~5000원 상당의 식사를 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9년 시작됐지만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학생식당이 조식 제공을 하지 않으면서 사업 역시 중단됐다. 고려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사업을 재개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이날 아침 학생식당을 찾은 학생들은 제육볶음과 양배추쌈,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콩나물국과 계란프라이 등 차려진 식사를 1000원에 즐겼다. 재학생 고성흔 씨(22)는 “(고물가 탓에) 일반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면 1만 원 가까이 드는데, 단돈 1000원으로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학생 이용재 씨도 “콜라 한 캔보다 싼 값에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반갑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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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시간내 대신 써줍니다”… 대입 학생부 ‘세특’ 컨설팅-대필 성행

    “입학사정관이 실제로 사용하는 평가표를 참고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저희가 직접 작성해 드립니다.” 4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학원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세특 항목을 컨설팅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교사가 작성해야 하는 학생부 일부 항목을 대필해준다는 얘기였다. 이 학원은 홈페이지에 이 같은 ‘컨설팅’을 통해 일반고 내신 6등급 학생을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공대에 합격시켰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정부가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 대상에서 자기소개서를 제외하기로 한 가운데, 학원가에선 지원자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항목인 ‘학생부 세특’ 대상 고액 컨설팅이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의 학원은 아예 대필까지 하고 있었다.○ “48시간 내에 대신 써준다”세특은 학교 수업과 관련만 있다면 일명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으로 불리는 학생들의 비교과 활동도 기재할 수 있다. 내신 등급이 비슷할 경우 이 같은 비교과 활동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입시정보기업 진학사의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비교과 활동을 쓸 수 있었던 자기소개서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세특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세특을 포함한 학생부는 초중등교육법 제25조에 따라 교사가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상당수 자율형사립고나 외국어고 등은 학생에게 ‘기재하고 싶은 내용을 써서 내라’고 한 뒤 학생부에 그대로 붙여 넣는 실정이다. 취재진이 4∼7일 서울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의 학원 15곳에 문의한 결과 4곳은 “학교에 제출할 세특 내용을 대신 써줄 수 있다”고 했다. 목동 B학원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첨삭’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대필”이라며 “학교 선생님들보다 우리가 더 좋은 학생부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대치동 C학원은 “학생이 초안을 쓸 필요도 없다”라며 “48시간 전에만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면 세특은 물론 기재 내용을 뒷받침할 근거 자료까지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학원들은 세특 내용과 근거 자료가 되는 각종 수행평가 결과물, 과제물 등까지 준비해주는 대신 한 학기에 최소 200만∼300만 원을 ‘컨설팅비’로 받는다.○ “학생 요구 무조건 거절 어려워”교육 현장에선 이 같은 실정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고교 교사 E 씨는 “담임인 반과 내 과목 수업을 듣는 학생까지 100명 이상의 학생부를 모두 직접 작성하는 건 무리”라며 “잘못된 건 알지만 학생이 적어온 문구를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대전 지역 교사 권모 씨는 “입시가 걸렸는데 학생의 요구를 무턱대고 거절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입 관련 서류에 대필이 적발될 경우 불합격 처리되거나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세특 대필은 불법으로 처벌 소지도 있다. 법무법인 광야의 양태정 변호사는 “대입의 중요 근거자료인 학생부에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요구받은 내용을 그대로 기재한 교사에게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고, 대필한 학원도 학교 측을 속인 것이기 때문에 같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학원과 교사가 대필 자료를 ‘참고용’이라고 주장하면 처벌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손준영 인턴기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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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경 뒤늦은 ‘마약과 전쟁’… ‘불금’ 강남클럽 4곳 단속, 투약-유통 정황 적발 0건

    7일 오후 10시경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대형 클럽. ‘불금’을 즐기는 인파 속으로 경찰, 소방, 구청 등에서 모인 합동 마약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최근 3개월 동안 직원 등의 관여하에 마약이 유통 중이라는 정황과 제보가 있던 곳이었다. 경찰 등은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숨기면 구매자가 찾아 가는 수법)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첩보에 따라 물품보관소, 소화전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또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마약 관련 물품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날 51명이 투입돼 클럽 4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진행했지만 이날 마약 투약·유통 정황은 단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은 앞다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올 8월 “마약이 이미 우리 생활 주변까지 침투했다”며 전국 유흥가 대상 마약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이날 강남역 일대 단속도 그 일환이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7일 취임 후 첫 월례회의에서 “최근 마약류 범죄가 임계점을 넘은 상황”이라며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등과의 전방위적인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진즉에 수사기관을 포함한 범정부적인 접근이 있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 마약 청정국 지위도 이미 상실됐다”고 했다. 오프라인 단속 위주의 현행 수사 방식이 진화하는 마약 범죄에 뒤처져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주로 다크웹을 통해 마약이 유통되는데 국내 수사기관의 대응은 20년 전에 머물러 있다”며 “온라인 잠입수사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2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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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럽 불시 단속했지만 적발 0건…검·경 뒤늦은 ‘마약과의 전쟁’ 선포

    7일 오후 10시경 서울 강남역 인근 한 대형 클럽. ‘불금’을 즐기는 인파 속으로 경찰, 소방, 구청 등에서 모인 합동 마약 단속반이 들이닥쳤다. 최근 3개월 동안 직원 등의 관여 하에 마약이 유통 중이라는 정황과 제보가 있던 곳이었다. 경찰 등은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숨기면 구매자가 찾아 가는 수법)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첩보에 따라 물품보관소, 소화전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또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마약 관련 물품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날 51명이 투입돼 클럽 4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진행했지만 이날 마약 투약·유통 정황은 단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 검찰과 경찰은 앞다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올 8월 “마약이 이미 우리 생활 주변까지 침투했다”며 전국 유흥가 대상 마약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이날 강남역 일대 단속도 그 일환이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7일 취임 후 첫 월례회의에서 “최근 마약류 범죄가 임계점을 넘은 상황”이라며 경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등과의 전방위적인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뒷북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진즉에 수사기관을 포함한 범정부적인 접근이 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다. 마약 청정국 지위도 이미 상실됐다”고 했다. 법무법인 진실 박진실 마약전문 변호사도 “2019년 버닝썬 사태 이후 마약사범이 급증했지만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단속 위주의 현행 수사방식이 진화하는 마약 범죄에 뒤쳐져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주로 다크웹을 통해 마약이 유통되는데 국내 수사기관의 대응은 20년 전에 머물러 있다”며 “온라인 잠입수사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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