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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와 관련해 24일 외교부를 질타하며 총력전과 ‘적극 행정’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는 하반기 최대 외교무대인 데다 대통령 순방에 따른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를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외교 다변화가 외교부 문서에 등장한 것이 박정희 대통령 시대부터일 것이다. 그로부터 40년 이상이 흘렀다”며 “그런데 과연 우리의 태세가 거기에 걸맞은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가 한-아세안 수교 30년일 것이다. 그 30년 동안 우리가 충분히 노력했는가, 충분치 않다”며 “외교부를 포함한 관계 부처는 정상들뿐만 아니라 기업인들 간에 뭘 협의할 것인지 미리 잘 준비해 최대의 성과가 나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섬세한 의전도 강조했다. 그는 “각 정상의 특별한 기호가 있는지, 또 무엇을 싫어하는지, 한국에서 뭘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의전을 해 달라”며 “각국의 정상들 또는 기업인들이 참 정성스러운 예우를 받았다고 느낄 만큼 마음의 의전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 인력이 퇴보적이다. 당장 통역이 없는 나라들도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와 외교부가 지역 전문 인력 양성 계획을 지금부터라도 점검해 보고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검찰의 전격적인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진 23일 여권에는 당혹스러움과 불쾌감이 공존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첫날 이뤄진 압수수색에 대해 청와대는 불만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조국 지키기’의 최전선에 섰던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물밑에선 “이젠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등 당내 기류 변화도 감지됐다.○ 민주당 “출구전략 고민해야” 목소리도 초유의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민주당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식적으론 “예상됐던 수순”이라고 했지만, 물밑에선 “이제라도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된다” “이젠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건 별로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겨냥한 것일 뿐 조 장관을 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최고위원도 “자택 압수수색은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며 “결국 조 장관 본인에 대한 혐의점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론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주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조 장관이 기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본인이 기소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당 스탠스가 바뀔 것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의원들의 위기감은 크다. 21대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대다수 지역과 세대에서 악화되고 있는 민심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 영남권의 한 의원은 “8월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 국면까지만 해도 승산이 있었지만 조국 사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의원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도 “특히 교수들의 시국선언 등 지식인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지역 내 조직이 탄탄하지 않으면 의석을 내놓아야 할 위기까지 몰렸을 정도로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조 장관의 혐의가 드러나고 후폭풍이 거세지면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될 수 있다”며 “지도부가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청와대에 적극적으로 여론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결심’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당 지지율이 30%대 초반이고 대통령은 아무리 낮다고 해도 40%대인데 누가 대통령 결정에 토를 달겠느냐”며 “다들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청와대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청와대는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특별히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례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안점검회의가 끝날 때까지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을 알지 못했고, 사후에 법무부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문 대통령의 뉴욕 방문 기간에는 한 호흡 쉬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예상을 깨고 문 대통령의 뉴욕 방문 첫날 초유의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고, 청와대는 “도대체 검찰이 어쩌려고 저러느냐”며 들끓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대외적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아주 재를 뿌리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격앙된 기류”라고 전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박성진 기자}

23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식적으론 “검찰의 예상된 수순”이라고 했지만 물 밑에선 “이제라도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된다” “이젠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건 별로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조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겨냥한 것일 뿐 조 장관을 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최고위원도 “자택 압수수색은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며 “결국 조 장관 본인에 대한 혐의점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사퇴론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지난주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조 장관이 기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본인이 기소되기 전 까지는 현재의 당 스탠스가 바뀔 것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의원들의 위기감은 크다. 21대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은 물론 수도권까지 대다수 지역과 세대에서 악화되고 있는 민심이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 영남권의 한 의원은 “8월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 국면까지만 해도 승산이 있었지만 조국 사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의원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도 “특히 교수들의 시국선언 등 지식인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지역 내 조직이 탄탄하지 않으면 의석을 내놓아야 할 위기까지 몰렸을 정도로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조 장관의 혐의가 드러나고 후폭풍이 거세지면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거론될 수 있다”며 “지도부가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청와대에 적극적으로 여론을 전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결심’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당 지지율이 30퍼센트 초반이고 대통령은 아무리 낮다고 해도 40퍼센트 대인데 누가 대통령 결정에 토를 달겠느냐”며 “다들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129개 공공기관장의 임기도 동시에 종료시키는 이른바 ‘공공기관장 자동 물갈이법’을 추진한다. 또 대통령이 임명하는 67개 공공기관장 임명 시에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8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2건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또는 주무기관의 장이 임명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장은 임명 당시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경우 그 임기가 만료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장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 30곳과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등 준정부기관 37곳이다. 주무장관이 기관장을 임명하는 공공기관은 인천·부산·여수광양·울산항만공사 등 공기업 6곳과 에너지공단, 정보화진흥원 등 준정부기관 56곳이다. 특히 대통령이 임명하는 67명의 기관장은 현행처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하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이를 심의·의결해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게 아니라, 장관 제청을 받아 새 대통령이 곧장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후폭풍을 고려해 개정안은 다음 정부 출범일인 2022년 5월 9일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돼 온 사표 제출 압박 등 ‘인위적 물갈이’ 시도 없이 전 정권이 임명한 공공기관장을 일괄적으로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임기를 마치겠다”며 버티는 기관장과 새 정부 사이에 마찰이 적지 않았다. 김정우 의원 측은 “정권과 공공기관이 정치적 노선과 책임을 공유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 필요성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수월하게 꽂기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64·사진)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와 동문들이 강하게 규탄하며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와 정치권도 류 교수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22일 연세대 총학생회와 연세민주동문회, 사단법인 이한열기념사업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등 동문 단체는 ‘위안부 망언 류석춘 파면하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범연세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류 교수의 망언은 수준 이하의 몰지각한 매국적 발언”이라며 “연세대는 정관에 따라 류 교수를 파면하는 등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류 교수 파면을 결정할 때까지 학교 내외에서 파면 요구 서명운동, 총장 항의 방문, 교내 촛불집회 개최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본보가 입수한 류 교수의 19일 발전사회학 수업 녹취록에 따르면 류 교수는 민족사관에 기반해 일제 식민 지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잘못됐다는 내용을 수업 내내 강조했고,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위안부 발언이 나왔다. 류 교수는 “위안부에 끌려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갔다고 보시는 것이냐”는 여학생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 산업이 있다. 거기 여성들은 자기가 갔어요, 부모가 팔았어요?”라고 반문했다. 또 “(위안부도) 결국은 비슷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업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이 “(일본이) 할머니들에게 교육을 시켜주고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해 따라가 보니 위안부였던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한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접대부 생활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라며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 수십 명의 증언이 존재하는데도 (증언이) 거짓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른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이 끼어 들어와서 할머니들 모아다 교육하는 거다”며 “일제가 끝난 직후에는 쥐 죽은 듯이 돌아와서 살던 분들이다. 그런데 정대협이 끼어서 ‘국가적으로 너희가 피해자’라고 해서 서로의 기억을 새로 포맷했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질의응답 말미에 “여러분들은 이상하게 일제 때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선 그렇게 동정하면서 왜 오늘날 매춘업에 있는 여성들은 동정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을 동정하세요, 차라리”라고도 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류 교수가 과거 강의에서 한 발언을 제보 받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섰다. 21일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긴급공지’를 올리고 “류 교수의 수업 중 있었던 발언들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가능한 모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전사회학 수업을 들은 학우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언론에 노출된 문제 발언을 포함해 추가 피해 사례를 제보해 달라”고 했다. 연세대 측은 22일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해당 수업에서 나온 발언 등 사실관계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도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22일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와 상처를 난도질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에게 성폭력적 발언을 한 류 교수를 규탄한다”며 해임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류 교수에 대해 파면 등의 즉각적인 조치가 단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류 교수가 2017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점을 들어 “한국당은 유감 표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깊은 성찰과 함께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도 선을 그었다. 김성원 대변인은 21일 구두 논평에서 “류 교수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께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내긴 했지만 당원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언론 보도와 관련해) 분명히 해명할 부분이 있다. 때가 되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희 jetti@donga.com·황형준 기자}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64)에 대해 연세대 총학생회와 동문들이 강하게 규탄하며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와 정치권도 류 교수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22일 연세대 총학생회와 연세민주동문회, 사단법인 이한열기념사업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등 동문 단체는 ‘위안부 망언 류석춘 파면하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범연세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류 교수의 망언은 수준 이하의 몰지각한 매국적 발언”이라며 “연세대는 정관에 따라 류 교수를 파면하는 등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류 교수 파면을 결정할 때까지 학교 내외에서 파면 요구 서명운동, 총장 항의 방문, 교내 촛불집회 개최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본보가 입수한 류 교수의 19일 발전사회학 수업 녹취록 등에 따르면 류 교수는 민족사관에 기반해 일제 식민 지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잘못됐다는 내용을 수업 내내 강조했고,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위안부 발언이 나왔다. 류 교수는 “위안부에 끌려간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갔다고 보시는 것이냐”는 여학생의 질문에 “지금도 매춘 산업이 있다. 거기 여성들은 자기가 갔어요, 부모가 팔았어요?”라고 반문했다. 또 “(위안부도) 결국은 비슷한 것이다. 그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업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이 “할머니들에게 교육을 시켜주고 좋은 일자리를 준다고 거짓말 한 것 아니냐”고 반박하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한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접대부 생활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라며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라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 수십 명의 증언이 존재하는데도 (증언이) 거짓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른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이 끼어 들어와서 할머니들 모아다 교육하는 거다“며 ”일제가 끝난 직후에는 쥐 죽은 듯이 돌아와서 살던 분들이다. 그런데 정대협이 끼어서 ‘국가적으로 너희가 피해자’라고 해서 서로의 기억을 새로 포맷했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류 교수가 과거 강의에서 한 발언을 제보 받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섰다. 21일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긴급공지’를 올리고 ”류 교수의 수업 중 있었던 발언들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가능한 모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전사회학 수업을 들은 학우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언론에 노출된 문제 발언을 포함해 추가 피해 사례를 제보해 달라“고 했다. 연세대 측은 22일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해당 수업에서 나온 발언 등 사실관계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도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22일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와 상처를 난도질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에게 성폭력적 발언을 한 류 교수를 규탄한다“며 해임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류 교수에 대해 파면 등의 즉각적인 조치가 단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류 교수가 2017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점을 들어 ”한국당은 유감 표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깊은 성찰과 함께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도 선을 그었다. 김성원 대변인은 21일 구두 논평에서 ”류 교수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께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류 교수는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내긴 했지만 당원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는 19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제출한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 처리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기들이 고발해 검찰이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야당이 나서 직접 조사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규정이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취임 전에 있었던 조 장관 가족 문제는 국정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제기했던 의심과 예측이 대부분 팩트로 드러났는데도 이를 가짜뉴스라고 매도했던 여당 인사들은 한마디 사과도 없이 쥐 죽은 듯이 침묵하고 있다”며 “양심과 양식이 있는 여당이면 감싸기보다는 국조 요구에 합의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는 19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제출한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 처리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자기들이 고발해 검찰이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야당이 나서 직접 조사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규정이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취임 전에 있었던 조 장관 가족 문제는 국정과의 사이에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제기했던 의심과 예측이 대부분 팩트로 드러났는데도 이를 가짜뉴스라고 매도했던 여당 인사들은 한마디 사과도 없이 쥐 죽은 듯이 침묵하고 있다”며 “양심과 양식이 있는 여당이면 감싸기보다는 국조 요구에 합의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내년 총선은 집권 후반기의 레임덕을 사전에 차단하고 더 나아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의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내년 4월 21대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론의 운을 뗀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이 불출마 깃발을 들며 용퇴 촉구에 나선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채찍과 당근을 통해 현역 의원 30명 안팎의 물갈이를 이뤄내고 이를 바탕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역대급 물갈이 불가피할 듯 민주당은 7월 정치 신인과 여성에 대한 가산 비중을 높이고 현역에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총선 공천 규칙을 확정했다. 컷오프나 전략공천 등을 동원한 ‘인위적 공천 학살’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한 쇄신 공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 민주당의 이번 공천룰은 현역, 특히 다선 의원들에겐 역대 선거 중 가장 불리한 규칙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내 경선에 참여한 적 없는 정치 신인에게는 20%(여성, 청년, 장애인은 최대 25%)의 가산점을 주고 당 자체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은 20%를 감점한다. 만약 같은 지역구에서 20%의 가점을 받는 신인과 20%의 감점을 받는 현역이 부딪칠 경우 그 어떤 현역도 공천장을 거머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만으로도 20명 안팎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해찬 대표가 1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컷오프도 거의 (필요)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구를 정하지 못하고 출마를 포기하는 비례대표 의원들까지 합치면 30명 안팎의 물갈이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물갈이 폭이 더 확산돼 정치적 ‘세대교체’ 수준의 공천 혁명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60대 이상 기성 정치권은 물론이고 조국 법무부 장관이 속한 586(50대 1980년대 학번 60년대생)들이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20여 년간 누릴 건 다 누리면서 사회 변화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유권자들의 질문이 총선이 다가올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날 이 대표가 창당 64주년 기념식에서 “정권을 뺏기고 나서 우리가 만들었던 정책과 노선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 ‘정권을 뺏기면 절대 안 되겠구나’라고 새삼 각오했다”며 총선 승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도 조국 사태 이후 여권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갈이 끌어내기 위한 당근 아이디어도 여권에선 실질적인 물갈이를 이뤄내기 위해 다선 중진들을 유인할 수단도 궁리하고 있다. 배지 대신 공공기관장이라는 ‘당근’을 제시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등 임기가 곧 끝나는 기관장 자리에 새 인사가 나지 않고 있다. 불출마를 결심하는 중진 의원들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구 개편 시 75명으로 늘어나는 비례대표 의원직에서 당선권이 가능한 순번을 부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오래 해당 지역을 관리했고, 청와대 출신 신인들도 조국 사태 이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해 여론전에서 불리한 만큼 물갈이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양정철 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물갈이 조짐이 잇따르자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날 한 매체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보도한 뒤 당에선 공식 반박했지만 안팎에선 빨라진 ‘물갈이론’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총선 정국’으로 넘어가 물타기 하려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인위적 물갈이와 관련해 잇따라) 이상한 뉴스가 있는데 흔들리지 말라”며 진화에 나섰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강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불출마할 현역 의원을 선별하는 작업에 나섰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당의 물갈이 작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이달 초 당 소속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국회의원 최종 평가를 앞두고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할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은 객관적으로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공직자평가위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불출마 의사가 있는 경우 평가 대상에서 빠져야 하는 만큼 자진 신고하라는 뜻이다. 민주당 의원 128명 중 현재까지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은 최다선(7선) 의원인 이해찬 대표뿐이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 개편안이 통과될 경우 지역구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축소되는 만큼 물갈이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갈이 신호탄’에 당내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천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4선의 송영길 의원이 이 대표를 성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 문자에는 “이해찬이 대표될 때부터 분노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 “민주정치에서 결격사유가 있거나 물의를 일으켜 해당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무슨 권리로 불출마를 강제하나”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에 대해 송 의원실 관계자는 “지인이 아닌 지지자가 보낸 글을 의원이 읽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인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친문 진영의 핵심인 두 사람이 선제적으로 불출마 선언에 나서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물갈이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은 최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민주당 이해찬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 등 당청 핵심 인사들에게 전달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친문의 중심인 양 원장의 불출마는 현역 물갈이에서 친문과 비문(비문재인)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여기에 재선 의원 출신의 백 전 비서관까지 불출마에 가세한 것은 ‘청와대 출신이라고 무조건 공천 받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30여 명으로 예상되는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에게 “문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맡았을 정도로 신임 받는 백 전 비서관도 불출마하는 만큼 청와대 출신이라는 특혜는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하겠다는 얘기다. 두 사람의 불출마에 따른 후폭풍은 현역 의원, 특히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도 양 원장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핵심 측근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뒤 현역 물갈이에 착수한 바 있다. 여당 중진들이 속속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도 현역 물갈이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입각에 따라 불출마를 택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어 5선의 원혜영 의원도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내에서 차기 국회의장 1순위로 꼽혔던 원 의원까지 불출마를 공식화하면 4선 이상 중진들의 거취는 그야말로 풍전등화가 될 것”이라며 “양 원장이 서울 구로을, 백 전 비서관이 경기 시흥갑 출마가 유력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 바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조국 정국’에서 벗어나 총선 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의 조 장관 퇴진 운동과 별개로 여당은 본격적인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튜브채널 ‘딴지방송국’이 14일 공개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서 “연극으로 치면 언론 문제 제기와 야당 폭로가 1막, 검찰 압수수색과 대통령이 임명할 때까지가 2막이었고, 지금 3막이 열린 것이다.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이라는) 방아쇠를 당겼고, 새로운 3막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모르는 부담을 문 대통령이 떠안게 됐다는 뜻이다. 유 이사장은 이어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건 전체가 조국을 압박해서 스스로 사퇴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판단했다”며 “조국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가 없어 주저앉히는 방법은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다. 가족 인질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4일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건 것에 대해 “15분 44초 통화했다. 그중 절반 정도는 팩트 체크 관련 통화였고 절반은 안부를 묻고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해명했다. 유 이사장은 조 장관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김해영 금태섭 의원에 대해선 “여론조사에서 10∼20% 지지자 중에서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비율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것은 민주당이 괜찮은 정당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선이야 마음만 먹으면 나가는데, 마음을 절대 안 먹는다”고 대선 출마에 거듭 선을 그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어느 쪽에 제대로 마음을 두지 못하고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일방통행식 ‘조국 구하기’에 실망한 중도층을 향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하겠다”며 지지층 재결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보수 결집과 당의 오랜 숙제인 ‘중도로의 외연 확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런 여야의 극한 대립이 무당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10, 11일 진행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3.7%로 지난달 13, 14일 조사(38.5%) 때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22.7%로 지난달(19.6%)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결과 각 당 지지층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여권의 ‘조국 살리기’에 실망한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하진 못하면서 이른바 무당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S 조사에서 무당파는 18.8%로 지난달(16.9%)보다 1.9%포인트 늘어났다. 칸타코리아가 SBS 의뢰로 9∼11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무당파가 30.5%를 차지했고 ‘모르겠다’(8.0%)까지 포함하면 38.5%에 달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A 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을 이탈한 사람들은 탄핵 국면인 2016년 후반기에 민주당 정체성을 가졌다가 조 장관 사태에 실망해 무당파로 되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기존 정당에 등을 돌린 이들이 늘면서 제3당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당은 추석 이후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온통 ‘조국 이슈’로 만들어 조 장관을 반대한 이들을 지지층으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당과의 공동전선 형성을 계기로 ‘반문 연대’를 형성하고 보수 대통합의 기조를 중도보수로 ‘좌클릭’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당의 고민거리다. 당장 박 전 대통령은 16일 구치소를 나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당분간 입원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에서 간접적으로라도 탄핵의 부당성과 우파 결집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낼 경우 외연 확장을 모색하는 한국당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무당파와 함께 특히 지지층 중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점점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SBS 조사에 따르면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53%)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가 13.2%였다. 특히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29.6%는 조 장관 임명에 반대했다. 패스트트랙 논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논란 등 첨예한 이슈 때마다 드러난 민심의 ‘지지 정당 따르기’ 현상이 ‘조국 사태’에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 개혁’으로 전선을 옮기면서 조 장관과 당청이 검찰개혁의 성과를 보이면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어느 쪽에 제대로 마음을 두지 못하고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일방통행식 ‘조국 구하기’에 실망한 중도층을 향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 하겠다”며 지지층 재결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보수 결집과 당의 오랜 숙제인 ‘중도로의 외연 확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런 여야의 극한 대립이 무당파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10, 11일 진행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3.7%로 지난 달 13, 14일 조사(38.5%) 때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22.7%로 지난달(19.6%)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결과 각 당 지지층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당이 여권의 ‘조국 살리기’에 실망한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이른바 무당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S 조사에서 무당파는 18.8%로 지난달(16.9%)보다 1.9%포인트 늘어났다. SBS 조사에서도 무당파가 30.5%를 차지했고 ‘모르겠다’(8.0%)까지 포함하면 38.5%에 달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A교수는 “최근 조사에서 민주당을 이탈한 사람들은 탄핵 국면인 2016년 후반기에 민주당 정체성을 가졌다가 조 장관 사태에 실망해 무당파로 되돌아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기존 정당에 등을 돌린 이들이 늘면서 제3당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한국당은 추석 이후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온통 ‘조국 이슈’로 만들어 조 장관을 반대한 이들을 지지층으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당과의 공동전선 형성을 계기로 ‘반문 연대’를 형성하고 보수 대통합의 기조를 중도보수로 ‘좌클릭’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당의 고민거리다. 당장 박 전 대통령은 16일 구치소를 나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당분간 입원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에서 간접적으로라도 탄핵의 부당성과 우파 결집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낼 경우 외연 확장을 모색하는 한국당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무당파와 함께 특히 지지층 중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점점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칸타코리아가 SBS 의뢰로 9~11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사람들(53%)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가 13.2%였다. 특히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29.6%는 조 장관 임명에 반대했다. 패스트트랙 논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논란 등 첨예한 이슈 때마다 드러난 민심의 ‘지지 정당 따르기’ 현상이 ‘조국 사태’에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 개혁’으로 전선을 옮기면서 조 장관과 당청이 검찰개혁의 성과를 보이면 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조동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딸의 입시 과정과 사모펀드 투자 등에 대한 온갖 의혹이 번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이전 다른 사례와 비교할 때 자진사퇴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조 장관은 “사퇴 여부는 임명권자에게 달려 있다” “소명이 남아 있다”고 버텼다. 과연 이런 버티기는 조 장관뿐일까. 여의도의 ‘버티기’는 어떤 모습일까. #1. 최근 사석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 이야기를 꺼냈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주변에서 그가 민주당에 오고 싶어 한다는 설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박 위원장이 한국당 공천을 받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말이 나오면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박 위원장은 국토교통위원장 임기 2년을 절반씩 나누기로 한 한국당 내 합의를 깼다는 이유 등으로, 7월 24일 결국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박 위원장은 “합의한 적이 없다”며 “국회법에선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다. 국회법의 규정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위원장직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다음 위원장 후보였던 홍문표 의원은 속수무책이었다. 당과의 갈등에도 박 위원장이 ‘버티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당내에선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 철도 착공식에 참석해 자신의 성과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그는 9일 안산시청에서 열린 신안산선 착공식에 국토교통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자신의 ‘공’을 한껏 내세웠다. #2. 한때 국회 4당 지위를 유지했던 민주평화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싸움 끝에 지난달 중순 ‘합의 이혼’했다. 비당권파는 유성엽 원내대표를 포함해 박지원 천정배 등 의원 10명이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출범시켰고 평화당 의원 수는 정동영 대표 등 5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당 대표직을 둘러싼 갈등이 핵심 원인이었다. 비당권파는 6월 “이대로는 총선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 당 간판을 바꿔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반면 당권파는 이를 두고 내년 총선 공천권을 겨냥한 명분 없는 ‘당 대표 흔들기’로 규정했다. 정 대표의 ‘버티기’에 인원 수 2배인 대안정치 의원들은 탈당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딴살림을 차린 이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정국의 핫이슈였던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평화당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안정치의 신당 추진 속도는 지지부진하고 정당의 지위를 잃은 탓에 대안정치에 합류한 옛 평화당 당직자들은 국회 의원회관을 전전하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고 있다. 한 대안정치 관계자는 “지지율 1∼2%의 당 대표가 뭐길래, 기득권을 그렇게 고집하나”라고 했다. #3. 제3당인 바른미래당도 요지경이긴 마찬가지다. 보수통합을 명분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꾀하려는 유승민, 안철수계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손 대표가 당 대표로 있는 한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는 것. 이들은 4월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했던 손 대표의 발언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6% 수준이다. 손 대표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내가 물러나면 바른미래당은 결국 자유한국당에 통합될 것”이라며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유 전 공동대표를 좌우로 끼고 공천권을 행사하며 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그는 “3당 보존과 선거제 개혁이 정치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며 꿈쩍도 않고 있다. 실리와 명분, 소신 등 이들이 버티는 이유는 각자 다양하다. 하지만 여론의 공감 없는 ‘버티기’와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소신은 아집일 뿐이다. 그저 자신을 위한 ‘버티기’로 비칠 뿐이다. 지금도 많은 정치인들은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황형준 정치부 기자 constant25@donga.com}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핫이슈 중 하나는 검찰의 수사기밀 유출과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자료의 신빙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을 땐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마치 검찰 수사 자료인 것처럼 호도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 폭로 내용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검찰이 흘린 피의사실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가 2007년 8월 26일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에게 보낸 의학논문 초고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가 대표적이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검찰) 포렌식을 통해 저 파일(딸이 작성한 논문)이 서울대 법대 소속 PC로 작성됐다는 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 자료는 수사기관에서 압수해 가져갔을 때 나오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자료”라며 검찰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도 백 의원이 “(이 문서를 작성한 컴퓨터는) 후보자의 집에 있던 컴퓨터다. 그렇죠?”라고 묻자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서 속성 정보는 검찰 포렌식 자료가 전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포렌식 자료가 유출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워드나 한글 등 문서 파일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마우스 클릭만으로 문서의 작성자와 작업일시, 소속기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조 씨가 제출한 논문 초고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에는 작성자와 최종 저장자가 모두 조 후보자로 나와 있고, 회사명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으로 돼 있다. 콘텐츠 작성일은 ‘2007년 8월 26일 오후 10시 6분’이다. 장 교수는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와 대한병리학회에 이 파일을 보냈다. 검찰도 장 교수의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병리학회는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을 철회하는 이사회를 할 때 초고 파일과 그 파일의 문서 속성 정보를 이사진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는 조 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을 조 후보자에게 보여주며 “검찰이 압수수색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이 표창장에는 조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적혀 있고 동양대 최성해 총장의 빨간색 직인이 찍혀 있다. 조 후보자도 “그것은 아마 압수수색을 해서 확보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컬러 원본이 아닌 ‘흑백 복사본’인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되자 박 의원은 8일 “조 후보자나 따님, 검찰에서 입수하지 않았다. 의정활동 차원에서 입수활동 경위를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공개한 조 씨의 한영외고 시절 생활기록부를 놓고도 여당은 검찰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6일 “기존 확인된 2건(조 씨와 검찰) 이외에 한영외고 교직원이 조회한 1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황성호·이호재 기자}
가까스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마지막 기한인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예행연습’을 이미 한 차례 치른 데다 자유한국당의 질의가 예상보다 날카롭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듯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엔 잔뜩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인사말에서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면서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논란의 정점에 선 것에 대해선 즉각 “성찰하겠다” “불찰이다”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등 표현을 바꿔가며 자세를 낮췄다. 그 대신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은 2일 기자간담회 때 76회 이상 나왔지만 이날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청문회 시작 직전 증인 선서에서 조 후보자는 긴장한 듯 선서문에 적힌 ‘2019년’을 ‘1919년’으로 잘못 읽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통상 위원장은 청문회를 진행하지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여 위원장이 중간중간 조 후보자를 상대로 질의를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편파적이다” “공정하게 진행하라”고 고성을 질렀고 여 위원장은 “민주당이나 공정해”라고 고함을 질렀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여 위원장이 조 후보자에게 답변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자 이 의원은 “미국에선 청문회를 ‘히어링’이라고 한다. 히어가 무슨 뜻인지 아냐. 듣는다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소신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1800개가 넘는 ‘문자 폭탄’도 받았다. 금 의원은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금수저는 진보를 지향하면 안 되냐’고 반박한 점을 언급하며 “사람이 이걸 묻는데 저걸 답변하면 화가 난다. 언행불일치 동문서답식 답변으로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있다”고 답했다. 핵심 증인들도 강제성이 없는 출석 요구 탓에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 11명 중 유일하게 참석한 웅동학원 김형갑 이사는 웅동학원 부실관리 의혹에 대해 대부분 “모른다”고 답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강성휘·이지훈 기자}

가까스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마지막 기한인 6일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예상보단 결정적 한방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예행 연습’을 이미 한 차례 치른데다 한국당의 질의가 예상보다 날카롭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듯 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엔 잔뜩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인사말에서 “저와 제 가족의 일로 국민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면서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위해 도전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말과 행동이 안됐던 점 등 논란의 정점에 선 것에 대해선 즉각 “성찰하겠다”, “불찰이다”,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등 표현을 바꿔가며 자세를 낮췄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자신의 부인과 딸 등 가족에 대해선 “너무 가슴 아프다”는 말도 수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자신을 향한 여러 의혹 대부분에 대해선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부인의 압수수색 전 컴퓨터 반출 의혹에 대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허위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한국당의 질의가 조 후보자를 날카롭게 파고들지 못하자 회의를 주재한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이레적으로 직접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통상 위원장은 청문회를 진행하지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 게 관례다. 여 위원장은 “후보자가 언론에 밝히는 검찰개혁 내용 보면 전혀 새로울 것도 없다. 후보자가 (장관으로) 와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인가”라고 되물었고 조 후보자는 “법률이 통과 전이라면 그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맞게 수사·기소실무 규칙을 바꾼다던가 법무부령 작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여 위원장이 “그런 걸 가지고 후보자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거냐”고 되묻자 조 후보자는 “꼭 저만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질의보다는 여야 간 공방에 오히려 시간을 더 할애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질의 시간을 두고 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여 위원장은 설전을 벌였다. 여 위원장이 조 후보자의 답변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자 이 의원은 “미국에선 청문회를 ‘히어링’이라고 한다. 히어가 무슨 뜻인지 아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내가 초등학생이냐”라고 했고 이 의원은 “초등학생보다 못하다. 원칙을 지켜달라”고 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핵심 증인들도 강제성이 없는 출석 요구 탓에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 11명 중 조 후보자의 딸 논문 등재나 입시 의혹과 관련한 장영표 단국대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등은 불참했고, 조 후보자와 배우자, 자녀들이 투자했던 사모펀드 특혜 의혹 관련 증인들도 모두 나오지 않았다. 증인 중 유일하게 참석한 웅동학원 김형갑 이사는 웅동학원 부실관리 의혹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했다. 82세의 고령인 김 이사가 질의 내용과 동 떨어진 답변을 이어가자 한국당 의원들은 질문을 하다가도 “알겠습니다”하며 더 이상 밀어붙이지 못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강성휘기자 yolo@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검찰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정국에 거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검찰이 조 후보자를 겨냥한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높여가자 당정청이 검찰을 향해 “정치 개입의 선(線)을 넘었다”며 총공세를 펴고 나온 것. 그러자 검찰도 이례적으로 언론을 통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표현을 동원하며 청와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아 온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출범한 지 40여 일 만에 청와대와 검찰이 ‘치킨 게임’ 벌이듯 충돌하면서,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퇴로 없는 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오후 조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표창장을 허위로 발급받았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표창장 일련번호가 다르다고 허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동양대에서 절차를 통해 발급한 표창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전날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등 위조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직접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 그러자 검찰은 청와대의 설명이 나온 지 한 시간여 만에 “수사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대검 관계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의 표창장 위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위조가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를 한 바 있는데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시 곧바로 재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청와대 수사 개입 주장 관련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표창장 관련 해명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이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전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지금까지 수사에 개입한 적도 없고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윤석열 검찰’의 행보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검찰이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지만 청와대는 지켜보고만 있었다”며 “일부 의혹에 대한 설명에 준비한 듯이 ‘수사 개입’이라고 반발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키며 강도 높은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검찰의 항명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잘못된 정치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민형배 전 대통령사회정책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의 제자리가 어딘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거나 ‘검찰국가를 향하여’라는 망상, 빗나간 욕망에 눈먼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순방에 나선 가운데 국정을 총괄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례적으로 검찰 비판에 가세했다. 이 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의 오래된 적폐 가운데는 피의사실 공표나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명예훼손 등이 있다”며 “그런 일들이 이번에 재현되고 있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만 총리실 관계자는 “검찰 전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한 임무영 검사의 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청의 전방위 공세에 검찰 내에선 반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을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해놓고 도리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제어하려는 행태는 이중적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대로라면 검찰이 원칙대로 수사를 계속해도 청와대가 인사권으로 보복할 것이 뻔하다”고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도 여권도 물러설 수 없는 국면에 들어간 것 같다”며 “조 후보자가 임명되면 검찰과의 갈등이 전면적으로 확산되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황형준·신동진 기자}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 11명이 최종 확정됐다. 여야는 가까스로 합의한 이번 청문회를 각각 ‘조국 사수’와 ‘조국 사퇴’의 마지막 장으로 여기고 창과 방패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조 후보자 딸 입시와 장학금 수여 등 특혜 의혹, 웅동학원, 사모펀드 관련 의혹과 관련된 증인 11명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의결했다. 조 후보자 가족들은 제외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신청한 증인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등 4명이다. 자유한국당이 요구한 증인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임성균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용역,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 등 7명이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및 여권 인사 압력 의혹과 관련해 야당이 요구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증인에서 제외됐다. 최 총장의 발언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관련 이슈를 부각시키고 싶지 않은 여당이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어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청문회 합의가 무산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며 “최 총장을 양보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증인에서 빠졌다. 야당은 이날 오전 유 이사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최 총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자 사실상 철회했다. 자진 출석할 뜻을 표한 유 이사장이 출석할 경우 조 후보자가 아닌 유 이사장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도 관련 의혹을 굳이 키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인 11명을 채택했지만 이 중 몇 명이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청문회 하루 전 증인 채택이 합의되면서 ‘청문회 5일 전 출석요구서 송달’ 규정을 지키지 못한 만큼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국회 법사위 행정실에서 증인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나와 달라”는 식으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번 청문회를 조 후보자 사퇴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피의자 조국’을 다그치는 것만으로도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 초기부터 가장 센 질의에 집중해 조 후보자를 몰아붙일 예정”이라며 “청문회 발언 중 사실과 다른 것들은 모두 위증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부 의혹은 부풀려졌다며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팩트 체크’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임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도록 신상 관련 질의가 아닌 정책 관련 질의도 비중 있게 다룰 예정이다. 다만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라고 무조건 방패막이에 나설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드러내놓고 엄호에 나섰다가는 성난 민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차수 변경을 통해 7일 0시를 넘기는 ‘밤샘 청문회’로 조 후보자를 압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6일 밤 12시인 만큼 저녁식사 이후엔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 막판 파행 가능성도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