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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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4-13~2026-05-13
연극36%
문화 일반22%
무용9%
문학/출판9%
인사일반9%
미술3%
미국/북미3%
역사3%
칼럼3%
기타3%
  • 총기 규제 앞장섰던 도시서 총기 참사… 뾰족한 대책 없는 바이든 리더십 흔들

    4일 독립기념일에 7명이 숨진 무차별 총격 사건이 일어난 미국 일리노이주 하일랜드파크시(市)는 대표적인 총기 규제 도시였다고 시사 매체 뉴스위크가 5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총기 규제를 앞서 도입하고도 참극이 벌어지자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총기 규제에 대해서도 무용론이 나온다.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하일랜드파크시는 2013년 반자동총기와 1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 거래를 금지하는 총기 규제법을 제정했다.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 법이 총기 소유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연방대법원은 2015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하일랜드파크시의 총기 규제는 뉴욕주 버펄로와 텍사스주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던 내용을 담았다. 그럼에도 무차별 총격 참사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하일랜드파크 시민들에게 마구 총을 쏴댄 용의자 로버트 크리모 3세(22) 집안은 이 도시와 인연이 깊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7)는 2019년 시장 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낸시 로터링 현 시장(59)에게 졌다. 당시 로터링 시장은 지금의 총기 규제 도입을 주도했다. 민주당에서는 대법원의 낙태할 권리 판례 뒤집기와 잇따르는 총격 사건에도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일랜드파크 총격 사건 직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이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논란이 일자 2시간 뒤 다시 무대에 올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혀 느슨한 대응이라며 비판받고 있다. 민주당 자문역 애덤 젠틀슨은 워싱턴포스트(WP)에 “리더십 진공 상태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5일 미 몬머스대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취임 후 제일 낮았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88%로 2013년 해당 문항 조사가 실시된 이후 가장 높았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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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중학생때 체스퍼즐로 수학적 사고 키워”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중학생이던 1990년대 컴퓨터 게임 ‘11번째 시간’을 하며 수학적 아이디어를 얻던 순간을 소개했다. 학교 수학에는 뛰어나지 못했지만 퍼즐과 씨름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학문으로서 수학을 경험했다는 것. 허 교수는 ‘11번째 시간’ 가운데 독특한 모양의 체스판에서 규칙에 따라 검정 나이트 2개와 흰색 나이트 2개의 위치를 서로 바꾸는 문제를 일주일간 골몰했다. 그는 체스판 각 칸을 번호를 붙인 그래프로 재구성해 답을 구했다. 이처럼 문제를 단순화하거나 재해석해 직관적으로 이해한 것이 진전의 열쇠였다고 NYT는 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학 웹진 ‘플러스 매거진’은 허 교수가 “(일본 유명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 수업이 기계적 학문이 아닌 인간 활동으로서 수학과의 첫 만남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 교수는 “수학은 인간 사고와 감각의 경험을 담는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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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카고大 AI, 범죄 발생 1주일 전 90% 예측”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의 인공지능(AI) 모델이 특정 범죄의 발생 1주일 전 90% 확률로 이를 예측했다고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2일 보도했다. 특정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해당 범죄를 예측하는 미래를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시카고 시내를 가로세로 300m 크기의 구획으로 나눈 뒤 AI에 2014∼2016년의 구획별 범죄 현황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후 각 구획에서 살인, 강도 등 범죄가 일어날 확률을 분석한 결과, AI가 범죄 발생 1주일 전에 90%의 확률로 이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다른 7개 주요 도시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유사한 정확도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AI의 예측에 인종적 편견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AI가 작성한 목록에는 시카고 내 20∼29세 흑인 남성의 56%가 잠재적 범죄자로 올라 있었다. 즉, 일부 경찰이 소수인종의 범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밀집 거주지만 집중 순찰하다 보면 소수인종의 검거 건수가 늘어나 AI의 판단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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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범죄발생 확률 90%로 예측…‘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화 가능성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의 인공지능(AI) 모델이 특정 범죄의 발생 1주일 전 90% 확률로 이를 예측했다고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2일 보도했다. 특정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해당 범죄를 예측하는 미래를 그린 톰 크루즈 주연의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시카고 시내를 가로세로 300m 크기의 구획으로 나눈 뒤 AI에게 2014~2016년의 각 구획별 범죄 현황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후 각 구획에서 살인, 강도 등 범죄가 일어날 확률을 분석한 결과, AI가 범죄 발생 1주일 전에 90%의 확률로 이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다른 7개 주요 도시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유사한 정확도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AI의 예측에 인종적 편견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AI가 작성한 목록에는 시카고 내 20~29세 흑인 남성의 56%가 잠재적 범죄자로 올라 있었다. 즉 일부 경찰이 소수인종의 범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밀집 거주지만 집중 순찰하다 보면 소수인종의 검거 건수가 늘어나 AI의 판단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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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5년부터 EU에서 휘발유-경유차 못판다

    유럽연합(EU)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35년부터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환경 보호 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는 데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전기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환경부처 장관들은 29일 룩셈부르크에 모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3년 후부터 EU에서는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차 등의 신차만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생산량이 1만 대 미만인 중소기업 등은 5년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EU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기후정책 고위대표는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닥쳤다”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기에 이번 정책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의 최대 가스 공급자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화석연료를 더 빨리 퇴출시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도 했다.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 역시 “전기차에 많은 돈을 투자해온 미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번 결정은 필수적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번 내연차 엔진 판매 금지안에는 ‘이퓨얼(e-Fuel)’로 불리는 재생 합성연료를 쓰는 자동차도 포함됐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로 제조한 액체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퇴출 여부에 대해서는 4년 후인 2026년 논의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내연기관 엔진 신차의 퇴출 또한 2040년으로 5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590억 유로(약 80조 원) 규모의 ‘사회 기후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화석연료 퇴출에 따라 전기요금 등 각종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다. 2027년부터는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와 건물 등에서 환경오염 비용을 징수하는 방안도 합의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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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2035년부터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車 퇴출

    유럽연합(EU)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35년부터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환경 보호 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는데다 미국 중국 등과의 전기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 또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환경부처 장관들은 29일 룩셈부르크에 모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13년 후부터 EU에서는 탄소 배출이 없는 전기차 등의 신차만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생산량이 1만대 미만인 중소기업 등은 5년의 유예 기간을 갖는다. EU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에는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란츠 팀머만스 EU 기후정책 고위대표는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닥쳤다”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기에 이번 정책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의 최대 가스 공급자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화석 연료를 더 빨리 퇴출시켜야하는 상황이 됐다”고도 했다. 아그네스 파니에-뤼나르 프랑스 생태전환부 장관 역시 “전기차에 많은 돈을 투자해 온 미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번 결정은 필수적이었다”고 가세했다. 이번 내연차 엔진 판매 금지안에는 ‘이퓨얼(e-Fuel)’로 불리는 재생 합성연료를 쓰는 자동차도 포함됐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로 제조한 액체 다. 다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퇴출 여부에 대해서는 4년 후인 2026년 논의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내연기관 엔진 신차의 퇴출 또한 2040년으로 5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590억 유로(약 80조 원) 규모의 ‘사회 기후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화석 연료 퇴출에 따라 전기세 등 각종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다. 2027년부터는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와 건물 등에 환경오염 비용을 징수하는 방안도 합의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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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7정상 “셔츠 벗을까요”… 웃통 벗은 푸틴 조롱

    “재킷을 벗어야 되나? 아예 셔츠까지 벗을까요? 푸틴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26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G7 정상들이 점심식사 직전 사진 촬영을 위해 원형 테이블로 모이던 중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웃으며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휴가지에서 상의를 벗은 채 말 타고 낚시하는 자신의 사진을 공개해 강인함을 과시했던 것을 조롱하듯 빗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상들 간에 짧은 순간 오간 농담을 영상으로 포착해 보도하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푸틴 대통령은 G7에서 쫓겨났지만 여전히 정상들의 화두였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존슨 총리의 농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을 벗고 승마를 하자”며 맞장구를 친다. 그러자 존슨 총리가 “바로 그거다! 우리도 가슴 근육 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승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화제를 돌리며 두 정상을 완곡히 제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사진 촬영 때만 미소를 지었다. ‘푸틴 농담’이 나온 자리에서 정상들은 재킷을 입은 채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저녁 식사 전 기념 촬영에서는 모두 재킷을 벗은 흰 셔츠 차림이었다.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존슨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트뤼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반신 노출 사진을 관영 미디어를 통해 수차례 공개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산속에서 말을 타는 모습, 2018년에는 시베리아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다. 2018년 한 호주 기자가 ‘상의 탈의 사진을 왜 좋아하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을 때는 나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G7 정상들이 만나고 있는 26일 이른 아침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키이우 중심가 주거용 건물도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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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츠 벗을까요?” “웃통 벗고 승마하자”…G7, 푸틴 조롱

    “재킷을 벗어야 되나? 아예 셔츠까지 벗을까요? 푸틴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26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G7 정상들이 점심식사 직전 사진 촬영을 위해 원형 테이블로 모이던 중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웃으며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휴가지에서 상의를 벗은 채 말 타고 낚시하는 자신의 사진을 공개해 강인함을 과시했던 것을 조롱하듯 빗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상들 간에 짧은 순간 오고간 농담을 영상으로 포착해 보도하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푸틴 대통령은 G7에서 쫓겨났지만 여전히 정상들의 화두였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존슨 총리의 농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을 벗고 승마를 하자”며 맞장구를 친다. 그러자 존슨 총리가 “바로 그거다! 우리도 가슴 근육 좀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승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화제를 돌리며 두 정상을 완곡히 제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사진 촬영 때만 미소를 지었다. ‘푸틴 농담’이 나온 자리에서 정상들은 재킷을 입은 채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저녁 식사 전 기념 촬영에서는 모두 재킷을 벗은 흰 셔츠 차림이었다.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존슨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트뤼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반신 노출 사진을 관영 미디어를 통해 수차례 공개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산 속에서 말을 타는 모습, 2018년에는 시베리아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다. 2018년 한 호주 기자가 ‘상의 탈의 사진을 왜 좋아하느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휴가를 떠났을 때는 나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숨길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G7 정상들이 만나고 있는 26일 이른 아침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키이우 중심가 주거용 건물도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졌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앤드리 예르막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최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절실하다. 서방의 동맹들에게 호소한다. 무기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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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40도 웃도는 폭염에 고통… 中은 물난리에 신음

    유럽 대부분 지역이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스페인뿐 아니라 독일도 최고기온이 이미 40∼43도를 넘겼다. 프랑스도 100년 만에 가장 더운 5, 6월 날씨를 기록하면서 남서부 지역의 각종 행사가 취소됐다. 이 같은 유럽의 이상고온현상은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아프리카 사막의 고온 건조한 먼지바람은 곳곳에서 산불을 일으키기도 한다. 독일 베를린 남서부 지역에서 17일 시작된 산불은 19일 도심에서 20km 떨어진 지역까지 번져 주말 동안 수백 명이 대피했다. 소방 인력 수백 명과 군 헬기까지 진화 작업에 동원됐고, 20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불길은 잦아들었다. 그리스에서도 에비아섬 중심부에서 산불이 번지면서 불길이 민가 800m 앞까지 접근해 주민들이 대피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소방 당국은 지난 한 주간 산불이 200건 이상 신고됐다고 밝혔다. 한 지역의 폭염은 다른 지역의 집중호우로도 이어진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대기의 습도가 7% 증가하며, 이로 인해 물을 많이 머금고 있던 공기가 갑자기 폭우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CNN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남부에서도 6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최소 32명이 사망했다. 남부 광둥성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5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17만7600명이 대피했고, 1729가구가 파괴됐다. 광시, 광둥, 푸젠성의 강수량은 196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세 지역은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균 621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2021년 내내 중국 전 지역에 내린 강수량 평균 672.1mm와 맞먹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현상이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960년 9400t에 불과했던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0년 약 3만5000t으로 급증했다. 3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122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되는 등 두 지역의 폭염 발생 빈도가 산업화 이후 30배가량 잦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4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에는 각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목표치를 달성한다고 해도 지구 온도는 향후 10년간 1.5도 높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담겼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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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에 폭염, 숨막히는 지구촌

    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신음하는 가운데 폭염까지 지구촌을 덮쳤다. 그에 따른 에너지·식량난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유럽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40도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일부 국가가 원전 가동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놓였다. 프랑스가 총 발전량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데 폭염으로 강물 수온이 올라 냉각수로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이미 원전 56개 중 27개가 유지 보수로 정지 상태인데 나머지 원전까지 가동이 어려워지면 전력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폭염 난민’도 늘고 있다. 19일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폭염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구세군 회관으로 몰려들었다. 구세군 회관 측은 “전기료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에어컨이 있어도 켜지 않고 이곳에 온다. 작년까지 오지 않던 사람들도 올해는 찾아온다”고 전했다. 곡물 생산량도 줄어 안 그래도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일리노이주 등 일명 ‘옥수수 벨트’에 고온과 가뭄이 계속돼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 선물 가격이 올 1월 13일 1부셸당 5.87달러(약 7600원)에서 이달 16일 7.88달러(약 1만210원)로 34% 뛰었다. 폭염이 지속되면 건설 현장이나 농촌 등 실외 근무 인력 수급에 제약이 생기는 등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2050년까지 미국 내 건설 부문 생산성이 연간 3.5%(약 12억 달러)씩, 농업 부문 생산성은 3.7%(약 1억3070만 달러)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경북 지역에서 평년보다 20일가량 빠른 이달 20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 더위로 감자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의 전력 공급예비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9.5%로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가 주춤한 2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강릉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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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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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박 3만2000원” 폭염에 물가 ‘비상’…美선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한국도 이른 폭염에 노숙인 등 취약 계층과 서민들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열사병 환자가 6월부터 폭증하는 것은 물론 폭염이 불러일으킨 물가상승이 서민 가계를 옥죄면서 ‘복합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여 정부와 지자체의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 폭염에 77% 늘어난 온열질환자노숙인 등에게 무료급식과 임시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경기 안양시 ‘유쾌한공동체’에는 최근 주거지원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대부분 낮 최고기온 35도에 이르는 폭염을 견디다 못해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이다. 이 단체는 이들을 위해 16일부터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다. 무더위 쉼터 운영 등에 필요한 750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하지만 24일까지 2만 원을 모았다. 윤유정 유쾌한공동체 사무국장은 “이대로 여름을 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건강에 ‘직격탄’을 맞는 건 취약계층과 서민들이다. 폭염경보에도 작업을 멈출 수 없는 실외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6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92명) 대비 77.2% 급증했다. 장마도 더위를 식히기 역부족이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 폭우, 다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을 예보했다. 20일 경북 경산시, 구미시, 의성군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대구시 등에 발효됐던 폭염경보(7월 11일)보다 20일이나 빠르다. 대구시는 이미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에게 3개월 동안 매일 얼음 생수 1병과 선풍기, 보양식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8월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올 7, 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비슷할 확률을 30%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바렌츠해의 빙하와 티베트고원의 눈이 녹아 발생한 고기압이 한반도의 여름 기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뭄에 폭염까지 밥상 물가 ‘비상’가뭄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밥상 물가도 비상등이 켜졌다. 채소류 가격은 줄줄이 급등세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24일 감자 가격은 100g당 590원으로 전년 동기(390원) 대비 51.3% 올랐다. 같은 기간 배추(1통)는 2480원에서 3890원으로, 깻잎(100g)은 1580원에서 219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오르자 시민들은 강제 ‘긴축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의 50대 주부 박모 씨는 “동네 과일가게에서 수박을 두드려 보다 한 통에 3만2000원 가격표를 보고서 그냥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결식아동과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푸드뱅크도 물가 상승의 타격을 받았다. 최근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 비축분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푸드뱅크사업단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기부가 더 어려워진다”며 “운영난을 호소하는 지역조직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 [복합위기속 폭염 덮친 지구촌-해외]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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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방대법 ‘여성 낙태권 인정 판례’ 49년만에 뒤집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49년 만에 뒤집었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한 위헌 심판 청구 소송에서 대법관 9명 중 5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장되어 온 낙태권은 폐지되고 각 주 의회가 낙태 허용 여부와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고 그 논리도 빈약했다”며 “그 결정으로 인해 위험한 결과들이 초래됐고 국가적 분열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임신 22∼24주) 이전에는 낙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여성 낙태권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얼리토 대법관과 함께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찬성했다. 이들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등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임명했다.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다른 대법관들의 다수 의견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수많은 여성들은 오늘 결정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잃게 됐고 이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50개 주 중 26개 주가 낙태 금지 법안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미시시피를 포함한 13개 주는 낙태 금지 조치를 즉각 시행할 수 있는 ‘트리거법’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다른 10여 개 주는 낙태권을 주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미국 여성은 낙태가 허용된 다른 주로 이동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미국 사회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미시시피주가 낙태금지법을 제정하면서 재점화됐다. 미시시피 낙태금지법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하지만 미시시피주 정부와 의회가 낙태제한법을 통과시키자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소송을 제기했고 주 1, 2심 법원은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들어 낙태제한법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에 미시시피주는 ‘로 대 웨이드’ 판결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며 사건을 연방대법원으로 가져갔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결정에 따라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계속 보장하기 위한 행정명령 등의 대응 수단 마련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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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총기규제 법안 상원 통과…“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해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마련한 총기규제 법안이 23일(현지 시간) 미 상원에서 통과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고 위 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빼앗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총기규제 법안이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65명, 반대 33명으로 통과됐다. 지난달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격 사건 등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 법안은 하원 표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다. 법안에 따르면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가 강화된다. 전과 기록이나 정신 건강 기록에 문제가 없는 사람만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 또 법원을 통해 위험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를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레드플래그’(Red Flag·빨간 깃발)법을 시행하는 주에는 연방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교 안전 및 정신 건강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예산 150억 달러(20조 원)을 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이 법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통과가 불투명했지만, 미국에서 연달아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총기 규제 여론이 높아지면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의원 15명이 합세해 표결이 이뤄졌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불과 몇 주 전만해도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오늘 밤 미국 상원이 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초안에 포함됐던 21세 미만에 반자동소총 판매 금지, 고용량 탄창 판매 금지 및 레드플래그법 연방 차원 시행 등은 결국 빠졌다. 또 21세 미만 구매자의 신원 조회 강화 조치는 10년 뒤 만료되는 일몰제로 시행될 예정이어서 향후 의회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찬성표를 던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희망 사항 몇 가지를 기꺼이 포기한 덕분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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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번진 원숭이두창… 42개국서 3099명 감염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한국을 포함해 42개국에서 3099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현지 시간) CDC에 따르면 유럽 27개국에서 2683명의 감염자가 나와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북미(351명), 중동(24명), 남미(19명)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에서 확인된 감염자는 영국인 남성 항공 승무원이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 남성이 병원에 입원 중이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계속되자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PHEIC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에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확산이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진 남성이나 유럽이나 북미 등을 방문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793명으로 가장 많은 영국의 보건당국은 21일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 등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천연두 백신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아 대규모 백신 접종은 이르다는 입장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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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적 궤멸”… 비트코인-이더리움, 고점대비 최대 80% 폭락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 하락하며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에서 최고점이던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노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 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채굴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 플랫폼 ‘비트디어’는 17일 트위터에 일부 채굴업체가 코인 가격 하락 속에 전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폐쇄될 수준임을 알리며 업계에 “손실을 막으려면 채굴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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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자재값 오르고 환율 불안… “10조 투자계획, 부담 1조 늘어날 판”

    심각한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예상했다. 글로벌 복합 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위기가 가시화되자 한국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를 대비하고 나섰다. 정부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정 최고한도인 37%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예정됐던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산하 뉴욕 연준은 17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미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상당히 비관적으로 변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5%로 제시했다. 3월에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9%, 1.2%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씩 낮췄다. 뉴욕 연준은 또 올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10%에 불과하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와 비슷한 경착륙을 할 가능성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76.1%가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거나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대기업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시작하는 하반기(7∼12월) 전략회의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의 위기 상황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재계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 유가 및 환율 불안, 소비 침체가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폭을 연말까지 현행 30%에서 37%로 높이고,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기준단가를 L당 1700원으로 50원 낮춰 지급액을 늘린다고 밝혔다. 또 철도·도로 통행·우편·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을 원칙으로 하고, 전기·가스요금은 인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촉진 및 서민 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높인다.국내 기업들 비상경영 준비공급망 위기에 소비 부진까지 겹쳐…글로벌 CEO 15% “이미 침체 진행”삼성 전자제품 일부국가 판매 28%↓…현대차그룹 북미 판매 30% 감소러 반도체용 ‘稀가스’ 수출제한…SK-LG 등 ‘계열사 대책회의’ 가동 “시장의 혼돈, 변화, 불확실성이 많았습니다.”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 위기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값 및 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에 이어 소비 침체까지 대형 악재가 연이어 덮치고 있어서다.○ 소비 침체는 ‘우려’ 아닌 ‘진행형’글로벌 소비 침체는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일부에서 전자제품 판매 실적이 전월 대비 약 28%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북미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8%나 빠졌다. 4월 ―16.9%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도 5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0.0%나 줄었다. 수출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기에 일정 부분 ‘환율 특수’를 본다는 건 예전 얘기다. 유로화 가치 급락 등 불안정한 금융시장으로 인해 달러에서 환율 효과를 보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상쇄돼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부담도 커진다. 국내에 생산설비를 짓더라도 미국 등 해외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환율 변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내 5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10조 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환율이 10% 오르면 가만히 앉아서 1조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급망 위기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켈레니우스 CEO는 유럽 경영환경에 대해 “척박한 산업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중 유럽 현지 법인들로부터 소비 침체와 공급망 불안 등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실감 나게) 느껴지더라”고 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달 말부터 비우호적 국가에 대해 반도체 제조 등에 사용되는 ‘희(稀)가스’ 수출 제한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수출 제한이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업들은 복합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28일 모바일,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사업부서별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SK는 17일 최태원 그룹 회장 주재로 각 계열사 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LG도 지난달 말부터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전략은 물론이고 위기 대처 솔루션을 찾고 있다. ○ 글로벌 기업 76%가 “올해 또는 내년 침체”글로벌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글로벌 기업 CEO와 고위 임원 등 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CEO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유독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시기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CEO 중 15.0%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올해 중반’과 ‘올해 말’이 각각 12.3%, 31.0%였다. ‘내년’이라는 답변(17.8%)까지 더하면 76.1%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침체가 온다고 답한 셈이다. 콘퍼런스보드는 “하나의 심각한 악재 또는 여러 개의 작은 악재가 결합해서 세계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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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검열 가담자 제재 ‘오토 웜비어법’ 美상원 통과

    미국 상원은 16일(현지 시간) 북한 정부의 정보 검열과 감시에 대응하는 ‘오토 웜비어법’ 입법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롭 포트먼(공화당), 셰러드 브라운, 크리스 쿤스(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이 법안은 북한에 17개월가량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숨진 오토 웜비어(1994∼2017)의 이름을 땄다. 법안은 하원 통과 이후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발효된다. 이 법안은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통제에 가담한 개인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방송처(USAGM)에 향후 5년간 연간 10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대북 방송을 장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의 포트먼 상원의원은 본회의장 연설에서 “정보 검열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북한 주민에게 진짜 뉴스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1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이번 법안은 사악한 독재 정권에 내맡겨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웜비어는 대학생이었던 2015년 말 여행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억류됐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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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12일 연속 하락, 2만 달러도 깨져…“기록적 궤멸”

    미국발 긴축 공포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12일 연속으로 하락하며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과 2위인 이더리움은 1년 반 만에 각각 2만 달러,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평가했다. 당분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가상자산 생태계가 붕괴 수준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20% 떨어진 1만8132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1만7708달러까지 하락하며 1만80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로 처음이다. 전문가들이 가격 하락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봤던 2017년 강세장의 최고점인 1만9511달러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약 12년의 거래 역사 중 전 강세장의 꼭짓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6만879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분위기에 4월 말 4만 달러까지 내려왔다. 이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를 겪으며 3만 달러 선이 무너졌고,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2만 달러대마저 내주게 됐다. 긴축 공포와 함께 코인 파생상품 업체들의 줄파산 우려 등이 맞물린 결과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한때 896달러까지 추락하며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81% 폭락했다. 바이낸스코인, 리플, 카르다도 등 주요 코인들 역시 이날 10% 가까이 급락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 2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코인 시장의 하락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인상 국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투자자들이 초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가상자산을 가장 먼저 팔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 시간) “가상자산 잔치는 끝났다”는 제목으로 “가상자산 산업은 지지자들의 과시와 열광, 낙관을 먹고살았지만 지금은 그 동력이 시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될까 두렵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지난 2년간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공포(fear itself)’가 됐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 거품이 꺼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의 제이 햇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만 달러라는 중요한 기술적 저지선이 무너지면서 더 많은 마진콜(추가증거금 납부)과 강제청산을 초래해 비트코인이 올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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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크의 절규를 보려면 이곳에 가야한다[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아래 그림이 익숙할 독자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절규’라는 제목의 작품인데요.이 작품을 그린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고 계시나요?바로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입니다!이 뭉크의 세계적인 그림 ‘절규’ 중 가장 유명한 버전을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데요.절규가 소장된 노르웨이 국립 박물관이 무려 6억5000만 달러(약 8000억 원)를 들여 새 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명작뿐 아니라 북유럽 디자인 컬렉션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다음엔 스페인으로 가보겠습니다. 작가들이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는 사람 중 한 명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블랙 페인팅’이 있었던 공간을 재현한 영상 작품을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었던 시리즈인데,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유럽에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다음으로 큰 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인데요. 노르웨이 대표 작가인 뭉크의 ‘절규’는 물론 유럽 고대 조각과 명나라 도자기, 그리고 북유럽 디자인까지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고야 블랙페인팅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하다: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박물관에서 ‘작가들의 작가’로 꼽히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유명한 시리즈 ‘블랙 페인팅'을 재해석한 영상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야의 ‘블랙 페인팅’은 ‘귀머거리의 집’(La Quinta del Sordo)이라고 불렸던 곳에 그려져있다가 캔버스에 옮겨졌는데요. 이 그림들이 있었던 공간을 영상으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8000억 들여 지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오픈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을 비롯한 노르웨이의 주요 예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국립 박물관의 건물이 6월 11일 문을 열었습니다! 무려 4개의 국립 기관을 합친 건축물로, 북유럽에서는 가장 큰 박물관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라익스박물관보다도 크다고 하네요. 가까이 가면 전체 건물을 한 눈에 보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하는데요.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요?뭉크의 어떤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나요?▲ 절규(1893):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일 ‘절규’는 회화 2점과 파스텔 2점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먼저 그려진 버전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 있습니다. 작년에 이 그림 속에 ‘미친 사람이나 그릴 그림’이라고 적힌 글귀가 뭉크의 친필임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리 위의 소녀들(1901): 앞으로 쏟아질 것 같은 다리의 급경사가 돋보이는 그림입니다. 뭉크는 불안감을 자아내기 위해 이러한 구도를 즐겨 사용했습니다.▲ 아픈 아이(1885-1886): 작년 ‘그림이 있는 하루’에서도 소개한 작품인데요. 뭉크가 병으로 떠난 누이를 생각하며 평생 반복해 그린 그림이랍니다.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좀 더 사실적이고 자세한 묘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밖에 마돈나(1894), 담배를 든 자화상(1895), 멜랑콜리(1892) 등 18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뭉크 갤러리’가 박물관에 마련된다고 합니다.그런데, 왜 그렇게 크게 만들었을까요?▲ 4개 기관을 하나로: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현대미술관, 건축미술관, 공예박물관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 바로 국립박물관입니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이렇게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요.▲ 전시장만 100개 가까이: 그만큼 고대 조각상부터 노르웨이의 일상 디자인 제품들과 왕실 패션까지 어마어마한 컬렉션을 전시하기 때문에 갤러리만 100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 한 자리에서 소장품 관리: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소장품 약 40만 점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수장고와 보존실, 사진 스튜디오를 갖췄다는 점인데요. 이 덕분에 최근 뭉크를 비롯한 이곳 소장품에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사용할 박물관: 또 기사들을 찾아보니 이 박물관은 ‘수백 년 동안’ 사용하기 위해 내구성이 좋은 자재를 쓰고, 비슷한 규모의 다른 건물에 비해 탄소배출이 절반 수준이 되도록 지었다고 합니다. 박물관을 짓기로 한 것이 2003-2005년이고, 2008년 부지를 정하고 2009년 건축 공모가 이뤄졌으며, 2014년부터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런 촘촘한 계획성은 배울만한 것 같습니다!▲ 관광산업에 투자: 노르웨이는 석유 산업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화석 연료 사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여행 산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물관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우선 개관 첫 해에 1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미술관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여기서 제 경험담 하나, 이야기 해드릴게요. 문화 산업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고 계신 어느 사업가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트바젤 홍콩에 자주 간다”고 말하시는 걸 듣고 조금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놀란 이유는요. 아트 바젤 홍콩은 전시가 아니라, 그림을 팔기 위한 갤러리들이 모여서 부스를 차리는 일종의 ‘산업 박람회’ 같은 것이거든요. 미술계에서는 이것을 ‘아트페어’라고 부르죠.▲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 는 이렇습니다. 갤러리는 ‘그림을 파는 곳’, 미술관(주로 공공)은 ‘후대에 남길 가치가 있는 작품을 소장, 관리하고 공공을 위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이런 이유에서 대체로 미술관은 그림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갤러리는 상업성이 두드러지고, 미술관은 공공성에 중요성을 둡니다. 이 때문에 많은 작가들은 미술관 전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품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죠.▲ 사실 한국에서는 이런 미술관의 공적인 역할이 정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이 때문에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를 잘 알 수 없기도 했는데요. 독자 여러분도 지금 어떤 작가가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전 세계 유명 미술관들의 기획 전시를 한 번 훑어보세요.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영상으로 재현된 고야 블랙 페인팅이어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한 프라도박물관 소식입니다.이곳 미술관에 가면 꼭 봐야 하는 두 작가, 바로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프란시스코 고야인데요. 두 작가는 프랑스 인상파 작가들은 물론 현대미술에까지 영향을 미친, ‘작가들이 존경하는 작가’들입니다.그 중에서도 프란시스코 고야의 걸작 ‘블랙 페인팅’을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가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블랙 페인팅이 뭔가요?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는 노쇠하고 병든 1819년, 시끌벅적한 세상을 떠나 마드리드 남부 어느 마을의 ‘귀머거리의 집’이란 곳으로 숨어듭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담은 이 벽화들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알려졌고, 지금은 캔버스에 옮겨져 프라도박물관에 일부가 전시되고 있습니다.블랙 페인팅이 중요한 이유▲‘나'만을 위한 그림: 우선 이 그림이 고야가 죽고 난 뒤 뒤늦게 발견 되었다고 말씀드렸죠? 평생 왕실을 비롯한 누군가를 위해 그림을 그렸던 고야는 말년에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림을 그립니다. 19세기는 ‘자아'라는 개념도 희미했을 때인데 자기만을 위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역사적이며 놀라운 사실로 꼽힙니다.▲깊은 내면의 고통을 토로하다: 물론 단지 남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만으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 그림들은 고야가 살면서 겪었던 고통들(자식의 죽음, 혼란한 사회상, 여인과의 관계)을 비롯한 깊은 내면을 아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1930년대 초현실주의 그림보다도 훨씬 더 뛰어나게, 더 빨리 인간의 내면을 포착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필립 파레노의 재해석안타까운 것은 마드리드 남부의 어느 집에 있었던 이 그림들이 모두 벽에서 떼어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만약 남아 있었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미술 성지’ 중 하나가 되었을 텐데 참 아깝습니다.프랑스의 예술가인 필립 파레노는 각종 기술을 활용해 이 ‘귀머거리의 집’에 있었을 블랙 페인팅의 공감각적 요소를 재현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이 집에 들어오는 빛의 각도, 소리, 분위기를 영상 속에 생생하게 담은 것인데요.프라도박물관의 블랙 페인팅 작품들 옆에서 함께 관람할 수 있다고 하니, 프랑스 예술가는 이 작품들을 어떤 식으로 해석했을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합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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