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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성장률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제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이 최대 두 자릿수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 3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3분기(7~9월) ―3.8%, 4분기(10~12월) ―0.5% 등 올해 내내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을 ―24%로 내다보는 등 두 자릿수 역성장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경제분석기관 및 IB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이 12개월 내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33%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분식가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추산했다. 한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건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 뿐이다. 경기 부진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실업난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경기 부진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월 80만 개씩 사라져 실업률이 올해 말 7.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며 2007년 4.4%였던 실업률이 2009년 10%까지 치솟은 상황과 유사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 전망이 매일 어두워지고 있다. 금융위기 또는 대공황보다 전시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세계 경제의 양축을 이루는 중국의 회복도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소매 업체들의 1, 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줄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가 길고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세계 금융시장의 충격도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와 외신 등에 따르면 19일 기준 86개국 증시 시총은 62조2572억 달러로, 지난달 19일(87조8708억 달러)과 비교해 29.15%(25조6136억 달러·약 3경1900조 원)가 증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주가 변동성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으며, 앞으로 더 출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동시에 치체에 빠지면서 추가 경기 부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FT는 래리 쿠들로우 미국 국가 경제위원회 국장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몇 주 안에 2조 달러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과 항공사 등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 및 대출 보증이 포함된 수치다. 한국도 2차 추경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에선 1차 추경만으론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적게하는 것보다는 과도한 게 낫다’, ‘필요하면 얼마든지 새 프로그램을 만들어라’라는 정책조언이 있다”며 추가 대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한국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던 외환시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외환시장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안전판 확보, 한숨 돌린 외환시장 19일 오후 10시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최소 6개월간 6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물밑 협상을 이어오던 한은은 달러 품귀현상으로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미끄러지자 서둘러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이로써 19일 현재 한국은 총 1932억 달러 이상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는 2008년 10월 30일 300억 달러 규모로 맺은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 조치가 최근의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에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한은은 기대하고 있다. 2008년 10월 체결돼 2010년 2월까지 유지된 한미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외환시장 안정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도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월 말 현재 4092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으로 과거에 비하면 ‘외환 방파제’를 비교적 높게 쌓아 놨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치솟으며 달러 수급이 불안정해질 때는 이마저도 충분한 규모라고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은 그리 높지 않고 단기외채 비율도 34%에 달한다”며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안전하다고 자신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물밑 작업을 해왔다. ○ 달러 구하기 경쟁에 환율 폭등 달러스와프 체결 소식이 들리기 전 19일 서울 외환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날’을 보냈다. 특히 장중 환율 고점과 저점 차이가 50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벌어지면서 외환시장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외환딜러들은 “너무 아찔해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 가파르게 오르던 환율은 오전 11시경엔 1291원 선까지 치솟았다.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외환당국에서 “펀더멘털 대비 환율의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다”는 구두개입이 나왔고, 상승세가 꺾이며 1270원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안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환율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자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대학살’이 벌어졌다”는 탄식이 나왔다. 결국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원 급등한 1285.7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상승폭은 2009년 3월 30일(42.5원) 이후 가장 컸다. 고점과 저점 차이는 49.9원으로 2010년 5월 25일(53원) 이후 10년 만의 최대 변동폭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이 요동친 배경에는 시장 불안에 따른 극단적인 달러 선호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의 학습 효과로 이전보다는 훨씬 더 많은 외화를 확보해놨지만, 혹시 모를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제 곧 월말 결제 수요가 몰리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가들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하나은행 서정훈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다”며 “이번에도 한국 시장이 글로벌 투자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주식을 팔면서 떨어지는 원화 가치는 한국 주식의 매력도를 낮춰 또다시 증시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외국자본이 추가로 더 빠져나가면 원화 가치가 안정을 쉽게 찾기는 힘들고 달러 부채를 보유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송충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이 현금 살포에 나선 가운데 한국에서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난기본소득 도입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서울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취약계층에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속속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정치권 압박에 정부도 “방안 검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8일 코로나19 당정청 회의를 열고 “지자체가 재난기본소득에 가까운 긴급지원정책을 펴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자체가 하는 건 중앙정부가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범 실시의 의미가 있다”며 “19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긴급 지원하고 중앙정부의 보전이 필요하면 추후 (2차) 추경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이 정부 측에서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이날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전 국민에게 10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에 비해 청와대와 정부는 아직 재난소득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현금을 주는 건 경기 부양의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에 문제도 생길 수 있고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논란을 부를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17일 국회 답변에서 “재원 문제도 고민해야 하고 국민의 공감대도 필요하다”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해외 도입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도 이와 관련한 모든 대책을 선택지 위에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민생경제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피해 극복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추가적으로 얼마든지 만들겠다는 입장”이라며 “(재난기본소득은) 재원이나 효율성을 다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게 되면 실행은 지자체가 하고 해당 비용을 정부가 적자 국채 발행 등으로 조달한 2차 추경으로 보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물론 중앙정부 차원에서 직접 현금 지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국민에게 100만 원을 일시에 지급할 경우 약 50조 원이 필요한 만큼 재정 압박이 불가피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8일 보고서에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수단과 방법을 마련하는 데만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장들은 ‘중위소득 이하’ 등 기준을 정해 선별 지원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약 4조8000억 원을 투입하면 중위소득 100% 이하인 796만 가구에 6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등 지자체, 정부보다 앞서 도입 지자체들은 이미 재난기본소득 도입에서 정부보다 진도를 빨리 내고 있다. 서울시는 18일 327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음 달부터 저소득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와 아르바이트생 등 117만7000가구에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 가구 가운데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73만 가구를 제외한 것이다. 서울시는 가구원 수에 따라 최소 30만 원(1∼2인 가구)에서 최대 50만 원(5인 이상 가구)을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전북 전주시 의회 임시회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기본소득 지원금 263억5000만 원이 포함된 추경안이 통과됐다. 경기 화성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생계수당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1인당 50만∼10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당장 중앙정부 차원의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독자적인 코로나19 피해지원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송충현 balgun@donga.com·김하경·한상준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18일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5원 뛴 1243.5원으로 마감했다. 2010년 6월 이후 9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원화 가치 하락). 이날 코스피는 2.47% 하락한 1,672.44로 마감했다. 1,700 선이 무너진 건 2011년 10월 이후 8년 5개월 만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폭(―12.93%)으로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7일(현지 시간)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전 한때 2만 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연준 발표 이후 오름세를 타며 오전 11시 반 현재 전날보다 2.42%(489.36포인트) 오른 20,677.88로 상승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중대 재난 발생 시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재난기본소득 도입은) 상당 부분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주는 것이 효율적인지 재원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앞서 10일 기재위에서는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와 비교해 일정 정도 입장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홍 부총리의 발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인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서 “어떤 형태로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난기본소득 관련 개념을 제안하자 취약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도 재난기본소득 도입 논의를 본격화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와 금융이 동시에 얼어붙자 나라마다 소비 진작을 위한 소득 보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상원은 하원을 통과한 ‘코로나19 지원법’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하원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전 국민에게 1000달러(약 124만 원)를 지급하는 경기부양책을 제시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한국에도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게 됐다. 당장 기업과 가계의 채무 부담이 줄고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먼저 0%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시기가 나쁘지도 않다. 그러나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작지 않은 부담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은 기존에 발표된 32조 원 규모의 정부 부양책과 더불어 ‘재정·금융 패키지’를 통해 경기 하강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성장 전망 자체가 의미 없는 상황” 이주열 한은 총재는 16일 임시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 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 실물 분야로 파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생산·소비 분야 타격이 금융 시스템을 뒤흔들면 실물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기존 성장률 전망치(2.1%) 달성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1%대 또는 그 이하가 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금은 성장률 전망이 의미가 없고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1% 성장률도 버겁다고 보고 있다. 정부도 향후 경기에 대해 냉정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메르스 등) 과거 감염병 사태에서 글로벌 경제가 일시적 충격 후 V자 반등을 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U자,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침체가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도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 “근본적인 경기 침체 대응엔 역부족” 한은이 역대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막상 경기 부양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본적으로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시장의 심리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유동성을 원하는 곳에 직접 공급하지 못하는 통화정책의 특성상 부동산 시장만을 자극하거나 가계부채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로 인한 경기 침체에 근본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사실상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 완화뿐 아니라 재정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급된 돈이 실물로 가게 하지 못하면 실물경제는 디플레이션,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양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금통위는 이날 성명에서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 또는 채권 매입 등 양적 완화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여기서 더 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부작용만 커지거나 자본 유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형민·송충현 기자}

―현재의 위기가 과거의 경제위기 상황과 어떻게 다른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두 금융 부문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2008년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1997년 외환위기는 기업 부실이 금융으로 번져 생긴 문제다. 지금은 원인부터 다르다. 전염병의 확산으로 시작해 1차적으로 실물이 타격을 받았고 그게 금융으로 확산된 ‘실물·금융의 복합 위기’ 성격으로 봐야 한다. 또 일반적인 경제위기는 수요가 급격히 줄며 경제 전체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생기는데 코로나19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이 멈춰 섰고 공급 체계가 충격을 받으며 수요도 위축된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타격을 받으니 파장의 폭이 더 크다.”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전염병이 돌며 사람들이 이동을 멈춘 게 가장 큰 이유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하면서 돈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기동성도 떨어지다 보니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멈춰 섰다. 몸 전체를 경제에 비유하자면 과거의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는 어느 특정 부위에 탈이 나 생긴 문제인데 지금은 전신마비에 가까운 상태다.”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응급조치는 무엇일까. “순서로 보면 방역이 먼저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하는데 경제 문제를 풀려면 인과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방역이 안 된 상태에선 경제를 돌릴 수 없다. 과거에 돈을 풀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던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다.” ―현재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나 대공황과 비교하는 이들이 많은데 냉정히 평가했을 때 어떤 수준으로 보는지. “주가 하락 폭만 봤을 때는 과거가 더 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뒤 10월 말 코스피가 1,000 밑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그렇게까지 상황이 나쁜 건 아니다. 미국도 코로나19 사태 전인 2월 초까지만 해도 주가와 고용 시장이 역대 최고치 수준이었다.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장이 끝났다는 분석은 가능하지만 과거의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그때의 주가 낙폭이 더 크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는 앞으로의 파장과 기간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확장되고 얼마나 시간을 끌지 어느 전문가도 전망할 수 없다. 이 상황이 길어지면 금융위기보다 파장이 클 수 있다. (경제) 마비 상태가 오래가면 경제는 쓰러진다.” ―앞으로 위기의 가장 큰 분기점은 언제가 될까. “미국 내 전염병 확산 정도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세계 정치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나라다. 미국이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늘어난 유동성은 코로나19 사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나. “이미 기업과 개인이 과도하게 부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레버리지를 높이기(부채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채가 늘었다. ‘이번엔 다르다’의 저자 카르멘 라인하트는 최근 통계 세미나에서 전 세계 부채 비율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위기가 왔을 때 경기를 되살리는 방법은 재정으로 나랏돈을 풀거나 중앙은행에서 돈을 푸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현 상황에선 이 두 가지 방안이 모두 한계가 있다. 유동성을 풀다가도 적절한 시점에 긴축을 해야 했는데 각국이 그 타이밍을 놓쳐 왔다. 긴축의 부작용으로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 사태로 앞으로 글로벌 공급망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세계 리딩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수정될 수 있다. 글로벌 생산망이 분산돼 있으면 차후에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기업의 공장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 이미 미래 학자들은 전염병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전염병의 창궐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경영 시스템의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이 생길 것이다.” ―각국의 자국 중심주의 기조는 현 사태 수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자국 중심주의가 퍼지면서 각자도생의 시대가 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을 때 유효한 공조 프레임이었던 주요 20개국(G20) 같은 건 요즘 의미 없는 협의체가 됐다. 방역을 확실하게 할 때까지는 국경을 걸어 잠그고 각국이 자국 중심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공조는 여전히 필요하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완화 정책을 쓸 때 서로 보조를 맞춰주고 통화스와프 같은 방파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위기 국면에서 한국은 특히 충격을 더 많이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단순히 산업 구조가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 외에도 우리 경제가 허약체질화되고 있었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의학적으로 보면 이미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셈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을 때 경제를 다시 복원해야 하는데 반등 폭을 키워줄 요인이 마땅치 않다. 코로나19로 충격은 충격대로 더 많이 받고, 그 이후 경기부양책을 써도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약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제체력이 꾸준히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하고 경제 활력을 키워야 하고 규제도 기업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혁명은 한 방이면 되는데 개혁은 꾸준하게 해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제다 보니 기조가 수시로 바뀐다. 개혁을 시작할 만하면 선거가 온다. 이해관계자와의 마찰도 있다.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한 안목보다는 단기적인 정치 이해에 휘둘린다. 꾸준하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개혁을 하려다 뒤집기만 반복하니 경제에 나쁜 내성이 생기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쓸 수 있을까. “비상 시기인 만큼 적극적인 재정 확대는 불가피하다. 다만 재정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핀셋 전략’을 써야 한다. 자영업자가 됐든 중소기업이 됐든 맞춤형으로 재정을 투입해야지 돈을 살포하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 투자 효과를 유발하는 쪽에 재정이 쓰이도록 해야 한다. 통화 정책은 가계부채가 1600조 원이 넘고 이미 금리가 낮다는 점이 장애물이다. 시중에 유동성이 적지 않은데 생산적인 투자가 아닌 부동산으로 많이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필요하다면 금리를 일부 인하하거나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금리를 얼마나 낮추느냐보다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만 돈 풀기는 일종의 마중물에 불과하다. 펌프질을 할 때 마중물은 적당히 부어야 효과가 있다. 세게, 많이 부으면 오작동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달라진 외교 정세가 코로나19 사태의 수습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 정부에서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동맹국가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통화스와프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기에 진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였다. 내가 당시 (금융위원장으로서) 미국 지도부를 만날 때도 한국과 미국 정부 간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 일본도 기축통화인 엔화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빨리 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해야 할 정책 과제는…. “기존 정책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다. 좋은 기회이지 않나. 명분 없이 기존 정책을 수정하기 어렵다면 지금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질 좋은 일자리가 수천 개 사라지게 생겼는데 기존 대책을 유지해서 되겠나. 위기 극복을 위한 카드로 생각해봐야 한다.”○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1949년 서울 출생△서울대 경제학과 졸업△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석사, 경영학 석·박사△1986∼1998년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1998∼2001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특보△2007년 외교부 국제금융대사△2008년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2009∼2013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2019년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6조 원 이상 증액해 18조 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추경 규모를 놓고 여당과 기획재정부 간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기재부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며 추경 증액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여당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경질 요구설까지 흘러나왔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이라며 우회적으로 여당에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각 상임위가 심사한 증액 사항이 약 6조3000억∼6조7000억 원인데 최소한 이 정도 증액 예산이 반드시 반영되길 희망한다”며 “절박한 현장 목소리를 감안해 모든 야당에 추경과 관련해 통 큰 합의를 요청한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가 직접 추경 최소 증액 폭을 제시하며 재정당국을 압박한 것. 청와대도 추경 확대 필요성에 가세하고 나섰다.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추경이 통과된다고 해서 그것이 정부 대책의 끝이 될 수는 없고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증액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청이 일제히 추경 증액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기재부가 국가부채비율을 이유로 추경 확대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해찬 대표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재부가 너무 방어적인 것 아니냐”며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홍 부총리 등에게)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당이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해임 건의인데 이 대표가 직접 언급은 안 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12일 “(홍 부총리와 관련한) 해임 건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13일 열리는 국회 예산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면서 증액 가능성을 열어 뒀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소위 추경안 정밀심사 과정에서 추경의 구체적 사업뿐만 아니라 증액 여부도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대폭 증액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당초 정부안인 11조7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10조3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이 경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4%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질 논란에 휩싸인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뒤따라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시구를 인용한 뒤 “지금은 뜨거운 가슴뿐만 아니라 차가운 머리도 필요한 때”라고 했다. 자신은 차가운 머리, 여당은 뜨거운 가슴이라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부총리는 이어 “기재부는 재정 건전성과 여력을 치밀하게 들여다보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추경을) 해 나갈 것이다. 흔들리지 않고 굳은 심지로 나아갈 것임을 다짐해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며 “혹여나 자리에 연연해하는 사람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국세청은 다음 달 3일부터 소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식당이나 편의점에 주류를 주문할 수 있게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를 개정한다고 9일 밝혔다. 지금까지 주류는 국민 건강이나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직접 대면(對面)해서 주문, 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 왔지만 소비자와 업체의 요구에 따라 스마트폰 주문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주문한 주류를 찾아갈 때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수령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식당에 미리 원하는 와인을 주문하거나 맥주·전통주 행사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 음식과 주류를 주문한 뒤 현장에서 찾아갈 수 있다. 다만 현행처럼 주문받은 음식과 함께 술을 배달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주류만 별도로 배달하는 영업은 금지된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9일부터 10세 이하 어린이와 8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해 부모나 자녀 등 동거인이 마스크를 대신 구입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리구매 확대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종전과 달리 보호자가 노인과 어린이의 출생연도에 맞춰 추가로 약국에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겨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5일 마스크 수급 대책이 발표된 뒤 약국 등 일선 현장에서 대리구매 문의가 빗발치자 보완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이후 4번째 대책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들었던 내용의 90%가 대리구매 제한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었다”며 “최대한 공평한 배분에 초점을 맞춰 불가피한 사정의 대리구매는 허용하고 5부제 제한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0년을 포함해 그 이후 출생한 어린이와 1940년 포함 그 이전 출생 어르신은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이 대신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만 10세 이하(458만 명)와 80세 이상 어르신(191만 명)이 대상이다. 대리구매자는 자신의 신분증과 노인이나 어린이가 나와 있는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약국에 가면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있다. 우체국과 농협에선 중복구매확인 시스템이 구축되는 16일 이후부터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부모와 아이의 마스크 구입 가능일이 다르면 부모는 자신과 아이의 구입일에 맞춰 약국을 두 번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대리구매가 금지됐던 6∼8일에는 아이와 함께 약국을 방문하면 보호자의 구입일에 마스크를 모두 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절차가 오히려 번거로워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어머니는 화요일, 아이는 수요일이 구입일인 경우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화요일에 약국에 가면 한꺼번에 4장을 살 수 있었지만 9일부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각각 약국을 찾아야 한다. 지역별 인구 밀집도가 다른데도 마스크 수량이 똑같이 배분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평일 기준 전국 2만2500개 약국에 매일 250장씩 마스크가 공급된다. 인구밀도를 보면 서울이 2018년 기준 1km²당 1만6034명, 강원은 90명인데 약국에 공급하는 마스크 배급량은 같다. 지역별로 약국 수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가됐다.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에 공장을 운영할 경우 휴일근무수당 등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평일에는 평균 생산량 초과분 1장당 50원씩 구입단가를 인상해준다. 주말에는 생산량 전체에 대해 50원씩 단가를 올려줄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을 한 주에 1400만 장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5개 묶음인 마스크를 2장씩 분류해 포장(소분)하는 과정에서 마스크 오염 등의 위생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이번 주 중 공적 마스크 소분 포장용지를 물류업체 등에 배분한다. 또 소분 포장에 군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MB필터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규격의 필터를 사용하더라도 필터 성능시험을 면제하고 해외 수입 마스크는 검사 생략 등 통관 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최혜령 기자}

9일부터 10세 이하 어린이와 8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해 부모나 자녀 등 동거인이 마스크를 대신 구입해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리구매 확대를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종전과 달리 보호자가 노인과 어린이의 출생연도에 맞춰 추가로 약국에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겨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5일 마스크 수급 대책이 발표된 뒤 약국 등 일선 현장에서 대리구매 문의가 빗발치자 보완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이후 4번째 대책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들었던 내용의 90%가 대리구매 제한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었다”며 “최대한 공평한 배분에 초점을 맞춰 불가피한 사정의 대리구매는 허용하고 5부제 제한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0년을 포함해 그 이후 출생한 어린이와 1940년 포함 그 이전 출생 어르신은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이 대신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만 10세 이하(458만 명)와 80세 이상 어르신(191만 명)이 대상이다. 대리구매자는 자신의 신분증과 노인이나 어린이가 나와 있는 주민등록등본을 가지고 약국에 가면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있다. 우체국과 농협에선 중복구매확인 시스템이 구축되는 16일 이후부터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부모와 아이의 마스크 구입 가능일이 다르면 부모는 자신과 아이의 구입일에 맞춰 약국을 두 번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대리구매가 금지됐던 6~8일에는 아이와 함께 약국을 방문하면 보호자의 구입일에 마스크를 모두 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절차가 오히려 번거로워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어머니는 화요일, 아이는 수요일이 구입일인 경우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화요일에 약국에 가면 한꺼번에 4장을 살 수 있었지만 9일부터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각각 약국을 찾아야 한다. 지역별 인구 밀집도가 다른데도 마스크 수량이 똑같이 배분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평일 기준 전국 2만2500개 약국에 매일 250장씩 마스크가 공급된다. 인구밀도를 보면 서울이 2018년 기준 1㎢당 1만6034명, 강원은 90명인데 약국에 공급하는 마스크 배급량은 같다. 지역별로 약국 숫자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가됐다.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에 공장을 운영할 경우 휴일근무수당 등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평일에는 평균 생산량 초과분 1장당 50원씩 구입단가를 인상해준다. 주말에는 생산량 전체에 대해 50원씩 단가를 올려줄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을 한 주에 1400만 장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5개 묶음인 마스크를 2매씩 소분하는 과정에서 마스크 오염 등의 위생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이번 주 중 공적 마스크 소분 포장용지를 물류업체 등에 배분한다. 또 소분 포장에 군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MB필터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규격의 필터를 사용하더라도 필터 성능시험을 면제하고 해외 수입 마스크는 검사 생략 등 통관 절차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정부가 역차별 논란을 빚었던 마스크 대리구매 금지 방안을 철회했다. 9일부터 10세 이하 어린이와 80세 이상 노인은 동거인이 증빙 서류를 갖추면 대신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마스크 수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리한 수급 안정 대책을 펼치려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대리구매를 허용한 것이다. 다만 마스크 생산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의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마스크 안정대책 초기에 어린이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까지 대리구매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대리구매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0년을 포함해 그 이후 출생한 어린이 458만 명과 1940년 포함 그 이전 출생 어르신 191만 명 등은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이 대리구매 대상자 5부제 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지참 서류는 대리구매자의 신분증과 대리구매 대상자가 포함된 주민등록등본이다. 시행 시기는 9일부터다. 또 보통 5개 묶음씩 돼 있는 마스크를 2매씩 소분하는 과정에서 마스크 오염 등의 위생 문제가 제기된 만큼 정부가 공적 마스크 소분 포장에 군입력 투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분 포장용지를 물류센터와 약국에 지원한다. 마스크 생산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평일야간이나 주말에 마스크 공장을 운영하면 야간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 등으로 인건비 상승 부담을 호소하는 업체가 많아서다. 이에 따라 평일에는 평균 생산량 초과분에 대해 50원 단가를 인상한다. 주말에는 생산량 전체에 대해 50원씩 단가를 올려줄 계획이다. 정부는 매주 1400만 장씩 마스크가 추가 생산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외 마스크는 검사 생략 등 최대한 신속 통관을 지원하고 수입요건 확인 면제 대상에 기업 자체사용이나 기부용 마스크를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MB필터와 다른 규격의 필터를 새로 사용하면 신규 허가가 아닌 변경 허가로 처리해 성능시험을 면제한다. 김 차관은 “현장에서 들었던 내용의 90%가 대리구매 제한이 너무 엄격하다는 것이었다”며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각자 최대한 공평한 배분에 초점을 맞춰 불가피한 사정의 대리구매는 허용하고 5부제 제한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사진)은 5일 정부가 이날 발표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모든 국민에게 일주일에 (마스크를) 2장씩 드릴 수 있다고 약속하는 데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마스크 2장’을 뼈대로 하는 대책 발표 당일 김 실장이 이렇게 말함에 따라 가뜩이나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스크 관련 정부 정책의 신뢰도에 또 한 번 금이 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마스크) 일주일 생산 가능 물량이 7000만 장인데, 의료인이나 취약계층, 대구 등 필수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물량을 빼면 일주일에 5000만 장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대비 마스크 생산량을 따져보면 1인당 일주일에 한 장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그럼에도 일주일 배급량을 1인당 2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중복 구매를 막으면서 일주일에 2장 드리는 게 어떻겠느냐(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모순 아닌가”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선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정부 정책을 신뢰할 때 극복할 수 있다. 국민들의 배려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공급량이 단기간에 늘어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전면 시행되더라도 물량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아와 고령층도 직접 약국 등에 가서 마스크를 사도록 한 데 대해서는 수요 억제를 위한 의도된 처방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 실장은 “아이들 문제를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아이들 것까지 (그냥) 드리겠다고 하면 가족 수만큼 1인 2장식 구매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일주일 2장이라는) 정부의 약속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될 것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에 혼자 가서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가되, 현장에서 주민등록등본까지 제시토록 했다. ‘통장 등에게 무료로 배급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냐’는 질문에는 “강원도 사는 분과 대도시 사는 분이 (똑같이) 일주일에 한 장씩 나눠 쓰는 게 정말 공평할까. 한 장씩 무료보다는 2장까지는 필요한 분에게 더 드리자고 고심 속에 결정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나는 오케이(괜찮으니), 당신이 먼저라는 상호배려의 시민의식을 가질 때 이 문제 극복이 가능하다. 덜 필요하신 분은 좀 참으시는 등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한다”고 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5일 정부가 1인당 마스크 구매량을 일주일에 2장으로 제한하는 ‘준(準)배급제’ 수준의 마스크 대책을 내놓은 것은 현재 생산량으로는 도저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면 수요를 줄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대책에는 마스크 구매량에 제한을 둔 것뿐만 아니라 구입 방식 자체도 더 번거롭게 만든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특히 노인과 영유아의 대리 구매를 금지한 것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당장 6일부터 동네 약국에 유모차를 몰고 줄을 서는 풍경이 관찰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한창일 때 마스크 2장씩을 사기 위해 가족이 길거리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아이들 것까지 (그냥) 드리겠다고 하면 가족 수만큼 1인 2장씩 구매할 것”이라고 말해 구입 문턱을 일부러 높였음을 인정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5일 오전 9시 반 대책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브리핑 10분 전 발표 시점을 오후 3시로 미뤘다.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출생연도가 홀수면 홀수일에, 짝수면 짝수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는 ‘홀짝제’를 시행하려 했다. 하지만 마스크 대기 행렬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 급히 요일제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약국이나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에 연일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이 계속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나온 공급 확대 방안도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마스크에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인 MB필터 설비를 각 업체에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부직포 생산 설비를 MB필터용 설비로 바꾸려면 두 달 넘게 걸린다”고 했다. 정부가 생산량의 80%를 일괄 수용하기로 하면서 생산을 중단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서울 중구에 본사를 둔 이덴트는 “조달청에서 생산원가의 50% 정도만 인정해주겠다고 통보했다.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상실한 상태”라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불법 유통 등을 단속하는 데 치중했을 뿐 공급량 확대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시중에선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는데 대통령을 포함한 책임자들은 “물량은 충분하다”는 말만 했다. 마스크 사용 지침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늘기 전만 해도 보건당국은 마스크를 하루에 한 번씩 바꿔야 하며 KF94 이상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마스크 하나를 갖고 사흘 이상 써도 된다고 하고 면 마스크도 권장한다고 말을 바꿨다. 한 감염내과 교수는 “일회용 마스크는 말 그대로 ‘일회용’인데 이를 재사용하거나 며칠씩 사용하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마스크를 미리 확보해 두자는 가수요를 줄이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는 “1인당 두 장을 살 수 있다면 앞으로 마스크 못 살까 봐 미리 사야겠다는 부담은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위은지 / 고도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대란’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공급하는 마스크는 한 주에 1인당 2장 정도만 살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시스템을 활용해 마스크 중복 구매를 막는 ‘준(準)배급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다. 추가 대책은 마스크 공급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4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구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크 수급과 관련해 “배급제에 준하는 정도에 시장경제를 가미한 방안을 새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비자가 특정한 기간에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의 총량을 정한 뒤 심평원 시스템을 통해 구매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다. 구매 한도는 1주일에 2장 내외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직접 분배하는 공적(公的) 판매 마스크는 전체 생산량의 50%에서 80%가량으로 늘릴 예정이다. 5일까지 국내 150여 개 마스크 제조사를 정부 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등록하는 절차도 진행된다. 조달청이 마스크 업체들과 계약해 물량을 확보한 뒤 농협, 우정사업본부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마스크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줘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게 하고, 공장에 군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전략물자처럼 평소에도 마스크를 비축해 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마스크의 국내 전체 생산량에는 큰 변화가 없어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내수를 살리기 위해 11조 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한다. 저소득층과 노인 아동 등 500만여 명에게 전체 2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종업원 고용을 유지하는 영세 사업주에게 근로자 1인당 월 7만 원의 임금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이번 추경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국가채무비율이 사상 처음 40%를 돌파하는 등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 11조7000억 원, 역대 4번째 규모 정부는 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추경안’을 의결해 5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7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추경은 11조7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한 세입경정 3조2000억 원과 코로나19 등에 대응하기 위한 세출 확대 예산 8조5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28조4000억 원), 경기침체 대응 목적으로 편성된 2013년(17조4000억 원), 외환위기 때인 1998년(13조9000억 원)에 이어 역대 4번째 규모다. 지금까지 발표된 20조 원 규모의 대책을 포함하면 31조6000억 원의 직간접적 재원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경기 대책에 투입된다. 세출 확대 예산을 분야별로 보면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2조3000억 원)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2조4000억 원) △민생·고용 안정(3조 원) △지역경제·상권 살리기(8000억 원) 등 코로나19 극복에 예산이 주로 집중됐다. ○ 취약계층 위한 현금 지원 다수 추경 사업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소비 진작 대책이 대거 포함됐다. 저소득층과 노인, 아동을 둔 가정에 소비쿠폰을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의도다. 저소득층 137만7000가구에 4개월간 8506억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나눠준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해 해당 지자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는 월별로 2인 가구의 경우 22만 원, 4인 가구는 35만 원을 받는다. 주거·교육급여 수급 가구 지원액은 2인 가구 17만 원, 4인 가구 27만 원이다. 만 7세 미만 아동 263만 명에게는 4개월 동안 1인당 월 10만 원의 상품권을 준다. 기존에 월 10만 원씩 받는 아동수당과는 별도로 지급된다.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에게는 보수의 30%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하면 20% 상당의 추가 상품권을 제공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원 등으로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월 10만∼20만 원 지급되는 양육수당 예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약 6개월간 30만 원 한도로 구매가격의 10%를 환급해주는 제도도 시행된다. ○ 나랏빚 증가 불가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 대책도 포함됐다. 긴급경영자금을 2조 원 늘리고 월 급여가 215만 원 이하인 저임금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1인당 월 7만 원씩 4개월간 임금을 보조해준다. 음압병실을 120개 늘리고 음압 구급차 146대를 신규 보급하는 등 방역체계 고도화에도 나선다. ‘마스크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의료 종사자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1억3000만 장의 마스크를 무상 지원하고 마스크 생산 기업의 설비 보강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체 추경액 중 10조3000억 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비율 40%는 재정당국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돼 왔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4%를 넘는 것도 외환위기 때인 1998년(4.7%) 이후 처음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세입 기반을 강화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등 재정건전성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송충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7세 미만 아동수당 대상자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추가 지급한다. 저임금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 영세사업자에게는 1인당 7만 원씩 임금을 보조해준다. 정부는 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의결해 5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부족한 세수를 채우는 세입경정 3조2000억 원과 세출 확대 8조5000억 원 등 총 11조7000억 원 규모로 꾸려졌다. 과거 메르스 추경(11조6000억 원)과 전체 규모는 비슷하지만 세출 확대(당시 6조2000억 원) 규모는 커졌다. 추경은 △감염병 방역체계 고도화(2조3000억 원) △소상공인·중소기업 회복(2조4000억 원) △민생·고용안정(3조 원) △지역경제·상권 살리기(8000억 원) 등 4대 부문으로 꾸려졌다. 음압병실 120개 확충에 300억 원, 음압구급차 146대 신규 보급에 292억 원이 책정됐다. 예비비 등을 활용해 의료종사자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4월까지 1억3000만 장의 마스크를 무상지원하고 원활한 공급을 위해 마스크 생산기업의 설비 보강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긴급경영자금을 2조 원 늘리고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소상공인에게 5926억 원을 들여 1인당 7만 원씩 4개월 동안 임금을 보조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내수 확대를 위해 저소득층에 지역사랑상품권을 월 17~22만 원씩 4개월 지급하고 월 10만 원씩 받는 아동수당 대상자에게 지역사랑상품권 1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 아동이 가정 내 양육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대비해 양육수당 예산도 확대했다. 이 외에도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 저소득층 구직 촉진수당(50만 원, 3개월)을 재도입해 일자리를 지원한다. 대구·경북에는 지역경제 및 피해점포 회복 지원 1010억 원, 피해 중소기업 긴급자금 1조4000억 원 등을 별도 배정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위해 한국은행 잉여금 7000억 원과 기금 여유자금 7000억 원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10조3000억 원은 국채발행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서고 국가채무비율도 4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20년 예산안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국가채무가 GDP 대비 각각 3.5%, 39.8%가 될 거라 예측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마스크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수요가 늘며 시장 가격이 뛰자 기존에 납품해 온 거래처와 공급 계약을 끊었다.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아들에게 마스크를 몰아주기 위해서였다. A 씨는 1장당 750원에 팔던 마스크를 반값도 안 되는 300원에 아들 회사에 넘겼다. 아들은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아버지에게서 싸게 산 마스크를 시가보다 비싸게 팔기로 했다. 그가 노린 건 지역 ‘맘카페’였다. 마스크 값이 뛰어도 가족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엄마들은 마스크를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마스크 350만 장을 받아서 이 중 상당수를 자신이 납품받은 가격의 최대 15배인 4500원에 팔았다. 이로 인한 수익은 자녀와 배우자 명의의 차명계좌로 챙겼다. 국세청은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마스크를 사재기하거나 시장 가격을 교란하는 마스크 판매상과 유통업체 52곳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보따리상을 통해 마스크를 해외로 반출하거나 사재기한 마스크를 고가에 현금 판매하는 업체 등을 중심으로 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국세청은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마스크 제조·유통업체 275곳에 조사요원 550명을 파견해 일제 점검을 하고 있다. 세무당국에 따르면 산업용 건축 자재를 유통하던 B 씨는 지금까지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다가 국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부터 마스크 300만 장을 집중 매입했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그는 1장당 4000원씩 현금으로 받거나 해외 보따리상에 물건을 넘기며 무자료 거래를 하는 식으로 매출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용품을 파는 온라인 판매상 C 씨는 온라인 쇼핑몰에 마스크 판매 등록을 해놓고 정작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물건이 다 팔린 것처럼 공지했다.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 비밀 게시판을 통해 구매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한 뒤 장당 3800∼4600원을 받고 마스크를 팔았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꼼수’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 D 씨 역시 사재기한 마스크를 팔로어에게 현금으로 팔다 당국에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가 마스크 판매로 얼마나 매출을 올렸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5개 사업연도를 점검해 그간 탈루한 세금을 모두 추징할 방침이다. 자료를 은닉·파기하거나 이중장부 작성 등 조세 포탈 행위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오늘도 공쳤구먼, 공쳤어.” 지난달 27일 오전 5시 50분 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력시장인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면마스크를 한 일용직 근로자 박모 씨(56)가 땅바닥을 보며 힘없이 말했다. 다른 이들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할 시간, 일감이 없어 하루를 끝내야 하는 박 씨의 한숨이 마스크 너머로 새어나왔다. 그는 “전염병이 무섭다 해도 어떻게든 하루 벌어야 먹고사니 일자리를 찾으러 나왔는데 요즘 진짜 일이 없다”며 “마스크 사기도 부담스러워 계속 빨아 쓴다”고 말했다. 박 씨처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거리를 서성이는 사이 흰 방역복을 입은 구청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약을 뿌리며 지나갔다. 평상시 같으면 남구로역의 새벽은 수도권 각지의 공사장으로 출발하는 승합차 수십 대와 한국인, 중국인, 중국동포 근로자 등 1000여 명이 엉켜 분주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는 이곳을 찾는 인원이 600∼700명 수준으로 한산해졌다. 아파트 분양이 늦어지고 경기 둔화로 각종 건축 공사가 지연되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자재 공급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는 주문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물량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며 “협력사가 이미 30% 정도 일을 접은 상태”라고 했다. 지난해만 해도 한 달에 최소 15일 정도 일을 구할 수 있었다는 김모 씨(52)도 이날 허탕을 쳤다. 김 씨는 “중국인 근로자의 일당은 7만 원이고 한국인은 13만 원이라 그나마 없는 일자리도 다 중국인 차지”라며 “갑자기 결원이 생겨도 병이 옮을까 봐 중국인들이 한국인들과 같은 차를 안 타려 해서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프리랜서와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대면(對面) 공포가 확산되면서 하루하루 수입으로 살던 이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김모 씨(34)의 지난달 수입은 겨우 100만 원을 넘겼다. 패션쇼와 웨딩업계에서 나름대로 경험이 많은 전문가이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자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혼과 패션 행사가 몰려 있는 2∼5월은 김 씨에겐 성수기라 예년에는 한 달에 20건씩 일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일거리가 끊기며 4건을 겨우 채웠다. 그마저도 단가가 저렴한 짧은 출장이라 수입은 넉넉지 않았다. 김 씨는 “메이크업은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고 얼굴을 만지는 일이다 보니 코로나19 이후엔 수요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불황이라 겁이 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프리랜서 카메라감독으로 일하는 김모 씨(36)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송국이나 외주 제작사의 촬영을 돕고 하루 30만 원을 받는 김 씨는 지난달에 딱 8일을 일했다. 야외 촬영 수요가 감소하면서 김 씨의 일도 줄어든 것이다. 김 씨는 “7세, 5세 아이를 외벌이로 키우는 상황이라 막막하다”며 “지난달에는 그나마 미리 예정된 일이라도 있었지만 이달엔 그마저도 없어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밖에 나오길 꺼리면서 온라인 쇼핑과 배달 수요는 늘었다. 자연히 배달기사들의 일자리도 증가했다. 건당 700원이던 수수료도 1500원 정도로 뛰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업무 고충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배달대행 업계 관계자는 “감염이 무섭긴 하지만 업무 단가가 오르다 보니 눈 딱 감고 ‘생명수당’을 더 받는 셈 치며 일하고 있다”며 “우린 자영업자도 회사원도 아니다 보니 정부 지원도 없고 각자 버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오늘도 공쳤구먼, 공쳤어.” 지난달 27일 오전 5시 50분 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력시장인 서울 구로구 남구로역 인근. 면마스크를 한 일용직 근로자 박모 씨(56)가 땅바닥을 보며 힘없이 말했다. 다른 이들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할 시간, 일감이 없어 하루를 끝내야 하는 박 씨의 한숨이 마스크 너머로 새어나왔다. 그는 “전염병이 무섭다 해도 어떻게든 하루 벌어야 먹고 사니 일자리를 찾으러 나왔는데 요즘 진짜 일이 없다”고 했다. 박 씨처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거리를 서성이는 사이 흰 방역복을 입은 구청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약을 뿌리며 지나갔다. 평상시 같으면 남구로역의 새벽은 수도권 각지의 공사장으로 출발하는 승합차 수십 대와 한국인, 중국인, 중국동포 근로자 등 1000여 명이 엉켜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는 이곳을 찾는 인원이 600~700명 수준으로 한산해졌다. 아파트 분양이 늦어지고 경기 둔화로 각종 건축 공사가 지연되면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거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자재 공급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는 주문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물량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며 “협력사가 이미 30% 정도 일을 접은 상태”라고 했다. 지난해만 해도 한 달에 최소 15일 정도 일을 구할 수 있었다는 김모 씨(52)도 이날 허탕을 쳤다. 김 씨는 “중국인 근로자의 일당은 7만 원이고 한국인은 13만 원이라 그나마 없는 일자리도 다 중국인 차지”라며 “갑자기 결원이 생겨도 중국인들이 병이 옮을까봐 한국인들과 같은 차를 안 타려 해서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프리랜서와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대면(對面) 공포가 확산되면서 하루하루 수입으로 살던 이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김모 씨(34)의 지난달 수입은 겨우 100만 원을 넘겼다. 패션쇼와 웨딩업계에서 나름 경험이 많은 전문가지만 코로나19로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자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결혼과 패션 행사가 몰려 있는 2~5월은 김 씨에겐 성수기라 예년에는 한 달에 20건씩 일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일거리가 끊기며 4건을 겨우 채웠다. 그마저도 단가가 저렴한 짧은 출장이라 수입은 넉넉지 않았다. 김 씨는 “메이크업은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고 얼굴을 만지는 일이다 보니 코로나19 이후엔 수요 자체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불황이라 겁이 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프리랜서 카메라감독으로 일하는 김모 씨(36)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방송국이나 외주 제작사의 촬영을 돕고 하루 30만 원을 받는 김 씨는 지난달에 딱 8일을 일했다. 야외 촬영 수요가 감소하면서 김 씨의 일도 줄어든 것이다. 김 씨는 “7살, 5살 아이를 외벌이로 키우는 상황이라 막막하다”며 “지난달에는 그나마 미리 예정된 일이라도 있었지만 이달엔 그마저도 없어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밖에 나오길 꺼려하면서 온라인 쇼핑과 배달 수요는 늘었다. 자연히 배달기사들의 일자리도 증가했다. 1건당 700원이던 수수료도 1500원 정도로 뛰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업무 고충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배달대행 업계 관계자는 “감염이 무섭긴 하지만 업무 단가가 오르다 보니 눈 딱 감고 ‘생명수당’을 더 받는 셈 치며 일하고 있다”며 “우린 자영업자도 회사원도 아니다 보니 정부 지원도 없고 각자 버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