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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축출된 지 닷새 만인 21일(현지 시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복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상업화 진전에 무게를 뒀던 올트먼은 ‘안전한 AI’를 추구하는 이사진에 의해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쿠데타는 투자자들과 임직원들의 강한 반발 속에 ‘5일 천하’로 끝나고, 올트먼과 그를 영입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완승을 거뒀다.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키버를 비롯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이사회 멤버 4명 중 3명이 이사진에서 사퇴했다. 올트먼 CEO 중심으로 새 이사진이 꾸려지는 가운데 올트먼의 복귀를 이끈 MS와 오픈AI의 협력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은 이번 사태에 대해 “AI를 안전하게 개발한다는 사명을 옹호하는 비영리법인 이사회와 ‘기술혁명의 얼굴’로 인식되는 사람(올트먼) 중 누가 AI 업계 주류가 된 오픈AI를 이끌 것인가의 문제가 판가름이 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트먼 축출 쿠데타’ 이사진 교체오픈AI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트먼이 오픈AI CEO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올트먼의 해임에 항의하며 그와 함께 회사를 떠난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로크먼도 복귀할 계획이다. 복직이 결정된 후 올트먼은 X에 “나는 오픈AI를 사랑하고, 최근 며칠간 내가 한 모든 행동은 회사는 물론 우리가 추구하는 사명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서였다”며 “새로운 이사회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지원 속에 오픈AI로 돌아가 MS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올트먼 축출에 나섰던 오픈AI 기존 이사진 4인방 중 애덤 디앤절로 쿼라 CEO 1명을 제외하고 수츠키버 수석과학자 등 3명은 사임했다. 디앤절로 CEO는 이사회를 대표해 올트먼 복귀 협상을 이끌었다. 투자자들과 90% 넘는 임직원들의 강한 압박으로 올트먼의 복귀는 가닥이 잡혔으나 신규 이사진 구성 문제로 복귀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 이사회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가 의장을 맡는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합류했다. 디앤절로 CEO를 포함해 세 이사진은 최대 6명을 더해 이사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WSJ에 따르면 새 이사회와 올트먼 측은 이사회의 올트먼 해임 결정에 대해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비영리법인 이사회가 투자자의 접근을 차단한 채 의사결정을 해온 지배구조도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주주 MS 영향력 커질 듯 올트먼의 복귀로 일단락된 이번 사태를 두고 AI의 잠재적 위협에도 상업화에 속도를 내려는 ‘개발론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트먼은 지난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개발론자인가’라는 질문에 “AI는 엄청나게 유익한 기술이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큰 보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과 상업화 진전에 대한 신념을 드러낸 것이다. NYT에 따르면 올트먼과 기존 이사진 사이 이를 둘러싼 갈등은 1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특히 올트먼은 해임 몇 주 전 ‘AI 신중론자’인 이사진 헬렌 토너 미 조지타운대 보안 및 신흥기술센터 전략이사의 논문이 “오픈AI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면서 질책했다고 한다. 이어 토너 등이 올트먼의 해임안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나 임직원들의 이해는 올트먼에게 가까웠다. 올트먼은 복귀 뒤 ‘AI 아이폰’ 개발,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한 ‘GPT 스토어’ 출시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NN은 “AI 보급 속도를 높이고 상업화하고자 하는 올트먼의 비전이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MS 또한 미래 AI 판도에서 구글 등 경쟁 업체들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오픈AI 지분 49%를 소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이 없었던 MS는 올트먼을 적극 지지했다. MS는 새 이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나델라 MS CEO는 X에 “오픈AI와 MS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차세대 AI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매일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해임 사태로 20일(현지 시간) 이 회사 임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이사회 전원을 해임하고 올트먼을 복직시키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일리야 수츠키버 수석과학자도 “올트먼 해임 결정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수조 원을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소송 제기나 투자 회수를 언급하며 올트먼 복귀와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상태다. 대신 MS는 오픈AI에서 밀려난 올트먼을 품에 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이 한 자리도 없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지금의 혼란이 이사진 교체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위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올트먼의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사회를 향한 가미카제 폭격” 오픈AI 임직원 702명이 자신의 이름을 달아 이사회에 통보 서한을 보낸 것은 올트먼 없이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AI의 얼굴’이 된 올트먼의 상징성과 투자 유치 능력이 지금의 오픈AI를 있게 했고, 향후 AI 기술 개발에도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나델라 CEO도 MS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임직원들의 서한에는 “당신들(이사회)은 회사가 망가지도록 놔두는 게 ‘오픈AI의 사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제시해 왔다. 올트먼을 필두로 한 ‘AI 개발파’와 수츠키버의 ‘속도 조절파’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트먼 해임은 AI 안전 이슈가 아니다”라는 에밋 시어 임시 CEO의 진화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가시지 않고 있다. 수익성 문제도 직원들의 불만과 직결돼 있다. 비영리법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직원 상당수는 통상 스타트업에서 기대하는 주식 매각 수익, 수백만 달러 연봉에 이끌려 모여들었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860억 달러(약 110조 원)짜리 기업이 주주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이행 중지나 소송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를 향한 가미카제 폭격 수준”이라고 평했다.● 올트먼 복귀 가능성 아직 남아 있어 나델라 MS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첨단 AI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와 협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해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내일 오픈AI의 CEO는 누구냐’는 질문에도 “오픈AI와 이사회에 달렸다”고 답했다. 올트먼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X(옛 트위터)에 복귀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하트’를 남기며 화답하고 있다. X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수츠키버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회사를 재통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X에 올렸고, 올트먼은 이 글에 하트 3개로 답했다. 오픈AI 경영진은 사내 메모를 통해 “올트먼, 이사회, (임시 CEO인) 시어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더 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MS로 이직한다는 올트먼의 발표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 폭락을 막으려는 해법이었다”고 보도했다. 만약 올트먼이 돌아오고 이사회가 전원 교체된다면 오픈AI는 AI 개발 경쟁 전면에 나서는 ‘빅테크’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AI 개발사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았고, 수많은 스타트업 및 대기업 고객을 둔 오픈AI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외롭게 한국어를 공부하던 우리가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기회였습니다.”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 1기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 아만다 팔레르모 씨(27)가 밝힌 소감이다. 이날 팔레르모 씨를 비롯한 브라질 출신 졸업생 16명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현지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자격을 얻었다. 주상파울루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한국인이 아닌 한국어 교원이 공식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교육원과 상파울루대 한국어문학과는 올 3월 한국어 교원 양성 과정을 만들어 운영했다. 수강생은 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 보유자 또는 상파울루대 한국어문학과 졸업생 중 선발했다. 수강생들은 고급 한국어, 한국어 교수법, 교육 실습 등 총 180시간 교육을 이수했다. 교육원과 상파울루대는 내년에 2기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매일 전 세계 1억 명이 쓰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해임 사태로 20일(현지 시간) 이 회사 임직원 770명 중 700여 명 이상이 “이사회 전원을 해임하고 올트먼이 복직시키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 MS로 이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도 “올트먼 해임 결정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수조 원을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소송 제기나 투자 회수를 언급하며 올트먼 복귀와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상태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서 밀려난 올트먼을 품에 안으며 최대 수혜자가 됐다. MS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인 한 자리도 없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일각에선 지금의 혼란이 이사진 교체와 올트먼의 오픈AI 복귀를 위한 사티아 나델리 MS CEO와 올트먼의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오픈AI 임직원 702명이 자신의 이름을 달아 이사회에 통보성 공개 서한을 보낸 것은 ‘AI의 얼굴’이 된 올트먼의 상징성, 투자 유치 능력, 경영 감각 등을 감안할 때 올트먼 없이는 회사의 미래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나델리 CEO도 MS가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임직원들의 서한는 “당신들(이사회)은 회사가 망가지도록 놔두는 게 ‘오픈AI의 사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경영진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영리법인인 오픈AI는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AI’를 사명으로 제시해왔다. 올트먼을 필두로 한 ‘AI 개발파’와 수츠케버의 ‘속도조절파’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트먼 해임은 AI 안전 이슈가 아니다”라며 신임 CEO의 진화에도 직원들의 동요는 가시지 않고 있다.수익성 문제도 직원들의 불만과 직결돼 있다. 비영리법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직원 상당수는 주식 매각 수익, 수백만 달러 연봉에 이끌려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가치 860억 달러(110조 원)짜리 기업이 주주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일부는 투자 이행 중지나 소송 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사회를 향한 가미가제 폭격 수준”이라고 평했다.● 올트먼 복귀 가능성 아직 남아있어오픈AI 최대주주인 MS는 올트먼과 오픈AI 인력을 대거 흡수하겠다고 발표해 AI 산업의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나델리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첨단 AI 팀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트먼이 어디에 있든 MS와 협력은 유지될 것”이라고도 언급해 복귀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내일 오픈AI의 CEO는 누구냐’는 질문에 “오픈AI와 이사회에 달렸다”고 답했다.올트먼도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임직원들이 X(옛 트위터)에 복귀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리면 ‘하트’를 남기며 화답하고 있다. X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 IT 매체 ‘더 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MS로 이직한다는 올트먼의 발표는 월요일 증시 개장 전 폭락을 막기 위한 해결책이었다”고 보도했다. 현 이사회 멤버 3명 중 올트먼을 몰아낸 ‘쿠데타의 주역’으로 알려진 수츠케버는 “나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회사를 재통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X에 올렸고, 올트먼은 이 글에 하트 3개로 답했다. 만약 올트먼이 돌아오고 이사회가 전원 교체된다면 오픈AI는 AI 개발 경쟁 전면에 나서는 ‘빅테크’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AI 개발사 관계자는 “외부 투자를 많이 받았고, 수많은 스타트업 및 대기업 고객을 유치한 오픈AI가 비영리단체를 표방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극단적 자유주의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은 중앙은행 폐쇄, 페소화 폐지 및 미국 달러 도입 등을 공약했다. 우리로 치면 한국은행을 없애고, 원화 대신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쓰겠다는 충격적인 주장이다. 그동안 아르헨티나 정부는 공공 부문 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을 통한 ‘돈 찍기’로 대응해 왔고, 그 결과 페소화 가치는 90% 넘게 폭락했다. 밀레이 당선인이 ‘최소 정부’를 내세우며 “중앙은행을 폭파하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19일(현지 시간) 당선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자유주의 모델을 다시 한 번 선택했다. 빌어먹을 자유 만세!”라며 공약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밀레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이자 차기 중앙은행 총재로 거론되는 에밀리오 오캄포 아르헨티나 세마(CEMA·거시경제연구센터) 교수는 “16개월 안에 모든 페소가 달러로 교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파나마 등 남미의 일부 소규모 국가가 달러를 법정통화로 사용하고 있어 아르헨티나도 유사한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약 이행을 위해선 페론주의 정당이 다수인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밀레이 당선인이 속한 자유전진당은 상원 72석 중 7석, 하원 257석 중 38석만 차지한 소수정당이다. 또 아르헨티나 매체 인보바는 “전문가들은 미 달러 도입에 드는 비용이 약 370억 달러(약 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공산주의자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현 좌파 정권의 친(親)중국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로 예정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부터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금의 미국 팁 문화는 한마디로 ‘엉망’이다. 의견이 갈리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고물가 장기화와 키오스크(사진) 확산 등이 겹치며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팁 문화가 오래된 미국에서도 “일률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어 모호하고 부담이 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퓨리서치는 이날 미국 성인 1만1945명을 대상으로 팁 문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퓨리서치는 “최근 키오스크가 널리 퍼지고 있고 (고물가 여파로) 팁을 의무화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등 팁 문화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는 “상황에 따라 팁을 줄지 말지 판단한다”고 답했다. “의무라고 생각해서 냈다”는 사람은 29%에 그쳤다. 최근 키오스크 주문이 도입된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는 미국인들도 팁을 주는 경우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 팁을 준다고 답한 이는 각각 12%, 25%에 그쳤다. 식당에서는 응답자 92%가 팁을 냈다. 다만 ‘미국 식당에 가면 무조건 팁을 내야 한다’는 외국인들의 인식과 달리 미국인들은 “의무감에 팁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77%가 “서비스의 질에 만족할 때 팁을 낸다”고 했다. “사회적 압박 때문에 낸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서비스 제공자와 대면하게 되는 미용실(78%), 술집(70%), 택시(61%)에서는 팁을 준다는 응답자가 여전히 많았다. 배달 음식을 수령할 때도 76%의 응답자가 팁을 지불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19세기 후반 자리 잡은 팁 문화는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었다. “유럽 귀족 문화여서 민주주의 사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많았다. 19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에티켓 관련 도서에는 ‘팁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나쁜 시스템이지만 결국 도입되고 있다. 최고급 호텔 식당에선 식사비의 10%가 적당하다’고 적혀 있다.미국인들은 팁을 더 많이 내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에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영수증이나 키오스크에 권장 팁 액수를 안내하는 식당이 느는 것에 대해 40%는 싫다고 답했다. 선호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특히 일부 식당이 도입한 ‘팁 자동 청구’ 조치에는 72%가 반대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금의 미국 팁 문화는 한 마디로 ‘엉망’이다. 의견이 갈리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미국에서 고물가 장기화와 키오스크 확산 등이 겹치며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 시간)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설문 조사 결과를 전하며 이 같이 보도했다. 팁 문화가 오래 된 미국에서도 “일률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어 모호하고 부담이 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퓨리서치는 이날 미국 성인 1만1945명을 대상으로 팁 문화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퓨리서치는 “최근 키오스크가 널리 퍼지고 있고 (고물가 여파로) 팁을 의무화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등 팁 문화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조사 배경을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는 “상황에 따라 팁을 줄지 말지 판단한다”고 답했다. “의무라고 생각해 냈다”는 사람은 29%에 그쳤다. 최근 키오스크 주문이 도입된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는 미국인들도 팁을 주는 경우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과 카페에서 팁을 준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12%, 25%에 그쳤다. 식당에서는 응답자 92%가 팁을 냈다. 다만 ‘미국 식당에 가면 무조건 팁을 내야 한다’는 외국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미국인들은 “의무감에 팁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77%가 “서비스의 질에 만족할 때 팁을 낸다”고 했다. “사회적 압박 때문에 낸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서비스 제공자와 대면하게 되는 미용실(78%), 술집(70%), 택시(61%)에서는 팁을 준다는 응답자가 여전히 많았다. 배달 음식을 수령할 때도 76%의 응답자가 팁을 지불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19세기 후반 자리 잡은 팁 문화는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었다. “유럽 귀족 문화여서 민주주의 사회에는 적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았다. 19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에티켓 관련 도서에는 ‘팁은 의심할 여지없이 나쁜 시스템이지만 결국 도입되고 있다. 최고급 호텔 식당에선 식사비의 10%가 적당하다’고 적혀있다.일각에선 고물가 시대일수록 팁을 더 많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많지 않았다. 고급이 아닌 일반식당에서 팁을 얼마나 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7%가 “결제액의 15% 또는 그 이하를 냈다”고 답했다. “20% 이상 낸다”고 답한 비율은 24%, “18%를 낸다”는 소비자는 12%였다.미국인들은 팁을 더 많이 내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에도 거부감을 나타냈다. 영수증이나 키오스크에 권장 팁 액수를 안내하는 식당이 느는 것에 대해 40%는 싫다고 답했다. 선호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특히 일부 식당이 도입한 ‘팁 자동 청구’ 조치에 대해선 72%가 반대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계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미 일리노이주 벨비디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나는 미국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돌려주기 위해 대통령이 됐다”며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자 하지만 나는 허용하지 않겠다. 진심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같은 경쟁자를 따돌리는 데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UAW가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에 반하는 내기를 해서 여태껏 결과가 좋았던 적이 없다. 미국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도입한 덕에 미국 내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자신의 정책 성공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자신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일자리 감소를 부를까 우려하고 있는 UAW 노조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전기차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계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바이든 대통령은 9일 미 일리노이주 벨비디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통해 “나는 미국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돌려주기 위해 대통령이 됐다”며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자 하지만 나는 허용하지 않겠다. 진심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같은 경쟁자를 따돌리는 데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UAW가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에 반하는 내기를 해서 여지껏 결과가 좋았던 적이 없다. 미국은 절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도입한 덕에 미국 내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자신의 정책 성공을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또한 자신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일자리 감소를 부를까 우려하고 있는 UAW 노조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일시적 교전 중단 요구에도 가자지구 내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전후 가자에 대한 “무기한 안보 책임”을 언급하며 일시적 점령을 시사한 데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마이웨이’가 강화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방송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도 “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 1만4000곳 이상을 타격했고 땅굴 입구 100곳 이상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앞서 야론 핀켈만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사령관은 가자지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가자시티의 심장부에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8일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 최대 규모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700m 앞까지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휘본부가 있다고 지목한 장소다. 시가전을 앞두고 이스라엘군은 4시간 동안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들에게 대피로를 열어 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잠시 동안의 전술적 중단(tactical little pauses)’이라고 표현했다. 인도적 목적을 위한 미국의 ‘일시적 교전 중지’ 요구를 매우 좁게 받아들인 것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가 인질 10∼15명을 석방하고 인질 명단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흘간 교전 중지를 제안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신뢰할 수 없다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가자 재점령과 인도적 교전 중단 등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정치적 성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항상 같은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공유사무실 업계의 총아로 불리며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약 63조 원)에 달했던 ‘위워크’가 거듭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6일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 근무가 급증하며 사무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각종 비용 부담까지 급증한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에 남을 몰락”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만 좇아온 밴처캐피털 업계의 그림자가 드러났다”고 평했다. 위워크에 거액을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도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누적 투자액은 169억 달러(약 22조15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관련 업계의 불안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는 파산보호 신청 문서에서 약 186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했다고 공개했다. 올 6월 기준 위워크가 지불해야 하는 임차료와 이자 또한 연 27억 달러로 연 매출의 80%에 육박한다. 통상 ‘챕터 11’로 불리는 파산보호는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며 해당 기업의 채무 이행을 일시 중지하고 자산 매각 등에 나서는 절차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전 세계 스타트업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스타트업에 단기 계약으로 공유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외에도 입주사 간 네트워킹 행사나 운동 수업을 개최하고 무료 맥주와 음료 등을 제공했다. 위워크는 단순한 공간 공유 기업을 넘어 입주 고객의 근무 데이터를 철저히 수집해 분석하는 정보기술(IT) 회사라고도 주장했다. 기업공개(IPO) 직전인 2019년 1월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에 달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IPO와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 구조가 부실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남의 돈을 빌려 세계 주요 도시 곳곳에 공격적으로 지점을 냈는데 매출보다 지출이 2배 이상 컸음에도 덩치 키우기에만 집착한 탓이다. 창업자 애덤 뉴먼의 행태도 기업가치와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안겼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위워크에 임대하고, 각종 기행에 회삿돈을 유용해 IPO 준비가 한창이던 2019년 9월 쫓겨났다. 결국 IPO는 무산됐다. 이 와중에 발발한 코로나19는 치명타를 안겼다. 대부분의 지점에서 건물주와 장기 계약을 맺은 탓에 지점을 서둘러 줄이는 식의 신속 대응이 어려웠다. 이후 세계 각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임차료와 이자 등 고정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파산보호 신청은 미국과 캐나다 지점에만 적용된다. 위워크는 세계 각지에 지점 700곳을 두고 있고 약 절반이 미국과 캐나다에 있다. 국내 지점은 19개다. 위워크는 데이비드 톨리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7일 국내 입주사에 국문 이메일을 보내 “파산보호 신청을 통한 기업회생 절차는 한국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운영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워크에 입주한 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본사가 경영난에 빠진 만큼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려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우리는 하마스가 패배한 후 이어져야 할 조치에 대해 (중동) 지역 전체 및 그 이상으로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통치를 위한 다자간 세력 창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이같이 답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간) 중동전쟁 개전 이후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을 네 차례, 중동 국가를 두 차례 찾았다. 레바논 총리,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외교장관 및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을 두루 만났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조건을 설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강도를 더해 가면서 하마스가 군사력을 잃은 이후 가자지구, 즉 ‘포스트 하마스’ 구상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쟁 직후 우려되는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한 크리스 밴홀런, 리처드 블루먼솔 미 상원의원은 1일 “사우디군 주축 국제평화유지군의 가자지구 주둔 방안을 미국과 이스라엘, 중동 주요국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정부 설립 혹은 위임 통치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미국도 ‘두 국가 해법’이라는 방향성만 강조하고 있다. ‘두 국가 해법’은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공인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뜻한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두 민족을 위한 두 국가 수립이 지속적인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할 세력으로는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거론된다. 그러나 PA가 오랜 부패와 행정력 부재로 민심을 잃은 상황이라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은 PA를 개혁한 뒤 가자지구 통치권을 이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을 차악으로 보지만 (그를 대체하는) 파트너가 될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지금은 너무 지쳐서 아무 말도 안 나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한 달 가까이 갇혀 있다가 1일 외부와 연결된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호주인 A 씨는 탈출 직후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보낸 e메일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이 국경이 열린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A 씨는 “25일간 생사를 오가는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고 했다. 가자 출신 호주 국적자인 A 씨는 올 9월 가자 북부에 있는 고향에 갔다. 12년 만의 고향길이었다. 7, 10세 두 자녀도 동행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났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며 발이 묶였다.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전역에 대피령을 내렸지만 휘발유를 구할 수 없어 A 씨 가족은 움직일 수 없었다. 며칠 뒤 불과 100m 거리에 있는 4층 아파트가 공습을 받아 흔적도 없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일가족은 일단 도보로 피란길에 나섰다. 수소문 끝에 겨우 택시를 구해 처가가 있는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도착했다. 라파 역시 연료와 식량, 식수가 바닥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남부 국경 지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A 씨는 “장인이 공습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가족들이 먹을 식료품을 배급받아 오곤 했다”고 했다. 전기와 통신이 제한돼 외부와의 소통도 어려워졌다. A 씨는 지난달 20일 인터뷰에서 “(외부와 통신이 끊길 거란) 불안이 크다”면서 “동네 사람들과 하루 한 시간씩 발전기를 돌려 스마트폰과 노트북 충전에만 전기를 썼다”고 공개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일 역시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빠져나온 한국인 B 씨 또한 대사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가족의 가자지구 탈출을 도와준 한국 정부와 대사관에 눈물 나게 고맙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출신 남편을 둔 그는 남편, 세 자녀와 함께 천신만고 끝에 가자지구를 빠져나왔다고 했다. 일가족 5명의 국적은 모두 한국이다. 그는 “전쟁 발발 후 외국 국적자의 탈출은 가능하다는 말이 많아 희망을 가졌지만 탈출 직전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B 씨처럼 가자지구를 빠져나온 교민들은 이집트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당국이 탈출자 속에 하마스 대원이 섞여 있을 가능성 등을 우려해 이들이 오래 이집트에 머무는 것을 경계하는 탓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최대 규모 난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휴전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에겐 중요한 공격 작전이었다. 하마스 군 사령관과 다수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며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휴전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을 지지했던 미국도 “인도주의적 일시 전투 중단(humanitarian pauses)은 가치가 있다”고 밝혔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재차 급파하기로 했다. 미국의 개입과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 25일 만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자와 중상자에 대한 가자지구 밖 피란길도 열렸다.● 이 “필요한 공격” vs 주변국 “민간인 학살”로이터통신, BBC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자발리아 난민 캠프 주택가에 F-16 전투기에서 미사일 7, 8발 가량이 투하됐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50명이 숨졌고 추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목격자를 인용해 “폭격 주변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는 약 11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캠프 8곳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 “필요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400여 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했으며 다수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민간 건물들을 장악해 은신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하마스 지휘관이 은신한 지하터널 주변 빈 공간을 타격했으나 터널이 붕괴해 인근 건물의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난민 캠프 내 군 지휘관의 존재를 부인하며 “민간인, 어린이, 여성을 학살한 끔찍한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주변 중동 국가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는 “이번 공격은 민간인을 향한 학살이며 (카타르 등의) 중재 시도를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등도 “무차별 공격은 돌이키지 못할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인질 구출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투 중단을 검토할 때다. 이는 양측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태 진화를 위해 3일 블링컨 장관을 다시 이스라엘에 급파한다. 전쟁 발발 후 지난달 11일, 16일에 이은 세 번째 방문이다. 영국, 캐나다 등도 일시 휴전을 촉구했다. ● 전쟁 격화 속 처음 열린 ‘외부 피란길’하마스는 1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발리아 대학살로 외국 여권 소지자 3명을 포함해 7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는 않아 반(反)이스라엘 여론 확산을 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로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커지자 가자지구에 있던 외국인과 중상 환자에 한해 이집트로 떠날 수 있도록 이날 오후 라파 국경검문소가 개방됐다. 가자지구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통로다. 이에 따라 외국인 등 400명과 환자 90여 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구호 차량의 통행은 이뤄졌지만 사람이 빠져나온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정부가 미국과 협력해 이집트, 이스라엘, 하마스 간 이번 합의를 중재했다. 다만 이는 미국 등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위기 완화를 위한 일시 휴전’과는 다르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두 달 반 정도 남은 가운데 다음 달 9일부터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이 총통 후보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특수부대를 가동하기로 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대선 구도가 친중(親中) 성향과 반중(反中) 성향으로 갈려 있고,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 또한 끊이지 않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29일 국가안전국은 “총통 및 부총통 후보들을 경호하는 특수부대 ‘유닛8’이 다음 달 9일 창설식을 가지고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약 220명의 대원을 보유한 ‘유닛8’은 3개 활동팀과 1개 예비팀으로 구성된다. 국가안전국은 올 6월부터 이 부대 창설을 준비했고 8월 군경 합동으로 실탄 사격, 무인기(드론) 대응 등의 훈련도 했다. 총통 선거에 도전 의사를 밝힌 주요 후보는 총 4명이다. 27일 타이완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 겸 부총통이 31.6%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제2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4) 후보가 22.8%, 제1야당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6) 후보는 19.8%를 얻었다. 무소속인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郭臺銘·73) 후보는 8.7%를 기록했고 16.8%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총통 선거에 출마하려면 다음 달 20∼24일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현재 커 후보와 허우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후보 등록 직전 단일화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라이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였을 때를 가정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쉽사리 최종 승자를 내다보기 어렵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27일(현지 시간) 밤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개전 이후 최대 폭격을 가하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전면전’ 등의 표현을 피했지만 사실상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2단계’ 전환을 선언하며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정부를 파괴하고 인질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길고 어렵겠지만 우린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보병·기갑·공병부대와 포병이 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첫 ‘제한적 지상작전’ 실시 사실을 공개하며 작전을 마친 부대를 철수시켰을 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 전환 첫날인 27일에는 하마스 땅굴과 벙커 등 약 150곳을 폭격으로 파괴하고, 하마스의 공중전을 맡던 잇삼 아부 루크베흐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8일에는 하마스 지휘소, 대전차 유도탄 발사 원점 등 450곳을 더 타격하며 지상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중동 전역에는 확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는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이나 참전 가능성에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이스라엘 “첫 타깃은 하마스 480km 땅굴”… 터널-벙커 600곳 맹폭 환기시설 갖춰 수개월 생활 가능최근엔 지휘소-의무실 등 시설 개선이스라엘 인질 일부 터널에 억류가족들 ‘인간 방패 내세울까’ 발동동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의 지하도시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들의 첫 번째 목표는 하마스가 건설한 지하 터널인 ‘가자 메트로(Gaza Metro)’를 파괴하는 것이다. ‘하마스의 지하철’ ‘미니 신도시급’으로 불리는 이 터널은 총길이가 약 480km로 서울 지하철의 1.5배로 알려졌다. 깊이도 30, 40m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곳곳에 미로처럼 건설된 이 지하 터널을 무력화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시가전을 수행할 수 없고 인명 피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선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차려 사실상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격적인 지상전 개시로 하마스에 붙잡힌 다국적 민간인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졌다.● 환기-통신망 갖춰 수개월간 생활 가능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한 첫날인 27일(현지 시간) 밤 전폭기로 지하 목표물 약 150곳을 공습했다. 이 공습은 지하 터널과 벙커 파괴를 노렸다. 다음 단계 작전에 들어가기 앞서 하마스가 매복 공격에 활용할 터널을 제거하는 게 1순위였다는 얘기다. 다음 날에는 하마스 지휘소 등 450곳을 더 타격했다. 28일 영국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측에 인계한 2005년부터 가자지구 곳곳에 지하철 노선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하 터널, 즉 ‘가자 메트로’를 구축했다. 특히 최근에는 콘크리트 내벽을 세우고 무기고, 지휘소, 의무실, 군(軍) 통신망, 환기 체계를 갖추는 등 터널 고도화 작업에 주력했다. 이를 통해 지하에서도 신선한 공기를 쐴 수 있다. 주(主) 터널은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할 정도다. 개당 건설 비용은 최소 300만 달러(약 45억 원)로 추정된다. 이 터널을 이용하면 이스라엘, 이집트 등으로 언제든 침투할 수 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는 “하마스를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지하 테러도시에서 뿌리 뽑는 것”이라며 터널을 무력화해야 이스라엘에 승산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최대 규모인) 알시파 병원 지하에 지휘본부를 숨겨두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 주요 시설을 파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이 병원 입구를 통하지 않고 터널을 통해 지휘본부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여러 개 뚫어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8일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상전이 수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이 인명 피해가 큰 전면적 작전 대신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를 정리하며 하마스 숨통을 서서히 조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영국 BBC 방송의 제러미 보언 인터내셔널 에디터는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역을 한 조각씩 치우고(clear slice by slice)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상전에 속 타는 인질 가족 이스라엘군은 28일 기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230명으로 집계했다. 이 중 약 50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가족을 대표하는 ‘인질과 실종자 가족 포럼’은 “인질의 생명이 이스라엘군의 맹폭과 지상군 투입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와중에도 인질 석방을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측은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수감자는 6630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움직이려는 심리적 테러”라고 일축했다.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대부분이 무장단체 대원이거나 동조자이며 이들을 풀어주면 추가 공격을 돕는 꼴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2013∼2023년) 중국공산당 서열 2위였던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정부) 총리가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 중국중앙(CC)TV는 이날 “상하이에서 휴식하던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병했다”면서 “구조대원들이 전력을 다했지만 27일 0시 10분 숨졌다”고 전했다.● 시 주석 ‘마지막 경쟁자’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마지막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 전 총리 이후 중국 핵심 권부 인사 누구도 시 주석에게 쓴소리를 못 했다. 리 전 총리는 2012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최고지도자 자리를 두고 시 주석과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밀렸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정치·외교·국방을 맡고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는 권력 분점 체제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며 무색해졌다. 이후 10년간 리 전 총리는 자유시장 경제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공산당이 앞장서는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주장하며 갈등이 축적됐다. 권력과 영향력은 차츰 소멸됐지만 리 전 총리는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빈곤층 6억 명’ 발언과 ‘노점 경제 활성화’ 주장이 대표적이다. 리 전 총리는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6억 명 월 수입은 1000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시 주석은 “2015년 5600만 명에 달한 절대빈곤 인구를 2019년 550만 명까지 줄였다”면서 “2020년까지 0명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할 때였다.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었다. 그해 6월에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점상을 전면 허용하는 ‘노점 경제’를 주장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거의 중단되고 방역이 최우선시되면서 그의 권한과 역할도 사라졌다. 한때 ‘미래의 태양’이라 불리며 ‘제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리커창 쌍두마차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유령 총리’로 전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중국 역대 최약체 총리”라면서 “하지만 그의 문제는 무능력(incompetence)이 아니라 무기력(impotence)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령 총리’로 전락 리 전 총리는 1955년 7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다. 문화대혁명 직후 1977년 대입 시험이 부활하자 29 대 1의 경쟁을 뚫고 베이징(北京)대 법학과에 합격해 성적이 가장 좋은 1반에 들어갔다. 학생회 활동도 열심히 해 동기이자 미국으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 왕쥔타오(王軍濤) 등과도 친했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을 위해 베이징대 민주화운동을 붕괴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1985년 쓴 ‘중국 경제의 3원 구조를 논한다’는 중국 경제학계 최고상인 ‘쑨예팡(孫冶方) 경제과학상 논문상’을 받았다. 부인 청훙(程虹) 여사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을 전공한 영문학자로 두 사람은 평소 영어로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극강(克强)이라는 이름에 빗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以柔克强·이유극강)’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후 전 주석의 석연찮은 퇴장과 ‘리틀 후’ 리 전 총리의 죽음으로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리 전 총리가 퇴임 5개월여 만에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찾았을 때 중국 관광객들이 환호했던 것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27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침통한 마음으로 애도한다”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같은 추모 글이 50만 건 넘게 올랐다. 그는 올 3월 퇴임하면서 국무원 직원 800여 명에게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고 했다. 무소불위 시 주석의 권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27일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를 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대응 등을 논의했다. 미중 외교 당국은 두 사람이 27일에도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이틀 연속 회담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양측은 이견을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다양한 양자, 지역,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은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중 관계와 공동 관심 문제를 심도 있게 교환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양국 대응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대(對)중국 규제와 이에 자원 무기화로 맞서는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 문제를 비롯한 전략 경쟁, 대만해협 문제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을 미국에서 맞이해 매우 기쁘다. 앞으로 며칠간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통 이익과 함께 대응할 도전도 있다”며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깊고 포괄적으로 대화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판을 막으며 호혜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장관(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왕 부장은 28일까지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6월 블링컨 장관이 방중했을 때도 예고 없이 시 주석과 면담한 바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 대응 등을 논의했다. 미중 외교 당국은 두 사람이 27일에도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이틀 연속 회담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성명을 내고 “(이번 회담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양측은 이견을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다양한 양자, 지역,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은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중 관계와 공동 관심 문제를 심도있게 교환했다”고 말했다.회담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양국 대응과 함께 미국의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대(對)중국 규제와 이에 자원 무기화로 맞서는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 문제를 비롯한 전략 경쟁, 대만해협 문제 등이 논의 됐을 것으로 보인다.또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이날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비공개 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을 미국에서 맞이해 매우 기쁘다. 앞으로 며칠 간의 건설적 대화를 매우 고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통 이익과 함께 대응할 도전도 있다”며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물론 깊고 포괄적으로 대화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판을 막으며 호혜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외교장관(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화답했다.왕 부장은 28일까지 워싱턴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날 예정이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바이든 대통령도 예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 6월 블링컨 장관이 방중했을 때도 예고 없이 시 주석과 면담한 바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1·2기(2013~2023년) 중국공산당 서열 2위였던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정부) 총리가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중국중앙(CC)TV는 이날 “상하이에서 휴식을 취하던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병했다”면서 “즉시 구조대원들이 전력을 다해 구호작업을 펼쳤지만 실패해 27일 오전 0시 10분 사망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 ‘마지막 경쟁자’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마지막 경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리 전 총리 이후 중국 핵심 권부에 속한 누구도 시 주석에 대해 쓴 소리를 한 적이 없다. 리 전 총리는 2012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잇는 최고지도자 자리를 두고 시 주석과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결국 밀렸다.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정치·외교·국방을 맡고 총리가 경제를 총괄하는 권력 분점 시스템은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되며 무색해졌다. 그 10년간 리 전 총리는 자유시장 경제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은 공산당이 전면에 서는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주장하며 갈등이 축적됐다.자신의 권력이 차츰 소멸돼 갔지만 리 전 총리는 소신 행보를 이어갔다. ‘중국 빈곤층 6억 명’ 발언과 ‘노점 경제 활성화’ 주장이 대표적이다.리 전 총리는 2020년 5월 기자회견에서 중국 빈곤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인 6억 명 월수입은 1000위안(약 17만 원)에 불과하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시 주석은 “2015년 5600만 명에 달한 절대빈곤 인구를 2019년에 550만 명까지 줄였다”면서 “2020년까지 0명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할 때였다. 리 전 총리가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었다.리 전 총리는 그해 6월에는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점상을 전면 허용하는 ‘노점 경제’를 주장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거의 중단되고 방역이 최우선시 되면서 그의 권한과 역할도 사라졌다. 한때 ‘미래의 태양’이라 불리며 ‘제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리커창의 쌍두마차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던 그는 ‘유령 총리’로 전락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중국 역대 최약체 총리”라면서 “하지만 그의 문제는 무능력(incompetence)이 아니라 무기력(impotence)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령 총리’로 전락리 전 총리는 1955년 7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생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재였다. 1968년 들어간 허페이 바중(八中)은 4년제 대학 진학률이 80% 이상인 명문이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1977년 대입 시험이 부활하자 경쟁률 29 대 1을 뚫고 베이징(北京)대 법학과에 합격해 가장 성적이 좋은 1반에 들어갔다. 공부뿐 아니라 학생회 활동동 열심히 해 동기이자 미국으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 왕쥔타오(王軍濤) 등과도 친했다. 하지만 “정치적 야심을 위해 베이징대 민주화운동을 붕괴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리 전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1985년 쓴 ‘중국 경제의 3원 구조를 논한다’는 중국 경제학계 최고상인 ‘쑨예팡(孫冶方) 경제과학상 논문상’을 받았다. 부인 청훙(程虹) 여사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을 전공한 영문학자로 두 사람은 평소 영어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극강(克强)이라는 이름에 빗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긴다’(以柔克强·이유극강)’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후 전 주석의 석연찮은 퇴장과 ‘리틀 후’ 리 전 총리의 죽음으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달 리 전 총리가 퇴임 5개월여 만에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을 찾았을 때 중국 관광객들이 환호했던 것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를 반영하듯 27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微博)에는 “침통한 마음으로 애도한다”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같은 추모 글이 50만 건 넘게 올랐다.그는 올 3월 퇴임하면서 국무원 직원 800여 명에게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고 했다. 무소불위 시 주석 권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정부는 27일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를 표했다.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