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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종전선언 문안에 “종전선언이 현 정전협정 체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전 체제가 주한미군 주둔 및 유엔군사령부 지위 등 한미동맹 핵심 현안과 직결되는 만큼 종전선언이 정전 체제 자체를 흔들지 않는다고 명시하겠다는 것. 한미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등의 문구도 문안에 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문안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종전선언, 현 정전 체제 흔들지 않아”22일 복수의 정부 핵심 당국자들은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에 큰 이견은 없다. 문안 조율은 90% 정도 진행됐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에는 군사적 긴장 해소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종전을 선언한다’는 내용이 적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비핵화와 군축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발판으로서 종전에 나선다는 목적을 서두에 언급한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의 주체는 사실상 남북과 미국 중국 등 4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문안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정에서 남북미중의 성실한 의무 이행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는 의미다. 종전선언이 정전 체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문안에 넣는 건 법적 효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 자칫 한반도 안보 불안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한미가 공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종전선언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 어느 정도 공감하면서도 북한이 종전선언을 악용할 가능성 역시 여전히 크다고 보고 있다. 6·25전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군사 제재를 결의했고, 이에 근거해 유엔군사령부가 설치됐기에 “6·25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면 북한이 유엔사 해체를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것. 유엔사는 군사정전위 가동 등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맡고 있다. 미국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둔해온 주한미군 지위까지 북한이 문제 삼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종전선언에 정전 체제 유지 문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다만 종전선언에 정전 체제 유지 등 문안을 넣어 정치적 선언의 의미를 강조할 경우 북한이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9월 담화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상태를 물리적으로 끝장내고 상대방에 대한 적대시를 철회한다는 의미에서의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을 고려할 때 북한이 정전협정 체제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성격의 종전선언을 쉽게 수용하진 않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이르면 올해 말 北에 종전선언 제안 관측정부 관계자는 “종전선언에 북한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종전선언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연계하지 말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내는 유인책으로 쓰자고 미국에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한미가 조율한 종전선언 문안을 북한에 제안할 필요성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파악이 우선인 만큼 한미의 종전선언 제안에 앞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우선 나와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 또는 조치와 상응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종전선언 문안 자체가 복잡하진 않다”면서도 “문구마다 해석과 판단의 여지가 많은 만큼 실제 제안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부동산 문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해 보면 좀 더 주택 공급에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 때문에 서민들에게 많은 박탈감을 주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해 무주택자, 서민, 청년,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주지 못한 점이 (임기 중) 가장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또 “초과이익 환수나 민간 업자들이 과다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여러 대책들도 정부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관련 재난지원금을 ‘어려운 사람들 먼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지적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지, 지급한다면 어떤 분들에게 지급할지에 대해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 정부의 입장은 그런 (선별 지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국민 대상이 아닌 피해 계층 우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언제 나올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해외에서 두 종류의 먹는 치료제가 개발돼 40만 명분을 선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늦어도 내년 2월 들어올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일본이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까지 트집을 잡고 나서면서 과거사 문제로 경색된 문재인 정부 임기 말 한일 관계 개선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0일 귀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도 관련 문제는 더욱더 (우리의) 원칙을 (일본과) 공유했고, 나머지 짚어야 할 것도 짚었다”며 “한일 외교당국 간 대화나 협의 단절은 없고 (대화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워싱턴에서 17일(현지 시간)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후 진행하려던 3국 공동 기자회견은 일본 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반발해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했고 결국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단독 회견으로만 진행된 것. 일본 정부가 우리 영토인 독도를 분쟁 지역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랭한 시점에 독도 방문까지 해야 하느냐”며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한일 관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부동산 문제는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좀 더 주택 공급에 더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초과이익환수나 민간 업자들이 과다한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여러 대책들도 정부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관련 재난지원금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지적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인지, 지급한다면 어떤 분들에게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 정부의 입장은 그런 (선별지원)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이라고 말했다. 전국민 대상이 아닌 피해 계층 우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먹는 코로나19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언제 나올지 궁금하다’는 질문에는 “국내에선 11개사가 먹는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며 “해외에서도 두 종류의 먹는 치료제가 개발돼 40만 명분을 선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내년 2월 들어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후 진행하려던 3국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됐다. 일본 측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반발해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했다. 한일 갈등이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다자협력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향후 한미일 3각 협력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3자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은 예정 시간을 2시간가량 앞두고 셔먼 부장관 단독 회견으로 바뀌어 취재진에 공지됐다. 국무부 내 기자회견장에 혼자 나타난 셔먼 부장관은 “일본과 한국 사이에 일부 이견이 계속되고 있고, 오늘 회담과는 무관한 이런 차이 중 하나 때문에 회견 형식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이후 개별적으로 진행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일본 측이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한미일 3각 협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북한의 위협 대응,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 등 차원에서 복원 및 강화에 공을 들여온 분야다. 3국은 2017년 1월 이후 5년 가까이 열리지 않던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를 올해 7월 되살렸고 정례화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의 억지 주장으로 한일 양국은 미국 워싱턴 한복판에서 갈등을 노출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양국이 격하게 충돌해 온 현안에 독도 문제까지 다시 불거진 형국이다. 이 여파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던 3자 고위급 협의 채널은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일본 측 참석자들은 김 청장의 16일 독도 방문으로 자국 내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미국행 비행기를 못 탈 뻔했다고 한다. 이들은 “그래도 한미일 회의는 중요하다고 상부를 설득해 워싱턴에 왔다”고 미국 측에 말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18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한미일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된 배경에 대해 “이번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둘러싼 사안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한국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일본이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아 3국 공동 기자회견을 무산시킨 것을 두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영토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며 “(일본이) 그런 이유로 불참한 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3자 회담 및 이후의 한일 양자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번 회담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취임 후 한일 양국 간 첫 고위급 대면 협의였다. 3국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되면서 셔먼 부장관이 혼자 진행한 기자회견 내용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북한의 관여를 촉구하는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셔먼 부장관은 어그러진 기자회견 상황을 수습하려는 듯 “매우 건설적인 3자 회담을 가졌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에는 “매우 만족한다”며 “미국은 한국,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최고의 방법을 찾기 위한 협의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나 종전선언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이 해소됐는지, 조만간 발표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한일 양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8일 울릉도 일대 해·공군 부대와 동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인 합동순항훈련전단을 찾아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국방부 측은 서 장관의 이날 방문에 대해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일정”이라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도박”이라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2021년 한국에서의 미국 외교와 안보’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종전이 선언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이전의 안보리 결의들을 철회하자는 요구가 있을 것이고 결의 84호에는 유엔군사령부를 가동하는 내용이 있다”면서 “유엔사 폐지는 한반도에서 적대행위 재발을 막아 온,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유일한 법적 도구를 해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도 종전선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에 서명하면 다음 날부터 뭐가 달라지는지 우리 스스로 물어야 한다”면서 “이는 평화협정이 아니다. (종전선언 뒤에도) 정전협정은 여전히 존재하고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의무도 존재한다.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중 정상 등이 모여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구상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은 도박”이라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2021년 한국에서의 미국 외교와 안보’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종전이 선언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이전의 안보리 결의안들을 철회하자는 요구가 있을 것이고 결의안 84호에는 유엔군사령부를 가동하는 내용이 있다”면서 “유엔사 폐지는 한반도에서 적대행위 재발을 막아 온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유일한 법적 도구를 해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리스크가 아니라 도박”이라며 “매우 주의 깊게 진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도 종전선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에 서명하면 다음날부터 뭐가 달라지는지 우리 스스로 물어야 한다”면서 “이는 평화협정이 아니다. (종전선언 뒤에도) 정전협정은 여전히 존재하고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의무도 존재한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도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면 안 된다. 이는 실패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중 정상 등이 모여 종전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구상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엔 “어려워질 것”이라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보이콧하는 방향으로 곧 발표발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전한 바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미국시간)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의제로 올려 의견을 교환했다.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두 정상이 아프가니스탄, 이란, 북한 등 지역의 핵심 과제에 대한 관점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도 비슷한 내용을 밝혔다. 다만 북한 문제는 미국과 중국 발표의 마지막 대목에 다른 문제들과 함께 한 줄만 언급됐다. 북핵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가 아니었던 만큼 미중 정상이 북핵 해법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소통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대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의 협력 없이 북핵 해결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 미국은 북한이 대화로 나오도록 중국이 북-중 접경지역 등의 대북 제재 구멍을 더 조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계속 압박하면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7월 중국 방문 당시 북한 문제에선 미중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협력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정부는 북한의 해킹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짐에 따라 최근 대북 감시 수위를 높이는 등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정부 소식통은 “인권 및 해킹 문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핵심 이슈이기도 하다”며 “북한 관련 논의에 이 두 가지를 다시 꺼내들면 미국으로선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압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원주 신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기소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5부가 올 6월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의 공소장에는 박 수석의 이름이 16차례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수석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탈원전 정책 이행을 위한 백 전 장관의 직무를 보좌했다. 탈원전 로드맵,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이행 방안 검토, 수립 및 실행 등 관련 실무를 박 수석이 모두 총괄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박 수석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으로 아직 기소나 불기소 등 어떤 처분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수석이) 기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가 될 상황까지 염두에 둘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역시 수사 중단을 권고한 사안”이라며 “당연히 (박 수석) 인사에 앞서 수사를 받는 상황 등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靑 “박원주 수사 알고 인선… 기소 안된 상황”, 檢 “靑 인사, 기소 말라는 가이드라인 소지” 박원주 신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사진)은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백운규 전 장관 지시를 문모 전 산업기획정책관과 정모 전 산업정책과장 등 하급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백 전 장관이 청와대에 전달할 보고서 내용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백 전 장관의 공소장 등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2017년 7월 취임 직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했던 이관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교체를 박 수석에게 여러 차례 지시했다.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8월 2일경 박 수석에게 “산하 기관 인사를 서둘러라. 이 사장도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8월 11일경 “사장, 이사, 감사 등 인사와 관련해 한나라당 출신, 탈원전 반대 인사, 비리 연루자는 빨리 교체해야 한다”고 박 수석에게 재차 지시했다. 백 전 장관은 며칠 후 “에너지 공공기관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인사 등을 퇴출시킬 방안을 검토하라”며 박 수석에게 다시 한번 지시했다. 당시 임기가 2년 3개월 남아 있던 이 전 사장은 2018년 1월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수석은 2018년 4월 정 전 과장이 “한수원 사람들이 계속 경제성이 있다고 얘기한다”고 보고하자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 중단이 산업부의 확고한 방침임을 알리면서 이에 따르도록 한수원 측을 압박했다. 2018년 4월 박 수석은 정 전 과장과 한수원 관계자들에게 스피커폰으로 “그(수력원자력) 사람들은 왜 자꾸 경제성이 있다고 말을 하냐. 그 사람들은 상황을 똑바로 봐야”라고 했다. 또 “한수원이 월성 1호기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 정부에서 월성 1호기가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냐”고도 했다. 백 전 장관뿐만 아니라 문 전 정책관과 정 전 과장 등은 모두 기소됐다. 상급자, 하급자와 달리 박 수석은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당했고 검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기소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올 6월 백 전 장관을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는 수사팀에 기소하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을 권고한 데다 요소수 수급 문제 등 시급한 국정 현안에 대한 적임자라는 판단에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수석의 인선이 추가 기소 등을 막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청와대는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원주 신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기소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지검 형사5부가 올 6월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장관의 공소장에는 박 수석의 이름이 16차례 나온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수석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탈원전 정책 이행을 위한 백 전 장관의 직무를 보좌했다. 탈원전 로드맵,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이행방안 검토, 수립 및 실행 등 관련 실무를 박 수석이 모두 총괄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박 수석 등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으로 아직 기소나 불기소 등 어떤 처분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수석이) 기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가 될 상황까지 염두에 둘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역시 수사 중단을 권고한 사안”이라며 “당연히 (박 수석) 인사에 앞서 수사를 받는 상황 등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원주 신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폐쇄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백운규 전 장관 지시를 문모 전 산업기획정책관과 정모 전 산업정책과장 등 하급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백 전 장관이 청와대에 전달할 보고서 내용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백 전 장관의 공소장 등에 따르면 백 전 장관은 2017년 7월 취임 직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했던 이관섭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교체를 박 수석에게 여러 차례 지시했다.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8월 2일경 박 수석에게 “산하기관 인사를 서둘러라. 이 사장도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8월 11일경 “사장, 이사, 감사 등 인사와 관련해 한나라당 출신, 탈원전 반대인사, 비리 연루자는 빨리 교체해야 한다”고 박 수석에게 재차 지시했다. 백 전 장관은 며칠 후 “에너지 공공기관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인사 등을 퇴출시킬 방안을 검토하라”며 박 수석에게 다시 한번 지시했다. 당시 임기가 2년 3개월 남아있던 이 전 사장은 2018년 1월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수석은 2018년 4월 정 전 과장이 “한수원 사람들이 계속 경제성이 있다고 얘기한다”고 보고하자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이 산업부의 확고한 방침임을 알리면서 이에 따르도록 한수원 측을 압박했다. 2018년 4월 박 수석은 정 전 과장과 한수원 관계자들에게 스피커폰으로 “그(원자력수력) 사람들은 왜 자꾸 경제성이 있다고 말을 하냐. 그 사람들은 상황을 똑바로 봐야”라고 했다. 또 “한수원이 월성 1호기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 정부에서 월성 1호기가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냐”고도 했다. 백 전 장관뿐만 아니라 문 전 정책관과 정 전 과장 등은 모두 기소됐다. 상급자, 하급자와 달리 박 수석은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당했고 검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기소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올 6월 백 전 장관을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는 수사팀에 기소하지 말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을 권고한 데다 요소수 수급문제 등 시급한 국정 현안에 대한 적임자라는 판단에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수석의 인선이 추가 기소 등을 막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청와대는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 당국이 평양에 남아 있는 각국 외교관들에게 해외 물자 수입을 준비하도록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북-중 간 육상교역 재개 동향이 거듭 포착된 가운데 북한이 평양 주재 대사관에 해외 물자를 들이려는 움직임까지 전해진 것. 12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외무성이 지난달 말 평양 주재 각국 대사관에 소비재, 의약품 등 외국산 물품 주문서를 보내 달라는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초부터 북-중 접경지역을 완전히 차단하고 외국인 입국도 전면 금지했다.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잇따라 철수해 현재는 중국 베트남 등 9개국만 남았고, 유지 중인 대사관 인원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에 대사관들로부터 해외 주문을 받은 건 북-중 국경이 다시 정상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 “한미 간에 상당히 조율이 끝났다”면서도 북한과 합의까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수혁 주미대사의 발언이 보도됐는데 (종전선언 논의가) 진전된 게 맞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큰 원칙에 합의했고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할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종전선언이 무난한 합의에 도달할 것 같으냐’고 묻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한미 간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당시 우리 정부에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종전선언 논의 관련해 “한미 간 상당히 조율이 끝났다”면서도 북한과 합의까진 쉽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이 보도됐는데 (종전선언 논의가) 진전된 게 맞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큰 원칙에 합의했고 형식과 내용을 어떻게 할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사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과 미국 간 종전선언 문안까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 장관은 ‘종전선언이 무난한 합의에 도달할 것 같느냐’고 묻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어 “한미 간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당시 우리 정부에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지 않는 이상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수차례 방북 의사를 밝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논의와 관련해선 “남북 간 대화 과정에서 교황의 방북 방안을 검토해보란 의견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반응에 대해 “일단은 부정적인 반응은 없다”며 “그러나 교황청 입장은 북한의 공식 초청이 있어야 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교황 방북 초청 여부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기자 niceshin@donga.com}

한미 양국이 그동안 국장급으로 진행해온 산업협력 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한다. 또 산업협력 대화 협의체에 반도체 분과를 신설하고 다음 달 8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이 한국과 관련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또 다른 움직임이다. 방미 중인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면담한 뒤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산업협력 공고화를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과거 자동차 및 반도체 같은 특정 분야나 연구개발(R&D), 투자 프로그램 중심으로 이뤄지던 협력 범위가 이제는 공급망, 탄소중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장관급으로 격을 올린 상위의 논의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 양국 장관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문 장관은 설명했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참여해 포럼 형식으로 진행될 반도체 분과 회의에서는 공급망 강화 방안 등이 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에 대해 문 장관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러몬도 장관은 미국에 투자할 때 제공되는 각종 인센티브를 한국 기업들도 차별 없이 지원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지원 관련 법안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에도 동일하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러몬도 장관은 이와 함께 양국의 투자기관 간 협력 채널 구축을 희망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상무부가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 관련 자료 제출 후 추가 조치를 할 가능성에 대해 문 장관은 “그렇게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은 (기업들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 조치가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있었던 조치였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이번 조치가 일회성 조치로 진행돼야 한다는 문 장관의 입장 표명에 대해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기업들의 영업비밀에 대해 보안을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앞서 상무부는 9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해결을 위해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각국의 189개 기업이 시한인 8일 제출을 마쳤다. 이날 러몬도 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었다. 문 장관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철강 관세 합의가 한국산 철강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러몬도 장관과 논의했다. 미국 측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의 적용과 관련해 쿼터를 확대해 달라는 문 장관의 요청에 대해 “앞으로 실무 협의 등을 통해 한국과도 개선 논의가 진행되는 방향으로 상호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산업부 등 우리 정부의 경제·통상 담당자들과도 따로 만난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1일 카운터파트인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양자 협의를 한 뒤 외교부에서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이성호 경제외교조정관을 만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도 만난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반도를 포함해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안보 정책을 전담하는 자리로 경제·통상 담당자들을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동참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10일 한국을 방문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박 3일 방한 일정 중 여야 대선 후보를 차례로 만난다. 차관보급 인사가 대선을 4개월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 연쇄 접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12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각각 국회에서 면담한다. 이번 일정은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구상 등을 설명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외교안보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대선 주자들이 호응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여야 대선 후보에게 미국 주도의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공급망 재편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통상 이슈인 만큼 관련 분야에서 대선 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차기 한국 정부 구상에 미 정부 입장을 많이 반영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면담에는 존 오소프 상원의원(조지아)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주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다. 대북 문제에선 양 대선 주자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이고, 윤 후보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등 대북 압박에 방점을 찍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 임기가 남은 가운데 미 정부 인사가 공개적으로 여야 후보들을 만나는 것은 ‘외교 결례’란 지적도 나온다. 대선 후보들이 차관보급 인사를 만나는 것이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외교가에 적지 않다. 2007년 대선 때는 조셉 윤 당시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이 대선 주자들을 만나면서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10일 한국을 방문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박 3일 방한 일정 중 여야 대선 후보를 차례로 만난다. 차관보급 인사가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대선 후보들과 연쇄 접촉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12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각각 국회에서 면담한다. 이번 일정은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들에게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한 구상 등을 설명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 입장과 외교안보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대선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여야 대선 후보에게 미국 주도의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 공급망 재편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통상 이슈인 만큼 관련 분야에서 대선 후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차기 한국 정부 구상에 미 정부 입장을 많이 반영하고 싶을 것”이라 전했다. 대북 문제에선 양 대선 주자의 입장이 크게 다르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하겠다는 입장이고, 윤 후보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등 대북 압박에 방점을 찍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 임기가 남은 가운데 미 정부 인사가 공개적으로 여야 후보들을 만나는 것은 ‘외교 결례’란 지적도 나온다. 대선 후보들이 차관보급 인사를 만나는 것이 격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외교가에 적지 않다. 2007년 대선 때는 조셉 윤 당시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이 대선 주자들을 만나면서 외교 결례 논란이 일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경유차량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당장 다음 주 초부터 일부 지역에선 ‘서민의 발’인 버스 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 등 물류업계에서도 다음 주부터는 대형차를 중심으로 운행을 멈추는 화물차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 대란을 넘어 건설 현장, 농가, 폐기물 수거 등으로 확산돼 일상생활 전반을 위협할 것이란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5일 동아일보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전국 노선버스 요소수 재고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국 4만5024대 노선버스(시내·외 농어촌 고속버스) 중 34.8%에 필요한 요소수 재고는 연말이면 고갈된다. 경기와 전북의 일부 버스업체의 경우 5일 기준으로 재고가 사흘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충남·북, 경남·북, 제주에서도 4, 5일치만 보유한 업체가 있는 등 다음 주부터 버스 대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농어촌, 격오지에 투입되는 농어촌버스의 요소수 사용 비중이 77.2%로 커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지역에선 시민들의 발이 묶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화물차를 중심으로 물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요소수 가격이 싼 주유소 인근에서 요소수를 넣으려고 화물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인천항 등 주요 항만의 화물 처리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 레미콘 등이 멈춰선 건설 현장, 요소비료 부족에 발을 구르는 농가, 쓰레기 수거 차량 운행에 비상이 걸린 지방자치단체 등 요소수 품귀의 파장은 일상 곳곳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5일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청와대 내 관련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날부터 일일 비상점검 체제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안일환 경제수석이 TF 팀장으로, 정책실 및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이 팀원으로 참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급대응지원센터를 통해 요소 수입업계의 수입 계약 현황과 구체적인 지연 사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중국에 개선 사항을 요청할 예정이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청와대가 5일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일환 경제수석비서관이 이끄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유관 부처들도 사실상 요소수 대응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요소수 품귀’ 현상에 화물·택배 물류 대란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중국발 요소수 수급 문제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청와대를 컨트롤타워로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청와대 내 관련 비서관실이 참여하는 TF를 오늘부터 즉시 운영토록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산업·물류업계 등과의 협력체계, 중국 등 요소 생산국과의 외교협의 등 다양한 채널도 종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요소수 수급 문제를 논의했지만 당장 물류망은 물론 국민 안전과 관련된 분야까지 영향권에 들어서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TF 구성까지 긴급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요소수 수급 문제가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로 발생한 만큼 중국 정부에 신속한 수출검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뒤 이달 셋째 주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요소수 물량 소진으로 화물 운송시장이 마비될 가능성 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경유차량 운행에 필요한 요소수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당장 다음 주 초부터 일부 지역에선 ‘서민의 발’인 버스 운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 등 물류업계에서도 다음 주부터는 대형차를 중심으로 운행을 멈추는 화물차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대란을 넘어 건설 현장, 농가, 폐기물 수거 등으로 확산돼 일상생활 전반을 위협할 것이란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5일 동아일보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전국 노선버스 요소수 재고 현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전국 4만5024대 노선버스(시내·외 농어촌 고속버스) 중 34.8%에 필요한 요소수 재고는 연말이면 고갈된다. 경기와 전북의 일부 버스업체의 경우 5일 기준으로 재고가 사흘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충남·북, 경남·북, 제주에서도 4, 5일치만 보유한 업체가 있는 등 다음주부터 버스 대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농어촌, 격오지에 투입되는 농어촌버스의 요소수 사용 비중이 77.2%로 커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지역에선 시민들의 발이 묶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화물차를 중심으로 물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요소수 가격이 싼 주유소 인근에서 요소수를 넣으려고 화물차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전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요소수 부족사태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인천항 등 주요 항만의 화물처리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 레미콘 등이 멈춰선 건설현장, 요소비료 부족에 발을 구르는 농가, 쓰레기수거 차량 운행에 비상이 걸린 지방자치단체 등 요소수 품귀의 파장은 일상 곳곳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5일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청와대 내 관련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날부터 일일 비상점검 체제로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안일환 경제수석이 TF 팀장으로, 정책실 및 국가안보실 비서관 등이 팀원으로 참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급대응지원센터를 통해 요소 수입업계의 수입 계약 현황과 구체적인 지연 사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중국에 개선 사항을 요청할 예정이다.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시다 총리의 일정 자체가 매우 빠듯하기도 했지만 한일 간 산적한 현안을 두고 정상 회동 자체에 일본 정부가 부담을 느낀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총선에서 선전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지만 기시다 내각 역시 과거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문 대통령 임기 내 한일 관계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일본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약식으로도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간이 회담을 갖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등과도 회담했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달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라 주목을 받았다. 소식통은 “(중의원) 총선 직후 해외에 가는 일정이라 부담도 있었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을 고려해 (총리가 출국을) 강행한 것”이라며 “반나절 가량의 짧은 일정 속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애초부터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잠깐 만나 ‘좋은 말’만 주고받기엔 현재 너무 복잡하고 민감한 상황이기도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청와대 역시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한일 정상 간 만남을 추진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5일 TBS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만나려고 했는데 못 만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영국에도 잠깐 오셨는데 문 대통령과 일정이나 동선도 맞지 않았다”며 “‘(정상회담) 불발’이란 (언론의) 표현은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 간 만남이 기대됐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하면서 이제 시선은 문 대통령 임기 내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질지에 모아지고 있다. 한일 정상은 전화 통화도 기시다 총리 취임 후 11일이 지나서야 했다. 소식통은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 임기 내 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나마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남북 정상이 참가하는 등 변수가 생긴다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