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980, 1990년대 인기였던 가정용 게임기(콘솔)가 추억의 뽀얀 먼지를 털어내고 게임시장에서 다시 흥행몰이에 나선다. 해외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게임기 신제품들이 국내에도 속속 출시되고 있어 흥행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북미에서 올해 초 먼저 출시돼 흥행에 성공한 닌텐도의 신형 게임기 ‘스위치’가 국내서 내달 1일 발매된다. 스위치는 올 3월 미국, 일본 등지에서 출시된 직후 열흘 만에 약 150만 대가 팔렸다. 올해 글로벌 시장 예상 판매량을 1600만 대 이상으로 추정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약 9개월 늦게 정식 발매된 탓에 인기가 시들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달 초 사전예약부터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온라인 쇼핑몰인 ‘G9’에서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한정 스위치 예약판매 물량 700대(1차 200대, 2차 500대)를 팔았는데 몇 분 만에 매진됐다. 스위치는 TV와 연결해 가정용 게임기로 쓰다가, 이용자가 밖에 나갈 땐 이를 거치대에서 분리해 휴대용 게임기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타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 제품이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인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의 급부상 속에서도 ‘포켓몬’ ‘슈퍼마리오’ 등 닌텐도가 개발한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게임 애호층의 관심을 끈 요인으로 꼽힌다. 호서대 게임학과 김경식 교수는 “탄탄한 콘텐츠를 갖추고 새롭게 단장한 게임기라는 점 때문에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앞서 이달 7일 신형 가정용 게임기인 ‘엑스박스 원엑스(Xbox OneX)’를 국내 시장을 포함해 전 세계 35개국에 동시에 출시하면서 흥행몰이에 나섰다. 업체 측에 따르면 게임 속 그래픽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는 한편으로 게임 속도 면에서도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게임사의 마케팅과 콘솔 버전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업체 블루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와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등 글로벌 흥행작이 콘솔 버전으로도 출시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서도 가정용 게임기 보급이 확대되면 게임업체가 PC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 외에 콘솔 게임을 추가로 제작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해킹이나 랜섬웨어 피해에 대비해 사이버 배상 책임보험(사이버 보험) 가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해킹 등 사이버 보안 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실제 피해 발생 시 기업 부담은 커지고 소비자 배상 방안 등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과 공동으로 정책 포럼을 열고 사이버 보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정부 관계자와 보험업계, 정보기술(IT) 산업 종사자들은 사이버 보안 사고가 커지는 만큼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이버 보안 사고 대응과 관련해 사이버 보험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여전히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비한 이와 같은 보험 가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비해 기업이 가입하는 사이버 보험의 가입률은 1.3%에 불과하다. 관련 시장 규모는 322억 원 수준에 그친다. 김 의원은 “이는 관련 보험 가입률이 20%에 달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진호 상명대 지식보안경영학과 교수는 “사이버 보안 침해 사고에 따른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산정하는 시스템이 없어 보험업계에서도 상품 개발을 꺼리고 보장 금액도 낮다”며 “피해 발생 시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민간 기업은 이를 잘 가입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시 보장 규모도 10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정보 피해가 발생하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보상 수준이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보험업계에서는 기업이 보험사에 사이버 위험과 대응 수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보험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사이버 보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이 사이버 침해 사고를 당하더라도 사이버 보험에 가입했을 경우엔 형사책임을 일정 범위 내에서 면제해 주자는 것이다. 국가가 보험금 지급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할 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가상현실(VR)도 용두사미로 끝난 3차원(3D) 텔레비전의 전철을 밟게 될까? 한때 정보통신 업계의 주요 관심사였던 VR 콘텐츠의 인기가 기대만 못 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VR 전용기기가 늘어나고, 첨단기술 적용이 빠른 게임을 필두로 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고객)의 이목을 끌었던 반면, 올해는 게임 시장에서도 관심이 뚝 떨어졌다.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에선 지난해 화제를 모은 VR특별관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같은 곳에서 열린 ‘지스타’ 행사장에서 VR 콘텐츠 체험을 할 수 있는 40개 부스를 마련하고 이용자를 맞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엔 가정용 게임기와 VR 전용기기를 출시한 소니가 지난해 지스타에서 VR특별관을 지원키로 하면서 열풍을 이끌었다.지스타 주최 측인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올해는 VR와 관련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업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니는 지스타에 부스를 꾸리지 않았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이사회 의장도 16일 지스타 개막일 현장을 찾아 부스를 둘러보며 “VR기기는 여전히 무거워서, 대중화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VR가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선 기기의 경량화 등이 필수지만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마따나 VR 확산이 어려운 이유로 기술적인 한계를 꼽는 시각이 많다. VR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오큘러스, 소니 등이 관련 체험기기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여전히 300∼700g 수준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0만 원 선에 이르던 주요 첨단 VR 기기 가격이 최근 보급형을 중심으로 30만∼40만 원까지 낮아졌지만, 고성능 PC를 사용해야 하는 한계는 여전하다. VR 게임에 대한 기대감 둔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국내 게임 사용자 21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VR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45명(16.3%)에 그쳤다. 게임에서 VR 대중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는 반면 산업교육 등에선 활용성이 높다는 견해도 많다.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는 “게임 대신 군사, 항공우주, 장비제조, 의학, 교육, 관광, 전자상거래 등 산업 전 분야로 VR를 적용하려는 시도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KT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표준화총국에 신설된 ‘5세대(G) 인공지능 네트워크 표준화 그룹’에 의장단으로 참여한다. 이는 5G 인공지능 네트워크 기술 개발과 통신인프라 서비스를 위한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는 조직이다. KT는 이달 초 국제전기통신연합에 ‘5G 인공지능 네트워크 표준화 그룹’ 신설을 공식 제안했고, 이후 해당 단체 회원국 간 토론을 거쳐 17일 설립이 최종 결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부의장에 선출된 KT 융합기술원 백성복 박사(51·사진)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네트워크 지능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국제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표준화 그룹 설립과 의장단 참여는 한국의 인공지능 네트워크 기술력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지금 상대편이 주춤합니다. 빨리 공격해야죠.”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 마련된 PC온라인 게임 ‘에어’ 시연장. 게임 전문 캐스터로 유명한 전용준 씨(45)가 게임 해설 도중 흥분한 듯 자리에서 들썩였다. 게임 중계를 듣기 위해 관람객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해 중계가 중반을 넘어서자 관람객 80여 명이 부스 주위를 둘러쌌다. 20명씩 두 팀이 마법을 사용해 대결하는 장면이 게임 중계 전광판에 나타나자 관람객은 눈을 떼지 못했다. 게임 상황에 따라 전 캐스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갈라지자, 관람객들도 감탄하거나 탄식을 내뱉었다. 에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 신작. 중계를 통해 직접 하는 재미만큼이나 관람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이날 해당 게임 중계를 보다가 직접 게임 시연을 하기 위해 인파가 몰리면서 게임 참여까지는 30분이 넘게 걸렸다. 이날 중계를 지켜보고 직접 게임도 즐긴 강경훈 씨(23)는 “보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어야 손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G-STAR) 2017’에서 확인한 게임업계의 새 화두는 e스포츠 등 ‘보는 게임’이었다. 지난해에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기반으로 한 ‘체험형 게임’의 인기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게임 중계 등을 통해 즐기는 ‘관람형’ 게임이 대세를 이뤘다. 이날부터 19일까지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지스타는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을 공개하고, 업계 관계자가 모여 게임업계 현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해로 13년째를 맞이한 지스타에는 35개국 676개사가 참가한다. 올해 참가 부스는 2857곳으로, 지난해(2719곳)보다 5.1% 늘었다. 최근 분기마다 매출 기록을 갈아 치우며 쾌속 성장을 하고 있는 게임업계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는 각 게임사와 컴퓨터 부품사 등이 게임을 직접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대부분 게임을 볼 수 있도록 화면을 설치하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e스포츠와 개인방송이 게임 마케팅 수단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방송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글로벌 흥행으로까지 이어진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8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하고, 이를 현장에서 바로 중계했다. 행사장에는 신작 게임을 먼저 즐기려는 인파 외에도 게임을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300개 부스를 시연장으로 마련한 넥슨도 아프리카TV의 유명 인터넷방송 진행자를 초대해 온라인 중계를 맡기기도 했다. 행사장 중앙에 위치한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 부스에선 유명 게임 방송자들이 국내 주요 게임을 주제로 해서 번갈아 가며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오버워치, 하스스톤 등 e스포츠 경기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연인원 20만 명이 찾는 지스타 전시회의 초반 흥행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최 측은 “지난해 지스타 첫날 3만7000명이 다녀갔는데, 올해 첫날 관람객은 이와 비슷하거나 넘어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돼 주말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수험생 관람객의 방문은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관람객인 21만9000여 명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에 앞서 15일 열린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선 배틀그라운드가 대상을 차지했다. 모바일 게임 열풍 속에서 PC온라인 게임이 4년 만에 대상을 탈환했다. 이 게임 개발사인 펍지 김창한 대표는 “개인방송 트위치에서 인기를 끈 것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됐다. 게임의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가운데, e스포츠로 선보일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부산=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갑작스러운 지진 소식에 가족과 지인 안부를 묻는 연락이 폭증하면서 휴대전화 음성통화량이 급증했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지진 발생 직후 전국 음성통화 사용량은 평소의 3배로 늘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경북 포항과 대구 지역의 통화량은 9∼10배로 급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일시적으로 통화 연결이 안 됐다. 지인과 연락이 닿지 않은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며 일부 통신사 고객센터에는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지진 발생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순간적으로 80%가량 늘었고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 사용량도 5배로 급증했다. 일부 지역에서 카카오톡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이는 통신사의 일부 장비에서 피해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정전과 건물 붕괴로 중계기 50여 곳이 피해를 봤다. KT도 일부 장비에서 전기설비 장애가 발생해 정전됐다. LG유플러스는 순간적인 트래픽 폭증에 따른 장비 장애를 막기 위해 통화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자발적으로 실시했다.신동진 shine@donga.com·임현석 기자}

유료·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에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채널 운영 등 여러 면에서 규제를 받아야 하는 기존 유료방송 사업에 비해 OTT는 규제 수준이 낮고, 10∼30대 젊은 시청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기존 OTT 시장에 먼저 뛰어든 이동통신 3사도 콘텐츠 확보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15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와 CJ헬로비전, 위성방송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가 잇따라 OTT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CJ헬로비전은 이달 1일부터 자사 OTT ‘뷰잉’ 공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CJ헬로비전은 원조 OTT 서비스인 티빙을 내놓은 업체. 이를 CJ E&M에 이관하면서 관련 사업을 접었다가 2년 만에 OTT 사업을 재개했다. 뷰잉이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 티빙, 푹, 유튜브 콘텐츠를 종합 제공하는 포털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CJ헬로비전 측은 “디지털 가입자 확보와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OTT 시장에서 주도권 탈환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딜라이브는 지난해 7월 TV 방송 기반의 OTT 서비스를 선보였고,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도 최근 자사 OTT 서비스 ‘텔레비’를 출시하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같은 OTT 시장에서도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등 이동통신 3사가 주로 스마트폰 사용자를 공략하는 형태라면, 유료방송의 경우 TV셋톱박스의 기능을 확대하는 측면이 강하다. 기존 방송 채널을 다양화하고 주문형 비디오를 늘리면서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유료방송이 내놓는 OTT 상품의 경우, 유료방송을 확대한 의미 정도로 기존 유료방송 사업과도 큰 차별성이 없다는 게 중평”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기존 자사 유료방송 서비스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유료방송 업계선 가입자 수가 정체하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로 OTT만 한 서비스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서 OTT사업을 방송 서비스가 아니라 부가통신서비스로 보고 있어 규제 수준이 낮다. 케이블 방송인 딜라이브의 경우, 방송권역 제한 규제를 받지만 OTT의 경우 사실상 전국 서비스가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의무전송 채널 제한 등도 받지 않아 채널 구성이 자유롭고 방송과 관련한 마케팅 규제도 받지 않아 사업 확장에 더 용이하다. OTT시장이 확대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존 이동통신 OTT 서비스는 자사 콘텐츠(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로 경쟁력 확보에 들어갔다. KT는 직접 제작에 참여해 올레TV 모바일에 웹드라마 29그램을 공개했다.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올해 말까지 다이아tv와 함께 제작한 웹콘텐츠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도 지속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해외 사례라고만 여겨 주목하지 않았던 넷플릭스가 국내서도 급성장하는 등 젊은 시청자를 중심으로 OTT서비스가 빠르게 안착하고 있어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스타트업들이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逆)차별 문제에 정부가 적극 대응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포털 업체와 구글 간의 설전 이후 역차별 논란이 점차 증폭되는 모양새다. 배달의민족과 야놀자 등 120여 곳이 참여하는 국내 스타트업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공정한 경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국내 기업이 받는 역차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 측은 글로벌 기업의 조세 회피 논란 등을 거론하며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할 공정한 경쟁과 사회적 책임이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에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와 청소년보호 등 이용자 보호를 못 하면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해외 서비스 이용을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포럼의 김영란 기획실장은 “글로벌 인터넷 스타트업들이 한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조세 회피가 가능하고 법적 규제를 피해 간다면 국내 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럼 측은 “스타트업에 불리한 통신비용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글 유튜브가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국내 기업만 트래픽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범(汎)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9월부터 역차별 문제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상품이 중국에서 한류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인의 캐릭터 부문 자회사인 라인프렌즈는 중국 온라인 쇼핑축제인 이달 11일 ‘광군제(光棍節)’ 당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에서 라인의 캐릭터 제품을 46억 원어치 팔아 영유아 완구류 항목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라인프렌즈는 광군제에 참여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광군제 행사 당일 영유아 완구류 항목 매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가장 많이 팔린 라인 캐릭터 제품은 가방용 장신구(백참·Bag Charm) 인형(사진)이었다. 개당 81위안(약 1만3000원)으로 11일 티몰서 1만 개가량 팔렸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보조 배터리도 약 6000개 판매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3대 게임업체가 모두 올 3분기(7∼9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넥슨과 넷마블은 연매출 2조 원 시대를 동시에 열 것이 확실시된다. 12일 넥슨에 따르면 이 회사는 3분기 615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매출액은 1조8559억 원이다. 턱밑까지 추격해 온 넷마블의 누적 매출액은 1조8090억 원. 두 회사 간 격차는 500억 원 수준이다. 연말 실적에 따라 언제든지 업계 1위가 바뀔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가 끝났을 때 누가 왕좌를 지키느냐는 최근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다. 두 업체는 순위 싸움과 상관없이 동시에 연매출 2조 원 시대를 예약했다. 넷마블의 흥행실적은 대표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이 게임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3분기까지 매출액은 9608억 원을 넘어섰고 흥행 추세에 비춰선 현재 이미 매출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넥슨도 올 하반기 들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액스 등 대형작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지속적인 흥행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그동안 실적 면에서 주춤하던 엔씨소프트가 3분기에 약진하면서 경쟁이 가열됐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매출액이 7273억 원이었다. 2분기(4∼6월) 매출액 2586억 원의 거의 3배에 가깝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넥슨과 넷마블을 제치고 게임업계 매출 1위다. 대형 게임사 3곳의 분기 매출이 발표될 때마다 매번 선두 자리가 바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3분기까지만 실적이 발표됐음에도 창사 이래 처음 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의 ‘한 방’은 6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다. 엔씨소프트의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5510억 원이었다. 대부분이 리니지M 매출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모바일 시장에선 약세가 뚜렷했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로의 체질 전환까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3개 게임업체는 나란히 모바일 게임으로의 체질 전환을 마쳤다. 지금부터는 신작들의 글로벌 공략을 통해 정면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는 연내에 PC온라인 버전 리니지 게임이 성공했던 대만,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 리니지M을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해외 진출 성과가 나타날 경우 분기 매출액 7000억 원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연매출 2조 원 실적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또한 모바일 게임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매출원도 다각화할 방침이다. 넷마블은 레볼루션을 15일 북미, 유럽 54개국에 출시하면서 흥행몰이에 나선다. 넥슨은 차기 모바일 게임인 ‘오버히트’ 등을 내놓고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부에서는 국내 게임업계 구도가 지나치게 ‘3자 독식’ 구도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게임업체들의 뒤를 이어 허리를 담당할 중견 게임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게임 3사가 모두 호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점은 고무적이지만 게임업계 전체가 탄탄해지려면 다양한 게임기업들이 성장해 생태계 전체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네이버 한성숙 대표(사진)가 구글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구글과 네이버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표는 9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이 국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는 만큼 구글에 공개 질의하겠다”며 “구글은 국내 매출과 망 사용료, 투자 및 고용 현황 등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블로그에 각 쟁점에 대해 근거가 되는 자료들을 사진으로 일일이 첨부 게시하면서 구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매출 규모를 밝히면서도 국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는 매출을 밝히지 않는 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대표는 네이버의 투자 현황과 고용 규모 등을 공개하며 구글을 압박했다. 네이버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8105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구글이)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구글의 국내 고용 규모를 2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그는 “구글코리아는 2006년 국내에서 연구개발(R&D) 인력을 고용하겠다며 정부로부터 120만 달러(약 13억 원)를 지원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네이버는 올해만 국내 63개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2318억 원을 투자했다”며 “구글은 사회적 기여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는 피상적인 언급을 넘어 투자, 기부 측면에서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공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통신사에 내는 망 사용료 역시 문제 삼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통신사에 734억 원의 망 사용료를 냈다. 한 대표는 “구글 유튜브는 올해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이 72.8%로 네이버TV(2.7%)의 27배에 달하는데 망 사용료를 얼마나 내는지 공개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구글은 검색 어뷰징(부당행위)과 관련해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구글을 살펴보면 돈을 주고 상위에 검색 결과를 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구글 간 공방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구글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 문제를 거론하며 촉발됐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가 이달 2일 “세금을 제대로 내고 국내에서 고용도 수백 명 하고 있다”고 반박하자 한 대표가 재반박에 나섰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 ‘유튜브 편중’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트위치, 넷플릭스 등 외국계 동영상 업체들도 함께 약진해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순이용자 수는 유튜브가 2302만566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의 2105만6194명보다 9.4% 증가했다. 다른 글로벌 모바일 동영상 업체들도 일제히 약진했다. 게임방송 전문 플랫폼인 트위치의 월간 앱 이용자 수는 지난해 9월 9만2540명에서 올 9월 75만3766명으로 8배 이상으로 뛰었다. 넷플릭스 앱 이용자 수 역시 같은 기간(1만9218명→14만6377명) 8배 가까이로 늘었다. 국내 업체들은 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TV의 9월 이용자 수 373만8433명은 지난해 9월 551만8518명보다 32.3%나 급감한 수치다.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 이용자도 1년 만에 365만1709명에서 321만4282명으로 줄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같은 기간 233만7669명에서 127만520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앱 이용 시간도 유튜브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는 9월 한 달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사용 시간 중 11.5%를 차지했다. 카카오톡(11.3%)보다 이용 시간이 더 길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우리는 상상력과 개념화 능력,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결국 다른 동물과 다르지 않게 오감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는 육체적인 존재다. ―‘아날로그의 반격’ (데이비드 색스·어크로스·2017년)》 돈을 벌기는커녕 유지하기도 빠듯하다는데, 점포 수가 자꾸 늘어나는 업종이 있다. 바로 서점이다. 동네서점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하는 퍼니플랜이 최근 발표한 ‘2017 독립서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1년 이내 연 서점은 53개로 일주일에 하나씩 오프라인 서점이 생겨나고 있다. 서울 시내의 대형서점조차 온라인 서점과의 경쟁에서 힘겨워하는 판에 동네서점이라니. 큰 폭의 할인과 서점을 연계한 각종 쿠폰 등을 앞세운 온라인 서점의 위상 앞에서 무모한 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장 망할 것 같다는 짐작과는 달리, 소규모 동네서점을 방문해 보면 오히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지는 강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서가와 카운터 사이가 가깝다 보니 책을 고르는 중에 서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동네 단골과는 퇴근길에 종종 마주친다. 동네서점에서 독서모임 등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열리기도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는 서울 동대문구의 아무책방이나 서대문구의 유어마인드 등 동네서점들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곳으로 꼽힌다. 동네서점의 증가세는 디지털 사회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동네서점을 방문한다는 것은 사람 냄새와 작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을 그리워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온라인 서점도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이 적용돼 책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지만, 이는 대화를 통해 동네서점 주인이 추천해 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온라인 서점은 그동안 구매한 책의 패턴을 분석해 내가 지금껏 읽어 왔던 책과 비슷한 책을 권해 준다. 반면 서점 주인의 추천에는 의외성이 숨어 있다. 우연한 발견에서 기쁨을 느끼는 어린아이.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이다. 동네서점 열풍은 한 사례일 뿐이다. 디지털의 압도적인 효율성을 확신하고, 전 산업의 디지털화를 외치던 한국 사회가 피로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 바로, 아날로그의 반격이 시작될 조짐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이달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앞두고 국산 대형 신작 게임들이 잇따라 출시 계획을 알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선 중국산이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국산 게임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만큼 국산 신작들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등이 연말에 ‘오버히트’,‘테라M’ ‘이카루스M’ ‘세븐나이츠2’ 등 대형 모바일 게임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테라M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테라M은 인기 PC온라인 게임 ‘테라’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작품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원작 게임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엔씨소프트도 새롭게 시장을 이끌 신작을 7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엔씨소프트의 대작인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중 하나를 IP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도 최근 신작 게임 ‘체인 스트라이크’의 게임 공개를 앞두고 점검을 하고 있다. 이 게임은 동서양의 감성을 아우르는 200여 종의 캐릭터 아트를 동원했다. 여기에 이용자가 전문 성우진을 통해 흥미진진한 게임 스토리를 듣는 방식이어서 게임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슨은 국내 모바일 게임 최초로 출시 첫날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 ‘매출 1위’란 기록적인 성과를 남겼던 ‘히트’의 후속작(오버히트)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소녀전선’ ‘붕괴3rd’ ‘음양사’ 등 중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 선전하면서 최근엔 매출 상위권 순위에서 4∼6개가 중국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와 개발력이 중국에 뒤처진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산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으려면 대형 신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삼성 갤럭시, 자유(加油·‘힘내라’라는 뜻의 중국어).” “SK텔레콤 T1, 쭤더하오(做得好·잘했어).” 4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중국 팀은 4강전에서 탈락하고 삼성과 SK텔레콤이 운영하는 국내 팀(각각 갤럭시, T1)끼리 맞붙은 경기에서 4만 명이 넘는 관중은 한국 기업명이 들어간 팀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크기와 맞먹는 경기장을 빼곡하게 채운 관중 대부분은 중국인. 뜨거운 응원은 최근까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감을 가진 현지 분위기를 무색하게 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글로벌 콘텐츠인 게임과 e스포츠를 활용해 사드 배치로 얼어붙었던 중국인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이날 중화권 인기 연예인이기도 한 저우제룬(周杰倫·38) 롤 게임단(J팀) 구단주는 본경기에 앞서 펼친 공연에서 “게임은 국가 간 장벽을 허문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롤드컵 결승전은 온라인 생중계로만 매년 전 세계 4000만여 명이 시청하는 경기로 올해에는 유료 티켓이 판매 5분 만에 매진됐다. 게임단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었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 팀의 강찬용 선수(25·아이디 Ambition)는 “우리 팀은 스타급 선수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 중국 팬이 적을 줄 알았는데, 관중이 팀 이름을 외치는 것을 들으며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패했지만 연봉 30억 원을 받는 등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SK텔레콤 T1 팀 이상혁 선수(21·아이디 Faker)의 인기는 한류 연예인 송중기 씨와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경식 SK스포츠단 팀장은 “결승전을 앞두고 중국 팬들이 이 선수의 숙소를 수소문해 응원 피켓을 들고 몰려왔다”고 전했다. 중국의 ‘아프리카TV’로 불리는 더우위에서 올해 3월부터 생중계한 T1 팀의 연습 경기는 약 400만 명이 시청했다. 관중석은 게임만큼은 정치적 문제와 무관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 T1 팀을 2013년부터 응원해왔다는 중국인 덩페이 씨(27)는 “사드 논란은 정치 이슈일 뿐 개인과 상관없다. 게임단이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롤 게임 속 캐릭터 분장을 하고 관중석에 앉은 장지 씨(24)는 “좋아하는 두 팀이 맞붙었다”며 “게임 덕분에 젊은층 사이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스포츠 시장에서 ‘게임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잘 활용하면 e스포츠로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게임 중계권 등을 포함한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지난해 총 8억9200만 달러(약 1조500억 원)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의 온라인 게임 이용자는 1억7000만 명으로 이 중 약 70%가 10, 20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날 미국에서 열린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의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한국 팀이 캐나다 팀을 꺾고 우승해 지난해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베이징=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구글이 국내에서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그들이 얼마나 버는지 모른다. 구글은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고, 통신 트래픽(인터넷 통신량) 비용도 안 낸다.”(10월 31일,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 “이 전 의장의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11월 2일, 구글 공식 입장 자료) 글로벌 포털 기업인 구글과 국내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날선 공방을 벌이며 맞붙었다. 그동안 양사는 자사의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며 공개 비판을 꺼려왔지만, 세금 회피 논란과 네이버의 뉴스 편집 논란 등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인터넷업계는 양사가 2일 공식 자료와 반박 자료 등을 잇달아 내며 설전을 벌인 점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2일 기자들에게 전달한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네이버의 이 창업자가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감에서 이 창업자는 “구글이 제대로 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며 조세회피 논란과 국내 고용 실적이 저조하다”고 지적했었다. 구글코리아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국내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며 “구글코리아에는 수백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구글의 국내 고용 규모를 200명 정도로 보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입장을 내놓자 네이버는 재반박에 나섰다. 네이버 측은 “구글이 국내에서 얼마나 매출을 올리는지, 이에 따른 법인세를 어느 정도로 내는지 공개도 안 하는데 세금을 제대로 내는지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계에선 구글이 국내에서 연 4조5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추정하는데, 이를 고려할 때 구글코리아의 고용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구글이 자사의 조세회피 논란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을 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구글코리아가 서비스 매출 규모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글코리아가 버는 만큼 제대로 법인세를 내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구글플레이 매출 등에 대해 구글 본사가 직접 담당해 국내에서 얼마의 세금을 내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앱 장터 매출, 검색광고 등은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잡아 매출을 돌려 국내에서 사실상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 배치의 공정성 등에 대해서는 구글이 네이버를 반격했다. 최근 네이버가 검색어 조작, 뉴스 부당편집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코리아는 “구글은 검색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 투명성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며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해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이 창업자가 지난달 31일 국감에서 검색어 조작 이슈 등에 대한 의원 질의를 받고 “국내에서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구글코리아가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이라고 답변한 점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스포츠 뉴스 부당편집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경우의 수가 무한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선 인공지능(AI)이 갈 길이 멉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등 융통성이 떨어지더군요.”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인간과 AI 간의 PC게임 ‘스타크래프트 부르드워’ 대결은 인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이번 대결에 등판한 게임용 AI를 개발한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김경중 교수(40)는 “머신러닝(데이터를 학습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AI는 한계가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세종대와 세종사이버대 주최로 열린 ‘인간 vs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 ‘인간 프로게이머’인 송병구 선수(29)가 ‘게임 AI’ 4종 각각을 상대로 한 게임에서 모두 이겼다. 대결에 참가한 AI의 면면은 화려했다.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이 개발한 게임 AI와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개최한 AI 간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 1위(ZZZK봇·호주), 2위(TSCMOO·노르웨이), 3위(MJ봇·한국)를 차지한 AI가 대결에 나섰다. 특히 MJ봇은 세종대 김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국내 AI여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본 동시 시청자 수는 최대 3만6000명에 이르렀다. 이들 게임 AI는 일반인 이용자와의 대결에선 5승 1패를 기록해 지난해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누른 알파고를 방불케 했다. 그러나 게임 AI는 프로게이머의 벽은 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게임 AI가 프로게이머에게 패한 이유는 AI에 ‘스크립트’라는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스크립트 방식은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와는 달리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만 대응하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돼 상대방이 예정된 패턴과 다르게 반응하면 급격하게 실력이 떨어진다. 알파고의 이전 버전으로 불리는 이유다. 게다가 스타크래프트는 저그와 프로토스, 테란이라는 종족을 선택해 가상의 전쟁을 벌이는 게임으로, 한 수씩 교환하는 바둑과 달리 실시간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하다 보니 패턴 찾기의 명수인 AI가 능력을 발휘하기에 아직 어려운 분야로 통한다. 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PC게임에도 인간과 상대하는 알고리즘이 내장돼 있는데, 게임 AI는 이를 좀 더 개선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로 게임 AI는 그동안 인간에게 도전하지 않고 AI끼리만 대결하면서 기술 수준을 높여 왔다. 그러다가 인간에게 도전할 만큼 기술을 쌓았다는 판단에서 이날 인간 프로게이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실력 차만 확인하고 끝난 셈이다.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현재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신석환 솔트룩스 부사장은 “컴퓨터 게임처럼 무한한 경우의 수가 있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지가 머신러닝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인간과 AI의 게임 대결은 의학 등 더 복잡한 분야에 AI가 적용될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로 진행돼 온 국정감사가 종료를 하루 앞둔 30일 정상화됐다. 보이콧 선언 나흘 만에 한국당이 국감 복귀를 선언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2개 상임위는 부처별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 “네이버, 언론과 달라”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증인으로 불러 미디어 시장에서 네이버의 부당 편집과 광고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 등을 추궁했다. 이 창업자는 외부 노출을 꺼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국감 출석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껏 대외 활동을 자제했던 그는 답변 중 종종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 창업자는 스포츠 뉴스를 의도적으로 재배치한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향후 개선 방향이나 여론 조작 의혹에 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직원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재배열한 사실이 드러났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최근 사과문을 올렸고, 한 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도적인 뉴스 편집이 없도록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며 다시 사과했다. 뉴스 공정성과 관련된 질의가 집중됐으나, 이 창업자는 네이버에서 글로벌 투자만 담당하고 있어 현안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해갔다. “네이버를 언론으로 보느냐”는 의원 질의에 이 창업자는 “뉴스 생산을 하지 않아 기존의 언론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언론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언론이라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또 네이버가 언론 조작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질의에는 “현재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내용을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 창업자는 뉴스 서비스 공정성과 관련해 “외부 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맡기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외부 공격에 대한 위협이 없다면, 뉴스 서비스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론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네이버 편집 책임을 강화하고 견제하는 뉴미디어 편집위원회 설립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 야당 “네이버 청문회 열어야” 한국당 의원들은 이 창업자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와 별개로 과방위 차원에서 네이버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국민을 기만한 네이버에 대한 검찰 고발과 함께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네이버가 기사 순위를 재배열하면서 옥상옥으로서 언론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했다. 광고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지위라는 지적에 대해서 이 창업자는 일부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네이버의 검색 광고인 ‘파워링크’ 서비스를 “유전(有錢) 앞줄, 무전(無錢) 뒷줄”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돈만 내면 품질과 상관없이 광고비에 따라 (검색 결과에서) 앞줄에 간다. 네이버가 손만 대면 중소기업이 팍팍 쓰러진다”며 따졌다. 이 창업자는 “검색 광고 방식은 네이버뿐만 아니라 구글 등 전 세계 검색 엔진이 다 하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또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여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 창업자는 “구글은 시장점유율 90%를 갖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한국에서 70%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은 국내만 보시지 말고 세계도 같이 보시는 게 좋겠다. 광고 수도 구글과 비교하면 네이버가 절대로 많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 창업자의 답변 태도를 놓고 여야 의원 간 공방도 오갔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네이버의) 실질적인 오너가 이해진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해외로 뻗어나가려고 애 쓰는 분인데 죄인 취급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국감에 복귀했지만 국감장 곳곳에서 여야 간 마찰이 벌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장례식장에서 볼 법한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국감장에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공영방송이 사망했다’는 항의 표시 차원이었다. 홍수영 gaea@donga.com·임현석·송찬욱 기자}

넥슨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인재등록풀을 운영하고 수시채용을 진행한다. 또 상반기 ‘장기인턴십(정규직 전환)채용’과 하반기 ‘신입·경력 공개채용’ 대규모 채용을 통해 체계적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넥슨은 현재 2017년도 하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11일 서류접수를 마치고 직무별 면접, 역량테스트 등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공개채용은 넥슨과 띵소프트, 불리언게임즈 총 3개 법인에서 진행한다. ‘게임프로그래밍’, ‘플랫폼엔지니어’, ‘IT엔지니어’ 등 개발 분야와 ‘게임기획’, ‘게임아트’ 및 ‘온라인·모바일 게임사업’, ‘해외사업’ 등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 12월 중 새로운 직원들을 맞이한다. 지난달 24일에는 넥슨 경기 판교사옥에서 취업특강과 전문상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리어클럽’을 개최했다. 넥슨을 포함한 게임업계 취업 준비생을 위해 진행된 이번 ‘커리어클럽’에서는 ‘게임아트’, ‘게임개발’, ‘분석개발’, ‘게임분석’, ‘게임사업’, ‘게임기획’, ‘플랫폼개발’, ‘커리어’ 등 총 8개 직무 분야의 취업특강과 함께 다채로운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상담이 진행됐다. 넥슨은 창립 때부터 수평적인 토론과 유연한 사고를 중시하고 항상 최초를 만들어내겠다는 도전적인 정신을 추구해왔다. 기업 문화 역시 개개인의 의견과 토론을 통한 합의를 존중하고, 각각의 분야에서 자율적인 업무수행을 지향한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임직원이 실제 업무를 진행할 때 학벌이나 자격증, 어학성적 등은 평가항목에서 제외한다. 대신 구체적인 업무사례, 상세한 자신의 향후 방향성과 비전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특히 올해는 빅데이터, 머신러닝·딥러닝,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집약해 게임 플레이환경을 개선하고 고도화하는 분석본부에서 SW엔지니어 및 프로그래머를 대거 채용한다. 분석본부는 올해 5월 데이터분석팀, 라이브서비스, 라이브개발실, UX분석팀 등 기술기반 조직을 융합해 출범했다. 분석본부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만족을 제공하고, 게임의 가치를 보다 높여 이용자들이 꾸준히 게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현재 ‘매치메이킹’(실력이 비슷한 이용자끼리 게임을 주선하는 기능) ‘신규API(오픈소스)’ 개발 등 고도화된 부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 게임 플레이 경험을 한층 높일 시스템으로 꼽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웹툰과 웹소설이 서브컬처(Sub-Culture·특정 집단의 독특한 문화)라고요? 카카오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 국내 서비스 회원이 1500만 명이나 되는걸요. 이쯤 되면 주류 문화라 할 수 있지 않나요?” 카카오 이진수 콘텐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44·사진)은 이달 10일 경기 성남시 포도트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때 제값 받고 팔기 어렵다고 여겨지던 웹툰, 웹소설이 게임이나 음원처럼 ‘팔리는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의 콘텐츠 분야 자회사로, 유료 콘텐츠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 대표도 겸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 6월 들어 가입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10명 중 3명이 보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 카카오 일본 웹툰 서비스인 피코마는 이달 들어 현지 애플스토어 책(북)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일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1위에 올랐다. 일본 최대 만화 출판업체인 소년점프 앱의 인기도 제쳤다. 카카오페이지가 출범한 2013년 4월만 해도 국내에선 유료 콘텐츠는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출범 첫해 월 거래액이 1억 원에 그칠 정도로 미미했다. 프리챌 마케팅팀장, NHN 마케팅센터장 등을 두루 거친 이 부사장이 모바일 콘텐츠 사업에선 쓴맛을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모바일 게임 ‘애니팡’에서 따온 아이디어를 반전 카드로 꺼냈다. 애니팡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할 수 있는 권리인 ‘하트’를 주는 것에 착안해 카카오페이지에도 ‘기다리면 무료’라는 사업모델을 적용했다. 유·무료 경계를 허문 덕분에 사업은 급성장했다. 카카오페이지 콘텐츠 거래액은 2014년 200억 원에서 2015년 500억 원, 지난해 1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 부사장은 “연내 동영상 서비스도 추가해 카카오페이지를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외신은 카카오 일본 법인인 카카오저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와 일본에서 일 거래액이 각각 5억 원, 1억 원을 돌파하면 포도트리의 기업공개(IPO)가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지난달 이를 모두 넘어섰다”며 “IPO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중국 텐센트와의 제휴로 중국에도 진출했다”며 “한중일 3국에서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시점에 맞춰 IPO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