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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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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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美경찰 “외교사건 수사경험 많다”

    폴 멧캐프 미국 워싱턴 경찰국 대변인은 13일(현지 시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활발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under active investigation)”라고 동아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워싱턴 경찰국은 주말을 거치며 한국에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수사 관련 질의에 답변 자체를 하지 않는 등 언론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 경찰 당국이 피의자가 한국 고위 공직자이고 한국에서 이번 사건이 초미의 관심사인 것을 알고 있나. “알고 있다. 신고 접수 경관들이 현장 출동 때 피해자 진술을 듣고 피의자가 유명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곧바로 인지했다. 지금 한국에서 이번 사건이 얼마나 주목 받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유명인 여부는 우리 수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피의자가 고위급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범죄인 인도(criminal extradition) 요청 등 수사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나. “상관없다. 유명 정치인이든 일반 시민이든 수사를 위해 인도 요청이 필요하다면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 한국 정부에 신병 인도를 요청할 것이다.” ―피해자가 미국 시민이고 한국 정부가 윤 전 대변인의 도피를 직간접으로 돕거나 방조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우리는 (워싱턴)DC 경찰이다. 이곳에는 수많은 외국 공관이 있고 외국 사절이 방문한다. 과거에도 이 같은 외교 사건을 많이 다뤄봤다. 외교 문제와 연관된 범죄사건을 다루는 데 우리 나름의 방식과 노하우가 있다.” ―초기 사건 신고서에 적힌 대로 경범죄 혐의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될 것인가. “혐의 내용은 추가 수사를 통해 얼마든지 바뀐다. 경범죄에서 중범죄로 올라갈 수도 있고 반대로 내려올 수도 있다.” ―피의자가 한국에 있어 수사가 힘들 텐데…. 피해자 조사는 다 끝났나.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만 해줄 수 있다. 더이상은 밝힐 수 없다. 수사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한국에서 매우 관심이 많다. 수사 진행 상황을 공개할 것인가. “그럴 계획 없다. 초대형 사건이 아니면 그런 경우는 없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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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美경찰 “윤창중, 중범죄 수준으로 수사”

    미국 경찰 당국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를 중범죄 수준으로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폴 멧캐프 워싱턴 경찰국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윤 전 대변인의 수사를 살인 강간 등 중범죄에 버금가는 비중으로 수사하고 있다”며 “다만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 내용이 바뀔 수 있는 만큼 경범죄에서 중범죄로 올라갈 수도 있고 거꾸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멧캐프 대변인은 또 “범죄인 인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윤 전 대변인 같은 유명인이든, 일반 시민이든 똑같이 취급해 신병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날 미국 경찰 측에 이번 사건을 조속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국 정부의 방침을 공식 전달했다. 최영진 주미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 수사 당국에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동시에 절차가 빨리 진행되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 채널을 통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대사관 고위 관계자도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과 피해자인 인턴 직원의 진술 내용이 서로 상반되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려면 미 경찰의 신속한 수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 경찰은 “연방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하겠다”라는 답변을 해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6시경 자신이 묵고 있던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방 안에서 알몸인 상태로 피해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잡아 쥐었던(grab)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여성 인턴은 7일 밤 W워싱턴DC 호텔에서 1차 성추행을 당한 데 이어 페어팩스 호텔 방 안에서 이 같은 일을 당하자 경찰 신고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방을 쓰던 주미 한국문화원 여직원도 이 같은 지속적인 성추행에 분노해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의 사후 처신과 청와대 등 정부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비교적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을 어렵게 만든 셈이다. 또 이 사건 직후 윤 전 대변인을 덜레스 공항에 데려다준 사람은 문화원 소속 남자 인턴으로, 인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화원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에게 교통편을 직접 제공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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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호텔방 강제추행, 한미 범죄인 인도 대상”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숙소인 미국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방 안에서도 피해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잡아 쥐었다(grab)는 증언이 본보 취재를 통해 드러남에 따라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윤 전 대변인에 대한 형사처벌 형량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경찰국이 윤 전 대변인의 1차 성추행뿐 아니라 2차 알몸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 진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피해 인턴 측의 한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6시경 호텔 방 안에서 알몸인 상태로 2차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에 대한 피해자 진술을 수사팀이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7일 밤 W워싱턴DC 호텔 와인바에서 인턴의 엉덩이를 만지는 1차 성추행만 신고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해야만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드러나는 셈이다.○ 2차 성추행 진술 땐 사건 성격 달라져 문제의 2차 성추행 부분은 미 경찰이 10일 공개한 초기 조사 보고서에는 빠져 있었다. 이를 두고 워싱턴 현지에서는 “피해자 측이 이번 사건을 크게 확대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예 신고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 소식통은 “사건이 더 확대돼 한국의 이미지가 계속 손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윤 전 대변인은 이를 깊이 헤아려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 현지 법조계에서는 호텔 방 안의 2차 알몸 성추행이 누락된 상태에서 공개된 장소인 W워싱턴DC 호텔 바에서 엉덩이를 잡아 쥔 정도로는 낮은 수준의 경범죄 혐의가 적용돼 벌금 500달러(약 55만4000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윤 전 대변인이 빨리 미국에 자진 출두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는 것이 본인을 위한 길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하지만 피해 인턴이 호텔 방에서의 알몸 성추행 문제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 의지까지도 경찰에 밝혔다면 비중은 크게 달라진다. 워싱턴 현지에서 활동하는 함윤석 변호사는 “윤 전 대변인이 피해 인턴을 호텔 방 안으로 불러 알몸 상태에서 엉덩이를 만졌다면 ‘경범죄 성추행’ 단계를 넘어 ‘중범죄’에 해당하고 ‘강간 미수’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의 구성요건인 ‘물리적인 행동’과 ‘범의(犯意)’ 측면에서 볼 때 공개된 호텔 바에서의 행동보다는 밀폐된 호텔 방 안에서의 행위가 더 가벌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성추행 장소인 워싱턴도 추가 변수 일각에서는 성추행 장소가 워싱턴이라는 점이 윤 전 대변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법률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은 관할 주(州)가 없는 자치구역으로 연방법원이 관할하고 있다. 연방법원은 주 법원과 마찬가지로 지방(1심), 항소(2심), 대법원(최종심)으로 나뉜다. 사안의 경중으로 불 때 이번 사건은 연방 1심 법원에서 종결될 것이 확실하다. 연방법원은 워싱턴과 관련된 사건을 다룰 때 관대하게 판결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워낙 강력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다운그레이드’ 현상이 있다는 것. 반면 바로 옆 버지니아 주는 처벌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경범죄는 처벌 7단계로 구성된다. 같은 범죄라도 버지니아에서 6 수준의 비교적 강한 처벌을 받는다면 워싱턴에선 3, 4 수준이다. 윤 전 대변인이 한인 밀집지역인 애넌데일 등 버지니아에서 성추행을 했다면 훨씬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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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美언론에 비친 윤창중 스캔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신고받은 미국 경찰의 조사 접수 보고서는 ‘경범죄에 해당하는 성범죄(SEX ABUSE-MISD)’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적 용어일 뿐 미국 언론은 다양한 단어를 사용해 이번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성추행(sexual assault)으로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ABC방송 등이 사용하고 있다. 이 매체들은 “윤 대변인이 미국 워싱턴에서 젊은 여성을 성추행한 사실이 밝혀져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12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국립사법연구소(NIJ)는 성폭력(sexual violence)을 크게 성폭행(rape), 성추행, 성희롱(sexual harassment) 등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성추행은 동의 없이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성적인 의도를 갖고 고의적으로 만지는 행위를 뜻한다. 넓게는 관음증, 노출증 및 상대방에게 완력을 가해 포르노물을 보여주는 경우까지 포함된다. 상대방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시키는 성적인 발언 및 농담을 던지는 성희롱보다 중한 위법행위로 간주된다. 반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성희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일부 언론은 성추행, 성희롱 등으로 구분하기보다 ‘성적 부정행위(sexual misconduct)’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성범죄 수준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단어보다 일반 용어를 선호하는 것. CNN이 대표적인 예다. 또 많이 등장하는 것은 ‘더듬다(grope)’라는 단어다. 뉴욕타임스는 “윤 씨가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젊은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더듬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법적 용어는 아니지만 성범죄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다는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단어다. 허핑턴포스트는 ‘성적으로 괴롭혔다(molest)’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로 아동 성학대에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윤 전 대변인과 젊은 여성 인턴 사이에 나이차를 부각할 때 등장하고 있다.백연상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baek@donga.com}

    •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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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美교포들 윤창중 해명회견 비난

    11일 열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대해 성추행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미시USA’(www.missyusa.com) 등 교포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들로 넘치고 있다. 미시USA에는 윤 전 대변인의 회견 이후 관련 글이 400여 개 올라왔으며 각 글에 수십 개씩 댓글이 붙었다. 윤 전 대변인이 “인턴의 허리를 툭 친 것은 문화적 차이를 잘 알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엉덩이를 움켜쥔 적은 없다고 치자. 그러면 한국 문화에서는 (잘 모르는 여성의) 허리를 툭 친 것은 용납된다는 얘기냐”고 지적했다. 또 윤 전 대변인이 회견 내내 인턴에게 ‘가이드’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인턴이라고 부르는데 본인 혼자 유독 가이드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것은 외국 현지 고용원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 한편 국내의 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한 회원은 ‘미시USA’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멸치눈알’을 쓰는 일베 회원은 11일 오후 6시 13분 ‘인증샷’과 함께 ‘미시usa 그냥 해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인증샷은 미시USA 운영자의 아이디로 작성된 공지 게시판 글 캡처 화면으로 ‘오유(진보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를 지칭)에서 왔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 회원은 “내가 미시USA의 취약점을 제일 처음 발견한 일게이(‘일베 게시판 이용자’의 준말)”라며 “하도 지×해서 해킹하고 인증(한다)”고 썼다. ‘멸치눈알’은 댓글을 통해 자신이 16세라고 밝혔다. 해킹 방식은 초보적인 수준으로 미시USA 회원들의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성추문도 국제적 망신인데 해킹으로 또 나라 망신을 시킨다” 등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김성규 기자 mickey@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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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허태열 실장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중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공식 사과했다. 허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사과에서 “방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순방 기간에 청와대 소속 직원의 민망하고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며 “이남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귀국 당일(10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저를 포함해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건 조사 뒤 청와대의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허 비서실장의 사과문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며 “우리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윤 전 대변인도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미국 사법당국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청와대의 은폐 의혹으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미 수사 당국은 주미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 측이) 피해자를 별도로 접촉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협조 요청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외부에 처음 알린 미국 웹사이트 ‘미시USA’에서는 “(워싱턴 소재) 한국문화원 여직원이 사건 정황을 최초 인지해 상사들에게 보고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화가 나 피해 인턴과 함께 신고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직원은 문화원을 그만뒀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원 측은 “곧바로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며 “보고를 묵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 인턴과 같은 방을 썼던 이 문화원 여직원은 사건 이후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지휘 책임을 물어 이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egija@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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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파문]1차 성추행 의혹 와인바 가보니

    “그날 저녁 ‘코리아 스포크스맨(대변인)’이 이곳에 왔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 논란의 장소로 떠오른 W워싱턴DC호텔 바의 바텐더는 11일 오후(현지 시간) 동아일보 기자에게 7일 저녁 윤 대변인의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 바텐더는 “스포크스맨 일행이 중앙 테이블에 앉았다”고 밝혔다. 현장 취재 결과 문제의 호텔 바는 66m²(20평) 정도의 작고 아담한 규모였다. 윤 전 대변인이 주장한 대로 허름하지는 않았다. “중앙에 상당히 긴 테이블이 있었다”는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발언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구조였다. 대다수 호텔 바가 개별 테이블이 배치된 ‘분산형’ 구조인 것과 달리 이곳은 중앙에 대형 테이블이 있고 양쪽으로 7개씩 의자가 놓여 있는 ‘집중형’ 구조였다. 중앙 테이블이 칸막이가 없이 확 트여 다른 손님들이 잘 보이기 때문에 윤 전 대변인과 피해 여성 A 씨가 서로 건너편에 앉아 있으면 성추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성추행이 있었다면 좌석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오가거나 바에서 나올 때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윤 전 대변인은 “바가 지하에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본 결과 반지하 스타일이어서 창문 바깥쪽으로 길거리 풍경이 보였다. 또 윤 전 대변인은 “먼저 호텔 꼭대기층 테라스 바에 갔지만 술값이 비싸 지하 바로 내려왔다”고 주장했지만 술값을 비교하면 오히려 지하 바가 더 비쌌다. 오히려 테라스 바는 라이브로 노래를 하고 시끄럽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높다. 입구 바로 옆 벽면에 설치된 보안카메라가 중앙 테이블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윤 전 대변인 일행도 사건 당일 찍혔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 사건 접수 신고서에도 “현장에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바텐더는 “그날(윤 전 대변인 일행 방문일)도 카운터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바텐더는 중앙 테이블이 내려다보이는 카운터에서 일하면서 내부 상황 전반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였다. “어떻게 그가 대변인인 줄 알았느냐. 본인이 얘기했느냐”고 묻자 바텐더는 “누군가(someone)가 얘기해줬다”고 답했다. 경찰이 당일 사건 접수 후 이곳에 현장조사를 벌이면서 대변인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보였다. 사건 당일 윤 전 대변인 일행을 서빙했던 웨이터는 이날 저녁근무인 관계로 만나지 못했다. 바텐더는 “일행이 2시간 이상 앉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30분가량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윤 전 대변인 회견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다. 또 “일행이 바에서 나간 시간은 오전 1시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에는 별도의 화장실이 없어 위층(1층)의 ‘J&G 스테이크 하우스’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긴 편. 운전사가 동석했어도 화장실에 갈 경우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추행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mickey@donga.com}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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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전격경질]성추행설 처음 알린 ‘미시USA’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설은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 ‘미시USA’(www.missyusa.com)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미시USA’는 1999년 미국 한인 여성의 인터넷 동호회로 시작한 뒤 2002년 11월 자체 웹사이트를 개설해 미주 최대의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특히 시민권자 영주권자 주재원 유학생의 여성 배우자가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로 건강, 미용, 요리, 육아 관련 생활정보와 물물교환 코너가 인기가 높다. 이 사이트의 ‘토크 라운지’ 코너에선 한인 여성들이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자유롭게 올리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국 광우병 관련 논란도 이 코너를 통해 더 커졌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진 다음 달인 2010년 4월 주미 한국대사관의 한 고위간부가 업무 시간에 버지니아 주 라우든 카운티의 한 퇴폐 마사지업소에서 안마를 받다가 적발된 사건도 미시USA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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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창중 전격경질]대통령은 밤새워 연설 준비할때 대변인은 女인턴과 술자리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에 전격 경질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고위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7일(현지 시간)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오찬,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윤 전 대변인은 공동 기자회견에만 참석했다.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도 윤 전 대변인은 모습을 보였다. ○ 인턴 직원과 부적절한 술자리 그러나 이후 행적부터 성추행 의혹을 받게 된다. 윤 전 대변인은 만찬 뒤 백악관 인근 호텔로 가서 8일 오전 1, 2시까지 현지에서 인턴으로 채용된 피해 여성 A 씨(21)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시민권자이며 교포 2세 여대생인 A 씨는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 주미대사관에서 채용한 임시직 인턴 30명 중 1명. 윤 전 대변인 전담으로 선발돼 통역, 서류 정리 등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사건 신고 접수보고서에 따르면 현장 주소는 515 15th Street NW. Washington DC로 백악관 맞은편 ‘W 워싱턴DC 호텔’이다. 윤 전 대변인은 호텔 바에서 ‘(A 씨의)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는(grab buttocks without permission)’ 성추행을 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귀국 후 대통령민정수석실 조사에서 “호텔 바에는 운전사까지 3명이 있었으며 A 씨는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 있었다. ‘가제트 팔’도 아니고 어떻게 성추행을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보고서에 기록된 사건 시간은 오후 9시 반에서 10시이지만 정황상 더 늦은 시간일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윤 전 대변인과 A 씨는 W호텔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숙소 페어팩스 엠버시로 호텔로 이동했다. 당시 대통령 수행 기자들은 프레스룸에서 한국 시간에 맞춰 밤새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윤 전 대변인 속옷 차림 보고 경찰 신고 청와대 등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6시 반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호텔방으로 서류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피해자 측 주장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A 씨가 오지 않자 다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했고 A 씨가 마지못해 호텔 방으로 가자 거의 나체에 가까운 속옷 차림으로 그를 맞았다는 것. 직접적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피해자에게 성적(性的) 수치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2차 성추행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에 놀란 A 씨는 곧바로 호텔 방을 나와 워싱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전 8시 반 페어팩스 호텔로 출동해 A 씨의 진술을 받았다. 경찰 보고서에는 신고(report) 시간이 낮 12시 반으로 되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은 이 대목에 대해 다른 진술을 하고 있다. A 씨가 오전 6시 반 자신의 짐을 가져가기 위해 호텔 방으로 왔으며 그때 마침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에 속옷 차림이었다는 것. 수시로 자료를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A 씨에게 자신의 호텔 방 열쇠를 줬다는 것이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이다. A 씨에게 욕설한 적도 없다고 한다. A 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을 안 윤 전 대변인은 짐도 못 챙기고 도망치듯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향했다. 대사관의 차량 도움도 없이 직접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간 윤 전 대변인은 발권 창구에서 신용카드로 400여만 원에 이르는 비즈니스석을 구매했다. 8일 오후 1시 35분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고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바로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았다. ○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일파만파 윤 전 대변인이 미국 경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도망가듯 서울행 비행기에 오른 것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전 대변인은 “인턴이 미국 시민권자여서 미국에서 조사를 받을 경우 항변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만큼 조사를 받더라도 한국에서 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로스앤젤레스 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 31분(한국 시간 10일 오전 2시 31분) 윤 전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미국 거주 한인 여성이 많이 보는 온라인 커뮤니티 ‘미시USA’ 웹사이트에 9일 오전 6시에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수행 중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성추행 의혹은 급속히 확산됐다. A 씨와 함께 채용돼 인턴직을 수행한 친구가 관련 사실을 전해 듣고 격분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대사관에는 10명 내외의 정식 인턴이 있지만 박 대통령 방미 기간에 맞춰 5일 기간으로 임시직 인턴 30명을 추가 선발했다. 대부분 교포 자녀인 임시 인턴은 사무, 공보, 통역 등 보조 업무를 담당했다. 정식 인턴이 무급인 것과는 달리 임시 인턴은 일당 개념으로 수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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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CRS “아베 과거사 발언으로 美국익 훼손 우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근 과거사 발언으로 역내 외교관계가 불편해지면 미국의 국익도 훼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CRS는 1일 발간된 ‘미일관계 보고서’에서 “아베 총리는 강경 국수주의자로 유명하다”며 “과거사 문제에 대해 아베 총리와 내각이 내놓은 발언과 행동은 미국의 이해관계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역내 관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이른바 위안부로 불리는 성노예, 역사 교과서,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한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한 아베 총리의 접근은 미국과 일본 이웃 국가들로부터 면밀한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아베 총리는 실용적 정치인의 측면도 가지고 있다”며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에 참석하지 않고 한국 새 정부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더이상 한국과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희망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독일의 저명한 역사학자 한스 울리히 벨러 빌레펠트대 교수(82)는 8일 중국 신화(新華)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주변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면 독일의 과거사 청산 노력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벨러 교수는 “독일은 해마다 수많은 나치 전범을 추적하고 체포했는데 일본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전혀 없었다”며 “일본은 교과서에서 과거 전범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적이 없었다. 일본은 학교에서 이 문제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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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반군 상당수, 알카에다 제휴단체로 이동

    시리아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상당수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제휴하고 있는 알누스라 전선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서방의 무기지원 문제도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FSA 지휘관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최대 4분의 1에 이르는 병력이 FSA를 버리고 최근 반군세력 중 급부상하는 알누스라로 옮겼다고 전했다. 정부군 이탈 장병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FSA는 최대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누스라는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화해 미국 정부가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단체다. FSA 사령관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알레포, 하마, 이들리브, 다이르 알조르, 다마스쿠스 지역에서 부대원 전체나 부대원의 3분의 1이 무기와 화력이 가장 잘 갖춰진 알누스라로 넘어간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군단체인 ‘사이다 아이샤 여단’의 알라 알바샤 사령관은 지난달 FSA 총사령관인 살림 이드리스 장군에게 “3000여 명의 병사가 무기와 탄약 부족 때문에 FSA를 떠나 알누스라에 합류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알레포 지역의 한 사령관 아부 아흐메드는 “전사들은 힘과 영향력이 큰 알누스라의 대원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병사들이 알누스라를 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종교적 이유도 있다. 알레포에서 ‘알타위드’ 여단을 지휘하는 아부 이슬람 사령관은 “병사들은 이슬람 교리와 종교적 신실(信實)함, 풍부한 자금 등 때문에 알누스라로 향한다”고 말했다. 또 알누스라 소속이면서도 FSA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며 병력을 빼내가는 위장요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 반군 무장 지원에 대한 서방국 간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러 외교장관은 7일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이달 말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군사적 개입 없이 시리아 사태를 끝내려는 의도를 담은 양국 합의는 반군의 무장을 돕기 위해 석유금수조치를 해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프랑스 영국 등과 충돌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미국 독일 등은 시리아 반군 무장 지원이 알카에다의 무력 증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다. 한편 미국은 요르단 접경지역에 시리아 난민을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어 이를 아랍군대가 지키는 것을 포함해 시리아 붕괴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미국의 직접적 개입은 최소화하지만 국방부가 아예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계획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지난달 중동지역을 방문한 직후 나온 것으로 당시 아랍 지도자들은 미국에 붕괴 위험에 놓인 시리아의 위기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이 구상하는 시리아-요르단 경계지역 완충지대는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국이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통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헤즈볼라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 시리아 반군의 유엔 평화유지군 억류 등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이 예상한 가장 비관적인 전쟁 시나리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파리=이종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taylor55@donga.com}

    •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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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방미] 朴대통령 “이름속 ‘버락’ ‘혜’는 축복이라는 뜻”

    7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은 예정보다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오찬회담이 길어진 데다 두 정상이 예정에 없이 10여 분 동안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로즈가든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통역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두 사람만의 개인적 얘기를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오찬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재치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인 ‘버락’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이라는 뜻인데 내 이름의 ‘혜(惠)’ 자도 축복이라는 뜻”이라며 “우리가 공유하는 것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V자 사인을 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60세라는 것이 한국에서는 생명과 장수를 기념하는 환갑이라고 해 특별한 날”이라며 ‘환갑’을 한국말로 발음했다. 이어 “전 세계가 한국 문화, 한류에 매료돼 있다. 제 아이들이 ‘강남스타일’을 저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한시도 박 대통령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 도중 자신을 바라보는 오바마 대통령과 7차례 눈을 맞추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은 두 손을 내밀어 박 대통령과 악수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들어간 은색 액자를 선물했다. 또 김치 등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한식 요리책과 반상기세트, 유기 수저를 선물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대리석으로 만든 네모난 기념석을 전달했다. 기념석 앞면에는 ‘Celebrating 60 years of partnership and shared prosperity(파트너십과 공동 번영 60주년을 축하하며)’라는 글이, 뒷면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정상회담장에 미셸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독신인 데다 실무방문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통상 미셸 여사는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국 퍼스트레이디와 함께 백악관을 둘러본다고 한다. 미셸 여사는 이 시간 워싱턴 시내 유명 서점인 ‘폴리틱스 앤드 프로스’에서 자신의 저서 ‘아메리칸 그론(American Grown)’ 판촉 및 사인회를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나의 유권자이자 보좌관인 한국계 여성을 소개해 주고 싶다”며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여성 보좌관을 인사시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묵은 블레어하우스(백악관 영빈관)에서 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내외가 방명록에 남긴 사인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연일 박 대통령에게 ‘철의 여인(Iron Lady)’이라는 별명을 붙여 방미 활동을 소개했다. 결단력 있는 여성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헤드라인이지만 일각에선 보수적 이미지가 굳어져 박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워싱턴=이재명 기자·정미경 특파원 egija@donga.com}

    •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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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김정은 만나면 변해야 살길 있다고 말하겠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북한을 향해 강온 양면 전략을 폈다. 도발에는 따끔한 대가를, 변화에는 인도적 지원과 공동 번영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국지도발을 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협박하고 도발하면 협상하고 지원하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독기어린 치맛바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어떤 사실을 갖고 얘기하지 않고 곁가지를 가지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벌써 논리가 빈약하다는 증거”라며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어떤 사실에 대해 말하기보다 딴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을 직접 대면할 의향이 있느냐. (김정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느냐’는 CBS 기자의 질문엔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용은 6일 오후 CBS 이브닝 뉴스에 3분 58초간 방송됐다. 박 대통령이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한편으론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 주민에 대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인도적) 지원을 해 나가는 것”이라며 “유엔과 힘을 합한다면 꼭 필요한 주민에게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핵도 보유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을 걸으려고 하는데 그건 양립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라며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다. 북한이 저렇게 도발하고 위협하는 것에 대해 보상은 앞으로 없다. 도발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일본의 급격한 우경화에 대해 우리 국민의 걱정이 큰데, 동포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워싱턴에서 뜻깊은 일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억울하게 빼앗겼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동포 여러분의 노력으로 되찾았다”면서 “워싱턴 동포 사회가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워싱턴 로건 서클 15번지에 있는 ‘대조선주차(駐箚) 미국 화성돈(華盛頓) 공사관’을 소유주인 티머시 젱킨스 씨에게 350만 달러(약 38억 원)를 주고 매입해 102년 만에 소유권을 되찾았다. 박 대통령은 전날 뉴욕 동포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한국이) 큰일 생기는 것 아닌가 염려하시는데 안보, 경제 (모두) 조금의 흔들림도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 이후 비자쿼터 등이 확대되면 국민들이 실질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또 의회에 가서도 이 부분에 대해 제가 계속 노력하겠다. 구체적으로 (비자쿼터) 1만5000개를 목표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이재명 기자·정미경 특파원 egija@donga.com}

    • 201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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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중-배려-인내의 리더십… 朴대통령-오바마 닮았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공군 1호기를 타고 미국을 찾은 수행원과 취재기자들의 가방에는 모두 ‘새 시대(New Era)’라고 찍힌 스티커가 붙었다. 새 시대는 이번 방미의 코드명이다. 7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 관계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장하는 한미동맹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박 대통령의 포부가 담겨 있다.○ 이번에도 ‘찰떡 공조’ 과시할까 2011년 10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한국말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말을 한 뒤 “한국 속담에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대통령을 환영하는 나의 마음도 멀리 한국인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환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워싱턴 인근의 한식당 ‘우래옥’으로 초청해 불고기 만찬을 대접하는 등 ‘파격 의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도 당시처럼 서로 깊은 교감을 나눌지 주목된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는 게 외교계의 평가다. 오바마 리더십의 특징 중 하나는 신중함과 함께 사색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대학교수(professor)’라는 별명답게 대화할 때 많은 생각을 거쳐 단어를 신중하게 골라 사용한다. 정상회담에서도 먼저 말을 많이 하기보다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말하는 스타일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외국 정상들은 “깊이가 있다”는 평을 자주 한다. 박 대통령 역시 단어 하나에도 자신의 의중을 분명하게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조금도 달라짐이 없이 일관됐다.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며 선거 때 공약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박 대통령의 성격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두 정상이 회담을 통해 서로의 진정성과 깊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첫 흑인 대통령’과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두 정상의 남다른 기록도 서로가 교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흑인 혼혈로서 젊은 시절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오바마 대통령은 치열한 자기고민을 바탕으로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 역시 불행한 가정사와 테러 공포를 겪으면서도 강한 의지로 대통령에 오른 뒤 무엇보다 민생과 현장을 챙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리와 실용을 추구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이나 텍사스 크로퍼드 가족 목장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해 1박 2일간 우정을 쌓았던 것과 달리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대개 30분 정도다.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예정 시간도 30분이다. 오찬 시간을 합해도 75분 정도에 불과해 짧은 시간에 얼마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느냐는 두 정상의 숙제다.○ 48년 만에 부녀가 같은 곳에 묵어 박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2박 3일 동안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에 머문다. 이곳은 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 공식 방문 시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주철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한미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촌평했다. 블레어 하우스는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51번지에서 1653번지까지 걸쳐 있는 소박한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를 일컫는다. 백악관과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다. 본관은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인 조지프 로벨의 개인 주택으로 건립됐으나 1836년에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이자 신문편집인이던 프랜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린 뒤 블레어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방이 무려 115개나 되고 바닥 면적이 백악관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넓다.뉴욕=이재명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egija@donga.com}

    •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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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60주년 朴대통령 방미]“朴대통령, 한반도 게임체인지 기회 만들길”

    “박근혜 대통령이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5월 한반도 ‘게임 체인지’의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북한과의 대화 국면으로 유도해 나가야 할 시기입니다.” 고려대 김성한 교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7일 한미 정상회담이 현재의 한반도 위기를 풀어낼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중요한 시점에 ‘잔인함’만 가지고 새로운 한반도를 설계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최근 T S 엘리엇의 시를 인용해 “(북한과 일본 때문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마주앉게 될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남북 간 마지막 통로였던 개성공단까지 폐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외교적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린 바람이다. 이들은 “첫 정상회담인 만큼 과욕을 부리지 말고 두 정상 간의 친밀감과 신뢰부터 쌓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유연함 섞어 한반도 정세 전환의 기회로” 김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이면서 최근까지 외교부 제2차관으로서 외교의 실무현장도 경험했다. 박근혜정부의 조각이 늦어지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인 3월 중순까지 캠퍼스에 돌아가지 못한 채 외교 현안을 챙겼다.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끝없는 도발과 배신에 대한 피로감을 갖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피로감 때문에 한국이 취하는 조치에 대한 수용성도 상당히 높아져 있다”며 “4월이 ‘강(强) 대 강(强)’의 대치 국면이었다면 이제는 대화의 유연함을 섞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의 신뢰도를 높이고 이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재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서울프로세스’로 불리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밝히겠다고 한 데 대해선 “그런 구상을 미국이 아닌 중국이나 일본에서 설명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한국이 북한 문제 등을 한미동맹만으로 해결하지 않고 주변국들과의 다자안보 협력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동맹국에 가서 이를 발표하는 것은 미국은 물론이고 주변국의 오해를 사지 않으면서 정책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한미중 삼각 협력 구상에 대해서는 “반관반민 형식을 넘어 3국이 정부 차원에서 북핵 같은 핵심 이슈를 건드리는 제 모습을 갖추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안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바탕으로 다져놓은 한미 정상 간 신뢰를 박 대통령이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은 ‘살인적인 미소’에다 직설적이라고 할 정도의 솔직함을 갖고 있고 국정 현안의 디테일에도 강하다”며 “여기에다 동북아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가지는 매력도 있으니 (인간적 매력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사람 나이 60이면 이순(耳順), 그러니까 귀가 순해져 남의 말을 듣고 순리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단계”라며 “한미 양국이 첨예한 이슈에 대해 자기주장만 관철하려 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구상에 미국은 힘 실어줄 것” 다른 미국 전문가들의 조언도 김 교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립외교원 최강 교수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키우고 북핵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이는 개인 어젠다로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도 이번 정상회담은 성과를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해결이나 돌파구 마련보다는 한반도 상황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워싱턴의 분위기를 바꾸려면 오바마 대통령부터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 교수는 “한국이 중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설명할 필요도 있다”며 “동북아 외교의 큰 전략적 그림을 미국과 함께 그려 나가려면 이전 정부처럼 중국 관련 논의를 꺼리지 말고 이를 같이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대 김기정 교수는 “한반도 위기 상황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우리나라와 태평양 건너 미국이 느끼는 위기의 강도가 다를 수 있다”며 “우리가 제안하는 한반도 평화 관련 구상을 미국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경우 외교적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남 얘기하듯 하는 ‘유체이탈식 화법’이 아니라 한국의 절실한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미국의 대북 강경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북한에 한미 갈등의 메시지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AFP통신은 4일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인 북한 문제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리더십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한국인은 박 대통령이 올 2월 미국을 방문해 환대를 받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같은 예우와 대접을 받는지 지켜볼 것이며 미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간에 형성됐던 친밀한 관계를 다시 구축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해럴드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실무방문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국빈방문급 대접을 해서 최대의 예우를 갖추고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정은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lightee@donga.com}

    • 20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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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참사후 더 강해진 NRA의 힘

    “올 1월만 해도 이런 날이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4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 전미총기협회(NRA) 연례총회장. 데이비드 킨 NRA 회장이 감격에 겨워 이렇게 말하자 총회장에 모인 참석자 8만5000여 명은 떠나갈 듯 환호했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 총기난사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NRA가 오히려 더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로비 단체로 재탄생했다. 지난달 미 상원에서 총기규제 법안 입법화를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한 NRA의 총회장은 마치 축제를 방불케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올해 NRA 총회 참석자 8만5000여 명은 역대 최고 수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취임 이듬해인 2010년의 8만 명 기록을 갈아 치운 것으로 총기규제 정책이 강해질수록 NRA 결속력이 강해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는 4일 전했다. NRA 회원은 5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450만 명 수준에서 4개월여 만에 50만 명이 늘어난 것. 웨인 라피에르 NRA 부회장은 “코네티컷 사건 이후 회원 증가세가 주춤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급증했다”며 “올해 말 목표치 500만 명을 벌써 달성했다”고 기뻐했다. 총회 참석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2016년 공화당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비롯해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앞다퉈 연단에 올라 “총기 소지는 헌법이 명시한 권리”라며 “어떤 총기규제 움직임에도 싸워 나가자”고 열을 올렸다. 지난해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하원의원은 비디오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NRA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기세를 떨치는 것은 ‘비(非)타협’ 전략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 총기구매자 신원조사 강화 등 강도가 약한 총기규제 방안조차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일절 양보하지 않고 ‘총기규제 절대 반대’라는 원칙을 고수해 보수 성향의 미국인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 분석했다. NRA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총기 소지 권리에 미온적인 의원에 대해선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이날 천명했다.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평소 총기 소지 권리 옹호에 열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열성적 총기규제 운동을 벌이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2대 ‘공적(公敵)’이 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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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영변경수로 내년 상반기 완전 가동”

    북한이 전력 생산용이라고 주장하며 건설 중인 영변 실험용 경수로(ELWR)가 완성 단계에 들어갔으며 연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올해 중반까지 시험 가동, 내년 상반기에 완전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미국의 북한 관련 웹사이트 ‘38노스’가 1일 분석했다. 이 경수로가 민간 전력 생산을 위해 설계된 듯하지만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목적으로 전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38노스는 2011, 2012년 촬영한 위성사진과 최근 사진을 비교한 결과 북한이 경수로 건물 외부에 최종 손질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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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은 “나치경력 배우 퇴출”… 日은 “아베 행보 잘못없어”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극명히 다른 행보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ZDF는 1일 인기 수사물 ‘데리크(Derrick)’의 방영을 중단했다. 주연 배우의 나치 경력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데리크’ 시리즈는 독일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TV 수사물로 1973∼1997년 280편이 방송됐다. 전 세계 102개국에 수출됐고 만화로도 제작됐으며 종영 이후에도 최근까지 재방송이 이어졌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지난달 26일 ‘데리크’에서 정의감에 가득 찬 수사관 슈테판 데리크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누렸던 호르스트 타페르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친위대였다고 보도했다. 2008년 사망한 타페르트는 사망하기 오래전에 자신은 위생병으로 복무했다고 속여 왔다. 독일 경찰은 그의 친위대 복무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타페르트에게 수여했던 ‘명예 경찰관’ 직위의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에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1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깊은 후회와 진정한 사과의 뜻을 밝혀왔고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에 대한 진실한 애도를 표명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독자투고 칼럼을 통해 밝혔다. 사사에 대사는 “일본 정부는 역사를 정면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노력은 역사학자나 지식인들이 이룬 성과에 의해 촉진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 언론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과거사 행보를 신랄히 비판한 것을 수긍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 양심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대사 기고문과 나란히 실린 독자 투고문에서 일본 출생이라는 60대 재미 일본인 유키 헤닌저 씨는 “우리는 일본이 원자폭탄의 희생자일 뿐 원폭을 초래한 전쟁의 핵심 가해자라는 사실은 배우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27일 아베 총리의 ‘침략 망언’을 비판하는 사설이 실린 뒤 WP 홈페이지에는 381명이 댓글을 달면서 찬반 격론을 벌이고 있다. 일부 극우 성향 일본인들은 한국을 비하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일관계가 계속 악화되면서 양국 정재계 인사들로 이뤄진 한일·일한협력위원회가 20일 도쿄(東京)에서 열려던 50주년 기념식을 연기했다. 일한협력위원회(회장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1일 회원들에게 “한국 측과 협의한 결과 이번에는 (기념식을) 연기하고 나중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통지했다. 일한협력위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65년 한일 국교 재개 후에 만든 단체로 역대 총리 경험자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현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회장 대행을 맡고 있다. 한일협력위원회 회장은 남덕우 전 총리다.파리=이종훈·워싱턴=정미경·도쿄=배극인 특파원 taylor55@donga.com}

    •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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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기 100일 오바마 “젠장, 되는 일이 없잖아”

    “나 이제 짐 싸서 집에 가라는 거냐.”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기자회견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 2기 행정부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스(정책적 동력)’가 벌써 다 떨어진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발끈했다. 이날 47분간의 회견에서 “힘들다” “어렵다”는 단어를 10회 가까이 반복할 정도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친 모습이었다. 불과 사흘 전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기자들의 배꼽을 쥐게 했던 자신감은 보이지 않았다.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내 잘못은 아니다”며 뒤로 빠지는 ‘방관자 대통령’의 모습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비판했다. 미국 역사상 재선에 성공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출범한 오바마 2기 100일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 연설에서 재정문제 해결을 통한 경제회복 이민개혁 총기규제 등 진보적인 어젠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테러 척결, 시리아·이란 사태 해결, 중동평화 진전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우선 국내 개혁정책이 속속 제동이 걸리고 있다. 코네티컷 총기난사 사건 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총기규제는 의회의 높은 벽에 부닥쳐 무산됐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조차 통과하지 못한 총기규제 개혁은 이제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민개혁의 앞날도 밝지 않다. 초당적 상원의원 8인 그룹이 추진하는 이민개혁안은 이미 완성됐지만 보스턴 마라톤 테러 후 이민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8인 그룹에 속한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지난달 30일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경제 문제도 쉽게 풀리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감축)’를 막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 예산의 2% 수준인 850억 달러가 사회 각 분야에서 깎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건강보험 개혁은 텍사스 등 공화당이 장악한 주 정부들이 시행을 거부하면서 난관에 부닥쳤다. 이 법안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조차 “건보개혁은 대형 충돌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정책에서 발등의 불인 시리아 사태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전쟁의 재연이 될 것을 우려해 개입을 주저하고 있다. 30일 기자회견에서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며 뒤로 물러섰다. 군사 개입을 주장해온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주저하는 사이 시리아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알카에다 등 해외 테러세력 척결에 치중하느라 보스턴 테러 같은 국내 자생 테러에 소홀하게 대처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핵문제에서도 대화와 강경 대응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국내 개혁정책이 지지부진하고 대외정책 불신이 가중되면서 최근 AP-GfK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0%로 지난해 11월 재선 성공 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WP는 “오바마 2기 정책이 갈팡질팡하지만 하나 일관된 것이 있다면 대통령이 정책 실패를 의회 탓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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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日에 北도발 대비 첨단무기 추가배치”

    미국과 일본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일본에 각종 첨단 전략무기를 대거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2+2)를 연내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 군비 증강에 대응해 미군과 자위대 간 협력방안을 정한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작업을 가속화한다는 데도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헤이글 장관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장 명백한 위협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라며 “미일 양국은 북한 도발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데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미일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공동 구축하기로 하고 고성능 X밴드 레이더인 ‘TPY-2 레이더’ 추가 배치 논의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탄도미사일 추적용 ‘TPY-2’를 교토(京都)에 하나 더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 레이더보다 훨씬 짧은 파장 2.5∼3.75cm의 전파를 사용하는 이 레이더는 반경 4000km 이내의 탄도미사일 형태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탐지능력이 뛰어난 MD 시스템의 핵심 설비다. 헤이글 장관은 미군의 신형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MV-22 오스프리 제2편대도 일본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방위상도 “오스프리 2편대 12대가 올여름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에 배치됐다가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로 옮길 것”이라고 확인했다. 헤이글 장관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안전보장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한편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달 29일 한국 중국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군용기에서 미군공보국(AFPS)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국 일본 한국의 군사자원을 한데 묶어 공동으로 삼각 탄도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로 갈등이 있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역사적으로 민감한 부분도 있고 정치적 역학 관계도 있지만 한미일 3국이 북한의 집요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려면 사소한 의견 차를 한쪽으로 치워놓을 정도로 성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뎀프시 의장의 발언은 한국에 MD 참여를 촉구하는 것이지만 독자적인 한국형 MD를 계속 개발한다는 정부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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