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의 3분의 1을 감축하는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독일이 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군 감축과 방위비 문제가 연계돼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다음 타깃으로 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독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독일은 채무 불이행(delinquent) 상태로 돈을 내지 않고 있다”며 방위비 문제를 꺼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주독미군 3만6000명 중 기존에 알려진 감축규모(9500명)보다 많은 1만1900명을 감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몇 년 동안 돈을 안 내고 있고 낼 생각도 없다”며 “우리가 왜 그 모든 군대를 그 곳에 주둔시켜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이 수년 동안 독일과의 무역과 국방 등 분야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그래서 우리가 병력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채무불이행’이라는 표현을 세 차례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호구(sucker)가 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도 같은 날 오전 브리핑에서 독일의 방위비 지불과 감축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서 국방비를 더 낼 수 있고 내야 한다”고 압박에 가세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감축 결정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러시아 억지 강화와 해외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인한 셈이다. 독일은 주독미군 감축 규모가 예상을 넘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페터 바이어 독일 정부 대서양 관계 조정관은 29일(현지시간) d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독미군 감축은 독일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물론 미국의 안보 이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워싱턴에서는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국방부 내 (주독 미군 철수에) 반대자가 많다. 계획이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인상’과 ‘해외 주둔 미군 철수’의 연계를 노골화면서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에도 같은 논리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끌던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협상대표는 이날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임으로는 중동 분야를 다뤄오던 여성 외교관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하트 대표가 한국과 실무협의에서 잠정 합의한 13% 인상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던 것을 감안하면 보다 강경한 차기 협상대표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이달 초 방한 과정에서 SMA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을 조율해보려 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SMA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당장은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파리=김윤종특파원zoz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의 3분의 1을 감축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독일이 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감축과 방위비 문제가 연계돼 있음을 확인했다. 의회에서 “동맹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을 쏟아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감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돈 안 내니 미군 뺀다”는 노골적 연계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독미군이 감축되면 어떻게 러시아를 억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뜸 “독일은 채무 불이행(delinquent) 상태로 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펜타곤에서 브리핑을 갖고 주독미군 3만6000명 중 기존에 알려진 감축규모(9500명)보다 많은 1만1900명을 감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몇 년 동안 돈을 안 내고 있고 낼 생각도 없다”며 “우리가 왜 그 모든 군대를 그 곳에 주둔시켜야 하는가?”고 반문했다. 미국이 수년 동안 독일과의 무역과 국방 등 분야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그래서 우리가 병력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 미군 일부를 빼는 이유가 돈 문제임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 그는 “이제 독일은 그것(주독미군 감축)이 경제에 나쁘다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우리 경제에는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호구(sucker)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독일이 채무불이행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들이 청구서대로 돈을 지불하기 시작하면 내가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의 주요 동맹국이자 유럽지역의 핵심 거점 기지인 독일에서 3분의 1이나 미군을 감축하는 결정을 내려놓고 ‘돈을 내면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것. “내가 (독일과의 돈 문제를) 바로잡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이날 저녁 트위터에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독일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내야 할 (GDP) 2%의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에서 군대를 옮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에스퍼 장관도 같은 날 오전 브리핑에서 독일의 방위비 지불과 감축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서 우리는 나토의 방위비 증액을 지켜봐왔다”며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서 국방비를 더 낼 수 있고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두발언에서는 이번 감축 결정이 해외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측면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는 나토의 러시아 억지를 강화하고 동맹과 나토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럽사령부에 대한 검토 작업은 이미 지난해 내가 지시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6월 초 감축 결정으로 이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다음 차례는 주한미군?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독일에 이어 미군 감축이 이뤄지는 다음 차례가 한국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유럽사령부에 이어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만큼 독일과 같은 논리와 방식으로 주한미군의 감축이 발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연말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기존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관계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현재 주한미군 감축이나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의 협상 문제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감축은 언제라도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의회는 초당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엄청난 실수다. 친구이자 동맹을 더 가까이 끌어들이지는 못할망정 이들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에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오늘 밤 (러시아) 크레믈린궁에서 샴페인이 터지고 있을 것”이라며 “해외의 적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고 한 대통령의 선서를 더 이상 포기하지 못하도록 공화당이 나서라”고 촉구했다.●“감축 병력의 인도태평양 배치 계획은 없다”미국이 독일에서 줄이는 1만1900명 중 5600명은 벨기에, 이탈리아, 폴란드 등 나토 회원국 내에 재배치되고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영국 마인드홀 기지에서 공군 급유 및 특별작전을 수행해온 2500명은 독일로 배치하려던 계획을 접고 영국에 그대로 주둔하게 된다. 에스퍼 장관은 브리핑에서 감축 비용에 대해 “수십 억 달러가 들 것”이라며 “조율의 관점에서 해야 할 많은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국으로 돌아오는 병력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준비태세를 유지하면서도 이들과 가족들이 거주할 주택과 자녀 양육, 의료 서비스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의회와 상의해야 할 문제”라며 구체적으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언제 병력을 이동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 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외교가 요구되는 일로, 국무부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빼내는 미군을 향후 중국 견제 목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한미가 우주발사체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에 이어 탄도미사일의 800km 사거리 제한 등에 대한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41년간 유지돼 온 한국의 미사일 개발 족쇄가 모두 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중국해 군사화 등 역내 패권을 장악하려는 중국 견제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 역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완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제한 해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사일 개정과 관련해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는 우주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킬 좋은 계기라고 평가했다”며 “대통령은 앞으로도 완전한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주권’을 언급하면서 한미 미사일 지침에 남아 있는 제한을 모두 푸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전날 미사일 지침 개정에 대해 브리핑하며 “만약 안보상 필요하다면 800km 사거리 제한 문제도 언제든지 미국 측과 협의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로 미사일 지침에 남은 제약은 △사거리 800km 초과 탄도미사일 개발 금지 △탄두 중량 500kg 이상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를 300km 이하로 제한 △인공위성 발사 시 이동식발사대(TEL) 발사 금지 조항 등이다. 이 중 남아 있는 핵심 제약 조항은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이다. 군은 국내 어디서든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 전력을 갖추기 위해선 사거리 10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로 전용 가능한 잠재력을 갖추게 되더라도 미사일 개발을 위해선 사거리 제한이 여전히 족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이번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과정에서도 군은 사거리 제한 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사거리 제한 해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오히려 사거리 제한을 풀어줘 한국이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길 원하고 있다”며 “한국이 사거리 1000∼3000km 이상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개발하면 중국 견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남중국해 필리핀해 등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미 항모 타격단과 전략폭격기 발진 기지인 괌을 사정권에 둔 중국의 미사일 전력은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위협 중 하나다. 미 국방부는 28일(현지 시간) 웹사이트에 올린 ‘미사일 방어는 강대국 파워 경쟁의 일부(part of Great Power Competition)’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중국인들은 군사적 야망에서 미사일 방어를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에선 중국을 견제할 사거리 3000∼5500km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배치 후보지로 한국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부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대해 “공식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IRBM 배치에 반대하는 한국에 자체 미사일 개발의 길을 터주는 게 오히려 잠재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미국이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가 자칫 미중 갈등에 휘말릴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2017년 미사일 지침 해제로 탄두 중량 제한이 사라진 데다 고체연료 로켓 개발도 가능해진 만큼 조속한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완화는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중국이 아닌 북한과 한반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주한미군의 지상전 역량에 대한 요구는 줄어들 것이라는 미국의 국방 분야 정책보고서가 나왔다. 미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 재배치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련 정책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은 이달 중순 발표한 ‘육군의 전환: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 육군의 전구(戰區) 설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런 주장을 내놨다. 28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2년 전 육군장관 재직 당시 발주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현 추세를 감안할 때 중국이 인도태평양 내 미국의 가장 큰 군사적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유럽 쪽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실전배치를 계속하겠지만 재래식 전력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방위 전략의 중요성은 향후 10년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현재 미군의 역내 전진배치 태세가 한국전 및 냉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2의 한국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이런 배치 셈법은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전략적으로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군이 상호보완적으로 전략 전환 및 통합을 추진할 파트너로 일본과 호주를 꼽았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미 관리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3만6000명인 주독미군을 1만2000명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축되는 주독미군의 절반가량은 유럽 내 다른 국가에 재배치될 예정이며, 재배치 완료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호주가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AUSMIN) 회의에서 중국에 함께 맞서기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반중(反中) 공조를 위한 동맹국의 하나로 한국을 재차 거론하며 동참을 압박했다. 중국에서는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맞섰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의 개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행동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그 주장은 국제법 아래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아세안, 인도, 일본, 한국, 파이브 아이스(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5개국 정보동맹체) 등과 나란히 협력한다”고 밝혔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럽, 인도, 일본, 한국, 호주 등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도전과제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함께 법의 지배에 근거한 경제적 번영”이라며 “우리는 이를 이행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이어지는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강하게 반격했다. 29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왕 외교부장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의 극소수 정치인이 중국과 미국 관계의 역사를 부정하고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은 신냉전을 조장하려는 매카시즘이 잿더미에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다”며 “불량배를 용인하는 순간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불량배들은 더 대담해진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AUSMIN 회의와 관련해 “미국과 호주는 중국을 모독하고 있다”며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촉구했다.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과 호주가 28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AUSMIN) 회의에서 중국에 함께 맞서기 위한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반중(反中) 공조를 위한 동맹국의 하나로 한국을 재차 거론하며 동참을 압박했다. 중국에서는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맞섰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의 개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행동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그 주장은 국제법 아래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아세안, 인도, 일본, 한국,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과 나란히 협력한다”고 언급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 뒤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국제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럽, 인도, 일본, 한국, 호주 등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도전과제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것과 함께 법의 지배에 근거한 경제적 번영”이라며 “우리는 이를 이행하는데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지는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강하게 반격했다. 29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왕이 외교부장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의 극소수 정치인이 중국과 미국 관계의 역사를 부정하고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면서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은 신냉전을 조장하려는 매카시즘이 잿더미에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다”며 “이 같은 미국의 독단적 행동에 단호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겠다”고도 경고했다. 이어 “불량배를 용인하는 순간 오히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불량배들은 더 대담해진다”면서 “미국의 패권적 행위에 국제사회가 함께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국 국방부가 28일(현지 시간)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 현황을 소개하며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한국의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국방부는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미사일 방어는 강대국 파워 경쟁의 일부(part of Great Power Competition)’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국방 지도자들이 강력한 미사일 방어망을 개발하고 있다”며 그 위협을 부각했다. 국방부는 “중국인들은 군사적 야망에서 미사일 방어를 핵심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그들의 임무를 영토 방어에서 공격과 방어의 양면 작전으로 옮겨가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러시아의 S-300과 S-400 미사일 시스템에 투자했고, 미사일 분야의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 중국의 HQ-19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개발 중인 중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수도 모스크바 주변에 설정한 탄도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거론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군사력 증강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로부터의 우발적인 발사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 및 중국의 미사일 개발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중 양국 갈등 수위가 최고조로 치솟고 있는 시점에 국방부는 중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대 위협이자 대응 상대로 설정하고 이에 맞설 국방력 강화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한 뒤 아시아 지역에 중국을 견제할 중거리미사일 배치도 검토 중이다. 전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합의한 것도 이런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취임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출석한 의회 청문회에서 정치 중립성을 따져 묻는 야당 의원들에게 난타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로 비난받아온 바 장관을 향해 대통령의 측근 사면과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의 문제점을 공격하는 비판이 쏟아져 ‘트럼프 대리 청문회’를 방불케했다. 28일(현지 시간) 열린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실패를 부추기고 지원했다”며 “지금의 법무부는 자유와 정의를 훼손해서라도 대통령의 적(敵)은 처벌받고 동지는 보호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비판했다. 법무부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기소를 취하한 것,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측근인 로저 스톤에 대한 구형량을 낮추고 사실상 사면되도록 한 것 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그는 바 장관을 향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약화시키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하면서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요원을 투입한 가운데 연일 과격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오리건주 포틀랜주 사태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포틀랜드 시위 대응에 대해 “평화적인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교외지역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함으로써 재선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고 맹공했다. 일부 과격 시위대를 제외하면 고등학생과 ‘엄마 부대’들의 참여 속에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연방요원들이 최루가스를 사용하며 과잉진압하고 있다는 것. 바 장관은 이에 “과격한 폭도와 무정부주의자들이 합법적인 시위를 무분별한 대혼란과 파괴적 상황으로 바꿔놨다”고 주장했다. 연방요원 투입에 대해서는 “연방건물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포틀랜드 시 당국자들이 평화를 지킬 의무를 져버렸기 때문에 연방군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경찰의 인종차별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는 “올해 경찰에 총격당한 백인이 11명으로 흑인 8명보다 많다”며 맞섰지만, 이는 곧 “인종비율로 따지면 흑인의 피해 비율이 훨씬 높은 사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의 공격이 이어지자 바 장관은 거센 설전 속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 망할 질문에 대답하겠다”는 식으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로저 스톤의 사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친구라는 이유로 더 가혹하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며 “67세 노인에게 7~9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런 그를 향해 행크 존슨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바 장관은 2월 스톤에 대한 구형량을 낮추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무부의 전직 검사 및 법무부 관료 1100여 명으로부터 사임하라는 공개 요구를 받았다.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조사 등과 관련해 바 장관에게 수차례 의회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그는 지금까지 이에 응하지 않아 “법무장관이 법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중국이 아닌 북한과 한반도에 초점을 맞춘 주한미군의 지상전 역량 요구는 줄어들 것이며, 이를 대체할 미국의 전략적 협력 강화 대상은 일본 및 호주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국방 분야 정책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검토를 예고한 시점에 발표된 것이어서 관련 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은 이달 중순 발표한 ‘육군의 전환: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 육군의 전구(戰區) 설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런 주장을 내놨다. 28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2년 전 육군장관 재직 당시 발주한 것이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내 미국의 군사적 경쟁자가 현재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지만 현 추세를 감안할 때 중국이 가장 큰 도전자가 되어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유럽 쪽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실전배체를 계속하겠지만 재래식 전력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방위 전략의 시급성과 중요성은 향후 10년 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보고서는 현재 미군의 역내 전진배치 태세가 한국전 및 냉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2의 한국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이런 배치 셈법은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전략적으로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인수와 군 현대화 추세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규모 지상전에 대비한 주한미군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미군이 당장 상호보완적으로 전략 전환 및 통합을 추진할 파트너로 일본과 호주를 꼽았다. 특히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anti access/area denial)의 우산 아래 있는 영구적인 피난처를 미국에 제공하는 국가”라며 “일본은 중국은 물론 북한과 러시아를 상대로 공통의 이해관계를 담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운영기지”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VOA에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제언한 게 아니다”면서도 “미국의 자원이 무한하지 않고 북한과 중국의 위험 사이에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중국에 초점을 둔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 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미중 갈등을 비롯해 미 외교안보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인데다 대통령 참모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편이어서 파장이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과의 접촉 여부를 질문 받고 “최근에 그를 본 적이 없다. 전화를 해볼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노출됐을 위험은 없다. NSC 업무도 영향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경미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자가 격리 상태로 안전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일주일 전 가족 회동에서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대학생인 그의 딸이 옮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배석했는지,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대면 접촉을 한 게 언제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은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당시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갑자기 백악관을 떠났다”며 매일 받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마자 자가 격리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달 13∼15일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용 금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당시 그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관계자와 회동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코로나19가 유럽 주요국 정부에도 퍼졌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 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미중 갈등을 비롯해 미 외교안보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인데다 대통령 참모 중에서도 유독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편이어서 파장이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과의 접촉 여부를 질문 받고 “최근에 그를 본 적이 없다. 전화를 해볼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노출됐을 위험은 없다. NSC 업무도 영향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경미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자가 격리 상태로 안전한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1주일 전 가족 회동에서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며 대학생인 그의 딸이 옮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때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배석했는지,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대면 접촉을 한 게 언제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은 백악관에서 오브라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당시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갑자기 백악관을 떠났다”며 매일 받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마자 자가 격리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달 13~15일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용 금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 당시 그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관계자와 회동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코로나19가 유럽 주요국 정부에도 퍼졌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54·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뉴스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의 백악관 담당 기자인 제니퍼 제이컵스는 이날 트위터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가족 행사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CNN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지난주부터 자택에 격리 중이라고 보도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함께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은 10일 마이애미 미군 남부사령부를 방문했을 때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이 언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백악관 역시 아직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최근 유럽을 방문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관계자들과 면담했다고 CNN은 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재직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 때 국무부에 영입됐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내다 보좌관에 발탁됐다. 앞서 5월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는 미군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루 뒤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보좌관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예정된 출장을 접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재선에 위기를 맞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공화당에서조차 외면받고 있다. 공화당 후원자 가운데 ‘공화당의 가치를 위협하고 미국의 분열만 조장하는 트럼프를 돕느니 야당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미 보수의 거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재단 측은 “레이건의 이름과 이미지를 재선에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월마트 상속자 크리스티 월턴, 유명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창업주 앤디 레들리프, 울버린 석유가스의 시드니 잰스마 이사회 의장 등 공화당을 후원했던 거부들이 트럼프 낙선 캠페인 ‘링컨 프로젝트’에 몸담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의 남편이지만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유명한 변호사 조지 콘웨이, 스티브 슈밋 등 공화당 전략가와 전 의원들이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설립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2000만 달러(약 240억 원)를 모았다. 특정 후보를 겨냥한 낙선 운동 모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테네시주에서 대형 농장을 운영하는 지미 토시 씨는 “거짓말쟁이가 공화당의 장기 건전성을 위협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트럼프가 사라질 때까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친트럼프 성향 상원의원을 축출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레이건 재단은 최근 트럼프 재선 캠프 측에 “기부 독려 주화에 레이건 이미지를 사용하지 말라”는 메일을 보냈다. 재단이 레이건 이미지의 독점 사용권을 보유했는데도 상의 없이 기념주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와 레이건의 이미지가 들어간 2개의 황금색 주화를 만든 후 지지자에게 “이를 받고 최소 45달러 이상을 기부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감세, 미국 우선주의 등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상당 부분이 레이건 행정부와 겹치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본인이 레이건과 비슷하다고 강조해 왔던 터라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CNN과 여론조사회사 SSR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경합지인 플로리다, 미시간, 애리조나 등 3개 주에서 모두 바이든 후보에게 뒤졌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9∼21일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전국 지지율 결과에서도 40.9%로 바이든 후보(49.6%)에게 8.7%포인트 밀렸다. 뉴스위크는 “대선이 실시되는 해 여름의 여론조사에서 뒤지다가 역전시킨 현직 대통령은 1948년의 해리 트루먼뿐”이라고 지적했다. 11월 3일 대선일에는 상원 100석 중 35석을 뽑는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정치매체 더힐은 현재 53석을 점유한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위치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수전 콜린스(메인),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마사 맥샐리(애리조나) 의원 등이 낙선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트럼프 행정부는 1인당 1200달러(약 144만 원)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1조 달러(약 1200조 원) 규모의 5차 경기 부양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4차례에 걸쳐 2조80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번 안의 핵심은 코로나19 실직자에게 기존 실업급여 외에 매주 600달러씩 추가 지급하던 것을 ‘실직 전 임금의 70%’까지 보장해 주는 데 있다.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많아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외에 코로나19 검사 확대, 학교 정상화 등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5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뉴스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의 백악관 담당 기자인 제니퍼 제이콥스는 이날 트위터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가족 행사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CNN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지난주부터 자택에 격리 중이라고 보도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함께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은 10일 마이애미 미군 남부사령부를 방문했을 때였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이 언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백악관 역시 아직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최근 유럽을 방문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관계자들과 면담했다고 CNN은 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보좌관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재직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으로 조지 부시 전 행정부 때 국무부에 영입됐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내다 보좌관에 발탁됐다. 앞서 5월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근접 수행하는 미군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루 뒤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보좌관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예정된 출장을 접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으로 확인됐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는 지난 9번의 미국 대선 중 8번 당선자를 정확히 예측해낸 전문가로 유명합니다. 워싱턴에서는 ‘대선 족집게’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그는 특히 2016년 대선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이 제대로 맞히지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일찌감치 공언해 주목받았습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예언했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3년 전부터 이미 내놓았고요. 비결은 뭘까요. 그가 13개의 명제를 바탕으로 설계해낸 대선 예측 기준이 바로 그 답입니다. 릭트먼 교수는 1860년부터 치러진 미국의 모든 대선 통계를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른바 13개의 명제(Key)를 추출해냈습니다. △장/단기 경제 상황 △사회 불안 △외교/군사 분야 성공 여부 △집권당의 입지 △정책 변화 같은 것들입니다.이 13개의 명제 중 6개 이상이 거짓(false)로 나오면 집권당이 재집권에 실패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미국 대선은 후보 개인이 아니라 집권당 및 집권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 등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는 그의 지론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그러면 11월 3일에 치러지는 대선에 대한 그의 전망은 어떨까요. 릭트먼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들을 본 이후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일단 선택을 유보했습니다. 대선까지 불과 100일이 남은 상황에서 그만큼 대선판이 흔들릴 수 있는 변수들이 남아있다는 의미입니다.다만 그는 “13개 명제 중 경제문제와 사회적 불안정 등 여러 가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쪽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고, 경합주에서 큰 폭의 차이가 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개의 명제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정적이었는데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지금은 부정적으로 분류되는 명제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새롭게 대선판에 뛰어든 도전자의 입장이었던 반면 이제는 방어에 주력해야 하는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릭트먼 교수는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2005년 메릴랜드주 상원의원에 민주당으로 출마했던 경력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죠. 하지만 그런 그의 성향이 대선 예측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을 예측했던 때부터 그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함께 내놨으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선동적이고 분열적”, “쇼맨”,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하다”는 등의 표현을 내놓은 이번에도 달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의 변화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은 비판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어젠다가 무엇이냐는 언론 인터뷰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단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재선된다면 정책의 상당수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본다. 시민권리를 약화시키고, 사법 시스템을 정치화시키며, 종교와 인종을 기준으로 편 가르기를 통해 나라를 분열시키는 일이 지속될 것이다. 대규모 세금 감면은 결과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가 쇠퇴할 것이고 보건 위기도 계속될 것이다.”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가 보는 미국의 변화 가능성은 아래와 같았습니다.“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은 모든 면에서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지금까지 공약해온 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상당수를 뒤집을 것이다. 외교정책 분야에서는 신(新)고립주의를 탈피하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해외국가 및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와 세금 분야, 이민 정책, 동성애자를 비롯한 소수자 관련 정책 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바이든은 영감을 주는 후보는 아니다. 그는 J.F. 케네디도 아니고 버락 오바마도 아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empathetic) 능력이 있다. 분열가(divider)가 아닌 통합가(unifier)이다.” 미국 전국단위 및 경합주의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4년 전의 뼈아픈 예측 실패 탓인지 선거 전문가들은 확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 극도로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간접선거의 특성상 득표율과는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데다 바이든 후보의 빈약한 TV토론 실력,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뒤늦게 뛰어든 선거 전략가 로저 스톤의 흑색선전, 여론 조사에서는 침묵하던 ‘샤이 트럼프(shy Trump)’의 선택 등도 선거판의 변수로 남아있습니다.릭트먼 교수의 13가지 명제는 최종적으로 누구를 가리키게 될까요. 그리고 그 예측은 이번에도 맞아떨어질까요. 그의 ‘족집게’ 명성이 이번에도 확인될지 여부는 이제 곧 알게 될 겁니다.이정은 워싱턴 특파원(북한학 석사) lightee@donga.com}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가을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의 신입 유학생들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더라도 비자를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지만 신입생들에 대해서는 기존에 추진하던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NPR방송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4일(현지 시간) “해외의 유학생들에게 비자 제한 방침의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한 지침은 3월 9일까지 등록한 학생에 한해서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등록이 안 된 신입생들은 이번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수강을 계획한다면 비자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미 교육협의회(ACE)에 따르면 올해 9월 신학기에 미국에 입국할 예정인 해외 유학생은 25만 명에 이른다. 미국정책재단(NFAP)은 정부의 비자 제한 방침 및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학교에 등록을 하는 유학생 수는 전년 대비 63%에서 최대 98%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청년 이민자를 타깃으로 삼기 위해 코로나19 대유행을 악용하고 있다”며 “수십만 유학생의 삶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는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100% 온라인 수업 방침에 따라 해외 신입생들은 이번 가을 캠퍼스에 들어올 수 없다”며 “집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듣거나 입학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과 중국이 서로 영사관을 폐쇄하는 외교적 ‘교전’에 돌입한 가운데 불거진 중국의 스파이 활동이 양국 간 충돌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도 은밀하게 첩보전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중국의 최근 스파이 활동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중국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미국의 영사관 폐쇄 조치 등을 맹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해온 혐의로 지난해 체포돼 기소된 싱가포르인 딕슨 준 웨이 여(39)는 24일(현지 시간) 연방법원 재판에서 유죄를 시인했다. 미 언론들은 중국이 제3국 국적자까지 스파이로 포섭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연방검사장 대행은 “중국이 우리 뒷마당에서 어떤 네트워크를 이용해 어떤 식으로 활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그가 2015∼2019년 중국 정부의 불법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무부 국방부 내 기밀 정보에 접근 권한이 있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접근해 정치 컨설팅을 핑계로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해 왔다고 밝혔다. 한 예로 그는 국무부 직원에게 1000∼2000달러를 주고 미국 내각 구성원들에 대해 보고서를 쓰게 했다고 자백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에게는 2000달러를 주고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중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쓰도록 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이라는 신분을 속이고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사실이 탄로난 뒤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에 은신해 있던 탕쥐안은 23일 체포돼 27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체포 정황은 밝히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자택수색 과정에서 군복을 입은 그의 사진, 중국 공산당원으로 표기한 정부 수당 신청서 등의 자료를 찾아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체포는 25개 이상의 도시에서 활동하는 (스파이) 인사들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FBI를 중심으로 미국 내 중국 과학자 및 연구원들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 고위 당국자는 “휴스턴 총영사관의 활동은 우리가 수용하고자 하는 선을 훨씬 넘었다”고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폐쇄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며 버티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24일 마감 시한이 되자 결국 철수했다. 휴스턴 지역 신문들은 “중국 총영사관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에 맞춰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퇴거 시한인 이날 오후 4시에 앞서 중국 총영사관에서는 직원들이 탑승한 흰색 차량 3대가 빠져나왔다. 이후 오후 4시 40분쯤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이 영사관 접수에 나섰다. 이들은 정문 출입문을 여는 데 실패한 뒤 망치를 동원해 뒷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 중국 청두(成都)에서도 25일 미국 총영사관이 철수 준비를 시작했다. 중국이 맞불로 폐쇄를 통보한 지 하루 만이다. AFP통신은 이날 청두 미 영사관에서 한 작업자가 크레인에 올라 미국 휘장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특별한 항의나 반발 없이 철수 작업을 진행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26일 “중국은 미국의 행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가을 학기에 100%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의 신입 유학생들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더라도 비자를 유지하는 쪽으로 정리됐지만 신입생들에 대해서는 기존에 추진하던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NPR방송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4일(현지 시간) “해외의 유학생들에게 비자 제한 방침의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한 지침은 3월 9일까지 등록이 된 학생에 한해서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 때까지 등록이 안 된 신입생들은 이번 가을학기에 전면 온라인 수강을 계획한다면 비자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미 교육협의회(ACE)에 따르면 올해 9월 신학기에 미국에 입국할 예정인 해외 유학생의 수는 25만 명에 이른다. 미국정책재단(NFAP)은 정부의 비자제한 방침 및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올해 학교에 등록을 하는 유학생의 수는 전년 대비 63%에서 최대 98%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트위터에 “트럼프 행정부가 청년 이민자를 타깃으로 삼기 위해 코로나19 대유행을 악용하고 있다”며 “수십만 유학생의 삶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버드대는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100% 온라인 수업 방침에 따라 해외 신입생들은 이번 가을 캠퍼스에 들어올 수 없다”며 “집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듣거나 입학 연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남가주대(USC)도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대안들을 찾아봤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국토안보부가 대학과 신입생들에게 명확하고 유연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온라인 재택수업을 권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중국에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주의 국가들끼리의 새로운 동맹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나라들의 모임을 일컫는 ‘D10(Democracies10)’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에 있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에서 한 연설에서 최근 영국 지도자들과 만났다는 점을 언급한 뒤 “민주주의 국가들의 새로운 동맹체, 생각이 비슷한 나라들의 새로운 모임체를 만들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D10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D10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인사들이 써온 것과 같은 논리를 언급함으로써 D10 논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D10은 기존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에 한국과 호주 인도를 포함시킨 개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새로운 민주주의 동맹이 중국 공산당의 패권 전략에 맞서야 한다”고 말해 D10이 ‘반중(反中) 연합’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G7과 G20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도 D10 구성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달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G7은 잊고, D10을 구축하라(Forget G7, Build the D10)’는 제목의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책임 공방, 홍콩 국가보안법 갈등,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문제 등 각종 사안에 대해 G7과 G20이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D10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는 일종의 ‘신뢰 동맹체’이기 때문에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26일로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미국은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중요한 선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두 자릿수 격차로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알 수 없다. 2016년 대선에서 여론조사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에 동아일보는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 10명에게 현재 판세, 주요 변수,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 등을 물었다. 미국에서는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 헨리 올슨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레이디 스탠퍼드대 교수, 팀 멀로이 퀴니피액대 여론조사 분석가, 앤드루 겔먼 컬럼비아대 교수, 한국에서는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성호 서울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안병진 경희대 교수,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 대부분은 4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여론조사가 빗나가지 않을 것이고 바이든 후보가 유리하다고 봤다.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높아졌고 코로나19 사태, 인종차별 논란 등으로 인해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 바이든’의 대결이 아닌 일종의 ‘트럼프 재신임 투표’로 바뀌었다는 점을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 다만 백신 개발 등 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경기 회복, 바이든 후보의 친중 성향 논란 등이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선까지 현재 흐름 이어질 것”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를 이끈 ‘샤이 트럼프’, 즉 겉으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척하면서 투표장에서 트럼프를 찍는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도 위력을 발휘할지가 가장 관심이 가는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1984년 이후 10차례의 미 대선 결과 중 9번을 맞힌 ‘족집게’ 릭트먼 교수는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대선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슨 칼럼니스트는 “양측의 전국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 미만이면 샤이 트럼프 변수가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 두 자릿수 격차가 난다”며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숨은 표로 뒤집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브레이디 교수도 “2016년 7월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보다 현재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훨씬 높다”고 진단했다. 클린턴 후보는 당시 마의 지지율로 불리는 50% 벽을 넘지 못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5월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진 이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가뿐히 50%를 넘기고 있다. 여론조사의 정확성 역시 4년 전보다 높아질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신율 교수는 “2016년 여론조사가 완전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두 후보의 전체 득표율 등은 예측과 비슷하게 나왔다”고 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약 300만 표를 더 얻었다. 하지만 ‘주별 승자독식제’란 미 대선 특성 때문에 접전 끝에 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에서 단 1명의 선거인단도 확보하지 못해 패했다. ○ 여야 대결보다는 국정평가 성격 바이든 후보가 선전하는 이유는 뭘까. 신성호 교수는 “바이든이 잘해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못해서 바이든이 유리하다”며 “승자보다 바이든이 얼마나 큰 격차로 이기느냐, 공화당이 상원마저 민주당에 넘겨줄 것이냐가 관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릭트먼 교수는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 성격을 띤다. 코로나19 대응, 경제, 사회 안정 등 모든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멀로이 분석가는 “바이든의 약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대선의 최대 경합지로는 플로리다주가 꼽혔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9명이 걸려 있고 선거 때마다 표심이 뒤바뀌는 곳이다. 특히 최근 플로리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플로리다를 차지하는 사람이 백악관의 주인이 된다. 바이든 후보가 이곳에서 이기면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다른 경합주 결과는 볼 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누가 돼도 미중 갈등 격화될 듯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극한 갈등에 이른 미중 관계가 개선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사실상 신(新)냉전이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브레이디 교수는 “미국이 유럽과 힘을 합쳐 중국을 더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라고 했다. 2016년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점을 집중 공격해 재미를 봤던 트럼프 캠프가 바이든의 외아들 헌터의 중국 사업 의혹을 집중 공격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관계가 예전처럼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덕민 전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중국을 활용했다면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은 중국을 구조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당선되면 중국으로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다루기 쉬웠다고 느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슨 칼럼니스트 역시 미중 패권경쟁은 이미 시작됐기에 바이든 후보가 뽑힌다 해도 “현재의 대중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대 변수는 경제… 월가는 트럼프 선호 전문가들은 남은 100일간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는 경제라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처 능력과 깊숙이 연관된 사안이기도 하다. 안병진 교수는 “미국에서도 현금 부양책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약 2조8000억 달러의 부양책을 집행했지만 얼마든지 돈을 더 뿌릴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겔먼 교수 역시 “하반기 미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다”고 예상했다. 올슨 칼럼니스트는 “트럼프의 열정과 에너지는 분명 강점”이라고 진단했다.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세금 인상, 규제 강화 등 바이든 후보의 공약이 월가와 재계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캠프에 호재다. 바이든 후보는 9일 “주주자본주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35%에서 21%로 낮춘 법인세율을 28%로 높이겠다고 했다. 환경규제 강화, 부유층 증세 계획 등도 밝혔다. 제임스 김 연구위원은 “친(親)민주당 지역에서도 기업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라며 “개인적으로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사업을 위해 바이든 대신 트럼프를 찍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