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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별세한 옛 소련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일정상 참석할 수 없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늘 중앙임상병원에 들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게 헌화한 뒤 칼리닌그라드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달 3일 예정된 장례식 전까지 이 병원에 임시 안치된다.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중앙임상병원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시신이 놓인 관 앞에서 고개를 여러 번 숙인 뒤 성호(聖號)를 긋는 영상을 공개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시신이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지느냐’는 질문에는 “의장대를 비롯한 국장 요소가 일부 포함되고 국가가 장례식 절차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장의 정확한 의미를 바로 대답하긴 어려워 (장례식이 국장으로 승격되는 것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는다면 1971년 니키타 흐루쇼프 이후 처음으로 옛 소련 최고위직인 공산당 서기장 출신으로 국장이 거부된 사례가 된다. 2007년 사망한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고 텔레비전 생중계까지 했다.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그의 사망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소련의 몰락을 불러온 데 대해 “소련 붕괴는 20세기 가장 큰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불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직접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만든 재단 측은 “인간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재단과 그의 딸 이리나에 따르면 장례식은 3일 오전 10시 모스크바 중심부 ‘하우스 오브 유니언’ 기둥의 전당에서 진행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전체가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올겨울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소비 전력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고 독일 등에 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프랑스마저 배급제를 검토할 정도로 유럽의 에너지 사정이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사진)는 29일 파리에서 열린 경제인연합회(MEDEF) 연례 총회에서 참석한 경영자들에게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에너지 부족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에너지 절약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며 배급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프랑스의 전력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1200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른 총리는 “모든 기업은 9월까지 에너지 절약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향후 수개월간 전 산업계가 화석연료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배급제를 강제로 실시하기 전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나서라는 취지다. 다만 갑작스러운 배급제 시행으로 타격을 입을 기업들을 고려해 할당된 에너지를 사고팔 수 있는 ‘에너지 쿼터 거래제’ 등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EU 순회의장국인 체코의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 트위터에 “다음 달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에너지위원회 특별 회의를 개최한다”며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에너지 시장을 손보기 위해 가스요금 상한제, 전력 시장 개혁 등을 논의할 뜻을 밝혔다. 특히 티너 판더르스트라에턴 벨기에 에너지장관은 “가스요금이 현 수준에서 동결되지 않으면 EU 국가들은 앞으로 5∼10번의 끔찍한 겨울을 겪어야 할 것”이라며 EU 차원의 연대를 강조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파월 긴축’ 쇼크… 주가-환율 요동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파월 쇼크’로 휘청거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 여파로 미 증시가 추락한 데 이어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하며 ‘블랙 먼데이’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50원을 넘어섰고, 국내 증시는 2% 넘게 급락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급등한 1350.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350원을 돌파했다. 하루 상승 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극심한 쇼크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40.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앞서 26일(현지 시간)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며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고 이는 뉴욕 증시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연준이 고강도 통화긴축을 시사하자 한국은행도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을 비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7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내 물가상승률이 5%를 훨씬 상회할 경우 파월 의장처럼 한은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면서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8%(54.14포인트) 내린 2,426.89에 장을 마쳤다. 이날 낙폭은 6월 22일(―2.74%)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2.81%(22.56포인트) 내린 779.89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66%)와 대만 자취안지수(―2.31%)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1% 이상 급락하며 출발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월 의장이 그렇게 강하게 나올 줄 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다”며 “한은이 지난주 빅스텝에 나서지 못한 결과 환율 상승 압력도 커졌다”고 진단했다.‘파월 후폭풍’ 日-대만 증시 2%대 급락… ‘슈퍼 달러’에 환율 급등 고강도 금리인상 예고에 韓-日-대만증시 2%대 폭락원-달러 환율 1350원 돌파… 13년 4개월만에 처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강력한 긴축 의지 표명 여파가 이번 주 첫 거래를 시작한 29일 아시아, 유럽 증시 및 외환 시장을 강타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66% 하락한 것을 비롯해 대만 자취안지수(―2.31%), 호주 ASX지수(―1.95%), 홍콩 항셍지수(―0.73%)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럽 증시도 독일 DAX와 프랑스 CAC40 등이 1% 이상 급락하며 출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한때 109.47까지 상승했다. 20년 만의 최고치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가 확인되자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달러로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 달러’ 현상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이날 6.93위안 선까지 올라서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에 육박해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달러-엔 환율도 138.80엔을 보이면서 1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주더라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파월 의장의 27일(현지 시간) 발언이 아시아 증시와 환율 시장을 직격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엔화 등 아시아 통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고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아시아에서 日 증시 가장 큰 충격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일본이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개장 초반 전 거래일 종가보다 850엔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오후 들어 일부 회복했지만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매도세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금융 시장의 기대와 다른 파월 의장의 매파(강경파)적 발언에 미국 증시가 지난주 금요일 3%대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최근 1, 2개월간 상승세를 보였던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였다. 특히 이날 일본 증시의 하루 등락 폭은 2개월 반 만에 가장 클 정도로 증시 불안감이 심했다. 다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14%)는 소폭 올랐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기가 둔화하자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대출 우대금리(LPR)를 전격 인하하는 등 경기를 뒷받침하는 금융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긴축 정책을 강화하면 중국도 악영향을 피해 가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단 왕 홍콩 항셍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코로나19 통제 장기화로 중국 경제 전망은 이미 나빠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슈퍼 달러’에 위안화-엔화 가치 급락파월 발언 쇼크로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슈퍼 달러’ 현상이 더욱 강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39엔까지 상승했다. 일본이 연 0%대 초저금리 기조를 고집하고 있는 가운데 미일 간 금리 차이가 커질수록 엔화를 팔아 달러화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구조다. 위안화 가치도 하락했다. 이날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 오른 6.92위안을 기록했다.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홍콩 역외시장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3위안까지 올랐다. 외신들은 달러-엔 환율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40엔 및 7위안 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긴축 정책으로 더욱 극심한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유인(有人)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첫 단계인 발사체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사진)이 29일 오후 9시 33분(한국 시간) 발사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만에 재개된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다. 3단계로 구성되며 2025년 우주인 달 착륙이 최종 목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날 오후 9시 10분부터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와 함께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진행되는 SLS 발사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강성주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연구사, 과학소설(SF) 작가 곽재식 씨와 함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아르테미스 미션을 설명한다.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한다. 1단계인 이번 발사에는 SLS가 실어 나를 우주왕복선 오리온에 사람 대신 남성과 여성 마네킹이 하나씩 실린다. 발사 및 달 궤도 진입 같은 각 과정에서 마네킹에 입힌 우주복을 테스트한다. 사전에 계산된 속도로 SLS와 오리온이 달 궤도를 통과하는지, 케네디우주센터와의 교신은 정상적인지 등도 확인한다. SLS가 달에 떨어뜨릴 실험기기 큐브샛 10개는 달 표면의 물과 자원을 탐사해 정보를 송신한다. 오리온은 임무를 마치면 10월 10일 지구로 돌아온다. SLS는 발사 전 엔진 이상 여부와 발사대 특이사항 등 최종 점검을 27일 마쳤다. SLS는 발사 8시간 전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시작한다. 발사 10분 전 외부 전력을 끊고 SLS와 오리온이 스스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전환한다. 28일 현재 발사장 주변에 벼락이 떨어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지만 발사 당일엔 하늘이 갤 것으로 예상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미국 유인(有人)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첫 단계인 발사체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이 29일 오후 9시 33분(한국시간) 발사 예정이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년 만에 재개된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다. 3단계로 구성되며 2025년 우주인 달 착륙이 최종 목표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이날 오후 9시 10분부터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와 함께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진행되는 SLS 발사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강성주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연구사, 과학소설(SF) 작가 곽재식 씨와 함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아르테미스 미션을 설명한다.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채널에서 중계한다. 1단계인 이번 발사에는 SLS가 실어 나를 우주왕복선 오리온에 사람 대신 남성과 여성 마네킹이 하나씩 실린다. 발사 및 달 궤도 진입 같은 각 과정에서 마네킹에 입힌 우주복을 테스트한다. 사전에 계산된 속도로 SLS와 오리온이 달 궤도를 통과하는지, 케네디우주센터와의 교신은 정상적인지 등도 확인한다. SLS가 달에 떨어트릴 실험기기 큐브샛(CubeSats) 10개는 달 표면 물과 자원을 탐사해 정보를 송신한다. 오리온은 임무를 마치면 10월 10일 지구로 돌아온다. SLS는 발사 전 엔진 이상 여부와 발사대 특이사항 등 최종 점검을 27일 마쳤다. SLS는 발사 8시간 전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시작한다. 발사 10분 전 외부 전력을 끊고 SLS와 오리온이 스스로 전력을 공급하도록 전환한다. 28일 현재 발사장 주변에 벼락이 떨어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지만 발사 당일엔 하늘이 갤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

올해 한국, 어쩌면 아시아 미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일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큰 아트페어가 열리면, 페어 자체도 큰 행사이지만 이것을 계기로 많은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서울에 몰려들면서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그래서 오늘 뉴스레터도 미술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해봤는데요.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한국에서 전시를 여는 글로벌 경매사 ‘필립스’의 주요 경매를 책임지고 있는 경매사이자, 프라이빗 세일즈 디렉터인 헨리 하일리를 인터뷰로 미리 만났습니다.영국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2008년 필립스에서 일을 시작한 하일리는 파블로 피카소의 ‘La Dormeuse’가 5780만 달러(약 776억 원)에 낙찰된 2018년 3월 런던 경매는 물론, 최근 장 미셸 바스키아의 ‘무제’(악마)가 필립스의 경매가 최고 기록인 8500만 달러(약 1141억 원)를 세운 5월 뉴욕 경매에도 망치(경매봉)를 잡고 있었습니다. 경매사로서 그런 순간을 겪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부터, 그가 보는 미술 시장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봤습니다.1141억 바스키아 작품 경매사, 런던 활동 작가 작품 들고 서울에 오다1. 필립스는 일본의 컬렉터 마에사와 유사쿠가 소장하고 있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무제’의 2022년 5월 경매를 위해 1년 여의 과정을 거쳤다.2. 경매봉이 ‘쾅’하고 내리치며 낙찰되는 순간을 위해 세일즈 담당자부터 카탈로그 편집자, 수장고 관리자까지 수많은 사람이 협업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 퍼포먼스는 경매사의 몫이다.3. 팬데믹 이후 미술시장 수요가 폭발했지만 여전히 경제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하일리는 올해 10월 런던 경매가 테스트 마켓이 될 것이라고 봤다.아버지가 선물한 경매봉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경매사김민(김): 5월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 작품 ‘무제’(악마) 경매 얘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 어땠나요?헨리 하일리(하): 모든 경매는 진행 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를 합니다. (이 준비 과정에는 경매를 하기 전 전시를 구성하는 것부터, 카탈로그를 만들고 또 잠재적인 구매자와 협의하는 과정 등 여러 물밑 작업이 있다.) 보통은 6개월을 준비한다면, 바스키아는 1년 여의 기간이 있었죠. 오랫동안 준비했기에 더 설레고, 결국 필립스 경매 역사상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작품이 됐습니다.김: 경매 당일엔 어떤 기분이었나요?하: 정말 긴장되었지만, 무척 흥분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 경매가 현장에 가득찬 사람들을 보는 것이 오랜만이었거든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대부분 스크린과 카메라만을 쳐다보며 경매를 했엇죠.김: 현장 분위기도 달랐겠네요.하: 멋졌습니다. 이렇게 큰 작품이 경매에 오르면 수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함께 고생하기도 했고. 내가 마지막 경매봉을 내려친다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김: 2018년 피카소 작품 경매는 어땠나요?하: 젊은 경매사로서 정말 흥분되는 일이었어요. 필립스는 원래 동시대 미술 작품을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고,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죠. 당시 근대 작품을 다루기 시작한 초기였기 때문에 필립스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김: 중요한 경매를 여러 번 진행했는데, 자기만의 준비하는 방식이 있나요?하: 10년 넘게 경매를 해왔는데,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경매사가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준비는… 경매마다 다른 방식이 있어요. 저의 경매 준비를 도와주는 트레이너가 있고, 그녀와 함께 사전 준비는 물론 경매가 끝난 뒤 제 퍼포먼스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시간도 가집니다. 때로는 그녀가 저의 인생 코치처럼 느껴지기도 해요.김: 혹시 경매봉을 따로 갖고 다니나요?하: 네.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아주 소박한 나무로 만든 경매봉을 갖고 다닙니다. 행운의 상징처럼 어딜 가든 항상 가져가죠.김: 아버지가 선물로 주셨다구요?하: 맞아요. 저희 부모님이 저의 가장 큰 팬이에요. 특히 아버지는 제가 하는 모든 경매의 매분 매초를 꼼꼼히 모니터하세요. 경매봉도 아버지가 주신 건데, 지금은 수많은 상처가 나있어요.김: 혹시 케이스도 따로 있나요? 하: 아니요. 듣고보니 특별한 케이스를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아주 소박한 경매봉이라서 그냥 가방에 넣고 다녀요. 비록 케이스는 없지만 정말 소중히 다루고 있어요. 잃어버리면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 같거든요. 저와 함께 전 세계를 여행했거든요. 일반적인 경매는 물론 기부 경매를 하러 중동이나 몬테네그로에도 가고, 도쿄 뉴욕과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죠.김: 바스키아 작품도 그 경매봉으로 내려쳤겠군요?하: 맞아요.경매봉 내려치기까지, 준비와 순발력 사이김: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경매를 보면 이게 궁금했어요. 치밀한 준비와 순발력, 둘 중에 뭐가 더 중요한가요? 하: 오, 그거 좋은 질문이에요. 왜냐면… 정말 둘 다 중요하거든요. 저는 보통 경매 전날 저 혼자 혹은 코치와 함께 치밀하게 연습을 해요. 모든 출품작을 하나하나 검토하죠. 그래야 ‘준비가 됐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심리적인 것 같긴 해요.그런데 현장의 반응을 보는 순발력도 정말 중요하고 이건 준비할 수가 없는 부분이에요. 모든 경매에는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과 난관이 있어요. 그래서 경매가 다 다르죠. 그래서 현장을 빨리 파악하고는 눈치와 결단력이 있어야 해요. 경매사를 그냥 보면 아주 쉽게 일을 하는 것 같지만,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볼 때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가 보인답니다.이를테면 가격을 살짝 올린 제안을 받아들일 건지, 어떤 것은 거절할 건지, 또 그 뒤에 다시 그 제안으로 돌아갈 것인지, 혹은 좀 더 가격을 높여 부르도록 압박을 할 것인지를 순간순간 판단해야해요. 특히 압박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판단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또 압박을 하면 비드가 나오기도 하니 여기서 엄청난 차이가 생겨나요.게다가 전화로 응찰하는 고객도 있죠. 그럴 때도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해요. 예를 들면 홍콩에서 오는 반응과 뉴욕에서 오는 반응의 속도차가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보디 랭귀지도 봐야해요. 몸짓만 보고 이 사람이 아직 관심이 있는지, 혹은 흥미가 떨어졌는지를 파악해야 해요. 그걸 토대로 결정을 내리는 건 배짱도 있어야 하는 거구요.김: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겠어요.하: 맞아요. 경매를 진행할 때는 모르지만 내려오고나면 극도의 피로가 몰려와요. 엄청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거죠.김: 개인적으로 컬렉팅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호하는 작가나 작품이 있나요?하: 저는 도자기와 회화 작품을 좋아하는데. 제 컬렉션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이번에 함께 전시를 여는 영국 갤러리 ‘아티스트룸’의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창립자 마일로 아스테어가 소개하는 예술가들도 흥미로워요. 최근 제가 작품을 소장한 영국 작가 포피 존스(Poppy Jones)도 마일로가 소개한 아티스트에요.아티스트룸은 비교적 젊은 갤러리이고, 함께 준비한 전시도 런던 젊은 작가들의 활기찬 현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국왕립예술학교(RCA)와 슬레이드예술학교를 중심으로, 이곳의 흥미로운 여성 작가들이 많거든요. 런던의 지금 미술 현장이 무척 흥미롭고 이런 부분을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김: 전시의 제목이 ‘신 낭만주의자들’(New Romantics)이죠. 제목은 어떻게 붙여졌나요?하: 지금 런던의 젊은 작가들에게서 18세기 낭만주의의 흔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낭만주의가 전통을 깨고 나와서 상상에 더 집중하고, 자연과 풍경으로 돌아가거나, 개인적인 표현을 강조했다는 차원에서요. 지금 젊은 작가들이 이러한 경향을 갖고 있다고 봤습니다.김: 그렇다면 윌리엄 터너나 존 컨스타블 같은 작가와 연관이 있다고 봐도 될까요?하: 맞아요. 즉각적인 느낌을 살린 풍경이나, 초상화도 마찬가지죠. 여기에 더해서 시각예술뿐 아니라 음악과 문학으로도 확장된 낭만주의 정신도 관련이 있어요. 이번에 소개하는 작가들이 실제로도 서로 친하고 좋은 친구들이거든요. 함께 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김: 이번 전시가 런던의 젊은 예술 현장 일부를 볼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군요.하: 정확해요. 몇 년 전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 ‘Mixing it Up: Painting Today’를 참고하셔도 좋을 거에요. 다만 ‘영국인’ 작가가 아니라 런던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홍콩에서 온 작가도 있고, 중국 본토 출신 작가도 있어요.젊은 작가 선호하는 젊은 컬렉터 두드러지는 한국 시장김: 지금의 미술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팬데믹 직후에는 미술 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게 계속될까요? 아니면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니 컬렉터들이 더 신중해야 할까요?하: 팬데믹 직후에는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심지어 폭발하는 양상을 보여서 저희도 놀랐어요. 필립스뿐 아니라 모든 경매사들이 역대 최고가 기록을 최근에 세웠고요. 필립스는 작년에 12억 달러 성장을 이루었습니다.팬데믹이 시장에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를 준 것은 맞아요. 다만 미술 시장이 또 얼마나 역동적이고, 빠른 시간에 변할 수 있는지도 보여주었죠.미술 시장 팽창에서도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젊은층의 움직임이에요. 최근 20년 동안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쏟아졌습니다. 저는 이게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해요.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하죠. 팬데믹 상황에는 놀라면서도 기뻤지만, 이제는 상황이 어떤지 파악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다만 아직까지 시장에 조정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10월 런던 경매가 그런 움직임을 실험해보는 ‘테스트 마켓’이 될 것 같습니다.김: 혹시 한국의 ‘아트페어 오픈런’에 대해 들어보셨나요?하: 네. 한국 시장의 성장이 놀라워요. 지난해 필립스에서도 한국 컬렉터의 경매가 258% 성장했어요. 저희가 이번에 한국에서 전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수요가 폭발하면서 ‘대기 리스트’가 넘쳐나는 상황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더 빨리 경매 시장으로 오는 경향도 있어요.김: 아시아 미술 시장의 특징은 뭐라고 보시나요?하: 아시아에는 동시대 미술에 관심을 가진 밀레니얼 컬렉터가 많다고 생각해요. 3040 컬렉터가 같은 세대 작가를 응원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20대도 있고요.김: 아시아만의 특징인가요?하: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그런 현상은 있습니다. 글로벌한 현상인데, 아시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 같아요.김: 마지막으로 NFT 예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하: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새로운 매체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일부 작품은 장기적으로 버틸 여지도 있다고 보고. 그런 것들이 크립토 마켓의 양상에 달려있기도 해서. 중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정보신(新)낭만주의자들-New Romantics캐서린 번하드, 이시 우드, 헤르난 바스, 애니 모리스, 다나 슈츠 등 23명2022.8.31 ~ 2022.9.6이유진갤러리필립스·아티스트룸 기획※‘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이자 러시아 침공 6개월째인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소도시 차플리네 로켓을 연달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자신들이 점령 중인 동부 거점 도네츠크에서 145km 떨어진 차플리네의 주택가와 이곳 기차역에 정차해 있던 객차 등에 두 차례 로켓을 발사했다. 첫 번째 로켓은 주택을 가격해 집 안에 있던 11세 소년이 숨졌다. 두 번째 로켓은 기차역으로 날아와 정차 중이던 열차를 타격했고 객차 5량이 불타 21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차플리네는 우리의 고통”이라며 “침략자를 반드시 쫓아내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악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은 러시아의 거센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대면 연설을 주장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 연설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보리 상임 이사국 15개국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개국이 찬성해 연설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반대했고 중국은 기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최근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세계를 방사능 참사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핵 위협을 거두고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지지도 이어졌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 후 세 번째로 찾았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거리를 활보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하면 세계 모든 독재국가에 ‘무력으로 국경을 바꿀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무인기, 탄약, 군수품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무인기 요격체계, 레이더 등 29억8000만 달러(약 4조 원)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일제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영국 런던 템스강의 대관람차 ‘런던 아이’ 등도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활용해 이 국기를 형상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키이우 성소피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숨진 군인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세계 부동산 시장의 둔화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집값이 2011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고 24일(현지 시간) CNBC 등이 보도했다.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분석기업 ‘블랙나이트’는 미국의 7월 주택가격이 한 달 전보다 0.77% 떨어져 낙폭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주택 거래 또한 활발한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요 도시가 집값 하락을 주도했다. 새너제이(―10%), 샌프란시스코(―7.4%), 샌디에이고(―5.6%), 로스앤젤레스(―4.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9월 개학을 앞둔 여름철에 이사 수요가 많아 집값 또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 또한 대폭 상승해 주택 구매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나이트는 미국인의 주택 구입 능력 또한 30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통상 전체 집값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80%를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로 대출받는다. 현재 이런 식으로 집을 사려면 중위 가계소득의 32.7%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앤디 월든 블랙나이트 부사장은 “7월 수치는 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추가 하락 조짐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난에 처한 일부 소형 모기지업체의 파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한 부동산시장 붕괴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 겸 러시아의 침공 반년을 맞은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소도시 채플린에 로켓을 연달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자신들이 점령 중인 동부 거점 도네츠크에서 145km 떨어진 채플린의 주택가와 이 곳 기차역에 정차해있던 객차 등에 두 차례 로켓을 발사했다. 첫 번째 로켓은 주택을 가격해 집 안에 있던 11세 소년이 숨졌다. 두 번째 로켓은 기차역으로 날아와 정차 중이던 열차를 타격했고 객차 5량이 불타 21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채플린은 우리의 고통”이라며 “침략자를 반드시 쫓아내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악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은 러시아의 거센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대면 연설을 주장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 연설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보리 상임 이사국 15개국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개국이 찬성해 연설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반대했고 중국은 기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최근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세계를 방사능 참사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핵 위협을 거두고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지지도 이어졌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 후 세 번째로 찾았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거리를 활보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하면 세계 모든 독재국가에 ‘무력으로 국경을 바꿀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무인기, 탄약, 군수품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무인기 요격체계, 레이더 등 29억8000만 달러(약 4조 원)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일제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영국 런던 템즈강의 대관람차 ‘런던 아이’등도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활용해 이 국기를 형상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키이우 성소피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숨진 군인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사진)이 12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은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12월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차세대 과학 지도자를 돕고 그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미국이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20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을 경시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유명해졌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약을 쓰자고 주장하거나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할 때마다 정면으로 비판했다. 1940년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난 그는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후 1968년 NIAID가 속한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발탁된 뒤 현재까지 38년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각종 전염병 대응을 지휘했다.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를 통해 2100만 명을 구한 공로로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서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감염병 위협에 맞서는 차세대 과학 지도자의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사령탑 역할을 했던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82)이 12월 퇴임 의사를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던 그가 은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2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경력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12월에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미 연방정부의 영역 밖의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NIAID 소장으로 얻은 지식은 과학 및 공중보건 발전에 활용하고 차세대 과학 지도자를 돕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자신의 은퇴 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미국의 일일 신규 사망자가 400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불편하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더했다. 덕분에 미국이 더 강하고 건강해졌다”고 치하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초기에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20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을 경시하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전세계적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 약을 쓰자고 주장하거나 인체에 살균제를 주입하자는 식의 황당한 주장을 할 때마다 이를 정면으로 비판해 최고 권력자의 눈 밖에 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그를 해고하겠다고 위협했고 트럼프 지지자나 친트럼프 성향의 야당 공화당 의원과도 척을 졌다. 그는 이를 두고 “거짓말을 퍼뜨리려는 사람들에게 과학에 기반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적이 된다”고 토로했다.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는 그를 지지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의미로 시사코미디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에서 파우치를 흉내냈다. 파우치 소장은 1940년 뉴욕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코넬대 의대를 졸업한 후 1968년 NIAID가 속한 국립보건원(NIH)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84년 NIAID 소장으로 발탁된 후 현재까지 38년간 코로나19,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조류독감,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각종 전염병 대응을 지휘했다. 특히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를 통해 210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2008년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 민간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간호사 겸 생명윤리학자인 부인과 세 딸이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 청년들이 보는 한국은…“외모 중시하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문화강국홍콩 시위 때 사회적 토론 덜 이뤄져 아쉬워韓아이돌, 중국 팬덤 배려해주면 좋을 것”한국 청년들이 보는 중국은…“예전엔 기회의 땅, 지금은 리스크의 땅‘우영우’ 등 K콘텐츠 유출·표절도 심각국가차원 총력전이 가능한 건 위력적”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 2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중 관계를 주제로 양국 젊은이들 간 토론의 장을 마련하려면 이들의 솔직한 생각을 먼저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10명과, 중국 관련 전공자이거나 중국 체류 경험이 있는 한국인 10명이다. 이들은 서로의 정치체제에 대한 평소 생각과 현재의 한중관계, 홍콩 민주화 시위, 한복·김치 논란 등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을 내놨다.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요약했다.▼ 쉬카이(25·남·중국인)―한국에 관한 이미지는 어떤가요?“외모를 중시한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크기는 작지만 세계적 존재감이 강한 나라고요. 특히 중국에 한국의 영화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가 매우 유명하죠. 저도 대학교 때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한국 댄서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한국이 김치와 한복 등 중국에서 기원한 문화를 훔쳤다’는 생각에 동의하나요?“아뇨. 김치도 한국 전통 음식이고, 한복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의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한국’ 하면 김치라고 말하세요. 물론 기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각 나라가 발전해온 역사에 따라 관용의 자세가 필요해요.”▼ 임모 씨(27·여·중국인)―최근에 한국과 관련해 접한 소식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윤석열 대통령에 관련한 뉴스에 ‘친미’ 이슈가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한국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친미 행보를 보이는 건 이해할 수 있어요. 다만 이번 대선 결과가 한국의 ‘친미반중’ 정서를 대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국인으로서 한국에 사는 것이 조금 걱정돼요.”▼ 왕태얼(20·여·중국인)―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보편적 이미지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중국이 인구 14억의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있는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민족국가인 것처럼 오해하는 것 같아요.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같고요. 단순히 정치 형태만 두고 북한처럼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라고 오해하는 거죠.”―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중국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대자보를 붙인 경험이 있어요. 중국의 폭력적 진압이 비참하고 암담했어요. 다만 그때 일부 홍콩 사람들이 대륙 사람들을 비하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일은 한국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았어요. 아마 한국에 있던 중국인들은 ‘중국 사람들만 홍콩을 비난하고 있다’는 보도행태에 감정이 상했을 거예요.”▼ 진모 씨(29·여·중국인)―한국의 문화콘텐츠 중 좋아하는 것이 있나요?“많아요. 주변 한국 분들이 ‘너는 한국인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보는 중국인’이라고 할 정도예요. 특히 나영석 피디의 콘텐츠가 진심이 느껴져서 좋아해요. 저도 나중에 한국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콘텐츠 관련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한중관계와 관련한 한국과 중화권 연예인들의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방탄소년단이 한미우호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받으면서 6·25전쟁을 언급할 때 중국을 말하지 않은 건 아쉬웠어요. 물론 아이돌도 자기 생각을 얼마든지 발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국 팬들이 한국 아이돌 콘텐츠를 굉장히 많이 소비하는데도, 이들의 감정을 배려해줬다면 좋았겠죠.”▼ 고모 씨(27·남·중국인)―한국에서 사는 중국인으로서 차별을 겪은 적이 있나요?“한국은 여전히 ‘단일민족’처럼 민족중심적 표현을 사용해요. 인터넷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짱깨’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이것이 유학생으로서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선입견을 없앨 방법을 고민해야겠죠.”▼ 원모 씨(26·여·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 때 한국 유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사실 조금 놀랐어요. 학교 안에 홍콩 관련된 대자보가 올라오거나 커뮤니티에 홍콩 이미지가 뜨면 중국 학생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여기가 중국이 아닌데도 대자보 앞에서 홍콩 문제라는 정치적인 이슈로 대학생들이 토론하고 충돌하는 일이 생겨서 놀랐죠.”▼ 유모 씨(21·여·중국인)―한국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아이돌 연습생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이미지요. 아이돌뿐 아니라 학생들도 너무 열심히 공부해요. 한국에 온 뒤에 처음으로 지난 학기에 대면수업을 했는데, 한국 학생들은 PPT도 잘 만들고. 발표도 잘하고. 과제도 너무 열심히 해요. 물론 열심히 하는 중국 학생도 있지만, 발표과제 같은 경우엔 한국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기술도 더 좋은 것 같아요.”▼ 양모 씨(22·남·중국인)―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10점 만점에 5.5점정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정도도 괜찮다고 봐요. 사드문제, 베이징올림픽 문제 같은 것들이 또 나오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겠죠. 한국 사드배치가 어떤 목적으로 이뤄졌든, 중국에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이에요. 세대별로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아요.”▼ 한모 씨(22·남·중국인)―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중국 청년들은 홍콩 시위를 ‘민주화’ 시위로 보진 않아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중 청년들간에 ‘민주화란 무엇인가’ ‘중국과 한국의 체제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사회적 토론이 이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감정적으로만 치우쳤던 게 아쉬워요.”―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부당하게 평가받고 있다고 보세요?“천안문사건의 여파 때문에 아직도 폭력적인 나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로는 안전과 질서가 갖춰졌다는 이미지가 조금 생겼지만요. 다만 홍콩 시위 진압의 경우엔, 한쪽이 폭력을 쓰니 다른 쪽도 폭력을 쓰며 ‘에스컬레이트’된 것이겠죠. 하지만 중국은 군대도 파견을 안했고, 시위대 역시 인명사고를 줄이려 서로 자제했다고 생각해요.”▼ 란모 씨(25·여·중국인)―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중관계에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요?“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저도 중국인으로서 감정이 조금 남아있어요. 사실 스포츠 영역에서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별로 안 좋잖아요. 중국인 입장에서 보기엔, 과거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도 반칙 행위가 몇 번 있었다보니 더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한국인이 중국에 대해 오해한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많죠. 조선족이 나오는 영화 때문에 중국은 인신매매, 장기매매가 벌어지는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중국인은 다 부자라거나 중국 여자는 다 고집이 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임동준(24·남·한국인)―중국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음식처럼 문화적인 게 먼저 떠오르고요, 정치적인 이미지는 G2강국?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중국계 일본인 친구가 말하길 중국인은 애국심이 강하대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우수함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공존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어떻게 하면 양국 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을 속국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수천 년을 중국과 갑을관계로 보냈지만, 현대에는 서로 간의 존중이 필요하죠. 그런데 중국은 여전히 속 좁은 인식과 행동을 보이는 것 같아요. 중국이 좀 더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한별(23·여·한국인)-BTS의 밴플리트상 수상소감 논란이 한중관계에 영향을 얼마나 미쳤다고 생각하나요?“청년층의 주 관심사인 K팝 이슈와 역사가 결합되면서 분노가 폭발한 것 같아요. 중국 친구들은 BTS에 실망했다고 한 반면 한국 친구들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관한 소감이라고 했죠. 자기 나라를 건드리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민족주의적 감정 때문인 것 같아요.”―중국은 강대국이라는 말에 대해 동의하시나요?“동의해요.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강력하고, GDP나 군사력 측면에서도 상위권이니까요. 중국이라는 큰 나라가 옆에 있다는 건 한국에게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됐을 거예요. 중국 내 한류 열풍도 문화산업적인 측면에서 좋은 기회였을 거고요.”▼ 주모 씨(25·여·한국인)―한중관계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중국은 한국과 정치 체제가 다르고, 국민들에게 민족주의 감정을 고취시키면서 ‘중국몽’같은 목표들을 제시하는데,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이해하기가 힘들죠. 양국의 사회문화적 교류가 늘어서 서로 이해도가 높아지면 정치·경제 분야의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박모 씨(25·남·한국인)―중국과 중국인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주세요.“중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감옥, 중국인을 생각하면 본인이 감옥에 있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국에서 살면서 또래친구들이 정치교육을 받고 공산당을 찬양하는 것을 보며 자라서 그런 프레임으로 중국을 보게 된 것 같아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한중 관계는 ‘21세기 버전 조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시대처럼 한국이 중국에 정치적·영토적 주권을 상실하진 않았죠. 하지만 현재의 중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한국을 조공국가로 여기는 것 같아요. 중국이 바뀌지 않으면 한중관계가 바뀌기 어렵고, 반대로 중국의 태도가 바뀌면 손쉽고 빠르게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최모 씨(22·여·한국인)―중국학을 전공하면서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었나요?“과거엔 젊은 세대가 이해하기 힘든 나라, 세련되지 못한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중국에 대해 공부한 뒤에는 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나라로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서는 할 수 없는 총력전을 국가단위로 할 수 있는 나라이니까요.”―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는 한중 청년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나요?“사드는 정치 이슈였지만, 결과는 문화·예술분야의 한한령으로 두드러졌죠. 이 분야에 가장 예민한 게 청년 세대에요. 여기에 ‘중국이 과연 한국 문화 콘텐츠 없이 살 수 있겠냐’라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혐중 정서가 나타난 것 같고요.”▼ 도모 씨(21·여·한국인)―유학생으로서 느끼기에, 중국 청년들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큰가요?“굉장히 커요. 이번엔 코로나19로 도시를 봉쇄하면서 조금 불만들이 생겼지만요. 중국 대학에서 유학생은 안 듣고 중국인만 듣는 수업이 사상·군사·체육수업 3가지예요. 시진핑 정치 철학 같은 사상수업을 계속 배우면 국가에 대한 충성도나 자긍심이 클 수밖에 없죠.”▼ 전유진(25·여·한국인)―중국인들과 소통하면서 갈등을 겪으신 부분이 있나요?“아무리 친한 중국인 친구더라도, 김치나 한복 이야기를 하면 가끔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들어요. 김치가 ‘한국의 파오차이’라는 말을 들으면 ‘분노 버튼’이 눌리는 기분이에요. 다른 친구는 ‘한국이 너무 민족주의적이다’라고 말하지만 저는 ‘중국만큼 심한 곳이 있냐’며 반격했어요.”―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중국이 한창 붐이었던 입학 당시에는 ‘중국어를 배우면 굶진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중국어를 해도 취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과 중국이 발전적인 논의 대신 하나의 키워드에 꽂혀서 계속 소모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모 씨(32·남·한국인)-최근에 접한 중국 관련 뉴스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중국이 외국 회사와 벌이는 상표권 분쟁 뉴스를 봤어요. 해외 진출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미리 탐색해 이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기 전에 미리 상표권을 등록해 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이었죠. 중국은 ‘대국’이지만 그들에게 ‘대국의 국격’이 있는지는 의문이에요.”-앞으로 한중 관계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시나요?“부당한 요구를 하는데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을까요? 지난 정권에서 중국에 저자세로 임했음에도 별 실익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조공무역’이 실패한 거죠. ‘기회의 땅’도 옛말이에요. 고통스럽겠지만 중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아도 결국 적응할 수 있겠죠.”▼ 문경언(29·남·한국인)-중국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계속 접하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쓰레기 김치, 쓰레기 만두 등 불량 음식 파동이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굳이 확인해볼 생각도 안 해요. ‘와 대박이다’ 하고 그냥 받아들이면서 ‘중국은 원래 이런 나라’라는 부정적 편견이 강화돼요. 이런 이미지를 바꾸려면 저희보단 중국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해요.”-자신의 나라가 상대 국가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시나요?“K콘텐츠 표절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봐요. 정식 유통된 적도 없는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아이템들이 중국에서 유행이래요. 한국 영화가 중국으로 유출돼 몇 백억이 날아갔다는 이야기도 비일비재한데 중국 정부가 딱히 막을 생각이 없어 보여요.”▼ 박윤상(32·남·한국인)-중국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가지고 걔신가요?“저는 유소년기 전부를 중국에서 보냈고, 스스로를 친중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은 사소한 것을 따지기보다는 큰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호방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초기에 정보공개 등 대응이 미흡했는데도 자국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니 ‘크기가 크다고 대국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중국은 ‘기회의 땅’이라는 말에 동의하나요? “이제는 기회보다는 오히려 리스크가 많다고 생각해요. 과거엔 많은 분들이 중국에서 크게 성장하고 부를 축적해왔지만, 이제 그런 기회들이 점점 줄고 있어요. 게다가 중국은 공산당의 일당전제주의 국가이다보니 정책적인 변수가 너무 심하고요.”관련 기사MZ세대 79% “中 싫다”… 北-日보다 호감도 낮아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99/1韓 2030세대 52% “한미동맹 강화하되 中견제 신중해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947/1“中선 말 잘못하면 생명 위협” vs “韓, 누구나 대통령 비난해 놀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772/1“한중 미래세대 충돌, 양국관계 위험 신호… 한한령 해제 등 문화 교류부터 늘려가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06/1특별취재팀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한국과 중국의 미래 세대가 서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곧 양국 관계를 지탱할 버팀목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최근 격해지는 반중 정서에 대해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체제가 다른 한국과 중국을 유지해 준 것은 문화·정서적 유대감인데 양국 간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위험신호”라며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사드 보복 등 문제에서 양국 정부가 갈등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양국 시민들이 직접 충돌하고 있으며 민간 차원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인적 교류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인터넷 공간에서만 서로를 접하는 2030세대가 일부 극단적인 의견을 상대국의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이며 논란이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정부의 중재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취한 한국의 대중문화 진출을 막는 이른바 ‘한한령’을 풀지 않으면서 한중 간 문화·관광산업 교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 교류의 질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연구교수는 “단순히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상대방의 정체성과 변화된 사회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외교 방향을 묻는 질문에 한국 2030세대가 가장 많이 한 답변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되 중국 견제에는 신중해야 한다”(51.7%)였다. “미중 간 균형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33.6%)가 그 다음이었고, “미국과 동맹을 강화해 중국 견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답은 12.3%였다.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한국 MZ세대들이 반중국 정서가 강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략에 한국 정부가 앞장서 동참하면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78.8%가 중국을 경제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론조사와는 별도로 진행된 2030세대 심층 인터뷰에서 문경언 씨(29)는 “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서 거대한 중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답은 1.7%에 불과했다. 미국을 경제적 측면(94.1%)과 안보적 측면(93.2%)에서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이 필요한 국가”로 꼽았다. 2030세대는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에 강경한 인식을 보였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중국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데 대해 76.6%가 “정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는 70.6%가 “정당하다”고 응답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중국 하면 감옥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중국인은 스스로가 감옥에 갇혀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한중 2030세대 각각 10명씩 모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한국인 박모 씨(25)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대한 한국 MZ세대들의 부정적 인식은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11∼14일 전국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호감도를 ‘매우 비호감’(0점)부터 ‘매우 호감’(10점) 척도로 평가해 달라고 물었을 때 나온 중국에 대한 평균 호감도는 2.73점에 그쳤다. 미국(6.76점)은 물론이고 일본(3.98점), 북한(2.89점)보다 낮았다. 중국에 대해 비호감 평가(10점 만점 중 0∼4점) 비율은 응답자 중 78.8%에 달했다. 0점을 준 비율이 3점을 준 비율(21.8%)과 비슷한 20.5%였다. 응답자들은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이유로 ‘김치와 한복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48.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중국의 홍콩 민주화 시위 진압과 신장위구르 등 인권 침해 문제’(35%), ‘첨단기술·인재·정보 유출과 지식재산권 침해’(29.3%), ‘중국 공산당의 일당 통치 등 정치체제’(26.4%),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18.8%) 순이었다. 별도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 전모 씨는 “김치 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한다면 내가 평생 누린 문화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중 관계가 나쁘다는 평가도 58.9%에 달했다. 한중 관계가 좋다는 평가는 5.3%에 그쳤다.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압적 외교 및 태도’(52.9%)가 관계 악화 원인으로 가장 많이 제시됐다. 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를 말해 달라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가 없다”(31%)는 답변이 자연환경과 역사유적(32.1%)이라는 의견과 비슷한 비율로 많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2030세대의 부정적 인식이 여과 없이 확산되면 미래 한중 관계의 가교가 매우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는 “교류가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진다고 젊은층들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14%) 및 무선(86%) 전화 면접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8%포인트다.“中, 경제-안보 韓 압박 말아야 관계개선” 60%… “호감 0점” 21% MZ세대가 보는 중국-韓中관계“中 고압적 외교 탓 관계악화” 53%… “10년뒤 관계 더 나빠질 것” 30%20~24세 78% “中 가고 싶지 않아”… “中과 경제협력 해야” 79% 동의안보협력 두고는 찬반 의견 팽팽 동아일보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2030세대의 75.3%는 한중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중국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60.2%)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현재 한중 관계가 나쁜 원인으로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압적 외교 및 태도’(52.9%)를 가장 많이 꼽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의 MZ세대들은 중국이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국이 해야 할 일을 요구하는 모습을 양국 관계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이 응당 해야 할 5가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20∼24세 78% “중국 가고 싶지 않다”공세적으로 변한 중국의 외교정책을 탈권위주의 시대에 자란 한국 MZ세대들이 특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인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중국이 힘이 커지며 매우 공세적인 태도로 바뀌었고 (사드) 보복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행태가 젊은 세대에겐 일종의 ‘꼰대 문화’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 20∼39세 성인 남녀 4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중국에 비호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한복이나 김치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48.2%)을 꼽았다. 중국이 역사와 문화에서 한국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별도로 동아일보와 성균중국연구소가 진행한 심층인터뷰에 응한 임동준 씨(24)는 “역사적으로 수천 년간 갑을관계로 지냈다는 인식에 중국이 한국을 속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은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론조사에서 10년 뒤 한중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0%로 나타났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51.9%는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지만 58.9%가 현 한중 관계를 나쁘다고 평가한 것을 감안하면 ‘나쁜 한중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본 셈이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중국인에 대한 비호감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인에 대한 호감도를 ‘매우 비호감’(0점)부터 ‘매우 호감’(10점) 척도로 평가해달라고 물었을 때 0점 비율이 22.8%로 가장 높았다. 평균 점수는 2.64점, 비호감이라고 답한 비율은 74.4%에 달했다. ‘중국을 방문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65.4%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20∼24세는 방문 의사가 없다는 답변이 78%로 특히 높았다. 호감도와 상관없이 중국의 긍정적 요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면이 없다’는 대답이 31%로 ‘중국이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와 성장 잠재력’(24%)보다 많았다. 가장 비중이 높은 답은 ‘자연환경과 역사유적’(32.1%)이지만 “긍정적 요소가 없다”는 답과 별 차이가 없었다.○ 78.8% “中과 경제협력 필요” 그럼에도 응답자의 78.8%가 ‘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중요하므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경제 협력의 이유로는 “인구가 많고 거대한 시장이기 때문”(42.3%),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36.7%)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안보적 측면에서 중국을 협력 대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49.7%)와 그렇다(48.7%)는 비율이 팽팽했다. 다만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8.3%인 반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27.2%였다. 안보 협력 대상이 아닌 이유로는 ‘중국이 주변국과 정치·경제·안보 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38.9%)이라는 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40.8%)가 가장 많았다. 이 교수는 “젊은 세대가 현실적 감각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행태가 개선되면 한중 관계가 모멘텀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가 탄압을 받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사태를 보며 중국은 말을 잘못 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나라라는 생각에 불신이 커졌습니다.”(한국인 직장인 동석·가명) “건드리면 안 되는 특정 부분이 있긴 하지만 중국에 살면서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자유로운 것 같아요. 누구나 대통령 비난을 많이 해서 놀랐어요.”(중국인 대학원생 슈잉·가명)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국제관에선 ‘너무 다른’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가 만나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동아일보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과 중국의 2030세대 6명씩을 선정해 두 차례에 나눠 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 명단은 별도로 실명으로 밝히되,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참가자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아 가명으로 표기한다.○ 정치체제·표현의 자유 두고 격렬 논쟁한중 젊은이들이 가장 격렬하게 맞붙은 주제는 양국의 정치체제였다. ―슈잉: 한국에선 정당들의 목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 정당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고, 한국을 대표할 목소리가 없어요. 근데 중국은 그게 보여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동석: 국가가 꼭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하나요? 지금은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예요. (한국에선 중국과 달리) 문제가 생기면 선거로 심판할 수 있으니 다행이죠.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지윤도 입을 열었다. ―지윤: 정치는 원래 시끄러워야 해요. 비판도 필요하고요. 한국은 중국공산당처럼 지도자 한 명이 모든 것을 이끌어가길 원치 않아요. ―슈잉: 국제 이슈가 있을 때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이 입장을 말하면 믿음이 가요. 그런데 한국에선 정부 발표를 야당이 부정하고 가끔은 (정부) 스스로도 부정하고…. 제가 이렇게 말하면 (한국인들은) ‘중국에서 사상교육을 너무 잘 받았다’고 하는데 저는 실제로 한국의 정치체제가 전혀 부럽지 않아요. 토론은 양국 지도자를 바라보는 한중 청년들의 상반된 시각으로 이어졌다. ―동석: 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얻고 있는 80%라는 지지율이 과연 진정한 지지를 뜻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타오: 한국에서는 퇴임한 대통령을 너무 심하게 ‘청산’해서 혼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은 한국 대통령’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해요. ―수현: 정치 보복이 반복돼온 것은 아쉽지만 평등한 사회에선 전직 대통령이라도 죄를 지으면 처벌하는 게 당연합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선 당시 한국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홍콩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사건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옌: 중국 입장에선 한국 학생들이 ‘반정부 폭동’을 지지하는 것을 반대할 수밖에 없어요. ―정원: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의 창구를 닫아버린 건 책임져야 합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융: 사드 배치는 미국이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서연: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을 막기 위한 방패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주변국들은 대부분 핵무기라는 ‘칼’까지 가지고 있지 않나요? ○ 김치·한복 논란 간극 못 좁혀한국 2030세대들은 최근 김치와 한복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논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과장된 논란”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웨이: 한국 김치와 중국 쓰촨 파오차이(泡菜·채소절임)는 결국 비슷한 문화를 바탕으로 다르게 발전한 것인데 굳이 기원을 따지며 싸워야 할까요? ‘굳이’라는 표현에 한국 측 토론자들의 눈썹이 올라갔다. ―서연: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중국이 벌여왔던 동북공정의 기조가 ‘(지금) 우리 지역, 우리 민족에게 일어났던 역사는 우리의 역사’라는 거잖아요. ―지윤: 한국인은 김치볶음밥에 김치찌개를 김치와 먹는 사람들이에요. 어릴 때부터 공유하던 한복과 김치가 사실 중국 것이었다는 주장은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에요. 중국 토론자들은 “배추김치는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 음식”이라며 “정상적인 중국인이라면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이기에 한복도 중국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복·김치 논란은 한국의 오해”라는 중국 토론자들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주장”이라는 한국 토론자들 간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 “민간 교류·대화 막히면 안 돼”한중 MZ세대들은 뜨겁게 논쟁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편견을 일부 인정해 공감대를 넓혀가려는 모습도 보였다. ―수현: ‘중국인은 교양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워낙 큰 나라에서 벌어진 지엽적인 사례들이 부각됐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융: 중국은 서양 열강의 침략과 내전을 겪다 보니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 체제에 순응하는 데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토론자들은 한중 관계를 개선하는 길은 결국 대화와 교류라는 점에도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연우는 “정부 사이 정치적 긴장 관계로 민간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막히지 않도록 다양한 교류 플랫폼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웨이는 “언론이 양국의 정보를 좀 더 다양하게 보도한다면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2030 심층토론 참석자한국인: 문경언(29) 박기배(25) 유시진(32) 임동준(24) 전유진(24) 최한별(22)중국인: 가오천(27) 란닝(25) 쉬카이(25) 왕태얼(20) 원아이롄(26) 한청쉬엔(22)참가자 명단은 실명으로 밝히되 기사에서 발언자는 참가자들의 의사에 따라 가명으로 표기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특별취재팀▽ 홍정수 김민 김수현 이채완 기자 (이상 국제부)▽ 공동기획: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16일 탄약고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러시아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해선 “의문의 사고”라며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인정한 것이다. 크림반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6시 15분경 크림반도 북동부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폭발은 비밀 파괴 공작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러시아 측 지도자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번 폭발로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며 “주변 변전소 화재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크림반도 비무장화 활동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와 다른 지역의 비무장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번 일로 적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우리 군은 물론 전 우크라이나인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보급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전선을 후방 거점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크림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교량 3개를 모두 파괴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16일 탄약고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러시아가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크림반도 내 사키 공군비행장에서 발생한 폭발에 대해선 “의문의 사고”라며 말을 아꼈던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을 인정한 것이다. 크림반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오전 6시 15분경 크림반도 북동부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폭발은 비밀 파괴 공작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크림반도의 러시아측 지도자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번 폭발로 민간인 2명이 다쳤으나 중상자는 없다”며 “주변 변전소 화재로 인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는 이번 폭발과 무관하다고 하면서도 “크림반도 비무장화의 활동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 군은 크림반도와 다른 지역의 비무장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이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이번 일로 적들이 화재에 무방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는 우리 군은 물론 전 우크라이나인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공격을 받아 보급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전선을 후방 거점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군은 앞서 크림반도에서 헤르손으로 연결되는 교량 3개를 모두 파괴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보당국이 지난해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킬 것을 확신했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물론 우크라이나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WP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기정사실화하고 해당 정보를 주요 20개국(G20) 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설명했지만 당시 영국과 발트해 국가들만 미국의 주장에 동조했다고 한다. 다른 국가들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 당시 허위 정보를 내세운 전력과 성급한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거론하며 정보력에 의구심을 보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첩보 사진을 보고도 미국 정부를 전적으로 믿지 못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미국이 경고를 하면서도 필요한 무기를 주겠다는 제안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4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을 맞이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세계 패권을 계속 움켜쥐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가 확대되도록 질질 끌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또한 철저히 계획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 환영사에서 미국이 무력 충돌을 부추겨 패권을 연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포 밥’으로 바꿔버렸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잘못을 항상 러시아와 중국 탓으로 돌리지만 미국이 유일한 강대국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단극화 시대’의 종말 또한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극화 세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는 동맹, 협력, 우호국과 함께 국제 안보 지형을 개선할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강대국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또한 같은 행사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오히려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공동 핵무기 훈련 가능성을 거론하며 해당 훈련이 “아시아 전체를 날려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입을 맞추는 모습을 통해 냉전 시대 두 공산권 지도자가 끼친 해악을 신랄하게 풍자한 ‘형제의 키스’ 벽화를 그린 러시아 화가 드미트리 브루벨(62)이 사망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시점과 이유는 알려지지 않으나 지난달 그의 아내가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하던 중 심장이 많이 약해졌다”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합병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냉전의 상징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인 1990년 브루벨을 포함한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은 남아있는 장벽에 여러 그림을 그렸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불리는 이곳은 현재 베를린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특히 브루벨의 작품은 관광객이 꼭 사진을 찍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브루벨은 1979년 동독 건국 30주년을 맞아 동독을 찾은 브레즈네프가 호네커와 화기애애한 환영 인사를 나누던 모습을 보고 이 그림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여, 이 치명적인 사랑을 이겨내고 살아남게 도와주소서’라는 부제는 공산주의와 그 지도자에 대한 그의 냉소와 야유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