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구독 59

추천

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cms@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경제일반59%
금융25%
미국/북미4%
유통4%
국제일반2%
산업2%
기타4%
  • 갈라진 이태원 추모집회… “퇴진이 추모다” “정치 이용말라”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이었던 5일 시민들은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와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등에서 희생자를 추모했다. 하지만 진보·보수 단체가 주최한 추모 집회에선 상반된 정치적 구호가 나왔다. 이날 서울 중구 시청역 일대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 추모 집회에는 주최 추산 약 5만 명, 경찰 추산 약 9000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내용과 함께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이 추모다’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서 “무책임한 정부가 참사를 불렀다”며 정부 책임론을 부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인 신자유연대는 이날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온갖 선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진짜 추모가 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는 ‘정치적으로 이용 말자’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추모에 동참하면서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나겸 씨(20)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했다. 반면 시청 앞 시위를 지켜보던 이모 씨(56)는 “지난주까지 ‘윤석열 퇴진’을 외치던 진보단체 집회가 그대로 열린 것 같은데 정치적 목적으로 보인다”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촛불집회 주최 측을 향해 “(진정한) 추모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낸 논평에서 “국민의 슬픔과 비극마저 정쟁과 정권 퇴진 집회에 이용하려는 것인지 충격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주말마다 열리는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민주당 조직이 동원된 정황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추모단장을 맡은 유기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주말 집회에 당이 조직적으로 인력을 동원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시민단체의 자체적 추모 문화제였고 당은 공식 참여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운영 마지막 날을 맞아 5일 시청광장 앞 합동분향소를 찾은 일반 시민도 적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로 지인을 잃었다는 이가연 씨(22)는 “소식을 너무 늦게 접해 빈소를 못 찾았는데 분향소에서나마 명복을 빌고자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 엿새 동안 약 11만7000여 명이 찾았다. 시청 앞 분향소는 5일 운영을 마쳤지만 용산구가 운영하는 녹사평역 분향소는 12일까지 연장 운영된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2022-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기-물-식량 3박자가 맞은 기적의 생존”

    “3, 4일만 구조가 늦었다면 생명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고립됐다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한 작업자 2명의 치료를 맡은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5일 언론 브리핑에서 “(구조가 늦어졌다면) 근육이 괴사하고 심장 근육이 멈추는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았을 것”이라며 “두 작업자가 서로 정신적 버팀목이 돼 주면서 심리적 안정을 찾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 (생환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방 과장은 “커피믹스 30여 봉을 들고 간 것이 결정적 생존 비결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작업자들이 갖고 들어간 맥심모카골드 1봉에는 약 50Cal 열량이 함유돼 있다. 생존에 필수인 탄수화물이 9g, 지방이 1.6g, 당류가 6g 포함돼 있다. 성인 남녀의 하루 평균 섭취열량(2000Cal 내외)보다 극히 적지만, 몸속 장기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소가 포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기, 물, 식량 3박자가 맞은 기적의 생존”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상적으로 의학계에서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 생존 능력을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는 3일, 음식 없이는 3주’로 표현한다. 이재호 울산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립 지점이) 공기가 통하는 구조였던 것이 결정적”이라며 “체온 유지를 위해 피운 모닥불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잘 배출돼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박시은 동강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지하수를 통해 계속해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도 천운”이라고 했다.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22-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구조팀장 “베테랑 광부, 매뉴얼대로 침착 대피”

    “베테랑 광부의 노하우와 강한 생존 의지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봅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에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221시간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가운데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중앙119구조본부 방장석 구조팀장(소방령·사진)은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 팀장은 “발견 당시 두 분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체온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작업반장(박정하 조장)의 주도하에 경험과 매뉴얼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대피하셨기 때문에 안전하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업자 2명이 고립된 갱도에서 221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와 관련해선 “고립자들이 머물렀던 장소는 넓이가 100m²가량으로 수평 갱도들이 모이는 일종의 교차로”라며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고 여러 도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비닐로 텐트를 만들고 모닥불을 피워 놓은 것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놀랐다”고 했다. 구조 작업에는 방 팀장 등 소방청 구조대원들은 물론 군인 등까지 모두 1145명이 투입됐다. 천공기 12대, 탐지내시경 3대, 음향탐지기 등의 첨단 장비도 구조에 힘을 보탰다. 방 팀장은 “공간이 충분하고 물이 있으니 고립 작업자들이 생존해 계실 거라고 생각하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면서 “다만 식량이 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둘렀다”고 했다. 한편 5일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경북경찰청은 7일 산업통상자원부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사고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한다. 이 광산에선 올 8월에도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쳐 현재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수사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봉화=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2-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보 10분거리를 車 1시간 허비 용산서장, ‘뒷짐’도 논란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 달 29일 이임재 당시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차량 이용’을 고집하다 도보 10분 거리를 이동하는 데 약 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 사고현장 인근에 도착한 후 뒷짐을 진 채 파출소로 향하는 모습도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6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삼각지역 인근 집회 현장에 나갔다가 사고 발생 50여 분 전인 오후 9시 22~24분경 용산서 인근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에서 용산서 상황실로부터 인파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그는 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 46~47분 경 관용차에 탑승해 출동했다. 이 전 서장은 10여분 만인 오후 9시 57분경 참사 현장에서 약 700m 떨어진 녹사평역에 도착했는데 당시 도로 정체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차에서 내려 걸었다면 이태원 파출소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었지만 이 전 서장은 대신 우회로를 찾는 데 시간을 보냈다. 차량에 탄 채 우회로를 찾으며 1시간 가량을 보낸 이 전 서장은 오후 10시 55분 이후에야 참사 현장에서 350m가량 떨어진 이태원앤틱가구거리 삼거리 부근에서 하차한 뒤 이태원파출소로 걸어갔다. CCTV에는 이날 오후 10시 59분경 뒷짐을 쥔 채 수행하는 경찰과 함께 이태원앤틱가구거리를 걷는 이 전 서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참사 발생 44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현장은 ‘살려 달라’는 부상자와 심폐소생술을 하는 시민, 진입하려는 구조대 등으로 아비규환인 상황이었다. 이 서장은 이날 오후 11시 5분경에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고 이후 3층 옥상으로 올라가 현장을 보며 사고 대응 지시를 내렸다. 이와 관련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당일 행적을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참사 당일 상황이 담긴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인 오후 10시 20분 현장 인근에 도착했다고 적혀있다. 이 때문에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 걸 숨기려고 거짓 보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힘을 얻고 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2-11-06
    • 좋아요
    • 코멘트
  • “운구비 막막”에 시민 100명 기부, 고려인 귀향길 함께했다

    “정말 많이 사랑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 딸아….” 3일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함박종합사회복지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고려인 희생자 박율리아나 씨(25)의 아버지 아르투르 씨(64)는 서툰 한국말로 외동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추도식을 마친 박 씨의 시신은 4일 배편으로 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후 어머니가 있는 고향 나홋카 지역에서 장례가 치러지게 된다.○ 시민 기부로 운구 비용 마련유족들은 박 씨의 시신을 러시아로 옮길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당장 시신을 옮기는 데 필요한 1000만 원 넘는 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르투르 씨는 급히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에, 한국 시민들의 기부 등을 더해 운구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이 1000원부터 50만 원까지 기부해주셨다.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기부에 동참한 시민은 100여 명에 달한다. 배우 이영애 씨도 박 씨의 사연을 듣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고인과 가족을 지원하고 싶다”며 한국장애인재단에 운구에 필요한 지원금을 전달했다. 지원금은 재단을 통해 유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라고 한다. 고인이 일했던 유아교육업체 대표 김순배 씨(43)는 추도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누구보다 밝고 명랑하고, 상냥했던 율리아나가 부디 무사히 어머니에게 인계되길 바란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입국 어려워 애태우는 이란 유족들박 씨는 다행히 고국행이 결정됐지만 아직 현지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시신을 기다리는 외국인 희생자 유족도 적지 않다. 이란인 희생자 5명 중 일부는 3일까지도 여전히 시신을 옮길 항공편 등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란에선 사망 후 3일 이내에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참사가 발생한 지 엿새째인데도 고국에 있는 유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 A 씨는 3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망자 부모님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해 상황을 묻는다.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한국 정부나 주한 이란대사관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들은 게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이란인 희생자의 지인인 B 씨는 “한국 정부에서 운구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현지 장례비용은 다른 문제”라며 “현지에선 이란인 희생자 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한덕수 “장례비 지원 등 차질 없이 하겠다”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장례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있지만 돌아가신 외국인분들 장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마다 장례 문화와 본국 송환 비용이 다른 만큼 장례비 지원 등 관련 사항 안내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미 입국한 유족에 대해선 시신을 화장해 유해를 유족이 떠날 때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하고, 장례비를 선지급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사망자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한국 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외국인 사망자에 대해 내국인과 동일하게 장례비 1500만 원, 구호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외국인 사망자 26명 중 4명의 시신이 운구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 노선이 있는 9개국 희생자 14명을 대상으로 가구당 유족 2명의 왕복 항공편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기업과 시민사회 차원에서 외국인 희생자 및 유족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더 살리지 못해 죄송”…이태원 현장 고군분투 경찰 눈물

    “저는 그렇게 영웅이라 불릴 사람이 아니에요. 저로 인해 유족분들의 슬픔이 가려지는 게 아닐까 우려될 뿐입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했던 김백겸 경사(31)는 2일 동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간신히 눈물을 참으며 이같이 말했다. 참사 당시를 떠올리던 김 경사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그는 “지금도 누우면 구하지 못했던 분들이 떠오른다“며 “당시에 더 좋은 판단을 했다면 한 분이라도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공개한 112 신고 기록에 따르면 참사 당일 약 13만 명이 몰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신고 처리는 당시 근무자가 20여 명에 불과했던 이태원파출소의 몫이었다. 서울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이나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에서는 파출소에 출동 지령만 내릴 뿐이었다. 동아일보가 참사 당일 오후 10시 반부터 30분 동안 이태원파출소 인근에 머물며 내부 동향을 살펴보니 근무자들은 주취자나 모의 총기를 사용하다 적발된 시민을 조사하는 등 크고 작은 민원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 A 씨는 경찰 내부망에 “대부분 직원은 현장 곳곳에서 인파를 통제 중이었고 안전사고 우려 외에 다른 신고도 처리했다”라고 했다. 참사 당시 근무했던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더 살리지 못해 죄송해” 참사 이후 온라인에서 한 경찰관이 인파 속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제발 이동해달라”고 외치며 통행 지도를 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댓글에는 “표창을 줘야 한다”, “명예로운 경찰관이다”라는 칭찬이 쏟아졌다. 영상의 주인공인 김 경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0분경 판촉물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과 행인 간 시비가 벌어졌다는 신고받고 해밀턴 호텔 옆 골목길로 출동을 갔다가 참사 현장을 목격했다. 김 경사는 “당시 사람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고 비명과 함께 사람들이 카메라로 무언가를 촬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후배 경찰 2명과 함께 인파를 헤집고 골목길 안으로 진입한 김 경사가 마주한 건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많은 사람이 깔리고 뒤엉켜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김 경사와 후배 경찰들이 서둘러 구조에 나섰지만 많은 인파가 깔려있어 3명만으로는 불가능했다. 무전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한 김 경사는 출동한 다른 파출소 경찰들과 함께 구조 활동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사고 발생을 모르던 시민들이 끊임없이 골목길로 밀려오는 탓에 구조가 쉽지 않았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뿐만 아니라 골목의 끝자락인 세계음식문화거리 인근에서도 구조활동을 해야 했으나 골목을 가득 메운 인파로 인해 인력 자체가 어려웠다. 김 경사는 “사람이 죽어간다”, “이동해달라”고 외치며 질서 유지에 나섰다. 단순 시비가 벌어졌다는 신고만 받고 나오다 보니 확성기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워낙 급박한 상황이 목청껏 소리 질렀다고 했다. 김 경사는 “다행히 거의 모든 시민분이 질서 통제에 협조해줘서 요청한 위치로 이동하셨다”며 “구조 활동에 협조해주신 시민분들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구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파출소 직원들이 당시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는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며 “유족분들께 면목이 없고 항상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인력 충원만 됐다면 사고 방지했을지도 몰라” 김 경사와 함께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하는 A 팀장은 2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요청한 대로 인력이 충원됐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A 씨는 “지난달 25일부터 이태원 파출소에서 경찰 인력 지원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기동대를 보내달라고 했지만, 서울청에서 지원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와 관리 체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파출소 차원에서의 (경찰 인력 지원) 요청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A 팀장은 “이태원파출소는 평소 주말에도 너무 바빠 인력 부족을 종종 느꼈다”며 “핼러윈 당일인 29일은 평소 주말보다도 4배 이상의 많은 신고가 접수돼 주간팀과 야간 팀이 교대도 하지 않고 계속 남아 근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기동대 증원을 20여명 정도 해줬었는데 올해는 해주지 않아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핼러윈 당시 방역 관리를 위해 기동대를 이태원 일대에 투입했다. A 팀장은 이번 참사에 대해 “책임 여부를 떠나 한 명의 경찰관으로서 이태원 참사 관련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2-11-03
    • 좋아요
    • 코멘트
  • “유족 한국 못와”… 시신 운구비용 1000만원 친구들이 모으기로

    “일단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스리랑카로 시신을 보내기로 했어요….”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장례식장.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고나갈라 무나우페르 씨(27·스리랑카)의 친구 모하메드 카티르 씨(36)는 “유족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태원 참사로 14개국 외국인 26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들 유족 상당수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시신 운구와 장례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한 이란(5명)과 스리랑카(1명), 우즈베키스탄(1명) 등의 경우 유족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해 당장 입국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신 운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카티르 씨는 “스리랑카로 시신을 보내려면 한국 돈 1000만 원 정도 들 것 같다”고 했다. 운구업체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영공이 폐쇄된 상황이라 선박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 유족들은 급하게 한국에 들어왔다. 1일 오후 경기 고양의 한 병원에선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한국계 오스트리아인 김모 씨(25)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김 씨의 어머니는 아들 이름을 반복해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과 한국어로 대화하고 싶다”며 한국어학당에 입학했던 김 씨는 다음 주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숨진 미 켄터키대 간호학과 학생 앤 마리 기스케 씨(20)는 미 연방 하원의원의 조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의원(오하이오)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조카는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리는 조카를 너무 사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부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에 대해 국민과 동일하게 위로금 2000만 원과 장례비 최대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체류 신분의 외국인 희생자 역시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2-1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리랑카에 임신 3개월 아내 남겨두고… 이태원 지나다 참변

    “스리랑카에 두고 온 아내가 임신 3개월이었어요. 행복하게 해줄 거라고 늘 말했었는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지하 쪽방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모하메드 카티르 씨(36)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한 고나갈라 무나우페르 씨(27)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무나우페르 씨는 이번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 26명 중 유일한 스리랑카인이다. 이날 무나우페르 씨가 살던 이 쪽방에는 친구 3명이 모였다. 이들은 “술 담배를 할 줄 모르고 별다른 취미도 없이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성실하게 살았던 친구”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무나우페르 씨는 4개월 전 스리랑카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임신한 아내를 두고 “돈 많이 벌어 오겠다”며 최근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한다. 무나우페르 씨는 암에 걸린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살던 가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밤 집 근처에 있던 해밀톤호텔 인근을 지나다 인파에 휩쓸린 뒤 빠져나오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 가운데 이란인(5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이란인 커뮤니티도 비통에 빠진 분위기다.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이란인들은 해밀톤호텔 맞은편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과 무슬림 거리를 방문하기 위해 평소에도 참사 현장을 빈번하게 오갔다고 한다. 이란인 부부인 알리, 아파그 씨는 소문난 잉꼬부부였다. 10여 년 전 입국해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며 삼성전자에 재직했던 부부는 주말마다 이란 음식을 먹기 위해 이태원 나들이를 즐겼다고 한다. 최근 박사과정 공부를 시작해 학업에 바쁜 가운데서도 주변 이란인들을 살뜰하게 챙겼는데, 이날도 20대 여성 소마예 씨와 함께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셋 모두 함께 사망했다고 한다. 입국한 지 한 달 남짓 된 소마예 씨를 챙겨 함께 핼러윈을 즐기려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란인 사망자 5명 중 4명은 박사과정생이었고, 나머지 1명인 레이하네 씨(24·여)는 지난달 4일부터 국내 대학 한국어학당을 다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미국인 희생자 스티븐 블레시 씨(20)의 사연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개했다. 미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재학 중인 그는 8월 한양대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아버지 스티브 씨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억 번 칼에 찔린 기분”이라며 “아들을 잃은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인 희생자 2명의 부모는 31일 한국에 입국해 자녀가 안치된 병원을 찾았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서 가능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고유찬 인턴기자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 2022-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중생, 엄마-이모와 함께 참변… 17년 단짝도 같이 희생

    “어린 아들을 남겨놓고 이렇게 가면 어떡하나요.” 31일 서울 구로구 고대구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50대 여성 정모 씨의 빈소를 찾은 지인은 “금실 좋은 부부였는데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 아직 초등학생이라 너무 걱정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구청 공무원인 정 씨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지난달 29일 여동생과 조카를 데리고 이태원을 찾았다가 셋 모두 참변을 당했다. 중학생인 정 씨의 조카(15·여)는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이고, 정 씨는 희생자 중 유일한 50대다. 빈소에서 정 씨의 첫째 딸과 둘째 딸 옆에 서 있던 초등학생 아들 A 군도 누나들과 아버지를 따라 조문객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 씨의 남편은 “아내의 여동생과 조카는 다른 장례식장에 있다”고 말한 후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평소 구청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불릴 만큼 활달한 성격이었던 정 씨의 빈소에는 동료들의 조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한 동료는 영정 사진을 보고 “○○아, 우리 ○○이 맞지? 이렇게 예쁜데…”라며 오열했다. 또 다른 동료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사무실 분위기를 좋게 해줬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정 씨의 여동생과 조카의 빈소가 함께 마련됐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과 학생들은 나란히 걸린 두 모녀의 영정 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미국 회계사 시험 붙은 외동딸 잃은 아빠31일 전국 40여 곳의 병원과 장례식장에선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을 그리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종일 이어졌다. 부모들은 아들과 딸의 사진을 끌어안고 가슴을 잡았고, 형제자매와 친척, 지인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빈소를 지켰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서울삼육병원엔 사망자 이모 씨(25·여)의 아버지(56)가 빈소를 지켰다. 그는 “우리 외동딸 1년 반 열심히 공부해서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씨는 미국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품고 그동안 친구들이 축제를 즐길 때도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1박 2일로 등산을 다녀온 아버지는 참사 다음 날에야 딸의 소식을 들었다.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경찰이었고, 참사 현장으로 가던 중 병원으로부터 딸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등산 가기 전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원래는 인사하러 나오던 딸이 그날은 방 안에 있었다”면서 “딸이랑 마지막 인사도 못 했는데 갔다”며 허공을 쳐다봤다. 빈소를 찾은 대학 동기 장모 씨(25)는 “미국 회계사 합격 소식을 듣고 이번 달에 만나기로 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17년 단짝 친구도 함께 참변이날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17년을 함께 다닌 단짝 친구 2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B 씨(23·여)는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3시경 아버지에게 전화해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놀러 간다”며 이태원에 갔는데 둘은 끝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아버지는 “딸이 몇 주 전 회사에서 승진을 했다. ‘재밌게 놀다 오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산 금정구의 한 장례식장엔 C 씨(32·여)의 빈소가 마련됐다. 촉망받던 컴퓨터 디자이너였던 C 씨는 참사 당일 남동생(19)과 함께 이태원에 갔는데, 남동생만 탈출하고 C 씨는 사망했다고 한다. 남동생은 최근 대학에 합격해 누나를 만나려고 서울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문객은 “엄청난 군중 속에 누나와 남동생이 같이 휩쓸렸고, 한 남성이 극적으로 동생을 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누나는 끝내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딸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어머니경기 의정부 을지대병원에 안치된 D 씨(24)의 어머니는 딸의 사망을 믿기 어려운 표정이었다. 공학도인 D 씨는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는데,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중 스트레스를 풀러 이태원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어머니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이 어딨니”, “우리 ○○이 맞아?”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국의 소홀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는 유족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딸 박모 씨(27)의 빈소를 지키던 아버지는 “우리한테는 장례 지원 이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딸을 잘 보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이나 경찰이 빈소를 잡아도 되는지 여부조차 어제(지난달 30일) 저녁 늦게 알려줘 급하게 빈소를 잡았다”며 “우리는 그냥 개인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했다.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2-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신한 아내 두고 왔는데”… 이태원서 참변 당한 스리랑카 남성

    “(스리랑카에 두고 온) 아내가 임신 3개월이었어요.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자주 말하던 친구였는데….”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만난 무함마드 카티르 씨(36)는 이틀 전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스리랑카 국적의 고나갈라 씨(28)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고나갈라 씨는 이번 참사로 인해 사망한 외국인 26명 중 유일한 스리랑카인이다. 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154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 중 외국인 사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에 따르면 외국인 사망자는 총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씩이다. 이날 기자는 고나갈라 씨 지인의 안내로 고나갈라 씨가 머물던 이태원동 인근 지하 방을 찾았다. 그의 비보를 듣고 모인 친구들은 고나갈라 씨를 “술·담배도 할 줄 모르고 취미도 없이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성실하게 일하던 친구”로 기억했다. 3년 전 서울에 왔던 고나갈라 씨는 참사 4개월 전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고국인 스리랑카로 돌아갔다가 돈을 벌기 위해 지난달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 당시 아내는 임신 3개월이었다. 그는 한국에 사는 지인들에게 “돈 많이 벌어와 아내와 아기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더구나 암에 걸린 어머니의 치료비까지 마련해야 하는 처지라 그는 평일에 공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틈틈이 단기아르바이트를 했다. 고나갈라 씨는 29일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던 게 아니라 인근에 볼일이 있어 지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밀턴 호텔 인근을 지나다 인파에 휩쓸려 골목에 갇히게 되었고 결국 빠져나오지 못한 채 압사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나갈라 씨의 사망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이란인은 5명으로 외국인 사망자 중 가장 많다. 이란은 국교가 이슬람이며, 국민의 약 98.8%가 이슬람교도다. 사고가 난 해밀턴 호텔 맞은편에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이 있어 평소에도 이란인들의 이동이 많은 곳이다. 이곳은 ‘무슬림거리’로 불리며 할랄 음식 식재료 등 무슬림을 위한 식자재를 전문으로 파는 마트 등도 존재한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이란인 30대 남성 알리 씨와 30대 여성 아파 씨는 소문난 잉꼬부부로 알려졌다. 10여년 전 한국에 온 이들 부부는 국내 유명 대기업에서 함께 근무했다. 수원에 살던 이들 부부는 주말이면 모국 음식을 먹기 위해 이태원 나들이를 즐겼다. 이들 부부는 박사학위를 얻기 위해 함께 공부하면서도 주변의 이란인들을 살뜰하게 챙기곤 했다. 함께 사망한 이란인 20대 여성 소마예 씨는 한국에 온 지 한 달 남짓 된 학생이었다. 공부하러 온 한국에서 이란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리 씨 부부를 알게 되었고 특히 아파 씨는 소마예 씨를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이날 알리 씨 부부와 소마예 씨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했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에 준해서 가능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외교부 공무원과 사망자를 1대 1로 매칭 지정해 유가족과의 연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31
    • 좋아요
    • 코멘트
  • “제가 손을 놓쳤어요”… 친구 빈소 찾은 20대, 유족 붙잡고 오열

    “제가 잘못했어요. ○○이 손을 놓쳤어요.” 30일 경기 고양시 동국대일산병원에는 전날 서울 이태원에서 사망한 최모 씨(25·여)의 시신이 안치됐다. 최 씨와 함께 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친구 A 씨(25·여)는 최 씨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다 제 잘못”이라며 오열했다. 최 씨 아버지 등이 “네 잘못이 아니다”라며 달랬지만 A 씨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강원 강릉에 사는 최 씨 가족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전날 오후 10시 33분경 딸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고 했다. 최 씨의 아버지는 “(전화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냐고 계속 물어봤는데 ‘찌직’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끊겼다”고 했다. 몇 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결국 사망 소식이 돌아왔다. 그는 “우리 딸, 평생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거의 매일 전화하던 아이가 지금이라도 전화를 걸어올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 함께 갔던 쌍둥이 중 형만 사망29일 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154명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자들이 이송된 수도권 병원 40곳에는 가족과 지인을 잃은 시민들의 통곡이 가득했다.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에선 고교 1학년생 조카(16)의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온 B 씨가 “중간고사 끝나고 오랜만에 기분 좀 내보겠다고 이태원에 갔는데…”라고 말하다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외동아들인 조카는 전날 친구 2명과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지방 과학고에 다니는 조카는 성적이 우수했고 전교회장을 할 정도로 신망을 얻던 학생이었다고 한다. B 씨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간만에 서울 집에 올라왔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친구 1명은 다쳤고 나머지 한 친구는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흐느꼈다. 같은 삼육서울병원 이모 씨(29·여)의 빈소에서 만난 친구 C 씨(29·여)는 “○○와 같이 이태원에 갔다가 사고 현장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정신 차리라’고 말하다가 선 채로 의식을 잃은 것이 마지막 기억”이라고 말했다. 간신히 빠져나온 C 씨는 현직 간호사라는 사실을 밝히고 닥치는 대로 응급처치를 했다. 그는 “친구 모습이 안 보여서 어디 잘 이송됐구나 싶었는데, 이 씨의 남자친구로부터 ‘믿을 수 없는 소식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간호사이면서도 친구 하나 못 구했다”며 통곡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선 이태원 참사 현장에 쌍둥이 형과 함께 방문했던 동생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동생은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인파 속에서 흩어졌던 형은 몇 시간 뒤 사망자 명단에서 발견됐다.○ 가족 찾아 무작정 헤맨 유족들서울시가 실종자 신고 센터를 마련한 한남동 주민센터에선 애타게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29일부터 이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총 4189건(중복 신고 포함)의 실종 신고가 집계됐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하고 참사 피해자들이 안치된 곳을 무작정 찾아다닌 시민들도 있었다. 시신이 임시로 안치됐던 서울 용산구 다목적실내체육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안모 씨(55·여)는 “밤 12시쯤 딸아이가 죽었다고 남자친구가 연락했다. 이곳에 사망자들이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무작정 달려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안 씨의 딸은 군 입대를 앞둔 남자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그는 “남자친구가 심폐소생술(CPR)을 했을 때 잠시 맥박이 돌아왔다가 다시 심정지 상태가 됐다고 한다”며 “핼러윈 다녀오겠다고 용돈을 달라던 모습이 마지막이 됐다”고 오열했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탓에 신원 확인 작업이 지연되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 을지병원에서 만난 한 유족도 “주민등록증이 발견돼서 일단 여기로 왔는데, 조카인지 아닌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지문 채취하면 바로 신원은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 얼굴이 온통 멍투성이라 우리 애가 맞는지 알아볼 수도 없다”고 했다. 미국 언론에는 생일을 맞아 이태원에 갔다가 숨진 한국인 남자친구를 둔 가브리엘라 파레스 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의 남자친구 최모 씨는 이날 24번째 생일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최 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파레스 씨는 트위터에 “‘내 인생의 사랑’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내일 한국으로 떠나야 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며 “인생은 불공평하다”고 애통해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주현우 인턴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4학년}

    • 2022-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흔 넘어 얻은 외동딸, 승진했다고 좋아했는데”…참사 유족들 오열

    “어젯밤에 통화를 할 때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서 ‘무슨 소리냐’고 물었는데 찌직 소리가 나며 전화가 끊겼거든요….” 30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을 찾은 최모 씨(25)의 아버지는 딸아이와의 마지막 통화를 회상하다 눈물을 훔쳤다. 몇 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한걸음에 강릉에서 한남동주민센터로 뛰어왔다. 애타게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아버지에게 돌아온 것은 딸의 부고 소식이었다. 최 씨는 “친구랑 이태원 간 건 알았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우리 딸 평생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했는데 어떻게 세상이 이럴 수 있냐. 매일 같이 전화하던 아이인데 이제는 못하잖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피해자들이 이송된 서울과 경기 시내 병원 39곳에는 가족과 지인을 찾는 애타게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압사 사고 실종자 접수센터가 설치된 한남동주민센터에도 실종 신고를 접수하려는 시민들이 잇따랐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한남동주민센터에 접수된 실종자 신고 건수는 총 2249건이다. 이날 오전 6시 20분경 부인과 함께 한남동주민센터 내 사고 실종자 접수센터를 찾은 서모 씨(67)는 “원래 한두 번 정도 전화를 하면 받는 아이인데 밤 10시 넘어서부터 연락이 안 돼 밤새 아무것도 못 했는데 새벽에 전화하니 경찰에서 습득했다고 전화를 받았다”며 “마흔 넘어 얻은 외동딸이고 이번에 대리 달았다고 좋아했는데 어떡하면 좋냐”며 흐느꼈다. 구조 작업 등으로 신원 확인이 늦어지면서 압사 사고 피해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무작정 찾아온 실종자 가족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5시경 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다목적실내 체육관 앞에서 만난 안모 씨(55)는 “오후 4시쯤에 남자친구랑 같이 놀러나간다고 연락했는데 밤 12시쯤 남자친구가 딸아이가 죽었다며 연락이 와 택시 타고 달려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안 씨의 딸은 군입대를 앞둔 남자친구와 함께 전날 이태원을 방문했다 변을 당했다. 안 씨는 “남자친구가 심폐소생술(CPR)을 했을 때 잠시 맥박이 돌아왔다가 다시 심정지 상태가 됐다고 한다”며 “딸아이가 여기 있는 건지도 모른다. 파악된 명단만이라도 공유를 해주면 좋을텐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 2022-10-30
    • 좋아요
    • 코멘트
  • 강남 살며 외제차 몰면서 양육비는 모른 체…‘나쁜 부모’ 첫 고발

    이혼 후 수년간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 대한 첫 형사 고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년 7월 양육비 미지급 행위를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이후 첫 사례다. 사단법인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은 이혼 후 오랜 기간 의도적으로 양육비를 주지 않은 미성년 자녀들의 부모 2명을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이행법)’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양해연에 따르면 홀로 아이를 키우는 A 씨는 이혼한 남편으로부터 양육비 1억 200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A 씨의 전남편은 양육비를 10년 넘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작년 8월 법원에서 감치명령(구치소나 유치장에 가두는 것)을 받았고 이후 신상 공개와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이런 조처가 내려진 건 A 씨의 전남편이 처음이었다. 홀로 아들을 키우는 B 씨 역시 2018년 이혼 후 아이 엄마로부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양해연에 따르면 B 씨의 전 부인은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고급 외제 차를 타고 다니면서도 “돈이 없다”며 월 100만원의 양육비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연은 B 씨의 전 부인은 위장 전입으로 실제 거주지를 숨기고 월급도 현금으로 받는 등 재산을 숨기면서 감치 소송을 피해왔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양육비이행법에 따라 양육비 지급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부모를 감치 명령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감치 판결 이후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 공개△강제 징수의 4가지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다. 감치명령 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형사처벌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직 양육비를 제때 받지 않아 형사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다. 법원으로부터 양육비 지급 미이행에 대한 제재를 받는다고 해도 실제 양육비 지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 않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양육비이행법이 개정된 후 제재를 받은 178건 중 일부라도 양육비를 지급한 건 14건에 불과했다. 양해연은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위장전입을 하는 등의 수법으로 지급해야 하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며 “감치 명령 이후 추가 제재가 내려졌는데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모에 대한 형사 처벌 선례가 나와야 양육비 미지급으로 미성년 자녀가 피해를 보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해연은 이날 오후 3시 반경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19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내 술에 혹시?… ‘퐁당 마약’ 즉석 검사키트 나온다

    ‘혹시 내 술잔에도 마약이?’ 최근 클럽 등에서 술이나 음료에 몰래 마약을 타 중독되게 만들거나 의식을 잃게 한 뒤 성범죄 등을 저지르는 ‘퐁당 마약’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경찰이 음료에 마약이 섞였는지 간편히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검사 키트를 개발해 내년부터 시중에 보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 필로폰과 코카인은 물론이고 ‘데이트 성폭행 약물’로 알려진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속칭 ‘물뽕’) 등 주요 마약 성분을 즉석에서 탐지할 수 있는 마약 검사 키트를 개발해 최근 시제품을 선보였다. 경찰은 2018년 이른바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마약 투약 후 성범죄 예방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9년부터 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키트를 통해 시민들이 자신도 모르게 마약이 섞인 음료를 마시는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스티커형 키트에 마약 닿으면 변색… ‘술잔에 몰래 타기’ 막는다 ‘마약 검사키트 내년 시판’ 누구나 쉽게 쓸수있는 휴대용 키트… 스티커형, 폰-가방 등에 붙여 사용손에 음료 찍어 문지르면 바로 확인, 스트립형은 잔에 담가 색 변화 체크경찰-마약수사관용 키트도 개발… 기존 간이 검사보다 정확성 높아 경찰이 일반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마약 검사 키트를 서둘러 개발한 것은 ‘퐁당 마약’ 범죄가 급속하게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13일에는 20대 남성 프로골퍼가 마약을 숙취해소제라고 속여 동료 선수에게 먹인 혐의로 구속됐다. 올 7월엔 서울 강남구의 유흥주점 종업원이 손님이 몰래 마약을 탄 술을 마시고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마땅치 않았다. 이 때문에 유흥업소 종업원 사이에선 “현장에서 뚜껑을 딴 경우에만 술을 마셔라” “맛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뱉어라”라는 등 임기응변식 대처 방안이 공유되는 실정이다.○ 손가락으로 찍어 문지르면 확인 가능경찰청은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 등과 일반인용 마약 검사 키트를 공동 개발했다. 동아일보가 확인한 시제품은 가방과 휴대전화 등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형’과 긴 종이 모양으로 잔에 담그기 쉽게 디자인된 ‘스트립형’ 등 2종류다. 스티커형 키트는 음료가 미심쩍을 때 손가락으로 찍어 스티커에 문지르면 마약 성분 여부를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물뽕’ 검출용과 필로폰, 엑스터시(MDMA), 케타민, 코카인 등 검출용 2종류가 있는데 물뽕 검출용의 경우 음성이면 스티커의 노란색이 그대로 유지되고, 양성일 경우 스티커 절반이 연두색으로 변한다. 가능하면 동석자 등의 주의를 적게 끌면서 시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스트립형 키트는 리트머스시험지처럼 잔에 담긴 액체에 직접 키트를 담가 색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역시 마약에 따라 2종류가 있는데 필로폰 등 검출용 키트의 경우 양성일 때 키트 중앙에 검은 원이 생긴다고 한다.○ 정확도 높인 현장 경찰용 키트도 개발경찰은 검사 정확도를 높인 ‘현장 경찰용 키트’와 ‘마약 전문수사관용 키트’도 개발 중이다. 최근 마약 관련 범죄가 급속히 늘면서 경찰이 교통사고 및 강력범죄 현장 등에서도 용의자를 대상으로 마약 검사를 빈번하게 진행하는 만큼, 새 키트가 개발되면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경찰용 키트와 마약 전문수사관용 키트는 현재 쓰이는 마약 간이 검사보다 정확도가 한층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 사용하는 간이 검사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처럼 음성, 양성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배우 이상보 씨가 간이 검사키트의 오류로 마약을 투약했다는 오명을 썼다가 정밀 검사 후 누명을 벗기도 했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관은 “현재 사용하는 키트는 마약 투약 ‘가능성’ 정도만 나타내는 수준”이라고 했다. 경찰이 개발 중인 경찰관용 키트는 휴대 가능한 별도의 분석 장치로 시료를 분석하도록 해 정확도를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희선 교수는 “현재 마약 간이 검사 키트는 정확도가 70∼80% 수준인데 개발 중인 키트는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현재 간이 검사 키트가 6종 안팎의 마약을 검출할 수 있는데, 새 키트는 16종까지 검출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정확도가 높은 마약 검사 키트가 보급되면 경찰의 초동 대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마약류 관련 사건의 경우 지구대, 파출소 경찰관이 출동해도 강력계 형사나 마약수사대가 오기 전까지는 실제 음료 등에 마약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서울의 한 지구대 경찰관은 “마약 투약이 의심돼도 마약수사대가 오기 전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어 신속한 증거 파악과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전문수사관용 키트는 마약사범의 손이나 주머니 등에 살짝 묻은 극미량의 마약까지 검출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 키트가 수사에 도입되면 수사관이 은닉된 마약을 찾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배지현 인턴기자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 2022-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읽을 수가 없네요” 훼손된 지하철 점자 안내판에 속으로 눈물

    “이건 도저히 읽을 수가 없네요….”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경의중앙선 이촌역.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42)가 용산 방면 1-2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점자를 만지다 “점자가 많이 오염되고 훼손된 상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정한 ‘흰 지팡이의 날’(15일·시각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서울시내 전철 역사 내 점자표기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승강장에는 대부분 전철 운행 방향과 승강장 번호를 알려주는 점자가 설치돼 있었지만, 점자에 먼지가 쌓이거나 훼손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촌역처럼 승강장이 야외에 있는 경우 훼손 상태가 더 심했다. 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역 등에는 점자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홍 씨는 “효창공원앞역은 3년 전 점검 때도 점자가 없었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역사 내 모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는 출구 위치를 안내하는 점자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등에는 일부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점자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돕는 음성유도기 역시 코레일 460개 역사 중 64곳, 서울교통공사 275개 역사 중 36곳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유도기가 설치된 역사에서 특수 제작한 리모컨을 누르면 역사 스피커를 통해 서 있는 위치를 들을 수 있다. 코레일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까지 모든 역사에 음성유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고, 서울교통공사 측은 “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흰 지팡이의 날’ 앞뒀는데…있으나 마나한 지하철 역사 점자

    “이건 읽을 수가 없네요….”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경의·중앙선 이촌역.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42)가 용산 방면 1-2 승강장의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점자를 만진 뒤 이렇게 말했다. 홍 씨는 “점자가 크게 오염되고 훼손됐다. 점자에 익숙하지 않은 시각장애인이라면 점자를 인식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동아일보 취재팀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지정한 ‘흰지팡이의 날’(15일)을 앞두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서울시내 전철 역사 내 점자표기 실태를 점검했다.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보호와 안전 보장, 자립 등을 상징하는 흰지팡이는 1943년 안과 의사인 리차드 후버 박사가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위해 고안했다.점검 결과 대부분의 승강장엔 운행 방향과 승강장 번호를 알려주는 점자가 설치돼 있었지만, 점자가 오염되거나 훼손돼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오염되고 훼손된 점자…점자 아예 없는 곳도승강장이 야외에 있는 이촌역의 경우 점자의 오염과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 점자와 비슷한 크기의 오염물과 먼지가 점자 주변에 가득했다. 홍 씨가 점자를 훑어 나가자 금세 손가락에 먼지가 묻어나왔다.경의· 중앙선 효창공원앞역 일부 스크린도어는 점자가 아예 없었다. 홍 씨는 “여기는 3년 전에도 없던 곳이었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라고 씁쓸해했다. 철판 소재의 점자판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곳도 있었다. 만약 시각장애인이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점자를 만지다가는 날카로운 철판에 손을 다칠 가능성도 있었다.역사에서 외부로 나가는 출구 번호를 알려주는 점자 역시 부족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는 출구 위치를 나타내는 점자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사의 경우 손잡이에 ‘직진 4~7번 출구, 우측 9번 출구 방면’이라고만 적혀 있어 정확한 출구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시각장애인 오모 씨(63)는 “정확한 출구 번호를 알려주는 점자가 부족해 매번 모든 출구를 돌아다니는 게 일상”이라고 했다.● 음성 안내기 없는 역사도 100곳점자가 없거나 훼손된 경우 시각장애인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음성유도기’이다. 음성유도기가 설치된 역사 내에서 특수 제작한 리모컨을 누르면 역사 스피커를 통해 현재 서 있는 위치가 음성으로 흘러나온다.그러나 코레일 460개 역사 중 64개 역사, 서울교통공사 275개 역사 중 36개 역사엔 음성유도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촌역, 교대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2호선은 음성유도기가 설치되지 않은 역사가 많았다.시각장애인 이모 씨(45)는 “몇 년 전 청량리역에서 아무리 리모컨 버튼을 눌러도 음성 안내가 나오지 않았었다”며 “결국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데려다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김훈 연구원은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공공건물 내 점자가 보편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법에 규정된 점자의 위치나 크기, 간격에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까지 모든 역사에 음성유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고, 서울교통공사 측은 “시각장애인 연합회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2-10-14
    • 좋아요
    • 코멘트
  • 알뜰폰, 야간-휴일 위치조회 어려워… 위기대응 구멍

    올 8월 1일 오후 11시, 울산의 한 경찰서에 30대 여성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여성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전에 전화는 끊겼고,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정확한 장소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 사이 여성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고 경찰은 범행 2시간 후 가해 남성이 자수하면서 위치를 확인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 여성은 통신 3사(SKT, KT, LG U+)가 아닌 ‘별정통신사’에 가입한 휴대전화, 이른바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휴일·야간’ 위치 조회 어려워긴급구조기관인 경찰이나 소방으로부터 개인위치정보 제공 등의 요청이 있으면 통신 3사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와이파이(Wi-Fi) 방식을 이용해 24시간 위치를 확인하고 가입자 정보도 제공한다. 하지만 알뜰폰 사용자는 신변의 위협이나 스토킹 등 위기 상황을 신고해도 정보 확인이 어렵다. 가입자 정보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7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통신 3사를 통해 유통되는 단말기는 통신사의 전용 위치 추적 프로그램이 있어 곧바로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알뜰폰 중 일부는 단말기에 해당 프로그램이 없어 별정통신사로부터 위치 정보를 받는다고 해도 정밀한 위치 확인이 안 된다. 통신 3사를 통해 위치 확인을 하기도 하는데 기지국 기반의 대략적인 위치 정보만 알 수 있다. 경찰과 소방은 별정통신사로부터 받은 피해자 정보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 정보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당직 근무자가 적은 늦은 밤이나 휴일에는 위치 정보를 빠르게 받을 수 없다.○ 전문가 “사용자 조회 시스템 구축 필요”경찰은 2년여 동안 알뜰폰 사용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을 곧바로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0년부터 ‘알뜰폰 사업자 통신자료 송수신용 QR코드 전자팩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첫해 4억4600만 원이던 예산이 2021년 1900만 원으로 23분의 1 수준으로 삭감됐다. 올해 다시 5억9900만 원으로 증액됐지만 10월 현재까지도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와 일일이 협업을 거쳐야 하고 추가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알뜰폰 사용자의 위치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알뜰폰 통신사도 직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무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알뜰폰, 야간-휴일 위치조회 어려워…개선사업 표류

    올 8월 1일 오후 11시, 울산의 한 경찰서에 30대 여성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여성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전에 전화는 끊겼고, 경찰은 곧바로 핸드폰 위치 추적에 나섰지만 정확한 장소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 사이 여성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고 경찰은 범행 2시간 후 가해 남성이 자수하면서 위치를 확인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 여성은 통신 3사(SKT·KT·LG U+)가 아닌 ‘별정통신사’에 가입한 핸드폰, 이른바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휴일·야간’ 위치 조회 어려워 긴급구조기관인 경찰이나 소방으로부터 개인위치정보 제공 등의 요청이 있으면 통신 3사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와이파이(WI-FI) 방식을 이용해 24시간 위치를 확인하고 가입자 정보도 제공한다. 하지만 알뜰폰 사용자는 신변의 위협이나 스토킹 등 위기상황을 신고해도 정보 확인이 어렵다. 가입자 정보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7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통신 3사를 통해 유통되는 단말기는 통신사의 전용 위치 추적 프로그램이 있어 곧바로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알뜰폰 중 일부는 단말기에 해당 프로그램이 없어 별정통신사로부터 위치 정보를 받는다고 해도 정밀한 위치 확인이 안된다. 통신 3사를 통해 위치 확인을 하기도 하는데 기지국 기반의 대략적인 위치 정보만 알 수 있다. 경찰과 소방은 별정통신사로부터 받은 피해자 정보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 정보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져도 당직 근무자가 적은 늦은 밤이나 휴일에는 위치 정보를 빠르게 받을 수 없다.● 전문가 “사용자 조회 시스템 구축 필요”경찰은 2년 여 동안 알뜰폰 사용자의 이름·전화번호·주소 등을 곧바로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20년부터 ‘알뜰폰 사업자 통신자료 송수신용 QR코드 전자팩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첫해 4억4600만 원이던 예산이, 2021년 1900만 원으로 23분의 1 수준으로 삭감됐다. 올해 다시 5억9900만 원으로 증액됐지만 10월 현재까지도 시스템은 구축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와 일일이 협업을 거쳐야하고 추가 기술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알뜰폰 사용자의 위치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알뜰폰 통신사도 직접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무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07
    • 좋아요
    • 코멘트
  • 화재 취약 쇼핑몰 ‘지하 백오피스’… “미로 같아 대피에 15분 걸려”

    《최근 발생한 대전 아울렛 화재에서 지하에 설치된 170여 개 격실(칸막이방)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서울 시내 백화점·아웃렛 등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이 시설들의 지하에도 이와 유사한 ‘지하 백오피스’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휴식 및 사무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장소인데 다닥다닥 붙은 채 환기도 안 돼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취약한 ‘지하 백오피스’최근 화재로 7명이 숨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지하층에 170여 개의 격실(칸막이방)이 조성돼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다른 백화점·아웃렛에서도 유사한 ‘지하 백오피스’가 조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일 서울 시내 백화점과 아웃렛 등 대형 판매시설 10곳을 둘러본 결과 모두 지하층에 ‘백오피스’를 두고 있었다. 직원들의 휴식 및 사무 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장소인데 다닥다닥 붙은 데다 환기도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내부에선 전열기구 사용도 빈번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로처럼 복잡한 지하 백오피스2일 찾은 강남권 백화점. 이 건물 지하층에는 미로처럼 만들어진 백오피스 구역에 15개 이상의 격실이 조성돼 있었다. 각 격실 공간은 5평(약 16.5m²) 내외였다. 한 격실의 출입구 옆에는 ‘박스 적재 절대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물품이 담긴 종이박스 9개와 의류 거치대가 바로 앞에 놓여 있었다. 포장재와 의류 등이 통로와 복도 곳곳에 쌓여 있어 성인 한 명이 지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일부 격실에는 소화기가 있었지만 주변 종이상자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한 직원은 “매일 다니는데도 헷갈려 길을 잃은 적도 있다”고 했다. 중구의 한 백화점 직원은 “비상구를 통해 지상으로 빠져나가는 데 최소 15∼20분은 걸릴 것 같다”며 “백오피스 내부 전등이라도 꺼지면 아무것도 안 보일 정도로 어둡고, 환기도 안돼 늘 먼지가 가득하다”고 했다. 아웃렛·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일 둘러본 영등포구의 한 쇼핑몰 지하주차장 한 쪽에는 직원 사무 공간과 휴게실이 조성돼 있었다. 창고 옆 10평 남짓한 사무공간에는 7∼8명이 앉아 있었는데 환기가 안 돼 냄새가 퀴퀴했다.○ 전열기 사용 빈번한 휴게 공간직원들은 백오피스에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 간단히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압력밥솥,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등 전열기구가 다수 놓여 있었다. 휴대전화 충전기 등 개인용품도 있다 보니 멀티탭이 문어발처럼 뻗은 경우가 많았다. 일부 전선은 피복이 벗겨져 있었다. 구로구의 아웃렛에선 노후 전선으로 연결된 멀티탭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도 목격됐다. 시내 대형 백화점에서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A 씨(62)는 “휴게실에서 식사를 매일 해결하니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는 필수”라며 “전기는 계속 필요하고 이용자는 많다 보니 멀티탭을 3, 4개씩 연결해 쓴다”고 말했다. 또 “대전 아울렛 사건을 보면서 남 일 같지 않아 가슴이 철렁했다”고 덧붙였다. 대전 아울렛 화재를 계기로 일부 개선에 나선 곳도 있었지만 현장에선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하 백오피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쇼핑시설 지하 공간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하에선 환기가 안돼 연기 질식으로 인한 인명 피해 위험이 훨씬 크다”며 “사람이 자주 머무는 공간은 가급적 지상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공학과 명예교수는 “당분간 백오피스를 지상으로 이동시키기 어렵다면 전력이 차단돼도 ‘피난 유도등’이 늘 눈에 띌 수 있도록 적재물을 치워놓고 지상 대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2-10-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동훈 퇴근길’ 한달간 미행… 경찰, 30대 유튜버 입건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 측이 ‘한 달 가까이 퇴근길 미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는데, 수사 결과 미행자는 유튜브 채널 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의 수행 직원은 지난달 28일 경찰에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신원 미상의 인물들을 고소했다. 누군가가 계속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한 장관의 퇴근길을 미행하고, 장관의 자택 인근을 맴돌았다는 것. 서울 수서경찰서는 차량 소유자 30대 남성 A 씨를 피의자로 특정했으며, 동승자도 확인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보도를 표방하는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더탐사’ 소속으로, 과거 또 다른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에서도 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열린공감TV는 지난 대선 당시 김건희 여사에 대해 이른바 ‘쥴리’ 의혹 등을 주장했다. 시민언론더탐사 측은 “제보 내용과 한 장관의 거주지를 취재하고자 2번 정도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반론보도] 등 관련본보는 2022년 9월 30일 및 10월 1일 사회 섹션에 , 의 제목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측이 한 달 가까이 퇴근길 미행을 당했다고 신고하여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더탐사’ 관계자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이에 대해 시민언론 더탐사 측은 “시민언론 더탐사는 신문법에 따라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된 정식 언론사이고, 소속 기자가 취재 목적으로 고위공직자인 한 장관의 관용차량을 한 달 내 3차례 추적한 것일 뿐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2022-10-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