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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을 찬성하는 육견협회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개 수십 마리를 동원해 집회를 열려고 했지만 무산된 사실이 18일 뒤늦게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달 동물보호단체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개 식용’과 관련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여야 정치권에서 “개 식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대한육견협회가 반발하며 집회를 개최하려고 한 것이다. 대한육견협회는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17일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김 여사가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 식용을 종식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를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육견협회 측은 “(김 여사) 발언을 철회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육견협회 전 회원이 사육하는 식육견을 대통령실에 반납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 30마리를 철장 안에 넣어 집회 장소에 가져온 뒤 대통령실에 풀어놓겠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경찰은 지난달 27일 이 집회에 대해 “육견은 방기하거나 탈출하는 경우 통제가 곤란하여 시민 안전 등에 심각한 위험의 초래가 우려된다”며 집회를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육견협회는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집회 금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15일 집회에 육견을 동원하지 않는 조건으로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가처분 결정문에 따르면 법원이 집회를 전면 허용하지 않은 이유는 ‘동물학대’였다. 재판부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집회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를 동원한 경우 동물보호법 3조 및 9조에 어긋날 소지가 있고 집회 과정에서 해당 동물이 고통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 동물학대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이어 “집회에 다수의 육견을 직접 동원하지 않더라도 육견의 사진이나 모형을 이용하는 등의 안전한 방법을 선택해도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집회를 전면 허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일정 제한을 두고 허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육견협회 측은 개를 동원하지 못할 경우 집회를 열지 않기로 해 결국 이 집회는 무산됐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제가 운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LS일렉트릭 김모 부장은 경찰에 출석해 지난해 11월 수입차 페라리를 타고 서울 올핌픽대로를 시속 167㎞로 달린 사람이 본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김 부장의 자수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먼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페라리 소유자가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66)이었다. 또 운행 직전까지도 차량은 구 회장의 자택에 세워져 있었다. 경찰은 김 부장에게 “왜 당신이 구 회장 차를 몰았느냐”고 추궁했지만 김 부장은 우물쭈물하며 설명을 피했다. 그런데 자수 4일 만에 김 부장은 “사실은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과속은 통상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 과태료 통지서를 받는다. 다만 도로교통법상 최고 제한속도보다 80㎞를 초과한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경찰은 제한속도 80㎞인 올림픽대로를 구 회장 차량이 167㎞로 달리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구 회장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LS일렉트릭 측은 이에 대해 “김 부장이 실제 운전을 했던 구 회장 혐의를 대신 뒤집어쓰려다 형량이 높다는 걸 알고 번복한 것”이라며 “구 회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고 김 부장에게 거짓 자백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진상을 파악한 후 지난달 초 구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범인도피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렸는데 전광판에 적힌 대기 시간이 줄어들지 않네요.” 17일 오후 2시 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70대 남성은 “서대문에 가야 하는데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나을 거 같다”며 자리를 떴다. 버스정류장 맞은편 도로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원 수백 명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민노총 건설노조가 16, 17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1박 2일 노숙 집회를 열면서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을 점령한 채 술을 마시고 노상 방뇨를 하는 노조원들과 길가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틀간 5만여 명 모인 집회로 출퇴근길 혼잡 17일 오후 2시부터 노조원 2만7000여 명(경찰 추산)이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오거리에서 종로구 동화면세점까지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시간 반가량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노조 탄압 분쇄,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등의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건폭’(건설폭력) 수사를 받던 중 분신해 사망한 간부 양모 씨의 죽음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집회 후에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방면과 양 씨의 빈소가 있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방면으로 나눠서 행진했다. 서울대병원으로 행진하던 노조원들은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멈춘 뒤 전 차로를 무단 점거하고 30분가량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차량 경적을 울리며 “통행을 막지 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전날 오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2만4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하고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틀 동안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2km에 불과했다. 평소 시속 26km 안팎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서울 도심을 찾은 관광객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헝가리에서 온 관광객 레나타 푸츠 씨(29)는 “집회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교통마저 통제돼 버스가 안 온다. 무작정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집회 후 노숙장으로 돌변한 서울 도심 전날 모인 조합원들은 1박 2일 노숙 시위를 진행한 후 오전까지 광화문역 일대 인도를 점거했다. 간밤에 조합원들이 먹다 버린 도시락이나 돗자리 등 쓰레기도 인도에 놓여 있었다. 중구 관계자는 “노숙으로 발생한 쓰레기가 약 20t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평소의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조합원들은 16일 경찰이 집회를 금지한 오후 5시 이후에도 불법 집회를 이어갔으며, 행진을 마친 오후 8시 반경부터는 1만4000여 명(경찰 추산)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 모여 돗자리, 등산용 매트, 간이용 텐트 등을 설치하고 노숙했다. 일부 조합원은 금연 구역인 서울광장 등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다.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간이 화장실이 여럿 있는데도 노상 방뇨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술에 취한 조합원끼리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밤∼17일 새벽 노숙 장소 일대에서 조합원 간 시비 2건, 소음 6건, 텐트 설치 관련 민원 1건 등 총 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는 민노총 건설조합에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각각 9300만 원, 260만 원 부과하고 형사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겼다는 보고를 받은 뒤 “미치겠네”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한 위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재승인 심사 점수가 집계된 직후인 2020년 3월 20일 오전 7시경 방통위 양모 국장(수감 중)으로부터 전화로 결과를 보고받은 뒤 “미치겠네. 그래서요?” “시끄러워지겠네” “욕 좀 먹겠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평상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던 한 위원장이 이 같은 말을 하자 양 국장과 차모 과장(수감 중)이 심사위원장 윤모 교수(수감 중)와 함께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양 국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심사위원을 깨워 몰래 점수를 수정하게 하자”고 했는데, 차 과장이 “그럼 큰일 난다. 나중에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일”이라며 다른 방법을 궁리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은 윤 교수 등 평소 종편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심사위원들에게 중점 심사 사항의 점수를 낮게 고치도록 해 결과를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교수는 심사위원 2명에게 점수를 낮추자고 제안했고, 같은 날 오전 9시경 종합 심사의견서 작성 회의 직전 점수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점수 수정 과정에 대해 이날 오전 10시경, 21일 오후, 23∼24일 등 여러 차례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양 국장 등에게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2일 기소 당시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이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겼다는 걸 보고 받은 뒤 “미치겠네”, “시끄러워지겠네”라며 불쾌한 기색을 방통위 간부들에게 내비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한 위원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당시 재승인 심사 일주일 전인 2020년 3월 13일 방통위 양모 국장과 차모 과장(각각 구속 기소)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TV조선 등 종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거론하며 종편 재승인에 대한 우려를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심사 결과 집계가 이뤄진 직후인 3월 20일 오전 7시경 양 국장 등으로부터 “TV조선 점수가 재승인 기준을 넘었다”는 보고받은 뒤 한 위원장은 “미치겠네. 그래서요?”, “시끄러워지겠네”, “욕을 좀 먹겠네”라며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평상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한 위원장이 심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말을 하자 양 국장과 차 과장이 심사위원장 윤모 교수와 함께 점수 조작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한 위원장의 반응을 접한 차 과장은 양 국장을 만나 점수를 수정할 방법을 논의했고, 양 국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심사위원을 깨워서 몰래 점수를 수정하게 하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차 과장은 “그럼 큰일 난다. 나중에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도 다른 방법을 궁리했다.결국 이들은 평소 종편에 비판적 입장을 갖고 있던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과락을 면한 중점 심사사항의 점수를 낮게 고치게 하는 방법으로 결과를 바꾸기로 했다. 양 국장은 “예상보다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며 구체적인 평가 점수 집계 결과를 일부 심사위원들에게 알려줬다. 이에 일부 심사위원들이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묻자 조건부 재승인 대상에 해당할 수 있도록 일부 점수를 낮게 고쳐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결국 한 위원장에게 채점 결과를 최초로 보고한 지 2시간 뒤인 3월 20일 오전 9시경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 수정 되죠?”라며 객관적인 사정변경이 없지만 ‘방송의 공적책임’ 등에 대한 점수를 변경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 같은 과정에 대해 3월 20일 오전 10시경, 21일 오후, 23~24일 TV조선의 해당 항목 점수가 104.15점으로 조작된 사실을 여러 번 보고 받았다. 이후 한 위원장은 양 국장 등에게 “점수 수정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될 수 있으니 잘 관리하라”는 취지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2일 기소 당시 “검찰이 주장하는 기소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 앞으로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다이아몬드는 본 적 없는데요?” 이달 2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금은방 유리문을 망치로 부수고 4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50대 A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이렇게 반문했다. 금은방 주인이 신고한 도난품 중 다이아몬드 20개(시가 1200만 원)가 든 보석함에 대해서만은 끝까지 모른다고 항변한 것이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이틀 만에 인천의 한 모텔에서 A 씨를 붙잡은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고민에 빠졌다. 경찰의 회수 품목은 물론이고 A 씨가 훔친 귀금속을 처리한 장물 거래 내역에도 해당 다이아몬드만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추궁이 이어지자 A 씨는 “의정부에서 서울로 가는 동부간선도로에 명함이 가득 든 상자를 버린 적은 있다”고 실토했다. 경찰은 이 상자에 다이아몬드 20개가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일 동안 수색을 이어간 끝에 8일 오전 동부간선도로 초입 인근 풀숲에서 상자를 찾아냈다. 발견된 상자에는 경찰 예상대로 명함 아래 다이아몬드가 들어있는 작은 보석함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12일 A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정부가 2020년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에 대한 면직 절차에 착수했다. 1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최근 한 위원장에 대해 관련 청문 절차가 개시됐다는 내용을 담은 등기를 방통위로 발송했다. 이날 등기가 방통위에 접수됐다. 정부는 한 위원장으로부터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면직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서면으로 소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가 면직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부는 종편 재승인 점수 조작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혐의가 ‘방통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가공무원법의 성실 및 품위 유지 의무 등에 위반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면직 절차 착수를 두고 전임 정부 인사인 한 위원장이 7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자 정부가 압박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면직이 이뤄질 경우 일단 7월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한 뒤 새 위원장을 임명하는 구상이 거론된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10일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방송정책국과 미디어다양성정책과를 압수수색해 2019년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당시 업무기록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한 시민단체가 “2019년 방통위가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했다”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한 위원장 등 방통위 관계자 6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후 7개월 만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정부가 2020년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면직 절차에 착수했다. 1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최근 한 위원장에 대해 관련 청문 절차가 개시됐다는 내용을 담은 등기를 방통위로 발송했다. 이날 등기가 방통위에 접수됐다. 정부는 한 위원장으로부터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면직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서면으로 소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가 면직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부는 종편 재승인 점수 조작과 관련한 한 위원장의 혐의가 ‘방통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국가공무원법의 성실 및 품위 유지 의무 등에 위반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면직 절차 착수를 두고 전임 정부 인사인 한 위원장이 7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자 정부가 압박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면직이 이뤄질 경우 일단 7월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한 뒤 새 위원장을 임명하는 구상이 거론된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이날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방송정책국과 미디어다양성정책과를 압수수색해 2019년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당시 업무기록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한 시민단체가 “2019년 방통위가 경기방송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한 위원장 등 방통위 관계자 6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후 7개월 만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국회 측은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으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재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이 장관이 탄핵당할 만큼의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9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에서 국회 측과 이 장관 측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먼저 재난예방 의무와 관련해 국회 측은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다. 좁은 경사로에 인파가 밀집해 발생했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는데 정부 차원의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군중 밀집은 (재난안전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여기 있는 분들 중 누가 이태원 참사를 예상한 분 있느냐. 이를 예측 못 했다고 몰아붙이는 건 정치적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재난 발생 후 대응과 관련해서도 국회 측은 “이 장관이 대통령보다 참사 사실을 늦게 인지하고, 이후에도 운전기사가 올 때까지 자택에서 85분이나 기다리면서 시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사망자 최초 확인 후 1시간 반 만에 재난관리 주관 기관을 정하고 그로부터 40분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운영했다. 늦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참사 발생 직후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등의 발언을 했던 이 장관에 대해 국회 측은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국가와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했다. 이 장관 측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직후 성급한 발언이었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이 장관은 출석하면서 “국정 공백과 차질을 조속히 매듭짓고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심리에 성심껏 임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유채연 기자 yc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아이돌 그룹 2PM 멤버인 옥택연(35)의 어머니 김미숙 옥캣월드 대표(지리교육과)가 모교인 고려대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 사범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는 4일 오후 2시 본관 총장실에서 발전기금 기부식을 갖고 김 대표가 김성일 사범대학장과 함께 1억 원씩 총 2억 원을 기부했다고 8일 밝혔다. 김 대표와 김 학장은 81학번 동기다. 김 대표는 “사범대 신입생을 선발한 지 올해로 50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에 기부를 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어버이날이라면서 밥 차려달라고 자식 고생시킬 바에는 여기 오는 게 미안한 마음도 안 들고 차라리 속 편하네요.” 8일 낮 12시경. 서울 동대문구 무료 급식소 ‘밥퍼나눔운동’(밥퍼)을 찾은 임이량 씨(89·여)는 “평소에도 종종 급식소를 찾는데, 오늘은 같이 사는 아들 가족에게 부담 주기 싫어서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급식소에는 어르신 약 400명이 모여 있었다. 한 초등학생이 어버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바이올린으로 ‘어머님 은혜’를 연주하자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 평소 2배 넘게 몰린 무료 급식소 이날 밥퍼에선 어버이날을 맞아 점심 배식 1시간 전인 오전 10시 반부터 공연을 선보였는데, 공연 시작 전부터 어르신들이 150m가량 줄지어 입장을 기다렸다. 줄 서 있던 박종문 씨(81)는 “장가 간 아들, 독립한 딸은 사실상 남처럼 느껴진다. 행사에서 아이들이 노래를 불러주는 데 눈물이 나더라”며 눈시울을 훔쳤다. 일부 어르신들은 어버이날 특식과 공연을 위해 새벽부터 와 또래들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경기 부천시에서 왔다는 윤귀남 씨(80)는 “혼자 사는데 새벽 4시에 일어나 첫차를 타고 왔다. 어버이날처럼 잔치가 있는 날은 일찍 와야 한다”고 했다. 이군자 씨(93·여)도 “자리를 미리 맡으려 새벽 5시 반에 왔다”며 “자녀가 없는데 여기서라도 어버이날을 챙겨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밥퍼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4년 만에 어버이날 공연을 재개했다. 최일도 밥퍼 이사장은 “자녀들이 어버이날 이런 곳을 찾아가는 걸 부끄러워할까봐 이른 아침에 오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이분들을 위해 급식 전 공연을 준비했는데 마음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밥퍼 측은 이날 어버이날 특식을 준비하면서 평소 300인분의 2배 이상인 700인분을 준비했는데 오전 11시 반∼오후 1시 반 동안 모두 소진됐다. 밥퍼 관계자는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방문한 어르신들이 1000명 가까이 돼 막판에 부족할 뻔했다”고 말했다.● 급식소 카네이션에 웃음도 종로구 탑골공원 일대 무료급식소도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에는 정오부터 시작하는 배식을 앞두고 오전 11시 반경 이미 200명 넘는 어르신들이 줄을 서 있었다. 원각사 측이 배식 번호표를 나눠주며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자 어르신들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곳을 찾은 박상열 씨(88)는 “아흔이 다 된 늙은이가 자식들에게 챙겨 달라고 하기도 미안해 급식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탑골공원 일대에선 평소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원각사와 국가혁명당 허경영 총재의 하늘궁 급식소 외에 노후희망유니온까지 총 3곳이 무료 배식을 진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홀몸노인 수는 지난해 187만5270명으로 5년 전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원각사 관계자는 “최근 물가가 오르고 홀몸노인이 늘면서 어버이날에 무료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저는 어린이 아닌가요.”직장인 박상용 씨(29)는 5일 “어린이날 기념으로 부모님께 용돈 20만 원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이날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떠났다. 부모님이 어린이날 선물로 여행 경비를 지원해 줬다고 한다. 박 씨는 “매년 5월 5일 용돈을 받고 있다”며 “어버이날엔 동생과 함께 돈을 모아 부모님께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로 용돈도 드리는데 조삼모사 같기도 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5월 5일 어린이날을 ‘어른이(어른+어린이)날’로 부르며 부모에게 용돈이나 선물을 받는 20, 30대가 늘어나고 있다. 성인이 됐지만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나 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 ‘딩크족’ 등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어린이날 신풍속도가 생겨난 것이다. 딩크족인 김모 씨(37) 부부도 이날 집 근처에 사는 부모님 댁에 들렀다 용돈으로 2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결혼 7년차지만 아이가 없다 보니 여전히 우리 부부를 아이처럼 보시는 것 같다”고 했다. 젊은 부부나 연인들은 어른이날을 기념해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올 3월 결혼한 직장인 황모 씨(31)는 전날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아내에게 선물할 꽃다발과 가방을 샀다. 황 씨는 “아내가 최근 일이 바빠 힘들어하는 것 같아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며 “아이가 생기기 전까진 어린이날을 부부 기념일로 즐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주기도 한다. 직장인 최모 씨(27)는 “3년 전부터 어린이날이면 나만을 위한 선물을 사왔는데 올해는 립스틱을 샀다”며 “어른을 위한 기념일이 없어서 1년간 고생한 나를 스스로 토닥이는 의미”라고 했다. ‘어른이’를 겨냥한 마케팅도 늘고 있다. 토스는 올해 ‘어른이날 선물’ 기프티콘 행사 코너를 준비했고, 하이마트 등 가전제품업체는 ‘닌텐도 스위치’ 등 어른이 좋아하는 게임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어른이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성인이 어른이날을 즐기는 문화는 경제적 독립과 출산 등이 늦어지면서 생긴 사회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나라에는 성인이 된 후에도 독립을 하지 않는 캥거루족이 많은 편이라 부모들이 함께 사는 자녀를 여전히 어린이로 인식하고 용돈을 주는 문화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산이 늦어지고, 딩크족이 늘어나면서 공휴일인 어린이날을 부부끼리 기념하는 문화가 생겨났다”며 “저출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이런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잘못이 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변경된 체류 기간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거죠. 이곳에서 제 인생이 구금된 느낌입니다.” 지난달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외국인보호소 면회실. 왼쪽 가슴에 법무부 마크가 박힌 파란 의복을 입은 몽골 국적의 강지민(가명·31) 씨는 이곳에서 구금번호 ‘217’로 불린다. 그는 철창 너머로 수화기를 통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불법체류자가 돼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강 씨는 지난해 7월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체포돼 9개월째 구금 중이다.● “불법체류자가 된 줄도 몰랐다” 몽골에서 태어난 강 씨는 1999년 부모님이 한국에 일하러 오면서 7세 때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해 한국어를 배웠고 2002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잠시 돌아갔을 때도 몽골에서 한국인 학교를 다녔다. 2006년 다시 입국해 경기 성남시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3년 서울의 한 대학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국내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던 강 씨는 유학생 비자 체류 기간 2년이 만료될 때마다 규정에 따라 몽골과 한국을 오가며 체류 기간을 갱신했다. 지금까지 인생의 절반가량을 한국에서 보낸 강 씨는 “한국 이름을 갖고 지금까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제가 생겼다. 정부는 국경이 막히며 외국 국적자의 귀국이 힘들어지자 2020, 2021년 총 4차례 체류 기간을 3개월씩 직권 연장했다. 2020년 4월 만기였던 강 씨의 체류 기간도 같은 해 7월까지로 연장됐다. 강 씨는 “비행기 편을 못 구하는 상황이 이어져 법무부에 문의했더니 ‘코로나19 확산으로 조만간 다시 연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해 안심했는데 어느새 체류 기간이 끝나 있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해 7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될 때까지도 본인이 불법체류자란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체류 기간 만료 임박 시점에 우편으로 통지문을 보냈다.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전달이 안 된 경우 본인이 직접 조회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모국인데 강제 퇴거는 가혹” 강 씨는 체류 기간 만료 통지를 못 받았다며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을 취소하란 소송을 냈다. 무료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 측은 “강 씨에게는 한국이 사실상 모국인데 강제 퇴거는 가혹하다. 불법체류는 코로나19로 인한 혼선 및 법무부의 안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등은 인정하지만 다른 외국인의 불법체류를 묵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씨는 항소했지만 확정판결 전까지 외국인보호소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시기 강 씨처럼 체류 기간 연장 관련 내용을 제대로 몰라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 출입국관리 전문 행정사는 “코로나19 당시 비자가 여러 차례 3개월씩 자동 연장되는 과정에서 체류 기간을 혼동해 어느새 불법체류자가 됐다는 문의가 많다”고 했다. 최윤철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 씨 같은 경우 규정상 강제 퇴거가 불가피하다고 해도 성장 환경 등을 감안해 인도적 관점에서 재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화성=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이 2020년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2일 “한 위원장 주도로 방통위 관계자들과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이 계획적, 조직적으로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누설하고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 위원장 등 6명을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19일 재승인 심사 결과 TV조선이 일반 재승인 점수보다 높은 점수를 얻자 방통위 양모 방송정책국장 등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양 국장 등이 평가 점수를 누설해 사후에 점수 조작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양 국장과 차모 방송지원정책과장 등은 한 위원장의 의사에 따라 재승인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당시 심사위원장 윤모 교수에게 채점 결과를 미리 알리고 평가점수를 낮추도록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다른 심사위원 2명이 특정 평가 항목의 점수를 낮춰 ‘과락’으로 조작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은 수차례 점수 조작 사실을 보고받고, 적극적으로 은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점수 조작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내부 입단속도 지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평소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던 TV조선의 종편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심사위원 추천 단계부터 편향성을 이유로 제외됐던 특정 시민단체를 다시 포함시켜 심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판단해 직권남용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한 위원장에 대해 “낯 뜨거운 철밥통 지키기 중단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기소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 앞으로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해 나갈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 설치법)에 따르면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방통위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면직되지 않는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7월 말까지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서울 도심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잘못 발송돼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28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일대 시민들에게 ‘지진 발생. 추가 지진 발생 상황에 유의바람. 종로구’ 라는 내용의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종로구에 따르면 해당 문자는 당직자가 실수로 눌러 발송됐다. 종로구는 “실제 상황이 아니다. 훈련메세지 전파 중 착오사항이다”며 오후 9시 50분경 정정 문자를 발송했다.이날 기상청 역시 지진 발생 여부를 문의하자 “이날 서울서 지진이 감지된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금요일 오후를 보내던 시민들은 저녁시간대 재난문자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시민 손모 씨(27)는 “재난 문자 알림도 다 꺼 둔 상황에서 문자가 와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줄 알았다”며 “주변에 연락을 해봤지만 진동을 느꼈다는 사람이 없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고 말했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주애진기자 jaj@donga.com}

최근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 연령과 관계 없이 ‘전세사기 포비아(공포증)’를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까지 가담해 갈수록 교묘한 수법을 쓰다 보니 기존에 전세 계약 경험이 있는 이들도 덫을 피하기 쉽지 않다. 동아일보는 부동산 전문가 10명과 전세사기 피해자 3명에게 전세사기 예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계약 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임대인과 대면 계약을 하라”고 입을 모았다.● “최대한 발품 팔고, 임대인과 대면 계약”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계약을 맺을 당시 공인중개사들이 말소사항이 포함되지 않은 등기부등본을 보여주며 “안전한 매물”이라고 해 그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고 했다. 뒤늦게 말소사항까지 포함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나서야 세금 체납과 압류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전문가들은 계약 당시 체납된 세금을 냈다가 계약 이후 다시 체납하는 경우도 있어 말소된 이력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 전 반드시 세금 체납 및 압류 여부, 근저당권 설정 여부 등이 모두 표시되는 ‘말소사항 포함’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까지 가담한 사기를 피하려면 발품을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김윤근 씨(51)도 “부동산중개업자가 전세사기 일당과 한패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며 “여러 부동산을 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우리들의 박상흠 변호사는 “원하는 매물이 있다면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5만∼10만 원의 자문료를 내고 해당 매물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받아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대인과 직접 만나 계약하는 것도 중요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하러 나온 임대인이 차명 소유자가 아닌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 신분증과 대조하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소속 중개사무소에선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임차인 요청에 따라 국세 체납 여부, 근저당권 설정 여부, 신용 점수 등 임대인의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며 “임대인이 이를 거부하면 사기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가 인근 주택 실거래가를 들며 전세보증금 인상이나 전세 계약을 설득할 경우에는 여러 부동산을 통해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인지 검증해야 한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특정 아파트 단지나 오피스텔 한 동에서 매매가 특정 기간에 집중되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매입한 게 아니라면 시세 조종을 위한 ‘작전’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반환보증 가입 안 되는 매물은 피해야”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피해자 중에선 임대차 계약 당시 사고가 나면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지고 배상한다는 ‘부동산 공제증서’를 받고 안심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보증한도액 1억, 2억 원이 해당 중개업소 1곳에서 담당한 연간 거래 전체에 대해 적용된다는 것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피해 건수가 많을 경우 중개업소에서 제시한 보증한도액은 사실상 유명무실해 실익이 없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이 가장 중요하고 현실적인 피해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증보험을 들지 않았다가 피해를 본 조현기 씨(41)는 “보증보험 없어도 안전하다는 공인중개사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한번 보증금을 날릴 뻔하고 나니 전세는 못 믿겠더라고요. 앞으로는 월세에서만 지내려고요.” 인천 부평구에서 보증금 500만 원, 월세 65만 원의 오피스텔에 지내는 이수림 씨(28)는 아직도 지난해 전세보증금을 날릴 뻔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모골이 송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 씨는 인천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해 2020년 4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 전셋집을 구했다. 보증금 6500만 원은 전액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입주 3개월 만에 집주인이 건물 임대업을 하는 법인으로 바뀌어 있었다. 공인중개사는 “원래 주인이 법인을 설립한 거라 문제가 없다”며 안심시켰다. 하지만 전세 계약이 만료돼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자 법인 측에선 “세금이 밀려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나왔다. 이 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찾아가 하소연한 끝에 겨우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청년 목돈 마련 수단 ‘전세’ 자취 감춰최근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면서 청년층 사이에선 ‘전세 계약’이란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젓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A 씨(35)는 2019년 12월 전세보증금 7000만 원을 전액 대출받아 인천 미추홀구에 전셋집을 구했다. 뒤늦게 자신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집이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 소유 주택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A 씨는 “보증금이 날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밤에 잠이 안 온다. 앞으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공공기관이 소유한 임대주택이 아니면 전셋집에는 들어갈 생각조차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매년 1분기 기준으로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계약 중 월세 비중은 2020년 49.8%였는데, 전세사기 피해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한 지난해 55.1%로 올랐고 올해는 59.3%까지 상승했다. 그동안 전세는 사회초년생들의 목돈 축적 수단이 돼 왔다. 월급을 모아 전셋집을 구하고 청약통장을 만들어 ‘마이 홈’을 마련하는 게 청년들의 목표였다. 전세 대신 월세로 바뀌면 목돈 만들기가 어려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더 힘들어진다. 한 30대 초반 직장인은 “전세보증금도 대출이자를 감당해야 해 부담은 됐지만 나중에는 목돈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전세사기가 빈발하는 걸 보면 목돈 마련보다 안정성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모님과 동행해 전세 계약불안한 청년들은 부동산 계약을 할 때 부모님과 동행하거나, 입주 후 뒤늦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임시현 씨(28)는 지난달 중순 직장 생활을 위해 서울 관악구에 전세보증금 1억 원으로 한 오피스텔을 구했다. 부동산 계약이 처음이었던 임 씨는 혹시 전세사기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광주에 있는 부모님에게 올라오라고 요청해 함께 집을 알아봤다고 했다. 임 씨는 “전세금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부모님께 죄송해도 같이 부동산을 돌아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B 씨(35)는 이달 초 전세보증금 1억 원으로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그러다가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걸 보면서 불안감이 생겼다고 한다. B 씨는 “현재 등기부등본상에는 문제가 없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험 가입 절차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중에는 뒤늦게 반환보험 가입 절차를 알아보다가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를 처음 구한다면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50, 60% 정도인 매물을 골라야 한다”며 “여러 부동산을 돌아보고 시세를 확인한 후 결정해야 하며 계약 시 집주인 얼굴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중단 또는 유예를 지시한 다음 날인 19일에도 인천에선 피해 주택 11채의 경매가 예정대로 이뤄졌다. 정부가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사이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인천지법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돼 1채가 낙찰됐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의 전세사기에 당한 피해자 조현기 씨(45)의 집이었다. 조 씨는 “매번 하루만, 한 주만 버티자는 심정이었는데 이제 정말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조 씨는 미추홀구 주안동 아파트 전세보증금 6200만 원 중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소변제금 2200만 원만 건진 채 조만간 집을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세계약은 올 10월까지로 기간이 남았지만 경매 낙찰자가 1개월 내 잔금을 내고 등기 이전을 완료할 경우 기존 전세계약은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조 씨 같은 사례를 막겠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피해 주택 경매 중단 절차에 착수했다. 20일부터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해 금융회사 대출을 해준 경우 6개월 이상 경매에 넘어가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경매 절차에 이미 돌입한 경우 매각 처분을 유예하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조 씨처럼 채권자가 대부업체이거나 개인인 경우 경매·매각 유예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또 경매·매각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이어서 근본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근본 대책으로 피해자들이 거주 중인 주택을 경매 낙찰자에 앞서 사들일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법안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며 우선매수권 부여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건축왕’ 남 씨 외에도 ‘빌라왕’ 김모 씨 등 악성 임대인 3명이 소유한 인천 내 주택이 3008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523채가 미추홀구에 있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2479채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가 확인된 주택 중 1523채는 이미 경매에 넘겨졌다.“오늘은 경매 못할줄 알았는데… 이젠 정말 거리에 나앉게 돼” 집 잃은 전세사기 피해자 망연자실인천 매일 10~20채 피해주택 경매… 세입자들 “정부대책 임시방편 불과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을” 호소 “그래도 오늘은 유찰될 줄 알았는데….” 19일 오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전세사기 피해자 조현기 씨(45)는 거주 중인 집이 경매에서 낙찰됐다는 법원 통보를 듣고 한숨을 쉬었다. 조 씨는 2017년 10월 미추홀구에 보증금 5300만 원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고, 4년 후 임대인의 요구로 보증금을 6200만 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이 집은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가 소유한 전세사기 주택이었다. 조 씨는 지난해 10월 집이 경매에 넘어간 후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피해자 없게 대책 빨리 시행” 이날 100여 명으로 가득 찬 경매법정에선 전세사기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지난달 1억4900만 원으로 경매에 나왔던 조 씨의 집은 한 차례 유찰됐다. 이날 두 번째 경매에선 2명이 응찰했는데 이 중 1억1289만 원을 써낸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낙찰받았다. 나머지 10채는 유찰됐는데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는 30%씩 떨어진다. 조 씨는 “한 번 정도 더 유찰돼 가격이 떨어지면 돈을 끌어모아 살 생각도 있었는데 한순간에 거리에 나앉게 됐다. 앞으론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빨리 시행됐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조 씨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법원 입구 앞에서 경매 낙찰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경매 중단 지시를 내렸지만 피해 주택 11채에 대한 경매가 진행된 건 정부가 즉각 중단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에 가입한 피해 주택 1723채의 채권자 중에는 농협 신협 등 협동조합이 979건(56.6%)으로 가장 많았다. 새마을금고가 304건(17.6%), 시중은행이 50건(2.9%) 순이었다. 이처럼 채권자가 금융회사인 경우 임의로 경매를 유예하면 금융 채권 추심 업무 규정상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우 경매를 유예하더라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20일부터 경매 중단 지시가 시행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역시 협조 요청에 불과해 금융회사가 이행한다는 보장이 없다.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인천지법 경매법원만 해도 매일 10∼20채씩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 매물로 올라온다”며 “이달 말까지 경매가 예정된 피해 주택 80채라도 더 이상 낙찰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경매꾼’ 최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에 속속 넘어가자 이른바 ‘경매꾼’으로 불리는 일부 경매 투자자가 “싼값에 낙찰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투자를 조장하기도 한다. 한 경매 전문 유튜버는 지난달 곳곳에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란 현수막이 붙은 주택을 찾아 “지금이 낙찰받기 좋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튜버는 “미추홀구는 지금 노다지”라고 했다. 피해 주택에 살던 세입자가 대항력이 없는 경우 퇴거 조치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월세로 새로 계약을 하라”는 조언을 주고받기도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19일 발표한 경매·매각 6개월 유예 방침에 대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6개월 경매 유예가 실질적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언젠가 경매가 재개돼 집이 넘어가고 비워 달라는 요구를 받으면 쥐꼬리만 한 최소변제금만 받고 퇴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경매에서 집이 낙찰된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집이 경매에서 낙찰된 강모 씨(36)는 “이미 집이 팔렸는데 정부에서 말하는 경매 중단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빚만 남아 당장 이사 비용도 부족한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인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올해 예정했던 결혼식을 무기한 연기했어요.” 전세사기 피해자 직장인 승모 씨(34)는 18일 “모아 놓은 돈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더 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승 씨는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등 수도권 일대에 주택 1139채를 소유하고 약 17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40대 빌라왕 김모 씨 사건 피해자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승 씨는 가해자 김 씨가 지난해 10월 숨진 채 발견되면서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요원해졌다. 김 씨의 유족들이 상속을 거부하면서 보증금을 돌려줄 주체가 사라진 것. 상속자가 없을 경우 법원에서 관리인을 선정해 경매에 넘기는데, 선순위 채권이 있다 보니 승 씨는 전세보증금 2억3000만 원 중 대부분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승 씨는 “전세보증금을 날리지 않을 유일한 방법이 경매에 참여해 살던 집을 낙찰받는 거라고 해서 입찰에 참여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최근 인천 미추홀구뿐 아니라 수도권 곳곳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이들이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월에만 전국에서 1121건, 2542억 원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접수됐다. 이 중 60%에 육박하는 655건이 서울과 인천에서 접수된 것이었다. 인천에선 부평구가 104건(사고액 195억7500만 원)으로 가장 많아 인천 전체(356건)의 29.2%에 달했다. 서울에선 강서구가 102건(256억4750만 원)으로 서울 전체(299건)의 34.1%를 차지했다. 이 같은 피해 현황은 HUG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뒤 보증금 반환 신청을 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통상 전체 전세 세입자의 10%가량이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최근 6개월간 접수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 사고는 전국에서 5516건에 달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수도권 일대에 주택 2700여 채를 보유한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 씨(61)는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남 씨는 “사기를 칠 의도는 없었으며 부동산을 매각해 피해를 변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남 씨가 사실상 변제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남 씨로부터 사실상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가 개입해 진행 중인 경매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세보증금 약 126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남 씨에 대한 첫 재판은 이달 5일 인천지법에서 열렸다. 남 씨의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법리상 사기가 될 수 없다. 검찰의 법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보증금을 가로챌 의도는 없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유 주택이 팔리지 않아 일시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 씨는 “부동산을 매각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해 지난해 12월 말 한 차례 구속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제로 돌려준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 씨에게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피해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김병렬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서 낙찰되면 쥐꼬리만 한 최우선변제금만 받고 집에서 나가야 한다. 경매라도 중지돼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경매 낙찰자가 최우선변제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고 퇴거를 요청하면 응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은 또 “전세사기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천지역본부는 미추홀구 소재 주택 경매 210건 중 51건에 대해 경매 기일을 늦췄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