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박민우 차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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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에서 정책팀 데스크를 맡고 있습니다.

minwoo@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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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청한 여자” 악담…얼굴에 물 끼얹어…푸틴 띄우기 TV토론회?

    “길거리 여자 장사치를 이런 데 데려오면 안 되지. 아주 불결하구만!” 러시아 자유민주당 대표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72)는 28일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이 주관한 대통령 선거 후보 TV토론회에서 여성 방송인 출신인 시민발의당(the Civil Initiative party) 후보 크세니야 솝차크(37)에게 이 같은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솝차크가 러시아전국민동맹당 대표 세르게이 바부린(59)의 연설에 끼어들어 발언하는 자신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지리놉스키는 솝차크가 한 때 진행한 TV리얼리티 쇼를 가리켜 “‘돔-2(Home-2)’는 방탕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언급하면서 “누가 저 멍청한 여자의 입을 좀 닫게 해 달라”고도 했다. 악담이 계속되자 솝차크는 자신의 물컵을 들어 지리놉스키의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솝차크는 “당신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 점잖게 행동하라”고 쏘아붙였고, 이에 지리놉스키는 “창녀”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내뱉었다. 지리놉스키는 1995년 니즈니노브고로드 주지사였던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와 토론을 벌이다 격분해 넴초프의 얼굴에 오렌지주스를 끼얹은 전력이 있다. 지리놉스키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1992년부터 치러진 5차례의 대선에 빠짐없이 참가해왔다. 그는 평소 거친 언행으로 악명이 높다. 러시아의 유명 방송인이자 배우, 사교계 명사인 솝차크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러시아 최고 인기를 누린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하며 스타가 됐다. 솝차크는 누드 사진 촬영, 재벌과의 시한부 결혼 등으로 화제를 뿌리며 ‘러시아의 패리스 힐턴’으로도 불린다. 솝차크의 아버지는 1991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초대 민선 시장을 지낸 아나톨리 솝차크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였다. 이날 TV 토론에는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7명의 후보가 참여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푸틴에 대한 지지율은 70%에 육박하고, 푸틴 외엔 지지율이 10% 넘는 후보가 한 명도 없다. 그래서 군소 후보들이 난장판 토론을 벌여 푸틴의 당선 가능성만 더 높인 꼴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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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일강 물은 우리 것”… 상류댐 완공 앞두고 아프리카 삼국지

    “아프리카에서 다음 전쟁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나일강 물로 인해 터질 것이다.” 이집트의 정치인이자 아프리카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의 유명한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에티오피아가 7년 전부터 나일강 상류에 짓고 있는 초대형 수력발전 댐의 완공이 다가오면서, 이 강을 끼고 있는 에티오피아 이집트 수단 세 나라 간 오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월 29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난 이집트와 수단, 에티오피아 3개국 정상은 이런 우려를 의식해 “(나일강 문제와 관련해)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각자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나일강은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표현대로 이집트엔 선물이었다. 이집트 인구의 약 90%인 9000만 명이 이집트 면적의 5%에 불과한 나일강 양안에 모여 살고 있다. 이집트는 지금도 담수 수요의 90% 이상, 전력 수요의 50% 이상을 나일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가 건설 중인 ‘그랜드 에티오피안 르네상스댐’이 완공되면 나일강은 이집트에 선물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력발전을 위한 중력댐인 르네상스댐의 초대형 저수지에 740억 m³의 물을 채우려면 3∼12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나일강 하류로 유입되는 강물 양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나일강 수량과 유속이 감소하면 오염 물질의 농도가 높아지고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의 농경지는 피폐해진다. 모하메드 압델라티 수자원관개부 장관은 “나일강 물이 2% 줄면 20만 에이커(약 809km²)의 땅이 사라지고 100만 명이 실업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해외개발연구원의 가이 조빈스 수자원 연구원도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급격한 인구 증가와 물 부족을 동시에 겪고 있는 이집트가 담수화를 통해 인구 1억 명에게 물을 공급하려면 (정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는 댐 건설이 “죽고 사는 문제”인 만큼 다른 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2011년 3월 ‘아랍의 봄’으로 이집트 정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나일강 상류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공사비 48억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쏟아부은 르네상스댐은 올해 하반기(7∼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전력 생산량은 2월 현재 4300MW(메가와트)에 불과하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인구의 75%인 약 7500만 명이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산업단지 개발 등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600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르네상스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수단은 이집트의 눈치를 보면서도 르네상스댐 건설을 내심 반기고 있다. 국경에서 불과 15km 떨어져 있는 댐이 완공되면 저렴한 값으로 전력을 수입해올 수 있는 데다 강물의 수위 차가 줄어 홍수 위험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할라입 삼각지대의 영유권을 놓고 이집트와 분쟁 중인 수단은 르네상스댐 협상을 지렛대 삼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나일강의 원류는 에티오피아의 청나일(Blue Nile)과 부룬디의 백나일(White Nile)에서 찾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나일강 전체 수량(840억 m³)의 86%가 발원하지만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나일강 상류 국가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20세기 초 동아프리카를 식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이 수에즈 운하의 통제권을 확보하려고 1929년 ‘나일강 분할조약’을 통해 나일강 독점 이용권을 이집트에 내준 탓이다. 이후 수단이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1959년 나일강 이용권을 일부 할당받았다. 그러나 당시 힘이 없던 독립국 에티오피아 등은 협상에서 배제됐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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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유명 女가수 ‘나일강 모독죄’ 혼쭐

    이집트의 인기 가수가 팬들에게 “나일강 물을 마시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집트 일간 이집트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법원은 지난달 27일 ‘감정의 여왕’으로 불리는 유명 여가수 셰린 압델 와합(38·사진)에게 국가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징역 6개월에 벌금 1만 이집트파운드(약 62만 원)를 선고했다. 셰린은 보석금 5000이집트파운드를 내고 풀려나 항소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된다. 셰린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콘서트 도중 자신의 곡 ‘나일강 물을 마셔 본 적 있니(Have You Drunk From the Nile)’를 불러 달라는 한 팬의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마셔 본 적 없다. (나일강 물을 마셨다가는) 주혈흡충증에 걸릴 것”이라며 “대신 에비앙(생수)을 마셔라”고 농담을 던졌다. 주혈흡충증은 오염된 민물 우렁이를 통해 감염되는 열대병으로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도 발견됐다. 주혈흡충증이 유행하면서 이집트 보건당국은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기생충 박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셰린의 발언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그는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집트의 일부 변호사들이 셰린을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이집트가수협회는 셰린의 활동을 2개월간 금지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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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세 못내겠다”…예수 부활한 기독교 최대 성지 문 닫아

    기독교 최대 성지인 예루살렘의 성묘교회가 이스라엘 당국과의 분쟁으로 문을 닫았다. 25일 AF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정교회, 로마 가톨릭, 아르메니아 교회 등 예루살렘의 교회 지도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예루살렘 시정부가 지방세 과세라는 명목으로 부당한 징수 고지를 발행하고 교회 재산과 은행 계좌를 압류하는 등 교회에 대한 체계적이고 공격적인 캠페인이 사상 초유의 수준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는 예루살렘에서 교회의 존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교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성묘교회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묻혔다가 사흘 뒤 부활한 장소로 알려진 곳으로, 성묘교회가 문을 닫은 건 1990년과 1999년 이후 세 번째다. 예루살렘 시정부는 교회가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일부 재산과 관련해 체납금 등을 포함해 1억8500만 달러 상당을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의회는 교회가 약 70년 전에 장기 임대한 토지를 상업적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편 이스라엘 의회는 성묘교회 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과의 타협안을 찾기 위해 논란이 된 법안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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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까스로 통과된 시리아 휴전결의안 실효성 의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4일 시리아에서 30일간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는 채택과 동시에 즉시 발효됐지만 반군 거점인 동(東)구타 지역에 새로운 공습이 이뤄지는 등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시리아 동구타 등에 대한 긴급 구호물품 전달과 응급의료 지원을 위해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결의안이 즉각 이행되길 기대하고 인도적 지원과 서비스도 즉각적이고, 안전하며, 방해 없이, 지속적으로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보리에서 휴전 결의안이 통과됐지만 이틀 새 동구타에서는 어린이 약 30명을 포함해 민간인 1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휴전 결의안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휴전 결의안에 명시된 대상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당초 휴전 결의안 초안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을 휴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들과 협력하는 단체까지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최종안에 포함시켰다.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해 1월 일부 반군 세력을 규합해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레반트해방기구)’으로 명칭을 바꿨고 HTS가 동구타의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만약 시리아 정부군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HTS를 공격한다는 명목하에 동구타를 공습한다면 휴전 결의안은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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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지옥’ 시리아 동구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동쪽 반군 지역 동(東)구타가 시리아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나흘간 3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군은 19일부터 나흘째 전투기와 헬기, 박격포 등을 동원해 동구타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21일까지 최소 310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155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동구타를 “지구상의 지옥”이라고 표현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비극적인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런 참사를 계속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리아군이 동구타를 전면 봉쇄하면서 39만3000명에 이르는 이곳 주민들은 기본적인 식량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빵 한 묶음 가격이 10마일(약 1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다마스쿠스보다 15배 이상 비싸다. 이 때문에 동구타에서는 5세 이하 어린이의 12%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두 자녀의 어머니 샴스는 “(시리아군의) 포위 때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며 “폭격으로 죽지 않는다면 우리는 배고픔으로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동구타 병원 대부분의 시설이 파손돼 운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시리안아메리칸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19일 이후 시리아군의 공습으로 동구타 의료시설 13곳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동구타의 의사들은 밀려드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유통기한이 지난 약과 마취제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시리아 지역조정관 파노스 뭄치스는 “병원인 줄 알고도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시리아 정부는 동구타 탈환을 위해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시리아군 지휘관은 20일 로이터통신에 “아직 공격은 시작되지 않았다. 지금은 사전 공습단계”라고 밝혀 조만간 있을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했다. 다마스쿠스 인근 곡창지대 동구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부자 세습으로 40년 넘게 폭압적인 독재를 해 온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맞선 반정부 시위가 가장 먼저 일어났던 곳이다.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이어지면서 2012년 이 지역을 장악한 반군 세력은 필사적으로 정부군에 맞서 왔다. 그러나 최근 아사드 정권이 7년에 걸친 내전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반군의 마지막 주요 장악 지역인 동구타 탈환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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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이란 항공참사 뒤엔 美경제제재 그림자

    지난해 7월 이란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떠난 이란항공의 A300-600 여객기는 이륙한 지 14분 만에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 이륙하는 도중 조종사가 여객기 2번 엔진에 불이 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착륙할 때 마찰열로 타이어 5개가 불탔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사고기는 1993년 12월에 제조된 것이었다. 이달 16일에는 북동부 마슈하드 공항에 착륙하려던 이란 케슘항공 포커 F-100 여객기의 왼쪽 바퀴가 고장이 나 내려오지 않았다. 조종사는 결국 동체착륙을 시도했고 왼쪽으로 기운 여객기의 날개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불꽃이 크게 일었다. 당시 사고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00여 명은 이대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이 여객기 역시 1993년 도입돼 운항된 기종이다.○ 오랜 제재로 여객기 노후화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민간 항공기와 부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통해 중고 여객기를 수입하다 보니 이란 여객기의 평균 기령이 27년에 달한다. 노후 항공기 탓에 크고 작은 사고를 겪은 이란 조종사들 사이에서 “우리가 비상 착륙에 가장 능숙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노련한 이란 조종사도 이틀 전 발생한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이란 현지 언론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경 테헤란을 출발해 남서부 야수지로 향하던 이란 아세만항공 소속 ATR72-212기는 이륙 약 50분 만에 자그로스 산맥과 충돌하면서 완전히 파괴됐다. 아세만항공은 사고기에 탑승한 승객 59명과 승무원 6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당국은 추락한 여객기가 당시 짙은 안개로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산에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는 단순한 악천후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서방의 제재 조치로 이란의 항공 산업이 쇠퇴한 까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사고 직후 “미국의 항공 제재가 이란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난 ATR72-212는 쌍발 터보프롭 식의 중단거리용 여객기로 1993년에 제작됐다. 이 여객기는 3주 전에도 테헤란 메라바드 공항을 이륙했다가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부품을 못 구해 수리하지 못한 채 7년 동안 격납고에 방치돼 있다 지난해 10월에야 운항이 재개됐다. 아세만항공은 1994년에도 소속 여객기인 포커 F-28이 엔진 고장으로 이란 중부 나탄즈의 산간 지역에 추락해 66명 전원이 숨졌다. 2008년에는 보잉 737-219가 기체 이상으로 키르기스스탄 마나스 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도중 폭발해 65명이 사망했다. 이란 정부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아세만항공은 23대의 여객기를 운항하는 소형 항공사다. 평균 기령은 약 24년으로 노후 문제가 심각하다. 유럽연합(EU)은 2016년 아세만항공의 여객기가 오래돼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유럽 노선 취항을 취소시켰다. 이란에서는 2000년 이후 최소 23건의 항공사고가 발생해 117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가 타결되기 전인 2015년 기준으로 이란 보유 민항기 250대 가운데 88대가 고장으로 운항되지 못했다.○ 새 여객기 도입도 난항 핵합의 타결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되면서 이란 정부는 항공기 교체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사는 2016년 9월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으로부터 이란항공에 민항기를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잉 등 미국 회사가 이란과 거래하려면 OFAC의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의 에어버스 역시 부품의 10% 이상이 미국산이어서 OFAC의 허가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이란항공은 2016년 12월 에어버스(100대), 보잉(80대)과 대규모 임대·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 4월에는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옛 핀메카니카)의 합작사는 ATR로부터 ATR72-600 2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아세만항공과 케슘항공, 키시항공 등 이란의 중소형 항공사들도 잇따라 보잉사와 구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7년 초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란 항공기 계약의 최종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란이 항공기를 인도하는 과정에 까다로운 조건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하원도 이란에 항공기를 판매하는 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피터 로스컴 하원의원(공화)은 “서방 기업들이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잔인한 전쟁을 부채질하는 데 쓰인 여객기를 이란에 팔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은 미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 지원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란에 대한 항공기 수출 금지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보잉사는 이란의 항공기 구매 자금의 최대 95%를 미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미국 기업이 이란과 거래하려면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의회의 승인 없이는 수출입은행이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은 수백 대에 달하는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도 정작 인도받은 새 항공기는 10대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 2월까지 이란이 인수한 여객기는 에어버스 3대, ATR 6대 등 9대다. 아세만항공은 지난해 6월 보잉사로부터 보잉 737 MAX 30대를 구매하기로 했지만 아직 OFAC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은 계약 취소를 염두에 두고 OFAC의 승인이 필요 없는 러시아의 신형 여객기 수호이 슈퍼젯100 도입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호이 슈퍼젯100은 12일 처음으로 테헤란 메라바드 공항에 착륙했다. 마그수드 아사디 사마니 이란항공사연합회 사무총장은 “몇몇 이란 항공사가 수호이 슈퍼젯100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말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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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델라가 평한 ‘새세대 리더’, 남아공 부패 청산할까

    부정부패와 경제정책 실패로 인기가 떨어진 제이컵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6)이 14일 밤 전격 퇴진하고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시릴 라마포사 대표(66)가 새 대통령에 취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5일 의회에서 선출된 직후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부정부패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주마의 퇴진 사유였던 두 가지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하루 뒤 의회 국정연설에선 남아공의 ‘국부’로 불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국민들에게 강력한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만델라로부터 영감을 받은 새로운 새벽이 밝았고 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는 윤리적 리더십과 윤리적 행동에 대한 약속을 강화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부정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했다. ‘대통령 전격 사임’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국정을 맡게 된 라마포사 대통령이 만델라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은 집권당 ANC에 환멸을 느낀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다. 만델라는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민주선거에서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남아공 백인 정권의 흑인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며 용서와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1993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라마포사 역시 대학 시절 흑인차별 정책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벌였다. 만델라가 27년간의 옥살이 끝에 1990년 2월 석방됐을 때 라마포사는 환영위원장을 맡았고, ANC 사무총장을 지내며 정치 경험을 쌓았다. 만델라는 생전에 라마포사에 대해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1997년 ANC 대표 경선에서 패한 뒤 기업가로 변신했던 라마포사가 단기간 내 막대한 부(개인 재산 5억 달러 추정)를 쌓은 점은 벌써부터 부패 척결의 적임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과 경제 실정으로 폭락한 ANC의 명예와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주마 전 대통령이 퇴진한 14일 경찰은 주마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됐던 인도 출신의 재벌 굽타 일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3명을 체포하는 등 부패 척결의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라마포사 대통령이 주마 전 대통령에게 씌워진 혐의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ANC 내부의 적폐를 청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단기간에 경제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남아공의 실업률은 30%에 달하며 지난해 하반기(7∼12월) 청년실업률은 55% 수준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또한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ANC 대표 당선 이후 강조해온 토지 개혁 프로그램을 원안대로 추진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이 프로그램은 소유주에 대한 보상 없이 정부가 토지를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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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이슈/박민우]히잡, 부르키니, 차도르… 네 멋대로 입으세요

    지난해 7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취재를 갔다가 끔찍한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해안도로를 달리던 차량은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아스팔트 바닥에 스키드마크를 남기며 멈춰 섰지만 이미 한 여성을 친 다음이었다. 사고 시간은 오후 9시가 넘은 캄캄한 밤. 길을 건너던 여성은 검은 망토 모양의 이슬람 전통 의상인 ‘아바야’에 검은색 ‘히잡’을 쓰고 있었다. 최악의 교통 환경으로 악명 높은 이집트에서는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보행자는 도로 위 차량 운전자와 요령껏 눈을 맞춰가며 무단횡단을 해야 하는데 어두운 밤에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한다. 전체 인구의 90%가 무슬림인 이집트의 여성들은 대부분 히잡을 쓴다. 일부 여성은 아바야까지 착용하는데 이들이 오밤중에 위태롭게 길을 건너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손바닥에 땀이 난다. 히잡은 여성들이 얼굴을 내놓고 귀와 머리카락을 가리는 스카프를 말한다. 하지만 무슬림 여성의 의복 가운데 아바야 또는 차도르는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온몸을 가린다. 심지어는 눈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는 ‘니깝’, 눈 부위마저 망사로 덮어 온몸을 가린 ‘부르카’라는 옷도 있다. 이슬람 율법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지역일수록 니깝과 부르카를 입은 여성을 많이 볼 수 있다. 무슬림 여성들은 왜 이런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히잡을 쓰는지 궁금했다. 히잡의 기원은 이슬람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히잡은 아라비아 반도의 뜨거운 태양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한 용도였다. 히잡은 아랍어로 ‘가리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7세기경 아라비아 반도는 부족 간 전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간, 약탈이 횡행했다. 당시 사람들은 여성의 머리카락이 남성을 유혹한다고 봤기 때문에 이때부터 히잡은 여성들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슬람의 경전 꾸란이 24장 31절에서 “밖으로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가슴을 가리는 머릿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의 부모, 자기 부모와 자식, 형제와 형제의 자식,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이외의 자에게는 아름다운 곳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하느니라”고 언급하면서부터 히잡은 무슬림 여성의 의무가 됐다. 이집트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들은 초경을 시작하는 13, 14세 무렵부터 히잡을 쓰기 시작한다. 서구권은 히잡 같은 무슬림 여성들의 전통 의상을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는 상징이자, 혁명으로 쟁취한 세속주의 정교분리 원칙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왔다. 프랑스 휴양도시 니스는 2016년 무슬림 여성 수영복 ‘부르키니’(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의 착용을 금지했다가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으로부터 금지 무효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부르키니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는 2011년부터 공공장소에서 니깝과 부르카 착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연합사법재판소(ECJ)가 ‘직장 내 히잡 착용 금지’가 직접적인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해 논란이 됐다. 무슬림 여성에게 히잡은 종교적 자유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2013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세계 히잡의 날’(2월 1일)은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와 유럽의 난민 문제 등으로 무슬림 혐오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세계 히잡의 날은 종교적 관용과 이해를 장려하는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슬람권 일부 국가에서 히잡은 억압이 아닌 저항의 상징이었다. 터키는 1923년 공화정 수립 이후 세속주의 헌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착용을 금지해왔다. 그동안 일부 터키 여성은 정부에 맞서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고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그러나 친이슬람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금지 규정이 철폐되면서 히잡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는 여성 독립투사들이 세속주의 식민세력에 맞서 히잡을 착용했고, 부르카에 폭탄을 숨겨 독립군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 이란에서는 강제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한창이지만 히잡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히잡을 강제하는 당국에 저항하기 위해 수요일마다 흰색 히잡을 쓰는 ‘하얀 수요일’ 운동에 참가한 83세 이란 여성은 “과거 리자 팔레비 국왕이 히잡 착용을 금지했을 때 우리는 저항했다. 지금 이슬람공화국이 히잡 착용을 강제하니까 우리는 또 저항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무슬림 여성의 자유가 억압받아 왔다는 사실이다. 이들 스스로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때 억압과 편견의 상징이었던 히잡은 자유의 옷으로 거듭날 것이다. 박민우 카이로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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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 혐의 783건… ‘부패 불사조’ 주마 이번엔 추락하나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6·사진)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주마 대통령에게 사임을 명령한 남아공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도 내부 분열로 몰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ANC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국집행위원회(NEC)가 13일 주마 대통령에게 사임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에이스 마가슐레 ANC 사무총장은 “NEC는 주마 대통령의 퇴임 문제를 시급히 다루기로 했다”며 “권력이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안한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마 대통령이 14일까지 명령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마 대통령은 ANC의 요구를 거부한 채 권력 이양을 위해 3∼6개월의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NEC에서도 주마 대통령의 퇴임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주마 대통령이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남아공은 국회가 대통령을 선출하며 해임할 수도 있다. 대통령이 헌법 위반이나 중대한 부정을 저질렀을 때,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국회의원(정원 400명) 3분의 2의 찬성으로 해임할 수 있다. 또 국회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불신임을 의결하는 경우에도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남아공 의회는 15일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심각한 경제 실정과 부패 스캔들로 줄곧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남아공은 고성장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대열에 합류할 만큼 잠재력이 높았다. 그러나 주마 대통령 집권 후 실업률이 30% 가까이 오르고 빈부격차도 심해졌다. 현재 주마 대통령이 받고 있는 비리 혐의만 783건에 이른다. 그는 2016년 공금 166억 원을 유용해 고향 콰줄루나탈주 은칸들라에 호화 사저를 지었다가 탄핵 위기에 몰렸다. 또 인도계 재벌 ‘굽타 삼형제’가 주마 대통령과의 친분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지지율은 곤두박질했다. 주마 대통령과 함께 ANC의 지지율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 총선에서 62.15%의 지지를 얻어 249석을 차지했던 ANC는 최근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위기에 몰린 ANC는 지난해 12월 ‘부패 청산’을 전면에 내세운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66)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분열된 당을 통합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주마 대통령과 퇴진 협상을 벌였지만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마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한 채 끝까지 버티다가 의회에서 탄핵을 당할 경우 향후 총선에서 ANC도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마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에 의해 8차례나 불신임안이 제출됐지만 그동안은 다수당인 ANC 의원들의 저지로 부결됐다.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인 ANC는 남아공에서 다인종 선거가 시행된 1994년 이후 한 번도 정권을 빼앗긴 적이 없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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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토후국 “살빼기대회 개최”… 우승자엔 감량 1kg마다 15만원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인 라스알카이마 정부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칼리즈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13일 라스알카이마 정부가 심각한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체중 감량 대회’를 개최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라스알카이마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이달 17일부터 4월 28일까지 10주간 열린다. 참가자는 17일 전까지 라스알카이마 내 병원에 신청서를 제출할 때 몸무게와 키, 체질량지수(BMI), 혈압을 측정한다. 대회 마지막 날 같은 병원에서 체중 변화를 측정하게 된다. 참가자는 매주 몸무게 변화를 스스로 측정해야 하고 외과 수술 등을 통한 체중 감량은 인정되지 않는다. 남녀 우승자 2명에겐 감량한 몸무게 1kg당 500디르함(약 15만 원)을 주고, 헬스클럽과 스파 연간 이용권 등도 부상으로 지급한다. UAE에서는 15세 이상 남성 70%, 여성 67%가 과체중일 만큼 비만은 심각한 보건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라스알카이마 보건청의 파티마 사이디 알세히 건강교육국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비만 위험을 막고 더 건강한 삶을 권장하고자 마련했다”며 “UAE는 건강에 좋지 않은 식습관과 경제·사회적 요소, 운동하지 않는 습관 등이 모두 비만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아라비안 헬스케어그룹의 최고경영자(CEO) 라자 싯디뀌 박사는 “10주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라며 “건강한 삶의 가치를 경험하면 그들은 결코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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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터키 “자치정부 막아라” 소탕전… ‘IS격퇴 공신’ 쿠르드 ‘팽’ 위기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격멸하기 위해 시리아 아프린으로 진격한 터키군이 수렁에 빠졌다. 터키 현지 언론은 10일 터키 군용헬기가 YPG의 공격을 받아 아프린과 가까운 터키 남부 하타이에 추락하면서 조종사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른 작전에서 9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이날 하루에만 터키 군인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0일 터키군이 시리아 북서부로 국경을 넘어가 아프린 군사작전(일명 올리브가지 작전)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나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터키군이 아프린의 산악지대와 깊숙한 터널에 막혀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분석했다. 터키가 지원하는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 마즈드 마흐순은 “우리는 여전히 진격하고 있지만 전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매우 힘든 싸움”이라고 말했다. 브루스크 하사카 YPG 대변인은 “공중 폭격과 지상 포격에도 불국하고 22일 동안 터키군이 장악한 건 15개 마을뿐”이라며 “터키군은 진퇴양난의 늪에 빠졌다”고 조롱했다. ○ 터키는 왜 시리아 국경을 넘었나 YPG는 시리아의 쿠르드 정파인 민주연합당(PYD) 산하 무장단체로 미군의 지원을 받아 IS 격퇴전의 선봉에서 맹활약했다. YPG를 중심으로 소수 아랍계와 튀르크계가 2015년 10월 결성한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해 10월 국제동맹군의 일원으로 IS의 수도 격인 락까를 탈환하면서 IS 격퇴전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터키는 시리아 내전과 IS의 발호를 틈타 세력을 확대해온 YPG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YPG를 터키 내 분리주의 무장정파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된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PKK가 PYD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PYD는 현재 터키에 수감 중인 쿠르디스탄공동체연합(KCK)의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이 터키 정부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시리아로 망명했을 때 설립됐다. 터키는 미국의 쿠르드 지원 확대 계획을 구실로 삼아 아프린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국제동맹군 대변인 라이언 딜런은 IS 재건을 막기 위해 지난달 14일 SDF를 중심으로 시리아 국경 병력 3만 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터키는 “며칠 안에 군사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고, 미국은 사흘 만에 “딜런의 ‘3만 양병안’은 실언”이라며 터키를 달랬다. 터키는 결국 지난달 20일 아프린 군사작전을 시작해 현재까지 YPG와 IS 조직원 1141명을 제거하거나 체포했다. 국제동맹군이 락까를 탈환한 이후 터키가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터키는 자국 군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해도 미군이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비밀리에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IS 격퇴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미군이 더 이상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계를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YPG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벌이기 위해 튀르크계 반군 포섭에 나섰고, 그 결과 지난해 11월 SDF에서 대변인 역할을 했던 튀르크계 탈랄 알리 실로 준장을 터키 연계 반군인 FSA로 전향시키는 데 성공했다.○ 터키 내 1500만 시한폭탄 시리아 1800만 인구 가운데 쿠르드계는 약 17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터키와 국경을 마주한 시리아 북서부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터키에는 최고의 안보 위협이라는 사실이다. 터키에 거주하는 쿠르드계는 약 1470만 명으로 전체 인구(8160만 명)의 18%에 이른다. 터키가 지난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분리 독립을 강력히 반대한 것도 자국 내 쿠르드족의 동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터키 군사작전 개시는 IS 격퇴전에서 세력을 키운 YPG가 자치정부 설립을 요구하기 전에 싹을 제거하려는 속셈이다. 시리아 내 쿠르드자치정부 수립을 추진 중인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알다르 켈릴은 “현재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협상 중”이라며 “아사드 정권은 민주적 자치에 대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수준을 넘어 연방정부 프로젝트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아프린에 이어 쿠르드가 통제하는 만비즈 지역으로 군사작전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라크까지 이어지는 우리 국경에서 테러분자가 없어질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며 “약속한 대로 만비즈에서도 테러범을 소탕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작전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은 공동의 적인 터키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쿠르드 민병대가 코바니와 자지라 지역에서 아프린으로 지원군을 보낼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 입장에서는 터키와 터키 연계 반군, 쿠르드 세력들이 서로 소모전을 벌이는 사이 더 많은 시리아 영토를 손에 넣으려는 전략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일타쌍피 최근 성과가 지지부진하지만 터키 내부에서는 여전히 아프린 군사작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는 쿠르드 분리주의에 대한 터키 사회 전반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PKK가 1984년 게릴라식 공격으로 무장투쟁을 시작하면서 터키는 30여 년간 몸살을 앓았다. 터키 정부가 분리주의 세력을 강력하게 탄압했지만 지금까지 양측의 충돌로 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대미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아프린 군사작전 개시로 내부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터키 조사기관 마크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YPG와 PKK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에 달했다. 반미감정과 애국주의가 고취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소네르 차압타이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프린 군사작전은 내년 대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뷜렌트 에제비트 전 터키 총리가 1974년 저조한 지지율로 고전하다 키프로스 침공으로 다음 총선에서 승리했던 것처럼 선거 국면에서 승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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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차례 퇴진 위기 넘긴 남아공 주마 대통령, 조기 사퇴 임박…“며칠 내 결론”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6·사진)의 조기 사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남아공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시릴 라마포사 대표(66)는 7일 주마 대통령의 거취 문제가 며칠 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전날 밤 주마 대통령을 만나 권력 이양과 그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며 “토론은 건설적이었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이 같은 진전을 바탕으로 오늘 예정됐던 ANC 전국집행위원회 특별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며칠 내로 논의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6일 남아공 의회는 8일로 예정됐던 주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의회는 주마 대통령이 조기 사퇴 수순을 밟고 있으며 사퇴는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남아공 경제자유전사당(EFF) 줄리우스 말레마 대표는 주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취소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주마 대통령이 언제라도 사퇴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남아공 현지 매체 타임스 라이브도 주마 대통령이 퇴임 조건을 합의하는 즉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후 숱한 부패 추문과 정경유착 의혹으로 야권은 물론이고 국민의 지탄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와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2016년 11월과 지난해 8월 의회에서 불신임 표결이 진행됐지만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은 임기 중 8차례나 퇴진 위기를 넘겼다.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이지만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의 지지세력 마저 주마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ANC는 지난해 12월 주마 대통령을 대표직에서 끌어내리고 라마포사 부통령을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라마포사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다. 한편 남아공 의회는 22일 주마 대통령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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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리카 빈곤, 직접 안보면 실감 안나죠”

    “유엔에서 일하면서 개발의 핫플레이스는 아프리카라는 걸 알았습니다. 세계의 복지 증진을 위해 일하기를 소망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아프리카의 빈곤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 개발의 최전선에서 국제기구 직원으로 일하는 이효경 씨(38)를 지난달 1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만났다. 그는 유엔 사무국이 주관하는 ‘영 프로페셔널 프로그램(YPP)’을 통해 2011년 말 국제금융기구인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정식 채용됐다. 현재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선임투자역을 맡고 있다. 효경 씨 곁에는 든든한 직장 동료이자 남편인 진승수 씨(35)가 있었다. 승수 씨가 기획재정부 인턴십을 통해 2013년 말 AfDB의 문을 두드리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AfDB 본부가 있던 튀니지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결혼 이후 코트디부아르를 거쳐 현재 AfDB 동아프리카 지부가 있는 케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너무 기본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프리카 사람들은 전혀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젝트를 통해 발전소가 들어오면 그 지역에 전기가 들어오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뀝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변하는 아프리카를 실감하고 있다. 승수 씨는 “코트디부아르에 살았던 3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집 앞에 AfDB가 파이낸싱한 다리가 개통되면서 공항과 도심으로 진입하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말했다. 효경 씨는 “내가 하는 일의 결과물을 코앞에서 볼 수 있어서, 아프리카 개발과 빈곤 해결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에 비해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크다는 점도 국제기구의 매력으로 꼽았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삼성LED 등에서 일했던 승수 씨는 “아프리카 정부와 함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국가 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참여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AfDB의 시니어 컨설턴트로 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주로 수익성 분석을 맡고 있다. 효경 씨는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동아시아학 석사를 받은 뒤 유엔본부 공보국 계약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효경 씨는 “유엔 공보국에서 일하는 2년 동안 50여 개국에서 온 동료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세계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나이로비=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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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니문 명소’ 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 몰디브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5일 15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가윰 전 대통령은 2008년까지 몰디브를 30년간 통치한 인물로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제이기도 하다. 비상사태 선포로 법원의 영장 없이 압수와 수색, 체포, 구금 등이 가능해졌고 집회의 자유도 제한됐다. 몰디브 정국이 이렇게 불안해진 것은 1일 구금된 야당 정치인 9명을 석방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야민 대통령이 거부하면서부터다. 대법원은 2015년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13년형을 선고받았던 몰디브의 첫 민선 대통령 모하메드 나시드에 대해서도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며 재심을 명령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나시드는 스리랑카로 망명해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집권당에서 탈당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정치인 12명에게도 복직 명령을 내렸다. 이들이 의회로 돌아오면 집권당인 몰디브 진보당은 다수당의 지위를 잃어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정치적 궁지에 몰린 야민 대통령은 대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고 최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외교부는 몰디브에 거주하거나 체류 예정인 우리 국민에게 수도 말레섬 방문을 자제하고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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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케냐 여성들 “인삼 샴푸 좋아”… 커피 본고장서 한국카페 대박도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외곽으로 벗어나자 잿빛 아스팔트는 어느새 아프리카 특유의 검붉은 대지로 변했다. 뽀얀 흙먼지를 날리며 도착한 곳은 나이로비에서 20km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 루이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한국 기업 ‘사나그룹’이 바로 이곳에 있다. 지난달 17일 찾아간 사나그룹의 대형 가발공장은 4만3000m²(약 1만3000평) 부지에 건물만 27개 동에 달했다. 마을 어귀에서 공장 입구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변에 있던 케냐 여성 수백 명의 시선은 공장으로 들어서는 차량을 좇았다. 사나그룹 관계자는 “우리 공장에 일자리를 얻으려고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며 “많이 몰릴 때는 2000명 넘게 줄을 서기도 한다.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 5년 새 3배로 성장한 사나그룹 이날 공장 앞에서 만난 여성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가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의 가발은 모두 사나그룹이 만든 제품이다. 공장 안에서 인조 모발을 쉴 새 없이 빗고 꼬아 다양한 형태의 가발을 만드는 직원들의 머리도 마찬가지였다. 직원 7000여 명 중 비슷한 머리 스타일을 찾기가 어려웠다. 사나그룹은 200여 개 모양에 10가지 색깔의 가발을 만들고 있다. 사나그룹은 최근 몇 년 새 케냐에서 삼성, 현대 등 글로벌기업보다 유명한 한국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아프리카 여성들이 미(美)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뷰티산업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케냐에 진출한 사나그룹은 최근 5년 새 매출이 3배로 성장했다. 사나그룹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넘겼다. 가발은 이제 아프리카 여성의 필수품이 됐다. 최영철 사나그룹 회장은 “얇고 쉽게 부서지는 모발의 특성 때문에 아프리카 여성들은 머리카락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며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크게 늘면서 도심 여성의 70∼80%가 가발을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아프리카 순방 때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었던 건 현지에서 1만 명 이상을 고용한 사나그룹 덕분이었다. 사나그룹 공장이 들어서기 전 루이루는 인구 1만5000명의 작은 마을에 불과했지만 6년 새 인구가 7만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 아프리카 중산층을 잡아라 아프리카에서는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최근 동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을 2018년 5.9%, 2019년 6.1%로 전망하며 “케냐와 르완다, 탄자니아 등의 가계소비와 제조업이 빠른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도 현재 80만 명 수준인 케냐 중산층이 매년 10∼12%씩 성장해 2030년 2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세스 이키아라 케냐 투자청장은 “케냐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인구도 매년 3%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치·경제 시스템이 민주적으로 바뀌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케냐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11∼2014년 케냐에 진출한 기업은 삼성물산 등 4곳으로 대기업 위주였다. 하지만 2015년 이후 3년간 케냐 진출 기업은 8곳으로 늘었고, 투자 분야도 다양해졌다.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이엠캐스트는 2016년 나이로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케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 케냐 중산층의 소득이 성장하면서 고급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케냐 현지 통신사 사파리콤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뱅킹시스템 엠페사(M-Pesa)가 세계적인 핀테크 혁신 사례로 꼽힐 만큼 케냐는 IT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 소재 중소기업 허브어스는 지난해 10월 KOTRA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의 뷰티시장 틈새를 공략하고 나섰다. 나이로비의 고급 뷰티살롱 테이아스(Theia‘s)에서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인삼 향기가 풍겨 나왔다. 이곳의 헤어디자이너 에릭 요움바 씨는 “고객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하는 인삼 샴푸의 향을 너무 좋아한다. 머릿결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 인기 만점”이라고 전했다. 인삼 성분이 들어간 허브어스 제품은 케냐 미용실에서 입소문을 타 최근 10만 달러어치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커피의 본고장 케냐에 처음으로 한국형 커피전문점을 차려 대박을 터뜨린 청년사업가도 있다. ‘케냐AA’ 커피로 유명한 케냐는 정작 카페 문화가 없었다. 커피 한잔을 즐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CJ 커피구매총괄디렉터로 일했던 황동민 씨(35)는 아프리카 커피 소비시장의 잠재력을 꿰뚫어보고 2016년 나이로비에 ‘커넥트커피’를 열었다. 커넥트커피가 문을 연 뒤 같은 건물에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Uber) 동아프리카 본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했다. 커넥트커피는 금세 나이로비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나이로비=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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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길 월드]기회의 땅 아프리카…5년 새 3배로 성장한 그룹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외곽으로 벗어나자 잿빛 아스팔트는 어느 새 아프리카 특유의 검붉은 대지로 변했다. 뽀얀 흙먼지를 날리며 도착한 곳은 나이로비에서 20km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 루이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한국기업 ‘사나그룹’이 바로 이곳에 있다. 지난달 17일 찾아간 사나그룹의 대형 가발 공장은 1만3000평 부지에 건물만 27개 동에 달했다. 마을 어귀에서 공장 입구로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변에 있던 케냐 여성 수백 명의 시선은 공장으로 들어서는 차량을 뒤쫓았다. 사나그룹 관계자는 “우리 공장에 일자리를 얻으려고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며 “많이 몰릴 때는 2000명 넘게 줄을 서기도 한다.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5년 새 3배로 성장한 사나그룹 이날 공장 앞에서 만난 여성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가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의 가발은 모두 사나그룹이 만든 제품이다. 공장 안에서 인조 모발을 쉴 새 없이 빗고 꼬아 다양한 형태의 가발을 만드는 직원들의 머리도 마찬가지였다. 7000여 명의 직원 중 비슷한 머리 스타일을 찾기가 어려웠다. 사나그룹은 200여개 형태의 가발을 10가지 색으로 만들고 있다. 사나그룹은 최근 몇 년 새 케냐에서 삼성, 현대 등 글로벌기업보다 더 유명한 한국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아프리카 여성들이 미(美)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면서 뷰티 산업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케냐에 진출한 사나그룹은 최근 5년 새 매출이 3배로 성장했다. 사나그룹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넘겼다. 가발은 이제 아프리카 여성의 필수품이 됐다. 최영철 사나그룹 회장은 “얇고 쉽게 부서지는 모발의 특성 때문에 아프리카 여성들은 머리카락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며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크게 늘면서 도심 여성의 70~80%가 가발을 착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아프리카 순방 때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었던 건 현지에서 1만 명 이상을 고용한 사나그룹 덕분이었다. 사나그룹 공장이 들어서기 전 루이루는 인구 1만5000명의 작은 마을에 불과했지만 6년 새 인구가 7만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사나그룹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면서 도로와 학교, 병원 등 인프라 시설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아프리카 중산층을 잡아라 아프리카에서는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소비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최근 동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을 2018년 5.9%, 2019년 6.1%로 전망하며 “케냐와 르완다, 탄자니아 등의 가계소비와 제조업이 빠른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도 현재 80만 명 수준인 케냐 중산층이 매년 10~12%씩 성장해 2030년 2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세스 이키아라 케냐 투자청장은 “케냐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인구도 매년 3%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정치·경제 시스템이 민주적으로 바뀌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최근 케냐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이 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2011~2014년 케냐에 진출한 기업은 삼성물산 등 4곳으로 대기업 위주였다. 하지만 2015년 이후 3년간 케냐 진출 기업은 8곳으로 늘었고, 투자분야도 다양해졌다.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이엠캐스트는 2016년 나이로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케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 케냐 중산층의 소득이 성장하면서 고급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케냐 현지 통신사 사파리콤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뱅킹시스템 엠페사(M-Pesa)가 세계적인 핀테크 혁신 사례로 꼽힐 만큼 케냐는 IT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손성애 이엠캐스트 국제개발협력팀장은 “케냐에 진출한 2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루며 수익을 창출했다”며 “중산층 대상 교육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도 저소득층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소재 중소기업 허브어스는 지난해 10월 KOTRA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의 뷰티 시장 틈새를 공략하고 나섰다. 나이로비의 고급 뷰티살롱 테이아스(Theia‘s)에서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인삼 향기가 풍겨 나왔다. 이곳의 헤어디자이너 에릭 요움바 씨는 “고객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하는 인삼 샴푸의 향을 너무 좋아한다. 머릿결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 인기 만점”이라고 전했다. 인삼 성분이 들어간 허브어스 제품은 케냐 미용실에서 입소문을 타 최근 10만 달러어치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커피의 본고장 케냐에 처음으로 한국형 커피전문점을 차려 대박을 터뜨린 청년사업가도 있다. ’케냐AA‘ 커피로 유명한 케냐는 정작 카페 문화가 없었다. 커피 한 잔을 즐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CJ 커피구매총괄디렉터로 일했던 황동민 씨(35)는 아프리카 커피 소비시장의 잠재력을 꿰뚫어보고 2016년 나이로비에 ’커넥트커피‘를 열었다. 커넥트커피가 문을 연 뒤 같은 건물에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Uber) 동아프리카 본부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했다. 커넥트커피는 금세 나이로비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올해 2호점 개점을 준비 중인 황 씨는 “앞으로 5년 안에 매장 20곳 정도를 더 내 많은 사람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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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나라 두 대통령… 케냐 막장 정치극

    부정선거 시비가 일었던 지난해 8월 케냐 대선에 야권연합 후보로 나섰던 라일라 오딩가(73)가 비공식적 대통령 취임식을 열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57)이 지난해 11월 취임해 아직 ‘국정 허니문’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한 명이 대통령을 자처하는 막장 정치극이 펼쳐진 것이다.○ 한 지붕 두 통령?! 오딩가와 야권연합 국민슈퍼동맹(NASA)은 지난달 30일 오후 수도 나이로비의 우후루 공원에서 비공식 대통령 취임식을 열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오딩가는 오른손에 성경을 들고 “국민들의 높은 요구에 부응해 케냐공화국 대통령직을 수락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케냐의 막장 정치극은 대선 과정에서 이미 예고됐다. 오딩가와 케냐타는 지난해 8월 대선 막판까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포인트 차 접전을 펼쳤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결과 케냐타 후보가 54.27%를 득표해 44.74%에 그친 오딩가 후보에게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딩가 측은 이에 불복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케냐 대법원은 한 달 뒤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 결여됐다”며 대선 무효 판결과 함께 60일 내 재선거 실시를 명령했다. 그러나 오딩가는 “비리의 온상인 선관위에 대한 개혁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10월 대선 재선거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오딩가 없이 치러진 대선 재선거에서 케냐타가 98.26%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문제는 38.84%에 그친 낮은 투표율이었다. ‘반쪽짜리 대통령’으로 취임해 국정 동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케냐타 정권은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았다. 오딩가와 야권연합은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오딩가를 진정한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별도 취임식을 계획해 왔다.○ 후폭풍이 무서워 이날 취임식에서 오딩가가 모습을 드러낸 시간은 고작 20분 남짓. 대통령 선서를 낭독한 그는 앞선 대선 결과를 ‘선거 독재’와 ‘선거 도둑질’로 규정하는 짧은 연설을 남기고 행사장을 떠났다. 야권연합 내부에서도 분열이 감지됐다. 지난 대선에서 오딩가의 러닝메이트였던 칼론조 무쇼카 전 부통령을 비롯한 NASA 주요 지도부는 이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오딩가는 “무쇼카가 추후 선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지자들은 “반쪽짜리 취임식”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총장은 오딩가가 비공식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대역죄’에 해당하며 최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사전 경고했지만 이날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케냐타 정부는 로키(low-key·조용히)로 관망했다. 오딩가에게 대역죄 혐의를 씌워 체포할 경우 유혈사태가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대선 이후 발생한 유혈사태로 지금까지 50명이 사망했다. 2007년 대선 당시에는 개표 부정 시비가 종족 간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1100명이 숨지고 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케냐타 정부는 불법인 오딩가 취임식의 생중계는 막았다. 케냐 통신청이 NTV, KTN, 시티즌TV 등 3개 민영 방송사에 오딩가 취임식 생중계를 금지하자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케냐 언론은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비난하며 “전례 없는 언론 탄압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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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가짜 대선 보이콧”…‘푸틴 정적’ 나발니 한때 구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진보당 대표의 출마가 좌절되면서 러시아 곳곳에서 3월 대선을 보이콧하는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28일 A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크르 등 러시아 46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3월 18일로 예정된 대선을 ‘가짜 선거’로 규정하고, “푸틴은 도둑” 등의 구호를 외치며 푸틴 대통령의 4연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내려간 극동 야쿠츠크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경찰은 반정부 집회가 모스크바시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시민과 함께 행진하던 나발니 대표를 푸시킨스카야 광장에서 체포했다. 나발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의 숫자가 많다면 한 사람을 구금하는 건 무의미하다. 거리로 나와 나를 대신해 달라”며 시위를 독려했다. 나발니 대표는 추후 재판에 출석한다는 조건으로 기소되지 않고 풀려났다. 나발니 대표는 지난해에도 집회와 시위법 위반으로 세 차례 구류형을 선고받았다. 유튜브 등을 통해 시위 소식을 전하던 나발니의 사무실도 폐쇄됐다. 경찰은 폭발물 신고를 빌미로 나발니의 사무실 문을 전기톱으로 부수고 들어가 관계자와 지지자 등 6명을 체포했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이날 전국적으로 25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반정부 시위는 지난해 3월과 6월 수만 명이 참가했던 반부패 시위보다는 열기가 덜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나발니의 야권 운동은 푸틴 정권에 진정한 위협을 가하기에는 약하지만 러시아의 서로 다른 11개 시간대 지역에서 동시에 시위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운동가인 나발니 대표는 3월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적한 유일한 후보로 꼽혔지만 2009년 키로프 주 고문으로 일할 당시 산림 벌채 및 목재 가공 기업 소유의 목재 제품 1600만 루블(약 5억6000만 원)어치를 빼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출마가 좌절된 상황이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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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이슈/박민우]‘집’ 나갔던 커피가 아프리카로 돌아왔다

    이집트에 온 뒤 커피를 마시는 일이 부쩍 줄었다. 나른한 오후를 버티기 위해 하루 한 잔은 꼭 마셔 왔지만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 잔 정도 마실까. 일단 주변에서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구가 1000만 명에 달하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스타벅스 매장은 16개에 불과하다.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집트 사람들이 커피를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집트에 처음 커피가 전해진 건 15세기 중반.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문을 연 시기보다 약 200년이나 앞선다. 커피는 어디서 어떻게 중동으로 전해졌을까. 커피의 원산지는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로 알려져 왔다. 에티오피아에는 커피에 관한 오래된 전설이 있다. 이야기에 따르면 염소를 돌보는 칼디라는 젊은 목동이 커피를 발견한 최초의 인물이다. 어느 날 칼디는 염소들이 한 식물의 잎사귀와 빨간 열매를 먹고는 잠도 자지 않고 천방지축 뛰노는 걸 목격했다. 칼디는 이 열매의 효능을 주변 수도원에 알렸는데 수도사들은 “악마의 열매”라며 화롯불에 태워버렸다. 그러자 열매 안의 커피콩이 구워지면서 향긋한 커피 냄새가 퍼졌고, 그 유혹에 빠져서 커피를 볶아 먹었다고 한다. 칼디가 살던 에티오피아의 고원지대 ‘카파(Kaffa)’ 지역이 커피의 어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7세기경 홍해를 건넜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에 번성한 이슬람교는 커피가 중동 전역에 전파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 무슬림이 매개자가 됐다. 양모(羊毛·아랍어로 ‘수프’)로 만든 망토를 둘러 수피라 불린 이들은 금욕주의자였다. 수피 무슬림은 잠들지 않는 고행을 자처했는데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식욕을 떨어뜨리고 잠을 쫓아냈다. 이들은 커피를 잔뜩 마시고 한자리에서 몇 시간 동안 빙글빙글 돌며 깊은 황홀경에 빠지곤 했다. 수피 무슬림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향하는 순례길에 커피를 전파했다. 사람들은 금세 커피의 맛과 효능에 사로잡혔다. 16세기 초에는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 이집트 카이로의 이슬람 사원 주변에 커피하우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스만 제국이 1517년 예멘을 점령하면서 커피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까지 전해졌다. 커피는 오스만 제국에서 ‘카흐베’라 불렸고, 일반 시민들은 커피하우스인 ‘카흐베하네’에서 커피를 즐겼다. 당시 예멘에서 생산된 커피는 모카항을 통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로 운반됐다. 이곳에서 커피는 유럽으로 수출됐다.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1645년 베네치아에 문을 열었다.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아라비아커피가 17세기가 돼서야 아라비아반도를 떠난 셈이다. 이후 서구 열강이 앞다퉈 커피 재배에 뛰어들면서 커피는 전 세계로 퍼졌다. 최근 에티오피아의 이웃나라 케냐를 방문했을 때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케냐AA’ 커피로 유명한 케냐는 오랜 기간 커피를 재배하고 수출해온 나라다. 하지만 케냐에는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제대로 된 커피하우스가 없었다. 한국 청년 사업가 황동민 씨가 2016년에서야 수도 나이로비에 처음으로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황 씨는 “먹고살기에 급급하던 케냐 사람들이 이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아프리카의 커피 소비 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이 모여드는 커피하우스는 개혁적인 공간이다. 당대 지성들은 이곳에서 기존 제도에 대한 저항의식을 키웠고, 활발한 토론 끝에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내놨다. 영국의 커피하우스에서는 공화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이 싹텄고, 프랑스의 부르주아도 이곳에서 혁명을 시작했다. 전 세계를 매혹시키고 본고장으로 돌아온 커피하우스는 아프리카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 박민우 카이로 특파원 minwoo@donga.com}

    •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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