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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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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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4-13~2026-05-13
연극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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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달러에 국제 유가 연일 하락…구리 등 원자재값도 떨어져

    미국 달러화 가치의 초강세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올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84.29달러, 미 뉴욕 상업거래소 WTI 11월 물은 배럴당 77.21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달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면 유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하락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 가치의 강세로 원유 구매력이 낮아진 데다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달 5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다른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담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OPEC+ 석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밑돌아 추가 조치가 유효할지 불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는 주석 구리 같은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 국영 석유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자회사 페트로차이나와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차이나훙차오그룹 주가도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 6월 2.8%에서 석 달 만에 0.6%포인트 낮춘 2.2%로 전망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약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중국은 4.4%에서 3.2%로 미국은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주요 20개국(G20) 연간 물가상승률은 3개월 전보다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올린 8.2%, 6.6%로 제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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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 이어 프랑스·스웨덴도…경제난에 유럽 덮친 ‘극우 돌풍’

    이탈리아 외에도 프랑스 스웨덴 헝가리 등 유럽 곳곳에서 극우 세력이 맹위를 떨치면서 유럽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자 양극화에 지친 서민층을 중심으로 반(反)난민, 반유럽연합(EU)을 외치는 극우세력에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11일(현지 시간) 스웨덴 총선에서는 네오나치 세력이 설립한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집권 사회민주당에 이은 원내 제2정당이 됐다. 1988년 설립 후 2010년에야 원내에 입성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유권자 지지가 미미했지만 이후 집권당에 맞먹는 수준으로 세를 불렸다. 26세였던 2005년 대표로 선출된 후 17년간 당을 이끌어 온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43)는 극우 색채를 희석해 지지층을 넓혔다. 스스로를 극우가 아닌 ‘민족주의자’라 칭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구 1030만 명의 스웨덴인 중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비율은 20%다. 20년 전 10%보다 배가 늘었다. 스웨덴은 독일에 이어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서유럽 국가로도 꼽힌다. 이후 저학력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이민자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정서가 퍼졌다고 외신은 분석했다.프랑스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54)도 집권을 노리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 극우 정치인 중 최초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올 4월 대선에서도 한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올랐다. 대선 두 달 후 치러진 6월 총선에서 국민연합은 89석을 얻어 5년 전(8석)보다 10배 많은 의석을 얻었다.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59)도 대표적 극우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도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인종주의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워 EU 차원의 러시아 제재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9년 스페인 총선에서도 극우정당 ‘복스’가 집권 중도좌파 사회당, 중도우파 국민당에 이은 제3당으로 약진했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도 2017년 총선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AfD 소속 군나르 벡 의원은 미 CNN에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럽공동체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닉 치즈먼 교수 영국 버밍엄대 교수(정치학)는 “식품 및 연료값 상승, 불평등 증가, 계층이동 감소, 이민 등이 사람들에게 절망을 심어주고 있다”며 극우 지도자들이 이를 쉽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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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내일 아베 국장… ‘반대’ 62% -‘찬성’ 27%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국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데다, 최근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국장을 굳이 추진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24일 영국 BBC는 일본 언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비용이 16억6000엔(약 15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 비용이 당초 예산의 약 2배인 13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 비용이 현재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례식 비용의 약 절반은 경호에 쓰인다. 30%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해외 귀빈을 맞이하는 데 지출된다. 마이니치신문이 17, 18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2%로 찬성(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3%였지만 한 달 만에 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정부가 국장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23일 도쿄의 한 공원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회 주최자인 이시다 마유미 씨는 AP통신에 “전쟁을 지지했던 아베 전 총리의 관점 때문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21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국장 반대 의사를 담은 문서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해 입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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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국민 62% “아베 국장 반대”…천문학적 비용에 비판 적지않아

    2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국장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데다, 최근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국장을 굳이 추진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24일 영국 BBC는 일본 언론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 비용이 16억6000엔(약 159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 비용이 당초 예산의 약 2배인 13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 비용이 현재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례식 비용의 약 절반은 경호에 쓰인다. 30%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해외 귀빈을 맞이하는 데 지출된다. 마이니치신문이 17, 18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2%로 찬성(2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3%였지만 한 달 만에 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교도통신 조사에서도 ‘정부가 국장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23일 도쿄의 한 공원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국장 반대 시위를 열었다. 집회 주최자인 이시다 마유미 씨는 AP통신에 “전쟁을 지지했던 아베 전 총리의 관점 때문에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21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 인근에서 70대 남성이 국장 반대 의사를 담은 문서를 남기고 분신을 시도해 입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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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방 전체와 싸우는중” 궁지몰린 푸틴, 핵 앞세워 전세 역전 노려[글로벌 포커스]

    지난 몇 주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장악됐던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대규모 영토를 탈환하며 7개월간 이어진 전쟁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듯했다. 러시아가 한 발짝 물러설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더 조일지 세계가 주시하던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국민 텔레비전 연설에서 더 강한 협박을 쏟아냈다. 그는 예비역 30만 명을 소집하는 ‘부분 동원령’을 내리면서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핵 위협까지 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기존과는 상당히 달라진 뉘앙스가 있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월 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및 비무장화’를 강조하며 “예비군을 추가로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런데 이번엔 “고국(motherland)의 영토 주권을 보호하고, 우리 국민과 ‘해방된 지역’ 주민들의 안정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전쟁 초기엔 우크라이나 내 문제 세력들을 몰아내 지정학적 안정을 이루겠다는 주장이었다가 이제는 위기에 처한 자국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서방 전체(collective West)의 무기와 맞서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내면서 핵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초강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겨울을 앞둔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의 강공책에 깔린 속내 23일 오전 루한스크·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는 닷새 동안 러시아 편입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투표로 병합이 결정되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5%가 러시아로 넘어갈 수 있다. 또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총동원령과 계엄령이 실시될 때 군복무 이행을 거부하거나 불복종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조치들은 사실상 예비군 동원령에 대비한 사전 준비로 볼 수 있다. 주민투표로 이들 지역이 러시아로 넘어가면 러시아는 이곳 주민들도 병력으로 동원할 수 있다. 주민투표는 예비군 동원령을 합리화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가 전 세계를 향해 핵 협박을 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0일 “(합병된) 러시아 영토를 침범하는 것은 모든 국방력을 동원할 수 있는 범죄”라면서 “주민투표는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자기 영토라고 공식화할 경우 전쟁의 양상은 달라진다. 그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표현하며 전쟁임을 애써 부인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국의 영토가 공격을 받았으니 “이제는 전쟁”이라며 더욱 잔혹한 공세를 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21일 연설에서 “우리의 영토 주권이 위협받으면 러시아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핵 협박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권기창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만약 주민투표로 러시아 영토가 된 땅이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로서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를 쓸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핵 공격 의사는 없더라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러피안대의 그리고리 골로소프 교수(정치학)는 뉴욕타임스(NYT)에 “주민투표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직접 맞붙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조성하려는 조치”라면서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독재자들이 협상 전 취하는 흔한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 러시아가 강공책을 꺼내 든 것은 러시아군이 그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한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영국, 유럽연합(EU)은 우리를 향해 우크라이나가 군사적 행동을 취하도록 직접 압박하고 있다”며 서방의 군사적 개입을 탓했다. 러시아의 주장대로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한 첨단 무기와 정보는 전선에서 최근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7월 “남부 헤르손을 탈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주 일대에 교두보를 구축하는 등 대대적인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이에 러시아는 돈바스 주둔 병력 약 2만 명을 남부 전선으로 이동시켰고, 그 틈을 타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를 기습해 영토 탈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권 전 대사는 “애초에 우크라이나가 역점을 둔 것은 하르키우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과 영국 군사전문가들의 조언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 카드를 꺼낸 것은 장기화되는 전쟁에 대응할 러시아군 병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임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셈이기도 하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으로 ‘친(親)푸틴파’인 예브게니 프로고진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에게 용병으로 참전할 것을 종용하는 장면이 한 동영상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영상 속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석방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탈영 시 처형”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바그너그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던 프로고진이 전면에 나서 병력을 모집한 것은 그만큼 병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침공 초부터) 현 상황을 전쟁으로 규정하고 총동원령을 내려 안정적으로 병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반면 러시아는 그렇지 못했다”며 “러시아는 이번 동원령으로 30만 명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전선에 배치하기까지는 1~2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우군인 중국마저 냉담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격동하는 세계에 안정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뜻을 에둘러 표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수입해 서방 국가로부터 비판을 받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다음 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금은 전쟁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우준모 선문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마저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러시아는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도 동요, 물러설 곳 없는 푸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물러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극히 희박하다. 러시아군은 4월 초에도 우크라이나 북부 전선에서 대거 후퇴한 바 있다. 이때만 해도 러시아는 “특별 군사 작전의 첫 단계가 마무리됐으며 앞으로는 돈바스 해방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을 뿐 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등 전략적 요충지 탈환을 시도하면서 사실상의 자기 영토로 여겼던 돈바스 지역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애초에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해방’을 명목으로 침공을 감행한 만큼 이 목표만큼은 어떻게든 달성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들의 비판도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주장해 왔으며, 최근 하르키우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후퇴하자 비판 수위를 높이며 책임 소재를 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극단주의자 중 한 명인 알렉세이 보로다이 러시아 하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전부터 “우리가 전쟁 중임을 한참 전에 인정했어야 했다”며 “러시아 국경에 계엄령과 예비군 40만 명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 교수는 “국민 동원령을 계기로 러시아 내 강경 보수주의자나 애국주의 청년, 퇴역 장교를 결집시키고, 이를 통해 사기를 진작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정치 컨설팅 업체인 R.폴리틱의 설립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는 소수지만 역사는 항상 소수가 바꿔 왔다”면서 “이들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며 ‘친푸틴’ 엘리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들이 전쟁의 장기화를 두려워했다면 지금은 러시아가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푸틴 정부가 무너지면 이들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극단주의자들의 강공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러시아 내 민심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금 러시아에선 동원령을 피해 나라를 떠나려는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반전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표현하며 국민들 일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강조해 왔지만 30만 명 동원령 발효로 이마저 통하기 어렵게 됐다. 전쟁 장기화로 국내 여론이 악화되면 푸틴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3월 폐쇄된 러시아 진보 라디오 방송 에코 모스크비의 기자였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러시아산 가스가 막힌) 유럽이 겨울을 잘 버틸지도 중요하지만 러시아 내 민심이 그때까지 버틸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푸틴은 아주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학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 푸틴이 어떻게든 단기간에 전쟁에 이기려고 핵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겨울, 美 중간선거도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는 겨울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지는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포함한 모든 영토를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종전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쉐겔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많은 인력과 인프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잘못을 인정하고 전범 재판과 보상을 약속할 때 협상 테이블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은 “우크라이나군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대로) 모든 영토를 탈환하려면 보급선이 길어지고 군대도 분산돼 반격에 취약해진다”고 CNN에 밝혔다. 서방 국가들의 무기 및 정보 지원이 지속될지도 고려할 요인이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역량을 과신하는 것을 우려하며, 사거리 80㎞ 이상 무기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겨울에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우 교수는 “유럽이 아직 겨울을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가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성급하다”며 “천연가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독일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도 변수다. 권 전 대사는 “미국 공화당 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파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중간선거 결과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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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0.75%P, 英은 2연속 0.5%P… 금리 줄인상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값 급등에 따른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각국이 적극적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주요국 중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진단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은 22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빅스텝) 인상했다. 2008년 이후 최고 수준 금리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82년 이후 40년 최고치인 10.1%에 달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자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빅스텝을 단행했다. 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지난 10여 년간 사들였던 838억 파운드의 국채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도 흡수하기로 했다.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도 ―0.25%인 기준금리를 0.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2014년 이후 8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지만 최근 물가상승세가 가팔라지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노르웨이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 2.25%로 만들었다. 이는 2011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웨덴 역시 20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75%로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했다. 1% 인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제를 도입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덴마크도 이달 초 기준금리를 ―0.10%에서 0.65%로 대폭 상향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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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차세대 스텔스 전폭기 ‘B-21’ 12월 공개

    미국 공군이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사진)을 12월 초 선보이기로 했다고 21일 대변인실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비행기는 중국과 러시아의 최신 무기와 맞설 뿐 아니라 북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로 날아올 새 전략자산으로도 꼽힌다. 가격은 대당 최소 6억 달러(약 8400억 원)이며 미 방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이 개발했다. 미군은 최소 100대를 도입해 2026년부터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B-21은 동체와 날개가 하나로 된 가오리 모양의 전익기(全翼機·flying wing)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1, B-2 등을 대체한다. 기존 전투기보다 훨씬 가볍고 B-1과 달리 무인 조종도 가능하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 또한 대폭 강화됐다. 감시 레이더에 새 크기로 잡히는 B-1과 달리 골프공 정도에 불과해 적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미군은 연말 노스럽그러먼의 캘리포니아주 팜데일 공장에서 공개 행사를 갖기로 했다. 찰스 브라운 미 공군 참모총장은 “미군이 새로운 폭격기를 도입하는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군의 현대화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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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거장 안젤름 키퍼의 매혹적인 폐허 [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여러분은 혼자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달을 찾아보며 감상에 젖을 수도, 어떤 사람은 달에서 절구를 찧는다는 토끼를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겠네요. 또 천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을 알 수 있는 별을 헤아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밤하늘을 혼자서 본 적이 언제인가 싶기도 한데요.저는 어릴 적에 밤하늘을 보면 막연한 불안감이 몰려와 잘 쳐다보지 못했답니다. 우연히 창문 밖으로 보인 밤하늘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해 일부러 외면한 적도 있고요.왜 그랬냐면….어두운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 떠오르는 생각들 때문이었습니다.저는 별을 보면 그것이 지구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를 생각하고, 그러면 별에서는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를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이 그곳에서는 먼지보다도 못한 작은 존재라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되죠.이 깨달음을 곱씹다 보면 그날 숙면은 포기해야 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내 존재를 누군가가 보고 있을까?', '사실 지구 전체가 먼지 구덩이가 불과한 건 아닐까?'라는 답을 할 수도 없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이죠...지금은 "아, 나는 불안한 기질을 타고났구나", 혹은 "내 MBTI는 확실히 N이야"라고 그 생각들을 조금은 객관화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리움미술관 상설전에서 보게 된 안젤름 키퍼의 작품 '고래자리'를 보고 그때 기억이 떠올랐답니다. 오늘은 키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매혹적인 폐허, 파괴는 또 다른 시작이다안젤름 키퍼 '고래자리': 리움미술관 상설전1. 안젤름 키퍼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자신이 살던 집을 영국군이 폭격하는 날 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는 "만약 내가 그날 태어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죽었을 것"이라고 말한다.2. 그러나 키퍼는 전쟁과 독일의 국가주의를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사안에는 양면성이 있음을 파고들며 '나치식 경례'를 한 사진 작품으로 스캔들을 일으켰고, 그 후 신화와 종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작품을 확장하며 거장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3. 키퍼의 작품에서는 모든 것들이 불에 타고 망가진 폐허가 된 것처럼 보인다. 그 앞에 서면 막연한 허무와 동시에 쾌감이 느껴진다. 이런 '매혹적인 폐허'를 통해 키퍼는 과거의 정해진 것들에 짓눌리지 말고 폐허를 인정하며 그 위에서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를 권한다.해바라기씨가 뿌려진 하늘… 인간의 환상?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공간 'M2'에 가면 안젤름 키퍼의 작품 '고래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원제목은 'Cetus'로, 가을철 남쪽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를 의미합니다. 즉 이 그림은 별자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멀리서 봤을 때 먼지처럼 흩뿌려져 있는 검은 점은 하늘 위에 있는 수많은 별을 뜻하는 것이겠죠. 여기에 그려진 가느다란 선은 인간이 그어 낸, 별자리를 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별처럼 보였던 검은 점들은 사실은 해바라기 씨앗입니다. 또 그 가운데에는 'SDK51V', 'PAV'처럼 알파벳과 숫자로 된 기호가 적혀있는데요. 천문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눈치채셨죠? 바로 인간이 붙인 별들의 이름입니다. 이 이름에 대해 키퍼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기호들은 NASA 과학자들이 별에 붙인 이름입니다. 숫자들은 거리와 색, 사이즈 등을 의미해요.저는 이 이름들이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별자리는 환상이거나 유령 같은거예요. 지금 그 별자리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 밤하늘에 보이는 빛은 수백, 수억 년 전에 있던 것이고 그 빛의 원천인 별은 끊임없이 바뀌고 움직이고 소멸하니까요.오늘 보이는 별빛은 지금의 현실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 두렵죠. 두렵기 때문에 우리는세상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환상, 천국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버티기가 어려운 거예요."제가 왜 '고래자리'를 보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는지 이해되시나요? 수많은 별이 박힌 밤하늘은 이해할 수 없는 질문 투성이입니다. 우주를 이해하기 전 인간의 관점에서는 매일 해와 달이 번갈아 뜨는 것조차 너무나 신비롭고 두려운 일이었겠죠. 그런 미스터리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고대에 그것은 신화였고, 그다음엔 종교였으며, 이제는 과학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키퍼는 그런데 별에 붙여진 이름도 '과학자의 천국'이며 환상과 유령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고래자리' 작품에서 별들을 해바라기씨로 표현한 것과도 이어집니다. 하늘 저 멀리에 있는 별을, 땅에서 나는 씨앗으로 만들었잖아요.여기에서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늘 위 별의 존재도 결국은 땅 위의 인간이 인식하고 만들어냈다는 것, 두 번째는 태초에 우주가 생겨난 과정을 생각하면 씨앗과 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그렇다면 키퍼는 과학을 부정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래자리' 그림을 다시 보면 별들을 잇고 있는 선이 굉장히 힘있게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것이 가느다랗게 별들을 붙잡고 있고, 언젠간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분명히 테두리를 짓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죠.이 그림은 오히려 무언가를 맹신하는 태도. 내가 너무 두려운 나머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학적 명제를 맹신하며, 그것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즉 과학이든 종교든 신화든 전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라는 것.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해도 그것을 만들고 시도하는 과정 자체를 가치 있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에서 자라다별자리 작품만 봐서는 키퍼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뉴스레터 하나에 담기도 부족하지만,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키퍼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안젤름 키퍼는 1945년 독일 도나우슁겐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무렵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쑥대밭이 되었죠. 키퍼가 태어난 곳은 독일의 작은 마을이고 전쟁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폭탄이 남아돈 영국군은 민가도 폭격하기 시작했고, 키퍼의 집도 이로 인해 무너집니다. 다만 그가 태어나던 날 공습이 있었던 덕분에 병원에 갔던 가족들은 목숨을 구합니다. 그렇게 전쟁이 휩쓸고 간 폐허 속에서 키퍼는 자랐습니다. 가족이 전부 생활할 공간이 모자라 할머니 집에서 자랐던 키퍼는, 장난감이 없어 부서진 건물의 잔해를 갖고 놀았다고 회고합니다.또 어릴 적부터 종교의 깊은 영향을 받고 자란 데다 '완벽'에 집착했던 그는 교황이 되기를 꿈꿨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독일인이 교황이 된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 꿈을 접었다고 하죠. 그다음에는 헌법을 공부하는 법학도가 됩니다. 키퍼는 법을 공부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헌법은 교회의 교리처럼 정신적인 측면을 갖고 있어요. 사람들은 그들을 한 데 묶어 줄 맥락이나 이야기가 필요하죠. 이런 측면은 신화도 갖고 있고요. 법과 신화, 종교…. 모든 것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구조입니다."키퍼는 스스로 예술가가 될 것임을 알았지만 미술대학에 바로 가고 싶지 않았고, 인간의 본성을 알기 위해 법학을 공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을 공부한 뒤 그가 향한 곳은 종교, 바로 수도원이었습니다. 그곳에 머물면서 생각을 정리한 다음, 그는 예술대학에 입학하고 1969년 독일을 뒤흔든 사진집을 발표합니다.왜 논란이 되었는지 아시겠죠?키퍼는 나치가 점령했던 유럽의 지역을 다니면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자기 모습을 사진 속에 담습니다. 그리고 '점령'이라는 시리즈로 발표하죠.제2차 세계대전 패배의 혹독한 상처를 입었던 당시 독일은 나치 역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젊은 예술가가 그 이야기를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해내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키퍼가 나치를 옹호하는 국가주의자가 아니냐는 의심도 당연히 받았습니다.그러나 사진 속 인물은 너무나도 초라해 보입니다. 건물에서 떨어질 듯, 파도에 휩쓸릴 듯한 모습이죠. 심지어 독일 미술사에서 유명한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초상화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더 중요한 건 잘못된 과거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정면으로 꺼내 이야기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키퍼는 "지금도 나치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독일에서 네오나치와 극우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죠. 그는 이런 현상을 아예 배제하고 침묵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잘못된 일이 벌어지는 지를 인간 본성에 비추어 이야기해봐야 한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파괴는 또 다른 시작이다그렇다면 키퍼의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여기서 올해 기회가 된다면 꼭 봐야 할 전시로 꼽을 만한, 베니스비엔날레 두칼레 궁전에서 열리고 있는 안젤름 키퍼의 개인전 '이 글들은 불에 탄 다음에야 빛을 발할 것이다'(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웅장한 규모가 가늠됩니다.제가 키퍼의 작품을 보면서 느꼈던 '매혹적인 폐허'가 이제는 베니스의 가장 유서 깊은 공간인 두칼레 궁전에 열렸다고 하니 저도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흥미로운 것은 이 궁전에 현대미술가가 작품을 전시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 그리고 이곳에는 티치아노를 비롯해 베니스를 거쳐 간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이렇게 유럽이 가장 빛났던 시절, 반짝이는 그림들이 장식된 곳에 키퍼는 마치 불에 탄 듯한 폐허를 열어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품 제작 과정에서 그림을 불에 태우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그 폐허가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천정에 보이는 금으로 장식된 회화들이 오히려 덧없어 보이기도 합니다.저는 키퍼가 이렇게 공간을 연출한 이유는 별자리를 해바라기씨로 만든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즉 모든 것은 언젠가 생명을 다하기에 덧없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 덧없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과거의 것들에 짓눌리거나 현혹되지 말고, 나의 별자리를 긋고 나의 성을 쌓으면서 온전히 두 발로 선 삶을 살자는 것이지요.키퍼가 폐허 속에서 태어나 종교와 법, 그리고 신화 속에서 헤매다 예술을 통해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이렇게 보면 전시 제목도 이해가 되시죠?'이 글들은 불에 탄 다음에야 빛을 발할 것이다.' 제가 더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한다면 두칼레궁전의 화려한 명작들도 멀리서 보면 먼지에 불과하고, 불에 탈 때에나 환한 빛을 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원래 이 문구는 20세기 베니스 출신의 철학자 안드레아 에모(Andrea Emo)가 한 말로, 생전 어느 글도 발표하지 않아 무명이었다가 뒤늦게 알려진 사람입니다. 그는 "무언가가 존재했다가 사라진다고 흔히 인과관계로 생각하지만, 존재와 무는 동시에 성립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는데 키퍼가 이 말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자신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때 언제나 머리속에 갖고 있던 아이디어가 소멸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면서 말이죠.그러면서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키퍼는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을 이렇게 설명합니다."(작품들은) 우주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지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은하가 있잖아요. ... 그 은하 속에는 또 수십억개의 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의 별에 당신은 서 있고요. 에모(Emo)는 평생 이 이야기를 자신의 철학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의 무의미함을 알았고 - 그것을 불태우면 약간의 빛을 낼 수는 있다는 것을 알았죠."당신은 낙관주의자냐고 묻자 키퍼는 이렇게 답합니다."나는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아닙니다. 나는 모든 것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폐허가 아름다운 건 그것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저는 폐허가 새로운 시작이라는 키퍼의 말을 이렇게 이해합니다.불안 속에 사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껍질을 만듭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것을 깨고 나와야만 성장을 할 수 있죠. 마치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아프락사스는 알을 깨고 나온다'라고 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어느 하나의 껍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아라. 시간이 지나면, 마치 나비가 번데기를 찢고 나오듯 그것을 버려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여러분은 두렵고 불안할 때 어떤 껍질에 스스로를 기대고 있나요? 그 껍질이 정말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인지, 키퍼의 찬란한 허무와 매혹적인 폐허 앞에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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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440구” 우크라 동부서도 민간인 집단학살 흔적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동부 요충지 이줌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집단 학살이 있었던)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불행하게도 이번엔 이줌”이라며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살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6월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는 손이 뒤로 묶인 채 처형당한 시신 등 458구가 발견됐다. AP통신은 집단 매장지가 이줌 외곽 숲에 있었으며 나무 십자가가 꽂힌 수백 개의 무덤이 보였다고 전했다. 하르키우 지역 고위 경찰 관계자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에 집단 매장지에서 최소 44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며 “수복 지역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매장된 시신은 총에 맞거나 포격, 지뢰 공격, 공습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줌 거주자인 세르게이 고로드코는 매장지에 묻힌 수백 명 중에는 군인뿐 아니라 러시아가 아파트를 공습해 사망한 민간인과 어린이 수십 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운영하는 고문실을 하르키우에서 10곳 이상 발견하고 발라클리야에서도 2곳 발견했다”며 “여러 구의 시신에서 귀를 자르는 등의 잔혹한 고문 흔적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줌에 주둔했던 러시아 병사들이 퇴각 열흘 전 상부에 강제 전역을 호소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편지를 입수해 15일 보도했다. 날짜가 8월 30일로 기재된 편지 10통에는 “건강이 악화되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육체적으로도, 양심적으로도 지쳤기에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 임무 완수를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식이 태어났거나, 가족 결혼식이 있었음에도 휴가를 거절당했다는 불평도 있었다. 이 편지들은 군화와 전투복 등 소지품과 함께 발견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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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소 440명 집단매장”…우크라 탈환 이줌서 또 집단학살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이줌(Izium)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정확한 정보는 조사 후 내일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 학살이 있었던)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불행하게도 이번엔 이줌”이라며 “러시아가 사방에서 벌이고 있는 살인에 대한 책임을 국제사회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르키우 지역 경찰 고위 수사관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에 이줌 근교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 최소 440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환된 지역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매장된 시신은 총에 맞거나 포격, 지뢰 공격, 공습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 대다수는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볼비노우는 덧붙였다. 이줌 거주자인 세르게이 고로드코는 매장지에 묻힌 수백 명 중에는 군인뿐 아니라 러시아가 아파트를 공습해 사망한 민간인과 어린이 수십 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묻힌 민간인 중 일부는 자신이 무너진 건물에서 직접 꺼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외신 기자들에게 현장을 공개했다. AP통신은 집단 매장지가 이줌 외곽 숲에 있었으며 나무 십자가가 꽂힌 수백 개의 무덤이 보였다고 전했다. 십자가에는 숫자만 기록되었고, 큰 무덤에는 우크라이나군 17명이 묻혔다는 표시가 있었다.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 예벤 에닌은 하르키우 지역에서 다수의 ‘고문실’을 운영했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에닌 차관은 우크라이나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구의 시신에서 잔혹한 폭력은 물론 귀를 자르는 등의 고문 흔적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학생들의 시신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별도로 검증되지 않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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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난감총’ 은행강도, 레바논서 영웅 됐다

    경제 위기로 현금 인출이 제한된 레바논에서 장난감 총을 들고 은행에 난입해 현금 1만3000달러를 훔쳐간 여성이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불황에 시민들의 불만이 쌓인 까닭이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살리 하피즈는 이날 오전 ‘분노한 예금자’라는 시위대와 함께 레바논 베이루트 블롬은행으로 들어갔다. 하피즈는 장난감 총을 꺼내 들고 “누구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내 권리를 찾으러 왔다”고 소리쳤다. 은행장실로 들어간 시위대는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고 은행은 돈을 넘겼다. 하페즈는 지역 언론에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언니를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계속 은행에 가서 가족이 죽어가니 내 계좌에 든 2만 달러를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한 달에 200달러밖에 인출할 수 없었다”며 “더는 잃을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2019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경제난이 심각해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가 90% 이상 폭락했다. 레바논 정부는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을 막겠다는 이유로 2019년부터 은행의 외화 현금 인출을 제한해 수백만 명의 자산이 묶여 있다. 레바논 전체 인구 4분의 3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은 레바논 경제 위기를 19세기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이라고 진단했다. 레바논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시민이 무기를 들고 은행을 찾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 병원비로 써야 하니 계좌의 20만 달러를 내놓으라며 소총을 든 남성이 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였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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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예금 내놔” 장난감총 든 은행 강도, 레바논서 ‘영웅’ 등극… 왜?

    경제 위기로 현금 인출이 제한된 레바논에서 장난감총을 들고 은행에 난입해 현금 1만3000달러를 훔쳐간 여성이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영웅 취급을 받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불황에 시민들 불만이 쌓인 까닭이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살리 하피즈는 이날 오전 ‘분노한 예금자’라는 시위대와 함께 레바논 베이루트 블롬은행으로 들어갔다. 하피즈는 장난감총을 꺼내 들고 “누구를 죽이거나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내 권리를 찾으러 왔다”고 소리쳤다. 은행장실로 들어간 시위대는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고 은행은 돈을 넘겼다. 하페즈는 지역 언론에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언니를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도 계속 은행에 가서 가족이 죽어가니 내 계좌에 든 2만 달러를 인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한 달에 200달러 밖에 인출할 수 없었다”며 “더는 잃을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2019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경제난이 심각해져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가 90% 이상 폭락했다. 레바논 정부는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를 막겠다는 이유로 2019년부터 은행의 외화 현금 인출을 제한해 수백만 명 자산이 묶여있다. 전체 인구 4분의 3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은 레바논 경제 위기를 19세기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불황이라고 진단했다. 레바논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시민이 무기를 들고 은행을 찾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 병원비로 써야 하니 계좌 속 20만 달러를 내놓으라며 소총을 든 남성이 은행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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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에 단체버스 타고 장례식 오라고?” 英, 장례식 지침 논란에 “전용차 타게될 것”

    영국 런던에서 19일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초청된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은 전용기 이용을 자제하고 장례식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라는 방침을 각국에 통보했던 영국 정부가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 대변인은 13일 “(장례식) 안내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각국 정상에 따라 다른 이동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명의로 전날 각국 대사관에 장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단체로 버스를 타야 하며 정상과 배우자 1인만 초청이 원칙이라는 안내문이 발송되자 의구심이 증폭됐다. 통상 미국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할 때는 전용기로 런던 인근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하며 도로 이동 시에는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를 탄다. 미 안보 전문가 티머시 밀러는 가디언에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나 버스를 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장례식 같은) 행사가 열리면 주최국의 정상 안전 보장이 관례이며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영국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경호를 위해 비스트로 이동할 것이라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루히토 일왕,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자체 이동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주요 7개국(G7) 정상이 버스를 타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방침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이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에게만 해당하는 초청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사람을 데려갈 수 있을지는 영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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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버스타고 오라고?”…여왕 장례식 방침 논란에 한발 물러선 英

    1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초청 받는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은 전용기(機) 이용을 자제하고 장례식장까지 버스로 이동하라는 등의 방침을 발표한 영국 정부가 논란이 일자 한발 물러섰다.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총리 대변인은 13일 “(장례식) 안내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각국 정상에 따라 다른 이동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미국 대통령이 런던을 방문할 때는 전용기를 타고 런던 인근 스탠스테드 공항을 이용한다. 도로로 이동할 때는 각종 공격에 안전하도록 설계된 미 대통령 전용차 ‘비스트’를 타는 것이 원칙이다.앞서 총리실 명의로 전날 각국 정상에게 장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라는 안내문이 발송되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안내문에는 공항 혼잡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전용기보다 민간 여객기를 타고 이동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또 최소 인원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 정상과 그 배우자 1인만 초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만 장례식에 참석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청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미 안보 전문가 티머시 밀러는 가디언에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를 타거나 버스를 타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러한 행사가 열리면 주최국이 정상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관례였으며 타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런던 주재 한 외국 대사는 “바이든이 버스를 탄 장면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특혜를 받게 될지, 받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 알려지지 않았다.트럼프 전 대통령 초청 여부에 관해 13일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이 대통령과 영부인에만 해당하는 초청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사람을 데려갈 수 있을지는 영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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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이트 미술관장은 전시 인증샷 어떻게 생각할까?[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지난주 영국 테이트 미술관을 이끄는 관장 마리아 발쇼가 한국을 찾아 직접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테이트 미술관은 영국의 최대 공립 미술관으로 런던에 2개(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아이브스 등 4개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마 런던 여행을 간다면 테이트 모던은 많은 분들이 방문하는 코스이기도 할텐데요.매년 700만 명이 찾는 미술관이자, 대규모 기획 전시로 국제 미술에서 담론을 주도하는 영향력있는 기관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마리아 발쇼입니다. 저도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은 분이었기에 조금 긴장이 되더라구요. 그녀는 자신이 워킹 클래스 출신으로 미술과 거리가 먼 유년 시절을 보내다, 우연히 TV로 접한 작품을 보고 호기심에 이끌려 미술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고 하는데요. 자신을 지금의 자리에까지 이끌어준 것, 그리고 미술관의 새 역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영감한스푼 미리보기테이트 미술관장 마리아 발쇼 인터뷰 마리아 발쇼는 30여 년 동안 테이트를 이끌었던 니콜라스 세로타 경의 뒤를 이어 디렉터가 됐다. 이 때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 출신도, 런던 출신도 아닌 그녀의 이력이 화제가 됐다. 발쇼는 워킹 클래스 가정에서 자라 미술관과 거리가 먼 유년 시절을 살았다. 그러다 TV로 우연히 본 실험적 영상 작품을 보고 예술에 매료됐고, 예술을 통해 누구나 새로운 세상을 상상해보게 한다는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녀는 “어떤 작품이 좋고 별로인지 정해주는 미술관은 나쁜 미술관”이라며 “미술관은 모든 사람이 서로 동의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의 몇 안 되는 장소”라고 이야기했다.여러분은 미술관에 친구와 가면 좋아하는 작품이 똑같나요?마리아 발쇼는 한국에서 흔히 상상하는 ‘미술관장’과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술관장을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권위있는 사람의 이미지로 생각했다면, 지금의 글로벌 미술 기관장들은 대부분 시대의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그것에 호응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술관 운영을 잘할 수 있는 경영자의 마인드도 필요합니다.그런 점에서 발쇼는 흥미로운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그녀는 미술사가 아닌 문화 비평을 오랫동안 공부했고, 영국에서 권위있는 학교로 생각하는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 출신이 아닙니다.또 예술로서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인 맨체스터 대학의 미술관장으로 일하며 리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관객 수를 두 배로 늘려 화제가 되었죠. 처음엔 맨체스터 대학 미술관만 맡다가 나중에는 시립 미술관장까지 겸했고, 2017년 테이트 디렉터를 맡게 되었습니다.그런 그녀는 제게 ‘어떤 작품이 좋고 별로인지 정해주는 미술관은 나쁜 미술관’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마리아 발쇼(마): 제가 과거부터 여러 번 강조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관객은 모든 것을 좋아해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싫어할 수도 있어요. 그게 미술관의 가장 좋은 점입니다. 우리 미술관에 오는 누군가가 아그네스 마틴은 싫어하고, 주디 시카고 작품은 좋아할 수 있어요. 두 작가는 무척 다른 성향의 작품을 보여주니까요. 어느 미술관이 어떤 작품이 좋고 나쁜지를 정해주려고 한다면, 그건 나쁜 미술관이죠.김민(민): 요즘처럼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시대가 없었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모두의 의견이 같기를 바라면서 싸우기도 하고요. 미술관이 그런 점에서 새로운 역할이 있을 것 같아요.마: 미술관은 ‘열린 질문’을 하는 곳이에요. 당신은 이 작품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어떤 감정이 드나요?를 물어볼 뿐 거기에 답은 없어요. 사회에서 대부분의 기관에는 답이 정해져있으니,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죠. 그렇지만 미술관은 언제나 다른 답을 듣고 싶어하고, 거기서부터 생산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자 합니다.민: 미술관이 던지는 그 ‘열린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마: 미술관에 친구와 갔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전시를 보고 나서 두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이 전부 일치했던 적이 있나요? 사실 대부분은 ‘난 그 작품 별로인데’, ‘그 작품이 왜 좋아??!’ 하면서 논쟁이 일어나죠. 그게 좋은 대화이기도 하고요.그래서 지금처럼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미술관은 ‘생산적인 논쟁’을 위한 안전지대에요. 심지어는 사회적인 이슈도 미술관에서는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죠. 미술관이 때로는 사람들을 화나게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것 역시 감정을 이끌어낸 것이기 때문이죠.예술가들은 관객에게 세계를 보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고, 보는 사람은 그것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되죠. 그런 것을 쉽게 할 수 있는 곳이 미술관이에요.워킹클래스 출신으로 미술관장이 되기까지민: 관객들이 자유롭게 생각해도 되고, 심지어 작품을 싫어해도 되며 화를 내도 좋다니. 운영자로서 우선은 강한 멘털을 가져야할 것 같고, 또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도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이런 타인에 대한 신뢰가 과거에 좋은 기억으로 가능해진다고 믿어요. 그 좋은 기억으로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혹시 그런 기억이 있으신가요?마: 저는 아주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워킹 클래스 출신이에요. 제 유년 시절은 미술관과 거리가 멀었죠. 그렇지만 성장 과정에서 ‘야망을 갖고,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을 많이 배웠어요.그리고 10대 때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인생 최대의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 시작은 텔레비전이었어요. 1980년대 채널4 방송국이 굉장히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했는데, 예술가 데렉 자만(Derek Jarman)의 영상 작품을 우연히 TV로 봤어요. 당시에는 TV에서 쉽게 볼 수 없던 굉장히 급진적인 이미지였어요.그 때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 세계가 무엇일까 정말 궁금해졌고요. 제 생각에 저를 이끈 것은 용기가 아니라 호기심이었던 것 같아요. 호기심 때문에 저는 제가 살던 지역을 벗어나 기차를 타고 런던에 가서 전시를 봤고, 리버풀에서 공부를 하면서 테이트 리버풀을 드나들게 되었죠.민: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겼다고 해야겠네요?마: 네, 정확해요. 그리고 지금은 미술관장으로서 다양한 예술가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어릴 때 제가 누구나 볼 수 있는 TV로 데렉 자만의 작품을 본 것 처럼요. 더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느껴서 미술관을 겁내지 않고 편하게 들어오길 바라죠.민: 예전 인터뷰에서 ‘예술가들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탐구하도록 해준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이런 말들도 결국은 10대 때 경험에서 우러난 것일까요?마: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예술가들을 통해 그런 것을 느껴요. 테이트 미술관이 코로나19로 10개월만에 재개관했을 때, 영국 작가 헤더 필립슨 설치 작품을 테이트 브리튼에서 전시했었는데요.어두운 조명에 모니터에 기괴한 형상들이 비추면서 디스토피아같은 풍경이 연출됐어요. 그런데 그 끝으로 가면 마치 빛나는 태양같은 복숭아가 있었는데, 정말 많은 젊은 관객들이 이것을 보러 왔어요. 저희가 소셜 미디어에 따로 홍보를 안했는데도 틱톡에 다수 영상이 공유되면서 바이럴해졌죠.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겪은 공포와 불안 끝에 결국은 희망의 빛이 올 거라는 메시지로 저는 느꼈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런 희망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공감한 것이 아닐까요?미술관 전시 인증샷, 오히려 좋아민: 지금까지 일해오신 커리어를 보면, 교과서에서 말하는 미술사보다 작품들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실제로 그런가요?마: 네. 미술사는 절대 고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에 맞춰 항상 변하거든요. 21세기 초반까지 우리가 알았던 미술사는 대부분 남성과 미국인, 유럽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완벽하지도, 절대적이지도 않아요.지금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50%가 흑인과 소수 인종이에요. 게다가 항상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여성 예술가들, 거기에 한국과 일본 이집트 케냐 인도 등 정말 다양한 곳에 예술가들이 있잖아요. 우리 미술관이 피카소를 내다 버리진 않겠지만, 과거의 좁은 미술사에서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하려고 하는거죠.민: 그런데 예술 작품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모든 이야기가 유효한 것은 아니잖아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마: 사람들을 가장 강력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본적으로는 작품의 퀄리티가 좋아야 하죠. 작품 자체가 미적인 힘을 갖추는 것에서 시작해야 해요. 그런데 그것만이 사람들을 예술과 연결시켜주는 요소는 아니거든요.그 다음에는 지금의 사람들이 관심 갖는 주제와 연결 지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최근에 그러한 주제로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 거리가 된 기후 변화를 들 수 있겠죠. 예술가들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니 자연스럽게 그런 작품을 하게 되고요. 만약 우리가 그런 것을 다루지 않는다면 예술가와 관객을 외면하는 꼴이 되겠죠.기후변화뿐 아니라 권력의 문제,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도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민: 아까 잠깐 틱톡 이야기를 하셨는데, 한국에서도 소셜 미디어 발달과 함께 젊은 관객이 늘어났어요. 그러면서 큐레이터들은 ‘인증샷’을 위한 구도를 은연 중에 생각하게 된다고도 털어놓는데요.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마: 소셜 미디어의 영향은 저희 미술관도 많이 받아요. 저는 그런 현상이 우려스럽다기 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시대에는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거든요.19세기 윌리엄 터너의 시대에는 되도록 많은 그림을 한 벽에 거는 게 트렌드였어요. 이 때는 내 그림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이런 스타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항상 바뀌는 것이고, 지금은 젊은 관객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가 가장 중요한 시대인거에요.물론 큐레이팅을 할 때, ‘인증샷’이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죠. 테이트 미술관이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때는 ‘인스타그래머블’하거나 가장 유명한 작품 보다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 작품들을 조명하려고 노력합니다.그러나 테이트 모던 입구 에스컬레이터에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조각상이 있어요. 뻔하지만 이 조각상을 많은 젊은 커플들이 ‘인증샷’의 배경으로 쓴답니다. 저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인디애나도 살아있었다면 아주 기뻐했을 거라고 봐요.다시 말해서 우리는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감상을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민: 결국 그런 친근한 접근이 더 깊은 예술을 경험하게 하는 관문이 될 수도 있겠군요?마: 그렇죠.민: 마지막으로 이렇게 언제나 ‘열린’ 미술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마: 기본적으로 테이트 미술관의 소장품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과거처럼 10% 상류층만을 위한다면 그것은 미술관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죠. 테이트 미술관의 40%는 영국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여기에 미술관이 줄 수 있는 영감, 지적인 도전, 정치적인 논쟁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은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익을 위해 이 모든 일이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마리아 발쇼 관장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22 미술주간(9월 1~11일)’의 일환으로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개최한 ‘2022 한국 미술시장 학술대회’(KAMA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콘퍼런스에서 발쇼 관장은 ‘테이트 컬렉션’에 관한 강연을 했습니다.‘한국에도 미술관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컬렉션이 부족하다.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느냐’는 질문에 발쇼 관장은 “관객들을 얕봐서는 안 된다”며 “어떤 상황에서는 최고의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처럼 디지털로 많은 것들이 연결된 시대에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는 답을 해주었습니다.※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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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초상화와 함께 ‘백악관 홈커밍’

    “(제 초상화를 그린 로버트 매커디는) 제 얼굴 모든 주름을 다 잡아냈습니다. 흰머리를 지워 달라고, 귀를 작게 그려 달라고 했는데 모두 거절당했어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1)과 부인 미셸 여사(58) 초상화 공개 행사가 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별나게 큰 자신의 귀를 풍자하는 등 특유의 유머를 구사하며 좌중을 즐겁게 했다. 현직 대통령이 전임자 초상화를 공개하는 미국 전통은 2012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초청할 때까지는 지켜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아 명맥이 끊겼다가 이날 10년 만에 재개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반겼다. 이어 “그보다 품위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칭송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돌아와서 기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진정한 파트너 겸 친구”라고 화답했다. 그의 초상화는 짙은 회색 양복에 밝은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두 손은 양복 주머니에 넣고 서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 기념 연설은 감회와 농담이 버무려져 ‘집에 돌아온’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연설 시작부터 “이곳을 갈기갈기 찢지(tear up) 맙시다”라며 재임 중 국민은 물론이고 백악관 참모진도 분열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을 슬쩍 농담거리로 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스트룸을 가득 메운 옛 참모들을 향해서는 “옛날에는 ‘애들(kids)’이었는데 지금은 나라를 운영하는 걸 보면 조금 놀랍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여러분들이 가족을 꾸린 걸 보면 흥분된다. 그런데 누구도 아기 이름을 ‘버락’이나 ‘미셸’이라고 지었다는 말을 못 들어 조금 실망했다”고 말하자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는 “대통령 자리는 자주 미화된다”며 퇴임 후 때로는 단점이 잊혀지고 신격화되기도 하나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미셸 여사의 초상화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붉은색 소파에 앉아 앞을 응시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는 “자신을 믿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미국은 그렇게 될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상화 행사를 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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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별장서 ‘특정국 핵무기 현황’ 극비 문서 나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별장에서 압수된 기밀 문건에 특정 국가의 핵무기 등 국방력이 기재된 극비 문서까지 발견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달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 문건을 고의로 은닉했다고 보고 그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했다. 이 문건은 대통령과 관련 부처 장관 등 소수 관계자만 볼 수 있으며, 고위 국가안보 관리도 열람 권한이 없다. FBI 방첩 수사관이나 검찰도 압수 후 문건을 열어볼 수 없었다고 WP는 전했다. 해당 문건이 어느 국가에 관련된 내용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을 제외하고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는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8개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 당시 FBI가 핵무기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기밀 문건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핵무기 문건 유출설은 내가 러시아와 내통한다는 속설처럼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미국 법무부는 FBI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부 기밀을 은닉했다고 보고 사법방해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수사가 “편향적이고 정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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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연구진, 원격 조종하는 ‘사이보그 바퀴벌레’ 개발

    일본에서 바퀴벌레 몸에 장치를 달아 사람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국제연구팀은 5일 바퀴벌레에 무선 조종 장치와 초소형 태양전지 충전시스템을 달아 원격 조종하는 기술 개발 결과를 학술지 ‘npj 플렉시블 일렉트로닉스’에 발표했다. 이른바 ‘사이보그 바퀴벌레’(사진)다. 곤충 몸에 기계장치를 부착한 사이보그 곤충은 인간이 갈 수 없는 위험 지역을 탐색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관건은 주로 곤충 다리를 통제하는 원격 조종 장치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였다. RIKEN 연구진은 두께 0.004mm의 필름으로 된 태양전지를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 바퀴벌레 등에 다는 태양전지가 이보다 두꺼우면 무게 때문에 바퀴벌레 이동시간이 2배 늘어나거나 몸의 균형을 잡기에도 어려웠다. 또 바퀴벌레 체형에 맞춘 배낭 안에 다리를 통제하는 장치와 배터리를 넣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배낭은 전자장치를 한 달 이상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후쿠다 겐지로 박사는 “바퀴벌레와 비슷한 딱정벌레는 물론이고 매미 같은 날벌레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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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미술 공모전서 AI가 그린 그림이 1등상 받아 논란 “예술의 죽음” vs “AI도 사람이 작동”

    《美AI가 그린 그림 수상 논란 눈부시게 밝은 원형 창 너머로 보이는 화려한 풍경. 르네상스 시대 예술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으로 미국의 39세 게임디자이너가 한 미술 공모전에서 디지털아트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알고 보니 직접 그린 게 아니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그림이다. 미국에서 “예술이 죽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한 미술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그림이 1등상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게임디자이너 제이슨 앨런 씨(39)는 지난달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에서 열린 미술대회 ‘디지털아트·디지털합성사진’ 부문에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제출해 1위에 올랐다. 문제는 앨런 씨가 작품을 직접 그리지 않고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림을 ‘생성’했다는 것이다. 트위터에는 ‘예술적 기교(artistry)의 죽음을 목도하고 있다’는 격한 반응이 나왔다. 미 예술계에선 “창의성(creativity)의 죽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AI 출품, 로봇이 올림픽 출전한 격”수상작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의 인물들이 거대한 원형 창이 있는 공간 앞에 서 있고, 이 창 너머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심사위원 대그니 매킨리 씨는 “르네상스 예술이 연상되는 그림 속 풍경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이 그림은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몇 초 내 관련 이미지를 생성하는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이용해 제작됐다. 앨런 씨는 “고전적 여자가 우주 헬멧을 쓴 모습에서 출발, 꿈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약 80시간 동안 실험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앨런 씨는 출품 당시 ‘미드저니를 활용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심사위원은 해당 그림이 AI로 제작된 것일지 몰랐을 정도로 정교해 충격을 줬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미드저니나 DALL-E 2 같은 AI(프로그램)가 빠르게 성장해 단순한 그림뿐 아니라 복잡한 다이어그램은 물론 보도 사진 같은 이미지도 생성이 가능하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로봇이 올림픽에 출전한 격”이라거나 “람보르기니를 타고 마라톤에 참가한 것”, “클릭 몇 번으로 만든 디지털 아트”, “AI 작품을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역겹다”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상을 반납하고 공개 사과를 하라”거나 ‘쓰레기 같은 짓’이라는 격한 비난에 8만 명 이상이 ‘공감’을 누르기도 했다. AI가 기존 이미지를 학습해 짜깁기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표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AI 작품이 기존 작가들이 공들여 그린 이미지를 활용하기에 큰 반발을 일으킨다고 NYT는 분석했다. 디지털 예술가 RJ 파머는 “AI가 작가 일을 빼앗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AI도 결국 사람이 개입하는 것”최근 국내에서도 AI가 쓴 시들을 토대로 구성한 시극(詩劇) ‘파포스’를 선보이고, AI가 작곡한 음악이 지상파 드라마 OST에 활용되는 등 AI 창작 실험이 한창이다. 이 AI들은 사람의 시나 음악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미드저니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한국 현대미술가 남다현 씨는 “AI가 간단해 보여도 실제로 괜찮은 이미지를 건지려면 AI가 이해할 수 있는 복합적인 문장을 써야 한다”면서 “여러 이미지를 모으는 것은 파블로 피카소가 콜라주를 이용한 것에 비춰 부도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술 전문가들은 AI 작품을 만드는 과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프 쿤스 같은 현대미술가들이 공장에 의뢰해 작품을 제작하는 상황에서 ‘직접 그렸느냐’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팀 보이드’처럼 로봇을 활용하는 작가도 있는데 작가가 AI 활용을 밝혔다면 문제가 없다”며 “그보다는 이전까지 보여준 작품의 맥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유림 독립큐레이터는 “AI도 결국 사람이 개입해야 작동한다”며 “현대미술 작가는 고유의 관점과 언어를 발견해내는 사람이고 AI는 도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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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즈 서울 현장은 북적였지만, 실속은 누구에게? [영감 한 스푼]

    안녕하세요. 9월 2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맞아 미술계가 시끌벅적한 한 주 였습니다. 이번 주말까지 페어를 찾는 발길들로 서울이 분주할 것 같은데요. '영감한스푼'은 오늘 개막한 프리즈 서울을 찾아 현장 분위기를 담아왔습니다. 방문객들은 '해외를 가야만 볼 수 있는 작품을 서울에서 보니 기분이 좋다'며 들뜬 분위기였지만, 이 흥분이 가라앉았을 때 누가 웃고 울게 될 지를 생각하면 냉정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저희는 '프리즈 서울'에 앞서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 'Dive into Korean Art' 프로그램에도 다녀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아트페어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작가들의 예술을,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이 아니라 작가가 작업하고 호흡하는 스튜디오를 직접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현장 분위기 오늘 함께 전해드릴게요. ○ 프리즈 서울, 현장은 들떴지만 실속은 누구에게..?:프리즈 서울 현장에서 만난 컬렉터를 비롯한 예술계 인사들은 해외를 가야만 볼 수 있는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트페어 개최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현장을 떠나 냉정히 돌아보면 보이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장기적으로는 외국 갤러리와 아시아 컬렉터의 접점만 강화되는 것은 아닌지, 여기서 한국 작가들이 더욱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찾은 한국 작가의 작업실프리즈 서울 개최를 맞아 한국을 찾는 해외 미술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작업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 'Dive into Korean Art'가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과 경기 양평을 오가며 진행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미술계 인사들은 이미 한국 작가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던 바를 토대로 진지하게 질문하거나 적극적으로 쌓여 있는 작품을 꺼내 보기도 했습니다. ○ 프리즈 서울, 현장은 들떴지만 실속은 누구에게? 피카소, 에곤 실레부터 리히터까지 서울에서 보다니! 우선 현장에서 만난 컬렉터, 관람객, 큐레이터 등 사람들의 반응은 들떠있었습니다. 특히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을 인상 깊었던 공간으로 꼽은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피카소와 에곤 실레처럼 누구나 잘 아는 근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관람'으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측면이 보였습니다.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 피카소 같은 고전 작품은 물론 고대 유물까지 볼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데이미언 허스트 나비 작품이 있는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도 기억에 남습니다. 벨기에에서 온 귀여운 컬렉터 부부도 보고 저처럼 소규모로 컬렉팅하는 사람에게는 서울에서 이런 것을 볼 수 있다니 너무 즐거운 기회였어요! 저는 작품은 키아프에서 구매할 생각입니다. 젊은 작가인 장종환에 관심이 있어요." (홍진희, 컬렉터) "해외에서 본 프리즈 아트페어는 실험적 느낌이 있어서 전시를 보는 것 같았는데 상대적으로 프리즈 서울은 상업적 느낌이 강했어요. 그럼에도 프리즈 마스터스 홀은 전시장처럼 느껴졌고, 함께 온 큐레이터들 모두 이 공간을 베스트로 꼽았습니다." (강정하, 금호미술관 큐레이터)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게오르그 바젤리츠 같은 작품을 집에 두고 보기는 쉽지 않으니, 여기서 지금 샴페인을 들고 앉아서 감상하고 있었어요. 인상 깊었던 부스를 꼽는다면 단연 가고시안 이죠. 애콰벨라 갤러리도 오늘 보니 재밌었어요. 저는 원래 현장보다 pdf나 이메일로 구매를 하는 편이에요.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또 내가 몰랐던 좋은 가격의 작품이 있나 알아볼 계획입니다. 지금은 글래드스톤 갤러리의 빅토르 만에 관심이 가네요." (익명 요청, 컬렉터) 1시간 만에 15점 판매한 하우저&워스 유명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메가 갤러리' 하우저&워스는 첫 날 판매 리포트를 발표했는데, 오픈 1시간 만에 15점을 팔았다고 합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팔린 작품들 대부분은 한국의 컬렉터나 사립 미술관, 그리고 일부 아시아 컬렉터가 구매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판매 작품을 보면...조지 콘도의 'Red Portrait Composition'(2022), 한국의 사립 미술관, 280만 달러니콜라스 파티, 'Clouds'(2022), 아시아 컬렉터, 32만5000달러안젤 오테로, Organic Summer(2022), 한국 사립 컬렉션, 17만5000달러에이버리 싱어, JUUL(2021), 한국 사립 컬렉션, 15만 달러 근데...다 외국 작가에요 현장 취재를 마치고 든 생각은, 프리즈 주최측이 오래 전부터 강조해왔던 '한국 미술과의 연결성' 부분입니다. 사실 어떤 것을 강조한다는 것은 역으로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맹점일 수도 있잖아요? 프리즈 서울을 보면서 해외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본다니 즐거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판매'가 되는 것은 외국 작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즉, 프리즈 서울의 본질이 외국 갤러리가 한국에 와서 작품을 파는 것이라면, 그게 어떻게 한국 미술과 연결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남는다는 거죠. 현장에서 외국 작가에 관심이 간다는 이야기를 해 주신 컬렉터도 많았습니다. "저는 김창열과 마이클 스코긴스 등의 작품을 컬렉팅해왔어요. 제가 기존 소장한 것과 결은 다르지만 뉴욕 기반의 Skarstedt 갤러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 부스 앞에 KAWS 작품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작품들을 직접 봐서 좋았어요. 미국 작가들이 좋았습니다."(우정우, 컬렉터) 다만 이러한 큰 미술 행사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만으로 여러 가지 부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휠체어를 타고 '프리즈 서울' 현장에 온 김구림 작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갤러리들은 아무래도 경쟁을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 프리즈 아트페어가 달갑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나와서 작품을 보니 좋아요. 특히 젊은 작가들이 해외에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작품을 보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김구림, 작가) "제가 알고 있던 대만이나 홍콩의 아시아 컬렉터 외에도 못 보던 컬렉터들이 서울을 방문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럽에서 현장을 취재하러 온 에디터들도 많았어요. 이들이 프리즈만 보지 않고 키아프도 보고 갈테니, 전반적인 붐업이 이뤄지지 않을까요?"(이장욱, 스페이스K 큐레이터) 제작진은 이번주 프리즈 서울을 비롯해 여러 행사들을 취재하며 서울을 찾은 해외 미술인들이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만, '한국 미술'은 잘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미술보다는 K팝과 K컬처 이야기 하는 경우가 더 많기도 했고요.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결국에는 메가 갤러리들을 '메기'로 삼아 한국 미술이 더 긴장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도 들려주세요! ○ 해외 미술계 인사들이 찾은 한국 작가의 작업실 이런 가운데 프리즈 서울 개막을 앞둔 8월 31일, 경기도 양평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마케터, 기획자, 작품 판매 플랫폼 운영자 등 다양한 인사들이 모였습니다. 8월 29일부터 2박 3일간 진행된 'Dive into Korean Art'에 참가한 것인데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한국 작가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자인 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의 이야기와 함께 현장 분위기를 소개드리겠습니다. "프리즈에 가면 이미 보던 것들이 또 나올 거에요" 31일 양평 작업실 방문에는 카린 카람 아트시(Artsy) 글로벌 영업&파트너십 부사장, 지아지아 페이 전 유대인미술관 디지털 디렉터&구겐하임 디지털마케팅 부국장, 크리스찬 루이텐 'Avant Art-online' 창립자, 아론 세자르 영국 델피나 파운데이션 창립이사 등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이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아지아 페이가 프로그램 참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하더군요. "'프리즈 서울'은 어차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메가 갤러리들이 올 것이고, 그러면 거기서 보게 될 풍경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에요. 이미 봤던 것들보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경험하고 싶은데, 작업실 방문이 그런 점에서 좋은 기회죠." (지아지아 페이, 미술관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이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도 같은 의도에서였습니다. 정일주 편집장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 중엔 아트페어와 전혀 무관한 사람도 짐작보다 많아요. 예를 들어 첫날 작업실을 공개했던 최우람이나 이예승, 김아영, 전준호&문경원의 작품이 프리즈나 키아프에 자주 걸리진 않으니까요. 페어에 맞춰 방문한 인사에게 시장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더라도 역량있는 작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 작업실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 특히 이들이 미술관이 아니라 작품이 쌓여 있는 작업실을 찾았다는 것도 새로운 포인트였습니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작업실을 돌아다니다가 작품을 꺼내어 보기도 하고, 또 작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작가의 작품을 두고 미술관 큐레이터는 "우리 미술관 천고가 높아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묻고,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당신 작품을 온라인으로 소개할 때 유의할 점이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재단 이사는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작업을 하면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도 하더라구요. 현장에서는 '한국 미술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으니 온라인으로도 이런 정보를 많이 공유해달라'거나, '해외 미술계와 한국 미술계의 교류가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관심은 충분하니, 재밌는 걸 어서 던져달라는 분위기였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점에서 오늘 레터는 한국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계신 작가나 큐레이터분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내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영감 한 스푼’은 국내 미술관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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