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중국 부동산업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국유기업으로 확산되는 등 중국 경제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한국 경제에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중국발(發)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6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59% 급락했다. 일본 증시는 1.46%, 중국 증시는 0.82%, 홍콩 H지수는 1.47% 각각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전날(15일) 미국 증시도 주요 지수가 1%대 하락하고 영국, 프랑스 증시도 떨어지는 등 주요 글로벌 증시가 모두 내렸다. 중국발 경기 충격 우려에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1.84%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전날보다 6.0원 오른 1336.9원에 마감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돈 영향이 컸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로 시장 예상치(4.5%)에 한참 못 미쳤다. 산업생산도 3.7% 상승(시장 예상치 4.6%)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에 이어 국유 부동산 기업 위안양(遠洋·시노오션)이 디폴트 위기에 몰려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실물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16일 단기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을 사들여 2970억 위안(약 54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루 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6050억 위안(약 111조 원)을 풀었다. 하지만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경기 침체 모멘텀을 개선하려면 더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국 경제 위기와 관련해 “추가 외생변수가 장기화하고 그 폭이 커지면 우리도 마찬가지고 세계 각국이 경제 전망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中, 이틀간 165조원 투입 위기진화 안간힘… 韓 ‘금융-수출’ 비상 中 부동산-실물경제 위기 확산英경제기관 “中대책 계속 한발 늦어”IB들, 中성장률 전망 4%대로 낮춰중국 부동산 및 실물경제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中 성장 전망 4%대 하향, “내년엔 더 낮아” 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양상을 반영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은행 JP모건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 변수를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영국 바클레이스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내린 4.5%로 제시했다. 일본 미즈호증권 또한 올해 중국 성장률을 5.5%에서 5.0%로 낮췄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는 내년 중국 성장률로 각각 4.2%, 4.0%를 제시했다. 특히 민간 부동산 업체에 이어 국유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그룹까지 채무 변제에 실패하면서 업계에선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양그룹은 13일 만기였던 이자 2094만 달러(약 28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 상품의 잇따른 디폴트는 ‘부의 효과’(자산가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총 9020억 위안(약 165조 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한발 늦게 대책을 내놓자 시장은 정부가 손을 놨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률 등 불리한 통계의 발표를 돌연 중단하기로 한 것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서방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 문제를 과장해왔다”며 “결국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감소로 韓 성장률도 ‘빨간불’ 중국 부동산발 위기는 한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올 초만 해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로 하반기(7∼12월) 수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진이 길어지자 국내 실물경제 지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스크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 이탈, 환율 상승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 그간 경제 위기를 빨리 벗어났지만 중국이 불황에 빠지면 그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 경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기존의 경기 전망을 고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중국 부동산 및 실물경제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한국의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中 성장 전망 4%대 하향, “내년엔 더 낮아”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 양상을 반영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제히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은행 JP모건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0%에서 4.8%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 변수를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영국 바클레이스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내린 4.5%로 제시했다. 일본 미즈호증권 또한 올해 중국 성장률을 5.5%에서 5.0%로 낮췄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는 내년 중국 성장률로 각각 4.2%, 4.0%를 제시했다. 특히 민간 부동산 업체에 이어 국유기업인 위안양(遠洋·시노오션)그룹까지 채무 변제에 실패하면서 업계에선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양그룹은 13일 만기였던 이자 2094만 달러(약 280억 원)를 지불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축인 부동산 시장이 계속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신탁 상품의 잇따른 디폴트는 ‘부의 효과’(자산가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시장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총 9020억 위안(약 165조 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한발 늦게 대책을 내놓자 시장은 정부가 손을 놨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률 등 불리한 통계의 발표를 돌연 중단하기로 한 것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서방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의 포스트 팬데믹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기적 문제를 과장해왔다”며 “결국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분명히 증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감소로 韓 성장률도 ‘빨간불’중국 부동산발 위기는 한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올 초만 해도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로 하반기(7∼12월) 수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경기 부진이 길어지자 국내 실물경제 지표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리스크가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 이탈, 환율 상승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 흐름에 올라타 그간 경제 위기를 빨리 벗어났지만 중국이 불황에 빠지면 그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 경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라는 기존의 경기 전망을 고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현 경기 흐름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中 부동산 위기, 금융권 확산… 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세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중(對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각국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11종의 비구이위안 채권 거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헝다그룹과 중국 신규 주택 판매 1위를 다투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위기가 다른 부동산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금융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업계의 돈줄 역할을 하던 중국 최대 민영 자산관리 그룹 산하 신탁사도 만기가 된 신탁 상품의 상환 중단을 선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가진 금융 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중국 국영 ‘위안양’도 디폴트 위기14일 외신에 따르면 컨트리가든의 회사채 9종과 계열사 채권 2종 등 총 11종의 채권 거래가 회사 측 요청에 따라 이날부터 정지됐다. 이들 채권 11종의 총잔액은 157억200만 위안(약 2조8700억 원)이다. 유동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한 상태다. 컨트리가든은 성명에서 “채권자와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상환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영 부동산업체 위안양(遠洋·시노오션)마저 최근 2094만 달러 규모의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부동산업계에 도미노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0.39포인트(0.79%) 하락한 2,570.8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27% 하락한 3만2059.91엔에 장을 마쳤다. 중화권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는 각각 0.34%, 1.79% 떨어진 3,178.43, 6,423.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자 로이터통신은 “아시아가 중국발 숙취(hangover)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컨트리가든은 제2의 헝다그룹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도입한 새 조치들 때문에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기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유동성 위기 빠진 中 최대 금융사문제는 특정 부동산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동산 경기 전반이 가라앉으면서 중국 금융권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는 점이다. 1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는 중국 최대 민영 자산관리 그룹인 중즈계(中植系) 산하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中融)신탁이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진보구펀(金博股份) 등 3개 회사에 만기를 맞은 상품의 지급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기업들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차이롄서는 “중룽신탁이 현금 지급을 연기하겠다는 규모가 모두 3500억 위안(약 64조 원)”이라며 “중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탁자금 상당수를 부동산에 투자한 중룽신탁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냉각 끝에 수익 악화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룽신탁은 작년에도 10여 개 부동산 프로젝트 지분을 매입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지 않아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룽신탁에 300만 위안(약 5억5000만 원) 이상을 맡긴 투자자가 1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998년 광둥국제신탁투자 파산 이래 최대 금융사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부동산업체들은 주로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신탁업계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다.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중국 당국의 기조에 따라 은행 대출이 막혔기 때문이다. 중국 신탁업계 규모는 2조9000억 달러(약 3869조 원)로 추산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 경제가 1%대 저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위기, 팬데믹 등의 대형 충격에 연간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0%대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은 있지만 2년 연속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1%대 성장을 한 적은 없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HSBC, 노무라, UBS 등 8개 글로벌 IB들이 지난달 말 전망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평균 1.9%였다. 6월 말 발표한 기존 전망(2.0%)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이들은 민간소비·투자 부진과 정부 재정지출 감소를 한국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소비를 위축시키고,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설비 및 건설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을 기존 2.5%에서 2.4%로 내려 잡았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2년 연속 1%대에 그친다면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4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한국은 1980년 2차 석유위기 파동(―1.6%),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0.7%)로 성장률 둔화 혹은 역성장을 겪었지만 이듬해 빠르게 회복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꺼지는 가운데 정부 소비마저 줄고 있다. 14일 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정부 소비는 직전 분기보다 1.9% 줄었다. 1997년 1분기(1∼3월·―2.3%) 이후 26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정부 소비 감소는 올해 40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세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노무라는 11일 보고서에서 “긴축 재정은 올 하반기 한국 성장률의 하방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증권업계가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올 3,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개선이 더딘 데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상장사 실적이 하반기(7∼12월)에는 개선될 것으로 본 증권가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피 상장사 69곳의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0조13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29조223억 원)보다 30.6% 급감했다. 이들의 올 4분기(10∼12월) 실적 전망치도 31조2153억 원에서 24조1363억 원으로 22.7% 낮아졌다. 이는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초만 해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7조8158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에는 2조8918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도 6477억 원에서 1조7507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해운, 철강,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세다. 국내 최대 선사인 HMM 전망치는 운임비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연초 9144억 원에서 최근 2456억 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도 1조7378억 원에서 1조3126억 원으로 감소했고, LG디스플레이는 129억 원 이익에서 4715억 원 손실로 바뀌었다. 중국 수출 감소도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대중(對中) 수출은 25.9% 급감했다. 중국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하고, 고용도 위축되는 등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여파는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클 것”이라며 “기업들의 경기 둔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저점을 지나 반등을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내수 소비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인다”며 하반기 2.0% 성장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늘면서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7월에만 약 6조 원이 늘어 2021년 9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가계 빚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68조1430억 원으로 전달보다 5조9553억 원 늘었다.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전월 대비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은 올 들어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4월 이후 넉 달 연속 증가했다.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이끌었다. 지난달 주담대는 5조9636억 원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분을 웃돌았다. 이는 고금리로 급감했던 아파트 매매 수요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여파로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월 이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3만 호를 넘어섰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가 둔화된 반면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주담대가 전달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7∼9월)에도 주택 매매에 따른 자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6월까지 아파트 매매 계약이 회복세”라며 “계약 후 2,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주담대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61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잔액(679조2209억 원)보다 약 3987억 원 늘어난 규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시장 회복을 이끈 수도권 위주로 주담대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높은 대출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인해 83억 원가량 줄었다. 금융당국은 올 4월 이후 가계대출이 계속 불어나는 상황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과 ‘가계부채 관련 점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추가 인상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필요할 경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이 최근 회복되면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주담대를 비롯해 금융권별 가계대출 증가세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늘면 금융기관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5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0.34%)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주담대 연체율도 0.20%에서 0.23%로 상승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 관련 대출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대출 증가 속도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한 연구소의 상온 초전도체 주장을 부인하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 발표로 8일 관련 테마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일부 테마주 주가가 하루 등락 폭만 50%를 넘기면서 이날 금융감독원은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를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서남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장중 22.36%까지 올랐지만 메릴랜드대 연구팀 발표 이후 가격제한폭(29.98%)까지 급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루 주가 등락 폭이 52.33%에 달했다. 덕성도 코스피시장에서 전날 대비 24.36%까지 올랐지만 장중 하한가를 찍으며 등락 폭을 키웠다. 신성델타데크, 서원, 모비스, 파워로직스 등도 오후에 일제히 하락하면서 50% 이상의 등락 폭을 나타냈다. 초전도체 테마주는 7일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투자자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오후 들어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국내 연구소가 개발했다는 ‘LK-99’에 대해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발표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경계 모드에 들어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임원 회의에서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차입 투자) 증가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는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스위스 투자은행(IB) UBS가 아시아 부회장에 이경인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대표(48)를 선임했다.8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UBS는 이 대표의 부회장 승진안을 발표했다. UBS와 CS 합병 이후 한국 통합 IB 대표도 이 신임 부회장이 맡는다. UBS는 올 3월 CS와의 합병을 발표한 뒤 6월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이 부회장은 2004년 삼일회계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맥쿼리증권, 리먼브러더스, 노무라증권, CS 등을 거쳤다. 2016년에는 CS에서 최연소 매니징디렉터(MD)를 역임해 주목을 받았다.이 부회장이 UBS아시아의 경영진으로 합류하면서 CS 출신의 심종민·김세원 전무 등 MD급 주요 임원들도 UBS에 잔류하기로 했다. UBS본사는 CS와의 합병을 계기로 국내 IB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IB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CS 인력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UBS의 국내 IB 역량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UBS는 글로벌 시장에서와 달리 국내에선 IB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IB 대표 자리가 2년 이상 공석인데다 MD급 인력도 없어 주요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자문사 선정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이 부회장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면서 10년 넘게 꾸준히 자문실적을 쌓아왔다. 올해에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비롯해 보안업체 SK쉴더스 매각, 특수 가스업체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 매각 등을 담당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 SK쉴더스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팔았다.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 매각의 경우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UBS와 CS 합병 발표 이후 외국계 증권사나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서 CS 인력들에게 영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 이탈이 심한 IB업계에서 장기간 팀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UBS의 인사 조치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을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UBS를 비롯한 외국계 증권사들은 그동안 중국 중심의 아시아 확장 정책을 펴왔지만,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최근 중국 사업이 축소됐다. UBS 본사는 이번 인사에 앞서 한국 사업에 대한 확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매달 안정적으로 배당금이 들어오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1년 만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13종의 월배당 ETF를 선보이며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에 상장된 월배당형 ETF는 총 29종이다. 지난해 7월 말보다 24종이 늘었다. 전체 순자산 규모는 이 기간 3052억 원에서 2조5193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6월 21일 국내 첫 월배당 ETF가 나온 지 1년여 만에 상품 수와 순자산 규모 모두 크게 늘었다. 월배당 ETF는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나오는 이자, 배당 등의 분배 수익을 매월 받을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월배당을 통한 분배금은 다른 상품에 투자하는 재원으로 사용하거나, 제2의 월급 또는 연금 등의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배당금 삭감 등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연배당에 비해 충격을 손쉽게 분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미래에셋의 대표적인 월배당 ETF는 ‘미국 배당 3종 시리즈’인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458730)’와 ‘TIGER 미국배당플러스(+)3%프리미엄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다. 이 중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10년 이상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며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인정받은 우량 고배당 기업에 투자한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찰스슈와브가 운용하는 ‘SCHD ETF’와 같은 ‘다우존스미국배당100 지수(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기초 상품으로 하고 있다.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 ETF’와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 ETF’는 미국 배당 다우존스 지수를 추종하며 커버드콜(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통해 주가 하락 위험 방지) 전략을 활용해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미래에셋 측 설명이다. 주가 상승과 배당을 기대하면 ‘+3%’를, 주가 변동성을 줄이고 추가 배당을 원하면 ‘+7%’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나스닥100’ 지수를 기반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도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매월 1% 수준의 월배당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피스, 호텔, 물류창고 등 다양한 리츠 보유 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을 기초로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도 눈길을 끈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팀장은 “월배당 ETF는 단순히 분배율이 높은 상품보다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분배금을 지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진위 논란에 관련 테마주들이 4일 일제히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대창(―26.00%), LS전선아시아(―21.59%), 서원(―14.64%), 덕성(―5.26%)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모비스(―28.30%), 파워로직스(―26.24%), 국일신동(―25.00%), 신성델타테크(―24.65%), 원익피앤이(―19.89%) 등도 주가가 떨어졌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 하락은 전날부터 예고됐다. 전날 오후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에 대해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자 주요 종목들은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하한가(최대 ―10%)를 기록했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중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던 서남도 이날 자사 홈페이지에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었음을 안내드린다”고 알렸다. 서남의 주가는 초전도체 테마주 열풍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262% 이상 급등했다. 이날 거래정지됐던 서남의 주식 거래는 7일 재개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의 동반 주가 하락에 “예고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개발 소식만으로 관련 종목들이 상승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오르는 ‘밈 주식’ 투자의 일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추가적인 주가 폭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K-99 개발에 대한 진위 여부가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당분간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이하에서 음의 값을 갖다가 임계온도가 되면 0이 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에 대해 국내 연구진들이 3일 “현재 공개된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해외 연구기관에서 LK-99에 대한 긍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되자 상온 초전도체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른 논문 데이터 다수국내 전문가들은 LK-99 논문에 포함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의 특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날 최경달 한국초전도저온학회 학회장(한국공학대학교 교수)은 “초전도체의 특성을 판별하는 전기 저항 데이터와 자화율(자석 근처에서 자성을 띠는 정도) 데이터가 일반적인 초전도체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기 저항은 임계온도 부근에서 빠르게 0에 가까워지는데, 논문의 데이터에는 온도가 내려가는 것에 비례해 저항이 감소해 금속의 전기 저항 변화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자화율 역시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임계 온도 근처에서 0이 됐다가 그 이상의 온도가 되면 양의 값을 가져야 하는데, 논문 속 LK-99는 계속 음의 값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의 한 전문가는 “정밀한 장비가 부족해서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LK-99가 자기 부상하는 모습도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체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를 미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전도체는 자기 부상을 할 때 한 자리에 고정되는 ‘플럭스 피닝’ 효과를 보인다. 초전도체는 물질 내부에 있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며 자기 부상을 하는데, 이때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 세기 이상이 되면 한 자리에 고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 학회장은 “초전도체가 자기 부상을 할 정도면 대부분 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난다”며 “영상 속 LK-99는 펜으로 건드리면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봤을 때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적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부정 의견 나오자 주가 크게 떨어져검증위는 현재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적으로 진위 여부를 밝히려면 합성한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회는 2일 상온초전도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LK-99 논문에 대한 학술지 게재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학회장은 “그럼에도 입장 표명을 서두른 것은 과도한 해석들로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3일 오후 검증위의 회의적인 반응이 공개된 뒤 관련 테마주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 선재(코일 형태의 철강) 개발업체인 서남은 이날 가격제한폭(29.94%)까지 오른 1만980원에 장을 마쳤으나, 검증위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후 시간 외 거래에서 9.93% 급락했다.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덕성도 이날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9.91% 급락했다. 모비스 역시 19.40% 오른 4400원에 장을 마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만약 LK-99가 진짜 초전도체라고 해도 상용화되기까지는 또 다시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대단한 발견이지만 상용화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투자 시 주의를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공개된 논문을 보면 섭씨 26.8도에서 LK-99에 흐르는 최대 전류(임계전류)는 약 260mA(밀리암페어)로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건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wissen@donga.com}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4경 원을 훌쩍 넘긴 미 부채와 반복되는 정치 리스크를 강등 이유로 들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이 여파로 2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피치는 1일 성명에서 “미국은 향후 3년 동안 재정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부채가 늘고 있고, 조정 능력(거버넌스)도 악화되고 있다”며 신용 강등 이유를 밝혔다. 31조 달러(약 4경130조 원)가 넘는 나랏빚과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싸고 매년 반복되는 여야 간 벼랑 끝 대치로 미국의 ‘빚 갚을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피치는 1994년 이후 29년 동안 미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해 왔다. 이로써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 미국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는 곳은 무디스만 남게 됐다. 무디스는 현재 미국에 대해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미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이 계속 지연되며 연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자 미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당시 일주일여 동안 미 증시는 15% 폭락했고, 코스피도 17% 떨어졌다. 미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피치 보고서는) 자의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고 깎아내렸고, 커린 잔피에어 미 백악관 대변인은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50.60포인트(1.90%) 하락한 2,616.47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30% 하락한 32,707.69엔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89% 내린 3,261.69에 각각 거래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원 오른 1298.5원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나랏빚-가계부채 늘고 고령화 가속… 한국도 신용등급 안심 못해 한국 신용도 위협하는 ‘3대 요인’피치, 이르면 내달 신용등급 재평가정치권, 재정준칙 두고 3년째 갈등“日도 나랏빚에 韓보다 2등급 낮아져”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7∼11년째(3대 신용평가사 기준) 변동이 없었던 한국 국가신용도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등급 조정의 이유로 지목된 재정 악화와 정치권의 이전 투구 등은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꼽고 있는 한국의 위험 요인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피치와 S&P는 이르면 9월 한국 신용등급을 다시 평가해 발표할 예정이다.● 고삐풀린 나랏빚과 가계부채 한국 신용도 위협 2일 정부에 따르면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주요 글로벌 신용평가사 3곳은 2012∼2016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상향 조정했다. 이후 이달까지 등급 조정은 한 차례도 없었다. 현재 무디스와 S&P는 한국을 10개 투자등급 중 3번째로 높은 ‘Aa2’와 ‘AA’로, 피치는 4번째로 높은 등급인 ‘AA―’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피치는 올 3월 한국의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한국 신용등급의 부정적 요인으로 급격히 상승한 국가채무 비율, 가계부채 상환 문제로 인한 경제·금융 부문 전반의 리스크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의 나랏빚은 5년 새 400조 원 넘게 불었다. 2017년 말 660조2000억 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 1067조7000억 원으로 407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6%에서 49.4%로 상승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수년간의 증가 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이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한국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가계대출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한국의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102.2%로 주요 34개국(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가계 빚이 GDP를 넘어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73.0%), 일본(65.2%), 중국(63.6%) 등 주요국보다 30∼40%포인트가량 높다. 피치는 “한국은 가계부채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80%에 달한다”며 “높은 가계부채 부담이 소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극한 대립과 고령화도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한국보다 경제 강국이면서도 한국 대비 2단계 낮은 신용등급(3대 신용평가사 기준)을 받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장기간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펴면서 나랏빚이 주요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이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아졌다”며 “한국도 나랏빚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가계대출 리스크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내세운 ‘아베노믹스’로 인해 일본의 국가채무는 이미 1000조 엔(약 9100조 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가 재정적자를 둘러싼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었다는 점도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정부도 국가 채무와 재정 적자를 적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3년째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급격한 고령화 역시 장기적인 위험 요소로 꼽힌다. 무디스는 올 5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면서도 “고령화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졌다. 다만 정부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단기간에 조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정부에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적은 없다”며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재정적자나 국가채무를 개선하려는 이번 정부의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2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와 통화가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강(强)달러를 쫓아 국내에서 이탈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치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된 변수여서 12년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 강등 때에 비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0.60포인트(1.90%)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POSCO홀딩스(─5.80%), SK하이닉스(─4.48%)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9.91포인트(3.18%) 급락했다. 이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직후보다는 작은 하락 폭이다. 당시 코스피는 3.70%, 코스닥지수는 5.08% 각각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주가 하락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악재와 더불어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는 단기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경험한 데다 현재의 글로벌 금융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에 자금 유출입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외환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한국은행 관계자 등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필요할 때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이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여파로 대거 부실화되고 있다. 수협중앙회 등이 투자한 미국 뉴욕의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빌딩은 사실상 투자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됐다. 해외 부동산 최대 투자처인 미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투자채권을 미국 부실채권 전문펀드에 18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받고 넘기기로 했다. 앞서 2017년 말 이지스는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KB생명, 코리안리, 증권금융 등과 함께 이 건물에 1억400만 달러(약 1323억 원)를 투자했다. 후순위 대출 형식의 채권투자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임대 수익이 줄면서 2021년 7월부터 건물주가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지스 등이 보유한 후순위 대출 가치도 급락해 채권을 헐값에 넘기게 됐다. 선순위권자 몫이나 세금 등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는 핵심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사무실 및 상가 복합 건물이다.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이 임차인으로 있어 ‘아메리칸이글 리테일’ 건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 중심부에 자리 잡았지만 투자 6년 만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북미 지역에 몰려 있다”며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수익 노려 해외부동산 단기투자… “내년 상반기 위험 최고점” 장기 분산투자 해외운용사와 달리국내 금융사들, 빌딩 한두 곳 올인노후-도심 외곽 건물 투자도 문제국내 증권사 재무악화 우려 커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워싱턴의 1750K, 1801K 건물도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으로 임대 수익이 크게 줄었다. 1750K는 미국 국세청 등 주요 임차인이 나갔고, 1801K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용하는 별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실인 상태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런던 트웬티 베일리 건물 역시 핵심 임차인들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임대 수익이 줄었다. 추가 투자가 없을 경우 대출계약 위반으로 강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공실이 있지만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매각 등을 통해 원만한 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인프라 투자도 부실 징후가 뚜렷하다. 영국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MGT티사이드’에 약 3800억 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은 최소 30% 이상의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미국 텍사스 유전 투자 펀드인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는 예상보다 낮은 매장량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투자 위험 간과하고 고수익 추구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은 금리 인상, 팬데믹 등 외부 요인이 크지만 투자 위험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국내 금융사들의 잘못된 투자 방식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국내 금융사들은 고수익을 얻기 위해 손실이 났을 때 먼저 변제받기 어려운 중순위의 ‘메자닌’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다. 장기 분산 투자를 하는 해외 운용사들과 달리 빌딩 한두 곳에만 5년 이내 단기 투자를 한 것도 위험을 키웠다. 투자 대상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최근 5년간 오래됐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2급 건물에 투자해 손실을 키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입주사들은 친환경 콘셉트의 신축 사무실을 선호하는데 한국 투자자들은 이런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2018년 인수한 런던 넘버원 폴트리 건물이 대표적이다. 준공된 지 26년이나 돼 기업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높은 유지·보수 비용 탓에 매수자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사옥도 도심 외곽에 자리 잡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운용사와 증권사는 이렇게 인수한 해외 부동산 자산을 쪼개 국내 기관들에 나눠서 팔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 투자금의 1∼2%를 수수료로 챙겼다. 금융사들의 부실한 사후 대응도 손실을 키우고 있다. 임대 수익이 줄면 추가 투자 등을 신속히 결정해야 하지만 당시 투자를 결정한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의사 결정이 더뎌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자산도 적극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부실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 재무 악화 우려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은 국내 증권사들의 재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6곳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은 총 15조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중 24%가 해외 부동산 및 부동산 담보대출, 우발부채로 구성돼 있다. 최근 부실 문제가 터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나 독일 트리아논 빌딩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했다. 해외 펀드 만기가 일시에 도래하는 것도 악재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30조 원에 달한다. 부동산 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한국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매물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가격이 더 폭락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위험성이 높은 지분 투자에 집중돼 있어 손실 위험이 크다”며 “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은 내년 상반기가 최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글로벌 투자회사들도 해외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값 하락으로 인해 자산 헐값 매각에 나서면서 투자 손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펀드 환매 제한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블랙스톤은 올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리핀타워 2개동을 8200만 달러(약 1051억 원)에 팔았다. 2014년 인수 가격(1억2900만 달러) 대비 36%, 최고가 대비 50% 이상 급락한 가격이다. 최근에도 캘리포니아에 있는 다른 건물을 인수 당시 가격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 미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블랙스톤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39% 급락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뛰면서 운용사들의 채무불이행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 브룩필드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사무용 건물 3곳을 담보로 10억 달러 상당의 대출을 받았지만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연 2, 3%였던 대출 이자율이 최근 7, 8% 이상으로 뛰었다. 대출 연장이 어려워지면 채무불이행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리츠펀드의 경우 펀드런(대규모 환매 사태)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랙스톤과 스타우드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리츠 펀드에 한해 환매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다만,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국내 투자기관들에 비해 큰 손실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만기 10년 이상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10개 이상의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하는 방식 덕분이다. 이들은 최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의 자산에서 고수익을 내면서 상업용 부동산 부실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두 달 뒤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까지 올인했는데 가슴이 철렁했죠.” 40대 직장인 석모 씨는 보증금 1억 원을 끌어모아 지난주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샀다. “더 늦기 전에 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무리하게 급전을 마련했다. 이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에 비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26, 27일 이틀에 걸쳐 장중 최고가(68만2000원) 대비 10% 넘게 주가가 급락했다. 석 씨는 “다행히 28일 주가가 반등했지만 전세금 반환 시점까지 오를지 안심할 수 없어 주말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아직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진작에 이차전지 주식을 사지 못한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박 씨는 “‘벼락거지’(타인의 주식 등 자산가격만 급등해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 신세를 면하려고 매일 주가를 검색하고 인터넷 종목토론방을 기웃거린다”고 했다. 연초 10만 원대였던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50만 원을 넘기며 1000% 이상 급등하는 등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전 닷컴 버블 등에 비해 증시에서 2차전지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포모(FOMO) 심리’에 역대급 자금 몰려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7일 기준 58조1900억 원으로 지난달 말(51조8000억 원)보다 6조39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7월 1일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도 이달 들어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19조4000억 원에서 이달 28일 20조1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300억 원에 달했다. 전월(19조1000억 원) 대비 41% 급증한 규모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 원을 넘어선 건 2021년 8월(27조453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증시 자금은 이차전지로 몰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4∼2017년 당시 증시를 주도한 셀트리온 등 제약업종은 코스닥 거래대금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이차전지 업종은 2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47.6%에 달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본능적 심리”라며 “다른 사람이 소유한 걸 나도 갖고 싶어하면 이를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도 리포트에 투자자 집단 항의도이차전지 투자가 ‘묻지 마 투자’ 행태로 변질되면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종목토론방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주가를 목표가로 잡고 선동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부정적 주가 전망을 내면 ‘공매도 세력’으로 몰거나, 주식을 판 투자자에게 ‘배신자’ 꼬리표를 붙여 공격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가 이차전지 종목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 일부 강성 투자자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집단 항의를 벌이기도 한다. 이에 증권사들이 5월 하순 이후로는 에코프로에 대해선 리포트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는 “일부 세력이 장난을 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건 비정상”이라며 “유튜버 등의 조언만으로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미 금리가 22년 만에 최고인 5.25∼5.50%로 올랐다. 한국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2.0%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둔화됐지만 (정책 목표인) 2%대로 떨어뜨리려면 갈 길이 멀다”면서 올해 추가 인상 여지도 남겨 놨다. 지난해 3월 이후 금리를 11차례, 총 5.25%포인트 올린 뒤 지난달 긴축 효과를 지켜보겠다며 동결했지만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시 올린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을 끝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9월에 인상할 수 있다”면서도 “동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올해는 없다. 인플레이션이 2025년까지 2%대로 내려오지 못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韓美 최대 금리差에도… 시장선 “韓銀은 동결할것” 美 “올해 인하 없다” 격차 더 커질듯한은, 내달 금통위 앞두고 인상 고심외자유출 조짐 없고 물가 상승률 하락시장 “한은 무리하게 안올릴것” 전망 26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이 연내 금리 인하가 없다고 못 박으면서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 격차로 외국인 투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 침체나 가계대출 부담으로 인해 금리를 올리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美 연준 “연내 금리 인하 없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발표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3.0% 올라 시장 전망(3.1%)을 밑도는 등 인플레이션 완화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해서도 “딱 한 번 좋은 지표가 나온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미 금리 격차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미 금리 차가 지난해 11월 1%포인트가 된 지 1년도 안 돼 이보다 두 배로 벌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강(强)달러를 찾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실제 지난달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입 규모(29억2000만 달러)는 5월(114억3000만 달러)의 약 4분의 1로 줄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대급 금리 격차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 “다음 달 금리 동결” 전망역대급 한미 금리 차에도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금리 차가 1%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졌는데도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거나 환율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무리하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금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순유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세 번의 한미 금리 역전 기간에도 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수차례 “한미 금리 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도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가 ‘상저하저’(上低下低, 상·하반기 모두 경기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전망을 한은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 및 정부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6% 증가에 그치는 등 ‘불황형 성장’이 거론되고 있다. 막대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금리 인상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이 2%대로 떨어진 것도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격차가 벌어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2%포인트라는 숫자가 주는 위험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도 당장의 환율 변동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자본 유출입과 환율 변동은 내외 금리 차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금융 상황, 글로벌 경제·금융 여건 등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외화 자금시장은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율을 조사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8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최근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2로 지난달(100)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1년 뒤 집값을 예상한 것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집값 하락보다 상승을 전망한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로 떨어진 뒤 이달까지 8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111)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가격 하락 폭에 대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지역별 편차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을 조사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달(3.5%)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5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7%까지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103.2로 6월(100.7)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더 늘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가 회복되고 수출 부진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렸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3개월 전 대비 0.1%포인트 내린 1.4%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에 5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25일(현지 시간)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 발표 당시 1.5%에서 1.4%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1월 2.9%로 예측한 이후 2.1%→2.0%→1.7%→1.5%→1.4%로 5차례 연속 내렸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팬데믹 이후 주요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올렸다.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대니얼 레이 IMF 연구본부 세계경제전망 담당 수석은 동아일보에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고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힘겹게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민간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韓 ‘中-반도체’ 타격에 성장 악화, 美-유럽은 서비스업 통해 반등 “中 부진에 韓수출 약화” 홀로 하향세세계 경제 성장률은 3.0%로 상향韓 2분기 GDP 0.6% 성장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불황형’ “중국 내 투자와 수입 전망치가 낮아졌다. 이는 한국의 수출 약화를 뜻한다.” 대니얼 레이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본부 세계전망 담당 수석은 25일(현지 시간) 한국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1.5%)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이유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데다 상반기(1∼6월)에도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로 수출 실적이 약화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반면 IMF는 세계 경제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보다 0.1∼0.2%포인트가량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주요국 소비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은행 위기 등 불안 요인이 줄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도 한국 경제는 그간 의존해 온 중국과 반도체라는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나 홀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 ‘서비스’가 이끈 성장, 韓-獨은 소외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세계경제전망(WEO)을, 1월과 7월 기존 전망치를 일부 수정하는 WEO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4월 발표 당시에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연방정부 부채 상한 갈등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봤다. 하지만 이달에는 “세계 주요국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반등했다”며 다소 낙관적으로 바뀌었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각국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2.8%→3.0%로 0.2%포인트 올렸고 미국(1.6%→1.8%), 유로존(0.8%→0.9%), 일본(1.3%→1.4%) 등도 상향 조정됐다. 선진국 중 최악의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진단됐던 영국도 에너지 가격 하락과 강력한 소비 회복세로 무려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0.4%로 예측됐다. 반면 제조업 강국으로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은 0.2%포인트 하향 조정된 ―0.3%로 제시됐다. 주요국의 소비 회복이 여행이나 외식, 숙박업 등 서비스에 집중돼 한국, 독일 등은 성장세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4월 전망치 5.2%를 유지했다. 다만 세부 내용이 달라져 한국 전망치에 영향을 줬다. 중국의 대외 수출은 늘었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투자가 위축됐고 수입이 줄었다. ● 수출보다 수입이 더 하락… ‘불황형 성장’한국은행은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고 25일 밝혔다. 하지만 민간·정부소비와 투자가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성장’이란 점에서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저성장) 우려가 나온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수출 감소로 인해 ―0.3%로 역성장한 뒤 민간소비 덕분에 올 1분기(1∼3월·0.3%)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민간소비는 음식, 숙박 소비가 줄면서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줄어 2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건설 및 설비투자도 각각 0.3%, 0.2% 줄었다. 수출도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의 부진으로 1.8% 줄었다. 다만 원유,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수입이 4.2% 감소하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은 늘었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에서 순수출의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소비, 투자에서의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레이 수석이나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올 초 한국 경제의 약화 요인으로 수출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고금리가 내수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한국은 긴축 사이클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지만 수출 악화 영향 탓에 한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공지능(AI) 열기로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 한국 경제도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